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화 내버려 뒀으면 좋겠는데
第 45 話 希望能放著不管
[이제 슬슬 만나러 오지 그러냐.]
[現在該慢慢來見面了吧。]
집으로 돌아와 석시명으로부터 받은 도깨비의 연락처에 문자를 보냈다. 통화는 안 되고 문자만 받는다나.
回到家後,傳了簡訊到石時明給的鬼怪聯絡方式。聽說只能收簡訊,不能通話。
답장은 없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공중에서 도깨비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 탈 안다. 국어교과서에서 봤어. 분명 말뚝이 탈이었지. 말뚝이가… 자기가 모시는 양반 비꼬고 조롱하는 역이었을 텐데. 국어 선생님의 말뚝이 흉내가 하도 찰져서 기억하고 있었다.
雖然沒有回信,但沒多久鬼怪就在空中現身了。那面具我認得。在國文課本上看過。肯定是馬樁面具。馬樁…應該是嘲弄自己主子、諷刺的角色。國文老師模仿馬樁模樣太傳神,我一直記得。
…일부러냐? 응? …是故意的嗎?嗯?
“아이고 대장 김 서방, 저 부르셨소. 하도 소식이 없기에 이 도깨비 발목만 턱 잡아도 죽을 동 말 동 하는 대장 고새 황천길 먼 길 떠나버린 줄 알고 제상 북어대가리 올리고 고봉밥 숟갈 푹 꽂아서 절 두 번 하던 중이었는데!”
「哎呀,大將金先生,您叫我啊。因為好久沒消息了,我還以為這個妖怪腳踝一抓就死的大將早就上黃泉路,遠走高飛了呢,正準備把桌上的鱈魚頭擺好,飯碗裡的飯舀一大勺,向您行兩個大禮呢!」
“…그쯤 해라.” 「……差不多就行了。」
“아 왜 장단을 안 맞춰 주는데!”
「啊,為什麼不配合節奏啊!」
장구라도 들고 와서 두들기리? 얼른 멀리 보내 버리든가 해야지 세 살짜리랑 피곤해서 같이 못 놀아 주겠다.
要不然拿個鼓來敲敲?還是趕快送他遠遠的,我可累了,沒法跟三歲小孩一起玩了。
“됐고 너한테 맡길 일이 있어.”
「算了,我有事要交給你。」
“난 바쁘신 몸이야! 시시한 일은 안 해!”
「我可是很忙的人!沒空做這種無聊的事!」
부하 주제에 콧대 높네. 나는 준비해 둔 태블릿을 꺼내 들었다.
身為下屬還這麼囂張。我拿出事先準備好的平板。
“들어 보면 생각이 달라질걸?”
「聽了你就會改變想法的。」
“자신만만하네. 말해 봐!” 「真是自信滿滿呢。說說看!」
도깨비가 팔짱을 끼며 고개를 까딱했다. 내 상사냐.
鬼怪雙手交叉,點了點頭。是我的上司嗎。
“부하면 좀 더 공손해야 하는 거 아니냐.”
「身為下屬,難道不該更有禮貌嗎?」
“말해 보세요!” 「請說!」
“해 줄 일은 간단해. 타국의 던전을 조사해 줘.”
「要做的事很簡單。幫忙調查他國的地城。」
“던전을?” 「地城?」
“그래. 이 태블릿에 조사해야 할 내용을 넣어 뒀어.”
「沒錯。我把需要調查的內容都放在這個平板裡了。」
기억나는 대로 항목과 조사 방법을 정리해 두었다. 일단 가까운 일본의 던전을 모두 조사한 뒤 그 자료를 석하얀에게 넘겨 부족한 점을 지적받아 보충하면 될 것이다.
依照記憶整理了項目和調查方法。先把附近的日本地城全部調查完,再把資料交給石白,讓他指出不足之處後補充就行了。
“보통 던전은 외국인이 접근할 수 없도록 되어 있어. 하지만 넌 은신에 공간이동이 가능하니 쉽게 조사해 낼 수 있을 거다.”
「一般來說,迷宮是設計成外國人無法接近的。不過你能隱身又能空間移動,應該能輕鬆調查出來。」
“나야 물론 가능하지! 근데 왜 해야 하는데?”
