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 트랩 3권 賽科陷阱 第三卷
지은이: 실버문 作者:銀月
발행일: 2024년 1월 18일 發行日:2024 年 1 月 18 日
펴낸곳: 문라이트북스(moonlightbooks@daum.net)
發行地:月光書屋(moonlightbooks@daum.net)
출판등록: 제251-2017-000015호 出版登記:第 251-2017-000015 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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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目錄
8.
9.
10.
11.
각인? 各印?
민준의 당혹스러운 제안에 도화는 머리가 새하얗게 질렸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눈만 이래저래 굴리고 있을 때 도화의 뺨에 그의 손이 닿았다. 그리고 부드럽게 만지기 시작했다.
敏俊的令人困惑的提議讓道花的腦海一片空白。她不知道該如何反應,只是四處亂轉著眼睛,這時敏俊的手輕輕觸碰到了道花的臉頰,然後開始輕柔地撫摸。
“반응이 왜 그래요? 날 사랑한다며?”
“反應怎麼會這樣?不是說愛我嗎?”
민준의 목소리엔 서운함이 깔려 있었으나 다른 느낌도 있었다. 뚜렷하게 뭔지 정의 내리기 힘들지만 오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질적인 두 감각이 충돌하자 도화는 더 혼란스러웠다.
敏俊的聲音中帶著失落,但也有其他的感覺。雖然很難明確定義,但讓人覺得有些傲慢。當這兩種截然不同的感覺碰撞時,桃花更加困惑。
“왜 대답 안 해요?”
“為什麼不回答呢?”
민준의 보챔에 도화는 우선 대답은 해야 할 것 같아 정신을 차렸다.
民俊的哭鬧讓桃花先是清醒過來,覺得至少要回答一下。
“그, 그거야 사랑하지. 그런데 각인은 조금 생각할 시간을 주면 안 될까?”
“那,那就是愛。但是印記能不能給我一點思考的時間呢?”
말하다 보니 목구멍이 따끔거리는 기분이었다. 자신도 뒷걸음을 치려다 억눌렀다. 괜히 민준을 자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說著說著,喉嚨感到一陣刺痛。自己也想退後一步,但又壓抑住了。因為她覺得這樣可能會無意中刺激到敏俊。
당장 도망가도 모자란 마당에 평생 함께하게 생긴 것이다. 물론 각인을 푸는 법도 있다고 듣긴 했었다. 하지만 그 과정이 굉장히 힘들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 이혼율이 높은 베타에 비해 알파, 오메가는 낮았다. 더 큰 문제를 끌어안기 전에 여기서 멈춰야 했다. 하지만 지금 민준의 눈빛을 보아 힘으로 제압해서라도 각인을 시킬 기세였다.
當下就算逃跑也來不及,卻注定要一輩子在一起。當然,我也聽說過有解除印記的方法。但那個過程據說非常艱難。因此,與離婚率高的貝塔相比,阿爾法和歐米伽的離婚率較低。在承擔更大的問題之前,我必須在這裡停下來。然而,現在看著閔俊的眼神,似乎是想要強行壓制,讓我接受印記的氣勢。
“저랑 결혼 약속한 거 잊었어요?”
“你忘了跟我訂婚的事嗎?”
“갑자기 이러니까 혼란스러워서…….” “突然這樣讓我感到困惑……。”
결혼 약속도 네 놈이 지어낸 거잖아. 도화는 고함을 빽 지르고 싶었으나 상황이 상황인 만큼 삼켰다. 점점 민준의 시선이 매섭게 느껴졌다.
結婚的約定也是你編造的吧。桃花想要大聲吼出來,但考慮到當前的情況,她忍住了。漸漸地,敏俊的目光變得越來越銳利。
그 순간 바람이 불었다. 앙상한 나뭇가지가 강렬하게 흔들렸다. 그 바람 소리를 가로지르며 민준의 목소리가 서늘하게 들렸다.
就在那一瞬間,風吹了起來。光禿禿的樹枝猛烈地搖晃著。伴隨著風聲,閔俊的聲音冷冷地傳來。
“…는 주인을 향해……. 해야 하는데…….”
“…是朝著主人……應該要……。”
하지만 바람 소리 때문에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주인이 뭘 해야 한다는 건지 모르겠다. 어찌 되었든 상식을 뛰어넘는 미친 소리인 건 분명했다. 도화는 조심스레 발목을 풀기 시작했다. 도망치기 위해서였다.
但是因為風聲,我無法具體聽清他在說什麼。我不知道主人該做什麼。無論如何,這顯然是超越常識的瘋狂話語。桃花小心翼翼地開始鬆開腳踝。是為了逃跑。
“어쩔 수 없네요.” “沒辦法呢。”
민준은 맥이 풀린 듯 한숨 쉬었다. 이윽고 재킷 안주머니를 뒤적이더니 폰을 꺼냈다. 진동이 한창 울리고 있었다. 누군가가 전화한 모양이었다. 민준은 다소 짜증 섞인 표정으로 액정을 보더니 전화를 받았다.
敏俊似乎氣力全失,嘆了口氣。隨後,他翻找著外套的內袋,拿出了手機。手機正在震動,似乎是有人打來了。敏俊帶著些許煩躁的表情看了看螢幕,然後接了電話。
도화는 점점 심장이 가쁘게 뛰었다. 온몸의 세포가 민준을 향한 두려움으로 치솟았다. 달아나야 한다는 생각이 폭주했다. 솔직히 잡히는 거야 한순간이겠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각인 당할 수는 없었다.
桃花的心跳越來越急促。全身的細胞因為對敏俊的恐懼而沸騰。逃跑的念頭如潮水般湧現。老實說,被抓住也許只是一瞬間,但她可不能就這樣靜靜坐著任由他來印刻。
도화는 다시 달리기 위해 발에 힘을 주었다. 하지만 그때 민준이 도화의 팔목을 잡았다. 그 완력이 엄청났다. 그와 동시에 도화는 자신의 충동적인 판단을 후회했다. 무서워서 긴장이 차올랐다. 그것도 잠시였다. 민준의 손이 풀렸다. 이윽고 그는 도화의 등지고 허리를 꼭 껴안았다. 그리고 상체를 숙여 도화의 뺨에 제 뺨을 밀착했다. 부드럽고 뜨거운 온기가 강렬했다.
道花再次用力於雙腳準備奔跑。然而,就在那時,閔俊抓住了道花的手腕。那股力量驚人。與此同時,道花開始後悔自己衝動的判斷。恐懼感讓她緊張不已。這種感覺持續了片刻。閔俊的手鬆開了。隨後,他背對著道花,緊緊地擁抱著她的腰。然後,他的上半身傾下,將自己的臉頰緊貼在道花的臉頰上。柔和而炙熱的溫度強烈地傳遞著。
“날 무서워 하지 마요.”
“別害怕我。”
도화의 우려와 달리 민준은 한풀 꺾인 것처럼 다정해졌다. 차가운 바람은 계속 불었다. 하지만 민준의 품에 감겨 있으니 하나도 춥지 않았다. 참 간사했다. 조금 전까지 정말 무서웠는데 온기 하나에 마음이 놓이니 말이다.
與桃花的擔憂相反,閔俊似乎變得溫柔了許多。寒冷的風依然在吹著。然而,依偎在閔俊的懷裡,卻一點也不覺得冷。真是狡猾。就在不久前還真的很害怕,現在卻因為一絲溫暖而心安了。
“그냥 선배가 예뻐서 충동적으로 나온 말이야. 그러니까 날 피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只是因為前輩很漂亮,所以衝動地說了這句話。希望你不要躲避我。”
그는 잔인한 만큼 달콤했다. 누군가가 듣는다면 헛웃음이 나올 법한 칭찬인데도 더 듣고 싶은 충동이 생길 정도였다. 이 알파 정말 위험한데, 함께하다가 제 인생을 망칠 수도 있는데……. 싫지 않은 자신의 마음이 어지러웠다.
他既殘酷又甜美。即使這樣的讚美聽起來像是嘲諷,但我卻有種想要聽得更多的衝動。這個阿爾法真的很危險,和他在一起可能會毀了我的人生……我對自己的心情感到困惑,卻又不想拒絕。
“춥죠?” “冷吧?”
민준은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 주겠다는 듯 도화를 더욱더 감싸 껴안았다.
敏俊似乎想要擋住迎面而來的風,更加緊緊地擁抱著道花。
“감기 걸리면 안 되니까 얼른 내려가요. 차 대기하고 있어요.”
「因為不能感冒,所以快點下來。車子在等著呢。」
“알았어…….” “知道了……。”
결국 도화는 도망치는 걸 접었다. 민준의 태도를 보아 당장에 각인할 것 같진 않았다. 아니 포기했다는 것에 가까워 보였다. 그가 그만큼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게 더 선명해졌다. 문득 잠시 두려워했던 게 우습게 느껴졌다.
最終,桃花放棄了逃跑。從閔俊的態度來看,似乎不會立即對她下手。不,這更像是放棄了。她越發清楚地感受到他對自己的喜愛。突然間,之前短暫的恐懼感覺變得可笑。
생각해 보니 지훈이 연애하면 더 좋아하는 쪽이 을이라고 말한 적 있었다. 그렇다면 아주 최악인 상황은 아니었다. 곤란한 티를 내니까 금방 바뀌는 민준의 태도를 보면 말이다. 이런 식으로 제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나쁜 남자가 된 것 같아 미안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도화는 민준과 평생 함께할 수 없었다.
想想看,智勳曾經說過,戀愛時更喜歡的那一方是乙。那麼,這並不是最糟糕的情況。從敏俊因為露出困擾的樣子而迅速改變的態度來看,情況是可以改變的。這種情況下,我的行為會影響到結果。我覺得自己像個壞男人,雖然感到抱歉,但也無法改變。桃花無法和敏俊一起度過一生。
“그럼.” “那麼。”
민준은 도화를 끌어안았던 팔을 풀었다. 그러더니 도화의 앞에 등을 내밀어 앉았다.
敏俊放開了緊緊抱著桃花的手臂。然後,他背對著桃花坐了下來。
“업혀요.” “我可以背你。”
“응? 왜?” “嗯?為什麼?”
당황한 도화는 눈이 커졌다.
驚慌的桃花瞪大了眼睛。
“야산 내려가는 거 힘들잖아요.”
「下山可不容易啊。」
“뭐? 아니야!” “什麼?不是的!”
마구잡이로 올라온 곳이라 길이 잘 다듬어진 곳은 아니지만, 한걸음 내딛기 힘들 정도로 곤란한 곳도 아니었다. 평소 요람처럼 안긴 채 이동하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이런 곳에서 업히는 건 더했다.
雖然這裡是隨意攀爬上來的地方,路面並不算平整,但也不是讓人難以行走的困難地帶。平時被抱著像嬰兒一樣移動已經讓人感到負擔,這種地方被抱著就更是如此。
“그냥 내려가도 돼. 나 다친 데도 없고 멀쩡해. 아니면 같이 손잡고 내려가자 응?”
“你可以直接下來。我沒有受傷,一切都很好。要不我們一起牽著手下去,好嗎?”
계속 거절하면 민준이 더 고집 피울 것 같아 다른 방법을 제시했다.
我擔心如果繼續拒絕,敏俊會更加固執,所以我提出了其他方法。
“내려가다가 다칠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나 진짜 못 참아.”
「下去的時候可能會受傷吧。那樣的話我真的無法忍受。」
물론 어둡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다치지 않을 것이라는 호언장담은 할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사고 날 가능성은 더 낮아 보였다. 얜 왜 이리 호들갑인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저를 걱정하고 생각해 주는 거니까 계속 거절하려니 미안했다. 마음이 약해진 도화는 두 팔로 민준의 목을 휘감고 넓은 등에 제 몸을 실었다. 민준은 입매가 사뿐히 올라가더니 도화를 가뿐히 들어 업었다.
當然,雖然天色昏暗,風也很大,無法保證不會受傷,但事故發生的可能性似乎更低了。我不知道她為什麼這麼大驚小怪。不過,因為她在擔心我、為我著想,所以拒絕她讓我感到有些愧疚。心情變得柔軟的道花用雙臂環住敏俊的脖子,將自己的身體依偎在他寬闊的背上。敏俊的嘴角輕輕上揚,然後輕鬆地將道花抱了起來。
“선배 왜 이리 가벼워요? 저녁 너무 적게 먹은 거 아니야?”
「前輩,為什麼這麼輕啊?晚餐是不是吃得太少了?」
“무슨 소리야? 아직 소화도 다 안 되었는데…….”
「什麼聲音?還沒消化完全呢……。」
사람이 눈앞에서 죽어 나가는 걸 목격한 데다 납치당해 저세상 까지 갈뻔했다. 안 체하면 다행이었다.
目睹人死在眼前,還差點被綁架到另一個世界,真是幸運能活著。
“혹시 체했어요?” “你是不是胃不舒服?”
마치 독심술을 부린 것처럼 민준은 질문을 던졌다. 놀란 도화는 고개를 저었다.
彷彿施展了讀心術般,閔俊提出了問題。驚訝的桃花搖了搖頭。
“아니 속이 불편하거나 그러진 않아.”
“不是,肚子不太舒服。”
그렇다고 편한 건 아니었지만 당장에 구토할 것 같은 상황은 아니었다. 단지 열은 계속 나고 있었고 민준과 접촉을 하자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雖然這樣說並不算輕鬆,但當下並不是想要嘔吐的情況。只是持續發燒,與閔俊接觸時心臟似乎要爆炸了一樣。
“다행이야. 조금이라도 속이 안 좋으면 말해요.”
“真是太好了。如果有一點不舒服就告訴我。”
“알았어.” “知道了。”
미친놈이고 위험한 놈인 것도 맞는데 이렇게 자신을 걱정해 주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떨렸다.
他確實是個瘋子,也是一個危險的人,但看到他如此關心自己,心中不禁感到一陣顫動。
* * *
산 아래로 내려오자 도로변으로 헤드라이트가 켜진 차가 보였다. 아까 민준과 탔던 차와 다른 기종이었다. 그리고 그 앞엔 검은 슈트를 입은 남자들이 서 있었다. 지난번 놀이터에서 보았던 남자들과 동일 인물로 짐작되었다. 그런데 이들 사이에 투피스 정장을 입은 중년 여자가 보였다. 그녀는 민준을 향해 허리를 깎듯이 굽히며 인사했다.
山下來時,看到路邊有輛開著頭燈的車。那輛車與之前和閔俊一起搭的車型不同。在那輛車前面,站著幾位穿著黑色西裝的男人。看起來與上次在遊樂場見到的男人是同一個人。不過,在他們之中,有位穿著套裝的中年女性。她向閔俊彎腰行禮,彷彿在恭敬地鞠躬。
“오셨습니까. 도련님.” “您來了,少爺。”
민준의 엄마뻘로 보이는 사람이 너무 정중하게 대하자 도화는 기묘한 느낌마저도 들었다. 하지만 민준은 매우 자연스러운 태도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當一位看起來像是敏俊母親年齡的人對桃花表現得過於客氣時,桃花甚至感到了一絲奇妙的感覺。然而,敏俊卻以非常自然的態度看著她。
“새로운 차는 준비 되었죠?”
“新車準備好了嗎?”
“물론이죠. 도련님이 탑승하시기에 무리 없으실 겁니다.”
“當然可以。少爺您搭乘是沒有問題的。”
“조수석도 안락하죠? 그게 제일 중요해요.”
“副駕駛座也很舒適吧?這是最重要的。”
“물론이죠.” “當然了。”
그녀는 인자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하다 민준의 등 뒤에 붙어 있던 도화와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도화는 엄청난 기시감이 느껴졌다. 분명 지금 초면인데 예전에 만났던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사실상 제가 민준의 지인을 알 리가 없을 텐데 말이다.
她面帶和藹的表情回答時,與站在敏俊背後的道華目光相遇。那一瞬間,道華感到一陣強烈的既視感。明明是第一次見面,卻有種曾經相識的感覺。然而具體的記憶卻無法想起。事實上,她不可能認識敏俊的朋友。
“쓰레기들은 처리 부탁해요.” 「請幫忙處理垃圾。」
“걱정하지 마세요. 흔적 남기지 않도록 정리해 두겠습니다.”
“別擔心。我會整理好,不留下任何痕跡。”
민준이 언급한 쓰레기들은 아까 습격했던 남자들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민준의 다정함에 잠시 안정되어 있던 마음이 무섬증으로 요동쳤다.
敏俊提到的那些垃圾,讓人猜測就是剛才襲擊過的那些男人。因為敏俊的溫柔,心中稍微安定的情緒卻因為無法忍受而劇烈波動。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해하는 민준과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 마주하는 이들. 너무나도 비정상적이었다. 역시 안전이별을 선택한 저의 판단이 정답이었다.
人們對於隨意傷害他人的閔俊,以及對此理所當然地面對的那些人,實在是太不正常了。果然,選擇安全分手的我的判斷是正確的。
여자는 운전석 문을 열려고 자세를 잡았다. 그러자 민준은 눈썹을 엇갈리게 비틀었다.
女人準備打開駕駛座的門。於是,閔俊微微皺起了眉頭。
“여기부터 열어요.” “從這裡開始打開。”
여자는 도화를 바라보더니 조수석을 조심스레 열었다. 민준은 얼른 도화를 그곳에 앉혔다. 그리고 안전벨트를 빼내 끼워 주기까지 한 뒤 조수석 문을 닫았다.
女人望向道花,小心翼翼地打開了副駕駛座的門。閔俊迅速將道花扶到那裡坐下。然後,他將安全帶拿出來為她扣上,最後關上了副駕駛座的門。
내부는 따뜻했다. 히터가 나오고 있었고 카시트도 안락했다. 아까 타고 왔던 차보다 더 푹신하게 느껴졌다. 점차 긴장이 풀리며 열이 차오르기 시작했고 졸음이 파도처럼 쏟아졌다. 어째 평소 알고 있던 것보다 더 심하게 달아오르는 느낌이었다. 이윽고 민준도 운전석에 앉더니 도화의 손을 꼭 잡았다.
內部是溫暖的。暖氣正在運行,兒童座椅也很舒適。比剛才坐過的車更柔軟。隨著緊張感逐漸消散,熱度開始上升,困意如潮水般湧來。不知為何,感覺比平時更加熱。終於,閔俊也坐上了駕駛座,緊緊握住了道華的手。
“선배 왜 제가 억제제를 반대한 건지 알아요?”
「前輩,您知道我為什麼反對抑制劑嗎?」
“어?” 「咦?」
도화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桃花的心臟猛然沉了下去。
“임시방편으로는 편하지만, 약 효력이 떨어지면 더 힘들어지거든요. 그래서 자연적으로 해결 보는 게 좋다고 한 거예요.”
「雖然臨時的辦法很方便,但如果藥效減弱,情況會變得更糟。所以我才說自然解決會比較好。」
그의 손에 힘이 더해졌다. 이 악력에서 그가 도화가 몰래 억제제를 먹은 사실을 알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他的手上增添了力量。在這種握力下,他確認了自己知道道畫家偷偷服用了抑制劑的事實。
“게다가….” “而且……。”
이윽고 민준은 몸을 틀어 도화의 턱을 잡았다.
終於,敏俊轉身抓住桃花的下巴。
“선배가 나 말고 그딴 약에 의존하는 게 싫어서 더는 허락 못 하겠어.”
「前輩不想再依賴那種藥物,所以不再允許了。」
민준의 입술은 도화의 입술에 닿았다. 그리고 짙은 키스가 시작되었다. 어째서인지 그의 입술에 몸은 노곤해지고 피로감이 밀려왔다. 마치 수면제라도 복용한 것처럼 의식이 점점 멀어졌다.
敏俊的嘴唇觸碰到了桃花的嘴唇。隨後,濃烈的吻開始了。不知為何,他的嘴唇讓身體變得懶散,疲倦感湧上心頭。彷彿服用了安眠藥般,意識逐漸模糊。
아늑한 무드등이 가득한 침실은 후끈한 열기로 가득했다. 바닥엔 벗어 둔 옷가지와 속옷이 무질서하게 널브러져 있었고 침대 주위로 살이 마찰 되는 질퍽한 소리가 음란하게 번지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민준과 도화는 서로가 얽히듯이 달라붙어 키스를 나누고 있었다.
充滿柔和氛圍燈的臥室裡瀰漫著熱烈的氣息。地板上散落著脫下的衣物和內衣,雜亂無章,床邊傳來肌膚摩擦的濕潤聲音,淫蕩地迴盪著。在這樣的情境中,閔俊和道華緊緊相依,互相親吻著。
“으…. 으응……. 읏….” “呃…. 嗯……. 嗯….”
복숭아처럼 두 뺨이 물들여진 도화는 숨이 삼켜질 듯한 신음을 참으며 민준의 혀를 감내하고 있었다. 이미 도화의 입안을 훑을 대로 훑은 놀림이었지만 질리지 않는 건지 매우 적극적이었다. 덕분에 도화의 혀도 민준의 혀에 이끌리듯이 겹치다 보니 서로의 혀를 게걸스럽게 빨고 있었다.
桃花般的雙頰被染上了紅暈,桃花忍著如同窒息般的呻吟,承受著閔俊的舌頭。雖然已經在桃花的口腔裡肆意遊走,但似乎並不厭倦,反而非常積極。因為這樣,桃花的舌頭也像被閔俊的舌頭吸引般交疊在一起,彼此貪婪地吮吸著對方的舌頭。
하지만 키스를 나누는 소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더 음탕하고 축축한 소리가 아래에서부터 올라오고 있었다. 도화는 커다란 쿠션에 등을 기대어 무릎을 굽힌 채 다리를 벌리고 있었다. 그 사이로 빳빳하게 세워진 도화의 성기가 흔들렸고 그 아래로 민준의 굵직한 성기가 빠르게 왕복하고 있었다.
但是接吻的聲音根本不算什麼。更淫靡、濕潤的聲音從下面傳來。Dohwa 靠在一個大軟墊上,雙膝彎曲,雙腿分開,勃起的陰莖在兩腿之間擺動,而 Minjoon 的粗大陰莖在下面快速擺動。
그의 성기는 살아 있는 것처럼 단단한 형태를 드러내며 귀두까지 빠졌다가 다시 도화의 안으로 사정없이 박혔다. 그럴 때마다 접합부엔 하얀 거품이 보글보글 늘어났고 질컥질컥 젖은 소리가 커졌다. 박는 것에 가까운 짐승과 같은 행태였다.
他的陰莖硬得像活物一樣,滑動到龟頭,再滑動回來,射精在帆布上。每一次,交界處都冒出白色泡沫,潺潺的濕潤聲音越來越大。這是一種動物性的行為,近乎於刺穿。
야산 아래에서 히트사이클의 영향으로 수마에 빠졌던 도화는 얼마 안 가 민준의 손길에 깨어났다. 그는 강릉에 도착했다는 한마디와 함께 도화를 안아 들고 별장으로 들어갔다. 곧바로 침실로 향하더니 도화를 침대에 눕히곤 다짜고짜 키스부터 퍼붓기 시작했다.
在山坡下,因為熱循環的影響而陷入昏迷的道花不久後便在閔俊的觸碰下醒來。他一邊說著已經到達江陵,便將道花抱起,走進別墅。隨即朝臥室走去,將道花放在床上,然後毫不客氣地開始親吻。
도화 역시 이미 찾아온 히트사이클의 영향으로 민준을 받아들였다. 서로 대화도 하지 않았다. 그저 타오르는 페로몬으로 서로를 묶고 칭칭 감았다. 그러다 보니 정신없이 삽입까지 이어졌고, 민준의 노팅도 마찬가지였다.
桃花也因為已經來臨的熱潮循環而接受了閔俊。彼此之間甚至沒有對話。只是用燃燒的費洛蒙將彼此束縛,緊緊纏繞。於是,精神恍惚中便進入了插入的階段,閔俊的情況也是如此。
그 증거로 벌어진 도화의 복부는 부풀어져 있었고 허벅지 안쪽과 접합부 부분엔 하얀 정액이 범벅이 되어 있었다. 사실상 작정하고 처발랐다에 가까운 흔적들이었다. 도화는 이미 제 배 속이 정액으로 가득 차 울렁거리는 가운데 딱딱한 그의 성기가 파고들어 헤집자 미칠 지경이었다.
他的腹部脹大,大腿內側和關節上沾滿了白色的精液。事實上,有跡象顯示他的精液非常少,幾乎是洩了。道華肚子裡的精液已經在跳動了,他硬挺的陰莖一插一插的,讓我快瘋了。
연이어 민준의 입술이 떨어졌다.
連續地,閔俊的嘴唇分開了。
“하아…하아…” “哈啊…哈啊…”
도화는 잠수를 마친 사람처럼 가쁜 숨을 뱉었다. 피로감이 차올랐다. 그러다 보니 민준의 어깨에 턱을 올린 채 호흡을 가다듬었다. 이런 안정감도 잠시 내벽을 헤집는 민준의 성기에 도화의 눈동자는 방황하며 떨렸다.
桃花像剛潛水完的人一樣喘著氣,疲憊感湧上心頭。她不由自主地將下巴搭在閔俊的肩膀上,調整著呼吸。這樣的安穩感卻也只是片刻,隨著閔俊的性器撩撥著她的內心,桃花的眼神在迷惘中顫抖著。
“하앙……. 으읏…. 조…. 조금만 천천히……. 하앙…. 읏!”
“哈昂……. 嗯…… 走…. 稍微慢一點……. 哈昂…. 嗯!”
민준은 마치 경주마처럼 파고들며 추삽질을 했다. 도화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민준은 속도를 유지한 채 도화의 등을 꼭 감쌌다. 그 탓에 가느다란 도화의 두 다리는 민준의 등을 움켜 안았다. 그리고 민준의 고개는 도화의 목덜미에 박힌 채 푸른 눈동자가 풀려 있었다.
敏俊像賽馬一樣鑽進去,開始了激烈的掙扎。桃花完全無法集中精神。然而,敏俊卻保持著速度,緊緊地抱住桃花的背。這使得纖細的桃花雙腿緊緊環繞著敏俊的腰。敏俊的頭則深埋在桃花的脖子上,碧藍的眼睛顯得迷離。
“도화가 맛있다고 이렇게 빨아당기는데 어떻게 천천히 해. 응?”
“桃花糕這麼好吃,怎麼能慢慢來呢?嗯?”
“난 빨아 당긴 적 없…. 어…. 으응.”
“我從來沒有吸過……嗯……嗯。”
“지금 아랫구멍이 잘 먹고 있잖아.”
“現在下面的洞吃得很好嘛。”
“이건……. 너 때문에…. 하아…. 차민준 나쁜 놈……. 이 나쁜 놈…….”
“這個……. 都是因為你…. 哈啊…. 車閔俊這個壞蛋……. 這個壞蛋…….”
도화는 울먹거리며 민준의 등을 손바닥으로 찰싹찰싹 때렸다. 하지만 손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그저 애교로 보일 정도였다. 이윽고 격렬하게 왕복하던 민준의 성기는 뿌리 끝까지 도화 안으로 박은 채 고정했다.
道花含淚用手掌輕輕拍打著閔俊的背部。然而,她的手腕並沒有用力,這樣的動作看起來只是撒嬌而已。終於,激烈來回的閔俊的性器緊緊固定在道花的體內,直到根部。
“도화. 한 번 만 더 안에다 싸도 될까?”
“桃花。再讓我在裡面包一次可以嗎?”
“아……. 아니.” “啊……. 不。”
“씨발. 싸게 해 줘. 선배 응?”
“幹。便宜點給我。前輩,怎麼樣?”
“그, 그만 읏!” “住,住手!”
도화의 거부가 떨어지기도 전에 민준의 성기는 부풀어 올랐다. 도화는 팽만감을 느끼며 민준의 등을 꽉 껴안았다. 간절히 빌었다. 이번 노팅이 마지막이길.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도화의 바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뜨거운 순간은 계속 이어졌다.
桃花的拒絕還未落下,閔俊的性器已經膨脹起來。桃花感受到一陣膨脹感,緊緊抱住閔俊的背。她懇切地祈禱,希望這次的交合是最後一次。然而,遺憾的是,桃花的願望並未實現。那炙熱的瞬間持續著。
*
도로를 달리는 검은 세단. 뒷좌석엔 야산에서 민준을 맞이했던 중년 여자가 앉아 있었다. 그녀는 진중한 표정으로 태블릿을 보고 있었다. 화면엔 도화의 사진과 프로필이 상세하게 있었다.
在道路上行駛的黑色轎車。後座上坐著一位在山上迎接敏俊的中年女性。她面帶嚴肅的表情,正專注地看著平板電腦。螢幕上詳細顯示著道花的照片和個人資料。
“나도화.” “那朵花。”
그녀는 의미심장하게 부른 뒤 이마를 만졌다. 골치 아픈 일을 마주한 것처럼 한숨을 뱉었다.
她意味深長地叫了一聲,然後撫摸了自己的額頭。像是面對麻煩的事情一樣,她嘆了口氣。
“대체 도련님은 무슨 생각인 거야? 회장님이 이 사실을 알면 난리날 텐데…….”
「到底少爺在想什麼呢?如果會長知道這件事,肯定會大亂的……。」
운전석에 있던 남자는 백미러로 중년 여자를 보았다. 그 역시 난처한 기색이 가득했다.
駕駛座上的男人透過後視鏡看到了中年婦女。她的臉上同樣充滿了尷尬的神情。
“지금 룩이 타깃을 죽여야 한다고 난리더군요. 그런데 도련님은 계속 감싸고 있습니다.”
“現在露克說必須殺掉目標,真是鬧得不可開交。然而少爺卻一直在包庇他。”
“그 목적으로 한국에 왔던 게 아니었잖아?”
“你來韓國的目的可不是這個吧?”
“룩의 말에 의하면 도련님이 우리를 상대로 사기 쳤다고 하던데요?”
「據說,盧克的話是少爺對我們進行了詐騙?」
“뭐 사기?” “買什麼?”
중년 여자는 금시초문이라는 듯 얼굴이 일그러졌다.
中年女人的臉上露出了驚訝的神情,彷彿聽到了前所未聞的消息。
“그때 도련님이 나도화의 병실로 찾아간다고 했을 때 만나게 해서는 안 되었는데…….”
「那時候少爺說要去見道花的病房,真不該讓他見面……。」
“그 당시엔 도련님이 어렸을 때라 시간이 지나면 잊힐 줄 알았습니다.”
“那時候少爺還年輕,我以為隨著時間的推移會被遺忘。”
“나도 그랬어. 처음 나도화 때문에 한국으로 간다고 했을 때 일이 이렇게 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어?”
「我也是。當我第一次因為那個原因要去韓國的時候,誰能想得到事情會變成這樣呢?」
“회장님께 보고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我們是不是應該向會長報告一下呢?」
“그전에 도련님을 만나서 무슨 생각인지 알아봐야겠어.”
「在那之前,我得先見見少爺,看看他在想什麼。」
그녀는 입매를 비틀더니 도화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她扭曲著嘴唇,凝視著桃花的照片。
*
잠에서 깨니 고풍스러운 조명과 천장이 보였다. 낯설지만 낯설지 않다는 모순적인 생각을 하며 도화는 주위를 살폈다.
當我從睡夢中醒來,映入眼簾的是古典的燈光和天花板。雖然陌生,但又有一種不陌生的矛盾感,於是道花環顧四周。
넓은 침대에 혼자 누워 있었고 커다란 창문이 보였다. 커튼은 거두어져 있어 푸른 하늘과 바다가 보였다. 순간 도화는 바다가 보여 주는 오묘한 광경에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그것도 잠시 실오라기 하나 걸쳐져 있지 않은 제 몸을 보자 민준과 엉켰던 기억이 살아났다. 순식간에 두 뺨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她獨自躺在寬大的床上,眼前是一扇巨大的窗戶。窗簾被拉開,藍天和大海映入眼簾。瞬間,桃花對於大海所展現的神秘景象感到疑惑,心中不禁思索自己為何會在這裡。就在這時,她看到自己身上連一根絲線都沒有,與閔俊交纏的記憶瞬間湧上心頭。她的雙頰頓時紅得像火。
“아 진짜 미치겠다! 차민준 이 나쁜놈!”
“啊,真是要瘋了!車閔俊這個壞蛋!”
도화는 두 손으로 머리를 싸잡다 아차 싶어 입을 합 다물었다. 민준이 어딘가에 있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짝 긴장한 도화는 천천히 주변을 살폈다. 침실은 넓었지만, 가구가 별로 없었기에 탁 트여 있어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행히 그는 보이지 않았다.
桃花用雙手捂住頭,突然意識到什麼,便緊閉了嘴。因為閔俊可能在某個地方。緊張的桃花慢慢環顧四周。臥室雖然寬敞,但因為家具不多,所以空曠得可以確認情況。幸好,他並不在視線之內。
도화는 안도의 숨을 뱉으며 상체를 일으키려 했다. 그러자 상당한 통증이 밀려와 다시 누워 버렸다. 아랫배와 엉덩이 안쪽이 뜨거웠다. 허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허벅지에도 마찬가지였다.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
桃花鬆了一口氣,試圖抬起上半身。隨即,一陣劇痛襲來,她又躺了下去。下腹和臀部內側感到燒灼般的熱。腰部無法使力,大腿也是如此。她的身體狀況並不太好。
그래도 머리카락이나 몸은 뽀송뽀송했고 샴푸와 바디워시 향이 났다. 또 민준이 씻겨 준 모양이었다. 이럴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민준은 체력이 정말 남아도는 것 같았다. 도화는 그를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무너질 것 같은데 말이다.
儘管如此,頭髮和身體依然乾爽,散發著洗髮水和沐浴露的香氣。看來是敏俊幫他洗的。每次遇到這種情況我都感受到,敏俊的體力似乎真的源源不絕。桃花光是面對他就覺得全身都快要崩潰了。
민준은 나날이 도화가 어떻게 하면 느끼는지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러다 중독이라도 되어 버릴까 봐 무서울 지경이었다.
敏俊似乎每天都在琢磨道花是如何感受的。這樣下去,真怕會變得上癮,讓人感到恐懼。
자신이 민준에게 빠지기 전에 차여야 하는데. 걱정하던 도화는 문득 이 묘책을 선사한 계기가 된 지훈의 톡이 떠올랐다. 괜찮은 아이디어라도 얻을까 싶었다.
在自己對敏俊產生感情之前,必須先被拒絕。擔心的桃花突然想起了給她這個妙計的智勳的訊息。她想看看能否獲得一些不錯的主意。
도화는 폰을 찾아서 눈을 굴려 댔다. 다행히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팔만 살짝 뻗으면 닿는 협탁 위에 있었다. 얼른 집어 들어 패턴을 풀고 톡을 들어갔다. 그런데 지훈에게서 온 톡은 더 없었다. 그게 마지막이었던 모양이었다. 또 현우의 안전이별을 축하한다고 부어라 마셔라 했을 테니까 지금쯤 혼수상태일 것이다.
桃花四處尋找手機,眼睛不停轉動。幸運的是,找手機並不困難。它就在伸手可及的床頭櫃上。她迅速拿起手機,解鎖後進入了聊天界面。然而,來自智勳的訊息卻沒有更多了。看來那是最後一條了。再加上她一定是為了慶祝賢宇的安全分手而痛痛快快地喝了一頓,現在大概已經是昏迷狀態了。
허무함을 느끼던 그때. 感到虛無的那一刻。
호랑이가 울고 갈 타이밍으로 지훈의 톡이 막 도착했다. 도화는 냉큼 답장을 보냈다.
老虎都要哭著走的時機,志勳的訊息剛好到達。桃花立刻回了訊息。
“뭐라고?” 「什麼?」
깜짝 놀란 도화는 황급히 폰으로 날짜를 확인했다. 그의 말대로 3일이었다.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러갔나 싶어 어안이 벙벙했다. 게다가 결국 새해 첫 일출은 보지도 못한 셈이었다. 허탈했다.
驚訝的桃花急忙用手機確認日期。果然如他所說,已經是第三天了。心中不禁感慨,時間怎麼這麼快就過去了,讓她感到愣住了。而且最終連新年的第一道曙光也沒能看到,讓她感到無比失落。
한주 역시 같은 동호회 멤버로 지훈과 친했다.
韓周同樣是同一個社團的成員,與志勳關係親近。
“착각?” “錯覺?”
문득 도화도 불안해졌다. 루이스 패밀리라고 주장하던 남자들은 민준이 도화를 좋아한다고 단언했다. 그래서 도화가 민준에게 치명적인 약점이겠다 싶어 총구를 들이대기까지 했다. 또 도화도 민준이 그렇게 싫어한다는 거짓말을 알고도 묵과하는 모습에서 그 조직원들의 말이 어느 정도 신뢰가 되었다.
頓時,桃花感到不安。自稱是路易斯家族的男人們斷言敏俊喜歡桃花。因此,桃花覺得敏俊會成為她致命的弱點,甚至將槍口對準了他。此外,桃花明明知道敏俊如此厭惡卻仍然選擇沉默,這讓她對那些組織成員的話語產生了一定的信任。
하지만 저 자체를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면 출중한 외모는 물론 성격이 좋거나 매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고로 민준이 자신에게 빠질 이유가 없었다. 다시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 그의 행태였다.
但是如果客觀地評價自己,無論是出眾的外貌,還是性格好或有魅力的地方都沒有。因此,敏俊沒有理由會對自己產生好感。即使再想一次,對於他的行為也無法理解。
“뭐지? 대체.” 「這是什麼?到底。」
도화는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민준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게 더 앞뒤 맞지 않았다. 여러모로 아리송했다.
桃花歪著頭。可是,敏俊誤以為自己喜歡他,這更讓人感到不合邏輯。種種情況都讓人感到困惑。
그때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도화는 톡을 종료하고 폰을 충전기 위로 다시 올렸다.
就在那時,門打開了,感覺到有人進來。桃花結束了通話,將手機重新放回充電器上。
“일어났네요.” “醒來了呢。”
새하얀 셔츠와 팬츠를 입은 민준이 들어왔다. 가벼운 옷차림인데도 불구하고 기품이 가득했다. 순간 도화는 화보 속 한 장면을 마주한 것 같았다. 잠시 눈부심을 느낀 도화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떴다. 그의 완벽한 미모를 보자 더더욱 그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다.
穿著潔白襯衫和褲子的閔俊走了進來。儘管衣著輕便,卻依然充滿了優雅。瞬間,桃花感覺像是面對一幅畫報中的場景。她稍微感到眩目,閉上眼睛片刻後慢慢睜開。看到他那完美的容貌,更讓她覺得他喜歡自己的事實彷彿如夢似幻。
“일어났어요? 선배.” “你醒了嗎?前輩。”
“응…….” “嗯……。”
옆으로 다가온 그는 도화의 이마를 만졌다.
他側身走近,輕觸了桃花的額頭。
“열도 이제 내려갔네요. 다행이야.”
“熱度現在已經下降了呢。真是太好了。”
민준은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시선을 창밖으로 던졌다.
敏俊帶著如釋重負的微笑,將目光投向窗外。
“아쉽게도 새해 첫 일출은 놓쳤네요.”
“很遺憾,錯過了新年的第一次日出。”
“언제 시간이 이렇게 지나간 거야?”
「時間怎麼這樣過去了?」
“선배 기억 안 나요? 저희 사흘 내내 섹스했잖아요.”
「前輩,您不記得嗎?我們整整三天都在做愛。」
“헉!” “哇!”
조금 전 지훈을 통해 새해가 지났다는 거야 알게 되었지만, 또 그 기한 내내 섹스를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체감은 몇 시간이 소비된 거 같은데 시공간이라도 뒤집힌 것 같았다. 중간중간 의식을 잃기도 해서 그런 모양이었다.
稍早透過志勳得知新年已經過去,但我仍然無法相信在那段時間內竟然發生了性行為。感覺上似乎消耗了幾個小時,但卻像是時空都被顛倒了一樣。中間還曾幾次失去意識,似乎就是這樣。
“서울로 올라가면 집에 있는 억제제 몽땅 처분할 거예요.”
「如果上首爾,我會把家裡的抑制劑全部處理掉。」
“아…….” “啊……。”
“겪어 봤으니까 그걸로 됐어요.”
“因為經歷過,所以就夠了。”
그의 태도를 보아 강릉으로 출발하기 전부터 도화가 몰래 억제제를 먹고 있던 걸 알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런데도 모른 척한 건 한번 경험해 보라고 아량을 베푼 모양이었다. 하지만 딱히 부작용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효과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억울했다.
他的態度讓人看出,他在前往江陵之前就已經偷偷服用了抑制劑。儘管如此,他卻裝作不知,似乎是想讓我體驗一次。然而,並不是說真的有什麼副作用,也不是說完全沒有效果。這讓人感到委屈。
“왜? 계속 네가 날 상대할 수는 없잖아. 시간도 오래 걸리고 난 널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먹은 거야.”
“為什麼?你不可能一直跟我對抗。這樣會花很多時間,而我又不想打擾你,所以才不得已吃了。”
솔직히 섹스를 피하고 싶어서 복용한 거지만, 놈을 설득시키기 위해 배려하는 척했다.
老實說,我是因為想避免性行為才服用的,但為了說服他,我假裝在體貼他。
“제가 선배랑 하는 섹스가 곤란하다고 말한 적 있었나요?”
“我有說過和前輩的性行為讓我感到困擾嗎?”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이놈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나섰었다. 할 말이 없어진 도화는 입을 다물었다. 민준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從來沒有過。反而這傢伙主動出擊。失去話語的桃花閉上了嘴。閔俊微微皺起了眉頭。
“아, 도화가 나랑 하기 싫었구나?”
“啊,桃花不想和我在一起嗎?”
“아니 아니야…….” “不是,不是……。”
부담스러운 건 맞았지만 싫은 건 아니었다. 또 놈의 심기를 괜히 건드려 봤자 좋을 게 없었기에 도화는 부정해야 했다.
負擔確實存在,但並不討厭。因為隨便觸碰那傢伙的心情也不會有什麼好處,所以桃花不得不否認。
“그냥 힘들어서 그랬어. 내가 체력 소모가 크다 보니까…….”
“我只是覺得很辛苦。因為我的體力消耗很大……”
사실이기도 했다. 고개를 숙이고 어깨도 움츠렸다. 최대한 불쌍한척하자 싶었다. 눈물도 나오면 좋겠는데 또 눈물샘은 견고하게 단단했다. 어디로 가서 안약이라도 넣어오고 싶은 심정이었다.
事實上也是如此。我低下頭,肩膀也縮了起來。我想盡量裝得可憐一些。如果能流出眼淚就好了,但眼淚腺卻堅固得很。我心裡想著想去哪裡拿點眼藥水來用。
“억제제는 계속 먹다 보면 내성이 생겨요.”
“抑制劑如果持續服用會產生耐藥性。”
어느새 민준은 다정해진 목소리와 함께 도화의 뺨을 부드럽게 만졌다.
某不知不覺中,閔俊溫柔的聲音伴隨著輕輕撫摸了桃花的臉頰。
“그러면 더 효과 있는 약으로 바꿔야 하는데 그만큼 자궁이나 생겨날 아기에게도 좋지 않거든요. 우리 아기는 건강해야죠.”
“那麼就必須換成更有效的藥,但這樣對子宮或即將出生的寶寶也不好。我們的寶寶必須健康。”
우리 아기? 我們的寶寶?
그는 제가 아기를 가지게 된다는 걸 가정하고 있었다. 즉, 각인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도화는 혹시 자신이 자는 사이에 각인이라도 된 게 아닌가 싶어 불안해졌다. 그와 동시에 도화는 자신이 각인하는 방식을 모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뭐든 당하기 전에 예방하는 게 맞았다. 아무래도 알아봐야 할 것 같았다.
他假設我會懷上孩子。也就是說,這是在預告著印記的到來。桃花不禁感到不安,心想自己在睡覺的時候是否已經被印記了。與此同時,桃花意識到自己並不知道如何去印記。無論如何,在事情發生之前做好預防是正確的。看來她必須去了解一下。
그리고 민준의 입에서 아기까지 듣게 되자 도화는 하나 더 확신했다. 이 개자식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의심하는 게 더 개연성이 없는 짓이었다. 심지어 그는 도화의 상상 이상으로 멀리 보고 있었다.
而當道華從閔俊的口中聽到「寶寶」這個詞時,她更加確信了。懷疑這個混蛋喜歡自己,簡直是更不合邏輯的事。甚至他對未來的展望,超出了道華的想像。
문득 도화는 민준과 결혼을 하고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망상해 보았다.
忽然,桃花幻想著與閔俊結婚並一起生活的樣子。
돈 많은 놈이니 집은 으리으리한 저택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컸다. 그는 에이프런을 하고 도화의 삼시 세끼를 다 챙겨줄 것이다. 한식, 중식, 양식, 일식 골고루 돌아가면서 만들어 주겠지. 아기는 민준을 닮아서 한 미모 할 테고 아빠바바! 옹알거리며 안기면 얼마나 귀여울까. 정말 사랑스럽겠지. 그렇지 않아도 아기라면 껌뻑 죽는 자신이 제 배 아파 낳은 아이를 보면 어쩔 줄 몰라서 난리 칠 게 분명했다.
有錢人家,家裡的豪宅開始的可能性很大。他會穿著圍裙,照顧道花的三餐。韓式、中式、西式、日式,會輪流做給她吃。寶寶一定會像敏俊,長得很漂亮,爸爸爸爸!咿呀咿呀地撒嬌,抱起來會有多可愛啊。真的會非常可愛。即使如此,如果是自己的孩子,自己心甘情願地為她生下來,看到她一定會激動得不知所措,亂成一團。
누구나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가족이 될 것이라는 건 분명했다.
每個人都清楚,理想中的家庭將會成為現實。
하지만 루이스 패밀리 같은 놈들이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 저나 아기의 신변이 문제가 아니라 민준이 사람을 잡아 족치는 걸 밥 먹듯이 봐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도화는 소심하고 평범한 서민이었다. 그냥 남들처럼 무난하고 단조롭게 살고 싶었다. 상식적으로 살인마 남편은 곤란했다.
但是像路易斯家族這樣的人隨時可能出現。這不僅是我和寶寶的安全問題,更是要目睹敏俊像吃飯一樣隨意抓人。道華是一個膽小而普通的市民。她只是想像其他人一樣平淡而單調地生活。從常識上來看,殺人丈夫是個麻煩。
“그러니까 앞으로 억제제는 금지예요.”
“所以從今往後,抑制劑是禁止的。”
단호하게 통보한 민준은 도화의 헝클어진 앞머리를 손으로 쓸어 정리해 주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도화가 얼굴을 들었다. 눈이 딱 마주쳤다. 억제제를 반대하는 것 치곤 온화한 표정이라 도화는 자신도 모르게 긴장이 풀리는 걸 느꼈다. 하지만 계속 민준과 섹스의 굴레에 빠져야 한다고 생각하니 막막했다. 또 언제 히트사이클이 올지 모르는데 말이다.
斷然通知的閔俊用手撫平了道花凌亂的前髮。低著頭的道花抬起了臉。兩人的目光恰好相遇。儘管反對抑制劑,但閔俊的表情卻顯得溫和,讓道花不自覺地感到緊張稍稍放鬆。然而,當她想到自己仍然必須繼續陷入與閔俊的性關係時,心中卻感到一陣茫然。不知道下一次的熱潮何時會來臨。
“너무 고민하지 마요. 선배 후유증이 끝나면 히트사이클 주기도 정상적으로 변할 테니까. 이 시기만 그냥 나랑 견딘다고 생각해요.”
“不要太擔心。前輩的後遺症結束後,生理週期也會正常變化的。這段時間就當是和我一起忍耐吧。”
“알았어…….” “知道了……。”
후유증은 평균적으로 한 달이 걸린다고 했다. 이제 반 정도 온 건데 체감은 몇 달이 지난 기분이었다. 빨리 끝나 버렸으면 좋겠다.
後遺症平均需要一個月的時間來恢復。現在才過了一半,但感覺已經過了好幾個月。真希望能快點結束。
“선배 아침 겸 점심으로 떡국 끓일까 하는데 괜찮아요?”
「前輩,早上兼午餐想煮年糕湯,可以嗎?」
“떡국?” “年糕湯?”
“새해 첫 끼잖아요.” “新年第一餐呢。”
비록 섹스한다고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도화가 제정신으로 맞이하는 첫 식사였다. 더구나 떡국은 자취를 시작하면서 봉사활동 나갔을 때 말고는 사적으로 먹을 기회가 없었다. 오랜만에 별미라 생각이 되면서 배가 급히 고파져 오는 걸 느꼈다.
雖然時間過去了,但這是桃花清醒過來後的第一次共進餐。更何況,除了開始獨居時參加志願活動的時候,私下裡根本沒有機會吃到年糕湯。久違的美味讓我感到肚子急劇地餓了起來。
“응. 괜찮아.” “嗯。沒關係。”
“그럼 쉬고 있어요. 금방 만들어 올게.”
“那麼我就休息一下。馬上就會做好。”
“아니야 같이 해.” “不是的,一起做。”
도화는 일어나려다 두 다리에 통증이 밀려오는 걸 느끼며 튕기듯이 자리에 앉았다.
桃花感到雙腿傳來的疼痛,試圖起身卻彷彿被彈回般坐回了原位。
“그거 봐요. 어렵다니까. 그냥 쉬고 있어요.”
“你看吧。這很難嘛。我就只是休息而已。”
“나 근데 옷 입고 싶어.”
“我可是想穿衣服。”
“아……. 추워요?” “啊……好冷嗎?”
“응?” “嗯?”
사실 하나도 춥지 않았다. 오히려 난방을 얼마나 높인 건지 따뜻했다. 벗고 있다는 사실이 잊힐 정도였다. 민준도 도화를 골몰히 바라보았다.
事實上一點也不冷。反而是暖氣開得多高,讓人感到溫暖。甚至忘記了自己是脫了衣服的。閔俊也專注地看著桃花。
“그냥 있어요.” “就這樣待著。”
“뭐? 알몸으로 이렇게 있으라고?”
“什麼?要我這樣赤裸裸的待著?”
“어차피 벗어야 할 일이 생길 텐데 굳이 입을 필요가 있을까요?”
「反正遲早都要脫掉,何必還要穿呢?」
“야, 미친놈아!” “喂,瘋子!”
순간 도화는 소리를 지르다 입을 다물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혹시나 민준이 기분 나빠서 자신에게 몹쓸 짓이라도 하는 건 아닌가 싶어 불안해졌다. 하지만 도화의 우려와 달리 그는 생글생글 미소를 유지했다.
瞬間,桃花驚叫著閉上了嘴。這樣可不行……。她不禁擔心,會不會敏俊因為心情不好而對自己做出什麼可怕的事情。然而,與桃花的擔憂相反,他卻始終保持著燦爛的微笑。
“선배는 내 품에서 앙앙댈 때도 매력적이지만 이렇게 화내는 것도 귀엽네요.”
「前輩在我懷裡撒嬌的時候很有魅力,但這樣生氣的樣子也很可愛呢。」
“뭐…?” 「什麼…?」
그 순간 도화는 아차 싶었다. 놈을 질리게 만들자고 다짐해 놓곤 놈이 좋아할 만한 짓을 하고 있었다. 이 개자식은 변태니까 튕기면 안 된다. 최대한 유순하게 상대해야 했다.
就在那一瞬間,桃花心中一驚。明明決心要讓那傢伙驚慌失措,卻在做著他會喜歡的事情。這個混蛋是變態,絕不能讓他感到拒絕。必須盡量以柔和的方式應對他。
“민준아. 나 그럼 계속 이렇게 지내?”
「敏俊啊。那我就這樣繼續下去嗎?」
“네.” “是。”
단호한 민준의 대답에 도화는 열이 머리끝까지 올라오는 걸 겨우 삭혔다.
在民俊堅定的回答下,桃花勉強壓抑住了心頭的怒火,熱氣直衝到腦門。
“나 혼자 이렇게 있으려니까 부끄러워서 그래.”
「我一個人這樣待著覺得很害羞。」
“걱정 마요. 식사하고 나서 저도 같이 벗을 테니까.”
“別擔心。吃完飯後我也會一起脫掉的。”
“뭐 또……. 섹스하자는 말이야?”
“什麼又……是說要做愛嗎?”
“지금 또 히트사이클이 올 것 같아요?”
“現在又覺得會有熱潮來臨嗎?”
민준은 우려 섞인 표정으로 도화의 이마를 만졌다.
敏俊擔憂地撫摸著道花的額頭。
“아니…. 그건 아니야. 열도 없어.”
“不是的……不是那樣的。沒有熱度。”
“그렇네요. 그럼 식사하고 우리 영화 볼까요?”
“是啊。那我們吃完飯去看電影吧?”
“극장 가?” “劇院去?”
차라리 밖에 나가 사람들과 복작거리면 나을까 싶었지만, 이 개자식은 또 상영관 하나 통째로 전세 낼 것 같았다. 그러니 상황은 달라질 게 없었다.
倒不如出去和人們擁擠在一起,但這個混蛋似乎又要把一整個放映廳包下來。所以情況並不會有所改變。
“아니 여기에서 봐요. 마침 선배랑 보고 싶은 영화가 있었거든요.”
“不是在這裡看嗎?剛好有一部想和前輩一起看的電影。”
*
식사를 마친 뒤 도화는 민준의 제안대로 함께 영화를 보았다. 침대 맞은편으로 커다란 TV가 있었고 창문은 온통 암막 커튼을 쳐두었다. 덕분에 극장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베드테이블도 꺼낸 상태라 팝콘과 각종 음료를 즐기면서 관람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도화는 영화에 집중할 수 없었다.
用餐結束後,桃花按照閔俊的提議一起看了電影。床的對面有一台巨大的電視,窗戶上全都拉上了遮光窗簾。這讓人感覺像是來到了電影院。床邊桌也拿了出來,可以一邊享用爆米花和各種飲料,一邊觀賞電影。然而,桃花卻無法專注於電影。
“선배 여기 왜 이리 딱딱해요? 지금 야한 장면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前輩,這裡為什麼這麼僵硬?現在又不是在演色情場面。”
민준 때문이었다. 그는 약속대로 식사를 마친 뒤 침실로 들어와 홀딱 벗었다. 그리고 침대 위로 올라와 도화의 등 뒤에 붙어 여기저기를 더듬었다. 처음엔 뺨을 비비적대던 손은 아래로 향하더니 복부를 만졌다. 그러다 이젠 도화의 가슴, 정확히는 양 유두를 만지고 있었다.
他如約吃完飯,來到臥室,脫光衣服。然後,他爬上床,緊貼著多花的背,在這裏摸摸那裏摸摸。一開始,他摸她的臉頰,然後往下移,摸她的腹部。現在他摸著她的乳房,準確地說是兩個乳頭。
자세가 이렇다 보니 도화도 민준의 단단한 근육을 느꼈고 엉덩이골과 등에 딱딱한 물건이 비벼지는 감각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姿勢如此,桃花也感受到閔俊結實的肌肉,臀部和背部之間堅硬物體摩擦的感覺生動而真切。
난처하지만 도화는 거부하지 않았다. 그러면 이 변태가 더 좋아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마음과 달리 도화의 육체는 놈의 손길이 좋은 건지 계속 홧홧했다. 그래서 최대한 영화에 집중해 평정심을 찾으려 하는데 쉽지 않았다.
難堪,但桃花並沒有拒絕。因為她覺得這個變態會更喜歡這樣。而且,與心意相反的是,桃花的身體似乎對他的觸碰感到愉悅,讓她不斷感到熱潮湧動。因此,她試圖盡量專注於電影以尋找平靜,但這並不容易。
그때 영화에서 격렬한 키스 신이 시작되었다. 거의 입술과 입술을 잡아먹는 광경이었다. 당황한 도화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민준과 찰싹 붙어 있는 상태에서 저걸 보려니 당혹스러웠다. 그에 반해 민준은 화면을 뚫어져라 보았다. 심지어 입매를 올리고 있었다.
就在那時,電影裡開始了一場激烈的吻戲。幾乎是嘴唇相互吞噬的景象。驚慌的道華將視線轉向了別處。在與閔俊緊緊相貼的情況下,看著那一幕讓她感到困惑。相比之下,閔俊卻目不轉睛地盯著螢幕,甚至還微微翹起了嘴角。
“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키스 신 되게 잘 찍었네요.”
“這部電影我一直想看,親吻的場景拍得真好。”
그는 영화에 흠뻑 빠진 기세였다. 생각해 보면 지난번 극장에 갔을 때도 민준은 키스 백만번이라는 로맨스 영화를 봤었다. 아까 영화를 고를 때 민준은 다양한 로맨스 영화 목록을 보며 이건 감정선이 어쩌고 결말이 어쩌고 세세하게 설명했었다. 평소 로맨스 영화를 즐겨 보는 모양이었다. 사람 조지는 걸 아무렇지 않게 잘하면서 취향은 로맨스라니. 정말 아이러니한 미친놈이라고 생각했다.
他完全沉浸在電影中。回想起上次去電影院時,閔俊也看了一部名為《吻一百萬次》的浪漫電影。剛才選擇電影時,閔俊一邊看著各種浪漫電影的列表,一邊詳細解釋著這部電影的情感線和結局等等。看來他平時很喜歡浪漫電影。雖然他對人毫不在意,但卻偏好浪漫,真是個諷刺的瘋子。
“선배는 첫 키스 언제 해 봤어요?”
「前輩,你第一次接吻是什麼時候?」
영화 내용이 첫 키스로 인해 벌어진 전개다 보니 민준도 궁금했던 모양이었다.
電影的內容因為第一次吻而展開的情節,似乎讓敏俊也感到好奇。
“너랑 한 게 처음이야…….”
“我和你這樣做是第一次……”
사실이기도 하고 굳이 지금까지 모태솔로였다는 사실을 감춰야 할 이유도 없었다. 그러자 민준의 눈매가 반달처럼 휘어지더니 키득거렸다.
事實上,這也是事實,並沒有必要刻意隱藏自己至今仍是單身的事實。於是,閔俊的眼神彎成了半月形,輕聲笑了起來。
“기분 좋네요. 정말.” “心情真好。真的。”
문득 도화는 민준의 첫 키스 상대가 궁금했다. 루이스 패밀리에 있던 시절 그는 섹파가 많았다고 하는 걸 보면 과거가 상당히 화려했던 것 같았다. 그러니 분명 자신은 아닐 것이다. 질문하고 나서 엄청 서운한 척해 볼까? 그러면 민준이 곤란하고 피곤하기도 할 것이며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었다.
文德突然對於敏俊的第一次吻對象感到好奇。聽說他在路易斯家族的時候有很多性伴侶,似乎過去相當輝煌。所以肯定不是自己。問完之後要不要假裝非常失落呢?這樣敏俊會感到困擾和疲憊,甚至可能會有拒絕的感覺。
“민준이는 첫 키스 언제 해 봤어?”
“敏俊,你第一次吻是什麼時候?”
막상 예상 되는 답을 듣는다 생각하니 가슴 한구석이 묘하게 아렸지만, 삼켰다.
當我聽到預期中的答案時,心中某個角落微微刺痛,但我還是吞下了這份感受。
“저도 선배가 처음이에요.” “我也是第一次遇到前輩。”
“뭐? 솔직하게 말해!” “什麼?坦白說!”
엇나간 민준의 대답에 도화는 울컥했다. 이 개자식이 지금 놀리나 싶었다.
道華聽到閔俊的回答,心中一陣激動。她想,這個混蛋是在嘲弄她嗎?
“맞아요. 저 선배가 처음이야.”
“沒錯。那位前輩是第一次。”
“처음인데 그렇게 능숙해?” “這是第一次嗎?怎麼這麼熟練?”
“지금이야 그렇지만 예전엔 안 그랬는데요?”
“現在是這樣,但以前可不是這樣的呢?”
“뭐?” “什麼?”
예전에 저와 한 적이 있다는 소리 같아서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도화는 그를 한국대 이전에 만난 적도 찰나로 스쳐 지나간 적도 없었다. 만약 있었다면 기억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거짓말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我感到困惑,因為聽起來像是他曾經和我有過交集。然而,桃花在韓國大學之前根本沒有見過他,甚至連一瞬間的擦肩而過都沒有。如果有的話,她一定會記得。顯然他在說謊。
“선배 저 굉장히 지고지순해요.”
「前輩,我非常純潔無瑕。」
이 세상에 철면피 대회가 열린다면 차민준이 우승하고도 남을 것이다. 이미 들은 게 있는 도화의 입장에선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그렇다고 계속 따져 봤자 계란으로 바위 치기나 다름없을 것 같아서 관두기로 했다.
如果這個世界上舉辦了厚臉皮大賽,車閔俊肯定會贏得冠軍。對於已經聽到一些事情的桃花來說,這簡直讓人無法置信。不過,繼續追究下去也無異於以卵擊石,所以她決定不再深究。
그러자 제 유두에 올려진 민준의 손가락이 거슬려지기 시작했다. 첫 키스 이야기하기 전까지만 해도 느슨했던 그의 손가락이 점차 적극적으로 변해 갔기 때문이었다.
然後,放在我乳頭上的閔俊的手指開始讓我感到不適。在談論第一次吻之前,他的手指還是那麼鬆弛,但逐漸變得越來越主動。
“으흣.” “呜哇。”
당황한 도화는 신음을 토했다. 통통하게 달아오른 분홍빛 유두는 점점 커지고 있었다. 점차 민준에게서 농도 짙은 페로몬이 파도처럼 밀려오기 시작했다. 이미 몽롱했던 도화는 온몸이 녹진해지는 기분에 젖어 들었다. 게다가 등 뒤로 붙어 있던 민준의 성기도 바짝 세워진 채 딱딱해져 있었다. 굳이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어마어마한 크기와 형태가 위협적으로 예상되었다.
道華尷尬地呻吟著。她豐滿粉紅的乳頭越來越大。漸漸地,一股濃縮的信息素開始從敏俊身上流出。已經昏昏沉沉的道華,感覺自己整個人都變成了肉泥。不僅如此,敏俊一直貼在他背上的陰莖也變得勃起堅硬,即使不用轉頭,他也能看見那陰莖來勢洶洶的大小和形狀。
“미, 민준아 저 영화 안 봐?”
“米,閔俊啊,你不看那部電影嗎?”
지금 야릇해지는 분위기를 보아 또 거하게 일을 치를 느낌이었다.
現在看著這種曖昧的氣氛,感覺又要大事不妙了。
“보고 있어요.” “我在看著你。”
곧이어 그는 도화의 목덜미에 고개를 박더니 입술을 맞대어 빨아당기기 시작했다. 쩝쩝 소리가 귓전을 맴돌고 도화는 점점 몽롱해지는 걸 느꼈다. 영화 속 장면이 흐릿해지고 민준의 입술과 제 유두를 지분대는 손가락에 의식이 집중되었다. 이러다 사고 칠 것 같았다. 도화는 저항하기 위해 서둘러 그의 팔목을 잡았다.
