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의 음주 장면이 짧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적폐날조캐붕. 1175 스포일러 주의
包含未成年飲酒的短暫場景。積弊捏造角色崩壞。1175 劇透注意
(23.02.19 / 05.31)
01
뒷목을 반쯤 덮는 머리가 정갈하게 묶여 있었다. 지저분해 보이기 쉬운 꽁지 머리도 백천이 하니 단정하기 그지없다. 시원한 향만이 어울릴 거라 생각했던 과거를 비웃을 만큼 그와 커피 향은 잘 어울렸다. 하긴 저 얼굴에 안 어울리는 향이 있겠느냐마는.
半遮住後頸的頭髮被整齊地綁著。即使是容易看起來凌亂的馬尾,百千綁起來也顯得非常整潔。與他咖啡香氣相配得天衣無縫,幾乎嘲笑過去只認為只有清爽香氣才適合他的想法。話說回來,那張臉上有不適合的香氣嗎?
옆테이블에서 진동벨이 울렸다. 여자는 빨갛게 웅웅거리는 벨처럼 붉어진 얼굴로 음료를 받았다. 동시에 백천의 눈길이 청명에게 닿았다 떨어진다. 저 인간이 난감하게 웃으며 청명의 눈치를 볼 상황은 하나였다. 허여멀거한 낯에 또 사람이 꼬였나 보지. 다행히 백천이 잘 거절했는지 여자도 예의상의 미소를 지으며 테이블로 돌아왔다.
旁邊桌子上的震動鈴響了。那女人臉紅得像嗡嗡作響的紅色鈴鐺一樣,接過飲料。與此同時,百千的目光落在青明身上又移開。那傢伙尷尬地笑著,只有一種情況會讓他注意青明。大概又有女人被他那蒼白的臉吸引了吧。幸好百千拒絕得好,那女人也帶著禮貌的微笑回到桌邊。
청명은 삐딱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빨대를 물었다. 게걸스레 공기를 마구잡이로 빨아들이면 쪼오옵, 쪼오오옵 소리가 조용한 카페를 침범한다. 주변에서 자신을 쳐다보든 말든 청명은 턱을 괴고 힘차게 빨대를 흡입했다. 이렇게 얌전하게 불만을 표출할 줄도 알고……. 내 성질도 참 많이 죽었지.
青明歪著嘴角吸著吸管。貪婪地亂吸空氣,發出嘶嘶、嘶嘶的聲音,打破了安靜的咖啡廳。無論周圍人是否在看著自己,青明都撐著下巴用力吸著吸管。這樣也會乖乖地表達不滿……我的脾氣也真是收斂了不少。
고개를 가볍게 흔든 백천이 아메리카노 한 잔과 조각 케이크를 들고 다가온다. 테이블에 접시를 놓으면서도 소리조차 내지 않는 게 백천다웠다. 일부러 불퉁하게 올려다 보면 커다란 손이 청명의 머리를 북북 쓰다듬고 빈 잔을 수거해갔다.
白千輕輕地搖了搖頭,端著一杯美式咖啡和一塊蛋糕走了過來。即使把盤子放在桌上,也一點聲音都沒有,這正是白千的作風。我故意不悅地抬頭看他,他那雙大手便輕輕撫摸著清明的頭,然後收走了空杯子。
“나 이거 시킨 적 없는데.”
「我沒點這個啊。」
“서비스다, 망할 사질놈아.” 「是招待,該死的傢伙。」
“뭐 시키는 것도 없는데 이렇게 퍼다 날라도 돼? 이 카페 망하는 거 아냐?”
「什麼都沒點,這樣亂送東西可以嗎?這咖啡館不會倒閉嗎?」
“말을 해도 꼭……. 너한테 돈 받는 게 더 이상하지.”
「就算說了……向你收錢才更奇怪。」
주거니받거니 하던 둘의 입술이 호선을 그린다. 백천은 청명의 질투가 귀여웠고 청명은 자신을 귀여워하는 그가 귀여웠다. 그새 돌아가 새 주문을 받는 백천을 밉지 않게 흘기며 동룡이 조옿댄다, 작게 중얼거리니 곧바로 눈빛을 쏘아댄다. 이제 무인도 아닌 놈이 어떻게 듣는 거람. 청명이 혀를 내둘렀다.
