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고만고만한 오피스텔. 닭장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는 오피스텔촌에 널리고 널린, 적당히 싸고 그럭저럭 괜찮은 집이다. 그러니까 천만 엔 들고 튄 도둑놈이 두 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곳. 유우시가 무감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평가했다. 
这不过是间普通的公寓。在那些像鸡笼般密密麻麻挤在一起的公寓楼群里随处可见,价格适中、勉强能住的那种。所以就算听说那个卷走千万日元逃跑的混蛋带着两个弟弟住在这里,也不会让人觉得奇怪。得能勇志用淡漠的眼神环视四周,在心里默默评价着。

오는 길에 읽은 서류를 곰곰이 되짚어보았다. 1년 동안 저를 마에다 리쿠라고 속여왔던 놈의 진짜 정체가 거기에 낱낱이 까발려져 있었다. 이름은 마에다 히데키, 직업은 회사원, 이틀 전 결혼했고 지금은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갔다더라. 성은 진짜고 이름만 갈아 끼웠네? 의문은 뒷장을 넘기자 깨끗하게 해소됐다. 누가 봐도 히데키의 혈육인 그 얼굴 아래 또박또박 적힌 이름. 마에다 리쿠. 
来的路上仔细回想着看过的资料。那个骗了我整整一年、自称前田陸的家伙的真实身份,在那份文件里被扒得干干净净。真名是前田秀树,职业是公司职员,两天前刚结婚,现在正在夏威夷度蜜月。姓氏是真的只改了名字?这个疑问在翻到最后一页时得到了解答。在那张任谁看了都会觉得是秀树血亲的脸下面,清清楚楚写着另一个名字——前田陸。

유우시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살다 살다 지 동생 이름 대고 공사친 놈은 또 첨보네. 그래서 마에다 히데키가 있는 하와이가 아닌 마에다 리쿠가 있는 후쿠오카로 온 왔다. 히데키의 동생이 제 몫을 약속받고 순순히 이름을 빌려준 건지 아님 같은 공사당한 처지인 건지 확인하고 싶었다. 흔치 않은 호기심이었다. 
勇志忍不住笑出声来。活这么久还是第一次见到有人打着弟弟名号招摇撞骗的。所以他没去 Maeda Hideki 所在的夏威夷,而是直奔前田陸所在的福冈。他想确认 Hideki 的弟弟究竟是心甘情愿出借名字换取好处,还是和自己一样都是受害者。这种好奇心对他来说实属罕见。


그리하여 오피스텔 앞 쭈그려 앉은 유우시 앞에 리쿠가 등장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잠깐 졸았다. 새벽 2시, 리쿠가 알바 끝날 시간에 맞춰 기다리고 있었기에 꽤 늦은 시간이었다. 바로 앞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유우시가 고개를 들어 올렸다. 잠에서 덜 깨 비몽사몽한 시야로 히데키가 보였다. 유우시는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于是当勇志蜷缩在公寓门前时,陸出现了。说实话他刚才打了个盹。凌晨两点——特意等着陸打工结束的时间——确实太晚了。听到近在咫尺的声音,勇志迷迷糊糊抬起头。尚未清明的视野里恍惚出现了 Hideki 的身影,让他不自觉地喃喃低语。



"마에다 씨..."  "前田先生..."



발놈아 내돈내놔.  混蛋还我钱来。

그러나 말을 끝낼 수 없었다. 하필 뒤에서 웬 차가 라이트를 쏴 얼굴이 가려져 긴가민가했지만, 히데키는 지금 일본에 없다는 사실이 금방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유우시는 역광을 뚫고 히데키를 닮은 남자를 정확히 직시했다.
但话没能说完。偏偏有车从后方亮起车灯,刺眼的光线模糊了视线,就在这恍惚间,他突然想起 Hideki 此刻根本不在日本的事实。勇志透过逆光,死死盯住那个与 Hideki 神似的男人。

히데키보다 조금 작은 키. 피곤에 찌든 얼굴. 제 목소리에 확장된 동공이 담긴 반짝이는 눈. 어찌 보면 반항의 아이콘이라 불릴 청춘스타 얼굴을 하고서 또 어찌 보면 유순한 이목구비를 담고 있는 조막만 한 얼굴. 
比 Hideki 略矮的身形。疲惫不堪的面容。在听到自己声音时骤然放大的瞳孔里闪着光的眼睛。那张脸既带着被称为叛逆偶像的青春明星气质,眉眼间却又透着几分乖顺——小得可怜的一张脸。


아하. 네가 진짜 마에다 리쿠구나.
啊哈。你果然就是前田陸本尊啊。






No Shame  毫无羞耻

리쿠, 유우시  陸,勇志






히데키는 바빴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새벽 늦게 돌아왔다. 다크서클이 짙어졌고 눈에 띄는 상처가 늘어났다. 아마도 유우시에게 빌렸다는 돈을 갚기 위해 온갖 수를 다 쓰는 모양이었다. 이제 굳이 방문에 귀를 붙이지 않더라도 새벽마다 유우시와 히데키가 나누는 대화가 짐작이 갔다. 히데키는 날마다 무릎을 꿇고 빌었다. 기간을 늘려달라, 도저히 전부 다 못 갚는다 따위의 애원이 이어졌다. 유우시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꼴을 보아하니 용서를 받지는 못한 모양이었다.
Hideki 忙得不可开交。他早出晚归,黑眼圈越来越重,身上的伤痕也愈发明显。看样子是为了偿还向勇志借的钱而绞尽脑汁。如今即便不特意贴着门偷听,也能猜到每天凌晨勇志和 Hideki 之间的对话内容。Hideki 日日跪地哀求,恳求延长期限、哭诉实在无力偿还全部欠款之类的求饶声不绝于耳。虽然听不见勇志的声音,但从情形来看,他显然没能获得宽恕。

자비 없는 새벽이 지나가면 언제나처럼 아침이 찾아왔다. 유우시의 요리 실력은 도통 늘 기미가 안 보였다. 리쿠는 떨떠름한 얼굴로 그릇을 뒤적거렸다. 도저히 묘사도 못 하겠는 끔찍한 꼬라지의 불어터진 면이 담겨 있었다. 유우시는 자신 있는 얼굴로 오늘의 메뉴를 설명했다. 오늘은 투움바 파스타를 만들어 봤어.
无情的黎明过去后,早晨一如既往地到来了。勇志的厨艺丝毫不见长进。陸一脸无奈地翻搅着碗里的食物——那团膨胀过度的面条呈现出难以描述的可怕形状。勇志却自信满满地介绍着今日菜单:"今天试着做了图文巴风味意面。"



"그래... 잘 먹을게."  "嗯...我会好好吃的。"



리쿠는 이 기묘한 일상에 쉽게 적응했다. 유우시와는 약속이라도 한 듯 더 이상 히데키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리쿠는 아르바이트를 이틀 빼는 데에서 그치지 않았고, 그냥 그만둬버렸다. 덕분에 종일 유우시와 단둘이 붙어 있을 수 있게 됐다.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는 리쿠의 말에 유우시는 기쁜 듯 웃었다. 그날 처음으로 유우시와 함께 외출했다. 번화가를 돌아다니며 함께 쇼핑했고 영화관에 가 요즘 인기라는 멜로 영화를 봤다. 팝콘 통에서 서로의 손이 스치는 등의 흔해빠진 클리셰가 줄줄이 이어졌다.
陸很快就适应了这种奇妙的生活。他和勇志像是达成了某种默契,再也没提起 Hideki 的事。陸不仅请了两天假,干脆直接辞掉了打工。这样一来,整天都能和勇志腻在一起。听到陸辞职的消息,勇志露出了开心的笑容。那天他们第一次一起出门,在商业街逛了很久,还去电影院看了最近很火的一部爱情片。从共享一桶爆米花时指尖的触碰开始,各种老套的恋爱桥段接连上演。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 제 무릎을 베고 잠든 유우시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리쿠는 그런 착각을 했다. 어쩌면 너와 내가 우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지나고 돌아보면 우리 첫 만남이 참 황당했다 웃고 떠들 수 있는 그런 사이가 될 수도. 그러니까 우리가... 연애를 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看着综艺节目时,得能勇志枕在自己膝上睡着的脸庞,前田陸产生了这样的错觉。或许...你和我也可以成为"我们"吧?等到时过境迁再回首,说不定能笑着调侃我们荒唐的初遇。所以说我们...是不是也可以试着交往看看呢。

그런 망상을 할 때쯤, 히데키가 소리 지르며 등장했다. 야, 꿈깨!
正当他沉浸在这种妄想中时,Hideki 突然大声嚷嚷着出现。喂,该醒醒啦!


