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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화 누님께서 좀… (3)
86 話 姐姐有點…(3)



쿠웅!  咚!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묵직한 것이 떨어진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정원의 조경 사이로 사람의 그림자가 보인다. A급 헌터들이다.
不遠處傳來沉重物落地的聲音。透過庭院的景觀樹叢,隱約可見人影。是 A 級獵人們。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沒過多久,

“뒤로 물러나십시오.”  「請往後退。」

김성한이 옥상정원의 벽을 넘어 내 곁으로 다가왔다. 난리 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엘리베이터 타고 빙 돌아 나온 속도는 아니고 뛰어내린 건가. 조금 전 그 소리의 범인인 모양이다.
金成漢翻越了屋頂花園的牆壁,走到我身邊。剛剛鬧騰沒多久,他不可能搭電梯繞遠路出來,難道是跳下來的?看來剛才那聲響的元兇就是他。

노아는 아직 움츠리듯 멈춰 서 있다. 그 발치로 눈에 보일 정도로 짙은 독기가 어른거린다.
諾亞還縮著身子停在原地。那腳邊彷彿能看見濃烈的毒氣在浮動。

“예림아, 이리 와.”  「藝琳,過來這邊。」

약간 비틀거리며 잔디밭 위로 내려서는 예림이에게 손을 뻗었다.
我伸手向有些踉蹌地走下草坪的藝琳。

“안 돼요. 이 독, 제가 가진 해독제가 안 들어요.”
「不行。這毒,我帶的解毒劑沒效。」

“독 저항 있어. 당장 와!”
「有毒抗性。馬上過來!」

속성 저항은 B급 이상이면 범위가 넓어진다. S급만 되어도 옷과 장비는 물론 신체 주변까지 미미한 영향을 준다. 내 독 저항은 L급이니 사람 하나쯤은 충분히 적용시킬 수 있을 것이다.
屬性抗性只要是 B 級以上,範圍就會擴大。到了 S 級,不僅是衣服和裝備,連身體周圍都會受到微弱影響。我的毒抗性是 L 級,應該足以套用在一個人身上。

명령조로 강하게 말하자 예림이가 망설이면서도 다가온다. 얼른 팔을 뻗어 피투성이 소녀를 품에 끌어안았다.
我用命令口吻強硬地說,예림雖然猶豫,還是走了過來。我趕緊伸手,將滿身是血的少女抱入懷中。

“팔은 어때?”  「手臂怎麼樣?」

예림이가 내 가슴께에 뒤통수를 댄 채 중독된 팔을 살펴본다. 파헤쳐져 검게 물든 상처에 절로 눈가가 찌푸려졌다. 이 정도 상처는 흔히 봐 왔음에도 속이 쓰리다. 차라리 내가 다치는 게 마음 편하지.
예림이靠著我的胸膛,後腦勺貼著我,檢查著那眾獨的手臂。被撕裂、染成黑色的傷口讓我不由自主地皺起眉頭。即使這種傷口常見,我還是感到心裡隱隱作痛。倒不如說是我受傷會比較安心。

“더 퍼지진 않는 거 같아요. 통증도 가셨고요. 헌터용 진통제 먹었는데도 좀 아팠거든요.”
「好像沒有再擴散。疼痛也消失了。雖然吃了獵人用的止痛藥,但還是有點痛。」

“다행이다. 혹시 속에서 피 올라오거든 참지 말고 뱉어 봐.”
「真是太好了。如果裡面有血往上湧,不要忍著,吐出來。」

“음, 속은 괜찮은데요.”  「嗯,裡面沒事。」

내상은 없는 모양이다. 민첩 특화 순간이동 스킬에 상대의 발까지 묶을 수 있다 보니 저보다 훨씬 강한 상대로도 잘 버텨냈다. 기특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看來沒有內傷。因為敏捷專精的瞬間移動技能,甚至能束縛對方的腳步,所以即使面對比我強得多的對手也能堅持住。既讓人佩服又讓人心疼。

텅!  空!

