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들어가면 연애할 수 있겠죠? 한강에서 손 잡고 걸으면서 흩날리는 상대방의 긴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고, 서로 마주 보며 실없이 웃고. 제 손으로 싸 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고, 해가 지는 강가를 바라보며 노을 빛으로 물든 상대의 얼굴을 바라보는..
은 무슨. 과거의 망상을 짧게 회상한 대영은 짜게 식은 얼굴로 제 아래에서 존재감을 나타내는 뚝배기를 바라본다.
“안 먹어?”
“……네?”
“여기 맛있는데.”
분명히 말하는데, 이런 건 제 미래 계획에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이건 뭐 그냥 당황스러운 수준도 아니죠. 황당해서 기절이나 하지 않으면 다행이죠. 떨떠름한 표정과 혼잡한 머릿속의 혼종으로 난리 난 저와 달리 토쿠노 유우시는 꽤 담담한 표정으로 숟가락을 움직였다. 사실은 저 형도 나만큼이나 어처구니 없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간다. 잠깐 밝아진 표정으로 김대영은 저… 형, 하고 천천히 입을 뗐다.
“응.”
“..있잖아요.”
“어, 근데 그 소면 안 먹을 거면 나 줄래?”
“다 드세요.”
그렇게 낯짝은 다시 원점으로. 애초에 잘못 짚었다. 이 인간이 먹을 걸 앞에 두고 다른 무언가를 더 우선순위에 두었을 리가 없다. 제 앞에 있던 소면 앞 그릇을 반대편으로 옮겼다. 고마워. 동시에 입가에 미소가 피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다시 고뇌 속으로 뛰어든다. 너무 태연해서 그냥 선후배 같이 밥 먹는 줄 알겠다. 솔직히 입맛도 없어서 깍두기와 김치도 그의 앞으로 밀어줬다. 오, 대영. 약간 감동받은 표정으로 답하는데 그게 그렇게나 어이가 없을 수 없다. 웃기게도 김대영은 그런 유우시의 성격을 꽤 좋아했다. 머리 쥐어짜며 고민하고 있어봤자 그딴 걸 왜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하냐며 점심이나 먹어 정도의 말을 일삼는 사람이었기에 저가 별 요란한 조별 과제로 멘탈이 털리고, 여러 인간들에게 사회성이 털려도 그의 한마디면 역시 그렇죠? 하고 웃어 넘길 수 있었다. 그럼 역시 지금도 그럴까? 그냥 그러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숨을 목뒤로 삼킨다. 그러곤 팔팔 끓는 뚝배기에 숟가락을 넣어 국물을 떠먹었다. 시원하다. 그러니까, 시원해서 속 풀려. 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어요? 동기들. 허허. 너털웃음을 뱉곤 한결 편해진 속으로 머릿속을 비우기 위해 노력했다.
근데…
그게 되겠냐?
“왜? 여기 너무 단가?”
“솔직히 좀요. 바꿔 먹을래요?”
“엉.”
아차하고 머리에 힘 줬을 땐 이미 카페였다. 제정신으로도 잘 오지 않는 카페를 토쿠노 유우시와 해장 후 오붓하게 왔다는 거다. 카페는 과제 할 때나 오는 곳 아닌가? 라고 생각할 시점엔 이미 늦었다. 왜냐면 그는 김대영이 시킨 자바칩 프라푸치노를 맛있게 먹어대고 있었으니까. 좀 달긴 해. 형이 궁금하다면서요… 솔직히 이 타이밍에 정색 빨고 화제 전환하는 것도 웃기다. 형 저희.. 어제 있잖아요. 이런 말을 꺼내는 것도 수고스러울 뿐더러 원하지 않는 상황일 뿐. 결국엔 이런 상황과 사이를 유지하고 싶다는 이기심과 이미 일어난 일을 어떻게 없던 일 취급하냐는 제정신이 충돌한다. 그렇게 내린 꼼수 같은 결론 하나.
“형.”
“왜?”
“저 사실 어제 기억이 잘 안 나요.”
알코올성 단기 기억 상실을 주장한다. 솔직히 스스로 생각해도 이만큼 짜치는 변명이 따로 없다. 여기서 유우시가 대영 생각보다 엄청 폐급이네.. 말해도 할 말이 없었다. 근데 곧바로 들려야 할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고개를 틀어 슬쩍 그의 눈치를 살핀다. 약간의 정적. 흠. 그러곤 얇은 목소리로 숨을 내쉬며 생각에 잠긴 자세를 취했다.
“그래? 다행이네.”
“네?”
“나도 거든.”
