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에 얼굴을 묻고 있던 산이 머리 위로 손을 들어 더듬더듬 핸드폰을 찾았다. 산의 귀를 시끄럽게 때리는 모닝콜에 산이 제자리에서 팔을 허우적거리다 간신히 핸드폰을 낚아챘다. 모닝콜을 끄고는 베개에 얼굴을 꾸우욱 눌렀다. 오늘, 무슨 요일이지……? 아 수요일. 수요일엔 오후 강의밖에 없는데…. 왜 지금 울려. 산은 잘 떠지지 않는 눈꺼풀을 간신히 들어 올려 시간을 확인했다. 8시…. 동기가 제대했다고 해서 어울려 준답시고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오바해서 마셨다. 그렇게 친한 애도 아니었는데 그냥 분위기를 탔다. 원래 산은 분위기를 잘 탄다. 그래서 그랬다. 이유를 붙여서 마시면 그게 마시는 이유니까. 길에다 오바이트도 한 세 번은 한 것 같은데. 어떻게 집까지 찾아왔는지 그것부터가 용했다.
伞把脸埋在枕头里,伸手在头顶上摸索着找手机。响亮的闹钟声在伞的耳边回荡,他在原地挥舞着手臂,终于抓住了手机。关掉闹钟后,他把脸深深地埋进枕头里。今天是星期几……?啊,星期三。星期三只有下午有课……为什么现在响。伞勉强睁开沉重的眼皮,确认了一下时间。8 点……因为听说同期退伍了,所以陪着喝了很多自己不擅长的酒。其实也不是特别亲近的朋友,只是跟着气氛走了。伞本来就很容易被气氛带动,所以就这样了。找个理由喝酒,那就是喝酒的理由。好像在路上吐了三次。能找到回家的路已经很不容易了。

 

 

오늘은 오후강의라 좀 퍼지게 잠이나 자려고 했는데 술이 잘 받지 않는 몸이 이 꿀 같은 단잠을 허락하지 않았다. 산은 깨질 것 같은 머리를 싸매며 자리에서 비척비척 일어나 물을 찾았다. 일어나려니 속이 뒤집히려고 그런다. 바싹바싹 마른 목구멍이 물을 달라고 소리를 질러 어기적어기적 기어 싱크대에 매달려 정수 버튼을 눌렀다. 술배인지 배도 아픈 것 같고, 온몸이 천근만근 무거웠다. 산은 싱크대에 머리를 콩콩 박으며 속으로 전날의 산이를 나무랐다. 최산. 진짜 어제 왜 그랬니, 너! 당분간은 금주다. 술이 뭐예요? 하면서 살아야지, 또 마시면 개다. 개. 왈왈. 산이 물을 입 안 가득 머금고 가글했다. 으, 죽겠다. 침대로 다시 돌아오는….
今天下午有课,本来打算好好睡一觉,但我的身体不太能喝酒,这美好的睡眠就这样被打断了。伞捂着快要炸裂的头,从床上摇摇晃晃地起来找水喝。刚一站起来,胃里就翻江倒海。干燥的喉咙在大声喊着要水,他踉踉跄跄地爬到水槽边,按下了净水按钮。不知道是酒精的缘故还是怎么的,肚子也疼,全身都像有千斤重。伞一边把头磕在水槽上,一边在心里责备昨天的自己。崔伞,昨天你到底是怎么回事啊!暂时戒酒吧。酒是什么?以后要这样活着,再喝就成狗了。狗。汪汪。伞满嘴含着水漱口。呃,真要命。他又回到了床上……

 

응? 嗯?

 

근데, 내가 정수기를 언제 바꿨지? 게다가 정수기 옆에는 처음 보는 식기세척기가, 아니?
不过,我什么时候换了净水器?而且净水器旁边还有一台从没见过的洗碗机,不是吗?

 

 

 

산이 눈을 크게 뜨며 주방을 쭉 둘러봤다. 없던 식기세척기가 생긴 것도 생긴 건데, 싱크대 선반 색깔이 그냥 흑백으로 쫙 빠져버린 데다 주방 벽지 색도 많이 달랐다. 산이 눈을 끔뻑이다가 손에 들고 있는 물컵을 바라봤다. 아니나 다를까. 물컵마저도 산이 잘 아는 물컵이 아닌 WOOYOO♥ 글씨가 새겨진 (직접 만든 듯한) 머그컵이었다. 산은 이 모든 것들을 쭉 둘러본 뒤 입을 틀어막았다.
伞睁大眼睛环顾厨房。突然出现的洗碗机已经够让人惊讶了,水槽架子的颜色也变成了黑白,厨房的墙纸颜色也大不相同。伞眨了眨眼睛,看向手中的水杯。果然不出所料,连水杯也不是伞熟悉的那个,而是一个刻有“WOOYOO♥”字样(看起来像是手工制作的)马克杯。伞环顾四周后,捂住了自己的嘴。

 

 

산이 사색이 되어 고개를 돌리자 마침 욕실에서 샤워하고 나오는 낯선 남자와 마주쳤다. 어두운 피부색에 눈 아래 콕 박힌 점, 그리고 반쯤 뜨인 눈이 곧게 저를 향하고 있었다. 낯선남자라니까, 아예 모르는 사람 같은데 사실 면식은 있었으니까 그다지 낯선 사람은 아니었다. 그치만 이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고…. 모르는 건 많으니 낯선 사람인가.
伞脸色苍白地转过头,正好与从浴室洗完澡出来的陌生男人对上了视线。那人皮肤黝黑,眼下有颗小痣,半睁的眼睛直直地看着他。说是陌生人,其实也不是完全不认识,只是面熟而已,所以也不算太陌生。但名字不知道,年龄也不知道……不知道的事情太多了,所以算是陌生人吧。

산이 눈썹을 아래로 한껏 내려 웃으며 머그컵을 살짝 흔들어 보이니 그 남자가 입꼬리를 살짝 끌어당겨 웃으며 산이 있는 곳까지 다가온다. 산이 눈을 도르륵 굴리며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떠올리려 했지만….
伞眉毛微微下垂,笑着轻轻晃动马克杯,那男人嘴角微微上扬,笑着走向伞所在的地方。伞转动眼珠,试图回想昨天发生了什么事,但……

 

도대체가 술자리에서 나온 순간부터 여기까지 어떻게 기어 들어 온 건지 생각이 전혀 나질 않았다.
从酒席上出来的那一刻起,到现在怎么爬到这里的,完全没有记忆。

 

 

“속은 괜찮아요?” “里面还好吗?”

“여기 우리 집이 아니….” “这里不是我们家……”

“305호요. 옆집이요.” “305 号。隔壁。”

 

 

그쵸…. 对吧……

제가요…. 我……

………………죄송합니다!! ………………对不起!!

 

 

 

 

 

옆집 그 남자 隔壁的那个男人

정우영 최산 郑友荣 崔伞

 

 

옆집 남자의 이름은 정우영이요, 나이는 안 물어봐서 모른다. 하는 일은…. 이것 역시 안 물어봐서 모른다. 산과 바로 옆집에 살면서 마주친 적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으나 첫인상이 별로 좋게 남지는 않아서 마주칠 때마다 썩 좋은 감정으로 대한 적이 별로 없었다. 지금까지 그 감정이 이어지고 있었다. 산은 일단 그런 상태인데 (잘은 모르지만) 우영도 사람인데. 그렇지 않을까? 산이 한숨을 푹푹 내쉬며 모닝X어를 까 입에 물었다. 학교까지는 거리가 조금 있기도 해서 일찍 일어난 김에 일찍 나온 산은 피곤한 얼굴로 아무도 없는 빈 강의실에 들어갔다.
隔壁男人的名字是郑友荣,年龄没问过所以不知道。做什么工作的……这也没问过所以不知道。虽然和伞住在隔壁,但碰面的次数并不多,第一次印象也不怎么好,所以每次碰面时都没有什么好感。直到现在这种感觉还在继续。伞目前是这种状态(虽然不太清楚),但友荣也是人。不是吗?伞叹了口气,咬住了早晨的 X。因为学校有点远,所以早起的伞早早地出门,带着疲惫的脸走进了空无一人的教室。

 

어쩌다 실수했지. 산이 머리를 감싸며 강의실 책상에 엎어졌다.
怎么会犯这种错误呢。伞抱着头趴在教室的桌子上。

 

 

옆집 남자? 정우영이랬나. 산은 아침에 봤던 우영의 얼굴을 떠올리곤 엎어진 자리에서 다리를 동동 굴렀다. 옆집 남자랑은 이사 갈 때까지 아는 척도 안 하려고 했었다. 첫인상부터 재수가 없으려니 산의 소심한 복수였다.
隔壁的男人?郑友荣是吧。伞想起早上见到的友荣的脸,便在床上翻来覆去地踢着腿。本来打算在搬家之前都不和隔壁男人打招呼的。从第一印象开始就觉得他不顺眼,这是伞的小小报复。

 

낯가림이 좀 있는 산은 처음 만난 상대한테 뚝딱이가 된다. 얼굴도 조금 사납게 생긴 탓에 첫인상이 차갑다느니 그런 오해를 좀 받는 편이었다. 그래서 첫 인상이 그다지 좋지 못하다는 것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바였지만 산의 기준에선 옆집 남자도 마찬가지였다.
有点认生的伞在第一次见面时会变得笨拙。因为长得有点凶,所以第一印象总是显得冷漠,常常被误解。因此,虽然他也承认自己的第一印象不太好,但在伞看来,隔壁的男人也是一样的。

 

실수로 산의 택배가 옆집으로 잘못 도착한 적이 있었는데 찾으러 갔더니 표정이 어땠더라. 뚱한 표정으로 ‘아 나 진짜 존나 귀찮아요.’ 같은 표정으로 택배를 넘겨주는데 억울한 맘이 다 들었던 산이었다. 그깟 택배 하나 잘못 도착했다고 그럴 건 없지 않나 어지간히 성격 더러운 사람인가 싶다가도 남 택배 맡아주는 게 귀찮긴…… 하니까.
有一次,伞的快递被误送到了隔壁,去找的时候,他的表情是怎样的呢?他一脸不耐烦地把快递递给我,仿佛在说“啊,我真的超级烦。”伞感到非常委屈。只是一个快递送错了而已,至于这样吗?一开始觉得他性格真差,但想想帮别人收快递确实挺麻烦的……

 

산은 그날 이후로 우영을 마주쳐도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오히려 째려봤던 것 같기도 하다.) 데면데면했는데 술을 잘 먹지도 못하면서 오바해 먹고는 그 집에 기어들어 가 침대를 침범한 실수까지 한 거다.
伞自那天以后,即使碰到友荣也只是敷衍地打个招呼,(反而好像还瞪了他一眼。)关系变得冷淡了。明明酒量不好,却喝得过头,还爬到他家里,甚至占了他的床,真是个大失误。

 

산도 필름이 끊겨서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우영의 집 문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 문을 부술 기세로 두드려댔다나.
伞也断片了,记不太清楚,但听说他在友荣家门前大喊大叫,几乎要把门砸破。

 

 

“아니 무슨 고래고래요? 뭐, 뭐라고 했나요 제가?” 산이 달달 떨며 우영의 팔을 붙잡으니 우영은 눈을 옆으로 쭈욱 째며 기분 나쁘게 웃기만 했다. “모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같은 말을 하면서.
“아니 무슨 고래고래요? 뭐, 뭐라고 했나요 제가?” 伞颤抖着抓住友荣的胳膊,友荣只是斜着眼睛不爽地笑了笑。“你还是不知道的好吧?” 他说着同样的话。

 

그 말에 산이 핸드폰을 들어 통화목록을 뒤졌다. 흑역사라도 남겼을 까봐. 다행이 전 애인들에게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를 보낸 건 아닌 것 같은데 등골이 다 서늘했다. 그때 산이 무슨 헛소리를 했는지 말해주진 않았지만 우영은 내내 히죽거리며 웃는 얼굴이었다.
听到这话,伞拿起手机翻看通话记录。生怕留下什么黑历史。还好,似乎没有给前任打电话或发信息,但还是觉得背脊发凉。虽然伞没有告诉他当时说了什么胡话,但友荣一直在傻笑。

 

뭐가 그렇게 웃기죠? 원숭이 짓도 엔간히 해야지 뭐 이런 건가요. 산은 사색이 되어 몇 번이나 고개를 숙여서 사과했는데 우영은 고개를 대충 까딱하더니 “그럼, 이제부터는 인사하고 지내요. 오케?” 누구보다도 담백하게, 누구보다도 세상 쿨하게. 말을 던졌다.
什么这么好笑吗?你这猴子行为也该适可而止了吧。伞脸色苍白,低头道歉了好几次,而友荣只是随意地点了点头,说道:“那么,从现在开始打个招呼吧。OK?”比任何人都淡定,比任何人都酷。说完就走了。

 

 

 

“싫은데.” “我不想。”

 

산은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거렸으나 솔직한 맘으론 그러기 싫었다.
伞点了点头表示知道了,但说实话,他并不想这样做。


필수도 아니고, 선택 교양과목인데 그냥 학교 오지 말 걸 그랬나. 술도 너무 많이 마셨고 몸도 피곤한데 말야. 민기와 여상은 지금이라도 튀라는 메시지로 산을 부추기고 있었다. (그리고 과방에서 할리갈리나 하자는 말을 했다.)
不是必修课,只是选修课,干脆不来学校算了。酒也喝得太多,身体也很累。旼琦和吕尚现在还在发消息怂恿伞逃课。(还说要在科室里玩哈利加利。)

 

[이왕 온 거 수업은 들어야지.]
[既然来了,就得上课。]

[밍키민기 : ㅋㅋㅋ최산 수업듣다 잔다에 강여상손목을건다]
[밍키旼琦 : ㅋㅋㅋ崔伞上课时睡着了,我赌姜吕尚的手腕]

[최강여상: 산아할리갈리하자!] [姜吕尚:伞啊,我们来玩哈利加利吧!]