他隨即將頭埋進桃花的脖子,開始吻合吸吮。啧啧的聲音在耳邊迴盪,桃花感覺自己漸漸變得恍惚。電影中的畫面變得模糊,意識集中在閔俊的嘴唇和她的乳頭上那根手指。她覺得這樣下去會出事。桃花急忙抓住他的手腕,試圖抵抗。
“저……. 민준아……. 나 팝콘 먹고 싶어. 먹여 줘.”
“喂……. 敏俊啊……. 我想吃爆米花。給我吃吧。”
솔직히 제가 먹을 수 있었지만, 이 나쁜 손을 멈추게 하려면 신경을 돌려야 할 것 같았다. 혹여나 팝콘을 안 주면 실수인 척 팝콘 통을 뒤엎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민준은 도화의 목덜미에서 입을 떼어 냈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놓인 물티슈로 손을 닦은 뒤 팝콘을 집어 정성스럽게 먹여 주기 시작했다.
老實說,我本可以吃,但為了讓這隻壞手停下來,我覺得需要分心。若是沒有給我爆米花,我會假裝失誤,將爆米花桶翻倒。然而,與我的擔憂相反,閔俊卻從道花的脖子上移開了嘴巴。然後,他用桌上的濕紙巾擦了擦手,開始小心翼翼地餵她吃爆米花。
“꼭꼭 씹어 먹어요.” “要好好咀嚼喔。”
“응…….” “嗯……。”
도화는 와작와작 씹었다. 민준의 시선이 제 입을 향하고 있었다. 부담스러워진 도화는 팝콘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분간 가지 않았지만 겨우 삼켰다.
桃花咀嚼著。閔俊的目光正注視著她的嘴。感到壓力的桃花無法分辨爆米花是進了鼻子還是嘴裡,但她勉強吞下了。
“콜라도 마셔요. 목 막혀.”
“喝可樂。喉嚨卡住了。”
민준은 콜라잔에 들어 있던 스트로를 입에 물려 주었다. 도화는 쪼옥쪼옥 빨아 마셨다. 그러자 민준의 공기 섞인 웃음소리가 들렸다. 청아한 소리지만 음산한 느낌도 섞여 있어 도화는 등골이 괜히 쭈뼛했다.
敏俊把可樂罐裡的吸管放進了道華的嘴裡。道華啜了一口。隨即,敏俊混合著空氣的笑聲傳來。那聲音清脆卻又帶著陰森的感覺,讓道華不由得打了個寒顫。
이 새끼 왜 웃는 거지? 의아했지만, 지금 이 행위를 휴전하기 위한 유일한 구실인 팝콘 먹기를 이어 갔다. 하지만 이 평화도 길지 않았다. 어느새 팝콘은 동났고 콜라도 다 떨어졌다.
這小子為什麼在笑呢?雖然感到疑惑,但現在這個行為是為了停戰的唯一藉口,繼續吃著爆米花。然而,這份和平也沒有持續多久。不知不覺中,爆米花吃完了,汽水也喝光了。
빈 팝콘 그릇과 잔을 정리하고 돌아온 민준은 타월로 손을 닦고 있었다. 그 사이 민준의 성기는 더 커진 채 솟아 있었다. 그냥 팝콘을 먹고 있었을 뿐인데 왜 저런 건지 모르겠다.
空的爆米花碗和杯子整理完後,閔俊回來時正在用毛巾擦手。這時,閔俊的性器卻已經變得更大,直挺挺地翹起來。明明只是吃著爆米花,為什麼會變成這樣,他也不明白。
“선배 더 먹고 싶은 거 있어요?”
「前輩,還有想吃的東西嗎?」
민준의 질문에 도화는 대답하려고 하나 이제 배가 빵빵해진 터라 쉽사리 입을 열기 힘들었다. 이미 떡국을 두 사발 해치운 상태에서 팝콘을 먹은 상태라 더 그랬다. 도화가 우물쭈물하는 사이 민준은 다시 도화의 등 뒤에 붙었다. 그러고는 도화의 배를 만지작거렸다.
民俊的問題讓道華想要回答,但因為肚子已經脹得厲害,實在難以開口。她已經吃了兩碗年糕湯,還吃了爆米花,更是如此。在道華猶豫不決的時候,民俊又再次靠近了道華的背後,然後開始摸了摸道華的肚子。
“이제 배가 부른 거 같네요.”
“現在好像肚子飽了。”
“아…. 그건 그런데…….” “啊……那個不過是……。”
이윽고 민준의 손은 도화의 다리 사이로 향하더니 성기를 잡았다. 그러자 도화의 분홍빛 성기가 진해지며 형태가 도드라지기 시작했다. 민준은 심술 가득한 눈빛이 되더니 본격적으로 성기를 만지기 시작했다.
民俊的手隨即移到道華的兩腿之間,抓住了她的生殖器,粉紅色的生殖器開始變黑,並漸漸成形。敏俊的眼神變得暴躁,他開始認真地摸著陰莖。
“하응……. 왜 만져……?” “哈……為什麼要碰……?”
“그냥 만지고 싶어서요.” “我只是想碰一下。”
“뭐?” “什麼?”
뭐 이렇게 성의 없는 답변이 다 있어. 기가 막힌 도화는 민준을 쏘아보았다. 그런데 그는 눈웃음을 산뜻하게 짓고 있었다.
怎麼會有這麼敷衍的回答。驚訝的道華瞪了閔俊一眼。然而,他卻露出了清新的微笑。
“선배는 저 신경 쓰지 말고 영화 봐요.”
「前輩別在意我,去看電影吧。」
이렇게 나쁜 손을 보여 주면서 무슨 신경 쓰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 기가 막힌 도화는 민준의 팔목을 잡아 저지했다.
這樣展示出這麼糟糕的手,我不知道是想讓我不在意什麼。驚訝的道華抓住了閔俊的手腕阻止了他。
“하지 마…….” “不要……。”
그러자 민준의 손이 도화의 성기에서 손이 멀어졌다. 도화는 안도했다. 그래도 말이 먹히긴 하구나 싶어 자신도 민준의 팔목을 잡았던 손을 거두려는 순간이었다. 다시 민준의 손이 공격적으로 들어오더니 도화의 성기를 잡았다. 그리고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마치 자위하는 것처럼.
然後,敏俊的手從道華的生殖器上移開。道華鬆了一口氣,心想至少這招有用,他正要收回抓住敏俊手腕的手。敏俊的手又咄咄逼人地伸了過來,抓住他的陰莖,開始上下擺動。好像在自慰一樣。
“하읏……. 왜 이래? 하지 말랬잖아.”
“哈……為什麼這樣?不是說過不要這樣嗎?”
“선배에게 히트 사이클이 오고 있는 거 같아서요.”
「我覺得前輩的熱潮周期快要來了。」
“무슨 소리야. 나 멀쩡해…….”
“什麼聲音啊。我很好……。”
“아니야. 오고 있어.” “不是的。正在來。”
민준의 손은 더 빨라졌다. 도화의 성기에서 손을 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성기가 비벼지는 질척한 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민준에게서 페로몬도 짙게 개방되었다. 달콤한 농도가 너무 독할 정도로 짙었다. 덕분에 도화는 목구멍이 바짝 마르는 감각과 함께 미칠 노릇이었다.
敏俊的手動得更快了。他似乎不想把手從 Dohwa 的陰莖上拿開。他的陰莖摩擦的聲音開始變大。敏俊的信息素也開放了。甜美的濃度濃得幾乎令人陶醉。這讓 Dohwa 喉嚨發乾,感覺自己快要瘋了。
“하아…. 하아…….” “哈啊……哈啊……”
이 개자식은 정말 중간도 없고 예고도 없다. 다짜고짜 이렇게 달라붙어서 이러면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 안 그래도 영화 내용이 집중되지 않아서 지금 뭘 보고 있는지 분간도 안 가는데 말이다.
這個混蛋真的是毫無預警,突然就這樣黏上來,讓我不知道該怎麼辦。原本電影的內容就讓我無法集中注意力,現在根本分不清自己在看什麼。
민준의 손에 길들어가는 도화의 성기는 조금씩 커지더니 귀두 끝이 촉촉해지기 시작했다. 이러다 크게 일을 치를 거 같았다. 초조해진 도화는 이 상황을 멈추고 싶었다. 힘으로 상대해 봤자 소용없다는 거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在敏君的手中,道華的陰莖越長越大,他的龟頭頂端開始濕潤起來。這下糟了。道華焦急地想阻止這一切,他比任何人都清楚,用武力反抗是沒有意義的。
문득 도화는 자신이 근본적인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차민준은 자신에게 호감 가지는 사람에게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어떻게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도화는 콧바람을 한번 넣은 뒤 입을 열었다.
文德,桃花突然意識到自己忘記了一個根本的事實。車閔俊對於對自己有好感的人,並沒有感到任何吸引力。桃花想要不惜一切脫離這種情況,輕輕吸了一口氣後,開口說道。
“좋아. 더…. 더해 줘.”
“好。再……再來一點。”
“더?” “更多?”
그와 동시에 민준의 손이 잠시 얼어붙은 것처럼 멈췄다. 어라? 먹힌 건가? 도화는 안도하며 물러나려고 할 때 다시 민준의 손가락은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손길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커다란 손에 포위당한 도화의 성기는 꼼짝없이 희롱당하고 있었다.
與此同時,敏俊的手似乎暫時凍住了一般停了下來。咦?被吃掉了嗎?桃花在鬆了一口氣準備退後的時候,敏俊的手指卻再次加快了速度。彷彿在等待著,手的力量充滿了緊繃。被大手包圍的桃花的性器無法動彈地被戲弄著。
이게 아닌데……. 좋아하면 흥미가 떨어져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면 지금 잘못 판단한 건가. 혼란스러운 도화는 불꽃 같은 자극이 등줄기부터 타오르는 걸 느꼈다.
這不是我想要的……。喜歡的話興趣應該會減退才對吧?還是說我現在判斷錯誤了?困惑的桃花感受到如火焰般的刺激從脊背上燃燒起來。
“아! 그…. 그만… 하아…. 으응….”
“啊!那……夠了……哈……嗯……”
여린 신음은 물론 허리도 저절로 들썩거렸다. 점차 뒷구멍이 젖어 들며 벌어지는 게 느껴졌다. 뜨거운 호흡이 주체할 수 없이 타올라서 숨이 막힐 정도였다. 이런 가운데 민준은 도화의 귓바퀴를 혀로 핥았다.
她輕聲呻吟著,臀部自發地扭動著。漸漸地,我可以感覺到我的後穴濕潤了,而且還在擴張。她灼熱的呼吸不受控制地燃燒著,哽咽著。在此期間,敏俊用舌頭舔著多華的耳廓。
“읏!” “咦!”
그 순간 도화의 성기에서 액이 포물선을 그리며 튀어 올랐다.
在那一瞬間,桃花的性器上液體劃出一道拋物線彈了起來。
“하아….” “哈啊……。”
후련함과 함께 견딜 수 없는 수치심이 들었다.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예상과 다른 결과에 패배감이 느껴져 서러웠다.
後悔與無法忍受的羞恥感交織在一起。臉頰紅得像火,眼眶也變得熱熱的。面對意料之外的結果,心中充滿了失落與悲傷。
“선배 왜 울어요?” 「前輩,為什麼哭了?」
민준은 도화의 몸을 돌리더니 정면으로 바라보며 끌어안았다. 그리고 등을 부드럽게 토닥였다.
敏俊轉過桃花的身體,直視著她,然後將她緊緊擁入懷中。接著,他輕輕拍了拍她的背。
“더 해 달라고 해서 해 줬는데……. 혹시 아팠어?”
“我本來是因為你要求我做的……你是不是痛了?”
“몰라……. 으흑……. 하지 마…. 그냥……. 으흑…….”
“我不知道……. 呜……不要……就這樣……. 呜……”
민준은 울고 있는 도화를 뚫어져라 보았다.
敏俊直盯著正在哭泣的桃花。
“선배는 우는 얼굴이 정말 예쁘네요.”
「前輩哭的樣子真的很漂亮呢。」
“뭐?” “什麼?”
사과해도 모자랄 마당에 칭찬이라니 도화는 무척 당혹스러웠다. 오히려 그는 자극이 찾아온 건지 푸른 눈동자에 기묘한 흥분이 서린 채 속삭였다.
道歉都來不及了,竟然還要讚美,桃花感到非常困惑。反而他似乎感受到了一絲刺激,藍色的眼眸中閃爍著奇妙的興奮,低聲說道。
“씹질하고 싶어 미치겠어.” “我快要瘋了,真想咬人。”
도화는 아차 싶어 울음을 멈췄다. 손등으로 눈물도 닦았다. 이 나쁜 놈은 제가 우는 걸 즐기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섹스를 피하고 싶은 도화는 민준의 신경을 돌리고 싶었다.
桃花突然意識到,便停止了哭泣。用手背擦去眼淚。這個壞家伙肯定在享受她的哭泣。想要避開性行為的桃花,想要轉移敏俊的注意力。
서둘러 화제를 돌릴 만한 핑계를 찾아 TV로 시선을 옮겼다. 마침 아기 토끼가 나오고 있었다. 지금 줄거리 파악을 못하고 있어서 왜 이런 장면이 나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문득 지난번 민준이 앞으로 토끼를 키우겠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새로운 주제로 질문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도화는 다시 민준을 응시했다.
道華急忙尋找一個可以轉移話題的藉口,將目光移向電視。正好出現了一隻小兔子。此刻她無法理解劇情,因此不知道為什麼會出現這樣的場景。突然,她想起上次閔俊說過要養兔子的話。道華心想必須提出一個新的問題,再次凝視著閔俊。
“민준아 너 토끼 언제 입양할 거야?”
“敏俊啊,你什麼時候要領養兔子啊?”
“토끼를 왜 입양해요?” 「為什麼要領養兔子呢?」
“저번에 토끼 같이 키우자며”
「上次說要像兔子一樣一起養」
“아아…….” “啊啊……。”
민준의 눈이 우아하게 활짝 휘어졌다.
敏俊的眼睛優雅地大大彎曲開來。
“그건 제가 키운다는 소리였어요.”
“那是我會養的意思。”
“너 혼자 키운다고?” “你是說你要獨自撫養嗎?”
“당연히 저 혼자 키워야죠. 나의 토끼를 다른 누구랑 공유하는 거 싫거든요.”
“當然要我自己來養。因為我不喜歡把我的兔子和其他人分享。”
지금 이 미친놈이 무슨 개소리 하는 거야? 그럼 애완 토끼를 들이지 않는다는 말인가? 그런데 혼자 키우는 건 또 뭔데? 이 개자식은 왜 이리 어려운 건지 모르겠다. 좀 단순해지면 안 되는 걸까? 자욱한 안개 속을 헤매는 것 같았다.
現在這個瘋子在說什麼鬼話?那麼是說不讓寵物兔子進來嗎?可是獨自養又是什麼意思?這個混蛋為什麼這麼難懂呢?能不能簡單一點?我覺得就像是在濃霧中徘徊。
“자, 그럼.” “那麼。”
민준은 베드테이블을 밀치더니 도화를 침대에 눕혔다. 혼란에 빠져 있던 도화는 급작스럽게 변한 자세에 당황했다. 섹스를 피하려 했으나 결국 도돌이표가 되어 버린 것이다.
敏俊推開床頭櫃,將道花躺在床上。陷入混亂的道花對突然變化的姿勢感到驚慌。她試圖避免發生性行為,但最終卻變成了無法逃脫的循環。
이윽고 민준은 도화의 두 다리를 확 벌렸다. 방금 사정한 덕분에 처진 도화의 성기 아래로 촉촉하게 젖은 구멍이 보였다. 회음부까지 부풀어져 젖은 상태였다.
敏俊於是將道華的雙腿大大地分開。他可以看到道華下垂的陰莖下面濕潤的洞口,剛剛射過精。連會膜也腫脹濕潤了。
“하.” “哈。”
민준은 흥분에 가득 찬 숨소리를 토하더니 제 성기를 잡았다. 그리고 도화의 부풀어 오른 구멍 입구에 제 귀두를 맞추고 삽입을 시작했다.
敏俊發出激動的喘息,抓住我的陰莖,將我的龟頭對準了道華腫脹的洞口,開始插入。
“아흣!” “啊哈!”
이미 도화의 내벽은 민준의 형태로 다듬어져 있었던 터라 쉽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가슴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뜨거워졌다. 또 이렇게 민준에게 휘말리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본능적인 감정은 희열에 가까웠다. 저항하려고 몸에 힘을 주려고 해도 묘하게도 마비라도 된 것처럼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已經在桃花的內壁上雕刻出閔俊的形狀,因此她開始輕易地接受這一切。胸口翻騰,頭腦變得炙熱。雖然心裡想著不應該再這樣被閔俊牽扯進去,但本能的情感卻近乎於狂喜。即使想要抵抗,身體卻像是麻痺了一樣,無法使出力氣。
“커…. 하아…. 커…….” “咕……哈……咕……”
도화의 신음이 뜨겁게 번졌다. 얼마 안 가 도화의 안으로 민준이 가득 들어와 완전히 자리 잡았다. 열이 차오르고 숨이 가빴다. 히트사이클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맞는 걸까. 뜨거운 호흡을 내쉬는 가운데 자신을 바라보는 민준의 시선이 느꼈다.
桃花的呻吟熱烈地蔓延開來。不久,閔俊便完全進入了桃花的內部,佔據了所有的空間。熱度上升,呼吸變得急促。我原本以為這不是熱循環,但這樣的感覺是否正確呢?在吐出炙熱的氣息之際,我感受到閔俊注視著我的目光。
“정말 예뻐.” “真的很漂亮。”
달콤하게 속삭인 민준은 도화의 하얀 다리를 만지더니 제 등으로 감았다. 그리고 그는 허리를 숙이더니 도화의 양손에 깍지를 꼈다.
甜蜜地低語的閔俊輕觸了桃花的白皙腿部,然後用自己的背將她包裹起來。接著,他彎下腰,將桃花的雙手緊緊握住。
“선배 이제 나랑 떡치는 거 당연하게 받아들여요.”
「前輩,現在你理所當然地接受和我一起做的事吧。」
“뭐…….” “什麼……。”
“이미 끝났으니까.” “已經結束了。”
“그게 무슨 말……. 으응!”
“那是什麼意思……. 嗯!”
침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민준의 성기가 거친 속도를 보이며 추삽질을 시작한 것이다. 처음부터 절정에 다다를 것 같은 속도로 그는 가차 없이 내벽을 짓이겼다.
床開始搖晃。敏俊的陰莖開始以狂暴的速度抽插。他以一種似乎一開始就能讓他達到高潮的速度,無情地撞擊著她的內壁。
“하아, 너……. 너무 빨라……. 빨……. 읍!”
“哈啊,你……太快了……快……呜!”
도화는 그를 저항하려 했으나 민준의 기습 키스로 무용지물이 되었다. 거친 그의 성기와 달리 입맞춤은 너무너무 다정했다.
桃花試圖抵抗,但在閔俊的突襲之吻下變得無能為力。與他粗暴的性器相比,這吻卻是如此溫柔。
이렇게 또 섹스해 버린 도화였다.
這樣又和他發生了性關係的桃花。
“예쁘다.” “漂亮。”
도화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눈에 담았다. 눈부신 푸른 하늘 아래 펼쳐진 바다가 반짝반짝 빛났다. 지금 도화는 민준과 함께 서울로 향하고 있었다.
桃花將窗外的風景盡收眼底。耀眼的藍天之下,海洋閃閃發光。此刻,桃花正與閔俊一同前往首爾。
도화는 지난 일주일간 히트 사이클에 제대로 시달렸다. 그러다 보니 별장에 갇혀 민준과 섹스만 이어 갔다. 바다를 보러 나가기도 했으나 결국 열과 통증을 견디지 못해 오래 있지는 못했다. 도화는 방학 내내 이 별장에서 섹스만 하다가 시간 보내는 건 아닐까 싶었지만, 민준이 본업 문제로 서울로 가자고 제안한 덕분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桃花在過去的一週裡,正遭受著熱潮的折磨。於是她被困在別墅裡,與閔俊不斷地發生性關係。雖然也曾出去看海,但最終還是因為無法忍受高燒和疼痛而待不久。桃花心裡不禁想,難道在這個假期裡就只是這樣在別墅裡進行性行為消磨時間嗎?幸好閔俊因為工作上的問題提議去首爾,才讓她能夠待在這裡。
사실 또 이상한 남자들이 나타나 급습이라도 할까 봐 기차로 가자고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기차에서 그 난리가 벌어진다면 더 눈앞이 컴컴했기에 함구했다.
事實上,我本想說不如坐火車,因為擔心那些奇怪的男人會突然襲擊。然而,如果在火車上發生那樣的混亂,眼前的情況會更加不堪,因此我選擇了沉默。
“바다 보고 갈래요?” 「要去看海嗎?」
민준은 당장 핸들을 틀 기세였다.
敏俊隨時都要轉動方向盤。
“아니, 됐어. 그냥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좋아.”
“不,沒關係。單單這樣看著就很好了。”
도화에게 겨울 바다는 눈으로만 감상하기 위해 존재했다. 물론 가까이 가면 파도를 실감 나게 느낄 수 있었고 조개나 예쁜 돌을 주울 수도 있겠지만, 그냥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冬天的海洋對桃花來說,只是用來欣賞的存在。當然,若是靠近的話,可以真切地感受到浪潮,也能撿到貝殼或漂亮的石頭,但僅僅這樣看著就已經讓人感到滿足。
“그래요. 선배가 좋으면 나도 좋아.”
“是的。如果前輩喜歡,我也喜歡。”
우아한 미소를 지은 민준은 음악을 틀기 시작했다. 잔잔한 클래식이었다. 도화에게도 익숙한 선율이었다. 민준과 같이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탔을 때 이어폰을 공유해서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때야 민준의 본성을 모르던 시절이라 본인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구나 싶었는데 지금은 가증스럽게 느껴졌다.
帶著優雅微笑的閔俊開始播放音樂。那是一首輕柔的古典樂曲。對道花來說,這旋律也很熟悉。因為她曾和閔俊一起搭公車或地鐵時,共享耳機聽過。那時她還不知道閔俊的本性,覺得他也喜歡和自己相同的音樂,但現在卻覺得這樣的想法令人厭惡。
해안을 따라가던 바다는 서서히 멀어지고 작은 건물이나 낡은 한옥들이 보였다. 어릴 때 할머니에서 명절을 보냈던 기억이 나며 정겨웠다. 그땐 아버지도 살아계셨었기에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덧없는 희망이라는 걸 알기에 그리움만 느꼈다.
沿著海岸的海水逐漸遠去,出現了小樓房和破舊的韓屋。童年時在奶奶那裡度過的節日回憶浮現,讓人感到親切。那時父親也還健在,心中不禁浮現想要回到那個時候的念頭,但我知道那只是徒然的希望,因此只感到一陣思念。
서서히 한옥은 사라지고 앙상한 산이나 밭이 계속 이어졌다. 참 단조로웠다. 지루함을 느낀 도화가 고개를 돌리자 민준이 보였다. 늘 인간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조각 같다고 생각했지만, 옆선이 특히 아름다웠다. 어떻게 이렇게 예쁘고 오뚝한 코가 있을까. 참 부러웠다.
漸漸地,韓屋消失了,光禿禿的山丘和田野不斷延續。真是單調。感到無聊的桃花畫家轉過頭,看到閔俊。他總讓人覺得不像人,更像雕像,但側臉特別美麗。怎麼會有這麼漂亮而挺拔的鼻子呢。真讓人羨慕。
“왜요? 나 얼굴에 뭐 묻었어요?”
“為什麼?我臉上有什麼東西嗎?”
민준은 도화의 시선을 느낀 건지 고개를 돌렸다. 그와 동시에 눈이 딱 마주쳤다. 도화는 순간 두 뺨이 새빨갛게 달아오르는 걸 느끼며 고개를 반대로 돌려 버렸다. 분명 재수 없는 놈인데 왜 이리 심장이 콩닥콩닥 뛰는 건지 모르겠다.
敏俊感受到桃花的目光,便轉過了頭。就在那一瞬間,兩人的目光正好相遇。桃花瞬間感到雙頰燒得通紅,急忙將頭轉向另一邊。明明是個討厭的傢伙,為什麼心臟卻這麼怦怦直跳,真是搞不懂。
“선배? 어디 아파요?” 「前輩?你哪裡不舒服嗎?」
민준은 핸들에서 손을 떼고 도화의 뺨을 만졌다.
敏俊放下手中的方向盤,輕輕撫摸了道華的臉頰。
“아픈 거 아니야.” “不是痛。”
어째서인지 민준의 손길이 닿자 열이 더 달아오르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그의 팔목을 살며시 밀었다. 하지만 심장은 계속 콩콩 떨렸다. 이 또라이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부터 더 그런 것 같았다. 이러다 저도 정신이 이상해질 판이었다.
不知為何,當敏俊的手觸碰到我時,感覺體內的熱度更是上升。因此,我輕輕推開了他的手腕。然而,心臟卻依然不停地怦怦跳。自從知道這個傢伙喜歡我之後,似乎更是如此。這樣下去,我也快要精神失常了。
한창 달리던 차는 속도가 느려졌다. 갑자기 왜 이런가 싶어 도화는 고개를 들었다. 아담한 휴게소가 보였다.
正當車子全速行駛時,速度卻慢了下來。突然感到奇怪的道花抬起了頭,看到了一個小巧的休息站。
“잠깐 쉬었다 가요.” 「我們休息一下吧。」
“운전 피곤하지? 이제 내가 할까?”
“開車累了吧?要不我來吧?”
“제가 피곤한 게 아니라 선배가 급한 거 같아서요.”
“我不是累,而是前輩你似乎很著急。”
“뭐가?” “什麼?”
“화장실.” “廁所。”
“헉.” “哇。”
어떻게 알았지? 사실 아까부터 마렵긴 했었지만 내색하지 않았는데 소름 끼쳤다. 이 미친놈은 이제 제 생리현상까지 통달한 모양이었다.
你怎麼知道的?其實我早就有點想上廁所了,但沒有表現出來,真讓我毛骨悚然。這個瘋子似乎已經通曉我的生理反應了。
“전 선배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관심이 많아요.”
“我對前輩所想的還要更感興趣。”
문득 도화는 이 미친놈이 자신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싶어 하는 건지 궁금하면서도 두려움이 들었다.
文德突然感到好奇又害怕,這個瘋子究竟想知道自己有多少事情。
어느새 차는 주차장에 세워졌다. 도화는 찜찜한 마음을 안고 나왔다. 따뜻한 히터에 익숙해져 있다가 나오니 공기가 너무 시렸다. 도화는 롱패딩 지퍼를 완전히 끌어 올린 뒤 화장실로 향했다.
不知不覺中,車子停在了停車場。道花心中懷著不安的情緒走了出來。習慣了溫暖的暖氣,出來時空氣冷得刺骨。道花將長款羽絨服的拉鍊完全拉上,然後朝洗手間走去。
민준을 향한 반항심이 피어나 화장실을 가지 말까 했지만, 다급한 생리현상은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종종걸음으로 화장실을 향할 때였다.
對於敏俊的反抗心開始萌芽,雖然想著是否要不去洗手間,但迫切的生理現象卻無法忽視。就在這樣急匆匆地朝洗手間走去的時候。
회색 점퍼를 입은 남자와 어깨를 부딪쳤다. 상당한 충돌이었던 터라 엉덩방아를 찧고야 말았다. 하지만 남자는 도화를 무시하곤 지나갔다. 그러지 않아도 심란한데 이게 무슨 봉변인가 싶었다. 짜증이 났지만 털어 버리고 다시 화장실로 향했다.
我撞上了一個穿著灰色夾克的男人。這是一個相當猛烈的碰撞,我摔了一跤。但那個男人卻無視了我,繼續走過去。原本就心煩意亂,這算什麼遭遇呢?我感到有些惱火,但還是把這些情緒拋諸腦後,重新朝洗手間走去。
볼일을 마친 도화는 손도 깨끗이 씻고 건조기로 잘 말린 뒤 나왔다. 다시 차로 돌아가야 하는데 맛있는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고개를 돌리자 스낵바가 보였다. 거기엔 핫바, 버터오징어, 알감자, 호두과자 등 먹을게 가득했다. 도화는 침이 고였다. 뭐라도 사 먹을까 싶어 지갑을 꺼내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做完事情的道花洗了手,擦乾後走了出來。她需要回到車上,但一股美味的香氣撲鼻而來。轉過頭,她看見了一個小吃攤。那裡擺滿了熱狗、奶油魷魚、鹽焗馬鈴薯、核桃餅等美食。道花口水直流。她想著要不要買點什麼,於是把手伸進口袋裡準備拿出錢包。
“아……. 맞다.” “啊……. 對了。”
지금 도화에겐 지갑이 없었다. 아니 생각해 보니 민준과 강제 동거한 이후부터 지갑 꺼낼 일이 거의 없었다. 돈도 없었지만, 그가 다 해결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강릉으로 올 땐 도화는 제 지갑을 챙기지도 않았다. 급하게 나오기도 했고 필요하게 될 거라는 걸 은연중에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現在的桃花沒有錢包。其實仔細想想,自從和閔俊強制同居以來,幾乎沒有拿出錢包的機會。雖然沒有錢,但都是他幫忙解決的。甚至來江陵的時候,桃花連自己的錢包都沒有帶。因為匆忙出門,也沒有潛意識地想到會需要它。
“미쳤지.” “瘋了。”
지금 자신은 민준이 없어서 핫바 하나 못 먹는 처지인 것이다. 이러다 민준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바보 되는 거 아니야? 역시 도화는 그와 안전이별을 해야 했다.
現在自己因為沒有閔俊而連一個熱狗都吃不到。這樣下去如果沒有閔俊就什麼都做不了,變成傻瓜了不是嗎?果然,桃花應該和他安全分手。
게다가 민준은 도화의 새 아버지가 저지른 사채까지 청산해 주었다. 헤어진다 해도 돈을 어떻게든 갚아야 했다. 그래서 이런 사소한 것도 의지해서는 안 되었다. 빚이 적립되는 기분이었으니까. 조만간 시급 높은 알바라도 알아봐야겠다 싶었다.
而且,閔俊還幫桃花清償了她新父親所欠的高利貸。即使分開,也必須想辦法還清這筆錢。因此,這些小事也不能依賴。因為感覺到債務在不斷累積。心想不久後應該找一份時薪高的兼職工作。
“어, 나도화?” “呃,我也是嗎?”
익숙한 목소리에 도화는 고개를 돌렸다. 캐러멜 코트 차림의 이지훈이 서 있었다. 심지어 그의 손에는 도화가 먹고 싶었던 핫바가 있었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데 정말 맛있어 보였다. 도화는 침을 꼴딱 삼켰다.
熟悉的聲音讓桃花轉過頭去。穿著焦糖色外套的李志勳站在那裡。甚至他手中還拿著桃花想吃的熱狗,冒著熱氣,看起來真的很好吃。桃花不由自主地吞了吞口水。
“널 여기서 다 만나네. 며칠 동안 연락이 안 되어서 조금 걱정했다.”
“我在這裡見到你了。這幾天沒有聯絡,我有點擔心。”
“그게 일이 있어서 그랬어.”
“那是因為有事情要處理。”
별장에 갇혀 민준과 계속 살을 섞다 보니 다른 걸 헤아릴 상황이 아니었다. 게다가 체력이 바닥이 나는 건 도화뿐이고 민준은 지칠 줄 몰라 더 그랬다. 놈은 짐승이 분명했다.
被困在別墅裡,與閔俊不斷交纏,根本無法考慮其他的事情。而且,體力耗盡的只有桃花,閔俊卻似乎永遠不會疲倦,這讓人更加感到不安。那家伙無疑是一頭野獸。
“너 지금 어디 가는 길인데?”
“你現在要去哪裡?”
지훈은 핫바를 한입 베어 물며 질문했다.
智勳咬了一口熱狗,問道。
“아 강릉 갔었거든. 이제 서울 가려고.”
“我去過江陵。現在要去首爾。”
“너 혼자?” “你一個人嗎?”
“그건 아닌데……. 넌 왜 여기에 있냐?”
“那不是……你為什麼在這裡?”
“너 몰랐어? 오늘 봉사활동 있잖아. 그거 때문에 나도 강릉으로 내려가는 중이야.”
“你不知道嗎?今天有志願服務活動啊。因為這個我也正在前往江陵的路上。”
그러고 보니 1월 초에 일정이 있었던 것 같았다.
想起來一月初似乎有個行程。
“보육원 봉사활동이라 너도 신청할 줄 알았는데 없더라?”
「我以為你會報名去孤兒院做志工,沒想到你沒有?」
“나 한동안 봉사활동 못 나가 그냥 개강하면 시작하려고.”
「我一段時間沒能參加志願活動,打算開學後再開始。」
“휴학도 안 하게 되었다면서 왜?”
「你不是說不會休學嗎?」
“그냥……. 이번 겨울방학은 쉬고 싶어서 그래.”
“我只是……這個寒假想休息一下。”
사실상 민준이 나가지 말라며 막은 거지만, 굳이 지훈에게 구구절절 말하고 싶진 않았다.
事實上是敏俊阻止我出去,但我並不想對志勳囉嗦地說這些。
“너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지? 입술도 왜 그래? 뭐 잘못 먹었어?”
“你沒事吧?為什麼嘴唇這樣?是不是吃錯東西了?”
“내 입술이 왜…. 아!”
“我的嘴唇為什麼…. 啊!”
도화의 두 뺨은 순식간에 빨개졌다. 별장에서 민준과 나눈 키스 때문에 부어오른 것이다. 아침에 나올 때부터 붕어 입술 같아서 난처했는데 지적까지 받자 너무 민망했다. 더 짜증 나는 건 차민준 그 개자식은 멀쩡했다.
桃花的兩頰瞬間紅了起來。這是因為在別墅與閔俊的吻而腫脹的。從早上出門時就像是魚嘴一樣,讓我感到尷尬,結果還被指責,真是太難為情了。更讓人惱火的是那個混蛋車閔俊卻一點事都沒有。
“병원은 가 봤어?” “醫院有去過嗎?”
지훈은 도화의 입술이 부풀어 오른 게 건강 문제라 판단한 모양이었다.
智勳似乎認為道花的嘴唇腫脹是健康問題。
“너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나 멀쩡해.”
“你現在在說什麼啊?我很好。”
“그럼 왜 방학 때 봉사활동을 쉰다는 건데?”
「那麼為什麼在寒假時會停止志願活動呢?」
“공부도 하고 싶고 이래저래 신경 쓸 일이 많아.”
「我想學習,還有很多事情需要我去關心。」
도화의 대답이 너무 단편적이었던 걸까. 지훈의 표정은 취조하는 형사처럼 변했다.
桃花的回答是否過於簡單?志勳的表情變得像是在審問的刑警。
“너 진짜 수상하다.” “你真的很可疑。”
“왜 뭐가?” “為什麼什麼?”
“혹시 너…….” “或許你……。”
지훈이 한마디 꺼내려는 그때였다. 도화는 등 뒤에서 친숙한 온기가 느껴졌다. 굳이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민준이라는 건 알 수 있었다.
就在志勳準備說出一句話的時候,桃花感受到背後傳來的熟悉溫暖。即使不回頭,她也知道那是閔俊。
“선배 왜 이리 안 와요?”
「前輩,您怎麼還不來?」
“뭐야? 이 새끼가 왜 여기에 있어?”
“這是什麼?這傢伙為什麼在這裡?”
지훈은 미간을 한껏 구기며 고함쳤다. 그 목소리가 너무 커서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지훈을 바라볼 정도였다. 도화는 더 난처해졌다. 그러지 않아도 지훈은 민준을 탐탁지 않아 하는데 이렇게 만났으니 더더욱 골치 아파졌다.
志勳皺著眉頭大聲喊道。他的聲音大得讓周圍的人都忍不住朝他看去。道花感到更加尷尬。志勳本來就對閔俊不太滿意,這樣相遇讓事情變得更加棘手。
“도화 선배랑 같이 강릉 갔다가 돌아가는 길이에요.”
「我和桃花前輩一起去江陵,現在正要回去的路上。」
“뭐야? 둘이 같이 있었던 거야?”
“什麼?你們兩個在一起嗎?”
“그럼요.” “當然。”
“하.” “哈。”
지훈은 나 지금 열 받았다는 걸 온몸으로 뿜어내고 있었다. 그에 반해 민준은 표정도 단조로웠고 목소리도 침착했다. 하지만 이 새끼는 부드러운 얼굴로 뒤통수친다. 루이스 패밀리라고 주장하던 남자들을 조질 때도 얼마나 온화했던가.
智勳全身散發著我現在非常生氣的情緒。相比之下,閔俊的表情單調,聲音也很冷靜。然而這傢伙卻用柔和的面容來背叛我。當他對那些自稱路易斯家族的男人出手時,還是多麼溫和啊。
“지훈 선배는 어디 가시나요?”
「志勳前輩要去哪裡呢?」
“봉사활동! 차민준 넌 이번 방학 때 언제 참여할 거냐? 내가 그날 피하게.”
“志願服務!車閔俊,你這次寒假打算什麼時候參加?我那天會避開。”
“이번 겨울방학 때 쉴 거예요.”
“這個寒假我會休息。”
“뭐 너도?” “你也是嗎?”
“도화 선배랑 같이 안 나가기로 약속했어요.”
「我和桃花前輩約好不一起出去了。」
지훈의 눈이 시뻘겋게 변했다. 상당히 화난 것 같았다. 도화는 그런 지훈이 조금 이해 가지 않았다. 물론 민준이 재수 없는 건 이해 가지만, 이렇게까지 분개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되기 때문이었다.
志勳的眼睛變得通紅,似乎非常生氣。道花對這樣的志勳有些無法理解。當然,她能理解閔俊的討厭,但她認為這並不是值得如此憤怒的事情。
“어라? 그런데 너 눈동자가 왜 파랗냐? 렌즈 꼈어?”
“咦?可是你的眼睛怎麼是藍色的?戴隱形眼鏡了嗎?”
한껏 예민해져 있던 지훈은 민준의 눈을 뚫어져라 보았다. 민준은 캠퍼스에서 갈색 눈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푸른 홍채를 처음 봤을 때 상당히 놀랬었다. 하지만 이젠 이 눈동자에 익숙해져 있어 지훈을 신경 못 쓴 도화는 당황했다.
一向敏感的志勳直盯著閔俊的眼睛。閔俊在校園裡的時候是棕色的眼睛。因此,當他第一次看到閔俊的藍色虹膜時,感到相當驚訝。但現在對這雙眼睛已經習慣的志勳,卻因為無法專心而感到慌亂。
“아니요. 이게 제 진짜 홍채예요.”
“不是的。這才是我的真實虹膜。”
“미친 왜 학교에서는 렌즈 끼고 다녔는데?”
“瘋了,為什麼在學校的時候都戴著隱形眼鏡?”
“그냥 튀기 싫어서요.” “我只是懶得去炸。”
“지랄하네.” 「真是胡說。」
이지훈은 입을 비죽이더니 도화를 보았다.
李志勳撅起嘴,看向道華。
“도화 너 나랑 봉사활동 갈래?”
“桃花,你想和我一起去做志願服務嗎?”
“뭐 지금?” “現在怎麼了?”
“어. 보육원에서 집합하기로 했거든. 그래서 나 혼자 가려니 적적하기도 하고. 너 애 좋아하잖아.”
“嗯。我們約好在育幼院集合。所以我一個人去的話會覺得有點孤單。而且你不是很喜歡小孩嗎?”
“아…….” “啊……。”
도화는 민준의 눈치를 슬쩍 살폈다. 민준의 안색은 그리 좋지 못했다. 아니 날카로웠다.
桃花悄悄觀察了閔俊的神情。閔俊的面色並不太好。不是,反而顯得尖銳。
“유감스럽지만 그건 안 돼요.”
“很遺憾,但那是不行的。”
차갑게 말을 꺼낸 민준은 도화의 허리를 감더니 꽉 껴안았다. 지훈은 민준의 손이 거슬린다는 듯 들고 있던 핫바를 바닥에 던지더니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冷冷地開口的閔俊緊緊地抱住了道華的腰。志勳似乎對閔俊的手感到不快,將手中拿著的熱狗扔在地上,然後撥了撥前面的頭髮。
“왜 네가 나서서 지랄이야. 네가 무슨 도화의 애인이라도 되냐?”
「為什麼你要這樣自作主張?你算什麼,難道你是桃花的情人嗎?」
“맞아요.” “對。”
“뭐?” “什麼?”
“저희 사귀고 있거든요.” “我們在交往呢。”
민준의 대답에 도화는 머리가 새하얗게 변하는 걸 느꼈다.
敏俊的回答讓道花感到頭腦一片空白。
지훈은 얼빠진 표정이 되었다. 정확히는 감전당한 사람처럼 굳어 버렸다. 도화도 없던 현기증이 생겨날 것 같아 숨이 턱 막혔다.
智勳露出了呆滯的表情。準確地說,就像被電擊過的人一樣僵住了。似乎連從未有過的眩暈也要出現,讓他感到窒息。
“미쳤네! 진짜.” “瘋了!真的。”
경악하던 지훈의 눈동자는 도화를 향했다. 지금, 이 새끼의 말이 진짜냐고 물어보는 눈빛이었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망설이던 도화는 압박감에 고개를 숙이고야 말았다.
驚愕的志勳目光投向了桃花。此刻,他的眼神是在詢問這小子所說的話是否是真的。猶豫著該如何回答的桃花,最終因壓力而低下了頭。
“그런데 둘 다 베타 아니야?”
“那麼他們兩個不是貝塔嗎?”
지훈은 얼마나 기막혔던 건지 목소리가 갈라져 있었다.
智勳的聲音因為震驚而顫抖著。
“그게 말이죠…….” “那個嘛……。”
민준이 충격 고백을 마저 꺼내려는 찰나 고개를 든 도화가 두 손 들어 막았다.
敏俊正要說出震驚的告白,這時抬起頭的桃花舉起雙手阻止了他。
“우, 우리 사귀는 거 아니야 민준이가 농담한 거야 농담.”
「我們不是在交往,敏俊只是開玩笑而已,開玩笑。」
뾰족한 수를 못 찾은 도화는 누가 봐도 허술한 대답을 하고야 말았다. 그러다 보니 지훈을 설득하지 못했고 민준의 날카로운 시선까지 느껴졌다. 칼에 베인 것처럼 따끔거리는 감각이었다. 그 탓에 도화는 겁도 났지만 민준을 향한 분노도 올라오기 시작했다.
找不到尖銳的手段的道花,終究給出了誰看了都覺得草率的回答。結果她無法說服志勳,甚至感受到閔俊那銳利的目光。那感覺就像被刀割了一樣刺痛。因為這樣,道花感到害怕,但對閔俊的憤怒也開始湧上心頭。
비밀 연애한다고 뻥쳐 놓곤 지훈에게 말하면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 아주 도화의 피를 말리려고 작정한 악마 같았다. 그런데 더 혼란스러운 건 부정한 자신이 죄지은 것 같아 기분이 이상했다. 도화는 자신도 왜 이러는 거냐며 명치를 부여잡았다.
秘密戀愛的謊言說了出來,卻不知道告訴志勳該怎麼辦。她就像是決心要榨乾桃花的血的惡魔。然而,更讓人困惑的是,自己這樣不正當的行為讓她感到心情異常。桃花緊緊抓住自己的心口,心中不禁疑惑自己為何會這樣。
그 사이 민준은 도화를 향하던 시선을 거두었다. 그리고 눈웃음을 예쁘게 지었다. 하지만 그늘이 느껴졌다. 그 탓에 도화는 그가 또 무슨 개소리를 하려나 싶어 긴장했다. 마치 시한폭탄을 앞둔 기분이었다.
在這期間,閔俊收回了對桃花的目光。然後,他露出了美麗的眼笑。然而,卻感受到了一絲陰影。正因如此,桃花緊張地想知道他又要說什麼胡言亂語。彷彿面對一顆定時炸彈的感覺。
“도화 선배 말대로 농담 맞아요.”
“就像桃花前輩說的那樣,這是個玩笑。”
다행히 도화의 주장을 동조하는 대답이었다. 덕분에 도화는 우선 안도했다. 그냥 짓궂은 장난이었나? 두 번 다시는 이런 장난 보고 싶지 않았다. 지훈도 민준의 주장을 어느 정도 납득 한 기색이었다.
幸好是支持桃花主張的回答。多虧如此,桃花先是鬆了一口氣。這只是惡作劇嗎?她不想再看到這樣的玩笑了。志勳似乎也對閔俊的主張有些認同。
하지만 이 평화도 잠시였다. 도화의 허리를 감은 민준의 손에 힘이 더했다. 그리고 그는 도화의 뺨에 입을 맞췄다. 쪽 소리가 아주 짙게 번졌다. 도화는 다시 얼굴이 새빨개졌고 지훈은 기겁하며 뒷걸음쳤다.
但是這份平靜也只是暫時的。緊緊環住桃花腰的閔俊加重了力道。然後,他吻上了桃花的臉頰。清脆的聲音在空氣中迴盪。桃花的臉頰再次變得通紅,而志勳則驚恐地後退。
“미친. 진짜였어? 나도화 너!”
“瘋了。真的嗎?你也是!”
“아니……. 그게 아니라…….” “不是……不是那樣的……”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차민준 이 개자식 진짜 돌았나!
這簡直是瘋狂到不行。車閔俊這個混蛋真的是瘋了嗎!
도화는 민준의 팔을 풀고 몸을 돌려 그를 노려보았다.
桃花鬆開了閔俊的手臂,轉過身來瞪著他。
“선배는 안 부드러운 데가 없네요.”
「前輩沒有不柔和的地方呢。」
민준의 입가엔 웃음기가 걸려있었다. 어찌나 얄미운지 모르겠다. 도화는 그의 멱살이라도 잡을까 싶어 까치발을 들었다가 멈췄다. 우선 민준에게 화를 내기보다 지훈이부터 진정시켜야 했다. 뽀뽀가 오해라고 해야 하는데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머리에 열이 몰리고 모든 게 혼란스러운 그때였다.
敏俊的嘴角掛著笑容。真是讓人無法忍受。桃花想要抓住他的衣領,卻又停下了腳步。她首先得讓志勳冷靜下來,而不是對敏俊發火。雖然應該說那只是誤會,但卻想不出合適的話來。就在腦中熱氣上升,所有事情都變得混亂的時候。
“까아악!” “喀啊啊!”
예사롭지 않은 비명이 뒤에서 들렸다. 도화를 비롯한 민준과 지훈은 그곳을 보았다.
不尋常的尖叫聲從後面傳來。包括道花在內的閔俊和志勳都朝那裡看去。
휴게소 주차장 가운데 한 여자가 쓰러져 있었고 회색 점퍼를 입은 남자가 핸드백을 들고 뛰고 있었다. 날치기였다. 문제는 그냥 평범한 날치기가 아니라 그의 손엔 칼이 있었다. 그래서 근처에 있던 남자나 경비원이 제압하려 했으나 칼에 베여 다들 어찌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러다 피바람이 몰아칠 기세였다.
休息站停車場中央有一名女子倒在地上,而一名穿著灰色夾克的男子則提著手提包奔跑著。這是一場搶劫。問題在於這並不是普通的搶劫,因為他的手中握著一把刀。因此,附近的男子或保安試圖制伏他,但都被刀割傷,無法應對的情況。這樣下去,似乎會掀起一場血雨腥風。
“헉.” “哇。”
도화가 얼른 폰을 들어 경찰에 신고하려는 순간이었다. 민준이 도화의 폰을 움켜잡았다.
就在道華急忙拿起手機準備報警的瞬間,閔俊抓住了道華的手機。
“경찰 부르지 마요.” 「不要叫警察。」
“뭐? 아!” “什麼?啊!”
민준은 과거 마피아 조직에 소속되어 있었다. 지금이야 그 조직을 나왔고 본업도 있다고 하지만, 경찰을 곤란해하는 것으로 보아 떳떳하지 못한 일이 틀림없었다.
敏俊曾經隸屬於一個黑手黨組織。雖然現在他已經脫離了那個組織,並且有了正當的工作,但從他讓警察感到困擾的情況來看,無疑是有不光彩的事情。
“위급한 상황인데 민중의 지팡이를 왜 무시해! 어?”
“這是緊急情況,為什麼要忽視民眾的權利!嗯?”
지훈이 소리치며 폰을 꺼냈다. 그러자 민준은 지훈의 폰을 잡아 뺏더니 바닥에 내던졌다. 퍽 깨지는 소리와 함께 크래커처럼 두 조각 나 버렸다. 플립형 폰이라 접히는 부분이 손상된 것이다.
志勳大喊著掏出手機。於是閔俊抓住志勳的手機奪過來,然後把它扔到了地上。伴隨著一聲清脆的破裂聲,手機像餅乾一樣斷成了兩半。因為是翻蓋手機,所以折疊的部分受到了損壞。
“야! 이 시발 새끼야! 이거 그저께 산 신상폰인데! 이거 산다고 알바 얼마나 뛰었는지 알아?”
“喂!這個死小子!這是前天買的新手機!你知道我為了買這個打了多少工嗎?”
지훈은 절규하며 고함쳤다. 하지만 민준은 전혀 미안한 기색 없이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志勳絕望地吼叫著。然而,閔俊卻毫無愧疚之色,輕輕撥起前額的頭髮。
“두 배로 보상해 줄 테니까 닥쳐요. 시끄러우니까.”
“我會加倍補償你,所以閉嘴。太吵了。”
“야! 차민준! 너 진짜 돌았냐! 씨발 오늘 한판 하자!”
“嘿!車閔俊!你真的瘋了嗎!幹,今天來一局!”
지훈은 민준의 멱살을 잡을 기세로 팔을 뻗었다. 하지만 민준은 가볍게 그를 피하더니 회색 점퍼를 입은 남자를 향했다.
志勳揮手想要抓住閔俊的衣領。然而,閔俊輕鬆地閃開,然後朝著穿著灰色夾克的男人走去。
“야! 차민준!” “嘿!車閔俊!”
지훈은 민준의 뒤를 따라붙었다. 이러다 큰 싸움이 날 거 같았다. 초조해진 도화는 지훈을 뒤에서 안아 말렸다.
智勳跟在閔俊的後面。這樣下去似乎會發生大打出手。變得焦急的桃花從後面抱住智勳,制止了他。
“진정해 지훈아. 폰 값은 민준이가 줄 거야.”
“放輕鬆,志勳。手機的錢會由閔俊出。”
“내가 돈 때문에 이러는 줄 알아? 어린놈이 싸가지가 없잖아!”
“你以為我因為錢才這樣嗎?小子真是沒禮貌!”
“그냥 그러려니 해.” “就這樣吧。”
이러다 너 진짜 죽어라는 말이 나올 뻔했으나 겨우 삼켰다.
這樣下去我差點就要說出「你真的會死」的話,但我勉強忍住了。
지훈과 도화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사이 민준은 회색 점퍼를 입은 남자의 코앞에 도착해 있었다. 이미 남자의 주변은 말리다 험한 꼴을 당한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
智勳和桃花在打鬧的同時,閔俊已經來到了穿著灰色夾克的男人面前。此時,男人周圍已經倒下了幾個遭受重創的人。
“뭐야. 이 기생오라비는?” “這是什麼?這個妓生哥哥是?”
남자는 기가 찬 듯이 민준을 흘겨보았다. 다른 시람들에게 했던 것처럼 칼을 휘둘렀다. 그러자 주위에서 비명이 터져 흘렸다. 한창 화를 내던 지훈도 움직임을 멈췄다.
男人似乎感到驚訝地瞥了閔俊一眼。他像對其他人一樣揮舞著刀。隨之而來的是周圍傳來的尖叫聲。正處於憤怒中的志勳也停止了動作。
“저 새끼 왜 저래. 다칠지도 모르는데.”
“那小子怎麼這樣。可能會受傷的。”
도화는 그 순간 아차 싶었다. 지훈을 말리는 게 아니라 민준을 말려야 한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桃花在那一瞬間恍然大悟。她才明白自己不是要勸阻志勳,而是應該勸阻閔俊。
남자가 휘두른 칼에 민준은 눈 하나 깜박거리지 않았다. 남자는 허공에 휘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름 빠르게 움직인다고 하지만 민준은 권태로운 표정만 지었다.
男人揮舞的刀劍讓閔俊一動不動。因為那男人揮舞的只是空氣。雖然他自認動作很快,但閔俊只是露出一副厭倦的表情。
“당신 칼 처음 써 보죠?”
“你第一次用刀吧?”
“뭐?” “什麼?”
“제가 어떻게 하면 사람 하나 즉사시킬 수 있는지 가르쳐 줄까요?”
“我可以教你怎麼讓一個人瞬間死亡嗎?”
“하?” “哈?”
아주 찰나 남자는 어벙한 표정이 되었다. 그 사이 민준은 남자의 팔목을 잡더니 확 꺾었다. 으드득 소리와 함께 남자는 쥐고 있던 칼을 떨어트렸다. 그와 동시에 민준은 입고 있던 재킷 주머니 안으로 손을 넣더니 톱니가 달린 잭나이프를 꺼냈다. 이윽고 망설임 없이 남자의 가슴을 향해 칼날을 내밀었다. 그러자 주위엔 비명이 파도처럼 이어졌다.
就在那一瞬間,男人露出了呆滯的表情。此時,閔俊抓住了男人的手腕,猛然一扭。伴隨著一聲脆響,男人手中的刀掉落在地。與此同時,閔俊將手伸進他所穿的外套口袋,掏出了一把帶鋸齒的折刀。隨即,他毫不猶豫地將刀刃指向男人的胸口。於是,周圍響起了如潮水般的尖叫聲。
가속도가 붙던 칼날은 남자의 가슴 부근에서 멈췄다. 민준의 푸른 눈동자엔 냉기만이 남아 있었다. 저승과 이승의 경계선에 존재하는 것처럼.
加速的刀刃在男人的胸口附近停下了。閔俊的藍色眼瞳中只剩下寒意。彷彿存在於陰間與人間的邊界上。
“이렇게 찔렀는데 갈비뼈가 걸린다. 그러면 한 번 더 쑤시면 돼요. 사람만큼 죽이기 재미있는 동물은 또 없거든요.”
“這樣刺下去會卡到肋骨。那麼再刺一次就可以了。沒有什麼動物比人類更有趣去殺了。”
“힉…. 사…. 살려 주세요…….”
“呃…. 救…. 救命啊……。”
겁에 질린 남자는 마른 입술을 움직이며 온몸을 경련했다.
驚恐的男人抖動著全身,乾燥的嘴唇微微顫動。
“이런 불쌍해라.” “真可憐。”
혀를 찬 민준은 칼날의 방향을 바꾸어 남자의 허벅지에 도달하더니 강하게 베었다.
舌頭一彈的閔俊將刀刃的方向改變,直達男子的大腿,狠狠地劈下去。
“으아악!” “啊啊啊!”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깊게 베인 건지 다리엔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민준은 지루한 눈으로 칼을 바닥에 던졌다.
男人尖叫著倒下。腿上鮮血直流,似乎是深深地被割傷了。然而,閔俊卻用無聊的眼神將刀扔在地上。
“보는 눈이 많아서 여기까지.”
“因為有很多人看著,所以到這裡為止。”
민준은 남자가 쓰러지면서 떨어뜨렸던 핸드백을 쥐었다. 본래의 주인인 여자에게 다가갔다. 쓰러져 있던 여자는 민준이 다가오자 기겁하며 물러났다. 조금 전 광경을 보고 겁을 먹은 기세였다. 하지만 민준은 세상 친절한 얼굴로 그녀의 앞에 핸드백을 두었다.
敏俊握住了那名男子倒下時掉落的手提包,走向原本的主人。倒在地上的女人見到敏俊走來,驚慌失措地後退。剛才的情景讓她感到恐懼。然而,敏俊卻以世上最親切的面容將手提包放在她面前。
“다친 데는 없으신가요?” “您沒有受傷吧?”
민준의 질문에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곧이어 민준은 매너 있는 손길로 여자를 일으켜 세웠다.
敏俊的問題讓女人點了點頭。隨後,敏俊以紳士的手勢將女人扶了起來。
“뭐야……. 차민준…….” “什麼……車閔俊……。”
이 광경을 마주한 지훈은 기겁하더니 몸을 돌려 도화를 보았다.
這一幕讓志勳驚恐不已,他轉過身去看著桃花。
“저거 무슨 호신술이라도 배웠나? 뭐가 저렇게 능숙해?”
“那個是學了什麼護身術嗎?怎麼這麼熟練?”
“그…. 그러게.” “那……是啊。”
도화는 민준의 과거를 차마 털어놓을 수 없었기에 얼버무리듯이 맞장구쳤다. 게다가 민준이 지랄 떠는 걸 몇 번 목격했기에 이제 놀라지도 않았다. 그래서 지훈은 도화의 반응도 기가 막힌 눈치였다.
道花因為無法坦白民俊的過去,只好含糊其辭地附和著。而且,因為她幾次目睹民俊的失控行為,現在也不再感到驚訝。因此,志勳對道花的反應也感到無奈。
그 사이 민준은 도화의 곁에 다가와 있었다.
在這期間,閔俊已經走到了桃花的身邊。
“선배 아까 화장실 갈 때 저 새끼랑 부딪혔죠?”
「前輩,剛才上廁所的時候跟那個傢伙撞上了吧?」
“뭐? 그 사람이 저 남자였어?”
“什麼?那個人是那個男人嗎?”
아주 찰나의 일이었고 상대를 자세히 보지도 못했기에 기억 못 하고 있었다.
那是一瞬間的事情,因為沒有仔細看對方,所以無法記住。
“선배한테 사과도 안 하고 무례하게 굴길래 조졌어요.”
「我對前輩連道歉都不肯,還這麼無禮,真是糟糕。」
“뭐? 고작 그 일 때문에?”
“什麼?就因為那件事?”
“고작이라니요. 선배 다치기까지 했잖아요.”
“怎麼會是這樣呢。前輩還受傷了呢。”
그냥 엉덩방아를 찧었을 뿐이었다. 고작 이런 일로 남자의 다리를 칼로 베어 버리다니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我只是摔了一跤而已。竟然因為這種事就用刀子砍了男人的腿,實在是太過分了。
“차민준……. 너 대체…….” “車敏俊……. 你到底…….”
아까까지만 해도 민준을 장렬하게 조질 기세였던 지훈은 다소 공손해진 자세로 경악하고 있었다. 도화는 민준이 미친 짓을 봐 버린 지훈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다. 바보가 되어 버린 것 같았다. 평소 공부 머리 말고는 멍청한 거 알고 있었지만, 차민준을 알고 나서부터 더더욱 절실히 깨닫는 순간이었다.
剛才還氣勢洶洶地想要痛擊敏俊的志勳,此刻卻以稍顯恭敬的姿態驚愕不已。桃花對於志勳目睹敏俊的瘋狂行為該如何解釋,感到無比困惑。她覺得自己像個傻瓜。雖然平時就知道他除了學習之外很笨,但自從認識車敏俊後,這一點變得更加深刻地體會到了。
“지훈 선배.” “志勳前輩。”
민준은 지훈을 향해 서늘한 눈웃음을 지었다.
敏俊對志勳露出了冷淡的微笑。
“선배도 저 새끼꼴 나기 싫으면 제 눈에 나는 짓 하지 마요.”
「前輩如果不想變得像那個傢伙,就別在我面前做那種事。」
“뭐?” “什麼?”
“도화 선배를 건들지 말라고요. 경고했어요.”
「不要碰桃花前輩。我已經警告過了。」
민준의 협박에 지훈은 그 자세로 굳어 버렸고 도화도 마찬가지였다. 이 미친놈은 도화에 이어 지훈에게도 제 본성을 보여 주고 있었다. 더구나 도화야 아싸에 가까웠지만, 지훈은 아니었다. 친한 후배 선배 동기가 많은 알파인데 뒷감당은 어쩌려고 이러는 건지 모르겠다.
民俊的威脅讓志勳僵住了,而桃花也一樣。這個瘋子不僅對桃花,對志勳也展現了他的本性。更何況桃花雖然接近邊緣,但志勳可不是。他是一個有很多親近的後輩、前輩和同儕的阿爾法,卻不知道他這樣做是想怎麼收場。
이때 휴게소 안으로 검은 세단이 들어왔다. 그리고 주차장에 서더니 그 안에서 정장을 입은 중년 여자가 내렸다. 얼마 전 도화가 야산 아래에서 마주쳤던 그녀였다. 주변을 훑던 그녀는 민준에게 다가와 공손히 인사했다.
這時,一輛黑色轎車進入了休息站。它停在停車場,然後一位穿著西裝的中年女性下了車。她正是幾天前在山坡下遇見的那位。她環顧四周後,走向敏俊,禮貌地打了個招呼。
“도련님. 다친 데는 없으십니까?”
「少爺,您沒有受傷吧?」
“그럼요. 뒤처리나 완벽하게 해 주세요.”
“當然可以。請務必做好善後工作。”
“알겠습니다.” “我明白了。”
그녀의 확답을 들은 민준은 입매를 올린 뒤 도화의 손을 꼭 잡았다. 방금 사람을 조지려고 했던 손이라기엔 무척 따뜻했다.
聽到她的肯定回答,閔俊微微一笑,緊緊握住桃花的手。剛才本來想要傷人的手,卻是如此溫暖。
“선배 오징어랑 핫바 사러 가요.”
「前輩,我們去買魷魚和熱狗吧。」
“응?” “嗯?”
“먹고 싶어 했잖아.” 「你不是一直想吃嗎?」
아까 제가 스낵바 앞에서 망설이던 걸 다 보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정확히 어떤 메뉴를 보고 있었던 건지도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핫바를 물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게다가 사람들의 시선이 민준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칼부림하고 나서 태연히 핫바를 사는 행위는 더더욱 비정상적이라 주목도를 올리는 것 같아 피하고 싶었다.
看來剛才我在小吃攤前猶豫的樣子被他全看在眼裡。甚至連我到底在看什麼菜單都知道。然而現在可不是咬著熱狗的時候。而且,大家的目光都集中在敏俊身上。剛剛刀劈過後,若是若無其事地買熱狗,這行為更顯得不正常,會引起更多的注意,我想要避免這種情況。
“그냥 차로 가자.” “就直接開車去吧。”
“왜요?” “為什麼?”
“간절히 먹고 싶었던 것도 아니었어.”
“我並不是非常渴望想吃。”
도화는 차를 향해 민준의 손을 잡아당겼다.
