犬名 견명
犬名


군견 같은 거지. 像军犬一样的乞丐。

산이 미동도 없는 자세로 문 앞을 지키고 서있다. 저를 조롱하는 말을 분명 들었을텐데 시선은 얌전히 아래로, 얼굴에는 조금의 동요도 없다. 우렁찬 웃음 소리가 공간을 가득채운다. 성화는 산의 얼굴을 잠시 훑고 테이블 아래로 내려둔 손을 꽉 쥐었다.
伞一动不动地守在门前。他肯定听到了嘲笑我的话,但他的视线安静地向下,脸上没有一丝波动。洪亮的笑声充满了整个空间。星化扫了一眼伞的脸,紧紧握住了放在桌子下的手。

그러네. 충견이네, 충견. 对啊。忠犬啊,忠犬。

조롱하듯 맞장구 치는 대답. 성화가 단숨에 잔에 남은 술을 들이켰다. 빈 잔을 그릇 옆에 엎어두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깍듯하게 고개를 숙이니 가보라는 손짓이 허공에 날린다. 뒤룩뒤룩 욕심이 그득찬 얼굴이 돼지 울음소리 같은 걸 내며 식탁 앞에 앉아 있는 모습에 도저히 구토감을 참기가 힘들었다.
嘲弄般附和的回答。朴星化一口气把杯中剩下的酒喝光了。他把空杯子倒扣在碗旁边,然后站起身来。恭敬地低下头,示意他可以离开了。那张满是贪婪的脸发出像猪叫一样的声音,坐在餐桌前的样子让人实在难以忍住恶心。


“산, 가자.” “伞,走吧。”


산은 그제서야 리드줄이 당겨진 개처럼 눈을 반짝 뜨고 성화 뒤를 따랐다. 주인의 심기를 조금도 거스르지 않게 길들여 놓은 발걸음은 소리도 없이 주인을 따른다.
伞这才像被牵引的狗一样睁大了眼睛,跟在星化后面。他的脚步轻盈无声,丝毫不敢违背主人的意愿。

미로 같은 집을 한참을 걸어 겨우 다다른 방 앞에 서면 기척도 없이 따르던 산이 문을 열어주려 앞으로 나섰다. 실내화를 발 앞에 정리해 놓고 부드럽게 열리는 문 뒤로 몸을 숨겼다. 거추장스러운 옷가지를 벗으면 바닥에 닿기도 전에 받아들었다. 겨우 바지 하나 남겨놓으면 깨끗히 다려진 가운이 팔 앞으로 펼쳐졌다. 몸을 부드럽게 감싸는 가운을 대충 걸친다. 허리끈을 정리하지 않고 소파에 몸을 기댄다. 소파에 몸이 다 가라앉기도 전에 산이 안광을 빛내며 눈을 마주쳤다.
迷宫般的房子里走了好久,终于来到房间前,伞悄无声息地跟在后面,走上前去为我开门。他把室内拖鞋整齐地放在我脚前,然后躲在轻轻打开的门后面。我脱下累赘的衣服,他在衣服落地之前就接住了。只剩下一条裤子时,一件熨得平整的浴袍在我面前展开。我随意地披上柔软的浴袍,没有系上腰带,就靠在沙发上。身体还没完全陷入沙发,伞的眼神已经闪烁着与我对视。


“산.” “伞。”


산은 대답도 않고 팔에 걸쳐둔 옷가지를 소파 한 켠에 밀어뒀다. 얌전히 다리사이에 무릎 꿇은 산이 응석부리듯 허벅지에 뺨을 비볐다.
伞没有回答,只是把挂在手臂上的衣服推到沙发的一角。乖乖地跪在两腿之间的伞像撒娇似的在大腿上蹭了蹭脸颊。


“화나셨어요?” “你生气了吗?”

“응.” “嗯。”


산이 조용히 웃었다. 짧은 머리칼 사이로 손을 넣어 두피 위를 쓴다. 산이 예쁨 받는 강아지마냥 눈을 감았다. 까슬한 뒷머리를 결대로 뉘이며 쓸다 뒤통수를 당겼다. 산은 예의 그 눈을 뜨고 올려다본다. 잠시 눈이 마주치고나면 이내 작고 동그란 머리통이 바삐 움직였다. 먹혀드는 숨소리, 가지런히 잘린 머리카락, 붉어진 뒷 목. 그걸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으면 예뻐해주지 않는 법을 모르겠다. 뒷머리를 잡아 당기면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이 딸려온다.
伞静静地笑了。他把手伸进短发之间,轻轻抚摸着头皮。伞像一只被宠爱的狗狗一样闭上了眼睛。他顺着毛发的方向抚摸着粗糙的后脑勺,然后轻轻拉了一下后脑。伞睁开那双眼睛,抬头看着我。短暂的眼神交汇后,他那小小的圆脑袋又忙碌地动了起来。急促的呼吸声,整齐剪裁的头发,变红的后颈。看着这一切,我不知道该如何不去宠爱他。当我拉住他的后脑时,他那红彤彤的脸也跟着靠了过来。

헥헥, 뱉어내느라 벌어진 입에서 침이 흘렀다. 대충 손으로 턱 아래를 훔치고 볼에 입술을 가져다댄다.
헥헥,吐出来的时候嘴巴张开,口水流了出来。他随便用手擦了擦下巴,把嘴唇贴在了脸颊上。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소리가 난다. 산은 번들대는 입술 아래에 꺼떡대는 살덩이를 마저 물었다. 잔뜩 벌어진 턱 아래를 쓸면 목 끝까지 열었다. 산의 목젖이 천천히 꿀렁이며 움직였다. 사출액을 모두 삼킨 산의 얼굴이 다시 들렸다.
状况不合时宜地发出了可爱的声音。伞咬住了闪闪发亮的嘴唇下颤动的肉块。抚摸着大张的下巴,直到脖子末端。伞的喉结慢慢地上下移动。吞下所有液体后,伞再次抬起了头。


