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이랑 길거리에서 빈둥거리며 시간을 때우다가 할 일이 너무 없어 PC방을 갔다. 둘 다 게임이 하고 싶어서 간 건 아니고 할 게 없으니 간 건데. 정우영이 자꾸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서 아 대낮부터 이건 좀 아니지 않나. 빼다, 빼다 PC방이라도 간 거다.
郑友荣和我在街上闲逛,实在没事做就去了网吧。我们俩去网吧并不是因为想玩游戏,而是因为实在没事做。郑友荣总是把手伸进我的衣服里,大白天的这样有点不合适吧。于是我们就去了网吧。
우영이는 게임이고 뭐고, 이런 거 재미없다고 딱 버티고 서서 고집을 부리더니 어느새 나보다 집중해선 지금은 모니터 속으로 들어갈 기세였다. 마우스를 연타하다 캐릭터가 죽자마자 아주 난리 난리였다. 게임 좀 얌전히 하라고 옆에서 아무리 우영이를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友荣一开始说什么游戏都没意思,死活不肯玩,结果现在比我还专注,恨不得钻进显示器里去了。鼠标连点几下,角色一死,他就大喊大叫。我在旁边怎么叫他安静点,他都不理我。
게임은 내가 먼저 하자고 했는데 오늘따라 영 에임이 좋지 않아 연속으로 네 판째 지니까 성이 났다. 한 번도 아니고 캐릭터가 죽어서 바닥에 나뒹구는 걸 보자마자 갑자기 게임이 지겨워졌다. 악 소리를 지르던, 말던. 옆에서 펄펄 뛰는 나는 안중에도 없고 정우영 혼자 너무 재밌게 노는 게 열 받아서 괜히 우영이한테 시비를 털었다. 우영아. 우영아. 영아? 아직 한창 게임 중인 거 아는데, 영아. 내 말 좀 들어달라고!
游戏是我先提议要玩的,但今天瞄准特别不准,连续输了四局后我就生气了。不是一次,而是每次看到角色死了倒在地上,我就突然觉得游戏很无聊。无论我怎么大喊大叫,旁边跳来跳去的我根本不在郑友荣的眼里,他一个人玩得特别开心,这让我很生气,于是无缘无故地找友荣的茬。友荣啊,友荣啊,友荣?我知道你还在游戏中,但友荣,听我说句话好吗!
우영이가 쓰고 있는 헤드셋을 휙 벗겨버리니 그제야 우영이 눈이 내 쪽으로 힐끗 돌아온다. 우영이는 영문을 모르겠단 얼굴로 눈을 댕그랗게 뜨고 “왜?” 입 모양으로 물었다.
我猛地把友荣戴着的耳机摘下来,这才让友荣的目光瞥向我。友荣一脸茫然地瞪大眼睛,用口型问道:“为什么?”
“영아. 재밌어?” “友荣,开心吗?”
“어. 산아 왜.” “哦,伞啊,怎么了。”
“재밌냐고. 나 재미없어.” “有意思吗?我觉得没意思。”
“아. 난 재밌는데.” “啊。我觉得很有趣。”
“…그래, 그럼 혼자 하세요. 전 이만.”
“…그래, 그럼 혼자 하세요. 전 이만。”
미간을 팍 찌그러트리고 우영이 의자를 발로 툭, 차버렸다. 에임 좆 돼라. 괜한 시비를 거는 나를 빤히 보던 우영이는 눈을 끔뻑이다 씩씩거리는 내 팔을 잡아당겼다. “야아, 산아 왜 그러냐. 한 판만 더 하깨.”
眉头紧皱,友荣用脚踢了一下椅子。瞄准失败了。正盯着我无缘无故挑衅的友荣眨了眨眼,然后拉了拉我气呼呼的胳膊。“喂,伞啊,怎么了。再玩一局吧。”
지금 여기 두고 간다고 으름장을 놓으니 우영이는 고개를 열심히 양옆으로 도리도리 흔들었다. 눈은 모니터를 보고 있으면서 뭘, 머리를 흔들기를 흔들어. 이제 나가자니까. 바로바로 튀어나오지 않는 정우영한테 짜증을 내며 카운터로 달려가 알바를 불렀다.
现在说要把他丢在这里,友荣拼命地左右摇头。眼睛盯着显示器,头却在摇。现在该走了。对不马上出来的郑友荣感到恼火,跑到柜台叫来了兼职生。
저기요. 对不起。
“쟤 컴퓨터 강종 돼요? 23번이요.”
“23 号电脑强制关机了吗?”
물어보니 피시방 알바는 무슨 소리냐는 듯이 나를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 강종 할 수 있으면 해주세요. 씨알도 안 먹힐 걸 알지만 일단 해달라고 떼를 쓰고 있는데 정우영이 이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듯했다. 손은 바쁘게 키보드를 갈기고 있으면서 눈은 모니터를 못 보고 계속해서 이쪽으로 돌아왔다.
问了之后,网吧的兼职生只是直勾勾地看着我,仿佛在说这是什么鬼话。能做的话请帮忙做吧。虽然知道根本行不通,但还是撒娇着让他帮忙。这时郑友荣似乎才意识到事态的严重性。手忙着敲键盘,眼睛却没看着显示器,不断地转向这边。
산아. 거기서 뭐해애? 아이, 산아? 뭐하냐구. 산아, 야! 최산. 잠깐. 잠시마안, 아! 진짜 나가게? 야 같이 가야지. 혼자 어디가.
伞啊。你在那儿干嘛啊?哎,伞啊?你在干嘛啊。伞啊,喂!崔伞。等一下。稍等一下,啊!真的要出去吗?喂,一起去吧。一个人去哪儿。
피시방 밖으로 나가는 계단을 밟으며 혀를 빼고 손을 흔드니 우영이는 이제야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따라왔다. 방금 건 다 이긴 게임이었는데. 산아, 오랜만에 껨하러 와서, 그러는거 아니다? 오랜만에 잘 풀리고 있었그든. 사람이 일만 하면 머리가 어떻게 되는 거야. 알잖아. 옆동네 미친 새끼들 많은거. 그 새끼들은 일만 하다가 죄다 머리가 어떻게 돌아버렸
走出网吧的台阶时,我吐了吐舌头,挥了挥手,友荣这才从座位上站起来跟着我。刚才那局游戏明明快赢了。伞啊,好久没来玩游戏了,这样不行啊?好不容易有点进展了。人如果只工作的话,脑子会出问题的。你知道的,隔壁有很多疯子。他们就是因为只工作,脑子都出问题了。
“저기요. 정우영씨.” “那个,郑友荣先生。”
입 좀. 闭嘴。
짜증을 내니 우영이는 눈치를 보다가 은근히 내 팔을 잡아 왔다. 자기도 꽁한 게 있다고 시위라도 하듯 그 뻠삥된 어깨가 아래로 한껏 내려가선 조심스럽게 나를 부른다.
我发脾气时,友荣察言观色地抓住了我的胳膊。他也有些不满,像是在抗议似的,那耸起的肩膀一下子垂了下来,小心翼翼地叫了我。
“근데. 산아 아까 카운터 걔랑 무슨 얘기 했어?”
“不过,伞啊,刚才和柜台那家伙说了什么?”
“어 카운터 걔, 번호땄어.” “哦,那个柜台的家伙,我拿到他的号码了。”
“줘?” “给我?”
“안 줘.” “不给。”
우영이는 눈에 띄게 밝아진 얼굴로 콧구멍을 씰룩거리더니 내 어깨를 손가락으로 쿡쿡 찔러댔다. 그 새끼가 너한테 번호 줬으면 쟨 죽었어.
友荣脸上明显变得明亮起来,鼻孔一动一动的,用手指戳了戳我的肩膀。那家伙要是给了你号码,他就死定了。
우영아. 허세는, 말이나 못 하면. 우영이는 입술을 삐쭉거리더니 손가락으로 피시방 앞에 있는 세븐일레븐을 가리켰다. 배고파. 산아. 배고프다. 아잉. 산아아. 피시방에서 컵라면 먹으려고 했단 말야. 피시방 나왔으니까 할 거 없잖아, 배고픈데 라면이라도 먹자. 우영이 말을 듣고 보니 확실히 배가 좀 고프다.
友荣啊。吹牛的话,还是别说了。友荣撅起嘴,用手指指了指网吧前面的 7-11。饿了。伞啊。饿了。哎呀。伞啊啊。本来打算在网吧吃杯面呢。现在从网吧出来了,没事做,肚子饿了,至少吃个拉面吧。听了友荣的话,确实觉得有点饿了。
컵라면을 고르고 과자를 먹을까 뭘 먹을까 고민하다 통에 담겨있던 춥파춥스를 한 주먹 가득 쥐어 계산대에 내려놓았다. 맛별로 골라서 개당 200원. 천 육백 원. 우영이는 나를 한번 돌아봤다가, 알바에게 말한다.
