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거 워닝 소재 주의
*触发警告 素材注意


 

 

1.

 

 

언제일까.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의 첫 기억을 떠올릴 수 없다고 한다. 언제 처음 몸을 뒤집고 언제 처음 기어 다니기 시작했고 등의 사소한 기억들 말이다. 물론 산도 마찬가지였다. 그냥 적당한 때에 걸어 다니고 있었고, 적당한 때에 말을 하기 시작했다. 모두 막연한 감각처럼 느껴지는 일들이지 콕 집어 첫 번째 기억이라 정의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럼에도 산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자신의 첫 기억(이라 생각하는 것)은, 엉망이 된 집에서 울고 있는 자신의 어머니와 아버지, 처음 보는 얼굴이었으나 자신의 아버지를 닮은 남자였다. 그 시점 최산의 나이가 몇이었더라. 모든 기억이 물 위로 떨어진 물감처럼 흐려 가물가물했다. 어렸다는 것은 기억하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 빼액 소리를 지르며 엉엉 우는 최산을 달랬던 것은 어머니도 아버지도 아닌 남자의 핸드폰 벨소리였다.
什么时候呢。一般人都说自己无法回忆起最初的记忆。比如说,什么时候第一次翻身,什么时候第一次开始爬行等等这些琐碎的记忆。当然,伞也不例外。他只是在适当的时候开始走路,在适当的时候开始说话。这些事情都像模糊的感觉,无法明确定义为第一记忆。然而,伞最先想到的自认为的第一记忆,是在一片狼藉的家里,看到哭泣的母亲和父亲,还有一个虽然是第一次见面但长得像自己父亲的男人。那时候崔伞几岁来着?所有的记忆都像掉在水里的颜料一样模糊不清。他只记得自己很小。让突然受到惊吓大声尖叫并哭泣的崔伞安静下来的,不是母亲也不是父亲,而是那个男人的手机铃声。

 

산은 스스로를 불행하다 여기면서도 참으로 애매한 삶이라 생각했다. 산이 작은 산부인과에서 태어나 몸을 뒤집고 아장아장 걸음마를 배워 막 아버지를 따라다닐 때만 해도 많은 부를 누리는 쪽은 아니었다. 도시 외곽의 작은 지어진 지 조금 된 빌라. 고작 4층이 전부에 시멘트 바닥에 그어진 선이 주차장 역할을 하고, 그마저도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돗자리를 깔고 빠알간 고추를 말리고는 했던 그런 곳. 지도상 도시였으나 주변의 환경은 시골에 더 가까운 그런 곳이었다.
伞虽然觉得自己不幸,但也认为自己的生活非常模糊。伞出生在一个小小的妇产科医院,学会翻身和蹒跚学步,刚开始跟着父亲的时候,并没有享受很多财富。城市郊区的一栋小旧公寓。只有四层楼,水泥地上划的线充当停车场,即使这样,年长的老人们也会铺上席子,晒红辣椒。虽然在地图上是城市,但周围的环境更接近乡村。

 

산이 막 걸음마를 배워 아장아장 걷다가 넘어진 곳도, 더운 날씨에 아이스크림이 녹아 끈적해진 손이 싫어 엉엉 눈물을 흘렸던 곳도 전부 그 외곽의 빌라였다. 살면서 언제 또 그럴 수 있을까 싶은, 모든 게 좋았던 그 시절의 장소.
伞刚学会走路,蹒跚学步时摔倒的地方,炎热的天气里冰淇淋融化后黏糊糊的手让他不喜欢而大哭的地方,全都是那栋郊区的别墅。那是一个让人觉得一切都美好的时代的地方,生活中再也不会有那样的时刻了。

 

 

“이제부터 네가 살 곳은 여기야.”
“从现在开始,你要住的地方就是这里。”

 

 

산의 기억 속에 제일 높은 장소였던 빌라보다 몇 배는 더 높게 올라선 건물들이 가득한 곳을 지나 커다란 마당과 함께 빌라 수준의 커다란 집에서 살게 된 것은 최산의 나이 7살 때였다.
崔伞 7 岁的时候,他们搬到了一个比他记忆中最高的别墅还要高好几倍的建筑物林立的地方,住进了一栋带有大院子的别墅级大房子。

 