김성한의 앞으로 가로세로 1.5미터쯤 되는 철판 같은 것이 땅을 내리찍으며 선다. 그 소리에 노아가 고개를 들었다. 여전히 눈이 정상이 아니다.
金成漢往前一拍,一塊約一點五公尺見方的鐵板般的東西重重地砸在地上。那聲音讓諾亞抬起了頭。眼睛依然不正常。

‘저게 어딜 봐서 착하고 말 잘 듣는 동생이냐.’
「那哪裡看得出是乖巧聽話的妹妹啊。」

아니, 리에트 앞에서는 고분고분했겠지. 제가 당해 낼 수 없는 무서운 상대라고 못 박혀 있었을 테니까. 그런데 그 누나가, 누나로 느껴지는 상대가 약하다고 판단되자마자 이성을 잃고 덤벼들다니. 평소에 얼마나 억누르고 살았던 건지 짐작도 잘 안 간다.
不,應該是在麗艾特面前才會乖乖的吧。因為她早已被定義為無法對抗的可怕對手。但那個姐姐,一旦判斷出作為姐姐的對象很弱,就失去理智衝了上去。平時到底壓抑了多少,我根本無法想像。

라우치타스의 천적 효과 두 배에 더해 드래곤슬레이어 칭호가 리에트 때처럼 호감이라도 일으켰는지 키워드가 쉽게 적용된 것까진 좋았는데, 이 난리가 날 줄이야. 양육자가 다 좋은 사람일 리 없는데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내 잘못도 있다. 양육자가 아닌 피양육자의 말을 들어 봤어야 했어.
除了勞奇塔斯的天敵效果加倍外,還有龍殺手稱號像對麗艾特那樣引起好感,關鍵字能輕易套用這點倒是好,但沒想到會鬧成這樣。養育者不可能都是好人,我也有沒好好了解的錯。應該聽聽被養育者的話。

“다른 S급 헌터가 도착하려면 얼마쯤 걸리겠습니까?”
「其他 S 級獵人要多久才能到?」

“소식은 들어갔겠지만 바로 출발했다 해도 십 분 안팎은 걸릴 겁니다.”
「消息應該已經傳開了,就算立刻出發也要十分鐘左右。」

갓 S급이 된 김성한이지만 방어 적성 헌터이니 그 정도쯤 버티는 것은 가능할 터다. 그래도 노아가 김성한 상대로 더 날뛰었다간 주변이 남아나질 않겠지. 예림이와 달리 힘과 힘이 부딪치게 될 테니. 이사한 지 하루 만에 집 날아가는 꼴은 피해야 하지 않겠는가.
雖然金成漢剛成為 S 級,但身為防禦適性獵人,撐過那程度應該沒問題。不過如果諾亞對金成漢繼續胡鬧,周圍可就沒人能活下去了。和藝琳不同,這次是力量與力量的正面碰撞。才搬家一天就讓房子飛了可不行啊。

한숨을 삼키며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다행히 멀쩡하다.
吞了口氣,拿出手機。幸好還完好無損。

‘증오의 대상은 분명 리에트겠지.’
「憎恨的對象肯定是麗艾特吧。」

오늘 처음 본 나를 눈 뒤집어 가며 죽이려 들 리 없다. 노아가 무서워하면서도 덤비고 싶어 하는 상대는 틀림없이 제 누나다. 그럴 만도 한 게.
今天第一次見面的人不會翻白眼想要殺我。害怕卻又想挑戰的對象,無疑是自己的姐姐。這也是理所當然的。

‘A급 헌터가 S급으로 성장하는 건 쉽지 않아.’
「A 級獵人要成長為 S 級並不容易。」

김성한만 해도 5년이 넘도록 A급에 머물러 있었다. 방어형이라 성장이 느린 탓도 있었겠지만, 공격 적성이라고 해도 가장 빠르게 A급에서 S급으로 성장했다 알려진 헌터가 5년 반 걸렸다.
就連金成漢也在 A 級停留了超過五年。雖然因為是防禦型,成長較慢,但即使是攻擊型,被認為是從 A 級最快成長到 S 級的獵人,也花了五年半的時間。