兩人你來我往的嘴唇畫出一條圓弧。白千覺得青明的嫉妒很可愛,青明覺得那個對自己可愛的他也很可愛。白千轉身去接新訂單,青明不帶敵意地瞥了他一眼,東龍嘀咕著,輕聲咕噥,隨即被白千用眼神射了回去。現在不是無人島,怎麼可能聽不到呢。青明吐了吐舌頭。
청명은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냈다. 과제 제출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다. 분명 어제 아침부터 밤까지 노트북 앞에 있었는데 쓴 거라고는 표지와 목차밖에 없다. 이게 다 진동룡 때문이다. 전생에는 일이 있으면 서로 건드리지 않는 게 불문율이었건만 지금의 백천은 틈만 나면 찰싹 달라붙어왔다. 한글 아랫부분의 2/2쪽을 보니 이가 부득부득 갈리지만, 그 마음을 이해 못할 것도 아니기에 밀쳐낼 수가 없었다. 늘 한 공간에 있어 보고 싶으면 볼 수 있었던 화산과 아침 저녁으로만 잠깐 볼 수 있는 이곳은 달라도 너무 다르니까. 사실 백천이 먼저 품을 내어주지 않는다면 청명이 먼저 그 품에 뛰어들었을지도 모르,
青明從包包裡拿出筆記型電腦。作業截止日期快到了。明明從昨天早上到晚上都坐在電腦前,寫的卻只有封面和目錄。這都是因為震東龍。前世只要有事,大家都不會打擾彼此,但現在的白千只要有空就黏上來。看到韓文下半頁的 2/2 頁,牙齒咬得咯咯響,但也不是不能理解他的心情,所以無法推開。一直待在同一個空間,想見就能見的華山,和只能早晚短暫見面的這裡,差別太大了。其實如果白千不先伸出懷抱,青明可能早就跳進去了。
‘아니, 아니거든.’ 「不,不是那樣的。」
그 모습을 상상한 청명이 제 생각을 뚝 끊어냈다. 그럴 바에야 나가 뒈져야지. 암, 그렇고 말고. 청명은 얼음을 물어 까드득 씹어 먹고는 제 양 볼을 찹찹 두드렸다. 이제 정말로 과제에 집중해야 할 시간이다.
想像著那個模樣的靑明,突然斷絕了自己的思緒。與其那樣,不如去死算了。嗯,沒錯。靑明咬著冰塊嘎吱嘎吱地嚼著,然後拍了拍自己的雙頰。現在真的是該專心做作業的時間了。
02
재회는 스물 한 살의 일이었다.
重逢是在二十一歲的時候。
백천의 카페는 소위 말하는 핫플이었다. 깔끔하고 편안한 밝은 나무색 인테리어, 직접 만드는 베이커리와 샌드위치, 적당한 산미의 커피, 마지막으로 자칫 평범할 수도 있는 것들을 완벽하게 만들어 주는 레시피킥, 잘생긴 사장님. 배우 뺨친다는 사장을 보러 왔다 커피에 빠져 단골이 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카페에는 아무런 상패도 없지만 알음알음 듣기로 바리스타 관련 상이 제법 된다고 들었다.
白千的咖啡館是所謂的熱門打卡地。乾淨舒適的明亮木色裝潢,自製的烘焙和三明治,適度酸味的咖啡,最後還有能完美呈現原本可能平凡無奇的東西的秘方,以及帥氣的老闆。許多人是為了看那位被說成像演員般帥氣的老闆而來,結果愛上咖啡成了常客。咖啡館雖然沒有任何獎牌,但據說在咖啡師相關的比賽中獲獎不少。
청명이 백천을 찾아가게 된 것도 그 유명세 덕분이었다. 함께 부어라 마셔라 하던 동기가 여자친구 자랑을 하며 보여 준 사진. 그 끄트머리의 남자가 낯이 익다 못해 익숙했던 것이다. 청명은 다음 사진으로 넘기는 동기의 팔을 붙잡고 형편없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靑明會去找白千,也是因為那份名氣。一起喝酒的同學炫耀女朋友時給他看了照片。照片邊緣的那個男人,不只是面熟,而是非常熟悉。靑明抓住正要翻到下一張照片的同學的手,用極其顫抖的聲音問道。
“……여기.” "……這裡。"
“…아, 여기 내 여자친구가 꼭 가고 싶어하던 카페인데 사장 진짜 잘생겼더라.”
"…啊,這是我女朋友一直很想去的咖啡廳,老闆真的很帥。"
“어딘데?” "在哪裡?"
“어?” "嗯?"
“이 카페 이름 뭐야?”
“這家咖啡廳叫什麼名字?”
동기가 말해 주는 카페를 검색하는데도 몰아치는 술기운에 헛손질만 연거푸 이어졌다. 파란 버튼의 길찾기를 눌러 보면 뜨는 숫자는 두 시간이다.