“화내지마세요.” “不要生气。”


가슴께까지 모두 붉어지고 눈꼬리에 눈물도 매단 주제에 그렇게 말했다. 눈썹을 조금 늘어뜨리고, 내가 정말 안쓰러워 죽겠다는 듯이.
胸口都变红了,眼角挂着泪珠,还这样说着。眉毛微微下垂,仿佛我真的让他心疼得要死。


“올라와.” “上来。”


성화의 무릎 위로 올라 앉은 산에게 입술을 맞댄다. 얌전히 감긴 눈. 순종적으로 모아진 두 손. 뜨겁고 예민한 입 안.
성化的膝盖上坐着伞,亲吻着他的嘴唇。乖巧地闭着眼睛。顺从地合拢的双手。炽热而敏感的口腔。

잔뜩 예뻐해주고싶다. 想好好宠爱你。

어디 군견 같은 이름을 붙인단 말인가.
哪里会给他取一个像军犬一样的名字呢。

산은, 가장 아끼는 애견쯤은 되어야지.
伞说:“至少要成为我最珍爱的宠物狗。”



軍犬 군견
军犬


산은 똘똘하고 눈치가 빠른 탓에 목적을 가지고 입양되었다. 집안의 사생아인 성화를 보호하고 감시 할 의무. 한 학년 빠르게 학교를 들어갔다. 산은 모르는 게 있어서는 안 됐다. 성화가 못 먹는 음식, 챙겨야 할 것, 학교생활, 친구관계, 관심있어하는 것, 취약한 것, 모르는 것, 아는 것.
伞因为聪明伶俐且眼光敏锐而被有目的地收养。他有保护和监视家中私生子星化的义务。伞比同龄人早一年上学。他不应该有不知道的事情。星化不能吃的食物、需要照顾的东西、学校生活、朋友关系、感兴趣的事、脆弱的地方、不知道的事、知道的事。

산은 모두 알아야했다. 伞必须知道一切。

온 몸이 붉게 터져가며 공부를 했다. 산은 성화의 친구이자 선생이자 종이 되어야하니까. 잠도 못자고 성화의 뒤치다꺼리를 했다. 무엇이든지.
全身都在燃烧着,他努力学习。伞既是星化的朋友,也是他的老师,甚至是他的仆人。他无法入睡,只能为星化处理一切事务。无论是什么。

어린 성화는 그런 산을 안쓰러워했다.
小小的星化对这样的伞感到心疼。


“산아 그렇게까지 안 해도 돼.”
“伞啊,不用做到那种程度。”


물웅덩이를 밟은 성화를 근처 벤치에 앉히고 신발을 벗기는 중이었다. 방금까지도 저와 편하게 장난을 치며 놀던 친구였는데. 단숨에 마르지 않은 바닥에 아무렇지도 않게 무릎을 꿇는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산아 왜그래, 그러지마….
我正把踩到水坑的朴星化扶到附近的长椅上坐下,并脱下他的鞋子。刚才他还和我一起开玩笑玩得很开心。看到他毫不在意地跪在还没干的地上,我感到很难接受。伞啊,怎么了,别这样……

하지만 산이야말로 성화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 산에게는 스위치 누르듯 쉬운 변화니까. 그렇게 교육을 받았으니까.
但是伞却无法理解星化的行为。对伞来说,这种变化就像按下开关一样简单。因为他就是这样被教育的。


“아니에요. 괜찮아요.” “没关系。没事的。”


자연스럽게 올려지는 말. 신발과 양말을 모두 벗기고 제 교복셔츠를 벗어 발을 닦았다. 성화의 발가락이 부끄러운 듯 곱았다. 교복셔츠가 금방 더러워진 후에는 셔츠 안에 받쳐입은 이너티 위로 발을 올렸다. 마무리짓듯이 티셔츠가 가볍게 닿았다 떨어졌다. 당겨진 티셔츠 아래로 푸르게 얼룩진 뱃가죽이 보였다 말았다 했다. 단정하고 동그란 머리통을 쓰다듬어주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성화가 어색하게 머리에 손을 얹었다.
自然地说出的话。脱掉鞋子和袜子,用我的校服衬衫擦拭他的脚。星化的脚趾像是害羞似的蜷缩着。校服衬衫很快就脏了,于是我把他的脚放在衬衫里面穿的内衣上。像是收尾似的,T 恤轻轻地碰了一下又离开了。拉起的 T 恤下,青紫色的肚皮若隐若现。我产生了一种想要抚摸他整齐圆润的头的冲动。星化尴尬地把手放在了头上。


“고마워.” “谢谢。”


산은 아주 자연스럽게, 예쁨 받는 강아지처럼 손에 머리를 살짝 뉘였다.
伞很自然地像一只受宠的小狗一样把头轻轻靠在手上。


“저도 감사해요.“ “我也感谢你。”


젖지 않은 자신의 신발을 벗어 성화의 발에 신겨준 산은 흰 양말 바닥이 까매진 채로 집으로 돌아갔다. 젖은 성화의 신발을 귀한 물건이라도 되는 마냥 품에 안고서.
没有弄湿的鞋子脱下来给星化穿上的伞,自己则穿着已经变黑的白袜子回到了家。怀里还抱着湿透的星化的鞋子,像是珍贵的宝物一样。

성화는 그 이후로도 교복셔츠며 이너티, 양말이 얼룩지는 모습을 몇 번이고 더 봤다. 일부러였다. 제 앞에 무릎꿇은 아이의 흰 옷이 얼룩지는 모습이 성화에게 희안하게 만족감을 안겨줬다.
朴星化从那以后又看到了几次校服衬衫、内衣和袜子被弄脏的样子。这是故意的。跪在他面前的孩子的白衣服被弄脏的样子,奇怪地让朴星化感到满足。

그러니 관계가 어그러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所以关系破裂是理所当然的。



忠犬 충견
忠犬


윽, 흑… 아, 아으으…. 呃,呜… 啊,啊呜呜….