산은 원래 살던 빌라의 거실보다 큰 방에서 살게 됐지만, 산의 아버지 운혁은 그 커다란 집에 산을 데려다주고는 한참이나 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린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젖살이 빠지지 않아 통통한 볼에 입을 맞추며 사랑한다는 말만 수십 번을 속삭였다. 산은 그럴 때마다 나두 사랑해, 하고 어눌한 발음으로 대답했으나 끝에 다다르면서 결국 품에 안겨 엉엉 눈물을 터트렸다. 뭐가 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할 7살의 최산이 그 상황에서 알 수 있는 거라고는 아버지가 자신을 두고 어딘가에 간다는 사실이었다. 한참을 울다 지쳐 까무룩 잠에 든 산이 눈을 떴을 때는 그 누구의 품도 아닌 어린 나이에 맞지 않는 커다란 침대가 전부였다.
伞住进了比他原来住的别墅客厅还要大的房间,但伞的父亲运赫把他带到那栋大房子后,久久地抚摸着伞的头。抚摸着他的小脑袋,在他还没褪去婴儿肥的圆圆脸颊上亲吻,爱你这句话低声说了几十遍。每次伞都会用稚嫩的发音回答我也爱你,但到最后总是扑进父亲的怀里大哭起来。7 岁的崔伞在那种情况下能明白的只有一件事,那就是父亲要离开自己去某个地方。哭了好久,累得睡着了的伞醒来时,看到的不是父亲的怀抱,而是与他年纪不相称的大床。

 

산은 다시 한 번 그 커다란 이불 속에 숨어 펑펑 눈물을 흘렸다. 자신이 살던 빌라 냉장고에 그대로 두고 왔던 이온음료 하나가 떠올라 더 서러웠다. 같이 산책하다 겨우 조르고 졸라 얻어낸 거였는데. 산은 다시금 울다 지쳐 잠에 들었고, 어느덧 해가 숨어든 저녁이 되며 푸근한 인상의 가정부 아주머니가 그런 산을 달래며 깨웠다.
伞再次躲进那巨大的被子里,泪如雨下。他想起了自己住的别墅冰箱里还留着的一瓶离子饮料,心里更加难过了。那是他和别人一起散步时,好不容易央求才得到的。伞哭累了,渐渐睡着了。不知不觉间,天色已晚,温柔的女管家阿姨轻轻唤醒了他,安慰着他。

 

우습게도 최산은 그 생활에 적응해갔다. 다들 어린 나이에 큰 충격을 받아 일찍 철이 든 거라 생각했지만 산은 주먹을 꾹 쥐고 참았을 뿐이었다. 말 잘 들으면 아빠 볼 수 있는 거야, 알았지? 무려 사흘 만에 얼굴을 보인 어머니는 안쓰럽다는 듯 산의 볼을 어루만지며 얘기했다. 어린 최산은 아버지를 찾아갈 수 있는 법을 몰랐기에 속이 까맣게 타들어갈 정도로 참을 뿐이었다. 야채가 먹기 싫어 울고 아버지가 보고 싶어 울고 싶은 것을 참으며, 산은 본인의 속마음을 표현하는 것보다 숨기는 법을 더 빨리 배웠다.
可笑的是,崔伞逐渐适应了那种生活。大家都以为他年纪轻轻就经历了巨大的冲击,所以早早地变得成熟,但其实伞只是紧握拳头忍耐着。乖乖听话就能见到爸爸,知道吗?母亲在三天后才露面,抚摸着伞的脸颊,带着怜惜的语气说道。年幼的崔伞不知道如何去找父亲,只能忍耐到心里焦黑。为了不吃蔬菜而哭,为了想见爸爸而哭,伞学会了隐藏自己的内心,比表达出来更快。

 

그러던 도중, 산의 친아버지 운혁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就在那时,伞的亲生父亲运赫自杀了。

 

그게 최산의 나이 13살 때의 일이었다. 산은 그제야 호적상 자신이 운혁이 아닌 그 남자, 따지고 보면 큰아버지였으나 서류상 아버지인 최 회장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산은 장례식 내내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아 수척해진 얼굴을 한 채, 안광이 죽은 눈으로 피어오르는 향을 바라보는 게 전부였다. 장례식에는 사람이 없었다.
那是崔伞 13 岁时的事。伞那时才知道,自己在户籍上并不是运赫,而是那个男人,严格来说是大伯,但在文件上是父亲的崔会长的儿子。伞在葬礼上始终没有流一滴眼泪,守在一旁。他一口水也没喝,脸色憔悴,只是用死寂的眼神看着燃烧的香。葬礼上没有人。

 

 

“꼴도 보기 싫다.” “连看都不想看。”

“…….” “……”

 

 