그런데 노아는 길어야 3년 만에 S급이 되었다. 대체 얼마나 혹독하게 굴려야 저런 빠른 성장이 가능할까. 리에트가 지옥에서 올라온 양육자 같은 칭호를 가지고 있다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
然而,諾亞最長也只用了三年就成為了 S 級。究竟得多嚴苛地鍛鍊,才能有如此迅速的成長呢?即使說麗艾特擁有「從地獄中走出的養育者」這樣的稱號,也一點都不令人驚訝。


[안녕, 자기야~]  [你好,親愛的~]


스피커로 최대한 소리를 키운 휴대폰에서 발랄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동시에 김성한에게 덤벼들기 직전이던 노아가 다시금 흠칫 동작을 멈춘다.
手機透過喇叭放大聲音,傳出活潑的聲音。與此同時,正要衝向金成漢的諾亞再次一愣,動作停了下來。

“리에트.”  「莉艾特。」


[응, 응~ 동생은 만났어? 귀엽지?]
[嗯,嗯~見到妹妹了嗎?很可愛吧?]


“지금 여기 있어. 문제가 좀 있지만.”
「現在就在這裡。有點問題。」


[무슨 문제?]  [有什麼問題?]


“날 공격하던데.”  「她剛剛攻擊我了。」


[으응? 그럴 애가 아닌데. 페블?]
[嗯?她不是那種人啊。Pebble?]


한 톤 높아진 목소리의 부름에, 노아의 두 눈이 크게 떠진다. 그 눈동자에 뚜렷한 두려움이 맺히는 것을 보고 나와 예림이를 공격한 놈임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동정심이 들었다.
隨著聲音提高了一個音調,諾亞的雙眼睜得大大的。看到那雙眼中明顯流露出的恐懼,儘管他是攻擊我和藝琳的那個人,我還是感到一絲憐憫。


[내가 우리 자기한테 공손히 대해 달라고 부탁했잖아. 듣고 있어?]
[我不是跟你說過要對我客氣點嗎?你有在聽嗎?]


노아가 숨을 훅 들이켰다가, 작게 대답한다.
諾亞深吸一口氣,然後輕聲回答。

“…네, 누님.”  「…… 是,姊姊。」


[목소리가 왜 그렇게 작아? 자기 말이 사실이니?]
[聲音怎麼那麼小?你說的是真的嗎?]


“…네, 죄송합니다…….”  「……是的,對不起……」

꺼질 듯 가느다란 목소리였는데도 휴대폰 너머까지 용케 닿은 모양이다.
雖然是快要熄滅般細微的聲音,但似乎還是奇蹟般地傳到了手機那頭。


[착한 내 동생이 왜 그랬을까. 미안해, 허니. 괜찮아? 당연히 괜찮겠지만, 혹시나 싶어 말이야.]
【乖巧的妹妹為什麼會那樣呢。對不起,親愛的。你還好嗎?雖然理所當然應該沒事,但我還是忍不住想問問。】


“…괜찮아.”  「……沒關係。」

완전히 겁먹은 노아의 표정에 무심코 거짓말이 튀어나왔다. 피해자는 난데 왜 자꾸 노아에게 못할 짓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드는 거지.
看到完全嚇壞的諾亞表情,我不由自主地說了謊。明明是受害者,為什麼我卻總覺得自己對諾亞做了不該做的事呢。

그때 지금만큼은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就在那時,傳來了讓人感到欣喜的聲音。

“도련님이 부재중이라는 게 아쉽군. 재미있는 구경을 할 수 있었을 텐데.”
「少爺不在真是可惜。原本可以看到有趣的場面呢。」

성현제다. 예상보다 빨리 나타난 데다가 힐러까지 대동했다. 가슴에 힐러 표식을 단 피부가 까뭇한 갈색머리 남자는 다름 아닌 세성의 A급 힐러였다. 현재로서는 국내 단둘뿐인 A급 힐러로 인도인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是成賢帝。比預期來得更快,還帶來了治療師。胸前掛著治療師標誌、皮膚黝黑、棕色頭髮的男子,正是世成的 A 級治療師。據我所知,他是國內目前僅有的兩位 A 級治療師之一,且是印度人。