[A+ 맞을거야] [一定会得 A+]

[밍키민기:ㅋ]

[최강여상:ㅋㅋ]

 

 

이것들이 죽을라고. 산이 입술을 내밀고 바쁘게 손가락을 움직이는데 누군가 산의 옆에 앉는 게 느껴졌다. 산이 한 테이블을 너무 다 차지하고 있었나 싶어 몸을 옆으로 꼼지락꼼지락 옮겼는데,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산에게 말을 걸었다.
这些家伙是想找死吗。伞撅起嘴唇,忙着动手指时,感觉到有人坐在他旁边。伞想着自己是不是占了太多桌子,便挪了挪身子,坐在旁边的人对伞说话了。

 

 

“산 씨도 이 수업 들어요?”
“伞也上这门课吗?”

“…어.” “…呃。”

 

 

산 씨라고? 이 수업은 타과 수업이라 산이 아는 사람 중엔 이 수업을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한 달 넘게 혼자 수업을 듣는데. 산은 제 이름을 부른 사람이 누구지? 라는 고민을 오래 할 필요도 없이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떠올렸다. 그도 그럴 게 불과 다섯 시간 전에 ‘이제부터는 인사하고 지내요. 오케?’ 라고 싫은 제안을 하던 그 목소리였으니까.
伞?这门课是外系的课程,伞认识的人中没有人听这门课。所以他已经一个多月独自上课了。伞不需要花太多时间去思考是谁叫了他的名字,很快就想到了那个声音的主人。毕竟就在五个小时前,有人用那个声音提出了一个让他不太喜欢的建议:“从现在开始打个招呼吧,好吗?”

 

싫, 싫은데? 엎어져 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산이 고개를 돌리니 산이 지금까지 속으로 질리게 욕을 하던 옆집 남자 정우영이 턱을 괴고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뭘 잘못 보고 있나. 눈을 비벼봐도 옆집 남자가 맞다. 산이 입을 두 손으로 막고
싫, 싫은데? 엎어져 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伞이 고개를 돌리니 伞이 지금까지 속으로 질리게 욕을 하던 옆집 남자 郑友荣이 턱을 괴고 伞을 바라보고 있었다. 뭘 잘못 보고 있나. 눈을 비벼봐도 옆집 남자가 맞다. 伞이 입을 두 손으로 막고

 

 

“헐.” “헐。”

 

 

 

뱉어내니 우영이 키득거리며 산의 말을 따라 한다.
吐出来后,友荣咯咯笑着跟着伞的话重复了一遍。

 

 

 

“헐-.” “헐-。”

 

 

 

 

 

*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말도 안 된다. 산의 자취방은 학교에서 거리가 좀 있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지만 월세를 최대한 싼 곳으로 알아보다 보니 번화가에서는 조금 멀어졌고 학교에서도 조금 멀어져 버렸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기엔 애매하고 걷자니 조금. 아주 조금 먼 곳. 그래서 이 근처에서 W대를 다니는 학생은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는데 바로 옆집 사람이 산과 같은 대학을 다니고, 같은 수업을 듣는다니! 저는 군대 다녀와서 복학했거든요, 그쪽은 몇 살이신데요? 말도 안 되는 우연에 산이 우람한 팔근육을 자랑하며 종을 땡! 치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꺄악 소리쳤다.
无论怎么想,这都不合理。伞的租房离学校有点远。虽然不是故意的,但为了找到尽可能便宜的房子,结果离繁华区有点远,离学校也有点远。坐公交车或地铁有点尴尬,走路又有点远。非常远。所以在这附近从来没有遇到过上 W 大的学生,但隔壁的人竟然和伞上同一所大学,听同一门课!“我是从军队回来复学的,你多大了?”在这不可思议的巧合下,伞炫耀着他那强壮的肌肉,叮!地敲了钟,然后猛地站起来尖叫道。

 

 

“아싸!! 5! 야!!! 바나나! 5! 카드 줘! 카드 줘.”
“啊哈!! 5! 嘿!!! 香蕉! 5! 给我卡! 给我卡。”

“그러게, 존나 말도 안 된다.”
“그러게, 존나 말도 안 된다.” “是啊,真是太扯了。”

 

 

민기가 투덜거리며 카드를 냅다 집어 던졌다. 아 안 해! 나 안 해! 최산 짜증 나. 너! 아 야 뭐하는데! 아직 안 끝났잖아, 이씨! 산이 씩씩거리며 민기가 집어던진 카드를 긁어모으자, 민기는 소파에 나 몰라라 누워버렸다. 여상이 눈을 은근하게 뜨고는 산이 카드 모으는 것을 도왔다. 산아아~ 너 할리갈리 진짜 잘한다.
旼琦一边嘟囔着一边把卡片猛地扔了出去。“啊,不玩了!我不玩了!崔伞,真烦人。你!哎,你干嘛呢!还没结束呢,这家伙!”伞气呼呼地把旼琦扔出去的卡片捡起来,旼琦则不管不顾地躺在了沙发上。吕尚微微睁开眼睛,帮伞一起收拾卡片。“伞啊~你玩哈利加利真的很厉害。”

 

 

“야! 나, 앞으로 진짜 인사하고 지내야 되나? 어쩌지?”
“呀!我以后真的要打招呼吗?怎么办?”

“인사해. 아 최산, 할리갈리 언제 이겨보냐.”
“打个招呼吧。啊,崔伞,什么时候才能赢一次哈利加利。”

“아! 싫어어! 그리고. 내가 어제 무슨 짓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나. 찝찝해.”
“啊!讨厌!而且。我不记得我昨天做了什么。感觉很不舒服。”

“산아 너 술버릇 별거 없어! 걱정 마.”
“伞啊,你的酒品没什么特别的!别担心。”

“그래?” “真的吗?”

“응! 그냥……. 옷 다 벗고 누워서 노래 부르는 정도?”
“嗯!就是……脱光衣服躺着唱歌的程度?”

“그게 별거잖아!” “那可是大事啊!”

“아냐 산아, 벗고 뛰어다니는 사람보다 나아.”
“不是的,伞,比起那些光着身子跑来跑去的人,你已经好很多了。”

“그런 사람이 더 드물 것 같은데…….”
“那样的人应该更少见吧……”

 

 

 

산이 카드집에 카드를 모아 넣고는 과방 소파에 엎어져있는 민기의 위에 똑같이 철푸덕 누워버렸다. 술버릇이 별거 없는게 아니잖아. 어제는 왜 그렇게 머거가꾸…. 민기의 침대 뺨치는 너른 등짝에 그대로 드러누워 눈을 꼬옥 감는데 눈을 옆으로 길게 째고 웃는 우영의 까만 얼굴이 별안간 떠오른다. 산이 눈을 번쩍 뜨며 또, “여상아 나 어떡해!” 죽는 소리를 내자 여상이 진정하라며 벌떡 일어난 산을 다시 민기의 위로 눌러 눕혔다.
伞把卡片收进卡盒里,然后扑通一声倒在了躺在社团房间沙发上的旼琦身上。喝酒的习惯真是没什么特别的。昨天为什么喝成那样……伞直接躺在旼琦像床一样宽阔的背上,紧紧闭上眼睛,突然想起了友荣那张笑得眼睛细长的黑脸。伞猛地睁开眼睛,又喊道,“吕尚啊,我该怎么办!”发出快要死的声音,吕尚让他冷静下来,然后把突然坐起来的伞又按回了旼琦身上。

  

 

“내가 엄청 실수한 것 같아….”
“我好像犯了一个大错……”

“실수?” “失误?”

“몰라. 말을 안 해줘. 그냥 웃으면서 인사하고 지내자는데.”
“我不知道。他不告诉我。他只是笑着打招呼,说让我们这样相处。”

“우와아 좋은 사람이다.” “哇哦,是个好人。”

“아 최산 안 되겠어. 일어나. 당장. 할리갈리 한 판 더 해.”
“啊,崔伞,不行了。起来。马上。再来一局哈利加利。”

“아 송민기 니가 안 한다며! 다 집어 던져 놓고!”
“啊 宋旼琦 你不是说不做了吗!把一切都扔下!”

 

 

민기가 씩씩거리며 할리갈리를 다시 꺼내들자 산이 안 하겠다며 민기를 피해 이리저리 도망다녔다. 그 앞에서 혼자 차분한 여상이 눈을 도르륵 굴리며 곰곰 무언가를 생각하다 도망다니는 산에게 카드덱을 건넸다. 산은 여상의 맑지만 차분히 돌아있는 눈을 보고 조용히 과방 소파에 앉았다.
旼琦气呼呼地再次拿出哈利加利,伞则表示不想玩,四处躲避旼琦。在他们面前,独自冷静的吕尚转动着眼珠,若有所思地看着逃跑的伞,然后把一副牌递给了他。伞看到吕尚清澈但冷静的眼神,安静地坐在了休息室的沙发上。

 

그래……. 할리갈리나 하자. 好吧……那我们玩哈利加利吧。

 

 


*

 

 


산이 우영과 캠퍼스 안에서 한 번 마주친 이후로는 두 사람은 교내에서 거의 날마다 마주쳤다. 이미 얼굴을 터서 그런지는 몰라도 캠퍼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우영이 산의 눈에 정말 자주 걸렸고 같이 듣는(줄도 몰랐지만) 선택 교양은 강제로 짝꿍이었다.
산自从在校园里和友荣碰面之后,两人几乎每天都在校内遇见。也许是因为已经熟悉了的缘故,走在校园里时,友荣总是很容易被伞看到,而他们一起上的(虽然之前并不知道)选修课也让他们被迫成为了同桌。

 

진짜 억지로 우연을 만든 것이라 해도 이럴 순 없었다. 우영은 산을 마주치면 세상 그 누구보다도 반갑게 산에게 인사를 해왔고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밥이나 먹자는 말을 했다. 이쯤이면 빈말이 아닌 진담이라 먹어 줄 만한데도 산은 역시 우영이 아직은 불편했다.
即使说是故意制造的偶然,也不可能这样。友荣每次遇到伞时,总是比任何人都热情地向伞打招呼,并且每次都不忘说一起吃饭吧。到了这个地步,应该不是客套话而是真心话了,但伞还是觉得友荣让他感到不自在。

 

 

아 제가 수업이 있어서요, 아 제가 과방에 가봐야 해서요. 같은 말로 최선을 다해 우영을 피했다. 우영이 인사나 하고 지내자는 말을 그냥 흘려들을 게 아니었던 거다. 민기와 여상은 산이 하는 꼴을 보고 이쯤이면 그냥 밥 먹지 그러냐. 그러니까. 한마디씩 얹었지만 산은 왜인지 그냥 그러기 싫었다.
啊,我有课要上,啊,我得去教室。用同样的话尽力避开了友荣。友荣说的打个招呼就好,不该被忽视。旼琦和吕尚看着伞的样子说,这样的话干脆一起吃饭吧。对啊。虽然他们各自说了一句,但伞不知道为什么就是不想这样做。

 

우영과 밥을 먹고 나면 ‘안 될 것’ 같다. 고 산의 직감이 말하고 있었다. 뭐가 안 되는데? 라고 묻는 말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몰라 나도, 하지만 여기서 더 엮인다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것 같아. 산이 그렇게 말하니 민기와 여상도 거기에 대해선 더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래. 더 엮이지 말자. 그렇게 산이 우영을 피해다니길 2주일.
和友荣吃完饭后,伞有一种“不行”的预感。什么不行呢?对于这个问题,他没有回答。我也不知道,但如果再纠缠下去的话,可能就会越过那条无法回头的河。伞这么说后,旼琦和吕尚也不再讨论这个话题。对,不要再纠缠了。就这样,伞躲着友荣已经两周了。