“산아, 팔.” “伞啊,胳膊。”


산은 고양감에 몸부림 치면서도 성화의 한 마디에 흡, 숨을 들이마시며 정신을 차렸다. 스스로 속박구라도 찬 듯이 팔을 교차시켜 머리 위로 들어 올린다. 몸이 흔들리면 혹여 흐트러질까 손으로 팔을 꽉 붙잡았다. 하얗게 질린 손 끝을 보며 성화가 환하게 웃었다. 팔뚝에 묻은 얼굴을 비집고 찾아들었다. 붉어진 얼굴이 혀를 내어 마중나온다.
伞在极度兴奋中挣扎,但在星化的一句话下,吸了一口气,恢复了冷静。他像是自己戴上了束缚器一样,交叉双臂举过头顶。身体摇晃时,他紧紧抓住自己的手臂,生怕会失去平衡。星化看着他苍白的指尖,灿烂地笑了。星化把脸埋进伞的手臂间,寻找着他的脸。伞红着脸,伸出舌头迎接。


“장관이네.” “真是壮观啊。”


서자인생이 이렇게 만족스러울 수가 있을까. 실제로 성화는 단 한 번도 반항도 방황도 하지 않았다. 제 손에 산의 인생이 쥐어져있다. 그 누구도 간섭하지 않고, 저만의, 세상에 저 하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존재. 나 말고는 필요가 없는 삶. 체액으로 번들거리는 산의 온 몸을 뜯어먹고싶은 갈증이 인다. 템포가 빨라지면 자연스럽게 산의 다리가 죄여든다. 억누른 숨소리만 겨우 내던 잇새가 벌어진다.
庶子的人生竟然可以如此满足。实际上,星化从未反抗或迷茫过。伞的人生掌握在他的手中。没有任何人干涉,只有他自己,一个只为他存在的存在。除了我之外不需要任何人的生活。渴望啃食伞那被体液覆盖的全身。当节奏加快时,伞的双腿自然地收紧。压抑的喘息声从微微张开的嘴里溢出。


“갈, 갈 거 같, 아요….”
“要、要走了……”

“안 돼. 참아야지.” “不行。要忍住。”


산이 눈을 질끈 감는다. 침을 크게 몇 번 삼키고, 억누른 숨소리 사이로 겨우 대답한다.
伞紧闭双眼。大口吞咽了几次唾液,在压抑的呼吸声中勉强回答。


“네에….” “네……”


아, 정말이지. 啊,真是的。

산의 온 몸이 툭툭 튄다. 만지는 곳마다 크게 움찔대며 앓는 소리가 났다. 종내에는 질금질금 흐르는 끄트머리를 일부러 손바닥 안에서 굴렸다. 허공에 바짝 들린 허리가 바들바들 떨린다. 아아, 아읍, 윽… 흐아악. 싫다, 안 된다. 말은 뱉지도 못하면서 고개만 도리질친다. 제발, 제발. 빠듯하게 조이는 안쪽이 떨려온다. 성화도 머리 끝까지 열이 오르며 멍해졌다.
伞的全身抽搐着。每碰到一个地方,他都会剧烈地颤抖并发出呻吟声。最终,他故意在手掌中滚动着那即将流出的尾端。悬在空中的腰颤抖得厉害。啊啊,啊呜,呃… 呼啊。不要,不行。他连话都说不出来,只是拼命摇头。拜托,拜托。紧绷的内里开始颤抖。星化也热得头昏脑涨。


“…잘했어.” “…做得好。”


성화가 파정과 함께 산의 선단을 놓아주자 한참을 참은 것이 시원치도 못하게 줄줄 흘렀다. 산은 입을 크게 벌리고 못 마신 숨을 들이 마셨다. 가슴이 크게 오르내렸다. 산의 온 몸이 얼룩졌다. 성화가 여직 죄이고 있는 팔을 쓸어주자 양 팔이 힘 없이 떨궈진다.
星化和朴正一起放开了伞的末端,伞忍了很久的东西一下子流了出来。伞大口喘着气,胸口剧烈起伏。伞的全身都被弄脏了。星化轻轻抚摸着伞还在紧绷的手臂,伞的双臂无力地垂了下来。


“잘했어.” “做得好。”


감사합니다, 숨소리 같은 산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성화가 입을 맞췄다.
谢谢你,伞的回答还没结束,星化就吻了上去。

최산의 인생은 박성화와 하나의 일생이다. 생각만해도 성화는 열이 올랐다. 내가 욕심내지 않아도 가질 수있는 오롯이 나만의,
崔伞的人生是朴星化和一个人生。光是想想,星化就感到愤怒。即使我不贪心,也能拥有完全属于我的,



愛犬 애견
爱犬


둘은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 两人彼此相爱。

안타깝게도 견은 주인을 진실되게 사랑하고 주인은 견을 독점하고싶어 할 뿐이지만. 사랑이긴했다. 그래도 산은 애초에 같은 마음으로 사랑하기, 란 건 바란적도 없으니 이 관계는 산의 바람대로 이루어지긴 했다.
不幸的是,狗真心爱着主人,而主人只想独占狗。但这确实是爱。尽管如此,伞从一开始就没有奢望过同样的心情去爱,所以这段关系确实如伞所愿实现了。

참으로 다행이게도? 真是太好了?