“중독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해독된 듯하지만 치료 부탁드립니다.”
「已經中毒了。雖然似乎解毒了一些,但還是請幫忙治療。」

내 말에 성현제가 나와 예림이를 번갈아 바라보곤 입꼬리를 올린다.
聖賢帝聽我說話,不時地看著我和藝琳,嘴角微微上揚。

“독 저항. 최소 S급은 되겠군. 우리 한유진 군이 재주가 참 많단 말이야.”
「毒抗性。至少是 S 級吧。咱們韓有珍真是多才多藝啊。」

어째서인지 만족스런 목소리에 시선이다. 내 스킬인데 왜 지가 기분 좋아해? 손 덜 가게 됐다는 건가.
不知為何,我的目光被那滿意的聲音吸引。這是我的技能,為什麼他自己卻感到開心?是因為手頭的工作變少了嗎?

그보다 눈치 한 번 더럽게 빠르다. 단순히 해독제 먹이고 부축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 어떻게 바로 알아챈 거지.
比起那個,察言觀色真是快得驚人。別人可能會以為只是給她吃了解毒劑,然後扶著她而已,結果他怎麼一眼就看穿了。


[어머나 어머나 어머나, 이게 누구 목소리야. 자기야, 저 아저씨랑 놀지 말어. 속이 아주 음흉한 인간이야. 위험하다구.]
[哎呀哎呀哎呀,這是誰的聲音啊。親愛的,別跟那個大叔玩。他可是個心懷鬼胎的人。很危險喔。]


사돈 남 말하시네.  真是別人家的事啊。

“한국까지 왔으면 얼굴은 비추고 가지 그랬나. 소식 듣고 섭섭했다네, 리에트 양.”
「都來到韓國了,怎麼不露個臉再走呢。聽到消息我還挺失望的,リエット小姐。」


[저런, 이사 계획이라도 있으셨나 봐. 아니면 재건축?]
[哎呀,難道是有搬家計畫嗎?還是重建?]


“그 정도로 끝내겠다니 성질 많이 죽었군. 하긴 슬슬 철들 때도 되었지.”
「說要就此作罷,脾氣倒是收斂不少呢。話說回來,也差不多該長大了。」


[왜 휴대폰을 통해서는 스킬을 쓸 수 없는 걸까. 자기야, 나 대신 칼침 한 방만 곱게 놓아 주라.]
【為什麼不能透過手機使用技能呢。親愛的,替我好好地來一刀吧。】


둘이 사이좋구만. 그러니 나 빼고 직접 연락하지 그러냐. 폰 번호도 알고 있는 사이일 거 같은데.
你們兩個相處得真好嘛。那為什麼不直接聯絡我,偏偏不帶上我呢。我想你們應該也知道彼此的手機號碼吧。

예림이를 힐러에게 맡기고 노아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완전히 전의가 사라졌는지 수화되었던 손도 원래대로 돌아왔다. 아직 퍼져 있는 독기 때문에 A급 헌터들은 접근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將예림交給治療師後,我將目光轉向노아。她似乎完全喪失了戰意,原本緊握的手也恢復了原狀。由於毒氣仍然彌漫,A 級獵人們還不敢靠近。

내 시선을 느꼈는지 슬쩍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바로 숙인다.
似乎感覺到我的目光,她偷偷抬起頭,然後又立刻低下去。

‘…쟤를 대체 어쩐다.’  「……那傢伙到底該怎麼辦。」

이미 키워드 적용된 거 물릴 수도 없고. 리에트를 믿는 게 아니었다. 그 여자는 진심으로 동생이 착하고 자기를 잘 따른다고 생각하는 듯하지만. 심지어 환장하게도 동생에게 호의적이기는 했다.
已經套用的關鍵字也無法撤回。並不是相信了リエット。那個女人似乎真心認為妹妹很乖巧、很聽話。甚至瘋狂到對妹妹還算友善。