오늘이 그날인 건 눈을 떴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 히데키가 돌아온 지 일주일 되는 날이었고, 다시 말해 유우시가 히데키에게 준 일주일의 마지막 날이었다. 눈을 떴을 때 히데키는 언제나처럼 집에 없었고, 유우시는 부엌에서 앞치마를 둘러메고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중이었다. 시꺼먼 오코노미야키 위에 가쓰오부시를 들이부은 유우시가 경쾌하게 알려왔다. 완성! 아무튼 안 익은 것보다 탄 게 낫다고 생각하며 리쿠는 꾸역꾸역 그걸 잘라 먹었다. 오늘은 도시락을 싸서 공원에 가보자는 이야기를 나누다 몸이 굳었다.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从睁开眼的那一刻起,他就知道今天是什么日子。这是 Hideki 回来后的第七天,换句话说,也是 Yushi 给 Hideki 一周期限的最后一天。醒来时 Hideki 像往常一样不在家,Yushi 正系着围裙在厨房准备早餐。他把柴鱼片倒在黑乎乎的御好烧上,轻快地宣布:完成!反正总比没熟好,陸一边想着一边硬着头皮切开吃了。正商量着今天要不要带便当去公园时,他的身体突然僵住了——电子门锁输入密码的声音响了起来。



"마에다 씨?"  "前田先生?"



유우시가 히데키를 맞이했다. 해가 떠 있을 때 히데키가 집에 온 건 처음이었다. 히데키가 봉투를 내밀었다. 리쿠가 바로 앞에 앉아있는 건 보이지도 않는 모양이었다. 유우시가 봉투를 건네받아 지폐를 꺼냈다. 그러고는 숙련된 은행원처럼 기계적인 손놀림으로 지폐를 셌다. 어째 불안한 침묵이 리쿠의 어깨를 짓눌렀다. 지폐가 유우시의 손 안에서 마지막 장까지 전부 넘어갔고, 유우시가 웃었다.
勇志迎接了 Hideki。这是 Hideki 第一次在太阳还高挂的时候回家。Hideki 递出一个信封。他似乎根本没注意到陸就坐在正前方。勇志接过信封抽出钞票,然后像熟练的银行职员般机械地清点起来。某种令人不安的沉默压在陸的肩头。当最后一张钞票在勇志手中翻过时,他笑了起来。



"한참 돈이 비잖아요."  "现在不是没钱嘛。"

"그게 최선이야."  "这就是最好的选择。"



히데키가 소파에 드러누웠다. 삐딱한 자세로 유우시를 바라보는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리쿠는 제 형의 미친 작태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대체 뭘 믿고 이렇게 뻔뻔하지? 유우시가 자리에서 일어나 히데키의 얼굴에 봉투를 내려놨다.
Hideki 歪倒在沙发上。他用一种意味深长的眼神斜睨着 Yuushi,那表情让 Riku 完全无法理解自己哥哥这种疯癫行径。到底凭什么能这么厚颜无耻?Yuushi 站起身,将一个信封拍在 Hideki 脸上。



"200만 엔이 최선이라고?"  "两百万日元就是你的最优解?"

"그렇다니까."  "不然呢。"



히데키가 뻔뻔한 얼굴로 지껄였다. 부모님이나 동생한테 손 벌리지 말라며. 내가 돈 구해올 데가 어딨어? 네 돈 신혼집 사는 데 다 써서 이제 없어. 그리고 신혼집은 못 판다고 얘기했잖아. 
秀树厚着脸皮说道。让我别向父母或弟弟伸手要钱。我上哪儿去弄钱啊?你的钱都用来买婚房了,现在没了。而且不是说过婚房不能卖吗。



"형 미쳤어?"  "哥你疯了吗?"

"내가?"  "我?"



참다 못한 리쿠가 끼어들자 히데키가 곧바로 리쿠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유우시가 찾아낸 제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그 얼굴을 바라봤다. 히데키가 기가 찬다는 듯 웃었다.
忍无可忍的陸插话进来,Hideki 立刻将视线转向他。那双眼睛盯着他,仿佛找到了勇志的软肋。Hideki 难以置信地嗤笑出声。



"미친 건 얘야. 훔친 돈 받아내겠다고 남의 집 쳐들어와서 뻔뻔하게 먹고 자고 있잖아. 도대체 며칠 째야? 뭔 소꿉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왜 남의 남동생이랑 온종일 붙어 있어?"
"疯的是这家伙吧?为了讨债直接闯进别人家里,厚着脸皮又吃又住。这都第几天了?又不是过家家,干嘛整天黏着别人的弟弟?"

"나가서 얘기할까요."  "要出去谈谈吗。"

"아니? 여기서 얘기하자고."  "不要?就在这儿说吧。"



히데키가 유우시를 응시했다. 그래, 인정한다. 남동생 이름 대고 어린애랑 뒹굴고 돈 훔쳐서 달아난 거, 그건 진짜 쓰레기 같은 행동이었다. 제집에 찾아와 그 남동생과 함께 있는 유우시의 모습에 잔뜩 겁 먹은 것도 맞다. 리쿠가 그 사실을 알까봐 전전긍긍했던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든 비위 맞추려 일주일 동안 빌빌댔다.
Hideki 死死盯着勇志。没错,他承认。打着弟弟的名号和小孩厮混还偷钱逃跑,那确实是垃圾不如的行为。看到勇志和那个弟弟一起出现在自己家里时吓得魂飞魄散也是事实。整天提心吊胆生怕陸发现真相更是千真万确。为了讨好对方整整一周都卑躬屈膝。

그런데... 어쩌라고?  但是...那又怎样?

히데키가 두려워했던 건 제 평판이었다. 사실을 알게 된 리쿠가 린에게 일러바치고, 린이 부모님에게 일러바친다면 그야말로 개쪽이었다. 간신히 유지하고 있던 그럭저럭 괜찮은 장남 이미지가 개박살날 것이었다. 화가 난 부모님이 저를 내쫓는다면, 그래, 솔직히 말해서 돈 한 푼 안 물려주고 쫓겨날까 걱정이었다. 게다가 유키가 알게 된다면 이혼당할지도 몰랐다. 겨우 돈 많은 여자 찾아서 물었는데, 제대로 털어먹지도 못하고 쫑나는 건 최악이다.
Hidaki 害怕的是自己的名声。如果陸知道了真相并告诉 Rin,而 Rin 又告诉父母的话,那可就彻底完蛋了。他好不容易维持的还算不错的长子形象会彻底崩塌。愤怒的父母要是把他赶出家门——没错,说实话他担心会被一分钱不给地扫地出门。而且要是 Yuki 知道了,说不定还会离婚。好不容易傍上个有钱女人,还没捞够就被甩了,这简直是最糟糕的情况。


여기서 히데키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간다. 
Hideki 的脑子在此刻飞速运转着。

하지만 유우시 너는? 너는 뭐가 무서워서 리쿠에게 사실을 감추고 있지?
但是勇志你呢?你到底在害怕什么,为什么要对陸隐瞒真相?


계산을 끝낸 히데키가 자신만만하게 웃는다. 유우시, 리쿠는 내 약점이 아니라 네 약점이잖아. 암만 나를 협박해봤자 리쿠를 건드리면 꼼짝도 못 하는 주제에…
完成计算的 Hideki 露出胜券在握的笑容。"勇志,陸不是我的软肋而是你的吧?明明只要涉及到陸你就动弹不得,还敢来威胁我..."



"뭐 하러 나가? 리쿠도 이제 알 건 다 알 거 아냐. 다 까놓고 얘기해보자고."
"还出去干什么?陸现在该知道的都知道了。我们就开诚布公地谈谈吧。"

"야."  "喂。"



유우시의 얼굴이 처음으로 굳었다. 유우시가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 폈다. 그건 분을 삭히려는 행위 같기도 했고, 훅을 날리기 전 준비 자세 같기도 했다. 혹은 정곡을 찔렀다는 증거 같아 보이기도 했다. 히데키는 마지막 가능성에 모든 걸 걸고 입을 열었다.
勇志的表情第一次僵住了。他缓缓地握紧又松开拳头,那动作既像是在压抑怒火,又像是准备挥拳前的蓄势。或许更接近于被人戳中痛处的证明。Hideki 赌上全部筹码选择了最后那种可能性,开口说道。



"리쿠한테 다 말하기 전에 당, 억!"
"在告诉陸之前就——呜呃!"



그러나 정답은 셋 다였다. 유우시가 주먹을 단단히 쥐고 그대로 내리뻗었다. 위에서 수직으로 강타한 물리적 폭력에 히데키가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뻑, 그리고 우득. 평범한 펀치라기엔 살벌한 소리였다. 리쿠가 벌떡 일어나 유우시에게 다가왔다. 히데키의 코에서 피가 쏟아지고 있었지만 유우시의 주먹을 먼저 살폈다.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손에 피가 조금 묻어 있었다. 리쿠가 아무 말도 못 하고 핏자국을 문질러 닦았다. 그 앞에서 히데키는 저 죽는다며 소리를 지르며 엎어졌다. 엉금엉금 현관으로 기어가는 모습이 퍽 안쓰러웠다.
但正确答案是三者皆是。勇志的拳头攥得死紧,就这样直直砸了下去。自上而下的物理暴力让 Hideki 不得不闭上了嘴。砰,然后是咕咚。说是普通拳头未免太过血腥的声响。陸猛地起身走向勇志。虽然 Hideki 的鼻血正喷涌而出,他却先检查起勇志的拳头。那只光滑得没有一丝伤痕的手上只沾了少许血迹。陸说不出话,只是用拇指抹去那些血痕。而 Hideki 在他们面前惨叫着"要死了"扑倒在地,像乌龟般爬向玄关的样子实在可怜。



"너 미쳤어?!"  "你疯了吗?!"

