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이딴 꼴 볼 바에 그만두고 말지... 감독실을 나오면서 김도훈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별로 싫은 말 들은 것도 아니라는 객관적인 판단은 됐는데 기분이 전혀 아니었다. 
真是宁愿辞职也不想看到这种局面... 走出导演室时,金道勋由衷地这么想着。虽然理智上他明白自己并没有听到什么特别难听的话,但心情却完全不是那么回事。

김도훈은 수비 포지션 변경에 대한 제안을 들은 참이었다. 당장 내야엔 자리가 쉽지 않으나, 외야로 포지션 변경하면 1군 경기를 자주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요지의 말이었는데, 처음들은 건 아니었다. 코치님이 언뜻 제안하기도 했고, 그때마다 김도훈은 잘 모르겠다고 대꾸했는데 이렇게 감독에게서까지 제안을 들으니 이제 받아들이든 아니든 결론을 낼 때가 왔다고 느꼈다. 
金道勋刚刚听到了关于改变防守位置的建议。虽然目前内野的位置不太容易获得,但如果转换到外野,似乎就能更频繁地出场参加一军比赛。这并不是他第一次听到这样的建议。教练也曾经提过,每次金道勋都回答说不太确定。但这次连监督都提出了建议,他感觉是时候做出决定了,无论是接受还是拒绝。

그리고 김도훈은 생각할 것도 없이 싫었다. 왜 싫어? 당장 외야에 더 자리 많은 건 사실인데 그리고 그렇게만 한다면 주전으로 기용해주겠다는 말을 거의 돌려서 들은 거랑 다름 없었는데 왜 이렇게 모욕적으로 느껴지고 이딴 취급 받기 싫어서 차라리 그만두고 싶다는 충동까지 치미는지 모를 일이었다. 객관적으로 김도훈의 취급이 아주 안 좋은 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金道勋毫不犹豫地讨厌这个提议。为什么讨厌?虽然外野确实有更多的位置空缺,而且如果他同意的话,这几乎等同于间接听到了可以被任用为主力的承诺。但为什么他会感到如此侮辱,甚至产生了宁愿辞职也不愿接受这种待遇的冲动,这是无法理解的。尽管客观来说,他知道金道勋受到的待遇并不是特别糟糕。

김도훈은 새로 산 글러브를 길들인다는 핑계로 화풀이를 했다. 아, 정말로 자리가 간절했다. 제가 2루수인지 외야수인지 1군인지 2군인지도 모르는 게 너무 답답했고, 김도훈은 살면서 단 한 번도 본인이 뭘 하고 있는지 설명하지 못했던 순간이 없어서 더더욱 이 불안정함이 괴로웠다. 
金道勋以磨合新买的手套为借口发泄着情绪。啊,他是多么渴望一个固定的位置啊。不知道自己是二垒手还是外野手,是在一军还是二军,这种不确定感让他感到非常沮丧。金道勋一生中从未有过无法解释自己在做什么的时刻,因此这种不稳定的状态让他更加痛苦。


*


신정환이 김도훈에게 스파이크를 선물해 준 적이 있었다. 김도훈이 정말 안 좋을 때 격려차 선물해준 거였는데, 선배가 후배한테 신발 선물 하는 게 없는 일은 아니었으나 어쩐지 그 상대가 신정환이라는 것에 약간 으쓱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제야 어디 가서 친하다고 얘기할 수 있는 기분? 
申正焕曾经送给金道勋一双钉鞋作为礼物。那是在金道勋心情非常低落的时候,为了鼓励他而送的礼物。虽然前辈送鞋子给后辈并不是什么稀奇事,但不知为何,因为对方是申正焕,金道勋感到有点小得意。是不是现在终于可以到处说他们关系很好了?

종종 만나서 자게 된 이후로 신정환은 김도훈을 아주 가까이 대했다. 몸이 붙어서 마음도 가까워진 류는 아닌 것 같고 그냥 이미 만진 데라 덥석 잡는 걸 머뭇거리지 않게 된 것에 가까웠다. 신정환은 자기 피곤하다고 서 있는 김도훈을 붙잡고 늘어지기도 했고 안타를 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왔을 때 서슴없이 뺨에 손을 대며 축하를 해주기도 했다. 처음에는 이 형이 미친 건가 싶었는데 이제는 별 생각이 없었다. 신정환은 한 번 그어놓은 선을 한 번 넘으면 그 이후부터는 거침이 없었다. 원래 처음에 괜히 결벽을 떠는 사람인 걸 이제는 알았다. 
自从经常见面并一起睡觉后,申正焕对金道勋变得非常亲近。这并不是因为身体接触而心灵也变得亲密的那种,而更像是因为已经触碰过,所以不再犹豫地去抓住对方。申正焕会抓住自称疲惫的金道勋不放,也会在打出安打回到休息区时毫不犹豫地用手触摸对方的脸颊表示祝贺。起初金道勋觉得这哥是不是疯了,但现在已经没什么特别的想法了。申正焕一旦越过自己划定的界限,之后就会毫无顾忌。现在金道勋明白了,原来申正焕本来就是个一开始会莫名其妙地装作洁癖的人。

김도훈 역시도 고등학생 때부터 세상이 가만두지 않는 인생을 살며 적당히 굴렀다고 생각했으나 아무래도 2년간 혼자 자취하는 성인으로 산 경험을 무시할 수 없는지 신정환은 어떤 면에서는 확실히 김도훈보다 능숙한 면이 있었다. 몇 번 잤다고 자연스럽게 와닿는 손길이 대표적이었다. 김도훈이라고 몸 한 번 텄다고 잔 사이에 너무 남처럼 대하지 말라고 투정을 부리고 싶은 건 맹세코 아니었다. 그러나 신정환은 너무할 정도로 의식이 없어 보였다. 그러니까, 김도훈은 샤워실 들어가기 전에 신정환이 있으면 괜히 눈을 깔게 됐다. 그냥 지나다니는 남자 몸이야 엘리트스포츠 하면서 지겹게 많이 봤으나 물고 빨고 했던 몸은 아무래도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너는 야외스포츠 하는 애가 어떻게 이렇게 살이 안 탈 수가 있어? 그런 대화라도 멀리서 들리면 이상하게 몸이 긴장됐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하지, 질투라기엔 너무 감정의 깊이가 얕았고 일종의 긴장감에 가까웠다. 긴장감은 습관처럼 몸에 기록되는 거라 김도훈이 머리로 굳이 떠올리지 않으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언제든 잘 수 있는 사람이랑 닿으면 의식하게 되잖아. 반면 적어도 김도훈이 보기에 신정환은 아닌 것 같았다.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까지 손이 쉽게 닿을 수가 있나. 누구한테 물어볼 수도 없고 혼자만은 답답하긴 했다. 내가 너무 순진한가? 아니면 저쪽이 대단히 문란하거나... 둘 모두 정답은 아니었다.  
金道勋也认为自己从高中时代起就过着不被世界放过的人生,但似乎无法忽视两年独自生活的成年人经历,申正焕在某些方面确实比金道勋更加熟练。最典型的就是几次睡过之后自然而然的触碰。金道勋发誓他并不是想因为上过一次床就抱怨对方不要太把自己当外人。然而,申正焕看起来毫无意识到这一点。也就是说,金道勋在进浴室前如果看到申正焕在,就会不自觉地低下眼睛。虽然作为精英运动员,他已经看过无数次路过的男性身体,但毕竟亲吻和吮吸过的身体感觉还是不一样。"你这个户外运动的人怎么可能皮肤这么白?"即使是远远听到这样的对话,身体也会莫名其妙地紧张起来。该怎么形容这种感觉呢,说是嫉妒又显得情感太浅薄,更接近于一种紧张感。紧张感就像习惯一样被记录在身体里,即使金道勋刻意不去想,也无法完全避免。毕竟和随时可能发生关系的人接触时,总会不自觉地意识到。相比之下,至少在金道勋看来,申正焕似乎并不这样。否则他怎么可能那么轻易地触碰呢?这种事又不能问别人,只能自己憋着。是我太天真了吗?还是对方太随便了...两者都不是正确答案。

이유를 설명하라면 알 수는 없지만 신정환이 김도훈에게 호감을 가진 건 아주 최근 일이고 그전까지는 오히려 싫어했다고 생각한다. 신정환이 김도훈에게 나쁘게 대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그냥 알 수 있었다. 김도훈은 언제나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제게 가지는 감정의 플러스마이너스 여부를 파악했고 아마 오히려 신정환이 김도훈에게 호감이 아니었기 때문에 둘이 이런 애매한 사이가 될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그리고 신정환이 어떻게 생각했느냐와 별개로 김도훈의 감상을 말하자면 신정환에게 어쩌면 이전부터 꼴림을 느낀 건 맞았다. 이쪽이라고 호감이어서 그런 건 아니고 그냥 김도훈은 태생적으로 미와 추를 구분할 수 있는 감각이 활성화 되어 있었고 보기 좋게 조형된 것들을 보면 기분이 괜찮았다. 그게 언제나 호감과 연동되는 건 아니었다. 깨끗한 길거리가 있는 동네에 살고 싶은 것과 비슷한 마음이라고 할 수 있겠다. 
虽然无法解释原因,但我认为申正焕对金道勋产生好感是最近的事,在那之前反而是不喜欢他的。虽然申正焕从未对金道勋恶言相向,但就是能感觉得到。金道勋总是能本能地察觉到别人对他的感情是正面还是负面,也许正是因为申正焕对金道勋并不抱有好感,两人才能成为这种暧昧的关系。 撇开申正焕的想法不谈,就金道勋的感受而言,他可能从很早以前就对申正焕有些心动。这并不是因为他对申正焕有好感,而是因为金道勋天生就有分辨美丑的敏锐感觉,看到形态优美的事物会让他心情愉悦。这种感觉并不总是与好感相连。这种心情可以比作想住在街道整洁的社区里的心情。

애초에 김도훈은 현재의 만족과는 별개로 신정환이 선배가 아니었다면 그날 순순히 누워주지도 않았을 게 분명했다. 김도훈이랑 같이 있기 불편하다는 티는 다 내놓고 김도훈이 신경 거스르지 않으려고 눈치 보면서 맞춰줬더니 바로 태도 달라진 게 황당하기도 했다. 안정적으로 조형된 껍데기 안에 있는 인간 신정환에 대한 평가는 그저 그랬으나 어쩌다 보니 그날의 충동이 평소 신정환에게 내리던 평가보다 앞서 일이 이렇게 됐다. 그래도 신정환이 김도훈을 싫어하는 걸 느꼈음에도 같이 싫어하지는 않았으니 김도훈 쪽이 점수가 후했던 건 맞았다. 어쨌든 박고 싸는 일에 신정환이 김도훈을 싫어하든 더 이상 그렇지 않든 더 나아가 새삼스럽게 예뻐하는 척을 하든 김도훈이 진정으로 알 바는 아니었다. 
起初,金道勋虽然对现状感到满意,但如果申正焕不是前辈的话,他那天肯定不会乖乖躺下。申正焕明显表现出和金道勋在一起很不自在,却又为了不惹金道勋不快而小心翼翼地迁就他,这种态度的突然转变让人感到困惑。对于那个被稳定塑造的外壳下的人类申正焕,金道勋的评价本来只是一般,但不知怎的,那天的冲动超越了平时对申正焕的评价,事情就这样发展了。尽管感觉到申正焕不喜欢自己,金道勋却并没有同样地讨厌他,所以说金道勋这边的评分确实更高一些。无论如何,在上床的事情上,申正焕是讨厌金道勋也好,不再那样也罢,甚至假装突然喜欢上他,这些对金道勋来说都不是真正在意的事。

괜히 자존심 세우는 것도 아니었다. 김도훈은 원래 평생을 네가 나 싫어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나, 내가 많이 가지고 태어난 건 어쩔 수 없지 않냐는 다소 재수 없는 마인드 셋으로 살아왔으나,  
这并不是在无谓地逞强。金道勋原本一直以一种有点讨厌的心态生活着,认为你讨厌我是件令人遗憾的事,但我天生就拥有很多东西,这也是没办法的事,不是吗?

요즘엔 그렇지도 않다는 게 문제였다.
问题是最近连这样的情况都没有了。

"아 저 정말 소개를 받고 그럴 여유가 없어요... 그리고 감독님 따님을 제가 어떻게..."
"啊,我真的没有时间去相亲... 而且导演的女儿,我怎么能..."

"걔도 야구 집안에서 평생 자라서 너 이해한대. 심지어는 너 잠수 탄 것도 괜찮다잖아."
"他也是在棒球世家长大的,所以他能理解你。他甚至说你消失一段时间也没关系。"

"아... 진짜 언제까지..."  "啊...真的要到什么时候..."

"그런 사람이 어딨겠냐? 걔가 진짜 네가 맘에 들었나 봐. 나한테까지 너 만나는 사람 있는지 한 번 물어보라고 하시고."
"哪有那样的人啊?看来他是真的很喜欢你呢。连我都被叮嘱要问问你有没有在和谁交往。"

다른 팀의 2군 감독의 딸이 신정환을 맘에 들어 해 한 번 만나보고 싶다는 부탁을 한다고 했다. 진지한 제안 까진 아닌 것으로 보였고, 진지해서 신정환이 새로 연애를 해도 김도훈이 관여할 내용은 아니었으나 솔직히 답이 궁금하긴 했다. 
据说另一支球队的二军教练的女儿很喜欢申正焕,想要见他一面。这看起来并不是什么严肃的提议,即使是认真的,申正焕开始新恋情也不是金道勋该插手的事。但老实说,他还是很好奇申正焕会如何回应。

만나는 사람이라도 있는 거야? 신정환은 그 말에 침묵이 길었다. 뭐가 없진 않다는 말이었으나 코치는 굳이 신정환에게 한번 생각해보라고 한 마디 더 했고 신정환은 김도훈의 동태를 살폈다. 시선이 와 닿는 걸 느끼고 김도훈은 필사적으로 그 쪽을 바라보지 않으려 노력했다. 
你有在见什么人吗?申正焕对这个问题沉默了很久。虽然他的回答并不是完全否定,但教练还是多说了一句,让申正焕再好好想想。申正焕观察着金道勋的反应。金道勋感觉到了他的目光,拼命地努力不去看那边。

"글쎄요..."  "这个嘛..."

"진짜 만나는 사람 있어?"  "你真的有在和谁交往吗?"

"애매해요... 저는, 음..."  "这有点模棱两可... 我,嗯..."

"소개 받기 싫어서 괜히 그러지 너. 야 사진이라도 봐. 진짜로,"
"你是不是因为不想被介绍才故意这样的?喂,至少看看照片吧。真的,"

"아닙니다 저 진짜로... 제가 나중에라도 말씀 꼭 드릴게요."
"不是的,我真的...我以后一定会告诉您的。"

김도훈은 거기까지 듣고 나가서 훈련 하러 간다며 일어섰다. 김도훈은 새삼스럽게 지금 본인의 상황이 별로 매력적이지는 않다고 느껴졌다. 주전으로 자리도 못 잡고, 수비 포지션 변경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이나 듣고, 최근 모든 게 불안하다 보니 대답을 피하고 싶었다. 어쩐지 자신이 없었다. 나랑 자는데 다른 사람 소개 안 받는다는 걸 듣고 고맙긴 하다고 생각했다. 그치만... 당연한 거 아닌가? 애초에 신정환이 먼저 김도훈한테 자기랑 있는 동안에는 다른 사람이랑 자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랬었다. 사람 나눠 쓰는 느낌이 좋지 않은 건 이해해서 별문제 없이 받아들였다. 그러나 김도훈이 신정환만큼 독점욕이나 통제 성향이 낮은 걸 고려하더라도 김도훈이 신정환에게 같은 걸 요구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러니까 만약에 신정환이 걸레같이 굴어서 김도훈이 그럼 형이랑 안 한다고 했다 치면...이거 통하긴 하나? 
金道勋听到这里就站起来说要去训练了。金道勋突然感觉自己现在的处境并不怎么吸引人。没能稳固主力位置,还被建议改变防守位置,最近一切都让他感到不安,所以他想逃避回答。不知怎的,他感到没有自信。听到对方说和自己睡觉就不会接受别人介绍时,他心里觉得很感激。但是...这不是理所当然的吗?最初是申正焕先对金道勋说,希望在和他在一起期间不要和其他人发生关系。金道勋理解这种不想共享的感觉,所以毫无问题地接受了。然而,即使考虑到金道勋的独占欲和控制欲不如申正焕强,金道勋似乎也无法向申正焕提出同样的要求。所以,假如申正焕像个浪荡子一样乱来,金道勋说那就不和哥哥做了...这招管用吗?