在纠结是选杯面还是吃零食时,我抓了一把放在桶里的 Chupa Chups 棒棒糖,放在收银台上。每种口味都选了一个,每个 200 韩元,总共 1600 韩元。友荣看了我一眼,然后对兼职生说。
“맛세요.” “尝尝看。”
22(스물둘) 22(斯物勒杜)
정우영 최산 郑友荣 崔伞
골목길을 들어가 담뱃불을 붙이며 벽에 기댄 우영이는 아까부터 지를 빤히 보고 있던 나랑 눈이 마주치자 바로 눈을 반으로 접고 활짝 웃었다.
골목길을 들어가 담뱃불을 붙이며 벽에 기댄友荣이는 아까부터 지를 빤히 보고 있던 나랑 눈이 마주치자 바로 눈을 반으로 접고 활짝 웃었다.
웃긴 뭘 웃어. 땡그란 눈이 이리저리 구르는 건 귀여웠지만. 이게 타이밍이. 귀엽고 자시고간에 사탕을 까서 입에 넣는 나랑 눈이 마주치니 민망해서 그런 게 분명했다.
웃긴 뭘 웃어. 땡그란 눈이 이리저리 구르는 건 귀여웠지만. 이게 타이밍이. 귀엽고 자시고간에 사탕을 까서 입에 넣는 나랑 눈이 마주치니 민망해서 그런 게 분명했다.
笑什么笑。圆圆的眼睛东张西望的样子很可爱。但是这个时机。无论可爱与否,剥开糖果放进嘴里的我和他对视时,他显然是因为尴尬才这样的。
사탕 껍질을 내 앞에 휙 집어 던지고 손가락에 끼워 담배 피우는 시늉을 하다가 이건 아닌 것 같아 그냥 사탕만 입안에서 도로록 굴렸다. 막대사탕이 내 입안에서 달달하게 구른다. 정우영이 담배 필터를 씹다가 빨아들이자 담배 끝이 빨갛게 타들어 가는 게 보였다. 우영이는 담배 연기를 한참이나 머금고 있다가 짙게 뱉어냈다.
糖果包装纸被他随手扔到我面前,他用手指夹着假装抽烟,但觉得不对劲,就只是把糖果放在嘴里滚动。棒棒糖在我嘴里甜甜地滚动着。郑友荣咬着烟嘴,吸了一口,烟头红红地燃烧起来。友荣含着烟雾好一会儿,才浓浓地吐了出来。
콜록콜록. 咳咳。
일부러 기침을 크게 했더니 우영이가 눈치를 보다 담배 연기를 한 번 더 빨아들인다.
故意大声咳嗽了一下,友荣察觉后又吸了一口烟。
“산아. 사랑해.” “伞啊。我爱你。”
“금연하는 사람 옆에서 할 소리는 아니지 않아?”
“在戒烟的人旁边说这种话不太合适吧?”
“대답 왜 안 해줘?” “为什么不回答?”
“응, 안 사랑하고. 아. 끄라고.”
“嗯,不爱了。啊。关掉。”
응 이게 마지막이야. 嗯,这就是最后一次了。
길게 연기를 뱉어낸 정우영은 장초를 바닥에 툭 던지고 내 옆으로 다가와 대충 쪼그려 앉았다.
长长地吐出一口烟后,郑友荣把烟蒂随意地扔在地上,走到我旁边,随便蹲了下来。
우영아. 友荣啊。
……. ……
손. 手。
사실 해줄까 싶었는데 우영이는 진짜로 멍멍, 강아지 흉내를 내며 내 어깨에 자기 머리를 한참 비비적거렸다. 무슨 일로 이렇게 순순히 해달라는 대로 해주는데? 푸하하 웃으며 바로 또 “손!” 소리치니 우영이는 방긋 웃으며 내 손 위에 제 손을 얹었다. 무슨 일로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들이밀었다. 머리를 쓰다듬어주니 우영이는 바로 손바닥에 올렸던 손을 뒤집어선 내 윗도리 속으로 집어넣었다. 아, 잠깐만. 영아?
事实上,我还在想他会不会真的这样做,友荣却真的学起了小狗,汪汪叫着,把头在我肩膀上蹭了好一会儿。到底是什么事让他这么乖乖地照做呢?我哈哈大笑,接着又喊了一声“手!”友荣笑眯眯地把他的手放在了我的手上。到底是什么事让他眼睛闪闪发光地凑过来呢?我摸了摸他的头,友荣立刻把放在我手掌上的手翻过来,伸进了我的上衣里。啊,等一下。友荣?
“간지러워.” “好痒。”
“응.” “嗯。”
“여기 길거리야.” “这里是街道。”
“야. 산아 너 살 빠졌냐?”
“喂,伞啊,你是不是瘦了?”
“말을 말자. 그건 그렇고 그거 들었어?”
“别说了。对了,你听说了吗?”
“산아 야채도 먹고, 어? 잘 좀 먹어.”
“伞啊,蔬菜也吃点,好吗?好好吃饭。”
“쫌. 영아. 들어봐. 얼마 전에 김동우, 반병신 됐잖아.”
“伞。友荣。听我说。前阵子金东宇变成半个废人了。”
“응?” “嗯?”
한 달 전쯤에 나랑 우영이가 속한 팸이랑 같이 노는 김동우가 옆 동네 포차에서 술을 먹다 웬 놈들한테 진탕 얻어터지고, 말 그대로 반병신이 돼서 병원에 실려 갔다.
大约一个月前,我和友荣所属的帮派和一起玩的金东宇在隔壁街区的小酒馆喝酒时,被一些家伙狠狠揍了一顿,简直成了半个废人,被送进了医院。
사실 김동우가 우리랑 같이 노는 애라기보다…. 우영이 친구였는데. 아, 이게 또 부연설명을 하자면 우영이 ‘친구’라기보다 저기 옆 동네 건달 놈들하고 주로 어울려 지내는 놈이었다. 우영이 친구라길래 “안녕 동우야. 친하게 지내자!” 방긋방긋 웃는 얼굴로 손을 내밀었는데, 동우 놈 팔뚝에 난 구멍들이 등골 서늘해지는 구멍들이라 “악수는 됐고.” 하하 웃으며 말을 돌렸던 것 같다.
事实上,金东宇与其说是和我们一起玩的孩子……不如说是友荣的朋友。啊,这里需要补充说明一下,友荣的“朋友”与其说是朋友,不如说是和隔壁街的混混们混在一起的家伙。听说是友荣的朋友,我就笑眯眯地伸出手说:“你好,东宇啊。我们要好好相处哦!”但看到东宇胳膊上的那些让人脊背发凉的洞,我赶紧笑着说:“握手就算了吧。”
아니! 영아. 하다, 하다. 약하는 새끼를 친구라고 데려오나? 그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나. 눈 뒤집어 까고 정우영한테 이제 그 새끼랑 계속 친구 하면 너랑 섹스 안 한다. 으름장을 놨더니 우영이는 멋쩍은 듯이 “섹스는 산이 네가 더 좋아하잖아.” 중얼거렸다.
“아니! 友荣啊。真是的,真是的。你竟然把吸毒的小子当朋友带来?那天回家的路上,我气得眼睛都翻白了,对郑友荣说,如果你继续和那个小子做朋友,我就不跟你做爱了。结果友荣尴尬地嘟囔了一句,‘做爱是伞你更喜欢吧。’”
하여튼. 김동우는 건달 새끼라 입에 걸레를 처물어서 말하는 본새도 영 교양 없는 건 말 할 것도 없고 건달 새끼가 주먹 쓰는 것밖에 못 한다고 말하다 툭하면 머리 위로 손이 올라가는 쓰레기였지만 같이 소주잔 기울인 정이라도 들었다고 김동우 새끼 병문안을 하러 가네, 마네 했었다.
总之,金东宇是个混混,嘴里总是叼着脏话,讲话的样子一点教养都没有,更不用说他这个混混除了打架什么都不会,一言不合就举起拳头的垃圾,但因为一起喝过烧酒,多少有点情分,所以还想着要不要去探望金东宇这个混蛋。
우영아. 동우한테 꽃 좀 사서 갈까? 아님, 과일? 좋은 일도 아니지만, 중환자실이라는데. 안 왔다고 하면 서운하지 않을까? 옆에서 말을 걸어도 우영이가 관심 없는 얼굴로 대충 대꾸하던 게 생각난다.
友荣啊。要不要给东宇买点花去?还是水果?虽然不是什么好事,但他在重症监护室。如果我们不去,他会不会觉得失望?我记得当时在旁边跟他说话,他总是心不在焉地随便应付。
“어, 산아. 중환자실은 면회가 안 돼.”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좀 들어보라고 우영이 팔을 흔들며 선물을 고르는데 마침 사무실에 손님이 왔다.