문득 물방울의 상급 각성자들의 호의는 폭력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 리에트와 노아는 둘 다 상급 각성자인데, 한쪽이 태생 S급이라서인가.
忽然間,水滴的高階覺醒者們的好意也可能變成暴力這句話浮現在腦海中。麗艾特和諾亞兩人都是高階覺醒者,不知道是不是因為其中一人天生就是 S 級。

‘어떻게든 잘 설득을 해 봐야 하나.’
「不管怎樣都得好好說服她才行。」

말이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둘 수는 없다.
雖然不知道能不能溝通,但不能就這樣放著不管。

그때 사람들이 더 도착했다. 이번에는 협회 측에서 온 건지 송태원의 모습도 보인다. 그가 노아를 잠시 바라보다가 내게로 다가왔다.
這時又有更多人到了。這次似乎是協會方面來的,我還看到了宋泰元的身影。他看了諾亞一眼,然後走向我。

“괜찮으신 겁니까.”  「您還好嗎?」

“네, 멀쩡… 하지는 않지만 괜찮습니다.”
「是的,雖然不算完全沒事……但還好。」

상의 앞판이 너덜너덜해진 데다가 피투성이다. 그래도 포션을 써서 출혈은 멎었고 상처도 그럭저럭 회복했다. 독 저항이 없었으면 요단강 건너갔을지도 모르지만.
上衣的前襟破爛不堪,滿是血跡。不過用了藥水後,出血止住了,傷口也算是恢復了一些。如果沒有抗毒能力,可能早就過了約旦河了。


[오오, 공무원 씨 안녕!]
[喔喔,公務員先生你好!]


리에트가 또 아는 척을 했다.
麗特又裝熟了。

“한국에서 불법 계약서 거래하지 마십시오.”
「請不要在韓國進行非法合約交易。」


[어머, 벌써 들켰어? 빠르기도 해라. 나름 조심했는데.]
「哎呀,已經被發現了嗎?真快呢。我還挺小心的說。」


까르르 웃는 걸 흘려들으며 노아에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나 딱 한 발 내딛자마자,
聽著那輕快的笑聲,我邁步走向諾亞。就在踏出一步的瞬間,

턱.  咔。

하고 어깨가 잡혔다. 그것도 양쪽 다. 성현제와 송태원이 동시에 나를 내려다본다. 둘의 표정이 다르면서도 어딘가 비슷하게 느껴졌다.
然後雙肩被抓住了。還是兩邊都抓住。成賢濟和宋泰元同時俯視著我。兩人的表情雖然不同,卻有種相似的感覺。

“사람이 하루 만에 변할 리 없긴 하지만 무방비한 건 여전하시군요.”
「人是不可能一天之內就改變的,但你依然毫無防備呢。」

“이번만큼은 송 실장 말에 동의하네. 굳이 접근하고 싶다면 잠시만 기다려. 무력화시켜 놓을 터이니.”
「這次我同意宋主任的話。如果非得接近的話,請稍等一下。我會先將她制伏。」

무력화… 음, 굳이 묻진 말자.
無力化……嗯,乾脆別問了。

“그럴 필요 없습니다. 대화만 해 볼 생각이니까요.”
「沒那個必要。我只是想試著談談而已。」

내가 바보도 아니고 무턱대고 다가가겠냐. 그냥 대화하기 좋을 정도로만 접근하려 한 거지. 성현제에 송태원도 있으니 일정 거리만 유지하면 위험하지도 않을 테고.
我又不是笨蛋,怎麼可能魯莽地靠近。只是想靠近到方便對話的距離而已。既然有聖賢帝和宋泰元在,只要保持一定距離也不會有危險。

무엇보다 지금의 노아는 완전히 풀이 죽었다. 이따금 내가 아닌 성현제에게도 시선을 두는 것이 아는 사이인 건가. 리에트와도 안면 있으니 그럴지도.
最重要的是,現在的諾亞完全垂頭喪氣。偶爾她也會看向不是我的聖賢帝,難道是認識的關係嗎?畢竟她和麗特也有交情,或許是這樣。

