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주의 *素材注意






“난 있잖냐. 가끔 우리 보스가 좀 예수 같다는 생각이 든다.”
“我跟你说啊。有时候我觉得我们的老板有点像耶稣。”

“얼굴이?”  “脸?”

“아니 그냥 전체적으로. 존나 신 같잖냐. 전지전능하고. 개멋있고. 잘못 걸리면 아작 날 것 같고. 신이 뭐 별 거냐? 사람 조종해서 이것저것 뚝딱뚝딱. 안 되는 거 없게 하면 그게 신이지. 내가 볼 땐 우리 보스 예수야. 하루 빨리 기도를 올려야 한다고 본다.”
“아니 그냥 전체적으로. 존나 신 같잖냐. 전지전능하고. 개멋있고. 잘못 걸리면 아작 날 것 같고. 신이 뭐 별 거냐? 사람 조종해서 이것저것 뚝딱뚝딱. 안 되는 거 없게 하면 그게 신이지. 내가 볼 땐 우리 보스 예수야. 하루 빨리 기도를 올려야 한다고 본다.” “不是吗?整体上看起来就像个神。全知全能,超级帅气。如果惹到他,感觉会被彻底毁掉。神有什么特别的?操纵人类,做这做那。如果没有什么做不到的,那就是神。我看我们的老板就是耶稣。应该尽快祈祷。”


이게 뭔 개소리인가 싶어 우영은 미간을 좁혔다. 긴급 상황이라며 방문 두들기는 통에 별 수 없이 열어줬더니 한다는 말이 고작 그거였다. 백회장 예수설. 쌍욕이 앞니 바로 뒤까지 차오르는 거 겨우 참았다. 두식은 저보다 일 년 선임이었다. 하극상은 안 되지. 암요. 우영 생각에 백회장은 예수보다 집행인에 가까웠다. 사형 집행인. 저까짓 것도 선배라고, 기어올랐다가는 정우영 대가리부터 날아갈 테니까.
这是什么狗屁话啊,郑友荣皱起了眉头。说是紧急情况,敲门敲得那么急,没办法只好开门,结果他说的竟然是这个。白会长是耶稣的传闻。郑友荣勉强忍住了几乎要从牙缝里蹦出来的脏话。都植比他早一年入行。不能以下犯上,当然了。在友荣看来,白会长更像是个刽子手。行刑刽子手。就算那家伙是前辈,要是敢爬到他头上来,郑友荣的脑袋肯定会第一个被砍掉。


“하여간 내가 하고싶은 말은, 우리가 12사도나 다름이 없다는 거야.”
“总之,我想说的是,我们和十二使徒没什么两样。”


희대의 쌉소리였다. 헛웃음 참지 못하는 정우영 아랑곳 않고 두식은 황홀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这是史上最荒谬的话。郑友荣忍不住发出一声冷笑,但都植毫不在意,继续满脸陶醉地说着。


“내가 이래뵈도 초딩 때는 교회를 좀 나갔거든? 성경도 읽고. 찬송가도 따라 부르고. 그때도 이 두식이 형이 달란트 하나는 기가 막히게 벌었다는 거 아니겠냐. 딱 에이전트 할 운명이었던 거지. 집에 있는 거 갖다 파는 그거 뭐라 그래. 바둑시장? 벼룩시장? 여튼 그걸로 가짜 돈을 존나게 얻었어요. 교회 뒤에서 바로 현금깡해서 주마다 한 오만원 벌었나. 어렸을 때부터 그런 쪽으로는 아주 타고난 거지.”
“내看起来这样,其实小学的时候我去过教会的。读过圣经,也跟着唱过赞美诗。那时候,这个两栖哥可是赚了不少天赋币。注定要做特工的命运啊。把家里的东西拿去卖,那叫什么来着?跳蚤市场?反正通过那个赚了很多假钱。然后在教会后面直接换成现金,每周大概赚了五万韩元。从小在这方面就很有天赋。”

“어련하시겠어.”  “你当然会做得很好。”

“까불지 말고 좀. 간만에 진지한 얘기하는데 초 치기는. 그게 오늘날의 콤뿌다 이거야.”
“别闹了。好不容易认真谈一次,你就来捣乱。今天的重点就是这个。”


두식의 손에서 빳빳한 자주색 종이가 흔들거렸다. 프라임 호텔 카지노. 금박으로 인쇄된 활자에선 빛이 났다.
두植的手中摇晃着一张硬挺的紫色纸片。Prime Hotel Casino。金色印刷的字体闪闪发光。


“하여간 그때 목사가 뭐랬는지 알아? 예수가 제자 열두 명을 직접 선택했대. 나머지 것들은 알아서 굴러들어온 놈들이고. 진짜 예수가 뽑은 놈은 딱 열두 명이라 그랬거든. 우리처럼.”
“하여간 그때 목사가 뭐랬는지 알아? 예수가 제자 열두 명을 직접 선택했대. 나머지 것들은 알아서 굴러들어온 놈들이고. 진짜 예수가 뽑은 놈은 딱 열두 명이라 그랬거든. 우리처럼。”

“…….” “……”

“이 새끼 못 알아듣는 거 보니까 불교네. 부처는 제자 없냐? 사이비 뭐 그런 건 아니지? 아버지가 스님인 거 아니면 대충 부처님이다 생각하고 들어. 예수나 부처나 그게 그거지.”
“这家伙听不懂,看起来是佛教徒啊。佛祖没有弟子吗?不是邪教什么的吧?如果你爸爸是和尚,就当他是佛祖吧。耶稣和佛祖不都差不多吗。”

“애석하지만 무굡니다.” “很遗憾,但这是无薪的。”

“그래. 무교건 유교건.” “对。无论是无教还是儒教。”


기가 차 숨을 들이켜는데, 좆 기둥에 아슬아슬하게 흐르고 있던 정액이 후두둑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아 씨발 타이밍. 그렇잖아도 끈적하던 사타구니의 찝찝함이 배가 됐다.
气喘吁吁地吸了一口气,感觉到精液从阴茎上滴落。啊,操,真是时候。本来就黏糊糊的胯下现在更难受了。


“우리 카지노 들어오는 새끼들은 이 진리를 다 알아야 돼. 안 믿으면 지옥 가는 거야. 너 보스 믿지.”
“我们赌场进来的家伙都得知道这个真理。不信的话就下地狱。你相信老大吧。”

“그쵸.” “对吧。”

“나도 믿어. 진짜 존나게. 그니까 여즉 대가리 달고 살아숨쉬는 거 아니겠냐. 전지전능한 우리 보스. 믿습니다. 믿습니다.”
“我也相信。真的他妈的相信。所以我现在还能活着,不是吗?全知全能的我们的老板。我相信。我相信。”


우영은 저도 모르게 열린 문틈 흘긋댔다. 아씨 일어날 때 됐는데. 씨발 초조하게. 다행히 아직 방안은 조용했다. 우영은 주머니에서 담배 하나 꺼내 물었다.
友荣不自觉地瞥了一眼微微敞开的门缝。小姐该起床了。该死的,真让人着急。幸好房间里还很安静。友荣从口袋里掏出一根烟,叼在嘴里。


“그래서. 보스 믿으면 이따위로 살아도 천국 가요?”
“所以。相信老板的话,这样活也能上天堂吗?”

“몰라. 아마 그러겠지.”

“뭐야. 신앙이면 확신이 있어야지.” “什么呀。如果是信仰的话,就应该有信心。”

“근데 뭐 확실히……” “不过确实……”

“확실히?” “确定吗?”

“안 믿으면 지옥가겠지. 그건 진짜 확신해.”
“如果不相信的话就会下地狱吧。这点我真的很确定。”


두식이 환하게 웃었다. 지옥 같은 단어 입에 올리고 지을 표정은 아니었다. 웃고 지랄. 우영은 대충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틀린 말은 아니니까. 백회장은 그런 사람이었다. 안 믿으면 지옥 갈 사람. 그러니 덮어두고 믿는다고 동조하는 게 우영 신상에도 좋았다.
두식笑得很灿烂。那不是提到“地狱”这个词时该有的表情。笑个不停。友荣只是随便点了点头。因为这话没错。白会长就是那样的人。不信的话就会下地狱。所以假装相信对友荣自己也有好处。


“형, 근데요.” “哥,那个……”

“응.” “嗯。”


새로 꺼낸 담배에 불 붙이던 두식이 방문 사이로 시선을 옮기는 게 보였다. 더 관심 갖기 전에 서둘러 말을 이었다.
두식正点燃新拿出的香烟,目光移向门缝。我赶紧在他更感兴趣之前继续说话。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혀 뒤진 거 알죠?”
“耶稣被钉在十字架上死了,你知道吗?”

“엉. 근데 괜찮아. 다시 살거든.”
“嗯。不过没关系。我会再买的。”

“유다는 예수님 존나 배신 때렸고요.”
“犹大他妈的背叛了耶稣。”

“걔가 누군데.” “他是谁。”

“12사도 중에 한 명이잖아요.” “12 使徒中的一员嘛。”

“와 그건 몰랐는데. 너 이 새끼 보기보다 똑똑하다?”
“哇,我还真不知道。你这家伙比看起来聪明啊?”


그때 방 너머로 누군가 기지개 펴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영은 부러 깊게 연기 들이마신 뒤 저 멀리까지 내뿜었다.
那时,从房间那边传来了有人伸懒腰的声音。友荣故意深深吸了一口烟,然后远远地吐了出去。


“내가 보니까 형 관상이 딱 유다야. 300페소 벌자고 다 팔아넘길 새끼 같애.”
“我看你这面相,哥,你就是犹大。为了赚 300 比索什么都能出卖的家伙。”

“씨팔 그렇게 섭섭한 소리를.” “씨팔 그렇게 섭섭한 소리를。”

“내 말이 틀려요? 언제는 돈이 제일 중요하대매.”
“我说错了吗?什么时候钱变得最重要了。”

“300페소가 뭐냐. 300페소가. 그거 누구 코에 붙인다고 배신을 때려. 귀찮게.”
“300 比索算什么。300 比索。那点钱能干什么就背叛我们,真是麻烦。”

“그럼 300만 페소는 콜이에요?” “那 300 万比索成交吗?”

“그걸 말이라고. 콜이지.” “那还用说,当然是콜。”

“그것 봐. 난 딱 보면 보인다니까.”
“你看吧。我一眼就能看出来。”


이젠 우영도 웃었다. 어느새 복도에는 담배 연기가 자욱했다. 아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냐. 어울리지도 않게 번쩍거리는 시계 들여다본 두식이 옷매무새를 다시 매만졌다. 넥타이핀까지 하고 나온 걸 보니 디데이인 모양이었다. 홍콩에서부터 작업한 윤사장 들어오는 날. 이번 건만 잘 해내면 보스가 업장 하나 맡길지도 모른다고 들떠있던 모습 눈에 선했다. 실적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두식에게 그런 날이 올까 싶긴 해도 믿어주는 게 장땡이었다. 백회장 향한 두식의 신앙처럼.
现在友荣也笑了。不知不觉间,走廊里已经弥漫着浓浓的烟雾。啊哦,时间已经这么晚了吗?看着那不太相称的闪亮手表,斗植重新整理了一下衣服。连领带夹都戴上了,看来今天是个重要的日子。从香港开始就一直在忙碌的尹社长今天要来了。这次只要做得好,老板可能会让他负责一个场子。虽然斗植的业绩还差得远,但他还是充满了期待。就像他对百会长的信仰一样。


“얼른 가봐요. 1시 입국이라 안 그랬어요? 공 들여놓고 남한테 뺏기는 거 한 번이면 족하지.”
“赶紧去吧。不是说一点入境吗?辛辛苦苦做的事被别人抢走一次就够了。”

“엉. 근데 넌 안 가?”
“嗯。可是你不去吗?”

“어딜요?” “去哪儿?”

“어디긴 어디야. 식당이지. 차마담이 너 기다린다고 세 시간 동안 브런치를 드셨댄다.”
“哪里是哪里啊。是餐厅。车老板说她等你等了三个小时,吃了早午餐。”


아 미친. 우영이 결국 참지 못하고 욕설을 내뱉었다. 완전히 잊고 있었다. 어젯밤에 거머리처럼 들러붙는 차마담 떼어낸다고 되는 대로 씨부린 게 오늘 점심식사였단 걸.
啊,疯了。友荣最终忍不住爆了粗口。他完全忘记了。昨晚为了甩掉像水蛭一样缠着他的车马담,他随口胡说八道的事情,今天中午就要兑现了。


“아 알아서 해요. 시비 그만 걸고 가요 형도.”
“啊,随便你吧。别再找茬了,走吧,哥。”


머리 대충 쓸어넘기고 헛기침 했다. 꼬였다. 존나 꼬였다. 눈 뜬 직후부터 하여간 되는 일이 없었다. 짜증 오지게 난 정우영 낯짝 살피던 두식은 어깨 한 번 으쓱한 뒤 물러났다. 누가 뭐래? 지 좆 될까봐 신경써줘도 지랄이야. 하여간 배은망덕한 새끼. 그대로 뒤돌아 걷는 듯 싶었던 두식이 제자리에 우뚝 멈춰섰다.
头发随便一拨,清了清嗓子。搞砸了,真是搞砸了。从睁眼那一刻起,就没有一件顺心的事。看着烦得要死的郑友荣,斗植耸了耸肩后退了几步。谁说什么了?怕自己倒霉才关心他,结果还发脾气。真是个忘恩负义的家伙。斗植本来像是要转身离开,却突然停在了原地。


“야. 근데 너……” “喂。可是你……”

“…….” “……”

“섰다. 그거.” “站住。那个。”


내려다보니 정말로 빳빳하게 선 제 것이 보였다. 뭐라 대꾸해야 좋을지 머리를 굴리기도 전에 두식이 픽 웃으며 선수를 쳤다.
Translated Text: 低头一看,真的看到自己挺立的那一部分。还没来得及想好怎么回答,友荣就先笑了起来。


“허옇게 다 묻었어. 그 꼴로 가면 끝장이겠는데. 돈줄도 모가지도.”
“全都弄脏了。你要是那样去的话,钱和命都没了。”


아랫배에. 허벅지 사이에. 말 그대로 온 사방천지에. 검은 천 위로 눈에 띄게 정액이 말라붙어있었다. 와 그냥 뛰어내릴까. 모가지 긋는 모션 취하며 멀어지는 두식 바라보던 우영이 이마를 짚었다. 예수와 12사도는 개뿔. 진짜 끝까지 개지랄 같았다.
下腹部。大腿之间。简直是到处都是。黑色布料上显眼地干涸着精液。哇,干脆跳下去算了。做了个割喉的动作,看着远去的斗植,友荣捂住了额头。耶稣和十二使徒算个屁。真是从头到尾都像疯了一样。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高风险高回报

정우영 x 최산     郑友荣 x 崔伞






정우영은 에이전트다. 프라임 카지노 수석 에이전트. 호칭만 들으면 간지 한 번 기깔났다. 물론 겉보기에도 좀 그랬다. 도수도 없는 안경 통수에 제껴 쓰고 건들거리는 꼴 보고 있으면 돈 깨나 만지는 부호 같았다.
郑友荣是特工。Prime Casino 的首席特工。光听称呼就觉得很酷。当然,外表看起来也有点那样。戴着没有度数的眼镜,摆出一副吊儿郎当的样子,看起来像是个有钱的富豪。

그래. 정우영은 타고나길 좀 진짜 같았다. 아래위로 수트 쫙 빼입고 가오 잡아도 건달스럽진 않았단 소리다. 그 덕인지 우영은 매일같이 승승장구했다. 돈 좀 만진다 하는 한국인 중에 에이전트 제이 모르는 인간 없을 때까지.
对。郑友荣天生就有点真材实料。即使从头到脚穿着西装,摆出架势,也不会显得像个混混。也许正因为如此,友荣每天都在步步高升。直到没有一个在韩国有点钱的人不知道 Agent J 为止。

에이전트도 에이전트 나름이라고. 카지노 에이전트는 기깔나는 호칭과 달리 나이트 삐끼와 진배 없는 직업이었다. 정우영은 카지노 물 관리했다. VIP 심부름 했다. 마닐라 바닥 다 뒤져 새로운 물주 물어왔다. 호구 잡아다 앉히는 만큼 돈을 버는 게 에이전트의 수익 구조였다. 뉴페이스가 꼴아박는 배팅액의 1.5프로는 꼬박꼬박 커미션으로 들어왔다. 그러니까 데려온 이가 망하면 망할수록 정우영 지갑 사정도 좀 나아지는 거였다. 일억 잃으면 백오십. 십억 잃으면 천오백. 백억 잃으면 일억오천. 물론 억 단위 넘는 일은 잘 없었지만.
代理人也有各种各样的。赌场代理人虽然听起来很厉害,但实际上和夜总会的拉客没什么两样。郑友荣负责管理赌场的客源,给 VIP 跑腿。他在马尼拉到处寻找新的金主。代理人的收入结构就是靠拉来冤大头坐下赌钱来赚钱。新面孔下注金额的 1.5%会作为佣金定期入账。所以带来的人输得越多,郑友荣的钱包也就越鼓。输一亿就赚一百五十万,输十亿就赚一千五百万,输一百亿就赚一亿五千万。当然,输到上亿的情况并不多见。

필리핀 최대 규모인 프라임 카지노 한인 정킷은 오가는 배팅액의 수준이 메인홀의 곱절은 되었다.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었다. 삼합회 두목과 호형호제 한다던가. 경찰청장과 연줄이 있댔나. 뒷세계 인맥과 공권력 빽이 어떻게 공존하는지는 몰라도, 백회장은 과연 언터쳐블이었다. 그의 정킷에선 살인 나도 경찰 못 들어올 거라 그랬다. 성역이 따로 없지 뭐. 그런 백회장 아래 있으니 12사도가 영 틀린 말은 아니었다.
菲律宾最大规模的 Prime 赌场韩人 Junket 的投注金额是主厅的好几倍。真是本末倒置。听说他和三合会的头目称兄道弟,和警察厅长也有关系。不知道黑道和公权力是怎么共存的,但白会长确实是个无法触碰的人物。听说在他的 Junket 里即使发生了杀人案,警察也进不来。简直是个没有禁区的地方。在这样的白会长手下,十二使徒这个称呼也不算错。

길두식 포함한 열두 제자들. 백회장이 꾸린 작업팀에서 입 제일 잘 터는 게 정우영이었다. 필리핀 땅 밟은 지 일주일만에 영입된 케이스. 우영은 눈치 빤했다. 대가리 잘 굴러갔다. 그래도 큰 욕심은 안 냈다. 앙헬레스 지점 내준댔을 때도 싫다 그랬다. 목에 칼 겨누는 놈 생길까봐.
包括吉斗植在内的十二个门徒。白会长组建的工作团队中,嘴巴最能说的就是郑友荣了。刚到菲律宾一周就被招募进来了。友荣很机灵,脑子转得快。不过他并不贪心。当有人提议让他负责安赫莱斯分部时,他拒绝了,怕有人会对他下手。

돈 있으면 털리고 나대면 뒤지는 게 이 바닥 생리였다. 정우영은 그거 잘 알아서 실실 웃으며 본능적으로 남의 비위 맞추려 했다. 백회장 비위. 차마담 비위. 그리고 여기 이… 꼴통새끼 비위까지.
有钱就被抢,嚣张就会死,这是这个圈子的生存法则。郑友荣对此心知肚明,所以他总是笑嘻嘻地本能地讨好别人。讨好白会长。讨好车夫人。还有这里这个……混蛋的讨好。


“이제야 깼냐?” “现在才醒吗?”