산이 처음 최 회장에게 폭행을 당한 것은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중학교 3학년 때였다. 점점 운혁의 얼굴을 닮아간다는 이유에서였다. 애초에 닮을 수밖에 없지 않나? 산은 어이가 없었으나 무어라 따질 수 없었다. 아들이 자라며 아버지를 닮아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으나 최 회장은 매번 아니꼬운 눈으로 산을 바라보곤 했다. 남들이 보면 최 회장을 닮았다고 할 정도였으나 최 회장의 눈에는 차지 않는 탓이었다. 최 회장에게 있어서 본인의 존재가 트리거라는 것을 알았다. 자신의 친동생과 바람이 난 와이프, 그 사이에서 태어난 최산. 재벌가의 스캔들 치고는 도를 넘은 스토리였다.
伞第一次被崔会长殴打是在那之后三年,他上初三的时候。原因是他越来越像运赫了。本来就不可能不像吧?伞觉得荒唐,但无法反驳。儿子长大后像父亲是很自然的事,但崔会长每次都用厌恶的眼神看着伞。别人看了都会说伞像崔会长,但在崔会长眼里却不顺眼。伞知道自己对崔会长来说是个触发点。他的妻子和他的亲弟弟有了外遇,伞就是在那段关系中出生的。这在财阀家的丑闻中已经是过分的故事了。

 

그 무렵부터 산은 본격적으로 최 회장의 손아귀에 갇혔다. 몇 번이고 찌라시, 혹은 겨우 이니셜로 가린 기사에서 산을 두고 억대가 넘는 자산을 가지고 있는 재벌가라 얘기했다. 고작 고등학생인 주제에 통장 잔고가 억을 넘으며 본인 소유의 건물이 수십 채가 있다고…, 떠드는 말들은 많았으나 따지고 보면 거짓은 아니었다. 실제로 산은 여러 개의 통장이 있었으며 본인의 명의로 된 건물도 있었으니까. 다만 그 모든 것들이 최산의 몫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였지만.
从那时起,伞正式被崔会长掌控了。几次在小道消息,或者仅用首字母遮掩的报道中,都提到伞拥有超过亿万资产的财阀家庭背景。仅仅是个高中生,账户余额就超过了亿,并且名下有几十栋建筑……,虽然流言很多,但仔细想想并非全是谎言。实际上,伞确实有多个账户,并且名下也有建筑物。只是问题在于,这些东西都不属于崔伞。

 

최 회장의 커다란 손은 익숙하게 산의 뺨을 내려쳤다. 젖살이 빠져 부쩍 야윈 볼이었으나 배려는 없었다. 처음과 달리 산은 점차 그 폭력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기분 나쁜 것을 봤다는 듯이 손을 털며 그 자리를 벗어나던 최 회장도 산이 반항 한 번 하지 않고 묵묵히 맞기만 하니 배알이 꼴렸던 건지 조금씩 폭력의 강도를 올렸다. 최 회장은 무언가 일이 안 풀리는 날이면 외식을 핑계로 가정부 아주머니를 일찍 돌려보냈다. 사람 좋은 얼굴로, 가족끼리의 시간을 보내겠다는 듯이. 뭐, 예상한 것처럼 가정부 아주머니가 집을 나선 후에는 무서운 얼굴로 돌변했다. 2층 구석에 있는 산의 방문을 부술 것처럼 열고 들어와 손찌검을 했다.
崔会长那双大手熟练地打在伞的脸颊上。虽然伞的脸颊因为婴儿肥消失而显得更加消瘦,但崔会长毫不留情。与最初不同的是,伞逐渐习惯了这种暴力。起初,崔会长像是看到了什么不顺眼的东西一样,甩甩手就离开了那个地方,但当伞一次也不反抗,只是默默地挨打时,崔会长似乎感到不满,逐渐加大了暴力的强度。每当崔会长遇到不顺心的事时,他就会以外出吃饭为借口,早早地让女佣回家。脸上带着和善的表情,仿佛要和家人共度时光。果不其然,女佣一离开家,他就会变脸,露出可怕的表情。然后,他会像要把二楼角落里伞的房门砸开一样,冲进去动手打人。

 

처음에는 단순히 손과 발을 이용한 구타였는데, 의도치 않게 산의 목덜미 언저리에 손톱자국이 남은 후에는 보통 무언가를 들고 왔다. 그것은 최 회장의 벨트일 때도 이었고, 퍽 비싸 보이는 긴 나무일 때도, 최 회장이 사놓고 사용하지 않는 골프채일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산은 방문을 잠글 수 없었다. 아직 중학생 신분의 산은 그저 이를 악 물고 최 회장의 폭력을 받아낼 뿐이었다.
最初只是用手和脚进行殴打,但在无意中在伞的脖子附近留下指甲痕迹后,通常会带来一些东西。有时是崔会长的皮带,有时是看起来很贵的长木棍,有时是崔会长买了却不用的高尔夫球杆。尽管如此,伞还是不能锁上房门。还在上初中的伞只能咬紧牙关承受崔会长的暴力。

 

 

“그나저나, 우영이는 산이는 동갑이라고 했나?”