同事告訴我的咖啡廳名字,我試著搜尋,但酒意沖昏頭腦,手忙腳亂地亂按。按下藍色按鈕的路線導航,顯示的時間是兩個小時。
겨우 한 시진, 한 시진 거리에 사숙이 있다니. 청명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居然只有一時辰、一時辰的距離就有私塾。靑明猛地從座位上站了起來。
“다음에 내가 살게. 이번은 네가 사라.”
“下次我請客。這次你請。”
“어디 가! 야, 이 미친놈아 이거 소고기야!!! 나 돈 없다고!!”
“去哪裡!喂,你這瘋子,這是牛肉!!!我沒錢!!!”
취기로 볼이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술집을 나서자마자 불어오는 칼바람에도 상기된 뺨은 식을 기미가 없었다. 술내를 폴폴 풍기며 비틀비틀 택시를 잡아 탄 청명은 곧장 화면에 뜨는 주소를 불렀다.
酒意讓雙頰燙得發熱。剛走出酒館,迎面吹來的刺骨寒風也無法讓泛紅的臉頰冷卻。散發著酒氣,踉蹌著攔下一輛計程車的青明,立刻報出了螢幕上顯示的地址。
03
빠른 속도로 달리는 택시 안에서 어둠이 내려앉은 창밖을 보면 형형색색의 불빛이 긴 자취를 그리다 사라졌다. 청명은 하나의 점으로 시작해 긴 직선이 되어 소멸하는 빛 위로 과거를 떠올렸다.
在快速行駛的計程車內,望向已被黑暗籠罩的窗外,五彩繽紛的燈光劃出長長的軌跡後消失。青明回想起過去,燈光從一個點開始,變成長長的直線,最後消逝。
후회로 끝맺은 생의 다음 찾아온 두 번째 생. 백 년 후의 화산에서 청명은 백천을 만났다.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제 한 몸 바쳐 화산을 경애했고 그 옆에는 마찬가지로 화산을 끔찍이 사랑하는 사형제들이 짓궂게 자리를 지켰다. 맞잡은 손을 꽉 쥐면 같은 악력으로 굳게 잡아오는 손이 있었다. 마치 처음부터 제 손을 잡고 있었던 것처럼 당연한 듯 자리한 정인. 자신과 같은 곳을 바라보는 백천의 눈은 청명과 꼭 닮아 있었다. 청명은 그 생을 한 점 후회조차 없는 삶이라 자부했다. 처음 초삼의 몸에서 눈을 떴을 때는 분명 달갑지 않은 삶이었지만 눈을 감을 때는 원시천존께 감사하다 고백했을 정도로,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종장이었다.
以悔恨作結的生命之後,迎來了第二次生命。百年後的火山中,青明遇見了白千。為了不重蹈覆轍,他獻出自己的一切敬愛火山,而在他身旁,同樣深愛火山的師兄弟們頑皮地守護著這裡。緊握的雙手中,有一隻手以同樣的力道緊握回來。彷彿從一開始就握著自己的手般理所當然地存在著的摯愛。與自己目光相同的白千的眼神,與青明一模一樣。青明自信地認為那一生是毫無悔恨的生活。剛睜開眼睛於初三的身體時,雖然明顯是不情願的生命,但閉上眼時卻向原始天尊感謝,甚至自我滿意地結束了生命。
그러니 열 살 무렵 자신을 다시 자각했을 때의 당혹감이란 공포와도 비슷했다. 세계의 냄새와 공기의 밀도로부터 본능적으로 알았다. 이곳은 청명이 그토록 경애한 화산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라는 걸. 청명은 작은 손을 내려다봤다. 마른 웃음이 방 안을 채우고 짧은 손가락 위로 눈물이 쏟아질 적에는 금지옥엽 아들의 방에서 들리는 괴상한 소리에 부모가 달려오기도 했다.
因此,當他在十歲左右重新意識到自己時,那種困惑感幾乎像恐懼一樣。他本能地從世界的氣味和空氣的密度中察覺到,這裡是沒有青明那麼敬仰的火山存在的世界。青明低頭看著自己小小的手。乾澀的笑聲充滿了房間,每當淚水從短短的手指上滑落時,父母便會因兒子房間傳來的怪異聲音而跑來。
혁아, 혁아. 왜 그렇게 울어.
革兒,革兒。你為什麼哭得那麼厲害?
귓가에 들리는 낯선 이름에 청명은 심장을 쥐어 뜯으며 울었다.
聽到耳邊那陌生的名字,青明心如刀割般哭了起來。
04
몇 달간 부쩍 조숙해진 아이는 입을 여는 일이 줄어들었다. 음울한 분위기를 두르고 벽을 치고 살던 아이가 어느 날 부모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이름을 바꾸고 싶다 했다. 부모는 순순히 동의했다.