“응. 밖엔 누구?” “嗯。外面是谁?”

“그건 알 거 없고. 야. 너 땜에 존나 곤란해질 뻔했다.”
“那不关你的事。喂。差点因为你搞得我很麻烦。”

“나 때문에? 왜?” “因为我?为什么?”


우영은 대답 대신 바지 고무줄 늘리고 제 아래를 가리켰다. 니가 해놓은 짓거리를 보고도 왜 소리가 나오냐 지금. 안에는 더 엉망이야. 말 끝나기도 전에 산이 구토하는 시늉을 했다. 웩. 더럽게 진짜. 그러게 누가 밤새 빼지 말고 처박고 있으래. 지가 좋아서 그래놓고 남 탓은. 욱해서 한 마디 쏘아붙이려는데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우영은 그냥 고개 휘휘 내저으며 컵에 물을 따랐다. 질 것 같을 땐 입 닥치면 절반은 간댔다.
友荣没有回答,而是拉了拉裤子的松紧带,指了指自己的下面。你看看你干的好事,为什么现在还在叫。里面更糟糕。话还没说完,伞就做了个呕吐的动作。呕,真脏。谁让你整晚不拔出来的。明明是你自己喜欢这样,现在还怪别人。我气得想回一句,但实在没什么好说的。友荣只是摇了摇头,给杯子倒了点水。感觉要输的时候,闭嘴就算赢了一半。


“이거 마셔. 난 나가봐야 돼.”
“喝这个。我得出去一趟。”

“뭐라도 탔을 것 같은 건 내 착각?”
“是不是我错觉,感觉好像烧着了什么?”

“헛소리 하지말고 다 마셔. 너 어제 아래 위로 존나 흘리더라. 몸 안에 물이라곤 안 남았을걸. 침이랑 정액으로 다 뱉으셔서.”
“别胡说了,喝完它。你昨天上下都在流,身体里应该没剩什么水了。全都变成口水和精液吐出来了。”


유리컵 받아든 산이 결국 발끈했다. 넌 말을 꼭 그렇게 해야 돼? 어째 날 밝아도 핏기 하나 없이 질린 얼굴은 여전했다. 할배들한테는 잘만 웃어주더니 꼭 저한테만 댓거리였다. 왜 이제 와서 지랄. 드러운 말 할 때마다 좋다고 다리 감아온 게 누군데. 우영은 불퉁해진 그 입술 위로 제 이를 박아넣던 지난 밤을 떠올렸다. 주근깨 콕콕 박힌 목언저리에 불어넣던 숨의 온도를 떠올렸다. 목 뒤로 찌르르한 기운이 퍼지는 것 같았다. 씨발. 그거 다 꿈이 아니라는 거지. 찐득찐득해진 온몸이 증명하고 있었다. 정우영은 최산과 잤다. 분명 한 세네 번은 쌌다. 미칠 노릇이었다.
유리컵 받아든 산이 결국 발끈했다. 넌 말을 꼭 그렇게 해야 돼? 어째 날 밝아도 핏기 하나 없이 질린 얼굴은 여전했다. 할배들한테는 잘만 웃어주더니 꼭 저한테만 댓거리였다. 왜 이제 와서 지랄. 드러운 말 할 때마다 좋다고 다리 감아온 게 누군데. 우영은 불퉁해진 그 입술 위로 제 이를 박아넣던 지난 밤을 떠올렸다. 주근깨 콕콕 박힌 목언저리에 불어넣던 숨의 온도를 떠올렸다. 목 뒤로 찌르르한 기운이 퍼지는 것 같았다. 씨발. 그거 다 꿈이 아니라는 거지. 찐득찐득해진 온몸이 증명하고 있었다. 정우영은 최산과 잤다. 분명 한 세네 번은 쌌다. 미칠 노릇이었다. 산接过玻璃杯,终于发火了。你非得这么说话吗?天亮了,脸色依旧苍白。对爷爷们笑得那么好,偏偏对我就这样。为什么现在才发火。每次说脏话的时候,谁是高兴地把腿缠上来的。友荣回想起昨晚把牙齿嵌进那张嘟起的嘴唇上的情景。回想起在布满雀斑的脖子上吹气的温度。感觉一股麻意从脖子后面扩散开来。妈的。这不是梦。全身黏糊糊的证明了一切。郑友荣和崔伞睡了。肯定做了三四次。真是要疯了。

최산이랑 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에이전트 제이의 바짓춤은 존나 가벼웠다. 호텔 뒷골목 후커들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진 않았을 것이다. 가진 거 총동원해도 안 먹히는 게 태반인 시장이었다. 요즘 인간들은 멍청하지 않았다. 경계 태세 갖추고 상한선 정한 뒤 입장했다. 카지노에 돈 꼴아박고 인생 좆된 인간들 얘기가 하루에도 몇 번씩 뉴스를 탔으니까. 잃어도 상관없는 여윳돈 몇 백 들고 이틀 정도 놀다가 출국하는 게 걔네 계획이었다. 우영은 어떻게든 그거 막아야 했고.
和崔伞睡在一起本身并不是问题。特工 J 的裤裆非常轻浮。比酒店后巷的妓女还要过分,绝不会比她们差。即使用尽所有手段也大多无济于事的市场。如今的人类并不愚蠢。他们保持警惕,设定上限后才会进入。每天新闻里都会有几次关于在赌场输光钱财、人生毁掉的人的故事。他们的计划是带着几百块无所谓的钱玩两天然后出国。郑友荣无论如何都必须阻止这一切。

가진 것 중 제일 확실한 게 얼굴이었다. 이런 미남계 최적화 이목구비를 아깝게 썩히면 쓰나. 여우짓 타고난 정우영은 적재적소에 제 프로포션 활용했다. 자존심 없었고 자아도 없었다. 그러니 기업 몇 개 좌지우지 한다는 차마담도 사족을 못 쓰는 거였다. 선 넘을 듯 말 듯 굴면서 아양은 또 제대로 떠는 정우영 앞에선.
拥有的东西中最确定的就是脸了。怎么能让这样适合美男界的五官白白浪费呢?天生狡猾的郑友荣在适当的地方充分利用了自己的身材比例。他没有自尊心,也没有自我。所以,即使是掌控几家企业的车夫人也对他无可奈何。在郑友荣那种似乎要越界却又不越界的态度下,他还会撒娇得恰到好处。


“야. 너 진짜 가지가지 한다.”
“呀。你真是够可以的。”


손아귀 힘 유독 없다 싶더라니. 산은 결국 그 물 다 쏟고 말았다. 턱 타고 흘러내려 목으로 가슴으로 온몸이 다 물 범벅이었다. 앗 차거. 한 박자 늦게 눈 질끈 감은 산이 가운을 여몄다. 잠 덜 깼냐, 너? 협탁에 놓여있던 티슈 몇 장 뽑아들고 다가서자 산이 가슴 위로 엑스 자를 그렸다.
손上力气特别小。伞最终把那杯水全洒了。水顺着下巴流到脖子、胸口,全身都湿透了。啊,好冷。反应慢了一拍的伞紧闭双眼,拉紧了浴袍。你还没完全醒吗?我抽了几张放在床头柜上的纸巾,走近时,伞在胸前画了一个叉。


“변태는 접근 금지.” “变态禁止接近。”

“…….” “……”

“티슈 거기 두고 나가. 가봐야 한다며.”
“把纸巾放在那里,然后出去。你不是说你得走吗?”

“야. 여기 내 방이거든?” “喂。这是我的房间。”

“너 지금 니 눈 안 보이지. 거울 봐봐. 욕망이 아주 드글드글해.”
“你现在看不到自己的眼睛吧。照照镜子。欲望都快溢出来了。”


우영은 벽면 거울 속 저와 눈을 맞췄다. 아니 대체 어디에 뭐가 드글드글하단 건데. 거울 속 얼굴은 오늘도 욕 나올 정도로 잘생기기만 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소리 절로 나왔다. 안 감은 머리도 세팅한 것마냥 결 따라 넘어가 있었고, 이만하면 명작이라는 듯 입술 위에 찍힌 마침표 하나까지 완벽했다. 영문 모르겠다는 듯 저를 보는 우영에게 산이 한 마디 툭 던졌다.
友荣在墙面镜子里与自己对视。到底哪里有什么问题呢?镜子里的脸今天也帅得让人忍不住想骂人。忍不住感谢上帝。没洗的头发也像是精心打理过一样顺滑地垂下,这样看起来简直就是一件艺术品,连嘴唇上的那颗小痣都完美无缺。伞对着一脸茫然看着自己的友荣随口说了一句。

소리 없이 입 모양으로. 无声地用嘴型。

너 - 나랑 - 또 하고 싶지 - 이렇게.
你 - 想和我 - 再来一次 - 这样。

우영은 한 대 얻어맞기라도 한 것 같았다. 알 수 없는 정적에 얼빠진 침 삼킴이 추가됐다. 얼마나 멍하게 서있었던 걸까. 깜박이던 시선이 산의 목 아래로 떨궈졌다. 천하의 정우영이 눈을 피한 거였다.
友荣感觉像是被狠狠打了一拳。无法理解的寂静中,他呆呆地咽了口唾沫。他到底愣了多久呢?眨了眨眼,视线落在了伞的脖子下方。天下无敌的郑友荣竟然避开了目光。

하여간 예리한 새끼. 제 얼굴에 뭐가 드글드글하단 건지는 몰라도 그 말엔 부정할 수 없었다. 정우영은 그 말 듣자마자 밀쳐눕히고 싶었으니까. 다 젖은 최산을 다 젖은 침대 위로. 꼼짝도 못하게 꽉 짓눌러서.
总之,敏锐的小子。不管他脸上有什么,我都无法否认他说的话。郑友荣一听到那句话就想把他推倒在床上。把全身湿透的崔伞推到湿透的床上。紧紧压住他,让他动弹不得。








굳이 따지자면 우영의 인생은 성경보다 비디오방 성인물에 가까웠다. 개연성 밥 말아먹은지 오래였고, 등장인물부터 소품 하나까지 B급 아닌 게 없었으며, 얄팍한 스토리 라인은 오직 베드씬만을 위해 존재했으니까. 쓸데없이 높은 수위. 적나라한 제목. 감정선 이해 안 가는 사건사고의 연속. 그래. 야하다 못해 천박한 그게 딱 정우영의 인생이었다. 바로 지금처럼.
如果非要说的话,友荣的人生比起圣经,更像是录像厅的成人片。剧情早就不合逻辑了,从登场人物到道具,没有一样不是 B 级的,薄弱的故事线只为了床戏而存在。无谓的高尺度。露骨的标题。情感线无法理解的事件接连不断。对,就是这样。淫荡到甚至有些粗俗,这正是郑友荣的人生。就像现在这样。

복도를 걷는 내내 제 뺨을 존나 세게 때렸다. 정우영 니가 드디어 미쳤구나. 제대로 돌았어. 아직 술이 덜 깨기라도 한 건지 별로 아프지도 않았다. 우영은 엘리베이터가 층에 다다를 때까지 심호흡 했다. 미쳤지. 정신 나갔지. 어젯밤에 한 거야 개꼴아서 그랬다 쳐. 누가 내 잔에 약 타서 그랬다 쳐. 그럴 리도 없지만 대충 그렇다 치고.
走在走廊上的时候,我狠狠地扇了自己一巴掌。郑友荣,你终于疯了。彻底疯了。也许是因为酒还没完全醒,所以并不觉得很痛。友荣在电梯到达楼层之前一直在深呼吸。疯了吧。精神失常了吧。昨晚做的那些事,就当是因为喝醉了。就当是有人在我的杯子里下了药。虽然不可能,但就这么假设吧。

방금 그건 대체 뭔데? 刚刚那到底是什么?

혀 끝에서 아직도 비릿한 맛이 나는 것 같았다. 귓가에 열에 달뜬 신음이 어른거렸다. 씨발… 진짜 기가 막혔다. 원래도 이성적인 편은 아니었지만 진짜 이 지경으로 자제를 못했던가? 해가 중천에 뜨고도 정신 못 차려서 같은 실수를 두 번씩이나 하다니. 에이전트 제이가 최산과 밤낮으로 뒹군 건 그야말로 초유의 사태였다.
舌尖上似乎还残留着腥味。耳边回荡着因热情而发出的呻吟。该死……真是让人无语。虽然本来就不算理性,但真的到了这种地步无法自制吗?太阳已经高挂在天空,却还没清醒过来,竟然两次犯下同样的错误。特工 J 和崔伞日夜纠缠,这简直是前所未有的事态。


“지금 이 상황을 슬롯으로 치면 있잖아. 뻑나갔다 그래.”
“如果把现在这种情况比作老虎机的话,就是爆机了。”

“…….” “……”

“개노답이야. 기계 채로 바꿔야 돼. 진짜로.”
“真是没救了。得整个换掉。真的。”


방문 닫고 나오기 전 우영은 그런 말을 내뱉었다. 산은 침대에 널브러져 얕은 숨이나 달싹이고 있었다. 지방층 하나 없이 들러붙은 최산의 뱃가죽 위로 누구 것인지 모를 묽은 액체가 뒤섞여 반짝였다. 예쁘긴 존나 예뻤다. 선 넘게 자극적이라 기가 찰 지경이었다. 말싸움 하다말고 피 끓어버린 것도 납득이 됐다.
방문 닫고 나오기 전友荣是这么说的。伞瘫在床上,只是微微喘息着。崔伞那没有一丝脂肪的腹部上,混杂着不知是谁的稀薄液体,闪闪发光。真他妈漂亮。刺激得过分,简直让人无语。吵着吵着就血气上涌,也能理解了。

아니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예쁘다고 다 자나? 예쁘면 다 처박아? 그런 기준으로 뒹굴어대면 이 호텔 리셉션에 정우영과 안 잔 애가 없을 거였다. 그래. 이 자괴감의 원인은 행위가 아닌 대상에 있었다. 백 번 너그럽게 생각해봐도 차라리 리셉션 알바랑 자는 게 나았다. 그러면 얻는 거라도 있지. 방 업그레이드 되고 룸서비스라도 받았겠지. 최산은 정우영 인생에 하등 도움이 안 되는 상대였다. 개털이었으니까. 지갑 거꾸로 들고 탈탈 털어도 콤프 몇 장 겨우 팔랑대며 떨어질 개털. 맘 먹고 벗겨먹을래도 먹을 만한 곳 없는 놈이랑 쳐자다니. 그건 에이전트로서의 신념부터 우영 개인의 자존심까지 한 번에 갈기갈기 찢기는 일이었다.
不是吧。再怎么说也不能这样。漂亮就都睡吗?漂亮就都上吗?如果按这种标准乱搞,这家酒店的接待员中就没有没和郑友荣睡过的了。对,这种自责感的原因不在于行为,而在于对象。即使一百次宽容地想,和接待员睡还好些。至少还能得到点什么。房间升级了,还能收到客房服务。崔伞对郑友荣的人生毫无帮助。因为他一无所有。就算把钱包倒过来抖,也只能掉出几张皱巴巴的钞票。即使下定决心要剥削他,也没有什么可剥削的。和这种人睡觉,作为经纪人的信念和友荣个人的自尊心都会被撕得粉碎。

최산은 프라임 카지노의 마스코트다. 딱히 좋은 의미는 아니었다. 그냥 걔는 거기 살았다. 월화수목금토일 어느 날 어느 시간에 가도 거기 있었다. 바카라 9번 테이블에 죽치고 앉아서. 얼음 다 녹은 칵테일 잔 만지작대면서. 다른 게임을 구경하는 것도, 그렇다고 지 게임에 목 매는 것도 아닌 상태로 시간이나 죽이며 앉아있었다. 누군가 주워줄 때까지.
崔伞是 Prime 赌场的吉祥物。这并不是一个特别好的意思。只是因为他住在那里。无论是星期一到星期天的哪一天,或者是任何时间,他总是在那里。在百家乐 9 号桌前坐着。摆弄着已经融化了冰块的鸡尾酒杯。既不看其他游戏,也不沉迷于自己的游戏,只是坐在那里消磨时间,直到有人来捡他。

걔는 가진 게 없었다. 사전적 의미 그대로 낫띵이었다. N-o-t-h-i-n-g. 아무것도 없음. 먹고 죽을래도 1페소짜리 동전 하나 없음. 아마 프라임 호텔 벨보이도 걔보다는 주머니 두둑했을 것이다. 걔는 여행 중 불의의 사고로 뒤져버린 조회장의 유산이었다. 금시계나 짐가방만도 못한 유산. 그 기구한 사연은 두식이 가장 즐기는 화젯거리였고, 카지노 드나드는 모든 이들의 안줏거리이기도 했다. 우영이 산의 존재를 처음 인식한 날도 그랬다.
他一无所有。从字面意义上来说,什么都没有。N-o-t-h-i-n-g。什么都没有。连一枚 1 比索的硬币都没有。也许普莱姆酒店的门童都比他口袋里更充实。他是旅行中意外事故中死去的赵会长的遗产。比金表或行李箱还不如的遗产。这个悲惨的故事是斗植最喜欢的话题,也是所有出入赌场的人的谈资。友荣第一次意识到伞的存在那天也是如此。


“쟤 말이야. 내가 한번 달라고 하면 줄 것 같냐?”
“你觉得他会给我吗,如果我问他要的话?”


환전업자와 시시덕거리다 말고 두식이 가리킨 곳에는 그 애가 있었다.
환钱商和嘻嘻哈哈的同时,斗植指的地方有那个孩子。


“자게?” “睡觉吗?”