"다시 와봐. 와서 다시 얘기해봐."
"有胆再来啊。过来把话说清楚。"



유우시가 리쿠에게 얌전히 쓰다듬받고 있는 손 대신 다른 손을 내밀어 까딱거렸다. 금방이라도 쫓아올 듯 살벌한 얼굴에 히데키가 엉거주춤 일어나 신발에 발을 쑤셔 넣었다.
勇志那只正被前田陸温柔抚摸的手突然抽回,转而伸出另一只手不安分地挑逗。那张随时可能扑上来的危险面容让 Hideki 慌乱起身,脚趾胡乱塞进鞋子里。



"씨발 너 경찰에 바로 신고할 줄 알아."
"操 你他妈信不信我马上报警。"

"그 정도 상처로 되겠어? 신고할 수 있게 도와줄 테니까 다시 와보라고."
"这种程度的伤就想完事?我会帮你报警的,有种再来啊。"

"이런 정신병자 새끼야!"  "你这个精神病疯子!"



버럭 소리 지른 히데키가 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그 와중에 200만 엔이 든 봉투는 소중히 챙긴 채였다. 리쿠는 잠깐 뇌를 정지시키고 기계처럼 유우시의 손등만 쓸었다. 히데키의 코에서 줄줄 흐른 핏자국이 동선을 알리듯 바닥에 선명히 찍혀 있었다.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유우시는 자유로운 한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두드렸다. 누군가에게 문자를 전송하는 것 같았는데, 짧게 무어라 보낸 유우시가 리쿠를 슬쩍 쳐다봤다.
暴怒的 Hideki 踹开门冲了出去,却不忘紧紧攥着装有两百万日元的信封。陸的大脑瞬间宕机,机械性地抚摸着勇志的手背。Hideki 鼻血滴落的轨迹在地板上清晰可见,像在标记逃亡路线。勇志用自由的那只手掏出手机敲击屏幕,似乎在给某人发信息。简短操作后,他抬眼瞥了瞥陸。



"혹시 상처받았어?"  "你该不会...受伤了吧?"

"에... 왜?"  "呃...为什么?"



맞은 건 내가 아닌데? 리쿠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유우시와 눈을 맞췄다. 어쩐지 낭패라는 얼굴을 하고서 유우시가 중얼거렸다.
挨打的明明不是我啊?前田陸一脸茫然地与勇志四目相对。不知为何,得能勇志露出吃瘪的表情小声嘀咕着。



"내가 리쿠의 형을 때렸으니까..."  "因为我揍了陸的哥哥..."



무슨 소리지? 방금 장면은 한문철TV에 보내도 히데키 과실 100이다. 리쿠가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그것보다 제 몫까지 주먹을 날린 유우시의 행동이 오히려 통쾌하기만 했다. 아까 전 히데키의 행동은 아침드라마 쓰레기 악역이 할 법한 비열한 행동이었다. 대체 무슨 약점을 찾아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 말하니 뭐니 지껄이던 히데키의 모습은 정말 최하였다.
什么鬼?刚才那段画面就算投稿到《韩文哲 TV》也会判定 Hideki 全责。前田陸用力摇头。比起这个,连自己那份都一起挥拳的勇志反而让他觉得痛快极了。Hideki 刚才的行为简直像晨间剧里垃圾反派才会做的卑鄙行径。虽然不知道他到底抓住了什么把柄,但那个喋喋不休说什么"全都说出来"的 Hideki 真是逊爆了。



"때릴 생각은 정말 없었는데."  "真的没想过要打你的。"



생각할 틈도 없이 주먹이 먼저 나갔다고 했다. 반사적으로 나간 것치고는 꽤나 날렵하고 전문적인 강펀치였다는 생각을 하며 리쿠가 끄덕였다. 물티슈를 뜯어와 이제는 말끔해진 유우시의 손등을 마저 문질러 줬다. 유우시가 가만히 그 새카만 머리통을 내려다봤다.
陸点点头,心想这记反射性挥出的拳头未免也太利落专业了些。他拆开湿巾,继续擦拭着勇志已经清理干净的手背。勇志垂眸盯着那颗黑漆漆的脑袋,任由他动作。

히데키의 말을 듣자마자 분노가 솟구쳤다. 리쿠에게 상처주고 싶지 않아 하는 제 마음을 약점 삼아 흔들어대는 꼴이 이성의 끈을 싹둑 잘랐다. 본인이 여태껏 목숨 부지하고 두 다리로 멀쩡히 걸어 다닐 수 있던 이유가 지 동생 때문인지도 모르고 의기양양하게 웃는 얼굴이 신경에 거슬렸다. 리쿠에게 폭력적인 장면을 보여주고 싶진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히데키의 입을 닥치게 만들어야 했고, 유우시는 한번 주먹을 휘두르면 절대 대충은 없는 타입이었다.
听到 Hideki 的话,怒火瞬间涌上心头。他竟敢利用我不想伤害陸的这份心意来动摇我,这彻底斩断了我理智的弦。那张得意洋洋的笑脸令人作呕——他根本不知道自己能活到现在、还能用双腿好好走路,全都是托他弟弟的福。虽然不想让陸看到暴力的场面,但别无选择。必须让 Hideki 闭嘴,而勇志一旦挥拳就绝不会手下留情。


딩. 유우시의 바지 주머니 속 휴대폰이 울렸다. 미리 대기시켜놓은 이들에게서 도착한 문자를 확인한 유우시가 한숨을 쉬었다. 리쿠가 고개를 들고 제 눈치를 살피는 게 느껴졌다. 유우시는 리쿠를 소파에 앉히고 그 옆에 나란히 앉았다.
叮。勇志裤袋里的手机响了。他查看完预先安排好的人发来的短信,轻轻叹了口气。能感觉到陸正抬头观察自己的神色。勇志让陸在沙发坐下,自己并排坐到他身边。



"리쿠는 마에다 씨를 어떻게 생각해?"
"陸是怎么看待前田先生的?"

"씹쓰레기라고 생각하는데... 그나저나 저대로 도망치게 냅둬도 되는 거야?"
"虽然觉得他是个垃圾...但就这样让他逃走真的好吗?"

"아니, 진지하게 생각해봐."  "不,你认真想想。"



유우시의 목소리는 다정했다. 물론 쓰레기는 맞지. 근데 그건 생판 남인 나한테 한 행동이고...
勇志的声音很温柔。虽然确实是个垃圾没错。但那是对我这个陌生人做的事...



"그래도 네 가족이잖아."  "可那毕竟是你的家人啊。"



리쿠는 유우시와 눈을 맞췄다. 그제야 질문의 의도를 파악했다. 
陸与勇志四目相对,这才明白对方提问的意图。

네 큰형이고, 나름 다정했을 것이고, 어려울 때 힘이 되고 슬플 때는 위로가 됐을 것이고. 미우나 슬프나 가족은 가족이라는데. 그리고 리쿠 너는 가족을 소중하게 여기지.
他是你大哥,本该是温柔的存在,困难时给你力量,悲伤时给你安慰。虽说爱恨交织,但家人终究是家人。而陸你啊,最是珍视家人了。

유우시는 리쿠에게 선택지를 내밀었다. 마치 리쿠가 히데키를 가만히 내버려 두라고 하면 정말로 돈이고 뭐고 훌훌 버리고 떠날 것 같은 모습이었다. 
勇志向陸递出了选择权。那副模样仿佛在说,只要陸开口让 Hideki 独自静处,他当真会抛下钱财之类身外物转身就走。


그래서 리쿠는 선택지 대신 다른 곳을 기웃거린다. 선택지를 내민 유우시의 눈동자를 바라본다. 이 순간까지도 넌 내 마음을 살피는구나. 그건 자신이 피 흘리는 히데키 대신 말짱한 유우시의 주먹을 살피던 것과 아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리쿠는 흔쾌히 선택지를 젖혔다.
所以陸没有接那个选择,反而将目光游移开去。他凝视着递来选择的勇志的瞳孔。直到此刻你还在揣度我的心意啊——这个念头让他想起自己当初不去查看流血倒地的 Hideki,反而去检查毫发无损的勇志的拳头。于是陸干脆利落地推开了那个选择。



"난 유우시가 다정하다고 생각해."  "我觉得勇志很温柔。"

"에."  "呃。"



이번엔 유우시가 얼빠진 소리를 냈다.
这次勇志说了句傻话。



"네가 그랬지. 이건 형과 네 사이의 일이라고."
"是你说过的吧。这是哥哥和你之间的事。"

"응."  "嗯。"

"내 생각 말고 너 하고 싶은 대로 일을 끝내."
"别管我怎么想 按你自己的方式把事情做完吧"

"......."  "……"

"그리고 그 일이 얼른 끝이 나서…"
"而且那件事快点结束的话…"



이제 히데키는 빼놓고 너와 나 사이의 이야기를 하면 안 될까. 
现在能不能别管 Hideki 就说说你和我之间的事


리쿠가 열이 오른 뒷목을 주물거리면서도 유우시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사기꾼의 동생 치고는 뻔뻔한 고백이다. 그러나 리쿠는 수치심 없이 직진을 선택한다. 
陸揉着发烫的后颈却始终没躲开勇志的视线。作为骗子的弟弟来说 这告白未免太厚颜无耻。但陸毫无羞耻地选择了直球进攻。

