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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화 삐약 (2)  第 53 話 啾啾(2)



끼이익.  吱——。

조용히 문을 열고 복도로 나왔다. 기숙사 층 감시카메라는 여전히 입구에만 있고 내 숙소는 안쪽이라 꺾어진 복도 덕에 여기까지는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고 움직일 수 있었다.
悄悄地打開門,走出走廊。宿舍樓層的監視攝影機仍然只裝在入口處,而我的房間在裡面,因為走廊轉彎的關係,這裡沒有人注意到我,我可以自由行動。

주위를 한번 살펴보고 모자를 눌러쓴 뒤 벽에 붙은 도마뱀 스킬을 최대로 사용했다.
環顧四周一遍後,壓低帽子,然後將貼在牆上的壁虎技能發揮到最大。

원래는 D급의, 큰 효과 없는 스킬이지만 지금은 달랐다. 모습을 감추는 특수 스킬이 무려 네 배의 효과를 지닌 것이다. A급이라 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눈치채기 힘든 수준이었다.
原本這是 D 級、效果不大的技能,但現在不一樣了。這個隱藏身形的特殊技能竟然有四倍的效果。即使是 A 級,如果不特別留意,也很難察覺。

그래도 혹 모르니 어젯밤에 미리 실험도 해보았다.
不過以防萬一,我昨晚也事先做了實驗。

벽도마뱀을 쓴 채로 복도 구석에 숨죽인 채 가만히 서 있었더니 기숙사를 오가는 A급들 중 누구도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背著壁蜥蜴,悄悄地站在走廊角落裡,一動也不動,來來往往的 A 級們竟然沒有人認出我。

‘예림이는 협회에 갔으니 동생 녀석만 조심하면 되겠군.’
「예림去了協會,只要小弟那傢伙小心點就好了。」

만약에 들키면 뭐, 어쩌라고. 성현제 말대로 나는 좀 더 막 나가도 된다. 내가 뭐 나쁜 짓 하려는 것도 아니고 몰래 외출하려다 들키는 걸로 유현이 놈이 뭐 어쩌겠냐. 전처럼 가둬 두려 하겠어?
要是被抓包了又怎樣?正如成賢帝所說,我可以更放肆一點。我又不是要做壞事,只是偷偷外出被抓,유현那傢伙能怎麼樣?會像以前那樣把我關起來嗎?

기승수 관련 협상 전이라면 모를까, 지금 내 신변은 해연 길드장이라 해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그냥 잔소리나 좀 하겠지. 나 못 믿냐고 투덜거리고, 역시 감춘 게 있구나 하고 실망하고…….
除非是跟기승수有關的談判,否則現在就算是해연公會長也不能隨便對我怎麼樣。頂多就是唸唸叨叨,抱怨我不信任他,然後失望地說我果然藏了什麼……

역시 가능한 들키지 말아야지, 귀찮아.
果然還是不要被發現比較好,太麻煩了。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자 의자 갖다 놓고 독서 중인 해연의 A급 헌터가 보였다. 그녀의 눈치를 살피며 구석에 조용히 섰다.
朝電梯方向走去,看到正在擺放椅子讀書的海妍的 A 級獵人。小心翼翼地觀察她的神色,靜靜地站在角落。

비상계단의 문은 잠겨져 있었고 엘리베이터가 멋대로 움직이면 수상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러니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점심 도시락 배달부를.
緊急樓梯的門是鎖著的,如果電梯亂動,肯定會讓人覺得可疑。所以只能等了。等午餐便當的送餐員。

점심시간에 맞춰 나왔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엘리베이터가 올라왔다.
因為是配合午餐時間出來,不久電梯就上來了。

“수고 많으십니다.”  「辛苦了。」

식당 직원이 인사를 건네며 헌터에게 도시락을 내밀었다. 그 틈에 재빨리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餐廳員工向獵人打招呼,遞上便當。趁這個空檔迅速搭上電梯。