“哦,伞啊。重症监护室是不能探视的。”不管怎样。我摇着友荣的胳膊让他听我说话,正在挑选礼物时,办公室来了客人。
신주호는 사무실 문을 두드리더니 웃으며 품에서 연장을 꺼냈다. 김동우가 옆 동네 애들한테 얻어터졌다는 소식에 나처럼 병문안이나 가자고. 그 병문안이 병원으로 가는 게 아니고 옆 동네 건달들 병원 보낸다는 소리 같았지만. 아, 신주호가 누구냐면. 나한테 할 일을 가져다주는 놈. 따지면 나한테는 ‘갑’.
辛周浩敲了敲办公室的门,笑着从怀里拿出了工具。听说金东宇被隔壁街区的孩子们打了个半死,像我这样去探病吧。不过这个探病不是去医院,而是把隔壁街区的混混们送进医院。啊,对了,辛周浩是谁呢?他是给我带来活儿干的家伙。严格来说,他是我的“甲方”。
말 그대로 나의 고용주. 흥신소 사장이자 할 일 없는 금수저 ‘갑’ 되시겠다. 신주호는 신난다고 그 옆 동네 건달 새끼들 아지트로 가서 우리 동우 새끼 병신 만든 놈이 누구냐고 소리를 질러댔다는 거다. 우영아. 신주호가 다 뒤집고 올까? 그 미친놈 연장을 꺼내긴 왜 꺼내?
字面意思就是我的雇主。侦探所的老板,同时也是无所事事的富二代‘甲’。申周浩说他很兴奋,跑到隔壁街区的混混老巢,喊着是谁把我们东宇弄成这样的。友荣啊,申周浩会把一切都搞砸吗?那个疯子为什么要拿出工具来?
근데 고등학생도 아니고 말야. 우리처럼 그냥 동네에서 할 일 없이 뭉쳐서 주먹 쓰는 양아치들은 이제 무럭무럭 자라 성인이 됐기 때문에 아무 데서나 뒤집고 엎고 치고받고 하면, 경찰서 간다.
不过我们已经不是高中生了。像我们这样在街头无所事事、成天打架的混混,现在都已经长大成人了。如果我们还像以前那样随便打架斗殴,就会被送进警察局。
근데 그 경찰서도 돈 많이 주면 나온다.
不过那个警察局如果给很多钱也能出来。
내가 창고 매트리스에 엎어져서 닌텐도를 하고 있으니 신주호가 내 앞에 와서 살살 웃더니, “산아. 건달 쑤시면 좆 되냐?” 묻더니 쑤시러 갔거든. 그러다 경찰서 간다고! 했더니 신주호는 돈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진짜로 보석금으로 빵에서 지만 나왔다. 그러고는 며칠이고 패싸움을 하러 다녔다. 그게 한 달이나 지난 지금까지의 일이었다. 똘빡 새끼들(그러니까 빵 몇 번 다녀온 새끼들)데리고 연장 챙겨 나가더니 동네 양아치 싸움 수준이 아닌 패싸움을 하는 게 정상인가.
我趴在仓库的床垫上玩任天堂,信柱浩走到我面前,笑着说:“伞啊,捅混混会出事吗?”然后就去捅了。我说这样会进警察局的!信柱浩却说有钱就行。结果他真的用保释金把自己弄出来了。然后他几天都在外面打群架。这就是一个月前到现在发生的事情。他带着那些进过几次监狱的家伙,拿着武器出去打架,这已经不是街头混混的打架水平了。
나나 우영이나 건달이 끼면 손을 놔버려서 이 일과는 상관없는 사람인 척하고 있지만, 우리 아랫것들은 얘기가 달랐다. 하루가 멀다고 응급실이며 빵이며 아주 정신이 없으니 흥신사업도 잠깐 휴업 중이었다.
娜娜和友荣一旦插手,事情就会变得一团糟,所以他们假装与这件事无关,但我们这些小人物的情况就不一样了。几乎每天都要去急诊室或者监狱,忙得不可开交,所以我们的侦探业务也暂时停业了。
주머니는 나날이 가벼워지고 나는 초조하고. 이 사이에서 신주호만 신나 있었다. 도대체 흥신소 일하는 새끼가 왜 패싸움을 하고 다니는 거야? 물으니 신주호는 그냥 재밌다고만 대답했다.
口袋里的钱一天比一天少,我越来越焦虑。而在这期间,只有申周浩一个人兴高采烈。到底是干侦探工作的家伙,为什么总是去打群架?问他时,申周浩只是回答说觉得有趣。
신주호 이 새끼는 약아빠져서 지가 직접 주먹을 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게 제일 얄밉지. 내가 심부름꾼 일을 하긴 하지만 건달 새끼는 아니니 신변이 위험할 만큼 더러운 일은 딱히 하지는 않지만 딱 한 번. 그 건달 새끼들 일에 휘말린 적이 있었다.
신주호这家伙狡猾得很,从来没有亲自动手过。这才是最让人讨厌的。我虽然做跑腿的工作,但不是混混,所以不会做那些危险的脏活,但有一次,我确实被卷入了那些混混的事情。
정확하게는 내가 아니고 정우영이. 스무 살 때였는데 우영이가 포차에서 술 먹다 옆 동네 놈들하고 시비가 붙어서 머리가 터진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평소에 남한테 화도 잘 안 내고, 성격도 좋고. 심부름꾼 일도 안 하는 우영이가 쌈박질을 했다니까 믿기지 않아서, 이 전화기 너머에 나를 찾는 똘빡이한테 “정우영?” 몇 번은 되물어봤다.
准确地说,不是我,是郑友荣。那时他二十岁,在小酒馆喝酒时和隔壁村的家伙们起了争执,结果头被打破了。平时他脾气很好,也不轻易对别人发火,更不会去打架。所以当电话那头的人说找郑友荣时,我简直不敢相信,还反复问了几次:“郑友荣?”
하여튼 시비를 건 새끼들이 잘못한 거라고.
反正是那些挑衅的家伙们做错了。
창고에 누워있다가 우영이가 이제 막 병원으로 실려 갔다는 말에 한걸음에 응급실까지 달려갔다.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우앵이 어디 있냐고 똘빡 고딩들 붙잡고 발발 떨었는데 내가 더 날뛰기 전에 응급실 구석에서 정우영을 발견했다. 진짜 눈에 띄어도 너무 띄네. 우영이는 머리에 붕대를 칭칭 감고 추욱 처져서는 구석에 앉아있는데 응급실인 걸 잊고 으아악 소리부터 냅다 질렀다.
躺在仓库里,听说友荣刚刚被送到医院,我一口气跑到了急诊室。一到急诊室,我就抓住几个高中生,紧张地问友荣在哪里,还没等我再发疯,就在急诊室的角落里发现了郑友荣。真是太显眼了。友荣头上缠着绷带,萎靡不振地坐在角落里,我忘了这是急诊室,直接大喊了一声。
우영이가 아직 깨진 대가리 꿰매지도 않았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데, 이게 그렇게 말해도 되는 일이냐. 깨진 머리에 거즈를 붙여놨어도 거기서 피가 왈칵왈칵 쏟아져 나와서 옷이 다 젖을 정도였다. 이미 말라붙은 핏자국도 심상치 않아서 이러다 죽는 거 아냐. 심정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날 우영이는 내 눈앞에서 몇 바늘은 꿰맸다. 커다란 바늘이 우영이의 탈색한 머리통 위로 왔다 갔다 하는데 심장이 다 쪼그라들어서 원래 잘 울지도 않는데 혼절 직전까지 울었다.
友荣不以为意地说他还没缝合破裂的头,但这能这么轻描淡写地说吗?即使在破裂的头上贴了纱布,血还是不停地涌出来,衣服都湿透了。已经干涸的血迹也不容小觑,这样下去会不会死掉啊?我的心猛地一沉。那天,友荣在我眼前缝了好几针。巨大的针在友荣漂白的头上来回穿梭,我的心都揪成一团,平时不怎么哭的我差点哭晕过去。
회복실에 우영이를 앉혀놓고 그 옆에서 눈물 줄줄, 온몸에 있는 즙을 전부 뽑아낼 작정으로 우아악 짜내는데 딱 그 타이밍에 신주호 이 개새끼가 너무 멀쩡한 얼굴로 느지막이 회복실에 나타났다. 뭔진 몰라도 빙그레 웃는 얼굴로 우영이를 찾는데 왜 이렇게 얄미운지.