요즘 김도훈은 뭐 하나라도 안정적인 게 없었다. 팀에서의 위치도, 더 넓게는 야구선수로의 포지션도, 개인적으로 좁게 들어가자면 신정환과의 관계에서도 주도적인 게 없었다. 여러모로 기분이 별로였는데 기분이 별로일 일이 너무 많아서 정확히 뭐 때문인지 짐작도 안됐다. 뭐가 왜 좋고 왜 싫은지를 딱히 고심해 본 적이 없어서 왜 그렇게 싫은지 유추도 어려웠다. 나도 정환이 형이 누구를 만나지 않았음 좋겠다, 그게 내가 원하는 거야. 거기까지는 받아들일 법 했다. 좋아하나? 그것도 그럴 수 있지... 그렇긴 한데, 형 소개 받을 거냐고 묻고 그러지 말라고 말하기는 꺼려졌다. 김도훈의 상황이 그런 걸 당당하게 요구할 정도로 매력적이진 않아 보였다. 솔직하게 현재 시점 잘 안 풀리는 입장에서는 사소한 일들도 타격이 조금 있었다. 사실 차인다는 가정만으로도 죽기 직전까지 괴로워졌다. 적어도 선발로 계속 경기 도는 신정환과 아직 자리 잡지 못한 김도훈을 돌아보면 확연하게 김도훈 쪽이 불안했다. 나이가 어리고 아직까지 자리 잡긴 이르고 이런 부차적인 걸로 아득바득 점수를 올려보려고 노력하진 않겠다. 그렇게 애써서 비벼 볼 수 있는 게 더 김도훈을 별볼일 없어보이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신정환에게 무언가를 요구할 게 아니고 부탁을 해야 하는 것 처럼 느껴졌고,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게 현재 상황에서 정말 없다는 걸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된 것 같으면서도 과거부터 어쩌면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훅 끼쳐왔다. 
最近金道勋感觉一切都不稳定。无论是在球队中的位置,还是作为棒球选手的定位,甚至在个人层面上,与申正焕的关系中也没有主导权。各方面的心情都不太好,但烦心事太多,以至于无法准确判断是因为什么。他从未认真思考过自己为什么喜欢或不喜欢某些事,所以也很难推断为什么会如此不快。"我也希望正焕哥不要和别人约会,这就是我想要的。"这一点他还能接受。喜欢吗?这也有可能...虽然如此,但他还是不愿意问申正焕是否要介绍对象,也不愿意告诉他不要这样做。金道勋的处境似乎不够有魅力,无法理直气壮地提出这样的要求。老实说,在目前不顺的情况下,即使是一些小事也会造成一些打击。事实上,仅仅是假设被拒绝,就已经让他痛苦得快要死去。至少,当比较已经稳定担任先发投手的申正焕和尚未站稳脚跟的金道勋时,金道勋明显更加不安。他不会因为年纪小,还没到站稳脚跟的时候这些次要因素而拼命想办法提高分数。这种努力反而会让金道勋看起来更加平庸。因此,他感觉自己不应该向申正焕提出要求,而应该恳求他。他似乎现在才真正意识到,在当前的情况下,自己根本没有选择的余地,同时也涌上了一种不安感,也许从过去开始就一直如此。


*


시키는 거 열심히 하면 어떻게든 될 것 같았다. 
只要努力做好分内的事,总会有办法的。

실제로 김도훈은 시키는 거 열심히 잘 해서 되기 어렵다는 프로도 됐고, 프로가 되고 나서 1년 차에는 그게 운이 좋아서든 아니든 그 해의 가장 우수한 신인의 지표라는 신인상도 탔다. 생각해보면 살아남기 위해 고민하고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야 했던 적이 없었다. 야구도 초등학교 때 감독님이 캐스팅했고, 중학교 고등학교 진학도 성적이 괜찮았던 김도훈이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 거였다. 프로 입단 시 김도훈이 팀을 고를 수는 없었으나 프로를 갈 수 없을 거라는 불안감은 조금도 없었다. 
事实上,金道勋凭借着努力完成每一项任务,成功晋升为难以企及的职业选手。成为职业选手后的第一年,无论是运气好还是实力使然,他还获得了当年最优秀新人的标志性奖项——新人奖。回想起来,他从未为了生存而苦恼,也不曾需要挤进某个位置。棒球生涯始于小学时期教练的选拔,而初中和高中的升学也是凭借优异成绩顺利进行的,金道勋有充分的选择权。虽然在成为职业选手时无法自主选择球队,但他从未对能否进入职业联赛感到丝毫不安。

대부분의 2루수가 그렇듯 김도훈도 고교 때는 유격수를 봤다. 그때 내심 김도훈은 유격수를 평생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타격에 재능이 확실히 있었으며 유격수는 수비 부담이 너무 크기도 했고, 강견이라고 하기엔 부족했으니 2루수로 옮기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불만이 없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구단의 말을 잘 따를 생각이었다. 
和大多数二垒手一样,金道勋在高中时也打过游击手。那时候,金道勋心里觉得自己可能一辈子都当不了游击手。他在打击方面确实有天赋,但游击手的防守压力太大,而且他的臂力也不足以称得上强劲,所以对于转到二垒手的位置他并没有太多不满。直到那时,他还打算好好听从球队的安排。

지금껏 나름 모범생으로 살아와서 손해 본 건 없었으니 억울할 것도 없다.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시키는 대로 한다고 뭐가 될 것 같진 않았다. 김도훈은 평생 저만을 위한 예약 좌석이 준비되어 있다고 착각하는 인생을 살아왔고, 할 수만 있다면 영원히 착각하고 싶었으나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다. 
到目前为止,作为一个模范生活着并没有什么损失,也没什么可抱怨的。但是,如果继续按照别人的指示行事,似乎也不会有什么成就。金道勋一直以为人生中有一个专为他准备的保留座位,如果可能的话,他希望永远保持这种错觉,但现在已经不是这样的时候了。


외야수로 포지션 변경을 하지 않겠냐는 제안은 거절했다. 당장 외야에 어떻게든 서 있으면 1군에서 경기 경험이야 더 많이 가져갈 수 있었으니 김도훈이 너무 확실히 거절의 의사를 표해서 감독은 조금 당황했다. 어찌 되었든 선수의 의견을 존중해준다곤 하셨다. 어쨌든 포지션 변경이라는 게 하고 한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도 아니거니와, 내야에서 외야로는 언제든 도전할 수 있으나 외야에서 내야로 다시 오기는 힘들었다. 그리고 팀 사정에서 외야수가 더 필요한 건 지금 현재의 일이었고 리그 전체적으론 아무래도 내야수가 더 귀했다. 
他拒绝了转换为外野手的提议。虽然立即站在外野场上可以在一军获得更多比赛经验,但金道勋表现出如此明确的拒绝态度,让教练有些惊讶。不过教练还是表示会尊重选手的意见。毕竟,位置的转换并不是说做就能成功的,而且从内野转到外野随时都可以尝试,但从外野再回到内野就很困难了。再说,球队目前更需要外野手只是暂时的情况,从整个联盟来看,内野手还是更为稀缺的。

그런 현실적인 고민이 있긴 했으나 가장 큰 이유는 그냥 안 내킨단 점이었다. 이유를 설명하긴 어려웠다. 별로 생각해본 적 없는 일이었고... 그냥 2루수가 좋았다. 김도훈은 한 번도 실체가 없는 것에 애착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 이 마음이 당혹스러웠다. 어떻게든 버텨서 얻어내고 싶었다. 쉽게 가는 다른 길을 찾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이 자리만이 본인 자리 같았다.
虽然他确实有这样现实的烦恼,但最大的原因只是他不想这么做。很难解释这个理由。这是他从未认真考虑过的事情...他就是喜欢二垒手这个位置。金道勋从未对无形的东西产生过依恋,所以这种感觉让他感到困惑。他想要无论如何都要坚持下去,争取到这个位置。他也不想寻找其他更容易的道路。只有这个位置才让他感觉是属于自己的。


그래도 목표가 생기니 마음이 명확해졌다. 원래는 경기 후반부에나 종종 나가던 김도훈은 요새 꽤 괜찮았다. 원래 주전인 2루수가 아직 부상의 여파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건지 에이징 커브인지 확실히 다치기 전보다는 부진한 성적을 보였고 수비 범위가 좁아진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에 따라 김도훈에게 기회가 갔고 김도훈은 꽤 간절했다. 있는 사람을 밀어내고 싶었고, 김도훈의 자리임을 의심하지 않았던 곳으로 다시 가고 싶었다. 
有了目标之后,心里就变得更加明确了。原本只在比赛后半段偶尔上场的金道勋最近表现相当不错。原本的主力二垒手是因为还没有完全从伤病中恢复过来,还是已经进入了职业生涯的下降期,总之他的成绩明显比受伤前要差,而且有人说他的防守范围也变小了。因此,金道勋得到了机会,他也相当渴望这个机会。他想要取代现有的球员,回到那个他毫不怀疑属于自己的位置。

안타를 치고 조금 무리하게 뛰었다. 김도훈의 생각에는 3루타도 가능해 보여서 멈추라는 주루코치의 신호를 보고도 씹고 그냥 뛰었다. 공이 3루에 도착하는 것과는 거의 비슷하거나 제가 조금 더 빨랐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첫 심은 아웃이었고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도훈은 땅을 바라보며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金道勋击出安打后有些冒险地跑垒。他认为自己有可能跑到三垒,所以即使看到了垒间指导员示意停止的信号,他也置之不理继续跑。他确信自己的速度比球到达三垒的时间相当或稍快一些。然而,主裁判判定出局,虽然他们要求视频回放,但被拒绝了。金道勋低头看着地面,走进了球员休息区。

코치의 신호를 무시한 것에 대해서 팀 내에서 벌금을 내야 했다. 그것까진 불만 없었는데 혼도 크게 났다. 신인이 코치의 신호를 무시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며칠 선발로 출전하며 잘 하고 있었는데 다시 요원해졌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니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려곤 했다. 그렇긴 한데, 
因为无视教练的指示,他不得不在队内缴纳罚款。这一点他倒没什么不满,但还是被狠狠训斥了一顿。作为新人竟敢无视教练的指示,这简直是不可思议的事。虽然之前连续几天作为先发出场表现不错,但现在又变得遥不可及了。他知道这是无可奈何的事,所以试图谦逊地接受。他本想这样做的。但是,

"근데 비디오판독 했으면 세이프 됐을 거예요..."
"但是如果用视频回放的话,应该会判安全出局的..."

해당 장면을 느리게 돌려보니 충분히 원심이 번복될 여지가 있었다. 그것만은 도무지 해소되지 않고 계속 억울했다. 코치님 신호 무시한 건 잘못한 거지만, 내 말도 안 들어주고. 잘 하려고 했던 건데... 그리고 왜 나는 한 번 실수하면 바로 다시 백업 행인 거지? 나한테 너무 박하단 생각 안 들어? 김도훈이 고요하게 씩씩거렸다. 
慢放那个场景后,发现原判完全有可能被推翻。这一点始终无法释怀,一直觉得很委屈。虽然无视教练的指示是我的错,但他们也不听我的解释。我只是想做好而已...而且为什么我一犯错就立即被换下场当替补?你不觉得对我太苛刻了吗?金道勋静静地生着闷气。

김도훈이 선배들밖에 없는 라커룸에서 표정을 풀지도 못하고 짐을 정리하자 본의 아니게 김도훈을 최근 가장 많이 힘들게 하는 주전 2루수가 말을 걸었다. 그가 잘못한 건 없다지만 도훈은 민석이 불편했다. 정민석이 서글서글하고 좋은 매너로 선수단 내 평이 아주 좋은 선수라는 것도 김도훈에게는 장점이 아니었다. 
金道勋在只有前辈们的更衣室里整理行李时,表情依然紧绷。这时,最近让金道勋最为困扰的主力二垒手不经意间向他搭话。虽然他并没有做错什么,但道勋还是对民硕感到不自在。郑民硕在队内以亲和力强、礼貌周到而备受好评,但这对金道勋来说并不是什么优点。

"도훈아."  "道勋啊。"

"...어 저? 부르셨습니까? 네..."  "...啊,您叫我吗?是的..."

"여기 근처에 국밥집 맛있는 거 있는 거 알아? 먹어봤어?"
"你知道这附近有什么好吃的国밥店吗?你吃过吗?"

"잘 모릅니다."  "我不太清楚。"

"내일 형이 사줄게. 호텔 로비에서 11시에 보자."
"明天哥哥请客。我们 11 点在酒店大堂见。"

"아 저..."  "啊,那个..."

"정환이 어딨지? 신정환! 너도 사줄 테니까 네가 얘 챙겨서 나와. 열한 시."
"正焕在哪儿呢?申正焕!我也会给你买的,所以你把他照顾好带出来。十一点。"

"네 알겠습니다."  "我明白了。"

신정환이 멀리에서 느긋하게 가방을 정리하다 고저 없이 대답했다. 안 좋은 날에도 꼭 앞에서 깨져야 하는 게 정말, 같은 구단 선수랑 뭐가 있음 불편하다... 괜히 자존심이 좀 상했다. 
申正焕在远处悠闲地整理着包包,语气平淡地回答道。真是的,即使在不好的日子里也非得在别人面前崩溃,如果和同一个俱乐部的队友有什么事情的话会很尴尬... 莫名其妙地有点伤自尊。

주장이 지나가면서 김도훈을 격려하는 건지 혼을 내는 건지 모르게 등을 툭툭 두들겨주었다. 도훈이 표정 풀어라. 근데 비디오 판독 했으면 뒤집혔을 것도 같은데... 오늘 우리가 여유가 있었어서... 그래도 잘 했어. 김도훈은 대꾸 없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队长经过时拍了拍金道勋的背,不知是在鼓励还是责备。"道勋啊,别板着脸。不过如果用视频回放的话,可能会被推翻...今天我们有优势...你还是做得很好。"金道勋没有回应,只是弯腰鞠躬致意。


*


열 한시에 로비로 내려가면서는 정말 가기 싫었다. 그래도 늦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열시 오십 분에 숙소 문을 겨우 열고 나갔더니 문 앞에 신정환이 기다리고 있었다. 김도훈이 끌려가는 것 처럼 질질 발을 끌고 가든 말든 신정환은 어깨에 손을 두르고 이름 모를 노래를 흥얼거리며 기분이 괜찮아 보였다. 근데 거기 진짜 맛있긴 해. 그런 말을 하는 걸 보아하니 신정환은 음식이 맛있을 게 기대되는 듯했다. 김도훈은 맛있으면 그냥 식당 이름을 알려주면 찾아가서 제 돈으로 먹고 싶었다. 남이 사주는 불편한 자리 가고 싶지 않았고...
十一点下楼去大厅的时候,他真的不想去。但觉得应该不会迟到,所以十点五十分勉强打开宿舍门出去时,发现金道勋正在门外等着。金道勋像是被拖着走一样,拖着脚步慢慢走,而申正焕则搭着他的肩膀,哼着不知名的歌曲,看起来心情不错。"不过那里的食物真的很好吃。"从他说这话的样子看来,申正焕似乎很期待美味的食物。金道勋想,如果真的那么好吃,直接告诉他餐厅名字就行了,他可以自己掏钱去吃。他不想去那种别人请客的尴尬场合...