“도시락 통은 두 시간 뒤에 수거하러 오겠습니다.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
「便當盒兩小時後會來回收。祝您用餐愉快。」

식당 직원이 다시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 내부에는 감시카메라가 달려 있어, 직원이 식당이 있는 층을 누르느라 버튼들이 가려졌을 때 촉수를 뻗어 1층도 슬쩍 눌렀다. 다행히 해당 층에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면 내부 버튼에도 불이 들어오는 구조라 직원은 별생각 없어 보였다. 감시카메라상으로는 직원이 버튼을 잘못 누른 것으로 보이겠지.
餐廳員工再次搭上電梯。電梯內裝有監視攝影機,當員工按樓層按鈕時遮住了其他按鈕,獵人便伸出觸手偷偷按了 1 樓。幸好該樓層按鈕若在電梯外被按,內部按鈕也會亮起,員工看起來毫無察覺。監視畫面上看起來員工只是按錯按鈕罷了。

식당 층을 지나 1층에서 내려서자 로비와 이어지는 복도 사이에 닫혀 있는 유리문이 보였다. 여기가 제일 문제였다. 누군가 드나들기를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穿過餐廳樓層,在一樓下來後,看見連接大廳的走廊間有扇關著的玻璃門。這裡是最大問題所在。只能無奈地等待有人進出。

‘유현이만 안 나오면 되는데.’
「只要柳賢不出來就好。」

오지마라 오지마라 일이나 해라. 게다가 너무 오래 지체했다간 예림이가 돌아올 수도 있었다. 누구든 빨리 들어오든지 나가든지 해줬으면.
別來別來,快去做事吧。而且如果拖太久,藝琳可能會回來。希望有人快點進來或出去。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해연의 B급 헌터가 다가왔다. 보안실에서 유리문을 열어 주자마자 재빨리 빠져나갔다. 보안실 쪽에도 A급 하나가 상주하고 있었지만 로비에는 오가는 사람이 많아서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진 못하였다.
幸好沒過多久,海妍的 B 級獵人走了過來。保全室一開玻璃門,他立刻迅速離開。保全室那邊也有一名 A 級獵人駐守,但大廳來來往往的人太多,沒察覺到異狀。

‘특수 스킬 없으면 A급은 물론이고 S급도 몰래 들어오긴 힘들겠구만.’
「沒有特殊技能,不只是 A 級,連 S 級都很難偷偷進來啊。」

모습을 감추는 류의 특수 스킬은 무척이나 희귀했다. 세간에 드러난 완벽한 은신 스킬 소유자는 도깨비뿐이었다. 보통은 몬스터나 가지고 있으며 도깨비도 인간은 아니니, 적성 문제인 듯싶었다. 설사 가지고 있다 해도 웬만해선 밝히지 않겠지만.
隱藏身形的柳的特殊技能非常罕見。世上公開擁有完美隱身技能的,只有鬼怪。通常這種技能只有怪物才有,而鬼怪也不是人類,似乎是天性使然。即使擁有這技能,也不會輕易透露。

무사히 건물을 빠져나와 십 분 정도 길을 따라 걸었다. 건물 틈 사이에서 스킬을 풀고 근처 가게에서 선글라스를 하나 사 완벽하게 얼굴을 감춘 뒤에 택시를 잡아탔다.
平安無事地走出建築物後,沿著路走了大約十分鐘。在建築物縫隙間解除了技能,然後在附近的店鋪買了一副太陽眼鏡,完美地遮住了臉,接著攔了一輛計程車上車。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F급 던전은 빌딩 뒤쪽 사이에 숨겨지다시피 한 조그마한 건물이었다. 원래는 소규모 주차장이었지 싶었다. 제대로 보상받기 힘든 F급 던전이 건물 안에 들어서지 않았다니, 빌딩 주인 운 좋은걸.
沒過多久抵達的 F 級地城,是隱藏在大樓後方角落裡的一棟小建築。原本應該是個小型停車場吧。難以獲得合理報酬的 F 級地城竟然設在建築物裡,這棟大樓的老闆真是幸運。