유우시와 함께했던 지난 며칠이 꿈만 같았다. 꿈이라면 깨지 않기를 바란다는 어느 유행가 가사가 있다. 그러나 리쿠는 생각보다 야망이 큰 편이다. 이 순간을 고작 꿈으로 남겨둘 생각 따위 추호도 없다. 현실에 발붙이고 서서 유우시의 팔을 잡아 끌었다. 리쿠가 유우시에게 원하는 것은 아주 간단했다. 내 옆에 있어.
和勇志共度的这几天如梦似幻。有句流行歌词说,若是梦便不愿醒来。但陆的野心比想象中更大。他丝毫没打算让这一刻仅止于梦境。他脚踏实地站稳,拽住勇志的手臂。陆对勇志的期许很简单:待在我身边。


그런 리쿠의 눈빛을 읽은 유우시가 가만히 웃었다. 손을 들어 리쿠의 뺨에 손을 올렸다. 히데키를 닮은 그의 동생, 따위가 첫인상이었지. 햇빛에 바짝 익은 듯한 그을린 피부에 치켜올리면 사납고 내리깔면 유순한 동그란 눈. 마에다 핏줄이 어디 안 간다고, 바람둥이라는 호칭이 썩 잘 어울리는 얼굴을 하고선 우는 얼굴에 쉽게 무너져내리는 말랑말랑한 마음씨. 사실 그걸 눈치챈 그 순간부터 마에다와 리쿠 사이의 수렁에 발이 빠져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读懂陸眼神的勇志静静笑了。他抬手抚上陸的脸颊。最初印象不过是"长得像 Hideki 的弟弟"罢了。被阳光晒得黝黑的皮肤,上挑时凶悍下垂时温顺的圆眼。不愧是前田家的血脉,顶着张风流成性的脸,却有着看到眼泪就会心软的柔软心肠。或许从意识到这点开始,他就已经深陷与前田和陸之间的泥沼了。


위로고 보답이고 성의고 다 집어치우고...
什么安慰啊报答啊诚意啊都见鬼去吧...

유우시가 익숙하게 고개를 틀었다. 똑바로 리쿠를 바라보며 입술을 맞댔다.
勇志熟练地偏过头。直视着陸将嘴唇贴了上去。


그러니까 1월 1일, 지루했던 그 골목에서 만난 게 히데키가 아니고 너였다면.
所以说如果 1 月 1 日,在那个无聊巷子里遇见的不是 Hideki 而是你的话。






딱 달라붙어 도시락을 완성했다. 잘 쳐줘봤자 원숭이 얼굴이었는데 유우시는 자꾸 리락쿠마 주먹밥이라며 우겼다. 어떻게든 김을 잘라 붙이며 살려보려 애썼지만 결과는 일그러진 침팬지였다. 그걸 보고 둘이서 한참 배를 잡고 웃었다. 
我们紧贴在一起完成了便当。再怎么努力捏也就是个猴子脸,勇志却坚持说是リラックマ饭团。我拼命剪裁海苔试图挽救,结果还是变成了歪歪扭扭的黑猩猩。看着成品,我们俩抱着肚子笑了好久。

공원에 가 돗자리를 펴고 드러누웠다. 하늘을 올려다보고 이건 자동차, 저건 오리, 저기 있는 건 담배 피는 산타클로스 하고 시시덕댔다. 어디선가 배드민턴 라켓을 구해온 유우시가 원온원 대결이라며 방방 뛰었다. 셔틀콕 대신 솔방울을 사이에 두고 맘껏 라켓을 휘둘렀다. 아깝게 21대 19로 패배한 유우시가 벌칙으로 리쿠의 뽀뽀 세례를 견뎌야 했다. 
去公园铺开席子躺下。仰望天空,指着说这是汽车,那是鸭子,那边是抽烟的圣诞老人,嘻嘻哈哈地闹着。勇志不知从哪儿找来羽毛球拍,嚷嚷着要单挑,蹦蹦跳跳的。用松果代替羽毛球,尽情挥舞球拍。可惜以 21 比 19 落败的勇志不得不接受陸的亲吻惩罚。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져 둘이서 셔츠 하나를 우산처럼 펴들고 가까운 식당으로 우다다 달렸다. 유우시가 어느 로맨스 영화에 이런 장면이 있다고 신나서 떠들었다. 하필 들어온 곳이 야키토리 전문점이라 배 터지게 꼬치를 해치웠다. 하이볼을 한 잔 마시더니 술기운이 올랐는지 유우시가 리쿠 어깨에 머리를 비비며 응석을 부렸다. 모든 메뉴를 다 먹어보기로 했는데 7개나 못 먹었다고 투덜거리는 유우시를 달랬다. 다음에 또 같이 와서 먹으면 되지. 
突然下起倾盆大雨,两人撑着一件衬衫当伞,匆匆跑向附近的餐厅。勇志兴奋地说某部浪漫电影里也有这样的场景。偏偏跑进的是一家烤鸡肉串专门店,两人狼吞虎咽吃到肚子快撑破。喝下一杯 Highball 后,勇志似乎酒劲上来了,把脑袋蹭在前田陸肩膀上撒娇。明明说好要尝遍所有菜品,却连 7 种都没吃完,勇志嘟囔着抱怨。前田陸安抚道下次再来一起吃就是了。

집으로 돌아온 유우시가 자연스럽게 리쿠의 방에 들어왔다. 바닥에 이불을 깔려는 걸 막고 제 옆을 두드렸다. 리쿠 침대 좁아. 유우시의 말에 리쿠가 눈썹을 들썩였다. 꽉 끌어안고 자면 되지. 유우시는 아이처럼 꺄르르 웃고는 리쿠의 옆으로 뛰어들었다. 아주 소중한 보물을 지키듯 유우시를 품 안에 꽉 끌어안고 리쿠가 눈을 감았다.
得能勇志回到家后,很自然地走进了前田陸的房间。他阻止了陸准备铺地铺的动作,拍了拍自己身边的位置。"陸的床太窄了。"听到勇志这么说,陸挑了挑眉。"抱紧点睡不就好了。"勇志像孩子般咯咯笑着,一个翻身滚到了陸身旁。如同守护最珍贵的宝物般,陸将勇志紧紧搂在怀里,闭上了眼睛。


히데키가 당당하게 들어왔다 피 흘리며 도망간 아침만 잘라내면 말도 안 되게 평화로운 하루였다. 리쿠의 고롱거리는 숨소리를 들으며 유우시가 생각했다. 너무 행복해서 마치 어느 평행세계에 불시착한 느낌이다. 엄청 평범한 연인 같잖아, 이건. 유우시가 조용히 리쿠의 품을 빠져나왔다.
如果忽略 Hideki 浑身是血狼狈逃走的那个清晨,今天简直平静得不可思议。听着陸均匀的呼吸声,勇志恍惚想着。幸福得就像不小心坠入了某个平行世界。"我们这样...简直就像最普通的情侣嘛。"勇志轻声呢喃着,悄悄从陸的怀抱里溜了出来。

옷장을 뒤져 처음 이 집에 왔을 때 입고 왔던 옷을 찾아 갈아 입었다. 꺼놨던 휴대폰을 켜자 문자가 한 번에 쏟아졌다. 가장 최근의 문자를 눌러 확인한 유우시가 답장했다. 이제 출발할 거야.
在衣柜里翻找着,终于找出初到这个家时穿的那套衣服换上。打开关闭已久的手机,未读短信如潮水般涌来。勇志点开最新的一条短信回复道:"我现在就出发。"

나갈 준비를 마친 유우시가 침대에 조용히 걸터앉았다. 구석에 잔뜩 웅크려 자고 있는 리쿠의 어깨를 잡아 부드럽게 흔들었다. 리쿠, 눈 떠봐.
收拾妥当的勇志轻轻坐在床沿,伸手握住蜷缩在角落熟睡的陸的肩膀温柔摇晃。"陸,醒醒。"



"유우시?"  "勇志?"



잠에서 깬 리쿠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곧 유우시가 잠옷 차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얼굴을 굳혔다. 몸이 스프링처럼 튀어 올랐다. 
刚醒来的陸露出茫然的表情,很快注意到勇志没穿睡衣的打扮,脸色突然僵硬。身体像弹簧般猛地弹坐起来。



"어디 가?"  "去哪儿?"

"나 이제 집에 돌아가야 해."
"我现在得回家了。"

"뭐?"  "什么?"

"그동안 리쿠 덕분에 진짜 재밌었어."
"这段时间多亏了陸,真的过得很开心。"



유우시는 엉덩이를 털고 일어났다. 리쿠가 재빨리 달랑거리는 손목을 낚아챘다.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절로 손에 힘이 들어갔다. 
勇志拍了拍屁股站起来。前田陸迅速抓住他晃荡的手腕。虽然不想弄疼他,却压抑不住情绪,手上不自觉地使了劲。



"갑자기 왜 가려는 거야?"  "怎么突然就要走?"