犬主 견주
犬主


참으로 오랜만에 박회장이 성화를 불러 단 둘이 저녁을 먹던 참이었다. 성화는 저는 욕심도 없고 시키는 일이면 맡겠다며 고분고분 굴었다. 박회장은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식사를 마쳤다.
真是好久不见,朴会长叫星化来,两人一起吃晚饭。星化说自己没有什么野心,任何吩咐的事情都会去做,表现得很顺从。朴会长满脸笑容地吃完了饭。


“너가 참, 어릴 때부터 똑똑했단 말이지.”
“你从小就很聪明。”


내가 그랬나. 성화는 무감한 표정으로 박회장을 바라봤다. 박회장은 그것마저 마음에 들어했다. 그래, 너도 이제 큰 일해야지. 정식으로 집 안에 들고. 성화가 바란 적도 없는 조건을 줄줄 얘기했다. 좋아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조차 긴가민가했다. 그러니 그냥 네, 네, 그리하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수 밖에 없었다. 성화는 머리속으로 그저 그럼 내가 지금 맡고 있는 이 작은 회사는 앞으로 누구 앞으로 넘어가려나, 생각했다. 이왕이면 제 다음이니 산이 맡아도 되지 않을까. 성화 따까리짓하며 최실장 직함만 달았지 제대로 앉혀준 곳은 없으니까. 그러니까… 선물로 말이야.
我那样做了吗。朴星化面无表情地看着朴会长。朴会长甚至对这一点也很满意。是啊,你现在也该做大事了。正式进入家族。朴会长滔滔不绝地说着朴星化从未期望过的条件。到底是该高兴还是不该高兴,朴星化也拿不准。所以只能点头说是,是,就那样做吧。朴星化心里想着,那我现在负责的这家小公司以后会交给谁呢。既然如此,不如让伞来接手吧。伞一直跟在我身边,只挂了个崔室长的头衔,却没有真正坐上什么位置。所以……就当是礼物吧。

성화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박회장은 아주 만족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참, 그리고.
朴星化不知道在想什么,朴会长带着非常满意的表情从座位上站了起来。啊,对了,还有。


“이제 최실장도 독립시켜야지.“ “现在也该让崔室长独立了。”

“……무슨 말씀이세요?” “……您在说什么?”

“이제는 필요 없지 않겠냐.“ “现在不需要了吧。”

“쟤를 무슨, …어떻게 독립을 시켜요.“
“怎么能让他独立呢。”


성화가 저도 모르게 까득, 이를 물었다. 박회장은 이해 할 수 없다는 듯 성화를 잠시간 바라보고는 다시 아량을 베푸는 투로 말했다.
朴星化不由自主地咬紧了牙关。朴会长像是无法理解似的,盯着朴星化看了一会儿,然后又以宽容的语气说道。


“정 안타까우면 정마담한테 보내서 가끔 보러가고.“
“如果真的舍不得,就送到郑夫人那里,偶尔去看看。”


성화와 박회장의 눈이 마주친다. 성화는 출처모를 분노를 참지 못하고,
성化和朴会长的目光相遇。성화无法抑制心中无名的愤怒,

산은 방 한구석에서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
崔伞在房间的一角静静地注视着那景象,然后闭上了眼睛。

거지 같은 집구석에 잘 어울리는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난다.
破烂的家里传来骨头断裂的声音。



放犬 방견
放犬


덕분에 산은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하고 덜컥 독립당했다. 몇 없는 짐을 겨우 꾸린 작은 가방을 본 성화가 인상을 지푸리며 가방을 뺏았다. 가지마라 막은 것은 아니고, 제 캐리어에 짐을 옮겨 담으며 제 옷가지와 비싼 시계, 지갑 같은 걸 함께 넣어줬다.
多亏了伞,什么准备都没做就突然独立了。星化看到他那几乎没装什么东西的小包,皱起了眉头,把包抢了过来。并不是不让他走,而是把东西转移到自己的行李箱里,还把自己的衣服、昂贵的手表和钱包一起放了进去。


“너 공부 잘하니까 수능이라도 봐. 그럼 나중에 내가 대학도 보내주고….“
“你学习这么好,至少去考个高考吧。以后我还可以送你上大学……。”


산이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伞发出一声漏气般的笑声。


“그럼 독립이 아니잖아요. 제가 알아서 해볼게요.“
“那样就不是独立了。我自己来试试看。”


성화의 얼굴이 애처롭게 일그러졌다. 이런 표정 짓는 건 처음 보는데. 산은 그런 성화의 얼굴 구석구석을 꼼꼼히 바라보며 눈에 담았다. 제 주인은 욕심도 없고 바라는 것도 없어서 아주 먼 나중의 삶이 상상되지 않았는데, 이제 산은 성화의 먼 미래를 어렴풋이 그릴 수 있게됐다. 그 때 저를 만나면 아주 옛날에 키우던 강아지를 보듯이 반가운 표정을 지어줄까. 산은 조금 울적해졌다.
星化的脸悲伤地扭曲了。这是第一次看到他露出这样的表情。伞仔细地观察着星化的脸,把每一个细节都记在心里。我的主人既没有欲望也没有什么奢求,所以我从未想象过他未来的生活,但现在伞可以隐约地描绘出星化的未来。到那时,如果他再见到我,会不会像看到很久以前养的狗一样露出高兴的表情呢?伞有点伤感。

비싼 캐리어, 두둑한 지갑, 몇 해 지난 시리즈의 핸드폰, 주머니에 대충 쑤셔넣어진 퇴직금 정산 서류.
昂贵的行李箱,鼓鼓的钱包,几年前的手机系列,随意塞进口袋的退休金结算文件。

이제 산의 수중에 남은 건 이것 뿐이다. 이것 뿐이라 하기에는 나오기 전보다 쥔 것이 많기는 했다.
现在伞手中剩下的只有这个了。说只有这个,但比出来之前手里的东西多了不少。

많은가? 多吗?