“리에트, 네 동생이 너한테 유감이 많은 거 같은데.”
「麗艾特,你妹妹似乎對你有很多怨言。」

상황을 정확히 알기 위해 물었다. 리에트는 물론이고 노아도 파득 어깨를 떤다.
為了準確了解情況,我問了問。連 Riet 和 Noah 也都不禁聳了聳肩。


[그럴 리가? 내가 동생을 얼마나 잘 돌봤는데!]
【不可能吧?我對妹妹照顧得多好啊!】


“잘 돌봤다고? 어떻게?”  「說照顧得很好?怎麼照顧的?」


[어떻게긴, 보면 몰라? 약해빠진 애 버리지 않고 잘 키워서 저렇게 만들어 놨잖아. 나 진~ 짜 고생했어. 어찌나 허약한지 걸핏하면 죽을 것처럼 굴잖아. 동생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었으면 일찌감치 내다 버렸을걸? 그치, 페블?]
[怎麼說呢,你不懂嗎?我沒有丟下那個弱不禁風的孩子,好好地培養她,才讓她變成那樣的。真的,真的是很辛苦。她那麼虛弱,動不動就像要死了一樣。如果不是因為愛她這個妹妹,早就丟掉了吧?對吧,Pebble?]


동생 사랑하는 마음, 그 말이 나오는 순간 노아가 아랫입술을 짓씹었다.
一說出「愛著妹妹」這句話,諾亞便咬緊了下唇。

“네, 누님.”  「是,姊姊。」


[거봐, 그렇다잖아.]  [看吧,我就說是這樣的。]


“…그래도 동생이 아직 어려 보이는데 좀 심했던 거 아니냐. 각성했을 땐 더 어렸을 텐데.”
「……不過妹妹看起來還很年輕,這樣是不是有點過分了。覺醒的時候應該還更小吧。」


[어려 보여? 곧 스물인데. 걔, 열아홉 살이야.]
[看起來很年輕?她快二十歲了。她十九歲。]


명랑한 어조의 대답에 뒷목이 다 아파 왔다. 겉으론 스물 초반쯤은 되어 보였는데 유현이보다 한 살 어리다.
明朗的語氣讓後頸都開始疼痛。外表看起來大約二十出頭,但比柳賢還小一歲。


[내가 키워 주지 않았으면 여전히 제 몫도 못한 채 빌빌대고 있었을걸. 지금도 내 눈에 차지는 않지만~ 오늘도 봐, 고작 자기 좀 만나라는 부탁이 얼마나 어렵다고 실수를 해? 사랑하는 우리 페블, 넌 대체 언제쯤 쓸 만해지겠니.]
[如果不是我養育你,你現在還會一事無成地蹣跚前行吧。即使現在在我眼中你依然不夠格~今天也看看吧,僅僅是拜託你去見個人,竟然會犯這麼大的錯?我親愛的佩布爾,你到底什麼時候才會變得有用呢。]


리에트가 아무렇지도 않게 난도질할 때마다, 노아의 눈이 어둑하게 죽는다. 스탯 S급으로 성장시키느라 육체적으로만 괴롭혔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每當麗艾特毫不在意地肆意砍殺時,諾亞的眼神便黯淡如死。我原以為她只是用 S 級的能力來折磨身體,沒想到並非如此。


[쓸데없이 길드 같은 거나 만들고. 게으르게 소꿉장난질이나 하는 거 보면 답답해진다니까.]
[無謂地去成立什麼公會。看著他們懶散地玩著家家酒,真讓人感到煩躁。]


…이 여자는 S급 헌터다. 그것도 SSS급 칭호 가진 헌터다. 지금 랭킹전이 있다면 분명 1, 2위를 다툴 능력자다. 건드리면 망한다. 잘 지내야 한다.
…這個女人是 S 級獵人。還是擁有 SSS 級稱號的獵人。如果現在有排名戰,她絕對是爭奪第一、第二名的強者。惹她會完蛋。得好好相處。

…시발 몰라 내 경고등은 꺼져 있다.
…他媽的,我不知道,我的警告燈是關著的。

“리에트 너, 누나가 되어서 친동생한테 무슨 개소리야!”
「莉艾特你這樣,當了姐姐竟然對親妹妹說什麼鬼話!」


[응? 갑자기 왜 그래 자기야?]
[嗯?親愛的,妳怎麼突然這樣?]