“아니 막 간절한 건 아닌데, 예쁘잖냐. 싸가지 존내 없고. 딱 내 취향.”
“不是说特别渴望,但她很漂亮。虽然态度很差,但正合我胃口。”

“잘 모르겠는데.” “我不太清楚。”

“야. 모르는 소리 마. 쟤 조회장 이거야.”
“喂。别说你不知道。那家伙是班长。”


두식은 우영에게 새끼 손가락을 흔들어보였다. 우영은 그 뜻을 유추하기 위해 잠시 인상을 찌푸렸다. 쟤가? 내가 아는 그 조회장?
두식向友荣挥了挥小指。友荣皱了皱眉,试图猜出他的意思。那家伙?我认识的那个赵会长?


“어. 까다롭고 돈 개많던 할배 있잖아. 그 할배가 한국에서부터 달고 들어온 애야. 진짜 존나 아꼈다는데. 지금은 중간에 붕 떴지 뭐.”
“哦。你知道那个又挑剔又有很多钱的老头吧。那个老头从韩国带来的孩子。听说他真的非常珍惜他。现在他们之间有点疏远了。”

“…….” “……”

“쟤 어차피 한국으로 들어가지도 못해. 받아둔 현금 없어서. 할배 그렇게 뒤지면서 쟤 인생도 같이 조진 거지.”
“他反正也回不了韩国。没有收到的现金。爷爷那样死去也毁了他的生活。”


손으로 총 모양 만든 두식이 제 관자놀이에 대고 탕- 방아쇠 당기는 시늉을 했다. 안타깝게도 조회장의 말로를 설명하는 데에 그보다 더 확한 모션은 없었다. 머리에 두 방. 총으로 탕 탕. 자산이 조 단위를 넘어섰다던 재양그룹 조회장은 지난 여름, 양국의 뉴스 1보를 뜨겁게 달군 인물이었다.
손으로 총 모양 만든 두식이 제 관자놀이에 대고 탕- 방아쇠 당기는 시늉을 했다. 안타깝게도 조회장의 말로를 설명하는 데에 그보다 더 확한 모션은 없었다. 머리에 두 방. 총으로 탕 탕. 자산이 조 단위를 넘어섰다던 재양그룹 조회장은 지난 여름, 양국의 뉴스 1보를 뜨겁게 달군 인물이었다. 用手做成枪的形状,두식对着自己的太阳穴做了一个开枪的动作。不幸的是,没有比这更准确的动作来描述会长的结局了。头部两枪。砰砰。资产超过了兆单位的재양集团会长是去年夏天,两国新闻头条的热门人物。


[단독 속보] J 그룹 총수 조모씨 총상으로 숨진 채 발견
[独家快讯] J 集团总裁赵某某被发现死于枪伤

필리핀 마닐라 소재 P호텔에서 재계 순위 30위 조모씨(68세)가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 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신 최초 발견자는 호텔 직원이었으며, 숨진 조씨는 두 차례의 총상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사관들은 사건 당일 호텔 안에서 중국계 조직원들의 몸싸움이 있었다는 제보에 따라 조씨의 자산을 두고 권력 다툼이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菲律宾马尼拉某 P 酒店内,68 岁的企业家赵某被发现身中枪伤死亡,当地警方已展开调查。根据警方公开的报告,最早发现尸体的是酒店员工,赵某被推测因两次枪伤而死亡。调查人员正在根据当天酒店内有中国籍组织成员发生肢体冲突的举报,调查是否因赵某的资产引发了权力斗争。


확인 절차도 없이 단독 타이틀 달고 퍼져나간 그 속보의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기사에 표기된 대로 조회장은 이곳에서 죽었다. 마닐라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프라임 호텔. 총상도 두 개가 맞았고, 돈 때문에 죽은 것도 맞았다.
没有经过确认程序就以独家头条传播出去的那条新闻一半是对的,一半是错的。正如报道中所写,赵会长确实在这里死了。马尼拉最豪华的酒店——Prime 酒店。他确实中了两枪,也确实是因为钱而死的。

그러나 최초 발견자는 호텔 직원이 아닌 웬 남자애였다. 눈 뜬 직후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한시도 안 빼먹고 옆에 끼고 다니던 남자애. 골프는 못 치는지 다들 필드 나간 토요일 오후에는 혼자 남아있던 애. 까탈스러운 조회장이 삼 년 넘게 달고 다녔다던 키링. 스물다섯 먹은 트로피. 최산.
然而,最先发现的不是酒店员工,而是一个男孩。这个男孩从睁开眼睛到上床睡觉,一刻也不离开他的身边。似乎不会打高尔夫球,所以在大家都去球场的周六下午,他总是一个人留下来。那个挑剔的赵会长三年多来一直带在身边的钥匙扣。二十五岁的奖杯。崔伞。

저보다 마흔 살 많은 남자와 붙어먹는 삶이 대부분 그러하듯 하루아침에 버졌다면 차라리 나았을까. 기브앤테이크 확실한 게 사랑이라면, 불행히도 조회장은 그 애를 존나 사랑했다. 사달라는 거 다 사다바쳤고 버릇 없이 굴어도 받아줬다. 그러니 미치는 거였다. 그렇게 한순간에 죽어버리다니. 언제나처럼 방문 열고 들어서자마자 피웅덩이 밟은 심정 차마 가늠도 할 수 없었다. 걔는 피범벅 눈물범벅 된 채로 발견됐다. 알리바이 확실한데도 한 달 넘게 조사받았다. 유서 그 어디에도 걔 이름은 안 써있었다. 그래서 최산은 마닐라에 남았다. 조회장이 반년 선결제한 스위트룸에, 유효기간 얼마 안 남은 콤프 카드들과 함께.
比我大四十岁的男人和我在一起的生活,如果在一天之内结束了,反而会更好。如果爱是一种明确的给予与索取,不幸的是,赵会长非常爱他。他要什么就买什么,即使他无理取闹也会容忍。所以这让人发疯。就这样在一瞬间死去。像往常一样,推开门走进去,踩在血泊中的感觉简直无法想象。他被发现时满身是血,泪流满面。尽管有明确的不在场证明,但还是被调查了一个多月。遗书里没有提到他的名字。所以崔伞留在了马尼拉。在赵会长预付了半年的套房里,和那些快要过期的免费卡一起。


“쟤는 여기 못 벗어나. 밖에 나가면 그거 한도가 하루에 8만원인가 그래. 그나마 여기선 무한대로 사용할 수 있는데.”
“他不能离开这里。出去的话,每天的限额好像是 8 万韩元。在这里至少可以无限使用。”

“콤프?” “压缩机?”

“어. 유족들이 그것까진 몰랐나본데, 그 할배 자기가 딴 돈은 다 콤프로 받았거든. 이제 그게 쟤 유일한 생명줄이지. 씀씀이 보아하니 턱없이 모자라겠지만.”
“哦。遗属们好像不知道这一点,那位老爷子自己赚的钱全都用来买了债券。现在那是他唯一的救命稻草了。看他的花销,显然远远不够。”


콤프는 카지노에서 통용되는 마일리지였다. 칵테일 사먹고 식당 이용하고 방 계약 연장하는 마일리지. 에이전트들도 커미션의 0.1%는 그걸로 받았다. 차고 넘치는 콤프들로 프리룸 잡고 프리칩 받아 호텔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콤프는 콤프지 진짜 돈이 아니다. 먹고 사는 데 지장 없는 정우영이야 절반 값만 받고 현금깡도 한다지만 최산의 사정은 달랐다. 걔는 완전히 발 묶인 거였다. 고작 육개월 시한부로. 호텔 안에서나 사람처럼 살 수 있게 된 거였다.
콤프是赌场里通用的积分。用来买鸡尾酒、在餐厅用餐、延长房间租期的积分。代理人们也会用 0.1%的佣金来换取这些积分。用这些多得用不完的积分订免费房间,拿免费筹码,在酒店里生活。但也仅限于此。积分就是积分,不是真正的钱。对于生活无忧的郑友荣来说,拿一半的价值换成现金也无所谓,但崔伞的情况就不同了。他完全被困住了,仅仅是六个月的期限。在酒店里才能像个人一样生活。


“그래도 너무 잘해주지 마요. 카지노에 인생 좆망한 애가 뭐 한둘인가.”
“不过也别对我太好了。因为在赌场里把人生搞砸的人可不止一个。”

“귀엽잖냐. 혼자 가시 돋혀서는. 괜히 으르렁대고 경계하고. 여기 애들 다 지 불쌍해서 고개 숙여주는 것도 모르고.”
“可爱吧。一个人浑身是刺。无缘无故地咆哮和警戒。这里的孩子们都因为他可怜才低头,他却不知道。”


사람 좋은 두식은 걔한테 매번 냉대 당하면서도 말 거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귀여운 생김새랑은 달리 싸가지는 더럽게 없는 애였다. 조회장 그렇게 죽고나서는 그렇잖아도 조진 성격 더 조져진 것 같았다. 우영은 두식이 걔를 입에 올릴 때마다 무신경한 태도로 일관했다. 아뇨. 별로요. 딱히요. 잘 모르겠는데요. 뭐가 귀엽다는 건지. 부러 단답하거나 비꼬듯 되묻곤 했다.
人很好的斗植每次都被他冷待,却从未停止和他说话。虽然长得可爱,但性格却非常糟糕。自从赵会长去世后,他本来就糟糕的性格变得更糟了。友荣每次听到斗植提起他时,总是表现得很冷漠。不知道。不觉得。没什么特别的。不太清楚。哪里可爱了?他总是故意简短回答或者反问。


“형은 대체 걜 왜 그렇게 신경 써요?”
“哥,你为什么那么在意他?”


강한 부정은 사실 긍정이라 했었나. 굳은 얼굴로 매번 고개 저으면서도 우영은 이미 알고 있었다. 최산을 죽도록 신경 쓰는 건 두식이 아닌 저라는 걸. 지폐 한 장 없는 최산이 실은 존나게 제 취향이라는 걸.
强烈的否定其实就是肯定。每次都板着脸摇头,但友荣早就知道了。真正对崔伞关心得要死的不是斗植,而是他自己。没有一分钱的崔伞其实正好是他的菜。

배꼽 아래가 뻐근해질 정도로 말이다.
肚脐下方酸痛得厉害。








환영식은 성대했다. 백회장이 직접 나선 덕에 정킷 내부는 카니발이라도 열린 듯 축제 분위기였다. 지포 라이터 달각이며 칵테일 기다리던 우영은 습관처럼 두식의 테이블을 살폈다. 호탕한 윤사장 웃음소리 여기까지 들리는 거 보니 아직까진 잘 풀리는 모양이었다. 이대로만 가면 문제 없겠어. 그리 생각하자 마음이 좀 놓였다.
欢迎仪式非常盛大。由于白会长亲自出面,整个宴会内部就像是开了狂欢节一样,充满了节日的气氛。打着打火机等待鸡尾酒的郑友荣习惯性地观察了斗植的桌子。听到豪爽的尹社长的笑声传到这里,看来一切都进行得很顺利。如果就这样继续下去,就不会有问题了。这样一想,心里稍微放松了一些。

윤사장은 레저 산업으로 중국에서 재미를 본 자산가다. 두식이 대충 계산 때려본 결과 800억 정도는 그냥 뽑아 먹을 사이즈라고 했다. 한화로 800억. 페소로 계산하면 34억쯤 되던가. 죽은 조회장에 비할 바는 아니었으나 그 정도 현금 운용할 수 있는 거물은 흔치 않았다.
윤사장은 레저 산업으로 중국에서 재미를 본 자산가다. 두식이 대충 계산 때려본 결과 800억 정도는 그냥 뽑아 먹을 사이즈라고 했다. 한화로 800억. 페소로 계산하면 34억쯤 되던가. 죽은 조회장에 비할 바는 아니었으나 그 정도 현금 운용할 수 있는 거물은 흔치 않았다. 尹社长是通过休闲产业在中国赚了大钱的资产家。斗植粗略计算了一下,说大概有 800 亿韩元的规模。换算成韩元是 800 亿。换算成比索大概是 34 亿左右。虽然不能和已故的赵会长相比,但能运作这么多现金的大人物并不多见。

백회장은 에이전트 전원을 정킷으로 집합시켰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들어앉혀. 다들 목숨 걸고 두식이 서브하는 거다. 오십줄 들어서고도 백회장 목소리엔 위압감 흘러넘쳤다. 문간에 삐딱하게 서있던 우영은 작게 아멘- 중얼거렸다. 불교에는 아멘 비슷한 거 없나. 관세음보살이 무슨 뜻이더라. 예수든 부처든 상관없으니 이번 일은 신도 좀 도와야 할 것 같았다. 삐끗하는 순간 다 같이 사장될테니까.
白会长把所有特工都召集到了会议室。不管用什么方法,都要让他们坐下。大家都拼了命地执行任务。即使已经五十多岁,白会长的声音依然充满了威严。站在门口斜靠着的友荣小声地念了一句阿门。佛教里有没有类似阿门的词呢?观世音菩萨是什么意思来着。不管是耶稣还是佛祖,这次的事情都需要神明的帮助。因为一旦出错,大家都会一起完蛋。


“백회장님이 테이블에 앉으신 건 처음 보네요.”
“这是我第一次看到朴会长坐在桌子旁。”

“그런가요?” “是这样吗?”

“네. 매번 인사만 나누시곤 급히 떠나셔서…”
“是的。每次只是打个招呼就匆匆离开了……”

“하하. 가끔은 저도 참여합니다. 끗발이 영 별로라 그렇지.”
“哈哈。有时候我也会参与。只是运气不太好。”

“어머 겸손하시긴. 같이 앉은 사람마다 한 번씩은 꼭 터진다고 소문 자자하던데요.”
“哦,您真谦虚。听说和您坐在一起的人每次都会笑破肚皮。”

“죽 쒀서 남 주는 꼴이지요.”
“煮粥给别人吃的样子。”


씨발.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블랙잭 한다 그랬지. 어째 예감 안 좋다 싶었을 때 태영과 구역을 바꿨어야 했다. 오늘 우영에게 할당된 건 바카라 테이블 마크였다. 공교롭게도 그곳엔 현재 우영이 가장 피하고 싶은 인물 셋이 함께 있었고.
操。早知道会这样,我就去玩二十一点了。感觉不对的时候就应该和泰英换区域。今天友荣被分配到的是百家乐桌的标记。巧合的是,那里正好有友荣最想避开的人。


“아유 잘됐지 뭐예요. 백회장님 만나면 제이 칭찬 꼭 해주고 싶었거든. 처음 여기 온 날 내가 그랬다니까요? 얘 완전 물건이라고. 잘생겼지. 싹싹하지. 거기다 일도 잘하지. 저거 절반만 돼도 잘났다 그럴 텐데 우리 제이는 다 갖췄지 뭐야.”
“哎哟,这不是很好吗?我一直想在见到白会长时夸奖一下杰伊。你知道我第一次来这里的时候怎么说的吗?我说这孩子真是个宝贝。长得帅,懂事,而且工作也做得好。就算只有一半的优点也会被称赞,但我们的杰伊全都具备了。”

“제이가 일 하나는 깔끔하죠.” “杰伊做事一向干净利落。”

“그러니까요. 자랑은 아니지만 제가 여기저기 진짜 많이 다녀봤거든요. 저런 애 드물어. 우리 백회장님 복 받으신 거라니까. 아님 회장님이 귀인이라 저런 애가 들어왔나?”
“所以说嘛。不是我自夸,但我真的去过很多地方。那样的孩子很少见。我们白会长真是有福气。不然就是会长是贵人,所以那样的孩子才进来的?”


맞받아칠 틈도 없이 칭찬 늘어놓던 차마담의 시선이 테이블 맞은편으로 향했다.
还没来得及反驳,夸奖不断的茶夫人的视线转向了桌子的对面。


“아, 내 정신 좀 봐. 인사가 늦었네요. 그쪽은 이름이?”
“啊,我真是糊涂。打招呼晚了。你叫什么名字?”

“…….” “……”

“한국인 맞죠? 올 때마다 본 것 같은데.”
“你是韩国人吧?每次来都好像见过你。”


술 처음 마셔보는 애처럼 마티니 잔에 붙은 설탕 빨아먹던 산이 짧게 기침했다. 콜록. 갑작스러운 질문에 놀란 듯 보였다. 차마담도 참 보면 볼수록 보통은 아니었다. 살해 당한 재양그룹 회장과 그의 정부 최산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불편한 사연 뻔히 알면서 묻고 있는 거였다. 넌 대체 누구냐고.
像是第一次喝酒一样,崔伞舔着马提尼杯上的糖,短促地咳嗽了一声。咳咳。他看起来像是被突如其来的问题吓到了。茶马达姆真是越看越不一般。被杀害的再阳集团会长和他的情妇崔伞,谁不知道呢。明明知道这是个让人不舒服的故事,却还要问。你到底是谁。

백회장과 차마담, 그리고 최산. 이게 대체 무슨 속 울렁거리는 조합이란 말인가. 열두 개나 되는 바카라 테이블 중 이곳에만 요주의 인물이 모인 건 확실히 정우영 팔자 문제였다. 사고만 치지 말자. 사고만. 입만 다물고 있어도 반은 간다. 우영은 티 나지 않게 어금니를 꽉 물었다.
白会长和车夫人,还有崔伞。这到底是什么让人心惊胆战的组合啊。在十二张百家乐桌中,只有这张桌子上聚集了这些需要特别注意的人物,这确实是郑友荣的命运问题。只要不惹事就好。只要不惹事。只要闭上嘴就成功了一半。友荣悄悄地咬紧了后槽牙。


“최산이요.” “崔伞。”

“외자? 이름이 산이에요?” “单名?名字是伞吗?”

“네에.” “是的。”

“예쁜 이름이네. 기억하기도 쉽고. 한 번 불릴 거 두세 번씩 불리며 살았겠어.”
“真是个漂亮的名字。也很容易记住。一定是被叫了两三次才会记住的名字。”


산은 대답 없이 제 앞에 놓인 칩을 만지작댔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얼굴이었다. 최산. 최산. 반복해 중얼거리던 차마담이 말을 이었다.
伞没有回答,只是摆弄着他面前的筹码。他的脸上看不出在想什么。崔伞。崔伞。反复念叨的茶马达姆继续说道。


“여기 말로는 산을 분독이라 그러거든. 분독. 발음 멋있지 않아요? 지난 주에 피나투보 놀러갔다가 그대로 외워버렸지 뭐야. 아, 말 나온 김에 백회장님도 시간 되면 한 번 가보세요. 여기랑은 또 달라서 경치 좋더라구.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지금 계절이 딱이에요. 옆에 골프장도 멋지게…”
“这里的说法是把山叫做分独。分独。发音是不是很帅?上周去皮纳图博玩的时候就记住了。啊,既然提到了,白会长您有时间的话也去看看吧。和这里不一样,风景很好。应该说是让人心旷神怡的感觉吧。现在这个季节正合适。旁边的高尔夫球场也很棒……”

“그거 아닌데.” “那不是。”


말을 끊은 건 최산이었다. 올리브 한 알 입에 넣고 볼 볼록해진 최산. 정적이 흘렀다. 오가는 대화에는 관심 없다는 듯 문자 메세지를 쓰던 백회장도 고개를 들어 산의 얼굴을 확인했다.
说话的是崔伞。他把一颗橄榄放进嘴里,脸颊鼓了起来。沉默流淌着。似乎对来往的对话毫无兴趣的白会长也抬起头来确认了伞的脸。


“응?” “嗯?”