……아? 떨떠름한 감탄사가 떨어진다. 자의는 아니었다. 그러니까 분명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기분은 뭘까 싶었다. 드디어 맛이 갔나. 심각하게 잠깐 고개를 돌렸다. 거의 매일 보는 얼굴인데 바라볼수록 어제의 기억이 침범해 속을 어지럽게 만드는 것 같았다. 입 밖으로 같지도 않은 변명을 내뱉은 지 5분. 유우시의 대답으로 대영은 저 입으로 실수를 했구나 깨닫는다. 그야 김대영은 어제의 기억을 잊지도 않았으며 끊긴 필름이라곤 어느 구석에도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정말 그저 이 상황을 무마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오히려 유우시의 반응은 생각도 못 했다는 거다.
아니 그래도 형은 저를 그렇게… 했으면서 홀랑 까먹었다는 건 좀.
정작 물꼬를 튼 건 본인인데 타격도 스스로 얻었다. 쉽게 말하면 자업자득, 좀 멀리 보자면 내로남불. 걍 결론적으로는 앞뒤 생각 안 하고 같은 학교 동기 형이랑 붙어먹은 업보다.
* * *
人类的罪恶感能持续多久呢。凭良心说,大概得熬过几个月吧。当然并没有什么确切的研究结果。我早就在五岁后彻底丧失了探究这种事的求知欲和好奇心。那些不着边际的言论全都源于混乱中的胡言乱语。更直白地说——不过是自我合理化罢了。
回过神来,发现自己躺在那家伙的床上。睁开眼的瞬间,连"完蛋了"这种念头都没来得及浮现。肩膀酸痛得快要发疯,只能皱着眉头发出痛苦的呻吟。毕竟两个大男人挤在这张不大的床上,这也是理所当然的。说到底都是穷学生,对别人家的床挑三拣四又有什么用。刚摆出认命的姿态,紧接着的结论就来了——操...
你是真的傻逼吗?
还是说是个沉迷于性爱的野兽?
我的学分烂成狗屎是有原因的。用野兽的脑子而不是人类的脑子去接受高等教育,拼命作死当然会这样。现在才意识到这点的金大英,又一次忍不住对自己脑子的惨状感到痛心。他盯着床底深深吐了口气,根本找不到词汇替代此刻心情,只能用叹息来缓冲。听到这声音,优希慢悠悠眨了眨眼,掀起被子发出窸窣响动。
“好冷…”
“嗯….”
他将盖在我腿上的被子也拉了过来,一直拽到他的脖颈处盖好。只露出脸庞的温暖姿势,让眉间紧锁的皱纹渐渐舒展开来。"睡得真香啊..."看着这个和我一起干坏事的人睡得如此安稳,我突然觉得自己是不是反应过度了。说起来,德野悠志从一开始就保持着淡定的姿态,淡定到让金大英想说的话都自动咽了回去。不对,上次他可能真的只是饿坏了。真是个忠于本能的人啊。
요동치던 마음과 머릿속이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진정된다. 이미 벌어진 일에 자책해봤자 뭐가 달라지겠나.. 저번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잡아뗐고, 이번엔 뭐 어떻게 할 건데. 적당한 해결책 같은 건 없었다. 막연히 어떻게든 될 것 같다는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생겨난 게 이유였다. 이런저런 변명 다 제치고 토쿠노 유우시는 꽤 괜찮은 인간이니까. 같이 있기에 즐거웠고, 그의 속이야 워낙 가늠하기 어려우니 논외로 치더라도 대영아, 대영아. 부르는 게 영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가끔은 대영. 하고 짧게 부르는 게 괜히 주인이 강아지 부르는 것 같아 멋쩍게 목덜미를 매만지기도 했으나 몇 번 반복되고 익숙해지니 곧장 네? 하고 척수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 가까워졌다 해도 이렇게 한 침대에서 일어날 정도로 가까워질 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저가 그와 진지하게 사귈 사이도 아니고, 아예 얼굴도 보지 않고 살자니 그것도 싫고. 영 제 속을 보여주지 않으니 비겁한 선택은 대영의 몫이 되어 있었다. 애초에 난 게이가 아닌데.. 그래서 부여받은 선택권으로 또 저는 지금이 좋은데요 라 답하는 선택을 했을 뿐이다. 거기에 유우시가 일언반구를 얹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김대영의 인생은 지극히 순탄했다. 좋게 말해 순탄. 그건 지루해서 미칠 지경이라는 뜻과 다를 바 없었다. 근데 그게 뭐? 남들 다 그렇게 사는데. 그냥 이게 인생이겠거니 했다. 그냥 가끔 있는 술자리는 피곤했지만 막상 있으면 즐거웠고, 별 같잖은 농담도 허허 웃으며 넘어갈 여유도 있었다. 평소 저를 아니꼽게 생각한 인간에게 마음 쓸 필요는 없으니까.
그런 제 인생에 대뜸 침범한 사람이 다른 누구도 아닌..