한참을 걸어 겨우 나온 버스정류장 의자에 풀썩 앉았다. 그 전에 내가 가진 건 … 아무것도 없었는데. 왜이리 허망하지. 당장 눈물이라도 흘릴 듯이 일그러지던 박성화의 얼굴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잘생긴 얼굴이 다 쥐어터져서는 어찌하지도 못하고 강아지처럼 굴던 모습. 산은 성화 옆에서 많은 일을 했지만 아무 것도 할 줄 몰랐다.
走了好一会儿,终于在公交车站的椅子上瘫坐下来。之前我拥有的……什么都没有。为什么这么空虚呢。朴星化那张仿佛随时都会流泪的扭曲脸庞自然地浮现在脑海中。那张英俊的脸被打得鼻青脸肿,却无能为力,像只小狗一样。伞虽然在星化身边做了很多事,但什么都不会做。

공부, 그것도 박성화 때문에 했지. 잘 할줄만 알지 아무것도 모른다.
学习,也是因为朴星化才做的。只知道做得好,什么都不懂。

교복을 입었던 시절에 같은 학교, 같은 반, 옆자리에서 성화의 공부를 알려주던 때가 스쳐지나갔다. 이제껏 추억해본 적도 없는 그 때가 왜 지금에야 생각이 나는지.
穿着校服的时期,在同一所学校,同一个班级,坐在旁边教星化学习的时光一闪而过。为什么从未回忆过的那段时光,现在才想起来呢?

결국 최산이 아는 거라고는 박성화 하나뿐이다.
最终,崔伞唯一知道的只有朴星化。

문득 허전해진 제 손을 바라봤다. 대체 언제 어디서부터 놓친 건지 캐리어도 핸드폰도 없다. 걸어온 곳을 되돌아 가야하나. 뒤를 돌아보았다가 어둡고 조용한 거리를 잠시간 응시하고는 다시 목적 없이 걸었다.
突然,我看着空荡荡的手。到底是从什么时候、什么地方开始丢失的,行李箱和手机都不见了。要不要回头走回去找呢?我回头看了一眼,凝视着黑暗而寂静的街道片刻,然后又无目的地走了起来。

그래, 이게 최산이다. 对,这就是崔伞。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독립한, 버려진 최산. 이유도 모른채로 걸려온 시비를 무시했다가 골목에서 한참을 맞았다. 거지 같은 집구석도 아닌데 뼈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산은 수중에 가지고 있는 지갑까지 깔끔하게 털리고 맨몸으로 바닥에 누웠다. 정말이지 방견이 따로 없다.
一无所有地独立出来,被遗弃的崔伞。莫名其妙地被挑衅,忽视了之后在巷子里被打了很久。明明不是像乞丐一样的家,却听到了骨头断裂的声音。伞连身上唯一的钱包都被抢走了,赤身裸体地躺在地上。真是像流浪狗一样。



犬命 견명
犬命


죽어라 처맞고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누워 있으니 그제야 정신이 차려지고 머리가 돌아갔다.
死命地挨打后躺在冰冷的沥青地面上,这才清醒过来,脑子也开始转动。

아, 진짜 존나 아프네. 산은 얼얼한 턱뼈를 손으로 문질렀다. 박성화도 이렇게 아팠나. 박성화는 싸움도 못하는데 왜 개겼지. 산이 누운 머리 위로 번쩍이는 간판을 더듬더듬 읽었다. 아, 익숙한 곳이다. 몸을 일으켜서 다시 간판을 똑바로 바라봤다.
啊,真的他妈的疼啊。伞用手揉了揉发麻的下颌骨。朴星化也这么疼吗?朴星化连打架都不会,为什么要逞强呢。伞摸索着读了读躺在他头顶上方闪烁的招牌。啊,是个熟悉的地方。他起身再次正视那个招牌。

정마담네 가게가 맞다. 郑妈妈的店没错。

결국 제 발로 이렇게 찾아오게 되는구나. 내 운명은 이렇게 정해진 수순이었던 거지. 눈물은 안 났다. 그냥, 역시 이렇구나 싶었다. 정마담은 얼룩덜룩한 산의 얼굴을 보고 소리를 질렀다.
最终,我还是自己走到了这里。我的命运就是这样注定的吧。眼泪没有流下来。只是,果然是这样啊。郑妈妈看到伞那张斑驳的脸,尖叫了起来。


“어머 최실장 얼굴이 왜이래!“ “天啊,崔室长的脸怎么了!”

“저 이제 최실장 아니에요.” “我现在不是崔室长了。”


정마담의 얼굴이 의문에서 환희로 물들었다. 저 일 좀 시켜주세요…. 산의 말이 뱉어짐과 동시에 정마담은 박수를 치며 웃었다. 웬일이야 복덩이가 굴러들어오고. 정마담의 신난 목소리와 반대로 산은 침잠했다. 사실 산이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을 거다.
정마담的脸上从疑惑变成了欢喜。请给我点工作吧……伞的话刚说出口,정마담就拍手笑了起来。真是稀奇,福星滚进来了。정마담兴奋的声音和伞的沉默形成了鲜明的对比。其实伞在这里能做的事情并不多。

산의 예상대로 정마담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산에게 소리를 버럭 질렀다.
正如伞所预料的那样,郑老板不到一周就对伞大吼大叫。


“최실장 고자야?!“ “崔室长是太监吗?!”


산은 어깨를 으쓱였다. 선수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 덕목인 뺀질거림과 뻔뻔함 능글거림은 당연히 없었고 고추도 제대로 서질 못했다. 여자만 보면 풀이 죽었다. 그렇다고 남자 앞에서는 기를 세우는 것도 아니었다. 정마담의 씩씩거림은 이른 아침 도망가던 선수 하나를 잡아옴으로써 가라 앉았다.
伞耸了耸肩。作为选手应具备的基本品德——油滑和厚脸皮当然是没有的,甚至连辣椒也不能好好地立起来。一看到女人就蔫了。不过在男人面前也不见得有多强硬。郑老板的怒气因为一大早抓回了一个逃跑的选手而平息了下来。


“그래 이제보니 이게 원래 하던 일에 맞네. 최실장은 우리 가게 깍두기로 세워놔야겠다.“
“그래 이제보니 이게 원래 하던 일에 맞네. 최실장은 우리 가게 깍두기로 세워놔야겠다.“ “对啊,现在看来这才是你原本该做的事。崔室长应该被安排在我们店里当打杂的。”

“저 이제 안 잘려요?“ “我现在不会被解雇了吧?”