 

 

이건 무슨 하늘의 장난인지. 这是什么天意的捉弄。

 

정말로 하늘이 장난질해서 곤란해졌다. 真的被老天爷捉弄得很困扰。

 

산이 우영의 집 문 앞에서 초조하게 손톱을 물었다. 등 뒤에서 마침 번쩍! 번개가 친다. 무슨 미스테리 스릴러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오늘은 금요일 밤이었고, 꽤 늦은 시간이었다. 살짝 알딸딸하긴 했지만 필름이 끊겼던 그 날처럼 거나하게 취하지도 않았고 나름 제정신이었으나 산은 자신의 집인 306호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伞在友荣的家门前紧张地咬着指甲。就在他身后,闪电划过天空,仿佛是一部神秘惊悚电影中的一幕。今天是星期五的晚上,时间已经很晚了。虽然有点微醺,但不像那天喝断片时那样醉得不省人事,伞还是有些清醒的。然而,他却无法进入自己住的 306 号房。

 

며칠 폭우가 쏟아졌다. 장마철도 아닌데 굵은 빗줄기가 한동안 그칠 생각을 안 했다. 쏟아지는 것도 어찌나 무섭게 떨어지는지. 우산이 없으면 그냥 밖에서 샤워한다 생각해야 할 정도로 무거운 장대비가 쏟아졌다.
几天来暴雨倾盆而下。虽然不是梅雨季节,但粗大的雨滴一时半会儿没有停下来的意思。倾盆而下的雨滴是如此可怕。如果没有伞,就得想着在外面洗澡一样,沉重的暴雨倾泻而下。

  

휴학한 과 동기 몇 명이 보자 해서 오랜만에 한 잔 두 잔 기울이고 적당히 기분 좋게 파했다. 기분 좋게 마셨으니 이제 산이 할 일은 적당히 취기 오른 상태에서 뽀송하게 씻고 빗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는 일뿐이었다. 그럼 적당히 기분 좋은 마무리를 하고 딱! 완벽한 하루였을 거다.
休学的几个同学说要见面,所以久违地喝了一杯又一杯,适当地喝得很开心。既然喝得开心了,现在伞要做的就是在微醺的状态下舒舒服服地洗个澡,听着雨声闭上眼睛。这样的话,适当地结束这美好的一天,完美的一天就会画上句号。

 

 

그랬는데 한순간에 그 꿈이 와장창 무너져 버렸다. 산이 306호 문을 열자마자 물바다가 된 집안이 산을 반겼다. 찰박거리는 게 신발이 젖어서 그런 줄 알았지. 산이 신발을 벗는 둥 마는 둥 문을 열어놓고 갔나 싶어 헐레벌떡 뛰어 들어가 창을 살폈는데 창문은 꽈악 닫혀있었다. 그럼 도대체 뭐가 문제야? 하고 고개를 들었는데 산의 이마에 톡! 물이 떨어졌다.
그랬는데 한순간에 그 꿈이 와장창 무너져 버렸다. 산이 306호 문을 열자마자 물바다가 된 집안이 산을 반겼다. 찰박거리는 게 신발이 젖어서 그런 줄 알았지. 산이 신발을 벗는 둥 마는 둥 문을 열어놓고 갔나 싶어 헐레벌떡 뛰어 들어가 창을 살폈는데 창문은 꽈악 닫혀있었다. 그럼 도대체 뭐가 문제야? 하고 고개를 들었는데 산의 이마에 톡! 물이 떨어졌다. 可是那一瞬间,那个梦想就轰然崩塌了。伞一打开 306 号房的门,迎接他的是一片水汪汪的家。以为是鞋子湿了才会发出那种声音。伞急忙跑进去查看窗户,心想是不是没关好门,但窗户紧紧地关着。那到底是什么问题呢?他抬起头,啪!一滴水落在了伞的额头上。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외벽에 문제가 생겼는지 천장에서 물이 새고 있었다. 오래된 아파트라 누수 문제가 가끔 아파트 게시판에 붙고는 했는데 그게 우리 집, 306호 일이었다니. 화는 나는데 열두 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을 보고 산은 제 입술을 꾸욱 물어야 했다. 당장 경비실을 쫓아갈 수도 없는 일이고, 일단 오늘 밤은 산이 해결을 봐야 했다.
雨下得太大了,不知道是不是外墙出了问题,天花板开始漏水。因为是老公寓,漏水问题时常会贴在公寓公告板上,没想到这次轮到我们家,306 号。虽然很生气,但看了看快到午夜十二点的时间,伞只能紧紧咬住自己的嘴唇。现在也不能马上跑去保安室,今晚的漏水问题只能由伞来解决了。

 

 

산의 집에 있는 가장 큰 대야를 물이 새는 곳에 받치고 산은 한 시간 동안 부엌 바닥에 찰박거리는 물을 다 퍼냈다. 언제부터 물이 샌 건지는 몰라도 종일 받쳐 놓은 것도 없으니 저 모양이 된 거다. 방도 코딱지만 해서 산의 매트리스며 옷걸이며 어디며 전부 젖어 도저히 여기서 잠을 잘 수 없었다. 산이 씩씩거리며 소매를 걷어부쳤다. 아끼는 신발을 신발장 가장 높은 곳에 올려두고 전자기기들을 살폈다. 혹시 몰라 두꺼비 집을 내려놓고 집안을 대충 정리했다. 그러고 나니 벌써 새벽 두 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이었다. 민기에게 연락하자니 이번 주는 본가에 간다고 했고, 여상은 원래 본가에서 산다. 찜질방을 갈까 고민하던 산은 불현듯 옆집 남자가 떠올랐다.
伞用家里最大的盆子接住漏水的地方,然后花了一个小时把厨房地板上的水都舀干了。不知道水从什么时候开始漏的,但因为整天都没有接住,所以才变成了这个样子。房间也小得像鼻屎一样,伞的床垫、衣架什么的全都湿了,根本没法在这里睡觉。伞气喘吁吁地卷起袖子,把心爱的鞋子放在鞋柜的最高处,检查了电子设备。以防万一,他把电闸拉了下来,简单整理了一下房间。这样一来,时间已经快到凌晨两点了。联系旼琦吧,他说这周回老家了;吕尚本来就住在老家。正当伞犹豫要不要去汗蒸房时,突然想起了隔壁的男人。

 

너무 늦은 시간인데 참 염치도 없지. 산은 머리를 짚으며 지난 2주동안 우영을 최선을 다해서 피하던 제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어쩌지, 어쩌지 하다. 산이 두 눈을 꾹 감고, 현관문을 박차고 나갔다. 나간 건 좋은데 진짜 무슨 ‘염치’로 우영의 집을 두드리냔 말야. 또 다시 최산의 마지막 양심이 최산을 붙잡아 우영의 집 문 앞에서도 또 한참 서성였다.
太晚了,真是没有脸面。伞捂着头,回想起过去两周自己拼命躲避友荣的样子,像走马灯一样闪过。怎么办,怎么办呢。伞紧闭双眼,猛地推开了玄关门。虽然出去了,但真不知道用什么“脸面”去敲友荣的家门。最后,崔伞的最后一点良心又把他拉住,让他在友荣家门前徘徊了好一会儿。

 

산이 그 앞을 왔다 갔다 하는 바람에 복도 센서 등이 몇 번이고 깜빡였다. 산이 초조하게 손톱을 물며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 약 3천번째 되뇌였는데 305호 문이 덜컹 소리를 내며 열렸다. 
伞在他面前来回走动,导致走廊的感应灯闪了好几次。伞焦虑地咬着指甲,心里大概第 3000 次想着要不要干脆回家,这时 305 号房的门咔哒一声开了。


어, 내가 벨을 눌렀던가. 산이 화들짝 놀라 거의 넘어지듯 뒤로 넘어갔다. 산의 눈 앞에 꼼지락꼼지락 까만 맨 발가락이 걸리고, 발가락의 주인이 ‘누구’라는 것을 깨닫기 무섭게 그 ‘누구’는 산의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산이 고개를 바로 들자 뚱한 표정의 우영과 눈이 바로 딱 맞았다. 우영은 여태 안 자고 있었는지 귀에서 이어폰을 빼내며 입술을 일자로 길게- 늘였다.
哦,我按了门铃吗?伞吓了一跳,几乎要摔倒了。伞的眼前晃动着一双黑色的赤脚脚趾,意识到脚趾的主人是谁后,那个人的形象立刻钻进了伞的脑海里。伞抬起头,正好对上了友荣那张不高兴的脸。友荣似乎一直没睡,摘下耳机,嘴唇抿成了一条直线。

 


“비 많이 와요?” “雨下得很大吗?”

 


 우영의 목소리가 복도에 작게 울렸다. 산이 고개를 대충 끄덕이니 센서 등이 산의 머리통에 반응해 복도 불이 깜빡 켜졌다.
友荣的声音在走廊里轻轻回荡。伞随意地点了点头,传感器灯对伞的头部做出反应,走廊的灯闪了一下,亮了起来。

 


“아, 안, 자고 계셨나 봐요….” 
“啊,啊,您在睡觉吗……”



산이 말을 마치자마자 불이 다시 꺼졌다. 순식간에 복도가 어두워져 우영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산은 약간 울고 싶어졌다. 숨이 막히는 정적이 찾아왔다. 산의 눈이 어둠에 적응을 다 하기도 전에 우영이 팔을 들자 복도불이 다시 켜졌다. 진짜 엄청, 엄청 깜빡. 깜박 이죠? 하, 그러니까요. 산이 고개를 푹 숙이며 입술을 물자 우영이 문을 확 열고는 산의 팔을 잡아 끌었다.
伞刚说完话,灯又灭了。走廊瞬间变得漆黑一片,友荣消失在黑暗中。伞有点想哭了。令人窒息的寂静降临。在伞的眼睛还没完全适应黑暗之前,友荣举起了手,走廊的灯又亮了起来。真的,真的闪了一下。闪了一下,对吧?哈,就是这样。伞低下头咬住嘴唇,友荣猛地推开门,抓住伞的胳膊把他拉了出去。

 

 

“감기 걸려요.” “感冒了。”

 

 

 

 

*

 

 

 

우영을 따라 우영의 집 안으로 발을 들인 산은 우영을 졸졸 따라가면서 어색함에 괜히 아무도 없는 허공에다 작게 인사를 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불이 다 꺼져 어두컴컴한 집안이 산을 반기고(반기고라고 표현해도 좋을지 모르겠지만)있었다. 우영은 산의 팔목을 잡아다 바로 화장실로 데려가서는 수건을 건넸다. 산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멀뚱히 서 있기만 하자 우영은 손수 화장실 불을 켜주고는 “씻어야 할 것 같은데?” 한마디하고 뒤돌아 거실로 걸어갔다.
跟着友荣走进友荣家的伞,紧紧跟在友荣身后,因尴尬而对着空无一人的空气小声打了个招呼。由于时间已晚,家里的灯都关了,黑漆漆的房子迎接着伞(不知道用“迎接”这个词是否合适)。友荣抓住伞的手腕,直接把他带到浴室,递给他一条毛巾。伞什么也没做,只是呆呆地站着,友荣便亲自打开了浴室的灯,说了一句“你该洗澡了吧?”然后转身走向客厅。

화장실에 혼자 남은 산이 어색하게 셔츠 자락을 꼼지락거리다 고개를 돌려 거울을 바라봤다. 우영의 말 대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어 있어 진짜 내내 비라도 맞고 온 것 같았다. 물난리가 난 것뿐인데…. 물난리 생각을 하니 또 착잡해졌다. 내내 그걸 퍼내고 왔으니 이렇게 흠뻑 젖었지. 산이 멍하니 거울에 비친 제 얼굴을 바라봤다. 이렇게까지 젖어 있는 줄은 몰랐는데 이런 몰골이면 불쌍해서라도 모른 척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化妆室里只剩下伞一个人,他尴尬地捏着衬衫的下摆,转过头看向镜子。正如友荣所说,从头到脚都湿透了,真的像是一直在雨中淋着一样。只是水灾而已……一想到水灾,他又感到心情复杂。一直在排水,所以才会湿成这样。伞呆呆地看着镜子里自己的脸。没想到会湿成这样,这副模样让人觉得可怜,想要装作没看见都很难。

 

 