그러나 정민석이라고 김도훈이 너무 예뻐서 사 먹이고 싶은 건 아닐 것이다. 그 정도는 김도훈 역시 알았다. 신정환을 굳이 낀 건 김도훈이 불편해할 걸 배려한 거였을 거고... 역시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가 있는 건 이유가 있었다. 물론 김도훈은 정민석의 인간적인 장점까지 들여다봐 줄 여유가 전혀 없었다. 
然而,郑旻硕并不是因为金道勋太漂亮而想要买东西喂他。金道勋也明白这一点。特意带上申正焕可能是为了照顾金道勋的感受,以免他感到不自在...果然,人们评价他是个好人是有原因的。当然,金道勋完全没有余裕去深入了解郑旻硕的人格魅力。


선수들 사이에서 유명한 식당 답게 나쁘진 않았다. 이것저것 시켜줘서 배가 부르기도 했고, 든든하기도 했는데 김도훈의 입에는 그렇게까지 맛집인가에 대해선 글쎄... 그게 불편한 데에서 밥 먹어야 해서 일어난 문제인지 정말 입맛에 안 맞는 건지는 모르겠다. 옆에서 신정환은 그릇을 싹싹 비운 걸 보니 그저 그런 건 김도훈만의 의견인 듯했다. 아무래도 맛이 엄청 있나? 역시 모든 건 그냥 김도훈의 문제 같기도 하고...
作为运动员中有名的餐厅,味道确实不错。点了这个那个,吃得饱饱的,感觉很满足。但对金道勋来说,是否真的算得上美食店,还真不好说...不知道是因为在不舒服的环境下用餐导致的问题,还是真的不合他的口味。看着旁边的申正焕把碗都舔得干干净净,看来这种普通的评价可能只是金道勋一个人的看法。难道真的很美味吗?果然,一切问题似乎都出在金道勋身上...

김도훈은 스스로도 느낄 정도로 표정이 굳어있었다. 불편한 데에서 불편하지 않은 척을 하는 법을 모르기도 했고 어쩌면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죄다 좋은 사람이라고 하지만 김도훈에게 정민석은 김도훈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경쟁자일 뿐이었고 밀려있는 입장에서 그의 기분씩이나 맞춰주고 싶지가 않았다. 그 태도가 정당한 거냐고 하면 물론 아니었지만, 근데 표정 정도는 내 기분에 맞게 지을 수 있는 거 아냐? 김도훈은 이렇게까지 경우 없게 굴 필요가 없다는 걸 사실은 알았기 때문에 표정을 풀려고 억지로 중간중간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김도훈이 저기압인 걸 그 자리에서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민석이 형은 나 뭐가 예쁘다고 밥 사준다고 불렀지? 이젠 그게 진정으로 궁금할 지경이었다.
金道勋自己都能感觉到自己的表情变得僵硬。他不知道如何在不舒服的情况下假装舒服,也许他根本就不想这样做。虽然大家都说郑民石是个好人,但对金道勋来说,他只是一个占据了自己位置的竞争对手,作为被挤到一边的人,他不想去迎合对方的心情。如果问这种态度是否正当,当然不是,但难道我连表情都不能按自己的心情来吗?金道勋其实知道没必要表现得这么没礼貌,所以他强迫自己时不时地露出微笑,试图缓解表情。然而,在场的每个人都能看出金道勋的低气压。民石哥到底觉得我哪里可爱,才说要请我吃饭呢?现在他真的很好奇这一点。

"도훈이 외야 안 본다고 했다면서? 2루수 계속하고 싶다고."
"道勋不是说他不想看外野吗?他说他想继续当二垒手。"

"...네."  "...好的。"

"응. 뭐라고 하려는 거 아니고... 나는 잘 했다고. 당장 구단에서야 필요하니까, 너 경기 나와서 타격 하고 다 좋으니까, 사정에 맞춰서 이거 하자 저거 하자 하는데 사실 욕심이지. 네가 내야 수비를 못 보는 정도도 아니고... 난 네가 바꾼다고 했으면 말려야 하나 고민했다니까? 물론 내가 그런 말 하는 거 안 좋아하겠지만."
"嗯。我不是想说什么...我觉得你做得很好。球队现在需要你,你出场比赛,打击成绩也很好,所以他们根据情况要你做这做那,其实是贪心了。你又不是完全不能守内野...我还在想如果你说要改位置的话,我是不是该劝你呢?当然,你可能不喜欢我说这种话。"

"어, 그런 얘기가 있었어요? 김도훈 너 왜 형한텐 말 안 했냐?"
"啊,有这种事吗?金道勋,你为什么没跟哥说啊?"

"말 해야 해요? 그냥... 안 바꿀 거라서요."
"我非说不可吗?只是...我不打算改变。"

"보면 도훈이가 어린데도 고집이 있어."
"看起来道勋虽然年纪小,但很固执。"

나는 그거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정민석이 꽤 호쾌하게 웃었다. 김도훈은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 건지 혼란스러웠다. 뭐지, 내가 그래봤자 본인 백업이나 할 거라는 저주인가? 너무너무 자신이 있으시다는 의견 표명? 내 걱정을 저쪽이 왜 해주냐고. 억지로 사이 좋은 것 처럼... 우리 구단이랑 재계약 안 할 생각인가. 아님 은퇴계획 있나, 뭔 물려주려는 것도 아니고. 김도훈은 윗사람이 은퇴해 맡을 사람이 없어서 자연스럽게 주전이 되는 그림을 원하지 않았다. 그럴 생각이었다면 지금 이렇게나 스트레스 받지 않았겠지. 김도훈은 지금 당장, 현재 시점으로 차지하지 못한 게 정말로 억울했었고...
我觉得这并不坏。郑民石爽朗地笑了。金道勋完全不明白这是什么情况。这是什么意思,难道是在诅咒我只能做他的替补吗?还是在表达他对自己太有信心了?为什么他要替我担心呢。像是在强装关系很好似的...难道他是不打算和我们俱乐部续约了吗?还是有退役计划,但也不像是要把位置传给我。金道勋并不希望因为前辈退役而没人可用,自己就自然而然地成为主力。如果真是那样想的话,他现在就不会这么有压力了。金道勋此时此刻,对于现在还没能占据那个位置感到非常不甘心...

김도훈이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정민석은 이 주제를 빨리 마무리하고 싶은 것처럼 빠르게 몇 마디 덧붙였다. 도훈이는 보면 확실히 욕심이 있잖아. 이글이글하고. 나는 그게 진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밥 한 번 사주고 싶었어. 물론 도훈이는 별로 내 조언 필요 없었을 수도 있겠지만.
金道勋转动着眼睛。郑珉锡像是想快点结束这个话题,迅速地补充了几句。道勋你看确实有野心啊。热情洋溢的。我觉得这真的不坏。所以想请他吃顿饭。当然,道勋可能并不太需要我的建议。

김도훈은 고개를 빠르게 도리질 치면서 숙였다. 아니에요 잘 챙겨주시죠... 그 말은 정말 진심이었다. 실제로 정민석은 김도훈을 꽤 기특해하면서 지나가는 선배마다 우리 팀 잘생긴 막내라며 인사시켜주었고 김도훈이 선배들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얌전히 서 있기만 하면 단순히 김도훈이 낯을 가리기 때문이라고 감싸주었다. 적어도 겉으로는 김도훈을 아껴주었다. 김도훈이 견제가 정말로 되어서 그러는지는 모르는 일이었으나 실제로는 그 역시도 자리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걸 알고는 있었고 그렇기에 속으로는 본인 자리를 위협하는 후배가 그렇게까지 좋진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적어도 김도훈이 정민석을 싫어하는 것 만큼은 그럴 거라고. 그러나 오늘 보아하니 속 편하게 그랬으면 좋겠다 김도훈이 마음대로 생각한 것 같기도 했다. 정민석이 자리를 마무리하며 격려했다. 도훈이가 와서 열심히 하니까 분위기도 좋아지고 말이야. 물론 도훈이가 가끔 튀기도 했지만... 요즘 애들이 그런가 했다니까? 그래도...
金道勋快速地摇头并低下头。"不是的,您照顾得很好..."这句话是真心实意的。实际上,郑民石确实挺喜欢金道勋的,每次遇到前辈都会介绍说"这是我们队里长得帅的忙内",而当金道勋不知道该如何在前辈面前表现,只是安静地站着时,郑民石会替他解释说这只是因为金道勋比较腼腆。至少表面上,郑民石很疼爱金道勋。 虽然不知道金道勋是否真的对郑民石有所防备,但实际上金道勋也明白郑民石为了保住自己的位置而努力。因此,他内心预想郑民石可能并不会那么喜欢这个威胁到自己地位的后辈。至少,他认为郑民石对他的厌恶程度可能和他对郑民石的一样。 然而,今天看来,金道勋似乎有些想当然了。郑民石在结束时鼓励道:"自从道勋来了之后,大家都很努力,氛围也变好了。虽然道勋有时候会有些出格...但现在的孩子们不都这样吗?尽管如此..."

"도훈이가 작년엔 많이 튀었죠. 저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몰라요."
"道勋去年太引人注目了。你不知道我有多担心。"

"나 정환이가 신입으로 다시 들어왔나 했어. 둘이 닮기도 해서. 도훈이도 낯을 엄청 가리잖아."
"我还以为正焕又作为新人重新加入了呢。两个人长得也挺像的。道勋也特别害羞啊。"

"도훈이 팀 졌는데 인스타 했다고 혼났잖아요. 저한테 코치님이 요즘 애들은 그런 것도 말해줘야 아냐고..."
"道勋不是因为他的队伍输了比赛还发了 Instagram 而被骂了吗?教练对我说现在的孩子连这种事都要特意告诉他们才行..."

"너도 요즘 애잖아."  "你最近也是个小孩子嘛。"

"저는 작년엔 인스타 잘 안 했어요."
"去年我不太玩 Instagram。"

"왜?"  "为什么?"

"저 작년에 아시잖아요... 욕만 있어서... 요샌 괜찮더라고요."
"你知道去年的事吧... 只有骂声... 最近感觉还好。"

작년에 제가 못한 경기가 너무 많았어서... 신정환이 지난 일이라 말할 수 있었다고 웃자 맞은편에서도 따라 웃었다. 야, 나는 작년에 통으로 쉬어서, 나한테 fa 먹튀라고 얼마나 그랬는 줄 알아? 올해 어떻게든 해서 다행이지. 
去年我错过了太多比赛...申正焕笑着说这已经是过去的事了,对面的人也跟着笑了起来。"喂,我去年整年都休息了,你知道有多少人说我是 FA 逃兵吗?今年总算是设法出场了,真是万幸啊。"

"근데 올해 너 왜 갑자기 잘 한 거야? 그럼 그 동안은 왜 못했어."
"不过今年你怎么突然表现得这么好?那之前为什么一直做不好呢?"

"모르겠어요 저도... 그냥 최대한 생각 안 하려고 하니까 잘 되더라고요."
"我也不知道... 只是尽量不去想这些事,反而感觉好多了。"

"그래, 정환이 너 생각이 너무 많단 얘기가 많더라. 너 그래서 던지기 전에 기다리느라 포수가 숨넘어가는 줄 알았대."
"是啊,听说正焕你总是想得太多。据说因为你投球前等待太久,捕手都快喘不过气来了。"

"코치님이 저 신인 때부터 제가 머리 굴려봤자 타자랑 수 싸움에서 못 이긴다고 구위로 누르라고 했거든요. 네가 머리싸움 걸면 백 퍼센트 진다고 차라리 공을 믿으라고 했는데... 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게 맞았나 봐요."
"教练从我还是新人的时候就告诉我,即使我绞尽脑汁也无法在与打者的心理战中取胜,所以要用球的力量压制对方。他说如果我试图玩心理战,百分之百会输,不如相信自己的球。我当时不以为然,但现在看来他说的可能是对的。"

저는 제 머리를 제 공보다 더 믿었는데 그게 아니었던거죠... 신정환이 잘 된 건 좋긴 한데 이상하게 씁쓸하다고 농담처럼 덧붙였다. 김도훈도 따라 웃었다. 아직도 완벽히 해결된 건 아니라지만 신정환의 고질적인 문제는 언제나 멘탈이었다. 막상 실전에서 연습만큼의 폼이 안 나오는 게 언제나 문제였는데 어느 정도는 해결방안을 찾은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김도훈이 지금 딱히 남의 일 신경 써 줄 정도의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도 그 마음은 진심이었다. 
我相信我的头脑胜过我的球技,但事实并非如此...申正焕虽然表现不错,但不知为何感觉有点苦涩,他半开玩笑地补充道。金道勋也跟着笑了。虽然问题还没有完全解决,但申正焕一直以来的顽疾就是心理问题。在实战中总是无法发挥出训练时的水平,这一直是个问题,但现在看来他似乎找到了一些解决的办法,这让人感到欣慰。即使在金道勋现在没有多余精力关心他人的情况下,这份心意也是真诚的。


돌아가는 길에 신정환이 어쩌면 화를 내거나 적어도 김도훈에게 주의를 줄 줄 알았다. 아무래도 밥 먹는 동안 김도훈이 태도가 사교적이진 않았고 신정환이 그런 김도훈 대신 대화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노력했다. 김도훈이 초반에 깨작대면서 맛있냐는 질문에 괜찮다, 이딴 식으로 맛있다는 말을 피해 갈 때에도 신정환이 아직 어려서 국물의 깊이를 모른다며 분위기를 풀어줬다. 김도훈은 내려질 처분을 기다렸으나 신정환은 김도훈에게 별 불만이 없어 보였다. 형 카드로 선수들 커피 좀 사서 오라는 심부름 겸 너네끼리 놀고 오라는 멋진 선배의 미덕까지 보여준 정민석에게 김도훈은 자리를 뜨고 나서야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다. 좋은 사람이 맞아, 그건 나도 아는데... 왜 하필 2루수인 거지? 이건 어쩔 수 없이 싫어할 수밖에 없는 건데. 
回去的路上,申正焕本可能会生气,或者至少会提醒金道勋。毕竟吃饭的时候金道勋的态度并不友善,申正焕不得不代替金道勋更积极地参与对话。当金道勋一开始只是小口吃着,对"好吃吗"的问题回答"还行",这样避开说"好吃"时,申正焕还帮忙缓解气氛,说他还年轻,不懂汤的深度。金道勋等待着可能的处罚,但申正焕似乎对他并没有什么不满。金道勋直到离开座位才对정민석感到一丝愧疚,后者不仅用哥哥的卡给队员们买咖啡,还表现出让他们自己去玩的优秀前辈风范。他确实是个好人,这点我也知道...但为什么偏偏是二垒手呢?这是我不得不讨厌的事情啊。

김도훈이 힐끗 신정환의 눈치를 살피자 별 말 없이 걸어가던 신정환이 의아하게 김도훈과 눈을 마주쳤다. 왜? 
金道勋偷偷瞥了申正焕一眼,原本默默走着的申正焕疑惑地与金道勋对视。怎么了?