“그거 아니라구요. 내 이름.” “不是那个。我的名字。”

“아….” “啊….”

“우산 산이에요. 그 산 아니구.”
“我是伞,不是那座山。”


황당한 대답에 말문이 막힌 듯 차마담의 얼굴색이 붉어졌다. 게다가 산보다는 바다가 좋거든요 난. 덥지도 않고 힘들지도 않고. 입을 수 있는 옷도 더 예쁘고. 아랑곳 않고 덧붙이는 최산의 눈은 어느새 백회장을 향해 있었다.
荒唐的回答让茶马达姆哑口无言,脸色变得通红。而且,比起山,我更喜欢海。不热也不累。能穿的衣服也更漂亮。崔伞不管不顾地补充道,他的目光早已转向了白会长。


“제가 예쁜 옷이 좀 많아서.”
“我有很多漂亮的衣服。”


분위기가 묘했다. 우영은 표정 관리하려 애썼다. 흥미롭다는 듯 시가를 꺼내든 백회장이 손짓했다. 제이. 라이터. 우영은 라이터 두손으로 들고 곧바로 불 붙여드렸다. 턱 괴고 딴청 피우던 최산이 픽- 웃는 게 느껴졌다. 허벅지에 힘이 꽉 들어갔다. 백회장의 시선이 다시 산에게로 향했다가, 이내 우영에게로 돌아왔다.
气氛有些微妙。郑友荣努力控制着自己的表情。白会长像是觉得有趣似的,拿出了雪茄并做了个手势。杰伊,打火机。友荣双手捧着打火机,立刻为他点上了火。托着下巴装作不在意的崔伞轻笑了一声。友荣的腿紧绷了起来。白会长的目光再次转向伞,然后又回到了友荣身上。


“우영아. 내 디파짓에서 삼천만 페소만 꺼내와라.”
“友荣啊。从我的存款里取三千万比索出来。”


잠시 자리를 비웠던 딜러가 돌아오고 있는 게 보였다. 우영이 짧게 목례했다.
暂时离开的荷官回来了。郑友荣简短地鞠了一躬。


“예. 회장님.” “是的,会长。”

“여기 두 분께 마티니도 한 잔씩. 행운을 빌면서.”
“给这两位各来一杯马提尼。祝你们好运。”


백회장의 아이디 카드가 건네졌다. 산은 이제 저를 바라보고 있었다.
白会长的身份证被递了过来。伞现在正看着我。








상우가 삼천만 페소를 인출하러 들어간 사이, 우영은 검은 대리석 위로 쉴 새 없이 카드를 찧어댔다. 이런 기분은 또 처음이었다. 발끝까지 초조해져 견딜 수가 없는 기분. 맘 같아선 준비된 마티니 전부 들이켜고 잠이나 자고 싶었다. 백회장 도발하던 최산 눈빛과 이유 모를 불안감 같은 거 전부 잊고서.
상우가三千万比索를인출하러들어간사이,友荣은검은대리석위로쉴새없이카드를찧어댔다.이런기분은또처음이었다.발끝까지초조해져견딜수가없는기분.맘같아선준비된마티니전부들이켜고잠이나자고싶었다.백회장도발하던崔伞눈빛과이유모를불안감같은거전부잊고서.


“오늘 회장님 기분 좋으신가봐요?” “今天会长心情很好吗?”


돈 건네는 상우의 얼굴이 왜인지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어어. 그냥 분위기 맞춰주시는 거지 뭐. 오늘 판이 좀 크잖냐. 대충 둘러댔으나 행복 회로 가동을 막기엔 그른 것 같았다. 하긴 데스크 애들은 매일같이 현찰 만지는 직업치고 버는 게 적었다. 온종일 남의 돈 세어봤자 돌아오는 게 없었으니 저런 반응도 이해는 갔다. 백회장 기분 좋은 날이면 하늘에서 비 내리듯 팁이 쏟아졌으니까.
돈 건네는 상우의 얼굴이 왜인지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어어. 그냥 분위기 맞춰주시는 거지 뭐. 오늘 판이 좀 크잖냐. 대충 둘러댔으나 행복 회로 가동을 막기엔 그른 것 같았다. 하긴 데스크 애들은 매일같이 현찰 만지는 직업치고 버는 게 적었다. 온종일 남의 돈 세어봤자 돌아오는 게 없었으니 저런 반응도 이해는 갔다. 백회장 기분 좋은 날이면 하늘에서 비 내리듯 팁이 쏟아졌으니까. 递钱的상우脸上不知为何充满了期待。哦哦。只是配合一下气氛罢了。今天的局面有点大。虽然随便敷衍了一下,但似乎无法阻止幸福回路的启动。毕竟,前台的孩子们每天都在处理现金,但赚得并不多。整天数别人的钱,自己却得不到什么回报,所以那样的反应也可以理解。因为在백회장心情好的日子里,小费就像从天而降的雨一样倾泻而下。


“오늘은 진짜 아니야. 너무 기대하지 마.”
“今天真的不行。不要抱太大期望。”

“그래요? 그런 것치곤 첫 판부터 많이 바꾸시는데.”
“是吗?那你第一局就换了很多。”

“간만에 오셔서 그래. 네 몫은 내가 챙겨줄 테니까 그거나 이리 내.”
“难得来一次。我会帮你拿你的那份,把那个给我。”


역시 형이 최고. 상우가 씨익 웃었다. 스무 살이랬나. 웃을 땐 어린 티가 많이 났다. 우영은 현금 든 가방 들쳐매고 옷매무새 고쳤다. 디파짓에서 나온 현금은 태영을 거쳐 칩으로 환전될 것이다. 쌓아두면 많은 듯 보여도 잃는 데에는 한순간이었다. 카지노에서 일하다보면 그깟 일이억 쯤은 그냥 종잇조각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상우도 언젠가는 그리 물들겠지. 생각이 거기까지 이르자 쓴웃음이 지어졌다.
역시 형이 최고. 상우가 씨익 웃었다. 스무 살이랬나. 웃을 땐 어린 티가 많이 났다. 友荣은 현금 든 가방 들쳐매고 옷매무새 고쳤다. 디파짓에서 나온 현금은 태영을 거쳐 칩으로 환전될 것이다. 쌓아두면 많은 듯 보여도 잃는 데에는 한순간이었다. 카지노에서 일하다보면 그깟 일이억 쯤은 그냥 종잇조각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상우도 언젠가는 그리 물들겠지. 생각이 거기까지 이르자 쓴웃음이 지어졌다.


“근데 형. 그거 알아요?” “但是,哥。你知道吗?”

“어떤 거?” “什么?”

“회장님이 디파짓 인출 맡기는 건 형밖에 없는 거요.”
“会长委托取出押金的只有你了。”


전산에 기록 마친 상우가 턱을 굈다. 회장님이랑 제일 오래 일한 건 두식이 형 아닌가? 실적 때문이라 그러기엔 재희 형도 온 적 없거든요. 그 형도 일은 형만큼 하잖아요. 와… 말하다 보니까 되게 신기하네. 회장님이 형 엄청 믿나보다. 알고보면 오른팔 이런 거 아니에요? 난 상상도 못했다 진짜.
上网记录完成的尚宇托着下巴。和会长一起工作最久的不是斗植哥吗?如果是因为业绩的话,宰熙哥也没来过啊。那哥的工作能力也不比你差啊。哇……说着说着还真是挺神奇的。会长好像非常信任你啊。说不定你其实是他的得力助手呢?我真是想都没想到。

가만히 듣고 있던 우영이 발끈했다. 야. 상상도 못할 건 또 뭐냐? 이 새끼 말하는 거 가만히 들어보니까 사람 은근 깔보네.
一直安静听着的友荣突然发火了。“喂。又是什么想都不敢想的事?听这家伙说话的语气,真是暗地里瞧不起人啊。”


“내가 제일 욕심 없으니까 그러시는 거 아냐.”
“因为我最没有野心,所以你才这样对我。”

“형 욕심 많잖아요.” “哥,你很贪心啊。”

“뭔 개소리야. 승진도 싫다고 뻗대면서 이 짓거리 하는 거 보면 모르겠냐.”
“什么狗屁话。看他一边说不想升职一边干这事,你还不明白吗。”

“하긴 그건 그래. 형 앙헬레스 안 간다 그랬을 때 다들 미쳤다 그랬어요.”
“那倒也是。哥说不去洛杉矶的时候,大家都说他疯了。”

“오바는. 저런 놈 있으면 이런 놈도 있는 거지. 난 다 필요없고 딱 에이전트로 끝내고 싶어. 숙식 해결에 부족한 거 없고. 폼도 나고 여유 있고. 꼴리는 대로 살다가 지겨워지면 다 접고 한국 갈 거야.”
“夸张了。有那种人就有这种人。我什么都不需要,只想以特工身份结束一切。食宿无忧,什么都不缺。看起来也很酷,生活也很悠闲。等我玩腻了,就放下一切回韩国。”

“그 원대한 계획은 또 몰랐네.”
“那宏伟的计划我又不知道了。”

“넌 몰라도 돼. 적어도 회장님이 보기에 난 내 목숨 소중한 건 아는 놈인 거야. 쓸데없이 목표 높고 겁대가리 없는 놈들이나 디파짓에 손대지. 안 그래?”
“你不需要知道。至少在会长看来,我是个知道自己命重要的人。那些目标高得离谱、胆大包天的家伙才会动押金。不是吗?”


납득했다는 듯 상우가 특유의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때 주머니에 넣어놓은 휴대폰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길지 않은 간격으로 세 번. 드르륵. 드르륵. 드르륵.
似乎理解了,伞露出了他特有的表情。就在那时,放在口袋里的手机震动了。间隔不长,震动了三次。嗡嗡嗡。嗡嗡嗡。嗡嗡嗡。

우영은 저도 모르게 테이블 쪽으로 휙 고개를 돌렸다. 최산은 여전히 이쑤시개로 올리브 콕콕 쑤시며 저를 빤히 보는 중이었다. 원하는 게 뭔가 싶어 눈짓하자 고개 홱 돌려버리는 꼴이 황당했다. 한손으로 힘겹게 휴대폰을 꺼냈다. 액정 위로 문자 알림이 깜박이고 있었다.
友荣不由自主地猛地转头看向桌子那边。崔伞依然用牙签戳着橄榄,直勾勾地盯着他看。友荣用眼神示意他想要什么,结果崔伞却猛地把头转了过去,这让友荣感到很无语。他艰难地用一只手拿出了手机,屏幕上有短信提醒在闪烁。


[아까 니 상황 슬롯으로 치면 뭔 줄 알아?]
[刚才你的情况,如果用老虎机来比喻,你知道是什么吗?]

[ 7 - 7 - 7 ]

[뻑나간 게 아니라 잭팟이야. 미친놈아.]
[不是坏掉了,是中大奖了。疯子。]


저장한 적 없는 번호였으나 알 수 있었다. 이건 최산이 보낸 문자다.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잭팟 같은 소리 하네 진짜. 술 꼴아서 동시에 눈 맞아놓고 이제 와 혼자 베푼 척이었다.
存储的号码虽然不认识,但我知道。这是崔伞发的短信。心里一阵怒火翻腾。真是胡说八道。喝醉了眼神交汇,现在却装作是他一个人的恩惠。


“하여간 신경 긁는 데에 뭐 있다니까.”
“反正他就是有办法让人心烦。”

“네?” “嗯?”

“너 말고 새끼야.” “不是你,小子。”


최산은 어느새 지나가던 태영 붙잡고 배시시 웃고 있었다. 분명 저 보라고 부러 그러는 거였다. 동요하지 않으려 애써도 속이 뒤집혔다. 밤새 한 침대에 엉켜 뒹굴었어도 정우영은 저런 표정 본 적 없었으니까.
崔伞不知何时抓住了路过的泰英,露出了灿烂的笑容。显然是故意让我看到的。即使努力不去动摇,内心还是翻腾不已。即使整晚纠缠在一张床上,郑友荣也从未见过那样的表情。

태영에게 칩 건네받은 산이 미소지었다. 고마워. 웃음기 어린 입모양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씨발. 손끝이 차가워지는 것 같았다. 스스로 생각해도 이런 반응은 좀 유치했다. 한 번 잤다고 뭐 대단한 사이라도 된 것 같나. 동정도 아니고 애처럼 왜 이래. 미친듯이 머리 헝클어트리자 상우가 의아하다는 듯 저를 쳐다보았다. 우영은 성가신 표정으로 물었다.
伞从泰英那里接过芯片,微笑了。谢谢。带着笑意的嘴唇仿佛在这样说。操。指尖似乎变得冰冷。即使自己想想,这种反应也有点幼稚。难道因为睡了一次就觉得关系变得了不起了吗?既不是同情,也不是像孩子一样,为什么会这样?疯狂地揉乱头发,尚宇疑惑地看着我。友荣带着烦躁的表情问道。


“야. 쟤는 원하는 게 뭘까?”
“喂,他到底想要什么?”

“누구요?” “谁?”

“저기 실실 처웃고 있는 애.”
“那边傻笑的那个孩子。”

“아아. 최산?” “啊啊。崔伞?”


하다하다 도상우까지 이름을 안다 이거지. 별 거에 다 심기가 뒤틀렸다. 그래. 최산은 그런 애였다. 지나가는 아무나 붙잡고 물어도 이름 두 글자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애. 우영은 갈수록 곤란해졌다. 돈 많은 늙은이들한테나 먹히던 그 애의 면면이 죄다 제게 날아와 쑤셔박히고 있는 게 느껴져서.
做到这份上,连都尚宇的名字都知道了。真是对什么都不满。对,崔伞就是那样的孩子。随便抓住路过的任何人问,名字两个字就会自动蹦出来的孩子。郑友荣越来越感到为难。那个只对有钱的老头子们有用的孩子的面貌,全都飞到自己这里,扎进了心里。


“쟤 중독자도 뭐도 아니거든. 도박 안 즐겨. 지루해죽겠다는 얼굴 하고서 왜 앉아있냐는 거야. 얻을 거 하나 없는 저 테이블에.”
“他既不是瘾君子也不是赌徒。他不喜欢赌博。那张无聊得要死的脸为什么还坐在那里?在那张没有任何收获的桌子上。”

 

최산은 분명 게임 따위엔 관심 없었다. 잘 하지도 못할 뿐더러 타고난 운도 안 좋았다. 그런 애가 하필 바카라라니.
崔伞对游戏根本没有兴趣。他不仅不擅长,而且运气也不好。这样的人偏偏选择了百家乐。

바카라는 카지노의 꽃이다. 철저히 하우스 입장에서 그러했다. 난이도가 낮고 게임 룰이 간단해서 초보자들도 쉽게 도전했지만, 곧 모두가 빚더미에 앉았다. 애초에 돈 따는 게 불가능한 게임이었다. 기본 승률 자체가 하우스에 유리하도록 설계되어 있었으니까. 그러니 이건 애들도 한다는 둥 홀짝이나 다름없다는 둥 에이전트들이 지껄이는 소리는 다 꽃 향기 같은 거였다. 지옥으로 벌레들 인도하는 달콤한 개소리.
百家乐是赌场的花朵。从赌场的角度来看确实如此。由于难度低且游戏规则简单,初学者也能轻松挑战,但很快所有人都负债累累。这本来就是一个不可能赢钱的游戏。因为基本胜率本身就是对赌场有利的设计。所以那些说什么连孩子都会玩、和单双没什么区别的代理商的话,都是花香般的废话。那是引导虫子们走向地狱的甜蜜胡言。

플레이어는 절대로 하우스를 이길 수 없고, 게임을 하면 할수록 결국 무너지게 되어 있다. 그걸 알고도 환수율 80%로 설정한 극악무도한 판에 제발로 걸어들어오는 게 도박 중독이다. 우영이 아는 한 최산이 그 정도 머저리는 아니었다. 칩도 별로 없는 애가 억 단위로 돈 오가는 테이블에 버티고 앉은 이유는 분명 다른 곳에 있을 것이었다.
玩家绝对不可能赢过赌场,玩得越久,最终只会崩溃。明知道这一点,还自愿走进返还率只有 80%的恶劣赌局,这就是赌博成瘾。友荣所知道的崔伞并不是那种蠢货。一个筹码不多的家伙坚持坐在动辄上亿的赌桌上,肯定有其他原因。

머리 굴리는 듯 잠시 조용하던 상우가 무언가 깨달은 듯 아, 하고 입을 열었다.
머리를 굴리는 듯 잠시 조용하던吕尚突然像是意识到了什么,啊了一声,开口说道。


“형. 쟤 있잖아요. 우리 회장님한테 비벼보려는 거 아녜요? 몇 달 뒤면 길거리에 나앉을 판이라면서요.”
“哥。你知道吗?他是不是想靠近我们的会长?听说几个月后他就要被赶出去了。”

“…….” “……”

“맞네. 딱 각 나오네. 아니 어쩐지 다 싫다 그러더라고. 조회장 죽은 뒤로 쟤한테 껄떡대는 인간들 개많았거든요. 얼마나 귀찮았는지 알아요? 나한테까지 와서 이름 묻고 나이 묻고. 근데 그 인간들 다 반나절 못 가서 나가떨어졌잖아.”
“맞네. 딱 각 나오네. 아니 어쩐지 다 싫다 그러더라고. 조회장 죽은 뒤로 쟤한테 껄떡대는 인간들 개많았거든요. 얼마나 귀찮았는지 알아요? 나한테까지 와서 이름 묻고 나이 묻고. 근데 그 인간들 다 반나절 못 가서 나가떨어졌잖아.” “对啊,完全说得通。难怪大家都说讨厌。自从赵会长去世后,很多人都在追求他。你知道有多烦人吗?他们甚至来问我他的名字和年龄。但那些人都撑不过半天就放弃了。”


우영은 관자놀이에 팽팽히 핏줄이 서는 걸 느꼈다. 조회장이 죽은 뒤 산의 곁에 서성이던 이들을 저 또한 수없이 목도한 바 있었다. 하나같이 별 볼 일 없는 새끼들이었다. 꼴에 예쁘고 귀한 건 알아서 불나방처럼 꼬여들던 버러지들. 우영은 그들을 의식할 이유도 견제할 필요도 느끼지 못했었다. 조금 전까진.
友荣感觉到太阳穴上的血管紧绷起来。崔会长去世后,他也无数次目睹那些在伞身边徘徊的人。无一例外,都是些无关紧要的家伙。那些自以为漂亮和珍贵的蛀虫像飞蛾扑火般地缠绕过来。友荣从未觉得有必要在意或防备他们。直到刚才。


“존나 까칠하다더라고요. 쥐뿔 가진 것도 없으면서. 근데 지금 보니까 다 생각이 있어서 잘라버린 거네. 꼴에 급 따진다 이거지.”
“听说他特别挑剔。明明什么都没有。可现在看来,他是有自己的想法才这么做的。真是自以为是。”

“…….” “……”

“회장님이라니. 대박이네. 볼만 하겠는데요 오늘?”
“会长大人。真厉害。今天有好戏看了?”