「我當然可以啊!可是為什麼要做這件事?」
“던전 생성 법칙을 발견하면 던전 브레이크의 피해를 줄일 수가 있어. 간단하게 말해 수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다는 거지. 위대하신 도깨비님께서 영웅적인 일을 하시는 거야.”
「如果發現迷宮生成的法則,就能減少迷宮崩壞帶來的損害。簡單來說,就是能拯救無數人。偉大的鬼怪大人正在做著英雄般的事蹟。」
“나 그런 거 좋아하는데!”
「我喜歡那種事!」
도깨비가 태블릿을 낚아채며 외쳤다. 쓸 줄은 알겠지? 다행히 도깨비는 능숙하게 태블릿 화면을 넘겼다.
鬼怪一把搶過平板電腦大喊:「你會用吧?」幸好鬼怪熟練地滑動著平板螢幕。
“근데 꼭 다른 나라까지 가야 해? 너무 먼데.”
「可是一定要跑到別的國家去嗎?太遠了。」
“일본은 비행기 몰래 타면 금방이야. 부탁합니다, 사랑하는 윤윤 님.”
「偷偷搭飛機去日本很快的。拜託了,親愛的尹尹大人。」
얼른 키워드 적용이 되어야 초장거리 포털 스킬 얻을 텐데. 사랑한다는 소리에 도깨비가 질색했다.
趕快套用關鍵字,才能獲得超遠距傳送技能。聽到「我愛你」這句話,鬼怪立刻皺起眉頭。
“또 그 소리야! 나 일 안 한다?!”
「又是那句話!我不工作嗎?!」
“도깨비 주제에 왜 사랑한단 소리를 싫어하는 거냐. 원래 도깨비는 사랑이 넘치는 종족이야.”
「你這個鬼怪,為什麼討厭說愛呢?鬼怪本來就是充滿愛的種族。」
도깨비는 미녀로 변해 남성을 홀리거나 여자를 탐하기도 한다. 백과사전 참고.
鬼怪會變成美女迷惑男性,或是覬覦女性。參考百科全書。
“…그래?” 「……是嗎?」
“물론이지. 진짜 도깨비는 사랑에 익숙해져야 하는 법이라고. 사랑한다, 윤윤. 자, 너도 해 봐.”
「當然了。真正的鬼怪是必須習慣於愛的。愛你,尹尹。來,你也試試看。」
머뭇거리던 도깨비가 크게 외쳤다.
猶豫不決的鬼怪大聲喊道。
“사랑한다, 김 서방!” 「愛你,金先生!」
“옳지, 잘하네. 나도 사랑해, 윤윤.”
「好樣的,幹得好。我也愛你,尹尹。」
마주 사랑타령 해 주며 혹시나 싶어 스킬창을 확인해 보았지만 아직 도깨비의 이름은 없었다. 도깨비에 대한 개인적인 속사정은 거의 몰라서인가, 서너 번 정도로는 부족한 모양이었다. 몇 번쯤 더하면 되는지 세어 볼까.
一邊甜言蜜語地說著愛情話,心裡抱著一絲希望去確認技能欄,但還是沒有出現鬼怪的名字。或許是因為對鬼怪的個人狀況幾乎一無所知,幾次嘗試看來還不夠。要不要數一數還需要幾次才行。
“우으으우, 나 일본 갈게…….”
「呜呜呜,我要去日本了……。」
“잘 갔다 와. 몸조심하고. 네 안전이 제일 중요해. 필요한 거 있으면 뭐든 언제든지 말하고. 사랑해.”
「一路順風。注意身體安全。你的安全最重要。需要什麼隨時告訴我。愛你。」
도깨비의 모습이 홀연히 사라졌다.
鬼怪的身影忽然消失了。
그 빈자리를 바라보다가 무심코 한숨을 흘렸다.
望著那空位,不由自主地嘆了口氣。
‘이걸로 된 거겠지.’ 「這樣就完成了吧。」
침대에 걸터앉았다가, 아예 드러누웠다.
坐在床邊,然後乾脆躺了下去。
이제 석하얀에게 자료를 넘겨주기만 하면 된다. 그녀의 연구소를 내 건물에 들이면 안전도 보장되고 정부나 특정 길드에게 간섭받을 일도 없다.
現在只要把資料交給石夏妍就行了。只要把她的研究所設在我的大樓裡,不僅安全有保障,也不會受到政府或特定公會的干涉。
5년 후와 달리 정보가 감춰지거나 독점당하지 않는 것이다.