왜 저 안 혼내세요...? 저 좀 싸가지 없었던 것 같은데... 그런 걸 묻고 싶었으나 혼내달라고 하는 것 같아서 입으로 내뱉진 않았다. 김도훈은 아주 얌전하게 고개를 저었다. 신정환은 캐묻진 않고 선선히 넘어갔다. 
为什么您不责骂我呢...?我觉得我刚才有点没礼貌... 虽然很想这么问,但又觉得这样问好像是在要求被责骂,所以没有说出口。金道勋非常乖巧地摇了摇头。申正焕也没有追问,而是轻松地略过了这个话题。

"형 기분 좋아 보이시네요."  "哥,你看起来心情不错啊。"

"그냥 그런데."  "就是那样。"

"그러시군요...."  "原来如此...."

"나 요즘 쌓여서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기분 맨날 안 좋잖아."
"我最近压力很大,每天早上起床心情都不好。"

그 말을 하고 신정환이 장난기 넘치게 웃었다. 근데 별로 하자고 안 하지 않았나 요새? 김도훈이 뒷머리를 긁적였다.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说完这句话,申正焕顽皮地笑了。但是最近不是不太想做吗?金道勋挠了挠后脑勺。他拿出手机查看了时间。

"그래도 한 시간 정도 여유 있는데 저 어차피 오늘 스타팅도 아니어서 정 그러면..."
"虽然还有一个小时左右的时间,但反正我今天也不是首发,所以如果真的那样的话..."

김도훈이 본인 입을 툭툭 건드렸다. 꽤 기분 좋아 보였던 신정환이 단번에 표정을 굳혔다. 내가 짐승인 줄 아니 쌓였다고 아무 데나 싸고 풀고 말게... 내 말은 그런 게 아니고, 올라가서 집에 가면... 뭔 농담을 못하겠다 너한테는.
金道勋轻轻碰了碰自己的嘴唇。原本看起来心情不错的申正焕立刻板起了脸。"你以为我是野兽吗?积攒了就随地大小便...我不是那个意思,我是说回家之后...算了,跟你开不了这种玩笑。"

해준대도 난리네... 잘못한 것도 있는 것 같고 최근에 자주 안했어서 신경 써서 말해준 거였는데. 김도훈은 그냥 지금 풀어줄 수 있어서 제안한 거라고 억울하게 덧붙였으나 신정환이 닥치길 요청했으므로 김도훈은 얌전히 뒤를 따랐다. 별 수 있나...
海俊也闹得不行啊...好像是做错了什么,最近也没怎么做过,所以才特意提醒的。金道勋委屈地补充道,他只是因为现在有空才提议的,但申正焕要求他闭嘴,所以金道勋乖乖地跟在后面。也没别的办法...


*


김도훈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주장을 맡아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으나 주장 김도훈의 평가는 다소 박한 감이 있었다. 
金道勋在高中三年级时担任队长,带领球队夺得冠军,但对队长金道勋的评价却显得有些苛刻。

결과가 그렇게 좋았음에도 김도훈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조금 냉정한 면이 있다, 모든 선수들을 끌고 나가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들 했다. 못하는 선수한테는 기대가 없는 게 눈에 보인다나? 누구한테는 네가 해줬어야 한다고 화내면서 누구는 겨우 1출루 했는데 할 만큼 했다고 넘어가는 게 문제라는 예시를 들어줬었다. 물론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영원히 화를 낼 순 없는 거잖아. 화가 안 나면 안 내야지...
尽管结果很好,但对金道勋的领导力还是有些冷淡的评价,说他没有表现出带领所有队员前进的意愿。有人说他对表现不佳的队员明显缺乏期待。有人举例说,他对某些人发火说你应该做到,而对另一些人仅仅一次上垒就说做得不错就过去了,这是个问题。当然,我理解他们的意思...但是不可能永远生气啊。如果不生气就不该强迫自己生气...

우승이라는 걸 하고 나서는 갈리는 내부의 평가에도 마냥 기뻤다. 그때만 해도 모든 것이 다 잘 풀릴 줄만 알았다. 그래도 하고 싶은 거 잘 하면서, 결과도 내고, 우승팀 주장이라는 완벽한 타이틀도 달아서 좋은 순번과 좋은 조건으로 프로까지 입성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 학교가 우승해서 좋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우승 타이틀을 달았다는 게 중요했고, 혼자 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목표를 같이 이룬 해준 동료들이 자랑스럽고 고마웠지만 학교의 영광이라는 말에는 공감해 본 적이 없었다. 실체가 없는 것에 어떻게 그런 충성심을 가질 수 있는 건지 아직도 이해가 안됐다. 그러니 현재 김도훈에게 팀 사정을 고려해 네가 이해를 좀 해줘야 한다는 말을 하며 대타로만 경기에 나가야 한다는 게 납득이 될 리가 없었다. 희생을 해야 한다면 해야겠지... 팀이 있고 선수가 있는 거지, 그건 나도 알지. 근데 내가 여유가 있어야 희생을 하든 말든 하는 거 아닌가. 타격은 먹히는 거 이미 확인이 됐는데, 수비 안정성이 문제라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 입장이라 스타팅으로 못 쓰는 것 까진 알겠어. 그럴 거면 차라리 2군에서 펑고라도 종일 굴러야지 지금 대타로 방망이만 돌려서 뭐해... 이미 타격은 먹힌다는 걸 증명했는데.
赢得冠军后,即使内部评价有分歧,我还是感到非常高兴。那时我以为一切都会顺利进行。虽然做着自己想做的事,也取得了成果,还带着冠军队长这个完美的头衔,以良好的顺位和条件进入了职业队。在这个过程中,我似乎从未想过我们学校赢得冠军是件好事。对我来说,重要的是我获得了冠军头衔,而这不是一个人能完成的事,所以我为一起实现目标的队友们感到自豪和感激,但我从未对"学校的荣耀"这种说法产生共鸣。我至今仍不理解人们怎么能对没有实体的东西产生这样的忠诚。所以,当金道勋现在告诉我要考虑球队的情况,让我理解一下,只能作为替补出场比赛时,我怎么可能接受呢?如果必须做出牺牲,那就做吧...我知道有球队才有球员。但是,我不是应该有余地才能决定是否牺牲吗?我的打击已经证明是有效的,虽然因为防守稳定性的问题,每场比赛都很重要,所以不能作为首发上场,这我能理解。但如果是这样,我宁愿整天在二军接打击练习,现在作为替补只挥挥球棒有什么用...我已经证明了我的打击是有效的。

이러다가 외야수 말고 답 없게 되는 거 아니야? 김도훈은 불안했으나 그렇다고 경기를 안 나간다고 할 수도 없고 답답한 심정이었다. 순위싸움 중이라 매 경기가 날이 서 있었다. 한 경기 차로 순위가 뒤집히는 상황이다 보니 선발투수도 한동안 4인 체제로 돌아갔다. 5선발이 명확하지 않으니 계산이 서는 선발 네명으로 조금 무리해서라도 총력전을 하겠다는 전략이었는데, 훈련 루틴도 깨지고 쉬는 날도 적어져 피곤해 보이긴 했지만 막상 로테이션 도는 신정환은 큰 불만은 없어 보였다. 
金道勋担心这样下去除了外野手之外会不会没有其他办法了?虽然他很焦虑,但也不能说不去参加比赛,心里感到很郁闷。由于正处于排名争夺战中,每场比赛都剑拔弩张。因为一场比赛就可能颠覆排名,所以先发投手也暂时采用了四人制。由于第五位先发投手不明确,他们决定用四名可以计算的先发投手稍微勉强一点也要全力以赴。虽然训练常规被打乱,休息日也变少,看起来很疲惫,但轮到 rotation 的申正焕似乎并没有太大的不满。

퇴근길은 보통 신정환과 함께했다. 신정환이 제 차를 타고 가라고 계속 먼저 권하기도 했고 김도훈에게도 그게 편해졌다. 차를 얻어타는 게 자연스러웠지만 여전히 신정환이 편하진 않았다. 
下班的路通常是和申正焕一起走的。申正焕一直主动邀请金道勋坐他的车,金道勋也渐渐习惯了这种方式。虽然搭顺风车已经变得很自然,但金道勋还是对申正焕感到有些不自在。

"저 면허는 있는데 제가 운전할까요?"
"我有驾照,要不要我来开车?"

"야 내가 너 뭘 믿고 내 차를 맡겨..."
"喂,我凭什么相信你能照看好我的车..."

"됐어요 그럼..."  "那就算了吧..."

"너 내년에 차 살 거야?"
"你明年要买车吗?"

"네. 그래도 3년 차니까 슬슬."
"是啊。毕竟已经三年了,也该慢慢来了。"

"돈 아껴야지. 너 내년에 연봉 깎일 거 아냐." 
"要省钱啊。你明年的年薪肯定会被削减的。"

"아 왜 자꾸 나한테 이런 말 하는 사람이 많지..."
"啊,为什么总是有这么多人对我说这种话..."

"화내지 말고. 걱정 마. 형이 내년에도 태워줄게."
"别生气。别担心。哥哥明年还会带你一起去的。"

"됐어요..."  "算了吧..."

오늘 신정환의 선발 경기였다. 나름대로 생각해서 해준 말인데 됐다니까 뭐... 김도훈은 경기 후반부에나 교체선수로 투입되었으니 피곤할 것도 없었는데 정신적으로 피로해서 조수석에서 눈을 감았다. 신정환이 가는 길에 자라고 노래까지 꺼줬다. 
今天是申正焕的首发比赛。他说的话也是经过深思熟虑的,既然成功了那就... 金道勋直到比赛后半段才作为替补上场,本不该感到疲惫,但精神上的疲劳让他在副驾驶座上闭上了眼睛。申正焕在路上让他睡觉,还关掉了音乐。

정말 잘 생각은 없었는데 눈 감고 흔들리는 차 조수석에 있다 보니 졸렸다. 신정환은 김도훈이 자는 걸 일어날 때 까지 주차장에 차를 대고 한참을 기다려줬다. 김도훈이 일어나자 옆에서 핸드폰 들여다보던 신정환이 표정 변화 없이 손을 흔들었다. 잘 가.
虽然并没有什么特别的想法,但闭着眼睛坐在摇晃的车子副驾驶座上,不知不觉就犯困了。申正焕把车停在停车场里,一直等到金道勋醒来。当金道勋醒来时,一直在旁边看手机的申正焕面无表情地挥了挥手。再见。

"깨우시지..."  "别叫醒他..."

"잘 자길래."  "睡得真香啊。"

"형이 저보다 피곤하실 텐데..."  "哥哥比我更累吧..."

"네가 그런 것도 신경 써줘? 내일 경기면 나도 깨웠을 텐데 끝났잖아. 빨리 가. 나도 이제 집에 가게."
"你还会关心这种事吗?明天要是有比赛,我也会叫醒你的,但已经结束了。快走吧。我也该回家了。"

"저 내년엔 진짜 차 살게요."
"明年我真的要买车了。"

"글쎄..."  "嗯..."

신정환은 아주 부드럽게 웃었다. 경기가 잘 풀려서 그런지 최근 아주 여유 있어 보였다. 김도훈이 아는 프로에서의 신정환은 항상 날 서 있었는데 최근은 덜했다. 아무래도 야구계가 좁다 보니 나름 고등학교 때부터 건너 건너 보긴 했는데 최근의 신정환이 가장 부드러웠다. 그러나 신정환이 그럴 수록 대하기가 더 불편해졌다. 정말 차를 사야겠어. 김도훈은 속으로 다짐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기분씩이나 맞춰줘야 하는 택시 정도로 생각했는데 요즘엔 내리기가 정말로... 아쉬웠다. 
申正焕露出了非常温柔的笑容。可能是因为比赛进行得很顺利,最近他看起来很轻松。金道勋所认识的职业球界中的申正焕总是很锋芒毕露,但最近却少了些锐气。毕竟棒球圈子很小,从高中时代起就有所耳闻,但最近的申正焕是最温和的。然而,申正焕越是这样,金道勋反而越觉得相处起来不自在。我真的该买辆车了。金道勋在心里暗自下定决心。老实说,一开始他只是把这当作需要迎合心情的出租车而已,但最近下车时真的...很舍不得。


*


참 다양한 이유로 최악을 갱신했다. 주전이 타격이 너무 안 되기 시작하면서 김도훈이 주전으로 나가는 일이 많아지긴 했으나 김도훈도 마음이 급해졌다. 뭐라도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이 언제나 들었고 그런 부담감이 항상 좋은 쪽으로만 연결되진 않았다. 수비는 진정으로 경험이 부족했고 김도훈은 언제나 초조했다. 
球队因各种原因陷入了最糟糕的状态。主力打者的表现开始大幅下滑,金道勋出场的机会因此增多,但他也变得心急如焚。他总是觉得自己必须展现些什么,这种压力并不总能带来好的结果。在防守方面,他确实缺乏经验,这让金道勋始终感到焦虑不安。

도중에 신정환이 이전에 말이 있었던 감독의 딸과 밥을 같이 먹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김도훈은 제가 말 하기 전에 신정환이 알아서 해명을 해 주길 원했으나 먼저 해명하려 들지 않았고 김도훈은 착실하게 기분이 나빠졌다. 해명을 요구하기도 어려웠던 게, 근데 너한테 이런 걸 왜 설명해야 하냐는 말을 들으면 해야 할 말이 부족했다. 형이 먼저 나한테 좀 어장을 쳤다고 볼 수 있는 거 아닌가? 뭐 그런 식으로 말을 할 수는 있었겠지만 어쩌면 그렇게까지 추해지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고... 객관적으로 김도훈이 얼굴이랑 몸 같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난 거 말고 플러스 점수로는 현재 시점에서 신정환에게 어필할만한 장점이 딸리기 때문에 세일가로 승부 봐야 한다는 것도 인정하기 싫었다. 그러니까 김도훈은 뭐든 자리를 잡고 처리하고 싶었다. 지금은 너무 많은 것들이 불확실했다. 연애할 때가 아니다, 이런 말이라기보단 정말 본인의 자존심 문제였다. 최저가로 시장에 내놓아야 할 상황이면 그냥 시장에 안 나가고 싶었다.
中途传出申正焕和之前提到过的导演女儿一起吃饭的消息。金道勋希望申正焕在自己开口之前就主动解释,但他并没有这么做,这让金道勋的心情变得很糟糕。要求解释也很困难,因为如果听到"为什么要向你解释这种事"这样的话,他就不知道该说什么了。他可以说"哥哥不是先对我有意思的吗?"之类的话,但也许他不想变得那么难看...客观来说,金道勋除了与生俱来的长相和身材之外,在现阶段似乎没有什么能吸引申正焕的优点,不得不以低价来竞争,这一点他也不愿承认。所以金道勋想要把一切都安排妥当。现在太多事情都不确定。与其说现在不是谈恋爱的时候,不如说这真的是他自尊心的问题。如果必须以最低价进入市场,他宁愿不进入市场。

마음이 급했다. 신정환과의 문제를 벗어나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날은 정말 중요한 경기였는데 정말 죽어라 안 풀렸다. 신정환이 선발로 등판한 경기였는데, 신정환의 성적도 별로였고 김도훈도 마찬가지였으며 나머지 선수들도 좋은 사람이 없었다. 김도훈은 운이 좋게도 스타팅으로 출전했으나 어려운 타구를 모두 안타를 내 주었다. 김도훈과 경쟁하는 주전 2루수는 수비로는 리그 내 최고라고 평가받았는데, 사실 그쪽이었다면 잡을 수도 있었던 공을 김도훈은 모두 흘렸다. 그렇게 수비가 딸리면 안타라도 쳐야 하는데 중요한 상황에서는 한 번도 못 쳤다. 역전의 기회가 주어졌던 타석에선 허무하게 삼진을 당했고 이미 승기가 기운 마지막 타석 2아웃에서야 겨우 운이 따른 안타를 하나 쳐냈다. 경기가 끝나고 화를 못 이겨 들어오는 길에 방망이를 바닥에 신경질적으로 내리쳤다. 솔직히 신인이 그러면 안됐던 거였는데 화를 못 이겼다. 
心情很急躁。即使抛开与申正焕的问题也是如此。那天是一场非常重要的比赛,但真的怎么也打不好。那是申正焕首发登场的比赛,但申正焕的表现也不太好,金道勋也一样,其他选手也没有表现出色的。金道勋幸运地获得了先发出场的机会,但却让所有困难的击球都变成了安打。与金道勋竞争主力二垒手位置的选手在防守方面被评为联盟最佳,事实上那些球如果是他可能就能接住,但金道勋全都漏掉了。防守这么差的情况下至少应该打出安打,但在关键时刻一次也没打出来。在逆转的机会来临时,却无奈地被三振出局,直到比赛胜负已定的最后一个打席两出局时才勉强打出一个幸运的安打。比赛结束后,他怒不可遏,在回来的路上烦躁地把球棒砸在地上。老实说,作为新人不应该这样做,但他实在控制不住自己的怒火。

경기도 지고, 오늘 경기에서 그 누구도 잘 한 사람은 없다지만 결과적으로 김도훈 잘못같이 느껴졌다. 아무도 김도훈한테 그런 책임감 쥐여주지 않았는데 혼자만 과도하게 짊어지고 경기에 대해 책임을 느꼈다. 솔직하겐 울고 싶었다. 이런 날 잘 해야 말뚝을 박는 건데, 왜 놓친 건지 스스로가 한심하기도 하고 초조하기도 하면서 자꾸만 한숨을 쉬게 됐다. 괴로운 얼굴로 괜히 글러브만 퍽퍽 치대고 있으니 지나가던 선배가 김도훈의 머리통을 잡아 얼굴을 확인했다. 
虽然比赛输了,今天的比赛中没有人表现出色,但最终感觉像是金道勋的错。没有人给金道勋这样的责任,但他却独自过度承担,对比赛感到责任重大。说实话,他想哭。在这样的日子里本应该表现出色的,为什么会错过呢?他觉得自己既可悲又焦虑,不断地叹气。正当他愁眉苦脸地无意义地拍打着手套时,路过的前辈抓住金道勋的头,查看他的脸。

"울어?"  "哭了吗?"