상우의 목소리가 벽 뒤에서 들려오는 듯 점점 멀어졌다. 사방이 온통 혼란했다. 트럼본 연주와 재즈 음악이 얽혀 소란이었다. 고요한 것은 오직 최산의 주위 뿐이었고, 기묘할 만큼 적막한 테이블 위로는 두 개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었다.
상우的声音仿佛从墙后传来,渐渐远去。四周一片混乱。长号演奏和爵士音乐交织在一起,喧闹不已。唯有崔伞的周围一片寂静,桌子上奇异地寂静,只有两道目光交汇。


집요한 날 것의 시선. 집요한 날 것의 시선. 执着的生猛视线。

먹잇감을 노리는 포식자의 시선. 捕食者盯着猎物的目光。


관용이라곤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그 눈빛도 감히 예수의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 우영은 그 중 제 것이 아닌 눈의 주인을 알았다. 정확히는, 그 시선이 뜻하는 바를 알았다.
那毫无宽容之意的眼神,怎敢说是耶稣的眼神。友荣知道那双眼睛的主人不是他自己。确切地说,他知道那目光的含义。








방문 너머 최산의 모습을 상상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불행하게도. 우영은 제 상관의 섹스 스타일을 잘 알았다. 거칠고 무자비한 플레이는 도박판이 아닌 침대 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었으니까.
想象门外崔伞的样子并不难。不幸的是,友荣对他上司的性爱风格了如指掌。粗暴无情的玩法不仅在赌桌上适用,在床上也是如此。


‘하윽, 응… 흐응……’ ‘哈呃,嗯… 呵嗯……’


좀 전까지 복도에 난무하던 교성을 떠올리자 분노와 흥분이 동시에 치밀어올랐다. 그의 밑에서 어떤 꼴을 당했을지 안 봐도 뻔했다. 자긴 뭐든 잘 참는다며 피가 비칠 때까지 아랫입술을 짓씹었겠지. 습관처럼 뒤로 팔을 두르고 새된 신음만 내뱉었겠지. 제게도 그러했듯이. 
刚才在走廊上肆虐的叫声一想起来,愤怒和兴奋同时涌上心头。可以想象他在那人手下会是什么样子。说自己什么都能忍耐,直到嘴唇咬出血来。像习惯一样把手背在身后,只发出尖锐的呻吟。就像对我那样。


‘응, 으응… 아파요, 아파요…’ “嗯,嗯嗯……好痛,好痛……”


걔는 예민했다. 정우영이 좆 처박아본 그 어떤 애보다 부드럽고 물렀다. 비명을 참기 위해 찡그린 얼굴 위로는 식은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맞붙인 살에서는 온통 질척이는 소리가 났었다. 층 전체에 다 울릴 정도로 난잡하게. 숨도 못 쉴 정도로 끈적거리게.
他很敏感。郑友荣插过的任何人都没有他柔软和脆弱。为了忍住尖叫,他的脸上满是痛苦的表情,冷汗像下雨一样倾泻而下,紧贴的肌肤间发出湿漉漉的声音。整个楼层都能听到那种混乱的声音,粘腻得让人无法呼吸。


“흐윽…….” “呜呜……”


다시 문틈을 비집고 새어나온 숨소리에 눈이 질끈 감겼다. 이거 씨발 5성급 호텔 맞아? 방음 좆도 안 되는 호텔 방 앞에서 손톱 짓씹던 우영은 급기야 소화전을 발로 까버렸다. 씨발. 좆같아. 좆같아 진짜로. 맘 같아선 방문 부수고 들어가 끌어내기라도 하고 싶었다. 산 채로 불구덩이에 처박혀도 이것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再次从门缝里传出的喘息声让他紧紧闭上了眼睛。这他妈真的是五星级酒店吗?在隔音一点都不行的酒店房间门前,咬着指甲的郑友荣终于一脚踢开了灭火器箱。操。真他妈的糟透了。真他妈的糟透了,真的。他真想破门而入,把他们拉出来。即使活生生地被扔进火坑里,也比这要好。


“야 최산. 문 열어봐.” “喂,崔伞。开门。”

“…….” “……”

“문 좀 열어보라고. 안 자고 있는 거 다 아니까.”
“开门吧。我知道你没睡。”


말끝이 떨려오는 건 화가 난 탓일까.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분노했기 때문일까. 아니. 그보다는 염려와 걱정의 범주에 가까울 것이다. 정우영은 양손 가득히 연고 같은 거 들고 있었다. 언제 처방 받았는지 기억도 안 나는 소독약과 가장자리 다 벗겨진 밴드 따위를 쥐고 있었다. 미친놈처럼 서랍을 뒤져 되는 대로 집어들고 온 것이었다. 이 시간에 문 연 약국은 없을 테니까.
말끝이 떨려오는 건 화가 난 탓일까.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분노했기 때문일까. 아니. 그보다는 염려와 걱정의 범주에 가까울 것이다. 정우영은 양손 가득히 연고 같은 거 들고 있었다. 언제 처방 받았는지 기억도 안 나는 소독약과 가장자리 다 벗겨진 밴드 따위를 쥐고 있었다. 미친놈처럼 서랍을 뒤져 되는 대로 집어들고 온 것이었다. 이 시간에 문 연 약국은 없을 테니까. 话语颤抖是因为生气了吗?是因为愤怒到无法控制吗?不,更接近于担忧和忧虑的范畴。郑友荣双手满是药膏之类的东西。他手里拿着不知道什么时候开的消毒药和边缘都剥落的绷带。他像疯子一样翻找抽屉,随便抓了些东西。因为这个时间没有开门的药店。

화내지 말자. 소리 지르지 말자. 괜한 오지랖 부리지 말자. 세 번을 연거푸 다짐해도 손이 부들거렸다. 그때였다. 비척대는 산의 걸음 소리가 가까워진 것은.
不要生气。不要大喊大叫。不要多管闲事。即使连续三次下定决心,手还是在颤抖。就在那时,伞蹒跚的脚步声越来越近。


―달칵. ——咔哒。


스위트룸의 문이 열렸다. 우영은 가쁜 숨을 가라앉히려 애썼다. 그 애는 엉망이 된 호텔방을 배경으로 서 있었다. 드러난 곳곳이 붉게 물든 채, 얇은 가운 하나 겨우 걸치고.
豪华套房的门开了。友荣努力平复急促的呼吸。他站在一片狼藉的酒店房间里,身上只披着一件薄薄的浴袍,露出的皮肤上到处都是红色的痕迹。


“너 괜찮아?” “你还好吗?”


멍하니 저를 보는 시선이 묘했다. 그저 졸린 것 같기도 했고, 어딘지 모르게 물기 어린 것 같기도 했다. 산은 대답 대신 휙 뒤돌아 침대로 향했다. 으쌰. 기합인지 뭔지 모를 소리를 내더니 말아놓은 이불 위로 풀썩 쓰러졌다.
呆呆地看着我的视线很奇妙。看起来只是困了,也有点像是带着泪水。伞没有回答,转身走向床。嗯哼,不知道是发出什么声音,然后扑通一声倒在卷起的被子上。


“안 괜찮을 건 또 뭐래. 시비 걸러 온 거면 다시 가. 너랑 말싸움 할 기력 없으니까.”
“又有什么不好的。如果是来找茬的,那就回去吧。我没力气跟你吵架。”


웅얼대는 꼴을 보니 생각보다는 멀쩡한 것 같았다. 복도 떠나가라 죽어가는 소리 낼 땐 언제고. 하여간 엄살이 존나 심했다. 하긴 정우영이 귀바퀴를 물었을 때도 팔꿈치로 명치 쳐서 골로 갈 뻔 했었다. 우영은 이마 짚고 작게 한숨 내쉬었다. 야. 이거나 발라. 짜증나게 하지 말고. 매트리스 위로 연고 집어던진 뒤 틱틱대자 최산이 푸흐흐 웃었다.
看他喃喃自语的样子,似乎比想象中要好一些。刚才还在走廊上喊得像要死了一样。真是太夸张了。想想也是,当时郑友荣咬他耳朵的时候,他用胳膊肘打了友荣的心窝,差点把他打晕过去。友荣扶着额头,轻轻叹了口气。喂,把这个涂上。别烦人了。说完把药膏扔到床垫上,崔伞扑哧一笑。


“어디서부터 들었어?” “你从哪里听到的?”

“뭐를.” “什么。”

“계속 문앞에 서 있었잖아. 백회장님 다시 돌아갈 때까지.”
“你一直站在门口。直到白会长回来。”

“…….” “……”

“전부 엿들었지 너. 설마 설마 했는데 진짜 변태 맞네.”
“全都偷听了吧你。没想到,没想到你真的是个变态。”


산이 고개를 한 번 까딱였다. 내 말이 틀려? 턱을 괸 손이 건반을 두드리듯 움직이고 있었다. 걔가 움직일 때마다 허술하게 묶인 앞섶이 점점 벌어졌다.
伞点了点头。我的话有错吗?托着下巴的手像敲击键盘一样动了起来。他每动一下,松散系着的前襟就越来越敞开。


“어제 해댄 걸로는 성에 안 찼나봐. 취향 독특하네.”
“昨天做的还不够吗?你口味真独特。”

“헛소리 좀 작작…” “别再胡说八道了…”

“상상했지.” “我想象过。”

“…….” “……”

“너라면 어땠을지 생각했지?” “你有没有想过如果是你会怎么样?”


어느새 최산은 제 앞에 다가와 있었다. 조금 뜨겁다 싶은 손이 배를 타고 쑤욱 내려갔다. 야. 뭐하자는 건데. 당황한 얼굴과는 달리 우영의 아래는 달아올라 있었다. 산의 손보다 더.
不知不觉中,崔伞已经走到我面前。一只略显炙热的手顺着腹部慢慢滑下。喂,你在干什么。虽然脸上满是慌张,但友荣的下半身却已经热了起来,比伞的手还要热。


“맨정신에 들어보니 어땠어. 흥분됐어?” “清醒的时候听起来怎么样?兴奋吗?”


멋대로 파고든 손 잡아빼기도 전에 입술이 훅 가까워졌다. 산은 방향을 틀어 우영의 어깨에 볼을 기댔다. 어제보다 꼴렸어? 숨어서 막 혼자 풀기라도 했어? 부러 고른 듯 자극적인 단어들이 귓가에 밀려들었다. 이제보니 최산은 묘하게 날이 서 있었다.
擅自伸进来的手还没来得及抽回,嘴唇就突然靠近了。伞转了个方向,把脸颊靠在友荣的肩膀上。比昨天更兴奋了吗?是不是偷偷一个人解决了?故意挑选的刺激性词语在耳边回荡。现在看来,崔伞莫名其妙地有些锋利。


“네 성격에 정말 걱정됐으면 노크했을 거잖아. 뭔 핑계를 대서라도 들어왔을 거잖아. 아님 그 잘난 보스가 진짜로 무서웠나? 그래서 안전하게 이입만 하는 쪽을 택했나?”
“以你的性格,如果真的担心的话,肯定会敲门的。无论找什么借口都会进来的。还是说你那个自以为是的老板真的很可怕?所以你选择了安全地只进行代入?”

“…….” “……”

“이렇게 눈 감고 떠올렸냐는 거야. 네 손으로 여기, 여기, 그리고 또 여기. 더듬는 상상이나 했냐고. 비겁하게. 그 바보같은 문에 기대서.”
“你就这样闭上眼睛回想了吗?用你的手在这里,这里,还有这里。你是不是只是在想象中摸索?真是懦弱。靠在那扇愚蠢的门上。”


붙잡힌 손이 목과 쇄골, 가슴 아래로 향했다. 어디 하나 거친 곳이 없었다. 약하게 오르내리는 배 위로 타고나게 마른 골격이 다 만져졌다. …더럽게 취향이네 진짜. 우영은 결국 그 애의 손목을 잡았다.
被抓住的手向着脖子、锁骨、胸部下方移动。没有一处是粗糙的。微微起伏的腹部上,天生瘦削的骨架全都能摸到。……真是恶心的品味。友荣最终抓住了那孩子的手腕。


“그만해.” “停下。”

“…….” “……”

“너 여기 멍들었잖아.” “你这里有淤青了。”


소매가 걷혀 드러난 살에는 시퍼런 멍 자국이 돋아나 있었다. 팔을 뻗어 조심스레 산의 가운을 벗겨냈다. 걔 몸 상태는 방 안 꼴과 거의 비슷했다. 머문 이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엉망이었다. 우영이 작게 욕을 읊조렸다.
袖子被卷起,露出的皮肤上有青紫的瘀痕。我伸出手,小心翼翼地脱下了伞的长袍。他的身体状况和房间的样子几乎一样,留下了停留者的痕迹,一片狼藉。友荣低声咒骂了一句。


“내가 무슨 좆같은 상상을 하든, 네 몸에 이런 짓은 안 하니까 약이나 바르라고. 산아.”
“无论我脑子里有什么狗屁想法,我都不会对你的身体做这种事的,快涂药吧,伞。”


속이 타들어가는 것 같아 주먹을 꽉 쥐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할 수 있는 게 고작 그런 것뿐이었다. 최산 몸에 남은 건 전부 백무섭, 그의 흔적이었으니까. 멍청한 최산은 그게 구원인 줄 알고 제 발로 걸어 들어간 거였다. 겁도 없이. 더없는 지옥으로.
속이 타들어가는 것 같아 주먹을 꽉 쥐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할 수 있는 게 고작 그런 것뿐이었다. 최산 몸에 남은 건 전부 백무섭, 그의 흔적이었으니까. 멍청한 최산은 그게 구원인 줄 알고 제 발로 걸어 들어간 거였다. 겁도 없이. 더없는 지옥으로. 内心像是被火烧一样,紧紧握住了拳头。无论怎么想,能做的也只有这些了。崔伞身上留下的全是白武燮的痕迹。愚蠢的崔伞以为那是救赎,自己走了进去。毫无畏惧地。走进了无尽的地狱。

너 왜 갑자기 아는 척이야. 아무것도 모르면서 왜 참견이냐고. 입 꾹 다문 산의 얼굴이 점점 붉어지더니 이내 눈밑까지 발갛게 부어올랐다. 한 음절 한 음절 씹어뱉는 듯 모진 말과는 달리, 그 애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你为什么突然装作很了解的样子。什么都不知道为什么要插手。紧闭嘴巴的伞脸色越来越红,眼底也迅速泛起红晕。虽然他的话语一字一句都很尖刻,但他的表情却像是马上要哭出来一样。


“진짜 걱정이라도 했어?” “真的担心了吗?”

“…….” “……”

“그것도 아님 내가… 가여워졌어?” “那还是说我……变得可怜了?”


걘 떨고 있었다.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울고 있었다.
他在发抖。没有流一滴眼泪却在哭泣。

우영은 본능적으로 산을 품에 안았다. 야… 왜 그래. 나도 울고 싶어지잖아. 떨림이 멎어들 때까지 천천히 등을 쓸었다. 껴안고보니 산의 몸은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야위어 있었다. 아무리 세게 안고 토닥여주어도 모자랄 것만 같았다.
友荣本能地将伞抱在怀里。“喂……怎么了?你这样我也想哭了。”他慢慢地抚摸着伞的背,直到他的颤抖平息下来。抱着伞时,友荣发现伞的身体瘦得仿佛随时都会碎掉。无论他多么用力地抱紧和安慰,都觉得不够。


…너도 나를 동정했어? ……你也同情我吗?


애처로울 정도로 필사적인 물음이었다. 아니. 아니야. 그러지 않았어. 우영은 고개를 저었다. 몇 번이고 산이 안심할 때까지 반복해 말해주었다. 너 가엾지 않아. 동정한 적도 없어. 나는 오히려 너를, 나는 너를… 너를 언제나 갖고 싶었어.
那是一个令人心疼的绝望问题。不是的。不是那样的。友荣摇了摇头。他重复了好几次,直到伞安心为止。你不可怜。我从未同情过你。相反,我对你……我一直想拥有你。

그쯤 고백하고 나니 더는 그 무엇도 어렵지 않았다.
那时告白之后,再也没有什么是困难的了。


“이렇게 안고 싶었어. 진짜 매일 그랬어. 기가 찰 정도로.”
“我真的很想这样抱着你。真的每天都这样想。简直让人难以置信。”


산은 대답 대신 우영의 자켓 위로 고개를 묻었다. 둘의 몸은 조금의 틈도 없이 맞붙어 있었다. 손에 비해 차다 싶은 가슴팍에선 쿵쿵대는 박동이 느껴졌다. 쿵쿵. 다시 쿵쿵. 우영은 눈을 감았다. 그건 이제 제 심장이 내는 소리 같기도 했다.
伞没有回答,而是把头埋在友荣的夹克上。两人的身体紧紧贴在一起,没有一丝缝隙。伞的胸膛比手感觉要冷一些,但能感受到那里的心跳声。咚咚。又是咚咚。友荣闭上了眼睛。那声音现在听起来像是他自己的心跳声。








주머니에서 은빛 무언가를 꺼낸 두식이 집중한 얼굴로 절반을 갈라냈다. 곧 우영의 손바닥 위에는 곱게 잘린 풍선껌 반 개가 올려졌다. 아 형. 안 먹는다니까요. 틱틱대는 우영의 말이 들리긴 하는지 두식은 거들먹거리기 바빴다. 얌마. 넌 좀 더 크면 준다. 상우가 어이없다는 듯 눈썹을 들어보였다. 우영은 들고 있던 껌을 상판 위에 내려놓았다.
주머니에서 은빛 무언가를 꺼낸 두식이 집중한 얼굴로 절반을 갈라냈다. 곧 友荣의 손바닥 위에는 곱게 잘린 풍선껌 반 개가 올려졌다. 아 형. 안 먹는다니까요. 틱틱대는 友荣의 말이 들리긴 하는지 두식은 거들먹거리기 바빴다. 얌마. 넌 좀 더 크면 준다. 상우가 어이없다는 듯 눈썹을 들어보였다. 友荣은 들고 있던 껌을 상판 위에 내려놓았다.