“안녕.”
웬 일본인일 거라곤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가정이었다.
그때부터 인생은 정말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거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 한 명 정도는 됐다. 대뜸 저를 향해 하는 짧은 인사에 당황해서 네? 대답하며 옆에 있던 일면식 있는 선배를 바라봤다.
“아, 얘가 일본에서 와서. 너도 인사해.”
“안녕하세요.. 경영학과 24학번 김대영입니다.”
“응.”
타국에서 왔으면 그럴 수도 있지. 고개를 짧게 끄덕이곤 저도 인사를 건네는데 돌아오는 대답이 너무 짧아 또다시 그 옆에 있던 선배를 바라보았다. 난 토쿠노 유우시. 그러자 간지러운 목소리가 넘실거리며 귀를 자극했다. 눈을 살짝 내리깔며 말하는 와중에도 대영의 눈엔 그의 긴 속눈썹만 보였다. 되게 기네.. 시선이 그의 눈으로 고정되자 뭐라 웅얼거리는 그의 말은 거의 알아듣지 못했다. 대충 눈치로 자신보다 한 살 많다는 사실을 말했다는 것을 알아채곤 그럼 형이라고 부를까요? 물었다.
“응, 그래.”
그리 대답하는 유우시의 입가에 미소가 진다. 대영은 저도 모르게 아, 하는 소리를 냈다. 되게 잘 웃네. 그게 토쿠노 유우시를 향한 첫인상.
근데 뭐 또 마주칠 일 있겠나?
라고 생각하기엔 바로 다음 날 마주쳤다. 그때 선배와 함께 있던 게 동아리 때문이었던가. 눈이 마주치자마자 어, 하곤 저의 곁으로 오는데 여간 눈에 띄는 외모가 아니었다. 아는 분이셔? 그 질문에 그냥 눈 끔뻑이다 고개 살짝 끄덕인 게 전부였다. 그 뒤로 낯가림이 심한 외국인 학우는 김대영의 몫이 되어 있었다. 이럴 땐 붙임성이 나쁘지 않은 편인 제 성격이 다행일지도. 어디서 왔어요? 오, 그렇구나. 저 작년에 여행 갔었는데 좋더라고요. 근데 한국어 언제 배우신 거예요? 되게 잘해서.. 적당한 질문과 반응을 섞어 대화를 이어 나갔다. 처음엔 어색함이라도 풀자 싶은 생각으로 머릿속에 생각나는 질문을 막 했었는데 듣다 보니 정말 궁금해지기라도 한 건지. 정말 토쿠노 유우시라는 인물이 어쩌다 이곳에 있게 된 건지 하는 호기심으로 이어졌다. 그러다 보니 좀 신났던 것 같다. 대화의 주제가 유우시의 본가인 도쿄에서 대영의 본가인 대구로 이어졌을 땐 이미 저도 모르게 입을 움직이고 있었다.
“한 번 놀러 오세요. 제가 가이드 해드릴게요.”
“한 번만 돼?”
“어.. 여러 번 오셔도 돼요.”
이런 자리에서 하는 말이야 다들 한 귀로 듣고 흘리는 경향이 강해 그닥 진심으로 하는 말은 없었다. 별 생각 없이 놀러 오라고 한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냥 시간 맞으면 오라는 뜻이었는데 한 번만 오라는 뜻으로 들릴 수도 있겠구나 하고 말았다. 그 뒤로 둘이 붙어 다니는 빈도는 급격히 늘어났다. 처음엔 나 여기 잘 몰라 라는 말 아래 오지랖 자아가 발동한 김대영이 형 카톡 해요? 시간 맞으면 같이 밥 먹어요. 여기 주변에 맛있는 거 많아요. 따위의 핑계로 연락처를 딴 게 시작이었다. 라인 아이디만 쓰던 일본인의 휴대폰에 노란 앱이 자리를 차지했다. 그 안에 존재하는 친구 수도 김대영 포함 얼마 되지 않는 게 좀 놀랍긴 했다. 원래 한두 번 만나다 말 생각으로 여기 어떠냐며 학교 앞 맛집 몇 개를 보냈다. 알밥 좋아하세요? 맛있네. 막상 만나서 밥을 먹으니 되게 조용히 맛있게 먹더라. 유독 그 메뉴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냥 모든 음식을 그렇게 먹는 게 그의 습관이라면 습관이었다. 나중엔 어떻게 알았는지 지도 기능까지 사용해서 대영 이따 점심 여기. 라고 메뉴 지정까지 해서 카톡을 보냈다. 그런 유우시에 익숙해진 김대영 또한 오 좋아요(박수치는 강아지 이모티콘) 키패드 까지 착착 누르며 착실하게 답장했다.