"아뇨?"  "什么?"

"그렁그렁한데?"  "眼睛湿漉漉的吗?"

"아녜요 제가 왜 울어요."
"不,我怎么会哭呢。"

"그니까... 도훈이 너 왜 울라고 하냐?"
"所以说... 道勋你为什么要哭啊?"

도훈이 신인 때 내가 혼낼 때도 안 울었는데. 내가 도훈이 독하다고 절대 안 운다고 눈물이 왜 없다고 했더니 얘 뭐라 했는지 알아? 안구건조증 있어서 눈물이 잘 안 나온대... 선배가 웃으면서 말해서 다들 피곤해 보였지만 웃음 지었다. 김도훈은 웃음이 안 나왔다. 진지하게 한 말인데 왜 웃기는지 이해도 안됐다.
道勋还是新人的时候,我骂他的时候他都没哭过。我说道勋很坚强,绝对不会哭,说他没有眼泪。你知道这小子怎么回答的吗?他说他有眼睛干燥症,所以眼泪不容易流出来...前辈笑着说完,虽然大家看起来都很疲惫,但还是笑了。金道勋却笑不出来。他不明白为什么自己认真说的话会被当成笑话。

"도훈이 안구 건조증 나았어?"  "道勋的眼睛干涩症好了吗?"

"아뇨 아직 있습니다."  "不,还没有。"

"눈 촉촉한데? 나았나보다."  "眼睛湿润了?看来是好了。"

"네... 방금 물 먹었어요."  "嗯...我刚刚喝了水。"

"그래...? 같은 수분이니까."  "是吗...?毕竟都是水分。"

근데 나 지금 도훈이랑 대화를 하는 거 맞나? 대화가 된다고 해야 하니? 좀 이상하다? 쟤도 나도 한국말 하는 거 맞는 거지? 선배가 머리를 갸웃거리면서 지나갔다. 도훈아, 지난 경기 잊어 버려. 오늘 잘 했어. 이렇게 안 풀리는 날도 있는 거지. 
但是我现在真的在和金道勋对话吗?这算是对话吗?感觉有点奇怪?我们俩说的都是韩语没错吧?前辈歪着头走过去了。金道勋啊,忘掉上一场比赛吧。今天你表现得很好。有时候就是会有这种不顺心的日子。

그렇긴 한데. 저는 지금 안 풀리면 진짜 곤란한 상황이거든요... 김도훈이 속으로 소심하게나마 반항했다. 선배들이 나가고 김도훈이 남아서 특타라도 하고 가겠다고 말했는데 거절당했다. 시즌 후기라 체력이 중요한데 괜히 무리하다가 꺾일 수 있으니 집에 가서 잠이나 자라고 하는데, 이 기분으로는 도무지 잠이 올 것 같지도 않았다. 차라리 울고 싶었는데 김도훈은 원래 스스로가 생각하기엔 눈물이 잘 없는 편이라 잘 흐르지도 않았다. 울고 싶은 기분이긴 한데 탁 터뜨릴 게 없었다. 고개를 들어 신정환을 살피자 오늘의 패전투수까지 했으면서도 김도훈만큼 기분이 나빠 보이진 않았다. 
虽然是这样。但我现在如果不能解决这个问题,真的会很麻烦... 金道勋在心里小声地反抗着。前辈们离开后,金道勋说他想留下来加练,但被拒绝了。因为是赛季后期,体力很重要,他们担心他过度劳累会受伤,所以让他回家好好睡一觉。但以他现在的心情,根本无法入睡。他甚至想哭,但金道勋一向认为自己不是个爱哭的人,所以眼泪也不太容易流出来。虽然有想哭的感觉,但就是哭不出来。他抬头看了看申正焕,尽管今天是败战投手,但看起来心情似乎没有金道勋那么糟糕。

신정환의 차를 타고 가면서 김도훈은 뭐라도 말을 해야 할 것 같다는 부담감이 들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말 할 기분이 조금도 들지 않아 차 안은 줄곧 조용했다. 신정환은 피곤해 보였으나 예전에 못했을 때 처럼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거나 하진 않았다. 
坐在申正焕的车里,金道勋感到有必要说点什么,但无论怎么想,他都没有丝毫说话的心情,所以车内一直保持着沉默。申正焕看起来很疲惫,但并没有像以前那样脸色苍白。

"도훈아, 한 경기에 너무 휘둘리면 야구 오래 못 한다?"
"道勋啊,如果太在意一场比赛的结果,是没法长久打棒球的哦?"

"...... 네."  "...... 好的。"

"대답이 늦네?"  "回答得有点慢啊?"

"형이 그런 말 하니까 이상해서요."
"哥这么说感觉很奇怪。"

"형이 한 경기 말아먹으면 그 경기 생각을 일주일 내내 하다가 야구를 너무 오래 못한 거 아니야. 경험에서 해준 조언이니까 새겨들어."
"如果哥哥搞砸了一场比赛,整整一周都会想着那场比赛,这样打棒球的时间就太短了。这是我从经验中给你的建议,你要牢记在心。"

"오늘은 왜 괜찮아요?"  "今天为什么还好呢?"

"오늘 같은 날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아."
"像今天这样的日子,似乎无可奈何。"

차라리 내가 못 한 날은 괴로운데 오늘 같은 날은, 그냥 야구의 신이 우리 편이 아니었나보다 하고 마는 거지. 신정환이 꽤 선배같이 격려했다.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는 바는 아니었으나 김도훈은 야구의 신이 있는 거라면 멱살이라도 잡아서 우리팀에, 정확히는 김도훈에게 유리하게 해달라고 윽박이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宁愿是我表现不好的日子,那样会很痛苦,但像今天这样的日子,只能说棒球之神不站在我们这边吧。申正焕像个前辈一样安慰道。金道勋虽然明白他的意思,但心里还是想着,如果真有棒球之神的话,他恨不得抓住神的衣领,大声要求让我们队,准确地说是让金道勋,能够占据优势。

역시 기분이 나아지지가 않았다. 특타라도 해서 몸이라도 힘들게 해서 아무 생각 없이 자거나, 술이라도 먹어 꼴아서 자거나 하고 싶은데 모두 지금 하긴 어려운 일이었다. 외부적인 일로 너덜너덜해져서 떠밀리듯 잠이 들어 다음날은 리셋된 기분으로 일어나고 싶은 기분이었다. 술도 운동도 안된다면 쉬운 방법이 하나 있었다. 마침 옆에 계시고,
果然心情还是没有好转。真想特训一下让身体疲惫到无法思考就睡着,或者喝酒喝到烂醉如泥,但这些现在都很难做到。多么希望能被外部因素折腾得筋疲力尽,不知不觉睡着,第二天醒来时感觉焕然一新。既然酒精和运动都不行,那还有一个简单的方法。正好他就在旁边,

"형 저희 집 쪽으로 차 안 돌려주셔도 돼요."
"哥,不用特意开车送我回家了。"

"응?"  "嗯?"

"자고 갈 거예요."  "我要在这里过夜。"

"우리 집에?"  "去我家吗?"

"넵."  "好的。"

"도훈아, 형한테 먼저 가도 되냐고 허락을 받아야지. 우리 집이 네가 간다고 하면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데야? 뭔 모텔인 줄 아네."
"道勋啊,你得先问问哥能不能先过去。你以为我们家是你想来就能来的地方吗?当成汽车旅馆了?"

"오늘 형네 집에 가서 자도 돼요?"
"今天可以去哥哥家睡吗?"

"...됐다."  "...够了。"


*


솔직하게 말해서 싫은 건 정말 아니었다. 그러나 신정환은 최근 생각이 조금 많았던 터라 김도훈이 기분 안 좋은 날 말하기 싫어서 허공이나 보고 있다가 집에 와서 입술 붙이는 게 조금, 신경 쓰였다. 좋은 날은 안 오고 나쁜 날은 쉽게 쉽게 찾아온다는 게 심경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내가 너 기분 나쁜 날 집에서 재워주는 사람이야? 나를 존나 쉽게 대하네 이 새끼가...
老实说,并不是真的讨厌。但是申正焕最近思绪有些繁杂,所以金道勋心情不好的时候不想说话,只是盯着空气发呆,然后回到家就亲吻嘴唇,这让他有点在意。好日子不来,坏日子却轻易找上门,这让他的心情更加复杂。我是你心情不好时在家里收留你的人吗?这家伙真是把我当成很随便的人啊...

아, 나 피곤해서 별로... 안 내키네... 그런 식으로 대한 건 버릇을 고쳐보려는 마음에서였다. 기분 안 좋아서 신정환이 운전까지 해서 모시고 온 차에서 표정 관리도 못하고 있었으면서... 김도훈은 기분 좋아지면 말이 많아지기 때문에 말이 없을 때는 보통 기분이 나쁘다고 보면 됐다. 조수석에서 표정 썩어서 집에 온다고 하고 와서 허락도 안 받고 씻고 나와서 몸부터 붙이는 게, 이거 너무 성의가 없지 않나? 얘도 나니까 이딴 식으로 대하는 거고 원래는 안 이러겠지? 이딴 식으로 하자고 하면 존나 욕먹지... 신정환은 지금은 말 할 주제가 안되긴 했지만 사귀게 된다면 이 버릇을 반드시 단단히 고쳐놓을 것을 다짐했다. 
啊,我太累了,实在没什么兴致...他用这种方式回应是为了试图改掉自己的坏习惯。明明因为心情不好,连在申正焕开车接他回来的车上都管理不好自己的表情...金道勋心情好的时候话就会变多,所以他不说话的时候通常就是心情不好。坐在副驾驶座上板着脸说要回家,然后回来后也不征得同意就去洗澡,出来就直接贴上来,这也太不走心了吧?是因为对方是我才这样对待的吗,平常不会这样吧?如果对别人也这样做的话肯定会被骂死吧...申正焕虽然现在没资格说这些,但他暗自下定决心,如果以后真的在一起了,一定要好好纠正这个坏习惯。

신정환의 속마음은 그렇긴 했는데 또 막상 반응이 오고 아니고는 몸의 문제이기 때문에 말로는 안 내킨다고 했으면서 바싹 서 있었다. 김도훈은 심적으로 정말 서운할 정도로 배려 없이 말이 없었으면서 행동 자체는 착실했다. 신정환이 말릴 새도 없이 목까지 열어서 성기를 삼켜주었다. 이랬던 적이 없던 정도였다. 신정환은 힘이 빠지는 손으로 머리를 억지로 떼어냈다. 야, 으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까...?
申正焕内心虽然是这样想的,但身体的反应却不受控制,嘴上说着不愿意,身体却已经紧绷起来。金道勋虽然表面上冷淡得让人心里不舒服,但行动却很认真。他不等申正焕阻止,就已经张开嘴含住了他的性器。这种程度是前所未有的。申正焕用无力的手勉强把金道勋的头推开。"喂,嗯...今天就到这里为止,怎么样...?"

형만 했는데요...? 전 한 게 없는데요? 김도훈이 약간 쉰 목소리로 반항했다. 아니, 나도 하고 싶긴 한데 나는 너랑 좀 이제 슬슬 진지하고 싶어서 이딴 식으로는 좀... 신정환은 그 말을 하진 못하겠기에 헛기침을 했다. 
金道勋用略带沙哑的声音反驳道:"我只是做了哥哥该做的...?我什么都没做啊?"申正焕本想说"不,我也想做,但我现在想和你认真一点,所以这种方式有点...",但他说不出口,只好干咳了一声。

김도훈은 신정환을 조금도 이해할 수 없어 보였다. 본인이 가장 아쉬워 보이시는데 지금. 어떻게 뭐 하나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없지. 그냥 한 번 하자는데 뭐 이런 것까지 이렇게 어렵게 가야 하지? 한 두 번 한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존나 비싸게 굴려고 하냐고... 그냥 하자고. 형 누워계시라고요. 신정환은 그 말엔 정색했다. 야, 너... 자꾸 형이랑 이러려고만 하고... 
金道勋似乎完全无法理解申正焕。现在看起来最遗憾的人是他自己。怎么会没有一件事能如我所愿呢?只是想做一次,为什么连这种事也要变得如此困难?又不是第一次两次做了,为什么突然装得这么矜持...就做吧。哥,你躺下。申正焕对这番话严肃起来。"喂,你...总是想和哥这样那样..."

정말 너무 말 할 기분이 아니었다. 그런데 신정환이 자꾸 말을 걸었다. 이 사람 원래 이렇게 말이 많았나? 김도훈은 안 돌아가는 머리를 억지로 굴렸다. 왜 갑자기 이러지, 이유가 뭐지. 그러고 보니까 신정환이 결국 소개를 받았다고 했지? 그 뒤로 잘 됐단 소리는 안 들려서 그냥 밥 한번 먹고 만 줄 알았는데...
真的一点都不想说话。但是申正焕却一直在搭话。这个人原来就这么话多吗?金道勋勉强转动着不灵光的脑袋。为什么突然这样,是什么原因呢。说起来,申正焕不是说最终接受了介绍吗?之后没听说进展顺利,还以为只是吃了一顿饭就结束了呢...

"형 여자친구 있어요? 아님 생길 예정이거나..."
"哥哥有女朋友吗?或者有打算交女朋友吗..."

"뭐라고? 나 잘못 들은 것 같아."
"什么?我好像听错了。"

"여자친구 있냐고요."  "你问我有没有女朋友。"

"잘못 들은 게 아니네... 아니, 없지. 내가 갑자기 여자친구가 왜 있어. 왜 그런 걸 물어본 거야? 지금 너랑 나랑..."
"我没听错吧...不,没有。我怎么会突然有女朋友呢。你为什么要问这个问题?现在你和我..."