與五年後不同的是,資訊不再被隱藏或壟斷。
‘거기에 기승수랑 유명우도 있고. 원래 A급도 둘이나 S급으로 만들어 놓을 거고. 이 정도면 할 만큼 한 거 아니냐.’
「那裡還有奇昇洙和柳明宇。本來就打算把兩個 A 級也培養成 S 級。這樣應該算是盡力了吧。」
이제 애들 키우는 거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그에 더해 가끔 돌아다니며 싹수 있는 비각성자 잡아다 각성시켜 주는 정도? 각성센터 일은 그냥 주위에 조언 정도나 해주고.
現在除了養孩子之外,幾乎沒有什麼別的事可做。除此之外,就是偶爾四處走動,抓些有潛質的未覺醒者來幫他們覺醒而已?覺醒中心的工作也只是給周圍一些建議罷了。
미래 정보 안다고 해 봤자 내가 세상만사 다 꿰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이젠 많은 것들이 바뀌어 버릴 테니 머잖아 별 쓸모도 없어질 것이다.
即使知道未來的資訊,也不代表我對世間萬事了如指掌,況且許多事情很快就會改變,到時候這些資訊也將變得毫無用處。
밑밥 이 정도 깔아 줬으면 알아서들 더 낫게 잘 굴러가겠지.
餌料鋪得差不多了,接下來就看他們自己怎麼更好地運作了。
솔직히 나치고는 너무 많은 일을 한 것 같았다. 한 번 구르기 시작하면 멈추기 힘들다더니 딱 그 꼴이었다.
說實話,對於納奇來說,似乎做了太多事情。聽說一旦開始滾動,就很難停下來,正是這副模樣。
그래도 이제는 진짜 끝이다. 안전도 보장받았고, 한 재산 넉넉히 챙기게 되었고, 원래 잘나가던 동생도 더 잘나가게 될 거고.
不過現在真的結束了。安全也得到了保障,財產也充裕地帶走了,原本就很厲害的弟弟也會變得更厲害。
김성한 마저 키우고 문현아까지 무사히 끌어들이게 되면 S급 전투 헌터가 무려 넷이다. 거기에 내가 싹수 보이는 전투나 힐러 쪽은 계속 낚아서 보내줄 테니 국내 1위 달성하는 건 시간문제… 음. 그럼 진짜 해연 들어가야 하나. 그건 또 귀찮은데.
就算是金成漢也培養起來了,如果連文賢兒都能順利拉攏過來,那麼 S 級戰鬥獵人就足足有四個了。再加上我會繼續釣出那些有潛力的戰鬥或治療者送出去,國內第一名只是時間問題……嗯,那麼真的該讓海妍加入嗎?不過那又挺麻煩的。
친동생 할인 취소하고 세계 1위로 조건 바꾸고 싶다.
想取消親弟弟的折扣,改成世界第一名的條件。
‘그래도 동생 놈이 날 마구 부려먹지는 않겠지.’
「不過弟弟應該不會亂使喚我吧。」
이름만 올리고 끝낸다거나. 只寫名字就結束了。
아무튼 진짜 끝. 다 끝!
總之,真的結束了。全部結束!
다만 하나, 只有一件事,
‘…시스템 만드신 놈이 걸리긴 하지만.’
「……雖然是系統開發那傢伙惹的禍。」
그래도 확인 끝냈다잖아. 진짜 끝난 거 아닐까. 도깨비 부른 김에 공간이동 한번 해 볼 걸 그랬나.
不過不是說已經確認完了嗎。真的結束了吧。既然叫了鬼怪,應該試著空間移動一次才對。
찝찝하다. 感覺不太對勁。
…젠장, 몰라. 난 할 만큼 했어. 틈틈이 대기 칸이나 채워 주면 될 거 아니냐.
…該死,我不知道。我已經做得夠多了。只要偶爾填滿待機欄就好了,不是嗎?
몬스터나 키우며 평화롭게 살게 내버려 둬 줘라.
讓我養著怪物,平靜地生活吧,放我一馬。
* * *
“아저씨, 이제 광고 끝나요!”