“갑자기는 무슨 갑자기! 도대체 애를 어떻게 굴리고 닦달하면 저 지경이 되냐!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마다 애 얼굴이 완전 죽어 간다. 동생이 저 꼴인 거 진짜 몰랐어?!”
「突然是什麼突然!到底是怎麼折磨孩子,才會變成那副模樣!每說一句話,孩子的臉色就像快要死了一樣。你真的不知道妹妹變成那樣嗎?!」


[아니, 애 키우다 보면 혼낼 수도 있는 거지. 안 그래?]
[不,養孩子的時候難免會責罵他們。不是嗎?]


“동생 너만 키웠냐, 나도 키웠다! 난 우리 유현이한테 그런 식으로 말한 적 없어!”
「你以為只有你養了妹妹嗎,我也養了!我從來沒對我們的有賢那樣說過話!」

어릴 때야 당연하고 사이 틀어진 뒤에는 애초에 깎아내릴 입장이 아니었다. 아니, 설사 내가 더 잘났다고 해도 저런 개소리는 당연히 안 했을 거다.
小時候當然如此,關係破裂後根本沒有資格去貶低對方。不,縱使我更優秀,也絕對不會說出那種荒謬的話。


[하지만 자기야, 애가 약하잖아. 원래 죽을 고생 좀 하면 강해지는 거고 험한 세상 살아가기도 편해지는걸.]
【但是親愛的,孩子本來就比較弱。通常經歷一些生死考驗後,才會變得堅強,生活在這險惡的世界也會變得比較輕鬆。】


리에트가 당황해하며 변명을 늘어놓았다.
莉艾特慌張地開始辯解。

“동생이 약하면 보호를 해! 사지에 몰아넣지 말고! 넌 충분히 지켜 줄 수 있을 만큼 강하잖아! 게다가 쟤가, 이제 겨우 열아홉인데 각성했을 때면… 시발, 너 진짜 미쳤지? 각성했을 때 A급은 되었을 텐데 그 정도면 뛰어나지 고작 제 눈에 안 찬다고 죽을 고생이 뭐?”
「妹妹弱的話就該保護她!不要把她逼到絕路上!你明明有足夠的力量去守護她!而且她才剛滿十九歲,覺醒的時候……他媽的,你真的瘋了嗎?覺醒後她應該是 A 級了,那已經很厲害了,憑什麼因為她不合你眼緣就要她受那麼多苦?」


[A급이면 약하잖아. 내 동생인데.]
[如果只是 A 級的話,不就弱了嗎。她是我妹妹。]


“안 약해! 그리고 네 동생이면 뭐? 자식도 부모 맘대로 휘두르려 들면 안 되는데 동생 가지고 제멋대로 재단질 한 게 자랑이냐? 됐고 너, 한국 들어올 생각 하지 마라.”
「我才不弱呢!而且你妹妹又怎樣?孩子也不是父母想怎麼管就怎麼管的,你拿妹妹隨便擺佈就覺得了不起嗎?夠了,你別想來韓國。」


[자, 자기야? 그럼 곤란한데?]
[你、你是說自己嗎?那就麻煩了喔?]