“아, 예….”

 

 

산은 욱신거리는 몸뚱이가 아파 한가롭게 고기나 썰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최 회장은 집에 있을 때면 산에게 있어 최악의 사람이었지만 집을 나서면 그 누구보다 막내아들을 아끼는 인품 좋은 사람이었다. 가족을 아끼고 누구보다 자식들을 아끼는 사람. 내내 눈길을 주지 않던 산이 고개를 들어 자신과 동갑이라 대답하는 소년을 눈에 담았다. 정우영. 딱 봐도 삐딱한 성격일 게 뻔한 얼굴이 누가 봐도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산은 이 자리가 고리타분하다고 느꼈다. 손바닥보다 작으면서 그에 비해 가격이 턱없이 높은 고깃덩이를 바라보던 산이 식사를 마쳤다. 작게 썰린 고기 조각 두 점이 한 끼 식사의 끝이었다. 산은 속이 불편해짐을 느끼며 자신의 몫으로 놓인 음료를 한 모금 마셨다. 혀를 굴려도 텁텁한 입 안은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산이는 어때? 부담스러운 시선이 우르르 산을 향해 꽂힌다. 산은 어물쩍 굳히고 있던 눈매를 풀어 자연스러운 웃음을 그렸다. 너무 환하지 않았으며, 단정하게. 이 자리와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정도의 웃음. 산은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당연하게도 최산 본인의 의사는 아니었다.

 

산은 아주 잠깐의 찰나로 눈이 마주친 우영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산은 예전부터 저런 부류를 싫어했다. 가난한 양아치는 두려움을 아는 등신이지만 돈 많은 양아치는 씹새끼거든. 산은 속으로 생각하며 다시 한 번 음료를 들이켰고, 이어지는 최 회장의 말을 들으며 가식적인 웃음을 지었다. 하하, 산의 입에서 나온 웃음은 텍스트 그대로 뻔했다. 이어 쯧, 누군가 그런 산을 보고 혀를 찼다. 그 작은 소리를 들은 산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에 표정을 굳혔다. 잘 꾸미고 있다 생각했는데 속내를 들킨 것만 같았다. 산이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쪽을 응시했고, 그 시선의 끝에는 무언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표정을 구긴 우영이 있었다. 입술을 꾹 깨문 산이 고개를 돌렸다.

 

 

2.

 

 

갑갑하게 목을 조르고 있던 넥타이를 조금 느슨하게 풀어낸 산이 창문 바깥으로 시선을 돌렸다. 짧은 대화 하나 없는 차에는 운전을 담당하는 기사와 산이 전부였다. 최 회장과 산의 어머니는 없었다. 최 회장은 산에게 폭력을 사용하기 시작한 후부터 같이 차를 타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는데, 덕분에 산은 공식적인 행사나 보는 눈이 많을 때를 제외하면 꼭 혼자 차를 탔다. 오히려 이 부분이 좋았다. 간단한 안부 정도를 주고받는 운전기사도, 산에게는 최 회장보다 훨씬 편안했으니까.

 

복잡한 머리를 창문에 살짝 기댄 산이 자연스럽게 눈을 감았다. 차는 부드럽게 움직였지만 방지턱이나 깔끔하게 정돈되지 못한 도로를 지날 때는 작게 덜컹거렸다. 그와 동시에 산의 머리가 창문에 콩콩 박았고, 산은 그럴 때마다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기사에게 사과 안 하셔도 돼요, 괜찮아요. 하고 대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사는 다시 한 번 덜컹거린 차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벌써 38번째 하고 있는 말이었다.

 

숨 쉬는 것까지 부담스러웠다. 매번 집에 들어와 매섭게 휘두르던 손이 바깥에만 나가면 푸근한 아버지의 손이 되어 산의 어깨를 감싸는 것부터 시작해 어느 날 갑자기 생긴 족보 꼬인 동생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최 회장의 자식들. 항상 안타깝다는 듯 바라보면서도 나서서 무엇 하나 정리해주지 못하는 어머니. 산은 신경도 안 쓰는데 작은 흔들림 하나에도 사사건건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운전기사. 어릴 때부터 산을 돌봐준, 산에게 있어서는 이모 같은 느낌의 가정부 아주머니의 걱정. 정작 산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눈치를 보는 반 학우들까지. 최산의 삶에 있어서 모든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런 눈빛이 싫고, 도움 하나 되지 않는 뻔한 걱정이 싫었다.