중간고사가 끝난 5월쯤 되니까 둘은 거의 세트 취급을 받았다. 유우시를 소개해줬던 선배 또한 유우시에게 김대영의 행방을 묻고, 김대영에게 유우시의 안부를 물었다.
유우시 형이 어디 있냐고요? 연락 안 돼요? 그걸 저한테..아니 둘이 잘 붙어 다니길래. 하하. 아마 수업 듣는 중일걸요. 이따 저녁에 보기로 해서. 뭐야, 아네. 김대영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으로 상황을 무마했다. 그 정도로 형이랑 붙어 있었나? 이번 주에도 봤고, 저번 주에도 시간 나면 같이 밥 먹고.. 그렇네. 그러고 보면 시험공부도 같이 했다. 영 집중을 못하는 저와 달리 전공책에 시선을 고정한 그의 모습이 기억에 남았지.
집중 안 해?
토쿠노 유우시는 저를 바라보는 김대영을 향해 입을 벙긋거렸다. 괜히 이상한 기분에 짧게 입꼬리를 올리곤 노트북으로 시선을 돌렸다.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다. 뭔가 챙겨줘야 할 것 같아서 이것저것 제 딴엔 노력했는데 보다 보면 형 노릇에 더 익숙한 사람 같아서. 믿음직한 사람도 맞긴 한데 말이다. 아마 급격히 날씨가 변하는 중간에 사람 마음도 면역력과 함께 오락가락 하는 게 분명했다. 깊이 생각해봤자 무엇이 크게 달라지리. 한숨 돌릴 겸 본가나 다녀와야겠다는 다짐을 하곤 곧장 간단한 짐을 챙겨 케이티엑스에 몸을 실었다.
그래서 딱 삼 일 만에 그를 봤다. 근데 좀.. 이상하지 않나? 삼일이 그리 긴 기간도 아니고, 기껏해야 금토일이다. 연락이 좀 안 되긴 했다만,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유우시가 주로하는 연락의 내용은 학교 근처 도넛집 위치 찍어서 보내기, 새로 나온 공차 메뉴 소개하는 인스타 릴스 보내기 이런 거였으니까. 기차 타고 2시간을 넘게 가야 도착하는 대구에 있는 대영은 그와 함께 밥을 먹는 시간을 보낼 수 없었다. 유우시가 뭔 카카오 맵(이건 어떻게 사용법을 터득했는지 김대영은 알도리가 없었다)으로 위치를 찍어 보내면 김대영이 헐 형 저 본가😅 하고 혹시라도 제 의미가 왜곡될까 이모티콘도 붙여 전송했다. 야 안 마셔? 빼? 그 와중에 저를 긁는 고등학교 친구에 휴대폰을 주머니에 집어넣곤 하하 지랄 말라는 소리와 함께 웃으며 술잔을 들었던 게 다다.
🤔
곧장 온 유우시의 답장의 의도를 이해할 순 없었지만 이미 김대영이 그 이모티콘을 확인했을 땐 하루가 훌쩍 지난 시간이었다. 숙취의 여파가 여간 큰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뭐라 대답할 말도 없고, 상대도 별 생각 없이 보냈을 거라 여겼다. 할 말이 따로 있었다면 전화를 하든가 했겠지.
근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월요일의 시작과 함께 김대영이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다름 아닌 너 유우시 선배랑 싸웠어?! 였다. 만나는 사람마다 그런 소리를 하는 덕에 저 스스로도 내가 형이랑 싸웠었나? 하고 기억을 더듬을 정도였다. 아니에요, 진짜 아니거든요? 눈은 웃고 있지만 땀 삐질 거리는 상태도 더해졌다. 안 그래도 조용한 카톡 창이 신경 쓰여 죽겠는데 한국대 토쿠토쿠가 헤어졌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이라며 한소리를 덧붙이는 동기들에 고마해라! 소리쳤지만 빨랑 사과하고 끝내라는 말만 돌아왔다. 아니 뭘 잘못했는지 알아야 사과를 하지. 근데 그런 김대영의 마음가짐 자체가 틀려먹었다며 제게 쓴소리를 하는 사람들만 차고 넘쳤다.
선배는 유우시 형 어딨는지 알아요? 제 카톡 안 읽던데. 그러자 아메리카노를 쭉쭉 들이키던 옆에서 엉? 하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김대영은 제 귀를 의심했다.
걔 오늘 유진이랑 밥 먹을걸?
그러니까,
밥메이트 자격 박탈 소식을 들어버린 것이다..