하지만 처음부터 보지 않았더라면 도와주지 않아도 괜찮잖아. 그건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우영은 집 안에 있었고, 산이 한 시간 동안 물을 퍼냈던 것을 몰랐을 것이다. 그 정도로 방음이 안 되는 아파트도 아니고. 밖에 켜지는 센서등을 모른 척 했더라면 불청객을 집에 들일 일도 없었을 것이다. 만약 우영이 문을 열지 않았더라면 산은 덜덜 떨면서 제집으로 돌아갔겠지? 아니면 조금 더 걸어서 모텔을 갔거나.
但是如果从一开始就没有看到的话,不帮忙也没关系啊。那是没办法的事。友荣当时在家里,不会知道伞已经舀了一个小时的水。毕竟这公寓的隔音效果也没那么差。如果当时假装没看到外面亮起的感应灯,就不会让不速之客进家门了。如果友荣没有开门,伞可能会颤抖着回到自己家吧?或者再走远一点去找一家汽车旅馆。

 

맞은편 거울엔 주황빛 전등 아래 우두커니 서 있는 산이 비치고 있었다.
对面的镜子里映出了站在橙色灯光下的伞。

 


 

산이 대충 샤워하고 화장실 밖으로 나오니 화장실 옆에 새까만 티셔츠와 반바지가 놓여 있었다. 안 그래도 씻으면서 무슨 옷을 입어야 하나 뒤늦게 걱정했는데, 잘 보이지 않는 거실을 향해 흘긋 시선을 던진 산이 꼬물꼬물 티셔츠를 꿰입었다.
崔伞随便冲了个澡,走出浴室时,发现浴室旁边放着一件黑色的 T 恤和短裤。他本来还在洗澡时担心该穿什么衣服,看到这些衣服后,向不太明亮的客厅瞥了一眼,然后慢慢地穿上了 T 恤。

 

어색하게 방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니 무드등 하나만 켜둔 채 컴퓨터 앞에 앉아 무언가를 쓰는 우영이 있었다. 집중하고 있는지 심각한 표정으로 자판을 두드리고 있어 산이 우영에게 어떻게 말을 붙여야 하나 입만 벙긋거리고 있는데 인기척이 느껴졌는데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던 우영이 먼저 고개를 돌렸다.
尴尬地往房间里走了几步,只开着一个氛围灯,友荣正坐在电脑前写着什么。友荣似乎很专注,表情严肃地敲打着键盘,伞张了张嘴,不知道该怎么开口。这时,友荣感觉到了动静,先转过头来看向伞。

 

 

“저기, 감사해요.” “那个,谢谢你。”

“아 옷 맞네? 다행이당.” “啊,衣服合身吗?太好了。”

“시간도 늦었는데 안 주무시고 계셔서….”
“时间也不早了,您还没睡……”

“원래 늦게 자요.” “原来睡得晚。”

 


아, 원래 늦게 주무시는구나. 산이 그렇게 말하고 나서는 아주 잠깐이지만 정적이 이어졌다. 정적이 떴다 싶었는데 우영이 턱을 긁으며 말했다. “밖에 불이 깜빡이길래.” 그런 말까지 들으니 이 상황이 그저 민망하기만 했다. 산이 팔을 어색하게 문지르며 입꼬리를 끌어당겨 웃으니, 우영이 그런 산의 표정을 따라하며 예의바른 고양이 표정을 지었다. 우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이불을 걷었다. 산이 의아한 표정으로 우영을 바라보니 우영이 방긋 웃으며 말한다. 
啊,原来你平时睡得这么晚啊。伞这么说完后,虽然只是很短的时间,但还是出现了片刻的沉默。正当沉默蔓延开来时,友荣挠了挠下巴说道:“外面的灯在闪。”听到这种话,这种情况只让人觉得尴尬。伞尴尬地揉了揉手臂,勾起嘴角笑了笑,友荣也模仿伞的表情,露出了礼貌的猫咪笑容。友荣从座位上站起来,掀开了床上的被子。伞带着疑惑的表情看着友荣,友荣笑着说道。



“여기서 자요.” “在这里睡吧。”

“아, 안 주무세요?” “啊,还没睡吗?”

“아… 과제가 좀 남아서.” “啊… 还有一些作业没做完。”

 

 

그런 말을 하면 제가 어떻게 자요. 산의 시선이 바쁘게 흩어졌다. 집주인은 일하고 불청객은 집주인의 침대 위에서 자고. 아무리 염치없이 새벽에 불쑥 찾아왔다지만 이건 진짜 염치포함 눈치가 없어도 그냥 없는게 아니고 아예 싹퉁머리까지 없는 거 아닌가. 산이 어떻게 거절해야 하는지 눈만 굴리고 있자 우영이 이불을 든 채 고개를 갸웃거린다. “안 자요?” 물어본 것은 우영이면서 산의 표정을 보고는 멍하게 입을 벌렸다.
“그런 말을 하면 제가 어떻게 자요.” 伞的视线忙碌地四处游移。房主在工作,而不速之客却在房主的床上睡觉。不管怎么说,虽然是厚着脸皮在凌晨突然造访,但这也太没有眼力见了吧,不仅没有眼力见,简直是完全没有礼貌。伞不知道该怎么拒绝,只是转动着眼睛,友荣则抱着被子歪着头。“不睡吗?”问的是友荣,但看到伞的表情后,他愣愣地张开了嘴。

 

산이 어색하게 웃으며 곤란하다는 듯이 눈썹을 늘어트리자 우영의 표정도 똑같이 변한다. 
伞尴尬地笑了笑,眉毛皱成一团,显得很为难,友荣的表情也跟着变得一模一样。



“눈썹이 어떻게 저러지?” “眉毛怎么会那样?”



대답은 듣지 않고 뒤돌아 컴퓨터 앞으로 가서 작업하던 것을 껐다. 산이 어색하게 웃는 얼굴을 해 보이니 우영이 무드 등은 그대로 켜 두고 산의 앞으로 다가왔다. 산이 꺼진 컴퓨터와 우영을 번갈아 바라보니 우영은 눈썹을 위로 휙 들어올리며 침대를 팡팡 두드렸다.
没有听到回答,他转身走到电脑前,关掉了正在工作的东西。伞尴尬地笑了笑,友荣则保持着开着的氛围灯,走到伞面前。伞看了看关掉的电脑,又看了看友荣,友荣挑了挑眉,拍了拍床。

 

“이러면 잘 거예요?” “这样就能睡了吗?”

 

우영은 참 다정한 사람이다. 산은 그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첫 만남도 그다지 좋지 않았고 술 먹고 실수를 한 데다, 대놓고 피하는 시늉까지 했다. 우영의 입장에선 산에대한 좋은 기억 이랄게 없을텐데 잘해줄 이유가 없지 않나. 왜 굳이 산에게 아는 척을 해 집안으로 들이고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재워주는 걸까? 산은 우영이 밥이나 한 끼 먹자던 것을 떠올렸다. 그냥 친해지고 싶은 것일 텐데. 산은 이런 다정에 약하다.
友荣是个非常温柔的人。伞在那一刻有了这样的想法。第一次见面也不怎么好,还喝醉了酒犯了错,甚至还故意躲着他。从友荣的立场来看,对伞应该没有什么好的记忆,没有理由对他这么好。为什么非要对伞表现出认识的样子,把他带进家里,甚至忍受不便让他过夜呢?伞想起了友荣说要一起吃顿饭的事。可能只是想要变得亲近吧。伞对这种温柔很难抵抗。


 

“잘 거죠?” “要睡觉吗?”

 

 

가까운 곳에서 들린 목소리에 산이 고개를 바짝 들어 올렸다. 저보다 살짝 시선이 낮은 곳에서 까만 얼굴이 부드럽게 풀어졌다. 우영이 침대 앞에 서 있는 산의 어깨를 가볍게 밀었다. 거짓말처럼 산의 무릎이 꺾이고 푹신한 베개 위로 머리가 닿는다. 우영은 산을 그렇게 쉽게 침대에 눕히고는 들고 있던 이불을 어깨 위로 끌어왔다.
近处传来的声音让伞猛地抬起了头。比他稍低的视线处,一张黑色的脸柔和地舒展开来。友荣轻轻推了推站在床前的伞的肩膀。像是魔法一样,伞的膝盖一软,头就碰到了柔软的枕头上。友荣就这样轻松地把伞放倒在床上,然后把手里的被子拉到他的肩膀上。


 

“자요.” “睡吧。”

“저기요, 그러니까.” “那个,那个。”

“네.” “是的。”

“정우영 씨는 안 자요?” “郑友荣先生不睡觉吗?”

“…산 씨가 여기서 자요. 전 소파에서 자면 돼요.”
“…伞씨가 여기서 자요. 전 소파에서 자면 돼요.”

“아니,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제가 소파에서 잘게요. 재워 주는 것도 고마운데.”
“不是吧,哪有这种事。我睡沙发就好了。你愿意让我住下我已经很感激了。”

“손님이니까요?” “因为是客人吗?”

“그럼 같이 자지 마요.” “那就不要一起睡了。”

 

 

산이 누워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자 그 앞에 서 있던 우영이 으학학학, 커다랗게 웃음을 터트렸다. 산이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하며 입술을 삐죽 내밀고 있으니 우영은 고개를 비스듬히 꺾으며 산의 옆에 다가와 앉았다. 산이 티셔츠 끝을 꼼지락거리다 우영의 팔을 잡아당기자 우영은 그 팔에 순순히 끌려와 산의 옆에 바짝 다가왔다.
伞从躺着的地方猛地坐起来,站在他面前的友荣哈哈大笑,笑声响亮。伞整理着凌乱的头发,撅着嘴,友荣歪着头,走到伞旁边坐下。伞捏着 T 恤的边缘,拉了拉友荣的胳膊,友荣顺从地被拉到伞的身边,紧紧靠着他。

 


“그럼, 산씨? 우리 같이 자요.”
“那么,伞?我们一起睡吧。”

“네?” “嗯?”

“그럼 됐죠?” “那就好了吧?”

 


조금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우영의 고개가 바로 떨어졌다. 산은 아랫입술을 깨물다 고개를 느리게 끄덕였다. 왜 우영과 밥을 먹지 않느냐, 여상이 물어왔을 때 ‘안 될 것’ 같다고 했던 게 이런 거였다. 산은 다정에 약하다. 정우영은 뚱한 고양이 얼굴을 가지고 있으면서 은근히 다정해서 그 다정을 한 번 맛보면 또 맛보고싶어진다. 우영은 퍼스널스페이스라는 말을 아예 모르는 사람처럼 거리감이 없었다. 산이 정신을 제대로 차리기도 전에 가까이 오면 심장이 바닥에 떨어질 것 같다. 산이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어 괜히 손부채질하며 고개를 돌렸다. 무드등이 켜져 있지만 방이 어두워 아마 얼굴이 빨개진 것까지는 보이지 않을거다. 그런데도 산은 지금 제 얼굴이 어떤지 우영에게 보여주고 싶지가 않았다.
조금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우영의 고개가 바로 떨어졌다. 伞은 아랫입술을 깨물다 고개를 느리게 끄덕였다. 왜友荣과 밥을 먹지 않느냐, 吕尚이 물어왔을 때 ‘안 될 것’ 같다고 했던 게 이런 거였다. 伞은 다정에 약하다. 郑友荣은 뚱한 고양이 얼굴을 가지고 있으면서 은근히 다정해서 그 다정을 한 번 맛보면 또 맛보고싶어진다. 友荣은 퍼스널스페이스라는 말을 아예 모르는 사람처럼 거리감이 없었다. 伞이 정신을 제대로 차리기도 전에 가까이 오면 심장이 바닥에 떨어질 것 같다. 伞이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어 괜히 손부채질하며 고개를 돌렸다. 무드등이 켜져 있지만 방이 어두워 아마 얼굴이 빨개진 것까지는 보이지 않을거다. 그런데도 伞은 지금 제 얼굴이 어떤지 友荣에게 보여주고 싶지가 않았다.