산이 기쁘다는 듯이 웃었다. 정마담이 영 아쉬운 얼굴을 했다.
伞开心地笑了。郑老板显得很遗憾。


“최실장은 참 얼굴값을 못해.” “崔室长真是辜负了他的脸。”


그렇게 삼 년을 호빠에서 굴렀다. 가끔 아침에 가게 몰래 기어나가는 놈들 붙잡아 패고 잔소리 좀 했다. 창식아 어제는 나한테 매출 1위 찍겠다매. 할 수 있다면 내 고추도 빨겠다면서. 아니 그렇긴한데, 형님 고자시잖아요. 뭔 소리야. 저번에 병훈이가 형님 고추 아무리 빨아도 안 선다고…. 너 같으면 병훈이가 빠는데 서겠냐? 야, 적어도….
就这样在夜店混了三年。偶尔早上抓住偷偷溜走的家伙揍一顿,唠叨几句。昌植啊,你昨天不是说要拿销售第一吗?还说如果能做到的话就给我口。不是那样的,哥,你不是阳痿吗。你在说什么。上次炳勋说不管怎么给你口都硬不起来……你要是炳勋给你口你能硬吗?哎,至少……

적어도, 산은 말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잠시간 인상을 지푸렸다.
至少,伞没能把话说完,皱了皱眉。

박성화 정도는 되야지. 그 말이 문득 혀 끝에 걸렸다. 그래, 박성화 정도는 되어야지. 산이 잠시 멍해진 사이 창식이 또 도망치려다 산에게 뒤지게 처맞았다. 기분이 이상했다. 아무생각없이 잘 살아왔는데 갑자기 박성화 그 이름 하나 떠올리니까 그랬다. 그래도 슬프지는 않았다. 제 인생이 이렇게 될 거야 뻔했지. 괜찮았다. 그냥 기분이 조금 이상할 뿐이었다.
朴星化这种程度才行。那句话突然挂在了舌尖上。对,朴星化这种程度才行。伞愣了一会儿,昌植又想逃跑,结果被伞狠狠揍了一顿。感觉有点奇怪。一直以来都没什么想法地好好活着,但突然想起朴星化这个名字,就变得这样了。不过并不觉得难过。自己的生活会变成这样是显而易见的。没关系的。只是感觉有点奇怪而已。

그러니까 … 박성화, 진짜 사랑하지.
所以说……朴星化,我真的爱你。

사랑했지. 爱过你。

근데 뭐, 이젠 기억도 잘 안나고. 아무튼 그냥 조금 기분이 그럴뿐이다. 마지막으로 눈에 겨우 담아왔던 다 터지고 일그러진 얼굴만 기억났다. 엄청 잘생겼는데 왜 그 얼굴만 기억나지. 분명 잘 웃었는데 웃는 얼굴도 기억이 안 났다. 가끔씩 저를 칭찬하며 잘했다고 웃어주던 얼굴이 정말, 정말 잘생기고 끝내줬는데.
不过,现在也记不太清了。总之,只是有点那种感觉而已。最后勉强记住的只有那张破碎和扭曲的脸。明明长得那么帅,为什么只记得那张脸呢。明明笑得那么好看,但笑脸却记不起来了。偶尔夸奖我,说我做得好的时候,那张笑脸真的,真的很帅,简直无与伦比。

잘했어, 하고. 干得好,弘中。

산은 뱃 속이 울렁이는 기분과 함께 3년만에 처음 자위했다. 저를 잊은 주인의 어렴풋이 떠오르는 얼굴과 목소리를 반찬삼아서.
崔伞在胃里翻腾的感觉中,三年来第一次自慰。伴随着模糊浮现的主人脸庞和声音,仿佛是佐餐的小菜。



主의 生 주의 생
主的生


성화가 피로 젖은 손으로 담배곽을 꺼내들었다. 옆에 남아 있던 녀석이 담배불을 붙여주고는 자리를 떴다. 연기를 깊이 빨아들였다. 앞에 앉은 남자의 얼굴에 연기를 길게 뱉았다.
朴星化用沾满血的手拿出了烟盒。旁边的家伙帮他点上烟后就离开了。他深深地吸了一口烟,然后长长地把烟雾吐在了对面坐着的男人脸上。


“어디 숨겨놨어요.” “你把它藏在哪里了。”


남자의 입이 뻐끔대며 피를 울컥 쏟는다. 몰, 몰라. 몰라. 새된 목소리 사이로 겨우 대답이 들려온다. 성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천천히 담배를 마저 피우며 남자를 가만히 바라본다. 살려줘, 제발. 부탁하마. 성화가 끄트머리까지 바싹 타오른 담배를 책상 위로 지져 껐다. 살려줘?
男人的嘴巴一张一合,猛地吐出一口血。不,不知道。不知道。尖锐的声音中勉强传来回答。朴星化点了点头,慢慢地抽完烟,静静地看着男人。救救我,求求你。我求你了。朴星化把燃到尽头的烟头按在桌子上熄灭。救你?