그것도 타인의 입으로……
그때 대영이 느낀 감정을 분명히 설명할 수 있었다. 배신감, 그래 배신감이었다. 혹시라도 다른 말이 있었나 싶어 급히 노란색 앱을 열어 대화창을 확인했지만 선명히 남아있는 숫자 1에 저절로 얼빠진 표정을 했다. 입맛이 없다는 이유로 점심도 패스했다. 그래 식단관리 할 때가 되긴 했지. 아, 학교 앞 김치찌개 맛있는데.. 인스타 스토리를 휙휙 넘겼다. 그러다 손가락은 한 사람의 게시물에 멈춰버리는데. 당연하게도 토쿠노 유우시의 것이었다. 하필 메뉴가 김치찌개. 허어.. 그와 동시에 기다리던 사람은 오지도 않는 연락이 다른 사람에게서 도착했다. 와여기유우시선배있는데? 우연히 만난 게 그리도 신기했는지 띄어쓰기에 띄도 포함되어 있지 않아 대영은 저도 모르게 호흡도 하지 않고 급하게 읽었다. 심지어 개잘생김;;; 거기에 또다시 할 말을 잃었다. 그 형 잘생긴 게 한두 번인가 싶은데 동기가 그렇게 말할 정도면 뭐 옷이라도 차려입었다는 건가 싶어서. 그게 알반가 하는 생각과 근데 매일 같이 밥 먹던 저는 뭐가 되나요.. 라는 생각이 충돌해 절로 머리가 지끈거렸다. 충동적으로 또 연락을 보냈다. 그것도 얼토당토않은 내용으로.
오늘은 밥 말고 같이 술 마시는 거 어때요??
🤔
보내자마자 후회했다. 삭제하려고 제 화면을 꾹 누르는데 곧장 숫자가 사라지며 답장이 도착했다. 또 저 표정… 절로 힘이 쭉 빠졌다. 됐다, 뭔.. 라고 여기며 모든 신경을 네모난 화면에 집중했다. 가오 탈탈 털리지만 신경이 쓰이는 걸 어떡하라고.
그래
카카오맵 [전막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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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뒤쯤 여러 개의 답장이 도착한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제 휴대폰을 응시했다. 뭐지. 일단 유우시와 술을 마시는 게 처음. 근데 일본이 보낸 장소가 막걸리와 전이 주 조합인 술집. ..이게 맞나? 한 걸음 더 멀어진 그와의 심리적 거리감을 체감한다. 이러나저러나 황당한 감정은 그거고, 결론은 또 달랐으니까. 냉큼 얻게 된 기회를 날릴 만큼 바보천치도 아니고 술이라도 마시면 분위기가 전환될 거란 기대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전환이 되긴 했다.
그날 막걸리는 유난히 입에 잘 붙었고
오랜만에 보는 형의 얼굴은 무척이나 잘났으며
그에 따라 김대영은 자제력이라는 걸 잃었다.
그치만 전환이 돼도 너무 됐는데요? 순식간에 가히 설명하기 어려운 표정으로 바뀐다. 토쿠노 유우시와 같은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말이다.
* * *
서로 기억도 안 나는데 없던 일 맞지. 살다 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는 법. 애써 속을 달래며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 김대영이 간과한 점이 있다면 처음은 어렵지만 두세번은 쉽다는 것. 그래서? 또 마셨다. 뭘? 당연히 술을. 인간은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자괴감에 빠지는 한심한 짓을 할까. 스스로 고찰하는 순간에도 본인부터 인간이라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아이러니 하다는 거다.
“지금이 좋다는 게 무슨 말이야?”
“어.. 네?”
“가끔 섹스하고 그런 거?”
두번째로 그의 침대에서 눈을 떴고, 간단하게 정신을 차린 후 씻은 뒤 나가려다 그 모습을 딱 걸렸고. 어디 가? 잠긴 목소리로 묻는 와중에 부기 하나 없는 얼굴이 자기주장 하더라. 수업.. 가아죠? 12시 수업이잖아. 책상 위에 있는 전자시계는 너무 선명하게도 9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어색하게 다시 유우시의 침대에 앉아 화장실에 간 그를 기다렸다. 이러고 있으니 바로 전날의 기억 때문인지 저도 모르게 다소곳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순간에 달칵, 소리와 함께 물기에 젖은 유우시가 화장실에서 나온다.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서두를 열자 대영의 표정은 더욱 떨떠름하게 바뀐다. 지금이 좋다는 게 무슨 말이냐고 물으면 뭐라 대답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는데.. 그러나 저가 입을 열곤 되묻자 그는 고민도 없이 결론을 지어버린다. 그것도 김대영의 사고회로를 틀어막는 단어로 말이다. 네, 네헥? 먹은 것도 없는데 목에 뭐라도 걸린 듯, 재채기를 해대며 붉어진 눈가로 그를 바라봤다. 대영은 가끔 내가 형이라는 걸 까먹나봐.. 당황스러운 문장들은 끝날 줄을 몰랐다. 그냥 김대영의 멘탈만 탈탈 털리고 있는 거다. 형이 형이지 뭘 까먹어요. 분명 그렇게 말하려 했는데, 그 순간 유우시가 되게 형처럼 느껴졌다. 그니까 그냥 형이 아니라… 중학교 한 학년 선배의 거리감처럼. 동시에 깨닫는다. 저도 모르게 토쿠노 유우시를 챙겨야 하는 외국인으로 취급했다는 걸. 그걸 동일 인물에게 두 번이나 따먹힌 후에나 알게 됐다는 게 얼마나 아이러니한지.