“우리 두식이 형은 성공할 거야. 아주 그냥. 팔백억이 아니라 팔천억을 벌어도 콩 한쪽 나눠먹으면서 절약할 형이야.”
“我们二植哥会成功的。真的。就算赚了八千亿,也会和我们分享一颗豆子,节约的哥哥。”

“까분다 또.” “又在调皮了。”

“배워야 돼, 상우야. 두식이 형처럼 살아야 부자된다. 어?”
“要学会啊,尚宇。像斗植哥那样生活才能成为富人。懂吗?”


상우가 씨익 웃으며 맞받아쳤다. 전 쫌팽이처럼 굴면서 부자되긴 싫은데요. 그러자 풍선껌 질겅대던 두식이 벌컥 화를 냈다. 야 이 새끼야. 우리 제이한테 특별히 준 걸 니가 왜 처먹어. 타박이 더 이어지려는 찰나, 윤사장네 테이블에서 큰 환호 소리가 터져나왔다.
상우가 씨익 웃으며 맞받아쳤다. 전 쫌팽이처럼 굴면서 부자되긴 싫은데요. 그러자 풍선껌 질겅대던 두식이 벌컥 화를 냈다. 야 이 새끼야. 우리 제이한테 특별히 준 걸 니가 왜 처먹어. 타박이 더 이어지려는 찰나, 윤사장네 테이블에서 큰 환호 소리가 터져나왔다. 伞咧嘴一笑,回击道:“我可不想像个小气鬼一样发家致富。”这时,正在嚼口香糖的斗植突然发火了:“喂,你这家伙!我们特意给在的东西,你为什么要吃掉?”正当责备还要继续时,润社长那边的桌子上传来了热烈的欢呼声。


“어우. 윤사장님은 아직까지도 오픈빨 좋은가봐. 이러다가 두식이 형 디파짓까지 털어가시겠어.”
“哦。润社长还是这么受欢迎啊。这样下去都要把斗植哥的押金都拿走了。”

“야, 걱정하지마. 다 이 형님이 하나하나 깔아놓은 판 아니겠냐. 저 양반 지금 실컷 웃어놔야 돼. 내일부턴 아주 개털릴 테니까.”
“喂,别担心。这不都是我这个哥哥一手安排的吗?那家伙现在尽情地笑吧。从明天开始他就要倒霉了。”

“지금까지 얼마나 땄어요? 잃긴 잃었고?”
“到目前为止赢了多少?输了多少?”

“따기는. 쁠마 제로다 임마.”

“엥. 그런 것치곤 너무 웃는데.”
“嗯。说是那样,但你笑得太开心了。”

“우리 윤사장님은 그냥 도박 맛이 좋은 거고. 오히려 돈은 쟤가 땄어.”
“我们润社长只是觉得赌博有趣而已。反而是他赢了钱。”

“누구요?” “谁?”

“누구긴 누구야. 최산이지.” “谁还能是谁啊。崔伞啊。”


갑작스레 들이닥친 이름에 우영은 잠시 멍해졌다. 9번 테이블에 앉은 산은 여느 때처럼 무료하다는 듯 목이 긴 칵테일 잔을 빨대로 휘젓고 있었다. 다음 일정을 위해 일어난 백회장에게 미소 잠시. 무언가 지시 받는 태영을 또 골똘히. 그러다 윤사장의 말에 고개를 살짝 젖히고 웃는 얼굴이 예뻤다. 평소와 다를 게 없었다. 앞에 소복히 놓인 칩과 지폐들만 빼면.
突然听到自己的名字,郑友荣愣了一下。坐在 9 号桌的崔伞像往常一样无聊地用吸管搅动着长颈鸡尾酒杯。为了下一个行程而起身的白会长微笑了一下。又专注地看着接受指示的泰英。然后听到尹社长的话,微微仰起头,笑容很美。和平时没什么两样。只是面前堆积的筹码和钞票除外。

정신 차리라는 듯 두식이 팔꿈치로 우영을 한 번 툭 쳤다.
精神点儿,斗植用胳膊肘轻轻碰了友荣一下。


“별 일이지? 쟤 저기에 맨날 죽치고 앉아있어도 이기는 꼴 한 번을 못 봤는데. 오늘 고른 건 대강 다 맞았어. 아까 한 이백은 땄을걸?”
“真是稀奇吧?他每天都坐在那里,从来没见他赢过。今天选的几乎全对了。刚才大概赢了两百吧?”


두식 따라 껌 질겅대던 상우가 움직임을 멈추었다.
跟着斗植嚼口香糖的尚宇停下了动作。


“이백이요? 한국 돈?” “二百?韩币?”


답지 않게 힘 실린 목소리로 보아 꽤 놀란 듯했다. 두식은 태연히 답했다.
答非所问的声音中带着力量,显然他相当惊讶。두식泰然自若地回答。


“아니? 페소로 이백. 한화로는 오천.”
“不是吗?用比索是两百。换成韩元是五千。”

“와 대박. 저러고 생짜로 시간 낭비한 건 아니었나보네. 진짜 회장님이랑 딜이라도 한 거 아니에요?”
“哇,太棒了。看来那样浪费时间也不是白费的。真的和会长做了什么交易吗?”

“딜 같은 소리하네. 그리고 쟤 그 정돈 며칠이면 다 써. 아무리 아껴도.”
“胡说八道。而且他那点钱几天就花光了。不管怎么省。”

“그래도요. 몇 번만 따면 여기서 한 달은 더 살 수 있잖아요.”
“可是啊。只要赢几次比赛,我们就能在这里多住一个月了。”

“엉. 뭐 그럴지도 모르지.” “嗯。也许是这样吧。”

“그걸 진짜 존나 잘하나보네. 끝내주게 하지 않고서야 한방에 이럴 순 없는데. 그쵸?”
“你真的做得很好啊。不做到极致的话,不可能一下子就这样。对吧?”


좆기둥 잡고 흔드는 척 손을 놀리던 상우가 혀를 내밀었다. 적나라한 움직임에 두식이 폭소를 터뜨렸다. 이 새끼 은근 노빠꾸라니까. 곧 두꺼운 손바닥이 상우의 뒷통수로 날아들었다.
抓住鸡巴柱子假装摇晃的吕尚伸出了舌头。露骨的动作让斗植爆笑起来。这家伙真是个不知退缩的家伙。很快,厚实的手掌就拍向了吕尚的后脑勺。


“야. 1절만 해라. 너 그러다 보스한테 들키면 끝장이야. 우리 제이 봐봐라. 절대 안 처웃잖아. 지도 덩달아 찍힐까봐 표정 관리 하는 거 아냐. 얘가 괜히 수석이 아니야. 우리 보스 안 그래 보여도 예민하시다. 그치?”
“喂。适可而止吧。你这样下去被老板发现就完蛋了。看看我们的杰。绝对不会乱笑的。他也是怕被盯上才管理表情的。这个家伙可不是白当首席的。我们的老板看起来不这样,但其实很敏感。对吧?”

“…….” “……”

“이거 봐. 대답도 안 하잖아. 걍 안 엮이겠다 이거야. 입 존나 잘 털고, 필요할 땐 존나 잘 다물고. 이러니까 사랑받는 거 아냐. 거의 뭐 베드로야 베드로. 최애다 이거지.”
“你看。连回答都不回答。就是不想扯上关系。平时嘴巴厉害得很,需要的时候又闭得紧紧的。这样才受欢迎啊。简直就是彼得,彼得。最爱了,就是这样。”


머쓱하게 저를 살피는 상우의 시선에도 우영은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솔직히 이번엔 화도 안 났다. 발끈하거나 열 받거나 피가 거꾸로 솟지도 않았다. 그냥 귓가에 북소리 비슷한 게 울렸다. 둥둥둥. 그 소리 들릴 때마다 심장이 점점 더 빠르게 뛰었다. 당장 멱살 잡고 소리치고 싶었다. 네 말이 맞다고. 쟤 진짜 끝내준다고. 근데 넌 평생 그거 느껴볼 일 없을 거라고.
尴尬地打量着我的吕尚的视线中,友荣紧闭着嘴巴。说实话,这次我一点也不生气。没有暴跳如雷,也没有血气上涌。只是耳边响起了类似鼓声的声音。咚咚咚。每当听到那个声音,心跳就越来越快。我真想立刻揪住他的衣领大声喊叫。你说得对。那家伙真的很棒。但是你这辈子都不会有机会感受到那种感觉。

작은 혀 내미는 얼굴이 얼마나 예쁜지. 남들보다 뜨거운 입 안은 또 얼마나 빠듯한지. 버겁게 제 것 물고 있는 꼴을 보고 있으면 얼마나 참을 수가 없는지. 어째서 다 퍼주고 싶어지는지. 그거 다 너무 잘 알아서 우영은 괴로워졌다. 꾸며낸 웃음조차 안 나올 만큼 심경이 복잡해졌다. 최산과 딜을 한 건 저였으니까. 백회장이 아니라.
小小的舌头伸出来的样子有多么可爱。比别人更热的嘴巴又是多么紧致。看着他艰难地含着自己的东西时,又是多么难以忍受。为什么会想把一切都给他。因为太清楚这一切,友荣感到痛苦。连假装的笑容都无法露出,心情变得复杂。和崔伞做交易的是自己,不是白会长。

호텔방에서 한참동안 산을 껴안고 멜로영화 찍던 정우영은 그런 말을 했었다.
在酒店房间里抱着伞拍了很久的爱情电影的郑友荣曾经说过那样的话。


네가 누굴 건드린 건지, 넌 아직 몰라. 
你还不知道你惹上了谁。


그건 경고였다. 우영은 제 품 안의 산이 안전하길 바랐고, 최대한 다치지 않도록 돕고 싶었다. 가질 수는 없어도 지켜주고 싶었다. 그 초라한 소망 이루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게 백회장과의 분리였다. 멍청하게 제 발로 지옥의 경계에 들어선 그 애를 어떻게든 끌어내는 일.
那是一个警告。友荣希望怀里的伞是安全的,并且想尽量帮助他不受伤害。即使不能拥有他,也想保护他。为了实现这个卑微的愿望,首先要做的就是与白会长分离。不管怎样都要把那个愚蠢地踏入地狱边界的孩子拉出来。


“진짜 다쳐. 아니 죽어. 내가 너 같은 애 한두 명 본 줄 알아? 걔네 결국 어떻게 됐는지 아냐고.”
“真的会受伤。不是,真的会死。你以为我没见过像你这样的孩子吗?你知道他们最后怎么样了吗?”

“…….” “……”

“나 지금 장난하는 거 아냐. 너 당장…”
“我现在不是在开玩笑。你马上…”

“나도 장난하는 거 아냐.” “我也不是在开玩笑。”


예상치 못한 산의 대답에 말문이 막혔다. 산의 표정은 다시 차분해져 있었다. 산은 우영의 앞머리를 쓸어올려 눈썹을 문질렀다. 검지가 콧대를 따라 직선을 그으며 내려왔다. 아이를 달래 듯 조심히. 윗입술. 아랫입술. 턱 아래까지.
预料之外的伞的回答让人哑口无言。伞的表情再次变得平静。伞把友荣的刘海拨开,轻轻抚摸他的眉毛。食指沿着鼻梁画出一条直线,小心翼翼地像哄孩子一样。上唇。下唇。一直到下巴。

이러나 저러나 죽는데 어떡할까 그럼. 너도 알잖아. 나 개털인 거.
反正都是死,那该怎么办呢。你也知道的,我一穷二白。

손이 멀어지고 다시 닿아온 건 말랑한 입술이었다. 우영은 눈을 질끈 감았다. 쵹, 하고 입술이 떨어졌다.
手离开后再次触碰到的是柔软的嘴唇。友荣紧紧闭上了眼睛。啵,嘴唇分开了。


“…….” “……”

“…….” “……”

“얼마면 되는데.” “多少钱。”


침묵은 길고 생각은 짧았다. 그래. 모든 건 90년대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말 한 마디에서 시작됐다.
沉默很长,思考很短。对,一切都始于一句可能出现在 90 年代电视剧中的话。

우영이 태어난 해였나. 그 다음 해였나. 원빈이 내뱉은 그 유치한 대사는 전국적인 히트를 쳤다. 사랑? 웃기지 마. 이젠 돈으로 사겠어. 돈으로 사면 될 거 아냐. 대사 자체도 터프했고 배우의 톤도 격앙되어 있었다. 얼마면 될까? 얼마면 되겠냐? 시대를 앞서간 벽치기의 대상은 무려 송혜교였다. 송혜교는 눈물 그렁그렁한 얼굴로 이렇게 답했다.
友荣出生的那一年吗?还是下一年?元彬说出的那句幼稚的台词在全国范围内引起了轰动。爱情?别逗了。现在我用钱买。用钱买不就行了吗?台词本身就很强硬,演员的语气也很激动。要多少钱?要多少钱才行?超越时代的壁咚对象竟然是宋慧乔。宋慧乔泪眼汪汪地回答道。


얼마나… 줄 수 있는데요?  你能给我多少?


과연 밀레니엄의 가을다웠다. 씁쓸하고 매정하고 버석였다. 송혜교는 죽을병에 걸린 데다가 다른 남자를 사랑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그런 말을 덧붙인 거였다. 나 돈 필요해요. 돈 정말 필요해요. 얼마나 줄 수 있는데요? 인정하기 싫지만 거기까진 상황이 거의 비슷했다. 최산도 정우영에게 이렇게 물었으니까.
果然是千禧年的秋天。苦涩、冷酷、干燥。宋慧乔不仅得了绝症,还爱上了别的男人。所以她才会说出那样的话。我需要钱。我真的需要钱。你能给我多少?虽然不愿意承认,但情况几乎是一样的。崔伞也是这样问郑友荣的。


“얼마 줄 수 있는데?” “你能给多少?”

“…….” “……”

“나 돈 엄청 들어. 조회장님도 그랬거든. 우리 산이는 여기저기 손 많이 가는 타입이라고.”
“我花了很多钱。崔会长也这么说过。我们伞是那种需要很多照顾的类型。”


철없는 말투와 달리 다 무너진 표정 보고있자니 속이 까맣게 타들어갔다. 우영은 머릿속으로 통장에 넣어둔 재산 다 꺼내 더했다. 그걸로는 안 될 것 같아 아직 안 바꾼 콤프와 디파짓까지 싸그리 환산했다.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우영이 뱉은 건 가능한 최대치의 금액이었다. 카지노 밖에서는 로또나 되어야 만져볼 수 있는 목돈. 에이전트로 일한 게 몇 년인데 그래도 길바닥에 널린 그저 그런 놈들보다야 괜찮은 금액 아닌가 싶었다. 이 정도 돈이면 얘 출국시키고 얼마간은 보호해줄 수 있었다. 다 접고 저도 한국 들어갈 때까지.
尽管语气轻佻,但看到他那崩溃的表情,心里像被烧焦了一样。友荣在脑海中把存折里的所有财产都拿出来加在一起。即便如此,似乎还是不够,他甚至把还没换的压缩机和押金都算了进去。经过反复思考,友荣最终报出了他能给出的最大金额。那是一笔在赌场外只有中彩票才能见到的大钱。作为经纪人工作了几年,他觉得这笔钱比那些随处可见的普通人要好得多。这笔钱足够让他出国,并在一段时间内保护他。等一切都结束后,他也能回到韩国。

그런데 이게 웬걸. 분명 똑똑히 들어놓고도 방 안에는 무거운 침묵만 흐르고 있었다. 애매한 최산 표정 견디다 못한 우영은 곧바로 몇 장 더 얹어 던졌다. 그런데도 산은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但是这是什么情况。明明听得清清楚楚,房间里却只有沉重的沉默。无法忍受崔伞那模棱两可的表情,郑友荣立刻又加了几句。但是伞依然没有回答。

씨발. 너 진짜 이럴래? 操。你真的要这样吗?

드라마와 현실은 그렇게 달랐다. 원빈과 달리 정우영은 사랑을 살 만큼의 돈은 없었다. 20년간 사랑의 시세는 오를 대로 올랐고 이건 공중파 월화드라마가 아니었으니까. 게다가 상대가 누구인가. 우영의 눈앞에 있는 건 백혈병 걸린 송혜교가 아니라 최산이었다. 차마담에게도 한 마디를 안 지는 최산. 타국에 버려지고도 어떻게든 살아남아 예수마저 꼬여낸 최산.
电视剧和现实是如此不同。与元彬不同,郑友荣没有足够的钱去买爱情。20 年来,爱情的价格已经涨到了顶点,而这并不是一部公共电视台的月火剧。更何况,对方是谁呢?在友荣眼前的不是患有白血病的宋慧乔,而是崔伞。连车马大人都不敢惹的崔伞。即使被抛弃在异国他乡,也能设法生存下来,甚至连耶稣都被他迷住的崔伞。


“……하.” “……哈。”


우영은 자신이 몇 년을 더 굴러도 산이 원하는 수준의 구원을 선사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깔끔히 인정하고나니 모든 게 쉬워졌다. 사랑은 언제나 도박과 같았다. 아쉬울 것 없는 놀이 같다가도 주권을 잃는 순간 간절해졌다. 가장 먼저 판단력이 흐려졌고, 중추신경이 아작났으며, 급기야 무언가에 쫓기는 듯 안달이 나기 시작했다.
友荣意识到,即使再努力几年,他也无法达到伞所期望的救赎水平。坦然接受这一点后,一切都变得简单了。爱情总是像赌博一样。看似无关紧要的游戏,一旦失去主导权,就变得迫切起来。首先是判断力变得模糊,中枢神经崩溃,最终开始像被什么追赶一样焦虑不安。


“내가 그렇게 걱정되면 있잖아. 뭘 해줄 수 있는지 알아?”
“如果你那么担心我的话,你知道你能做什么吗?”