근데 왜 안 하려고 하는데요? 신정환 역시도 할 말이 많았다. 도훈아 너는 지금 나랑 하고 싶은 게 아니고 그냥 뭐라도 해서 기분 풀고 싶은 거야. 필요한 게 좆밖에 없는 것처럼 구는데 내가 거기 장단 맞춰주기가 싫은 거고. 너도 네 어둠을 직시해야 해... 그렇긴 했지만 앉혀놓고 그런 걸 가르칠 수도 없었고 김도훈이 왜 안 하려고 하냐고 안달 나 있는 걸 보니까 외면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但是为什么不愿意做呢?申正焕也有很多话要说。道勋啊,你现在不是真的想和我做,只是想做点什么来排解心情。你表现得好像只需要性一样,我不想配合你这种态度。你也应该直面你内心的阴暗面...虽然是这样,但他也不能坐下来教育他这些。看到金道勋急切地问为什么不愿意做,申正焕发现很难置之不理。


*


김도훈은 엎드린 상태로 베개를 악물었다. 내장 안쪽을 후벼파는 느낌이 머리가 표백되는 느낌이었다. 허리 아래가 벌벌 떨렸는데 위에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같아 어쩌면 서운한 것도 같았다. 숨이 막힌단 기분이 들고 자세가 조금 버거웠다. 숨을 몰아쉬는 소리만 조금 들렸고 김도훈은 내장을 폭력적으로 휘젓는 성기에 속수무책으로 사정을 당하면서 침을 질질 흘렸다. 신정환은 안 한다고, 안 내킨다고 했으면서 거짓말인 것처럼 끝까지 몰아붙였다. 
金道勋俯卧着,紧咬着枕头。体内被翻搅的感觉让他头脑一片空白。腰部以下不住颤抖,而上方的人似乎完全不在意,这让他感到有些失落。他感到呼吸困难,姿势也有些吃力。只能听到微弱的喘息声,金道勋无力抵抗那暴力搅动内脏的性器,不由自主地流着口水。申正焕明明说不做,说不想做,却像说谎一样将他逼到了极限。

숨을 쉬려고 베개에 숨기던 얼굴을 옆으로 잠시 돌렸더니 김도훈을 신경도 안 쓰는 듯 보였던 신정환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머리카락을 손으로 쥐어 고정하며 몸을 훅 낮췄다. 어, 도훈아...
当我为了呼吸而把脸从枕头上稍微转向一边时,原本看似对金道勋毫不在意的申正焕抓住机会,用手抓住我的头发固定住,身体猛地压低。啊,道勋啊...

"울어?"  "哭了吗?"

"아뇨..."  "不是的..."

"우는데?"  "哭了吗?"

"형이 너무 세게 해서 아파요..."
"哥哥你弄得太用力了,好痛啊..."

"그렇겠다 그래. 와 내 탓을 하네, 내가 또 너 이럴 줄은 몰랐어."
"好吧,就这样吧。哇,你还怪我,我真没想到你会这样。"

"진짠데... 형 너무 크고... 그래서 그랬어요."
"真的... 哥哥太大了... 所以才那样的。"

"너 나랑 처음했어? 되게 처음 안 것 처럼 말한다. 형은 원래 컸고... 그리고 너 지금 쌌잖아. "
"你是第一次和我做吗?你说得好像是第一次一样。哥哥本来就很大...而且你现在不是刚射了吗。"

"원래 제가... 그런 거 좋아해요."
"其实我...喜欢那种东西。"

"도훈아."  "道勋啊。"

"네..."  "嗯..."

"형이 진짜 오늘만 봐주는 거야..."
"哥哥真的只原谅你这一次..."

우는 얼굴 들키지 말걸... 우냐고 물어보니까 아니라고 하고 싶은데 눈물이 주룩주룩 나왔다. 이유를 김도훈도 잘 몰랐다. 진짜 버겁긴 했는데 이렇게 울 정도로 아팠나? 김도훈은 스스로가 혼란스러웠다. 이만큼 울어본 게 정말 몇 년만의 일인지 모르겠다. 
我本不该让他们看到我哭泣的脸... 当被问是否在哭时,我想说不是,但眼泪却止不住地流下来。金道勋自己也不太清楚原因。虽然确实很辛苦,但真的痛苦到要这样哭吗?金道勋感到困惑不已。他已经记不清上一次这样哭是多少年前的事了。

신정환이 퉁명스럽게 말하면서도 엄지손가락으로 눈 밑을 꽤 섬세하게 문질러주었다. 나 민석이형 진짜 좋은 형이라고 생각하는데... 너랑 비교가 되냐? 그 형은 진짜 엄청 좋은 형인데... 나도 신인 때 밥 자주 얻어먹고 그랬어. 근데 너 이러는 거 보면 나도 그 형 계약 빨리 끝나서 다른 팀 가면 좋겠어. 너 때문에 나도 경우 없어지고 진짜... 
申正焕语气生硬地说道,但还是用拇指相当细致地揉了揉眼睛下方。"我觉得民硕哥真的是个很好的哥哥...哪能跟你比?那个哥哥真的是个非常好的人...我刚出道的时候也经常蹭他的饭吃。但是看你这样,我也希望那个哥哥的合约快点结束,去别的团队。因为你,我也变得没规矩了,真是..."

신정환이 그러면서도 몸을 뒤집었다. 김도훈이 손으로 얼굴을 가리자 손을 끌어내렸다. 양심 없긴 했지만 김도훈은 왜 우는지도 모르게 훌쩍거리면서 신정환이 본인을 좀 달래주길 바랐다. 물론 내가 오늘 딱히 착하게 굴진 않았지만... 그러나 신정환은 손목을 잡아 올렸다. 표정을 보아하니 별로 달래줄 마음은 없는 듯 했다. 침을 삼켜서 목울대가 움직이는 게 선명하게 보였다. 너 너무 애같이 운다... 예쁘게 우는 편은 아닌 것 같아. 근데 이런 기회가 되게 많진 않을 것 같고, 네가 사실 아프다고 우는 편이 아니니까, 할 건 해야지... 얼굴 보고 마저 하자.
申正焕虽然这么说着,还是翻过身来。金道勋用手遮住脸,申正焕把他的手拉开。虽然有点不厚道,但金道勋一边抽泣一边希望申正焕能安慰自己,甚至连自己为什么哭都不知道。虽然我今天的表现并不怎么好...但申正焕抓住了他的手腕。从表情看来,他似乎并没有安慰的意思。可以清楚地看到他吞咽口水时喉结的移动。你哭得太像个孩子了...好像不是那种漂亮的哭法。但这种机会应该不会太多,而且你其实也不是因为疼才哭的,所以该做的还是要做...让我看着你的脸继续吧。


*


"여자친구 있냐고 한 건 무슨 소리였어?"
"问你有没有女朋友是什么意思?"

김도훈은 아까보단 확연히 기분이 나아 보였다. 원래 사정하고 나면 아무 생각 안드는 건 김도훈이 예전부터 가지고 있는 아주 편리한 버릇이었다. 신정환은 그보단 좀 복잡했다. 나도 모든 걸 다 까먹어버리고 싶다. 신정환이 속으로 김도훈의 무심함을 비난했다. 
金道勋看起来心情比之前好多了。射精后大脑一片空白一直是金道勋从前就有的一个非常方便的习惯。申正焕的情况则要复杂一些。我也想把一切都忘得一干二净。申正焕在心里责备着金道勋的无心。

"아... 저 들었어요. 밥 같이 먹었다고 한 거."
"啊...我听说了。说是一起吃饭了。"

"그거 점심만 같이 먹은 거야. 그게 말을 이상하게 전하셨더라고? 소개를 받자고 하고 이런 게 아니었고, 그냥 내 팬이시래."
"那只是一起吃了顿午饭而已。他们是不是把话传得有点奇怪了?并不是要介绍认识或者什么的,他只是说自己是我的粉丝。"

물론 내가 너랑 아무 일도 없었으면 한 세 번은 더 만났을 것 같긴 한데... 신정환은 거짓말을 들키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정말로 소개팅 같은 자린 아니었고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팬미팅에 가까웠다.
当然,如果我和你之间什么都没发生的话,我们可能还会再见三次左右吧...申正焕努力不让自己的谎言被揭穿。实际上,那并不是什么相亲之类的场合,至少表面上看更像是粉丝见面会。

"그냥 밥만 먹은 거야... 사귀고 그런 거 정말 진짜 아니야. 너무 아무것도 아니라서 말 안 했어."
"我们只是一起吃了顿饭而已...真的没有在交往什么的。真的太普通了所以就没说。"

이것도 거짓말이었다. 약간 초조해 보라고, 솔직히 나 인기 많다는 거 살짝, 깨닫게 해주고 싶었어서... 그래서 말 안 한 거였는데... 신정환은 변명하면서 최대한 착한 얼굴로 웃어 보였다. 무해해 보이게끔. 모든 말이 사실로 들리게. 김도훈은 노력에 부흥하여 별 의심 없이 믿었다. 그렇구나. 
这也是个谎言。说实话,我只是想让你稍微着急一下,让你意识到我其实很受欢迎...所以才没告诉你的...申正焕一边解释,一边尽量露出善良的笑容。努力让自己看起来无害。让每句话听起来都像是事实。金道勋对他的努力做出了回应,毫不怀疑地相信了。原来如此。

그게 단가? 다른 말이 조금 더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 신정환은 오해 하지 말라고 말했지만 또 이렇게까지 아무 오해 없이 넘어가는 건 원치 않아서 말이 약간 길어졌다. 오해 하지 마. 아, 근데 너무 안 하는 건 좀 그렇고, 좀 신경 써 봐...
这就完了吗?是不是应该再多说点什么?申正焕虽然说了不要误会,但他又不希望就这样毫无误会地轻易揭过,所以话就稍微说长了一些。别误会啊。啊,不过完全不误会也有点不太好,稍微在意一下吧...

"물론 좋은 분이셨지만... 나는 이제 야구 너무 잘 아는 사람이랑은 사귀고 싶지 않더라고..."
"虽然他是个好人...但我现在不想再和那种对棒球了如指掌的人交往了..."

"... 왜요?"  "... 为什么?"

"퇴근 하고 일 생각 하기 싫어."
"下班后不想考虑工作的事。"

신정환의 최근 엑스 두 명이 다 그런 식으로 깨져서 문제가 있었다. 신정환의 전 전 남자친구는 토토 충이어서 신정환에게 승부조작을 요구했고 전 여자친구는 침대에 누워서 볼질 하는 이유가 뭐냐고 장난쳤다. 지금이라도 토토 충이랑은 헤어졌겠지만 여자친구랑은 지금처럼 야구를 잘 했으면 그런 식으로 헤어지진 않았을 텐데. 괜히 마음이 씁쓸했다. 어쨌든 야구를 잘 아는 사람이랑은 사귀고 싶지 않았지만 야구를 같이 하는 사람이랑은 조금 더 생각해 볼 게 있었다. 왜 볼질하냐고 물으면 너도 이상한 공에 헛스윙 하지 않냐고 받아칠 수도 있고? 신정환은 다음 말을 기다렸다. 와 그럼 저는요? 이런 질문이 오면 어떻게 분위기 잘 잡아서... 
申正焕最近的两个前任都以那种方式分手,这让他很困扰。申正焕的前前男友是个赌球迷,要求申正焕参与操纵比赛;前女友则开玩笑说他躺在床上挥空棒的理由是什么。如果是现在的话,他可能已经和那个赌球迷分手了,但如果他当时打棒球打得像现在这么好,也许就不会以那种方式和女友分手了。想到这里,他心里有些苦涩。无论如何,他不想和太懂棒球的人交往,但和一起打棒球的人在一起倒是值得考虑。如果对方问为什么挥空棒,他可以反问对方是不是也会对奇怪的球挥空棒?申正焕等待着下一句话。如果对方问"那我呢?",他该如何巧妙地把握气氛...

김도훈은 옆에서 눈을 깜빡이다가 몸을 스르륵 일으켰다. 그렇구나... 저 그럼 집에 갈래요.
金道勋在一旁眨了眨眼睛,然后慢慢地坐起身来。"原来如此...那我就回家吧。"

"왜...?"  "为什么...?"

"형이랑 얘기 나눌 기분이 아니라서요."
"我现在没心情和哥聊天。"

"오늘 내가 불렀어? 네가 온다며... 그리고 잔다고 해서 옷까지 빌려줬는데 왜 가는데?"
"今天是我叫你来的吗?你说你要来... 而且因为你说要睡觉,我还借给你衣服,为什么现在要走?"

"하려고 왔는데 했잖아요. 또 할 거 아님 갈래요."
"我来是想做的,但已经做了。如果不再做的话,我想走了。"

"도훈아 너 말 진짜 좆같이 한다."
"道勋,你说话真他妈的难听。"

"저 원래 이렇게 말하는데요? 형한테 지금까지는 착하게 굴려고 했던 거고... 근데 형이 저한테 마음 없으면 저도 그래 줄 필요가 없죠."
"我本来就是这样说话的吗?到现在为止我一直在哥哥面前表现得很乖巧... 但是如果哥哥对我没有感觉的话,我也没必要这样做了吧。"

"네가 언제 나한테 착했어? 너 되게 너를 잘 모르는 것 같아..."
"你什么时候对我好过?你好像真的不太了解自己..."

"안 그래도 기분 안 좋은데 왜 자꾸 시비 거세요."
"我心情本来就不好,你为什么还要一直找茬。"

"야 진짜로 시비가 아니고 방금껀 진짜 진심으로...."
"喂,我真的不是在找茬,刚才那句是发自内心的...."

너 혹시 또 울어? 신정환이 고개를 푹 숙인 김도훈의 얼굴을 억지로 잡아 올렸다. 당연히 메말라 있었다. 아... 신정환이 대놓고 아쉬워했다. 이번에는 울었으면 달래주려고 했는데...
你是不是又哭了?申正焕强行抬起金道勋低垂的脸。当然,脸上是干燥的。啊...申正焕明显地感到失望。这次如果他哭了的话,自己本想安慰他的...

"형 말 아직 안 끝났거든? 나 너 기분 왜 나쁜지 아는데, 일단 있어 봐. 말을 들어 보라고."
"哥,你还没说完呢,对吧?我知道你为什么心情不好,先等一下。听我把话说完。"

"형 지금 돌려서 저랑 섹스 이상할 거 없다고 말한 거 아니에요? 저 그 정돈 알아 들어요 그런 말 듣고 끌어안고, 음... 같은 침대에서 잘 생각 없어서 가주겠다고요."
"哥,你刚才不是说转过来和我做爱没什么奇怪的吗?我能听懂那种程度的话。听了那样的话,还抱着我,嗯...你以为我会毫无想法地和你睡在同一张床上吗?"

우리가 끌어안고 잔 적은 없지... 김도훈은 와중에도 바른 말을 골랐다. 울면서 말 했으면 귀엽기나 했을 텐데 울지도 않고, 화가 나는지 눈매가 매서웠다. 안 그래도 오늘 기분 나쁜 상태라 행동이 이리저리 튀었다. 그래, 내가 떠본 죄도 있고... 신정환은 어느 정도 화를 내게 봐주려고 했다.
我们从未相拥而眠...金道勋即便在这种情况下也选择了恰当的措辞。如果他哭着说出这番话,或许还会显得可爱,但他既没有哭,眼神反而锐利得像是在生气。本就心情不好的他今天行为举止格外反常。是啊,我也有试探他的过错...申正焕决定允许他对自己发一通火。

"야, 나는 그런 거 아니었어. 오히려 나는 너는 좀 예외 취급 해주려고 했었거든?"
"喂,我不是那个意思。相反,我本来是想给你一些特殊待遇的,你知道吗?"