桃花拉著閔俊的手朝茶的方向走去。
“그래요. 바깥 음식 많이 먹어 봤자 좋을 거 없어. 저녁에 더 맛있는 거 해 줄게요.”
“是啊。外面的食物吃再多也沒什麼好處。晚上我會做更好吃的給你。”
다정하게 속삭인 그는 눈웃음을 화사하게 지었다.
他親切地低聲細語,眼中閃爍著燦爛的笑意。
도화는 소파를 앉은 채 TV를 응시했다.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범죄자를 다루는 교양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다. 집중한다고 미간이 잔뜩 찌푸려져 있다는 사실조차도 잊을 정도였다.
桃花坐在沙發上凝視著電視。她在轉換頻道時偶然看到了一個關於罪犯的紀錄片。她甚至忘了自己因專注而皺起的眉頭。
[사이코패스는 기본적으로 타인에 대한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그리하여 사람의 반응 때문에 따라오는 반작용이 없죠. 보통 인간은 상대가 고통스러워하거나 슬퍼하면 공감하고 그 상대를 헤아리는 데 반해 이들은 그 감정 자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고양감에 빠져 쾌락을 느끼곤 하죠. 다수의 범인이 사이코패스인 것도 이러한 성향을 타고났기 때문입니다.]
心理變態者基本上缺乏對他人的共感能力。因此,因為他人的反應而產生的反作用是不存在的。一般人會對他人感到痛苦或悲傷時產生共鳴,並試圖理解對方的感受,而他們卻無法理解這些情感。相反地,他們常常沉浸在快感中,感受到愉悅。許多罪犯之所以是心理變態者,也是因為擁有這種特質。
“쾌락…….” “快樂……。”
도화는 그동안 민준이 사람을 해하며 보였던 모습을 떠올렸다. 곱게 접힌 푸른 눈매, 올라간 입꼬리, 곧게 뻗은 팔과 손가락, 그리고 사람을 해하는 손짓은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그렇다면 차민준은 사이코패스가 맞는 거 같기도 한데…….
桃花回想起這段時間來,閔俊所展現出來的樣子。那雙優雅折疊的藍色眼眸,微微上揚的嘴角,筆直伸展的手臂和手指,以及那充滿快樂的人際互動手勢。那麼,似乎車閔俊真的有點像是個精神病患者……
하지만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면 타인과 어울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텐데 그는 무난한 대학 생활을 하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인기 폭발이라 주변엔 사람들이 벌떼처럼 몰려 있는데 말이다. 톱니가 돌아간다 싶으면서도 어긋난 느낌이라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但是如果一個人的共感能力較差,那麼與他人交往本身就會變得不可能,但他卻過著平凡的大學生活。不是的,反而是人氣爆棚,周圍的人們像蜜蜂一樣圍繞著他。雖然感覺像是齒輪在轉動,但卻又有些不對勁,讓人感到微妙的情緒。
우웅…. 嗚嗚……
그때 폰 진동이 울렸다. 액정을 확인한 도화는 미간을 구기며 무시했다. 그러자 진동은 계속 이어졌다. 부재중 통화가 다섯 번 정도 쌓인 뒤 이번엔 톡 진동이 정신없이 울리기 시작했다. 무시하려고 해도 너무 산만한 터라 더는 외면할 수 없었다.
就在那時,手機震動響起。查看螢幕的道花皺起眉頭,選擇無視。可是震動持續不斷。未接來電累積了五通後,這次是訊息的震動開始瘋狂響起。即使想要無視,但實在太過分心,無法再繼續忽視。
“미치겠다. 진짜.” “我快瘋了。真的。”
도화는 한숨을 쉬며 톡을 훑었다.
桃花嘆了口氣,輕輕撫過。
일주일 전. 휴게소에서 민준에게 협박당한 지훈은 매일 도화에게 전화와 톡을 보냈다. 그날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지 못해 도망치듯이 차에 탔기에 지훈에게 제대로 된 인사도 못했다. 그리하여 지훈은 더더욱 혈안이 되어 도화에게 연락 폭탄을 이어 가고 있었다.
一週前。在休息站被閔俊威脅的志勳,每天都給道華打電話和發訊息。那天因為無法忍受人們的目光,像逃跑似的上了車,根本沒能好好跟志勳打招呼。因此,志勳更加心急如焚,不斷向道華發送聯絡轟炸。
그러나 도화는 민준과 거의 붙어 있었기에 전화는 못 받고 톡이나 대충 받아 주었다. 하루 이틀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그는 지치지 않는지 계속 물고 늘어졌다.
然而,桃花幾乎與閔俊形影不離,因此無法接電話,只能隨便回覆幾句訊息。原以為一兩天就能結束,沒想到他似乎毫不疲倦,持續糾纏不休。
지훈의 마음은 이해 간다. 본래 민준을 고깝게 보고 있다가 협박까지 당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훈이 이렇게 날뛰다 민준에게 큰 해코지라도 당할까 봐 불안했다. 그래서 도화는 최대한 민준 앞에선 지훈의 이야기도 거의 하지 않았고 연락 온 사실도 감추고 싶어 최대한 느리게 대응하고 있었다.
智勳的心情我能理解。原本就對閔俊心存不滿,還遭到威脅。可是我擔心智勳這樣失控,會對閔俊造成什麼大的傷害。因此,桃花在閔俊面前幾乎不提智勳的事,對於聯絡到的事實也想要隱瞞,盡量慢慢應對。
그리고 지금 자신의 판단이 정답이라는 걸 깨달았다.
而現在他意識到自己的判斷是正確的。
민준이 휴게소에서 칼을 휘두른 스케일 치고는 이상하게 조용했다. 작은 휴게소라고 해도 손님을 비롯한 휴게소 직원도 있었고 근방에는 주유소도 있어서 목격자가 다수였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폰이나 개인 카메라로 촬영까지 하고 있었다. 분명, 이 일이 퍼지는 건 한 순간일 거라 예상했다.
民俊在休息站揮舞著刀,卻異常安靜。即使是小小的休息站,裡面也有顧客和休息站的員工,附近還有加油站,目擊者不在少數。甚至有些人還用手機或個人攝影機拍攝著。毫無疑問,這件事傳開的瞬間就會來臨。
걱정된 도화는 포털사이트에 휴게소 칼부림, 휴게소 날치기 등등으로 검색했으나 SNS에도 어떤 커뮤니티에도 올라온 게 없었다.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민준이 저지른 짓이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호텔이나 구종필이 있던 공장이야 폐쇄된 공간이라 쳐도 호프집 근처에 있던 공원이나 야산이 있던 도로, 휴게소 이런 곳은 개방된 곳이라 위험한데 말이다. 민준이 덤덤할 수 있었던 게 미친놈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세상 모르게 숨길 수 있다는 걸 확신하고 있기에 나온 여유일 것이다. 대체 얼마나 돈을 퍼부었길래 이렇게까지 감쪽같이 처리할 수 있는 걸까? 소름 끼쳤다.
擔心的道花在搜尋引擎上以「休息站 刀傷」、「休息站 搶劫」等關鍵字進行搜索,但在社交媒體或任何社群中都沒有相關的消息。仔細想想,直到現在,閔俊所做的事情異常安靜。雖然酒店或具鍾必所在的工廠是封閉空間,但像是啤酒屋附近的公園、山坡上的道路、休息站這些地方都是開放的,卻是危險的。閔俊能如此淡定,或許是因為他是個瘋子,但更可能是因為他確信自己能在世人面前隱藏一切,這才讓他如此從容。究竟花了多少錢,才能如此完美地處理這一切呢?讓人毛骨悚然。
지훈의 톡은 마르지 않는 샘처럼 계속 이어졌다. 보아하니 그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민준의 실체를 떠벌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만약 말했다면 도화에게 누구에게 알렸다고 통보했을 것이며 이렇게 만나자고 닦달하진 않을 것이다.
志勳的對話如同不會枯竭的泉水般持續不斷。看來他似乎也沒有向其他人宣揚敏俊的真實情況。如果他說了,那麼他會通知道華是誰告訴他的,也不會這樣催促要見面。
얘도 지금 민준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몰라 안달이 난 게 분명했다. 만나 봤자 지금 이 톡과 별 다른 건 없을 것 같았고 도화도 대답하기 뭣한 상황이 예상되었다. 그리고 민준 역시 지훈을 경계하고 있고 도화를 건들지 말라는 식으로 말했다. 그래서 특별한 접촉만 하지 않는다면 별다른 일이 없을 것 같았다.
她現在明顯焦急地不知道該如何對付敏俊。見面後似乎也不會有什麼不同,預計桃花也會面對尷尬的情況。而且敏俊也在提防志勳,還以不准碰桃花的口吻說話。因此,只要不進行特別的接觸,似乎不會有什麼大問題。
“지훈아 무탈하게 살고 싶으면 날 무시해 줘.”
「志勳啊,如果你想平安無事地生活,就請忽視我。」
혼잣말을 한 도화는 폰을 다시 내리려는 찰나였다. 새로운 톡이 미리보기로 떴다.
獨自自言自語的桃花正要再次低下手機,這時一條新的訊息預覽彈了出來。
“헉!” “哇!”
이게 무슨 소리야. 얘도 미쳐 가나. 당황한 도화는 서둘러 답장을 보냈다.
這是什麼聲音啊。這傢伙也要瘋了嗎。驚慌的桃花急忙發送了回覆。
앵무새처럼 계속 만나자고만 반복하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민준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것 같은데 지훈까지 더해지니 늙어 가는 기분이었다. 도화는 속이 꽉 막힌 느낌을 받으며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래도 이렇게 무시하는 것도 답은 아닐 것 같았다. 지훈이 장례를 치르게 되는 상황이 오기 전에 진정시켜야 할 것 같았다.
像鸚鵡一樣不斷重複著要見面,真是讓人快要發瘋了。光是民俊就讓我感到頭痛,現在又加上智勳,讓我有種老去的感覺。桃花感到心裡堵得慌,忍不住咬了咬嘴唇。這樣無視下去似乎也不是辦法。在智勳要辦理喪事的情況到來之前,似乎得先讓他冷靜下來。
지금 저녁이기도 하고 민준이 저녁 만들 식재료 때문에 장 보러 간 상태였다. 곧 들어올 텐데 나갈 수 없었다. 또 나간다고 하면 민준은 따라오거나 만나는 상대가 누군지 물어볼 것이다. 지훈이라고 하면 절대 허락하지 않을 그이기에 핑곗거리를 생각할 여유도 있어야 했다.
現在是晚上,民俊因為要準備晚餐而去買食材。很快就會回來,我不能出門。如果我說要出去,民俊一定會跟來,或者會問我見的是誰。如果說是志勳,他絕對不會允許,所以我必須想好藉口。
이어진 지훈의 답장에 도화의 눈썹이 구겨졌다. 호프집이면 달릴 가능성이 큰데……. 그냥 카페로 변경하려다 대화가 늘어질 것 같아 관두고 알았다고 답했다. 콜라나 마셔야겠다고 생각했다.
接著,智勳的回覆讓道花的眉頭皺了起來。如果是酒吧的話,跑去的可能性很大……。她本想改成咖啡廳,但覺得這樣會讓對話拖延下去,於是放棄了,回答說知道了。她心想應該喝點可樂。
“하, 뭐라고 말하지?” “哈,該說什麼呢?”
최근 도화는 히트사이클이 많이 줄어들었다. 예전엔 하루에 몇 번이 찾아왔다면 이젠 이틀에 한 번 꼴이었다. 어제 들린 병원에서도 후유증이 호전되고 있다고 했다. 덕분에 섹스 빈도는 전보다 적어졌지만, 민준은 항상 도화와 함께 있으려 했다. 그러다 보니 도화가 혼자 외출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았다.
最近道花的發作頻率大幅減少。以前一天會發作幾次,如今卻變成兩天一次。在昨天去的醫院裡也說後遺症正在好轉。多虧如此,性行為的頻率比以前少了,但閔俊總是想和道花在一起。因此,他甚至不允許道花單獨外出。
집에만 있으니 갑갑해서 혼자 나갔다 온다고 하는데도 꼭 따라오곤 했다. 그 정도가 심하여 숨이 막힐 정도였다. 오늘 장 보러 나간 것도 본래는 같이 가려고 했으나 제가 피곤하다며 거절했다. 실제로 컨디션이 나쁘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혹시나 민준도 안 나가는 건 아닐까 긴장했지만, 의외로 그는 순순히 혼자 나갔다. 덕분에 도화는 잠시나마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待在家裡讓我感到窒息,雖然我說要一個人出去走走,但他總是緊跟著我。這種情況嚴重到讓我喘不過氣來。今天本來是打算一起去買菜,但我以累為由拒絕了。實際上,我的狀態也確實不太好。我有些緊張,擔心敏俊不會出門,但出乎意料的是,他竟然乖乖地自己出去了。多虧如此,桃花得以短暫地享受自由。
도어락 소리가 울렸다. 도화는 호랑이보다 더한 놈이라 생각하며 TV를 껐다. 현관문이 열리더니 민준이 들어왔다. 그의 양손에는 마트 봉지가 한가득 들려 있었고 꽤 묵직해 보였다. 도화는 얼른 소파에서 일어나 민준에게 다가갔다.
門鎖的聲音響起。道華心想這家伙比老虎還可怕,於是關掉了電視。玄關的門打開,閔俊走了進來。他的雙手提著滿滿的超市袋,看起來相當沉重。道華立刻從沙發上站起來,朝閔俊走去。
“줘. 많이 무겁겠다.” “給我吧。一定很重吧。”
“괜찮아요. 하나도 안 무거워.”
“沒關係。完全不重。”
민준은 생글거리며 주방으로 들어갔다. 빈말은 아닌 듯 꽉 차 있는 봉지를 아무렇지 않게 아일랜드 바에 올리는 그였다. 도화는 뭘 사 왔길래 이렇게 부피가 큰가 싶어 봉투를 살폈다. 고기, 채소, 간식거리 등 갖은 종류의 먹거리들이 가득했다.
敏俊面帶微笑地走進了廚房。他毫不在意地將裝滿食物的袋子放在了愛爾蘭吧台上,似乎並不是隨便說說的。道華好奇他買了什麼,為何袋子這麼大,便仔細查看了一下袋子。裡面裝滿了各種食物,包括肉類、蔬菜和零食等。
“이런 거 그냥 배달로도 가능하지 않아?”
“這種東西不是可以直接外送嗎?”
“채소나 고기는 제가 직접 고르는 게 좋아서요. 그편이 더 신선하기도 하고.”
“蔬菜或肉類我喜歡自己挑選。這樣更新鮮一些。”
“아…….” “啊……。”
“선배가 먹는 건데 더 신경 써야죠. 제가 정리할 테니까 쉬어요.”
「這是前輩在吃的,當然要更用心一點。我來整理,你就休息吧。」
민준은 거실로 가라는 듯 상냥한 손짓을 보였다. 사실 숨 막히긴 해도 민준과 함께 있는 게 싫은 건 아니었다. 그는 도화의 시종으로 살아가겠다고 하더니 그 말을 충실히 지키고 있었다. 세안과 목욕 식사 등등 그는 도화의 모든 것을 돌봐주었다. 이러다 밥도 먹여 주고 양치까지도 시켜 줄 기세였다.
敏俊似乎用親切的手勢示意我去客廳。事實上,雖然有些窒息,但和敏俊在一起並不是我所厭惡的。他曾說要做桃花的侍從,並忠實地履行著那句話。洗臉、洗澡、用餐等等,他照顧著桃花的一切。這樣下去,連飯都會喂我,甚至還會幫我刷牙。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했던 도화로선 그의 보살핌이 달콤하게 느껴졌다. 이럴 때마다 심장이 괜히 울렁거렸다.
父親去世後,獨自解決一切的桃花,對他的關懷感到格外甜蜜。每當這時,心中總是莫名地一陣悸動。
*
저녁 식사는 경양식 치즈돈가스였다. 두툼한 고기에 쭉 늘어지는 치즈의 조합이 일품이었다. 또 민준이 직접 만들었다는 소스도 새콤달콤하여 참 맛있었다. 늘 느끼는 거지만 민준은 정말 요리를 잘한다. 그것도 한식, 양식, 중식, 일식 가릴 것 없이 말이다. 아무래도 사람을 조지는 거나 요리를 하는 거나 도구를 이용해서 결과물을 얻는 게 비슷해서 그런 걸까. 아니, 아니다. 열심히 일하시는 요리사분들을 비하한 것 같아 죄송스럽기도 하여 더 생각하는 것을 관두었다.
晚餐是洋食的起司豬排。厚實的肉與拉絲的起司搭配得恰到好處。此外,民俊親手製作的醬汁酸酸甜甜,十分美味。每次都感受到,民俊真的很會做菜。不論是韓式、西式、中式還是日式,他都能駕馭。或許是因為無論是折磨人還是做菜,都是利用工具來獲得結果的緣故吧。不,這樣說不對。這樣似乎有貶低辛勤工作的廚師們的意思,讓我感到抱歉,因此我停止了更多的思考。
“선배 1월 말에서부터 2월 초까지 수강 신청 있는 거 알고 있죠?”
「前輩,您知道從一月底到二月初有選課申請吧?」
식탁을 가운데 두고 도화의 건너편에 자리 잡은 민준은 질문했다.
民俊坐在餐桌中央對面的桃花旁,問道。
“응 알아. 수강 안내 공지 오늘 떴더라.”
“嗯,我知道。今天出現了上課通知公告。”
아침에 단톡에서 소식을 듣고 경영학과 홈페이지로 들어가 확인했다. 강의 목록과 일정을 확인한 도화는 숨이 턱 막혔다. 수강 신청 할 때마다 엄청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그나마 장바구니 신청이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실패하면 실시간을 달려야 하는데 미칠 노릇이었다. 지난 학기는 지훈이랑 작은 피시방에서 했었다. 지훈은 끝내주게 잘 신청했는데 도화의 결과는 너무 처참했다. 1교시가 일주일의 과반수였고 깐깐한 교수님 때문에 개고생했었다.
早上在群組裡聽到消息後,道華進入了經營學系的網站確認。查看了課程列表和時間表後,道華感到窒息。每次選課都讓她感到極大的壓力。幸運的是,如果購物車申請成功,那就算是運氣好,但如果失敗,就得在實時中拼命搶課,真是讓人抓狂。上學期是和志勳在小網吧一起上課的。志勳的選課表現非常出色,但道華的結果卻慘不忍睹。第一節課的選課人數佔了一週的過半數,因為嚴格的教授,讓她受了不少苦。
“시간표 언제까지 짜실 거예요?”
「時間表要到什麼時候才會排好呢?」
“이번 주까지 생각해 봐야지. 하……. 나 똥손이라서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這週我得好好想想。唉……我手殘,不知道能不能做好。”
도화의 푸념에 민준은 눈웃음을 지었다.
民俊對桃花的抱怨露出了眼角的微笑。
“선배 시간표 정리가 다 되면 저에게 알려 줄래요?”
“前輩,時間表整理好後能告訴我嗎?”
“왜?” “為什麼?”
“제가 대신 신청해드리려고요.” “我來幫你申請吧。”
“뭐? 아니 괜찮아. 너도 해야지.”
“什麼?不,沒關係。你也應該這樣做。”
“선배랑 저랑 신청일이 달라요. 학년 별로 날짜가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가능해요.”
「前輩和我申請的日期不一樣。根據年級,日期是不同的。所以是可以的。」
“하지만 내 것인데 왜 네가 해?”
“但是這是我的,為什麼是你在做?”
도화의 거절에 민준의 눈빛이 한순간에 서늘해진다.
桃花的拒絕讓閔俊的眼神瞬間變得冰冷。
“왜 제가 하면 안 되는 거죠?”
“為什麼我不可以這樣做呢?”
그렇게 말한 그는 돈가스를 자르던 나이프를 잡았다. 순간 도화는 민준이 제 목을 찌르는 상황을 망상했다. 괜히 목이 간질거리고 간담이 서늘했다. 최대한 좋게 거절해야겠다 싶어 입을 오물거렸다.
這樣說著,他握住了切豬排的刀。瞬間,道華幻想著敏俊刺向他脖子的情景。莫名其妙地感到脖子發癢,心裡一陣寒意。決定要儘量好好拒絕,他開始咕噥著嘴。
“아니 수강 신청 어렵잖아. 너한테 폐 끼칠까 봐 그래.”
“不是,報名申請很難嘛。我是擔心會給你添麻煩。”
“부담가질 필요 없어요. 우리 사이에 당연하게 받아 주면 돼.”
“不需要感到負擔。你只需理所當然地接受我們之間的關係就可以了。”
다정하게 속삭인 민준은 도화의 손을 꼭 잡았다. 감도는 온기가 뜨거웠다.
溫柔地低語的閔俊緊緊握住桃花的手。感受到的溫暖是如此炙熱。
도화는 두 뺨이 화끈거리는 걸 느꼈다. 그러지 않아도 근래에 민준을 보면 심장이 뛰어대서 미칠 노릇인데 지금은 더 했다. 그의 다정한 목소리와 눈빛이 너무 달콤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그 어려운 수강 신청까지 대신에 해 주려고 하다니. 그의 마음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한 번 더 확인하듯이 깨닫자 들뜨는 기분이었다. 민준의 눈을 더 바라보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그가 잡은 손을 살짝 밀어내고 돈가스를 입에 욱여넣었다.
桃花感覺到雙頰熱辣辣的。最近每次見到閔俊,心臟就像要跳出來一樣,這次更是如此。他溫柔的聲音和眼神讓她感到無比甜蜜。更何況,他竟然還想幫她處理那麼麻煩的選課申請。她心裡早已明白他的心意,但當再次確認時,心中不禁感到雀躍。她越看閔俊的眼睛,心臟就越像要爆炸。她輕輕推開他握著的手,將炸豬排塞進嘴裡。
“…….” “……”
민준은 도화를 가느다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무언가를 계산하는 것처럼. 잠시 침묵하던 그는 들고 있던 포크를 접시 위로 올려 두었다.
敏俊用細長的眼睛注視著桃花。彷彿在計算什麼。沉默片刻後,他將手中的叉子放在了盤子上。
“선배는 날 안 사랑하나 봐.”
「前輩似乎不愛我。」
“응?” “嗯?”
도화는 눈이 커지며 고개를 냉큼 들었다. 서운함이 가득한 민준의 얼굴이 보였다.
桃花的眼睛睜大,迅速抬起頭來。她看見滿臉不滿的閔俊。
“절 피하는 거 같아서 괜히 불안하네요. 나 혼자 지금 들뜬 건가 싶기도 하고.”
“我覺得好像在逃避,莫名其妙地感到不安。也在想,是不是只有我一個人現在在興奮。”
그저 수줍음에 나온 행동이었을 뿐인데 그는 다르게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괜히 마음이 쓰였다. 게다가 어차피 도화는 민준에게 차여야 하니 최대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했다.
他只是因為害羞而做出的行為,但他似乎有不同的解讀。心裡不禁有些掛念。而且反正道花也必須被閔俊拒絕,所以她必須盡量展現出積極的樣子。
“아니 사랑하지. 나도 엄청나게 사랑해. 민준아.”
“不是,我愛你。我也非常非常愛你,敏俊。”
도화는 억지로 목소리를 톤을 높였다. 그러자 민준은 만족스러운지 눈웃음을 사르르 지으며 물잔을 들었다.
桃花強迫地提高了聲音的音調。於是,閔俊似乎很滿意,微微一笑,舉起了水杯。
“역시 선배는 귀엽다니까. 수강 신청은 제가 완벽하게 해 드릴 테니까 걱정 마요.”
「果然前輩是可愛的呢。選課申請我會幫你完美處理的,所以不用擔心。」
“어……. 그래.” “嗯……. 好吧。”
지금껏 민준이 수강 신청하는 모습은 본 적 없지만, 허세는 아닐 것 같았다. 휴게소에 일어났던 일이 세상모르게 고요한 것처럼 정상적이지 않은 루트를 통해 해치울 것 같았다. 도화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긴 한데 어딘가 찜찜한 마음도 들었다. 이러다 나중엔 화장실까지 민준의 손을 타는 건 아닐까 싶었다.
直到現在我從未見過閔俊報名的樣子,但我覺得這不是虛張聲勢。就像在休息站發生的事情一樣,似乎會通過不正常的路徑來解決。對於桃花來說這雖然是好事,但心中卻有些不安。我在想,這樣下去會不會連廁所也要沾上閔俊的手。
하루빨리 이별을 당해야 한다. 아무래도 민준이 질릴 만한 짓을 해야 할 것 같았다. 보는 사람이 역겹다고 생각될 정도로 이상한 애교나 부려 볼까? 도화는 용기를 끌어모아 입을 뽀뽀하는 것처럼 오물거렸다.
我必須儘快結束這段關係。看來我得做些讓敏俊厭煩的事情。要不要試著做些讓人看了都覺得噁心的奇怪撒嬌呢?桃花鼓起勇氣,像親吻一樣撅起嘴巴,開始嘟囔。
“쭌아. 돈까스 징짜 마씨쪄.”
“俊啊。豬排真的好好吃。”
“푸웁!” “噗噗!”
물을 마시던 민준은 뱉고야 말았다. 곤욕스러워하는 표정이 선연했다. 덕분에 도화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거다. 이거 통한다. 아무리 차민준이 미친놈이라도 애교 앞에서는 무용지물이겠지. 도화는 돌파구를 찾은 것 같았다.
正在喝水的閔俊終於噴了出來。他的表情顯得十分困窘。多虧如此,桃花心中暗自歡喜。這就是了。這個有效。無論車閔俊再怎麼瘋狂,在可愛面前也無能為力吧。桃花似乎找到了突破口。
“괜찮아?” “還好嗎?”
도화는 일부러 걱정하는척하며 식탁 위에 있던 냅킨을 꺼내 민준의 손에 쥐여 주었다. 다행히 돈까스를 거의 다 먹은 상태라 빈 그릇에 흘린 상태긴 했지만, 엉망이었다. 민준이 제 턱을 닦는 사이 도화는 냉큼 주방으로 들어가 마른행주를 가져와 식탁을 닦았다. 그동안 민준이 손에 물 하나 묻히지 못하게 해서 그렇지 잡일에 능숙한 도화였다.
道花故意裝作擔心,從餐桌上拿起一條餐巾遞給敏俊。幸好他幾乎吃完了豬排,雖然碗裡已經是空的,但還是弄得一團糟。在敏俊擦拭下巴的同時,道花迅速進入廚房拿來乾布,開始擦拭餐桌。這段時間敏俊連水都沒碰到,但道花對雜事卻非常熟練。
“선배.” “前輩。”
“응?” “嗯?”
민준의 부름에 도화는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촉촉한 민준의 입술이 제 입술에 닿았다가 떨어진다. 습격과도 같은 뽀뽀에 도화는 돌처럼 굳어 버렸다.
敏俊的呼喚讓桃花抬起了頭。就在那一瞬間,濕潤的敏俊的嘴唇輕輕觸碰了她的嘴唇,隨即又分開。這突如其來的吻讓桃花如同石頭般僵硬。
“앞으로 이런 말투 자주 써 줘요. 정말 귀여워.”
“以後請常常用這種語氣說話。真的好可愛。”
“아…. 그…. 그래?” “啊…. 那…. 是嗎?”
귀엽다고? 이 개자식이 지금 놀리나 싶었지만, 눈이 빛나고 두 뺨에는 홍조가 피어나 있었다. 도화의 혀짧은 소리가 상당히 취향이었던 모양이었다. 얜 왜 이렇게 사소한 것에도 제정신 아닌 건지 모르겠다.
可愛嗎?這個混蛋是在嘲笑我嗎?但他的眼睛閃閃發光,雙頰泛著紅暈。看來桃花那短促的聲音相當合他的胃口。我真不明白他為什麼對這些小事如此失去理智。
도화는 패배감을 느끼며 자리에 다시 앉았다. 갑자기 왜 이리 피곤할까. 잡고 있던 행주를 구석에 몰아 두고 이마를 짚고 있을 때였다.
桃花感到一陣失落,重新坐回了座位。突然間,為什麼會這麼疲憊呢?她把手中的抹布放到一旁,正用手撐著額頭的時候。
식탁 위에 올려 둔 폰에서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도화는 무심코 액정을 보았다.
桌上的手機開始震動。道華不經意地看了看螢幕。
지훈이었다. 아까 내일 만나기로 약속을 해놓고 왜 이딴 톡을 보내는지 모르겠다. 무시하고 싶었지만, 혹여나 전화라도 올까 봐 대충 답장했다. 이제는 민준에게 잠시 미루고 있던 외출을 허락 맡아야 했다. 대충 어떻게 말을 꺼낼지 시뮬레이션한 뒤 말문을 열었다.
是智勳。我不知道為什麼剛才約好明天見面,卻發來這種訊息。雖然想無視,但又擔心會不會打來電話,所以隨便回了幾句。現在是時候向閔俊請求暫時外出許可了。在大致模擬了一下該怎麼開口之後,我開始說話。
“저 민준아 나 내일 나갈까 하는데.”
「民俊啊,我明天要出去嗎?」
“어딜 갈까요? 하고 싶은 거 있어요?”
「我們要去哪裡呢?有什麼想做的嗎?」
민준은 자연스럽게 둘이서 나가는 것을 전제하에 되물었다. 그의 뇌엔 도화 혼자 외출한다는 행위 자체가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긴장이 된 도화는 바늘을 입안에 넣은 기분이지만, 용기를 짜냈다.
敏俊自然地以兩人一起出門為前提再次詢問。他的腦海中似乎沒有桃花獨自外出的行為。因此,緊張的桃花感覺像是嘴裡含著針,但她鼓起了勇氣。
“나 혼자 나갈까 해.”
「我在想要不要自己出去。」
그와 동시에 다정했던 민준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與此同時,溫柔的閔俊眼神瞬間變得冰冷。
“혼자 외출한다고요?” “你說要獨自外出嗎?”
“응, 지난번에 네가 줬던 그 방지제 뿌리고 나갈까 싶어서. 잠깐 나갔다 오는 거야.”
“嗯,我在想要不要噴上你上次給我的那個防護劑再出門。只是暫時出去一下。”
“누구 만나요?” “誰會見到呢?”
“아 그게…….” “啊,那個……。”
도화는 말끝을 흐리며 대답을 고민했다. 분명 지훈을 만난다고 하면 이 개자식은 반대하거나 같이 가자고 할 게 분명했다.
桃花含糊其辭,思索著該如何回答。她清楚,如果說要見志勳,這個混蛋肯定會反對,或者會說一起去。
“김수연이랑 우지민이 보자고 해서.”
「金秀妍和禹志敏叫我見面。」
그나마 민준과도 사이가 괜찮고 베타라 부담이 없는 둘을 골랐다. 그래서 그런지 민준도 썩 싫은 눈치는 아니었으나 불쾌한 기색은 누그러들지 않았다.
我選擇了與閔俊的關係還不錯且是貝塔的兩人,這樣就不會有太大的負擔。或許是這樣的原因,閔俊的表情看起來並不是特別厭惡,但不快的神情依然沒有消散。
“그럼 저도 같이 가요. 히트사이클이 언제 또 올지 모르잖아.”
“那我也一起去吧。誰知道熱循環什麼時候還會再來呢。”
그는 어떻게든 도화와 동행하고 싶어 했다. 덕분에 도화는 속이 타들어 가는 걸 느끼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他無論如何都想和桃花同行。多虧如此,桃花感到心中焦急,露出了尷尬的微笑。
“히트사이클은 이제 많이 줄어들었잖아. 혹시나 증세가 온다 싶으면 바로 파할게.”
「熱循環現在已經減少很多了。如果有任何症狀出現,我會馬上去檢查。」
“…….” “……”
“그리고 시간표 짜는데 어떤 강의가 좋을지 상의해 보려고 해. 또 이것저것 교수님 정보도 알고 싶고 그래서…….”
“然後我想討論一下哪門課適合排時間表。另外,我也想知道一些教授的資訊……”
“그건 곤란해.” “那樣可不行。”
민준의 서늘한 목소리에 도화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이렇게나 예민한데 지훈을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더 아찔해졌다. 초조함에 도화는 발가락이 오므라들었다가 펴졌다.
敏俊的冷冽聲音讓桃花感到一陣寒意襲來。如此敏感的她,若知道要見志勳,心中更是驚慌不已。焦慮之下,桃花的腳趾不斷蜷縮又伸展。
“목줄도 안 채우고 혼자 보낼 수 없어.”
「我不能不帶上牽繩就讓你獨自離開。」
“뭐?” “什麼?”
이 미친놈이 지금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야? 여기서 목줄이 왜 나와? 혼란스러웠다. 게다가 지금 민준의 눈빛은 어딘가 어긋나 있었다. 툭 건들면 다 조져 버릴 기세였다. 하필이면 오늘 저녁 메뉴도 왜 돈가스인지 모르겠다. 접시 위에 올려진 나이프가 다시 섬뜩하게 느껴졌다.
這個瘋子現在在說什麼鬼話?為什麼會提到牽繩?我感到困惑。而且現在敏俊的眼神似乎有些不對勁。隨便一碰就會爆發的樣子。偏偏今天晚餐的菜單為什麼是炸豬排我也搞不懂。盤子上的刀子再次讓我感到毛骨悚然。
아무래도 지훈이를 설득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물론 땍땍거리겠지만, 민준보다는 나았다. 지훈이는 적어도 생사 위협은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지금 민준이 너무 무서웠다.
我覺得說服志勳會比較好。當然他會嘮叨,但總比敏俊好。至少志勳不會讓我感到生死威脅。現在的敏俊實在是太可怕了。
“알았어. 그냥 안 된다고 할게. 안 나갈게…….”
“我知道了。就說不行吧。我不會出去了……。”
도화는 팔뚝에 올라오는 닭살을 손으로 짓누르며 고개를 숙였다. 어째서인지 서러운 기분이 들어서 눈동자에 눈물이 맺혔다.
桃花低下頭,手指壓著手臂上冒出的雞皮疙瘩。不知為何,心中湧起一陣悲傷,眼中不禁泛起淚光。
“…….” “……”
민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도화의 옆에 착석하더니 끌어안았다. 덕분에 도화는 민준의 어깨에 턱이 닿았다. 뒤이어 그는 도화의 등을 토닥이더니 제 뺨을 도화의 뺨에 비볐다.
敏俊從座位上站了起來。然後坐到道花的旁邊,將她抱住。多虧如此,道花的下巴碰到了敏俊的肩膀。接著,他輕拍道花的背,然後將自己的臉頰摩擦在道花的臉頰上。
“왜 울어요? 마음 약해지게…….”
“為什麼哭呢?讓心變得脆弱……”
“아니…. 으흑……. 그냥……. 우는 거 아닌데…….”
“不是……呜……只是……不是在哭而已……”
말은 부정하지만 붉어진 눈시울은 더 젖어 들었고 코도 훌쩍거렸다. 민준은 그런 도화의 턱을 잡아 골똘히 바라보았다. 민준의 푸른 눈동자엔 여전히 기묘한 열기가 잔뜩 서려 있었다.
話雖然否認,但紅潤的眼眶卻更加濕潤,鼻子也抽噎著。閔俊抓住那個桃花的下巴,專注地凝視著。閔俊的藍色眼瞳中依然充滿了奇異的熱度。
“하긴 한 번씩 산책도 시켜주긴 해야겠네요.”
“嗯,偶爾也得帶牠散散步。”
이 새끼는 계속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정상적인 범주에서 어긋난 느낌이 연이어 들었다.
這傢伙一直在說些什麼,我完全無法理解。感覺他在正常範疇之外的異樣感不斷湧現。
“알았어요. 다녀와요.” “知道了。去吧。”
“어?” 「咦?」
민준의 허락에 도화의 눈이 커졌다. 후련함과 동시에 눈물도 쏙 들어갔다.
民俊的允許讓桃花的眼睛變得更大。既感到輕鬆,同時眼淚也隨之消失。
“정말?” “真的嗎?”
믿기지 않은 도화는 한 번 더 되물었다. 그러자 민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도화의 손을 꼭 잡았다.
不可思議的道花再次詢問。於是,閔俊點了點頭,緊緊握住道花的手。
“네. 혼자 다녀와요. 내가 너무 숨 막히게 했나 봐.”
“是的。我會自己去。我想我讓你感到太窒息了。”
고의는 아니었지만, 눈물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도화는 안도했다.
雖然不是故意的,但似乎產生了流淚的效果。桃花鬆了一口氣。
“고마워. 나 일찍 들어올게.”
“謝謝你。我會早點回來。”
“언제 어디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我們約好什麼時候在哪裡見面?”
“내일 저녁에 대학로 호…….”
“明天晚上在大學路……。”
도화는 서슴없이 호프집을 말하려다가 민준이 또 예민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말을 바꾸었다.
桃花本想毫不猶豫地提到酒吧,但又想到敏俊可能會過於敏感,於是改了口。
“카페에서 보기로 했어.” 「我們約好在咖啡廳見面。」
사실상 시간표 문제로 만난다고 한 터라 카페가 더 그럴싸했다.
事實上因為時間表的問題而見面,所以咖啡廳更顯得合適。
“저녁에 카페에서요?” 「晚上在咖啡廳嗎?」
그는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저녁에 카페에서 보는 게 의심스러운 사안인가? 괜히 제 발 저린 도화는 말을 덧붙였다.
他疑惑地歪了歪頭。晚上在咖啡館見面是可疑的事情嗎?多話的桃花無端地補充了一句。
“아, 가려는 카페가 파스타도 같이 해서 저녁 먹을 겸 만나는 거야. 걔네들 파스타 좋아하잖아.”
“啊,我們要去的咖啡廳也有賣義大利麵,所以是順便吃晚餐見面。他們都喜歡義大利麵嘛。”
“그럼 내일은 제가 혼자 저녁을 먹어야 하네요.”
“那麼明天我就得一個人吃晚餐了。”
“한 끼만 참아 줘. 아니면 포장해 올까?”
「就忍耐一餐吧。還是要打包帶回來嗎?」
“괜찮아요. 알아서 먹을게.” “沒關係。我會自己吃的。”
민준은 다정하게 대답하며 도화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그 손길이 눈빛이 어느새 평소 알고 있던 다정한 민준으로 돌아와 있었다. 다행이었다. 내일 호프집에서 지훈을 만나는 걸 들키지만 않는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敏俊溫柔地回答,輕撫著道花的頭髮。那份觸感和眼神不知不覺中又回到了平時熟悉的溫柔敏俊身上。真是幸運。如果明天在啤酒屋見到志勳不被發現的話,似乎就不會有大問題。
“그런데……. 진짜로 그 선배들 만나러 가는 거 맞죠?”
“那麼……真的要去見那些前輩嗎?”
민준은 도화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한 번 더 되물었다. 도화는 당황함을 감추며 곧바로 대답했다.
敏俊彷彿讀懂了桃花的心思,再次詢問。桃花掩飾住驚慌,立刻回答。
“당연하지.” “當然。”
“나 두고 바람피우면 안 돼요.”
「你不能在我面前背叛我。」
“무슨 말 하는 거야.”
「你在說什麼?」
도화는 황당해하며 답했다. 지훈이랑 바람피울 확률보다 제가 로또 당첨 3번 되는 게 더 말이 되는 일이었다. 아니 애초에 바람이 성립 안 되는 사이인데 말이다.
桃花驚訝地回答道,與志勳出軌的機率比起我中三次樂透還要合理。根本就不可能有出軌的情況啊。
“난 진짜 선배뿐이거든요.” “我真的只是前輩而已。”
“나도 그래.” “我也是。”
도화는 민준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이런 도화의 대답이 만족스러웠는지 입매를 올리더니 도화를 흠뻑 껴안곤 키스를 시작했다. 세상 부드럽고 뜨거운 입맞춤이었다. 도화는 민준의 기분이 확실히 풀린 것 같아 안도하며 그의 혀 놀림에 따라 자신도 혀를 맞췄다.
桃花為了迎合閔俊的心情而回答了他。然後,他似乎對桃花的回答感到滿意,嘴角上揚,隨即將桃花緊緊擁入懷中,開始親吻。那是一個世上最柔軟而炙熱的吻。桃花感覺閔俊的心情確實放鬆了,心中鬆了一口氣,隨著他的舌頭,她也開始回吻。
다음 날 저녁. 翌日的晚上。
“이건 너무 화려한가?” “這個太華麗了嗎?”
지훈을 만날 준비를 하기 위해 드레스룸에서 전신거울을 보고 있던 도화는 입고 있는 셔츠를 보았다. 아이보리 컬러의 심플한 디자인이지만, 가슴 언저리에 새겨진 자수 로고나 단추가 화려하게 느껴졌다. 최대한 무난한 옷을 입고 나가고 싶은데 어째서인지 민준의 드레스룸에 있는 옷들은 하나같이 고급스러워 보였다.
為了準備與志勳見面,正在更衣室裡對著全身鏡子的道花看著自己穿的襯衫。雖然是象牙色的簡約設計,但胸前邊緣的刺繡標誌和鈕扣卻顯得格外華麗。她想盡量穿得樸素一些,但不知為何,閔俊更衣室裡的衣服一件件都顯得格外高級。
지금 지훈은 민준과 도화가 사귀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누가 봐도 민준이 사 줬을 법한 옷을 입고 나가려니 부담스러웠다. 그렇게 한 시간 동안 고민하다 그나마 아주 그나마 심플한 디자인으로 골라 입었다.
現在智勳知道閔俊和道花在交往。在這種情況下,穿著明顯是閔俊買的衣服出門讓他感到有些負擔。經過一個小時的掙扎,他最終選擇了一件相對簡單的設計來穿。
그렇게 방지제도 뿌리고 나갈 준비를 마치고 드레스룸에서 나왔다. 민준의 페로몬이 느껴졌다. 의아했다. 평소 민준은 침대에서 말고는 페로몬 개방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我噴上了防護劑,準備好出門,從更衣室走了出來。感受到敏俊的費洛蒙。我感到困惑。因為平時敏俊除了在床上,並不會釋放費洛蒙。
뭐지? 도화는 침실문을 열어보았다. 민준이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있었다. 온종일 저러네……. 평소 민준은 체력이 좋았다. 밤새 섹스해도 죽어나는 건 도화지 그는 항상 쌩쌩했다. 게다가 어제는 잠만 잤다. 도화에게 히트사이클 증세가 없어 섹스가 생략된 매우 드문 날이었다. 그런데 오늘따라 왜 이리 기운이 없는 걸까. 혹시 그는 도화랑 반대로 그 짓을 해야지 힘이 생기기라도 하나? 기가 막혔다.
什麼回事?桃花打開了臥室的門。閔俊躺在床上,閉著眼睛。整天都是這樣……平時閔俊的體力很好。即使整夜做愛也不會累得要命,桃花知道他總是精力充沛。而且昨天他只是睡了一整天。對桃花來說,這是非常罕見的一天,因為沒有出現任何性需求的症狀。可是今天為什麼這麼沒有精神呢?難道他跟桃花正好相反,必須要做那種事才能恢復精力?真是讓人無法理解。
“선배….” 「前輩……。」
감겨 있던 민준의 눈꺼풀이 살며시 올라갔다. 목소리도 묘하게 잠겨있고 푸른 홍채에 색기도 더해진 느낌이었다.
民俊緊閉的眼 eyelids 緩緩睜開。聲音也奇妙地被壓抑著,藍色的虹膜似乎增添了些許色彩。
“벌써 나가려고요?” “你們要出門了嗎?”
벌써라니……. 지금 6시 반이 넘어서 약속 시각에 도착할지도 간당간당했다.
已經這麼晚了……現在已經超過六點半,能否準時到達約定的時間還真是難以預料。
“금방 다녀올게.” “我馬上就回來。”
“…….” “……”
민준은 대답 대신 도화를 골몰히 바라보았다. 그의 페로몬이 주체할 수 없이 파고들어 오는 게 느껴졌다. 확실히 평소와 다른 느낌이었다. 도화는 민준의 이마에 손을 올려보았다. 하지만 딱히 뜨겁지 않았다.
敏俊沒有回答,而是專注地凝視著桃花。他感覺到自己的費洛蒙無法自控地湧了上來。這確實是一種與平常不同的感覺。桃花將手放在敏俊的額頭上,但並沒有特別熱。
“열은 없는데 너 어디 아픈 거 아니지?”
「你沒有發燒,但你不會哪裡不舒服吧?」
“제가요?” “我嗎?”
민준은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덤덤한 그의 모습에 도화는 아닌가 싶어 이내 손을 거두었다.
敏俊疑惑地歪了歪頭。看到他冷淡的樣子,桃花不禁收回了手。
“그럼 다녀올게.” “那我去一下。”
“…….” “……”
민준은 침묵을 유지한 채 도화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다정했던 눈빛이 점점 더 차가워지는 것 같았다. 마치 심해 속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敏俊默默地凝視著道華。那曾經溫柔的目光似乎漸漸變得冰冷。彷彿置身於深海之中。
“그냥 저도 같이 가면 안 돼요?”
“我也可以一起去嗎?”
“뭐?” “什麼?”
제가 눈물까지 쏟아내며 겨우 받은 허락인데 이렇게 무너지나 싶었다. 게다가 지훈이랑 호프집에서 보기로 한 사실이 들키면 절대 안 되기에 그의 제안은 너무나도 곤란했다. 도화는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생각했다. 그런데 마땅히 떠오르는 핑계가 없었다. 덕분에 한 번 더 자신이 돌머리라는 걸 통감했다.
我忍不住流下眼淚,勉強得到了允許,卻不禁想這樣就崩潰了嗎?而且如果被發現我和志勳約在酒吧的事,那可絕對不行,因此他的提議實在是太困難了。道花思考著該如何拒絕,但卻沒有合適的藉口。這讓我再次深刻感受到自己真的是個笨蛋。
“아니다.” “不是。”
민준은 이내 앞머리를 올리며 상체를 일으켰다.
敏俊隨即撩起前髮,坐直了上半身。
“선배가 곤란해하는 거 같으니까 참을게요. 저녁 저 혼자서 눈물 젖은 저녁 먹을 테니까 다녀와요.”
「因為前輩似乎很困擾,所以我會忍耐的。晚餐我會自己吃,淚水浸濕的晚餐,你就去吧。」
“그럼 이따가 야식이라도 같이 먹자. 먹고 싶은 거 말해 줘. 내가 사 올게.”
“那麼等一下一起吃宵夜吧。想吃什麼就告訴我。我去買。”
“나도화 너야.” “那也是你。”
망설임 없는 민준의 대답이었다. 순간 도화는 엉덩이 사이가 화끈하게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오늘 밤도 격렬하게 보내겠구나 싶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
毫不猶豫的閔俊回答了。瞬間,桃花感覺到臀部之間熱辣辣地燒起來。她心裡想,今晚也會過得激烈,於是下定了心。
“그…. 그래. 하여튼 빨리 다녀올 테니까 저녁 꼭 먹어.”
“那……好吧。總之我會快點回來,所以一定要吃晚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도화는 화제를 돌려 대답했다.
道華感到困惑,不知道該如何回答,於是轉移話題回答了。
“선배 혹시나 말하는데 술 진짜 마시면 안 돼요.”
「前輩,或許我該說,真的不能喝酒。」
“아……. 응.” “啊……. 嗯。”
“이따가 나랑 마셔요. 내가 입으로 먹여 줄게요.”
“等一下跟我喝酒。我會用嘴餵你。”
민준의 능글맞은 발언에 도화의 두 뺨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敏俊的調皮話語讓道花的兩頰瞬間變得通紅。
“무슨 미친 소리를 해. 금방 다녀올 테니까 쉬어.”
“你在說什麼瘋話。馬上就回來,先休息一下。”
도화는 민준을 더 상대하다 정신이 이상해질 것 같아 황급히 나갔다.
桃花覺得再和閔俊相處下去會讓她精神恍惚,於是匆忙離開了。
*
도화는 오렌지 호프집 안으로 들어섰다. 벽과 바닥이 원목으로 이루어진 인테리어였고 테이블마다 파티션이 있어 프라이빗한 공간이었다. 도화는 지훈을 찾아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 안 가 구석에 홀로 앉은 지훈을 발견했다. 이미 그는 치킨과 맥주를 까고 있었다. 얜 언제 왔길래 벌써 주문해놓고 마시고 있어? 도화는 황당해하며 지훈의 건너편에 자리 잡았다.
桃花走進了橙色的酒吧。牆壁和地板都是原木裝潢,每張桌子都有隔板,形成了私密的空間。桃花尋找著志勳,走了進去。不久,她在角落裡發現了獨自坐著的志勳。他已經點了炸雞和啤酒,正悠閒地享用著。這傢伙什麼時候來的,居然已經點好東西在喝?桃花感到驚訝,便在志勳對面找了個位置坐下。
“의리 없이 벌써 시키고 있었냐?”
「你怎麼這麼快就開始做了,沒有義氣嗎?」
“배고파서 그랬다 뭐. 우선 한잔해라.”
“我只是因為餓了嘛。先喝一杯吧。”
지훈은 병을 들더니 빈 잔에 맥주를 채웠다. 도화는 초조하게 두 손을 비벼 댔다. 민준이 마시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는데 막상 보니 갈증이 나는 것 같았다. 지훈도 도화의 머뭇거림을 느낀 건지 고개를 갸웃했다.
志勳生病後,將空杯子倒滿了啤酒。桃花焦慮地搓著雙手。敏俊一再叮囑他不要喝,但實際上看來他似乎渴得很。志勳似乎也感受到桃花的猶豫,歪了歪頭。
“너 왜 안 마셔?”
“你為什麼不喝?”
“나 그냥 콜라 마실래.”
“我就想喝可樂。”
도화는 잔을 구석으로 밀어 두고 벨을 누른 뒤 콜라를 주문했다. 곧바로 직원은 500ml 콜라와 얼음컵 두 개를 테이블 위에 올려 두었다. 도화는 뚜껑을 따고 잔에 콜라를 채운 뒤 한 모금 마셨다. 간질거리던 갈증이 확 풀렸다.
桃花將杯子推到一旁,按下鈴聲後點了一杯可樂。隨即,服務員將 500 毫升的可樂和兩個冰杯放在桌上。桃花打開瓶蓋,將可樂倒入杯中,然後喝了一口。那股癢癢的口渴瞬間消散。
“차민준 그 새끼가 너 술도 마시지 말래?”
“車閔俊那個混蛋叫你不要喝酒?”
정곡이 찔린 도화는 콜라가 사례에 걸리며 기침을 격하게 했다.
正中要害的桃花因為可樂的刺激而劇烈咳嗽。
“아니……. 콜록, 콜록.” “不是……咳,咳。”
“맞네. 와…….” “對啊。哇……。”
지훈은 기가 막힌다는 듯 발골하고 있던 닭 다리를 제 앞접시에 던졌다. 그리고 헛웃음 지었다.
智勳似乎感到無法置信,將剁得稀爛的雞腿扔到了自己的前盤上。然後,他輕輕地笑了笑。
“베타끼리 사귄다니 진짜 기함할 일이다. 씨발.”
「竟然和β交往,真是讓人驚訝的事情。真是的。」
“지훈아. 그런 거 아니야.”
「志勳啊。不是那樣的。」
“내가 바보냐? 어? 딱 봐도 둘이 진도 갈 데까지 갔겠던데.”
“我是在說我自己是傻瓜嗎?嗯?一看就知道你們兩個已經進展到該進展的地步了。”
오늘따라 지훈은 신내림을 받은 무당처럼 느껴질 정도로 상황 파악을 잘하고 있었다.
今天的智勳彷彿像是接受了神明降臨的巫師一樣,對情況的掌握非常到位。
“나도화 능력 있다! 우리 학교 남신을 꼬시는 데 성공하다니. 정말 놀라워!”
“我也有魅力!居然成功勾引了我們學校的男神。真是太驚人了!”
지훈은 비아냥거리며 박수를 짝짝짝 쳤다. 난처해진 도화는 속이 바짝 탔고 불안했다.
智勳嘲諷地拍著手,發出啪啪的聲音。感到尷尬的道花心中焦急不已,充滿了不安。
“다른 애들한테 말 안 했지?”
“沒有跟其他小孩說吧?”
“너 같으면 하겠냐? 내가 칼에 찔려 디질지도 모르는데?”
“如果是你,你會這樣做嗎?我可能會被刀刺死呢?”
역시 도화의 예상대로였다. 이윽고 지훈은 맥주를 마셨다. 그의 표정과 손짓에서 자존심이 크게 상한 게 느껴졌다.
果然如桃花所預料的那樣。終於,志勳喝了啤酒。他的表情和手勢中流露出自尊心受到嚴重傷害的感覺。
“너. 솔직히 말해라. 차민준에게 약점 잡혔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사귀고 있는 거 아니야?”
“你。老實說吧。被車閔俊抓到把柄了吧?所以才不得不在一起的,不是嗎?”
“헉…….” “哇……。”
연이어 그는 도화의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색할 수 없던 도화는 고개를 조심스레 내저었다.
連續地,他對桃花的情況有著清晰的了解。然而,無法表露情感的桃花小心翼翼地搖了搖頭。
“아니야. 그런 거…….” “不是那樣的……。”
“그러지 않고서야 이 겁쟁이가 미친놈인 거 알면서 어떻게 같이 있어? 진작에 도망치고도 남지.”
“如果不是這樣,這個膽小鬼明明知道自己是個瘋子,怎麼還能和他在一起?早就該逃走了。”
“…….” “……”
그래도 소꿉친구라고 지훈은 도화의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랬기에 도화는 할 말이 없었고 목만 탔다. 그래서 잔을 들어 꼴딱 마셨다. 그런데 조금 전까지만 해도 콜라가 그냥 그랬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술술 넘어가는 것인지 모르겠다. 입에 착 달라붙었다.
儘管如此,作為青梅竹馬,志勳對道華的性格瞭若指掌。因此,道華無話可說,只能乾吞口水。於是他舉起杯子一口氣喝了下去。然而就在不久前,可樂只是普通的飲料,現在卻不知為何這麼順口,仿佛黏在了嘴裡。
“와! 무슨 콜라가 이렇게 맛있어?”
“哇!這什麼可樂這麼好喝?”
도화는 감탄하다 잔을 보는 순간 몸이 굳어 버렸다. 맥주였다.
桃花在看到酒杯的瞬間驚訝得身體僵硬了。那是啤酒。
“헉, 마시면 안 되는데.”
“哎呀,不能喝啊。”
도화는 기겁하며 황급히 잔을 밀었다. 자칫 잘못하면 히트사이클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훈은 절제하려는 도화를 만류했다.
桃花驚慌地推開了酒杯。若不小心,可能會引發熱循環。然而,志勳卻阻止了想要克制的桃花。
“안 되긴 뭐가 안 돼! 차민준 그 새끼도 없는데 마셔. 아 그냥 소주도 말자. 여기 소주 한 병이요!”
“怎麼會不行!車閔俊那個混蛋也不在,喝吧。啊,算了,別喝燒酒了。這裡要一瓶燒酒!”
“뭐 소주까지? 안 돼.”
「什麼,連燒酒都要?不行。」
하지만 어느새 테이블 위엔 소주병이 올려져 있었고 지훈은 도화의 잔을 가져가더니 소맥을 말았다. 자주 술자리를 즐기는 지훈의 손놀림은 무척이나 능숙했다. 얼마 안 가 도화 앞엔 소맥이 담긴 술잔이 자리 잡았다. 난처했다. 마시면 안 되는 거 아는데 이미 맥주 맛을 알아버린 혀에는 침이 고였다. 지훈은 잔을 들어 건배를 청했다.
但是不知不覺桌上已經擺上了燒酒瓶,志勳拿起桃花的杯子,調製了酒。經常享受酒席的志勳手法非常熟練。不久,桃花面前就擺上了裝有酒的杯子。我感到尷尬。我知道不應該喝,但已經品嚐過啤酒的舌頭卻不由自主地流出了口水。志勳舉起杯子,提議乾杯。
“왜 안 먹어? 찜찜하냐?”
“為什麼不吃?覺得不舒服嗎?”
“민준이가 나 술 마시는 거 싫어해. 됐어.”
“敏俊不喜歡我喝酒。算了。”
도화의 대답에 지훈의 눈썹이 엇갈렸다.
桃花的回答讓志勳的眉頭微微皺起。
“너 그 새끼 좋아해?”
“你喜歡那個傢伙嗎?”
“뭐?” “什麼?”
그 순간 도화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두 뺨도 확 타올랐다. 이윽고 지훈의 눈초리는 더 날카로워졌다.
就在那一瞬間,桃花的心臟猛然一沉,雙頰也隨之燒得通紅。隨後,志勳的目光變得更加銳利。
“대답해 봐. 좋아하냐고! 어?”
“回答我。你喜歡我嗎!嗯?”
“아니야.” “不是。”
도화는 도리질을 했다. 다소 과장된 몸짓이기도 했다. 그 탓에 지훈의 눈동자는 더 가늘어졌다.
桃花做了個手勢。這動作有些誇張。因為這樣,志勳的眼神變得更加狹窄。
“아니면 왜 같이 있는데?”
“那麼為什麼會在一起呢?”
“그냥 돈으로 얽힌 일이 있어서…….”
“只是有些與錢有關的事情……。”
“하긴 그 새끼 돈 더럽게 많은 모양이더라. 내 폰 박살 낸 날 저녁에 내 계좌로 폰 다섯 개는 살 돈이 입금되었더라고.”
“哈,這小子似乎真的有很多錢。那天晚上我手機被摔壞的時候,我的帳戶裡進了足夠買五部手機的錢。”
“뭐? 그렇게 큰돈을?” “什麼?那麼大筆錢?”
“그러니까. 존나 놀랬잖아.” “所以說。我真的嚇到了。”
“너 계좌는 어떻게 알고?”
“你怎麼知道我的帳號?”
“저번에 도서관으로 봉사활동 나간 적 있었거든. 그때 뒤풀이 내가 계산해서 계좌 알려 준 적 있었어.”
“我之前有去圖書館做志願服務。那時候的聚餐是我結帳的,然後告訴了你我的帳號。”
“그랬구나.” “原來如此。”
“그래서 진짜 갖고 싶은 신상폰으로 새로 데려왔지.”
“所以我真的帶回了我想要的新款手機。”
지훈은 신상 폰을 내밀며 자랑스럽게 흔들었다. 그러다 좋아할 때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는지 미간이 구겨졌다.
智勳自豪地揮舞著新手機。然後似乎意識到這不是該高興的時候,眉頭皺了起來。
“차민준 씹새끼 뭐 다 가졌네 다 가졌어. 짜증 나게.”
“車閔俊這個混蛋真是什麼都擁有,真讓人煩躁。”
지훈은 허탈해하며 맥주를 마셔 댔다.
智勳無奈地喝著啤酒。
“사실 나 차민준이 너한테 그런 마음 품고 있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其實我早就預料到車閔俊會對你抱有那樣的心情。」
“뭐? 어떻게?” “什麼?怎麼了?”
“그 새끼가 널 되게 챙겼잖아. 모르는 게 바보지. 그래서 대부분 눈치채고 있었을걸.”
“那小子對你可真是照顧得無微不至。不知道的才是傻瓜吧。所以大部分人應該都察覺到了。”
“그 정도였다는 말이야?” “那就是說到這種程度嗎?”
물론 민준이 자신을 과보호한다고 생각될 정도로 붙어 있긴 했었다. 하지만 그 당시 도화는 그저 후배로 만 생각했었기에 다른 관점으로는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當然,敏俊對她的過度保護讓她覺得有些困擾。但在那個時候,桃花只是把他當作後輩,因此完全無法從其他角度去猜測。
“그런데 둘 다 베타라서 설마 했지. 그런데 너 그 새끼 감당할 수 있겠냐?”
“可是他們兩個都是貝塔,真讓人懷疑。那麼你能應付得了那個傢伙嗎?”
“…….” “……”
“대낮에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아무렇지 않게 칼을 휘두르는 놈이야. 그때 보니까 손놀림도 보통 아닌 거 같던데……. 까딱 잘못했으면 우리 사람 하나 죽는 거 볼 뻔했어.”
“在大白天人潮洶湧的地方,竟然毫不在意地揮舞著刀子。那時我看到他的手法似乎也不簡單……要是稍有不慎,恐怕我們就要目睹一條人命的喪失。”
도화는 어떻게 대답할지 몰라 속이 탔다. 그러다 갈증이 이어졌고 소맥이 든 잔을 꼴깍꼴깍 마시고야 말았다. 본능적이고 무의식적인 행동이기도 했다. 그래서 잔이 비어갈 때쯤 도화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차 싶어 황급히 잔을 입에서 뗐다.
桃花不知道該怎麼回答,心裡焦急不已。隨著口渴的加劇,她終於喝下了裝著燒酒和啤酒的杯子。這是一種本能且無意識的行為。當杯子快要空的時候,桃花突然驚醒,心中一驚,急忙將杯子從嘴邊移開。
“미쳤어. 이걸 왜 마셨지?”
“我瘋了。為什麼要喝這個?”
“야 그냥 먹어. 잔 내놔.”
“喂,快吃。把杯子拿來。”
지훈은 소맥을 하나 더 말아 주었다. 오랜만에 마셔서 그런지 머리가 멍해지고 기분이 들떴다. 그러다 보니 지훈이 만들어 준 소맥을 거부하지 않고 마시고야 말았다. 그렇게 한 잔, 두 잔, 석 잔을 비울 때쯤 도화의 눈은 완전히 흐리멍덩해졌다.
志勳又為我倒了一杯燒酒。或許是因為好久沒喝,頭腦變得有些昏沉,心情也變得愉悅起來。於是,我沒有拒絕志勳為我調製的燒酒,便喝了下去。就這樣,一杯、兩杯、三杯下肚的時候,桃花的眼神已經完全變得迷離。
“나 큰일 났다……. 쭌이가 나 술 마시지 말랬는데에…….”
“我出大事了……. 俊說不讓我喝酒的…….”
“쭌이? 씨발. 애칭도 있냐. 개 징그럽네.”
“俊熙?靠!居然還有暱稱。真是噁心。”
“왜? 쭌이는 나보고 귀엽댔는데 뭐.”
“為什麼?俊說我可愛啊。”
도화는 복숭아처럼 달아오른 뺨을 만졌다.
桃花輕觸了如桃子般紅潤的臉頰。
지훈은 도화의 반응에 기가 막힌 듯 고함쳤다.
智勳對桃花的反應感到無言以對,忍不住大聲喊了出來。
“너 보고 귀엽다고 한다고? 둘 다 돌았네! 진짜. 너 그 새끼랑 결혼이라도 할 거냐?”
「你說我覺得你可愛?你們兩個都瘋了!真的。你打算跟那個傢伙結婚嗎?」
“결혼은 무슨 난 걜 감당 못 해…….”