“안 되지. 이제 박회장은 난데.“
“那可不行。现在我是朴会长。”


오른쪽에 잠시 내려둔 날붙이를 고쳐쥐었다.
右边暂时放下的刀具重新握住了。


“박회장님~ 조심히 가세요~” “朴会长~ 小心走啊~”


힘줄이 죄다 끊긴 몸뚱이가 버둥거린다. 그러게 최산만 아니었어도 이럴 일 없었을 거 아니야. 박회장의 눈이 크게 벌어지고는 까무룩 넘어간다. 성화가 지저분해진 겉옷을 던졌다. 옷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아직도 적응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옷을 받아들라 길들이고싶지도 않다.
힘줄이 죄다 끊긴 몸뚱이가 버둥거린다. 그러게 최산만 아니었어도 이럴 일 없었을 거 아니야. 박회장의 눈이 크게 벌어지고는 까무룩 넘어간다. 성화가 지저분해진 겉옷을 던졌다. 옷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아직도 적응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옷을 받아들라 길들이고싶지도 않다. Translated Text: 全身的筋腱都断了,身体在挣扎。要不是崔伞,这一切都不会发生。朴会长的眼睛大睁着,然后昏了过去。星化扔掉了脏兮兮的外套。衣服掉在地上。还是无法适应。不过也不想让别人来接过衣服。

어디로 사라진 건지, 숨겨뒀다고 생각했는데 모른댄다. 머리에 열이 오른다. 단순한 열은 아니고 복잡했다. 드디어 손에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제가 바라봐왔던 산의 일생이 떠오른다. 심장이 쿵쿵댄다. 성화가 사무실에서 나오자 앞에서 대기하던 놈 중 하나가 서류를 내민다.
他到底去了哪里?我以为他藏起来了,但他们说不知道。我的头开始发热。这不仅仅是简单的发热,而是复杂的情绪。终于,我有了一个可以抓住的机会。我想起了我一直以来所关注的伞的一生。我的心脏砰砰直跳。当朴星化从办公室出来时,等在前面的一个人递给他一份文件。

최 산 (崔傘) 崔伞

앳된 얼굴로 찍힌 증명사진. 稚嫩脸庞拍下的证件照。

그냥 독점욕인줄로만 알았다. 집 밖으로 내보낸 후에 연락도 되질 않길래 직접 찾아나서려고 했다. 몇 번이나 잡혀들어와 처맞았던지 기억도 안 난다. 군견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이 몇 명이 더 붙었다. 산은 돌아오지 않았다. 산과 같이 잘 길들여진 사람들이었는데 도저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거슬리는 행동도 전혀 하지 않는데도 거슬렸다. 그러다 어느 순간 스스로 이해가 되질 않았다.
我以为这只是占有欲。把他赶出家门后,联系不上他,我打算亲自去找他。我记不清被抓回来挨了多少次打。以军犬的名义,又有几个人加入了。伞没有回来。那些和伞一样被驯服得很好的人,我完全不喜欢。即使他们没有做任何让我不爽的事,我还是觉得不舒服。然后在某个瞬间,我自己也无法理解了。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这样做真的有必要吗。

뼈가 덜 아물어서 깁스 찬 팔을 내려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이러지? 분명 자기걸 뺏겨서 어리광 부리는 어린애 같은 마음일테다. 그렇게 스스로의 마음을 가라앉히려는데도 가라앉지를 않았다.
骨头还没完全愈合,看着打着石膏的手臂,心里冒出了这样的想法。我这是怎么了?这肯定是因为自己的东西被抢走了,才像个撒娇的小孩子一样。即使试图平复自己的心情,也无法平静下来。

최산은, 당연히 내 소유인데. 崔伞当然是我的。

당연히 내가 가져야하는데. 当然是我应该拥有的。

마지막 날 제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던 말간 얼굴이 떠오른다. 평생 걔의 그런 얼굴은 본 적 없는데. 어떤 모습의 산을 떠올리려고해도 결국 그 얼굴만이 마지막으로 남는다. 그러니까, 그 표정이 무슨 표정이었냐면. 아까워 죽겠다는 듯이, 안쓰러워하듯이, 울 것 같기도하고, 미련이 가득한 그런 표정이었는데.
最后一天,他静静地凝视着我的那张清澈的脸浮现在我的脑海中。我一生中从未见过他那样的表情。无论我试图回忆起伞的哪种模样,最终只剩下那张脸。也就是说,那表情是什么样的呢?就像是舍不得死去一样,带着怜惜,似乎要哭出来,充满了不舍的那种表情。

성화는 차창 밖을 바라보다 어두워진 사위에 비춰진 자신의 얼굴을 응시했다.
星化望着车窗外,凝视着映在黑暗中的自己的脸。


"그래.... 이런 표정이었는데." “对……就是这种表情。”


아까워 죽겠다는 듯이, 안쓰러워하듯이, 울 것 같기도하고, 미련이 가득한.
像是心疼得要死,像是心疼得不行,像是要哭出来一样,充满了不舍。

그게 무슨 표정이지.... 那是什么表情……

사랑인가. 성화의 입이 절로 벌어졌다. 사랑? 그 얼굴을 다시 떠올린다. 사랑이라고? 산의 얼굴이 자신의 얼굴과 겹쳐진다. 그럼 나는 최산을…
爱吗。星化的嘴巴不由自主地张开了。爱?他再次回想起那张脸。是爱吗?伞的脸和自己的脸重叠在一起。那么我对崔伞是…



生의 主 생의 주
生的主


“최실장!” “崔室长!”


산이 담배연기를 뒤로 뱉으며 허공을 저었다. 정마담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는 뛰어왔다. 최실장, 최실장 한 번만 도와주라. 정마담이 어색한 얼굴로 웃음을 겨우 지어냈다. 아까는 급하게 쫓아내면서 부르기 전까지는 얼씬도 말라더니.
伞吐出一口烟雾,挥了挥手。郑老板脸色煞白地跑了过来。崔室长,崔室长,帮我一次吧。郑老板勉强挤出一个尴尬的笑容。刚才还急着赶人走,现在却又叫人帮忙。


“네? 뭘요?“ “네? 뭘요?“ “什么?什么事?”

“가게에 지금… 5번룸 한 번만 들어가줘. 부탁이야.”
“现在去店里……去 5 号房间一趟。拜托了。”

“왜요. 손님?“ “为什么,客人?”