특수 벽을 두른 건물 앞으로 가 문 옆 키패드에 미리 받은 번호를 찍고 헌터 자격증의 칩을 인식시켰다. 문이 열리고 짧은 복도를 지나쳐 가자 아무도 없는 공간에 자리 잡은 게이트가 보였다. 비밀 보장을 원하여 자리는 피해 주었지만 감시카메라는 작동 중일 터였다. 인원도 체크했을 거고.
走到包覆特殊牆壁的建築物前,在門旁的密碼鍵盤輸入事先收到的號碼,並將獵人資格證的晶片感應。門打開後,穿過一條短走廊,便看見設置在無人空間中的閘門。雖然為了保密避開了位置,但監視攝影機應該仍在運作。人員也應該被確認過了。

출입 기록도 만약을 대비해 한 달은 보관된다. 타인이 확인하지 않을 뿐이지.
出入記錄也會保存一個月以備不時之需。只是沒有人會去查看而已。

‘그럼 들어가 볼까.’  「那麼,進去看看吧。」

F급이라지만 혼자 던전에 들어가려니 기분 묘하네. 길게 머뭇거리지 않고 푸른색 게이트 안으로 성큼 발을 들였다.
雖說是 F 級,但一個人要進地下城,心情還真微妙。沒有多做猶豫,便大步踏進了藍色的傳送門裡。


- 끼익! 끼이이!  - 嘎吱! 嘎吱吱!


공기가 확 바뀌었다. 짙은 풀 냄새가 코끝을 찔러온다. 무성한 나뭇잎 사이로 무언지 모를 짐승의 소리가 들려왔다.
空氣瞬間改變了。濃郁的草香刺入鼻尖。茂密的樹葉間傳來不知名野獸的聲響。

“습기 봐라.”  「看看這濕氣。」

후덥지근하다. 숲이 아니라 정글 수준인데. 
悶熱難耐。這不是森林,簡直是叢林的程度。

모자를 벗어 끈을 목에 걸고 등으로 넘기고 선글라스도 벗었다. 여기 있는 몬스터 상대로는 맨몸으로도 충분하겠지. 그래도 장비를 꺼내 낄까 하다가 이미 하고 있는 이어링에 더해 그냥 근력 증가 팔찌만 하나 더 찼다. 어차피 정수 증가뿐이라 큰 효용은 없기도 하고, 껴입기 귀찮기도 하고.
脫下帽子,把繩子掛在脖子上,然後背在背後,太陽眼鏡也摘下了。面對這裡的怪物,赤手空拳應該也足夠了。雖然想拿出裝備戴上,但最後只在已戴的耳環之外,再戴了一個增加力量的手環。反正只是增加精華,效果不大,而且穿戴太麻煩了。

‘비율 증가 장비도 몇 개 갖추어 놓을까.’
「也準備幾件提升比例的裝備吧。」

혹시 또 비슷한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아직은 키워드 적용 대상이 몇 없지만 꾸준히 몬스터를 키워내어 수를 늘려 가다 보면, 그중 불운한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있기는 할 터였다. 바라지는 않지만 아예 없을 수는 없었다.
或許還會發生類似的事情。雖然目前適用關鍵字的對象不多,但只要持續培育怪物,增加數量,其中也難免會有遭遇不幸事故的情況。雖然不希望發生,但也不可能完全沒有。

각오는 해둬야지.  你得做好心理準備。

부스럭.  沙沙。

우거진 나무 위에서 움직이는 기척이 느껴졌다. 이어 나뭇잎 사이로 초록색을 띤 얼굴이 불쑥 나타났다.
在茂密的樹梢上感覺到有動靜。接著,一張帶著綠色的臉龐從樹葉間突然冒了出來。


- 끼욱! 끼욱!  - 咯吱! 咯吱!


이끼원숭이였다. 위협하듯 나뭇가지를 붙잡고 마구 흔들어대는 몬스터를 향해 가시 덫을 썼다.
是苔蘚猴。牠像是在威脅似地抓著樹枝拼命搖晃,朝著怪物使用了刺藤陷阱。


- 끽!  - 啾!