「結婚是什麼,我根本無法承擔她……。」
도화는 황급히 부정하며 소맥을 한잔 더 삼켰다. 물론 민준이 달콤한 말을 해 주면 심장이 떨리고 이상하네 싶을 만큼 하늘을 날아오르는 기분이지만, 두렵고 부담스러운 게 더 컸다.
桃花急忙否認,喝下了一杯小麥酒。當然,民俊說些甜蜜的話時,心臟會顫動,讓人感到奇妙得像是在天空中翱翔,但更大的感覺是恐懼和負擔。
“그래서 안전하게 헤어지려고 해.”
「所以我想安全地分開。」
“아하! 너도 현우처럼 차이고 싶은 거네. 하긴 그게 제일 안전하고 현명한 방법이긴 하다.”
“啊哈!你也是想像賢宇一樣被踢開啊。這樣的確是最安全和明智的方法。”
“응. 그래서 나 노력하고 있어.”
“嗯。所以我在努力。”
“어떻게 노력하는데?” “怎麼努力呢?”
민준은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질린다고 했다. 그래서 도화는 민준에게 적극적으로 애정 표현을 하고 집착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이걸 지훈에게 말을 하려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애 성격상 도화의 마음도 모르고 미친놈이라고 손가락질할 게 분명했다. 그럼 괜히 피곤해질 것이었다.
敏俊說他對喜歡自己的人感到厭煩。因此,道華決定對敏俊積極表達愛意並表現出執著。然而,當她想要告訴志勳時,卻無法開口。以志勳的性格來看,他肯定會不知道道華的心意,並指著她說她是個瘋子。那樣的話,無疑會讓事情變得更加麻煩。
“아, 뭐 있어 그런 게.”
“啊,有什麼那樣的。”
도화는 대충 대답한 뒤 소맥을 계속 마셨다. 말을 돌리려 하다 보니 목이 계속 말랐다. 이런 도화를 마주한 지훈은 닭목을 한입에 넣고 와그작와그작 씹더니 삼켰다.
桃花隨便回答後繼續喝著小麥酒。想要轉移話題,卻讓喉嚨越來越乾。面對這樣的桃花,志勳將一口雞脖放進嘴裡,嘎吱嘎吱地咀嚼著,然後吞了下去。
“꼴 보니까 시답잖은 짓 하는 거 같은데? 내가 확실하게 차일 방법 알려 줄까?”
“看起來像是在做些無聊的事吧?要不要我告訴你確實的拒絕方法?”
“뭔데?” “什麼?”
“현우 전 애인이 우성오메가랑 바람난 거였어. 그래서 안전이별이 된 거지.”
“現宇的前任女友和宇成 Omega 搞在一起了。所以才變成了安全分手。”
“뭐?” “什麼?”
“그러니까 차민준이 다른 애랑 바람나면 되는 거 아니야? 우리 학교 시효정 얘 붙여줄까? 우성오메가인데다 존나 예쁘잖아. 그리고 얘 차민준 좋아한다고 하더라고.”
“所以車閔俊跟其他女生曖昧也沒關係吧?要不要我把我們學校的時效靜介紹給你?她是吳星歐米伽而且超漂亮的。而且她好像也喜歡車閔俊。”
“그건 싫어!” “我不想要!”
도화는 고함을 빽 쳤다. 그 목소리가 너무 커서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도화를 흘겨볼 정도였다.
桃花大聲吼叫。她的聲音大得讓周圍的人都忍不住瞥了她一眼。
“너 목소리 왜 이리 크냐?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어? 왜 그래?”
“你聲音怎麼這麼大?是把火車的煙囪煮來吃了嗎?怎麼了?”
“민준이가 나 말고 다른 사람 만나는 거 싫어.”
“民俊跟我以外的人交往我不喜歡。”
“너 안전이별 하고 싶다며?”
“你說你想安全分手嗎?”
“됐어. 넌 무슨 이렇게 재수 없는 소리를 하냐.”
“好了。你怎麼會說這種倒霉的話。”
도화는 가슴에서 불이 치솟았다. 그렇게 맛있었던 소맥이 갑자기 소태처럼 느껴졌다. 빈정 상한 도화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에서 벗어났다. 짜증이 가슴에서부터 치솟았다. 물론 현우처럼 안전이별을 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민준이 다른 사람과 얽히는 걸 바라지 않았다. 그 다정한 모습도 달콤한 속삭임도 뜨거운 감각도 혼자만 알고 싶었다.
桃花的心中燃起了火焰。那麼美味的燒酒突然變得像是燒焦的東西。心情不悅的桃花迅速從座位上站起,離開了桌子。心中的煩躁不斷湧現。當然,她也想像賢宇那樣安全地分手,但她並不希望閔俊與其他人糾纏在一起。那親切的模樣、甜蜜的低語、炙熱的感覺,她只想一個人擁有。
“야, 나도화 빡쳤어?” “嘿,我也很生氣嗎?”
지훈이 황급히 다가왔다. 도화는 그를 무시했다. 괜히 나온 거 같아서 후회스러웠다. 지훈은 계속 도화의 팔을 잡았고 도화는 뿌리치기를 반복했다. 어느덧 둘은 카운터에 도착했다.
志勳急匆匆地走了過來。桃花對他不屑一顧。她感到自己出來是多餘的,心中充滿了後悔。志勳不斷地抓住桃花的手臂,而桃花則一再地掙脫。轉眼間,兩人已經來到了櫃檯。
“나도화. 오늘 술은 내가 살게.”
“我請你喝酒。今天的酒我來買。”
“그러던지 말든지.” “無論怎樣都好。”
도화는 입을 비죽이며 호프집을 나가려고 문고리를 잡으려 할 때였다.
桃花撅著嘴,正要抓住門把手走出啤酒屋。
“4번 테이블 이미 계산하셨는데요?”
“4 號桌已經結帳了嗎?”
“네? 계산이요?” “什麼?要結帳嗎?”
지훈은 얼빠진 눈이 되었다. 도화 역시 걸음을 멈췄다. 심상치 않은 느낌과 익숙한 페로몬이 주위를 맴돌았다. 심장이 불안하게 요동쳤다. 도화는 얼른 페로몬을 따라 호프집 문을 열었다. 그리고 보이는 익숙한 그림자. 그와 동시에 눈이 커졌다.
志勳的眼神變得呆滯。道花也停下了腳步。周圍彌漫著不尋常的感覺和熟悉的費洛蒙。心臟不安地顫動著。道花迅速跟隨著費洛蒙打開了啤酒屋的門。隨之而來的是那熟悉的身影。她的眼睛瞬間睜大。
“선배.” “前輩。”
민준이었다. 그것도 슈트를 빼입고 있었다. 덕분에 그의 기품 가득한 미모가 한층 더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었다.
敏俊。他穿著西裝。多虧如此,他那充滿氣質的美貌更顯得引人注目。
“미, 민준아….” “米,閔俊啊……。”
급작스러운 그의 등장에 도화는 심장이 오그라들고 정신이 혼미해졌다. 우지민, 김수연을 만난다고 해놓고 지훈을 만나는 걸 들켜버렸다. 눈앞이 컴컴했다. 아니 그전에 왜 여기에 얘가 있는지 모르겠다. 대체 뭔지 모르겠다. 더 무서운 건 민준의 표정이었다. 화가 났다거나 짜증이 난 기색이 아니었다. 평소 알던 것처럼 착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突如其來的他的出現讓道花的心臟緊縮,精神恍惚。她本來說要見宇知敏和金秀妍,卻被發現和志勳見面。眼前一片黑暗。不,之前她根本不知道這傢伙為什麼會在這裡。到底是怎麼回事。更可怕的是閔俊的表情。他並不是生氣或煩躁的樣子,而是像平常一樣,帶著善良的面孔。
“나도화. 네가 계산했냐? 어?”
“我也想知道。你算過了嗎?嗯?”
도화를 뒤따라 호프집에서 나온 지훈은 민준의 등장에 얼빠진 얼굴이 되었다.
跟隨著桃花而出的志勳,看到閔俊的出現,愣住了。
“뭐야? 이 새끼 왜 여기에 있어? 나도화 너 얘 불렀어?”
“什麼?這傢伙為什麼在這裡?我叫了你嗎?”
“아니 그게 아니라…….” “不是那樣的……。”
도화는 미칠 것 같았다. 머리가 뒤엉켜서 엉망진창이 된 것 같았다. 민준은 지훈을 흘겨보았다. 눈동자엔 감정하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차가웠다. 덕분에 무슨 일을 치를 것 같아서 불안해졌다.
桃花快要發瘋了。頭髮亂成一團,像是變得一團糟。閔俊瞥了智勳一眼。眼神冷漠得彷彿沒有任何情感。這讓她感到不安,似乎會發生什麼事情。
“저기 민준아 미안해 내가 설명할게. 이, 이게 그러니까.”
“那個,敏俊啊,對不起,我會解釋的。這,這個就是……”
“우리 토끼 잘 놀았어요?”
“我們的兔子玩得開心嗎?”
엉? 우리 토끼? 도화는 민준의 미친 소리에 눈이 커졌다. 뒤에 서 있던 지훈도 입을 떠억 벌렸다. 이내 민준은 도화의 손을 잡았다. 날이 추워서 그런지 그의 온기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뒤이어 그는 도화를 향해 얼굴을 불쑥 내밀었다.
嗯?我們的兔子?桃花因閔俊的瘋狂叫聲而睜大了眼睛。站在後面的志勳也驚訝地張開了嘴。隨即,閔俊握住了桃花的手。可能是因為天氣寒冷,他的體溫讓人感到溫暖。接著,他突然將臉湊向桃花。
“술 마셨네요?” “喝酒了嗎?”
“아!” “啊!”
도화는 당황하며 고개를 숙였다.
桃花驚慌地低下了頭。
“그게…….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되었어. 마시려고 한 게 아니라……. 그게….”
“那個……不知怎麼的就變成這樣了。不是想要喝的……那個……”
당황한 도화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더듬거렸다. 살짝 올라가 있던 민준의 입매는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하더니 눈빛이 차가워졌다.
驚慌的桃花不知道該怎麼說,結結巴巴。微微上揚的閔俊嘴角開始慢慢下垂,眼神變得冷漠。
“혼자 저녁 먹다 보니까 선배가 두고 간 물건이 있더군요. 그래서 지민 선배한테 연락했죠. 그런데 오늘 약속 같은 거 안 잡았다고 하더라고요.”
“我一個人吃晚餐時,發現了前輩留下的東西。所以我聯繫了智敏前輩。可是她說今天沒有約好什麼。”
도화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알딸딸했던 기운이 순식간에 증발되는 느낌이었다.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게 잘못이었던 걸까. 가장 우려했던 일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도화가 가지고 나온 소지품은 단출했다. 딱 필요한 것만 챙겼기 때문이었다. 뭘 두고 나온 거지? 혼란스러웠다.
桃花的心一下子沉了下去。那种微微眩晕的感觉瞬间消失了。她曾以为只要不被发现就没问题,这种想法果然是错的。她最担心的事情就在眼前展开。然而,这很奇怪。桃花带出来的随身物品很简单。她只带了必要的东西。她到底忘了带什么?感到困惑不已。
“선배가 날 속이면서 누굴 만나나 싶어 대학로에 카페란 카페는 다 뒤적였는데 이런 술집에서 이지훈 선배를 만나고 있을 줄은 몰랐네요.”
「我在大學路的咖啡館裡到處翻找,心想學長在騙我,究竟在跟誰見面,沒想到竟然會在這種酒吧裡遇到李志勳學長。」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화가 났다는 걸 제대로 식별하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서늘한 눈빛은 그의 감정을 감출 수 없었다. 이내 그는 잡았던 도화의 손을 놓았다. 그리고 등을 보이더니 호프집을 벗어나 버렸다.
他的聲音平靜,甚至難以辨別他是否生氣。然而,冷峻的眼神卻無法掩飾他的情感。隨即,他放開了抓著的桃花的手,轉過身,走出了酒吧。
그 순간 도화는 후회가 밀려들었다. 지훈을 만나서 별다른 해결책도 없었고 불쾌함만 느낀 데다 민준에게 상처만 주었다. 이렇게 엉망진창인 상황이 또 있을까.
就在那一刻,桃花感到一陣後悔。與志勳的相遇並沒有帶來任何解決方案,只有不快的感受,還傷害了閔俊。這樣混亂的情況還會再有嗎?
“나도화 너 차민준에게 뻥치고 나온 거였어?”
“我也是對車閔俊說謊出來的嗎?”
지훈은 사태의 심각성을 읽은 건지 난감한 얼굴이 되어 도화의 어깨를 잡았다. 그러자 도화는 지훈의 손을 뿌리쳤다.
智勳似乎讀懂了事態的嚴重性,臉上露出困惑的表情,抓住了道華的肩膀。於是,道華將智勳的手推開了。
“이제 연락하지 마.” “現在不要再聯絡我。”
도화는 지훈을 향해 차갑게 말한 뒤 민준을 따라붙었다. 지훈도 당혹스러운 듯 미간을 구기다 멀어져가는 둘을 바라보더니 움직였다.
桃花冷冷地對志勳說完話後,便跟上了閔俊。志勳似乎感到困惑,皺起眉頭看著越走越遠的兩人,然後開始動了起來。
*
“민준아!” “敏俊啊!”
도화는 민준을 놓치지 않고 그를 쫓았다. 인파 사이에 있는 민준을 놓칠세라 부지런히 움직였다. 벌어진 간격은 좁혀졌고 도화는 그의 팔을 움켜잡는데 성공했다. 대신에 숨이 가빴다. 오랜만에 술을 마셔서 그런가. 버거웠다.
桃花沒有放過閃躲的閔俊,緊緊追著他。在人潮中,她小心翼翼地移動,生怕錯過了閔俊。兩人之間的距離逐漸縮短,桃花終於成功抓住了他的手臂。隨之而來的是一陣喘不過氣的感覺。或許是因為好久沒喝酒了,讓她感到有些吃力。
“하아, 하아. 미안해! 지훈이 만난다고 하면 네가 허락 안 할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어서 그랬어.”
“哈啊,哈啊。對不起!如果說要見志勳,我想你不會同意,所以才不得已這樣做。”
“하…….” “哈……。”
그는 한숨을 뱉었다. 시선을 내리깔아 도화를 응시했다.
他嘆了口氣,低下視線凝視著桃花。
“그래서 거짓말했어요?” 「所以你說了謊嗎?」
“응…….” “嗯……。”
민준은 지금껏 도화가 거짓말을 했을 때 모른 척했다. 그가 거짓말을 싫어한다는 것도 몰랐을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냥 지나갈 분위기가 아니었다. 긴장된 도화는 몸이 떨렸다.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민준의 손이 도화의 뺨에 닿았다. 불어오는 바람은 찬데 그의 손길은 무척 따스했다.
敏俊至今對道華的謊言視而不見,甚至不知道他討厭謊言。然而,現在的氣氛卻不再是可以輕易忽略的。緊張的道華全身顫抖。片刻的沉默後,敏俊的手輕輕觸碰到了道華的臉頰。迎面而來的風雖然寒冷,但他的手卻是如此溫暖。
“나도화 지금은 하나도 안 귀여워.”
“我現在一點也不可愛。”
차갑게 속삭인 그는 이내 도화의 팔을 뿌리치고 걸어갔다. 조급해진 도화는 종종걸음으로 따라갔다. 어느새 둘은 한적한 골목에 들어섰다. 도화는 한 번 더 달려가 민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他冷冷地低語著,隨即推開了桃花的手,轉身走開。變得焦急的桃花急忙跟上,快步追了上去。不知不覺中,兩人已經走進了一條僻靜的小巷。桃花再次衝上前,緊緊抱住了閔俊的腰。
“오늘 지훈이를 만난 건 지난번에 휴게소에서 있었던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부탁하려 나왔던 것뿐이야.”
“今天見到志勳只是因為上次在休息站發生的事情,我只是想請他不要告訴任何人。”
“그럼 저한테 맡겼어야죠. 그런 새끼 하나 입단속 하는 거 간단한데.”
“那麼就該交給我處理啊。這種傢伙的嘴巴管住可簡單了。”
“내 친구잖아. 내가 말해야지.”
“是我的朋友嘛。我來說吧。”
“선배한테 전 뭐예요?” 「前輩對我來說是什麼呢?」
질문을 던진 민준은 도화의 시선을 뚫어져라 보았다.
問題拋出後,閔俊直視著道華的眼睛。
“뭐?” “什麼?”
“그냥 난 호구인가? 물론 뭐 그것도 좋아요. 하지만 선배가 날 속이고 다른 알파를 만나는 건 용납하기가 힘드네요.”
“我難道只是個傻瓜嗎?當然,這也沒關係。但是學長背著我去見其他的阿爾法,我真的無法接受。”
“지훈이랑은 그냥 친구야. 너랑 달라……. 난…. 널…….”
“我跟志勳只是朋友。跟你不一樣……. 我…… 我對…… 你……”
도화는 민준이 자신에게 실망한 이 상황이 무서웠다. 그가 자신을 물리적으로 해한다는 공포심보다 외면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미쳐 버릴 것 같았다. 물론 민준에게 차이는 게 궁극적인 목적이었고 흐름을 보아 그토록 바라는 이별이 펼쳐질 수도 있었다.
桃花對於閔俊對自己失望的這一情況感到恐懼。她心中對於他可能會對自己施加身體上的傷害的恐懼,遠不及被拒絕的想法讓她快要崩潰。當然,對閔俊的拒絕是她最終的目的,而從目前的情況來看,她所渴望的分手也許真的會發生。
하지만……. 도화는 까치발을 들어 민준을 끌어안았다.
但是……. 桃花踮起腳尖,緊緊抱住了閔俊。
“사랑해.” “我愛你。”
도화가 바라는 안전이별은 민준이 자신에게 질려서 멀어지는 것이었다. 이렇게 찜찜한 트러블로 상처를 남긴 채 이별을 당하고 싶지 않았다.
桃花所渴望的安全分手,是民俊對自己感到厭倦而漸行漸遠。她不想在這樣令人不安的麻煩中留下傷痕而被分手。
민준을 달래야겠다 싶은 도화는 눈을 감고 고개를 틀어 민준에게 키스했다.
道花心想要安撫敏俊,閉上眼睛轉過頭吻了敏俊。
어설프게 입술을 오물거리며 빨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차 싶은 도화는 다시 입술을 뗐다. 그와 동시에 민준의 한쪽 눈썹이 구겨졌다.
她笨拙地撅起嘴唇吸吮著。但這也只是片刻,突然意識到的道花又將嘴唇分開。與此同時,閔俊的一邊眉毛皺了起來。
“왜 키스하다 말아요?” “為什麼在親吻時停下來?”
“그게 나 오늘 치킨도 먹고 소맥 말아 먹었어.”
“我今天吃了炸雞,還喝了燒酒混啤酒。”
“그래서요?” “所以呢?”
“입에서 냄새나니까…….” “嘴裡有味道……。”
도화는 부끄러워졌다. 桃花害羞了。
“새삼스럽게.” “再三地。”
중얼거린 민준은 도화를 잡아당기듯이 끌어안더니 입을 맞췄다. 그와 동시에 두툼한 혀가 도화의 입안으로 침범해 깊게 혀를 얽기 시작했다. 민준은 큰 갈증을 해소하는 사람처럼 도화의 입술을 정신없이 탐했다.
民俊喃喃自語,像是要拉住桃花般將她緊緊擁入懷中,然後吻了上去。與此同時,他那厚實的舌頭侵入了桃花的口中,開始深深地交纏。民俊像是解渴的人一樣,瘋狂地品味著桃花的唇。
도화 역시 눈을 감고 그의 혀 놀림을 받아들이며 혀를 쪽쪽 빨았다. 자신을 끌어안은 두 팔도 온기도 입술도 부드럽고 다정했다. 황홀감에 취해 몸에 힘이 살짝 빠졌다. 하지만 넘어진다는 걱정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민준이 듬직하게 받치고 있었으니까. 둘은 서로의 입을 탐하며 턱을 느릿하게 움직였다.
桃花也閉上眼睛,接受著他的舌尖遊走,舌頭輕輕地吮吸著。緊緊環抱著她的雙臂和溫暖的唇也都柔和而親密。沉醉於這種陶醉感中,身體微微放鬆了下來。然而,卻一點也不擔心會跌倒。因為閔俊穩穩地支撐著她。兩人互相探索著對方的唇,慢慢地移動著下巴。
그때 골목길로 들어오는 그림자가 있었다.
那時,有一個影子走進了巷子裡。
“도화…….” “桃花……。”
지훈이었다. 그는 말을 더 잇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굳어 버리고 말았다. 민준과 도화가 농염하게 키스를 나누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다. 하지만 도화는 등지고 있어 아무것도 모른 채 민준의 혀를 빨고 삼켰다. 하지만 민준은 도화에게 몰두하다 가까워진 그림자를 느끼고 눈동자가 뜨였다. 그리고 그는 지훈에게 보란 듯이 도화를 조금 더 두 팔로 감아 탐했다.
志勳愣住了,無法再說下去。他目睹了閔俊和桃花熱烈地親吻的情景。然而,桃花背對著他,對此一無所知,仍然在吮吸著閔俊的舌頭。但閔俊沉浸在桃花的身上,感受到靠近的陰影,眼睛睜大了。然後,他故意向志勳展示,將桃花更緊地擁入懷中。
“으응….” “嗯……。”
끈적한 민준의 혀 놀림에 젖은 도화는 아무것도 모른 채 신음을 하며 받아들였다. 이윽고 민준은 한 손을 들어 지훈을 향해 내쫓듯이 손짓했다. 꺼지라는 의미였다.
黏膩的敏俊的舌頭在桃花上遊走,桃花毫不知情地呻吟著接受了。過了一會兒,敏俊舉起一隻手,對著志勳揮手,像是在驅逐他。那是要他離開的意思。
“미쳤어…….” “瘋了……。”
거친 숨을 내쉬던 지훈은 이내 고개를 돌려 골목을 나가 버렸다. 이윽고 민준의 눈매가 한껏 웃음을 머금듯 휘어졌다.
氣喘吁吁的志勳隨即轉過頭走出了巷子。此時,閔俊的眼神彷彿帶著滿滿的笑意,微微彎曲。
서로의 입술을 마음껏 헤집고 빨며 느꼈던 둘은 서서히 떨어졌다. 키스가 준 여운은 뜨거웠다. 입술에서 시작된 열기가 정수리까지 도달한 느낌이었다. 민준의 향도 좋아서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도화는 민준을 조심스레 살폈다. 그의 눈매는 부드러웠고 입매도 한껏 상냥해져 있었다. 다행히 기분이 풀린 모양이었다.
彼此的嘴唇盡情地交纏著,慢慢地分開了。吻留下的餘韻是熱烈的。從嘴唇開始的熱度感覺已經達到了頭頂。民俊的香氣也很好,讓人心臟快要爆炸。桃花小心翼翼地打量著民俊。他的眼神柔和,嘴角也帶著一絲溫柔。幸好看起來心情已經放鬆了。
이윽고 민준의 손이 도화의 뺨을 만졌다. 차가운 공기가 상쇄될 정도로 따뜻하게 느껴지는 손길이었다.
終於,閔俊的手觸碰到了桃花的臉頰。那溫暖的手感讓人感覺到,彷彿能抵消掉刺骨的寒風。
“선배 앞으로 키스 자주 해 줘요. 더 맛있어.”
「前輩,請多親我幾次。會更好吃。」
“응.” “嗯。”
안도한 도화는 순순히 대답했다. 도화는 지금 그를 달랠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었다. 점차 민준의 눈동자엔 뜨거운 기운이 깃들었다. 곧바로 고개를 틀더니 도화의 목덜미를 찾아 빨아 당기기 시작했다. 실로 강렬한 입놀림이었다.
安堵的桃花順從地回答了。桃花現在只要能安撫他,什麼都願意做。漸漸地,閔俊的眼中閃爍著炙熱的光芒。他立刻轉過頭,尋找桃花的脖子,開始吸引她。這真是一種強烈的舌吻。
“으응.” “嗯。”
흐트러진 신음을 뱉은 도화는 몸이 녹아 버릴 것 같았다.
洩漏出混亂呻吟的桃花,感覺身體快要融化了。
“선배는 언제 맛봐도 맛있네요.”
「前輩無論何時品嚐都很好吃呢。」
그때였다. 那時候。
“이 근처에 그 술집이 있다고?”
「這附近有那家酒吧嗎?」
“응. 이 골목 쪽에 있을 거야….”
“嗯。應該在這條小巷那邊……”
근거리에 있던 사람들의 기척이 들렸다. 아차 싶은 도화는 근육이 다시 딱딱해지는 걸 느꼈다.
附近的人們的氣息傳來。道華心中一驚,感覺到肌肉再次變得緊繃。
“하……. 민준아……. 누가 보면 어떻게 해.”
“哈……. 敏俊啊……. 誰看到了該怎麼辦。”
민준을 달래는데 신경이 쏠려 주위를 살피는 것에 망각하고 있었다. 불안해진 도화는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런데도 민준의 농염한 애무는 멈추지 않았다. 점차 도화의 하얀 목엔 붉은 얼룩이 꽃처럼 피어나고 있었다.
民俊的安撫讓我無法專心,忘記了四周的情況。變得不安的道花無法自已。然而,民俊的熱烈愛撫卻沒有停止。漸漸地,道花白皙的脖子上綻放出紅色的斑點,如同花朵般盛開。
“그만…….” “夠了……。”
불안해진 도화는 그를 단호하게 밀치려 들었다. 그러자 민준도 혀 놀림을 멈추더니 입을 열었다.
不安的桃花果斷地推開了他。於是,閔俊也停止了舌頭的遊戲,開口說話。
“보라고 해요.” “我叫你看。”
“뭐?” “什麼?”
“이지훈 때문에 비밀 연애 같은 거 안 하고 싶어졌으니까.”
「因為我不想再和李志勳進行什麼秘密戀愛了。」
“지훈이가 왜 신경이 쓰여?”
「智勳為什麼讓你在意?」
지훈도 민준도 서로가 왜 이리 경계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도화는 더 피가 마르는 실정이었다.
智勳和閔俊都不知道為什麼彼此如此戒備。因此,桃花的情況更加令人心焦。
“이지훈, 선배를 좋아해요.” “李志勳,我喜歡前輩。”
“뭐?” “什麼?”
“그러니까 우정이 아니라 저와 같은 감정으로 선배를 보고 있어요.”
“所以我並不是以友情的心情在看著前輩,而是以和我一樣的感情。”
“에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럴 리가 없어.”
「欸,你在說什麼啊?不可能的。」
기막힌 도화는 목소리가 다 갈라졌다.
奇妙的桃花聲音全都破碎了。
“지훈이 여친도 꾸준히 만들었었어. 그리고 걘 오메가 중에서도 여자를 좋아해. 지금도 썸타는 사람 있을걸?”
“志勳也一直在交女朋友。而且他在奧米伽中也喜歡女生。現在應該還有曖昧的人吧?”
하늘이 갈라지고 바닷물이 사라진다 해도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얘가 무슨 망상을 여기까지 하나 싶어 황당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을 향한 민준의 마음이 상상하는 이상으로 깊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친구인 지훈을 그런 관점으로 보다니 말이다. 덕분에 묘한 감격도 들었다.
即使天空裂開,海水消失,也絕對不可能發生的事情。我不禁感到驚訝,心想這傢伙怎麼會有這樣的妄想。然而,另一方面,我也能感受到民俊對我的心意比我想像的還要深厚。竟然能以這樣的角度看待朋友智勳,讓我感到一種奇妙的感動。
“음.” “嗯。”
민준도 설득된 건지 고개를 갸웃했다.
敏俊似乎也被說服了,歪著頭。
“제 착각인 걸까요?” “是我自己的錯覺嗎?”
“응, 무엇보다 지훈이가 나 같은 걸 좋아할 리가 없잖아.”
“嗯,最重要的是智勳不可能喜歡我這樣的人。”
“또 그 소리예요?” “又是那個聲音嗎?”
민준의 미간이 확 구겨졌다.
敏俊的眉頭緊皺。
“사실이잖아. 내가 뭐 잘생긴 것도 아니고 말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재미도 없고…….”
“這是事實嘛。我又不是長得帥,也不是善於言辭,更不有趣……”
도화는 자신의 열등한 점들을 줄줄이 나열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비참함만 더 확인한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자신감이 사라져 고개를 숙이자 먼지 한 톨 없는 민준의 로퍼가 보였다. 그에 반해 자신의 운동화는 얼룩덜룩했다. 집에서 나올 땐 분명 새 운동화였고 많이 걷지도 않았는데 언제 이렇게 더러워진 걸까. 제 존재가 얼룩덜룩한 운동화가 된 기분이었다.
桃花一一列舉了自己所有的劣勢。這樣一來,似乎只更加確認了自己的悲慘,心情變得沉重。自信心消失,低下頭時,看到的是毫無灰塵的閔俊的樂福鞋。相比之下,自己的運動鞋卻是污跡斑斑。明明出門時還是全新的運動鞋,走的路也不多,怎麼會變得這麼髒呢。感覺自己的存在就像那雙污跡斑斑的運動鞋。
“사실 말이죠.” “其實是這樣的。”
살며시 말을 꺼낸 민준은 도화를 살며시 껴안았다.
敏俊輕輕地開口,將桃花輕輕擁入懷中。
“선배는 제 이상형이예요.” “前輩是我的理想型。”
“뭐?” “什麼?”
도화는 잘못 들었나 싶어 고개를 들었다. 민준과 눈이 마주쳤다. 그의 눈꼬리는 더 부드럽게 휘어졌다.
桃花心中疑惑,抬起頭來。與閔俊的目光相遇。他的眼角柔和地彎曲著。
“그래서 처음 보았을 때 엄청나게 놀랐잖아요. 정말 예쁘고 잘생겨서.”
“所以第一次看到的時候真的非常驚訝。真的很漂亮又帥氣。”
“무슨…….” “什麼……。”
도화는 두 뺨이 확 달아올랐다. 심장이 견딜 수 없이 뛰었고 피도 뜨거워졌다. 얜 간지러운 말을 왜 이렇게나 잘하는 걸까?
桃花的雙頰頓時紅透了。心臟跳動得無法忍受,血液也變得燙熱。她怎麼會這麼擅長說這種讓人癢癢的話呢?
“이상한 소리 그만해…….” “別再說奇怪的話了……。”
쑥스러워진 도화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야 말았다. 이내 민준의 긴 손가락은 도화의 팔목을 잡더니 떼어 냈다. 그러자 민준의 푸른 눈이 가까이 보였다. 자신의 치부까지도 감싸는 선한 빛 같았다.
害羞的道花用雙手掩住了自己的臉。隨即,閔俊的長手指抓住了道花的手腕,將她的手移開。這時,閔俊的藍眼睛近在咫尺,彷彿包裹著她所有缺陷的善良光芒。
“빈말 아닌데.” 「不是空話。」
“아니긴…….” “不是嗎……。”
“진심이에요. 그러니까 앞으로 이지훈이든 다른 놈들 앞에서 귀여운 행동하지 말아요.”
“我是真心的。所以以後在李志勳或其他人面前不要做可愛的行為。”
“내가 언제 그런 모습을 보였다고 그래. 너 혼자 그렇게 느끼는 것뿐이야.”
「我什麼時候展現過那樣的樣子?只是你自己這樣感覺而已。」
“아닌데. 다른 선배들도 도화 선배 귀엽다고 하던데.”
“不是的。其他前輩也說桃花前輩很可愛。”
그는 도화를 어린애 다루듯이 머리를 쓰다듬었다. 연하라고 생각할 수 없는 듬직한 손길이기도 했다. 부담스러워진 도화는 민준의 손을 저지하듯이 잡았다.
他像對待小孩一樣撫摸著道花的頭。那是一種讓人無法想像是年輕人的穩重手勢。感到有些負擔的道花抓住了閔俊的手,似乎想要阻止他。
“나 너보다 세 살 많아.”
“我比你大三歲。”
“그래서요?” “所以呢?”
“그러니까 이런 건 내가 해야 해.”
“所以這種事我必須來做。”
도화는 도리어 팔을 들어 민준의 머리칼을 쓰다듬어 댔다. 그러자 민준은 다정한 웃음소리를 내더니 허리 숙여 도화가 더 편안히 쓰다듬도록 자세를 취했다. 덕분에 도화는 마음껏 민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지만 결 따라 어루만지는 게 아니었기에 민준의 머리는 어느새 새집이 되었다.
桃花反而舉起手來撫摸敏俊的頭髮。於是,敏俊發出親切的笑聲,彎下腰讓桃花能更舒適地撫摸。多虧如此,桃花得以盡情撫摸敏俊的頭髮。然而,因為不是輕柔的撫摸,敏俊的頭髮不知不覺中變成了鳥巢。
“어라? 이게 아닌데?” “咦?這不是我想要的?”
도화는 서둘러 머리칼을 다시 정리하듯이 쓰다듬었다.
桃花急忙撫平頭髮,像是在重新整理一樣。
“하하.” “哈哈。”
민준은 뭐가 그리 신난 것인지 키득거리며 웃고 있었다. 덕분에 도화는 하나 깨달았다. 민준이 머리카락을 만지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앞으로 자주 쓰다듬어서 질리게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정리를 마쳤다. 그와 동시에 민준은 기다렸다는 듯이 도화의 손을 쟁취했다.
敏俊不知為何如此興奮,咯咯地笑著。這讓道華明白了一件事,那就是敏俊喜歡撫摸頭髮。她心想,以後要常常撫摸他,讓他厭倦。就在這時,敏俊似乎等不及,奪過了道華的手。
“이제 집으로 가요. 추워.”
“我現在要回家了。好冷。”
“알았어.” “知道了。”
밤이 되면서 추워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민준이 원하는 대로 해야 한다는 강박감도 들었다. 두 번 다시 이런 문제로 틀어지는 일은 만들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다.
夜晚變得寒冷的確是事實,但我也感受到必須按照敏俊的意願去做的強迫感。我發誓不會再因為這樣的問題而產生矛盾。
* * *
손을 꼭 잡은 둘은 골목을 빠져나왔다. 거리에는 상당수의 사람이 지나가고 있었고, 술집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시간이 시간인 만큼 이제 달릴 시간인 모양이었다. 그리고 늘 그랬듯이 사람들의 시선은 민준을 향하더니 떨어지질 않았다. 그러다 보니 손을 맞잡은 도화에게도 시선이 이어졌다.
手緊緊相握的兩人走出了巷子。街上有相當多的人在經過,也能看到有人走進酒吧。時間已經不早,似乎是該奔跑的時候了。正如往常一樣,人們的目光集中在敏俊身上,始終無法移開。於是,目光也隨之落在握著手的桃花身上。
부담스러워진 도화는 민준의 손에서 벗어나려 했다. 그러나 민준은 허락하지 않았다. 그의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고 이내 심통 어린 표정이 되었다.
負擔變重的桃花試圖脫離閔俊的手。然而,閔俊並不允許。他的手緊緊握住,隨即露出了不悅的表情。
“왜 손을 빼려고 해요?”
“為什麼想要抽手呢?”
“불안해서 그래. 여기 우리 학교 애들도 많잖아.”
“我就是不安。這裡我們學校的孩子們也很多啊。”
“선후배 사이에 손잡을 수도 있죠.”
「前後輩之間也可以牽手。」
“어떤 선후배가 이렇게 손을 잡아.”
“有些前輩和後輩就是這樣握著手。”
그것도 그냥 잡은 게 아닌 깍지까지 야무지게 낀 상태였다.
那不是隨便抓的,而是緊緊扣住了手指。
“잡을 수도 있어요.” “我可以抓住你。”
민준은 대수롭지 않은 듯 걸었다. 발걸음이 흥겨웠다. 도화는 아는 사람을 만날까 봐 무서운데 말이다.
敏俊似乎毫不在意地走著,步伐輕快。桃花卻因為擔心會遇到認識的人而感到害怕。
“민준아 차는 어디에 주차해 놨어?”
“敏俊啊,車停在哪裡了?”
그가 여기까지 오는 데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것 같진 않았다. 빨리 차에 들어가서 이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달아나고 싶었다.
他來到這裡時似乎並沒有使用公共交通工具。他急著想進車裡,想要在這危險的情況下逃離。
“조금만 더 가면 돼요. 어?”
“再走一點就到了。嗯?”
미소를 머금고 걸어가던 민준은 눈이 커졌다. 편의점 앞에 세워진 인형뽑기 기계를 보고 있었다.
微笑著走著的閔俊眼睛睜大了。他正看著便利商店前面擺放的娃娃機。
“저 토끼 인형 선배 닮았어요.”
“我覺得你像那隻兔子玩偶前輩。”
“뭐?” “什麼?”
도화의 눈에도 민준이 말한 것이 들어왔다. 아기토끼 인형이었다. 상당히 귀여웠다. 그래서 민준이 저 인형에 자신을 빗댄 게 민망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민준은 해사한 웃음을 지으며 인형 기계로 다가갔다.
桃花的眼中也聽到了閔俊所說的。那是一隻小兔子玩偶。相當可愛。因此,閔俊把自己和那隻玩偶相比較,感到有些害羞。閔俊帶著燦爛的笑容走向玩偶機。
“그러고 보니 선배가 가지고 있던 토끼 인형. 그거 어디에서 산 거예요?”
“說起來,前輩擁有的那隻兔子玩偶。那是在哪裡買的呢?”
“아, 그거 지훈이랑 같이 뽑은 거야. 내가 너무 못하니까 지훈이가 도와줘서 겨우 뽑은 건……. 아.”
“啊,那是我和志勳一起抽的。因為我實在太差了,所以志勳幫了我,才勉強抽到的……啊。”
설명하던 도화는 아차 싶었다. 조금 전까지 지훈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오해까지 한 애 앞에서 해서는 안 되는 발언이었다. 점차 민준의 미간이 구겨졌다. 그리고 바지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說明的道花突然意識到不對勁。剛才在誤會智勳喜歡自己的那個女孩面前,這樣的發言實在不應該。逐漸地,閔俊的眉頭皺了起來。然後他從褲子口袋裡掏出了錢包。
“저 인형 제가 뽑아 줄게요.”
“那個洋娃娃我來幫你抓。”
“뭐? 갑자기?” “什麼?突然?”
“선배한테 선물로 주고 싶어요.”
“我想把這個當作禮物送給前輩。”
민준은 고집을 부리며 기계에 지폐를 넣었다. 흥겨운 멜로디와 함께 집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민준은 진지한 얼굴로 스틱을 잡았다. 도화는 봉제 인형을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는데 당혹스러웠다.
敏俊固執地將鈔票放入機器中。隨著愉快的旋律,夾子開始運動。敏俊面帶認真的表情握住了棍子。桃花對於縫製玩偶並不特別喜歡,感到有些困惑。
“아니 그건 내가 뽑은 인형이야. 굳이 네가 또 할 건 없잖아.”
“不是,那是我選的玩偶。你也不必再做什麼。”
“선배의 기억 속에 제가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我希望在前輩的記憶中,我能成為一段回憶。」
그렇게 인형 뽑기는 시작되었다. 민준은 뭐든지 잘했다. 그래서 인형 뽑기 역시 잘할 것이라 예상했다.
這樣娃娃機的遊戲開始了。閔俊什麼都做得很好。因此,他預測自己在娃娃機上也會表現得很好。
하지만. 但是。
“또 실패했어.” “又失敗了。”
민준은 참혹한 표정이 되었다. 그는 지갑에서 지폐를 꺼내더니 다시 뽑기 시작했다.
敏俊的表情變得慘淡。他從錢包裡掏出鈔票,然後又開始抽籤。
“민준아 그만해 지금 몇만 원 쓴 거야?”
“敏俊啊,夠了,現在花了多少錢了?”
족히 마흔 번 이상 도전한 거 같은데 속수무책 패배만 이어간 민준이었다. 아슬아슬하게 뽑을 듯 말 듯 속 터지는 상황이 이어진 것이다. 이러다 밤새도록 돈만 탕진할 기세였다. 도화는 안 되겠다 싶어 민준을 저지했다.
民俊似乎已經挑戰了四十次以上,但卻不斷遭遇毫無招架之力的失敗。緊張刺激的情況讓人心煩意亂,似乎隨時都會被抽中,卻又無法如願。這樣下去,整晚都只會浪費金錢。桃花覺得不行,於是制止了民俊。
“그냥 내가 할게.” “我來做就好了。”
“네? 아니에요. 뽑아 줄게.”
“什麼?不是的。我會幫你抽出來的。”
“그냥 나도 해 보고 싶어서 그래.”
“我只是想試試看。”
도화는 민준을 옆으로 밀어낸 뒤 스틱을 잡았다. 집게가 움직였다. 도화는 고도의 집중력을 보이며 토끼 머리를 향해 집게를 내렸다. 다소 빈약한 집게는 불안 불안한 움직임이었으나 토끼 머리를 제대로 잡더니 들어 올렸다. 그리고 골인을 향해 부지런히 움직이더니 무사히 도착했다. 대성공이었다.
桃花將閔俊推到一旁,握住了夾子。夾子開始移動。桃花展現出高度的專注,將夾子朝兔子的頭部降下。雖然那有些脆弱的夾子動作不太穩定,但最終還是成功地夾住了兔子的頭,然後迅速朝終點移動,安全抵達。這是一個大成功。
“와! 선배 진짜 잘한다.”
“哇!前輩真的好厲害。”
감탄한 민준은 기계에서 인형을 꺼내 도화의 품에 안겨주었다. 인형은 보기보다 더 부드러운 재질로 되어 있었다. 도화는 성취감을 느끼며 의외라는 듯 민준을 올려보았다.
感嘆的閔俊從機器中取出玩偶,輕輕地放入道華的懷中。玩偶的材質比看起來更柔軟。道華感受到成就感,驚訝地抬頭看向閔俊。
“너도 못 하는 게 있구나.”
“你也有做不到的事啊。”
“당연하죠. 사람인데” “當然了。畢竟是人。”
민준은 생글거리며 도화를 끌어안았다. 덕분에 토끼 인형은 둘 사이에 끼여 납작해졌다. 게다가 지나가던 사람들은 도화와 민준을 쳐다보고 있었다.
敏俊笑著擁抱著桃花。多虧了這樣,兔子玩偶在他們之間被壓扁了。此外,路過的人們也在注視著桃花和敏俊。
“야, 갑자기 왜 이래? 떨어져.”
「喂,突然怎麼了?離開。」
당황한 도화는 민준과 떨어지려고 하나 그는 절대 굽히지 않았다. 오히려 더더욱 도화를 끌어안고 있었다.
驚慌的桃花想要與閔俊分開,但他絕不屈服。反而更加緊緊地抱住桃花。
“선배 제가 다른 선물 줄게요.”
“前輩,我會給你其他的禮物。”
“무슨 선물? 아니야 괜찮아.”
“什麼禮物?不,沒關係。”
도화는 할 수 있는 선에서 민준에게 의지하는 것을 피하고 싶었다.
桃花想在能做到的範圍內避免依賴閔俊。
“전 주고 싶은데.” “我想給你。”
“됐어. 그리고 사람들이 우리 쳐다보잖아. 그만 떨어져.”
“好了。而且人們在看我們。別再靠近了。”
“그냥 친한 선후배 사이로 볼 거니까 걱정 마요.”
“我只是把你當作親近的前後輩,所以不用擔心。”
도화는 미칠 노릇이었다. 어느 누가 이 꼴을 보고도 선후배 사이로 볼까. 시력을 잃은 봉사도 의심하고도 남을 것이다. 도화가 난처해하는 사이 어느새 민준의 입술은 도화의 귀에 도달했다.
桃花簡直要瘋了。誰會看到這副模樣還會把他們當作前後輩呢?連失去視力的奉士也會懷疑。就在桃花感到困窘的時候,閔俊的嘴唇已經不知不覺地靠近了桃花的耳邊。
“도화 사랑해.” “桃花,我愛你。”
설탕 같은 그의 속삭임에 도화의 두 뺨이 새빨개졌다.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사이에도 민준은 멈추지 않고 계속 사랑을 속삭였다.
糖果般的低語讓道花的雙頰變得通紅。在不知道該如何回答的猶豫中,閔俊卻不停地繼續低語著愛。
“사랑해.” “我愛你。”
“…….” “……”
“사랑해. 정말.” “我愛你。真的。”
점차 머리가 몽롱해질 지경이었다.
漸漸地,頭腦變得昏昏沉沉。
그래……. 개자식…. 아니, 민준아. 네가 날 좋아하는 거 충분히 알겠어. 그러니까…. 그만해.
好吧……混蛋……不,敏俊啊。我知道你喜歡我。所以……就到此為止吧。
도화는 그를 멈춰야겠다는 강박감에 고개를 들었다. 급한 나머지 자신의 입술로 그의 입술을 막고야 말았다.
桃花因強烈的衝動抬起了頭。因為太過急切,她竟用自己的嘴唇堵住了他的嘴唇。
도화의 입술이 닿자 민준의 입술도 포근하게 맞닿았다. 곧이어 그의 혀가 도화의 입술을 핥았다. 촉촉하고 달콤한 맛이 입안을 맴돌았다. 촉촉한 타액이 섞이는 감각도 달았다. 도화는 이 흐름을 따라 빨아당기다 아차 싶었다. 주위에 포진되어 있던 사람의 시선이 느껴진 것이다. 그와 동시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桃花的嘴唇一觸即合,閔俊的嘴唇也柔和地相接。隨即,他的舌頭輕輕舔上桃花的嘴唇。濕潤而甜美的味道在口中迴盪。混合著濕潤唾液的感覺也讓人感到甜蜜。桃花隨著這股潮流吸引著,卻突然意識到周圍人們的目光。與此同時,她的背脊不禁一陣寒意。
미쳤어. 지금 내가 뭐 하는 거야?
我瘋了。現在我在做什麼呢?
이 새끼 입을 막으려면 손으로 막든 이마로 막든 했어도 되었는데 왜 주둥이를 내민 거냐고!
這小子要是想閉嘴,不是可以用手遮住或用額頭擋住嗎?為什麼要翹起嘴巴呢!
도화는 스스로를 탓하며 민준을 밀어냈다. 그가 우직하게 서서 고집이라도 부리면 어쩌나 싶었는데 순순히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두 팔은 도화의 허리를 잡고 있어서 포옹하고 있던 자세는 여전했다.
桃花責怪著自己,推開了閔俊。她擔心他會固執地站著不動,但他卻乖乖地退了回去。然而,他的雙臂仍然環繞著桃花的腰,依然保持著擁抱的姿勢。
“선배의 기습 키스 정말 꼴리네요.”
“前輩的突襲吻真讓人心動呢。”
민준은 두 뺨이 빨갛게 물들었다. 눈빛도 약에 취한 사람처럼 몽롱했다. 그의 눈빛에 도화는 하나 깨달았다. 예전에 민준의 마음을 모를 땐 그가 왜 한 번씩 얼굴이 달아오르는지 이해 못했다. 그런데 지금에서야 보니 그가 자신을 좋아해서 생긴 홍조라는 걸 깨달았다.
敏俊的雙頰紅得像是被染上了顏色。眼神也像是喝醉了酒的人一樣迷離。在他的眼神中,桃花突然明白了。以前不懂敏俊的心意時,無法理解他為什麼有時會臉紅。但現在才明白,原來那是因為他喜歡自己而產生的紅暈。
“그냥 우리 공개 연애할까요?”
“那我們就公開戀愛吧?”
제안하는 민준의 두 뺨은 더 빨갛게 익어 있었다. 이 미친놈은 지훈이한테 본성을 보이더니 이젠 전방위로 일을 치를 기세였다.
提議的閔俊雙頰更加紅潤。這個瘋子在智勳面前露出了本性,現在卻有要全方位出擊的勢頭。
“절대 안 돼!” “絕對不行!”
본래도 CC를 달가워하지 않았지만, 진짜 연인도 아닌 데다 도화는 그에게 차이고 떠나야 했다. 공개적으로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탈출구는 좁혀질 뿐이었다.
本來就不喜歡 CC,但因為並不是真正的戀人,桃花不得不被他拒絕而離開。公開的消息越多,逃脫的空間就越小。
“아쉽네요.” “真可惜。”
민준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처진 눈썹이 애달팠다. 보는 사람이 죄책감이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도화는 절대 흔들릴 수 없었다.
敏俊深深地嘆了口氣。垂下的眉毛讓人心疼。看的人甚至感到一絲罪惡感。然而,道花絕對不能動搖。
“우리 동아리에서 공개 연애했다가 깨진 애들이 대부분인 거 알잖아?”
「你知道我們社團裡公開戀愛後分手的孩子們大多數都是這樣吧?」
모임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로 영희 동아리에는 저주 같은 설화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동아리 멤버끼리 공개 연애를 하면 100일 안에 헤어진다는 것이었다. 마치 귀신이 방해라도 한 것처럼 다양한 이유로 말이다. 지훈 역시 작년 봄에 동아리 선배와 공개 연애를 했다가 98일쯤에 헤어진 적 있었다. 그래서 모두 쉬쉬하며 몰래 사귀는 분위기였다.
每次聚會時都會提到的故事是,英姬社團裡有一個像詛咒般的傳說。那就是社團成員之間如果公開戀愛,必定會在 100 天內分手。就像有鬼魂在干擾一樣,原因各種各樣。智勳去年春天也曾和社團前輩公開戀愛,結果在 98 天左右分手。因此,大家都小心翼翼,默默地交往。
“우리는 오래 가야 하잖아. 민준아. 그러니까 참자. 응?”
“我們還要走很久呢。敏俊啊。所以要忍耐一下。嗯?”
도화는 민준을 달래기 위해 노력했다. 뚱한 얼굴을 하고 있던 민준도 서서히 풀리더니 고개를 주억였다.
桃花努力安撫敏俊。原本一臉不悅的敏俊也漸漸放鬆,點了點頭。
“알았어요. 어쩔 수 없죠.”
“知道了。沒辦法。”
그의 얌전한 순응에 도화의 심장은 더 빠르게 뛰었다. 민준이 자신과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어 하는 것도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생각 해 보면, 이 개자식은 어려운 놈이 아니었다. 도화가 그의 생각을 제대로 읽지 못해서 헤매고 있었을 뿐이었다.
他的乖巧順從讓桃花的心跳得更快。因為她感受到閔俊也想和自己長久地在一起。仔細想想,這個混蛋並不是個難對付的傢伙。桃花只是不擅長讀懂他的心思而已。
“그럼, 이제 돌아가요.” “那麼,現在我們回去吧。”
안고 있던 팔을 푼 민준은 다시 도화의 손을 잡았다. 그 순간 도화는 전기가 통하는 기분이 들어서 찌릿했다. 심장 역시 더 빠르게 요동쳤다. 이 뜨거운 감정을 감추기 위해 들고 있던 인형을 강하게 쥐었다.
民俊放開了懷抱,重新握住了道華的手。那一瞬間,道華感到一陣電流般的觸動,心臟也隨之加速跳動。為了掩飾這股炙熱的情感,她緊緊握住手中的玩偶。
점점 기온은 더 떨어지고 칼 같은 바람이 불었다. 그런데 민준의 온기 때문인지 냉기조차 따뜻하게 느껴졌다. 도화의 눈에 그의 완벽한 옆선이 보인다. 오뚝한 코나 수려한 미모가 눈부셨다. 마치 세상의 아름다움이 민준에게 향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눈부심을 느낀 도화는 고개를 숙이고야 말았다.
氣溫逐漸下降,刺骨的寒風呼嘯而過。然而,或許是因為民俊的溫暖,連寒冷也變得暖和起來。桃花的眼中映出了他完美的側臉。高挺的鼻子和俊美的容貌令人驚艷。彷彿世間的美麗都朝著民俊而來。感受到這份耀眼的光芒,桃花不禁低下了頭。
이런 애가 날 좋아해……. 날…….
這樣的女孩喜歡我……. 喜歡我……。
이미 요동치는 심장이 더 터질 것 같았다. 어쩌면 자신은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게 아닌가 싶었고, 지금까지 척박했던 인생의 흐름이 민준을 만나기 위한 시련이 아니었냐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상 로또 복권 당첨과 같은 일인데 이걸 차버리는 게 잘하는 짓인가 싶지만, 그에 따른 위험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心臟已經在劇烈跳動,似乎快要爆炸了。或許自己在前世拯救了國家,而至今艱辛的生活流轉不過是為了遇見敏俊的考驗。這實際上就像中了一張樂透彩票,但放棄這樣的機會是否真的是明智之舉呢?然而,最終我得出的結論是,自己無法承擔隨之而來的風險。
어떻게 안전 이별을 할까. 도화는 골몰히 고민할 때 눈앞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보였다. 어떤 사람이 앞에 있는 모양이었다. 통행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걸음을 틀었다. 그와 동시에 누군가와 어깨가 부딪혔다. 순간 넘어질 뻔했으나 민준이 어깨를 잡아 준 덕분에 중심을 잡았다.
怎麼安全地分手呢。桃花在苦思冥想時,眼前出現了一道陰影。似乎有個人站在面前。她不想妨礙通行,於是轉過身去。就在這時,與某人肩膀相撞。雖然瞬間差點摔倒,但幸虧閔俊抓住了她的肩膀,讓她穩住了身形。
“선배 괜찮아요?” 「前輩,還好嗎?」
“아, 응. 고마워 민준아.”
“啊,嗯。謝謝你,閔俊。”
살짝 당황했지만, 도화는 안도하며 민준을 바라보았다. 그때….
雖然有些驚慌,但桃花鬆了一口氣,望向閔俊。就在那時……
“나도화?” “那朵花?”
동굴 같은 음성이 귓가를 훔쳤다. 기시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도화는 심장이 내려앉고 손과 발끝이 차가워짐을 느꼈다. 경련하듯이 고개를 들었다. 회색 머리에 검은 피부. 새까만 눈동자를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다소 불량해 보이지만 입고 있는 그레이 슈트는 이질감 어리게 단정했다. 그는 도화를 뚫어져라 보았다. 마치 날카로운 흉기가 연상되는 빛이었다. 겁에 질린 도화는 안고 있던 토끼 인형으로 제 얼굴을 가렸다.
洞穴般的聲音在耳邊竊竊私語。她感到一絲既視感。桃花的心瞬間沉了下去,手腳的末端也感到冰冷。她像是抽搐般抬起頭來。灰色的頭髮,黑色的皮膚。一個擁有漆黑眼瞳的男人站在那裡。雖然看起來有些不良,但他穿著的灰色西裝卻顯得格外整潔。他直勾勾地盯著桃花,彷彿那目光像是尖銳的武器。驚恐的桃花用懷中的兔子玩偶遮住了自己的臉。
그때 회색 머리 남자와 동행으로 보이는 남자가 다가왔다.
那時,一位灰髮的男人和一位看似同伴的男人走了過來。
“신차인. 왜 그래?” “新車人。怎麼了?”
남자의 부름에도 신차인은 계속 도화를 뚫어져라 보았다. 위축된 도화는 그가 빨리 지나가길 바라지만, 자리를 뜰 생각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입꼬리를 올리더니 웃었다.
男人的呼喚下,神采奕奕的道花仍然盯著道花看。感到畏縮的道花希望他能快點走,但似乎並不打算離開。反而她微微上揚嘴角,露出了笑容。
“오랜만인데 인사 좀 할까? 도화야?”
「好久不見,要打個招呼嗎?桃花呀?」
그러자 도화는 고개를 완전히 돌려 버렸다.
桃花便完全轉過了頭。
“이게…….” “這個……。”
신차인이 인상을 쓰며 도화의 어깨를 잡으려 할 때였다. 민준이 그의 팔목을 잡아 저지했다.
當新車人皺著眉頭想要抓住道花的肩膀時,閔俊抓住了他的手腕阻止了他。
“사과부터 하시죠.” 「那我們先道歉吧。」
“뭐?” “什麼?”
“그쪽 때문에 선배가 넘어질 뻔했잖아.”
“都是因為你,前輩差點摔倒了。”
“이건 또 뭐야?” “這又是什麼?”
회색 머리 남자는 미간을 사정없이 구겼다. 회피하듯이 고개를 돌렸던 도화도 당황하며 민준에게 팔짱을 꼈다.
灰髮男子無情地皺起了眉頭。像是逃避般轉過頭的道花也驚慌地對閔俊抱起了手臂。
“그냥 가자 민준아.” “我們就這樣走吧,敏俊。”
지금 기세를 보아 크게 싸움이 일어날 것 같았다. 까딱 잘못하다가 민준이 총이나 칼을 꺼내기라도 하면 곤란했다. 그동안은 제 본성을 보였던 상황을 잘 숨겨 왔다고 해도 여긴 사람도 많았고 대학교 근처라 아는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컸다. 제아무리 민준이라도 감당 못 할 일이 벌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도화의 우려와 달리 신차인은 조용히 민준의 팔목을 뿌리쳤다. 그리고 도화를 뚫어져라 응시하다 이내 고개를 돌리고 가 버렸다. 동행하던 남자도 신차인의 뒤를 따라갔다.
現在的氣勢看來似乎會發生激烈的衝突。如果不小心,民俊要是掏出槍或刀來,那就麻煩了。雖然這段時間他一直隱藏著自己的本性,但這裡人多,而且靠近大學,認識的人可能性很大。即使是民俊,也可能會發生他無法承受的事情。然而,與道華的擔憂相反,信車人靜靜地拍了拍民俊的手腕。然後,他直視著道華,隨即轉過頭離開了。同行的男子也跟在信車人身後。
“하아…….” “哈……。”
안도감이 찾아온 도화는 다리에 힘이 풀릴 것 같았으나 겨우 중심을 잡았다.
安堵感湧現的桃花似乎快要無法支撐雙腿,但她勉強穩住了重心。
“저건 뭐죠? 선배랑 아는 사이에요?”
“那個是什麼?跟前輩認識嗎?”
민준의 질문에 도화는 잠시 망설이다. 답을 꺼냈다.
敏俊的問題讓道華稍微猶豫了一下。然後她說出了答案。
“아……. 그냥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는데 별로 안 친했어.”
“啊……只是高中的時候同班而已,但並不太熟。”
“안 친한데 왜 선배한테 말을 걸어요?”
「我們不熟,為什麼要跟前輩說話呢?」
“나도 그래서 당황했잖아. 신경 쓰지 마. 진짜 별일 아니야.”
“我也因此感到驚慌。別在意,真的沒什麼大不了的。”
도화는 말을 돌렸다. 잠수하듯이 잊고 있던 시절이 떠오를 것 같았으나 억지로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이럴 때마다 기억상실이 진짜로 와 버렸으면 했다. 가슴이 꽉 막힌 기분에 눈동자가 촉촉해졌지만, 울음을 삼켰다.
桃花轉過身。似乎會浮現出潛水般被遺忘的時光,但她努力不去想。每當這樣的時候,她都希望失憶真的來臨。胸口感到一陣緊悶,眼眶也變得濕潤,但她忍住了哭泣。
“으음…….” “嗯……。”
민준은 멀어져 가는 신차인의 뒷모습을 보았다. 푸른 눈동자에 날카로운 공격성이 드리워져 있었다.
敏俊看著越來越遠的新車人的背影。藍色的眼睛中籠罩著銳利的攻擊性。
“민준아. 차 어디에 세워 놨어? 빨리 돌아가자.”
“敏俊啊。車停在哪裡?快點回去吧。”
도화는 이제 여길 벗어나고 싶었다. 민준은 알았다는 대답과 함께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눈동자엔 살육의 빛이 드리워졌다.
桃花現在想要逃離這裡。閔俊帶著知道的回答朝停車場走去。他保持著沉默,但眼中卻閃爍著殺戮的光芒。
* * *
“하, 씨발.” “哈,幹。”
지훈은 골목길을 힘없이 걸었다. 그의 머릿속은 엉망진창이었다. 조금 전 도화와 키스를 나누며 자신을 바라보던 민준의 표정은 괴이한 독점욕으로 점철된 괴물 같았다.
志勳無力地走在巷子裡。他的腦海裡一片混亂。剛才與桃花接吻時,盯著自己的閔俊的表情就像是充滿怪異佔有慾的怪物。
“차민준…….” “車閔俊……。”
그 새끼가 영희에 가입할 때부터 마음에 안 들었었다. 베타인데도 웬만한 알파보다 더 우월한 모습에서 괜한 열등감이 들었고 불편했다. 하지만 제일 거북했던 건 그의 이중적인 면모였다.
我從那個小子加入英姬的時候起就對他心存不滿。即使是貝塔,卻比一般的阿爾法還要優越,讓我感到莫名的自卑和不適。然而,最讓我感到不快的還是他那雙面性。
처음엔 모두에게 친절하길래 그냥 지루한 모범생 스타일인 줄 알았다. 그래서 자신과 성향이 다르다고 판단하여 거리를 두고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다.
起初我以為他對每個人都很友善,只是個無聊的模範生風格。因此我判斷他和我的性格不同,便保持距離,沒有給予關注。
하지만 이런 자신이 느낄 정도로 차민준은 인기인이었다. 모두의 관심과 애정을 받고 있었다. 그중에서 매일매일 차민준에게 도시락을 주는 후배가 있었다. 솔직히 지훈으로서는 이해 안 가는 행태였다. 한국대 학식은 잘 나오는 편인 데다 근처 맛집도 많은데 굳이 왜 저렇게 번거로운 짓을 하나 싶었다.
但是這樣的自己也能感受到,車閔俊是個人氣人物。受到大家的關注和喜愛。在其中,有一位每天都會給車閔俊送便當的後輩。老實說,智勳對這種行為無法理解。韓國大學的餐食相當不錯,而且附近也有很多美食,為什麼還要這麼麻煩呢?
그날도 그 후배는 교내 쉼터에서 민준에게 도시락을 내밀었다. 민준 역시 매너 있는 모습으로 받아들였다. 지훈은 고루한 풍경이라 생각하며 지나갔다. 그러다 동아리방에 휴대폰을 두고 온 게 생각나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갔다.
那天,那位後輩在校內的休息區向敏俊遞上了便當。敏俊也以有禮的姿態接過來。志勳覺得這是一幅老套的景象,便繼續走過去。然後,他想起自己把手機落在社團房間,於是又回到了來時的路上。
후배는 이미 저 멀리 멀어져 있었고 민준은 혼자 서 있었다. 그의 얼굴색은 조금 전 후배를 마주할 때와 확연히 달랐다. 냉기가 가득했고 귀찮다는 표정이었다. 범상치 않은 느낌에 지훈은 몸을 숨기고 민준을 훔쳐보았다. 그는 도시락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리고 손수건으로 제 손을 닦으며 중얼거렸다.