恢复室里,我让友荣坐下,然后在他旁边泪流满面,仿佛要把全身的汁液都挤出来似的哇哇大哭。就在这个时候,申周浩这个混蛋竟然一脸平静地出现在恢复室里。不知道为什么,他笑眯眯地找友荣,看起来特别讨厌。
“이야 많이 다쳤네.” “哎呀,伤得不轻啊。”
라고 했었지. 누구 놀리냐? 우영이랑 같이 술 먹은 새끼 누구야. 이를 갈며 물어보니 따까리 고딩들이 신주호 새끼랑 먹었다. 그랬거든.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이야 많이 다쳤네, 라니. 안 봐도 비디오였다. 신주호가 뒤에서 무슨 수를 써서 정우영을 다치게 했을 거라고. 내 엄지 손가락 건다. “이 씨발놈아, 너는 왜 다친 곳 하나 없이 멀쩡하니?” 씩씩거리니, 주호새끼가 카드를 꺼내 병원비를 전부 다 지가 결재해줬다. 내 입을 꼭 다물게 만드는 마법의 카드.
“라고 했었지. 누구 놀리냐? 友荣이랑 같이 술 먹은 새끼 누구야.” 이를 갈며 물어보니 따까리 고딩들이 신주호 새끼랑 먹었다. 그랬거든.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이야 많이 다쳤네,” 라니. 안 봐도 비디오였다. 신주호가 뒤에서 무슨 수를 써서 郑友荣을 다치게 했을 거라고. 내 엄지 손가락 건다. “이 씨발놈아, 너는 왜 다친 곳 하나 없이 멀쩡하니?” 씩씩거리니, 주호새끼가 카드를 꺼내 병원비를 전부 다 지가 결재해줬다. 내 입을 꼭 다물게 만드는 마법의 카드.
하얀색 와이셔츠는 원래 그런 색인 것처럼 빨간 와이셔츠가 됐고, 입가에는 피딱지, 눈탱이는 밤탱이. 머리에는 붕대까지 칭칭 감고 있으니까 진짜 못났다. 정우영 너 평소보다 더 못생겼어. 정우영 붙잡고 “내가 신주호 새끼 놀아주는 거지 같이 노는 거 아니야.” 중얼 거렸더니 우영이는 내 허리를 꽉 끌어안으며 말없이 고개만 끄덕여 줬다. 저 새끼 카드만 아니었어도, 내가 저 새끼한테 빚진 것만 없어도. 씩씩거리니 우영이는 나를 토닥이며 달래기 바빴다.
白色衬衫变成了红色衬衫,就像它本来就是那种颜色一样,嘴角有血痂,眼睛肿得像个核桃。头上还缠着绷带,真是难看。郑友荣,你比平时更丑了。我抓住郑友荣,说:“我只是陪申周浩那个混蛋玩,不是和他一起玩。”嘟囔完,友荣紧紧抱住我的腰,默默地点了点头。如果不是因为那张卡,如果我不欠那混蛋的债。气得我直喘粗气,友荣忙着拍着我安慰我。
‘응응, 산아. 나 괜찮아. 나 완전, 대박 멀쩡해. 야. 여기봐봐. 웅? 그러니까 우리 착한 산이가 봐주자.’
“嗯嗯,伞啊。我没事。我完全,超级正常。喂。看这里。嗯?所以我们乖乖的伞就原谅我吧。”
이번만 봐주자. 산이 네가 봐주자.
这次就放过他吧。伞,你来放过他。
그래 내가 봐주는 거야. 신주호가 봐주는 거 아니고.
好吧,我就让你一次。不是申周浩让你,是我让你。
고등학생 때 학교에서 잘리고 그냥 죽을까. 생각했던 나 데리고 집도 알아봐 주고 일할 곳도 알아봐 주고 한 게 신주호 놈이니까 신주호랑 쌩은 못깠다. 일단 주호는 집에 돈이 많았다. 그 돈 덕분에 지금 심부름꾼 일도 하는 거고.
高中时被学校开除后,我曾想过干脆去死。是申周浩这家伙帮我找了房子,还帮我找了工作,所以我不能和申周浩断绝关系。首先,周浩家里很有钱。多亏了那笔钱,我现在才能做跑腿的工作。
“영아.” “友荣。”
“엉.” “嗯。”
“동우 말이야.” “东宇的事。”
“엉.” “嗯。”
“까만 옷 입고 목에 금목걸이 차고. 진짜 건달 새끼 다 됐더마?”
“穿着黑衣服,脖子上戴着金项链。真成了个小混混了?”
“…나 담배 피워도 돼?” “…我可以抽烟吗?”
“내 말 안 들어?” “你不听我说话吗?”
“듣지. 근데 담배 말려서.” “听到了。不过戒烟吧。”
김동우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좀 눈깔이 맛탱이가 간 게 그다지 가까이 두고 싶지는 않았었다. 사람이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지만, 솔직히 생긴 게 건달 형님들보다도 건달처럼 생긴 걸 어떡해?
金东宇从第一次见面起就觉得他眼神有点不对劲,不太想靠近他。虽然说不能以貌取人,但说实话,他长得比那些混混大哥还像混混,这能怎么办呢?
그런 데다 우리랑 어울리기엔 코드가 너무 안 맞았다. 우리 감성이 남다르거든? 내가 또 그 유리알 같은 감성을 좋아해. 아무튼 세심하고 여린 우리랑은 맞지 않지. 응응. 일단 동우 팔뚝에 난 구멍들부터 싫었다. 차라리 본드를 하라고 해. 그건 조금 애들 장난 같지 않니?
再加上,他和我们格格不入。我们的感性很特别,对吧?我特别喜欢那种玻璃般脆弱的感性。总之,他和我们这些细腻而敏感的人不合适。嗯嗯。首先,我讨厌东宇手臂上的那些洞。还不如让他用胶水粘起来。那样看起来更像小孩子的恶作剧,不是吗?
정우영이 친구라고 데려온 게 너무 찜찜하니까. 나중에 “진짜 친구 맞니?” 물어보니까 우영이는 입으로 이상한 외계인 소리만 내다 고개를 저었다.
郑友荣带来的那个朋友让我感到很不安。后来我问他:“真的是朋友吗?” 友荣只是嘴里发出奇怪的外星人声音,然后摇了摇头。
‘아아아니.’ “啊啊啊不。”
동우, 걔는. 신주호랑 중학교 같이 나온 앤데. 그 말에는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우영이가 이렇게 말하는 건 그냥, 걔랑 안 친하다는 거였다. 동우 새끼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건달 지망생이어서 꽤 지저분했지.
东宇,那家伙。和申周浩是同一所中学出来的。听到这话,我只是点了点头。友荣这么说只是表示,他和那家伙不熟。东宇那小子从第一次见面起就想当混混,所以挺脏的。
김동우가 때렸으면 때렸지 맞을 새끼는 아니니까…….
金东宇要是打人还差不多,被打的那个才不是他呢……
“우영아. 이건 순수하게 그냥 궁금한 건데. 동우, 혹시 진짜 건달 하기로 하고 손가락 잘랐나?”
“友荣啊。这只是单纯的好奇。东宇,他真的为了当黑帮分子而切掉了手指吗?”
“웩.” “呕。”
“신주호가 말해줬는데, 동우새끼 손가락 네 개나 봉합 수술했대.”
“申周浩告诉我,东佑缝合了四根小指。”
“그거…. 참 안 됐네.” “那……真是遗憾。”
우영이는 진짜 담배가 피우고 싶긴 했는지 담배를 오징어처럼 질겅질겅 씹고 있었다. 그렇게 씹으면 담배 냄새가 난다나, 내가 담배 피우지 말라고 했더니 불은 못 붙이고 그냥 씹고만 있는 게 참 기특하다. 말도 잘 듣는 우리 영이. 우리 우영이 잘했어. 우영이 어깨를 짝짝 때리며 꺄르르 웃어주니 내 쪽으로 정우영의 고개가 휙 돌아오더니 입술을 쭉 내밀었다.
友荣是真的很想抽烟吗?他像嚼鱿鱼一样咬着香烟。听说这样嚼会有烟味,我叫他不要抽烟,他就没点火,只是嚼着,真是乖巧。我们听话的友荣,做得好。拍了拍友荣的肩膀,咯咯笑着,他的头猛地转向我,撅起了嘴唇。
“그럼, 뽀뽀해조.” “那就,亲亲吧。”
누가 해준대? 고개를 뒤로 빼려니 정우영은 손을 뻗어 내 두 볼을 꽉 붙잡고 내 입술 위로 자기 고개를 처박는다. 박력있게 쭈왑! 소리나게 입술을 붙였다가, 다시 가까이 다가와 쪽쪽 낯간지럽게 뽀뽀하는데 은은한 담배 향이 났다.
谁会帮我?我正想把头往后仰,郑友荣伸手紧紧抓住我的两颊,把他的头埋在我的嘴唇上。霸气地啾!发出声音地贴上了嘴唇,然后又靠近,啵啵地亲吻着,带着淡淡的烟草味。
“산아.” “伞啊。”
“응.” “嗯。”
“오빠 우리 섹스하까?” “哥哥,我们做爱吧?”