"오늘이 마지막 날이잖아."  "今天就是最后一天了。"



울컥 무언가 차오르는 게 느껴졌다.
突然感到某种情绪涌上心头。



"그건 너랑 히데키가 약속한 기간이고."
"那是你和 Hideki 约定好的期限。"

"응."  "嗯。"

"너랑 나... 그러니까 우리... 우리랑은 상관 없는 거잖아."
"你和我...就是说我们...这跟我们没有关系啊。"



유우시는 대답이 없었다. 마음이 조급해진 리쿠가 손목을 끌어당겼다. 순순히 끌려와 주면서도 유우시는 절대 허리를 숙이지 않았다. 언제라도 떠날 것처럼 굳건하게 버티고 서있었다. 낯선 감정이 속에서 휘몰아쳤다. 그 감정의 이름이 배신감이라는 걸 깨달은 리쿠가 헛웃음을 지었다. 그래, 만난 지 3주일이 겨우 될까 말까 한 사이에 배신감을 느낀다는 건 웃긴 일이라는 거 알지만. 그래도, 그래도...
勇志没有回答。心焦的陸一把拽住他的手腕。虽然顺从地被拉了过来,但勇志始终没有低下腰身。他站得笔直而僵硬,仿佛随时都会抽身离去。陌生的情绪在胸中翻涌。当陸意识到这种情绪名为"背叛感"时,不禁露出苦笑。是啊,明明才认识不到三周,说什么背叛感确实可笑。可是、可是...



"도망가려는 이유가 뭐야?"  "你想逃走的理由是什么?"

"도망치는 게 아니라니까."  "说了不是要逃。"

"그럼 왜 지금 떠나려는 거야?"
"那为什么现在要走?"

"말했잖아. 집에 갈 때가 됐다고."
"不是说过了吗。该回家了。"

"일주일 동안 내 옆에 있던 건 뭔데?"
"在我身边待了一周算什么?"

"히데키에게 돈 갚을 시간을 준 것뿐이야."
"只是给 Hideki 还钱的时间而已。"



늦은 새벽,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컴컴한 방안. 어둠에 가려져 유우시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深夜的房间里没有一丝光亮,黑暗笼罩下连勇志的脸都看不真切。



"그게 다야?"  "就这样而已吗?"



유우시가 고개를 끄덕이기 전 리쿠가 손목을 다시 잡아당겼다. 제발 솔직히 말해봐... 어쩐지 간절한 목소리. 리쿠는 침대에서 내려와 유우시의 앞에 섰다. 함께 어둠 속으로 들어와 고개를 쳐들었다. 그제야 유우시의 얼굴이 제대로 보였다.
在勇志点头之前,陸再次拽住了他的手腕。"拜托你老实说..."那声音莫名带着恳切。陸从床上下来站到勇志面前,跟着他走进黑暗里抬起头。这才真正看清勇志的脸。



"말해봐. 정말 그게 다야?"  "说啊。真的只有这样而已吗?"



유우시는 입술을 깨물었다. 별안간 내부에서 어떤 욕구가 치밀었다. 아주 깊은 밑바닥에 있는 무언가를 벅벅 긁어 그대로 토해내고 싶은 기분이었다. 역류를 참으려 혀를 깨물었다.
勇志咬住了嘴唇。突然有某种欲望从体内翻涌上来。像是要把深埋在心底的东西狠狠刮出来吐个干净。他咬着舌头强忍反胃感。



"말하고 싶지 않은데."  "明明不想说出口的。"

"왜?"  "为什么?"

"네 앞에만 있으면 숨기고 싶은 게 너무 많아져."
"只要站在你面前,想隐藏的事情就会变得好多好多。"

"그러니까 왜?"  "所以为什么呢?"

"네가 알게 되면 상처 입고 도망갈 것들이 잔뜩이니까."
"因为如果你知道了,会有太多让你受伤逃跑的事情啊。"



네게 자꾸 거짓말을 하게 돼. 그 거짓말을 덮으려 또 거짓말을 하게 돼. 너를 상처 주고 싶지 않아서 한 거짓말이 끝도 없이 늘어져. 이제 알겠어? 너도 눈치챘겠지만 난 정말로 거짓말쟁이야.
我总是忍不住对你撒谎。为了掩盖一个谎言,又不得不编造更多谎言。因为不想伤害你而说的谎话,就这样无止境地蔓延开来。现在明白了吗?其实你也察觉到了吧,我就是个彻头彻尾的骗子。

유우시가 리쿠의 손을 쥐고 제 손목을 놓게 만들었다. 그리고 넌 거짓말쟁이보다 더 나은 사람을 만나야 해.
勇志握着陸的手,迫使对方松开自己的手腕。"你应该遇到比我这个骗子更好的人。"



"그딴 게 어딨어."  "那种人怎么可能存在。"



별안간 허탈해졌다. 네 얼굴이 그 개새끼를 떠올리게 해, 사라진 내 돈 생각하면 억울해서 그놈 동생이랑 못 만나겠어, 혹은 널 좋아하지 않아. 리쿠가 상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는 그랬다.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 만나라는 멘트 따위 걱정해본 적 없었다. 유우시 너, 갑자기 내 인생에 침범해 기어코 마음마저 가져가 놓고. 리쿠가 이를 악물었다.
突然涌上的无力感几乎将他淹没。你的脸会让我想起那个混蛋,消失的存款让我不甘心到没法见他弟弟,或者干脆说我不喜欢你——前田陸想象过最糟糕的台词无非如此。却从未料想过会听到"去找更好的人"这种话。得能勇志,你突然闯进我的人生,连我的心都要夺走。陸死死咬住了后槽牙。



"난 도망 안 가."  "我不会逃的。"

"리쿠."  "陸。"

"도망가려는 건 너잖아."  "想逃的人明明是你。"



양손이 잡혔다. 깍지를 끼며 리쿠가 허리를 숙였다. 애원하듯 유우시에게 얼굴을 붙였다. 히데키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 자리에서 히데키를 데리고 떠날 수도 있었지. 하지만 넌 그러지 않았잖아. 일주일 동안 굳이 여기서 지낼 필요 없는데도 그랬잖아. 히데키한테 돈 갚을 시간 준 거 아니고, 내 옆에 남았던 거잖아, 그건. 
双手被抓住。十指交缠间,陸俯下腰身,近乎哀求般将脸贴向勇志。当 Hideki 回到家时,明明可以当场就带他离开。可你没有那么做。明明没必要在这里住上一周,却还是留下了。说是给 Hideki 时间还钱,其实...是为了留在我身边吧?

그랬던 이유가 뭐야?  这么做的理由是什么?


아주 얇은 사시미 칼로 살이 발라지는 느낌. 질문만큼이나 집요한 리쿠의 시선이 유우시를 쫓았다. 이토록 간절한 눈빛 따위 받아본 적 없다. 헐벗겨진 느낌에 유우시가 포기한 듯 웃었다. 
如同被极薄的刺身刀片片削去皮肉般的触感。前田陸的视线比提问本身更加执着地追逐着勇志。得能勇志从未见过如此炽热的目光。在这近乎被剥光的注视下,他放弃般苦笑起来。



"내가 너를 좋아하게 돼서... 네 옆에 남고 싶었나 보지."
"大概是因为我喜欢上你了...才想留在你身边的吧。"



등 돌리고 방을 나가는 대신 항복했다. 억지로 눌려놨던 속마음이 목구멍을 기어올라 리쿠에게 뛰어들었다. 그 순간 유우시는 처음 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리쿠는 그 틈을 절대 놓치지 않았다.
他没有转身离开房间,而是选择了投降。强行压抑的真心顺着喉管爬上来,纵身跃入前田陸的领域。那一刻勇志露出了从未有过的表情。而陸绝不会放过这个空隙。

유우시를 꽉 끌어안은 리쿠가 속삭였다. 그거면 되는 거잖아.
紧紧抱住勇志的陸在他耳边呢喃。这样不就好了吗。



"네가 거짓말쟁이든 뭐든 상관 없어. 네가 나한테 무슨 거짓말을 했는지 안 궁금해. 평생 속이고 살아."
"不管你是骗子还是什么都无所谓。我不在乎你对我撒过什么谎。你就带着谎言过一辈子吧。"



뜨거운 숨결이 목덜미에 흩어졌다.  灼热的吐息在颈后散开。



"나는 사기꾼의 동생이야. 네 돈 떼먹고 도망쳤다가 다른 여자랑 결혼한 쓰레기의 핏줄이야. 난 네가 그렇게 외치던 마에다 성씨를 영원히 달고 살아야 해."
"我是诈骗犯的弟弟。是骗走你的钱逃跑后跟别的女人结婚的人渣的血脉。我得永远背负着你曾那么厌恶的前田这个姓氏活下去。"



넌 그래도 나를 좋아한다는 거지?
即使这样你还是喜欢我的吧?