後輩已經遠遠地走開了,敏俊獨自站著。他的臉色與剛才面對後輩時截然不同,充滿了寒意,還帶著一絲厭煩的表情。因為這種不尋常的感覺,志勳躲起來偷偷觀察敏俊。他把便當扔進了垃圾桶,然後用手帕擦拭自己的手,低聲自言自語。
‘더러워. 씨발.’ 「髒死了。去你媽的。」
민준은 비속어 하나 사용하지 않는 매너남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런데 아무도 모르고 있는 날것 그 자체를 목격한 기분에 기분이 언짢아졌다. 이미 비호감이지만, 더 거리를 둬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길로 동아리방을 향하려 했다. 그때 쉼터로 도화가 걸어오는 게 보였다.
敏俊以不使用任何粗俗語言的紳士形象而聞名。然而,目睹了沒有人知道的真實一面,讓他的心情變得不悅。雖然已經對他沒有好感,但他更決定要保持距離。他打算走另一條路去社團房。就在這時,他看到道花朝著休息區走來。
어리바리한 도화가 괜히 민준에게 몹쓸 짓이라도 당하는 건 아닐까 싶었다. 상식적으로 주먹질을 당하는 일은 없겠지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차민준의 얼굴은 그늘져 있었다. 하지만 지훈의 걱정과 달리 민준은 도화에게 먼저 인사를 했다. 익숙하게 알고 있는 다정한 모습이었다. 도화 역시 민준의 인사를 어색하게 받아들였다. 이 당시 둘은 그냥 같은 동아리 멤버라는 것 말고는 접점이 없던 시절이기도 했다.
我擔心那個迷糊的畫家會不會無緣無故遭到敏俊的惡作劇。雖然從常理來看不會被打,但敏俊的臉上卻陰沉得讓人產生這樣的想法。然而,與志勳的擔心相反,敏俊卻先向道華打了招呼。他的樣子顯得十分熟悉而親切。道華也有些尷尬地接受了敏俊的問候。那時候,他們除了是同一個社團的成員外,幾乎沒有其他交集。
그래서 금방 멀어졌다. 하지만 도화를 바라보는 민준의 눈빛은 무척 짙었다.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서늘하고 지저분했다.
所以很快就疏遠了。但是,民俊看著桃花的眼神卻非常深邃。具體來說,是冷峻而骯髒的。
“좆같은 새끼.” “他媽的混蛋。”
그날을 떠올린 지훈은 입매를 비틀었다. 오물을 들이마셔서 토한 기분이기도 했다. 그때 바지 주머니에 넣어 둔 폰에서 문자 알람 소리가 울렸다. 지훈은 귀찮은 듯이 폰을 꺼내 보다 눈이 커졌다. 발신인이 차민준이었기 때문이었다.
那天的回憶讓志勳扭曲了嘴唇。他感覺就像吞下了污物後嘔吐的感覺。就在這時,放在褲子口袋裡的手機發出了簡訊提醒聲。志勳有些厭煩地掏出手機,卻因為發信人是車閔俊而瞪大了眼睛。
“이 새끼 이거 왜 명령질이야?”
“這小子為什麼在命令我?”
그러지 않아도 기분이 더러운 지훈은 공격적으로 답장을 보냈다.
即使如此,心情糟糕的志勳還是以攻擊性的語氣回覆了。
“서로 사귀는 사이에 궁금한 걸 왜 나한테 묻고 지랄이야.”
「為什麼在交往的過程中,對我問這些奇怪的問題呢?」
지훈은 미간을 구기며 한 번 더 거절하려고 했다. 하지만 뒤이어 도착한 민준의 답장을 보는 순간 거절할 수 없어졌다.
智勳皺起眉頭,想要再一次拒絕。然而,當他看到緊接著到達的閔俊的回覆時,卻無法再拒絕了。
* * *
다음 날 오후. 隔天的下午。
아픈 머리를 부여잡은 도화는 서재 책상에 앉아 데스크톱을 켰다. 숙취가 아직 남아 있어 속이 울렁거렸다. 어제 지훈과 많이 마신 건 아니었지만, 소맥이라 그런 모양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어젯밤에는 민준과 섹스를 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그냥 씻고 잠만 잔 격이었다. 이틀 연속 이런 적은 처음이라 안도했지만, 마음 한구석엔 아쉬움 마음도 들었다. 왜 이런지 스스로도 알 수 없어 갑갑함을 느꼈다.
頭痛欲裂的道花坐在書房的書桌前,打開了桌面電腦。宿醉的感覺仍然揮之不去,讓她的胃感到不適。雖然昨天和志勳喝得不算多,但似乎是因為喝了燒酒啤酒混合飲料。幸運的是,昨晚她並沒有和閔俊發生性關係。可以說只是洗了澡然後睡覺而已。連續兩天這樣的情況還是第一次,讓她感到一絲安慰,但心底卻也隱隱有些遺憾。她無法理解自己為何會這樣,心中感到一陣煩悶。
무엇보다 대학로에서 마주쳤던 신차인을 떠올리자 더더욱 민준을 떠나야 한다는 마음이 확실해졌다.
最重要的是,當我想起在大學路遇到的新人時,更加堅定了我必須離開閔俊的心情。
그래서 지금 민준이 잠시 자리를 비운 지금 컴퓨터를 켠 것이다.
所以現在敏俊暫時離開的時候,我才打開了電腦。
지금 도화에게는 두 가지 준비가 필요했다. 하나는 각인 대비였다. 얼마 전 민준은 도화에게 각인을 요구했다. 다행히 그 순간은 어찌어찌 넘겼지만, 그가 또다시 요구할 가능성이 농후했다. 그전에 미리 예방 차 각인을 피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예전에 수업 시간 때 들은 것도 같으나 자신과 인연 없는 일이라 생각했던 터라 기억에 남아 있지 않았다.
現在,桃花需要準備兩件事。其一是對抗印記的準備。前不久,閔俊向桃花要求了印記。幸運的是,那一刻她勉強度過了,但他再次要求的可能性非常高。在此之前,她必須提前找到避免印記的方法。她似乎在以前的課堂上聽過這些,但因為認為與自己無關,所以並沒有留下深刻的印象。
인터넷 창을 연 뒤 알파, 오메가 각인으로 검색했다. 많이들 찾는 검색이라 그런지 정보가 많았다. 그중에서 의학 검증을 받은 글을 열어 보았다.
打開網頁後,我搜尋了「阿爾法,奧梅加」的標記。由於這是許多人都在尋找的搜尋,資訊非常豐富。在其中,我打開了一篇經過醫學驗證的文章。
각인은 알파와 오메가에게 중요한 의식 중 하나입니다. 기본적으로 우성, 열성은 각인 시 알파와 오메가가 상대의 목덜미를 강하게 깨물면 성립됩니다. 그 강도가 피가 나올 정도로 깊어야 하죠.
各印是阿爾法和奧梅加之間重要的儀式之一。基本上,優性和劣性是在各印時,阿爾法和奧梅加強烈地咬住對方的脖子時成立的。那種強度必須深到流血的程度。
“뭐 목덜미를 깨물어?” “咬什麼脖子後面?”
도화는 사색이 되었다. 이미 도화도 민준의 목덜미를 깨문 적 있었고 민준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각인이 된 거 아닌가 싶어 제 목덜미를 만져댔다. 하지만 이 문서에 의하면 피가 나올 정도라고 했다. 그 정도로 깨문 적은 없었다.
桃花變得沉思。她已經咬過敏俊的脖子,而敏俊也一樣。她覺得這已經是刻印了,於是摸了摸自己的脖子。然而根據這份文件,說是咬到流血的程度。她從未咬過那樣的程度。
다행이긴 하나 다른 기억이 불쑥 떠올랐다. 중학교 시절 바다에 빠진 아이가 제 목덜미를 강하게 깨물었던 상황이었다.
幸運的是,另一個記憶卻突然浮現。那是中學時期,一個掉進海裡的孩子緊緊咬住我的脖子。
“설마 그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겠지…….”
“難道那時候發生了什麼事……。”
도화는 불안해졌으나 이내 기우라는 걸 깨달았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베타로 태어나 열다섯 살쯤에 발현을 한다. 그 당시 아이의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중학교 1학년이었던 자신보다 작았다. 덕분에 무리 없이 안아 들 수도 있었다. 그래서 아직 발현 전일 테니 신경 쓸 필요가 없는 문제였다. 무엇보다 서로의 목덜미를 깨물어야 했다.
桃花雖然感到不安,但隨即意識到這只是杞人憂天。基本上,人類是以貝塔的身份出生,並在十五歲左右發現自己的能力。雖然不記得那時候孩子的樣子,但比起當時的自己,身為初中一年級生的她要小得多。多虧如此,她可以毫不費力地將他抱起來。因此,對於尚未發現能力的她來說,這根本不需要擔心。最重要的是,他們必須互相咬住對方的脖子。
“놀래라.” “嚇了一跳。”
도화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제 목덜미를 만졌다. 그럼 앞으로 조심하면 되는 건가. 목덜미는 신체의 다른 부위보다 보호하기 쉬우면서도 방심하기도 좋은 부분인 것 같아 불안했다. 그렇다고 목 깁스를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인데 말이다. 도화는 고민스러운 마음에 각인에 대한 글을 마저 보았다.
桃花輕輕撫平胸口,觸碰了自己的脖後。那麼接下來只要小心就可以了嗎?脖後似乎是比身體其他部位更容易保護,但也容易放鬆警惕的地方,讓她感到不安。不過,也不能一直戴著頸部護具啊。桃花心中煩惱,繼續看著有關印記的文章。
하지만 이건 열성, 우성에 속하는 경우입니다. 극우성의 각인은결이 다릅니다.
但是這屬於熱性、優性情況。極優性的印記則有所不同。
“뭐 다르다고?” “有什麼不同嗎?”
그러고 보니 민준은 극우성이었다. 그런데 이 문서엔 극우성에 대한 각인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극우성 알파 각인으로 검색했다. 하지만 극소수로 있는 형질이다 보니 원하는 정보가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대신에 극우성 형질에 대한 특징을 설명해 둔 문서가 눈에 들어왔다.
仔細想想,閔俊是極右性。然而在這份文件中,卻看不出對極右性的任何印記。因此我再次以極右性阿爾法印記進行搜索。但由於這是一種極少數的性狀,想要找到所需的信息並不容易。相反,一份描述極右性狀特徵的文件引起了我的注意。
극우성은 지배 성향이 강하고 독점 욕구 역시 마찬가지다.
極右性強烈地表現出支配的傾向,對獨佔的渴望亦是如此。
“지배 성향…….” “支配傾向……。”
어느 정도 납득이 갔다. 민준은 기본적으로 다정하지만, 강압적일 때 정말 서늘했다. 그저께 혼자 나간다니까 정색하던 그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등골이 오싹했다.
某種程度上我能理解。閔俊基本上是個溫柔的人,但在強硬的時候真的讓人感到寒意。想起前天他聽到我說要獨自出門時那副嚴肅的樣子,至今仍讓我感到背脊發涼。
“나……. 제대로 도망칠 수 있을까.”
「我……能否真正逃脫呢。」
도화는 막막함에 마음이 무거워지는 기분이었다. 안전 이별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그 결과에 도달하기까지 험난하다는 근거만 쌓여가고 있었다. 머리가 아파진 도화는 잠시 창을 끄고 눈을 감았다. 밀려오는 불안감을 다스렸다.
桃花感到心情沉重,彷彿被無邊的迷茫所壓迫。她會努力尋求安全的分別,但在達到那個結果之前,卻不斷累積著艱難的證據。頭痛的桃花暫時關上窗戶,閉上眼睛,試圖平息湧上心頭的不安。
사실 나도화 너 잘생긴 것도 아니고 공부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잖아?
事實上我也知道,你並不是特別帥,除了學習之外也沒有什麼特別的才能吧?
친구도 없었고 찐따였잖아? 朋友也沒有,還是個宅男吧?
그러니 민준이도 얼마 안 가 질릴 거야. 앞으로 놈이 질리게 애정 표현을 조금 더 해 보자.
所以敏俊也很快就會厭倦的。接下來就讓我們多表達一些愛意,讓他厭倦吧。
너무 겁먹지 마! 이 쪼다야!
別太害怕!這個傻瓜!
도화는 자신에게 용기를 불어넣은 뒤 호기롭게 눈을 떴다. 어째서인지 자신의 비참함에 눈물이 찔끔 날 것 같았지만 기분 탓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桃花在給自己注入勇氣後,豪邁地睜開了眼睛。雖然不知為何,自己的悲慘境遇讓她感到眼淚快要流出來,但她決定認為這只是心情的影響。
조금 더 극우성 각인에 대해 찾아다녔지만, 보편적이지 않아서 그런지 더는 찾을 수 없었다. 우선 이건 뒤로 미루기로 하고 두 번째 준비를 위해 알바 코리아 사이트로 접속했다.
我稍微搜尋了一下極右派的印記,但因為不普遍,所以再也找不到了。首先這個就先擱置,然後我為了第二個準備,登入了打工韓國網站。
민준과 안전 이별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게 갚아야 할 돈도 어마어마했다. 할 수 있는데 까지는 노력해서 갚고 싶었다. 사실 무모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큰돈이라서 아무리 시급 높은 알바를 한들 어느 세월에 갚을 수나 있을까 싶어 막막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발만 동동 구르는 것은 생산적이지 못했다.
與敏俊安全地告別固然重要,但他身上還有一筆龐大的債務需要償還。我希望能夠努力到能夠還清的程度。事實上,這筆錢大到讓人覺得有些魯莽,無論我找多麼高時薪的兼職,究竟要多久才能還清,讓我感到無比絕望。然而,這樣什麼都不做,只是焦急地踏步,並不是一種有效的方式。
어쨌거나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했다. 도화는 정신을 차리고 화면을 보았다. 다양한 모집 글이 홍수처럼 쏟아져 글자들이 빡빡했다. 그중에서 시급이 높은 일자리를 추려 보았다. 대부분 야간 근무이거나 체력 소모가 크고 근무 시간이 길었다. 뭐 사실 당연하기도 했다.
無論如何,現在必須做能做的事情。道華清醒過來,開始看螢幕。各種招聘信息如洪水般湧現,字句密密麻麻。在這些信息中,她挑選出時薪較高的工作。大多數都是夜班,或者體力消耗大且工作時間長。這其實也算是理所當然。
“아! 맞다.” “啊!對了。”
잠시 망각했는데 민준은 도화 혼자 밖으로 내보내지 않으려 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실망한 도화는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마치 출구 없는 함정에 빠진 기분이 들었다. 그것도 잠시 도화는 고개를 다시 번쩍 들었다. 생각해 보니 차인 뒤에 돈을 벌면 되는 거잖아? 그러니 한동안은 민준이 빈정 상해 당장 돈을 갚으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조심하기로 마음먹었다.
暫時忘記了,敏俊不想讓道花一個人出去。在這種情況下打工幾乎是不可能的。失望的道花低下了頭,感覺就像掉進了沒有出口的陷阱。過了一會兒,道花又抬起了頭。想想看,分手後賺錢不就好了嗎?所以她決定在一段時間內小心翼翼,以免敏俊因為心情不佳而立刻要求她還錢。
“그래. 희망을 잃지 말자 나도화! 넌 차일 수 있어!”
“對。不要失去希望,娜朵華!你可以做到!”
“선배.” “前輩。”
결심을 외침과 동시에 민준의 목소리가 습격처럼 찾아왔다.
決心的呼喊同時,閔俊的聲音如同突襲般襲來。
“으악악악!” “啊啊啊!”
소스라치게 놀란 도화는 비명과 동시에 모니터에 이마를 박았다. 알바 코리아를 켜둔 화면을 가리기 위한 필사적인 움직임 이기도 했다.
驚慌失措的桃花在尖叫的同時,額頭撞上了顯示器。這也是她為了遮住開著的阿爾巴韓國網站而做出的拼命動作。
“뭘 보고 있어요?” “你在看什麼?”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不是!什麼都不是!”
도화는 고함을 빽 지른 뒤 컴퓨터를 급히 종료했다. 창을 하나하나 끄는 게 아닌 냅다 파워버튼을 누르고 말았다. 그리고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표정을 정리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폰으로 검색할 걸 싶었지만, 오늘따라 인터넷 앱이 잘되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
桃花大喊一聲後,急忙關閉了電腦。她不是一個個關閉窗口,而是直接按下了電源按鈕。然後,她努力整理出一副若無其事的表情。如果早知道會這樣,她本來想用手機搜尋,但今天網路應用程式不太好用,實在沒辦法。
“음….” “嗯……。”
그렇지만 민준은 의심이 가득한 눈길로 팔짱을 낀 채 도화를 내려다보았다.
然而,敏俊以充滿懷疑的目光交叉雙臂,俯視著桃花。
“너 왜 이리 빨리 왔어?”
“你怎麼這麼快就來了?”
“아, 볼일이 금방 끝나서요. 선배 혹시 돈 필요해요?”
“啊,我的事情馬上就結束了。前輩,你需要錢嗎?”
“아, 아니.” “啊,不。”
들켰다 싶어 도화는 얼굴이 새빨개졌다. 급히 가린다고 노력했지만, 무용지물이었던 모양이었다. 민준의 눈매는 한층 더 가늘어졌다.
被發現了的桃花臉頰瞬間變得通紅。她急忙想要掩飾,但似乎毫無作用。閔俊的眼神變得更加狹長。
“아르바이트 자리 알아본 거 맞죠?”
「你是說你找到了兼職工作的位置,對吧?」
“아…. 응. 뭐…….” “啊……嗯。什麼……。”
“왜 그런 걸 알아봐요? 돈이 필요하면 나한테 말하면 되죠.”
“為什麼要去查那些呢?如果需要錢就跟我說就好了。”
그러기 싫어서 알아본 거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용기가 없는 도화는 입만 오물거렸다.
我不想那樣,所以才查了!雖然想這樣說,但沒有勇氣的桃花只是喃喃自語。
“하…….” “哈……。”
한숨을 쉰 민준은 손을 들어 도화의 양 뺨을 잡고 이마를 맞대었다. 눈과 눈이 가까웠다. 그러다 보니 민준의 푸른 눈동자가 선명히 느껴졌다. 마치 바다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그것도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심해.
民俊嘆了口氣,舉起手來捧住桃花的兩頰,額頭緊緊相貼。兩人的眼睛近得不可思議。這樣一來,民俊的藍色眼眸變得格外清晰。彷彿置身於海洋之中,還是那種似乎永遠無法逃脫的深海。
“왜 돈이 필요해요?” “為什麼需要錢?”
“아 됐어. 말 안 할래.”
“好吧。我不想說了。”
도화는 민준의 손을 뗀 뒤 도망치듯이 서재를 나왔다. 하지만 민준은 곧바로 따라붙었다.
桃花在放開閔俊的手後,像逃跑似的走出了書房。然而,閔俊立刻跟了上來。
“말해 봐. 왜 그래요?”
“說吧。怎麼了?”
“아무것도 아니야.” “沒什麼。”
도화는 고개를 내저으며 TV를 켠 뒤 소파에 앉았다. 그러자 민준도 옆에 붙어 앉았다. 이내 그는 도화의 손을 꼭 잡았다.
桃花搖了搖頭,打開電視後坐在沙發上。隨即,閔俊也坐到了她旁邊。他立刻緊緊握住桃花的手。
“갖고 싶은 거나 하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 봐요. 다 들어줄게.”
「如果有想要的東西或想做的事情,請告訴我。我會全力以赴。」
민준의 목소리는 정말 다정했다. 그리고 빈말이 아닌 것도 분명했다. 부담스럽지만 설렘마저 느낀 도화는 심장이 격하게 뛰었지만, 진정했다.
敏俊的聲音真的很溫柔。而且這絕對不是空話。雖然讓人感到有些負擔,但桃花心中卻也感受到一絲期待,心臟劇烈跳動,但她還是平靜下來了。
“없어.” “沒有。”
“없는데 알바를 알아봤어요?” 「沒有的話,你有找過打工嗎?」
“그건 어쩌다가 잘못 들어간 거야. 됐어. 나 드라마 봐야 하니까 그만 이야기해.”
“那是怎麼搞的,誤入歧途了。好了,我要看劇了,別再說了。”
그럴싸한 핑계를 찾지 못한 도화는 황급히 말을 돌리며 고개를 TV에 고정했다. 일부러 민준이 더 추궁하지 못하도록 음성도 키워댔다. 그제야 도화는 자신이 보던 채널이 로맨스 드라마라는 걸 깨달았다. 하필이면 왜 또 이런 걸 틀었나 싶어 한탄했다. 혹여나 키스 신이나 이상한 장면이 나오기라도 할까 봐 초조했다.
找不到合適藉口的道華急忙轉移話題,將頭轉向電視。她故意把音量調高,以免閔俊再追問。這時道華才意識到自己正在看的頻道是浪漫劇。她不禁感嘆,怎麼又放這種東西。擔心會出現吻戲或奇怪的場面,她感到有些焦慮。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주인공들이 갈등하는 장면이었다. 비가 내리는 거리에서 여주인공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내 그녀는 남자를 향해 소리쳤다.
但是幸運的是,這是一個主角們衝突的場景。在下雨的街道上,女主角正流著淚水。隨即,她對著男人大聲喊道。
[우리 헤어져!] [我們分手吧!]
현재 안전 이별을 꿈꾸는 도화는 여주인공에게서 대리만족을 느꼈다. 할 수 있다면 자신도 저렇게 빼액! 소리 지르고 싶었다.
目前夢想著安全分手的桃花,從女主角身上感受到了一種代理滿足。如果可以的話,她也想像那樣大聲尖叫!
[그건 안 돼……. 승아야.]
[那樣不行……. 勝雅。]
남자는 싫다며 저항했고 여자는 계속 헤어지자는 말을 반복했다.
男人表示不喜歡並抵抗,而女人則不斷重複著分手的話。
“전 저 말이 유독 아프더라고요.”
“那句話特別讓我感到痛。”
잠시 여주인공에게 빙의했던 도화는 정신을 차리고 민준을 보았다.
暫時附身於女主角的桃花回過神來,看向閔俊。
“뭐가 아파?” “哪裡不舒服?”
혹시나 안전 이별에 도움이 될까 싶어 한껏 집중도 했다.
或許這能幫助我安全地分手,所以我全神貫注。
“헤어지자는 말.” 「分手吧。」
도화는 뜨끔했다. 桃花愣了一下。
“그…. 그래?” “那……是嗎?”
“그래서 전 저 말만큼은 절대 안 할 거예요.”
“所以我絕對不會說那句話。”
“뭐?” “什麼?”
지금, 이 개자식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경악한 도화는 입을 쩍 벌렸다.
現在,這個混蛋在說什麼呢?驚愕的桃花張大了嘴巴。
“힘든 상황이 오더라도 어떻게든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지. 쉽게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랑하면 끝까지 가야죠.”
“即使面對困難的情況,我也會努力去理解對方。我認為這不是一件容易的事。如果愛,就應該堅持到底。”
혹시 이 미친놈이 안전 이별 작전을 눈치챈 거 아니야?
這個瘋子難道察覺到安全分手計劃了嗎?
당혹스러워진 도화는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고 이윽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 양이 상당하여 눈에 들어갈 지경이었다.
當惑不解的桃花額頭上冒出了冷汗,隨即開始流下來。汗水的量相當可觀,幾乎要流進眼睛裡。
“선배 무슨 이마에 땀을 이렇게 흘려요? 나한테 무슨 죄지은 거 있어요?”
「前輩,怎麼額頭上流了這麼多汗?你對我有什麼罪過嗎?」
민준은 도화의 이마에 맺힌 땀을 정성스럽게 닦았다.
敏俊小心翼翼地擦拭著道花額頭上凝結的汗水。
“아니 그런 거 아니야! 너 몰래 뭐 꾸미고 있는 거 아니야!”
“不是那樣的!你是不是在背後偷偷策劃什麼?”
정곡이 찔리다 못해 가슴에 구멍이 생길 것 같은 도화는 제 속내를 감추기 위해 소리를 지르는 선택을 하고야 말았다.
桃花因無法忍受心中的刺痛,彷彿胸口要出現一個洞,最終選擇了大聲呼喊來掩飾自己的內心。
“하하하. 진짜 귀엽네.” “哈哈哈。真的好可愛。”
민준은 도화의 이마를 닦은 손을 거두더니 크게 웃어 댔다. 비웃는 것 같기도 했다. 도화는 우선 바보처럼 벌렸던 입을 합 다물었다.
敏俊收回擦拭桃花額頭的手,然後大笑起來。似乎有些嘲諷的意味。桃花先是像個傻瓜般張開的嘴巴,隨即合上了。
먹구름이 드리워진 것처럼 머리가 복잡해진다. 앞으로 자신이 민준에게 질리게 행동한다 한들 효과가 없는 건 아닐까. 안 되는데……. 여러모로 미칠 노릇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쟤도 사람이다. 극한 상황에서는 정이 털리는 순간이 오겠지. 올 거야! 도화는 열심히 행복 회로를 돌렸다.
天空彷彿被黑雲籠罩,腦海變得混亂不堪。即使未來自己對敏俊的行為感到厭倦,這樣做真的會有任何效果嗎?不行……這樣下去真是讓人抓狂。然而,無論如何,那也是個人。在極端的情況下,總會有一刻讓人心寒的到來。一定會來的!桃花努力地啟動著幸福的迴路。
“선배, 우리는 절대 헤어지지 마요.”
“前輩,我們絕對不要分開。”
한껏 웃은 민준은 도화의 뺨에 입을 맞췄다. 사랑스러워서 견딜 수 없다는 듯 다정했다.
滿臉笑容的閔俊親吻了桃花的臉頰。彷彿因為太可愛而無法自已般溫柔。
“하. 미치겠네.” “哈。真是讓我瘋了。”
한숨을 쉰 도화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보았다. 매번 민준에게 안길 때마다 보았던 터라 이젠 상당히 익숙했다. 그렇다는 건 이 생활에 정착하고 있다는 증거 같아서 심경이 복잡했다.
道花嘆了口氣,躺在床上望著天花板。每次依偎在閔俊身邊時都看過,現在已經相當熟悉了。這意味著她已經在這種生活中安定下來,心情卻變得複雜。
‘힘든 상황이 오더라도 어떻게든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지. 쉽게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랑하면 끝까지 가야죠.’
「即使面對困難的情況,我也會努力去理解對方。我認為這不是一件容易的事。如果愛,就應該堅持到底。」
‘선배……. 우리는 절대 헤어지지 말아요.’
「前輩……我們絕對不要分開。」
조금 전 민준의 발언이 머릿속에 반복되어 울렸다. 놈은 마치 도화의 마음을 읽은 것처럼 아주 제대로 일침을 찍어대고 있었다. 도화는 두 손으로 머리를 싸잡고 침대 위를 뱅글뱅글 굴러다녔다.
剛才敏俊的話在我腦海中反覆迴響。他彷彿讀懂了桃花的心思,狠狠地給了她一擊。桃花用雙手抱住頭,在床上翻來覆去地滾動。
“아아악! 차여야 하는데 어쩌지!”
“啊啊啊!該被踢了,該怎麼辦!”
한껏 절규하다 민준이 들을까 싶어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이내 긴장을 풀었다.
我忍不住大聲尖叫,擔心民俊會聽到,於是閉上了嘴。然而不久後,我放鬆了緊張的情緒。
“맞다. 차민준 오늘 오후에는 또 누구 만난다 해서 나갔지.”
“對。車閔俊今天下午又說要見誰,所以出去了。”
절대 헤어지지 말자던 민준은 드라마가 끝나자 볼일이 있다며 곧바로 외출했다. 그리하여 도화는 지금 혼자인 것이다. 도화는 상체를 다시 벌떡 일으켰다. 이렇게 절망만 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모면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絕對不要分開的閔俊在劇集結束後,說有事要處理,便立刻出門了。於是,桃花現在是獨自一人。桃花再次坐直了身體。這樣絕望下去是不可行的。無論如何都必須找到脫身的方法。
“우선은…….” “首先是……。”
도화는 침실에서 벗어나 다시 서재로 향했다. 급히 껐던 데스크톱을 켰다. 인터넷 창을 열어 애인에게 차이는 방법으로 검색해 보았다.
桃花走出臥室,重新朝書房走去。急忙打開了關閉的桌上電腦。她打開網頁,搜尋如何被情人甩掉的方法。
웹소설 중에 같은 제목이 있었던 건지 작품이 먼저 보였다. 그 아래로 자잘한 글들이 줄지어 이어졌다. 도화는 하나하나 클릭해 보았다. 카톡 늦게 답하기, 같이 있을 때 폰만 보기, 뽀뽀 거부하기 등등 뻔하지만 나름 방법들이 줄지어 있었다.
在網路小說中是否有同樣的標題,我先看到了作品。下面是一行行的小字。桃花一個個點擊查看。遲遲不回的訊息、在一起時只看手機、拒絕親吻等等,雖然很明顯,但也算是各種方法排成了一行。
거의 함께 있으므로 톡을 나눌 일은 드물었고 혼자 폰을 보는 것도 썩 당기지 않았다. 민준이 뭘 보냐고 같이 보자며 달라붙을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뽀뽀 거부하기도 놈이 작정하고 달려들면 무력에서부터 밀린다. 게다가 민준의 입술은 맛있기도 해서 그걸 못한다 생각하니 고통스러울 것 같았다. 이 외에도 그다지 적합하지 않은 방식만 보였다.
幾乎總是待在一起,因此聊天的機會不多,獨自看手機也並不是特別吸引我。因為民俊肯定會問我在看什麼,然後想要一起看。如果他下定決心要親吻我,我根本無法拒絕。而且民俊的嘴唇又是那麼美味,想到無法拒絕,讓我感到痛苦。除此之外,似乎也沒有其他合適的方式。
“어쩌지……?” 「該怎麼辦……?」
도화는 참담했다. 이거다 싶은 게 보이지 않았다. 그때 바지 주머니에 넣어 둔 폰에서 톡 알람이 울렸다. 착잡함에 신경이 예민해진 도화는 짜증이 밀려왔다. 그냥 무음으로 설정해야겠다 생각하며 폰을 꺼내 보았다. 발신자는 민준이었다.
道花感到絕望。她看不見任何讓她心動的東西。就在這時,放在褲子口袋裡的手機發出了叮噹的提醒聲。因為心情複雜,讓道花的神經變得敏感,煩躁感湧上心頭。她心想,還是把它設成靜音吧,於是拿出手機一看,發信人是閔俊。
“저녁…….” “晚餐……。”
딱히 먹고 싶은 건 없었다. 입맛이 없는 게 아니라 민준과 강제적인 동거를 하면서 대부분 풍족하게 먹었기 때문이었다. 고민하던 도화는 무심코 모니터를 보았다. 시선을 사로잡는 글이 보였다.
我並沒有特別想吃的東西。並不是沒有食慾,而是因為和閔俊強制同居的關係,大部分時候都吃得很豐盛。正在思考的桃花無意中看向了螢幕,眼前出現了一篇吸引眼球的文章。
제가 만든 도시락을 먹은 애인이 헤어지자고 해요. 맛없다고 저한테 실망했대요. ㅠㅠ
我做的便當讓我的戀人說要分手。她說因為不好吃對我感到失望。ㅠㅠ
그와 동시에 도화의 눈동자엔 광기가 맴돌았다.
與此同時,桃花的眼中閃爍著瘋狂的光芒。
“이거다!” “這就是了!”
* * *
지훈은 참담한 얼굴로 카페 앞에 섰다. 어젯밤 민준의 문자를 받은 그는 밤새 잠 한숨 제대로 못 잤다. 도화에 대해 궁금한 게 있다던 민준의 살벌한 문자 때문이었다.
志勳面帶悲傷的表情站在咖啡館前。昨晚收到閔俊的簡訊後,他整夜都無法好好入睡。這都是因為閔俊那條關於桃花的可怕簡訊。
“씨발……. 이 새끼 진짜 뭐 하는 놈이야?”
“靠……這傢伙到底在幹什麼?”
지훈은 현재 대학로 원룸촌에서 자취하고 있었다. 가족들이 현재 포항에 있는 건 맞으나 서류상으론 서울에 거주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자영업을 하는 아버지가 근래 몸이 상해 한 달간 포항에서 요양 중인 것이었다. 하지만 이 사실은 가족 외에는 아무도 몰랐다. 지인들에겐 그저 출장 중이라고 해둔 상황이었다. 단기간 있을 예정이라 주변에 괜한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는 이유였다.
志勳目前在大學路的單身公寓裡獨自生活。雖然家人們目前在浦項,但在文件上卻顯示他們居住在首爾。經營小生意的父親最近身體不適,正在浦項療養一個月。然而,這個事實除了家人之外,沒有人知道。他對朋友們只是說是在出差,因為他不想因為短期的情況而讓周圍的人多心。
그런데 차민준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살인 협박까지 더해지니 제정신으로 있을 수 없었다.
然而,車敏俊知道這個事實,甚至還遭到了殺人威脅,讓他無法保持理智。
“하. 도화는 어쩌다가 저런 놈이랑 얽혀서…….”
“哈。桃花怎麼會和那種傢伙扯上關係……。”
지훈은 한탄하며 문을 열고 들어갔다. 가끔 공부하러 오는 카페라 익숙한 곳이기도 한데 을씨년스러운 기운이 감돌았다. 조명의 조도도 낮았고 협소하게 놓인 테이블엔 사람이 없었다. 혹시 오늘 휴일인가 싶었지만, 구석에 있는 민준을 마주하면서 짐작을 지웠다.
志勳嘆息著打開門走了進去。這裡是他偶爾來學習的咖啡館,對他來說也算是熟悉的地方,但卻瀰漫著一股陰鬱的氣息。燈光昏暗,狹小的桌子上沒有任何人。雖然他一度懷疑今天是否是假日,但當他看到角落裡的閔俊時,這個猜測便被他打消了。
“여기로 와요.” “過來這裡。”
민준은 지훈을 향해 손짓했다. 평소에도 음산하다고 느꼈지만 단둘이 마주하니까 더 두려워졌다. 오늘따라 이 카페엔 사람도 왜 없는 걸까. 찝찝한 마음에 다시 나가 버릴까 싶었지만, 저 악마 같은 새끼의 협박을 가볍게 넘길 수 없었다. 지훈은 무거운 마음으로 민준의 건너편에 앉았다.
敏俊向志勳揮了揮手。平時就覺得陰森,但單獨面對面時更是感到恐懼。今天這家咖啡廳怎麼一個人都沒有呢?心裡感到不安,差點想要再走出去,但那個像惡魔般的傢伙的威脅可不是輕易能忽視的。志勳心情沉重地坐在了敏俊的對面。
“뭐 좀 마실래요?” “要喝點什麼嗎?”
음료를 청하는 그의 앞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수상해 보이는 금속 가방만 보였다. 카페에 오긴 했지만, 짧고 굵게 할 말만 하고 자리를 뜨고 싶었기에 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他面前什麼也沒有,只看見一個看起來可疑的金屬包。雖然來了咖啡館,但因為只想簡短地說幾句話就離開,智勳搖了搖頭。
“아니 됐어. 할 말이나 빨리해. 나 바빠.”
“不要了。快說你要說的話。我很忙。”
지훈의 대답이 떨어짐과 동시에 민준에게서 진동 소리가 들렸다.
智勳的回答剛落下,敏俊的手機便傳來震動聲。
“잠시만요.” 「等一下。」
그는 폰을 꺼내 보았다. 그리고 해사한 눈웃음을 지었다. 지훈은 지금 심란해 미치겠는데 여유롭게 웃는 꼬락서니를 보니 역겨움이 들었다. 폰에서 눈을 뗀 민준은 입꼬리를 올렸다.
他拿出手機,露出了燦爛的笑容。智勳此刻心煩意亂,快要發瘋了,看到他那悠閒的笑容,心中感到一陣厭惡。從手機上移開目光的閔俊,嘴角微微上揚。
“도화 선배가 저녁 만들어 준다네요. 하하.”
「桃花前輩說要為我做晚餐呢。哈哈。」
뭐지? 자랑하는 건가? 지훈은 한 번 더 재수 없음을 느껴야 했다.
這是什麼?是在炫耀嗎?志勳不得不再次感受到厄運的降臨。
“지훈 선배도 도화 선배가 만들어 준 요리 먹어본 적 있어요?”
「智勳前輩也吃過桃花前輩做的料理嗎?」
“내가 왜 걔가 만드는 걸 먹어? 아? 자취방에서 라면 끓여 준 건 먹어 본 적 있었다.”
“我為什麼要吃她做的東西?啊?在我的租屋裡,她煮的泡麵我倒是吃過。”
“아……. 그래요?” “啊……是嗎?”
한창 웃고 있던 민준은 이내 안색이 싹 바뀌었다. 인격이 바뀌어 버린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서늘했다. 지훈은 순간 자신이 말실수라도 했나 싶어 말을 덧붙였다.
正在大笑的閔俊,瞬間臉色全變了。那種冷漠的樣子讓人懷疑他的人格是否已經改變。志勳一瞬間擔心自己是不是說錯了什麼,於是又補充了一句話。
“조별과제 때문에 딴 애들도 같이 먹은 거야. 그건 왜 묻는데?”
“因為小組作業,所以其他人也一起吃了。你為什麼問這個?”
“아하, 그런 거군요. 선배 거두절미하고 물어볼게요.”
“啊哈,原來如此。前輩,我直截了當地問你。”
“뭐?” “什麼?”
“나도화 좋아해?” “你也喜歡那朵花嗎?”
“아?” “啊?”
지훈은 당혹스러웠다. 자신이 왜 이런 질문을 듣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민준에게서 묘한 긴장감도 느껴졌기 때문이다.
智勳感到困惑。他無法理解自己為什麼會聽到這樣的問題,並且從閔俊身上感受到一種奇妙的緊張感。
“솔직하게 말하고 싶어도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雖然我想坦白地說,但不說會比較好。」
서늘하게 대답한 그는 입고 있던 재킷 안으로 손을 넣더니 물건을 꺼냈다. 그와 동시에 지훈은 몸을 뒤로 물렸다. 그가 꺼낸 건 권총이었기 때문이었다.
他冷冷地回答,將手伸進所穿的夾克裡,拿出了一樣東西。與此同時,志勳向後退了身,因為他拿出的是一把手槍。
“씨발! 너 왜 이래!”
“幹!你怎麼了!”
기겁한 지훈은 두 손을 들어 벌벌 떨었다.
驚恐的志勳舉起雙手,顫抖不已。
“어라? 아직 겨눈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떨어요?”
“咦?還沒瞄準呢,為什麼會掉得這麼快?”
민준은 권총의 방아쇠에 손가락을 넣으며 뱅글뱅글 돌렸다. 입매는 올라가 있는데 눈빛은 무척이나 살벌했다.
敏俊將手指放在手槍的扳機上,轉動著。嘴角上揚,但眼神卻十分凶狠。
“어차피 둘이 사귀는데 그런 건 왜 물어봐?”
“反正兩個人已經在交往了,為什麼還要問這種事?”
분하고 답답한 지훈은 말끝이 벌벌 떨렸다.
憤怒而感到壓抑的志勳,語尾顫抖不已。
“그건 그런데 도화 선배의 마음이 불안해서 그래요.”
“那是因為桃花前輩的心情不安。”
이건 또 무슨 헛소리야? 지훈은 민준의 우려가 이해 가지 않았다. 어제 자신이 민준에게 다른 사람을 붙여 주자고 하니 도화는 정색했다. 그리고 둘이서 키스하던 모습을 생각하면 강제성은 조금도 없었고 서로가 달라붙어 호흡을 나누던 광경이었다. 결론적으로 도화도 이 미친놈을 좋아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오히려 불안한 건 차민준이었다.
這又是什麼胡說八道?志勳無法理解閔俊的擔憂。昨天他對閔俊說要給他介紹其他人時,道華卻面色凝重。再想想他們兩個親吻的樣子,根本沒有任何強迫的感覺,反而是彼此緊緊相依,分享著呼吸的場景。總之,道華明顯也是喜歡這個瘋子。更讓人不安的反而是車閔俊。
“너야말로 도화 정말 좋아해서 사귀는 거야?”
“你真的很喜歡桃花,才跟她交往嗎?”
“그럼 가짜로 좋아해서 사귀나요?”
「那麼是假的喜歡所以交往嗎?」
민준은 다소 억울하다는 듯 대답했다. 지훈은 머리가 복잡해졌다. 인성적으로 문제 있어 보이는 놈이 진심으로 도화를 좋아한다고는 생각 들지 않았다.
敏俊似乎有些委屈地回答。志勳的腦海變得混亂。他不認為這個看起來有問題的人會真心喜歡桃花。
“도화가 왜 좋은데?” “桃花源為什麼好呢?”
“왜 질문을 돌리는 거죠? 도화 선배 좋아하냐고 묻잖아요.”
“為什麼要繞著問題走呢?不是在問你喜不喜歡桃花前輩嗎?”
“그냥 친구로서 생각하고 있을 뿐이야!”
“我只是把你當作朋友在想而已!”
겁에 질린 지훈은 대답했지만, 마음 한구석이 찜찜했다. 왜 스스로가 내키지 않는지 모르겠다.
驚恐的志勳回答了,但心中卻有一絲不安。他不知道為什麼自己不想這樣。
“…….” “……”
총을 뱅글뱅글 돌리던 민준은 이내 총을 곧게 잡았다.
民俊原本在轉動著槍,隨即便將槍穩穩地握住。
“그럼 다행이고요.” “那就太好了。”
“너 진짜로 도화 좋아해?”
“你真的喜歡桃花嗎?”
“물론이죠.” “當然了。”
대답하는 민준의 눈동자에서 점점 빛이 사라졌다. 어둠이 가라앉아 있는 것 같았다.
民俊回答的眼中,光芒漸漸消失。似乎黑暗正在沉澱。
“어렸을 때부터 전 토끼를 좋아했어요. 그런데 최선을 다해서 돌보았는데 빨리 죽는 거야. 짜증이 났지 뭐예요? 그렇게 반복하다 열세 번째 토끼를 들였어요. 하지만 또 시름시름 앓길래 목을 비틀어 발을 자른 뒤 빌딩 옥상에서 떨어트리고 말았죠.”
“我從小就喜歡兔子。但是我盡心盡力地照顧牠們,卻總是很快就死去。這讓我非常煩躁。於是我又養了第十三隻兔子。然而牠又病得很厲害,我最後扭斷了牠的脖子,割掉了牠的腳,然後把牠從大樓的頂樓扔了下去。”
뭐? 목을 비틀고 발을 잘라? 지훈은 제 귀를 의심했다. 지금 지훈의 눈앞에 있는 민준은 캠퍼스에서 본 적 없던 모습이었다. 모두에게 다정한 가식적인 모습도 아니고 도시락이 더럽다며 욕설하던 모습도 아니었다. 다른 인격을 가진 누군가가 앉아 있는 것 같았다.
什麼?扭脖子還要切腳?志勳懷疑自己的耳朵。現在在志勳眼前的閔俊,卻是他在校園裡從未見過的樣子。既不是對大家親切的虛情假意,也不是因為便當髒而咒罵的模樣。彷彿有著另一個人格的人坐在那裡。
“부모님은 나보고 그러지 말래. 심지어 절 정신병원에 데리고 가 가뒀어요. 이상한 검사가 이어지고 먹기 싫은 약을 먹어야 했고 고통스러웠죠. 더는 참지 못해서 거길 도망갔어. 그리고 바다에서 열네 번째 토끼를 만났죠. 지금까지 본 토끼 중 제일 예쁘고 사랑스러웠어요. 그래서 이번엔 오래오래 키우기로 마음먹었죠. 나만 바라보고 나만 의지하도록. 그래서 입양하기까지 신중했어요.”
“父母告訴我不要這樣做。甚至把我帶到精神病院關起來。進行了奇怪的檢查,還要吃不想吃的藥,真的很痛苦。再也忍受不住了,我逃出了那裡。然後在海邊遇到了第十四隻兔子。是我見過的兔子中最漂亮、最可愛的一隻。所以這次我決定要好好養牠,讓牠只看著我,依賴我。因此在收養之前我非常謹慎。”
“너……. 지금 그거 도화 이야기야?”
“你……現在是在說桃花的故事嗎?”
“그럼 누구 이야기겠어요?” “那麼,這是誰的故事呢?”
민준은 당연한 걸 뭘 물어보냐는 표정이었다. 지훈은 강렬한 현기증이 들었다. 개소리도 그냥 개소리가 아니었다. 지저분한 망상을 엿본 기분에 기분이 더러웠다. 도화가 미친놈에게 제대로 걸렸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것도 모르고 도화는 지금 민준에게 빠져있는 꼴이었다.
敏俊的表情彷彿在說「這還用問嗎?」智勳感到一陣強烈的眩暈。狗叫聲也不是普通的狗叫聲,讓他感到像是窺見了骯髒的妄想,心情變得更加糟糕。智勳只覺得自己被瘋子道華給纏上了,而道華卻毫不自知,正沉浸在敏俊的世界裡。
“그래서 나의 사육에 불필요한 짐승들을 다 제거할 생각이거든요.”
“所以我打算把我飼養中不必要的野獸全部清除掉。”
지훈은 긴장했다. 그가 말하는 불필요한 짐승은 자신을 뜻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씨발 오늘 여기에 오는 게 아니었다. 그냥 경찰에 신고할 걸 그랬다. 지훈은 후회하며 바들바들 떨었다.
志勳感到緊張。因為他覺得那個所謂不必要的野獸是在指自己。該死,今天根本不該來這裡。早該報警的。志勳懷著後悔,顫抖不已。
“신차인. 누군지 알아요?” “新車人。你知道他是誰嗎?”
“신차인? 그게 뭔데?” “新車人?那是什麼?”
잔뜩 긴장하던 지훈에게 의아함까지 더해졌다.
緊張得無法自已的志勳,心中更添疑惑。
“도화 선배가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사람이라 하던데요?”
「聽說桃花前輩在高中的時候是同班同學呢?」
“그땐 도화랑 연락 끊겼던 시절이라 잘 몰라. 대학 때 다시 만난 것뿐이야.”
“那時候和桃花郎失去了聯繫,所以不太清楚。只是大學時期再次相遇而已。”
“아…….” “啊……。”
지훈의 대답에 민준도 의외라는 듯 동공이 커졌다가 이내 의자에 등을 기댔다.
民俊對智勳的回答感到意外,瞳孔瞬間放大,隨即靠在椅背上。
“뭐 이건 그럼 넘기고.”
“那麼這個就跳過吧。”
한껏 중얼거린 그는 테이블 위에 놓인 금속 가방을 열었다.
他低聲喃喃自語,然後打開了桌子上放著的金屬包。
“지훈 선배 앞으로 나 좀 도와줘야겠어요. 대신에 이걸 드리도록 하죠.”
「智勳前輩,我需要你幫我一下。作為交換,我就把這個給你。」
그 안엔 달러가 가득 들어 있었다.
裡面裝滿了美元。
도화는 민준의 문자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그리고 정리해 둔 식재료가 올려진 아일랜드 바를 바라보았다. 갖은 채소, 새우와 조개, 그리고 파스타 면이 있었다. 조금 전 도시락을 만들어 줬다가 애인과 헤어지게 생겼다는 글을 본 도화는 민준을 실망하게 할 묘책을 떠올렸다. 그래서 오늘은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 계획이었다.
道華看著閔俊的訊息微笑著。然後她望向整理好的食材,擺放在島型吧台上。各種蔬菜、蝦和貝類,還有義大利麵。剛才看到她為了做便當而差點和男友分手的文章,道華想到了讓閔俊失望的妙計。因此,今天她計劃做蒜香橄欖油義大利麵。
민준이 도화의 손에 물 하나 묻히지 못하게 해서 그렇지 도화도 요리를 꽤 잘하는 편이었다. 자취만 5년이었고 그 이전에도 혼자서 만들어 먹는 일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아주 전문적인 요리는 아니어도 집에서 만들어 먹을 만한 건 어느 정도 하는 편이었다.
敏俊雖然不讓桃花的手沾上一滴水,但桃花的廚藝其實也相當不錯。她獨自生活了五年,之前也經常自己做飯。因此,雖然不是非常專業的料理,但在家裡能做的菜還是有一定水準的。
“차민준 맛 좀 봐라.”
“車敏俊,來嘗嘗這個。”
도화는 키득거리며 냄비에 물을 올리고 통에 든 파스타 면을 꺼내 삶기 시작했다. 그리고 싱크대 위에 놓인 레몬과 식초를 의미심장하게 보았다.
桃花輕聲笑著,把水倒入鍋中,開始煮放在桶裡的義大利麵。然後,她意味深長地看著放在水槽上的檸檬和醋。
* * *
“너 대체 뭐 하는 놈이야?”
“你到底是什麼人?”
지훈은 눈 앞에 펼쳐진 달러를 보며 미간을 구겼다. 그에 반해 민준은 감정하나 없는 조각처럼 지훈을 흘겨보았다.
志勳看著眼前展現的美元,微微皺起眉頭。與此相比,閔俊像一塊沒有情感的石頭,冷冷地瞥了志勳一眼。
“하긴 앞으로 우리가 함께해야 하는데 제 정체 정도는 알려 줘야겠네요.”
“說得也是,畢竟我們未來要一起生活,還是得告訴你我的身份。”
“뭐? 내가 왜 네놈이랑 같이 움직여”
“什麼?我為什麼要和你一起行動?”
지훈은 민준을 향해 벌레 보듯이 소리치며 물러났다. 그러자 민준은 입꼬리를 한번 올리더니 천장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탕! 날카로운 총성이 카페 안을 울렸다.
智勳對著閔俊大聲吼叫,像是在看著蟲子一樣退後。隨後,閔俊微微揚起嘴角,對著天花板扣下了扳機。砰!尖銳的槍聲在咖啡館內迴盪。
“헉!” “哇!”
기함한 지훈은 의자에 앉은 채 넘어지고야 말았다. 그러자 높은 천장에 생긴 총알 자국이 보였다. 간담이 서늘했다. 들고 있던 총이 모형이 아닐 거라 예상했지만, 오금이 저렸다. 게다가 여긴 대한민국이다. 저렇게 총을 들고 설쳐도 되나 싶어 머리가 복잡해졌다.
驚愕的志勳坐在椅子上,終究還是摔倒了。這時,他看到了高高天花板上的彈孔。心中一陣寒意。雖然預料手中的槍不會是模型,但膝蓋卻感到一陣麻木。而且這裡是大韓民國。心中不禁疑惑,這樣揮舞著槍械真的可以嗎,讓他的思緒變得混亂不堪。
“하하……. 왜 그렇게 무서워해요? 선배한테 쏜 것도 아닌데.”
“哈哈……. 為什麼那麼害怕呢?又不是對學長開的槍。”
민준은 생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쓰러진 지훈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敏俊微笑著站起來,然後向倒下的志勳伸出了手。
“자, 잡고 일어나요.” “來,抓住我,站起來。”
“돼……. 됐어…….” “好……好了……”
“저랑 한배를 타는 게 싫은가 보네요?”
“你似乎不想和我同舟共濟?”
민준은 순식간에 표정을 지우더니 지훈을 향해 총구를 내밀었다. 정확히는 머리였다. 겁에 질릴 대로 질린 지훈은 꼬리를 내렸다.
敏俊瞬間抹去表情,對著志勳指出了槍口。準確地說,是對著他的頭。嚇得魂不附體的志勳低下了頭。
“알았어. 알았다니까. 도와줄 테니까 그 총 좀 치워…….”
“知道了。我說過了。我會幫你的,所以把那把槍收起來……”
“그래요. 잘 생각했어요.” “是的。想得很好。”
민준은 다시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총을 거두었다. 그리고 제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지훈도 팔꿈치로 바닥을 디디며 몸을 간신히 일으킨 뒤 의자를 제자리에 돌려 두고 착석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물 한잔이라도 달라고 할 걸 그랬다. 목이 타들어 갈 것 같았다.
敏俊再次露出和藹的微笑,收起了槍。然後回到自己的位置坐下。志勳也用手肘撐著地面,勉強站起身來,將椅子放回原位後坐下。如果早知道會這樣,真該要一杯水。喉嚨感覺快要燒起來了。
“저는 위습이라고 불리기도 해요.”
“我也被稱為威習。”
“위습?” “巫師?”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싶어 의아했다. 흡사 게임 닉네임 같기도 해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這又是什麼聲音呢?我感到困惑。這聽起來像是遊戲的暱稱,讓人感到不真實。
“제 코드네임이에요.” “這是我的代號。”
“뭐 코드네임이라고? 너 대체 뭐 하는 놈이야?”
「什麼代號?你到底是什麼人?」
“And ye shall know the truth and the truth shall make you free.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你們必曉得真理,真理必使你們自由。”
“뭐…? 그거 요한복음서 구절 아니야?”
“什麼…?那不是約翰福音的經文嗎?”
지훈의 아버지는 기독교 신자였다. 그러다 보니 접한 적이 있었다.
智勳的父親是一位基督教信徒。因此,他曾接觸過相關的事物。
“맞아요. 제가 속한 기관의 모토죠.”
“沒錯。這是我所屬機構的座右銘。”
지훈은 이 새끼가 무슨 개소리를 연달아 하나 싶었다. 그리고 계속 드는 생각인데 도화가 왜 이런 또라이를 좋아하는지 이해 가지 않았다. 진짜 당장 전화해서 도망가라고 고래고래 소리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智勳心想這傢伙到底在說什麼狗屁話。他一直在思考,桃花為什麼會喜歡這種瘋子,實在無法理解。真想立刻打電話大聲叫她快逃。
“선배도 잘 알 거야.”
「前輩也一定知道的。」
이윽고 민준은 지훈에게 자신의 정체를 털어놓았다. 장막을 벗듯이. 동시에 지훈은 아연했다.
終於,閔俊向志勳坦白了自己的身份。就像揭開幕布一樣。與此同時,志勳愣住了。
“네가……. 그런 사람이라고?” “你……是這樣的人嗎?”
“그러니 절 바퀴벌레 보듯이 보지 마요. 저야 말로 정의를 위해서 살아가고 있으니까.”
“所以不要像看蟑螂一樣看我。我活著就是為了正義。”
정의……. 지훈은 기가 찼다. 오히려 세상에 대한 부조리의 한 페이지를 엿본 기분이었다.
正義……智勳感到無言以對。反而有種窺見世界不公的一頁的感覺。
“하…….” “哈……。”
이때 민준에게서 진동이 한 번 더 울렸다. 민준은 충실한 개처럼 폰을 얼른 들어 보았다.
這時,敏俊的手機又震動了一次。敏俊像忠實的狗一樣迅速拿起手機。
“아, 우리 아기 토끼가 저녁 다 했다고 하네요. 귀엽게.”
“啊,我們的小兔子說晚餐做好了。真可愛。”
그는 입꼬리를 올렸다. 기분이 엄청 좋은지 눈에서 핑크빛이 보일 정도였다. 마치 애완동물을 키우는 주인처럼. 지훈으로선 도화를 소동물 취급하는 그가 너무 기괴했다.
他微微翹起嘴角。似乎心情非常好,眼中甚至閃爍著粉紅色的光芒。就像是寵物主人一樣。對於智勳來說,把桃花當作小動物對待的他實在是太奇怪了。
“전 이만 가볼게요. 지훈 선배 앞으로 우리 종종 연락해요. 알았죠?”
“我就先走了。智勳前輩,以後我們常聯絡哦。知道了嗎?”
입을 열었다가 욕설부터 튀어나올 것 같은 지훈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여야 했다.
嘴巴一張開就像要噴出罵人的話,智勳無奈地點了點頭。
* * *
“빨리 와라……. 차민준” “快來……車閔俊”
요리를 마친 도화는 식탁에 앉아 10분 전 민준에게 보낸 톡을 바라보았다.
完成烹飪的桃花坐在餐桌旁,凝視著十分钟前發給閔俊的訊息。
“얜 무슨 하트를 보내…….”
“這傢伙在發什麼心形圖案……。”
도화의 두 뺨은 분홍빛으로 물들여졌다. 괜히 심장이 콩콩 뛰었다. 얜 문자로도 사람을 녹이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지금 사탕을 물고 빨고 있는 것도 아닌데 너무 달았다.
桃花的兩頰染上了粉紅色。心臟不由自主地怦怦跳動。她似乎很懂得用文字融化人的心。現在並不是在含著糖果,但卻甜得讓人心醉。
도화는 촉촉한 눈동자로 답장을 바라보며 민준이 빨리 오길 기다렸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남편을 기다리는 신부라도 된 기분이었다. 설레고 떨리는……. 그런…….
桃花用濕潤的眼神期待著回信,等待著閔俊的到來。心中湧起一種奇妙的感覺。彷彿自己是一位在等待丈夫的 bride。既期待又緊張……那種……
“아, 나 진짜 왜 이러지. 정신 차려!”
“啊,我到底為什麼會這樣。冷靜點!”
도화는 제 볼을 양손으로 후려쳤다. 짝! 소리가 끝남과 동시에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도화는 서둘러 의자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다가갔다. 민준이 들어오고 있었다. 이상했다. 왜 그에게서 빛이 나는 것 같을까. 놈이 잘생긴 거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지만, 새삼스럽게 감탄스러웠다.
桃花用雙手拍打了自己的臉頰。啪!聲音剛結束,門鎖打開的聲音隨之而來。桃花急忙從椅子上站起來,走向玄關。閔俊正走進來。這讓人感到奇怪。為什麼他身上似乎散發著光芒呢?她知道他比誰都帥,但此刻卻讓她感到驚艷。
실내화를 신고 들어온 민준은 도화를 두 팔로 감싸 껴안았다. 곧이어 그의 오뚝한 코가 도화의 목덜미를 향했다. 그리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穿著室內鞋進來的閔俊用雙臂緊緊抱住了桃花。隨後,他的高挺鼻子朝著桃花的脖子靠去,然後深深吸了一口氣。
“하……. 선배……. 향기 좋다.”
“哈……前輩……香味真好。”
그의 속삭임엔 희열이 가득했다. 그리고 심장박동도 선명히 느껴졌다.
他的耳語中充滿了喜悅。而心跳也清晰可感。
역시……. 얜 날 많이 좋아하고 있구나.
果然……她真的很喜歡我呢。
도화는 자신도 모르게 민준의 등을 꼭 끌어안았다. 그러자 민준은 도화의 목덜미에서 얼굴을 떼고 도화를 응시했다. 도화 역시 이끌리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서서히 민준은 턱을 기울이더니 도화의 입술을 맞대곤 깊게 빨았다. 달았다. 도화는 저도 모르게 눈을 살포시 감았다가 아차 싶어 살며시 입술을 떼어 냈다.
桃花不知不覺地緊緊抱住了閔俊的背。隨即,閔俊從桃花的脖子上抬起頭,凝視著她。桃花也像被吸引般地望著他。閔俊慢慢地傾下頭,然後吻上了桃花的嘴唇,深深地吸吮著。桃花不由自主地輕輕閉上了眼睛,隨即意識到,便小心翼翼地將嘴唇分開。
“미, 민준아 저녁부터 먹자.”
“米,閔俊啊,從晚餐開始吃吧。”
“알았어요.” “知道了。”
민준은 키스가 멈춘 게 아쉬운 기색이었으나 도화가 만든 요리를 앞둔 상황이라 그런지 순순히 물러났다.
敏俊對於吻的停止顯得有些不捨,但面對桃花所做的料理,似乎也只能乖乖退讓。
* * *
“와! 맛있겠어요.” “哇!看起來很好吃。”
간단하게 씻고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민준은 식탁을 바라보며 감탄했다. 알리오 올리오와 피클 그리고 에어프라이어에 구운 모닝빵이 있었다. 건너편에 앉은 도화는 민준의 감탄하는 모습에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 다정한 미소 뒤엔 악마가 존재하고 있었다.
簡單洗漱後換上便服的閔俊望著餐桌,感嘆不已。桌上擺著蒜香義大利麵、醃菜以及氣炸鍋烤的早餐麵包。坐在對面的桃花對閔俊的讚嘆露出了微笑。然而,在這親切的微笑背後卻隱藏著一個惡魔。
차민준……. 넌 오늘 좆같은 요리가 이런 거라는 걸 느끼게 될 거야.
車閔俊……. 你今天會感受到這種糟糕的料理是什麼樣的。
그리고 나에게 실망하게 되겠지. 빨리 날 차 버려!
然後你會對我感到失望。快點拋下我吧!
도화는 기대감에 찬 얼굴로 포크와 파스타용 스푼을 슬며시 들었다.
桃花滿懷期待地輕輕舉起了叉子和意大利麵用的湯匙。
“어서 먹어.” “快吃。”
“네.” “是。”
민준은 면을 포크에 말기 시작했다. 도화도 민준의 호흡에 맞추어 알리오 올리오를 돌돌 말았다.
敏俊開始用叉子捲起麵條。桃花也隨著敏俊的呼吸,將蒜香橄欖油捲了起來。
사실 이 파스타 소금 간을 하지 않고 식초와 레몬을 잔뜩 넣었다. 이름하여 폭탄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다.
事實上這道義大利麵沒有加鹽,而是放了大量的醋和檸檬。名為炸彈蒜香橄欖油義大利麵。
지금까지 민준과 함께해온 덕분에 도화도 그의 식성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매운맛과 신맛에 약했다. 그래서 처음엔 매운 파스타로 하려다가 도화도 그건 감당하기 힘들고 음식물 쓰레기만 보태는 꼴이라 신맛으로 변경했다. 도화는 신걸 잘 먹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민준이 남긴 건 자신이 다 해치울 생각이었다.
直到現在,因為和閔俊一起,道華對他的口味有了一定的了解。他對辛辣和酸味都比較敏感。因此,最初打算做辛辣的義大利麵,但道華覺得那樣太難以承受,只會增加食物垃圾,所以改成了酸味。因為道華很喜歡吃酸的東西。因此,閔俊留下的食物他打算全都吃掉。
민준은 잘 말아 올린 파스타를 입에 넣었다. 그 모습조차도 화보 같아서 도화는 순간 넋 놓고 보다 아차 싶어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우아한 민준의 모습도 잠시였다. 그의 눈동자가 지진 난 것처럼 뒤흔들렸다.
敏俊將捲得精緻的義大利麵放進嘴裡。那個樣子甚至像是畫報一樣,導畫瞬間愣住了,隨即意識到不對,搖了搖頭。然而,優雅的敏俊的樣子也只是片刻而已。他的眼神像是地震般顫動著。
맛없지? 뭐 이런 걸 만드나 싶지?
不好吃吧?這種東西是怎麼做出來的呢?
도화는 쾌재를 부르며 파스타 면을 입에 잔뜩 넣어 먹었다. 건초를 잔뜩 씹는 토끼처럼 오물오물거렸다.
桃花高聲歡呼,嘴裡塞滿了意大利麵,像隻咀嚼著乾草的兔子一樣咕嚕咕嚕地吃著。
“민준아 어때?” “敏俊啊,怎麼樣?”