“…좀.” “…一点。”
“하고 싶어.” “想做。”
“싫어.” “讨厌。”
“산아아. 하자.” “伞啊啊。做吧。”
“시이이이러.” “嘶——”
정우영이 애교를 부리며 내 팔에 얼굴을 비비적거렸다. 언제나 생활 속 애교 철철맨이라 고개를 비비적거리다 계속 내가 늘 지고 마는 눈빛을 보냈다. 아 싫어. 지금은 별로야. 정우영의 얼굴을 옆으로 밀어내니 정우영이 다시 내 팔에 착 달라붙어 눈을 깜빡이며 나를 빤히 바라봤다. 이씨 저리 가. 자기 딴에는 필살 애교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참 보더니 팔뚝을 꽉 물어버렸다. 우영이는 입에 씹었던 담배는 멀리 던지고서 내 팔만 쭈물거리고 있었다.
郑友荣撒娇地把脸蹭在我的胳膊上。作为生活中的撒娇达人,他总是用那种让我无法拒绝的眼神看着我。啊,讨厌,现在不行。我把郑友荣的脸推到一边,他又紧紧地贴在我的胳膊上,眨着眼睛盯着我看。哎呀,走开啦。他自以为是必杀撒娇,瞪大眼睛看了我一会儿,然后狠狠地咬住了我的胳膊。友荣把嘴里咬过的烟扔得远远的,只是捏着我的胳膊不放。
“창고 갈 거야?” “要去仓库吗?”
“……어엉.” “……呃嗯。”
“창고에 오늘 애들 없던가?” “今天仓库里没有孩子们吗?”
“우영아. 섹스할 거면 집에 가서 하자. 창고 싫어. 샤워기 고장 났어.”
“友荣啊。如果要做爱的话,回家做吧。我不喜欢仓库。淋浴坏了。”
“아, 나도 집이 더 좋아. 근데 창고에 배트 두고 왔어.”
“啊,我也更喜欢家。不过我把球棒落在仓库了。”
정우영은 어렸을 때부터 옆구리에 야구방망이를 꼭 끼고 다녔었다.
郑友荣从小就一直把棒球棒夹在腋下。
이게 무슨 중2병 설정이냐 싶지만 다 이유가 있다고.
这听起来像是中二病的设定,但其实是有原因的。
우영이는 유명한 선수가 은퇴 후에 감독을 맡은 어린이 야구단 출신이었다. 한국 야구의 희망, 꿈나무, 유망주 등등 어린 시절 정우영의 뒤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던 별명들이었다. 우영이의 창창하던 선수 시절을 회상하자니 반짝반짝하던 그때가 그리우면서도 갑자기 입이 쓴 게 우영이가 고등학교를 올라가면서부터 어깨를 못 쓰게 되어 야구의 꿈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었다.
友荣是著名选手退役后担任教练的儿童棒球队出身。韩国棒球的希望、未来之星、潜力股等等,这些都是小时候跟在郑友荣屁股后面的绰号。回想起友荣那光辉灿烂的选手时代,既怀念那闪闪发光的时刻,又突然感到一阵苦涩,因为友荣上高中后肩膀受伤,棒球梦瞬间化为泡影。
배트. 아. 아까 피씨방 갈 때 창고에 두고 나온 게 생각났다. 그게 요즘은 방망이를 들고 다니면 너무 관종 같으니까 창고에 두고 다니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리고 끽하면 경찰들이 쫓아와서 이름이며 나이며 묻고 간다고. 우영이가 귀찮다며 학을 떼서 요즘엔 창고 아니면 우리 집이었다. 경찰 딴엔 이 주변에서 자기들이 봐 두었던 건달 새끼가 아닌데 건달처럼 생긴 놈들 둘이서 위협적인 물건을 들고 다니니 그런 거겠지. 아주 이해 못 할 것도 아니지. 근데 우리가 그렇게 건달처럼 생겼나?
球棒。啊,刚才去网吧的时候放在仓库里忘记拿了。最近拿着球棒走来走去太像关注狂了,所以大多数时候都放在仓库里。而且一不小心警察就会追过来问名字什么的。友荣嫌麻烦,最近不是放在仓库就是放在我们家。警察大概觉得我们不是他们盯上的混混,但两个看起来像混混的人拿着威胁性的东西走来走去,所以才会这样吧。这也不是完全不能理解。可是我们真的看起来那么像混混吗?
“어, 산아. 아침에 거울 봤어?”
“哦,伞啊。早上照镜子了吗?”
“봤는데. 좀 그렇지 사납게 생겼지.”
“看到了。有点凶神恶煞的样子。”
“근데 내 눈에는 귀여워.” “但是在我眼里很可爱。”
언젠가 정우영이 들고 다니던 야구방망이를 찬찬히 뜯어보는데 야구방망이가 군데군데 홈이 패어있는 걸 보니 괜히 소름이 돋는 거다. 이걸로 뭘, 얼마나 때려댄 거야. 머리 위로 이불을 뒤집어쓰고 몸을 부르르 떠니, “추워?” 묻는 정우영이 참 웃겼다. 야구방망이는 야구할 때 쓰는 건데. 우영아. 너 야구 다시 해. 중얼거리니까 우영이는 돌아눕더니 내 허리를 꽉 끌어안고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프로 되려면 운동량 늘려야 되거든.”
有一天,我仔细观察郑友荣随身携带的棒球棒,发现棒球棒上有些地方凹陷了,顿时起了一身鸡皮疙瘩。这到底是用来打了什么,打了多少次啊。我把被子蒙在头上,身体不由自主地颤抖起来,“冷吗?”郑友荣问道,真是让人哭笑不得。棒球棒是用来打棒球的啊。友荣啊,你还是去打棒球吧。我喃喃自语,友荣却翻了个身,紧紧抱住我的腰,摇了摇头。“要成为职业选手的话,得增加运动量。”
우영이 어깨가 갑자기 왜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고등학생 때니까. 내가 본격적으로 비행을 하던 시기랑 맞물린다.
友荣的肩膀为什么突然变成那样我不知道,但那是高中时候的事。那正好是我开始正式叛逆的时期。
물론 나 최산은 아주 어려서부터 비행 청소년이긴 했지만, 머릿속으로 대충 계산하면 남을 패기 시작했을 때부터 인 것 같다. 패는 일에 손을 댄 게 그쯤이니까. 운동하는 놈이 양아치 새끼랑 어울려서 주먹질까지 하니까 어깨가 무리한 거 아닐까? 우리 영이. 팔이 우락부락 뻠삥되어 있음 뭘 하나. 쓰질 못하는데. 아무튼, 비행 청소년이던 나랑 어울려서 벌이라도 받은 것 같아 괜히 죄책감 한 덩어리를 늘 가슴속에 품고 살았다.
当然,我崔伞从很小的时候就是个问题少年,但如果大致计算一下,应该是从开始打人的时候算起。因为那时候我才开始动手打人。一个运动员和小混混混在一起,还动起了拳头,肩膀是不是太过分了?我们友荣。手臂肌肉发达得像个气球,但有什么用呢?根本用不上。总之,和我这个问题少年混在一起,感觉他也受到了惩罚,我总是心里怀着一块罪恶感。
“우영아. 야구 다시 해.” “友荣啊。再打一次棒球吧。”
“싫어.” “讨厌。”
그럼, 방망이는 사람 팰 때만 쓸 거야?
那么,棒子只用来打人吗?
그렇게 물으면 또 대답은 없었다. 야구방망이로 사람 패면. 이젠 경찰서 말고 교도소 갈 수도 있어. 눈을 깜빡이면서 진지하게 말하니 정우영이 피식 웃으며 다시 내 입술에 지 입술을 찍어누르고 떨어졌다.
这样问的话,又没有回答。用棒球棍打人。现在不仅是警察局,还可能进监狱。我眨了眨眼,认真地说,郑友荣轻笑了一声,再次把他的嘴唇压在我的嘴唇上,然后离开。
스물 두 살 최산. 그리고 동갑 정우영. 우리 웃긴게 뭐냐면, 초등학생 때부터 동네 아는 형 동생 사이었다. 왜 아는 형 동생이냐면. 정우영이 나보다 키도 좀 작고 나한테 꼬박꼬박 존댓말도 하고 그러니까 나는 동네 짱이었고. 그 동네 애들은 다 아는 애들이었는데 우연히 놀이터에서 만난 정우영이 아는 동생인 줄 알고 니 이름이 뭐야? 하고 형이라 불러라! 했더니 진짜 형이라고 불러서 그렇게 한 2년 동안 오해한 채로 살았다. 그랬는데 우연히 중학교 가서 같은 반에서 딱. 만난 거지.