 

산이 고개를 돌리자마자 우영이 조심스럽게 산의 어깨를 눌러 뒤로 눕혔다. 같이 자자고 하더니 우영은 산을 눕히고는 바로 산을 넘어가 그 옆에 모로 누웠다. 침대에 실리는 무게에 산이 몸을 떨었다. 이런 기분이 싫다. 산은 괜히 이불자락만 꼼지락거리며 쥐었다, 폈다. 원래는 혼자서 자던 침대여서 그런지 성인남성 둘이서 자기는 조금 비좁기는 했다. 몸을 바르게 누우면 몸이 닿을 것 같았다. 산은 우영이 비좁을까 봐 최대한 침대 끝으로 몸을 끌고 가 등을 돌리고 누웠다. 
伞一转头,友荣就小心翼翼地按住伞的肩膀让他躺下。说是要一起睡,友荣却把伞放倒后自己翻过伞,侧身躺在旁边。床上传来的重量让伞的身体颤抖了一下。这种感觉真让人讨厌。伞无聊地抓着被角,抓了又放。原本是一个人睡的床,现在两名成年男性一起睡显得有些狭窄。要是平躺着,身体似乎会碰到一起。伞担心友荣会觉得拥挤,尽量把身体挪到床边,背对着友荣躺下。

 

작은 방에는 두 사람의 숨소리와 장대비가 떨어지는 소리밖에 없었다.
小房间里只有两个人的呼吸声和瓢泼大雨的声音。

 

숨 막히는 정적이 산을 짓누르는 것 같아 차라리 빨리 잠들기를 빌었다. 물을 퍼낼 때는 그렇게 피곤하더니, 지금은 눈이 말도 안 되게 말똥거렸다. 생각 해보면 이상한 광경이다. 말 몇 마디 나눈 적 없는 이웃과 한 침대에서 잔다니, 산은 이럴 거면 진짜 밥이나 먹을 걸 그랬나 아주 잠깐 후회했다.
窒息的静寂仿佛压在崔伞身上,他宁愿快点入睡。打水的时候那么累,现在眼睛却出奇地清醒。仔细想想,这真是奇怪的景象。和几乎没说过几句话的邻居睡在一张床上,崔伞一度后悔,觉得还不如真的去吃饭。

  

“고마워요.” “谢谢。”

 

 산이 느리게 내뱉고는 몸을 동그랗게 말았다. 어서 자야지, 속으로 생각하며 두 눈을 꽈악 감았는데 등 뒤로 익숙하지 않은 온기가 와 닿았다. 우영의 손가락이 산의 등을 쿡쿡, 찌르고는 가까운 곳에서 우영의 목소리가 들린다.
伞慢慢地吐出一口气,把身体蜷成一团。心里想着快点睡吧,紧紧闭上了双眼,但背后传来一股不熟悉的温暖。友荣的手指戳了戳伞的背,接着从近处传来友荣的声音。



 “아직 안 자네요.” “还没睡呢。”


 

겨우 진정했는데 금방 얼굴이 또 달아오른다. 산이 우영의 손가락을 피해 고개를 휙 돌려 우영이 누워있는 쪽을 바라보자 가까운 곳에서 우영의 동그란 눈과 바로 마주쳤다. 동그란 눈알은 크지도 않으면서 바둑알처럼 까맣고 동그랗다. 동그란 눈은 제법 곧은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그 까만 동공이 산의 생각보다 아주 가까워 속으로 비명을 꿀꺽 삼켰다.
겨우 진정했는데 금방 얼굴이 또 달아오른다. 伞避开友荣的手指,猛地转过头看向友荣躺着的方向,结果在近处与友荣圆圆的眼睛正好对上了。那圆圆的眼睛不大,却像围棋子一样黑黑圆圆的。圆圆的眼睛投来了相当直率的目光。那黑色的瞳孔比伞想象的还要近,他在心里咽下了一声尖叫。

 괜히 숨이 빨라진다. 산이 놀란 눈을 바쁘게 깜빡이니 우영이 입꼬리를 끌어당겨 웃고 산의 얼굴 가까이 다가왔다.
无缘无故地呼吸变得急促起来。伞惊讶地眨着眼睛,友荣勾起嘴角笑了笑,靠近了伞的脸。


  

“산씨 오늘은 안 취했네요?” “伞,今天没喝醉吗?”

“네…. 술을 먹기는, 먹었는데 다 깨버렸어요.”
“是的……我喝了酒,但现在已经完全清醒了。”

“사실 취한 줄 알았어요. 집엔 왜 못 들어갔어요?”
“其实我以为你喝醉了。为什么没能回家?”

“아…. 누수 때문에요.” “啊……因为漏水。”

“아파트가 오래돼서, 가끔 그러더라구요. 저도 작년에 몇 번 고쳤어요.”
“公寓很旧了,有时候会这样。我去年也修了几次。”

“물 다 퍼내느라 죽는 줄 알았어요.”
“我以为我会因为把水都舀出来而累死。”

  


산이 자각도 못 하는 사이 코앞으로 가까이 다가온 우영은 이리저리 산의 얼굴을 살폈다. 힘들었겠네. 이런 말도 붙이면서 산의 머리를 손으로 살살 흩트려 놓았다. 산의 시선이 우영을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다시 또 눈이 맞았다. 혀를 빼 입술을 축이던 우영이 머리를 흩트린 손을 뻗어 산의 손을 덥석 잡았다.
伞还没意识到的时候,友荣已经靠近到他面前,仔细地打量着伞的脸。一定很辛苦吧。友荣一边说着,一边用手轻轻揉乱了伞的头发。伞的视线随着友荣四处移动,然后再次对上了他的眼睛。友荣舔了舔嘴唇,伸出揉乱伞头发的手,一把抓住了伞的手。

 

“어….” “呃……”

 

 

산이 눈을 깜빡이다가 입을 동그랗게 벌리고 맹한 소리를 내뱉자 우영의 눈썹이 살짝 치켜져 올라갔다. 산이 입술을 달싹이다 아무 말도 못 하고 입을 다물자 웃던 우영의 눈이 금방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반으로 접혔던 눈이 바르게 뜨이고 우영의 곧은 시선이 산을 훑었다. 우영의 시선을 따라가지 않아도 누구를 어떻게 보는지 알 것 같았다. 
伞眨了眨眼,嘴巴张成圆形,发出呆呆的声音,友荣的眉毛微微扬起。伞动了动嘴唇,却什么也没说,闭上了嘴,笑着的友荣的眼神立刻平静下来。半闭的眼睛睁开了,友荣的直视扫过伞。即使不跟随友荣的视线,也能感觉到他在看谁,怎么看。

저를 훑는 우영의 시선에 산의 아랫배가 아릿하다. 살이 맞닿아 있는 것도 아닌데 자꾸 배가 당겼다.
在友荣打量我的目光中,伞的小腹隐隐作痛。虽然没有肌肤相亲,但肚子却不断紧绷。


 산은 이 신호를 놓치지 않고 팔을 뻗었다. 우영도 마찬가지였다. 산이 우영의 멱살을 가볍게 틀어쥐고 우영을 끌어당기자 우영은 고개를 숙여 산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고개가 꽤 가깝게 붙어 코에 뜨거운 숨이 흩어진다. 우영이 두 다리를 넘겨 산의 위로 가볍게 올라탔다.
伞没有错过这个信号,伸出了手臂。友荣也一样。伞轻轻抓住友荣的衣领,把他拉近,友荣低下头,靠近伞一点。两人的头靠得很近,热气在鼻尖散开。友荣跨过双腿,轻轻地骑在伞身上。

 


“저, 착각한 거 아니죠?” “我没有误会吧?”



 

산은 제 배 위에 묵직하게 느껴지는 우영의 아랫도리에 숨을 집어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산은 순간 눈앞이 아득해짐을 느껴졌다. 뭐에 홀린 것처럼 우영의 멱살을 틀어쥔 산은 파르르 떠는 손으로 멱살을 풀어냈다. 얇은 티셔츠 사이로 우영의 의외로 탄탄한 몸 윤곽이 다 비친다. 산이 눈을 가늘게 뜨고 우영의 티셔츠 끝을 말아쥐자 우영이 그런 산의 손을 쥐어 제 몸 안으로 쑤욱 집어넣고는 상의를 뒤집어 벗었다. 탄탄한 우영의 몸이 산의 손바닥 아래 느껴졌다. 산이 몸을 움츠리며 작게 떨자 우영은 고개를 조금 숙이고는 산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伞在感受到友荣的下半身沉重地压在自己腹部时,屏住了呼吸,点了点头。伞瞬间感到眼前一片模糊。像是被什么迷住了一样,伞抓住了友荣的衣领,颤抖着手松开了衣领。透过薄薄的 T 恤,友荣意外结实的身形显露无遗。伞眯起眼睛,抓住友荣 T 恤的下摆,友荣则握住伞的手,将它们塞进自己的衣服里,然后把上衣翻了过来脱掉。友荣结实的身体在伞的手掌下清晰可感。伞缩了缩身体,微微颤抖,友荣则稍微低下头,靠近了伞。

 

“안 피해요?” “你不躲开吗?”

“그럴 이유가 없으니까……요?” “因为没有理由……吗?”

“키스할 거예요.” “我要亲你。”

“저도요.” “我也是。”

“산 씨한테 키스할 거라고요.” “我要亲崔伞。”

“저도요. 정우영 씨한테 키스할 건데요.”
“我也是。我要亲郑友荣。”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우영이 산의 입술을 물었다. 벌어진 틈 사이로 뜨거운 혀를 집어넣어 느리게 비볐다. 산이 눈을 반쯤 뜨고 은은한 조명 아래 눈을 살포시 감은 우영의 얼굴을 바라봤다. ‘안 될 것’ 같다는 건, 이런 걸 말하는 거였다. 산이 숨을 나누며 우영의 목뒤로 팔을 넘겨 우영을 제 쪽으로 조금 더 끌어왔다. 우영의 눈이 조심스럽게 뜨이고는 산과 마주쳤다. 우영은 놀라는 기색 없이 눈을 살짝 접어 웃으며 고개를 꺾어 더 파고들었다. 우영의 우뚝한 콧대가 산의 콧대에 느릿하게 비껴간다. 가까이 다가오는 숨마저 달다. 우영의 입술이 산의 입술 위에 포옥 눌렸다 떨어진다.
那句话刚说完,友荣就咬住了伞的嘴唇。他把炽热的舌头伸进伞微张的嘴里,慢慢地摩擦着。伞半睁着眼睛,看着在柔和灯光下微闭双眼的友荣的脸。所谓的“不能这样”,说的就是这种情况。伞一边喘息,一边把手臂绕到友荣的脖子后面,把他拉得更近了一些。友荣小心翼翼地睁开眼睛,与伞的目光相遇。友荣没有露出惊讶的神色,微微眯起眼睛笑了笑,低下头更深入地吻了下去。友荣高挺的鼻梁慢慢地擦过伞的鼻梁。连靠近的呼吸都那么甜美。友荣的嘴唇轻轻地压在伞的嘴唇上,然后又离开。

 

 

“그러니까 산 씨?” “所以,伞先生?”

“네.” “是的。”

“산 씨랑 자고 싶은데…. 산 씨는?”
“我想和伞先生一起睡……伞先生呢?”

 


 

우영의 말엔 산이 우영의 팔을 끌어당겨 대답을 대신했다.
友荣的话还没说完,伞就拉住了友荣的胳膊,代替他做出了回答。

 


산의 손짓을 신호로 우영이 다시 제 입술을 포개왔다. 산이 눈을 꽈악, 감았다. 산이 기억하는 우영의 첫인상. 택배를 건네던 정우영의 자다 일어난 얼굴이었다. 그때로 거슬러 올라가 생각한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산은 우영이 싫지 않았다. 이제 와 털어놓자니 민망하지만, 산은 택배를 건네는 우영의 뚱한 얼굴보다 그 벤츠 달린 가슴에 먼저 시선이 갔다. 그…. 말도 안 되는 거 아는데, 첫눈에 반했다. 그 가슴에. 시꺼먼 남자 가슴에! 말도 안 되니까 누구한테도 말 못 했지. 오히려 산은 그게 너무 말도 안 되니까 우영의 찌푸린 얼굴을 떠올리며 우영을 마음속에서 밀어내고 또 밀어냈다. 재수 없는 사람, 옆집 사람이지만 이사가면 더는 안 볼 사람이니까 이사 갈 때까지 최대한 엮이지 않으려 노력했다.
伞的手势一出,友荣再次贴上了他的嘴唇。伞紧紧闭上了眼睛。伞记得友荣的第一印象,是那个递快递的郑友荣刚睡醒的脸。回想起那时候,老实说,伞并不讨厌友荣。现在说出来有点不好意思,但伞的目光比起递快递时友荣那张臭脸,先被他那结实的胸肌吸引住了。那……虽然知道这很荒唐,但就是一见钟情了。对那胸肌。黑黝黝的男人胸肌!因为太荒唐了,所以谁也没说。反而伞觉得这太荒唐了,所以每次想起友荣皱着眉头的脸,就在心里把友荣推开,再推开。真是个讨厌的人,虽然是邻居,但搬家后就再也见不到了,所以在搬家前尽量不和他有任何牵扯。

 

근데 자꾸 그 가슴이 떠올라요.
但是我总是想起那颗心。

 

 