幾個月來變得格外早熟的孩子,開始減少開口說話。那個總是籠罩著陰鬱氣氛、像是在牆角生活的孩子,有一天主動跟父母說話了。他說想改名字。父母欣然同意了。
靑明
청명은 화산이 준 그의 이름을 되새겼다. 화산이 사라진 세계에서 화산을 기억하며, 청명은 살고자 마음 먹었다.
靑明回想起火山賜予他的名字。在火山消失的世界裡,懷念著火山,靑明下定決心要活下去。
05
평화로운 세상이었다. 평화에 물드는 일이 쉬운 만큼 지겨운 권태가 달라붙는 일도 쉬웠다. 두 평생의 취미였던 술에 손이 가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한밤 중 냉장고 속 술을 훔쳐 어두운 방에서 목울대를 넘기면 지루한 세상이 조금은 재밌었다. 딱딱한 도문의 규범에 적응하지 못했던 과거의 자신이 비쳐 웃기기도 했다. 살아가고자 마음 먹었음에도 변화는 적었다. 학교를 성실히 다니고 좋은 성적을 받고, 부모가 추천하는 학원에 열심히 얼굴을 내비쳤다. 집단에 어울리기 위해 부단히 애썼으나 그것만큼은 잘 되지 않았다. 동떨어진 이 느낌을 청명은 누구보다 잘 알았다.
這是一個和平的世界。和平如此容易染上,無聊的倦怠感也同樣容易附著。兩輩子以來的嗜好──喝酒,成了自然而然的選擇。半夜偷喝冰箱裡的酒,在昏暗的房間裡咽下喉嚨,讓無聊的世界稍微有些趣味。過去無法適應嚴格道門規範的自己映照出來,讓人忍俊不禁。即使下定決心要活下去,變化卻不多。認真上學,取得好成績,努力出現在父母推薦的補習班。為了融入群體不斷努力,但唯獨這點做得不好。靑明比誰都清楚這種格格不入的感覺。
아들이 다시 밝아졌다며 기뻐하는 부모를 두고 청명은 순한 아이처럼 웃었다. 좋은 분들이었기에 좋은 아들이 되어 주고 싶었다. 여전히 황량했고 외로웠지만 괜찮았다.
父母因兒子再次變得開朗而欣喜,靑明像個溫順的孩子般微笑。因為他們是好人,所以想成為一個好兒子。依然荒涼且孤獨,但沒關係。
어느 순간부터 청명은 삶을 위해 부단히 애쓰지 않기로 했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야겠다. 그러다 보면 분명 이 세계에도 사랑하는 것들이 새로이 쌓이리라 믿었다.
從某個時刻開始,靑明決定不再為了生活而不斷努力。只想隨波逐流地活著。相信這樣下去,這個世界裡也一定會重新積累起愛著的事物。
청명은 매화검존이었고, 화산검협이었으며, 또한 여전히 청명이었다.
靑明是梅花劍尊,是華山劍俠,同時依然是靑明。
06
청명은 그럭저럭 잘 살았다. 종종 화산마저 잊고 현재의 삶에 집중하기도 했다. 더 이상 옛일을 떠올리는 일이 마냥 괴롭지는 않았다. 성인이 되어 합법적으로 술을 마시게 된 날부터는 삶이 제법 괜찮았다. 맛볼 술이 끊임없이 나온다는 건 그 자체로 하나의 행복이 되었다. 술자리 단골 주제인 연애와 첫사랑 얘기에서는 가끔 말문이 막혔으나 어린 아이들의 풋내나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밌었다. 너도 연애를 좀 해보라는 말에 눈이 높아 안 된다 손사레치면 쏟아지는 야유도 귀여웠다.
靑明過得還算不錯。有時甚至會忘記華山,專注於現在的生活。不再一味地為回憶過去而痛苦。成年後合法喝酒的那天起,生活變得相當不錯。能不斷品嘗美酒本身就是一種幸福。酒桌上常聊的戀愛和初戀話題,有時會讓他語塞,但聽小孩子們青澀的故事也很有趣。當被說「你也該談談戀愛」時,他會因為眼光高而拒絕,隨之而來的嘲笑聲也很可愛。
“눈길 가는 애 있으면 만나 보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지.”
「如果有喜歡的人就去見見,不然就算了。」
인기 많으면 다 저렇게 생각하냐는 투덜거림이 뒤따랐다. 청명은 낄낄 웃으며 술잔을 부딪혔다.
「人氣多了就都那麼想嗎?」抱怨聲隨之而來。靑明咯咯笑著,碰了碰酒杯。
이런 날이면 투명한 소주잔 위로 헌앙하기 짝이 없는 누군가가 흐릿하게 그려지고는 했다.