二十二岁的崔伞。还有同岁的郑友荣。我们最搞笑的是什么呢,从小学开始就是同一个社区里认识的兄弟。为什么说是认识的兄弟呢。因为郑友荣比我矮一点,对我也总是用敬语,所以我就是社区里的老大。那个社区里的孩子们我都认识,有一次在游乐场偶然遇到郑友荣,以为他是我认识的弟弟,就问他你叫什么名字?还让他叫我哥哥!结果他真的叫我哥哥,就这样误会了两年。然后在初中时偶然在同一个班里遇到了。
그 당시 딩초 서열 1위 최산이 딩초 정우영 삥을 뜯었는데 그때 정우영이 삥 뜯는 내가 마음에 들었더란다. 아니 삥은 딩초 잼민 최산이 뜯었는데 그 후로 딩초 정우영이 졸졸졸 쫓아다녔다니까. 그러다 같은 반에서 딱 만난 거고. 그렇게 몇 년을 강제로 불알친구처럼 지냈더니 어느새 우리는 불알도 만지는 친구가 됐다.
那时候,鼎初排名第一的崔伞向鼎初的郑友荣勒索零花钱,但那时郑友荣却喜欢上了勒索他的我。不是,勒索的是鼎初的小屁孩崔伞,但之后鼎初的郑友荣就一直跟在我后面。后来我们在同一个班碰到了。就这样,强行像铁哥们一样相处了几年,不知不觉我们成了连蛋蛋都能互相摸的朋友。
그때부터 우영이랑은 이상하게 스킨쉽이 잦았었는데 이렇게 불알 만지는 사이가 될 줄은 몰랐고. 뽀뽀만 좀 하는 정도였는데 그땐 게이 새끼냐면서 꺅꺅거리는 애들 반응이 웃겨서 나도 너도 했던 것 같은데. 이젠 뽀뽀는 기본이다. 중딩 최산이 중딩 우영이 한테. 영아. 나랑 왜 같이 다니냐? 물었던 거 같은데. 그때 선수 준비하는 정우영이 배트를 휘두르며 말했다. ‘어. 예뻐서.’
从那时候起,我和友荣之间的肢体接触就变得频繁了,但没想到会发展到摸蛋蛋的地步。那时候只是亲亲而已,看到那些家伙们一边叫我们基佬一边尖叫的反应觉得很好笑,所以我和你都做了。现在亲亲已经是基本操作了。初中生崔伞对初中生郑友荣说:“友荣,为什么总是跟我一起?”那时候准备比赛的郑友荣挥舞着球棒说:“哦,因为你漂亮。”
뭐라는 거야. 你在说什么。
얼굴은 존나 예쁜데, 나쁜 짓만 해서. 갱생시키려고 우리 산이 만나.
脸蛋真漂亮,但总是做坏事。为了让他改过自新,我们的伞去见他。
하여튼 웃긴다. 나는 양아치 세계에 일찍 눈을 떠 어렸을 때부터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다 하고 다녔는데 정우영은 선수였던 시절이 길어 열심히 살았었다.
反正很好笑。我很早就看透了混混的世界,从小就干尽了坏事,而郑友荣当运动员的时间很长,一直都很努力地生活着。
지금도 정우영은 부모님들이 정우영을 놓지를 않아 그렇게 좋은 곳은 아니지만, 일단은 대학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대학 어디는 들어가긴 했다.
即使现在,郑友荣的父母也不愿放手,虽然那所大学不算很好,但好歹也是挂着大学名号的地方,他还是进去了。
나는 학교까지 자퇴하니 매일 이렇게 길거리에 나앉아서 헛짓거리만 하고 있는 게 다였다. 주호가 소개해준 심부름꾼 일. 금목걸이 차고 막 형님! 이러면서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일까지는 아니고. 진짜 소소한 일을 했다. 가끔 주호가 얘 좀 때려 줘 하면 씨씨티비 없는 곳 가서 좀 때려주고, 푼돈 받고. 불륜 하는 아재가 있다 하면 아지매한테 가서 이르고. 푼돈 받고. 소매치기는 예전부터 소질이 없어서 안 한다. 간이 떨려서 못 하겠어. 그런 짓은.
我连学校都退学了,每天就这样在街上游荡,做些无聊的事情。周浩介绍给我的跑腿工作。并不是那种戴着金项链,叫着“大哥!”然后趾高气扬地走来走去的工作。我做的是真正琐碎的小事。有时候周浩说“去揍他一下”,我就会找个没有监控的地方揍他几下,拿点小钱。有人说有个大叔在搞外遇,我就去告诉大婶,拿点小钱。扒窃这种事我从来就不擅长,所以不做。那种事我心里发虚,做不来。
“정우영.” “郑友荣。”
“조금 더 다정하게 불러주라.” “再温柔一点叫我吧。”
“우영아.” “友荣啊。”
“웅 산아.” “伞啊。”
“있잖아. 고민이 있어.” “你知道吗?我有烦恼。”
“오늘 노콘각인지, 아닌지?” “今天是无套还是有套?”
“우영아. 진짜 미쳤구나….” “友荣啊。你真的疯了……”
“나는 찬성.” “我是赞成。”
“얘가 맛이 갔네.” “这家伙疯了。”
“…뭔데?” “…什么?”
“나 군대나 갈까.” “我去参军吧。”
“왜? 정신 차리게?” “为什么?让你清醒一点?”
“응.” “嗯。”
“멀었다.” “还远着呢。”
쯧쯧. 혀를 차는 정우영이 멀었다며 코앞에 그 굵은 손가락을 휙휙 흔드는데 조오올라 얄밉다. 어차피 우영이는 면제인 걸 알거든, 어깨가 *신인데 어딜 가니? 진 기분에 한참을 씩씩거렸지만 사실이었다. 내가 정신 차리긴 좀 멀었어. 아직도 알바로 사람 때려주는 걸 한다는 게 말이나 되니? 내 처지가 지금 그렇게 욕하는 신주호나 김동우보다 나은 게 하나도 없어 그냥 고개를 끄덕거릴 수밖에 없었다.
啧啧。郑友荣咂着舌头说我还差得远,然后在我面前挥舞着他那粗壮的手指,真是让人讨厌。反正我知道友荣是免试的,肩膀是*神,你能去哪儿?虽然我气得半天喘不过气来,但他说的是事实。我确实还没清醒过来。现在还在打工帮人打架,这像话吗?我的处境比起那些骂我的申周浩和金东宇也好不到哪里去,只能点头表示同意。
다 씹은 사탕 막대를 잘근잘근 씹으며 바닥에 손가락으로 지익- 손장난을 치고 있으니 별다른 의미는 없는데 정우영이 내 손을 따라 같이 손장난을 친다. 지익, 지익. 아래로 두 번, 왼쪽으로 한번, 다시 아래로 두 번, … …왼쪽 한번 다시 아래로 한번, … ….
把嚼烂的糖棒咬得嘎吱嘎吱响,用手指在地板上画着无意义的图案,郑友荣也跟着我的手一起玩起了手指游戏。嘎吱,嘎吱。向下两次,向左一次,再向下两次,……向左一次,再向下一次,……。
“섹.” “色。”
“어어어.” “哦哦哦。”
“스.” “伞。”
“어어어! 하자.” “哦哦哦!做吧。”
“영이. 섹스 못 해서 죽은 귀신이 붙었어?”
“友荣,你是不是被因为没法做爱而死的鬼附身了?”
“아니. 우리 사니 기분이 저세상 간 것 같아서, 저세상 대신 홍콩 보내주려고 그러지.”
“不。我们伞的心情好像去了另一个世界,所以我想送他去香港代替那个世界。”
“너 진짜 완전 변태 같아.”
“你真的完全像个变态。”
칠색 팔색하는데도 우영이는 어깨만 으쓱하는 게 다였다. 한참 우영이랑 눈을 맞추고 있으니 우영이가 잠깐 표정을 풀며 턱을 괸다. 항상 웃는 얼굴이었던 것 같은데 그 웃는 얼굴이 풀어지고 나니 숨이 턱 막힌다. 우영이가 손을 뻗어 엄지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살살 문질러 대는데 저게 노림수인 걸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그 엄지손가락 위로 혀를 빼 입술을 축였다.
七嘴八舌地说着,友荣只是耸了耸肩。和友荣对视了一会儿,友荣暂时放松了表情,托着下巴。总觉得他一直在笑,但当他的笑容消失时,我的呼吸突然停滞了。友荣伸出手,用拇指轻轻地摩擦我的嘴唇,虽然知道这是他的计谋,但我不由自主地伸出舌头舔了舔他的拇指。
우영이의 엄지손가락이 입술 사이를 가르고 들어왔다가 아랫입술을 꾹 누르곤 떨어졌다. 순간 그게 아쉬워 시선이 그쪽을 따라갔다가 눈을 위로 치켜뜨니 우영이랑 정면으로 마주쳤다. 우리의 시선이 가볍게 섞였다가 떨어지는데 그 찰나가 너무 간지러웠다.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을 것 같아 고개를 푹 숙였으나 소용없었다. 빨개진 내 얼굴을 본 우영이가 고개까지 꺾으며 끅끅 웃어댄다. 괜히 민망해져 우영이 어깨를 소리 나게 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더니 정우영이 다시 내 팔을 끌어당겼다.