가슴만 떠오르냐, 아니 그 남자도 떠올라요. 산은 진짜 제가 어떻게 된 줄 알았다. 그것참! 산은 입술을 간신히 열어 우영의 입안에 제 혀를 밀어 넣고는 우영의 혀를 톡톡 두드렸다. 이 남자랑 입술을 부비다니, 한 달 전의 산이는 상상도 못 할 일이야.
胸口只浮现吗,不,那男人也浮现了。伞真的以为我怎么了。真是的!伞勉强张开嘴,把自己的舌头伸进友荣的嘴里,轻轻敲打着友荣的舌头。和这个男人亲吻,一个月前的伞是想都不敢想的事。

 

우영이 산을 두 팔로 가두고는 고개를 꺾어 혀를 진득하니 얽어왔다. 산이 팔을 들어 우영을 제 쪽으로 조금 더 당겨 혀를 섞으니 질척이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혀를 주고받으며 우영의 잘 짜인 몸을 더듬으니 몸이 자꾸만 달았다. 그냥 보기에는 키도 작고 엄청 말랐는데 안이 이렇게 옹골 찰 수 있다니. 산이 손을 뻗어 제 위를 올라타 있는 우영의 허벅지며 앞섶을 더듬었다. 아까부터 제 배꼽 위를 찌르고 있는 게 신경 쓰여서 손을 뻗지 않을 수 없었다.
友荣用双臂圈住伞,歪着头,舌头缠绕在一起。伞抬起手,把友荣拉得更近,舌头交缠在一起,发出湿润的声音。舌头交替之间,伞摸索着友荣结实的身体,身体越来越热。乍一看,友荣个子不高,而且非常瘦,但内在却如此结实。伞伸手摸索着骑在自己身上的友荣的大腿和前襟。从刚才开始,伞就一直感觉到肚脐上方有东西在戳,所以忍不住伸手去摸。

 

아니, 그렇게 말랐으면서 이렇게 큰 게 달려있다고? 산이 침을 꼴깍 삼키며 우영의 허리춤에 손가락을 걸어 당기자 우영이 허리를 들어 편히 바지를 벗고는 산의 반바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금방 드러난 탄탄한 몸에 산이 혀를 빼 입술을 훑고는 우영의 새까만 허벅지를 쥐었다 놓았다.
아니, 그렇게 말랐으면서 이렇게 큰 게 달려있다고? 伞咽了咽口水,手指勾住友荣的腰带一拉,友荣便抬起腰,轻松地脱下裤子,把手伸进伞的短裤里。伞的舌头舔了舔嘴唇,手在友荣结实的黑色大腿上抓了一下又松开。

 

크고 마디가 굵은 손이 산의 것을 바지 밖으로 빼 뿌리부터 잡고 위로 밀어 올려 흔들었다. 우영이 산의 엉덩이를 꽈악 쥐었다가 풀어내고 산의 목덜미에 고개를 묻었다. 뜨거운 숨이 산의 목덜미에 간지럽게 흩어진다. 산이 제 너른 어깨를 움츠리며 우영의 어깨에 입술을 몇 번 붙였다가 떼어내자 우영이 고개를 떨어트리고는 발갛게 물들인 얼굴로 산의 볼을 감싸 가볍게 입을 맞췄다.
大而粗糙的手从伞的裤子外面抽出,握住根部向上推并摇晃。友荣紧紧抓住伞的臀部,然后松开,把头埋在伞的脖颈上。炽热的呼吸在伞的脖颈上痒痒地散开。伞缩了缩他宽阔的肩膀,几次把嘴唇贴在友荣的肩膀上又离开,友荣低下头,用红透的脸颊捧住伞的脸颊,轻轻地吻了一下。

 

산의 두 다리를 잡아 들어 올린 우영은 고개를 숙여 산의 것을 가볍게 입에 담았다. 선단을 물고 입술을 오물거렸다가 구멍 끝부터 기둥까지 아프지 않게 혀로 꾹꾹 눌러댔다. 우영은 산의 회음부를 손으로 문지르며 천천히 고개를 움직였다. 산이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부터는 꽤 오래 애인이 없어서 남이 해주는 애무가 어색했다.
友荣抓住伞的双腿,将它们抬起,低下头轻轻含住伞的东西。他含住顶端,嘴唇轻轻蠕动,然后用舌头从孔口到柱子轻轻按压,不让伞感到疼痛。友荣一边用手揉搓伞的会阴部,一边慢慢移动头部。自从伞从军队回来后,他已经很久没有恋人了,所以别人给他的爱抚让他感到有些不习惯。

 

덕분에 사정감도 금방 몰려온다. 산이 작게 앓는 소리를 내며 허둥대자 우영이 웃는 얼굴로 산의 것을 밀어 잡고 쪼옥, 빨아올렸다. 다른 애무보다 보다 오랄에 유독 약한 산이 다리를 파르르 떨다가 우영에게서 벗어나려 바둥거렸다. 저기, 우, 우영씨. 잠깐만요. 산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우영이 산의 탄탄한 허벅지를 쥐고 고개를 깊이 숙였다. “안 돼요.”

 

산이 안 된다며 울먹이는 소리와 함께 우영이 고개를 아래로 푹, 박았다. 산이 헐떡이며 우영의 머리통을 떼어내려다 순식간에 사정감이 올라 결국 축 늘어지고 말았다. 산이 우영의 머리통을 손으로 가볍게 밀어내니 우영은 웃는 얼굴로 산의 허벅지를 톡톡 두드렸다. 산의 것을 입 안 가득 물고 있던 우영이 쿨럭이며 산의 것을 뱉어내자 타액과 함께 하얀 정액이 주르륵 늘어졌다. 체액으로 범벅된 산의 페니스가 꾸물꾸물 하얀액을 토해내며 위로 퉁 튀어 올랐다. 
伞一边说着不行一边抽泣着,友荣低下了头。伞喘息着,试图把友荣的头移开,但瞬间感到一阵快感,最终无力地瘫软下来。伞轻轻地用手推开友荣的头,友荣则笑着轻拍伞的腿。友荣满嘴含着伞的东西,咳嗽着把它吐了出来,唾液和白色的精液一起流了下来。被体液弄得一团糟的伞的阴茎蠕动着,吐出白色的液体,向上弹了一下。


우영은 아직 꾸물거리고 있는 산의 기둥을 문지르며 킥킥거렸다. 산이 하지 말라며 우영을 밀어내는 시늉을 하면 거기엔 또 넘어가주는 리엑션도 따라왔다. 우영은 아직 완전히 젖지 않아 꽉 닫힌 구멍을 손으로 꾹꾹 눌렀다. 우영의 손가락이 산의 입구 근처를 쿡쿡 누르니 산이 다리를 오므리며 크게 당황한다. 우영이 입술을 살짝 내밀고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니 산이 헐떡이며 우영의 어깨를 잡았다.
友荣一边轻轻摩挲着伞还在磨蹭的柱子,一边咯咯笑着。伞假装推开友荣,嘴里说着“别这样”,但他的反应却总是让友荣得逞。友荣的手指按压着伞还没有完全湿润的紧闭入口。友荣的手指在伞的入口附近轻轻按压,伞紧张地夹紧双腿。友荣微微嘟起嘴,歪着头看着伞,伞喘着气抓住了友荣的肩膀。

 


“힘들어요?” “累了吗?”

“어, 아뇨! 근데…. 섹스,가, 오랜만이고….”
“哦,不!但是……很久没有……做爱了……”

“아. 오랜만에, 해요?” “啊,好久不见,做吗?”

“예, 그러니까.” “是的,没错。”

“남자랑은?” “和男人呢?”

 

 

산이 말을 늘이며 제 뒤를 문질거리는 손목을 꽉 잡자 우영은 다정한 목소리로 응응, 호응해주며 산의 볼을 쪽쪽거렸다. 물론 다정한 목소리와는 별개로, 우영의 손가락은 거침없었지만 말이다. 우영은 산의 구멍을 손가락으로 세게 문질렀다가 중지부터 한 번에 푹 박아넣고는 뻑뻑한 곳을 손가락으로 쑤셨다.
伞拖长了声音,紧紧抓住在他背后摩擦的手腕,友荣用温柔的声音回应着,亲吻着伞的脸颊。当然,尽管友荣的声音很温柔,但他的手指却毫不犹豫。友荣用手指用力揉搓伞的洞口,然后一下子插入中指,搅动着紧绷的地方。

 

 

“그게! 남자, 네! 처, 처음이라서! 요….”
“那个!男,男的!因,因为是第一次!所,所以…。”

 


우영은 중지로 산이 느낄만한 곳을 조금 세게 박아 넣으려다 산의 말에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던 것을 멈추었다. 우영은 산의 입구를 손으로 꾸욱 누르다 자리에서 일어나 데스크 선반으로 걸어갔다. 산이 빨개진 얼굴로 순간 허전해진 아래를 바라봤다. 우영은 무언가를 찾는 듯 고개를 숙이고 선반을 뒤적이고 있었다.
友荣用中指稍微用力地插入伞能感觉到的地方,听到伞的话后,似乎在犹豫,停下了动作。友荣用手按住伞的入口,然后站起来走向桌子的架子。伞脸红了,瞬间感到下面空虚地看着。友荣低着头,似乎在寻找什么,翻动着架子。

 

 

“그럼 무리하지 않는 게 좋겠네?”
“那还是不要勉强的好吧?”

 

 

우영이 손에든 젤과 콘돔을 흔들며 방긋 웃었다. 산이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자 우영이 손에 젤을 짜 살짝 문지른 후 산의 뒤로 다시 손을 가져갔다. 뒤를 충분히 적신 후 손가락을 밀어 넣자 우영의 굵은 손가락이 아까보다는 수월하게 들어갔다. 우영이 중지부터 한 번에 박아 넣고는 안에서 손가락을 밀어 산의 스팟을 찾아 천천히 자극했다. 산이 미간을 찌푸리며 우영의 손목을 꽉 잡으니 우영이 산의 이마에 입술을 붙이며 손을 뒤로 뺐다가 다시 한번 박아 넣었다. 쿨쩍이는 소리와 함께 손가락이 퍽 박혀 산이 작게 신음을 내뱉었다. 우영은 산의 엉덩이를 손으로 주물럭 거리며 다시 손가락을 뒤로 반쯤 빼냈다.
友荣手里拿着润滑剂和避孕套,微笑着晃了晃。伞脸红得像苹果,点了点头。友荣挤了一些润滑剂在手上,轻轻地揉搓了一下,然后把手伸到伞的后面。充分润滑后,友荣的手指比刚才更容易地滑了进去。友荣先用中指插入,然后在里面寻找伞的敏感点,慢慢地刺激着。伞皱着眉头,紧紧抓住友荣的手腕。友荣在伞的额头上亲了一下,然后把手指抽出来,再次插了进去。伴随着湿润的声音,手指深深地插入,伞发出了一声轻微的呻吟。友荣一边揉搓着伞的臀部,一边把手指再次半抽出来。

 

 

아직 좋은 걸 모르겠는데, 언제 좋아지는 거지? 라고 생각한 순간 우영이 반쯤 빠진 손가락을 검지 손가락과 함께 푸욱 박아 넣고 스팟 근처를 강하게 비벼댔다. 흐익, 입에서 절로 이상한 소리가 튀어 나가 산이 놀란 눈으로 우영을 바라보니 우영은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다시 손가락을 뒤로 빼냈다. 스팟을 스친 탓에 순간 목덜미에 소름이 돋았다.
还不知道哪里好,什么时候会变好呢?就在这样想着的时候,友荣把半插入的手指连同食指一起深深地插了进去,并在那个点附近用力摩擦。啊,嘴里不由自主地发出奇怪的声音,伞惊讶地看向友荣,而友荣则面无表情地再次抽出了手指。因为碰到了那个点,瞬间脖子后面起了一层鸡皮疙瘩。

 

 

“저기요, 저, 저기.” “那个,那个。”

“저기 아니고, 우영이.” “不是那里,友荣。”

“우, 우영,씨.” “友荣,友荣,先生。”

 

 

산이 오싹한 기운이 가시지 않아 입을 반쯤 벌리고 “으으….” 신음을 흘려댔다. 한 번 스팟을 스치고 나니 아랫배 당기는 기분이 오래 갔다. 오랄을 받을 때보다도 열이 금방 오른다. 산이 상기된 얼굴로 우영을 바라보니 우영은 웃는 얼굴로 산의 어깨를 한 손으로 꾸우욱 눌렀다. 그러고는, 무자비하게 손으로 뒤를 마구 쑤셨다. 순간 빠졌다 들어오는 손가락이 산의 스팟을 쿡 누르고 빠졌다 다시 찔렀다.
伞感到一阵寒意,半张着嘴发出“呃呃……”的呻吟。那一瞬间的触碰让他的小腹紧绷的感觉持续了很久,比起接受口交时的感觉,热度更快地上升了。伞脸颊泛红地看向友荣,友荣则带着笑容用一只手按住伞的肩膀。然后,他毫不留情地用手指猛戳伞的后面。瞬间,进进出出的手指按压着伞的敏感点,时而退出,时而再次刺入。

 

 

“무리하지 않는 게 좋겠다면서!” “不要太勉强自己!”