 

산이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어둠 속에 먹혀든 차들이 저마다 붉은 빛이 내고, 그 빛들은 온전히 산의 눈에 담겼다.

 

 

3.

 

 

오늘따라 몸이 무거웠다.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어째 몸이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은 건지 걸음마다 손이 축 늘어지며 산을 나무랐다. 오늘은 영 아니구나, 라고 생각은 했으나 학교를 빠질 생각은 없었기에 천천히 등교 준비를 했다.

 

산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쏟아지는 시선들을 무시하며 정문을 통과했다. 본인들도 뻔히 자동차 타고 온 거면서 왜 쳐다보는 거야. 이유야 잘 알고 있지만 산은 애써 모르는 척하며 걸음을 옮겼다. 저마다 여유롭거나, 혹은 분주하거나. 쎄한 아침 공기에 괜히 소름이 돋은 팔뚝을 문지르던 산이 아, 하는 작은 신음을 뱉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며칠 전 최 회장에게 맞아 생긴 멍이 그대로라는 것을 잊어버린 탓이었다. 본능적으로 주춤하며 걸음을 멈춘 산이 뒤늦게 멀뚱히 서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우영을 발견했다. 멀리서 봐도 무언가 난감한 티가 났다. 결국 한참 고민하는 듯 굴던 우영이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고, 동시에 산이 걸음을 옮겨 다가갔다.

 

 

“왼쪽에 흰색 건물, 화정관.”

 

 

화들짝 놀란 어깨가 움찔거린다. 뒤늦게 산과 눈이 마주친 우영이 언제 놀랐냐는 듯 자연스러운 척을 했다. 뻔히 놀란 모습 다 봤는데. 펄쩍 뛰던 우영의 어깨를 떠올린 산은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 교무실, 거기 있어. 자연스럽게 우영을 지나친 산은 익숙한 걸음을 옮겨 교실로 향했다. 온전하고 깔끔하진 않지만 나름 다 갖춰서 입은 교복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주렁주렁 달린 피어싱과 와중에 안으로 넣지 않고 뺀 셔츠가 나 양아치야, 하고 우영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저번에 봤을 때처럼 깔끔하게 올린 머리가 더 어울리는데. 산은 자신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았다. 인상을 가득 찡그린 채 산이 알려준 건물로 들어서는 우영이 자꾸 눈에 밟혔다. 지나가던 학우 몇 명이 그런 산을 보고 의아한 시선을 보냈다. 아, 너무 멍하니 있었나. 미련이 남은 듯 영 떨어지지 않는 걸음이 간신히 그 자리를 벗어난다.

 

교실에 도착한 산은 문을 열자마자 무언가를 확 끼얹은 것처럼 조용해진 교실에도 태연하게 굴었다. 저마다 얘기를 나누던 것을 멈추고 노골적인 시선을 보내는 모습은 조금 무섭기까지 했다.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던 산이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자연스럽게 창문 바깥으로 시선을 돌렸다. 언제부터 이랬을까. 산은 속으로 생각했다. 중학교 때까지는 또래 아이들과 무난하게 지냈던 것 같다. 잘 웃는 편은 아니었어도 이렇게 부담스러운 시선 속에 던져지진 않을 정도. 나름 친구라고 부를 사람들도 있었으니까. 산의 모든 것이 틀어지기 시작한 것은 폭력을 당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산의 얼굴이 인터넷 기사에 주르륵 올라오고, 공식적인 행사에 참여하고. 처음에는 신기하다며 하하 웃으며 말을 걸더니, 나중에는 저마다 산을 욕했다. 돈 많은 새끼들은 원래 가진 게 많아서 싸가지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정작 산은 손에 쥔 게 없는데.

 

교실 문이 열리고, 담임 선생님과 함께 우영이 들어왔다. 구태여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으나 산은 돌아보지 않았다. 모두가 교실에 처박혀 사람이 없는 운동장을 가만히 바라보던 산은 전학생에 대해 얘기하는 음성에 뒤늦게 고개를 돌렸다. 정우영. 산은 빼곡하게 먼 우영의 명찰을 한 번 보고는 그보다 시선을 조금 올려 눈을 마주했다. 묘한 표정의 우영이 먼저 고개를 돌리면서 둘의 시선이 틀어진다. 산은 속이 불편함을 느끼며 입을 꾹 다물었다. 오늘따라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그에 따른 연장선이라 생각했다.

 

 

“정우영. 전에 다니던 학교는 일반 학교였어.”

“…….”

“끝이에요.”