"아, 그럼 그렇게 생색내듯 만나주겠다고 하면 제가 감사합니다 이래야 해요?"
"哦,那么你这样一副施舍的样子说要见我,我是不是还得说声谢谢啊?"

"그러라는 거 아닌데... 너 되게 피해의식이 있다. 요즘 힘들어?"
"我不是那个意思... 你好像很有受害者意识啊。最近过得很辛苦吗?"

"와 내가 피해의식이라고? 저도 형처럼 2이닝 강판, 1이닝 강판, 이래도 다음 주에도 당연하게 경기 세워줬으면 이렇게 안 초조했죠... 형은 구단에서 투구 수 관리해주면서 곱게 선발로 키워져서 모르겠지만. 저는 당장 오늘 못했다고 내일 라인업에서 빠지기를 걱정해야 하거든요?"
"哇,你说我有受害者意识?如果我像哥一样,投两局就被换下,投一局就被换下,但下周还能理所当然地被安排上场,我也不会这么焦虑...哥是被球队精心管理投球数,悉心培养成先发投手,所以可能不太了解。但我却要担心今天表现不好,明天就会被排除在出场名单之外啊?"

"......"  我理解您的要求。请提供需要翻译的具体文本,我会按照您的指示将其翻译成简体中文,并注意使用您提到的官方中文名称。我会尽力保持原文的语气和风格,使翻译流畅自然,适合粉丝社区阅读。请提供需要翻译的文本,我会直接输出翻译结果,不会添加任何解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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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훈아 말 다 했어?"  "道勋啊,你说完了吗?"

"...네."  "...好的。"

"엎드려."  "趴下。"

"...뭐 어떻게..."  "...该怎么办呢..."

"뻗치라고... 알아 들었으면서 이게 기합받기 싫어가지고..."
"伸直手臂...明明听懂了,却因为不想被训斥而..."


김도훈은 속옷만 입은 채로 신정환의 집에서 머리를 박았다. 집이 지저분해 발로 아까 벗어놓은 옷가지를 치우고 기합 받을 자세를 잡아야 했다. 신정환은 그냥 엎드려뻗쳐를 시켰지만 김도훈은 제가 한 말이 대가리박아 정도의 죄라고 생각해 어떻게 뻗칠까를 다시 물어보진 않고 머리부터 박았다.
金道勋只穿着内衣,在申正焕的家里做起了头顶地板的惩罚动作。因为房间很乱,他不得不用脚把刚脱下的衣服推到一边,然后摆好准备接受惩罚的姿势。申正焕本来只是想让他趴下,但金道勋认为自己说的话罪过堪比"头顶地板"的程度,所以没有再问该如何趴,直接就头朝下顶在了地板上。

오늘이 이 형이랑도 끝이네... 김도훈은 이번에 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하루가 끔찍하게도 길었다. 이제 기분 좋게 잘 수 있었는데 왜 말을 걸어서, 그런 짜증도 조금 있었고 화풀이를 했다는 자기반성도 아주 요만큼은 들었다. 조금 더 괜찮을 때 만났으면 더 잘해볼 수 있었는데, 같은 구단 선배랑 섹파하고 이따위로 최악으로 끝나다니... 이래서 다들 김도훈에게 고집부리지 말라고 그렇게 조언해줬나 싶었다. 어른 말을 들을걸. 정말 뒤늦은 후회였다. 
今天和这个哥哥也结束了...金道勋这次又眼眶发热。这一天漫长得可怕。本来可以心情愉快地睡个好觉,为什么要搭话呢,有点这样的烦躁,也有那么一点点自我反省,觉得自己发泄了情绪。如果在状态好一点的时候见面,也许能做得更好,和同一个球队的前辈做炮友却以这种最糟糕的方式结束...难怪大家都这样劝金道勋不要固执。真该听大人的话。这真是追悔莫及。

그러나 김도훈의 생각과 다르게 신정환은 사실 그렇게 화가 나진 않았다. 김도훈이 종종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과 별개로 신정환은 스스로에 대해 객관성이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김도훈의 말에 거짓은 없었다. 기대만큼 못했는데도 기회 많이 받은 건 맞고, 김도훈의 상황이 조금 각박한 면이 있는 것도 맞았다. 김도훈이 외야수였으면, 하다못해 3루수였더라도 진작 1군 붙박이었을 텐데. 
然而,与金道勋的想法不同,申正焕实际上并没有那么生气。尽管金道勋有时倾向于高估自己,但申正焕对自己有着客观的认识。事实上,金道勋的话并没有错。虽然表现不如预期,但确实得到了很多机会,而金道勋的处境确实有些艰难。如果金道勋是外野手,哪怕是三垒手,恐怕早就成为一军的固定成员了。

"도훈아."  "道勋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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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 안 해?"  "不回答吗?"

"넵."  "好的。"

"형이 부럽고 억울하면 너도 투수 했어야지. 아... 너 어깨 안돼서 유격수도 못하고 2루수로 밀린 거잖아. 투수를 못한 거잖아. 맞아 아니야. 대답해."
"如果你羡慕哥哥,觉得不公平,那你也应该去当投手啊。哦...对了,你因为肩膀不行,连游击手都做不了,被挤到二垒手的位置。你根本就不能当投手。对不对?回答我。"

"...네."  "...好的。"

"너 직구 제구 되게 던지면 120은 나오냐? 지가 못해놓고... 할 말 있으면 해 봐."
"你直球控球投得那么好能投到 120 吗?自己做不到还... 有什么话就说吧。"

"...형 158 던질 수 있어도 맨날 130키로 체인지업 던지시잖아요."
"...哥哥虽然能投 158 公里,但每天都只投 130 公里的变速球。"

"...요샌 직구 많이 던지거든..."
"...最近我经常直球出击..."

할 말 있으면 하라고 했더니 진짜 할 말을 하네... 그리고 150 있어도 변화구로 비비지 않냐는 말은 실제로 울컥했다. 못 던지는 것보단 낫거든... 적당히 하고 일어나라고 할 생각이었으나 괘씸해서 조금 더 그대로 기합 받게 방치했다. 
我说有话就说,结果他真的说了... 而且那句"就算球速 150 也不是靠变化球吗"的话真的让我心里一酸。总比投不出去要好吧... 本来想让他适可而止就起来的,但是觉得太可恶了,就让他多保持那个姿势受罚一会儿。

"형한테 말 계속 밉게 할 거야?"
"你还要一直对哥哥说这么难听的话吗?"

"아닙니다..."  "不是的..."

"그래, 서로 좋은 말을 나누는 사이가 되어야 할 거 아냐."
"没错,我们应该成为能互相说好话的关系。"

신정환이 손을 내려 엉덩이를 토닥거렸다. 뭐지? 경기도 하고 오고 방금전까지 박히기까지 해서 안 그래도 다리가 후들거렸는데 놀라서 크게 휘청거렸다. 손길이 좀, 이상하지 않나 이거... 이럴 때가 아닌 것 같은데... 김도훈이 의아해하자 신정환이 자세를 잡으라고 혀 차는 소리를 냈다. 머리를 박고 있어서 확신할 수 없는데 약간 웃음을 참는 목소리 같기도 했다.
申正焕把手放下来,轻拍了一下屁股。这是怎么回事?刚刚比完赛回来,甚至还被狠狠地进入过,本来腿就已经在发抖了,这下被吓得差点站不稳。这触碰有点奇怪吧...现在好像不是做这种事的时候啊...金道勋疑惑不解时,申正焕发出了咂舌声,让他摆好姿势。因为头低着看不清楚,但听起来像是在忍着笑的声音。

신정환이 이번에는 정말 노골적으로 쓰다듬었다. 김도훈이 깜짝 놀라 휘청거리다가 추행이라도 당한 사람같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했다. 일어나, 신정환이 말 하면서 친절하게 팔을 잡아 일으켜주었다. 김도훈은 여전히 무슨 짓을 당한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팬티 입지 말라고 할 걸. 이럴 줄 알았으면... 신정환이 놀리든 덧붙인 말에는 수치스러워 귀까지 달아올랐다.  
申正焕这次真的很明显地抚摸了一下。金道勋吓了一跳,踉跄了一下,露出了一副好像被猥亵了的人那样困惑的表情。"起来",申正焕一边说着,一边友善地抓住他的胳膊扶他起来。金道勋仍然一脸不知道自己遭遇了什么的表情。"早知道就该让你不要穿内裤的。"申正焕调侃似的补充道,这句话让金道勋羞得连耳朵都红了。

"도훈아 형이 진짜 오늘까지만 봐주는 거야. 이제 오늘 형 말에 토 달지 마."
"道勋啊,哥哥真的只给你今天最后一次机会了。从今天开始不要再对哥哥的话挑三拣四的。"

"네..."  "嗯..."

"너 나 말고 자는 사람 있어?"
"除了我之外,你还有其他睡觉的对象吗?"

"근데 이거 왜 자꾸 물어봐요? 저번에도 다른 사람이랑 하지 말라 하더니... 없어요. 그리고 아니었어도 지금 이것도 벅차고... 형은 소개팅 받을 정도로 고프셨던 모양이지만 저는 지금 사는 것도 힘들고,"
"可是你为什么一直问这个?上次你还说不要和别人在一起...我没有。而且就算有,现在这样也已经很吃力了...哥哥可能饥渴到要去相亲了,但我现在连活着都很困难,"

"야, 아니라고 했지. 그리고 내가 방금 토 달지 말라고 했지...? 그럼 됐어. 형이 오늘 너 이렇게 군것도 용서할 테니까 앞으로 잘 해보자. 어?"
"喂,我不是说了不是吗?而且我刚才不是说了不要顶嘴吗...?那就行了。哥今天原谅你这样的行为,以后好好表现吧。好吗?"

"...네?"  "...什么?"

"만나보자고... 형도 너 좋아. 토 달지 말고."
"见面吧... 哥也喜欢你。别说废话了。"

"...? 네..."  "...?好的..."

근데 왜 기합을 주신 거예요? 형은 애인한테 원래 기합을 줘요? 잘 해줘야 하지 않나 보통? 김도훈이 고삐를 풀어주자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기어올랐다. 급격하게 피로해지는 기분을 느끼며 신정환은 기합을 받느라 후끈해진 김도훈을 아주 가깝게 끌어안았다. 김도훈이 안기기 싫은 고양이처럼 몸을 빳빳하게 굳혔으나 무시했다. 도훈아, 나한테 잘해. 진짜... 내가 너 엄청 참아주면서 어려운 결심 한 거니까...
可是为什么要给我喊口号呢?哥哥平常也会对恋人喊口号吗?不是应该好好对待吗?金道勋松开缰绳后,申正焕抓住机会爬了上来。感受到急剧的疲惫感,申正焕紧紧地抱住了因喊口号而变得热乎乎的金道勋。尽管金道勋像不愿被抱的猫咪一样僵直了身体,申正焕还是无视了。道勋啊,对我好一点。真的...我可是忍耐了很久才做出这个艰难的决定...

김도훈이 대답할까 봐 황급하게 네 말고 다른 대답 하면 다시 기합주겠다고 경고했더니 김도훈이 떨떠름한 얼굴로 작게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金道勋刚要回答,我急忙警告他说如果不回答"是"而说其他的话就再罚他,于是金道勋带着不情愿的表情小声回答道:"是,我知道了..."



*


신정환과 사귀기 시작하면서 크고 작게 많은 싸움이 있었다. 신정환은 김도훈이 쉴 때 가끔 피파를 할 때마다 야구 게임을 같이 하자고 조르곤 했는데, 김도훈이 죽어도 하기 싫다고 냉정하게 거절을 했던 일이 있었다. 어떻게 야구 선수가 축구 게임은 그렇게 열심히 하면서 너랑 내 카드가 있는 야구 게임은 죽어도 싫다고 할 수가 있는 거지? 신정환은 김도훈에게 진심으로 서운해했으나 김도훈은 끝까지 어플을 설치하지도 않았다. 광고 들어오면 그때 깔 거고. 아니면 절대 쉴 때 야구 게임 안 할 거야... 김도훈은 퇴근하고 일 생각 하기 싫어서 야구 잘 아는 사람이랑 다시 연애하지 않겠다는 신정환이 충분히 이해할만한 이유라고 생각했지만 신정환의 생각은 조금 다른 모양이었다. 피파를 하면 의무감으로라도 야구 게임을 꼭 해야 한다는 게 논지였다. 야구가 서운해하겠다... 신정환이 피파 하는 김도훈에게 눈치를 줬다. 김도훈은 생각도 안 하고 대꾸했다. 야구가 어떻게 서운해해요... 김도훈한텐 별것도 아니었지만 신정환이 진심으로 서운해하고, 삐져서 꽤 큰 싸움으로 번졌다. 김도훈 입장에서는 너무 황당해서 그 싸움이 자세하게 기억이 날 정도였다. 
和申正焕开始交往后,大大小小发生了很多争吵。每当金道勋休息时偶尔玩 FIFA 游戏,申正焕就会缠着他一起玩棒球游戏,但金道勋冷酷地拒绝说死也不想玩。申正焕真心感到委屈:一个棒球运动员怎么能这么热衷于足球游戏,却说死也不愿玩有你我卡片的棒球游戏呢?尽管申正焕如此失望,金道勋到最后也没有安装那个应用。他说等有广告代言时才会下载,否则绝对不会在休息时玩棒球游戏...金道勋认为下班后不想考虑工作,所以不再和懂棒球的人谈恋爱是申正焕完全可以理解的理由,但申正焕似乎有不同看法。他的论点是,既然玩 FIFA,就应该出于责任感也玩棒球游戏。"棒球会感到委屈的..."申正焕对正在玩 FIFA 的金道勋暗示道。金道勋想都没想就回答:"棒球怎么会感到委屈呢..."对金道勋来说这不算什么,但申正焕真的很受伤,生气了,最后演变成一场相当大的争吵。对金道勋而言,这太荒唐了,以至于他能清楚地记得那场争吵的细节。


김도훈이 느낀 게 있다면 신정환은 정말 의외로 야구를 정말 좋아했다. 김도훈 역시도 당연히 선수인 만큼 일반인보다 야구를 좋아하고, 잘 하고 싶었지만, 그건 김도훈이 뛰고 있는 스포츠라 그랬던 마음이 컸다. 신정환은 그냥 야구라는 종목을 좋아했다. 팀에도 애정이 있었다. 김도훈이 생각하기엔 변화를 안 좋아하는 성향인 탓이 클 것 같긴 하나 그와 별개로도 팀 자체에 소속감을 가졌다. 신정환은 원래 말수가 많은 편이 아니었고, 마음에 없는 소리를 기분 좋으라고 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카메라 앞에서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고 싶다, 원클럽맨이 되고 싶다는 소리를 자주 했다. 이전에도 그런 말 하는 걸 보긴 했으나 그 말이 진심이라는 걸 알고 나니 다르게 와 닿았다. 
金道勋感觉到,申正焕意外地非常喜欢棒球。金道勋作为选手,当然比普通人更喜欢棒球,也更想打好棒球,但这主要是因为棒球是他正在从事的运动。而申正焕则是单纯地喜欢棒球这项运动。他对球队也有感情。金道勋认为,这可能主要是因为申正焕不喜欢变化的性格,但除此之外,他对球队本身也有归属感。申正焕本来就不是个话多的人,也不是那种为了讨好别人而说违心话的人,但在镜头前,他经常说想成为特许经营球星,想成为一支球队效力终身的球员。以前也看到他说过这样的话,但现在知道那是真心话后,感觉就不一样了。