「大叔,廣告快結束了!」
소파에 앉아 쿠션을 끌어안은 예림이가 호들갑을 떨었다. 참고로 저 소파는 다섯 번째 교체한 거였다. 앞의 네 개는 테이블 위에서 뒹굴고 있는 피스가 해 드셨다. 파괴왕이 따로 없다니까.
坐在沙發上抱著靠墊的예림이가大驚小怪。順帶一提,那沙發是第五次更換了。前面四個都是被在桌上翻滾的피스弄壞的。真是名副其實的破壞王。
“별로 보고 싶지 않은데.”
「其實不太想見面。」
“왜요? 전 VOD 구매도 할 건데요. 다운로드해서 저장도 해두고.”
「為什麼?我還會買 VOD 呢。下載下來保存起來。」
뭘 그렇게까지 하냐. …사실 나도 사두긴 할 거지만. 피스가 나오잖아. 내 모습 보는 건 좀 민망해도 피스 부분은 저장해 놔야지.
幹嘛做到這種地步……其實我也會買啦。畢竟會有花絮嘛。雖然看自己有點害羞,但花絮部分一定要保存起來。
소파로 가 앉자 피스가 기다렸다는 듯이 내 무릎 위로 뛰어 올라왔다. 살살 뛰어라. 네 덩치를 생각해.
走向沙發坐下後,Peace 彷彿早已等不及,跳上了我的膝蓋。輕輕跳啊,想想你的體型。
- 그르릉. - 嗚嚕嚕。
머리를 비벼 오는 걸 토닥여 주자 예림이가 길쭉해진 눈을 했다.
輕輕撫摸著揉過來的頭,禮琳眯起了細長的眼睛。
“피스 쟤, 완전 내숭덩어린 거 아세요?”
「你知道 Peace 那傢伙,完全就是個假正經嗎?」
“내숭이라니.” 「虛偽。」
“아저씨 없을 때면 꼬리 치기는커녕 사람 완전 무시한다니까요. 본체만체도 안 해요.”
「阿叔不在的時候,牠不但不搖尾巴,還完全無視人呢。根本當沒看見。」
“예림이 네가 첫 만남부터 괴롭혔잖아. 무시할 만하지.”
「是耶林你從第一次見面就一直欺負牠。被無視也是活該啦。」
내 말에 예림이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聽我這麼說,耶林露出一副委屈的表情。
“그런 거랑은 다르다고요. 어, 나온다.”
「那種事情不一樣喔。嗯,要出來了。」
짧은 내레이션이 깔리고 예림이가 먼저 소개되었다. 최연소 S급 전투 헌터라는 자막이 통통 튀는 느낌으로 붙었다.
短暫的旁白響起,接著由藝琳率先登場。螢幕上跳動著「最年輕的 S 級戰鬥獵人」的字幕。
“벌써 시작했어?” 「已經開始了嗎?」
유명우가 간식거리를 들고 나오며 말했다. 코를 찌르는 고소한 냄새에 절로 자세가 바로잡혔다.
柳明宇端著點心走出來說道。撲鼻而來的香氣讓人不自覺地挺直了身姿。
“그거 뭐예요?” 「那是什麼?」
예림이도 관심을 보이며 안고 있던 쿠션을 꽈악 구겼다. 유명우가 손에 든 접시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예림也露出興趣,緊緊捏著懷裡的抱枕。유명우將手中的盤子放回桌上。
“누룽지 튀긴 거랑 버터감자.”
「鍋巴炸物和奶油馬鈴薯。」
말만 들어도 맛있을 거 같았다. 나와 예림이의 손이 거의 동시에 움직였다. 각자 튀긴 누룽지 한 조각을 집어 입으로 가지고 간다.
光聽名字就覺得一定很好吃。我和藝琳的手幾乎同時動了起來。各自夾起一塊炸過的鍋巴送入口中。
와삭. 嘎吱。
와… 어떻게 이렇게 딱 좋게 바삭하지. 뿌려진 설탕의 양 또한 절묘했다. 고소한 맛을 뒤덮긴커녕 딱 좋게 살려 주는 단맛이다.
哇…怎麼會這麼剛好酥脆。灑上的糖量也恰到好處。這甜味不但沒有蓋過香味,反而恰如其分地襯托出來。
“헐, 이거 뭐예요? 뭐예요? 설마 직접 만드신 거예요?”