“응? 응응, 그치.” “嗯?嗯嗯,对吧。”

 

 

산이 울먹이는 목소리는 정우영 귀에는 이미 들리지 않는다. 산이 어깨를 들썩이려 하자 우영은 힘으로 산의 너른 어깨를 누르며 손가락 세 개를 강하게 박아 넣었다. 우영은 전완근에 울툴불퉁 핏줄까지 세우고는 손가락을 구부려 산이 격렬하게 반응하는 곳을 세게 문질렀다. 마디가 굵은 손가락이 산의 스팟 근처에 마구 비벼졌다. 쩍쩍, 하는 소리와 함께 우영의 손가락이 빠졌다 들어간다. 산이 고개를 비틀며 신음하자 우영은 젤을 조금 더 짜내고는 작정이라도 했다는 듯 산의 어깨를 못 움직이게 꽈악 잡으며 산의 뒤를 사정없이 쿡쿡 찔렀다.
山的抽泣声已经传不到郑友荣的耳朵里了。当山的肩膀开始颤抖时,友荣用力按住山宽阔的肩膀,强行插入了三根手指。友荣的前臂肌肉隆起,青筋暴露,他弯曲手指,猛烈地摩擦山剧烈反应的地方。粗大的手指在山的敏感点附近不停地搓动。伴随着湿润的声音,友荣的手指不断进出。山扭动着头呻吟,友荣挤出更多的润滑剂,仿佛下定决心一般,紧紧抓住山的肩膀,不让他动弹,毫不留情地刺入山的后方。

 

 

“아, 잠시만, 잠깐! 앗! 으, 잠! 저, 으아, 아!”
“啊,等一下,等一下!啊!呃,等!我,啊,啊!”

 

 

금방이라도 정신을 놓을 것 같다. 산이 고개를 뒤로 꺾고 몸을 바르르 떠니 우영이 헉헉거리며 산의 뒤에서 손을 빼냈다. 위로 꼿꼿하게 서 있는 산의 것이 움찔거렸다. 우영은 미간에 줄을 잡고는 가져온 콘돔을 이로 찢었다. 산이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 울먹거리니 우영이 일부러 보란 듯 혀를 빼 아랫입술을 핥았다. 나른하게 뜨인 눈이 섹시하다. 산은 저런 얼굴이 제 취향이었구나, 지금 와서 세삼스레 한번 더 깨닫고 말았다. 산의 페니스부터 회음부까지 손가락으로 훑었다. 우영도 슬슬 한계점이 다가오는지 핏줄이 잔뜩 선 제 것을 쓱쓱 문질렀다.
金弘中觉得自己快要失去理智了。伞仰起头,身体微微颤抖,友荣喘着粗气,从伞的后面抽出了手。伞的那处高高挺立,微微颤动。友荣皱着眉头,用牙齿撕开了带来的避孕套。伞的脸红得像要滴血,带着哭腔,友荣故意伸出舌头舔了舔下唇。那慵懒的眼神显得格外性感。伞这才意识到,原来自己喜欢这样的表情。友荣的手指从伞的阴茎滑到会阴部。友荣似乎也快到极限了,他的那处青筋暴起,开始快速地摩擦起来。

 

“흐, 윽, 흐으으응….” “呜,呃,呜呜呜……”

 

 

산이 눈을 반쯤 뜨고 우영을 올려다봤다. 몸에 열이 올라 있어 어디를 건드려도 성감대 같았다. 우영의 입술이 닿는 곳마다 간지러워 미칠 것 같았다. 우영의 반쯤 뜨인 눈이 저를 뚫어져라 볼 때. 온몸에 찌릿, 하고 전기가 오른 것 같다. 우영이 구멍 근처에다 쓱쓱, 페니스를 문지르는데 금방이라도 들어올 것 같아 아랫배가 잔뜩 조여졌다. 어딘지 모르게 간지러운데 긁을 수는 없고, 몸이 저릿저릿했다.
伞半睁着眼睛看着友荣。身体发热,哪里被碰到都像是敏感带。友荣的嘴唇每碰到一个地方,都让他痒得快要疯了。当友荣半睁着眼睛盯着他看的时候,全身像是被电击了一样。友荣在洞口附近摩擦着他的阴茎,似乎马上就要进入了,他的下腹紧紧地收缩着。某个地方痒得难受却又无法抓挠,身体一阵阵发麻。

 

그만하라고 말해야 하는데, 산의 입에선 그만이라는 글자가 쉽게 나오지 않았다. 목구멍에서 턱 걸려 신음만 흘리는 게 다였다. 손가락도 조금 힘들었는데, 저게 어떻게 들어가. 산은 위로 꼿꼿하게 서 있는 우영의 것을 보고 숨을 막았다.
他应该说“停下”,但“停下”这个词却怎么也无法从伞的嘴里说出来。只是在喉咙里卡住,发出微弱的呻吟。手指也有点吃力,那东西怎么能进去呢。伞看着友荣那挺立的东西,屏住了呼吸。

 

 

“아, 으, 흐…우….” “啊,呃,哼…呜…。”


 

우영이 입술을 물며 제 것을 뿌리부터 밀어 잡았다. 산이 입을 반쯤 벌리고 엉엉거리니 우영은 그런 산의 몸을 군데군데 달래듯 쭈물거렸다. 크게 부풀어 있는 가슴을 손으로 쥐어 문지르자, 산의 빵빵한 가슴에 우영의 손자국이 빨갛게 난다. 우영은 산의 몸을 마음껏 만지고 주무르며 산의 긴장을 풀었다. 우영이 힘을 실어 산의 엉덩이 사이로 제 아랫도리를 붙여왔다.
友荣咬着嘴唇,从根部握住了自己的东西。伞半张着嘴哼哼唧唧,友荣便像安抚似的揉捏着伞的身体各处。用手抓住伞鼓胀的胸部揉搓时,伞结实的胸膛上留下了友荣红红的手印。友荣尽情地抚摸和揉捏着伞的身体,缓解了伞的紧张。友荣用力将自己的下身贴在伞的臀部之间。


 산의 구멍은 우영의 것을 입구부터 물지 못하고 그새 꽉 닫혀있었다. 발갛게 물든 산의 구멍을 엄지로 살짝 벌려 귀두 끝을 걸치니 산이 고개를 세차게 저어댔다. 
伞的洞口紧紧闭合,无法容纳友荣的东西。用拇指轻轻拨开伞那红肿的洞口,将龟头放在入口处,伞剧烈地摇了摇头。



“아, 어떡해.” 산이 훌쩍이며 우영의 팔뚝을 잡으니 우영이 젤을 쭈욱 짜내고는 허리에 힘을 실어 제 것을 한 번에 푹, 밀어 넣어 삽입했다.
“啊,怎么办。” 伞抽泣着抓住友荣的手臂,友荣挤出一大堆凝胶,然后用力一推,猛地插入了自己的东西。

  

안에 꽉 차게 들어온 우영의 것 때문에 산이 다리를 바르작거리며 앓는 소리만 냈다. 손가락이 빠져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열기가 남아 있는 온몸에 전율이 돈다. 넣은 것만으로도 갈 것 같았다. 산이 뒤로 고개를 꺾은채 허리를 들고 울자 우영은 산의 가슴을 문지르며 산의 허리를 아래로 눌러주었다. 우영이 산의 도드라진 목울대 위에 입술을 붙였다. 혀를 빼어 정성스럽게 핥고는 아프지 않게 이로 잘근거렸다.
伞因为友荣的进入而双腿颤抖,只能发出呻吟声。手指刚离开不久,热度还残留在全身,带来阵阵颤栗。仅仅是进入就让他感觉快要到达顶点。伞仰着头,抬起腰哭泣时,友荣揉着伞的胸口,同时按住他的腰。友荣的嘴唇贴上了伞突出的喉结,舌头细心地舔舐,然后轻轻地咬着,不让他感到疼痛。

 

 

 

“윽, 흐으응, 으, 우영….” “呃,嗯嗯,呃,友荣….”

“산아.” “伞啊。”

“흐, 으읏, 흐 아….” “呜,嗯,呜啊……”

“할게?” “会做吗?”

 

 

우영이 산의 허벅지를 쥐고 벌려 제 허리 위로 다리를 감았다. 우영이 제 페니스를 뿌리 끝까지 완전히 박자 산이 악 소리를 지르며 몸을 떨었다. 우영은 산의 목덜미 뒤에 손을 집어넣고는 곧은 쇄골에 입술을 붙였다. 우영이 아프지 않게 쇄골을 물 때마다 산의 뒤가 바짝 조여졌다. 우영의 것을 물고 놓지 못해 우영이 으윽, 신음을 참으며 산의 유두를 쥐어 당겼다. 유륜을 문지르며 허리를 퍽 쳐대니 산의 눈앞이 하얗게 번져갔다.
友荣抓住伞的大腿,将他的腿绕到自己的腰上。友荣将自己的阴茎完全插入伞的体内,伞痛得大叫,身体颤抖。友荣把手伸到伞的后颈,嘴唇贴在他的锁骨上。每当友荣轻咬伞的锁骨时,伞的后面就会紧紧收缩。伞紧咬着友荣的东西不放,友荣忍住呻吟,拉扯伞的乳头。友荣揉搓着伞的乳晕,用力撞击他的腰,伞的眼前一片白茫茫。

 

우영의 것이 산의 스팟을 찌르고 있어 순식간에 절정까지 간다. 안에서 크기가 더 커질 수가 있나. 우영이 산의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허리를 천천히 밀자 산이 우영의 허리에 감은 다리에 힘을 줘 우영의 허리를 끌어당겼다. 우영은 그게 신호라도 됐다는 듯, 퍽퍽 소리가 나게 추삽질을 했다. 
友荣的东西正戳着伞的敏感点,瞬间让他达到高潮。里面的尺寸还能变大吗?友荣一边抚摸着伞的小腹,一边慢慢地推着腰,伞用力收紧缠在友荣腰上的双腿,把友荣的腰拉向自己。友荣仿佛得到了信号一般,开始猛烈地抽插起来,发出啪啪的声音。


한여름도 아닌데 온몸이 땀범벅이다. 오르가즘이 와 자꾸만 정돈되지 않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반쯤 벌어진 산의 입에선 타액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우영이 산의 골반을 잡고 격하게 허리 짓을 하자 산이 못 참겠다는 듯, 우영의 어깨를 박박 긁어내렸다.
不是仲夏,但全身已经汗流浃背。高潮来临时,不断发出凌乱的声音。半张开的伞的嘴里流出了口水。友荣抓住伞的臀部猛烈地动作时,伞似乎忍不住了,用力抓挠着友荣的肩膀。

 

빠르게 털던 허리에 힘을 실어서 세게 쿵, 쿵 찧자 엉망진창으로 흐트러져 그저 우는 소리만 새 나갔다. 산의 입에서 신음이 마구 터져 나왔다. “아! 거기,응, 좋아!  으!” 마음껏 질렀다.
快速地摆动着腰部,用力地猛撞,发出“砰,砰”的声音,身体变得一团糟,只能发出哭泣的声音。伞的嘴里不断地发出呻吟声。“啊!那里,嗯,太好了!呃!”尽情地喊了出来。

 

 빳빳하게 서 있는 산의 것은 우영의 배꼽쯤에 마구잡이로 문질러졌다. 원래 앞을 쓰던 산은 앞을 문지르며 앞뒤로 절정에 오른다. 산이 우영의 어깨를 긁어내리다 이제는 그럴 힘도 없어 목뒤에 팔을 걸친 채 우영이 하는 대로 몸을 움직였다. 앞뒤로 센 자극이 오니 산은 못 견뎌 신음을 질렀다. 우영이 밀어 넣는 것에 맞춰 허리를 움직이자 오싹오싹한 기운이 온몸에 돌았다. 
빳빳하게 서 있는伞的东西在友荣的肚脐附近胡乱地摩擦着。原本在前面活动的伞一边摩擦前面一边前后达到高潮。伞抓着友荣的肩膀,现在已经没有力气了,只能把手臂挂在友荣的脖子上,随着友荣的动作移动身体。前后的强烈刺激让伞无法忍受,呻吟了出来。友荣推进的时候,伞配合着移动腰部,寒意传遍全身。


우영의 격한 허리짓에 자꾸만 눈이 뒤집힐 것 같아 산은 정신을 놓기 전에 두 눈을 꼬옥 감고 몸을 비틀었다. 산의 눈앞이 밝아졌다. 머릿속에서 번쩍번쩍 불이 들고, 아래는 질척이는 소리만 들렸다. 무슨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모르겠다. 이상했는데, 지금은 이상하다기보다.
友荣猛烈的腰部动作让伞觉得眼睛快要翻白了,他在失去意识之前紧紧闭上了眼睛,扭动着身体。伞的眼前一片光亮,脑海中闪烁着光芒,下面只听到湿滑的声音。他好像在想什么,但记不起来了。感觉很奇怪,但现在与其说是奇怪,不如说是……

 

 

“헉, 하…흐으, 산 씨, 산,아? 으흑,”
“哈,哈…呃,伞,伞,啊?呜呃,”

“으응, 아! 후우으으…. 좋, 조아ㅇ…거기, 흐으응…으응!”
“嗯嗯,啊!呼嗯嗯……好,好啊……那里,嗯嗯……嗯嗯!”