 

 

산은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으며 딱 우영과 어울리는 자기소개라고 생각했다. 물론 우영과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그 모양새가 우영이 풍기는 분위기와 어울렸다. 본능적으로 꿈틀거리며 올라간 입꼬리가 언제 그랬냐는 듯 수평을 이루었다. 산은 평소답지 않게 붕 뜬 분위기속에서 우영의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 그 걸음걸이마저 우영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생각할 즈음, 그 잘난 걸음이 뚝 멈추었다. 굳이 거리를 계산하지 않아도 우영이 멈춘 자리를 알 수 있었다.
伞听着传来的声音,觉得这真是一个非常适合友荣的自我介绍。当然,虽然他和友荣并不是特别亲近,但这种样子确实和友荣散发的气质很相符。本能地微微上扬的嘴角又恢复了平静。伞在平时不常有的浮躁氛围中听到了友荣的脚步声。就在他觉得连那步伐都能展现友荣的性格时,那自信的步伐突然停了下来。不用刻意去计算距离,伞也能知道友荣停下的位置。

 

산이 고개를 들어 우영과 시선을 마주했다. 무언가 할 말이라도 있는 것처럼 자신을 바라보는 우영의 시선이 조금 부담스럽다고 생각할 즈음, 우영이 손으로 본인의 입가를 쓸며 걸음을 옮겼다. 잘생겼네. 산은 속으로 생각하며 우영이 자신을 지나치자마자 고개를 돌려 창문 바깥을 응시했다. 등 뒤에서 여상과 우영의 목소리가 들렸다. 산은 둘의 조합이 퍽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伞抬起头,与友荣对视。就在伞觉得友荣的目光有些让人感到压力,仿佛有什么话要说的时候,友荣用手抚了抚自己的嘴角,迈开了步子。真帅啊。伞心里想着,等友荣从自己身边走过后,转头望向窗外。背后传来了吕尚和友荣的声音。伞觉得他们俩的组合非常合拍。

 

 

4.

 

 

“어디라고? 아아, W기업?” “哪里?啊啊,W 企业?”

“어.” “哦。”

“거기 얼마 전에 생긴 곳 아니야? 회사도 엄청 작은 걸로 아는데. 너 주식은 좀 해?”
“那里不是前段时间刚开的吗?我听说公司也很小。你有炒股吗?”

“야, 야. 졸부 아들이 뭘 안다고 주식 얘기를 하냐.”
“喂,喂。暴发户的儿子懂什么,竟然在谈论股票。”

 

 

흐음. 산은 소란스러운 뒷자리에 검지로 책상 위를 톡톡 두드렸다. 주제 모르고 여기저기 찌를 줄만 아는 양아치들이었다. 매번 잠자코 있던 산에게 한 번 시비를 걸기에 무시했더니 다음날 곧장 사과를 해왔던 무리였다. 최근에 어째 잠잠하다 싶었다. 아마 그 눈에 들어차는 게 우영이었겠지. 딱 봐도 어디서 사자 노릇 좀 하다가 온 졸부 아들, 사업 하나가 운 좋게 터져 헐레벌떡 급을 올리느라 바쁜 놈. 아마 본인들이 더 높은 위치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거겠지. 산은 유치하다 생각하면서도 우영의 반응이 궁금했다. 자신이 지켜야 될 선을 알기에 나서진 않았지만, 언뜻 우영의 헛웃음이 들린 것 같았다.
嗯。伞用食指轻轻敲打着嘈杂后排的桌子。那些不知天高地厚,只会到处惹事的混混们。每次他们找伞的麻烦,伞都选择无视,结果第二天他们就会来道歉。最近他们似乎安静了不少。大概是因为他们盯上了友荣吧。一看就是那种曾经在某个地方当过老大的暴发户儿子,家里生意运气好突然发达了,忙着提升自己的地位。可能是想要展示他们比别人更高的位置吧。伞觉得他们很幼稚,但还是对友荣的反应感到好奇。虽然伞知道自己不该插手,但似乎隐约听到了友荣的冷笑声。

 

싸우려나. 얼굴은 맞으면 안 되는데. 책상 위를 톡톡 두드리며 생각하던 산이 손가락을 우뚝 멈추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만약 싸움이 일어난다면 말려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산이 잠시 생각에 잠긴 사이 조용한 교실 안에서 퍽 시끄러운 소음이 났다. 상황의 전개를 소리로만 듣고 짐작하던 산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일어선 건가? 밀었나? 가만히 창문 밖을 바라보던 산이 느릿하게 눈을 깜빡였다. 쨍한 해와 때 아닌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가 눈에 들어왔다.
싸우려나。脸是不能被打的。伞一边轻轻敲打着桌子一边想着,突然停下了手指。虽然不知道原因,但他决定如果真的打起来了,他一定要阻止。伞暂时陷入沉思,安静的教室里突然传来一阵吵闹的声音。伞的脸微微僵硬,他只能通过声音来猜测情况。站起来了吗?推了吗?伞慢慢地眨了眨眼,继续静静地望着窗外。刺眼的阳光和不合时宜的风吹动着树枝,映入了他的眼帘。