「哇,這是什麼?這是什麼?難道是您親手做的嗎?」
눈을 휘둥그레 뜬 예림이가 버터감자를 포크로 찍었다. 뜨겁지도 않은지 단숨에 입에 넣고는 우물거리다가 감격 어린 표정을 짓는다.
睜大眼睛的藝琳用叉子叉起奶油馬鈴薯。似乎不覺得燙,直接一口放進嘴裡,咀嚼著,臉上露出感動的表情。
“명우 오빠……!” 「明宇哥哥......!」
…호칭이 오빠가 되었잖아. 예림이 너 인마, 명우 무시할 땐 언제고 누룽지 튀김과 감자 한 알에 홀라당 넘어가냐.
…稱呼變成哥哥了嘛。예림你這傢伙,之前不是還瞧不起明宇,現在卻被鍋巴炸物和一顆馬鈴薯給迷得神魂顛倒了嗎。
물론 넘어갈 만한 맛… 으으, 이 감자 너무 맛있어. 피스가 마석과 몬스터 고기 외엔 관심 없다는 게 안타까울 정도야.
當然是值得一試的美味……唔,這個馬鈴薯太好吃了。真可惜 Peace 除了魔石和怪物肉之外,對其他東西都不感興趣。
- 끼앙! - 嗚哇!
그때 피스가 TV를 향해 울었다. 고개를 들자 피스를 안아든 채 의자에 앉아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화면 속의 내 얼굴을 보니 좀 쑥스럽… 잠깐, 자막이 저게 뭐야.
那時 Peace 朝著電視哭了起來。抬頭一看,映入眼簾的是我抱著 Peace 坐在椅子上的模樣。看到螢幕裡的自己,覺得有點害羞……等等,字幕那是什麼?
“아저씨 소개 문구 좀 봐요! 몬스터 아빠래요~”
「大叔,請看看介紹詞!說他是怪物爸爸喔~」
예림이가 양손에 누룽지를 움켜쥐고서 웃는다. 그 말대로 화면 아래 ‘몬스터 아빠 한유진’이라고 자막이 떠 있었다.
젠장, 내가 분명 마수 사육 스킬이라고, 마수 사육사라고 말했는데 왜 몬스터 아빠야. 동물목장이나 세상에 저런 일이에서 피스야, 아빠 말 잘 들어야 한다~ 하고 끝날 거 같은 자막이잖아.
該死,我明明說的是魔獸飼育技能,是魔獸飼育師,為什麼會變成怪獸爸爸。這字幕看起來就像是動物農場裡那種「世界上怎麼會有這種事啊,皮斯呀,爸爸要乖乖聽話喔~」那種結尾。
저거 그런 프로그램이었냐. 뭐가 저래.
那是那種節目嗎。怎麼會這樣。
“방송까지 나오고, 역시 대단해.”
「連上了節目,果然厲害。」
깔깔거리는 예림이와 달리 명우는 순수하게 감탄했다. 대단하긴. 너도 곧 저런 데 얼마든지 나갈 수 있게 될 거다.
與咯咯笑的藝琳不同,明宇純粹地讚嘆著。真了不起啊。你也很快就能隨時去那種地方了。
그때 내 휴대폰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고 있었다. 누구지?
就在那時,我的手機響了。是一個陌生號碼打來的電話。會是誰呢?
“여보세요.” 「餵。」
[유진아! 방금 TV 봤다. 나 기억하냐? 우리 공장에서 같이 일했잖아!]
[유진아!剛剛在電視上看到你了。我還記得你嗎?我們不是一起在工廠工作過嗎!]
음, 누구지. 전혀 기억이 안 나는데. 공장 다닐 때면 지금으로부터는 4년인가 전이었지만 체감상으론 무려 9년 전이었다. 그래도 가까이 지낸 사람이라면 떠오를 법도 한데, 모르겠어.
嗯,是誰呢。完全想不起來。雖然是在工廠上班的時候,距今大約是四年前,但感覺上卻像是九年前。不過如果是關係親近的人,應該會想得起來才對,可是我真的不知道。
“죄송하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抱歉,我不太清楚。」
[진짜? 이거 좀 섭섭하네. 우리 한번 만날래? 내가 요즘 사업 하나 하고 있는데 이게 진짜 기가 막힌 아이템이거든!]
[真的嗎?這有點讓人失望欸。我們要不要見個面?我最近在做一個生意,這真的是個超棒的點子!]