“그 미친 정신머리 고치고 동생한테 진심 어린 사과 할 마음 들지 않는 한 얼굴 들이미는 건 꿈도 꾸지 마!”
「除非你改掉那瘋狂的腦袋,真心向妹妹道歉,否則別妄想敢再出現在她面前!」


[잠깐—!]  [等一下—! ]


통화를 끊었다. 리에트가 전화를 걸어왔지만 무시했다.
掛斷了電話。麗艾特打來了,但我沒有理會。

음, 한동안 몸조심해야겠군. 리에트가 나를 강하다고 착각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설사 약한 거 눈치챈다 하더라도 키워야 할 몬스터가 있댔으니 대뜸 죽이려 들진 않겠지.
嗯,接下來一段時間得小心身體才行。幸好麗艾特誤以為我很強。即使她察覺我其實很弱,畢竟還有怪物要我培育,應該不會直接想殺我吧。

“…누나가.”  「…… 姊姊。」

그때 희미한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노아다. 놀란 듯, 혹은 넋이 나간 듯 멍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다.
這時隱約傳來低語聲。是諾亞。她驚訝地,或是恍惚地,呆呆地望著我。

동생 앞에서 누나한테 너무 막말을 했나. 평범한 남매 관계는 아니긴 하지만.
在妹妹面前對姐姐說了太過分的話嗎。雖然不是普通的兄妹關係。

“노아는 어떻게 되는 거죠?”
「諾亞會怎麼處理呢?」

송태원에게 물었다. 부상자가 있으니 그냥 넘어가는 건 당연히 무리고, 일단 구속 조치되려나. 해외 헌터라고 추방되면 곤란한데.
問了宋泰元。既然有人受傷,當然不可能就這樣算了,應該會先被拘留吧。要是因為是海外獵人而被驅逐,那就麻煩了。

“비각성자의 피해는 없기에 구속 후 합의 요청이 들어갈 겁니다. 이번 일의 경우 외국인 헌터가 한국 헌터를 공격한 것이기에 원하실 경우 즉각 추방 및 해당 국가 협회에 항의할 수도 있습니다.”
「因為沒有非覺醒者受害,所以會在拘留後提出和解請求。這次事件是外國獵人攻擊韓國獵人,如果您願意,也可以立即驅逐他,並向該國協會提出抗議。」

“추방은 바라지 않습니다. 그 반대로 출국 금지 같은 것도 될까요?”
「我不希望被驅逐。相反的,可以禁止出境之類的嗎?」

“합의 처리되기 전까지 최대 30일까지 가능합니다.”
「在達成和解之前,最多可延長至 30 天。」

“그럼 그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那麼,就拜託您了。謝謝。」

“아닙니다.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不,這是我應該做的事。」

일단 시간은 벌었고, 천천히 설득해 봐야겠다.
暫時拖延了時間,接下來得慢慢說服她。

“두 사람이 사이가 좋군. 나도 목이라도 졸라야 하나.”
「你們兩個關係真好啊。看來我也得掐掐脖子了。」

성현제가 헛소리를 했다. 역시 저 인간 귀에도 들어갔구만.
成賢帝說了些胡話。果然那個人也聽到了。

“그럼 신고해야죠. 철창살 사이에 두면 확실히 전보다 편한 관계가 되긴 하겠네요.”
「那就得報警了。把她關在鐵欄杆裡,確實會比以前更容易相處。」

“차별 대우가 심한데.”  「差別待遇真嚴重。」

그사이 송태원이 노아에게 특수 수갑을 채운다. 헌터용으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S급에게는 별 소용없겠지만 노아는 얌전했다. 어른거리던 독기까지 완전히 사라진 채, 무슨 엄마 잃은 어린애처럼 나만 쳐다보고 있다.
這時,宋泰元給諾亞戴上了特殊手銬。即使是為獵人設計的,對 S 級來說也沒什麼用處,但諾亞卻很乖巧。那股若有似無的殺氣完全消失了,像個失去媽媽的小孩一樣,只盯著我看。

…갑자기 유현이가 보고 싶어지네. 이 자식 대체 언제 나오는 거야.
…突然好想念柳賢啊。這傢伙到底什麼時候才會出來。

내가 키운 S급들 86화  我培育的 S 級們 第 86 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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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留言 14

yss***
성현제 : 철 좀 들지 ^^
成賢帝:該長點心了吧 ^^

리에트 : 칼침 한 방만
莉艾特:只要一刀就好

한유진 : (저 빼고 멘션해주세요)
韓有珍:(除了我以外請標註)
2019.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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