這種日子,透明的燒酒杯上總會隱約映出一個無可比擬的某人。
누군가 백천을 사랑하냐 묻는다면 청명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하지만 그 마음이 정인으로서의 마음이냐 묻는다면 글쎄, 청명은 자신이 무어라 답할지 알 수 없었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로, 흘러간 일은 흘러간 대로.
如果有人問靑明是否愛著白千,他會毫不猶豫地點頭。但若問那份心情是否是作為情人的心情,嗯,靑明不知道自己會怎麼回答。過去的事就是過去的事,流逝的事就讓它流逝吧。
흐릿하던 얼굴이 그에 반항하듯 점점 선명해진다. 그럴 때면 청명은 그 얼굴이 완전히 떠오르기 전에 술잔을 털어 넣고는 했다.
模糊的臉龐彷彿在反抗似的逐漸變得清晰。每當那時,靑明總會在那張臉完全浮現之前一飲而盡。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不想深思。
07
카페는 번화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다. 가로등에 비친 얼룩 한 점 없는 하얀 이층 건물은 흰 옷을 때 타지 않게 입던 옛 정인을 생각나게 했다. 검은 창살 사이로 줄지어 선 나무가 보인다. 청명은 단번에 그 나무를 알아본다. 평생을 가슴팍에 새기고 살았던 다섯 잎의 매화. 최초의 기억에서부터 함께해온 나무를 청명이 알아보지 못할 리 없었다. 검은 철문을 잡고 올라가 뛰어내린 청명은 불 꺼진 카페 대문을 부서져라 두드렸다. 아무리 용을 써도 문이 열리지 않았다. 겨울 바람에 부르튼 주먹이 빨개질 때까지 두드리던 청명은 문에 등을 대고 주저앉았다.
咖啡廳位於離繁華街稍遠的地方。街燈下映照著一棟潔白無瑕的二層建築,讓人想起穿著白衣不沾塵埃的舊情人。透過黑色的窗欄,可以看到一排排樹木。靑明一眼就認出了那棵樹。那是他一生銘刻於心的五葉梅花樹。從最初的記憶開始就一直陪伴著他的樹,靑明不可能認不出來。靑明抓住黑色鐵門,跳上去又跳下來,拼命敲打著已熄燈的咖啡廳大門。無論怎麼用力,門都沒開。靑明敲到因冬風而凍紅的拳頭,最後靠著門坐了下來。
무릎을 안고 있으면 날숨이 들숨이 되어 돌아왔다. 그 사이에 밴 술냄새가 지독하게 쓰다. 이럴 줄 알았으면 술이라도 사서 올걸. 아니, 이렇게 새벽에 들이닥칠 게 아니었는데. 보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달려온 걸 보면 취하긴 죽도록 취했나 보지.
抱著膝蓋,呼出的氣息又成了吸入的氣息。夾雜其中的酒味苦澀刺鼻。如果早知道會這樣,應該買酒帶來。不是說好不會這麼凌晨衝來的嗎。只是因為想念這個簡單的念頭跑來,想必是醉得死去活來了吧。
어둠 속에서는 시야가 흐려졌는지도 잘 모르겠다. 두 눈 가득 차오른 눈물이 투둑 떨어져 무릎을 적셨다. 젖은 천이 찬 바람에 얼고 나서야 청명은 자신이 울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在黑暗中,視線模糊不清也不太知道。滿眼的淚水滴答滴答落下,濕潤了膝蓋。濕透的布料被寒風凍住後,靑明才意識到自己正在哭泣。
“춥다, 동룡아. 너무 추워.” "好冷,東龍啊。太冷了。"
“…….” "……。"
“사숙. 사숙. 나 얼어 죽어.”
"師叔。師叔。我快凍死了。"
“………사숙.” "………師叔。"
이번 생에서 한 번도 부르지 않았던 이름이 터져 나왔다. 꾹꾹 눌러 담았던 마음에 둑이 터져버린 것 같았다. 청명은 눈가를 대충 훔쳐내며 일어섰다. 이대로 있다가는 얼어 죽기 십상이다. 술주정은 부릴 만큼 부렸으니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다.
這是這一生中從未叫過的名字突然脫口而出。就像壓抑已久的心情決堤了一樣。靑明隨意地拭去眼角,站了起來。再這樣下去很可能會凍死。酒醉已經夠了,該是回去的時候了。
애초에 백천이 저를 기억하리라는 보장도 없었다.
一開始就沒有保證白千會記得我。
08
술 기운이 돌아도 제대로 돌았나 보다. 그게 아니라면 천하의 청명이 이깟 문 하나 뛰어넘지 못할 리 있나. 휘청거리며 불안정하게 착지한 탓에 발목이 시큰거렸다. 통증에 인상을 찌푸리며 벽을 짚자 누군가 청명의 팔을 잡고 부축해왔다.