리쿠의 질문이 제법 약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미 돌아가는 길을 포기한 후였다. 남은 길은 오로지 리쿠가 서 있는 1차선 직진 도로였다. 유우시가 순순히 진심을 내놓았다. 그래.
陸的问题比想象中软弱,但已别无选择。既然放弃了回头路,眼前就只剩下站在第一车道的陸。勇志坦率交出了真心。没错。



"나도 그래."  "我也是。"

"......."  "……"

"네가 거짓말쟁이라도 너를 좋아해. 그러니까 도망가지 마."
"就算你是骗子也喜欢你。所以别逃。"



항복 싸인 보내는 유우시에게 달려들어 당당히 승리를 선언하는 대신, 리쿠는 무릎 꿇었다. 날것의 진심을 꺼내 내밀었다. 이긴 사람은 없는데 항복을 외치는 사람은 둘이나 됐다. 그러나 상관 없었다. 처음부터 이건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었으니까. 
本该扑向举起白旗的勇志宣告胜利,陸却跪了下来。掏出赤裸裸的真心摊开。没有赢家,喊着投降的人倒有两个。但无所谓。这从来就不是输赢的较量。

마침내. 유우시는 손을 뻗어 리쿠를 마주안았다. 넓은 등에 손을 올려 끌어안았다. 처음부터 하나였다는 듯 빈틈 없이 두 몸이 맞물렸다. 
终于。勇志伸出手将陸拥入怀中。宽厚的手掌贴上他的背脊,将人紧紧揽住。两人的身体严丝合缝地嵌合在一起,仿佛生来就该如此。


스무 살 1월 1일, 골목에 쭈그려 앉아 있던 이유. 하와이가 아닌 네가 있는 이곳으로 온 이유. 네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매달린 이유. 일주일의 유예기간을 정했던 이유. 네가 잠든 사이 떠나지 않고 굳이 깨워 안녕을 고한 이유. 
二十岁那年的元旦,蜷缩在巷子里的理由。放弃夏威夷选择这个有你在的地方的理由。死死拽住你裤脚不放手的理由。定下一周缓冲期的理由。明明可以趁你睡着时离开,却偏要叫醒你道别的理由。

어쩌면 이 순간을 위해 긴 길을 돌아온 걸지도 몰라.
或许我兜兜转转走过这么长的路,就是为了这一刻。

그 이유를 소중히 껴안은 유우시가 어깨에 이마를 부볐다. 마침내 마침표가 찍혔다.
将这份理由珍重抱在怀里的勇志把额头抵上他肩膀。终于画上了句点。






+) 리쿠는 읽지 마시오  +) 陸禁止阅读

사방이 어두웠다. 소리를 내려 해도 입에 붙은 청테이프에 가로막혔다. 손목과 발목이 로프로 묶인 채로 무척 좁은 공간에 몸이 끼어 있었다. 안 아픈 곳이 없었다. 단순히 찌부러진 자세 때문은 아니었고, 이곳에 갇히기 전 몇 시간을 내리 얻어맞았기 때문이었다.
四周一片漆黑。想发出声音却被嘴上的胶带阻挡。手腕脚踝被绳索捆住,身体卡在极其狭窄的空间里。没有一处不疼。不仅是因为蜷缩的姿势,更因为在被关进来前挨了几个小时的毒打。


어쩌다 이렇게 됐더라?  怎么会变成这样?

자꾸만 흐려지는 의식을 되돌리려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봤자 얼굴이 허벅지 사이에 끼어 있어 움직임이 미약했다. 잔뜩 굽힌 뒷목에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다행히 고통이 정신을 일깨웠다. 다시 머리를 굴려본다. 어쩌다 이렇게 됐더라?
摇晃脑袋试图唤回逐渐模糊的意识。但脸卡在大腿间的姿势让动作收效甚微。后颈弯折处传来针扎般的刺痛。幸好疼痛让人清醒。再次转动头颅思考。怎么会变成这样?

한참 모자라잖아요. 그게 최선이야. 200만 엔이 최선이라고? 그렇다니까. 형 미쳤어? 내가? 미친 건 얘야. 훔친 돈 받아내겠다고 남의 집 쳐들어와서 뻔뻔하게 먹고 자고 있잖아. 도대체 며칠 째야? 뭔 소꿉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왜 남의 남동생이랑 온종일 붙어 있어? 
"还差得远呢。那就是最好的了。200 万日元就是最好的?是啊。哥疯了吗?我?疯的是这家伙吧。为了讨回被偷的钱,闯进别人家厚着脸皮又吃又住。到底几天了?又不是玩过家家,为什么整天黏着别人的弟弟?"

건너뛰기. 피를 흘리며 집을 나섰고. 잔뜩 흥분한 상태로 경찰서를 찾아 들어가려다, 퍽. 눈 떠보니 웬 창고에서 폭행당하는 중이었다. 정장 차림의 건장한 남성들이 저를 둘러싸고 각목을 휘둘렀다. 왜 이러냐고 소리 질러봤자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하도 맞아서 기절하면 찬물을 끼얹어 깨우고는 다시 폭력을 이어갔다. 이러다 진짜 죽겠다 싶은 딱 그 순간 겨우 끝이 났다. 힘이 없어 축 늘어진 자신에게 다가와 입에 청테이프를 붙이고 눈에는 안대를 씌웠다. 쪼그려앉은 자세를 취하게 하더니 발목과 손목을 단단히 묶었다. 그리고 누군가 자신을 번쩍 들었고, 어딘가에 쑤셔 넣었다. 아주 좁은 공간이었다. 덜컹, 하고 머리 위로 무언가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跳过。我流着血走出家门。在极度兴奋的状态下正要去警察局,砰。睁眼发现自己在一个仓库里正被殴打。几个穿着西装的壮硕男性围着我挥舞棍棒。我大喊为什么要这样,但没人回答。被打到昏过去就会被泼冷水弄醒,然后继续挨打。就在我觉得真的要死掉的那一刻,终于结束了。他们走近瘫软无力的我,用胶带封住我的嘴,蒙上眼罩。让我蜷缩起来,紧紧绑住我的手脚。然后有人把我猛地拎起来,塞进了某个地方。那是个非常狭窄的空间。哐当一声,头顶传来什么东西关上的声音。

몇 시간이 지난 거지? 그리고 몇 시간을 더 이러고 있어야 하는 거지? 죽을 때까지 여기에 갇혀 있는 건가? 아니, 애초에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지?
究竟过去几个小时了?还要这样持续多久?难道要被困在这里直到死去?不,到底是谁干的这种事?

공포로 심장이 세차게 두근거렸다. 패닉 상태에 빠지기 직전, 호흡이 점차 딸렸다. 가슴이 빠르게 들썩였다. 지쳐 늘어져 있던 몸을 다시 꿈틀대던 바로 그때. 어떤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걸어오는 발소리였다. 그다음은 대화를 주고받는 소리, 마지막으로 쇠와 쇠가 부딪치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났다. 그리고 거칠게 안대가 벗겨졌다.
恐惧让心脏剧烈跳动。就在即将陷入恐慌状态时,呼吸逐渐变得困难。胸口剧烈起伏。正当疲惫瘫软的身体又开始蠕动时——突然听到了声响。是有人走近的脚步声。接着是交谈声,最后传来金属碰撞般的尖锐声响。粗糙的眼罩被粗暴扯下。



"이렇게 해놓으면 얼굴이 안 보이잖아."
"这样弄的话不就看不到脸了。"

"통이 작아서 안에 넣으려면 이 자세밖에 없었습니다."
"尺寸太小了,要想放进去只能保持这个姿势。"

"좀 꺼내 봐."  "先拿出来看看。"



익숙한 목소리였다.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머리 굴릴 필요도 없었다. 조곤조곤한 목소리에 상냥한 도쿄 말투가 지문 수준이었다. 누군가 우악스러운 손놀림으로 목을 잡아채 그대로 밖으로 끄집어냈다. 녹슨 철제의자 위로 내팽개쳐졌다. 굳어있던 근육과 관절이 살려달라 비명을 질렀다. 빛에 적응하기 위해 몸을 비틀며 눈을 깜빡거렸다. 타오르는 고통과 함께 번쩍 뜬 눈,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건 올곧게 서 있는 유우시였다. 
那是熟悉的声音。根本不需要绞尽脑汁去猜测身份——温吞的语速里带着标志性的东京腔调,简直像指纹一样独特。有人用蛮横的动作掐住我的后颈,直接把我拽了出去。被扔在生锈的铁椅上时,僵硬的肌肉和关节都在发出哀鸣。我扭动着身体眨动眼睛试图适应光线,在灼烧般的痛楚中猛然睁大的双眼,最先看到的便是笔直站立的勇志。



"안녕, 히데키."  "你好,Hideki。"



순간 히데키의 몸이 펄쩍 뛰어올랐다. 무어라 읍읍대는데 청테이프가 붙어있어 알아들을 순 없었다. 사실 듣고 싶지도 않았다. 덩치가 대령한 의자에 앉은 유우시가 찬찬히 히데키의 꼴을 구경했다.
瞬间 Hideeki 的身体猛地弹跳起来。他呜呜咽咽地说着什么,但嘴上贴着胶带根本听不清。说实话我也不想听。身材高大的 Yuushi 坐在扶手椅上,慢条斯理地欣赏着 Hideeki 的狼狈模样。



"이쯤 하면 경찰에서도 신고를 받아줄 것 같네."
"闹到这个地步,警察也该受理报案了吧。"

"읍읍, 읍읍읍!!"  "呜呜,呜呜呜!!"

"아까는 진짜 유난이었어. 코피 좀 난 것 가지고 바로 경찰서로 달려가다니. 경찰은 그렇게 한가한 직업이 아니라고."
"刚才可真是小题大做。不过是流个鼻血就急着往警局跑。警察可没闲到这种程度。"



혀를 찬 유우시가 다리를 꼬았다. 
得能勇志咂了下舌,交叠起双腿。



"좀 늦어서 미안해. 바로 오려고 했는데, 리쿠랑 얘기가 길어져서 말이야."
"抱歉来晚了。本来想立刻过来的,结果和前田陸聊着聊着就耽误了。"

"읍읍!!!!"  "呜呜——!!"