도화는 기대감에 찬 눈으로 민준을 보았다. 그는 미간을 구기다 느릿느릿하게 입을 움직였다. 누가 봐도 억지로 먹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냥 뱉어 민준아……. 내가 다 먹을게. 도화는 민준을 향해 안쓰러워하면서도 흥이 나 있었다.
桃花用充滿期待的眼神看著閔俊。他微微皺眉,慢慢地動了動嘴唇。無論誰看都覺得他是在勉強自己吃東西。就直接吐出來吧,閔俊……我來吃就好了。桃花一方面對閔俊感到心疼,另一方面卻又感到興奮。
하지만 도화의 바램과 달리 민준은 삼켰다. 이내 그는 자애로운 미소를 지었다.
然而與桃花的願望相反,閔俊卻吞下了。隨即,他露出了慈愛的微笑。
“진짜 맛있네요.” “真的很好吃。”
“뭐?” “什麼?”
“맛있다고요.” “好吃的。”
그러더니 민준은 알리오 올리오를 본격적으로 먹어 댔다. 도화는 황당했다. 자신이 정상적으로 만들었나 싶어 다시 먹어보았다. 하지만 토네이도 같은 신맛이 입안을 휘몰아치고 있었다. 이렇게 맛없는데 맛있다고? 도화는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분명 민준은 신맛 사탕이나 음료를 피해 왔다. 아니면 입맛이 변했나? 여러모로 믿기지 않은 도화는 민준을 다시 보았다.
然後敏俊開始大口吃起了蒜香義大利麵。道華感到驚訝。她懷疑自己是否正常地做了這道菜,於是又嘗了一口。然而,像龍捲風般的酸味在她的口中肆虐。這麼難吃卻說好吃?道華感到自己像個傻瓜。敏俊明明是避開了酸味糖果或飲料。難道他的味蕾變了?道華對此感到難以置信,再次看向敏俊。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의 칭찬은 거짓말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눈동자에 눈물이 고여 있었고, 손까지 떨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보니까 먹기 힘든데 억지로 참고 있는 게 분명했다. 당황한 도화는 포크를 잡은 민준의 손을 잡아 저지했다.
然而仔細一看,我才感受到他的讚美是謊言。因為他的眼中閃爍著淚光,手也在顫抖。明顯是因為食物難以下嚥卻強忍著。驚慌的桃花抓住了握著叉子的閔俊的手,阻止了他。
“민준아 억지로 먹지 마.”
「敏俊啊,別勉強自己吃。」
“억지로 먹는 게 아닌데. 선배가 만들어서 그런가 맛있네요.”
“不是勉強吃的。是前輩做的,所以很好吃呢。”
얜 대체 날 얼마나 좋아하는 거야? 왜 실망하지 않고 억지로 먹는 거야?
她到底有多喜歡我呢?為什麼不失望還硬著頭皮吃呢?
혹시 내가 상처 입을까 봐 억지로 먹고 있는 건가.
我是不是因為擔心自己會受傷,所以勉強自己在吃呢?
당황스러운 도화는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다. 게다가 민준은 헛기침하고 눈물을 흘려가며 한 그릇을 비웠다. 얼굴도 빨갛게 변했다.
令人困惑的桃花開始感到內疚。此外,閔俊咳嗽著,流著淚,將一碗吃光了。臉也變得紅紅的。
“정말 맛있네요. 잘 먹었어요. 선배”
“真的很好吃呢。吃得很飽。前輩。”
민준은 미소를 지었다. 점점 도화는 가슴이 뜨거워졌다. 어째서인지 눈동자가 뜨겁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차여야 하는데 마음은 계속 민준에게 이끌리고 있었다. 미칠 노릇이었다.
敏俊微笑著。漸漸地,桃花的心中變得炙熱。不知為何,眼眸也變得燙熱,似乎快要流淚了。明明應該被拒絕,心卻不斷被敏俊所吸引。這讓人快要發瘋了。
“그럼, 제가 정리할게요.” “那麼,我來整理一下。”
자리에서 일어난 민준은 다 먹은 접시와 컵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도화도 같이 하려는데 늘 그랬듯 민준은 말렸다. 하지만, 오늘은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기에 가만히 있기 뭣했다.
從座位上起身的敏俊開始整理已經吃完的盤子和杯子。桃花想要一起幫忙,但像往常一樣,敏俊制止了她。然而,今天他強烈地覺得應該幫忙,所以不想就這樣靜靜地待著。
“아니야. 같이 하면 좋지 뭐.”
“不是啊。一起做不是很好嗎?”
“혼자 해도 충분해요.” “我一個人也足夠了。”
“얼른 줘.” “快給我。”
도화는 민준이 정리하던 접시를 빼앗아 들곤 싱크대로 향했다. 실제로 정리해야 할 그릇은 얼마 되지 않았다. 요리에 사용한 그릇은 그때그때 씻어두었기 때문이었다.
桃花奪過敏俊正在整理的盤子,朝水槽走去。實際上需要整理的碗碟並不多,因為在烹飪時使用的碗碟都是隨時清洗的。
“하아…. 콜록콜록.” “哈啊…. 咳咳。”
민준의 기침 소리가 둔탁하게 울렸다. 이윽고 다급한 발소리가 이어졌다. 깜짝 놀란 도화는 고개를 돌렸다.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민준이 화장실로 향하고 있었다.
民俊的咳嗽聲沉悶地響起。隨後急促的腳步聲接連而來。驚訝的桃花轉過頭去。用手捂住嘴的民俊正朝著廁所走去。
“민준아?” “敏俊啊?”
도화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자신이 만든 폭탄 알리오 올리오 때문에 애가 지금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았다. 피어올랐던 죄책감이 점점 가슴에서 커진다. 도화는 싱크대에서 벗어나 민준이 들어간 화장실 앞으로 섰다. 문 너머로 그의 기침 소리가 들렸다.
桃花的心一下子沉了下來。似乎是因為自己製作的炸彈阿里奧奧利奧,讓他現在無法冷靜下來。心中升起的罪惡感逐漸在胸口擴大。桃花脫離了水槽,站在了敏俊進入的洗手間前。門外傳來了他的咳嗽聲。
“민준아 많이 아파?” “敏俊啊,你很痛嗎?”
도화는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요리의 의도 자체가 민준을 괴롭히는 거였기에 미안한 마음도 깊어졌다. 이러다 사람 하나 저승으로 보내는 건 아닌가 싶었다.
桃花開始感到害怕。因為料理的意圖本身就是在折磨閔俊,所以心中愧疚感也加深了。她不禁擔心,這樣下去會不會把一個人送到冥界去。
곧 문이 열렸다. 얼굴이 창백해진 민준이 모습을 드러냈다.
門很快打開了,臉色蒼白的閔俊出現在眼前。
“아, 선배.” “啊,前輩。”
“민준아 괜찮아?” 「敏俊啊,還好嗎?」
“괜찮아요. 걱정 마.” “沒關係。別擔心。”
그는 상냥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눈 끝은 경련하고 있었고 병약한 기운이 느껴졌다.
他露出了和藹的微笑。然而,眼角卻在抽搐,透出一股病弱的氣息。
“선배는 쉬어요. 설거지는 제가 할게요.”
「前輩,您休息吧。洗碗的事我來做。」
이런 와중에도 민준은 도화 손에 물 하나 묻히기 싫은 기색이었다.
在這種情況下,閔俊似乎不想讓桃花的手沾上一滴水。
“아니야. 내가 할게. 어차피 식기세척기 돌리잖아.”
“不是的。我來做。反正也要洗碗機運行。”
도화는 황급히 그의 앞에서 두 손 들어 말렸다. 이런 상황에서 설거지까지 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桃花急忙在他面前舉起雙手阻止。這種情況下可不能讓他去洗碗。
“자자, 어서 침대로 가자.”
“來吧,快點上床。”
도화는 민준의 손을 잡아당겨 침대로 향했다. 하지만 민준은 도리어 도화를 침대에 앉혔다.
桃花拉著閔俊的手朝床邊走去。然而,閔俊卻反而把桃花坐到了床上。
“금방 정리하고 올 테니까 쉬어요.”
“我馬上就整理好回來,你先休息一下。”
“아니야. 내가 한다니까!” “不是的。我說了我來做!”
도화는 스프링이 달린 인형처럼 벌떡 일어났다. 그 순간이었다. 민준의 숨이 빠르게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그의 이마엔 식은땀이 흥건했고 손끝이 잘게 떨리고 있었다. 상태가 안 좋아도 보통 안 좋은 게 아닌 모양이었다.
桃花像裝有彈簧的玩偶一樣猛然坐起。就在那一瞬間,閔俊的呼吸開始急促而粗重。仔細一看,他的額頭上滿是冷汗,手指微微顫抖。看來他的狀況不太好,甚至是異常的糟糕。
“그냥 눕자 민준아.” “就這樣躺下吧,敏俊。”
도화는 민준의 팔을 잡고 침대에 앉혔다. 눕히기 위해 어깨를 잡아 살며시 밀었다. 하지만 민준은 견고한 벽처럼 쉽사리 꿈쩍하지 않았다. 분명 아픈 게 분명한데 힘은 또 왜 이리 센지 모르겠다.
桃花抓住敏俊的手臂,將他坐在床上。為了讓他躺下,她輕輕地抓住他的肩膀推了推。然而,敏俊卻像堅固的牆壁一樣,毫不動彈。明明是受了傷,卻不知道為什麼力氣這麼大。
“선배 그냥 피곤해서 그런 것뿐이야. 별일 아니니까 걱정 마요.”
「前輩,我只是累而已。沒什麼大不了的,所以別擔心。」
“아니야…….” “不是……。”
폭탄 알리오 올리오를 먹고 병난 거잖아. 도화는 미안해서 미칠 것 같았다. 어떻게든 도화는 민준이 더 무리하지 않도록 하고 싶은데 쉽지 않았다.
吃了炸彈義大利麵就生病了嘛。道花因為這件事感到非常抱歉,快要瘋掉了。無論如何,道花想要讓閔俊不要再勉強自己,但這並不容易。
결국 민준은 견고한 고집을 보이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허리를 다 펴기도 전에 휘청거리더니 침대에 쓰러졌다. 그러다 보니 웅크린 자세가 되었다.
最終,敏俊顯示出堅定的倔強,試圖從座位上站起來。然而,還沒來得及挺直腰身,他便搖搖欲墜,倒在了床上。結果,他的身體變成了蜷縮的姿勢。
“민준아!” “敏俊啊!”
도화는 다급히 그를 똑바로 눕혔다. 그는 눈을 감은 채 뜨질 못했다. 이마에 흥건했던 식은땀은 점차 늘어나고 있었다. 볼도 만져보았다. 무척 뜨거웠다. 자신이 만든 알리오 올리오가 이 정도로 파급력이 높나 싶어 아찔해졌다.
桃花急忙將他平躺下來。他閉著眼睛,無法睜開。額頭上滲出的冷汗逐漸增多。她摸了摸他的臉頰,感覺非常燙。她不禁感到驚訝,自己做的蒜香義大利麵竟然有如此大的影響力。
“민준아. 많이 아파?” 「敏俊啊。很痛嗎?」
“하아……. 하아…….” “哈……哈……”
민준은 대답도 못 한 채 숨만 거칠게 뱉었다. 도화는 더는 미적거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둘러 바지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119를 누르려 했다. 하지만 민준의 길고 큰 손이 불쑥 나오더니 도화의 팔목을 잡아 저지했다.
敏俊無法回答,只是粗重地喘著氣。桃花判斷再也無法拖延,急忙從褲子口袋裡掏出手機,準備撥打 119。然而,敏俊那雙又長又大的手突然伸出,抓住桃花的手腕阻止了她。
“서, 선배 이걸로 전화해 줘요.”
「西,前輩,請用這個打電話給我。」
민준은 제 폰을 내밀었다.
敏俊把他的手機遞了過來。
“무슨?” “什麼?”
도화는 의아해하며 얼른 받아 들었다. 그리고 화면을 터치하자 대기화면이 보였다.
桃花疑惑地迅速接過來。然後她觸碰了螢幕,顯示出待機畫面。
역시나 이번에도 화면에는 도화 자신의 사진이 있었다. 지난번 강릉 가는 길에 보았던 사진과 다른 모습의 사진이었다. 민준은 주기적으로 사진을 바꿔 가며 설정을 해 두는 모양이었다. 그 정성에 도화는 자신도 대기화면을 민준의 독사진으로 해야 할 것 같은 강박감이 들었다.
果然這次屏幕上又出現了道華自己的照片。這是一張與上次在江陵路上看到的照片不同的樣子。敏俊似乎定期更換照片來設置。道華對這份用心感到一種強迫感,覺得自己也應該把待機畫面設為敏俊的獨照。
“진유리 선생님께 연락해 줘요.”
「請聯絡陳裕莉老師。」
“아, 응. 알았어.” “啊,嗯。知道了。”
도화는 대기화면 문제는 뒤로 미루고 서둘러 주소록에 들어가 진유리를 검색한 뒤 전화했다.
桃花將待機畫面問題暫時擱置,急忙進入通訊錄搜尋陳裕莉後撥打了電話。
* * *
“38.5도.” “38.5 度。”
유리는 민준의 귀에 넣어 둔 고막 적외선 체온계를 회수했다. 곧바로 페로몬 수치를 재는 측정기를 꺼냈다. 납작한 직사각형 형태의 기계였다. 그리고 민준의 목덜미에 대었다.
유리는民俊的耳朵裡放著的鼓膜紅外線體溫計被取了出來。隨即拿出了測量費洛蒙數值的儀器。那是一個扁平的長方形機器。然後對準了民俊的脖子後部。
삐삐 소리와 함께 측정기 액정엔 수치가 96PI로 찍혀 있었다. 지난번 도화가 수치를 재었을 땐 506PI였는데……. 너무 낮은 게 아닌가? 폭탄 알리오 올리오 여파가 이렇게나 강한가 싶어 죄인이 된 기분이었다. 레몬 좀 작작 갈아서 넣을걸.
嗶嗶聲響起,測量器的液晶顯示屏上顯示著 96PI 的數值。上次畫家測量時是 506PI……這樣是不是太低了?難道炸彈阿里奧奧利奧的影響這麼強烈嗎?我感到自己像個罪人。應該少榨點檸檬再放進去的。
유리는 끼고 있던 안경테를 슬며시 올렸다.
尤里輕輕地撥起了戴著的眼鏡框。
“페로몬 수치가 꽤 낮네요.”
「費洛蒙數值相當低呢。」
“저. 선생님.” “我。老師。”
죄책감이 절정으로 다다른 도화는 얼굴이 새파래졌다.
罪惡感達到巔峰的道花臉色變得蒼白。
“그럼 민준이. 죽나요?” 「那麼,敏俊會死嗎?」
“네?” “什麼?”
“제가 506PI이었는데 민준이는 96PI밖에 안 되잖아요.”
“我原本是 506PI,但閔俊只有 96PI。”
“아. 극우성은 다른 우성, 열성과 측정 방식이 다릅니다. 그러다 보니 수치도 마찬가지죠. 극우성은 정상일 때가 100PI 언저리입니다. 그러니까 차민준 씨 수치가 평소보다 4정도 적긴 한데 죽을 정도는 아닙니다. 그냥 몸살과 같다고 보면 돼요. 약 먹고 오늘, 내일 푹 쉬면 정상화될 겁니다.”
“啊。極右性與其他優性、熱性和測量方式不同。因此數值也一樣。極右性在正常時大約是 100PI 左右。所以車閔俊先生的數值比平常低了 4,但並不至於致命。可以說就像是身體不適一樣。吃了藥後,今天和明天好好休息,就會恢復正常。”
“아. 그…. 그러면 다행이고요.”
“啊。那……那就太好了。”
안도한 도화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릴 뻔했으나 팔목에 힘을 주어 버텼다. 괜히 눈물도 날 것 같아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어금니로 혀를 깨물며 참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아픈 건 맞았다.
安堵的桃花瞬間幾乎無法支撐雙腿,但她用力握住手腕堅持住。她感覺眼淚快要流出來,便用手捂住嘴,咬著舌頭忍耐著。然而,結果確實是痛的。
“그럼 선생님. 민준이가 이렇게 쓰러진 거 괴식 때문에 그런 걸까요?”
“那麼老師,敏俊這樣倒下是因為怪食嗎?”
“네? 괴식이요?” “什麼?怪食嗎?”
“그러니까 사람이 먹어서는 안 되는 걸 먹어서 아픈 건 아닌가 싶어서요.”
「所以我在想,是不是因為吃了人不應該吃的東西才會生病呢。」
도화의 입장에서는 신맛 알리오 올리오가 먹을 만했고 한 그릇 뚝딱 해치웠지만, 지금 민준을 보면 금기를 저지른 것 같았다.
從桃花的角度來看,酸味的蒜香義大利麵還算可口,她一口氣吃完了一碗,但現在看到閔俊,卻覺得自己似乎犯下了禁忌。
“상한 음식 먹었어요?” “吃了變質的食物嗎?”
“네. 비슷한 거…….” “是的。類似的東西……。”
“아니에요.” “不是的。”
그때 민준이 눈을 느릿하게 떴다.
那時,敏俊慢慢地睜開了眼睛。
“나 저녁 맛있는 거 먹었어. 상관없어요.”
“我吃了好吃的晚餐。沒關係。”
이런 상황에서도 그는 도화를 감싸고 있었다. 그의 인자함에 도화의 심장은 울렁거렸고 걱정이 더 되었다.
在這樣的情況下,他依然緊緊抱著桃花。他的和藹讓桃花的心臟怦怦直跳,心中的擔憂愈加加深。
“선생님 민준이 죽는 거 아니죠?”
「老師,敏俊不會死吧?」
걱정이 커진 도화는 극단적인 질문까지 했다. 민준은 물론 유리도 황당하다는 듯 헛기침했다.
擔憂加深的道花甚至提出了極端的問題。敏俊和尤里都驚訝地清了清喉嚨。
“러트 전조증상입니다.” 「這是雷特症的前兆。」
“네? 러트요?” “你說什麼?是拉特嗎?”
“네 차민준 씨는 한 달에 한 번 러트사이클이 찾아옵니다.”
「你的車敏俊先生每個月都會有一次來自拉特賽克的拜訪。」
“아!” “啊!”
오메가가 일정한 주기로 히트 사이클이 존재하듯이 알파는 러트 사이클이 있었다. 러트 사이클 역시 히트 사이클처럼 성욕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阿爾法有著類似於歐米伽的固定週期的熱循環,存在著一種名為「拉特循環」的現象。拉特循環同樣像熱循環一樣,伴隨著性慾的增強。
“이번엔 다른 달보다 보름 정도 미뤄졌네요.”
“這次比其他月份推遲了大約半個月。”
“미뤄지기도 하나요?” “會被延遲嗎?”
“네 컨디션이나 주변 환경에 따라서 주기 변화가 있기도 하든요. 아무래도.”
“根據你的狀況或周圍環境,週期有時會有所變化。畢竟是這樣。”
유리는 도화를 뚫어지라 바라보았다. 마치 민준의 러트가 미뤄진 원인이 도화에게 있기라도 한 듯이 말이다. 하지만 도화가 뭐라고 민준의 러트사이클에 영향을 끼치는지 이해 가지 않았다.
유리는透過桃花凝視著。彷彿敏俊的輪迴延遲的原因就出在桃花身上一樣。然而,對於桃花究竟是如何影響敏俊的輪迴循環,她卻無法理解。
“그리고 체기 증상은 없습니다. 섭취한 음식과는 영향이 없어 보이네요.”
“而且沒有出現體虛的症狀。看起來與所攝取的食物沒有影響。”
이어진 유리의 설명에 도화는 우선 안도했다. 그래도 마음에 새겨진 죄책감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이내 유리는 가방에서 작은 약통을 꺼냈다.
隨著유리的解釋, 도화首先感到安心。然而,心中烙印的罪惡感卻不容易消散。隨即,유리從包包裡拿出一個小藥瓶。
“페로몬 안정과 해열 효과가 있는 약입니다. 식후 30분 이내에 복용시키세요.”
這是一種具有費洛蒙穩定和退燒效果的藥物。請在飯後 30 分鐘內服用。
“네. 알겠습니다.” “是的。我明白了。”
도화는 두 손으로 약통을 받았다. 소중히 대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유리는 도화에게 민준을 어떤 식으로 간호해야 하는지 알려 준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화도 약통을 협탁에 두곤 그를 배웅하기 위해 따라붙었다.
桃花用雙手接過藥瓶,心中感到這是件需要珍惜的東西。尤里告訴桃花該如何照顧閔俊,然後起身離開。桃花也將藥瓶放在邊桌上,隨後跟著他走去。
그런데 유리는 현관으로 향하지 않았다.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도화를 보더니 이윽고 팔목을 잡고 서재로 향했다. 그는 이 집에 처음 온 게 아니라는 듯 능숙했다.
然而,유리는並沒有朝玄關走去。她用意味深長的眼神看著 도화,隨後抓住她的手腕,朝書房走去。他似乎對這個家並不陌生,動作十分熟練。
도화를 서재로 데려온 유리는 황급히 문을 잠갔다. 도화는 갑자기 왜 이러나 싶었다. 잠시 안도했던 게 무색하게 긴장이 차올랐다. 유리는 주변을 살피다 말을 꺼냈다.
悠里急忙將桃花帶進書房,隨即鎖上了門。桃花心中疑惑,突然發生了什麼事。剛剛稍微放鬆的心情瞬間被緊張取而代之。悠里四下打量後,開口說道。
“놀랬다면 미안합니다.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요.”
“如果讓你驚訝了,我很抱歉。我有話想告訴你。”
“그게 뭔데요.?” “那是什麼呢?”
“민준이 러트는 전조증상이 끝나고 나면 약 일주일 뒤에 벌어집니다.”
“敏俊的雷特在前兆症狀結束後,大約一週後會發生。”
“아. 네.” “啊。是的。”
문득 도화는 민준이 자신의 히트를 상대해 주었듯이 자신도 민준의 러트가 오면 도와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었다. 이 의사 선생님도 그 부탁을 하려고 지금 이러나 싶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그의 발언은 정반대였다.
忽然,桃花感到自己有責任在閔俊的拉特來時幫助他,就像閔俊曾經幫助過她的熱門一樣。她心中不禁想,這位醫生是不是也想提出這個請求。然而,隨後他所說的話卻完全相反。
“그때가 되면 나도화 씨가 도망칠 수 있도록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到那時,我會幫助那個小女孩逃跑。”
“네?” “什麼?”
“민준이의 러트사이클 당신은 감당 못할 테니까.”
“敏俊的輪迴你是承受不了的。”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那是什麼意思?”
“극우성 알파는 기본적으로 상대를 지배하고 억압하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평소엔 그 성향을 억누르고 자제하지만 러트사이클이 벌어지면 이성보다 본능적인 판단력이 강해지거든요.”
“極右性阿爾法基本上有著強烈的支配和壓迫對方的傾向。平時他會壓抑和克制這種傾向,但當發生拉特循環時,本能的判斷力會強於理性。”
“그런.” “是這樣的。”
“더구나 상대를 향한 호감이 높을수록 놓아주지 않아요.”
“更何況對對方的好感越高,就越不會放手。”
“그럼 억제제를 먹으면 되는 거 아니에요?”
“那麼吃抑制劑不就可以了嗎?”
하지만 유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에 곤란한 눈치였다. 답답해진 도화는 다른 질문을 이었다.
但是尤莉並沒有回答。相反地,她露出了困惑的神情。感到沮喪的道花接著問了另一個問題。
“그럼…. 그 시기에 민준이는 어떻게 해요. 통증을 고스란히 견뎌야 하나요?”
“那麼…. 在那個時期,閔俊該怎麼辦呢?必須忍受所有的痛苦嗎?”
“다른 오메가를 붙여 주는 수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別無選擇,只能讓其他的歐米伽來附身。”
뭐? 다른 오메가랑 그 짓을 한다고? 도화는 가슴에서부터 불이 차올랐다.
什麼?跟其他歐米伽做那種事?桃花的心中燃起一陣怒火。
“그건 싫어요. 차라리 제가 상대할래요!”
“我不想那樣。倒不如我來對付吧!”
“지금 그게 무슨…….” “現在那是什麼……。”
유리는 황당하다는 듯이 도화를 바라보더니 한숨 쉬었다.
尤里無奈地看著桃花,隨即嘆了口氣。
“열성오메가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熱情的歐米伽無法承擔的事情。”
“하지만 다른 오메가를 붙여두는 건…….”
“但是把其他的歐米伽留在身邊……。”
도화는 민준이 자신과 했던 농염한 행위들을 다른 오메가에게 한다고 생각하니 칼로 심장을 베이는 기분이었다.
桃花想到閔俊會把與自己之間的親密行為轉移到其他的歐米伽身上,心中如同被刀刺入心臟般的感覺。
“그건 절대 싫어요.” “我絕對不想要。”
그러다 보니 목소리까지 떨렸고 눈물이 날 것 같아서 고개를 숙였다. 문득 자신이 예민한 것 같았지만, 거북한 건 분명했다. 유리도 도화의 반응에 졌다는 듯 한숨 쉬었다.
因此我的聲音也顫抖了,眼淚似乎要流下來,我低下了頭。突然覺得自己似乎過於敏感,但這種不安是明顯的。尤莉似乎也因為桃花的反應而嘆了口氣。
“알았습니다. 우선 억제제 복용부터 시켜 보고 그때 이야기 하도록 하죠.”
“知道了。那麼先讓你服用抑制劑,然後再談吧。”
“네. 그렇게 해 주세요.”
“好的。請這樣做。”
차라리 그게 나았다. 도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유리의 시선은 도화의 목덜미를 향하고 있었다. 그가 왜 저러나 싶었다. 특히나 목덜미는 평소 민준이 자주 입을 맞대거나 깨물기도 하는 곳이라 울긋불긋한 자국이 항시 있었다. 민망해진 도화는 제 손을 들어 목덜미를 가렸다.
倒不如這樣好。桃花點了點頭。然而,裕莉的目光卻集中在桃花的脖子上。他心中不禁疑惑,為什麼她會這樣。尤其是脖子上,平常敏俊經常親吻或咬的地方,總是留有紅紅的痕跡。感到害羞的桃花抬起手來遮住了脖子。
“이래서……. 회장님이 걱정하셨던 거야.”
“所以……會長您擔心的就是這個啊。”
“네?” “什麼?”
도화는 유리의 얼굴을 골똘히 보았다. 그도 아차 싶었던 건지 제 손으로 입을 가리곤 서재를 나갔다. 도화는 방금 무슨 말을 한 것인지 되묻고 싶었지만, 사적으로 아는 사이도 아니고 명쾌한 답도 올 것 같지 않았기에 함구했다. 또 유리가 불편한 것도 있었다. 이윽고 그는 도화에게 인사한 뒤 나갔다.
桃花專注地看著琉璃的臉。琉璃似乎也意識到了什麼,便用手捂住嘴,走出了書房。桃花想要問他剛才說了什麼,但因為彼此並不熟悉,也覺得不會有明確的回答,所以選擇了沉默。琉璃似乎也感到不自在。過了一會兒,他向桃花打了個招呼後便離開了。
* * *
“민준아 빨리 낫자.” “敏俊啊,快點好起來。”
도화는 제 희망을 말하며 민준의 이마에 물수건을 올려두었다. 그는 눈을 감은 채 색색 숨소리를 냈다. 곤히 잠이 든 모양이었다. 도화는 침실에 있던 의자를 가져와 침대 옆에 두고 앉았다. 고요히 민준을 바라보았다. 어째서인지 아프니까 미모가 더 빛나는 것 같았다. 병약해 보이는 입술 모양도 기품 넘쳐 보였다.
桃花說出她的希望,並將濕毛巾放在閔俊的額頭上。他閉著眼睛,發出各種顏色的呼吸聲。看來他已經沉沉入睡。桃花把臥室裡的椅子搬來,放在床邊坐下。靜靜地望著閔俊。不知為何,似乎因為痛苦,他的美貌更加耀眼。看起來病弱的嘴唇形狀也顯得格外高貴。
도화는 홀린 듯이 민준의 손을 잡았다. 부드럽고 단단했다. 하지만 평소보다 체온이 높은 건 확실했다. 짙은 페로몬도 느껴졌다. 생각해보면 지훈이를 만나러 나가기 전에 민준의 상태가 평소와 달랐었다. 그때부터 러트사이클 전조증상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桃花似乎被迷住了,握住了閔俊的手。手感柔軟而堅實。然而,體溫明顯比平時高。濃厚的費洛蒙也隱約可覺。仔細想想,在出門見智勳之前,閔俊的狀態就與平常不同。看來從那時起就出現了月經前症狀。
‘극우성 알파는 기본적으로 상대를 지배하고 억압하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평소엔 그 성향을 억누르고 자제하지만 러트사이클이 벌어지면 이성보다 본능적인 판단력이 강해지거든요.’
極右性阿爾法基本上有著強烈的支配和壓迫對方的傾向。平時會壓抑和克制這種傾向,但在拉茲循環發生時,本能的判斷力會強於理性。
유리의 목소리가 한 번 더 되새겨졌다. 도화의 시선은 민준을 향했다. 평소 민준은 다정하다. 모든 행동에 상냥함과 매너가 깔려 있었다. 하지만 한 번씩 돌아버릴 땐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섬뜩했다. 그 성향이 평소 섹스할 때도 보였다. 그러니 민준의 러트사이클이 어느 정도 격렬할지는 짐작은 가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 있을 것 같아 긴장되었다.
유리的聲音再次在耳邊迴響。桃花的目光轉向了閔俊。平時閔俊是個溫柔的人,所有的行為中都流露著親切和禮貌。然而,當他偶爾失控時,卻比世上任何事物都要可怕。這種性格在平時的性愛中也有所體現。因此,雖然可以猜到閔俊的情緒循環會有多激烈,但我感覺還有更深層的東西,讓我感到緊張。
하지만 민준이 다른 오메가와 살을 섞는다고 생각하니 견딜 수 없었다.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차라리 자신이 상대 하는 게 백배 나았다.
但是一想到閔俊會和其他歐米伽親密接觸,她就無法忍受。光是想像就讓人感到可怕。不如自己來對付他百倍好。
“물 좀 줘요…….” “給我點水……。”
기운 없는 민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잠시 화가 나 있던 도화는 번뜩 정신 차렸다. 어찌 되었든 지금은 그를 간호하는 데 집중해야 했다.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정수기에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섞어 유리잔에 담았다. 그리고 침실로 돌아왔다. 물을 먹이기 위해 그의 등에 손을 넣어 일으키려고 할 때였다.
氣息微弱的閔俊聲音傳來。稍微生氣的桃花瞬間清醒過來。無論如何,現在必須專注於照顧他。她迅速起身,將熱水和冷水混合在玻璃杯中。然後回到臥室。當她想要將手放在他的背上,想要把他扶起來喝水的時候。
“도화…. 선배” “桃花…. 前輩”
감겨 있던 눈이 살며시 뜨였다. 흐리멍덩한 푸른 빛이 보였다.
閉著的眼睛輕輕睜開。朦朦朧朧的藍色光芒映入眼簾。
“입으로 먹여 줘요.” 「請用嘴餵我。」
“어? 입으로?” “咦?用嘴巴?”
“네.” “是。”
민준은 눈을 감더니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이렇게 나올 거라곤 생각도 못 한 도화의 뺨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하긴 아파서 힘이 없겠지. 또 흘릴 가능성도 컸다. 그러니 입으로 먹여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도화는 스스로 합리화를 하며 물을 입안으로 잔뜩 밀어 넣었다. 삼키지 않게 조절 한 뒤 잔을 협탁 위로 두었다. 그의 위에 올라타는 게 더 편할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敏俊閉上眼睛,無力地點了點頭。桃花沒想到他會這樣,臉頰紅得像是要燒起來。想來是因為疼痛而無法使力吧。而且流出來的可能性也很大。因此,這是不得不用嘴餵的情況。桃花一邊自我合理化,一邊將水大量灌入嘴裡。調整好不讓它吞下去後,將杯子放在了邊桌上。他覺得坐在他身上會更舒服。
도화는 조심스레 침대 위로 올라가 민준의 위에 엎드렸다. 마치 체위의 일종 같아 기분이 이상했지만, 이건 간호라며 자기 최면을 건 뒤 입을 맞췄다. 조심스럽게 입을 벌려 민준의 입안에 물을 쏟았다.
桃花小心翼翼地爬上床,伏在敏俊的身上。這種感覺就像是一種姿勢,讓她感到有些奇怪,但她告訴自己這是護理,於是心裡下了自我催眠,然後吻了上去。她小心地張開嘴,將水灌入敏俊的口中。
“으음.” “嗯。”
민준은 기다렸다는 듯이 물을 빨아 마셨고 도화의 등을 두 팔로 끌어안아 당겼다. 그러다 보니 도화의 가슴은 민준의 가슴과 밀착하면서 체중을 싣게 되었다. 이러면 안 된다 싶어 무릎을 세우려고 하나 제 등을 감싼 민준의 팔 힘이 단단했다. 마치 덫에 걸린 생쥐가 된 기분이었다.
敏俊似乎早已等候,猛地喝了水,然後用雙臂緊緊抱住桃花的背。隨著這樣的動作,桃花的胸部與敏俊的胸部緊緊貼合,體重也隨之壓了上來。她心中暗想這樣不行,想要抬起膝蓋,但敏俊環抱著她的手臂力量堅固,讓她無法動彈。她感覺自己就像是一隻被困住的老鼠。
도화의 입안에 있는 물의 양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입술 몇 번 비비고 혀가 비벼지기 시작할 때쯤 소진되었다. 하지만 민준은 도화를 놓아주지 않았다. 계속 숨을 불어넣고 혀를 욱여넣어 구석구석 헤집었다. 도화의 입안에 있는 타액을 모두 빨아들일 기세였다.
桃花口中的水量並不多。因此,當她的嘴唇幾次摩擦,舌頭開始相互碰觸的時候,水便已經耗盡了。然而,閔俊並沒有放開桃花。仍然不斷地吹氣,將舌頭擠進去,四處翻攪。似乎要將桃花口中的唾液全部吸乾。
문득 도화는 지금 자신이 뭐 하는 건지 혼란이 들었다. 간호가 아닌 욕정의 행위를 저지르는 것 같았다. 문제는 그걸 알면서도 다리 사이가 뜨겁고 엉덩이 안이 간질거리는 것이다. 지금 환자 앞에서 달아오르면 어쩌자는 것인가. 애써 평정심을 찾은 도화는 민준의 어깨를 조심스레 잡아 제 입을 떼어 냈다.
文德突然感到自己現在在做什麼有些困惑。似乎不是在護理,而是在進行某種欲望的行為。問題是,明明知道這一點,卻仍然感到雙腿之間的熱度和臀部內部的癢意。現在在病人面前變得如此激動,該怎麼辦呢?努力找回平靜的文德小心翼翼地抓住閔俊的肩膀,將自己的嘴脫離了他的。
잠시 물을 먹였다지만, 상당히 농염했던 터라 둘의 입술 사이로 타액선이 그려졌다. 민준은 감았던 눈을 살며시 떴다.
雖然暫時喝了水,但因為相當親密,兩人的嘴唇之間流出了唾液。敏俊輕輕睜開了閉上的眼睛。
“나 선배랑 키스하니까 열이 좀 내려가는 거 같은데 더 해 줄래요?”
「我跟前輩接吻好像有點降溫,你可以再來一次嗎?」
“뭐?” “什麼?”
“아무래도 러트 전이다 보니 오메가와의 접촉이 효과적이라 그래요.”
「畢竟是魯特戰,所以與歐米伽的接觸是有效的。」
“아…….” “啊……。”
히트 사이클이 왔을 때 민준과 접촉하면 괜찮듯이 러트사이클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곧이어 민준의 두 손은 다시 도화를 끌어당기더니 농염한 키스를 이어 갔다.
當熱潮來臨時,似乎與閔俊接觸會很好,冷潮似乎也是如此。隨即,閔俊的雙手再次拉近了她,並繼續著熱烈的吻。
* * *
“하아…. 입술이 퉁퉁 부었네.”
“哈啊…. 嘴唇腫得厲害呢。”
도화는 입술을 손등으로 비볐다. 아프다는 애가 혀 테크닉은 어찌나 좋은지 모르겠다. 입 안이 다 얼얼했다. 그렇게 도화를 묶어두고 괴롭히던 민준은 결국 다시 잠이 들었다. 그제야 도화는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주방에 있는 냉장고를 뒤적이는 중이다.
桃花用手背揉了揉嘴唇。那孩子的舌技真是好得令人難以置信,嘴裡都麻麻的。一直把桃花束縛著折磨的閔俊,最終又再次沉沉入睡。這時桃花才勉強得以脫身。現在她正在廚房裡翻找冰箱。
“음.” “嗯。”
도화에게는 누가 아프면 만들어 주는 영양죽이 있었다. 그 죽을 먹으면 누구든 금방 기운을 차리곤 했다. 그래서 내일 민준에게도 대접해 주고 싶어 재료 손질이라도 미리 해 둘 생각이었다. 그런데 냉장고를 뒤적여 봐도 영양죽의 핵심이 되는 재료가 없었다. 도화는 아쉬움을 안으며 거실 벽에 걸린 시계를 보았다.
桃花有一種營養粥,專門在有人生病時製作。吃了那粥,無論誰都能迅速恢復精神。因此,她想明天也要招待閔俊,於是打算提前處理一些材料。然而,翻遍冰箱卻沒有營養粥的關鍵材料。桃花帶著失落的心情,看了看客廳牆上的時鐘。
“마트라도 다녀와야겠다.” “我得去一趟超市。”
다행히 아직 마감하려면 여유가 있었다. 도화는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제 지갑과 폰을 가지고 나왔다. 오피스텔 단지를 벗어나 거리로 도착했다. 오늘은 상당히 추웠고 바람도 상당히 불었다. 비 냄새도 나는 것 같았다. 우산을 안 가져온 터라 비가 오기 전에 빨리 장을 보고 싶었다.
幸好還有時間可以趕上截止日期。桃花急忙換好衣服,帶著自己的錢包和手機走了出來。她走出公寓大樓,來到了街上。今天的天氣相當寒冷,風也刮得很大。似乎還能聞到雨的味道。因為沒有帶雨傘,她希望在下雨之前能快點買完東西。
“맞다. 마트가 어디야?” “對。超市在哪裡?”
생각해보니 동거를 시작한 이후로 마트를 간 적이 없었다. 이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다니……. 나중에 민준이 자리를 비우거나 지금처럼 그가 아플 때를 대비해서 근방 지리를 익혀 놔야겠다고 생각했다. 도화는 폰을 꺼내 주변 마트를 검색해 걸었다.
想想看,自從開始同居以來,我就沒有去過超市。居然連這種基本的事情都不知道……。我想,以後要為了民俊不在的時候,或者像現在他生病的時候,提前熟悉一下附近的地理。道花拿出手機搜尋附近的超市,然後朝那裡走去。
* * *
다행히 마트는 코앞에 있었다. 걸어서 5분도 되지 않은 거리였다. 유명한 대형마트였고 늦은 저녁인데도 사람이 많았다. 도화는 안도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카트 존이 있어서 그걸 가져갈까 하다가 소량 재료만 필요한 터라 그냥 플라스틱 장바구니를 집었다.
幸運的是超市就在眼前。走路不到五分鐘的距離。這是一家著名的大型超市,即使是晚上的時候,裡面的人也很多。道花鬆了一口氣,走了進去。她看到有購物車的區域,雖然考慮要不要拿一個,但因為只需要少量的材料,所以她只是拿了一個塑膠購物籃。
채소 코너로 갔다. 괴식을 만든 죄책감 때문에 제대로 된 재료로 만들어 주고 싶었기에 신중하게 골랐다. 그런데 큰 마트답게 가격도 높았다. 도화가 자취할 때 이용했던 동네 마트보다 가격이 두 배는 비싼 곳이었다. 하지만 민준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니 아깝지 않았다.
我去了蔬菜區。因為對於做出怪異食物的罪惡感,我想用好的材料來製作,所以我小心翼翼地挑選。然而,作為大型超市,價格也很高。這裡的價格比我在畫家租屋時常去的社區超市貴了兩倍。但想到是為了敏俊,我覺得一點也不心疼。
채소 코너에서 볼일을 마친 도화는 식육코너로 향했다. 평소 도화가 만드는 영양죽은 고기가 안 들어가지만, 민준이 먹어야 하는 건 특별하게 해 주고 싶었다.
在蔬菜區辦完事的道花,朝肉類區走去。平時道花做的營養粥不加肉,但她想特別為敏俊做一些他需要的。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希望能快點好起來。”
도화가 앓아누운 민준을 생각하며 걸음을 더할 때였다. 제 어깨를 잡는 손길이 느껴졌다. 아주 찰나 민준인가 싶었지만, 그보다 더 거칠고 딱딱한 느낌에 긴장하며 보았다.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다.
當畫家想到病重的閔俊時,正加快腳步。感覺到有雙手抓住了我的肩膀。那一瞬間我以為是閔俊,但那種比他更粗糙、更堅硬的觸感讓我緊張地看去。不祥的預感應驗了。
“나도화 너도 여기 다녀?”
“你也來這裡嗎?”
얼마 전 대학로에서 마주쳤던 신차인이었다. 도화는 기겁하며 몸을 뒤로 물렸다. 하지만 신차인은 입꼬리를 얄궂게 올리며 다가왔다.
不久前在大學路上遇到的申車仁。道花驚恐地向後退去。然而,申車仁卻帶著調皮的微笑走了過來。
“어라? 반응이 왜 이러실까?”
“咦?反應怎麼會這樣呢?”
도화는 더 말하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 다급히 그를 피해 마트 계산 코너로 걸어갔다. 그러자 신차인은 도화를 뒤따라 붙었다.
桃花沒有再說話,閉上了嘴。她急忙避開,朝超市的結帳區走去。這時,新車人緊跟在桃花身後。
“너 이 근처에 살아? 계속 이렇게 만나니까 존나 신기하네.”
“你住在這附近嗎?一直這樣見面真是太神奇了。”
하지만 도화는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점차 신차인의 미간은 구겨지더니 도화의 팔을 잡아당겼다.
但是桃花並沒有回答他的話。漸漸地,神車人的眉頭皺了起來,然後拉住了桃花的手臂。
“이야기 좀 하자니까 뭘 그리 도망가 어?”
「我說我們聊聊,你為什麼那麼想逃呢?」
“난 너랑 할 말 없어.”
“我跟你沒有話好說。”
“없긴. 우리 꽤 친했잖아. 하하. 너 안경 잘 버렸다. 그래 안경 때문에 큰 눈이 가려진 게 아까웠어. 존나 예뻐졌네.”
“沒有啊。我們不是很熟嗎?哈哈。你把眼鏡丟得很好。是啊,因為眼鏡遮住了你那雙大眼睛,真是可惜。你變得好漂亮。”
도화는 대꾸도 하지 않고 신차인의 팔을 뿌리쳤다. 얼른 도망치듯이 계산대로 가서 줄을 섰다. 곧바로 아이 엄마가 도화의 등 뒤에 섰다. 신차인도 더 보이지 않았다. 도화는 안도하며 계산을 마치고 마트를 벗어났다.
桃花沒有回應,推開了新車人的手臂。她像是急著逃跑般走向收銀台排隊。隨即,一位孩子的母親站在桃花的背後。新車人也不見了。桃花鬆了一口氣,結束了結帳,走出了超市。
얼른 오피스텔로 향하려는데 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딱딱하게 고개를 들자 신차인이 서 있었다. 그는 진작에 마트에서 나온 기색이었다.
我急忙朝公寓走去,卻被一個長長的影子籠罩住了。抬頭一看,竟然是新車人。他看起來早已從超市出來。
“계산하는데 뭐가 그리 오래 걸렸어. 도화야?”
「計算怎麼會花那麼久呢,桃花?」
“난……. 너랑 할 말 없어.”
“我……沒有什麼話要跟你說。”
“난 많은데?” “我有很多呢?”
“됐어.” “好了。”
도화는 그를 무시하고 가려고 하지만 신차인은 계속 앞에서 얼쩡거렸다. 오히려 히죽이며 비웃고 있었다. 난처해진 도화는 잠시 고민했다. 보아하니 쉽사리 물러날 것 같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대로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입술을 비틀며 고민하던 도화는 이내 그의 발등을 콱 밟았다.
桃花無視他想要離開,但新車人卻不斷在前面徘徊。反而還露出一絲嘲諷的笑容。陷入困境的桃花稍作思考,發現他似乎不會輕易退卻。可這樣下去也不是辦法。桃花扭動著嘴唇思索,隨即狠狠踩了他的腳背。
“윽!” “呃!”
그도 생각도 못 한 일이었던 건지 허리가 꼬꾸라졌다. 그사이 도화는 얼른 도망쳤다.
他似乎也沒想到會發生這樣的事,腰部突然扭曲了。在這期間,桃花迅速逃跑了。
민준이 있는 오피스텔을 향해 도화는 달렸다. 하지만 곧바로 등 뒤로 바짝 달려오는 신차인의 숨소리가 선연하게 느껴졌다. 심장이 뒤집히는 감각과 함께 과거로 돌아간 기분이기도 했다. 그 탓에 심장박동은 격동했고 현기증까지 일렁였다.
道花朝著閔俊所在的公寓奔跑。然而,隨即她感受到身後緊緊跟來的新車人的呼吸聲。心臟翻轉的感覺讓她彷彿回到了過去。因而,心跳激烈,甚至感到一陣眩暈。
그때 뒤에서 제 목덜미를 움켜잡는 손길이 느껴졌다.
那時,我感覺到背後有一隻手緊緊抓住我的脖子。
“씨발, 내가 만만하냐?” 「幹,你以為我好欺負嗎?」
신차인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그리고 잡혔다는 걸 실감 할 수 있었다. 앞이 컴컴해진 도화는 숨이 막혔다.
新車人的聲音在耳邊迴盪。然後我能真切地感受到自己被抓住了。面前變得一片昏暗的道化,讓我感到窒息。
“이거 말로 해선 안 되겠다.”
「這個不能用語言來表達。」
신차인은 도화를 끌고 걸었다. 마트를 나온 사람들의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졌지만, 그는 개의치 않은 듯했다.
新車人拖著桃花走著。雖然感受到從超市出來的人們的目光,但他似乎並不在意。
정신 차리고 보니 도화는 가로등 불빛이 흐릿한 골목길로 끌려와 있었다. 거친 숨을 들이마시던 신차인은 이내 도화를 폭력적으로 밀쳤다. 그 탓에 중심을 잃은 도화는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 통증으로 허리가 저릿했다.
精神一振,桃花發現自己被拉到了燈光昏暗的小巷裡。喘著粗氣的申車仁隨即對桃花施以暴力推擠。因而失去重心的桃花摔倒在地,臀部撞擊地面,疼痛讓她的腰部感到刺痛。
“좋게 구니까 우습게 보이나 봐? 씨발.”
「我好心好意,你卻覺得我在開玩笑嗎?去你媽的。」
신차인은 도화를 내려다보았다. 눈빛은 고압적인 형태로 선명했다.
新車人俯瞰著桃花。眼神以高壓的形態清晰可見。
“많이 컸다? 나도화. 내 발도 밟을 줄 알고?”
“長大了嗎?我也一樣。你也知道踩我的腳了?”
그는 두꺼운 손가락으로 도화의 뺨을 톡톡 건드려 댔다.
他用粗壯的手指輕輕戳了戳道華的臉頰。
“너 그거 아냐? 오늘이 한유한이 뒈진 날이야.”
“你知道嗎?今天是韓有翰死去的日子。”
이미 겁을 먹고 있던 도화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붉어졌다. 당장에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은 처절함이 가득했다.
已經感到恐懼的桃花眼中瞬間變得通紅,彷彿隨時都要爆發出淚水,充滿了絕望的情感。
“어라? 잊고 있었던 모양이네? 하긴 뭐 죽은 사람만 불쌍하지.”
“咦?好像忘了呢?不過,死去的人才可憐。”
“잊고 있던 게 아니야. 오늘이 아니라 다음 주야……. ”
“我不是忘了。不是今天,是下星期……”
도화의 기운 없는 대답에 신차인은 손가락을 들어 수를 헤아렸다.
桃花的無力回答讓神車人抬起手指數了數。
“아아! 그렇네. 역시 가해자라 잘 기억하고 있었네?”
“啊啊!是啊。果然作為加害者記得得很清楚呢?”
“……. ” 抱歉,我需要您提供要翻譯的具體文本。請提供源文本,我將為您進行翻譯。
도화는 더 받아치지도 못한 채 입술을 깨물었다. 신차인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桃花無法再反擊,只能咬緊嘴唇。新車人的眼神變得狹隘。
“오랜만에 우리 옛날에 하던 대로 놀아볼까?”
“好久不見,我們要不要像以前那樣玩玩?”
신차인은 도화의 목을 움켜잡아 조르듯이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도화도 체념한 듯 눈을 감을 때였다.
新車人緊緊抓住桃花的脖子,彷彿要勒住她的樣子。而桃花似乎也已經心灰意冷,閉上了眼睛。
“선배, 여기에서 뭐해요?” 「前輩,您在這裡做什麼?」
민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도화는 환청인가 싶어 소리를 따라 시선을 움직였다. 그곳엔 민준이 서 있었다. 허상이라기엔 너무나도 생생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그는 잠옷에서 외출복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다. 분명 자고 있었는데 어떻게 된 걸까? 혼란스러웠다.
敏俊的聲音傳來。桃花以為是幻聽,便隨著聲音移動視線。那裡站著敏俊。這樣的身影實在太過真實,根本不像是幻影。而且他已經從睡衣換上了外出服。明明還在睡覺,這到底是怎麼回事?她感到困惑。
“또 너냐?” “又是你嗎?”
신차인은 민준을 보더니 도화에게서 멀어졌다.
新車人看到閔俊,便遠離了桃花。
“그건 저야말로 하고 싶은 말인데요? 왜 계속 선배 근처에 알짱거리는 걸까?”
“那正是我想說的話呢?為什麼總是在學長身邊晃來晃去呢?”
날카롭게 질문한 민준은 도화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주저앉은 도화의 양쪽 겨드랑이 사이로 두 손을 넣더니 안아 들었다. 마치 깃털을 다루듯 가뿐했다.
敏俊銳利地提問後,走向了道花。然後,他將雙手伸入道花兩側的腋下,將她抱了起來。就像輕柔地對待羽毛般輕盈。
“선배 혹시 다쳤어요?” 「前輩,您是不是受傷了?」
민준은 도화의 이목구비나 목을 손으로 더듬으며 확인했다. 가로등 불빛이 어두워서 더 그런 모양이었다.
敏俊用手輕輕觸摸著道花的五官和脖子,確認著。路燈的光線昏暗,讓這一切顯得更加明顯。
“아니, 괜찮아. 아무 일 없었어.”
“不,沒事。什麼事都沒有。”
지금까진 그랬다. 만약 민준이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결과는 달라졌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민준은 도화의 대답이 만족스럽지 않은지 불안하고 불쾌한 기색이 가득했다. 그는 이윽고 도화를 자신의 등 뒤로 보내고 신차인을 향했다.
到目前為止都是如此。如果閔俊稍微遲到一點,結果可能會有所不同。但是閔俊似乎對道花的回答不滿意,臉上充滿了不安和不快的神色。他終於將道花送到身後,朝著新車人走去。
도화는 안정감을 느꼈다. 상황은 어지럽지만, 본능적인 마음은 그랬다. 무엇보다 민준이 신차인 보다 키도 더 크고 어깨도 더 넓어서 더 그런지도 모른다. 단단한 방패라도 손에 넣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도화는 민준이 신차인과 얽히지 않았으면 했다.
道華感到了一種安定感。雖然情況混亂,但本能的心情就是如此。或許最重要的是,閔俊比新車人更高、更寬,讓她更加有這種感覺。就像是手中握著一面堅固的盾牌。然而,道華希望閔俊不要與新車人糾纏在一起。
그리하여 이 자리를 피하는 게 능사라 판단했다. 민준의 손을 잡고 달아나려고 하던 순간이었다.
因此,我認為逃避這個地方是最明智的選擇。就在我想要拉著敏俊的手逃跑的那一刻。
“그러고 보니 우리 만난 적 있지 않았나?”
“這麼說來,我們不是見過面嗎?”
신차인이 민준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新車仁直盯著閔俊。
“날 본 적이 있어요?”
“你見過我嗎?”
민준은 고개를 갸웃했다. 敏俊歪著頭。
“아니 뭔가 그쪽 얼굴 익숙해서……. 뭐 알았어. 도화랑은 나중에 또 보지 뭐.”
“不是,妳的臉有點熟悉……好吧,我知道了。桃花以後再見吧。”
신차인은 항복하듯이 두 손 들었다. 그리고 눈동자는 도화를 향했다.
新車人似乎投降般地舉起雙手。然後,眼神朝著桃花的方向望去。
“나도화 조만간 또 보자.”
“我也希望不久後再見。”
“유감스럽지만.” “很遺憾,但。”
민준은 한 발자국 옆으로 옮겨 도화를 보고 있는 신차인의 시선을 완전히 차단했다.
敏俊向旁邊移了一步,完全遮住了正在看著道花的信車人的視線。
“두 번 다시 이런 식으로 만날 일은 없을 거예요.”
“再也不會以這種方式見面了。”
“하? 이거 진짜 웃긴 놈이네?”
“哈?這個真是個有趣的傢伙呢?”
신차인은 당장에라도 민준에게 주먹을 날릴 기세였다. 그때 촉촉한 빗방울이 정수리부터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新車仁隨時都有可能朝敏俊揮拳而去。就在這時,他感覺到一滴滴濕潤的雨水從頭頂落下。雨開始下了。
“갑자기 왜 비가 오고 지랄이야?”
“突然為什麼下雨了,真是煩人?”
신차인은 미간을 구겼다. 新車人皺起了眉頭。
“씨발. 그냥 다음에 보자”
“幹。下次再見。”
신차인은 다급히 골목을 벗어났다. 곧바로 마트를 지나 민준과 도화가 거주 중인 오피스텔을 향하고 있었다.
新車人急忙走出了巷子。隨即經過超市,朝著閔俊和桃花居住的公寓前進。
“저 새끼 저희랑 같은 곳에 살고 있나 봐요.”
“那小子好像和我們住在同一個地方。”
이 사실을 깨달은 도화도 앞이 막막해지는 걸 느꼈다. 같은 오피스텔이라면 앞으로 마주칠 확률도 높아진다.
這個事實讓桃花也感到前路茫茫。如果是同一個公寓,未來相遇的機率也會增加。
“선배?” “前輩?”
“아, 아니 그런가 봐.”
“啊,不,似乎不是這樣。”
악마 같은 우연에 울적해진 도화는 어설프게 대답했다. 마음은 더 무거워졌다. 게다가 민준은 신차인에 대해 알고 싶어 할 것이다. 무엇보다 신차인이 자신에게 목을 조르려 했던 그 순간을 목격한 터라 더더욱 궁금해하겠지. 어떻게 응해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惡魔般的偶然讓道花感到沮喪,她笨拙地回答著。心情變得更加沉重。此外,閔俊一定會想知道新車人的事情。最重要的是,他親眼目睹了新車人試圖掐住她的那一刻,肯定會更加好奇。她不知道該如何應對,感到十分困惑。
* * *
[뭐? 그 찌질이 나도화를 만났다고?]
[什麼?那個無能的家伙竟然遇到了我?]
“그래 진짜 세상 좁더라. 씨발. 비까지 맞고 좆같네.”
“真的是,這世界真小。該死的。還被雨淋,真糟糕。”
[넌 예전부터 왜 이리 비를 싫어하냐?]
你為什麼從以前就這麼討厭雨呢?
“그냥 싫어.” “就是不喜歡。”
오피스텔 단지 안을 활보하며 신차인은 폰을 들어 통화하고 있었다. 올라간 입꼬리에는 서늘함이 공존했다.
新車人在辦公室大樓內閒逛,手中拿著手機通話。嘴角上揚中卻又帶著一絲寒意。
“그래서 말인데. 나도화에 대해 조사해 줘. 지금 어디에 살고 있고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세세하게 말이야.”
“所以說。請幫我調查一下那個道化。現在住在哪裡,過得怎麼樣。要詳細一點。”
신차인의 명령에 상대방은 난처한 신음을 냈다.
對於新車人的命令,對方發出了尷尬的呻吟聲。
[너 그럴 여유 돼? 얼마 전에 뉴스 보니까. 놈들이 지금 국내에 잠입해 있대.]
你有那個閒工夫嗎?不久前我在新聞上看到,敵人現在已經潛入國內了。
“뭐? 그게 뉴스에서 거론되었다고?”
“什麼?那在新聞中提到過?”
[정확하게는 종편 뉴스 한군데서만 나온 거야. 솔직히 명확하지는 않은데 진짜면 좆되는 거 아니야?]
[準確來說,這只是某個綜合頻道的新聞報導。老實說,並不明確,但如果是真的,那可就糟糕了,不是嗎?]
“짜증 나네! 진짜.” “真是煩人!真的。”
어느새 오피스텔 로비로 들어선 신차인은 성가신 듯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某不知不覺中,進入了公寓大廳的申車仁似乎感到煩躁,將前額的頭髮撥了撥。
[게다가 그 우리 조직에 잠입했던 그 새끼도 포함되어 있대.]
[而且聽說那個潛入我們組織的傢伙也在裡面。]
“그게 누군데?” “那是誰?”
[위습.] [巫術。]
“아, 그 새끼가 활동하던 시절에는 내가 없었어. 그래서 전해 듣기만 했지. 존나 또라이라며?”
“啊,那個傢伙活動的時候我還不在。所以我只是聽說過而已。真是個瘋子吧?”
[말도 마, 캘런이 그 새끼 손에 귀 잘렸잖아.]
別提了,卡倫那小子手上的耳朵都被割掉了。
“그래. 살인에 능숙한 놈이라고 들었어.”
“對。聽說他是個擅長殺人的家伙。”
[정확히는 즐기는 놈이지.] [準確來說是個享樂者。]
“그런 놈이 감옥 안 가고 이런 기관에 소속되어 있다니 씨발, 세상 꼬락서니 잘 돌아간다.”
“這種人居然不去監獄,卻隸屬於這樣的機構,真是他媽的,這世界真是亂七八糟。”
[얘 아버지가 그 세계에서 영향력이 크대. 그래서 가능한 짓거리지.]
這個孩子的父親在那個世界裡影響力很大。所以才會有這種可能的行為。
“별 볼 일 없는 새끼가 부모 잘 만나서 지랄하네. 하여튼 나도화에 대해 알아봐. 내일 안에 자료 보내라.”
「毫無價值的小子,竟然因為遇到好父母而得意忘形。無論如何,去了解一下那個道化。明天之內把資料發過來。」
[알았어. 그런데 너 나도화 잡아서 이번에 뭐할 건데?]
[知道了。不過你抓住我這次要做什麼呢?]
“임신” “懷孕”
[뭐? 걔 베타잖아. 어떻게 임신을 하냐?]
[什麼?他是貝塔啊。怎麼會懷孕呢?]
“그 정도로 따먹는다는 소리다.”
「那就是說能夠那樣輕易地獲得。」
신차인은 비릿하게 히죽였다. 新車人陰險地笑了。
* * *
비는 금세 멎었다. 잠깐 지나가는 비였던 모양이었다. 도화는 민준의 눈치를 보며 걸었다. 물론 서로 손을 마주 잡은 채였다.
雨很快就停了。看來只是短暫的陣雨。桃花一邊走,一邊觀察著閔俊的神情。當然,他們的手仍然緊緊相握。
“비가 그쳤네요.” 「雨停了呢。」
민준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덕분에 그의 애덤스 애플이 도드라져 보였다.
敏俊抬起頭來看著天空。這使得他的喉結顯得格外突出。
“그러게 몇 방울 떨어지고 말았네. 비라고 하기도 뭣하다.”
“果然掉了幾滴。說是雨也不太像。”
“일기예보에는 오늘 밤부터 비가 온대요. 더 추워지겠어요.”
“天氣預報說今晚開始會下雨。會變得更冷。”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다.”
「真希望春天快點來。」
“저도요.” “我也是。”
민준은 생글생글거렸다. 앓았던 게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敏俊笑得燦爛,彷彿之前的病痛都是虛幻的。
“너 몸은 어때? 아픈데 이렇게 나와도 돼?”
“你身體怎麼樣?這樣出來會不會不舒服?”
“열은 내려가고 몸도 많이 가벼워졌어요. 그런데.”
“熱退了,身體也輕了許多。但是。”
민준은 제 이마를 손등으로 만지더니 말을 이었다.
敏俊用手背輕輕撫摸我的額頭,接著說道。
“제가 불면증이 있어요.” “我有失眠症。”
“불면증이 있다고?” 「你說你有失眠症?」
오래 함께한 건 아니었지만, 전혀 모르던 사실이었다. 지금까지 그가 제 옆에서 평온하게 자는 모습만 봐 왔기에 더더욱 그랬다.
雖然我們在一起的時間不長,但這卻是我完全不知道的事。直到現在,我只見過他在我身邊安靜地睡著的樣子,因此更加如此。
“네. 그런데 선배의 페로몬을 느끼면 신기하게도 잠이 잘 왔어요. 덕분에 함께 있을 땐 항상 숙면했죠. 오늘도 마찬가지였는데 갑자기 잠이 깼어요. 방에서 나와 집안을 살폈는데 선배가 안 보이는 거야. 전화도 안 되고요. 엄청 걱정했어요.”
“是的。不過當我感受到前輩的費洛蒙時,奇妙的是我總是能睡得很好。多虧如此,和他在一起的時候我總是能夠安穩入睡。今天也是如此,但突然醒了過來。我走出房間查看家裡的情況,卻發現前輩不在。電話也打不通。我非常擔心。”
“아. 전화했었구나.” “啊。你打過電話了啊。”
신차인 때문에 정신없었던 도화는 서둘러 코트 주머니에 들어 있던 폰을 꺼내 확인했다. 민준에게서 부재중 통화가 30통 넘게 와 있었다.
因為新車的關係而忙得不可開交的道花,急忙從外套口袋裡拿出手機查看。來自閔俊的未接來電已經超過 30 通。
“드레스룸에 가 보니 선배 코트랑 옷이 없길래 외출한 것 같아 저도 나왔죠. 그러니 미세하게 선배의 페로몬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따라가다 보니 선배가 보였어요.”
“我去更衣室時發現前輩的外套和衣服都不在,似乎出門了,所以我也出來了。結果微微感受到前輩的費洛蒙。於是我跟著走,然後看到了前輩。”
“하지만 어떻게 내 페로몬을 알아? 나 페로몬 방지제도 뿌렸는데…….”