酒意上頭,似乎真的醉了。要不然,天下無雙的清明怎會過不去這麼一扇門。踉蹌著不穩地落地,腳踝隱隱作痛。皺著眉頭撐著牆壁時,有人抓住清明的手臂扶住了他。
취기 때문인지 놀람 때문인지 심장이 점차 세차게 뛴다. 기대하지 말아야 해. 기대했다간 실망하고 말 거야. 머릿속에 울리는 자신의 목소리를 되뇌며 청명은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是因為醉意還是因為驚訝,心臟越跳越快。不能抱太大期望。若是期待了,最後只會失望。清明一邊反覆念著腦中響起的自己聲音,一邊慢慢轉過頭。
형편없이 일그러진 청녹색 눈동자가 청명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形容極其扭曲的青綠色眼眸正俯視著清明。
깊은 곳에 억지로 봉해 두었던 마음이 기어이 선명해지고야 만다.
深藏於心底的情感終究變得清晰明朗。
09
울지 마, 사숙. 不要哭,師叔。
연모해. 我愛慕你。
10
청명은 더 이상 외롭고 황량하지 않았다.
淸明不再孤單荒涼。
11
일사천리로 이루어질 것 같았던 둘의 동거는 생각외로 몇 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첫째는 청명이 까까머리의 군인이 되었기 때문이고, 둘째는 백천의 집이 학교에서 멀었기 때문이다.
原本看似會順利進行的兩人同居,卻意外地花了好幾年的時間。第一是因為靑明成了剃著平頭的軍人,第二是因為白千的家離學校很遠。
12
백천은 군부대에서도 유명했다. 격주마다 면회를 오는 사람도 드문데 그 사람의 외모까지 빛이 나니 유명세를 타는 건 당연지사다. 청명은 같잖은 군기에 툴툴거리며 흉흉한 아우라를 풍기다가도 입에 넣어지는 정성 어린 음식에 어깨 힘이 슬그머니 풀어지고는 했다.
白千在軍隊裡也很有名。隔週來探望的人本就稀少,他那耀眼的外貌更是讓他聲名遠播。靑明雖然對無聊的軍紀嘟囔著,散發出陰沉的氣場,但當嘴裡吃到用心準備的食物時,肩膀的力氣便悄悄地放鬆了。
“잘 하라고 해서 잘했더니 이젠 너무 잘한다고 지랄이잖아. 되먹지도 못할 서열 싸움부터 하려 드는 게 꼭 사숙 옛, 으읍! 읍!”
「說我做得好我就做好了,現在又說我做得太好,真是胡鬧。從不成體統的階級鬥爭開始,真像是私塾裡的老古董,嗯唔!嗯!」
“옳지. 많이 먹거라, 청명아.”
「好樣的。多吃點,靑明啊。」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청명은 특유의 뿌듯하고 경쾌한 분위기로 백천을 맞았는데, 백천은 따로 묻지 않아도 어떻게 된 일인지 예상할 수 있었다. 경험이란 이래서 중요한 법이다.
不久之後,靑明以特有的滿足且輕快的氣氛迎接白千,而白千即使沒特別問,也能預料到發生了什麼事。經驗果然是這麼重要的東西。
13
청명의 졸업식 날 백천은 제 어깨너비만 한 꽃다발을 준비했다. 선물은 집 열쇠였다.
靑明的畢業典禮那天,白千準備了一束和自己肩膀寬度一樣大的花束。禮物是房子的鑰匙。
14
“사숙, 나 오늘은 카레 먹고 싶어.”
「師叔,我今天想吃咖哩。」
“카레 좋지.” 「咖哩不錯。」
마침 야채 코너 앞이었다. 백천이 양파를 고르는 동안 청명은 끌던 카트를 세우고 곁눈질로 백천을 살폈다. 목표 지점은 술 코너. 백천 몰래 다녀오려면 재빠르게 행동해야 했다. 청명은 술 없이는 못 사는 사람인데, 백천이 칼같이 막는 바람에 벌써 한 달째 입에도 못 대고 있었다. 물론 내력 없는 몸뚱아리는 함부로 주독에 빠지기엔 위험하지만! 아무리 운동을 해도 온실 속 화초나 다름 없게 보이지만! 그건 그거고 술은 마셔야 했다. 그리고 백천의 과보호는 질투에 가까운 것 같았다. 전생에는 백천도 술을 꽤 하는 편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지금의 백천은 술에 약한 몸으로 태어났으니. 분명 술이 센 청명이 부러워 마시지 못하게 하는 거겠지.