이끼원숭이가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푹 고꾸라졌다. 살상력 있는 스킬은 아니다 보니 숨은 붙어 있었다. 게다가 나뭇가지에 걸려 추락하지도 않았다.
苔蘚猴尖叫著,猛地向前撲倒。因為不是具備殺傷力的技能,所以還活著。而且還掛在樹枝上,沒有摔落。

역시 여기선 가시 덫보다 촉수가 낫겠군. 주위에 빽빽이 들어선 나무 전체 높이는 10미터를 훨씬 넘어 보였지만 위로 갈수록 가늘어져, 큰 덩치에 무거운 원숭이는 가지가 굵은 중간 아래로만 돌아다닐 수 있을 듯했다. 하니 길이는 충분했다.
果然在這裡觸手比刺籠陷阱更合適。周圍密密麻麻的樹木整體高度遠超過十公尺,但越往上越細,體型龐大且沉重的猴子似乎只能在枝幹較粗的中下層活動。觸手的長度足夠了。

안 되면 돌이라도 주워 던지면 되고. 시험 삼아 한번 던져 볼까. 굴러다니는 돌멩이를 주워 독을 살짝 발랐다. 이어 바로 근처까지 접근해 온 원숭이를 향해 힘껏 던졌다.
不行的話,就撿起石頭丟過去也行。試試看丟一次吧。我撿起一顆滾來滾去的石頭,輕輕塗上毒藥。接著用力朝剛剛靠近的猴子丟去。

퍽!  啪!

둔탁한 소리와 함께 가지에 매달려 있던 원숭이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스탯 등급 높으니까 좋긴 좋구나. 원래 내 힘으론 저렇게 단숨에 떨어뜨리긴 불가능한데.
隨著沉悶的聲響,吊掛在樹枝上的猴子掉落到了地面。因為屬性等級高,果然還是很厲害啊。以我原本的力量,根本不可能一下子就把牠打下來。

돌이 머리를 깬 탓인지 독이 스며든 탓인지 이끼원숭이는 이내 숨이 끊어졌다.
不知是因為石頭砸中了頭,還是因為毒素滲入,苔蘚猿很快便斷了氣。

‘마석 찾아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該不該去找魔石呢?」

사체 뒤지긴 싫은데. 회귀 전에는 배부른 소리였겠지만 지금은 귀찮았다. 옷이 더러워질 수도 있고 마석 탐지기도 안 챙겨왔고.
我不想翻找屍體。以前回到過去前,這種話聽起來像是在說大話,但現在卻覺得麻煩。衣服可能會弄髒,而且我也沒帶魔石探測器。

‘슬슬 연락 좀 안 오나.’
「該不會慢慢地就不再聯絡了吧。」

상태창을 몇 번 열었다 닫았다 해봤지만 변화는 없었다. 그사이 이끼원숭이가 한 마리 더 접근해 오기에 촉수로 목을 잡아 부러뜨렸다.
狀態欄開了又關,關了又開,卻沒有任何變化。這時又有一隻苔蘚猴靠近,我用觸手抓住牠的脖子,狠狠地折斷了。

‘…설마 확인 끝 그걸로 진짜 끝은 아니겠지.’
「……不會吧,確認完就真的結束了吧?」

나한테 더 볼일 없다면 안심될 거 같기도 하고 짜증 날 거 같기도 하고.
如果你沒事找我,心裡會感到安心,也可能會覺得煩躁。

그때였다. 드디어 메시지창이 떴다.
就在那時。終於訊息視窗跳了出來。


[┖¶ π┣Z □┻Λ ○┣ ┗┃□]


…네, 잘? 못 아님? 나 말하는 건가? 내 잘못이 아니라고? 갑자기 무슨 헛소리지.
…是嗎,好嗎?不好嗎?你是在跟我說話嗎?不是我的錯?突然說些什麼胡言亂語。