 신정환이 잘 던지고도 타격이 잘 안 터졌다가 마지막 이닝이 되어서야 점수를 겨우 내 이겼던 날이 있었다. 괜찮은 성적을 내고도 신정환이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게 김도훈으로서는 아쉬웠다. 퇴근 하는 김에 나름대로는 생각해서 위로를 건넸으나 신정환은 위로가 필요치 않을 정도로 괜찮다고 대답했다. 팀이 이기려고 던지는 건데, 팀이 이겼으면 아쉽긴 하지만 괜찮지... 김도훈은 그 말에 당시 긍정하긴 했으나 정확히는 이해가 안됐다. 정말 괜찮은가? 어쩌면 그냥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有一天,申正焕投球表现出色,但打击却迟迟未能发力,直到最后一局才勉强得分取胜。尽管取得了不错的成绩,申正焕却未能成为胜利投手,这让金道勋感到有些遗憾。下班时,金道勋经过思考,试图安慰申正焕,但申正焕回答说自己已经足够好了,不需要安慰。他说,投球是为了让球队获胜,既然球队赢了,虽然有些遗憾,但也还好...金道勋当时虽然表示赞同,但实际上并不完全理解。他真的没关系吗?也许金道勋当时认为这只是申正焕随口说说而已。


김도훈에게는 운이 좋게도 주전 2루수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2주 정도 전력을 비워야만 했다. 주전이 빈 동안 경기를 뛴 김도훈은 괜찮다는 말이 아까울 정도의 성과가 있었다. 한참 중요한 시기였고, 김도훈은 기대에 넘칠 정도로 충족했다. 포스트 시즌에 가서도 현재 타격감이 좋은 김도훈을 핵심으로 투입하는 게 합리적으로 느껴질 정도의 성적이었다. 
金道勋运气不错,主力二垒手因腿筋拉伤需要休息两周左右。在主力缺阵期间,金道勋的表现可以说是相当出色。这是一个非常关键的时期,而金道勋的表现远远超出了预期。他的成绩如此出色,以至于在季后赛中继续让状态火热的金道勋担任核心角色似乎是一个合理的选择。

정민석은 인터뷰에서 김도훈이 스타팅으로 경기에 출전하는 것에 대해서 짧게 소감을 말했다. 팀이 높은 성적을 얻는데 기여할 수 있다면 경기를 1회에 나가든 5회에 나가든 개의치않고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모범적인 인터뷰였다. 원래라면 입바른 소리라고 생각하며 마음에 두지 않았겠지만 최근 김도훈의 아주 가까운 곳에 정말 팀을 좋아하는 사람이 하나 생기고 나니 그가 자꾸만 신경 쓰였다. 정민석은 실제로 김도훈에게 자주 다가와 수비에 대해서 조언을 해줬다. 김도훈이 후배 세대로 좋은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고도 했는데 그 말이 거짓말같이 느껴지지 않게 말하는 신기한 재주가 있는 사람이었다.
郑民硕在采访中简短地谈了金道勋作为首发出场比赛的感想。这是一个模范的采访,他表示无论是在第一局还是第五局上场,只要能为球队取得好成绩做出贡献,他都愿意尽自己所能。原本这种话会被认为是场面话而不会放在心上,但最近金道勋身边出现了一个真心喜欢球队的人,这让他变得越来越在意。郑民硕实际上经常主动接近金道勋,给他提供防守方面的建议。他还说希望金道勋能成为后辈一代中的优秀球员,而且他有一种神奇的本领,能让这些话听起来不像是在说谎。

가을야구에서는 그래서 김도훈도 조금 부담감을 느끼며 경기를 뛰었다. 김도훈은 원클럽맨이고, 프랜차이즈 스타고 관심 없고 대형 fa 계약을 맺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 그런 수식어가 필요했다. 돈이 중요하다기보단 거대 fa 계약을 체결한 선수가 되고 싶었고, 그 모든 것들을 당장 이루고 싶었다. 아주 어릴 때부터 4번 타자가 되는 거에 관심이 있었다. 자라보니 체구가 커지는 몸은 아니어서 홈런타자의 꿈은 버리게 되었지만 목표는 아직 비슷했다. 원래 김도훈은 번트를 대라고 하면 대충 대다가 강공으로 전환 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번 경기에는 착실하게 작전을 이행했다. 희생타로 점수가 났을 때 정말 처음으로 기분이 좋기까지 했다. 
在秋季棒球赛中,金道勋也感到了一些压力。金道勋想成为一个终身效力于一个俱乐部的球员,成为特许经营球星,不在乎其他,只想签下大合同成为自由球员。他需要这样的修饰语。与其说钱很重要,不如说他想成为签下巨额自由球员合同的选手,而且想立即实现这一切。从很小的时候起,他就对成为第四棒打者感兴趣。长大后发现自己的体型并不是特别壮硕,所以放弃了成为全垒打打者的梦想,但目标仍然相似。原本金道勋在被要求触击时常常敷衍了事,然后转为强攻,但在这场比赛中,他认真地执行了战术。当牺牲打得分时,他第一次真正感到高兴。

그러나 여전히 완벽하게 이해가 되는 건 아니었다. 김도훈은 아직도 팀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잘 몰랐다. 팀이 정해지면 좋든 싫든 다 같이 쭉 가는 것도 아니고, 돈 때문에든 실력 때문에든 계속해서 사람은 움직이고, 당장 내일 모든 선수가 다 바뀌어도 이 팀의 이름은 남고 경기는 이어질 텐데 그게 어떤 실체가 있는지 불분명했다. 당장 오늘은 김도훈이 이 팀의 주전 2루수이나 내일도 그럴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然而,他仍然无法完全理解。金道勋还不太清楚该如何去爱一支球队。即使球队确定了,也不是所有人都会一直在一起,无论喜欢与否。无论是因为金钱还是实力,人员总是在变动。即便明天所有球员都换了,这支球队的名字依然存在,比赛也会继续进行,但这到底代表着什么却不太明确。就拿今天来说,金道勋是球队的主力二垒手,但他无法确定明天是否还能保持这个位置。


다음 시리즈로 넘어갈 수 있냐 없냐가 걸린 마지막 경기였다. 겨우 1점 차이로 이기고 있었으나 마지막 이닝에서 상황이 안 좋았다. 마무리 투수가 올라왔지만 두 타자 연속으로 안타를 맞고 노아웃 1, 3루에 주자가 있는 상황이었다. 투수를 바꾸는 게 정석이었으나 불펜들을 다 끌어 써 올라올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김도훈은 이리저리 뛰면서 수비하느라 더러워진 유니폼을 탈탈 털며 무릎이 까졌는지 올라오는 찌릿한 아픔을 느꼈다. 모든 일들이 아릿한 고통과 함께 가깝게 다가왔다. 9회에 듣기로는 처음인 신정환의 등장 곡이 그라운드에 울려 퍼졌다. 3일 전에 선발로 경기를 마쳤으나 올라올 투수가 없으니 신정환이 마무리를 책임지게 된 것 같았다. 마운드 위로 뛰어 올라오는 신정환과 잠시 눈이 마주쳤다.
这是关系到能否进入下一轮系列赛的最后一场比赛。虽然以微弱的 1 分优势领先,但最后一局形势不妙。虽然已经换上了终结投手,但连续两名打者都击出安打,出现了无人出局、一三垒有人的危险局面。按常理应该换投手,但因为已经用尽了所有后援投手,没有可以上场的选手了。金道勋在场上来回奔跑防守,拍打着沾满泥土的球衣,同时感到膝盖可能擦伤了,传来阵阵刺痛。所有的事情伴随着隐隐的疼痛变得更加真实。第九局响起了申正焕的出场曲,据说这是第一次。三天前他还是先发投手,但现在因为没有其他投手可用,看来申正焕要负责终结了。申正焕跑上投手丘时,两人的目光短暂相遇。

신정환은 데뷔 연도 이후로 불펜 등판이 처음이었고, 마무리 등판 역시 처음이었다. 신정환은 확실히 벌벌 떨고 있었다. 급하게 몸을 푸느라 아직 몸도 풀리지 않았을 것이고 불펜 등판도 처음이니 당연했다. 김도훈은 문득 구단에서 도련님처럼 관리해주니 형이 구단을 좋아하는 건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고 얘기했던 과거를 지우고 싶었다.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 이렇게 불리한 상황에도 올라와야 하는 게 에이스의 무게인가? 게다가 신정환은 딱히 이런 상황을 좋아하지도 않았다.
申正焕自出道以来第一次从牛棚登板,也是第一次担任终结者。申正焕明显在发抖。由于匆忙热身,身体可能还没有完全放松,加上这是他第一次从牛棚登板,这种反应很正常。金道勋突然想要抹去过去说过的话,那时他说球团像照顾少爷一样照顾哥哥,所以哥哥喜欢球团也是理所当然的。在这么重要的比赛中,在如此不利的情况下还要上场,这就是王牌投手的重担吗?而且申正焕并不特别喜欢这种情况。

신정환을 응원하는 팀 메이트들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김도훈은 그냥 침묵했다. 수비 위치로 가 자세를 잡으며 어떤 공이 오더라도 뛰어들어서 잡고 말겠다는 다짐을 괜히 해보았다. 그건 신정환을 위해서이기도 했고, 팀을 위해서이기도 했다. 오늘 출근길에 신정환은 우승은 모르겠지만 경기를 계속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경기가 없으면 너무 심심하잖아. 
申正焕的队友们为他加油的声音传来,但金道勋只是保持沉默。他走向防守位置,摆好姿势,暗自下定决心无论什么球飞来都要扑上去接住。这既是为了申正焕,也是为了整个团队。今天上班的路上,申正焕曾说过虽然不知道能否夺冠,但希望比赛能继续进行下去。毕竟没有比赛的话会太无聊了。

팀이 잘 됐으면 좋겠고, 팀이 더 높은 곳에 갔으면 좋겠고, 이런 얘기는 너무 어려웠지만 경기가 없는 날 심심하다는 정도는 김도훈도 어렵지 않게 공감 가능했다. 
金道勋也能轻易理解,希望团队能够取得好成绩,希望团队能够更上一层楼,这样的话题虽然太难开口,但至少在没有比赛的日子里感到无聊这一点上,他是能够感同身受的。

구속은 오히려 평소보다 높았다. 6이닝 이상을 생각하고 던지는 평소와 다르게 1이닝만 막으면 되니 다음 이닝을 생각하지 않고 초구부터 힘있게 던졌다. 첫 타자는 싱겁게 아웃되었다. 김도훈은 원아웃이라는 의미로 손가락을 하나 들어 번쩍 치켜세웠다. 신정환이 내야수들과 사인을 주고받다가 김도훈과 눈이 마주치고 아주 미세하게 미소 지었다. 
球速反而比平时更快。与平常想着要投满 6 局以上不同,现在只需要守住 1 局就行,所以从第一球开始就全力投掷,不用考虑下一局。第一个打者轻易地出局了。金道勋竖起一根手指,示意一出局。申正焕与内野手们交换手势后,与金道勋对视,微微一笑。

신정환은 여전히 떨려 보였다. 모자는 로진을 하도 만져서 하얘져 있었고 그러면서도 땀이 계속 나는지 연신 바지에 땀을 닦았다. 투구 속도가 느리다는 게 고질적인 단점이었으나 최근 조금 고쳐졌다, 그러나 오늘은 다시 템포가 느려졌다. 김도훈 생각에 신정환은 승부수 타입은 아니었다. 오늘 같은 날 어쩔 수 없이 속으로는 정면승부를 피하고 싶어 할게 분명했다. 한 번 맞으면 끝이니까, 그걸 무서워할 거고. 계속 생각할 거고. 어쩌면 이런 상황에 본인이 올라가지 않기를 바랐을 지도 모르고...
申正焕看起来仍然很紧张。他的帽子因为不断触摸松香而变白了,同时他还不停地用裤子擦汗,似乎一直在出汗。投球速度慢一直是他的主要缺点,虽然最近有所改善,但今天的节奏又变慢了。金道勋认为申正焕不是那种喜欢冒险的类型。在今天这样的日子里,他内心肯定想避开正面对决。因为一旦被击中就结束了,他会害怕这一点,会一直想着这个。也许他甚至希望自己不要在这种情况下上场...

그러나 신정환이 올해 들어서 발전한 게 분명히 있었다. 신정환은 수 싸움에 능한 유형의 투수는 절대 아니었다. 그러니까 신정환이 원하지 않아도 정면승부를 해야만 했다. 그걸 깨달았다.
然而,申正焕今年显然有所进步。申正焕绝对不是那种擅长数据对抗的投手类型。因此,即使申正焕不愿意,他也必须正面对决。他已经意识到了这一点。

7구 연속으로 직구를 던졌다. 첫 타자는 파울 플라이였고 두 번째 타자는 삼진으로 아웃이 됐다. 이제 단 한 개의 아웃카운트가 남았다. 김도훈은 확신했다. 다음 공도 역시 정면승부일 거라고.
连续投出了 7 个直球。第一个打者击出界外高飞球,第二个打者三振出局。现在只剩下最后一个出局数了。金道勋确信,下一个球也将是正面对决。


타자가 방망이를 휘두르고 정면으로 공이 빠르게 튕겨져왔다. 모든 일이 지나치게 선명했으나 또 한 편으로는 게임 플레이를 하듯 멍했다. 몸을 날려 글러브로 공을 잡고 1루로 던지기까지 어쩐지 실감이 들지 않았다. 경기가 종료되고 모두 뛰어갈 때 김도훈은 수비 위치 근처에서 서성거리며 조금 남처럼 팀원들을 구경했다. 감상에 잠기는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으나 어쩐지 감동적인 기분이었다. 고등학교 때 우승할 때는 왜 느끼지 못했을까 아쉬울 정도로. 
击球手挥动球棒,球直线快速弹向前方。一切都清晰得过分,却又恍惚得像在玩游戏。身体飞扑用手套接住球,再将球扔向一垒,这一切都让人感觉不太真实。比赛结束时,当所有人都跑向场中时,金道勋却在防守位置附近徘徊,像个局外人一样看着队友们。他本以为自己不是那种喜欢沉浸在感慨中的人,但此刻却莫名感到感动。甚至让他遗憾高中时赢得冠军时为何没有这种感觉。

괜히 머뭇거리는 김도훈을 신정환이 친히 다가와 잡아 끌었다. 
申正焕亲自走过来拉住了无缘无故犹豫不决的金道勋。

"도훈이 수비 늘었다... 나 그쪽으로 공 흘러가길래 속으로 와, 망했다. 이런 거 알아?"
"道勋的防守能力提高了... 我看到球朝那边滚过去的时候,心里想,完蛋了。你知道这种感觉吗?"

신정환이 농담했다. 그러나 김도훈은 신정환이 아마 이 그라운드에서 가장 본인을 믿어줬음을 어렵지 않게 확신할 수 있었다. 어려운 타구였는데 정말 잘 잡았다고 뒤에서 주장이 머리를 아플 정도로 쓱쓱 쓰다듬어주었다.
申正焕开了个玩笑。但金道勋不难确信,申正焕可能是这个球场上最相信他的人。那是一个很难接住的球,队长在他身后用力揉了揉他的头,称赞他接得真好,揉得他头都有点疼了。

다음 경기 있어서 좋다, 김도훈이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중에 신정환을 바라보며 말했다. 신정환이 큰 고민 없이 동의했다. 사실 형이랑 같이 이겨서 좋아. 간지러운 감상이 들었다. 말로 전하지는 않았지만. 
金道勋走进休息区时看着申正焕说道:"有下一场比赛真好。"申正焕毫不犹豫地表示赞同。事实上,他心里想着:和哥哥一起赢真好。这种甜蜜的感觉让他心里痒痒的,但他并没有说出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