아, 그런 전화구나. 방송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빠르네.
啊,原來是這樣的電話啊。節目才播出多久,反應就這麼快。
“그래요? 무슨 아이템인데요?” 「是嗎?是什麼道具呢?」
흥미를 보여 주자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대기 시작한다. 음, 창의성이 떨어져. 설득력도 없고 설명도 잘 못 하네.
一旦表現出興趣,他就開始嘰嘰喳喳地講個不停。嗯,創意不足,說服力也不夠,解釋得也不好。
“별로 내키지가 않네요. 거절하겠습니다.”
「我不太願意。我要拒絕。」
전화를 끊고 번호를 차단했다. 내가 통화하는 것을 보고 있던 예림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掛斷電話並封鎖了號碼。正在看我通話的예림搖著頭。
“그걸 왜 받아 주고 있어요? 바로 끊지. 전 아예 번호 바꿨어요. 같은 반 애도 아니고 옆 반 부모님 사돈의 친척까지 연락 오더라고요. 아저씨도 바꾸세요.”
「你為什麼還接?應該直接掛斷。我乾脆換了號碼。不是同班同學,連隔壁班的家長、親戚都來聯絡了。叔叔你也換吧。」
“한동안은 바꿀 생각 없어. 재밌잖아.”
「暫時不打算換。挺有趣的嘛。」
“…재밌다고요?” 「……好玩嗎?」
“응. 스팸전화 받는 거 좋아해. 특히 독창적인 거.”
「嗯。我喜歡接垃圾電話。尤其是那些有創意的。」
내 몇 안 되는 취미였다. 통화료도 그쪽에서 내고, 열심히 이야기도 해 주고, 서비스 친절하고, 얼마나 좋냐. 가만히 누워서 즐길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여가생활이었다. 레퍼토리가 너무 비슷한 게 유일한 단점이지.
這是我為數不多的嗜好之一。通話費也由對方付,還會認真聊天,服務態度又親切,這有多好啊。躺著就能享受的高性價比休閒生活。唯一的缺點就是劇本太過雷同了。
“오, 또 왔다.” 「喔,又來了。」
“…아저씨.” 「…… 大叔。」
예림이가 어이없다는 얼굴을 했다. 명우도 당황스런 표정이다. 그렇게 이상한가?
예림이露出一臉不可思議的表情。明宇也顯得有些尷尬。真的那麼奇怪嗎?
“아니, 음… 정말로 괜찮은 상품이 있으면 투자할 수도 있고.”
「不,嗯……如果真的有不錯的商品,也有可能會投資。」
“그러다 사기당해요. 다른 취미를 가져 보는 게 어때요?”
「那樣下去會被騙的。不如換個興趣試試看怎麼樣?」
“맞아, 혹했다가 크게 당하는 수가 있어.”
「沒錯,稍不留神就會吃大虧。」
이 녀석들이. 취미생활 일이 년도 아니고 내가 훨씬 더 잘 안다고. 그래도 눈치 보여서 전화를 받진 못하고 무음으로 돌려놓았다. 기승수의 가치가 얼마니 거대 길드들이 투자를 하느니 돈 냄새 풀풀 풍기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니 별의별 곳에서 다 연락 올 텐데.
這些傢伙。興趣愛好又不是一兩年了,我比他們懂得多多了。只是不好意思,沒接電話,改成靜音了。畢竟機勝樹的價值有多高,巨型公會都在投資,錢味撲鼻的消息一傳出,肯定會有各種地方來聯絡。
한동안 재밌겠다. 接下來一段時間應該會很有趣。
* * *
“흐아아함.” 「呼啊啊嗯。」
길게 하품을 하며 거실로 나왔다. 입담 찰진 사람이 있어서 맞장구치며 듣다 보니 너무 늦게 자 버렸어. 그 정도 사연에 말재주면 차라리 방송 출연을 노리거나 책을 내지 왜 사기를 치려 드냐. 소질이 아깝다.
打了個長哈欠,走出客廳。因為有個口才了得的人在那裡,邊聽邊附和,結果睡得太晚了。那種故事加上口才,乾脆去上節目或出書不就好了,幹嘛要去騙人呢。真是浪費了天賦。
‘최적화 각성하면 관련 스킬 한두 개는 붙어 있을 듯.’