이어 새로운 메시지창이 떴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문자였다.
接著跳出了一個新的訊息視窗。這次是正經的文字訊息。


[소원석 – 신화급  [願望石 – 神話級

사용자가 원하는 소원을 한 가지 들어준다.]
[實現使用者一個願望。]


소원석 아이템 설명창이었다. 뜬금없이 이건 또 왜…….
是願望石的道具說明欄。突然冒出這個是怎麼回事……。

잠깐만. 두 줄뿐이잖아. 원래는 세 줄이었는데.
等一下。只有兩行啊。原本應該是三行的。

…시발?  …他媽的?

“사망자의 소생은 불가능하다며!”  「死者復生是不可能的!」

아니었냐?! 설마 시스템 만든 놈이 사기 친 건가. 원래는 가능하고? 어?
不是嗎?!難道是系統製造者在作弊?原本是可以的?欸?

“젠장, 어쩐지 시간도 되돌리면서 고작 죽은 사람 하나 못 살린다는 게 이상하긴 했지만…….”
「該死,雖然時間倒流了,卻連一個死去的人都救不回來,總覺得怪怪的……。」

속았구나, 속았어.  被騙了,被騙了。

잠시 열 받긴 했지만 그래도 이내 진정되었다.
雖然一開始有點生氣,但很快就冷靜下來了。

솔직히 그때 유현이를 살려내는 것보단 시간을 돌린 지금이 여러모로 더 낫기는 하니까. 나한테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도.
說實話,與其當時救活柳賢,現在倒轉時間在多方面來說都更好。不只是對我,整體來說也是如此。

석하얀의 연구 결과가 공평하게 나누어진다는 것만으로도 원래의 5년 후보다 훨씬 더 안전한 세상이 될 것이다. 그에 더해 기승수까지 있으니 혼란스러운 원래의 미래와는 좋은 방향으로 많이 달라질 것임이 분명했다.
石白的研究成果能夠公平分配,光是這一點就會讓世界比原本五年後的未來安全得多。再加上有奇勝秀在,顯然會朝著比混亂的原本未來更好的方向大幅改變。

그러니까, 속은 것 자체는 괜찮았지만.
所以,被騙這件事本身倒是沒關係。

‘…내 잘못이 아니라니.’  「……不是我的錯。」

과거로 돌아온 것은 시스템 만든 놈이 날 속였기 때문이고, 내 탓이 아니라는 뜻일 것이다.
回到過去是因為系統的創造者欺騙了我,這並不是我的錯。

그럼 이건, 그러니까…….  那麼,這個,也就是說……

‘…회귀한 것 때문에 뭔가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건가.’
「……因為回歸,可能會出現什麼問題嗎?」

내가 어, 이거 내 탓인가? 할 만한 문제가 있으니까 굳이 저렇게 알려 주는 거겠지. 참 친절도 하시네.
我這、這是我的錯嗎?既然有這種問題,才會特地告訴我吧。真是太貼心了。

그래서 무슨 문젠데.  那到底是什麼問題呢。

잠시 기다려 봤지만 메시지창은 더 뜨지 않았다. 일단 정리를 해보자.
稍微等了一會兒,但訊息視窗沒有再跳出新的訊息。先來整理一下吧。

나는 시스템 이하 생략 놈에게 속아서 과거로 돌아왔다. 시스템 놈은 나처럼 회귀 전의 일을 알고 있다. 그리고 회귀로 인해 뭔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我被那個系統以下省略的傢伙騙了,回到了過去。系統傢伙像我一樣,知道回歸前的事情。而且因為回歸,將會發生某些問題。

대충 이 세 가지인가.
大概就是這三樣吧。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시스템 놈이 내게 시스템적으로 관련 없는 메시지를 전달할 때는 정상적인 문자를 쓸 수 없는 게 확실했다. 세로쓰기 할 때부터 알아봤지만.
還有一點要補充的是,系統那傢伙在傳送與系統無關的訊息給我時,肯定無法使用正常的文字。從直書開始我就看出來了。