“但是怎麼知道我的費洛蒙?我還噴了費洛蒙防止劑呢……”
“전 극우성 알파잖아요.” “我可是極右派的阿爾法呢。”
“아, 맞다.” “啊,對了。”
페로몬 방지제는 열성, 우성에게는 효과 있지만, 민준과 같은 극우성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게다가 도화도 페로몬을 아직 완벽하게 조절 못 했다.
費洛蒙防止劑對於隱性和顯性基因有效,但對於像閔俊這樣的極顯性基因則毫無作用。此外,桃花也尚未完全掌握費洛蒙的調節。
“이제 너 이렇게 나오지 마.”
“現在不要再這樣出現了。”
“선배도 나오지 마요. 조금 전에 위험할 뻔했잖아요.”
「前輩也不要出來。剛才差點就危險了。」
“뭐, 응.” “嗯,好的。”
이제 민준이 신차인에 관해 물어볼 타이밍인 것 같아 마음을 졸였다. 그런데 그는 더 질문하지 않고 오피스텔을 향해 걸었다. 도화는 의아했다. 두 번이나 이런 식으로 마주쳤는데 왜 가만히 있는 걸까? 안 궁금하나?
現在似乎是問敏俊有關新車的時機,我心中忐忑不安。然而,他卻沒有再問,轉身朝著公寓走去。道華感到困惑。明明已經這樣碰面兩次,為什麼他還是靜靜地不說話呢?難道不想知道嗎?
“선배야말로 왜 혼자 나왔어요? 위험하게.”
「前輩你為什麼一個人出來了?這樣很危險。」
“재료가 부족해서 마트를 들렸어.”
“因為材料不足,所以我去了超市。”
“무슨 재료요?” “什麼材料?”
“민준이 너 먹이려고 영양죽 만들려고 했거든. 아, 그런데 걱정 마. 알리오 올리오처럼 맛없는 게 아니라 진짜 맛있게 만들어 줄게.”
“敏俊,我是想為你做營養粥的。啊,不過別擔心。不是像蒜香義大利麵那樣難吃的,我會做得真的很好吃。”
“알리오 올리오도 맛있었어요.” 「蒜香義大利麵也很好吃。」
민준은 상냥하게 말했다. 표정도 진심이라는 듯 다정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억지로 먹은 거였다. 분명 제가 무안해할까 봐 이러는 게 분명했다. 대체 자신을 얼마나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다. 도화는 심장이 또 울렁거리고 가슴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기분이었다.
敏俊親切地說道,表情也似乎是真心的溫柔。然而實際上卻是勉強吃下去的。明顯是因為擔心自己會感到尷尬才這樣做的。究竟有多喜歡自己呢?桃花的心臟再次怦怦跳動,胸口像氣球般膨脹起來。
“솔직히 맛없었잖아.” “老實說,真的不好吃。”
도화는 이제라도 그가 제 속내를 보여 주었으면 했다.
桃花希望他能在這時候向她展現自己的真心。
“맛없었으면 남겼죠.” “如果不好吃的話,我早就留下來了。”
하지만 그는 끝까지 도화가 만든 알리오 올리오를 감싸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도화의 마음은 더 미안해졌다.
但是他始終包容著道花所做的蒜香義大利麵。這樣一來,道花的心情更加愧疚了。
어둑해진 하늘이 깊어질수록 공기는 더 차가워졌다. 빗방울이 다시 머리 위로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아주 짧게 지나가는 비인 줄 알았더니 아닌 모양이었다. 조금 전과 달리 빗방울이 제법 강하게 느껴졌다.
天色愈發昏暗,空氣也變得愈加寒冷。雨滴再次落在頭頂上,感覺到了一絲涼意。原以為這只是短暫的陣雨,卻似乎不是。與剛才相比,雨滴的力度明顯增強了。
“비가 본격적으로 오려나 봐요.”
「看來雨要下得很大了。」
“그러게 갑자기…….” “所以突然……。”
도화는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게 한 뒤 빗방울이 빡빡하게 많아지는 걸 느꼈다.
桃花將手掌朝向天空,感受到雨滴變得密集而繁多。
“우산도 없는데 빨리 들어가요.”
「沒有雨傘,快點進去吧。」
민준은 서둘러 도화의 손을 잡고 횡단보도로 향했다. 아직 빨간 불이라 건널 수 없어 기다려야 했다. 얼음같이 차가운 공기. 비로 얼룩진 신호등. 달갑지 않은 익숙한 상황에 도화는 8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폐에 이상이 생긴 사람처럼 숨이 막혔다.
敏俊急忙握住道花的手,朝人行道走去。因為還是紅燈,無法過馬路,只能等待。冰冷的空氣。被雨水弄髒的紅綠燈。對於這種不太愉快的熟悉情境,道花感覺自己彷彿回到了八年前。就像肺部出現異常的人一樣,呼吸變得困難。
곧이어 신호등은 빨간불로 변했다. 민준이 먼저 걸음을 내디뎠다. 그 순간이었다. 화물 트럭이 신호를 무시하고 민준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마치 커다란 괴물 같았다. 도화의 눈동자는 세차게 뒤흔들렸다. 심장이 조이는 기분이었다.
信號燈隨即變成紅燈。敏俊首先邁出了步伐。就在那一瞬間,一輛貨車無視信號,朝著敏俊衝來。彷彿是一隻巨大的怪物。道華的眼神劇烈搖晃,心臟感到緊縮。
“안 돼!” “不要!”
도화는 민준과 잡았던 손을 놓았다. 그리고 그를 끌어안아 도보로 빠르게 이동시켰다.
桃花放開了與閔俊握著的手。然後她將他抱住,迅速朝人行道移動。
빠앙! 砰!
경적을 울린 트럭은 아슬아슬하게 둘을 비켜나갔다. 일촉즉발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도화의 긴장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오들오들 떨며 민준을 보았다.
鳴笛的卡車驚險地擦身而過。那是一瞬間的緊張時刻。然而,桃花的緊張感依然沒有消散。她顫抖著看著閔俊。
“하아, 하아. 민준아 괜찮아?”
「哈啊,哈啊。閔俊,你還好嗎?」
“당연하죠.” “當然了。”
민준은 도화의 허리를 조금 더 껴안았다. 생생한 그의 손길에 도화는 그제야 안도했다.
敏俊稍微緊緊地摟住了桃花的腰。桃花在他生動的觸碰下,這才鬆了一口氣。
“다행이야.” “真是太好了。”
“선배 덕분에 또 살았네요.”
「多虧了前輩,我又活下來了。」
“응?” “嗯?”
민준의 발언에 도화는 의아해졌다. 마치 예전에도 도화가 이런 식으로 구해 줬다는 뉘앙스 같았기 때문이었다. 도화 역시 근원지를 알 수 없는 기시감이 들었다. 그래서 기억을 헤집어 보지만, 명확히 떠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기억이 점점 더 선명해질 뿐이었다.
敏俊的發言讓道華感到疑惑。這彷彿暗示著以前道華也曾以這種方式幫過他。道華同樣感到一種無法確定來源的既視感。因此她試著翻找記憶,但卻無法清晰地浮現出來。相反,其他的記憶卻變得越來越清晰。
“무슨 트럭이 신호도 무시하고 저렇게 운전하나 싶네요.”
「什麼卡車會無視信號這樣駕駛呢?」
민준은 멀어져 가는 트럭을 보며 툴툴거렸다.
敏俊看著越來越遠的卡車,嘟囔著。
“그…. 그러게.” “那……是啊。”
맞장구치는 도화의 목소리는 떨렸다. 눈동자도 뜨겁고 촉촉해지는 걸 느꼈다. 서둘러 눈물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숙여보지만, 민준의 시선은 피할 수 없었다.
道華的聲音顫抖著。她感覺到眼睛也變得熱熱的、濕濕的。急忙低下頭想要掩飾眼淚,但無法躲避閔俊的目光。
“선배? 왜 그래요? 울어?”
「前輩?怎麼了?在哭嗎?」
“아니, 그게 아니야. 안 울었어.”
“不是的,並不是那樣。我沒有哭。”
도화는 손등으로 젖어버린 눈을 꾹꾹 누른 뒤 고개를 들었다.
桃花用手背壓住已經濕潤的眼睛,然後抬起頭來。
“안 다쳤으면 됐어. 어서 들어가자.”
“沒受傷就好。快進去吧。”
도화는 먼저 신호를 건넜다. 이런 도화의 뒤통수를 바라보는 민준의 눈동자에는 음산한 열기가 숨을 쉬고 있었다.
桃花首先發出了信號。這樣的桃花背影讓閔俊的眼中閃爍著陰森的熱度。
* * *
“다했다.” “做到了。”
식재로 정리를 마친 도화는 냉장고 문을 닫았다. 내일 영양죽을 제대로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민준은 생각보다 회복이 빠르게 진행 중인 거 같았으나 그래도 죽을 먹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도화는 주방을 나왔다. 베란다 창문 너머로 비가 쏟아지는 풍경이 보였다. 비가 상당히 쏟아지고 있었다. 내일까지 이어질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食材整理完畢的桃花關上了冰箱門。她覺得明天可以好好做一碗營養粥。敏俊的恢復似乎比預期的要快,但她仍然覺得給他吃粥會比較好。桃花走出了廚房。透過陽台的窗戶,她看見外面雨水如注。雨下得相當大,似乎會持續到明天。
그 비를 보자 도화의 마음은 더 심란했다. 두통과 함께 고통이 찾아오는 기분이었다. 신차인을 만난 데다 횡단보도에서 민준이 큰 화를 입을 뻔했다. 그리고 도화는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看到那場雨,桃花的心情更加煩亂。伴隨著頭痛,痛苦的感覺湧上心頭。她遇到了新車人,還在斑馬線上差點讓閔俊遭遇大禍。然後,桃花想起了一個記憶。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그날도 오늘처럼 이렇게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에 젖은 유한은 도화를 향해 소리쳤다.
高中的時候。那天也像今天一樣下著雨。淋濕的裕翰對著桃花大喊。
‘나도화 선생님께 가자. 너 이러다 신차인 때문에 죽어!’
「我們去找那道化老師吧。你這樣下去會被新車人害死的!」
‘소용없어. 유한아…….’ 「沒用的。尤翰啊……。」
‘왜 소용없는데?’ 「為什麼沒有用呢?」
‘이미 말씀드려 봤어. 그런데 선생님은 내 편이 아니야.’
「我已經告訴過你了。但是老師並不是我的支持者。」
‘뭐라고?’ 「什麼?」
‘그러니까 그만해. 네가 곤란해지는 거 난 싫어.’
「所以就這樣吧。我不想看到你困擾。」
‘잔말 말고 따라서 와!’
「別廢話,跟我來!」
유한은 거친 숨을 쉬더니 횡단보도로 향했다.
有限喘著粗氣,朝著斑馬線走去。
빠앙! 砰!
곧이어 경적을 울리며 커다란 트럭이 돌진했다.
隨即,一輛巨大的卡車鳴著喇叭衝了過來。
“헉!” “哇!”
도화는 급히 기억을 멈췄다. 그리고 숨도 가쁘게 내쉬었고 머릿속도 복잡해졌다. 겨우 마른 눈동자가 다시 촉촉이 젖어 들었다. 마치 머릿속에 벌레가 들어온 것처럼 복잡해졌다. 이대로라면 오늘 밤은 잠잘 수가 없었다.
桃花急忙停止了回憶。隨後,她喘著氣,腦海中也變得混亂不堪。那乾澀的眼眸終於再次變得濕潤。彷彿腦中進入了蟲子般,變得複雜不已。這樣下去,今晚是無法入睡的。
고통스러운 갈증도 찾아왔다. 뭐라도 마셔야 했다. 도화는 다급히 냉장고를 뒤적였다. 캔맥주가 보였다. 서둘러 따서 마셨다. 캔 하나를 다 비운 도화는 머리가 몽롱했다. 본래 하나 먹었다고 이러진 않는데 말이다. 비를 맞아서 그런 건가. 아니면 마음이 무거워서 그런 걸까.
痛苦的渴望也隨之而來。必須喝點什麼。桃花急忙翻找冰箱。看到了罐裝啤酒。她急忙打開喝了下去。喝完一罐的桃花感到頭昏昏的。原本喝一罐不會這樣的。是因為淋了雨的緣故嗎?還是因為心情沉重的關係呢?
“하아…….” “哈……。”
더는 마시면 안 될 것 같았다. 도화는 이마를 짚으며 다 마신 캔을 싱크대 위에 올렸다. 해소되지 않는 갑갑함에 명치를 꾹 눌렀다.
我覺得再也不能喝了。桃花用手撐著額頭,將喝完的罐子放在水槽上。因為無法解脫的悶悶不樂,她緊緊壓著心窩。
“아버지의 바람을 지키는 게 내 욕심인 걸까.”
「守護父親的願望是我的私心嗎?」
낮게 중얼거린 도화는 무겁게 발걸음을 내디뎠다. 침실로 들어왔다. 방 안은 어두웠으나 조도를 낮춘 무드등이 있는 침대 주위는 밝아 보였다. 그래서 누워 있는 민준이 눈에 들어왔다. 눈을 꼭 감은 채 잠에 빠진 모양이었다.
低聲喃喃的道花沉重地邁出了步伐。她走進了臥室。房間裡雖然昏暗,但調光的氛圍燈讓床邊看起來明亮。因此,躺在那裡的敏俊映入眼簾。他似乎緊閉著雙眼,沉沉入睡。
조금 전 비를 피해 오피스텔로 들어온 도화와 민준은 샤워했다. 그리고 민준이 도화가 마트에서 사 온 식재료를 정리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도화는 그를 말린 뒤 혼자 했다. 재료가 그리 많지도 않았고 오늘만큼은 민준에게 허드렛일을 주고 싶지 않았다.
稍早避雨進入公寓的道華和閔俊洗了澡。然後閔俊提出要整理道華在超市買來的食材。然而道華卻阻止了他,自己一個人做。食材並不多,今天她不想讓閔俊做雜事。
아쉬워하던 민준은 침실로 들어가더니 곧바로 잠든 모양이었다. 열은 내렸지만, 아직 완전히 다 나은 건 아닌 모양이다. 도화는 침대로 다가와 민준의 손을 꼭 잡았다. 따스한 온기가 느껴졌다. 조금 전, 횡단보도에서 그 트럭을 피하지 않았다면 민준의 이런 온기도 이런 안정감도 느낄 수 없었겠지. 다행이면서도 씁쓸했다. 신차인을 만나고 나니 마음이 너무나도 싱숭생숭했다.
感到不捨的閔俊走進了臥室,似乎很快就沉沉入睡了。雖然燒退了,但看來還沒有完全康復。桃花走到床邊,緊緊握住閔俊的手,感受到一股溫暖的氣息。要不是剛才在斑馬線上躲避那輛卡車,閔俊的這份溫暖和安穩感也許就無法感受到。這讓人感到慶幸的同時,也有些苦澀。見到新車人的時候,心情變得格外忐忑不安。
“민준아 넌 왜 나 같은 걸 좋아하는 거야? 나와 가까워지면 너에게도 안 좋은 일이 생길 텐데…….”
「敏俊啊,你為什麼會喜歡我這樣的人呢?和我親近的話,你也會遇到不好的事情……。」
도화의 눈동자엔 다시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桃花的眼中再次開始閃爍著淚光。
“나랑 엮이면 네가 불행해져. 악마나 다름없어. 그러니까 나 같은 거 좋아하지 마.”
「和我扯上關係,你會變得不幸。就像惡魔一樣。所以不要喜歡我這種人。」
스스로 칼을 내민 기분이었다. 서글픔에 눈동자도 젖어 들었다. 참으려고 했던 울음이 터지기 직전이었다. 이러다 민준이 깰 것 같았다. 도화는 황급히 그의 손을 놓았다. 서둘러 문을 열고 나가려는 순간이었다. 제 허리를 감싸는 손길과 온기가 뜨겁게 와 닿았다. 돌아보자 민준의 푸른 눈동자가 보였다.
我感覺自己像是自動拔出了刀。悲傷讓我的眼眸也變得濕潤。壓抑已久的淚水即將湧出。這樣下去,似乎會把敏俊吵醒。桃花急忙放開了他的手。就在她匆忙想要打開門的瞬間,一雙環繞著她腰肢的手和溫暖的觸感熱烈地襲來。回過頭,敏俊那雙碧藍的眼眸映入眼簾。
“왜 좋아하지 말라는 거야…….”
「為什麼不讓我喜歡呢……。」
“자, 자고 있던 게 아니었어?”
“喂,你不是在睡覺嗎?”
도화는 황급히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 냈다.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 그가 들은 건지 혼란스러웠다.
桃花急忙用手背擦去眼淚。她對他聽到了什麼感到困惑,不知道從哪裡開始到哪裡結束。
“그냥 눈만 감고 있었어요.”
“我只是閉著眼睛。”
그럼 도화의 말을 다 들었다는 소리였다. 얼굴이 달아오르며 숨이 가빠졌다. 괜히 말을 꺼냈다 싶어 후회도 들었다. 이윽고 민준의 오뚝한 코는 도화의 목덜미로 향했다. 푸른 눈이 가늘어졌다.
那麼就是說聽到了桃花的話。臉頰熱了起來,呼吸也變得急促。心中不禁有些後悔,覺得自己多此一舉。隨著時間的推移,閔俊的高挺鼻子朝著桃花的脖子靠近。藍色的眼睛變得狹長。
“술 마셨어요?” “你喝酒了嗎?”
“그냥 조금.” “就一點。”
“아까 횡단보도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그래요?”
“剛才在人行道上發生的事情嗎?”
“…….” “……”
도화가 감추려고 했지만, 민준도 이상하다는 걸 느꼈던 모양이었다.
畫家雖然想要隱藏,但民俊似乎也感覺到了異樣。
“위험하긴 했지만, 선배 덕분에 아무 일도 없었잖아요.”
“雖然有點危險,但多虧了前輩,才沒有發生什麼事。”
“하, 하지만, 내가 그 자리에 없었으면 그런 상황도 생길 일이 없었을 거야.”
「哈,但如果我不在那個地方,這樣的情況也不會發生。」
대답하는 도화의 어깨가 빠르게 떨리기 시작했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결국, 울음이 터진 것이다.
回答的桃花肩膀開始快速顫抖。淚水沿著臉頰流下。最終,哭聲爆發了。
“이런…….” “這樣……。”
민준은 도화의 어깨를 감싸 돌렸다. 울고 있는 도화의 얼굴이 선명히 보였다. 큰 눈동자는 젖어 있었고 코도 빨갰다. 더구나 퉁퉁 부어 있던 입술은 어쩔 줄 몰라 오물거리고 있었다. 민준은 그런 도화를 안아 들었다. 그리고 침대에 조심스레 앉혔다. 민준 역시 옆에 자리를 잡았다.
敏俊將桃花的肩膀環抱住,轉過身來。哭泣的桃花臉龐清晰可見。她的大眼睛濕漉漉的,鼻子也紅紅的。而且腫脹的嘴唇不知所措地蠕動著。敏俊將這樣的桃花抱了起來,然後小心翼翼地將她放在床上。敏俊也在旁邊找了個位置坐下。
그는 울고 있는 도화를 지긋이 응시했다. 눈동자엔 뜨거운 열기가 감돌았다. 흥미에 가까운 눈빛이지만 도화는 그런 민준의 어긋난 시선을 읽지 못했다.
他凝視著哭泣的桃花,眼中閃爍著炙熱的熱情。雖然那是一種接近興趣的目光,但桃花卻無法讀懂敏俊那扭曲的視線。
민준은 협탁에 놓인 티슈를 뽑아 도화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 다정한 손놀림이 부드러웠다.
敏俊抽出放在邊桌上的紙巾,輕輕地為道華擦去眼淚。那溫柔的手勢十分細膩。
“선배가 악마면 세상 사람 전부가 악마예요.”
「前輩如果是惡魔,那麼世上的所有人都是惡魔。」
민준은 도화의 어깨를 부드럽게 토닥였다. 점차 민준에게서 달콤한 페로몬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안정적이면서도 다정한 향이었다. 덕분에 도화의 마음은 점점 녹아내렸다.
敏俊輕輕拍了拍道花的肩膀。漸漸地,道花開始感受到敏俊身上散發出的甜美費洛蒙。那是一種穩定而溫柔的香氣。多虧了這股香氣,道花的心漸漸融化了。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예요?”
“你為什麼會有這樣的想法?”
“그게……. 민준아…….” “那個……. 敏俊啊……。”
도화는 제 속내를 그에게 보여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그러다 문득 이 이야기를 하면 그가 자신을 멀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들었다. 하지만 곧바로 생각을 바꾸었다. 어차피 안전 이별을 꿈꾸는 마당에 왜 이런 걱정을 하나 싶었다. 도화는 숨을 고른 뒤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桃花在思考是否該向他展示自己的內心。突然,她想到如果說出這些話,他可能會因此而疏遠自己,心中不禁感到一陣恐懼。然而,她隨即改變了想法。反正既然夢想著安全的分手,何必再擔心這些呢?桃花深吸一口氣,然後小心翼翼地開口。
“친아버지가……. 나 때문에 돌아가셨어.”
“親生父親……因為我而去世了。”
“선배도 아버지를 죽이려고 했던 거예요?”
「前輩也是想要殺了父親嗎?」
“뭐?” “什麼?”
생각지도 못한 민준의 질문에 도화는 눈이 커졌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민준의 푸른 눈빛이 어둠으로 가라앉은 것 같았다.
思考不到的閔俊問題讓道花的眼睛睜大了。然後她抬起頭來看著他。閔俊的藍色眼神似乎沉入了黑暗之中。
“아버지를 살해하려고 했어?” “你是想殺了父親嗎?”
“아니. 그건 아닌데…….” “不是這樣的……。”
“아, 선배는 아니구나.” “啊,原來不是前輩啊。”
민준은 그런 경험이라도 있었던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 오싹해진 도화는 눈을 빠르게 깜박였다. 민준도 머쓱해 하며 제 눈 밑을 긁었다.
敏俊似乎在談論著這樣的經歷。感到毛骨悚然的桃花快速眨了眨眼。敏俊也顯得有些尷尬,抓了抓自己眼下的皮膚。
“아, 오해하지 마요. 우리 부모님은 지금 건강하게 살아 계세요. 그냥 물어본 거야.”
“啊,別誤會。我們的父母現在健康地活著。只是隨便問問而已。”
민준은 도화의 반응이 신경 쓰였던 모양이었다. 덕분에 도화도 맥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敏俊似乎對桃花的反應感到在意。多虧了這一點,桃花也感到有些無精打采。
“그, 그렇구나.” “那,那樣啊。”
“선배 성격상 누군가를 해하거나 그러진 않을 것 같은데…….”
「以前的性格來看,應該不會對誰下手或做出那種事……。」
그는 턱을 만지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당황한 도화는 부정했다.
他摸了摸下巴,微微皺起眉頭。驚慌的桃花否認了。
“그게 사고였어.” “那是個意外。”
“사고인데 왜 선배가 아버지를 죽였다고 하는 거예요?”
“這是意外,為什麼前輩會說是你殺了父親呢?”
“그게……. 그러니까…….” “那個……所以……。”
도화는 숨을 가쁘게 들어 마셨다. 눈이 더 촉촉해지고 눈물이 쏟아 내리기 시작했다. 이내 민준은 잡고 있던 손을 살며시 놓았다. 그리고 도화의 양 뺨을 두 손으로 잡더니 엄지손가락으로 쓸어 만졌다. 정확히는 눈물을 닦아 주고 있었다. 너무나도 다정한 손길이었다.
桃花急促地吸了一口氣。眼睛變得更加濕潤,淚水開始流下來。隨即,閔俊輕輕放開了握著的手。然後,他用雙手捧住桃花的兩頰,輕輕地用拇指撫摸著。實際上是在為她擦去淚水。那是如此溫柔的觸碰。
도화는 그에게 응석 부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桃花心中萌生了想要撒嬌的念頭。
어차피 민준과 헤어져야 하는데 의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니……. 이러면 안 된다. 도화는 스스로를 질책한 뒤 말을 시작했다.
反正都要和閔俊分手,卻還想依賴他……這樣不行。桃花在自責之後開始說話。
“아버지는 무척 다정했었어. 나의 응석도 잘 받아주고 잘 놀아 주셨지. 그 당시 아버지는 작은 공장을 운영했는데 자재 값도 오르고 매출도 점점 떨어져서 직원을 해고해야 했어. 그러다 보니 바빠서 얼굴 보는 날이 드물었지. 난 어린 마음에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고 불만만 늘어났어. 크리스마스 때 같이 유원지 가기로 했었는데 그 약속도 일 때문에 무산되면서 더 심해졌지.”
“父親非常和藹可親。他總是很包容我的任性,並且陪我玩耍。那時候,父親經營著一家小工廠,但隨著原材料價格上漲,銷售額逐漸下降,不得不裁員。因此,他變得忙碌,見面的日子變得稀少。我年幼無知,無法理解這樣的父親,心中的不滿也越來越多。原本約好聖誕節一起去遊樂園,但因為工作原因這個約定也泡湯了,情況變得更加糟糕。”
“…….” “……”
“그래서 새해가 지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바다라도 보러 가자고 졸랐어. 그때 다른 친구들은 엄마 아빠랑 해돋이를 보러 다녀왔다고 자랑을 많이 했었거든. 어린 마음에 나도 보고 싶었던 거야. 어머니는 바쁜 아버지한테 그러지 말라며 말렸지만, 난 울고불고 난리 쳤거든. 그래서 아버지도 어쩔 수 없이 나섰어.”
“所以在新年過後不久,我就一直吵著要去看海。那時候其他朋友都在炫耀和爸爸媽媽一起去看日出。我心裡也很想去看。母親雖然勸我不要這樣做,因為父親很忙,但我卻哭鬧得不可開交。於是父親也無奈地答應了我。”
“어머니라면 지난번에 폐공장에서 봤던 그분인가요?”
「母親是指上次在廢棄工廠見到的那位嗎?」
“맞아. 본래 엄격하시기도 하고 차가운 편이시기도 했어.”
“對啊。他本來就很嚴格,而且性格也偏冷。”
문득 도화는 지난번 공장에서 어머니가 자신을 구종필에게 넘기려고 했던 모습이 아른거렸다. 다시 생각해도 두 번 만나고 싶지 않았다.
忽然,桃花想起上次在工廠裡,母親試圖將自己交給具鍾必的情景。再想一次,她也不想再見到他兩次。
“그럴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아버지와 함께 바다를 보신 거예요?”
“我想會是這樣的。所以您是和父親一起看海的嗎?”
“응.” “嗯。”
도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 갔다.
桃花點頭,繼續說道。
“아버지는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나를 예뻐해 주셨어. 바다도 실컷 보고 내가 좋아하는 수제 햄버거도 먹고 사진도 찍고 그랬지. 티를 내지 않았지만, 아버지는 힘드셨나 봐. 돌아오는 길에 졸았고 차선을 이탈한 거야. 그러다 맞은편으로 오던 화물 트럭에 치였어. 그 충격으로 차가 뒤집혔지. 하지만 아버지는 나를 감싸 주셨어. 덕분에 난 기적적으로 찰과상 정도 입었지만 충돌이 직접적으로 이루어진 건 운전석 쪽이라 아버지는 많이 다쳤어.”
「父親毫無疲憊的樣子,對我非常疼愛。我們盡情地看海,吃了我喜歡的手工漢堡,還拍了很多照片。雖然他沒有表現出來,但父親似乎很辛苦。在回程的路上,他打了瞌睡,車子偏離了車道。結果被對面來的貨車撞上了。那一下撞擊讓車子翻了過去。但父親卻把我緊緊抱住。多虧了他,我奇蹟般地只受了些擦傷,但撞擊是直接發生在駕駛座那一側,父親受了重傷。」
도화는 입에 올리기 힘든 아픔을 말하다 보니 목이 메는 걸 느꼈다. 벌벌 떨며 두 손으로 머리를 싸잡았다. 동공이 지진이 난 것처럼 뒤흔들렸다.
桃花說著難以啟齒的痛苦,感到喉嚨緊繃。她顫抖著,用雙手捂住頭。瞳孔像是地震般顫動。
“아버지는 숨이 꺼져 가는 와중에도 날 걱정하셨어.”
“父親在生命的最後時刻仍然擔心著我。”
그 당시 어린 도화는 피투성이가 된 아버지를 보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那時年幼的桃花看到滿身是血的父親,淚水止不住地流下來。
‘하아 도화. 괜찮니?’ 「哈啊,桃花。你還好嗎?」
‘아빠. 아빠. 흐윽….’ 「爸爸。爸爸。呜……」
‘울지 말렴. 내가 마지막으로 바라는 게 하나 있는데 들어줄래?’
「別哭了。我有最後一個願望,你願意聽嗎?」
‘마지막이라고 하지 마요….’ 「別說是最後一次……。」
‘우리 도화가 건강하고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어. 이 세상엔 아름다운 게 많으니까 많이 느꼈으면 좋겠구나.’
「我希望我們的畫家健康長壽。這個世界上有很多美好的事物,希望他能多多感受。」
그래서 도화는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아버지의 유언을 생각하며 어떻게든 살아가려고 했었다.
所以桃花無論多麼艱難和痛苦,仍然想著父親的遺言,努力活下去。
“내가 그날 바다 보러 가자고 하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되진 않았을 거야. 다 나 때문이야.”
「如果那天我沒有提議去看海,事情就不會變成這樣。這一切都是我的錯。」
“아니야. 그렇게 자책하지 마요.”
“不是的。不要這樣自責。”
민준은 다급히 도화를 끌어안았다. 하지만 도화의 눈동자에 흐르는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敏俊急忙將桃花抱緊。然而,桃花眼中的淚水卻止不住地流淌。
“아버지를 많이 좋아하셨나 봐요.”
「看來您非常喜歡父親。」
“응 많이 좋아했어. 세상에서 제일.”
“我真的很喜歡你。是全世界最喜歡的。”
도화의 대답에 민준의 두 뺨은 잠시 굳어졌다. 안겨 있는 상태라 그의 얼굴을 제대로 못본 도화는 말을 이어 갔다.
桃花的回答讓閔俊的雙頰稍微僵硬了一下。因為被抱著,桃花無法好好看清他的臉,於是繼續說道。
“어머니는 날 가졌을 때부터 주위에 안 좋은 일이 많았대. 주변에 사고나 병상으로 상을 치르는 사람도 많았다고 하더라. 아버지도 내가 바다에 가자고 해서 나섰다가 돌아가셨지. 그리고 새로운 식구가 된 새아버지도 나 때문에 회사 경영이 풀리지 않는다고 그랬어.”
「母親說自從懷上我的時候,周圍就發生了很多不好的事情。周圍有很多人因為事故或生病而喪失了親人。父親也是因為我提議去海邊,結果就去世了。而新成為家人的繼父也因為我,說公司的經營不順利。」
“그냥 선배를 탓하고 싶어서 부리는 억지 같은데요? 선배가 사람 몸에 바이러스를 투입 시키거나 차를 몰고 나가서 들이박거나 그런 직접적인 해를 끼친 건 아니잖아요? 또 회사 경영 문제는 그 새아버지가 일을 못 해서 그런 것뿐이에요. 그냥 끼워 맞춘 말일 뿐이죠.”
“這只是想要責怪前輩的強詞奪理吧?前輩並沒有直接對人下手,像是把病毒注入人體或是開車撞上去之類的吧?而且公司經營問題只是因為那個繼父無能而已。這只是牽強附會的說法。”
민준의 주장에 도화는 고개를 저었다.
道華對閔俊的主張搖了搖頭。
“아니야! 고등학교 때도 그랬어. 나랑 친하던 애들이 하나 같이 사고를 당했고 죽은 애까지 있었어.”
“不是!在高中的時候也是這樣。我身邊的朋友們一個個都遭遇了事故,甚至還有死去的朋友。”
“선배가 죽였어요?” 「前輩殺了他嗎?」
“그건 아니지만, 나랑 있으면 주변 사람들은 불행한 일을 당해. 그러니까 너도 마찬가지야.”
“那不是,但和我在一起的人會遭遇不幸。所以你也是一樣。”
도화는 웅얼거렸다. 하지만 민준은 도화의 주장을 수용하기 힘들다는 눈치였다.
桃花低聲喃喃自語。然而,閔俊似乎難以接受桃花的主張。
“전 선배와 함께하면서 별일 없었는데요? 아까 신호를 무시한 트럭이 달려올 때 선배 아니었으면 전 지금쯤 중환자실에 있었을 거예요.”
「和前輩在一起的時候沒有發生什麼事啊?剛才如果不是前輩的話,當那輛無視紅燈的卡車衝過來時,我現在可能已經在加護病房了。」
“아…….” “啊……。”
“오히려 구원받은 건 나야.”
「反而得救的是我。」
“그건 내가 있어서 네가 다칠 뻔한 거야.”
“那是因為我在,你差點受傷。”
“결과적으로 안 다쳤잖아요.” “結果上並沒有受傷嘛。”
민준은 걱정하지 말라는 듯이 도화의 등을 토닥였다.
敏俊輕輕拍了拍桃花的背,似乎在安慰她不要擔心。
“세상 모든 것은 어떤 관점이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져요. 내 탓을 하다 보면 모든 것이 내 탓이 되어 버려.”
“世界上的一切都會因為觀點的不同而產生不同的結果。如果總是責怪自己,所有的事情就會變成我的錯。”
“…….” “……”
“선배가 대놓고 무슨 짓을 한 것도 아닌데 억울하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前輩明明沒有明目張膽地做什麼,你不覺得冤屈嗎?」
“그렇지만 하나같이 내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일들이 생기니까 무서웠어. 마치 내가 악마가 된 것 같았어.”
“然而,周圍的人都發生了這樣的事情,讓我感到害怕。就像我變成了惡魔一樣。”
“대학에 들어와서도 마찬가지였어요?” 「進入大學後也是如此嗎?」
“아니, 그건 아니었어.” “不是,那不是。”
도화는 고개를 저었다. 사실 친해지면 그 상대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길까 봐 거리를 둔 것도 있었다.
桃花搖了搖頭。其實,與人親近的同時,也有因為擔心對方會遭遇不好的事情而保持距離的原因。
“사실 이 문제 때문에 봉사 동아리에 가입한 거야.”
“其實我就是因為這個問題才加入志願者社團的。”
“왜요?” “為什麼?”
도화는 잠시 망설이는 듯 눈을 굴리다 대답을 꺼냈다.
桃花似乎稍微猶豫了一下,轉動著眼睛,然後回答道。
“착한 일을 하면 내 불운이 사라지지 않을까 싶어서였어. 사실 봉사라는 게 좋은 마음으로 해야 하는데 난 참 이기적이야.”
「我想如果做好事,或許我的不幸就會消失。其實,做志願服務應該要出於善良的心,但我真的很自私。」
늘 도화는 동아리에 들어온 목적이 불순하다고 생각해서 마음에 걸렸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활동했었다. 지금도 이 찜찜한 죄책감이 마음에 남아 있어 고개가 숙어졌다.
一直以來,桃花對於進入社團的目的感到不純,心中有些掛念。因此,她比誰都更加努力地參與活動。至今,這種令人不安的罪惡感仍然留在心中,讓她不由自主地低下了頭。
“선배는 정말 순수하네요.” 「前輩真是純真呢。」
민준의 한마디에 도화는 당황하며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안겨 있는 품을 살짝 풀고 그의 얼굴을 보았다.
敏俊的一句話讓桃花驚訝地抬起頭來。然後,她輕輕放開懷抱,望向他的臉。
“뭐가 순수해. 나쁜 놈인데…….”
“什麼是純粹。明明是壞蛋……”
“선배가 나쁘면 전 완전 씨발 새끼인걸요.”
「前輩如果壞的話,那我就是個徹底的混蛋。」
민준의 과격한 표현에 도화는 당황했다. 물론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하는 그를 보면 보통 나쁜 놈이 아니긴 했다. 그에 비하면 도화는 아무것도 아닌 건 맞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내 민준은 도화의 손을 꼭 잡았다.
敏俊的過激表達讓道花感到驚慌。當然,看到他對人毫不在意的樣子,確實不是個普通的壞蛋。與他相比,道花確實算不了什麼。但我覺得這樣比較本身就是錯誤的想法。隨即,敏俊緊緊握住了道花的手。
“선배, 계속 궁금했는데 물어보기 뭣해서 참고 또 참았어요. 하지만 이렇게 된 거 안 되겠어. 신차인 선배랑 어떻게 아는 사이에요?”
「前輩,我一直很好奇,但又覺得不方便問,所以忍耐了又忍耐。但是這樣下去可不行。你和新車前輩到底是怎麼認識的?」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예상했던 질문이지만, 막상 마주하자 기도가 막히는 기분이었다. 이미 슬픔에 젖어 있던 도화의 눈동자는 더욱더 빠르게 흔들렸다.
終於該來的終於來了。雖然是預料中的問題,但真正面對時卻讓我感到窒息。已經沉浸在悲傷中的桃花眼神更加急促地顫動著。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다기엔 그 새끼의 태도가 석연치 않아서 그래요.”
「高中的時候雖然是同班同學,但那傢伙的態度讓人感到不太對勁。」
감추고 싶었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대답을 거부할 수 없었다. 말을 돌리거나 다른 말을 하려고 해도 민준이 쉽사리 믿을 것 같지도 않았다.
雖然我想隱藏,但既然已經來到這裡,就無法拒絕回答。即使試圖轉移話題或說些別的,敏俊似乎也不會輕易相信。
“날 괴롭혔던 일진 무리 중 한명이었어.”
“我曾經被欺負的那群惡霸中的一個。”
“역시.” “果然。”
민준은 예상했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
敏俊似乎早有預料,嘴角微微上揚。
“신차인 그 새끼한테서 역겨운 냄새가 느껴졌거든요.”
“我從那個新車的傢伙身上感受到一股令人作嘔的氣味。”
“냄새?” “氣味?”
도화는 조금 전 신차인과 마주했던 상황을 떠올려 보았다. 가까이 밀착했지만, 딱히 도드라진 냄새는 없었다.
桃花回想起剛才與新車人相遇的情景。雖然靠得很近,但並沒有特別明顯的氣味。
“잡아 족치고 싶은 그런 냄새.”
“想要抓住並痛打的那種氣味。”
민준의 한마디에 도화는 당황했다. 눈앞으로 총을 맞아 엉망진창이 된 신차인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敏俊的一句話讓桃花感到驚慌。眼前被槍擊得一團糟的新車人的模樣在她腦海中閃現。
“아니, 뭐 옛날 일이야. 이젠 기억도 잘 안나.”
“不是啊,那是很久以前的事了。現在也不太記得了。”
“시간이 지나도 없던 일이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아까 그 새끼 선배한테 해코지 하려고 했죠? 과거가 이제 현재가 된 거야.”
“時間過去也不代表那些事情就不存在了。還有,剛才你不是想對那個混蛋前輩下手嗎?過去現在已經成為現實了。”
민준에게서 쉽게 꺾이지 않을 아집이 선명해졌다. 그 탓에 도화의 불안은 더 커졌다.
民俊身上那種不易屈服的固執變得更加明顯。因為這個原因,桃花的焦慮也愈加加深。
“민준아 나 때문에 그런 짓 하지 마.”
「敏俊啊,因為我不要做那種事。」
“그런 짓이 뭔데요?” 「那種事是什麼呢?」
“그러니까 신차인에게 그러지 마. 그냥 나 때문에 벌어진 일이니까. 응?”
“所以不要對新車那樣。這只是因為我而發生的事情。嗯?”
“혹시 선배가 신차인한데 먼저 시비라도 걸었어요?”
“或許前輩是因為新車而先挑釁了呢?”
그의 질문엔 절대 그럴 리가 없다는 뉘앙스가 존재 했다. 당연히 도화도 고개를 저었다.
他的問題中帶著絕對不可能的語氣。當然,桃花也搖了搖頭。
“아니…….” “不是……。”
“그것 봐. 그런 새끼들은 이유 없이 괴롭혀요.”
“你看,那種傢伙們會無緣無故地欺負人。”
냉랭하게 대답한 민준은 도화의 입술을 만졌다. 작은 입술이라 금세 민준의 손가락에 가려졌다.
冷冷地回答的閔俊觸碰了桃花的嘴唇。小小的嘴唇很快就被閔俊的手指遮住了。
“혹은 관심의 표현이겠죠. 신차인 그 새끼. 선배를 마음에 두고 있는 거 같은데요?”
“或許是關心的表現吧。那輛新車。看起來對前輩有意思呢?”
“절대 아니야.” “絕對不是。”
놀란 도화의 눈이 커졌다. 지훈이도 모자라 신차인까지 절 좋아한다고 의심을 하다니 왜 이러나 싶었다.
驚訝的桃花眼睛睜得大大的。智勳竟然懷疑連新車都喜歡我,這到底是怎麼回事呢?
“이상하게 거슬려…….” “奇怪地讓人不安……。”
점차 민준의 얼굴은 굳어 가고 있었다. 도화는 난처했다. 그저 민준이 자신에게 실망하길 바라는 마음에 털어놓은 속내인데 도리어 그가 가져선 안 되는 감정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었다.
漸漸地,敏俊的臉色變得僵硬。桃花感到困惑。她只是因為希望敏俊對自己感到失望而吐露心聲,卻反而引發了他不該有的情感。
“민준아…. 어차피 옛날 일이니까 됐어.”
“敏俊啊…. 反正是舊事了,沒關係。”
“알았어요. 안 죽여요.” “知道了。我不會殺你。”
민준은 한결 다정해진 목소리로 도화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손길은 누구보다도 부드럽고 온화했지만, 도화는 불안했다. 안 죽인다고 그에 버금가는 일을 치를 기세였기 때문이다.
敏俊用更加溫柔的聲音撫摸著桃花的頭髮。雖然他的手勢比任何人都要柔和和溫暖,但桃花卻感到不安。因為他似乎有著不亞於殺人的氣勢。
“그냥 모른 척해 줘. 민준아 응? 제발.”
“就當什麼都不知道吧。敏俊啊,嗯?拜託。”
“알았어요.” “知道了。”
민준은 순순히 대답했다. 하지만 그게 더 도화를 초조하게 했다. 이게 아닌데. 술이 아니라 민준으로 인해 두통이 밀려올 것 같았다.
敏俊順從地回答了。然而這讓道華更加焦躁。這不是她想要的。似乎不是因為酒,而是因為敏俊,頭痛即將襲來。
“선배는 악마가 아니에요. 하지만 설사 진짜 악마라 해도 전 상관없어요. 그래도 좋아.”
「前輩不是惡魔。但是即使真的是惡魔,我也不在乎。還是喜歡。」
그의 눈빛엔 진심이 가득했다. 역시 이번에도 안전 이별 작전은 실패였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패배감보다 마음이 더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하지만 이 기분도 잠시 다시 심란해졌다. 나중에 민준에게 이별을 당하는 순간 자신이 엄청나게 상처받을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他的眼神中充滿了真心。果然這次的安全分手計畫又失敗了。不過不知為何,我感受到的心情比失敗感更為炙熱。然而這種感覺也只是暫時的,隨後我又感到心煩意亂。因為我開始害怕,將來在被閔俊分手的那一刻,自己可能會受到極大的傷害。
* * *
어둠이 깊어진 밤. 민준은 제 옆에서 잠에 취한 도화를 바라보았다. 커튼도 치고 무드 등도 끈 상태라 온전한 암전인데도 민준에게는 도화의 하얀 피부가 도드라져 보였다. 마치 빛이 이곳에 모여 있는 것처럼.
黑暗加深的夜晚。敏俊望著在他身旁沉醉於夢中的道花。雖然窗簾拉上,氛圍燈也關著,整個房間完全黑暗,但對敏俊來說,道花的白皙肌膚卻顯得格外明顯。彷彿光線都聚集在這裡一般。
아까 신차인에 대해 알려 준 도화는 긴장이 풀렸는지 눕자마자 잠들었었다. 하지만 민준은 아니었다. 그는 뜬눈으로 도화가 잠들 때까지 지켜보고 있었다.
剛才告訴我有關新車的道華似乎放鬆下來了,躺下後立刻就睡著了。然而,閔俊卻不是這樣。他睜著眼睛,靜靜地看著道華入睡。
“도화.” “桃花。”
민준은 천천히 도화의 뺨을 쓰다듬었다. 흠 하나 없는 뽀얀 피부는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게다가 색색 내쉬는 숨소리까지 민준의 귀를 뜨겁게 자극했다. 그는 잠시 달콤한 음악이라도 감상하는 듯 눈을 감고 입매를 올렸다. 이윽고 침대에서 살며시 일어났다.
敏俊慢慢地撫摸著桃花的臉頰。那毫無瑕疵的白皙肌膚溫暖而柔軟。此外,色彩斑斕的呼吸聲也熱烈地刺激著敏俊的耳朵。他微微閉上眼睛,嘴角上揚,彷彿在欣賞甜美的音樂。隨後,他輕輕地從床上起身。
그러다 보니 도화가 덮고 있는 이불이 흐트러져 있었다. 민준은 도화가 작은 추위 하나 느끼지 못하도록 정성스럽게 덮어 주었다.
因此,桃花蓋著的被子有些凌亂。閔俊小心翼翼地為桃花蓋好,讓她感受不到一絲寒意。
침실에서 나온 그는 서재로 향했다. 불을 켜고 도화가 사용하는 책상으로 다가갔다. 민준은 책꽂이에 꽂혀 있는 노트를 집어 들어 열어 보았다. 도화가 새로운 학기 시간표를 짠다고 이것저것 메모를 해 둔 게 보였다.
他從臥室出來,朝書房走去。打開燈,走向畫家使用的書桌。閔俊拿起書架上的一本筆記本,翻開來看。裡面可以看到畫家為新學期制定課程表而做的各種備忘。
“도화는 글자도 왜 이렇게 꼴릴까.”
“桃花的字怎麼這麼難看呢。”
동글동글한 도화의 필체를 바라보며 민준은 입꼬리를 올렸다. 이마저도 그는 성욕을 느끼는 듯했다. 노트를 다시 제자리에 돌려둔 민준은 서랍을 열어 앤티크 디자인의 키링을 꺼냈다. 뚜껑에 달린 버튼을 누르자 열린다. 그 안에는 중년 남자 사진이 있었다.
民俊望著圓圓的桃花字跡,嘴角微微上揚。即使如此,他似乎也感受到了一絲性慾。將筆記本重新放回原處的民俊打開抽屜,拿出一個古典設計的鑰匙圈。按下蓋子上的按鈕,它便打開了。裡面是一張中年男子的照片。
“이분이 돌아가신 아버지구나.” “這位就是過世的父親啊。”
민준의 눈은 딱딱하게 굳어졌다.
敏俊的眼神變得僵硬。
“당신을 보니 화가 나네요.”
“看到你我就生氣。”
그는 돌아가신 도화의 아버지를 질투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이윽고 그는 그 키링을 제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他用嫉妒的目光看著已故的桃花的父親。隨後,他將那個鑰匙圈放進了自己的褲子口袋裡。
미간이 구겨져 있던 민준은 서재를 나왔다. 하지만 도화가 있는 침실이 아닌 현관문을 열었다. 자동 센서가 감지된 복도 조명이 켜졌다. 공기가 상당히 찼지만, 민준은 개의치 않고 나왔다. 그가 향한 곳은 맞은 편에 존재하는 현관문이었다.
眉頭緊皺的閔俊走出了書房。然而,他打開的卻不是有桃花的臥室,而是玄關的門。自動感應的走廊燈亮了起來。空氣雖然相當寒冷,但閔俊並不在意,依然走了出來。他所前往的地方是對面存在的玄關門。
그는 키패드를 자연스럽게 입력하더니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곳은 현재 민준과 도화가 거주하고 있는 곳과 같은 구조의 거실과 방이 있었다. 하지만 가구는 몇 개 없었고 생활감은 존재하지 않았다.
他自然地輸入了密碼,然後打開門走了進去。那裡有一個與目前敏俊和桃花居住的地方相同結構的客廳和房間。然而,家具不多,生活氣息並不存在。
심지어 민준은 로퍼를 신은 채 들어갔다. 제일 안쪽에 있는 문을 열었다. 불은 켜져 있었고 난방이 돌아가고 있어 따뜻했다. 그곳엔 컴퓨터 다섯 대가 있었다. 또 한쪽 벽을 차지하는 커다란 모니터도 있었다. 수십 개로 분할된 화면엔 현재 도화와 민준이 거주 중인 공간이 실시간으로 비치고 있었다.
甚至敏俊穿著樂福鞋進了裡面。他打開了最裡面的門。燈是亮著的,暖氣也在運行,裡面很暖和。那裡有五台電腦。還有一面牆上佔據著一個巨大的顯示器。數十個分割的畫面上,正實時顯示著道華和敏俊所居住的空間。
민준은 모니터 화면을 터치해 현재 자고 있는 도화가 찍힌 화면을 확대했다. 어둑한 방안에서 촬영 중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도 민준은 몇 분간 그 모습을 감상했다. 끈적한 눈빛이었다. 마치 정사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그는 화면에 시선을 둔 채로 바지 주머니에서 폰을 꺼냈다. 그리고 ‘제인’이라 저장해 둔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敏俊輕觸螢幕,放大了目前正在睡覺的道畫家的畫面。雖然在昏暗的房間裡拍攝,什麼都看不見,但敏俊仍然欣賞著那個畫面幾分鐘。那是一種黏膩的目光,彷彿在觀看一幕激情的場景。他目不轉睛地盯著螢幕,從褲子口袋裡拿出手機,然後撥打了儲存為「珍」的聯絡人。
신호음 하나 없이 곧바로 중년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沒有任何信號音,隨即傳來中年女性的聲音。
[도련님 어찌한 일이십니까?] [少爺,您發生了什麼事?]
“나도화 타깃에 대한 정보 왜 저에게 다 안 넘겼죠?”
“那個目標的資訊為什麼都沒有告訴我呢?”
[네?] [什麼?]
“한국으로 오기 전에 당신이 나에게 보여준 나도화 인적 사항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고등학교 때 나도화는 전학 갔다고 했었죠. 그땐 단순히 이사 문제로 알았는데 그게 아닌 거 같네요?”
“在來到韓國之前,你跟我提過的那個南道花的個人資料故事。我記得她在高中時說過轉學的事。那時我只是以為是搬家的問題,但似乎不是這樣?”
[저 도련님 지금 무슨 말씀 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我不知道那位少爺現在在說什麼。]
“테이슨 회장 옆에서 30년을 함께 해 왔으니 이런 인적 사항 조사 정도는 쉽게 가능하실 텐데요?”
“在泰森會長身邊一起度過了 30 年,這種人事調查應該很容易就能做到吧?”
제인은 침묵했다. 그 침묵에서 민준은 불쾌함을 느낀 것인지 미간이 한껏 더 구겨졌다.
珍妮默默無言。在那沉默中,敏俊似乎感受到了一絲不快,眉頭緊皺。
“신차인에 대한 정보 5분 안에 넘겨요.”
「在五分鐘內提供有關新車的信息。」
[도련님은 대체 무슨 생각하시는 거예요? 왜 이리 나도화에 대해 깊게 관여하는 거예요? 애초에 한국에 온 목적이 그게 아니잖아요.]
[少爺您到底在想什麼呢?為什麼這麼深地介入到那道化中呢?您來韓國的目的本來就不是這個吧?]
“당장 손가락 잘리기 싫으면 시키는 대로 하세요.”
“如果不想馬上被割掉手指,就照我說的做。”
민준은 푸른 눈을 섬뜩하게 반짝였다.
敏俊的藍眼睛閃爍著令人毛骨悚然的光芒。
[아…. 알겠습니다.] [啊…. 我明白了。]
“당장 보내요.” “馬上就送過去。”
[네…. 잠시만요.] [嗯……等一下。]
통화 너머로 제인의 숨소리와 다급히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30초도 지나지 않아 제인은 메일을 확인해 보라고 했다.
通話那頭傳來珍的喘息聲和急促的動作聲。不到 30 秒,珍就叫我查看郵件。
[그리고 도련님. 만나서 이야기 좀 하고 싶은데 시간 되시나요?]
[然後,少爺。我想見您聊聊,您有時間嗎?]
“무슨 이야기요?” “什麼故事呢?”
[타깃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這是一個關於目標的故事。
“지금 여기서 해요.” “現在就在這裡做。”
[직접 만나서 할 사항이라 그렇습니다.]
這是因為需要面對面進行的事項。
민준의 눈매는 날카로웠다. 敏俊的眼神銳利。
“내일 오후 3시에 만나죠.”
「我們明天下午三點見。」
[늘 접선하는 그곳에서 기다리겠습니다.]
我會在那個總是接觸的地方等你。
“알았어요.” “知道了。”
민준은 통화를 종료한 뒤 다른 컴퓨터로 다가가 메일을 열었다. 그 안엔 신차인의 사진과 신분증이 고스란히 있었다. 그리고 그가 태어난 산부인과부터 부모님의 인적사항 등이 세밀히 적혀 있었다. 민준의 눈은 점점 더 차가워졌다.
敏俊結束通話後,走向另一台電腦,打開了郵件。裡面清晰地放著新車主的照片和身份證。還詳細記載了他出生的婦產科醫院以及父母的個人信息等。敏俊的眼神漸漸變得越來越冷漠。
* * *
“신차인 역시 내 예상대로였어.”
“新車人果然如我所料。”
신차인의 신상정보를 다 속독한 민준은 도화가 있는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왔다. 곧바로 세면실로 이동하더니 손을 씻었다. 꼼꼼한 손길이었다. 이윽고 그는 타월로 손을 깨끗이 닦은 뒤 도화가 있는 침실로 들어갔다.
民俊快速瀏覽了新車人的個人信息後,走進了有畫作的公寓。隨即他移動到洗手間,洗了手。動作十分仔細。片刻後,他用毛巾將手擦乾淨,然後走進了有畫作的臥室。
“아. 이제야 살 것 같다.”
“啊。現在終於感覺活過來了。”
그는 방 안 가득 메워진 도화의 페로몬을 감격스레 들이마셨다. 홀린 듯이 도화가 있는 침대로 다가가더니 올라갔다. 그리고 누워 있는 도화 위로 엎드렸다. 마치 굶주린 짐승 같은 눈을 하고 있었다.
他感動地吸入了房間裡充滿的桃花的費洛蒙。彷彿著了迷般走向那張有桃花的床,然後爬了上去。接著,他伏在躺著的桃花身上,眼神如同飢餓的野獸。
“우웅.” “呃。”
자고 있던 도화도 민준의 기척을 느낀 건지 느릿하게 몸을 뒤척였다. 어둠이 서서히 눈에 익은 민준은 도화의 찌푸려진 미간도 식별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도화의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뽀얀 이마가 드러났다. 민준은 과실을 맛보는 것처럼 혀를 내밀어 핥았다.
正在睡覺的桃花似乎感受到閔俊的氣息,慢慢地翻了個身。漸漸適應黑暗的閔俊,甚至能辨認出桃花皺起的眉頭。然而,他並不在意,輕輕撩起桃花的劉海。光滑的額頭顯露出來。閔俊像品嚐果實般伸出舌頭輕舔了一下。
“응.” “嗯。”
도화는 살짝 고개를 틀었다. 그와 동시에 도화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달콤한 향이 진해지기 시작했다. 민준은 이마에서 목덜미로 이동해 입술을 대더니 흠뻑 빨았다.
桃花輕輕歪了歪頭。與此同時,從桃花身上散發出的甜美香氣開始變得濃郁。閔俊的嘴唇從額頭移到脖子,然後緊緊地吮吸著。
미치도록 달았다. 온몸의 혈관이 나도화로 가득 찬 것처럼.
我瘋狂地奔跑著。全身的血管彷彿充滿了火焰。
민준은 거친 숨을 뱉었다. 자신의 허리춤에 손을 올리더니 바지와 속옷을 내렸다. 바짝 커진 성기가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 형태는 고운 그의 얼굴과 달리 흉포했고 굵었다. 민준은 도화의 손을 잡았다. 제 성기에 도화의 손을 올리곤 손가락을 구부려 감싸도록 했다. 그러다 보니 도화가 민준의 성기를 만지는 모양새가 되었다.
Minjoon 吹了一口哈氣。他的手伸向腰部,拉下褲子和內褲。他變硬的陰莖從黑暗中冒出,外形兇猛粗大,與他白皙的臉孔截然不同。敏俊抓住多華的手。他把手放在我的陰莖上,手指彎曲包住陰莖,看起來就像是在摸敏俊的陰莖。
“응…….” “嗯……。”
도화는 신음을 뱉으며 어깨를 움찔거렸다. 크고 뜨거운 덩어리를 느낀 듯했다. 하지만 당장 눈을 뜰 기세는 아니었다. 다시 정적인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었다. 그 모습조차도 민준에겐 흥분이 된 건지 그의 성기는 점차 커지고 있었다.
桃花發出呻吟,肩膀微微顫動。似乎感受到了一個又大又熱的塊體。然而,她並沒有立刻睜開眼睛。再次發出靜謐的呼吸聲,繼續沉睡。即使是這樣的模樣,對於敏俊來說似乎也成了興奮,他的性器逐漸變得堅挺。
“하.” “哈。”
민준은 뜨거운 신음을 토했다. 성기를 잡고 있는 도화의 손 위로 자신의 손을 올리더니 움켜잡았다. 그리고 위, 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덕분에 도화의 손은 민준의 성기를 잡아 흔드는 상태가 되었다.
Minjoon 發出了熱烈的呻吟。他把手抬起來,抓住握著自己陰莖的手,開始上下擺動。這引起多華的手抓住敏俊的陰莖搖晃。
“히, 응.” “嘻,嗯。”
이내 도화는 신음하며 고개를 옆으로 틀었다. 그 동작이 제법 컸다.
這時,桃花呻吟著將頭轉向一旁。那個動作相當大。
“일어났어요?” “你醒了嗎?”
그래서 민준은 도화가 깼을까 싶어 질문했지만 돌아온 건 침묵이었다. 그는 안도감과 아쉬움이 가득해 보였으나 이내 이내 눈매를 휘었다.
所以敏俊想問桃花是否醒了,但回來的卻是沉默。他看起來充滿了安心和遺憾,但隨即眼神又變得柔和。
“선배 아까 울었을 때……. 정말 예뻤어요.”
「前輩剛才哭的時候……真的很美。」
민준의 음산한 목소리는 점차 강해졌다. 도화의 손을 덮고 있는 손 역시 멈추지 않았다. 점점 더 속도를 박찼다. 성기는 확장 될 대로 팽창해 뜨거운 열기를 보여 주고 있었다.
敏俊陰沉的聲音逐漸變得強烈。覆蓋在道華手上的手也沒有停下來。速度越來越快。性器已經膨脹到極限,散發出炙熱的熱度。
“제가 선배의 아버지라면 크리스마스 때도 유원지를 가 주고 해돋이도 데려갔을 거예요. 좋은 아버지는 아니야. 그러니까 그런 사람 잊어요. 내가 사랑해 줄 테니까.”
“如果我是前輩的父親,聖誕節的時候一定會帶你去遊樂園,還會帶你去看日出。那不是個好父親。所以,忘了那種人吧。我會愛你的。”
거칠게 허리를 흔들던 민준은 신음을 토했다. 이윽고 제 성기를 잡고 있던 도화의 손을 물리곤 자신이 다시 잡았다. 성기 끝은 뾰족한 형태를 그렸고 끝이 젖어 있었다. 그는 제 성기를 잡더니 도화의 얼굴을 향했다. 그리고 하얀 정액이 포물선을 그리며 사출했다. 덕분에 도화의 얼굴을 질척하게 적셨다.
敏俊呻吟著,他的臀部狂野地搖晃。然後他咬住 Dohwa 拿著我陰莖的手,自己把它拿了回來。他抓住我的陰莖,對準道華的臉,射出一道拋物線般的白色精液,精液浸透了道華的臉。浸透了道化的臉。
“아흣.” “啊哈。”
도화도 제 얼굴에 흩뿌려진 정액을 느낀 건지 신음했다. 민준은 어둠이 눈에 익은 덕분에 도화의 얼굴이 이제 선명하게 보였다. 눈썹은 떨리고 있었으나 깨어나지 않았다. 많이 피곤했던 모양이었다.
桃花的臉上似乎感受到散落的精液,發出了一聲呻吟。敏俊因為在黑暗中已經習慣,現在能清楚地看見桃花的臉。她的眉毛在顫抖,但並未醒來。看來她非常疲憊。
민준은 이번엔 도화의 셔츠를 위로 올렸다. 유두가 바짝 솟아 있었다. 잠에 취해 있었지만 느낀 것 같았다. 민준은 끈적하게 혀를 다시며 제 성기를 도화의 배 위로 올렸다. 그리고 도화의 유두를 둥글리기 시작했다.
敏俊這次拉起了多花的襯衫。她的乳頭勃起了我睡著了,但我感覺到了敏俊用他黏黏的舌頭 在我的陰莖上和腹部游走他開始在她的乳頭上打圈
“어렸을 때 토끼를 많이 키웠었거든. 그런데 그 어떤 토끼도 너만큼 예쁘진 않았어.”
“我小時候養過很多兔子。但是沒有一隻兔子像你這麼漂亮。”
손가락은 느릿하지만, 손끝이 향하고 있는 목적은 확실했다. 그의 푸른 눈은 어둠 속에서 비정상적으로 빛났고 음산한 기운으로 가득했다.
手指動作緩慢,但指尖所指的目標卻是明確的。他的藍色眼睛在黑暗中異常地閃耀,充滿了陰森的氣息。
“넌 마치 나에게 사랑받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 같아.”
“你就像是為了讓我愛你而存在的。”
이윽고 그는 도화에게 키스했다. 뱀 같은 혀를 도화의 입술 사이를 가르며 욱여넣었다.
他終於吻了桃花。像蛇般的舌頭在桃花的唇間穿梭著。
“읏.” “欸。”
도화의 미간이 찌푸려지더니 눈을 살며시 떴다. 그러자 민준은 기다렸다는 듯 입술을 떼어 냈다.
桃花的眉頭微微皺起,然後輕輕睜開了眼睛。於是,閔俊似乎早已等候,輕輕撐開了嘴唇。
“민준…. 아?” “敏俊…. 啊?”
도화로서는 당황스러웠다. 한창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민준이 입을 맞추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이런 상황이 처음은 아니었다. 한창 히트 사이클에 시달릴 때도 깨어나면 민준의 격렬한 키스를 받을 때가 많았다.
桃花感到驚慌。她正沉沉入睡,卻突然被閔俊吻醒。當然,這樣的情況並不是第一次。每當她在熱潮中醒來時,經常會受到閔俊激烈的吻。
“선배 깼어요?” 「前輩醒了嗎?」
“너…….” “你……。”
이윽고 도화는 배 위에 놓인 무언가를 인지했다. 그렇지만 아직 어둠이 낯선 눈은 그게 민준의 성기라는 걸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판별하기 위해 손으로 잡았다.