리쿠의 이름이 들리자 히데키가 더욱 날뛰었다. 유우시의 손짓에 대기 중이던 덩치들 중 한 명이 다가와 청테이프를 한 번에 뜯었다. 살갗이 뜯겨나가는 고통에 잠시 몸이 굳은 히데키가 곧 고개를 쳐들고 비굴하게 웃었다.
听到陸的名字后,Hideki 挣扎得更厉害了。在勇志的手势示意下,一个等候多时的壮汉上前猛地撕掉了胶带。皮肤被撕裂的剧痛让 Hideki 身体瞬间僵直,但很快又抬起头露出谄媚的笑容。



"토쿠노, 이거 풀고 얘기하자.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得能,先解开这个再谈吧。没必要做到这种地步。"

"응, 없지."  "嗯,确实没必要。"

"그럼 제발... 좀 풀어줘."  "那求你了...先松开吧。"

"필요는 없지만, 난 그냥 그러고 싶은데."
"虽然没必要...但我就是想要这样嘛。"



유우시가 눈을 접어 웃었다. 그냥 이렇게 히데키를 묶어놓고 패고 싶었어. 그러면 안 되는 걸까?
勇志眯起眼睛笑了。他就是想这样把 Hideki 绑起来揍一顿。这样不行吗?

평소와 다른 모습에 히데키가 침을 삼켰다. 마에다 씨 부르며 존대하던, 히데키가 알던 유우시가 아니었다. 물론 전에도 보통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린 나이에 온갖 명품 옷과 가방을 휘두르고 다니는 것도, 일반인은 엄두도 못 내는 비싼 아파트에 홀로 사는 것도, 금고에 떡하니 들어있던 천만 엔도. 결코 평범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냥 세상 물정 모르는 금수저라고만 생각했지, 깡패 불러서 이딴 짓까지 할 줄은 몰랐다. 
Hideki 咽了口唾沫,眼前的勇志和平日判若两人。这根本不是那个会恭敬称呼他"前田先生"的勇志。当然他早就觉得这人不太正常——年纪轻轻就浑身名牌包包衣服招摇过市,独自住在普通人想都不敢想的高级公寓里,保险柜里还大喇喇放着千万日元现金。但 Hideki 原以为这不过是个不知人间疾苦的富二代,哪能想到他居然会叫来混混干这种事。



"돈 갚을게. 진짜 미안해. 내가 죽을죄를 지었어."
"我会还钱的。真的对不起。我犯下了死罪。"

"죽을죄를 지었으면 죽어."  "既然犯了死罪就去死吧。"

"아니아니... 아니. 토쿠노. 내 말 좀 들어봐. 나, 나, 후배가 금융권에서 일하는데, 며칠만 기다리면 금방 돈을 만들어올 수 있어."
"不不...不是的。得能。你听我说。我、我有个后辈在金融圈工作,只要再等几天很快就能筹到钱。"

"돈을 갚을 수 있는데 안 갚았다는 거네?"
"意思是有能力还钱却故意不还是吧?"

"일주일은 너무 짧아서, 아니야. 아니. 다 내 잘못이야. 진짜 미안해. 2배로 갚을게. 살려줘 제발."
"一周实在太短了,不、不是这样的。全都是我的错。真的对不起。我会加倍补偿的。求求你放过我吧。"



기어코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러나 동정심이 들지는 않았다. 그나마 봐줄 만하던 얼굴도 하도 얻어맞아 퉁퉁 부어있어 볼 맛이 안 났다. 유우시가 지루해진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眼泪终于大颗大颗地掉了下来。但并没有激起任何同情。那张原本还算看得过去的脸,因为挨了太多揍而肿得不成样子,连看都不想多看一眼。勇志无聊地摇了摇头。



"됐어. 돈을 2배로 불려오든 3배로 불려오든 그건 히데키 맘대로 해."
"够了。不管是把本金翻两倍还是三倍,都随 Hideki 的便吧。"

"그럼 내가... 내가 뭘 하면 될까?"
"那我要...我该做些什么才好?"

"내 돈 보태서 샀다는 신혼집 있지."
"记得那套用我们共同积蓄买的新婚公寓吧。"



유우시가 서류를 꺼내 히데키 앞으로 던졌다. 
勇志抽出文件甩到 Hideki 面前。



"그거 나 주라."  "把它给我。"

"...어?"  "...嗯?"



대꾸하기도 전에 덩치가 성큼성큼 다가와 히데키의 입에 도장을 물렸다. 찍어. 거친 목소리에 히데키가 달달 떨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죽어라 맞으며 고통이 학습된 덕분이었다. 여기, 여기, 여기. 정신없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에 머리를 쳐박았다. 도장이 전부 찍힌 서류를 덩치가 챙겼다. 그걸 건네받아 살펴본 유우시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还没等回答,那个壮汉就大步走过来,在 Hideki 的嘴上盖了个章。"啪"的一声。粗糙的声音让 Hideki 浑身发抖,却还是点了点头。多亏了被往死里打学到的教训。这里、这里、这里。他晕头转向地用手指着的地方,脑袋就被按下去。壮汉收起了盖满章的文书。接过文件查看的 Yuushi 露出了满意的笑容。



"고마워. 아무래도 린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까, 그 집에서 리쿠랑 계속 같이 사는 건 무리일 것 같더라고."
"谢了。反正也不知道 Rin 什么时候回来,继续和陸一起住在那房子里估计不太现实。"

"......뭐라고?"  "......你说什么?"

"아, 나 계속 리쿠랑 같이 살기로 했거든."
"啊,我决定继续和陸一起住了。"



벙찐 히데키를 앞에 두고 유우시가 설명했다. 신혼집 넘긴 거 유키한테 걸려서 이혼당할 걱정은 안 해도 돼. 이미 유키는 너랑 이혼하기로 했어. 석 달 전에 갔던 파티 기억나? 그때 기차놀이하다가 찍힌 사진 있지, 그거 보여주니까 바로 이혼 도장 찍더라.
勇志对着目瞪口呆的 Hideki 解释道:"新婚房过户给 Yuki 的事你不用担心会离婚。Yuki 早就决定要和你离婚了。还记得三个月前那个派对吗?当时玩火车游戏的照片还在吧,给她看了那张照片后立马就盖了离婚章。"



"이런... 미친 새끼야..."  "靠...你个疯子..."

"기차놀이한 건 넌데 왜 내가 미친 새끼지?"
"玩火车游戏的是你,凭什么说我是疯子?"

"너 이 씨발, 너, 제정신이야?"
"你他妈,你,脑子正常吗?"



한순간에 태도를 뒤집은 히데키가 발악하기 시작했다. 덩치들이 제압하려 나서길래 유우시가 손짓해 뒤로 물렸다. 펄떡대던 히데키가 균형을 잃고 의자 아래로 넘어졌다. 그 꼴을 하고서도 히데키는 계속해서 왁왁댔다.
态度骤变的 Hideki 开始垂死挣扎。见壮汉们要上前压制,勇志摆手示意他们退后。扑腾着的 Hideki 失去平衡,从椅子上摔了下来。即便这副狼狈相,Hideki 仍不停地叫嚣着。



"너 씨발 이거 범죄야!"  "你他妈这是犯罪!"

"응."  "嗯。"

"돈으로 깡패 써서 나 감금해놓고 두드려 팬 거 리쿠는 알아?"
"花钱雇打手把我关起来揍,陸知道这事吗?"



유우시가 입을 닫았다. 그 모습에 어쩐지 자신감을 얻은 히데키가 날뛰었다.
勇志闭上了嘴。不知为何,Hideki 见状反而来了劲头,愈发张狂起来。



"나 씨발 걔 형이야. 가족이라고. 같이 살기로 했다고? 퍽이나! 지 형한테 이딴 짓 한 놈이랑 리쿠가 같이 살 것 같아? 너 이 정도로 정신병자인 거 걔가 알아?"
"我操他妈的那是他哥。家人?说要一起住?放屁!陸怎么可能跟这种对他哥干出这种事的混蛋一起住?你他妈疯成这样他知道吗?"



유우시가 바닥에 엎어져서도 눈빛이 흉흉한 히데키를 빤히 바라봤다. 알고는 있었지만 히데키는 참 뻔뻔하구나. 이딴 쓰레기가 리쿠와 같은 배에서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가족으로 묶인 게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자에서 일어나 천천히 다가갔다. 복어처럼 울룩불룩해진 얼굴 위로 발을 올렸다.
勇志即使趴在地上也死死盯着眼神阴鸷的 Hideki。虽然早就知道,但 Hideki 这混蛋真是厚颜无耻。想到这种垃圾只因为和陸流着同样的血就被绑在一起,就觉得不公平。他从椅子上起身慢慢走近,把脚踩在那张河豚般肿胀的脸上。



"너 바보야? 리쿠는 당연히 모르지..."
"你傻吗?陸当然不知道..."