던전 내에서는 제약이 덜하지만 그래도 간접 전달밖에 못 하는 듯했다.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보내면 저번처럼 오류가 생기고.
在地城內雖然限制較少,但似乎還是只能間接傳達。若直接發送訊息,就會像上次那樣出錯。

아무튼.  總之。

“그래서 대체 무슨 문제가 생길 건데? 제대로 이야기를 해!”
「到底會發生什麼問題?好好說清楚!」

답답해 죽겠네. 그때 다시 메시지창이 떴다.
悶得要死。那時候訊息視窗又跳了出來。


[☞'≠'☜ ㅠㅠㅠㅠㅠ._. ]


아예 그림을 그려라. 입 막혀서 말 못 한다는 건가.
乾脆畫出來吧。是因為嘴被堵住說不出話嗎?

“저번처럼 문제 생겨도 지금은 감당 가능하니까 그냥 말해!”
「就算像上次那樣出問題,現在也能應付得來,直接說吧!」

게이트를 코앞에 둔 위치인 데다 벽도마뱀도 이미 최대로 쓴 상태였다. 라우치타스 같은 게 튀어나오지 않는 한 문제없이 도망칠 수 있다.
因為位置就在傳送門前面,牆壁蜥蜴也已經用到最大限度了。除非像라우치타스那樣的東西跳出來,否則可以毫無問題地逃走。

그렇게 소리치고 잠시 뒤.
那樣喊叫後不久。


[오, 이런 마이 디어, 화내지 마. 답답한 거 우리도 알아. 그래 맞아, 속 시원히 말해 주고 싶지만 그게 안 되는걸. 직접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해. 준비도 필요하지. 저번에는 신입— 시간이 되돌려진 건 그쪽뿐이야. 던전은 별개. 진행을 늦추려고 막고는 있어. 간섭이 많을수록 들키는 것도 빨라져. 관련된 정보가. 많이 알려지면. 위험. 제대로. 준비. 일주일. 던전.]
[喔,親愛的,別生氣。我們也知道很悶。沒錯,我也想痛快地告訴你,但那是不可能的。為了直接對話,需要犧牲。也需要準備。上次是新手——時間倒流的只有那邊。地城是另外一回事。正在阻止以拖慢進度。干涉越多,被發現得也越快。相關的情報。被廣泛知曉。危險。好好。準備。一週。地城。]


후두둑 메시지가 쏟아졌다. 잠깐만, 천천히. 뭐라고?
嘩啦嘩啦,訊息接連湧來。等一下,慢慢來。什麼?

시간이 되돌려진 건 우리 쪽뿐이고 던전은 별개. 즉 원래는 5년 후의 난이도와 수가 그대로여야 하는데, 진행을 늦추려는 중이다.
時間只在我們這邊倒轉,地城則是獨立的。也就是說,原本應該是五年後的難度和數量保持不變,但現在正試圖放慢進度。

…설마 던전 난이도가 회귀 전보다 빠르게 높아질 거라는 뜻인가? 미친? 들키는 건 또 뭐야.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건가.
…難道說地城的難度會比回歸前更快提升嗎?瘋了嗎?被發現又是怎麼回事。難道還有其他什麼東西存在?

준비에 일주일 걸리고 다시 던전에 오라는 거 같은데, 일주일 후면 보은 지속 시간 끝난다. 유현이에게 던전 돌고 싶다고 말은 해 놨으니 부탁하면 되지만.
準備需要一週時間,然後好像要我再來地下城,但一週後報恩持續時間就結束了。雖然已經跟柳賢說過想去地下城了,應該請她幫忙也沒問題。

그때 메시지창이 크게 흔들리고,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역시 무리해서 메시지를 보내 온 모양이었다.
那時訊息視窗劇烈晃動,開始扭曲變形。果然是勉強發送訊息的樣子。

쿠르릉!  轟隆!