정마담이 재빠르게 고개를 끄덕거린다. 다른 애들은요? 정마담이 손을 내젓는다. 아니야, 아니야. 최실장이 들어가봐…. 응? 정마담은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는 듯이 자꾸만 말을 삼켰다.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눈치도 살피고. 산의 몸에 바짝 힘이 들어갔다. 무슨 큰 일이 생긴 듯했다. 산이 룸 앞에 서니 정마담이 작게 속삭였다.
정마담이 재빠르게 고개를 끄덕거린다. 다른 애들은요? 정마담이 손을 내젓는다. 아니야, 아니야. 최실장이 들어가봐…. 응? 정마담은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는 듯이 자꾸만 말을 삼켰다.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눈치도 살피고. 산의 몸에 바짝 힘이 들어갔다. 무슨 큰 일이 생긴 듯했다. 산이 룸 앞에 서니 정마담이 작게 속삭였다. 정马담迅速地点了点头。其他人呢?정马담挥了挥手。不是,不是。崔室长进去看看……嗯?정马담似乎有难言之隐,不断地咽下话语。四处张望,察言观色。伞的身体紧绷了起来,似乎发生了什么大事。伞站在房间前,정马담小声地耳语道。


“안에 들어간 애 중에 누구 죽은 거 같아….”
“进去的孩子中好像有人死了……”


산이 침을 꿀꺽 삼켰다. 崔伞咽了咽口水。

한 번도 없던 일은 아니긴했다. 근데 분위기가 훨씬 살벌하다. 가게가 온통 조용했다. 문을 살짝 열어보니 문 앞에서부터 두 명이 바닥에 쓰러져 뒹굴었다. 깨진 술병도 주변에 잔뜩이다. 산이 인상을 찌푸렸다. 이지경이 되도록 가드 한 명 안 나섰다는 게 이상했다. 바닥을 기던 녀석 중 한 명이 고개를 든다. 병훈이다. 병훈이 쥐어터진 얼굴로 눈물을 흘린다.
这并不是第一次发生这样的事。但这次的气氛更加紧张。店里一片寂静。轻轻推开门,看到门口有两个人倒在地上。周围满是破碎的酒瓶。伞皱起了眉头。奇怪的是,竟然没有一个保安出来制止这种情况。地上爬着的其中一个人抬起了头。是炳勋。炳勋满脸是伤,流着眼泪。


“형님….” “哥……”


산이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섰다.
伞推开门走进了房间。

커다란 룸 중앙에서 테이블 위로 머리 처박고 있는 남자는 이미 인사불성인 듯 싶었다. 그래도 산이 예의를 차리며 허리를 숙였다.
在宽敞的房间中央,桌子上趴着一个男人,他似乎已经不省人事了。尽管如此,伞还是礼貌地弯下了腰。


“사장님 죄송합니다. 애들 상태가 영 안 좋아서, 다른 애들로 보내드리겠습니다.”
“社长,对不起。孩子们的状态不太好,我会派其他孩子过去。”


병훈을 일으켜 세우자 밖에 있던 정마담과 가드 몇 명이 안으로 들어온다. 바닥을 구르는 선수애들을 데리고 나가는데 정마담이 자꾸만 뒤를 돌아봤다. 빨리 나가요, 왜요. 아니, 최실장 그게……. 정마담이 병훈을 받아들고는 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뭐해요. 산이 작게 속삭였다. 정마담이 손님을 곁눈질로 훔쳐보더니 빠르게 방을 나섰다. 산도 정마담을 따라 걸음을 옮기는데,
病勋被扶起来后,外面的郑老板和几个保镖走了进来。他们带着在地上打滚的选手们出去,郑老板不断回头看。快点出去,怎么了?不是,崔室长,那是……。郑老板接过病勋,在门口停下了脚步。干什么呢?伞小声地耳语道。郑老板斜眼瞟了客人一眼,迅速走出了房间。伞也跟着郑老板走了出去。


“산.” “伞。”

“…….” “……”


산이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테이블 위에 엎어진 몸을 일으키는 사람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伞慢慢地转过头来,盯着从桌子上撑起身体的人。

박성화, 박성화다. 朴星化,朴星化。

산의 심장이 크게 뛰기 시작한다. 속이 울렁거린다. 숨이 가빠진다. 침 삼키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진다. 조금 울 것 같은 얼굴의 박성화. 현실감이 없어서 땀이 찬 손을 꽉 쥐었다.
伞的心脏开始剧烈跳动。胃里翻腾。呼吸急促。吞咽的声音在房间里回荡。朴星化的脸上带着一丝快要哭出来的表情。因为不真实感,他紧紧握住了出汗的手。


“산아.” “伞啊。”


산이 가쁜 숨을 겨우 들이마시고 걸음을 옮겼다. 신발 바닥에 밟힌 유리파편이 바스락대는 소리만 난다. 산이 무릎을 꿇고 테이블 아래로 기어들어갔다. 성화가 소파에 몸을 기대며 숨을 크게 몰아 쉬었다. 바스락대는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심장이 크게 뛴다. 테이블 아래로 동그란 머리통이 먼저 나오고, 기억 속의 그 얼굴이 허벅지에 애살있게 부벼진다.
伞勉强喘着粗气,挪动了脚步。鞋底踩在玻璃碎片上发出咔嚓的声音。伞跪下,爬到桌子下面。星化靠在沙发上,大口喘息着。随着咔嚓声越来越近,心跳也越来越快。一个圆圆的脑袋先从桌子下面探出来,记忆中的那张脸温柔地蹭在大腿上。


“...화나셨어요?” “……生气了吗?”


성화가 벅찬 숨을 들이마신다. 분위기와 맞지 않은 환한 웃음을 지으면서,
朴星化深吸了一口气,露出了与气氛不符的灿烂笑容。


“아니.” “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