산의 목소리는 필요 이상으로 달콤했다. 귓가에 닿는 순간 녹아내릴 듯 뜨겁고 또 달았다. 이제껏 그 애로 인해 얼마를 벌고 또 잃었는지 따져보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이건 패배를 인정함과 동시에 다시 시동이 걸리는 레이스였으니까.
崔伞的声音甜得过分。刚一触及耳边,就像要融化般炙热而甜美。至于因为他赚了多少又失去了多少,已经毫无意义。这是承认失败的同时,重新启动的比赛。

그렇게 정우영은 슈 박스 열어 초소형 카메라 집어넣는 미친 짓을 한 거다. 최산 돈 따게 해주려고. 제 목숨 걸고서.
就这样,郑友荣做了件疯狂的事,把微型摄像机放进了鞋盒里。为了让崔伞赢钱。他赌上了自己的性命。








정킷을 나서려던 백회장이 뒤를 돌았다.
白会长正要离开正 K 时,转过身来。

뭔가 이상했다. 덜 마른 셔츠를 입은 듯 불쾌한 기운이 살갗에 들러붙는 것 같았다. 저를 따라 나오던 진형에게 잠시 손짓한 뒤, 홀 내부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모든 것이 지시한 그대로였다. 조명은 현란할 만큼 강하게 번쩍였고, 회전율은 적당했으며, 빈 자리는 눈에 띄지 않았다.
有什么不对劲。就像穿着没干透的衬衫一样,不舒服的感觉粘在皮肤上。我向跟着我出来的真哥示意了一下,然后慢慢环顾大厅内部。一切都按照指示进行。灯光闪烁得非常耀眼,周转率适中,没有空位。

그렇다면 이 위화감은 대체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에이전트들은 각자의 역할에 열중해 있었고, 종업원들도 쉴 새 없이 제 몫을 다하는 중이었다. 즐거운 이. 절망한 이. 기대에 부푼 이부터 그만두는 법을 잊은 이까지. 언뜻 진창인 듯 보이는 백무섭의 세계는 완벽히 계산된 수식으로 굴러가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那么这种违和感究竟是从哪里来的呢?特工们都在专注于各自的角色,员工们也在不停地尽职尽责。快乐的人。绝望的人。从充满期待的人到忘记如何放弃的人。乍一看像是泥潭的白无涉的世界,实际上是以完美计算的公式运转着。像往常一样。


“진형아.” “真哥。”


천장에 설치된 수십 개의 카메라를 훑던 무섭이 다시 손짓했다.
天花板上安装的数十个摄像头扫了一眼,무섭再次挥了挥手。


“예. 회장님.” “是的,会长。”

“가는 길에 상황실 데이터 한 번 체크해봐라. 딜러 애들 손 위주로.”
“去的路上检查一下情况室的数据。主要看一下经销商那边的。”

“예. 알겠습니다.” “是的,我知道了。”


날카로운 본능은 구제 불가능할 것 같았던 무섭의 인생을 회장직까지 끌어올린 무기였다. 그는 기민했다. 다른 건 몰라도 돈 새는 냄새 하난 기가 막히게 맡았다. 누군가 작당 중인 것이 사실이라면 담력 하나는 높이 사야 마땅했다. 여태껏 백무섭의 뒷통수를 치고도 멀쩡히 살아나간 이는 없었으니까. 
锐利的本能是将看似无可救药的武燮人生推向会长职位的武器。他很机敏。别的先不说,光是闻钱味这一点就无可挑剔。如果真有人在密谋,那胆量确实值得称赞。毕竟到目前为止,还没有人能在背后捅白武燮一刀后全身而退。

무섭은 부정한 것을 혐오했다. 조금 더 벌기 위해 게임 결과를 조작하거나 세팅에 손을 대는 일 따위 없었다.
무섭은 부정한 것을 혐오했다. 조금 더 벌기 위해 게임 결과를 조작하거나 세팅에 손을 대는 일 따위 없었다. 무섭讨厌不正当的事情。为了多赚一点钱,他从不操纵游戏结果或篡改设置。


플레이어가 정당하려면 카지노도 정당해야 해.
玩家要公平,赌场也必须公平。

떳떳하지 못한 하우스엔 인간들 발길 끊기게 되어 있어.
在不光明正大的房子里,人类的脚步总会停止。


그건 지금의 프라임을 만든 무섭의 신념이었다. 불리한 베팅을 막아서거나 카드 몇 장 빼내는 얕은 수로는 오래 갈 수 없었다. 에이전트들이 기름 붓고 부채질 할 수는 있어도 그 불을 점화하는 건 오롯이 플레이어의 몫이어야 했다. 무섭은 언제나 잭팟 앞에서 진심을 다해 박수 쳤다. 그건 하우스의 패배가 아니었다. 정킷을 가득 채운 이들의 피눈물이었고, 테이블에 함께 앉은 이들의 등골이었으며, 다음날이면 곧장 하우스로 환납될 금액이었다.
那是现在的 Prime 所拥有的无畏信念。阻止不利的赌注或偷偷抽出几张牌的小伎俩是无法长久的。经纪人们可以煽风点火,但点燃那把火的必须是玩家自己。无畏总是在大奖面前真心鼓掌。这并不是赌场的失败,而是充满了赌徒们的血泪,是与他们同桌的人的脊梁,是第二天就会被送回赌场的金额。

허튼 짓 하지 않아도 수백 수천 명이 잃어 잭팟이 된다. 그러니 리스크를 감수할 이유가 없었다.
即使不做愚蠢的事情,也会有成千上万的人失去一切而成为幸运儿。所以没有理由去冒险。

무섭은 정킷 건너편을 향해 고개를 젖혔다. 데스크에 기대어 선 우영이 저를 바라보고 있는 게 보였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눈으로. 시선이 마주쳤는데도 피하지 않고.
무섭은 정킷 건너편을 향해 고개를 젖혔다. 데스크에 기대어 선 郑友荣이 저를 바라보고 있는 게 보였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눈으로. 시선이 마주쳤는데도 피하지 않고.


“…….” “……”


빛이 없는 눈. 그것이 늘 마음에 들었다. 불같은 성격 표정으로 다 드러나는데도 눈에 담긴 것만은 읽어낼 수가 없어서. 처음 본 날에도 쟤는 사람 하난 참 잘 속이겠다 했었다. 타고나길 좀 천박해도. 포커 같은 대가리 싸움에는 재능 없을지 몰라도. 어떻게든 성공할 놈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짧은 고민 끝에 영입을 결정한 것 또한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没有光的眼睛。那一直让我着迷。即使火爆的性格全都表现在脸上,但眼睛里却什么也读不出来。第一次见面那天,我就觉得这家伙真会骗人。天生有点粗俗。也许在扑克这样的脑力战中没有天赋。但我觉得他无论如何都会成功。经过短暂的思考后决定招募他,也正是因为这个原因。


“우영이라고 했나.” “你说你叫友荣,对吧。”

“예.” “是。”

“한 번도 잃어본 적 없는 눈이구나.”
“从未失去过的眼睛啊。”

“저, 게임은 한 번도…” “我,从来没有玩过游戏…”

“도박 얘기가 아니야. 사는 얘기를 하고 있는 거다.”
“这不是在谈论赌博。这是在谈论生活。”

“…….” “……”

“가져본 게 없어서 잃어본 적도 없는 인생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거야.”
“因为从未拥有过,所以也从未失去过。”


그때 우영의 눈은 어떠했더라. 빛 한 점 없이 검은 눈에도 무언가 일렁였던가. 캄캄한 눈동자가 더욱 캄캄해졌던가. 어둡던 그 방의 조도처럼.
那时友荣的眼睛是怎样的呢?在那漆黑的眼眸中是否有过什么波动?那漆黑的瞳孔是否变得更加漆黑?就像那昏暗的房间光线一样。


“도박은 말이다. 애초에 근처에도 안 가야 해. 그게 아니면 목숨 걸 각오를 해야지.”
“赌博这种事啊。最开始就不应该靠近。如果不这样的话,就要做好拼命的准备。”


카지노 운영자가 할 법한 말은 아니었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새끼에게 내 밑에서 일하지 않겠느냐 제안하며 할 말은 더더욱 아니었고. 말 없이 시선을 내리깐 우영의 앞에 무섭은 카드 하나를 내밀었다.
赌场经营者不该说的话。更不该对一个毛头小子提出在自己手下工作的建议。无言地低下视线,在友荣面前递上了一张可怕的卡片。


“딱 봐도 가망 없는 게임에 왜들 혈안인지 아니.”
“看起来就没有希望的游戏,为什么大家还这么拼命。”

“그건…” “那是……”

“빠져나올 수 있다고 믿어서 그래. 걔넨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고 생각해. 그래서 안 그만두는 거야. 난 내 의지로 종료할 수 있으니까. 언제라도 박차고 나갈 수 있으니까. 딱 한 판만. 잃은 돈만 따고. 손해 본 것만 메꾸고 퇴장하겠다 생각하는 거지. 이미 구렁텅이에 빠져든 것도 모르고.”
“他们相信自己可以脱身。他们认为自己随时可以停止。所以他们才不会停止。我可以凭自己的意志结束。因为我随时可以离开。就一局。只赢回失去的钱。只弥补损失然后退出。他们根本不知道自己已经陷入了深渊。”


우영은 무섭이 내민 카드를 뒤집었다. Prime Hotel Casino. 카드 위 업장의 주소는 정갈한 서체로 인쇄되어 있었다. 모든 게 적법하다는 듯이. 우영은 금빛 프린팅 된 글자를 매만졌다.
友荣翻开了무섭递过来的卡片。Prime Hotel Casino。卡片上的地址用整洁的字体印刷着。一切看起来都合法的样子。友荣抚摸着金色印刷的文字。


“카지노에서 아무것도 잃지 않는 방법은 딱 하나야. 비기너스 럭이라고 들어봤나?”
“在赌场里不输掉任何东西的方法只有一个。你听说过新手运吗?”

“…아뇨.” “…不。”

“초심자에겐 언제나 행운이 따르지. 그걸 비기너스 럭이라고 블러. 운 좋게 잭팟이 터지기도 하고, 연속으로 큰 돈을 따기도 해. 그리고 그 돈은…”
“初学者总是有好运气。这被称为新手运。运气好的时候会中大奖,连续赢得大笔钱。而那些钱…”

“일주일이면 다시 하우스로 돌아오겠죠. 아무도 그곳을 떠나지 못할 테니.”
“一周后他们就会回到房子里。没有人能离开那里。”


비기너스니 비즈니스니 하는 영단어까진 몰랐지만 정우영도 알 건 다 알았다. 카지노 전서 제6장 10절. 그가 친히 이르시되 재물을 취한 된 순간 곧장 밖으로 나서야 하느니라. 두 번의 천운을 기대하지 아니하고 더는 미련도 갖지 아니하고 초심자의 행운을 맞닥뜨린 즉시 그곳을 떠나야 하느니라.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풍요는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고….
비기너스니 비즈니스니 하는 영단어까진 몰랐지만 정우영도 알 건 다 알았다. 카지노 전서 제6장 10절. 그가 친히 이르시되 재물을 취한 된 순간 곧장 밖으로 나서야 하느니라. 두 번의 천운을 기대하지 아니하고 더는 미련도 갖지 아니하고 초심자의 행운을 맞닥뜨린 즉시 그곳을 떠나야 하느니라.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풍요는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고…. 虽然정우영(郑友荣)不知道“비기너스니 비즈니스니”这些英文单词的意思,但他知道该知道的一切。赌场经书第六章第十节。他亲自说过,一旦获得财富,就必须立即离开。不期待第二次好运,不再留恋,一旦遇到新手的好运,就必须离开那里。克服所有的贪心,富裕不在于拥有的多寡……

우영의 얼굴에 언뜻 조소의 빛이 스몄다. 그 의미를 꿰뚫어본 무섭이 피식 웃었다.
友荣的脸上闪过一丝嘲笑的光芒。看透了其中含义的无涉轻笑了一声。


“그래. 네가 하기에 따라 일주일이 삼일이 되고, 그 삼일이 하루가 되겠지.”
“对。根据你的表现,一周可以变成三天,三天可以变成一天。”

“…….” “……”

“난 네가 그런 이들을 응원해주길 원해. 사모님 할 수 있다고. 내일은 더 딸 수 있을 거라고. 바로 옆에 들러붙어서 지극정성을 다해주길 바래. 내 몫까지.”
“我希望你能为那些人加油。夫人,你可以做到的。明天你会收获更多。我希望你能在他们身边,尽心尽力地支持他们。也替我支持。”


무섭이 꺼낸 건 케이스에 담긴 검은 수트 한 벌이었다. 그렇게 할 수 있겠니. 이미 대답을 알고 있다는 듯 던진 물음에 우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섭이 꺼낸 건 케이스에 담긴 검은 수트 한 벌이었다. 그렇게 할 수 있겠니. 이미 대답을 알고 있다는 듯 던진 물음에 우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섭拿出来的是一个装在盒子里的黑色西装。你能做到吗?在仿佛已经知道答案的提问下,友荣点了点头。

제이. 에이전트 제이. 우영이 스스로 지은 그 이름을 달고 정킷의 문을 열었을 때 백무섭은 확신했다. 정우영은 수렁에 빠져서도 동전 하나 꼭 건져내고 나서야 헤어나올 거라고. 몇 주 뒤면 마닐라 시내 전체에 그 이름 모르는 이가 없게 될 거라고. 에이전트 제이. 공항 옆 환락가 길바닥에서 주워온 그 아이는 백회장과 동류였다. 그건 두식도, 태영도, 재희도. 무섭의 곁에 가장 오래 섰던 진형조차도 주지 못했던 확신이었다.
杰伊。特工杰伊。友荣自己取的那个名字。当他带着这个名字打开正吉的门时,白武涉确信了。郑友荣即使陷入泥潭,也一定会捞起一枚硬币后才会脱身。几周后,整个马尼拉市内将无人不知这个名字。特工杰伊。从机场旁的欢乐街捡来的那个孩子和白会长是同类。这是斗植、泰英、在熙,甚至是一直陪在武涉身边最久的真亨都无法给予的确信。


회장님. 언젠가 모든 걸 갖게 된다 해도요.
会长。即使有一天拥有了一切。

저는 끝까지 잃지 않을 거예요, 그 무엇도.
我绝不会失去任何东西,直到最后。


백회장은 제이를 믿었다. 그의 욕망과 충성과 분명한 한계를 믿었다. 젊음과 치기와 얄팍한 배짱 또한 믿었다.
白会长相信杰伊。他相信他的欲望、忠诚和明确的界限。他也相信他的年轻、冲动和浅薄的勇气。

그래. 백무섭은 저와 닮은 정우영을 믿었다.
对。白武燮相信和自己相似的郑友荣。

잠시 비릿한 생각이 스쳐갔으나, 이내 그뿐이었다.
暂时有些腥味的想法掠过,但很快就消失了。








실로 간만의 악몽이었다. 우영은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혀 있었고 꽉 쥔 주먹은 서늘했다. 차갑게 식은 이불 위로 손을 뻗던 우영이 짧게 웃었다. 옆자리는 비어 있었다. 처음부터 그랬다는 듯 체온 하나 없이 냉랭하게.
实在是久违的噩梦了。友荣猛然惊醒,从梦中醒来。他的额头上布满了冷汗,紧握的拳头冰凉。友荣伸手摸向冰冷的被子,短暂地笑了笑。旁边的位置是空的。从一开始就没有任何体温,冷冷清清的。

이러니 죄 짓고 살지 말라는 거였다. 켕기는 짓을 하니 제 발 저린 거였다. 꿈 속 장면들은 대체로 어렴풋했으나, 절단기 위에 손목이 내걸렸던 순간만은 선명하게 기억이 났다. 손가락 말고 손목을 날려. 더는 허튼 짓 못하게. 백회장의 음성은 현실보다도 생생했다. 역시 우리 회장님. 자비도 연민도 없는 회장님. 잘못했으니 살려달라는 말 따위는 하지 않았다. 남자가 가오가 있지. 걸린 김에 그냥 뒤질 작정이었다. 다행히 병신새끼 될 위기에 처한 건 저 하나인 것 같았으니까.
这就是为什么不要做坏事。做了亏心事,自己心里不安。梦中的场景大多模糊不清,但手腕被放在切割机上的那一刻却记得清清楚楚。不是手指,是手腕。不能再做蠢事了。白会长的声音比现实还要生动。果然是我们的会长。没有慈悲也没有怜悯的会长。因为做错了事,所以没有求饶。男人要有尊严。既然被抓住了,就打算一死了之。幸好只有我一个人面临变成废物的危险。

다행? 나 지금 다행이라고 한 건가? 정우영은 천장 바라보며 눈만 깜박거렸다. 몇 번을 다시 생각해봐도 똑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죽을 만큼 아플 거 저 하나 아픈 게 낫다고. 동강 나기 일보직전인 게 최산 손목 아니라 다행이라고. 이런 미친. 나사가 하나 빠진 게 아니고서야 이딴 비합리에 빠질 리가 없었다. 우영은 옆을 돌아보았다. 베개는 그 애가 베고 잔 형태 그대로 구겨져 있었다. 그 옆에 나란히 몸을 눕히자 밤새 코끝에 맴돌았던 향기가 다시 우영을 덮쳐왔다.
幸运?我刚才说幸运吗?郑友荣盯着天花板,只是眨了眨眼。无论再怎么想,还是同样的想法。反正痛得要死,还不如我一个人痛。幸好快要断掉的不是崔伞的手腕。真是疯了。要不是脑子有问题,怎么会陷入这种不合理的想法。友荣转头看了看旁边。枕头还保持着那个人睡过的形状。躺在旁边,整晚萦绕在鼻尖的香气再次袭来。


“씨발….” “操……”


좋다고 따라왔으면 다시 가지나 말던가. 속에서 치받고 올라오는 말을 겨우 삼켜냈다. 제 방에 들어가기 싫어 온종일 정킷에 눌러앉았던 주제에 이제 와 매정히 구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우영의 룸은 크지 않았고 조회장이 얻어준 방에 비할 바도 못 되었지만, 적어도 사람이 죽어나간 적은 없는 공간이었다. 우영은 그게 서운했다. 금방이라도 사랑한다고 말해줄 듯 저를 껴안았으면서, 눈을 뜨기도 전에 훌쩍 떠나버린 게.
如果喜欢就跟着来,就不要再走了。我勉强咽下了从心底涌上来的话。整天不想回自己的房间,赖在正厅里,现在却突然变得冷漠无情,真是让人无法理解。友荣的房间不大,根本无法与会长给的房间相比,但至少这里没有人死去过。友荣对此感到失落。明明刚才还像是要说“我爱你”一样紧紧抱着我,却在我还没睁开眼睛的时候就悄然离开了。

지난 밤, 최산은 바카라로 500만 페소를 땄다. 모두 윤사장과 함께 앉은 테이블에서 거둬들인 금액이었다. 세 번째 게임까지만 해도 웃고 있던 두식조차 마지막 즈음에 이르러선 표정을 굳혔다. 그래도 괜찮았다. 아직은 위험하지 않았다. 최산이 여태껏 잃은 돈이 얼만데 그깟 몇 억쯤 땄다고 곧장 조사 들어가진 않을 테니까. 산은 내일도, 그리고 그 다음 날도 따게 될 것이었다. 오백만. 천만. 천오백만. 그렇게 이천만 페소를 따고나서는 곧장 공항으로 가게 될 것이다. 물론 그 애의 옆자리에 앉는 것은 저였다. 이 위험천만한 판을 짠 정우영 말이다.
昨晚,崔伞在百家乐中赢了五百万比索。这笔钱都是在和尹社长一起坐的桌子上赢来的。即使是第三局游戏时还在笑的斗植,到了最后也变了脸色。不过没关系,还不危险。崔伞至今为止输掉的钱那么多,赢了这几亿也不会马上被调查。伞明天也会赢,后天也会赢。五百万,一千万,一千五百万。等他赢到两千万比索时,就会直接去机场。当然,坐在他旁边的会是我。这个危险局面的策划者,郑友荣。


내가 그렇게 걱정되면 있잖아. 뭘 해줄 수 있는지 알아? 
如果你那么担心我的话,你知道你能做什么吗?