네가 원하면 상관 없어, 난.
그렇게 김대영의 표정은 갈피를 잃었다. 분명 저가 원했던 결말이다. 유우시와 너무 가까워지지도 아예 모르는 사이가 된 것도 아니었으니. 이상적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지금 이 찝찝한 기분의 원인을 정확히 설명할 수가 없었다. 뭘까? 뭐지? 뭐긴 할 거 다 하는 형이 하나 생긴 거지. 평소처럼 밥도 먹고 공강 시간엔 같이 과제도 하고. 쓸데없는 대화도 나누다가 가끔은 술도 마셨다. 오 이거 맛있네요. 응, 소주는 맛없어. 그건 그래요. 솔직히 밥만큼 술을 마시는 빈도가 늘어난 것도 같았다. 그에 따라 유우시의 자취방에 방문하는 빈도가 늘었을 뿐더러 그의 자취방엔 김대영의 짐이 차츰 자리를 차지하기까지 했다. 너네 그럴 거면 차라리 동거를 해. 돈 아깝게.. 둘이 함께 있는 시간이 길다는 사실만 알고 있는 선배가 지나가 듯 그런 소리를 하면 유우시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그건 대영이 선택할 일이죠 하고 답했다. 김대영은 그 대답에 또 멍. 뭔가 선택권이 전부 제게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다기엔 이런 기분을 느끼는 쪽은 저 하나인 것 같은데. 암만 봐도 토쿠노 유우시는 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맘때쯤부터 김대영은 정신 줄이라는 걸 놓기 시작한다. 생각해서 무엇하리.. 한 번 뿐인 인생 이럴 수도 있지. 라는 말도 안 되는 가능충의 자세를 취하게 된 덕이었다.
시간은 어느새 2학기 개강 며칠 전으로 흘러간다. 심심할 때마다 울리는 카톡도 여전했다. 요새는 지도 위치를 보내는 것보단 인스타 릴스 링크 공유가 많아졌다. 위치도 다양했다. 여기 부산 가면 무조건 먹어야 합니다. 링크를 클릭하자마자 뭔 남자 목소리와 함께 회가 보인다. 여기 서울인데.. 관자놀이를 문지르다 주말에 회 먹으러 갈까요? 묻자 3초 만에 답장이 도착한다. 굿. 왠지 모르게 그 답장에 옅은 웃음을 뱉었다.
이런 일상을 보내다가도 이게 무슨 사이지? 의문이 들었으나 3초 만에 지워냈다. 그럴 수도 있지, 뭐. 대체 어디가 그럴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쪽으로 사고하는 게 한결 마음이 편했다. 자기 합리화일 뿐이라 말해도 상관없을 만큼.
1학기 종강 후엔 유우시 형과 함께 대구에 들렀다. 3월 초에 지나가듯 말했던 말을 아직 기억하고 있었는지, 기말고사 며칠 전부터 대구 맛집 블로그 링크를 하루에 수십 개씩 보내는데 아무리 눈치가 없는 사람도 대구에 가자는 그의 의도를 단번에 알아챌 수 있을 정도였다. 뭐라 불러야 하냐? 토쿠노씨? 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부모님의 눈빛을 마주하기도 전에 유우시가 먼저 답했다. 유우시라고 불러주세요. 어우 한국어 엄청 잘하시네요. 함께 저녁을 먹은 이후 거의 부모님을 뺏긴 수준으로 우시야, 네 아버지라고 호칭이 변경되었을 정도였지만 둘은 계절학기 수강을 위해 다시 서울로 돌아갔다. 대영, 담에 또 오자. 좋죠.
결론적으로 둘은 방학에도 거의 종일 붙어있었다. 대영이 대학에 들어오고 처음 사귄 여자친구도 이 정도로 붙어 있진 않았다. 근데 난 진짜 게이는 아닌걸.. 이러한 거리감은 2학기에도 유지될 거라 생각했으나 김대영에게 도착한 한 연락으로 산산이 조각난다.
잘 지내?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고. 전 여자친구의 연락이었다.
* * *
김대영에게 토쿠노 유우시란. 좋고 싫은 이분법적 감상을 남기자면 분명 좋은 쪽에 속했다. 그러나 은근한 박애주의를 실천 중인 대영의 인간 스펙트럼에 좋은 쪽에 속하는 사람들이야 차고 넘쳤다. 하필 유우시와 붙어있는 이유는?