郑友荣的拇指划过我的嘴唇,然后用力按住下唇再松开。那一瞬间,我感到有些失落,目光跟随他的手指移动,抬眼便与郑友荣正面相对。我们的视线短暂交汇又分开,那一刻让我觉得痒痒的。我觉得脸一定红透了,便低下头,但这并没有用。看到我红了脸,郑友荣还把头歪到一边,咯咯地笑了起来。我感到尴尬,拍了拍他的肩膀,想要站起来,但郑友荣又拉住了我的手臂。
“산아. 잠깐 나랑 말 좀 해.”
“伞啊。暂时跟我说几句话。”
“다리 저려.” “腿麻了。”
“엉덩이를 바닥에 깔고 앉아 봐.”
“把屁股放在地上坐下。”
“싫어. 엉덩이 더러워져.” “不要。屁股会弄脏的。”
별것 아닌 거로 한참 실랑이를 하니 우영이는 그냥 앉으라고 내 어깨를 힘주어 누른다. 이씨, 힘은 또 세서 질질질 끌려 다시 앉을 수밖에 없었다. 아까는 빨리 가자 더니 무슨 심경의 변화인지. 그리고는 내 팔을 자기 품에 가져가더니 착 달라붙어 눈을 감았다.
因为一点小事争论了半天,友荣用力按住我的肩膀让我坐下。哎,这家伙力气还真大,我被拖得只能重新坐下。刚才还说要快点走,不知道他心情怎么变了。然后他把我的胳膊拉到自己怀里,紧紧地贴着,闭上了眼睛。
“너 할말 없지.” “你没话说了吧。”
“우웅.” “呜。”
“영아. 김동우 말야, 죽을까?” “友荣,金东宇说,他会死吗?”
“글쎄……. 사람은 쉽게 안 죽지. 근데 걔 이야기 안 하면 안 되나?”
“글쎄……. 사람은 쉽게 안 죽지. 근데 걔 이야기 안 하면 안 되나?”
“嗯……人不会那么容易死的。不过能不能不提他?”
“돼.” “可以。”
이제는 사람을 팬다는 게 쉽지 않았다. 내가 씨씨티비를 피해서 그러고 있는 이유가 뭐겠어. 불륜 아재들도 그냥 막 들이대면 명예훼손이니, 초상권침해니, 법을 들이민다.
现在打人已经不容易了。我避开监控摄像头的原因是什么呢。那些搞外遇的中年男人,如果直接揭发他们,就会说是名誉损害、侵犯肖像权,还会拿法律来压人。
신주호의 재력 앞에선 아무것도 아니긴 했지만. 심부름꾼 일을 하다 보니 말도 안 되는 일들을 맡을 때가 많았는데 죽이는 건 안 해요. 했더니 요즘엔 그마저도 점점 일거리가 줄어들고 있었다. 저기요, 제가 사람 패는 건 해줄 수 있는데요? 그럼 죽기 일보 직전까지 패주세요. 는 무슨 말이냐.
在申周浩的财力面前,这些都不算什么。做跑腿的工作时,经常会接到一些荒唐的任务,但我不杀人。结果最近连这样的工作也越来越少了。喂,我可以帮你揍人吗?那就揍到快死为止吧。这是什么意思。
스무 살 때 신주호가 아무도 안 쓰는 컨테이너 창고 하나를 얻어줬다.
二十岁时,申周浩给了我一个没人用的集装箱仓库。
‘사업하자 산아.’ ‘做生意吧,伞啊。’
자퇴하자마자는 신주호네에서 먹고 자고 했으니 할 일도 없던 차에 그것도 다 빚이라 생각했던 나는 그런 주호의 제안에 흔쾌히 콜을 외쳤다. 그 사업이라는 게 별다른 건 없었고 동네 양아치 고딩들 모아놓고 골목 양아치 대장 놀이하면서 흥신 사업하는 거였으니 내가 못 할 것도 없어 보였다.
退学后,我一直在申周浩家吃住,没什么事情可做,我认为那都是债务,所以对周浩的提议欣然同意。那个所谓的生意其实没什么特别的,就是把附近的小混混高中生聚集起来,玩弄街头混混老大的游戏,做一些调查工作,看起来我也没什么不能做的。
‘심부름해 드립니다.’ 심부름꾼, 흥신사무소. 간판도 없고 하는 일은 뒤가 졸라게 구렸는데 길바닥에다 뿌리는 딱지를 보고 오는 건지 아니면, 그냥 재미에 미쳐있는 금수저 주호가 물어오는 건지. 이게 또 은근 짭짤해 아직 하고 있긴 했다.
‘跑腿服务。’ 跑腿员,兴信事务所。没有招牌,做的事情也很见不得人,不知道是看到街头小广告来的,还是只是因为富二代周浩觉得有趣。这生意还挺赚钱的,所以我还在做。
이 창고도 처음엔 진짜 창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는데 구석에다 화장실도 만들고, 칸막이 나눠서 침대도 놓고 하니 제법 그럴싸한 공간이 됐다. 그리고 그 침대에선 우영이랑 죽어라, 떡만 친다. 원래는 일 끝나고 집에 갈 여유가 되지 않으면 잠도 자려고 했는데…. 뭐 어떻게 말하면 잠자는 게 맞긴 하다.
这个仓库一开始真的只是个仓库,不多不少,但在角落里建了个厕所,隔出一个空间放了张床后,就变成了一个相当不错的地方。而且在那张床上,和友荣死命地做爱。原本是打算工作结束后如果没时间回家就睡在这里的……怎么说呢,睡觉也算是对的。
우영이는 선수도 그만두고 나니 할 일이 더럽게 없었는지 학교에 다니면서 조금씩 내 일을 도왔다. 내가 사업을 시작했다고 하니까 어디서 좀 놀았다 하는 고딩 애들을 모아왔다. ‘실장 : 최산’ 돌 깎아서 명패도 만들어다 줬다. 실장? 내가? 꺄르르 웃으면서 나 그럼 뱀 그려진 셔츠 입을까? 하니까 다음날 우영이는 그것도 사다 줬다. 비싼걸루다.
友荣不再当选手后,似乎无事可做,于是他在上学的同时,开始帮我一点忙。我说我要创业,他就从哪里找来了一些曾经有点名气的高中生。‘室长:崔伞’ 他还特意刻了个名牌给我。室长?我?我咯咯笑着说,那我是不是该穿一件画着蛇的衬衫?结果第二天,友荣真的给我买了一件,而且是很贵的那种。
명품, 뭐라고 했는데 아는 건 구찌밖에 없어서 모르겠다. 뭐 아무튼 우영이가 나한테 한다는 소리가, “산아. 네가 부리는 놈들이 많아야 아무도 안 건드려.” 란다. 우영아 너 좀 건달 같다? 중얼거리니 우영이가 미간을 긁으며 동우랑 주호가 알려줬다고 했다. 그 고딩놈들은 나 같은 가출청소년들이 대부분이었다. 어디서 그런 반푼이들을 잘도 데려왔는지. 소매치기하던 놈, 삥뜯던 놈, 다양한 놈들이 있었다.
名牌,虽然说了什么,但我只知道 Gucci,所以不清楚。反正友荣对我说,“伞啊,你手下的人多了,没人敢动你。” 友荣啊,你有点像黑帮老大?我嘟囔了一句,友荣挠了挠眉头,说是东宇和周浩告诉他的。那些高中生大多像我一样是离家出走的少年。不知道他从哪里找来这些半吊子。有扒手,有勒索的,各种各样的人都有。
고딩들 데리고 장난질처럼 하다 보니 처음에는 동네 양아치들이랑 노는 기분이었는데 명패를 만들고, 명함을 만들고. 뒤 구린 짓의 수위가 점점 높아져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다.
带着高中生们像开玩笑一样玩闹,起初感觉像是和街头混混们一起玩,但后来制作了名牌,制作了名片。背后的肮脏事情的程度越来越高,开始渐渐担心起来。
신주호. 이거 안 위험한 거 맞지? 일을 시작하고 한 백번은 물어봤는데 그때마다 내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대답은 없었다. 이러는 와중에 정우영 머리가 터진 거고 주호한테 이제 양아치 놀이 안 한다, 실장이고 뭐고 필요 없다며 지랄을 했더니 그럼 병원비 달란다. 씨발.