 

 

“좆 까, 개새끼들아.” “去你妈的,狗崽子们。”

 

 

하마터면 상황도 잊고 웃을 뻔했다. 그래, 이것도 뭔가 너답다. 산은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우영의 표정을 그렸다. 물어뜯을 기회만 보고 있는 늑대 사이에 떨어진 주제 모르는 개, 그게 정우영이었다. 드르륵, 무언가 밀려나는 소리가 들렸다. 산은 눈치껏 우영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상황이 제법 흥미진진하게 흘러가는 모양인 건지 교실 앞에 앉은 학우 몇 명이 몸을 돌려 그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 눈빛이 꼭 투견장을 훑어보는 구경꾼들 같아서, 산은 부러 관심이 없는 척 눈을 내리깔고 책상 위에 놓인 자신의 손을 응시했다.
差点忘了情况,差点笑出来。对,这也很像你。伞自然地在脑海中描绘出友荣的表情。掉进一群只等着咬人的狼中的不知天高地厚的狗,那就是郑友荣。咯吱,一阵推挤的声音传来。伞敏锐地察觉到友荣站了起来。情况似乎变得相当有趣,坐在教室前面的几个同学转过身来观看那一幕。他们的眼神就像在打量斗狗场的观众一样,伞故意装作不感兴趣,低下头盯着放在桌上的自己的手。

 

우영은 줄곧 당찬 목소리로 뻔뻔하게 얘기했다. 졸부 아들이네, 뭐네. 산은 말로 아주 와장창 밀려나는 꼴이 우스웠다. 절대적인 양아치 정우영의 승이었다. 저렇게 얘기하는 성격도 부럽긴 하네. 산은 평범한 가정의 티가 났던 우영과 그의 부모님을 떠올렸다. 인상 좋으신 우영의 아버지는 우영이 불량한 태도를 보일 때마다 아닌 척 인상을 찌푸리며 눈치를 주었고, 그의 어머니는 옆구리를 콕콕 꼬집으셨다. 그런 부분들이, 짜증나게도 최산에게는 없는 것들이었다. 산이 잠시 다른 생각에 빠졌을 때, 분노에 커진 목소리가 교실 안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솔직히 시끄러운 교실은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학교니까, 다 어리니까. 그 정도의 소란스러움은 개의치 않았다. 다만, 우영을 향해 악을 지르며 꽂히는 말들이 거슬렸을 뿐이었다. 너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아?! 목소리의 주인공을 생각하던 산이 조용히 의자를 밀고 일어났다.
友荣一直用自信的声音厚颜无耻地说话。暴发户的儿子啊,什么的。伞觉得友荣用言语把对方彻底击溃的样子很搞笑。这绝对是混混郑友荣的胜利。伞有点羡慕他那样说话的性格。伞想起了友荣和他父母,友荣明显是来自一个普通家庭。友荣的父亲每次看到友荣表现出不良态度时,总是装作不在意地皱起眉头,给他眼色看,而他的母亲则会在旁边狠狠地掐他。这些都是让崔伞感到烦恼的,因为他没有这些。当伞暂时陷入其他思绪时,愤怒的声音在教室里回荡。说实话,他并不在意吵闹的教室。毕竟这是学校,大家都还年轻。那种程度的喧闹他并不介意。只是,那些对友荣大喊大叫的刺耳话语让他很不舒服。你知道我爸是谁吗?!伞想着声音的主人,悄悄地推开椅子站了起来。

 

눈을 감은 채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고 있는 우영과 씩씩 거친 숨을 뱉으며 핸드폰으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있는 반 학우의 사이에 끼어든 산은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고 있음을 느꼈다. 아니꼬운 시선들. 갑작스러운 인기척에 우영이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자연스럽게 둘의 시선이 얽혀들었다. 산은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을 옮겨 귓가로 가져갔다.
闭着眼睛按压太阳穴的友荣和粗重地喘着气用手机给某人打电话的同学之间,伞感觉到视线集中在自己身上。不屑的目光。突然的动静让友荣睁开了紧闭的眼睛,两人的视线自然地交织在一起。伞把手中的手机移到耳边。

 

 

“네, 어머니.” “是的,妈妈。”

 

 