몇 번을 다시 돌아간다 해도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어찌보면 최산의 부탁은 소박했다. 조회장 옆에서 누렸고, 또 백무섭의 아래에서 꿈꾸었던 것에 비하면. 어려운 건 없었다. 윤사장 작업하느라 시선 분산 된 틈을 타 일주일만 따게 해주면 충분했다. 이상할 정도로 운 좋게. 며칠만 거짓된 승리를 만들어내면 됐다. 그럼 한국에서도 살던 대로 살게 해줄 수 있었다. 가여운 최산을, 더는 가엾지 않게 만들어줄 수 있었다.
几次回到过去也会点头。某种程度上,崔伞的请求是朴素的。相比在崔会长身边享受的,以及在白武涉手下梦想的。没有什么困难的。趁着尹社长工作分散注意力的空隙,只要让他放松一周就足够了。运气好得出奇。只需要几天的虚假胜利。那样的话,也能在韩国过上原来的生活。可怜的崔伞,不再让他可怜。

우영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익숙한 향기가 폐부로 밀려들자 우습게도 성기가 먼저 반응을 했다. 뜨거운 최산의 손끝이 제 가슴팍을 더듬어내려가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友荣深深地吸了一口气。熟悉的香气涌入肺部时,滑稽的是,他的性器官先有了反应。仿佛热情的崔伞的指尖在他的胸膛上游走。


“하…….” “哈……”


이런 건 성욕 들끓던 중딩 때도 안 하던 짓이었다. 곁에 있지도 않은 새끼 상상하면서 빳빳하게 선 제 것 쥐고 흔드는 행위 같은 건.
这种事连性欲旺盛的初中生时期都没做过。像这样一边想着不在身边的小子,一边握着自己硬挺的东西晃动。

다시 말하지만 정우영의 인생은 성경보다 비디오방 성인물에 가까웠다. 쓸데없이 높은 수위. 적나라한 제목. 감정선 이해 안 가는 사건사고의 연속. 야하다 못해 천박한 그 작품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결말 제대로 아는 사람이 몇 되지 않는다는 거.
再说一次,郑友荣的人生比起圣经,更像是录像厅的成人片。无谓地高尺度。露骨的标题。情感线难以理解的事件事故接连不断。那些淫秽到甚至有些粗俗的作品有一个共同点。知道结局的人寥寥无几。

있으나 마나 한 기획 의도 욱여넣은 반전은 언제나 59분 59초에 등장하곤 했다. 아무도 보지 않을 결말은 그렇게 허무맹랑하게 끝맺어졌다. 가끔은 그냥 성의 없이 페이드아웃 될 때도 있었다. 지금 정우영 눈앞처럼.
无论有没有意义的企划意图,强行塞入的反转总是在 59 分 59 秒时出现。没有人会看的结局就这样荒谬地结束了。有时甚至会毫无诚意地淡出。就像现在郑友荣眼前一样。


“씨발 산아…….” “씨발 伞啊……”


우영은 그 애의 이름을 불렀다.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끌어올려 입술을 맞붙였다. 상상 속 최산도 진짜 최산 만큼이나 최악이었다. 그래. 이 슬롯은 확실히 고장이 났다. 화면도 스틱도 실린더도 뻑이 났다. 우습게도 고치고 싶진 않았다. 영원히 이대로 머물고 싶었다. 아랫배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한 번만 더 흔들면 쌀 것 같았다. 그때 협탁 위에 엎어둔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友荣叫了那个人的名字。没有等待回答,他拉近了距离,吻上了他的嘴唇。想象中的崔伞和真实的崔伞一样糟糕。对,这个插槽确实坏了。屏幕、摇杆和气缸都卡住了。可笑的是,他并不想修好它。他想永远停留在这一刻。下腹部用力收紧。再一点点。再一点点。再摇一次就要释放了。就在那时,放在床头柜上的手机开始响了起来。


삑― 삑― 삑― 嘀― 嘀― 嘀―


우영은 인상을 찌푸렸다. 알람이 아닌 것을 확인한 뒤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분명 화면엔 두식의 이름이 떠있는데, 수화기 너머로는 거친 숨소리만 들려왔다. 형. 전화를 했으면 말을 해요. 헉헉대는 숨소리 듣고 있던 우영이 다시 말을 이으려는데 두식이 소리쳤다. 너 씨발 지금 어디야. 불길할 만큼 낮게 깔린 목소리였다.
友荣皱起了眉头。在确认不是闹钟后,他按下了通话按钮。“喂?”屏幕上明明显示的是斗植的名字,但听筒那边只传来了粗重的喘息声。“哥,打电话就说话啊。”正当友荣准备继续说下去时,斗植突然喊道:“你他妈现在在哪儿?”他的声音低沉得令人不安。


[최산은 어딨어. 너 지금 방이야?]
[崔伞在哪儿。你现在在房间吗?]

[걔를 왜 저한테 찾아요.] [你为什么来找我?]

[제발 지랄 말고. 카드는 어떻게 된 건데.]
[拜托,别发疯了。卡怎么回事?]

[그니까 무슨 카드요. 씨발 알아듣게 좀 말해요 형.]
[那到底是什么卡。操,能不能说清楚点,哥。]

[회장님 아이디 카드 말야 이 새끼야!!!!!]
[会长的身份证啊,你这个混蛋!!!!!]


우영은 벌떡 몸을 일으켰다. 아이디 카드라니.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건 제 뒷주머니에서 뺀 적도 없는 물건이었다. 마지막으로 돈 인출했던 게 며칠 전이었으니 옷장 한 켠에 그대로 걸려 있을 것이었다. 게다가 없어진다고 단번에 큰일 날 물건도 아니지 않은가. 그거 한 장 있다고 정우영이 백무섭 되는 거 아니니까. 이 호텔에 되도 않은 신분 도용 따위 통할 사람은 없었다. 그러니 재깍재깍 반납하지 않아도 내버려두는 거였다.
友荣猛地坐了起来。身份证?他不明白。这是他从未从后口袋里拿出来的东西。最后一次取钱是几天前,所以它应该还挂在衣柜的一角。而且,即使它不见了,也不会有什么大不了的。就算有那一张卡,郑友荣也不会变成什么大人物。这家酒店里没有人会在意这种无关紧要的身份盗用。所以他才没有急着归还它。


[정우영. 나 딱 한 번만 다시 물을 거야.]
[郑友荣。我只会再问一次。]

[…….] [……]

[최산한테 카드 준 거, 니 짓이야?]
[你给崔伞卡片,是你干的吗?]


짜증스럽게 주머니를 뒤지던 우영이 제자리에 멈춰섰다. 뒷주머니는 텅 비어 있었다. 아무리 손을 깊게 찔러넣어도 잡히는 게 없었다. 옆에 놓인 바지에도. 재킷 주머니에도. 옷장 바닥과 방 안 그 어디에도. 백무섭의 아이디 카드는 없었다. 우영은 휴대폰을 내던지고 그대로 방 밖으로 뛰쳐나갔다.
恼怒地翻找口袋的郑友荣停下了脚步。后口袋是空的。无论手伸得多深,都抓不到任何东西。旁边的裤子也没有。夹克口袋也没有。衣柜底部和房间里的任何地方都没有。白武燮的身份证不见了。郑友荣扔下手机,直接冲出了房间。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새도 없었다. 비상 계단을 쉴 새 없이 뛰어올랐다. 씨발. 씨발. 씨발. 차오르는 숨보다 조급함이 앞섰다. 그냥 방으로 간 게 아니었어. 날 떠난 거였어. 아예 사라진 거였어. 금방이라도 무언가 터져나올 것 같아 끅끅대며 목을 닫았다. 이윽고 겨우 익숙한 복도에 섰을 땐.
没有时间等电梯。他不停地跑上紧急楼梯。操。操。操。比起急促的呼吸,更加焦急的是心情。他不是只是回房间了。他是离开了我。彻底消失了。喉咙里像有什么要爆发出来一样,他哽咽着闭上了嘴。终于,当他站在熟悉的走廊上时。


삐이이이익― 삐이익
嘀――嘀――


이미 활짝 열린 문 사이로 호텔 수화기가 미친듯이 울려대고 있었다. 우영은 더욱 엉망이 된 최산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비바람 들이닥치는 창문을 지나 발광하는 수화기를 들어올렸다. …정우영. 저일 줄 알았다는 듯 이름을 부르는 두식의 목소리가 참담하게 느껴졌다.
已经敞开的门缝里,酒店的电话铃声疯狂地响着。郑友荣走进了更加凌乱的崔伞的房间。他越过被风雨拍打的窗户,拿起了发光的电话听筒。……郑友荣。听到对方叫出自己的名字,郑友荣感到一阵绝望。


[너 지금 내 말 잘 들어. 지금 이거 동료로 하는 말 아니야. 형이니까… 형이니까 하는 말이야. 알아들어?]
[你现在好好听我说。这不是作为同事说的话。因为我是哥哥……因为我是哥哥才说的。明白吗?]

[…….]

[최산 이 새끼가 회장님 디파짓 싸그리 긁어다 인출했어. 최소 백억. 어쩌면 그보다 더 될 거야. 카드까지 넘겨 받았다니까 연인이라도 됐나 싶어서 도상우 이 새끼도 속아넘어갔다는데,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연락했을 땐 이미 튄 거야. 이 씨발…]
[崔伞这家伙把会长的存款全都提走了。至少一百亿。也许更多。他甚至拿到了卡,我还以为他们成了恋人,结果连都尚宇这家伙也被骗了。觉得有点不对劲的时候联系他,他已经跑了。这个混蛋...]

[…….] [……]

[아직도 모르겠어? 싸그리 당했다고 우리. 그 새끼가 짠 판에 전부 홀랑 넘어간 거라고.]
[还不明白吗?我们全都被他耍了。我们完全掉进了那个家伙设的圈套。]


마닐라로 온 이후로는 들어본 적도 없는 크기의 천둥 소리가 들렸다. 장대비가 방 안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하필 골라도 이딴 날씨였다. 지 몸뚱이보다 클 캐리어까지 끌고. 멍청한 새끼. 이기적인 새끼. 택시 한 지 손으로 불러본 적 없으면서. 이 와중에도 비 처맞고 덜덜 떨진 않을까 걱정부터 앞서는 게 황당했다. 심장이 가슴을 뚫고 나와버릴 것만 같았다. 최산이 정우영을 속였다. 두식을, 백회장을, 카지노를 속였다. 그렇다면 제게 남는 질문은 하나였다.
自从来到马尼拉后,就听到了从未听过的雷声。倾盆大雨正倾泻进房间。偏偏选了这么个鬼天气。还拖着比自己身体还大的行李箱。蠢货。自私鬼。连打车都没试过。这时候还担心他会不会被雨淋得发抖,真是荒唐。心脏仿佛要从胸口跳出来。崔伞欺骗了郑友荣。欺骗了斗植、白会长、赌场。那么留给我的问题只有一个。

대체 언제부터였을까. 到底是从什么时候开始的呢。

백회장이 제게 인출을 맡기는 걸 본 순간부터? 아니면 바카라 테이블에 죽치고 있던 나날들의 전부였을까. 조회장이 죽은 순간부터였을까. 그렇게라도 살아보려 했던 것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처음부터. 마닐라로 온 그날부터. 그조차 아니면……. 머릿속이 엉망이었다. 게임으로 딸 수 있는 돈 정도면 된댔잖아. 네가 걱정되면 그 정돈 해달라고 했었잖아. 내세울 거 하나 없는 처지에도 당당하던 얼굴이 떠올라 우영은 결국 신음하고 말았다.
从白会长让我负责提款的那一刻起?还是从我在百家乐桌上度过的那些日子开始?或者是从赵会长去世的那一刻起?是因为我想要那样活下去吗?如果不是,那就是从一开始。从来到马尼拉的那天起。如果连那都不是……我的脑子一团糟。你不是说游戏里能赢的钱就够了吗。你不是说如果担心我,就做到那种程度吗。想到那张即使在没有任何优势的情况下也依然自信的脸,友荣最终还是呻吟了出来。


[우영아. 너도 지금 도망가야 해.]
[友荣啊。你也得赶快逃。]

[…….] [……]

[너 그럴 놈 아닌 거 난 아는데. 이대로 있으면 너까지 의심 받아. 그러니까 지금 당장 떠나. 애들 그쪽으로 가고 있으니까.]
[你不是那种人,我知道的。如果你继续待在这里,你也会被怀疑的。所以现在马上离开。孩子们正朝那个方向去。]

[형.] [哥。]

[어서 나가. 그리고 다시는… 다시는 연락하지 마.]
[快出去。然后再也……再也不要联系我。]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끊겨버린 수화기를 들고 있던 우영이 입술을 짓씹었다. 산의 침대 옆에는 칩 하나가 놓여있었다. 너무 저렴해서 딱히 쓰는 이도 없는 하얀색 칩. 얜 이딴 걸 왜 방에 두고 있었던 걸까. 그걸 집어들고 나서야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래.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다. 언젠가 최산이 이렇게 물어온 순간에, 우영의 눈앞은 완전히 암전되고 말았으니까.
那是最后一次了。拿着断掉的听筒的郑友荣咬紧了嘴唇。崔伞的床边放着一个芯片。一个便宜到几乎没人用的白色芯片。他为什么会把这种东西放在房间里呢?拿起它后,郑友荣忍不住笑了。是啊,也许这是早就预见到的事情。因为在某个时刻,当崔伞这样问的时候,郑友荣的眼前就完全黑了下来。


지금 네 상황 슬롯으로 치면 뭔 줄 알아? 
现在你的情况要是用老虎机来比喻,你知道是什么吗?


온통 검게 변한 머릿속에서 실린더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우영은 어떻게든 머신의 손잡이를 잡아 내리려 애썼다. 이명이 번질 만큼 커다란 폭죽 소리와 함께 산의 음성이 점점 가까워졌다.
在完全变黑的脑海中,气缸快速旋转着。友荣拼命想抓住机器的手柄并拉下来。随着耳鸣般巨大的爆竹声,伞的声音越来越近。


뻑나간 게 아니라 잭팟이잖아. 우영아. 
这不是搞砸了,而是中了头奖啊,友荣。


미친 듯 회전하던 슬롯이 멈추었다. 이윽고 세 개의 창을 가득 채운 건 단 하나의 얼굴이었다. 최산. 그리고 또 최산. 다시 최산.
疯狂旋转的老虎机停了下来。接着,三个窗口里填满的只有一张脸。崔伞。然后又是崔伞。再一次,崔伞。

틀림없는 잭팟. 毫无疑问的头奖。

카지노에서 아무것도 잃지 않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연히 돈을 따게 된 순간 곧장 밖으로 나설 것. 두 번의 행운을 기대하지 말고, 더는 미련도 두지 말고. 즉시 그곳을 떠날 것.
在赌场不输掉任何东西的方法很简单。偶然赢了钱的那一刻立刻走出去。不要期待第二次的好运,也不要留恋。马上离开那里。

술에 취한 최산이 제 목에 입 맞췄을 때, 그때 정우영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돌아나왔어야 했다. 이건 절대적으로 불리한 게임이었다. 잃을 수밖에 없는 싸움이었다. 우영은 그제야 자신이 몰락시켜온 중독자들의 심정을 알 것 같았다. 한 번 맛보고 나니 멈출 수가 없었다. 더 큰 쾌락으로 손을 뻗고 싶었다. 결과를 이미 안다는 듯 베팅하고 싶었다. 어느새 따스히 안겨오는 이에게. 저를 이 게임으로 초대한 최산에게.
当醉酒的崔伞亲吻我的脖子时,那时郑友荣应该毫不犹豫地转身离开。这绝对是一场不利的游戏。这是一场注定要失败的战斗。友荣这才明白了那些被他摧毁的瘾君子的心情。一旦尝过,就无法停止。他想要伸手去抓住更大的快感。他想要下注,仿佛已经知道结果。无论何时,温暖地拥抱着他的人。邀请他进入这场游戏的崔伞。


회장님. 언젠가 모든 걸 갖게 된다 해도요.
会长。即使有一天拥有了一切。

저는 끝까지 잃지 않을 거예요, 그 무엇도.
我绝不会失去任何东西,直到最后。


우영은 산이 설계한 판의 게임말에 불과했다. 열두 개의 게임말. 그 중 가장 예쁘고 가장 손이 가는 게임말. 흔한 성인 비디오의 결말처럼 정우영은 59분 59초까지도 제 역할을 몰랐다. 손짓하는 대로 테이블 저편까지 움직이고도 깨닫지 못했다. 그렇게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잃고나서야 알게 된 것이었다. 이곳은 산의 정킷이었다는 걸.
友荣只是伞设计的棋盘上的棋子。十二个棋子中,最漂亮、最引人注目的那个棋子。就像常见的成人影片的结局一样,郑友荣直到 59 分 59 秒时才明白自己的角色。他按照指示移动到桌子的另一边,却没有意识到。直到失去得无法挽回时,他才明白,这里是伞的游戏。

남은 건 수렁으로의 곤두박질뿐일까. 우영은 그만두고 싶지 않았다. 무엇도 남지 않을 때까지 저를 내걸 준비가 되어 있었다. 기꺼이, 아주 기꺼이 몸을 내던질 각오가 되어 있었다.
剩下的只有坠入泥潭了吗。友荣不想放弃。他已经准备好在什么都不剩下之前赌上一切。毫不犹豫,非常愿意地准备好投身其中。

이 도박의 결말은 온통 너일 테니까.
这场赌博的结局将全是你。








𝟐𝟎𝟐𝟑 𝐖𝐍 𝐄𝐕𝐄𝐍𝐓 • 𝐓𝐡𝐞 𝐅𝐢𝐧𝐚𝐥 𝐆𝐚𝐦𝐛𝐢𝐭
2023 WN 事件 • 最后的赌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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