“윽!”  「噁!」

이어 요란한 소리와 함께 주위 풍경까지 한여름 아지랑이처럼 흐릿하게 일렁거렸다. 이거 뭔가 엄청난 게 나타날 거 같은 분위기인데.
隨著一陣喧鬧聲,周圍的景象也如盛夏的熱氣般朦朧起伏。這氣氛彷彿有什麼驚天動地的東西即將出現。

다행히 게이트가 아직 활성화된 채라 게이트석 쓸 거 없이 바로 튈 수 있었다. 곧장 열려있는 던전 게이트를 향해 달려 나가려는데,
幸好傳送門還保持著啟動狀態,無需使用傳送門石就能直接跳出去。正當我朝著敞開的地城傳送門奔去時,

툭.  輕輕一彈。

공중에서 하얗고 동그란 게 떨어졌다. 토실토실한 찹쌀떡 같은 그것이 데구르 굴러가다가 뒤집어진 채로 부리를 쫙 벌렸다.
空中掉下一個白皙圓滾滾的東西。那像是飽滿糯米糰子的物體滾動著,翻了個身,張開了嘴巴。


- 삐약!  - 啾啾!


…뭐지, 귀여워.  …這是什麼,真可愛。


- 삐약!  - 啾啾!


또 운다. 공중에 들린 짤막한 두 다리가 동동거린다. 민들레 홑씨 같은 솜털에 까맣고 동그란 콩알 눈, 부리와 발은 연노랑색의… 새끼 새? 크기도 고작해야 주먹 두 개를 합친 정도로,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완벽하게 무해한 모습이었다.
又哭了。懸在空中的短短兩條腿不停地蹬動著。像蒲公英種子般的絨毛,黑色圓圓的豆子眼,喙和腳是淡黃色的……小鳥?大小頂多也就兩個拳頭合起來那麼大,無論從哪個角度看,都是完完全全無害的模樣。


- 삐약삐약!  - 啾啾啾!


파닥파닥.  撲通撲通。

…시발, 날개 봐. 쪼끄매. 뭐지 저게. 진짜 저게 나온 건가. 아닌 거 같은데. 그냥 나무 위 둥지에서 떨어진 거 아냐?
…他媽的,看那翅膀。好小。那是什麼啊。真的那個出現了嗎。好像不是耶。難道只是從樹上的巢掉下來的?

당혹스런 심정으로 떡잎 스킬을 사용했다.
帶著困惑的心情使用了幼苗技能。


[□□□□□ – □□□(유체)  [□□□□□ – □□□(幽體)

현재 스탯 등급 F
目前能力等級 F

성장 가능 스탯 등급 □
成長潛力屬性等級 □

최적화 초기 스킬  最佳化初期技能

□□□□□□ 성장 후 습득
□□□□□□ 成長後習得

□□□□□□ 성장 후 습득
□□□□□□ 成長後習得

□□□□□□ 성장 후 습득
□□□□□□ 成長後習得

□□□□□□ 성장 후 습득
□□□□□□ 成長後習得

□□□□□□ 성장 후 습득
□□□□□□ 成長後習得

※ □□□□□□□□□□□□□□□□□□□□□□□□]


…오류로 튀어나온 애 맞나 보다. 현재는 F등급에 새끼라는 것 외에는 알 수 있는 정보가 없었다. 다만 최적화 초기 스킬 개수로 보아선, 평범한 몬스터는 절대 아닌 듯했다. 다섯 개라니.
…看來真的是因錯誤而跳出來的傢伙。現在除了是 F 等級的小傢伙之外,沒有其他可得知的資訊。不過從最初優化時的技能數量來看,絕對不是普通的怪物。居然有五個技能。

각성 가능 스탯 A~S급인 피스와 예림이도 서너 개뿐이었는데. 네모 칸이 하나인 걸 보니 SS나 그 이상은 아닌 듯하고, S급인 건가? 저 칸과 글자 수가 일치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覺醒可能的屬性從 A 到 S 級的 Peace 和 Yelim 也只有三、四個。看到只有一個方格,應該不是 SS 級或以上,應該是 S 級吧?雖然不能保證那個方格數和字數一定相符。