「如果是最優化覺醒,應該會附帶一兩個相關技能吧。」
물에 빠져도 혀는 뜹니다, 같은.
就像「即使掉進水裡,舌頭還是會動」那種。
“늦어서 미안해. 많이 답답했어?”
「抱歉遲到了。你很悶嗎?」
우리 문을 열어 주자 기다리고 있던 피스가 얼른 뛰어나오며 내 다리에 뺨을 비볐다.
我們一開門,正等著的 Peace 立刻跑出來,臉頰蹭著我的腿。
- 끄르르르. - 咯咯咯。
“그래, 그래. 밥 먹고 바로 나가자.”
「好、好。吃完飯就馬上出門。」
어중간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밖으로 나갔다. 품에서 빠져나간 피스가 앞장서 총총총 걸어갔다. 경쾌한 발걸음에 꼬리도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었다.
吃了個不算早的早餐兼午餐後,便走到外面。從懷裡溜出來的 Peace 領頭蹦蹦跳跳地走著。輕快的腳步聲中,尾巴也輕輕搖擺著。
기숙사 층의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있는 곳에 전과 다르게 경비가 서 있었다. 평범한 경비원은 아니고, 헌터였다.
宿舍樓層的電梯和樓梯口,和以前不同地站著警衛。不是普通的警衛,而是獵人。
“안녕하세요.” 「您好。」
인사를 건네며 살펴보았다. B급, 근접공격 계열. 목에 건 방문증을 보니 MKC에서 보낸 모양이었다.
打了聲招呼後仔細打量了一下。B 級,近戰攻擊類型。看著掛在脖子上的訪客證,似乎是 MKC 派來的。
기승수 사육 협상 조건 중 하나가 바로 내 신변의 공동 보호였다. 그래서 거대 길드들이 돌아가며 경호원을 보내 주기로 하였다.
其中一項與奇昇秀的飼養協商條件,就是對我的人身進行共同保護。因此,幾個大型公會輪流派遣護衛。
유현이는 내가 아직 해연에 있으니 필요 없다고 불만이었지만, 계약은 계약이니까.
柳賢雖然抱怨說我還在海淵,所以不需要,但契約就是契約。
어제는 브레이커에서 무려 A급을 보내 줬었는데 MKC는 짜네. 물론 B급도 낮은 등급은 아니지만. 브레이커의 A급은 길드장과 달리 성격 좋았지. 높은 등급임에도 거만하지 않고 친절하고 상냥하고 기승수에 관심도 많았다.
昨天從 Breaker 那邊居然送來了 A 級,但 MKC 真小氣。當然 B 級也不是低等級。Breaker 的 A 級和公會長不同,性格很好。雖然等級高,卻不驕傲,還很親切溫柔,對技術也很有興趣。
후자 때문에 잘해 주는 거겠지만 뭐 어때. 속셈 없는 불친절보다 속셈 있는 친절이 더 좋다.
雖然是因為後者才對我好,但又怎樣呢。有心機的親切總比無心機的冷漠來得好。
친절한 걸로 치자면 한신도 만만치 않았다.
說到親切,韓信也不遑多讓。
이틀 전 한신에서는 그냥 A급도 아닌 부길드장이 왔었다. 고작 저 지켜 주러 여기까지 오시긴 좀 그렇지 않냐고 했더니 한번 뵙고 인사하고 싶었다면서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역시나 기승수에 대한 관심을 무척이나 크게 나타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다는 소리도 몇 번이나 들었고.
兩天前,韓信那邊甚至來了個連 A 級都不是的副公會長。當時有人說,特地來這裡保護他似乎有點過頭了,他卻笑著說只是想見一面打個招呼而已。果然,他對奇勝秀的關注非常大,還多次說以後請多多指教。
‘그에 비해 MKC 길드원은 영 반응이 미적지근하네.’
「相比之下,MKC 公會的成員反應就冷淡多了。」
B급이라 기승수를 바로 받을 일은 없어서인가. 그래도 관심이 없진 않을 텐데.
因為是 B 級,所以不會立刻收到起承轉合吧。不過應該也不會完全沒興趣。
“훈련실로 내려가십니까?” 「要下去訓練室嗎?」
“네.” 「是的。」
B급 헌터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 주었다. 회귀 전에는 꿈도 못 꿀 대접이었다. 하지만 나도 이젠 같은 B급이지.