正好在蔬菜區前。白千正在挑選洋蔥時,清明停下推著的購物車,斜眼觀察著白千。目標地點是酒類區。若要偷偷去,必須迅速行動。清明是個離不開酒的人,但因為白千嚴格禁止,已經一個月沒碰酒了。當然,體質虛弱的人輕易沉迷酒精是危險的!即使怎麼運動,看起來也像溫室裡的花朵!不過那是另一回事,酒還是得喝。而且白千的過度保護似乎帶有嫉妒意味。前世白千也算是酒量不錯的人,但可惜現在的白千天生酒量很差。肯定是因為羨慕酒量好的清明,才不讓他喝酒吧。
그게 아니라는 건 청명도 알고 있지만, 아무튼 그 이유도 조금은, 아주 조금은 섞여 있을 것이다. 멋대로 생각한 청명은 백천이 등을 돌리는 순간 빛과 같은 속도로 소주를 집어왔다. 쇼핑 카트 맨 아래에 소주를 집어넣고는 아무 일도 없었던 척 얌전히 백천을 기다렸다. 쨍강이는 소리도 나지 않게 용의주도하게 페트 소주로 잘 집어 왔다. 잠시 후 카레에 들어갈 야채를 골라 온 백천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청명을 보기는 했지만……. 청명은 어색하게 휘파람만 휘휘 불어댔다.
清明也知道並非如此,但無論如何,那個理由多少也有一點點,真的只有一點點。清明胡思亂想著,趁白千轉身的瞬間,以光速拿起了燒酒。把燒酒放在購物車最底層,裝作若無其事地乖乖等著白千。燒酒是用塑膠瓶裝的,沒有發出一點聲響,謹慎地帶回來。過了一會兒,白千挑選完咖哩用的蔬菜,雖然用懷疑的眼神看著清明……清明尷尬地吹著口哨。
15
어찌저찌 술을 숨겨 들어오기는 했다만, 일단은 백천을 속이는 듯해 양심이 콕콕 아파오던 차였다. 그리고 눈앞의 식탁을 보며 청명은 개같이 후회하고야 만다. 청명이 먹고 싶어하던 카레와, 가장 좋아하는 회과육, 분주 몇 병이 선물처럼 놓여 있었다. 화룡정점으로는 그간 금주하느라 고생했다며 잘생긴 얼굴을 더 잘생기게 만드는 것 아닌가. 잠시 어버버거리던 청명은 자기합리화를 시전했다. 술을… 숨겨 오기는 했지만 아직 마시지는 않았으니 이 맛있는 밥상을 식탁째로 먹어도 아무 문제 없을 것이다! 그렇게 눈에 불을 켜고 젓가락을 움직이려던 찰나였다.
雖然總算偷偷帶回了酒,但一想到似乎在欺騙白千,良心不禁刺痛。看著眼前的餐桌,清明後悔得像條狗。桌上擺著清明想吃的咖哩、最喜歡的回鍋肉,還有幾瓶啤酒,像禮物一樣。作為畫龍點睛,還說這段時間戒酒辛苦了,讓帥氣的臉更帥氣。清明一時語塞,開始自我合理化。酒雖然偷偷帶回來了,但還沒喝,這麼美味的飯菜就算整桌吃也沒問題!正當他眼睛發亮準備動筷時。
“술은 소주가 낫겠다.” 「酒還是燒酒比較好。」
그대로 굳어 삐질삐질 시선을 올리자 아니나 다를까 백천의 손에 잘 숨겨 놓았다 생각한 소주가 들려 있었다. 백천이 페트 소주를 들어올리며 짙게 웃었다.
就那樣僵硬地皺著眉頭抬頭一看,不出所料,白千手中正拿著他以為藏得很好的燒酒。白千舉起寶特瓶燒酒,露出深深的笑容。
“아니 사숙. 내가 그걸 마시려고 한 게 아니라…….”
“不是的,師叔。我不是打算喝那個……”
“안 마시면, 고사 지내려던 참이냐?”
“不喝嗎?難道是打算舉行祭祀儀式?”
“……아니, 아!” “……不是,啊!”
억울하지만 변명할 말이 없다. 청명은 영혼이 털린 듯 허탈하게 의자에 추욱 늘어졌다. 적당히 약한 척을 하면 백천이 봐주리라 믿었던 청명은 진짜로 분주를 갖고 가 버리는 백천을 보며 냅다 소리부터 질렀다. 진동룡 소주는 왜 갖고 가!
雖然感到委屈,但沒有辯解的話。靑明像靈魂被掏空般無力地癱坐在椅子上。靑明本以為稍微裝作虛弱一點,白千會體諒他,卻看到白千真的拿著燒酒離開,忍不住大聲喊道:「振動龍燒酒為什麼要帶走!」
“야, 백처언! 진동료오옹! 치사하게 한번 준 거 뺏아가기 있냐?!”