일부러 아까 부러뜨린 코뼈를 누르고 발에 힘을 준 탓에 우두둑, 다시 무언가 어긋나는 소리가 들렸다. 코에서 느껴지는 끔찍한 고통에 히데키가 소리를 질렀으나 그 입마저 유우시가 발로 막았다. 마치 축구공을 아래에 두고 굴리듯 맘껏 히데키의 머리통을 짓밟았다.
故意按压刚才折断的鼻梁骨并用力踩踏的缘故,咯吱一声,又听到了什么东西错位的声音。感受到鼻子传来的剧痛,Hideki 发出惨叫,但那张嘴也被勇志用脚堵住了。就像把足球踩在脚下滚动一般,他肆意践踏着 Hideki 的脑袋。



"걱정하지 마. 리쿠는 영원히 모를 거야. 네가 리쿠 이름 대고 나랑 뒹굴었던 것도, 네가 리쿠한테 다 뒤집어씌우고 도망가려고 했던 것도, 그리고 내가 지금 이러는 것도."
"别担心。陸永远都不会知道。你一边喊着他的名字跟我缠绵的事,你想把一切都推给他然后逃跑的事,还有我现在这样对你的事。"



유우시가 수줍게 웃었다.  勇志羞涩地笑了。



"내가 거짓말쟁이라도 좋대. 평생 속이고 살아도 된대."
"就算我是个骗子也没关系。他们说可以骗一辈子。"

"으브븝... 윽..."  "嗯呜...嗯..."

"너무 사랑스럽지 않아?"  "可爱得过分了吧?"



그러니까 이제 불청객은 빠질 시간이야.
所以说现在该请不速之客退场了。

고통에 정신 놓기 직전인 히데키의 머리통을 걷어찼다. 진짜 공이었다면 깔끔하게 골문을 뚫었을 완벽한 슈팅이었다. 밑창에 묻은 피를 바닥에 문질러 닦으며 유우시가 덧붙였다. 그래도 이젠 거짓말 안 해. 네가 내 마지막 거짓말이야. 자랑스러워해도 돼.
在 Hideki 即将因痛苦失去意识的瞬间,Yushi 一脚踹向他的脑袋。若是足球的话,这记完美射门绝对能干净利落地破门。Yushi 用鞋底蹭着地板擦拭血迹,又补了句:不过这次我没说谎。你就是我最后的谎言。你可以为此骄傲。


안타깝지만 히데키는 자랑스러워하기는 커녕 그냥 기절해버린 것 같았다. 히데키의 바지가 어둡게 물든 걸 발견한 유우시가 질색하며 얼른 서류를 챙겨 창고를 벗어났다. 더러워 죽겠네. 악당의 최후치고는 냄새나는 엔딩이었다. 미련 없이 등 돌린 유우시 뒤로 덩치가 따라붙었다. 입에 담배를 물자 깍듯한 자세로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 충성심 넘치는 폼을 보며 유우시가 불쑥 말했다.
可惜 Hideki 别说骄傲,似乎直接昏了过去。Yushi 发现他裤裆洇开深色痕迹,嫌恶地抓起文件快步离开仓库。恶心死了。作为反派结局未免太臭不可闻。Yushi 毫不留恋转身时,那个大块头跟了上来。当 Yushi 叼起香烟,对方立即恭敬地掏出打火机。看着这份殷勤姿态,Yushi 突然开口。



"아버지한테 도와줘서 감사하다고 전해줘."  "替我谢谢父亲出手相助。"

"네, 처리는 어떻게 할까요?"  "是,您想怎么处理?"

"뭐... 아버지 방식대로."  "就...按父亲的方式来吧。"



쓰레기는 쓰레기통으로, 가 원칙이라지만. 다시는 히데키가 별 같잖은 형 운운하며 리쿠 앞에 등장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유우시는 조금 험악하더라도 아버지의 방식을 차용하기로 했다. 어느 뒷산에 꼭꼭 묻어서 다시는 기어 나오지 못 하게 해야지. 덩치는 아주 잘 알아들었다는 듯 허리를 팍 숙였다.
虽说垃圾该进垃圾桶是原则...但勇志实在不想再看到 Hideki 那混蛋以"陆的哥哥"之类的可笑名义出现。所以他决定采用父亲那种稍显狠厉的方式——在某处后山深深埋好,让那家伙再也爬不出来。那壮汉似乎完全理解了意思,猛地弯下了腰。

유우시가 그걸 보다 눈썹을 들썩였다. 덩치의 험악한 이목구비와 심상치 않은 몸집, 그리고 목까지 올라와 휘감고 있는 문신을 살폈다. 별 건 아니지만 아까 전 히데키의 말속에 들어있던 어떤 오해가 떠올랐다. 돈으로 깡패 사서 쓴 걸 리쿠가 아냐고?
勇志看到那景象时眉毛跳了跳。他打量着对方凶神恶煞的五官、异常魁梧的身材,以及蜿蜒到脖颈处的刺青。虽然不算什么大事,但刚才 Hidemi 话里隐含的某种误解突然浮现在脑海——该不会陸以为我是花钱雇的打手吧?



"근데 쟤 바보 아냐? 깡패랑 야쿠자도 구분 못 해. 야쿠자가 돈 낸다고 이런 거 해주는 줄 아나."
"不过那家伙是不是傻?连混混和极道都分不清。难道以为极道会为钱干这种事?"

"저도 듣는데 황당하긴 했습니다."  "我听着也觉得离谱。"



하긴, 내가 야쿠자 집안 아들인 걸 알았으면 천만 엔 들고 튀지도 않았겠지만.
也是,要是知道我是极道家的儿子,那家伙估计早揣着千万日元跑路了。

히데키에게 굳이 진실을 알릴 필요가 없었으므로 그냥 어깨를 으쓱이고 말았다. 수고하라고 덩치의 어깨를 두드릴 뿐이었다. 90도로 제게 인사하는 이들에게 손을 흔들어준 유우시가 기사가 대기하고 있던 차에 올라탔다. 목적지를 묻는 기사에게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既然没必要特意告诉 Hideeki 真相,他只是无所谓地耸了耸肩。拍了拍那个大块头的肩膀说了句"辛苦了"。勇志向那些对他 90 度鞠躬的人们挥手致意后,坐进了等候已久的轿车。面对司机询问目的地的声音,他毫不犹豫地给出了回答。



"리쿠 집으로 가자."  "去陸家。"



빠르게 지나가는 차창 밖 풍경을 빤히 구경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시꺼멓던 하늘이 점점 밝아지는 게 느껴졌다. 동이 터오고 있었다. 마침내 새벽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집에 돌아가서 아침밥으로는 뭘 차리지, 궁리하던 유우시가 문득 깨달았다.
呆呆地望着车窗外飞速掠过的风景。方才还漆黑一片的天空渐渐亮了起来,东方破晓,黎明即将结束。正琢磨着回家后早饭该准备些什么的勇志突然回过神来。

아차, 리쿠도 우리 아버지가 누군지 알면 무서워 하려나. 쫄아서 도망가버릴지도 몰라. 그렇다면 이것까지만 몰래 숨기는 걸로 할까...
啊呀,陸要是知道我父亲是谁,说不定会害怕得发抖逃跑呢。要不就偷偷瞒到这一步为止吧...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는다. 이건 어쩔 수 없는 거짓말쟁이의 숙명. 유우시는 서류를 품에 넣은 후 뻔뻔한 얼굴로 리쿠에게 문자를 보냈다. 리쿠한테 줄 선물 챙겨서 집 가는 중♥︎♥︎♥︎
谎言会孕育谎言。这是无可救药的撒谎者的宿命。勇志把文件塞进怀里后,厚着脸皮给陸发了条消息:正在回家的路上,给你带了礼物哦♥︎♥︎♥︎


정말로 히데키를 산에 파묻어놓고 말끔하게 숨길 수 있겠느냐고, 히데키의 신혼집에서 리쿠와 하하호호 웃으며 잘 살 수 있겠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유우시는 자신 있었다. 원래 수치심이랄 게 없는 타입이다. 날 때부터 낯짝이 두껍게 태어나기도 했다. 언젠가 후회하더라도 미래가 아닌 지금 이 순간에 방점을 찍기로 했다. 리쿠에게 평생 숨겨야 할 거짓말이 있더라도. 내일은 또 내일의 거짓말이 생길지도 모르지만. 
如果有人问,是否真的能把 Hideki 埋在山里彻底隐藏起来,是否能在 Hideki 的新婚房里和前田陸嘻嘻哈哈地过日子——得能勇志确信自己能做到。他本就是不知羞耻为何物的类型,天生脸皮就厚。即便将来会后悔,他也决定把重点放在当下这一刻。就算要对陸隐瞒一辈子的谎言。明天或许又会有新的谎言诞生。

지금 이 순간 유우시는 돌아가는 중이었다. 등 뒤로 감춘 진실을 눈감아주고, 기꺼이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 주고, 아침밥을 맛있게 먹어주고, 저를 꽉 끌어안아 줄 리쿠에게로. 
此时此刻,勇志正在转身。他背对着隐藏的真相,心甘情愿地被谎言蒙蔽,津津有味地吃着早餐,朝着会紧紧拥抱我的陸走去。



끝.  结束。







생각보다 업로드가 좀 늦어졌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没想到上传比预想的要晚了些...感谢阅读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