..이유 같은 게 있나? 그냥 정신 차리고 보니 그와 밥을 먹고 있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유우시의 옆에서 자고 있었을 뿐이다. 이상하게 싫진 않았다. 그야 유우시는 제게 좋은 사람이었고 함께 있으면 은근히 즐겁기까지 했으니까.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 없는 사람이 저가 하는 시답잖은 말에 희미하게 입꼬리를 올리는 모습이 희한하게 정복욕을 자극했다. 특별함이란 단어는 김대영을 알 수 없는 충족감에 휩싸이게 할 뿐만 아니라 묘한 기대감까지 심어줬다. 그만큼 형도 제게 특별한 것 같고, 더 잘해주고 싶고. 이미 저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누구야?”
잘 지내냐는 연락을 막 확인 했을 때도 유우시와 함께 있었다. 김대영의 이상한 표정을 곧바로 포착한 건지 곧장 누구냐며 캐물었다. 어.. 늘어지는 제 말투를 보며 그의 표정이 오히려 더 구겨진다. 뭔데?
“대영 완전 바람 피는 남편 얼굴이야.”
“그런 말은 또 어디서 배웠어요..”
“요새 사랑과 전쟁 정주행 중.”
“그건 또 누가,”
멀뚱멀뚱. 저를 바라보는 얼굴을 응시하자 전투력이 0으로 사라진다. 지금 이걸 뭐 하러 따지겠나.. 그와 동시에 속에 묻어뒀던 궁금증이 툭 튀어나왔다.
“형.”
그니까 이건.. 특별한 뜻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궁금증이다.
“전 여자친구한테 연락 왔어요.”
“…….”
“..어떻게 답장해야 해요?”
그게 단순 궁금증이 아니었다는 사실은 입 밖으로 질문을 내뱉자마자 깨달았다. 나 저 형 좋아하는구나. 좋아해서 그랬네.. 동시에,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아….”
“알아서 해.”
알고싶지 않은 진실을 마주한 기분이다.
다망했어여ㅠㅠㅠ 술로 시작된 굴레는 술로 끝내리. 방금 전까지 유우시와 카페에서 새로 나온 디저트를 먹던 와중에 이, 이제 가봐야 겠다는 어색한 변명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녁은 가볍게 건너뛰곤 근처에 있던 선배를 붙잡아 가까운 술집에 도착했다. 평소 기분 안 좋은 일이 있더라도 항상 웃는 낯을 유지하던 놈이 단번에 심각한 얼굴로(거의 울 것 같았다) 선배.. 하고 중얼거리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얘가 학교생활이 많이 힘든가. 곧 있을 개강으로 인해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기에 대영도 그런가 했다. 근데 소주 한 병이 사라졌음에도 입을 안 여니 얼마나 심각한 일인가 싶어 절로 저 또한 심각해졌다. 근데 겨우 입을 열어 하는 말이,
"좋아하는 사람이... 전애인 연락을.. 알아서 해라는 건 저한테 관심이 없다는 거죠?"
뭔 연애 상담.
허어... 절로 힘이 빠지는 숨을 길게 뱉었다. 그러나 김대영은 신경도 안 쓰고 제 할 말을 줄줄 뱉는다. 이미 취했다는 증거였다. 취객의 말을 들어봤자 제정신일 수가 없다. 근데 전 진짜 별 생각 없었거든요? 막 계속 같이 밥 먹자고 하고.. 근데 듣다 보니 흥미롭더라. 그래서? 점점 더 흥미진진해지는 내용에 재촉하듯 물었다. 그래서 일어나니까 그 형 침대 위인 거예요...
"엥?"
"네?"
"뭐?"
"네?"
방금 뭔 말을 들은 거지? 동시에 테이블 위에 있던 대영의 폰이 요란스럽게 울렸다. 정작 주인은 확인할 생각도 없어 보이는데 맞은 편에 있는 사람만 온 신경이 거기에 집중되었다. 이건 개인적인 궁금증이 문제가 아니라.. 저 취한 게이, 아니 김대영을 안전 귀가 시켜야 하고... 솔직히 확인할 것도 없었다. 최근 김대영이 붙어 다닌 남자가 한 명 뿐인데... 아, 그만 생각하자. 그만, 그만...
부재중 토쿠노 유우시(15)
알고싶지 않은 사실을 확인까지 해버린 기분이다. 허허.. 반쯤 충격으로 물든 정신을 붙잡고 다시 울리는 김대영의 휴대폰을 들었다.
전화를 끊은 지 10분도 되지 않아서 모습을 드러낸다. 대영은요? 여기.. 제 맞은 편에 웅크리고 있는 형체를 가리킨다. 저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유우시의 시선을 애써 피했다. 오징어 지킴이가 여기도 있네.. 그러나 그 정도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앞선 충격이 더 컸으니까.