「喂,白處恩!振動龍啊啊啊!這麼小氣,給一次就搶走,合理嗎?!」
16
둘이 함께 가꾸는 식물이 무럭무럭 자라는 옥상 한가운데는 둥근 탁자와 의자가 있다. 가끔 하늘이 맑은 날에 올라와 고기 굽고 술도 마시며 시간을 즐기는 장소였다.
兩人一起栽種的植物茁壯成長,屋頂中央擺著圓桌和椅子。偶爾天氣晴朗時會上來烤肉、喝酒,享受時光的地方。
오늘은 탁자 위에 분주 한 병이 놓여 있었다. 이러려고 아까 안 준 거네. 청명은 저절로 올라가는 입꼬리를 숨겼다. 백천의 가디건을 걸치고 호주머니에 양손을 꽂은 채로 건들건들 다가간 청명이 어깨로 백천을 툭 쳤다. 뒤돌아보는 얼굴은 평소와 같이 단정하고 다정하다.
今天桌上放著一瓶燒酒。原來剛才沒給就是為了這個。靑明不自覺地露出笑容,披著白千的開襟衫,雙手插在口袋裡,搖搖晃晃地走近,輕輕用肩膀碰了碰白千。回頭的臉依舊整潔溫柔。
이곳 하늘은 탁해서 별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높이 뜬 하얀 달을 보며 청명이 먼저 술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탁 소리나게 병을 두고는 캬, 이 맛이지. 중얼거리면 백천도 청명을 뒤따라 술을 마시며 크으 소리를 낸다. 마주보며 웃는 얼굴이 달빛에 환했다.
這裡的天空很濁,星星看不清楚。看著高掛的白月,清明先大口大口地喝著酒。瓶子放下發出咔嚓聲,他喃喃自語:「啊,這才是味道。」白天也跟著清明喝酒,發出「嗯」的聲音。兩人相對而笑,臉在月光下顯得明亮。
“우중충하니 그때랑 똑같네.” 「陰沉沉的,跟那時候一模一樣。」
“오늘은 나름 맑은 편이다, 청명아.”
「今天算是挺晴朗的,清明啊。」
“별도 몇 개 보이지도 않는데.”
「連幾顆星星都看不到。」
투덜거림을 재우려는 듯 백천은 청명의 손을 끌어와 직접 병을 쥐여준다.
白千似乎想平息抱怨,拉過清明的手,親自把藥瓶交到他手中。
“그래도 예쁘잖아.” 「不過還是很漂亮啊。」
“허, 이 양반이 또 꼬시려 드네.”
「哈,這傢伙又想撩我了。」
눈썹을 꿈틀거린 청명이 부루퉁하게 답하며 목구멍으로 술을 내리붓는다. 술병을 거꾸로 들어 보란 듯이 탈탈 털며 입술을 삐죽였다. 한 병을 누구 코에 붙이냐 닥달하자 군말 없이 술병을 가지러 내려가는 태도가 썩 마음에 든다. 사숙! 아까 남은 회과육도 같이 가져 와! 소리치면 대답이 돌아온다. 천천히 눈을 위로 올려 보자면 누구 말마따나 예쁘긴 했다. ……예쁘긴 하네. 혼자 중얼거린 청명은 스스로가 뱉은 말이 만족스러워 나직하게 웃고 만다. 무용한 것을 보아도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상념이 없다는 게 새삼 신기했다.
清明皺了皺眉,嘟著嘴回答,然後把酒一口喝下去。他把酒瓶倒過來晃了晃,嘟起嘴唇。有人催促他把酒瓶交出,他毫不多言地去拿酒瓶,這態度讓人很滿意。私房菜!剛才剩下的回鍋肉也一起拿來!喊著,得到回應。慢慢抬頭一看,果然如人所說,真的很漂亮。……真的很漂亮。清明自言自語,對自己說出的話感到滿意,輕輕笑了。即使看到無用的東西,腦中也沒有紛亂的思緒,這讓他感到格外新奇。
신기한 세상에 태어나 복잡함 없이 단순하게 살아가는 것. 청명은 이런 삶도 나쁘지 않다 생각한다.
出生在奇妙的世界中,過著沒有複雜、單純的生活。清明認為這樣的生活也不錯。
6개의 댓글 6 則留言
글 정말 잘 쓰세요.. 너무나 아름다운 이야기 감사합니다 ;)
文章寫得真的很好.. 非常感謝這麼美麗的故事 ;)
평화롭고 아름다워요.. 平靜而美麗..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