 

 

그저 몸이 가는 대로 행동하는 데 집중할 뿐이었다. 산이 허리를 꿈틀거리다 우영에게 완전히 맡기고 눈을 감았다. 우영이 산의 허리를 붙잡고 몸을 바짝 붙였다. 아래를 쉴 틈 없이 몰아붙이고 산의 몸 군데군데 계속해서 입술을 붙였다. 우영도 절정에 다다랐는지 피스톤질 속도가 더 빨라졌다. 퍽퍽 소리가 나게 아래를 박다가 더 깊이 찔러 넣었다.
只专注于顺从身体的动作。伞扭动着腰,把自己完全交给友荣,闭上了眼睛。友荣抓住伞的腰,把身体紧紧贴在一起。毫不停歇地冲击着下方,不断在伞的身体各处留下吻痕。友荣似乎也快到达顶点了,活塞运动的速度更快了。发出“砰砰”的声音,深深地刺入。


 산의 몸이 잘게 떨렸다. 언제 사정한 건지, 우영의 배 아래가 산의 정액으로 엉망이었다. 기운이 다 빠진 산이 몸을 늘어트리자 우영은 뒤로 살짝 뺐던 몸을 다시 세게 쿵! 밀어 넣었다. 깊숙이 찔러 넣은 우영은 산의 안에서 몸을 떨었다.
山的身体微微颤抖着。不知道什么时候射的,友荣的腹部下方已经被山的精液弄得一团糟。精疲力尽的山身体瘫软下来,友荣稍微后退的身体又猛地一下!推了进去。深深地插入后,友荣在山的体内颤抖着。

 

산의 두 다리가 우영의 어깨 위로 들린 채 바르르 떨리고 있었다. 우영이 삽입했던 것을 빼내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앞이 늘어진 콘돔을 벗겨내며 짧게 한숨을 뱉어냈다. 산의 뒤가 발갛게 물들어 있었다. 크고 굵은 것이 빠진 지 얼마 안 된 구멍이 안으로 오므라들며 움찔거렸다. 그걸 빤히 바라보던 우영은…. 엎어진 산의 위로 다시 달려들어 산의 머리통을 쥐고 키스했다.
伞的双腿被友荣架在肩上,微微颤抖着。友荣抽出了刚才插入的东西,粗重地喘着气。他脱下前端松垮的避孕套,短促地叹了口气。伞的后面已经被染成了红色。刚刚被大而粗的东西抽离的洞口还在向内收缩,微微颤动着。友荣盯着那处看了一会儿,然后再次扑向趴在那里的伞,抓住伞的头,吻了上去。

 

-

 

 

샤워까지 마치고 나니 어느새 동이 틀 시간이었다. 정우영 씨, 그대…. 체력이 되게, 되게 좋으시네요. 산이 발개진 눈을 벅벅 닦아 내리며 우영의 어깨에 머리통을 박아댔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힘도 많이 썼고. 꾸벅꾸벅 졸며 머리를 흔들자 우영이 산의 머리를 편히 기대게 두고는 산의 옆에 나란히 누웠다.
洗完澡后,不知不觉天已经快亮了。郑友荣先生,您的体力真是,真是好啊。伞揉了揉发红的眼睛,把头靠在友荣的肩膀上。时间不早了,体力也消耗了不少。伞昏昏欲睡地摇着头,友荣让伞的头靠得更舒服一些,然后并排躺在伞的旁边。

 

 

 

“아 자러 왔는데 못 자서 어떡해.”
“啊,我来睡觉了,但睡不着怎么办。”

“괜차나….” “괜찮아….”


 

산이 웅얼거리며 우영의 등 뒤로 두 팔을 둘렀다. 우영의 벤츠가 박힌 가슴팍에 입술을 한 번 문질렀다가 우영을 두팔 가득 끌어 안았다. “이러니까요. 우리 사귀는 것 같죠?” 산이 웃으며 던지는 말에는 우영이 산의 어깨 위로 이불을 조금 더 끌어와 덮어주는 것으로 대답했다.
伞喃喃自语着,双臂环绕在友荣的背后。他在友荣的胸膛上轻轻吻了一下,然后紧紧地抱住了友荣。“这样的话,我们看起来像在交往吧?”伞笑着说道,友荣则拉过毯子,盖在伞的肩膀上作为回应。

 


“그럼 사귈까.” “那我们交往吧。”

“근데 정우영씨……. 아까부터 계속 반말하네….”
“可是郑友荣先生……从刚才开始一直用半语啊……”

“……산이 너도 반말 하잖아.” “……伞,你也用半语啊。”

“니가 말을 놨잖아.” “你不是已经放下了吗?”

“나 섹스 잘하지.” “我很擅长做爱。”

“어……보통 이걸 자기 입으로 말하나?”
“呃……通常这种事要自己说出来吗?”

 

 

산이 꾸벅거리며 우영을 끌어당겨 제 품에 안았다. 우영이 고개를 들어 산의 얇은 입술 위를 꽉 깨물어버리자 산이 씨이잉, 짜증을 내다 그대로 우영의 뒤통수를 잡고 입술을 눌렀다. 도톰한 입술이 맞물리고 우영이 혀를 빼 입술을 핥아댔다. 기어코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자 산이 입을 열어 그 키스를 받았다.
伞打瞌睡时把友荣拉进自己的怀里。友荣抬起头,狠狠地咬住伞的薄唇,伞发出“嘶——”的一声,恼怒地抓住友荣的后脑勺,压住他的嘴唇。两人的嘴唇紧紧贴合在一起,友荣伸出舌头舔了舔伞的嘴唇。最终,友荣的舌头挤进了伞的嘴里,伞张开嘴,接受了这个吻。

  


“근데 산아. 뭐 물어봐도 되나.”
“不过,伞啊。我能问你点事吗?”

“뭔데.” “什么。”

“나……. 따먹고 버리는거 아니징?” “我……不会被你吃干抹净然后抛弃吧?”

“진짜 정떨어진다….” “真是让人心寒……”

“사니가 나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我以为伞讨厌我。”

“그럴 이유가 없, 야! 그렇게 치면. 이, 이 사람 웃기는 사람이네에! 나는요, 정우영 씨, 그대가 저를 싫어하는줄 알았거든요.”
“그럴 이유가 없, 야! 그렇게 치면. 이, 이 사람 웃기는 사람이네에! 나는요, 郑友荣 씨, 그대가 저를 싫어하는줄 알았거든요.”

“어? 내가 왜?” “啊?我为什么?”

“택배, 줄 때 그렇고, 전에 실수도 한 번 했고 ,민폐도 많이 끼쳤고….”
“快递,送的时候也是这样,之前也犯过一次错误,还给大家添了很多麻烦……”

“택배? ……아 그건 일어난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快递?……啊,那是我刚起床不久的时候。”

 

  

곰곰히 생각하는 표정으로 턱을 문지르던 우영이 입술을 꾸욱 앙다물었다. 또 나왔다. 예의바른 고양이 표정. 산이 인상을 쓰며 우영을 바라보자 우영은 눈을 도로록 굴리다 산의 목을 끌어다 제 얼굴 가까이 가져왔다. 갑자기 또 가까워진 거리에 산의 볼이 발그레, 예쁜 색으로 물들었다.
友荣一边用手摩挲着下巴,一边露出沉思的表情,紧紧抿住了嘴唇。又来了,那副有礼貌的猫咪表情。伞皱着眉头看着友荣,友荣则转动着眼珠,突然把伞的脖子拉近到自己脸旁。突然的靠近让伞的脸颊染上了漂亮的红晕。


 

“근데 산아. 너 그때 술 취한 날 기억나?”
“不过,伞啊。你还记得那天你喝醉的时候吗?”

“…아, 어? 아니.” “…啊,哦?不是。”

“나 그날 아니었으면. 산이 너한테 문 안 열어줬을 텐데.”
“那天要不是我,伞是不会给你开门的。”

“……조금, 치사한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네.”
“……有点卑鄙的话说得毫不在意。”

“야 사람은 원래 이렇게 살아야 되는거야.”
“呀,人本来就应该这样生活。”

“…내가 그날 막, 복도에서 소리 질렀다고, 뭐 그랬잖아.”
“…我那天在走廊上大喊大叫,不就是那样吗。”

“어 나 쪽팔려 죽는 줄.”
“哦,我尴尬得要死。”

 

 

우영이 그렇게 말하며 산의 볼울 한 손으로 찌그러트렸다.
友荣这样说着,用一只手捏了捏伞的脸颊。

 

 

“그날 니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那天你知道你说了什么吗?”

“…….” “……”

 

 

우영이 개구지게 웃으며 산에게 가까이 다가오라 손짓했다. 우영의 짓궂은 얼굴에, 뭔가…. ‘이건 아니다’ 
友荣顽皮地笑着,向伞招手示意他靠近。友荣那淘气的表情,让人觉得……‘这不对劲’

머리속에서 산을 붙잡고 있는 이성이 그 상자를 열지 말라고 산을 뜯어말렸지만, 판도라의 상자가 왜 판도라의 상자겠나. 산은 고개를 빠르게 끄덕였다. 아무리 열어보지 말아야 하는 길티플레져인들, 궁금한 건 어쩔 수 없었다.
머리속에서 산을 붙잡고 있는 이성이 그 상자를 열지 말라고 산을 뜯어말렸지만, 판도라의 상자가 왜 판도라의 상자겠나. 산은 고개를 빠르게 끄덕였다. 아무리 열어보지 말아야 하는 길티플레져인들, 궁금한 건 어쩔 수 없었다. 脑海中理智的声音抓住伞,不让他打开那个盒子,但为什么潘多拉的盒子会被称为潘多拉的盒子呢。伞迅速地点了点头。即使是那些不该打开的罪恶快感,还是无法抑制好奇心。

 

무엇 때문에 자기를 이 집에 들였나. 도대체 제가 얼마나 개처럼 짖었길래 이 인연이 시작됐나 궁금해 결국 우영의 말랑한 입술 가까이 제 귀를 들이밀었다.
究竟是什么原因让自己进了这所房子。到底自己像狗一样叫了多少次,这段缘分才开始的呢?好奇心驱使下,最终把耳朵靠近了友荣柔软的嘴唇。

 


“나랑 자고 싶다고 했어.” “你说你想和我一起睡。”

 

 

그러니까, 所以,

 

아 옆집 남자랑 섹스하고 싶….
啊,我想和隔壁的男人做爱……

 

 

산이 우영의 입을 틀어막는 바람에 ‘다.’ 는 우영의 목소리로 들을 수 없었지만. 이미 다 들어버렸다. 산은 정말로 진지하게 다음 학기엔 이사를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여상아? 갑자기 네가 보고 싶다. 내 술버릇이 별거 없다고? 아니야, 그거. 아니, 집 천장도 빵꾸난 김에! 이사가지 뭐! 산이 소리 없이 몸을 구르자 우영이 옆에서 푸하하 웃음을 터트린다. 어느새 창 뒤로 해가 비치고 있었다. 새벽을 꼴딱 샌 306호 최 산은 305호 정우영과 함께 같은 공간에서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伞捂住了友荣的嘴,所以‘다’这个字没能从友荣的嘴里说出来。但我已经全都听到了。伞真的认真地决定下学期要搬家了。吕尚啊?突然好想你。你说我喝醉后的习惯没什么特别的?不是的,那是……不,既然房顶都破了个洞!那就搬家吧!伞无声地翻了个身,友荣在旁边哈哈大笑。窗外的太阳已经升起。不知不觉中,306 号房的崔伞和 305 号房的郑友荣在同一个空间里闭上了眼睛,准备入睡。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