B 級獵人幫我按了電梯按鈕。這是在回歸前連夢都不敢做的待遇。但我現在也是同樣的 B 級了。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피스가 익숙하게 올라 타 폴짝 뛰어 지하층 버튼을 눌렀다. 뉘 집 앤지 정말 똑똑하다니까.
電梯一到,Peace 熟練地跳上去,輕輕一跳按下了地下層的按鈕。真不知道是哪家的孩子,真是聰明極了。
‘…감탄 안 하나?’ 「……不讚嘆一下嗎?」
MKC 헌터의 얼굴을 슬쩍 살펴보았지만 아무런 변화 없이 무뚝뚝했다. 한신이랑 브레이커 헌터들은 다들 대단하다, 똑똑하다, 잘 키웠다 칭찬해 줬는데.
我偷偷瞥了 MKC 獵人的臉,但他毫無表情,依舊冷漠。韓信和破壞者獵人們都說他們很厲害、很聰明,培養得很好,還誇獎了他。
물론 모두가 우리 피스 보고 칭찬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좀 서운하긴 했다.
當然並不是所有人都必須稱讚我們的 Peace,但還是有點失落。
단련실이 모여 있는 지하층에 도착해 관리실에서 나와 피스가 전용으로 쓰고 있는 단련실 키를 받았다. 전용이라고 해도 특혜라 할 정도는 아니었다.
抵達聚集著訓練室的地下層後,從管理室出來,拿到了 Peace 專用的訓練室鑰匙。雖說是專用,但也稱不上什麼特權。
제아무리 튼튼하게 지었어도 단련실의, 건물의 내구도에는 한계가 있었다. 상급 헌터는 물론이요, B급 헌터만 되어도 마음껏 제 힘을 펼치긴 힘들었다. 덕분에 남아돌면 남아돌았지 단련실이 꽉 차는 일은 없었다. B급 이상쯤 되면 웬만해선 경기도에 있는 훈련 시설을 이용했다.
無論建造得多麼堅固,訓練室這棟建築的耐久度終究有限。即使是高級獵人,更別說 B 級獵人,也難以盡情發揮實力。因此,訓練室從未出現過擁擠不堪的情況,反而常常空著。大約到了 B 級以上,通常都會使用位於京畿道的訓練設施。
그래서 해연의 지하 단련실은 상급 헌터들 위주로 구성된 해연 길드원보다 산하 길드원의 이용률이 더 높았다.
因此,海妍的地下訓練室,比起以高級獵人為主的海妍公會成員,旗下公會成員的使用率更高。
대부분의 거대 길드들은 중소 길드를 여럿 아래에 두고 있었다. 상급 던전만이 아닌 중하급 던전도 일정 비율 이상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大多數大型公會都會有數個中小型公會在其麾下。因為不僅是高級地城,連中低級地城也必須管理到一定比例以上。
길드 소속 상급 헌터들을 중하급 던전 공략에 보내는 것은 인력 낭비였다. 그래서 산하의 중소 길드들에게 중하급 던전 공략을 맡기는 것이었다. 대신 든든한 뒷배가 되어 주며 단련실이나 장비 관리팀 같은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해 준다.
將公會所屬的高級獵人派往中低階地下城攻略,是人力的浪費。因此,會交由旗下的中小型公會負責中低階地下城的攻略。作為交換,會成為他們堅強的後盾,並允許他們使用訓練室或裝備管理團隊等設施。
해연에도 그런 산하 길드가 몇 있었다.
在海淵也有幾個那樣的山河公會。
‘5년 후까지도 다들 별문제 일으키지 않았었지.’
「直到五年後,大家都沒有惹出什麼大麻煩。」
중소 길드일까지 다 기억하진 못하지만 그랬던 거 같다. 산하 길드들이 얌전한 것만 봐도 유현이가 길드장치곤 온건한 편이라는 뜻 아니냐. 5년간 동생 놈 흠잡을 데 없어서 더 얄미워했던 내가 보장한다.
雖然不記得所有中小型公會的日子,但好像就是那樣。光是看屬下公會都很乖,就代表劉賢作為公會長算是溫和派吧。五年來弟弟沒什麼可挑剔的地方,讓我更覺得他討厭,這點我保證。
길드장들 중에서는 제일 낫다니까. 在公會長中,他是最好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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