“信周浩,这个真的不危险吗?”工作开始后,我已经问了大概一百次了,但每次都没有得到让我安心的回答。就在这种情况下,郑友荣的头被打破了,我对周浩说我不玩混混游戏了,什么室长都不需要了,结果他却要我付医药费。妈的。
그래서 나는 3년 가까이. 아직 주호 따까리 짓을 하고 있었다.
所以我已经做了将近三年的钟浩跟班。
“우영아 동우 얘기 한 개만. 딱 한 개만. 더 할게, 어? 딱 한 개만.”
“友荣啊,东宇的故事就一个。就一个。我会再讲的,好吗?就一个。”
“재미없는데….” “没意思……”
“걔 약 받는 거.” “他在吃药。”
“엉.” “嗯。”
“누가 주는 건데?” “谁给的?”
“그거까진…. 모르지.” “那就……不知道了。”
“…갑자기 든 생각인데 김동우. 약을 누구한테 받는지 말을 안 해줬는데.”
“…突然想到,金东宇。你没有告诉我你从谁那里拿到药的。”
어떻게 옆 동네에서 마약까지 받는다고 생각해?
你怎么会想到从隔壁街区拿毒品呢?
입에 물고 있던 사탕 막대를 푸 뱉어냈다. 막대가 침에 젖어 쪼글쪼글했다. 종이 막대라 그런지 입에서 종이맛이 난다. 아 사탕 한 개 더 먹을까, 갑자기 입이 답답했다. 금연한 지 2주가 지났는데 아직도 담배 생각이 났다.
嘴里含着的糖果棒被吐了出来。棒子被口水浸湿,皱巴巴的。因为是纸棒,嘴里有纸的味道。啊,要不要再吃一颗糖呢,突然觉得嘴里很闷。戒烟已经两周了,但还是会想起香烟。
“영이 너는 들은 거 있니?”
“友荣,你听到什么了吗?”
“없어.” “没有。”
“내 말에 집중 좀 해줄래.”
“能集中听我说话吗?”
“하고 있어.” “正在做。”
“혹시 말야. 약 받는 거….”
“혹시 말야. 약 받는 거….”
“那个……吃药的事……”
“…….” “……”
“신주호가 떼다 주는 거면?” “如果是申周浩给的呢?”
우영이는 이마를 손등으로 긁다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대충 그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뭐 그런 뜻이겠지. 근데 진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뒤통수가 서늘해졌다. 주먹만 쓰던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겠어? 고작 신주호 따까리 짓이다. 근데 나는 건달 일을 안 한다고 하니 아예 권하지도 않은 것 같고. 김동우는 그런 쿠세에 약하니까. 아마 약도 좋다고 했겠지?
友荣用手背挠了挠额头,然后重重地叹了口气。大概也就那样吧,他早有预料。可能就是那个意思吧。但是一想到这可能是真的,他的后脑勺一阵发凉。我们这些只会用拳头的人还能做什么呢?不过是给申周浩当跟班罢了。但是我说我不干混混的事,他们好像也就没再劝我。金东宇对这种事很弱,可能还觉得药挺好的吧?
근데 그렇게 살면…. 걱정이 안 되나? 내가 미래 어쩌고, 앞날을 운운하는 것도 웃기지만. 하루하루 의미 없이 살아가는 이 와중에 양심이라는 게 남아는 있어서. 컨테이너에서 사람 패면서 받는 돈은 그렇게 개운하지 않았다.
但是那样生活的话……不担心吗?虽然我说什么未来、前途之类的也很可笑。在这样每天毫无意义地活着的过程中,至少还有点良心。从集装箱里打人赚来的钱并不那么让人心安。
나도 인간인지라. 가슴이 안개라도 낀 듯 답답해져서 다 때려치우고 막노동판을 뛰었는데 막상 내 손에 들어오는 돈을 보니 화가 나는 거다. 사람 패고 받는 돈이 떳떳하지 못해도 때가 묻은 돈이라고 짭짤하긴 한데. 그러다 보면 다시 또, 원점이다. 사람 패던 새끼는 뭘 해야 해?
我也是人啊。心里像是被雾气笼罩一样憋闷,于是我决定放弃一切去做苦力,但当我看到手里的钱时,心里又生气了。虽然打人赚的钱不光彩,但毕竟是辛苦赚来的钱,还是挺可观的。这样一来,我又回到了原点。打人的家伙该做什么呢?
그러니까 뭐라도. ‘뭐라도’ 해야 돈이 생기지 않겠어? 무언가라도 하고 살기는 살아야 하지 않겠나.
所以说,不管做什么。‘不管做什么’才能赚到钱,不是吗?总得做点什么才能活下去,不是吗?
고등학교를 자퇴하면서는 X같은 세상! 내가 최고야! 떵떵거리고 다녔는데 막상 내가 성인이 되고 보니 그런 세상에 빌빌 기고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지금 당장 뭐가 있겠어 하는 거라곤 몸 쓰는 것밖에 없는데. 그러다 보니 아직 사람 패는 데에서 손을 완전히 못 떼고 있었다. 미래가 너무 몸 쓰는 일에 가 있으니까 지금 내가 이렇게 궁상떨면서 군대나 갈까. 하는 헛소리 아닌 헛소리를 하는 거지.
高中的时候退学了,觉得这个世界真是糟透了!我是最棒的!到处炫耀。可当我真正成年后,发现自己在这样的世界里却只能卑躬屈膝。我现在能做的事情,除了用身体干活,几乎没有别的选择。于是,我还没完全放弃打架斗殴。未来似乎注定要做体力活,所以现在我才会这样狼狈地想着,要不去当兵算了。这简直是胡言乱语。
김동우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은데……말이지.
金东宇也应该不会有太大不同……对吧。
“좆같네.” “真他妈的。”
“욕하지 마.” “不要骂人。”
“우영아 나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싶어.”
“友荣啊,我什么都不想去想。”
차라리 고등학생할래. 宁愿当高中生。
있지, 고등학생은 미자라서 이리저리 쑤시고 다녀도 경찰서 안 간다? 진짜 위험한 생각을 하며 푸흐흐 웃으니 정우영이 눈을 희번득 뜨면서 “왜? 누구 죽이기라도 하려고?” 살벌하게 묻는다.
아닌 거 알면서. 明知道不是这样。
“나 요즘엔 고등학생 때로 돌아 가고 싶단 생각 많이 해.”
“我最近经常想回到高中时代。”
“…나는 싫어.” “…我不喜欢。”
“응.” “嗯。”
“산아. 나는.” “伞啊。我。”
“응.” “嗯。”
“재미없었어.” “没意思。”
……농담이래도. ……就算是玩笑。
“우영아. 슬슬 일어나자.” “友荣啊,差不多该起床了。”
“어.” “哦。”
“창고 먼저가까?” “先去仓库吗?”
“그냥 집 가자.” “就回家吧。”
“배트는?” “球棒呢?”
“아니, 지금 좀 급하네.” “不,现在有点急。”
“귀엽네, 영이.” “真可爱,友荣。”
“오늘 좀. 그르네?” “今天有点。那样?”
“잘 좀 해봐.” “好好干吧。”
“안에 해도 돼?” “可以在里面吗?”
“싫다고 해도 할 거잖아.” “就算你说不喜欢,你还是会做的。”
“내가 언제. 너가 싫다는 건 안 하지.”
“我什么时候说过。我从没说过讨厌你。”
언제였지? 什么时候呢?
우영이가 야구를 그만두기로 했던? 아니 못한다고 들었던? 뭐 대충 그때쯤. 아무튼 우영이가 야구를 못 한다고 고백한 날. 우리의 배가 처음 맞았다.
友荣决定放弃棒球的那天?不,是听说他不能打了?大概就是那时候。总之,友荣坦白说不能打棒球的那天,我们的船第一次相遇了。
열여덟 살 땐가. 내가 학교를 그만두기도 전이었으니까 더 어렸을 수도 있다. 그날 정우영이 울면서 말했다. ‘산아. 나 야구 못 한 대.’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어땠더라?
十八岁的时候吧。因为那时候我还没辍学,所以可能更小。那天郑友荣哭着说:“伞啊,我不能打棒球了。”第一次听到那句话时,我是什么感觉来着?
「 어깨가 다 망가졌대. 」
「肩膀都坏了。」
「 나 이제 병신 됐어. 어떡해. 」
「我现在变成傻瓜了。怎么办。」
어떡해. 이제 나 어떡해 산아.
怎么办。现在我该怎么办,伞啊。
배가 맞았다고 표현하기에는…. 说他们合拍……
비가 무지하게 쏟아지던 열 몇 살 고등학생 둘은 콘돔 하나 없이 그저 무식하게 쑤셔 박고 싸는 게 섹스인 줄 알았다. 둘은 그렇게 처음으로 무드는 개나 준 떡을 쳤다.
大雨倾盆的那天,十几岁的两个高中生以为没有避孕套的莽撞插入和射精就是性爱。就这样,他们第一次毫无情调地做了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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