‘…어쩌지.’  「……怎麼辦。」

오류 몬스터를 그냥 내버려 둬도 되나. 하지만 죽이기는, 솔직히… 좀 많이 거부감이 들었다.
就這樣放任錯誤怪物不管可以嗎?但說實話,要殺掉牠,實在……讓人非常抗拒。

그사이 몸을 일으키는 데 성공한 새끼 새가 풀숲을 뒤뚱뒤뚱 걸어 다니기 시작했다. 벽도마뱀 스킬을 쓴 탓인지 내가 있다는 건 까맣게 모르는 모양이었다. 대신 죽은 이끼원숭이를 발견하곤 조심성 없게 다가간다.
這期間,剛剛成功站起身的小鳥開始在草叢中蹣跚行走。或許是因為使用了壁虎技能,它似乎完全不知道我就在這裡。反而發現了死去的苔蘚猴,毫不小心地走了過去。


- 삐삐삐삐.  - 嗶嗶嗶嗶。


뭐라고 종알거리면서 원숭이 사체를 부리로 건드리려, 헉! 저거 중독되어 있는데! 스탯 F급이면 닿기만 해도 위험하다고!
嘰嘰喳喳地嘟囔著,想用喙去碰那隻猴子屍體,哈!那是眾獨了!屬性是 F 級,光碰到就很危險!

“안 돼!”  「不行!」


- 삐야.  - 啾啾。


당장 달려가 덥석 집어 들자 놀랐는지 잠깐 굳었다가, 조그만 날개를 열심히 파닥거린다.
我立刻跑過去一把抓起牠,牠似乎嚇了一跳,愣了一下,然後拼命地扇動著小小的翅膀。


- 삑!삑!삑!삑!  - 嗶!嗶!嗶!嗶!


“괜찮아, 해치지 않아.”  「沒關係,我不會傷害你。」

얼른 벽도마뱀 스킬을 해제하며 달랬다. 다행히 독에 걸리진 않은 모양이었다. 까만 콩알 눈이 깜박, 나를 올려다보았다.
我趕緊解除壁虎技能安撫牠。幸好看起來沒有中毒。那雙黑豆般的小眼睛眨了眨,抬頭望著我。


- 삐약!  - 啾啾!


“그래, 그래. 착하지, 삐약아.”
「好啦,好啦。 乖乖的,小啾啾。」

두 손 안에 감싸이는 몸뚱이가 엄청 보들보들하고 따뜻했다. 귀여워. 어쩌지. 그냥 들고 갈까. 이 정도 크기면 품 안에 감춰서 데리고 갈 수 있는데.
雙手掌心包裹著的身體柔軟又溫暖。好可愛。怎麼辦呢。乾脆直接抱走好了。這個大小,藏在懷裡帶走也沒問題。

어디서 났냐고 물으면… 그냥 주웠다고 하면 안 될까. 몰라, 우기지 뭐.
要是問我從哪裡來的……就說是撿來的可以嗎。不知道,反正就硬說吧。

“마석 줄까? 먹을래? C급 마석은 F급 스탯에겐 너무 과한가.”
「要不要魔石?要吃嗎?C 級魔石對 F 級屬性來說會不會太過分了。」

탈이 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F급 마석은 없는데. 아니, 없진 않지. 고개를 들자 나무 위에서 기웃거리고 있는 이끼원숭이가 보였다.
可能會出事。但沒有 F 級魔石。不,並非沒有。抬頭一看,看到樹上正探頭探腦的苔蘚猴。

독 안 쓰고 잡아야겠군. 조금만 기다려라, 삐약아. 밥 준비하마.
看來得不用毒藥直接抓住你了。再等一下,啾啾,我會準備飯的。

내가 키운 S급들 53화  我培育的 S 級們 第 53 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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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不是***
부성애로 점철된 삶....  充滿父愛的人生....
2019.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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