김대영이 정신을 차렸을 땐 자정을 지난 새벽이었다. 다만 곱게 자는 게 아니라 제 상체가 흔들리고 있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 우욱, 정신이 들자마자 몰아치는 감각에 구역질이 나올 뻔했으나 유우시의 손이 대영의 입을 틀어 막았다. 삼켜. 한참은 낮은 목소리였다. 철퍽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상체가 흔들렸다. 그제야 야 내가 섹스를 하고 있구나.. 깨달았다.
윽, 아프.. 베개로 얼굴을 처박은 채 속절없이 흔들리는 아래에 소리가 줄줄 샜다. 괜찮아, 참아. 평소와 달리 제 요구란 요구는 싸그리 무시하는 그의 모습에 괜히 짜증이 났다. 아 쫌! 무슨 정신과 용기였는지 모르겠다. 그냥 짜증이 났고, 그래서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놀랍게도 어디서 나온 힘인지 저를 찍어 누르던 유우시의 손에 힘이 풀렸다.
"왜? 싫어?"
"아니..."
"너 진짜 개쓰레기야.."
그러곤 왈칵. 긴 속눈썹에 눈물이 방울방울 맺히더니 아래로 뚝뚝 떨어졌다. 그 모습을 보자 술이 확 깼다. 상체를 확 일으켜 손으로 그의 눈물을 닦아냈다. 울, 울지마요.. 그의 눈물을 보자마자 김대영 스스로도 저가 개쓰레기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남자가 왜 그렇게 쉬워? 눈물 뚝뚝 흘리면서 하는 말이 이런 거라 손을 그의 얼굴 위로 둔 채 굳었다. 네? 그래서, 전 여자친구랑 다시 만나게? 나는, 먹고 버리고.. 분명 둘밖에 없는 공간인데 그의 입에서 나오는 폭탄 같은 말에 입을 틀어 막았다. 할짝. 뭐해요!! ..짜증나.
"제가 무슨 형을 먹고 버려요."
"꾸준히 그랬잖아.."
기억 못하는 척하고, 없던 일로 하자고 하고... 생각하니까 또 열받네. 오늘은 뭐? 전여친한테 연락 왔는데 나보고 어쩌라고. 나 남자친구도 안 시켜주면서.
턱이 아래로 툭 떨어졌다. 정말이지 김대영은 살면서 유우시가 저렇게나 한 번에 말을 많이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듣다 보니 정말 제 잘못이 반 이상인 것 같아서 항변할 마음도 생기지 않았다. 아 진짜 내 잘못인가보다.. 근데 그 모습이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이 정도로 심장이 뛰는 건 필히 저가 그를 좋아하기 때문이리라. 끝없이 이어지던 디나이얼과 회피는 유우시의 제 심정 나열 한 번에 사라진다. 쪽. 거리를 좁혀 입을 맞췄다 떨어졌다. 그럼..
"하면 되잖아요."
툭. 대영의 상체가 아래로 떨어진다.
"내일 또 헛소리하면 너 죽고 나 죽는 거야 대영.."
저것도 드라마 보고 배운 건가. 얼떨결에 사랑과 전쟁으로 어휘를 익힌 일본인 남자친구가 생겼지만 지금 생활과 다를 게 있나 싶었다.
21개의 댓글
다음편 숨참고 기다릴게요 영원히....
그러니까 나는 다음편이 없다는게 믿기 힘들었던거 같애................
와 너무 좋아요!
또 보러 왔어요 진짜 너무 재밌어요 하 넘 좋다...
에 숫자가 붙어야될 거 같은데 둘이 꽁냥거리는 모습도 봐야되고 연애하는 모습도 보고 싸우는 모습도 보고 질투하는 모습도 봐야될 거 같은데…
외전필요.
제발 더요 더
더주세요
이게 왜 연재가 아닌걸까요? 이렇게 재밌는 윳댕얘기인데 왜?
음 맛있다~🤤
와 진짜 세상에 너무 재밌어요... 함박웃음 지으면서 봤네요 이후 이야기도 너무 궁금해요ㅠ 담편 기대해봅니다..
기립박수
맛있다.......
와 맛있다 감사합니다…
Would there be a spinoff?
Ooooh i like thisss
어..선생님… 제목에 숫자표시가 사라졌어요 ㅠㅠ 숫자표시 만들어주세요 ㅠ 이런 캠게 기다렸어요! 아리송한 순간이 있었는데 역시나 역시나 ㅠㅠ 다음편 기다리겠습니다. 일단 윳군 목소리로 댕이 혼 좀 나야겠어요! ㅎㅅㅎ)/
귀여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