전화 너머에서 여보세요? 하는 목소리가 타이밍 좋게 들려온다. 산은 차분히 말을 이었다. 전화 너머로 무슨 일이 있느냐 물어보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볼륨을 조금 줄인 산이 내내 우영을 보고 있던 시선을 옮겼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진 핸드폰,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자신을 바라보는 꼬리 내린 늑대가 눈에 들어온다. 산이 다시금 고개를 돌려 우영을 마주했다. 무언가 마음에 안 드는 듯 표정을 구긴 우영을 가만 바라보던 산이 원래는 할 생각도 없었던 우영의 안부를 자신의 어머니에게 늘어놓았다. 불만 가득한 눈빛을 온전히 받고 있는 산의 심기가 좋을 리가 없었다. 본인도 모르게 싸하게 굳은 입꼬리가 저렸다.
电话那头传来“喂?”的声音,时机恰到好处。伞平静地继续说话。电话那头传来母亲询问发生了什么事的声音,伞稍微调低了音量,一直盯着友荣的视线移开了。伴随着沉闷的声音,手机掉到了地上,脸色苍白的伞看到了低头的狼。伞再次转过头,面对友荣。伞静静地看着友荣那不满的表情,原本不打算说的友荣的近况也对母亲说了。伞完全接收到了友荣充满不满的眼神,心情自然不会好。自己也没注意到,紧绷的嘴角微微颤抖。

 

갑작스럽게 끼어든 산에 교실 안 분위기가 바뀌는 건 순식간이었다. 언성이 높아진 말싸움에도 돌아보지 않던 학우들까지 현재의 상황에 집중하고 있었다. 조근조근 말을 이어가던 산이 전화를 끊었다. 부쩍 조용해진 교실 안의 분위기가 부담스러웠다. 온전히 그 분위기의 가장 위에 선 것은 최산이었지만, 그 어느 하나 바꿀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부담스러운 눈길이 콕콕, 따갑게 산의 등에 박힌다. 화면이 꺼져 어두운 액정을 살짝 흔들어 전화가 끊어졌음을 알린 산이 우영과 온전히 시선을 맞추었다.
突然闯入的伞让教室里的气氛瞬间改变。即使是那些在激烈的争吵中也不曾回头的同学们,现在也都集中在眼前的情况上。伞继续低声说着话,然后挂断了电话。教室里突然安静下来的气氛让人感到压抑。虽然站在这气氛最顶端的是崔伞,但没有任何东西可以改变。压迫的目光像针一样刺在伞的背上。屏幕熄灭,伞轻轻晃动了一下暗下来的屏幕,示意电话已经挂断,然后完全与友荣对视。

 

 

“아버지한테는 네가 전화해.” “你给爸爸打电话。”

“…….” “……”

“아마 기다리실 거야.” “可能会等你。”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으나 최 회장이 우영에게 가지는 호감이 생각보다 컸다. 잘생겨서 그런가. 우영의 멀끔한 얼굴을 가만히 훑어보던 산이 몸을 돌렸다. 구겨진 자존심까지는 돌봐줄 생각이 없었다. 이 정도면 이제 우영에게 시끄럽게 구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자신의 자리를 찾아 앉은 산이 다시금 창문 바깥으로 시선을 옮겼다.
没错。虽然不知道具体原因,但崔会长对郑友荣的好感比想象中要大。是因为他长得帅吗?崔伞静静地打量着友荣那张干净的脸,然后转过身去。他没打算照顾友荣受伤的自尊心。到这个地步,应该不会再有人对友荣吵吵闹闹了。崔伞找回自己的座位坐下,再次把目光移向窗外。

 

산은 우영에게 도움을 주었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그냥. 소란스러운 교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끝마다 신분의 차이를 얘기하는 저급한 말을 듣기 싫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영이 주먹을 쓰지 않았으면 했다. 산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을 바라보며 왜? 하고 생각했다. 주먹을 쓰는 것도 정우영, 당장 보호자를 불러도 그건 우영의 문제였다. 산은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쨍한 햇빛 아래 눈을 감았다. 왜 신경이 쓰일까. 산이 자연스럽게 턱을 괴며 엄지로 자신의 입꼬리를 꾹 눌렀다.
伞不想承认他帮助了友荣。只是,真的只是。他不喜欢嘈杂的教室,也不想听到那些每次都在谈论身份差异的低级话语。而且最重要的是,他不希望友荣动用拳头。伞看着风中摇曳的树叶,心想,为什么?动用拳头的是郑友荣,即使立刻叫来监护人,那也是友荣的问题。伞微微歪着头,在刺眼的阳光下闭上了眼睛。为什么会在意呢?伞自然地用手托着下巴,用拇指按住自己的嘴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