這時,桃花注意到了船上放著的某樣東西。然而,仍然對黑暗感到陌生的眼睛並不知道那是閔俊的性器。因此,她用手抓住了它以便辨別。
“헉!” “哇!”
두툼하고 뜨거운 감각, 그리고 매우 축축하고 끈적했다. 욕정의 덩어리에 놀란 도화는 손을 빼려는데 민준의 손이 방해했다. 그는 도화의 손을 잡아 자신의 성기를 잡도록 유도했다. 도화는 애가 왜 이러나 싶어서 혼란스러웠다.
感覺又粗又熱,而且非常濕黏。度化被這團情欲嚇了一跳,想把手抽出來,但是敏俊的手介入了,他抓住度化的手,引導度化的手到他的陰莖上。Dohwa 感到困惑,不知道他為什麼要這樣做。
“너. 러트사이클이 왔어?” “你。來了,輪迴嗎?”
“아니요.” “不。”
“그런데 왜.” “那麼為什麼。”
“아파서요. 좀 만져 줄래요?”
“我很痛。可以幫我摸一下嗎?”
“여기가 왜 아파?” “這裡為什麼會痛?”
도화는 당황스러웠지만, 느릿하게 손을 움직였다. 성기가 점점 커지는 게 느껴졌다. 문득 제 얼굴에도 축축함과 쿱쿱한 향이 느껴졌다. 찜찜한 기분에 도화는 제 얼굴을 만졌다. 미끈한 액이 느껴졌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당황스러워 어질했다.
道華有些尷尬,但他還是慢慢地移動他的手。我能感覺到自己的陰莖越來越大。忽然,我的臉感到濕漉漉的,並聞到一股刺鼻的氣味。道華摸了一下我的臉。我感覺到一股滑滑的液體。我被眼前發生的事情窘得頭暈目眩。
“나 얼굴에 뭐가 묻은 거 같아.”
“我覺得我臉上好像沾了什麼。”
“아.” “啊。”
민준은 협탁 위에 놓인 티슈를 꺼내 도화의 얼굴을 닦아 주었다. 정성스러운 손길이었다.
敏俊從協桌上拿起紙巾,輕輕地為道華擦拭臉龐。那是一種用心的手勢。
“자위 좀 했어요.” 「我有自慰一下。」
그는 당연한 행위라도 한 듯 뻔뻔했다. 그래서 도화는 더 황당해졌다.
他似乎理所當然地做著這些行為,毫不在意。因此,桃花更加感到不可思議。
“너 진짜 러트사이클 온 거 아니야?”
“你真的在騎摩托車嗎?”
“지금은 아니에요.” “現在不是時候。”
“그런데 왜…….” “那麼為什麼……。”
“선배 보니까 꼴려서 그랬어요.”
「看到前輩我就覺得很想。」
그저 자고 있었을 뿐인 도화는 그가 말하는 꼴리는 포인트가 어디에 있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只是在睡覺的桃花,無法理解他所說的「興奮點」到底在哪裡。
“선배.” “前輩。”
도화의 얼굴을 다 닦은 민준은 젖은 티슈를 협탁 옆에 있는 휴지통에 버렸다. 그리고 다시 도화의 뺨을 만졌다.
民俊擦拭完桃花的臉龐後,將濕紙巾丟進了協桌旁的垃圾桶。然後再次輕撫了桃花的臉頰。
“나중에 제가 러트사이클이 오면 도망가세요.”
“等我回來的時候,請你們快點逃跑。”
“뭐?” “什麼?”
“선배는 제 러트사이클 못 버텨요.”
「前輩無法忍受我的拉特賽克。」
이미 진유리에게 들었던 말이었지만 당사자에게 들으니 마음이 더 무거워지는 것 같았다. 오죽하면 이럴까 싶기도 했다.
已經從珍瑀那裡聽過的話,但聽到當事人親口說出來,心情似乎更加沉重了。真不知道這究竟是怎麼回事。
“그럼 억제제 먹을 거야?”
“那麼你要吃抑制劑嗎?”
“아니요. 억제제는 어차피 안 들어요. 다르게 풀어야죠.”
“不是的。抑制劑反正也不會進去。必須用其他方式解決。”
이 말은 즉 다른 오메가와 잔다는 의미와 진배없었다. 그것만큼은 정말 싫었다.
這句話的意思幾乎等同於和其他的歐米伽同居。這一點我真的非常厭惡。
“나 말고 다른 사람을 상대할 거야? 그럴 거라면…….”
“你會跟別人交往嗎?如果是這樣……。”
“아니에요. 선배를 두고 제가 왜 다른 오메가랑 섹스해요?”
“不是的。我為什麼要在前輩身邊和其他歐米伽發生性關係呢?”
민준의 목소리는 다소 억울해져 있었다. 도화는 안도했지만, 걱정되어서 견딜 수 없었다.
敏俊的聲音帶著些許委屈。桃花雖然感到鬆了一口氣,但心中仍然無法抑制擔憂。
“그럼 어쩌려고 그래?” “那你打算怎麼辦?”
“그냥 혼자 참아 보려고요.”
“我只是想一個人忍耐看看。”
“뭐? 그 통증을 혼자서 견뎌 본다고?”
“什麼?你打算獨自忍受那種痛苦?”
민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敏俊點了點頭。
“그걸 그냥 어떻게 참아.”
“那樣的事情怎麼能忍受呢。”
도화는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러자 민준은 입매를 가늘게 올렸다.
桃花不知所措。於是,閔俊微微勾起嘴角。
“그럼, 선배는 그때 내가 자위하는 거 보기만 해 줄래요?”
「那麼,前輩可以那時候只是看我自慰嗎?」
“뭐라고?” 「什麼?」
도화의 동공이 지진이 찾아온 것처럼 흔들렸다. 그가 자위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는 이런 모습조차도 기품 넘칠 것 같았고 페로몬 향도 달콤할 것 같았다.
桃花的瞳孔如同地震來臨般顫動。他想像著他自我安慰的樣子。即使是這樣的模樣,他也似乎充滿了高貴的氣質,並且散發著甜美的費洛蒙香氣。
“아니면 그냥 내 자지를 잡고만 있어 줄래요?”
“要不然就只是握著我的命根子吧?”
“그 정도로 되겠어?” “那樣就可以了嗎?”
히트 사이클을 겪어 본 도화는 그가 바라는 게 너무나도 작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자신이 러트를 감당해야 할 것 같은데 유리를 비롯한 민준까지도 피하라고 하니 마음이 무거웠다. 물론 지금 안전 이별을 꿈꾸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그가 끌어안게 될 통증을 묵과할 수 없었다.
經歷過熱潮的道華,感覺到他所渴望的東西是如此微不足道。似乎自己必須承擔起拉特的責任,卻連裕利和敏俊也都被告知要避開,心中不禁沉重。當然,現在他夢想著安全的分離,但這並不意味著他能忽視將要承受的痛苦。
“하.” “哈。”
민준은 한숨을 토하더니 제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
敏俊嘆了口氣,然後用手撐住自己的額頭。
“농담이에요. 선배랑 단둘이 있으면 제가 이성을 잃고 무슨 짓을 할지 몰라.”
“我在開玩笑。如果和前輩單獨在一起,我可能會失去理智,做出什麼事情來。”
“그냥 내가 상대해 줄게.”
“我就來陪你吧。”
솔직히 두렵지만, 이 선택지를 피하면 민준이 겪게 될 고통이 더 싫었다. 민준의 눈매가 살며시 휘어졌다.
老實說,我感到害怕,但如果避開這個選擇,民俊所經歷的痛苦會讓我更不願意接受。民俊的眼神微微彎曲。
“아니에요. 괜찮아.” “不是的。沒關係。”
“하, 하지만….” “哈,但……。”
“혼자 참은 적도 많았어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요.”
「我一個人忍耐過很多次。所以,不用擔心。」
“아니……. 읍.” “不是……唔。”
도화는 한 번 더 제 의견을 꺼내려고 할 때 민준의 입술이 질척하게 뒤덮었다. 그의 입술은 도화의 입술에 제 영역을 넓히듯이 맞추더니 진하게 빨았다. 깊었던 갈증을 해소하듯이 끈적한 입맞춤이었다. 이 진한 감각이 더해질수록 도화의 심장도 뛰었다.
當桃花再次想要表達自己的意見時,閔俊的嘴唇卻黏膩地覆蓋了上來。他的嘴唇像是在擴展自己的領域般,與桃花的嘴唇緊密相合,深情地吻了下去。這是一個如同解渴般的黏膩吻。隨著這種濃烈的感覺不斷加深,桃花的心臟也隨之跳動。
그렇게 밤은 또 깊어 갔다.
夜色再次深沉下去。
* * *
아침 햇살이 가득한 주방은 고소한 냄새로 가득했다.
早晨的陽光充滿了廚房,裡面瀰漫著香噴噴的氣味。
하얀 뚝배기 안에는 가지각색의 채소와 잘게 다진 고기와 쌀이 끓고 있었다. 이것은 도화표 영양죽이었다. 주걱으로 냄비를 젖던 도화는 조심스레 제 입술을 만졌다. 붕어처럼 퉁퉁 부어오른 입술이 느껴졌다.
白色的陶鍋裡煮著各式各樣的蔬菜、切得細碎的肉和米飯。這是桃花表營養粥。用勺子攪拌鍋子的桃花小心翼翼地碰觸自己的嘴唇。感覺到像鯉魚般腫脹的嘴唇。
“어떻게 매번 이렇게 입술이 부풀어 오르냐.”
「怎麼每次都這樣嘴唇腫起來呢。」
도화는 한탄하며 어젯밤 마주했던 민준을 떠올려 보았다. 흐릿한 푸른 눈동자와 달뜬 숨소리. 당장이라도 러트사이클이 찾아온 것 같았던 그는 도화의 입을 밤새 탐했다. 하지만 섹스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그저 도화의 손을 이용해 발기된 성기를 해소하고 결국 잠들었다. 들끓는 욕정을 억지로 참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桃花感到惋惜,回想起昨晚遇見的閔俊。那雙朦朧的藍色眼睛和急促的喘息。彷彿隨時會有情慾的浪潮襲來,他整晚都在探索桃花的唇。可是並沒有發展到性交。只是利用桃花的手來釋放勃起的欲望,最後便沉沉入睡。心中感到不安,似乎在強忍著翻湧的慾望。
“왜 그러는 걸까?” “為什麼會這樣呢?”
히트 사이클을 시달려 봤기에 그의 행동을 더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도화였다면 당장에라도 그 이상의 진도를 뺐을 텐데 말이다. 차민준의 생각은 쉽사리 종잡을 수 없었다.
因為經歷過熱潮循環,我更加無法理解他的行為。如果是道華,早就能更進一步了。車閔俊的想法難以捉摸。
어느새 죽은 완성되었고 도화는 뚝배기 안에 있던 주걱을 정리한 뒤 인덕션을 껐다. 벽에 걸린 시계는 9시가 조금 넘어가고 있었고 닫혀 있는 침실문을 보아 민준도 아직 꿈나라인 모양이었다.
不知不覺中,飯已經煮好了,桃花整理完放在陶鍋裡的勺子後,關掉了電磁爐。牆上的時鐘已經過了九點,看到關上的臥室門,民俊似乎還在夢鄉中。
도화는 싱크대에서 벗어나 아일랜드 바에 올려 둔 제 폰을 보았다. 우지민에게서 개인 톡이 와 있었다.
桃花從水槽那裡走開,看到放在島式吧台上的手機。她收到了宇知敏的私人訊息。
“뭐지?” “這是什麼?”
평소 단톡으로만 대화를 했었기에 낯선 상황이었다. 무슨 큰일이라도 생겼나? 도화는 의아해하며 톡을 열었다.
平常只是在群聊中交流,因此這是一個陌生的情況。難道發生了什麼大事?桃花疑惑地打開了訊息。
대뜸 내던져진 그녀의 질문에 도화의 심장이 내려앉았다. 서둘러 톡을 열어 답장했다.
她突然丟出來的問題讓道花的心一下子沉了下去。她急忙打開聊天回覆。
고작 다섯 자를 쳤을 뿐인데 손마디에 마비가 올 것 같았다. 곧바로 읽음 표시가 뜨고 우지민의 답장이 이어졌다.
才打了五個字,手指關節就感覺要麻了。隨即顯示出已讀標記,接著是吳志敏的回覆。
도화는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줄이 없는 번지점프대 앞에 서 있는 기분에 굳어 버렸다. 곧바로 화면은 변했다. 우지민에게서 전화가 오기 시작한 것이다. 아주 급한 일이 아닌 이상 우지민은 도화에게 전화하는 일이 드물었다. 그만큼 난감한 상황이라는 걸 증명하고 있었다. 솔직히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그러면 더 돌이킬 수 없는 고민만 늘어날 것 같아 통화를 수락했다.
桃花的腦海中一片空白。她感覺自己像是站在沒有繩索的蹦極台前,愣住了。隨即畫面轉變。吳志敏開始打電話給她。除非是非常緊急的事情,吳志敏很少會打電話給桃花。這證明了情況的棘手。老實說,她心裡想要逃避,但這樣只會讓無法挽回的煩惱更加增加,所以她還是接了電話。
[나도화 너어어 언제부터야. 응?]
[那朵花你啊啊啊什麼時候開始的。嗯?]
그녀의 목소리가 귀를 찌를 듯 울렸다. 도화는 머리가 어질해졌다.
她的聲音如同刺耳般響起。桃花感到頭暈目眩。
“아니…. 아니야…. 나랑 민준이 그런 사이 아니야!”
“不是的…. 不是的…. 我和閔俊不是那種關係!”
[아니긴 뭐가 아니야. 내가 바보야? 둘이서 달라붙어서 좋아 죽던데?]
[哪有不是啊。我是傻瓜嗎?你們兩個黏在一起可開心得很呢?]
“민준이가 나 같은 거랑 왜 사귀겠어…….”
“敏俊怎麼會跟我這種人交往呢……。”
[뭐 어때서? 너 인기 많잖아]
[那又怎麼樣?你不是很受歡迎嗎?]
“무슨 소릴 하는 거야?”
「你在說什麼?」
늘 민준이가 하는 빈말을 우지민도 하자 당황스러웠다.
一直以來,閔俊常說的空話,智閔也說了出來,讓人感到驚訝。
[쯧쯧쯧. 자기 객관화가 이렇게나 안 되다니 이 누나가 한숨만 나온다.]
唉唉唉。自我客觀化竟然這麼困難,這位姐姐不禁嘆了口氣。
“내가 너보다 생일 하루 더 빠르거든.”
“我比你早一天生日。”
도화는 입을 샐쭉거리며 받아쳤다. 그러면서도 자신과 민준의 사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머리를 굴렸다.
桃花撅起嘴反擊道。她同時也在思考該如何解釋自己和閔俊之間的關係。
[그러면 뭐해. 너 술주정 부릴 때마다 내가 얼마나 신경 써 주는데!]
[那又怎麼樣。每次你喝醉胡鬧的時候,我有多麼在意你!]
우지민의 대답과 동시에 도화의 머릿속에 전구처럼 불이 번뜩였다. 민준과 뽀뽀했던 상황을 둘러댈 말이 떠오른 것이다.
宇智敏的回答剎那間在桃花的腦海中閃過一盞燈。她想到了可以圍繞著與閔俊親吻的情況編造的話。
[너 숨기지 말고 솔직히 말해. 왜? 베타끼리라서 마음에 걸려?]
[你不要隱瞞,坦白說吧。為什麼?因為是貝塔之間所以心裡有負擔?]
우지민은 어떻게든 민준과 도화의 사이를 캐내려는 듯 단호했다.
우지민似乎無論如何都想揭開敏俊和道華之間的關係,顯得十分果斷。
“그거 나 술 먹고 실수한 거야. 알잖아. 나 술 취하면 아무나 붙잡고 주사 부리는 거…….”
“那是我喝酒後犯的錯。你知道的。我喝醉了就會隨便拉著人玩把戲……”
[맞아. 그랬지.] 對。是這樣的。
우지민도 납득 한 건지 대답이 단정해졌다. 도화도 한고비 넘겼다 싶어 안도했다. 더불어 우지민이 제 주장을 믿도록 말을 덧붙였다.
宇智敏似乎也理解了,回答變得斬釘截鐵。桃花也覺得渡過了一個難關,鬆了一口氣。隨之,宇智敏補充了話語,讓自己更相信自己的主張。
“안 그래도 민준이 보기 민망해서 미치겠다. 난 왜 이럴까? 하아…….”
“我本來就覺得見到閔俊很尷尬,快要受不了了。我怎麼會這樣呢?哈……”
[그런데 민준이는 좋아했을 걸?]
但是敏俊會喜歡吧?
“응?” “嗯?”
[민준이가 너 좋아하잖아.] 民俊喜歡你嘛。
당연한 사실인 양 우지민은 침착했다. 얼마 전 지훈이도 그렇고 다들 민준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다 알고 있었다. 덕분에 도화는 제 눈치를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보낸 처지가 된 것 같았다.
理所當然地,禹志敏顯得冷靜。前不久智勳也是如此,大家都知道閔俊喜歡自己。多虧如此,桃花似乎已經把自己的眼神遠遠地送到了安德羅梅達。
[설마, 너 모르고 있었어?]
[難道,你不知道嗎?]
“넌 어떻게 알았는데?” “你怎麼知道的?”
대체 다들 어떻게 민준의 마음을 눈치챈 걸까?
大家到底是怎麼察覺到敏俊的心意的呢?
[민준이가 네가 나가는 봉사활동만 따라 신청할 때부터 알아봤지 뭐. 하지만 뭐 베타끼리라서 혹시나 하는 것도 있었어.]
[我早就知道敏俊會跟著你報名你參加的志願活動了。不過因為是貝塔之間的關係,心裡也有些期待。]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인 듯이 우지민도 지훈이와 비슷한 답을 하고 있었다.
人活著似乎都差不多,宇志敏也給了志勳類似的回答。
[도화 너 이번 겨울에 봉사활동 언제 나올 거야?]
桃花,你這個冬天什麼時候會出來做志願活動呢?
“아, 방학이라 그냥 쉬려고.”
“啊,放假了所以想要好好休息。”
[그래? 아쉽다. 다름이 아니라 저번 주말에 나은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했거든. 애들이 너 어디 갔냐고 묻더라. 특히 해진이가 울고불고 난리였어.]
[是嗎?真可惜。其實上個週末我在那恩育幼院做了志工。孩子們都在問你去哪裡了。特別是海珍哭得很厲害。]
“아…….” “啊……。”
그녀가 말하는 해진은 올해로 7살이 된 남자아이였다. 도화가 보육원에 가면 다른 누구보다 앞장서서 도화를 맞이했다.
她所說的海進是一個今年七歲的男孩。每當道花去托兒所時,他總是比其他任何人更早迎接道花。
[애가 거의 숨넘어갈 듯이 울어대서 달랜다고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을 해 버렸지 뭐야.]
[孩子幾乎哭得喘不過氣來,我只好安撫他,結果做出了無法挽回的承諾。]
“무슨 약속?” “什麼約定?”
[해진이 생일이 다음 주 일요일이래. 그래서 내가 유원지 데려다주기로 했거든. 그런데……. 나 그날 소개팅이 또 잡혔어.]
海珍的生日是下週日。所以我決定帶她去遊樂園。但是……那天我又有相親了。
“그, 그래서?” “那,所以呢?”
대화의 흐름을 보아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從對話的進行來看,讓我感到不祥的預感。
[네가 대신 가주면 안 될까?]
[你能代替我去嗎?]
“뭐 내가?” “我怎麼了?”
[응 너랑 친하잖아.] [嗯,我跟你很熟啊。]
“그건 그렇지만…….” “那倒是如此……。”
나은 보육원에 가는 건 일 년에 많아야 네 번 정도지만 해진은 도화를 잘 따랐고 도화도 그런 해진이 귀여웠다. 사실 봉사활동을 마치고 나올 때마다 해진이 가지 말라며 매달릴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다. 이런 애가 생일이라고 하니 마음에 걸렸다.
去那恩育幼院的次數一年最多也就四次,但海珍總是很聽桃花的話,而桃花也覺得這樣的海珍很可愛。其實每次志願活動結束後,海珍都會拉著我不讓我走,這讓我心裡感到沉重。聽說這個孩子的生日快到了,我心裡更是掛念。
[소개팅 상대가 의대생이라더라 게다가 얼굴도 존잘이야. 물론 민준이 급은 아니지만 그래도 놓치면 내가 관짝에 들어갈 때까지 후회할 것 같아서 말이야. 또 이왕이면 해진이 생일 네가 축하해 주는 게 좋잖아?]
[聽說約會對象是醫學生,而且長得也很帥。雖然不及閔俊那種級別,但如果錯過了,我覺得我會後悔到進棺材的時候。再說,既然如此,還是希望你能在海珍的生日時祝賀她,不是嗎?]
“그렇긴 한데……. 원장 선생님께는 허락받았어?”
“是這樣沒錯……但是,你有得到院長老師的允許嗎?”
[당연하지. 뭐 원장님도 우리랑 한 두 번 본 사이도 아니잖아.]
當然了。畢竟院長也不是第一次跟我們見面了。
“아…….” “啊……。”
더더욱 도화는 해진의 생일을 축하해 줘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었다. 하지만 민준이 허락하지 않을 텐데……. 도화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숙일 때였다. 제 몸을 뒤덮는 커다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제 손에 있던 폰이 사라지는 걸 느꼈다. 다급히 시선을 돌려보자 자신의 폰을 들고 우지민과 통화하고 있는 민준이 보였다.
更讓人感到義務感的是,桃花似乎應該祝賀海珍的生日。然而,閔俊肯定不會允許……桃花嘆了口氣,低下了頭。這時,一道巨大的陰影籠罩了她的身體。她感覺到手中的手機消失了。急忙轉過視線,卻看到閔俊正拿著她的手機和宇智敏通話。
“안녕하세요. 지민 선배.” “你好,智旻前輩。”
[응? 민준이야?] [嗯?是閔俊嗎?]
스피커 모드도 아닌데도 소리 설정을 크게 해 둔 건지 우지민의 목소리가 요란스레 들렸다.
音量設定得很大,雖然不是揚聲器模式,卻依然聽到了吳志敏的聲音,響亮而刺耳。
“맞아요.” “對。”
[왜 네가 갑자기 전화를 받아? 이 시간에 도화랑 왜 같이 있어?]
[為什麼你突然接電話?這個時候為什麼和道花在一起?]
지금 아침이라 더더욱 민준이 바로 전화를 받는 상황이 당황스러운 모양이었다. 그에 반해 민준은 너무 침착하다 못해 평온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現在是早晨,明俊立刻接電話的情況似乎讓人感到驚訝。相對而言,明俊卻保持著過於冷靜甚至平靜的表情。
“저희 지금 동거 중이거든요.”
“我們現在同居中呢。”
[뭐? 언제부터?] [什麼?從什麼時候開始?]
“두 달 정도 되었어요.”
“大約兩個月了。”
두 달은 무슨. 도화는 민준의 뻔뻔한 거짓말에 기가 찼다. 굳이 우지민에게 할 필요도 없는 말이었다.
兩個月算什麼。桃花對閔俊的厚臉皮謊言感到無言以對。這根本不需要對宇知敏說的話。
[뭐? 진짜? 왜 숨기고 있었어?]
[什麼?真的嗎?為什麼要隱瞞?]
“숨긴 적은 없는데 말할 기회가 없었네요.”
“我並沒有隱瞞過什麼,只是沒有機會說出來而已。”
[그럼 잘되었다. 민준아 도화랑 같이 봉사 좀 해 줄래? 이왕이면 사람 많은 게 좋을 것 같아서 말이야.]
那麼太好了。敏俊,你能和道華一起去做志工嗎?如果能的話,最好是人多一些。
우지민은 조금 전 도화에게 말했던 부탁을 다시 꺼냈다. 물론 민준에겐 소개팅 상대가 의대생이니 뭐니 이런 말은 몽땅 생략하고 그냥 일이 있어서 못 간다며 포장했다. 민준에게 제 본성을 보이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우지민再次提起了剛才對道花所說的請求。當然,對於敏俊來說,關於相親對象是醫學生這些話全都省略了,只是包裝成有事不能去。看來她不想讓敏俊看到她的本性。
듣고 있던 민준은 이내 입매를 예쁘게 올렸다.
聽著的閔俊不禁微微翹起了嘴角。
“알았어요. 선배랑 같이 갈게요.”
“我知道了。我會和前輩一起去。”
뭐? 도화는 눈이 커졌다. 한순간에 민준과 함께 해진의 생일을 축하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什麼?桃花的眼睛睜大了。瞬間,她和閔俊一起要慶祝海珍的生日。
[그럼 정확한 장소랑 시간은 문자로 보내 줄게]
[那麼我會把確切的地點和時間發簡訊給你]
“어어?” “呃?”
당혹스러워진 도화는 바보처럼 입을 벌린 채 어쩔 줄 몰라 했다. 그사이 민준은 통화를 종료했다. 도화는 민준을 올려다보았다.
困惑的道花像個傻瓜一樣張著嘴,不知所措。這時,閔俊結束了通話。道花抬頭看著閔俊。
“너도 가려고? 봉사활동 나가기 싫다며…….”
“你也要去嗎?不是說不想參加志願活動嗎……。”
보육원에 가는 건 아니지만, 사실상 이것도 봉사활동 중 하나이긴 했다.
雖然不是去孤兒院,但事實上這也算是一種志願服務活動。
“선배, 해진이라는 아이 생일 축하해 주고 싶잖아요.”
「前輩,我想祝賀海珍的生日。」
“그건 그런데…….” “那個不過是……。”
“선배가 가는데 당연히 저도 따라가야죠.”
「前輩要走,我當然也要跟著去。」
민준은 새삼스럽다는 듯 대답했다. 민준에게 어떻게 외출 허락을 받아야 할지 고민은 해소되었지만, 마음은 무거웠다.
敏俊似乎有些驚訝地回答。雖然他對如何獲得外出許可的煩惱已經解決,但心中卻感到沉重。
“너 곧 러트사이클이 올 텐데 괜찮겠어?”
“你很快就會迎來輪迴,這樣真的沒問題嗎?”
우려스러워하는 도화의 질문에 민준은 부드러운 미소로 답했다.
民俊對於擔憂的桃花的提問,微笑著回答。
“걱정 마요. 당장 러트가 오는 건 아니라 상관없을 거야.”
“別擔心。現在不會馬上有拉特來,所以沒關係。”
그는 들고 있던 폰을 아일랜드 바 위에 두고 허리를 살짝 숙여 도화와 눈을 맞췄다. 덕분에 그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방금 일어난 얼굴이라고 믿을 수 없는 말끔한 이목구비가 보였다. 아침 햇살이 여기로 다 몰린 것처럼 눈도 부셨다.
他把手中的手機放在愛爾蘭吧台上,微微彎腰與道華對視。這樣一來,他的臉龐便近在眼前。那張剛睡醒的臉龐,卻有著讓人難以置信的清秀五官。早晨的陽光彷彿都聚集在這裡,讓人感到刺眼。
민준은 살며시 도화의 뺨을 만졌다. 소동물을 쓰다듬듯 온화한 손길이었다.
敏俊輕輕地撫摸了桃花的臉頰。那是一種如同撫摸小動物般溫柔的手勢。
“가고 싶어서 안달 난 선배의 표정이 귀여워서 허락했어요.”
“因為前輩急著想去的表情實在太可愛了,所以我答應了。”
그는 자신이 도화의 주인인 것처럼 미소를 지었다. 마치 널 위해서 내가 자비를 베푼다는 느낌이었다. 어째서인지 도화는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他微笑著,彷彿自己是桃花的主人。就像是為了你我施予恩惠的感覺。不知為何,桃花感到窒息,但並未表露出來。
“해진이라는 아이. 선배랑 많이 친한가 봐요?”
“海珍這個孩子。跟前輩很親近嗎?”
“어? 너 몰라?” “咦?你不知道嗎?”
“네 전 나은 보육원은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거든요.”
“我從來沒有去過那個孤兒院。”
지금까지 민준은 도화와 봉사활동을 함께 해 왔다. 물론 거기에 여러 보육원도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은 보육원은 함께 간 적이 없었다. 다른 봉사활동도 많았고 여러 부수적인 이유로 타이밍이 어긋난 결과였다.
直到現在,敏俊一直與道花一起參加志願服務活動。當然,其中也包括了幾個育幼院。然而,他們從未一起去過那個名為「那恩育幼院」的地方。由於還有許多其他的志願活動以及各種附帶的原因,導致時機錯過了。
“나은 보육원은 내가 1학년 때부터 봉사한 곳이야. 그때 해진이도 처음 만났어. 아기 때부터 웃는 얼굴이 예뻤는데 지금도 귀여워.”
“那恩育幼院是我從一年級開始就志願服務的地方。那時候我第一次遇見海珍。她從小就有著笑臉,現在依然可愛。”
도화의 뺨엔 홍조가 드리워졌다.
桃花的臉頰上泛起了紅暈。
“…아.” “…啊。”
민준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도화는 의아했다.
敏俊的臉色突然變得陰沉。桃花感到困惑。
“왜 그래?” “怎麼了?”
어째서인지 민준은 대답하지 않은 채 침묵을 일관했다.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 얘가 왜 이러나 싶어 그의 이마를 만졌다.
民俊不知為何始終保持沉默,沒有回答。看起來心情不太好。我心中疑惑他為什麼會這樣,便伸手撫摸了他的額頭。
“혹시 열이 나?” “你是不是發燒了?”
하지만 그의 이마는 적당히 따뜻했다. 어디 아픈 건 아닌데 갑자기 왜 이러는 걸까. 도화는 불안해하며 그의 이마에서 손을 뗐다.
但是他的額頭適度地溫暖。明明沒有生病,為什麼突然會這樣呢?桃花不安地將手從他的額頭上移開。
“선배 저 귀여워요?” 「前輩,我可愛嗎?」
“엥?” “咦?”
도화는 얼빠진 얼굴이 되었다. 대뜸 귀엽냐니 왜 이런 질문을 하나 싶었다. 무엇보다 자신보다 족히 20cm는 큰애가 이렇게 나오니 더더욱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桃花愣住了,臉上露出呆滯的表情。突然問她可愛嗎,讓她不禁想,這種問題是為什麼呢?更何況,眼前這個比她高出足足 20 公分的家伙,讓她更加無法開口。
“왜 대답 못 해요?”
“為什麼不回答呢?”
“솔직하게 말해서……. 넌 귀여운 거랑은 거리가 멀어.”
老實說……你跟可愛是有些距離的。
저 넓은 어깨선은 특히나 그랬다. 게다가 다리 사이에 커지기만 하는 저 물건은 어쩌란 말인가.
那寬廣的肩膀線條尤其如此。此外,夾在腿之間那不斷膨脹的東西又該怎麼辦呢?
“그럼 저 별로예요? 매력 없나?”
“那麼我不受歡迎嗎?沒有魅力嗎?”
“아니. 매력 엄청 많아. 잘생겼잖아. 목소리도 좋고 몸매도 좋고…….”
“不是。魅力非常多。長得帥嘛。聲音也好,身材也好……”
“성격은 어때요?” “性格怎麼樣?”
어느새 민준의 얼굴은 도화의 입술을 당장에라도 삼킬 듯이 가까워져 있었다. 호흡도 뜨거웠다.
某不知不覺中,閔俊的臉龐已然靠近桃花的唇,彷彿隨時都要吞噬一般。呼吸也變得炙熱。
“성격은…….” “性格是……。”
기본적으로 다정하지만, 때론 폭력적이고 거칠단 말이지……. 그렇다고 대놓고 미친놈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基本上是溫柔的,但有時卻暴力而粗暴……不過也不能明目張膽地說他是個瘋子。
“상냥해.” “親切。”
그의 기분을 고려해 고른 말이기도 하지만, 사실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도화 인생에서 세안을 비롯해 식사, 마사지 등 이렇게까지 보살핌을 받는 것도 처음이었으니까. 말하고 나니 괜히 심장이 뛰었다.
考慮到他的心情所選的話,實際上也是事實。到目前為止,在桃花的人生中,像這樣受到洗臉、用餐、按摩等如此多的照顧,還是第一次。說完之後,心臟不由自主地跳動起來。
“하하.” “哈哈。”
민준의 눈매가 초승달처럼 완벽하게 휘어졌다.
敏俊的眼神彎曲得如同新月般完美。
“돌아가신 선배 아버지보다 제가 더 상냥해요?”
“比起已故的前輩父親,我更溫柔嗎?”
“뭐?” “什麼?”
갑자기 비교 대상이 왜 아버지가 되어 버린 건지 모르겠다. 대화 흐름과 전혀 맞지 않은 질문이라 당혹스러웠다. 민준의 표정엔 묘한 기대감도 느껴졌다. 아무래도 그의 심기를 잘 헤아려 답해야 할 것 같았다.
突然間,不知道為什麼比較的對象變成了父親。這個問題與對話的脈絡完全不符,讓我感到困惑。敏俊的表情中也流露出一種奇妙的期待感。看來我得好好揣摩他的心情來回答。
“아버지랑은 다르지. 아버지는 아버지고 민준이는 민준인데…….”
“跟爸爸不一樣。爸爸是爸爸,閔俊是閔俊……”
그렇다고 아버지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었기에 노력한 대답이었다. 그와 동시에 민준의 눈은 순식간에 냉랭해졌다. 가까웠던 얼굴도 멀어졌다.
儘管如此,我無法否認父親的存在,因此這是我努力的回答。與此同時,閔俊的眼神瞬間變得冷漠。曾經親近的面孔也變得遙遠。
“알았어요. 앞으로 제가 더 잘할게요.”
“我知道了。從今以後我會做得更好。”
그에게서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他身上開始感受到一股寒冷的氣息。
“왜……. 그래?” “為什麼……. 這樣?”
도화는 혼란스러웠다. 왜 아버지를 상대로 질문을 한 것이며 왜 저렇게 토라진 얼굴이 되어 버린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위축된 도화는 어깨를 한껏 움츠렸다. 민준은 대답할 생각이 없는 건지 입술을 꾹 다문 채 굳었다. 이윽고 그는 도화에서 시선을 떼어 내더니 눈이 커졌다.
桃花感到困惑。她無法理解為什麼要對父親提出問題,為什麼他會露出那樣不悅的表情。縮小的桃花微微縮起肩膀。閔俊似乎不打算回答,緊緊閉著嘴唇,顯得僵硬。過了一會兒,他將目光從桃花身上移開,眼睛睜大了。
“어?” 「咦?」
그리고 인덕션 위에 있는 뚝배기로 다가가 뚜껑을 열었다.
然後走到電磁爐上的鍋子旁,打開了鍋蓋。
“이거 뭐에요?” “這個是什麼?”
“죽이야. 아침으로 먹으라고 만들었어.”
“這是死的。我是為了當早餐做的。”
“절 위해서요?” “為了我嗎?”
“당연하지.” “當然。”
“안 만들어 줘도 되는데 고생했어요.”
「不需要做也沒關係,辛苦了。」
민준은 미소 지으며 뚝배기를 보았다. 지금까지 도화는 민준에게서 순박하다는 인상을 받은 적이 없는데 지금은 느껴졌다. 퍽 신선했다.
敏俊微笑著看著鍋子。到目前為止,道華從未對敏俊有過純樸的印象,但現在卻感受到了。這讓人感到相當新鮮。
“하하. 기분 좋네요.” “哈哈。心情真好。”
조금 전까지 굳어 있던 그의 모습은 어디로 사라지고 들떠 있었다. 기분이 한껏 풀린 모양이었다. 다행이었다. 하지만 도화는 민준이 왜 돌아가신 아버지와 자신을 비교하는 질문을 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剛才還僵硬的他的樣子不知去向,變得興奮起來。看來心情已經完全放鬆了。這讓人感到慶幸。然而,桃花卻無法理解閔俊為何會提出將已故的父親和自己進行比較的問題。
* * *
“선배 그럼 다녀올게요.” 「前輩,那我先走了。」
“아픈데 무슨 약속이 있어?”
「痛得要命,還有什麼約定?」
도화가 만든 죽을 한 톨 남기지 않고 몽땅 다 먹은 민준은 약속이 있다며 나갈 준비를 시작했다. 도화는 조마조마했다. 상태는 나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오늘까지는 쉬었으면 했다. 검은 슈트를 한껏 차려입은 민준은 현관으로 향하더니 로퍼를 신었다. 도화도 배웅한다고 다가갔다.
吃光了桃花所做的所有食物的閔俊,開始準備出門,說是有約。桃花心中忐忑不安。雖然狀況有所好轉,但她仍希望他今天能休息一下。穿著黑色西裝的閔俊朝玄關走去,然後穿上了樂福鞋。桃花也跟著上前送行。
“선배 제가 누굴 만나는지 궁금해요?”
「前輩,我很好奇你在跟誰約會?」
“궁금하긴 한데……. 말하기 곤란하면 안 해도 돼.”
“我很好奇……但如果不方便說的話,也沒關係。”
제 속내를 말하던 도화는 민준의 입장도 있을 거라 생각되어 말을 고쳤다. 하지만 민준은 도화의 관심을 바라는 듯이 대답을 꺼냈다.
道華在表達自己內心的想法時,考慮到敏俊的立場,便改了口。然而,敏俊似乎期待著道華的關注,便開始回答。
“선배도 만났던 사람이에요.” “那也是前輩曾經見過的人。”
“내가 만난 사람?” “我遇見的人?”
“네 제인 콜드 레이지. 아버지 비서로 일하시는 분이세요.”
“妳好,簡·科爾德·雷吉。她是我父親的秘書。”
생소한 이름이었다. 저는 전혀 만난 적이 없는 거 같은데 언제 봤다는 걸까. 아니 그보다 비서? 도화는 눈이 커졌다.
那是一個陌生的名字。我完全沒有見過他,難道是什麼時候見過的呢?不,與其說是見過,不如說是秘書?桃花的眼睛睜得大大的。
“너희 아버지 회사 경영 같은 거 하셔?”
“你們父親有在經營公司嗎?”
비서라고 하니 짐작할 수 있는 추측이었다. 민준은 당연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秘書這個職位讓人不禁猜測。閔俊理所當然地點了點頭。
“네 IT 계열에서 일하고 계세요.”
“您在 IT 領域工作嗎?”
“아……. 그렇구나…….” “啊……. 原來如此……。”
마피아 조직에 소속되어 있던 애라 아버지도 그와 비슷한 계통의 사람으로 짐작했었다. 예상과 달리 전혀 다른 업종이라 어안이 벙벙했다.
艾拉的父親曾隸屬於黑手黨組織,讓她猜測他也與此類人有關。然而,出乎意料的是,他的行業完全不同,讓她感到目瞪口呆。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요. 오면서 사 올게요.”
“如果需要什麼就告訴我。我會順路買回來。”
“아니. 딱히 없어.” “沒有。特別的沒有。”
사실이었다. 웬만하면 그에게 빚을 지는 일은 없어야 했다.
事實上是如此。一般來說,不應該欠他人債務。
“언제 들어와?” “你什麼時候進來?”
“오래 걸릴 것 같진 않아요.”
“我想不會花太久的時間。”
“그럼 점심도 내가 만들어 줄게. 혹시 먹고 싶은 거 있어?”
“那麼午餐我也來做給你。你有想吃的東西嗎?”
식재료는 충분했고 그가 뭘 청하든 도화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충분히 가능했다. 그리고 아까 영양죽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나니 더 맛있는 걸 만들어 주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食材充足,他所要求的無論是什麼,桃花都能在能力範圍內充分滿足。而剛才看到他美味地享用營養粥的樣子,讓我也產生了想要做出更美味的料理的渴望。
“그럼 라면 끓여줘요.” 「那麼請煮拉麵給我。」
“뭐? 라면?” 「什麼?拉麵?」
너무나도 간단하다 못해 우스운 메뉴였다.
這是一個簡單得甚至有些可笑的菜單。
“네 선배가 다른 놈들에게 끓여 주었던 그런 라면 먹고 싶어요.”
“我想吃你前輩曾經煮給其他人吃的那種泡麵。”
“뭐? 그게 무슨 말이야?”
“什麼?那是什麼意思?”
“지훈 선배한테 들었어요. 예전에 자취방에서 생활할 때 라면 끓여 줬다면서요.”
「我聽志勳前輩說過。以前在他租的房子裡生活時,還煮了泡麵給他吃呢。」
“아 그건 조별 과제한다고 다른 애들도 같이 있었어. 전혀 네가 오해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어.”
“啊,那是因為我們在做小組作業,其他的同學也在一起。根本不是讓你誤會的情況。”
도화는 두 손 들어 흔들어 댔다. 민준도 다 안다는 듯 평온한 표정을 유지했다.
桃花舉起雙手揮舞著。敏俊似乎也知道一切,面帶平靜的表情。
“알아요. 하지만 그조차도 전 욕심이 나는걸요.”
“我知道。但是即便如此,我還是感到貪心。”
그의 한마디에 도화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他的話讓桃花感到心中一熱。
“알았어. 끓여 줄게. 그런데 집에 라면 없지 않아?”
“知道了。我會煮給你。但是家裡沒有泡麵吧?”
민준의 집엔 진짜 웬만한 재료는 다 있었다. 하지만 인스턴트 식품은 없었다. 그 흔한 참치캔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잘사는 애들은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끼곤 했다.
民俊的家裡幾乎有所有的食材。然而,卻沒有即食食品。連那常見的罐頭鮪魚都不存在。因此,他總是能感受到那些富裕的孩子們確實與眾不同。
“제가 사 올게요. 그때 해 줘요. 알았죠?”
“我會去買的。到時候幫我吧。知道了嗎?”
“응. 알았어.” “嗯。知道了。”
민준은 화사한 미소를 지은 뒤 나갔다. 현관문도 닫혔다. 도화는 황급히 컴퓨터가 있는 서재로 향했다. 라면 맛있게 끓이는 법을 찾아보기 위해서였다.
敏俊露出了燦爛的微笑後走了出去。玄關的門也關上了。桃花急忙朝著有電腦的書房走去。她是想查找煮拉麵的美味方法。
맑은 하늘 아래 낡은 교회 하나가 있었다. 과거 화재라도 났던 건지 외벽은 검게 그을려 있었고 지붕 위에 있는 십자가의 형태도 온전하지 못했다. 어떤 교회였는지 알 수는 없었다. 간판이 있던 자리도 갈라져 있었고 그 틈새로 잡초가 퍼렇게 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부는 의외로 관리가 된 건지 깔끔한 모습이었다.
在晴朗的天空下,有一座古老的教堂。外牆似乎曾經遭遇過火災,黑乎乎的燒焦痕跡隨處可見,屋頂上的十字架形狀也不再完整。這是一座什麼樣的教堂,已無法得知。原本掛著招牌的地方也裂開了,縫隙中長出了青翠的雜草。然而,內部卻意外地保持得相當整潔。
일렬로 배치된 기다란 예배 의자엔 제인이 앉아 있었다. 그녀는 쓰고 있던 챙모자를 살며시 벗으며 제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一排排擺放整齊的長型禮拜椅上坐著珍妮。她輕輕脫下所戴的帽子,撥了撥前面的頭髮。
“도련님 완전히 미쳤어.” “少爺完全瘋了。”
그녀의 주름진 미간은 깊게 구겨져 있었다. 이내 낡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대리석 바닥엔 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민준이었다.
她的皺紋眉頭深深地皺起。隨即,舊門打開的聲音傳來。大理石地板上投下了長長的影子。是敏俊。
“벌써 와 계셨네요.” 「您已經來了呢。」
그는 여유로운 걸음을 보이며 안으로 들어왔다. 그에 반해 제인은 바짝 긴장한 얼굴로 그의 표정을 살폈다. 푸른 눈동자엔 빛이 나고 있었고 입매도 한껏 올라가 있었다. 굉장히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우선 제인은 안도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민준을 향해 공손히 인사했다.
他悠閒地走進來。與此相對,簡的臉上緊張得很,仔細觀察著他的表情。他的藍色眼睛閃爍著光芒,嘴角也微微上揚,看起來心情非常好。簡首先感到了一絲安心,於是從座位上站起來,向閔俊恭敬地打了個招呼。
“오셨어요.” 「您來了。」
“네.” “是。”
민준은 당연하다는 듯 제 엄마뻘 되는 제인을 내려다본 뒤 그녀가 앉은 의자에서 거리를 두고 착석했다. 하지만 그의 두 눈은 딱딱하게 굳었다. 그 시선이 향한 것은 교회 한쪽 벽을 크게 차지한 십자가였다.
敏俊理所當然地俯視著年長於他的珍,然後在她所坐的椅子旁保持距離地坐下。然而,他的雙眼卻變得僵硬。他的目光所及,是教堂一側牆壁上佔據著大片空間的十字架。
“정말이지 저 십자가를 볼 때마다 기분이 더럽네요.”
“每次看到那十字架,我的心情都會變得很糟。”
“떼어 버릴까요?” “要把它撕掉嗎?”
“그냥 둬요. 신을 상대로 도망치고 싶지 않거든요.”
“就讓它去吧。我不想對著神逃跑。”
민준은 살기를 보이며 십자가를 쏘아보았다. 제인은 그런 민준을 바라보며 마음이 무거웠다.
敏俊帶著殺氣盯著十字架。珍妮看著這樣的敏俊,心中感到沉重。
“어제 보내 주신 자료 잘 봤어요. 덕분에 신차인에 대해 잘 알았어요.”
“昨天寄來的資料我看得很好。多虧了你,我對新車的了解加深了。”
“누락시킨 거 죄송합니다.” “很抱歉漏掉了這個。”
“실수 아니잖아요. 아버지가 시킨 거죠?”
“這不是失誤吧?是爸爸叫你這麼做的吧?”
민준의 질문에 제인의 입술에 힘이 들어갔다. 그리고 긍정의 의미로 침묵했다. 민준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조소를 지으며 의자에 등을 기댔다.
敏俊的問題讓珍的嘴唇緊繃起來。然後她沉默不語,意味著肯定。敏俊似乎早已預料到,帶著嘲諷的微笑靠在椅背上。
“지금은 아버지보다 신차인을 조지는 게 먼저라 눈감아 주도록 할게요.”
“現在比起對父親的事,先處理新車的事情更重要,所以我會先睜一隻眼閉一隻眼。”
민준의 살벌한 얼굴을 마주한 제인은 손을 잘게 떨었다. 앞으로 벌어지게 될 일을 목전에 두고 막막한 기색이었다. 민준은 십자가를 삐딱하게 바라보았다. 푸른 눈동자에는 그늘진 그림자만 드리워져 있었다.
面對閔俊那嚴峻的臉龐,珍妮的手微微顫抖。她面對即將發生的事情,感到無比茫然。閔俊斜視著十字架,藍色的眼眸中只映出陰暗的影子。
“신차인 199x년 12월 10일생 우성 알파. 아버지는 강해파 조폭 출신. 아버지는 사업 문제로 미국으로 건너갔고 신차인은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 남았군요. 어렸을 때부터 사고를 많이 쳤더군요. 성인이었으면 교도소에 갔을 법한 일들인데 미성년자라 이득을 많이 보았네요.”
“新車人 199x 年 12 月 10 日出生的宇成阿爾法。父親是強海派的黑幫出身。父親因為商業問題去了美國,而新車人則和母親留在了韓國。從小就經常惹麻煩。若是成年人的話,可能早就進監獄了,但因為是未成年人,所以獲得了不少好處。”
“한국법상 그런 모양입니다.” “韓國法律上似乎是這樣。”
같은 자료를 본 제인도 개운하지 않은 얼굴로 덧붙여 말했다.
同樣看過資料的簡也面露不快地補充道。
“이런 놈이 고등학교 때 동급생이었던 나도화를 심하게 괴롭혔더군요. 빵셔틀은 기본이고 돈도 뺏고 폭행은 밥 먹듯이 하고 말이에요. 제일 저질스러운 건 신차인 이 새끼가 도화의 목을 자주 졸랐다고요?”
“這種傢伙在高中的時候,曾經嚴重欺負過我的同班同學道華。基本上是當他的送餐小弟,還搶他的錢,甚至像吃飯一樣經常動手打人。最卑劣的是這個新車的傢伙經常掐道華的脖子,真是可惡。”
“네. 그 당시 같은 반이었던 학생을 찾아가 들은 증언에 의하면 그렇습니다.”
“是的。根據當時同班同學的證詞,確實如此。”
“인간이란 참 신기해요. 인종, 땅덩어리 상관없이 어딜 가도 다 이 모양일까? 좀 착하게 살면 안 되나?”
“人類真是奇妙啊。無論種族、土地,無論走到哪裡都是這個樣子嗎?就不能好好地活著嗎?”
“…….” “……”
제인은 민준에게서 극심한 모순을 느꼈다. 이렇게 말하는 그는 뉴욕에서 하이스쿨을 다니던 시절 미식축구팀에 소속되어 있던 학생에게 총을 쏜 적이 있었다. 그 이유는 쿼터백을 권유하며 귀찮게 굴어서란다.
珍妮感受到閔俊身上極大的矛盾。他這麼說的時候,曾經在紐約上高中時,對一名屬於美式足球隊的學生開過槍。原因是因為對方不斷煩擾他,還推薦他當四分衛。
그 학생은 목숨은 건졌지만, 팔과 손에 극심한 상처를 입어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했다. 회장님 그러니까 민준의 아버지가 피해 학생의 집안에 보상해 줄 만큼 해서 수습했지만, 민준은 죄책감 하나 없었고 미안하다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저 상대 학생만을 탓했다. 그 외에도 있었던 일들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었다.
那位學生雖然保住了性命,但手臂和手上卻受了重傷,必須終生承受殘疾。會長,也就是敏俊的父親,對受害學生的家庭進行了賠償以進行善後,但敏俊卻毫無罪惡感,甚至一句抱歉的話也沒有說。他只是責怪對方的學生。如果要列舉其他發生的事情,那就無止盡了。
사실 제인이 보기엔 신차인이나 민준이나 같은 결의 인간으로 보인다. 양심이 결여되어 있으며 타인과 공감성이 떨어지는 포식자.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민준의 정신엔 나도화라는 존재가 깊게 뿌리박혀 있었다. 그래서 일반인으로 착각될 법한 분노를 드러내고 있었다.
事實上,在珍妮看來,信車和閔俊都是同類的人類。缺乏良知,對他人缺乏共感的掠食者。唯一的區別在於,閔俊的心靈深處扎根著一個名為「那道化」的存在。因此,他表現出來的憤怒,讓人誤以為他是普通人。
“하지만 신차인 보다 더 재수 없는 건 한유한이에요.”
“但是比新車更倒霉的是韓有翰。”
“한유한이 누구죠?” “한유한是誰呢?”
제인의 눈이 커졌다. 珍的眼睛睜大了。
“이런 본인이 조사해 놓고 잊었나요? 나도화의 고등학교 친구잖아요. 교통사고로 죽은.”
“這樣的自己調查好後就忘了嗎?我也是道華的高中朋友啊。因為交通事故而死。”
“아아…….” “啊啊……。”
그녀는 그제야 깨달았다는 듯이 입을 동그랗게 만들었다.
她似乎才明白過來,嘴巴張得圓圓的。
“신차인의 존재가 너무 커서 잠시 잊었습니다.”
“新車人的存在太過強大,以至於我暫時忘記了。”
“만약에 이 새끼가 살아 있었다면 먼저 조졌을 거예요.”
“如果這傢伙還活著,早就被我搞定了。”
민준은 미간을 구겼다. 敏俊皺起了眉頭。
* * *
서재에서 컴퓨터로 라면 끓이는 방법을 검색하던 도화는 이내 창을 껐다. 비법이라고 해 봤자 이미 알고 있던 것이었다. 다른 애들에게 라면을 끓여 줄 땐 이렇게 신경 쓰이지 않았는데 민준이 먹는다고 생각하니 실수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물론 민준은 도화가 뭘 어떤 식으로 끓이든 다 잘 먹겠지만 말이다.
在書房裡,正在用電腦搜尋煮泡麵方法的道華,隨即關掉了窗口。所謂的秘訣,其實她早已知道。平時給其他朋友煮泡麵時並不會這麼在意,但一想到是民俊要吃,就覺得不能出錯。當然,民俊無論道華用什麼方式煮,都是會好好吃的。
이내 도화는 컴퓨터를 정리하고 거실로 나와 소파에 앉았다. 먼지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릴 것 같은 적막함이 느껴졌다. 혼자 있으니까 마음이 갑갑해지는 것 같았다. 민준이 아까 나갔던 현관문에 시선을 두었다. 도화의 멍한 시선은 더 깊어졌고 작은 입술이 오물거렸다.
不久,桃花整理完電腦,走到客廳坐在沙發上。感覺到一種彷彿能聽見灰塵飛舞的寂靜。獨自一人讓她感到心情沉重。她的目光落在剛才出門的玄關門上。桃花的呆滯目光變得更加深邃,小嘴微微蠕動。
“보고 싶다……. 민준아.” “好想你……民俊啊。”
도화는 아차 싶어 제 입을 손으로 막았다.
桃花驚覺,急忙用手捂住了自己的嘴。
나 지금 뭐라고 한 거야?
我剛才說了什麼?
얼굴도 새빨갛게 변했다. 너무 황당해서 두 뺨을 때리고 손부채질도 했다. 그 개자식이 보고 싶다고 생각하다니 미친 거 아냐? 다급히 소파에서 일어나 베란다로 향했다. 황당하게 찾아온 열기를 삭히기 위해서였다.
臉頰也變得通紅。因為太荒唐了,我拍了拍自己的兩頰,還用手扇了扇風。居然會想念那個混蛋,難道我瘋了嗎?我急忙從沙發上站起來,朝陽台走去。這是為了壓抑那突如其來的熱度。
베란다로 나오자 커다란 창문 밖으로 시선이 닿았다. 맑은 하늘 아래로 오피스텔 단지와 어제 들렸던 마트 그리고 횡단보도도 눈에 들어왔다. 도화의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 어제 저 횡단보도에서 민준이 트럭에 치일 뻔했다. 그 순간을 생각하면 가슴 한구석은 멍이 든 것 같았다.
走出陽台,目光觸及了巨大的窗外。在晴朗的天空下,公寓群、昨天去過的超市以及人行道都映入眼簾。道華的眼神劇烈地顫動著。昨天在那個人行道上,閔俊差點被卡車撞到。想到那一瞬間,心中一隅似乎也變得瘀青了。
아버지는 물론 친구였던 아니, 도화 혼자 친구였다고 생각했던 한유한도 저곳에서 생을 마감했으니까.
父親當然是朋友,但也可以說,獨自認為是朋友的道華,亦是在那裡結束了生命。
한유한은 도화가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처음 친해진 친구였다. 성격도 취향도 키도 비슷해서 금세 친해졌다. 초기엔 학교생활이 순탄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한유한의 몸에 멍이 하나, 둘 늘어나 있었다.
韓有翰是桃花高中入學後第一次交到的朋友。因為性格、興趣和身高都相似,所以很快就變得親近。最初的學校生活十分順利。然而不知從何時開始,韓有翰的身上出現了一個又一個的瘀傷。
걱정된 도화가 자초지종을 묻자 한유한은 머뭇거리다 답했다. 동급생인 신차인에게 당한 것이었다. 신차인은 일진이었고 같이 노는 무리도 하나같이 덩치가 크고 사나웠다. 그들은 약한 애들만을 골라서 괴롭혔는데 한유한도 포함된 모양이었다. 걱정된 도화는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알리자고 했으나 한유한은 보복이 무섭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擔心的道花詢問事情的經過,韓有翰猶豫了一下才回答。原來是被同班同學申車仁欺負了。申車仁是個惡霸,他的朋友們個個身材魁梧且兇狠。他們專門挑弱小的孩子來欺負,韓有翰似乎也在其中。擔心的道花提議告訴父母或老師,但韓有翰因為害怕報復而拒絕了。
불안한 마음이 커지던 어느 날 도화는 하굣길에 한유한이 신차인들 무리에게 끌려가는 걸 보았다. 무서웠지만, 한유한이 괴로워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不安的心情在某一天愈發加劇,桃花在放學回家的路上看見韓有翰被一群新車的朋友拉走。雖然感到害怕,但她不想看到韓有翰痛苦的樣子。
이 당시 도화는 다급했다. 경찰을 부르든 선생님을 불러 동행해야 했었는데 어리석게도 혼자 그 장소에 갔다. 당연히 도화는 한유한을 감싸다 신차인에게 맞았고 온갖 폭언을 들어야 했다.
這時候,桃花非常焦急。她本應該叫警察或老師陪同,但愚蠢地獨自來到了那個地方。當然,桃花為了保護韓有翰而被新車的司機打了,還遭受了各種辱罵。
피투성이가 된 도화는 바닥에 쓰러졌고 끼고 있던 안경도 망가졌다. 신차인은 그런 도화의 멱살을 잡아 들었다. 눈이 마주쳤다. 신차인은 도화를 홀린 듯 바라보더니 입매를 올렸다.
滿身是血的桃花倒在地上,戴著的眼鏡也壞了。申車仁抓住桃花的衣領,將她提了起來。兩人的目光相遇。申車仁如同著了魔般凝視著桃花,嘴角微微上揚。
‘너 존나 신기하게 생겼다?’
「你長得真特別?」
그날 이후로 신차인은 한유한을 투명 인간 취급했다. 대신에 도화를 괴롭히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자리도 바꾸어 도화의 옆에 꿰차곤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 그 해에 도화는 하루하루가 지옥이었다.
從那天起,申車仁把韓有翰當作透明人一樣對待。相反地,他開始折磨道花。甚至還換了座位,坐在道花旁邊,對她口出惡言,施以暴力。那一年,道花的每一天都像是地獄。
‘너 왜 베타냐? 오메가였으면 임신이나 시켜 버릴 텐데.’
「你為什麼是貝塔?如果是奧米伽的話,早就懷孕了。」
신차인은 도화를 향해 자주 이런 말을 했다. 역겨움에 오장육부가 뒤틀리고 구역질이 났다. 한편으론 스스로가 베타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상황에서 더 고통스러웠던 건 신차인과 의붓형인 나지오가 사귀면서부터였다. 학교에서는 신차인이 집에서는 나지오가 도화의 숨통을 조이게 했다.
新車人經常對桃花說這樣的話。惡心得五臟六腑都扭曲了,想嘔吐。另一方面,他也慶幸自己是個貝塔。在這種情況下,更痛苦的是自從新車人和繼兄那志奧交往以來。學校裡是新車人,家裡則是那志奧在掐著桃花的脖子。
하루하루가 너무 힘이 들었다. 자살도 생각했었으나 아버지의 유언이 머릿속에 맴돌아서 쉽게 목숨을 놓을 수 없었다.
一天一天都過得非常艱難。我曾經想過自殺,但父親的遺言在我腦海中揮之不去,讓我無法輕易放棄生命。
비가 오던 겨울밤. 도화는 그날도 신차인에게 맞아 누더기가 된 몸을 이끌고 거리로 나왔다. 그때 한유한이 도화에게 다가왔다. 그는 도화가 폭행당하던 모습을 다 목격한 건지 선생님께 알리자고 했다.
在下雨的冬夜,桃花拖著被打得體無完膚的身體走上街頭。這時,韓有翰走近了桃花。他似乎目睹了桃花被襲擊的整個過程,提議要告訴老師。
‘이미 말씀드려 봤어. 그런데 선생님은 내 편이 아니야.’
「我已經告訴過你了。但是老師並不是我的支持者。」
이미 도화는 담임 선생님께도 말을 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선생님은 회피하기 바빴다. 훗날 알게 된 사실은 담임과 신차인의 어머니가 불륜관계여서 신차인을 감싸던 것이었다.
已經桃花向班主任老師提過這件事了。然而老師卻忙著逃避。後來才知道,班主任和新車人的母親有不倫關係,因此才會袒護新車人。
한유한은 이런 도화를 보며 굉장히 분개했다. 그리고 도화를 이끌고 경찰서로 갈 기세로 횡단보도를 건넜고 미처 보지 못한 트럭에 치인 것이다. 서둘러 구급차를 불러 병원에 이송되었지만, 그날 밤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도화는 그날 탈진이 와 쓰러질 정도로 울었다.
韓有翰看到這樣的桃花,感到非常憤怒。然後,他帶著桃花橫穿馬路,準備前往警察局,卻不小心被一輛未注意到的卡車撞上了。急忙叫了救護車送往醫院,但那天晚上他便離開了人世。桃花那天哭得精疲力竭,甚至昏倒了。
아버지에 이어 친구가 눈앞에서 하늘로 가 버렸다. 이 사실 하나로 도화는 무너져 내릴 것 같았다. 신차인의 괴롭힘이 시작된 이후로 동급생들은 도화를 피했지만, 유일하게 자신을 이해해 주고 편이 되어준 친구였는데…….
父親之後,朋友也在眼前飛向了天空。僅憑這一事實,桃花似乎就要崩潰了。自從新車人的欺凌開始以來,同班同學們都避開了桃花,但唯有這位理解她並支持她的朋友……。
나 때문이야. 내가 아니었다면……. 유한이는 그렇게 목숨을 끊지 않았어.
是因為我。如果不是我…… 유한 也不會這樣結束自己的生命。
슬픔에 잠식된 도화는 스스로를 탓하고 원망하고 미워했다. 이 당시 주변 사람들이 사고를 당하거나 안 좋은 일이 연달아 일어났다. 모든 게 자신 때문인 것 같았다.
沉浸在悲傷中的桃花責怪著自己,怨恨著自己,甚至厭惡著自己。這時候,周圍的人接連發生了事故或不好的事情。所有的一切似乎都是因為自己。
그렇게 산송장과 같은 모습으로 장례식장에서 나왔을 때 신차인이 보였다. 이제 도화에게 그의 존재는 괴물 그 이상의 형태를 그리고 있었다. 도화는 두려움에 벌벌 떨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신차인은 이런 도화를 놓칠세라 턱을 움켜잡았다.
當她以如行屍走肉般的模樣走出殯儀館時,見到了新車仁。對於道花來說,他的存在已經描繪出超越怪物的形態。道花因恐懼而顫抖著向後退去。然而,新車仁卻不放過這樣的道花,緊緊抓住了她的下巴。
‘넌 용케도 살았다?’ 「你居然活下來了?」
신차인은 마치 도화의 죽음을 고대하기라도 한 것처럼 날이 서 있었다.
新車人彷彿在期待桃花的死亡般,變得鋒利無比。
‘한유한 이 씹새끼는 내가 시키는 대로 안 하고 왜 지가 뒈지고 지랄이야.’
「這個混蛋韓有韓不聽我的話,為什麼要自己去死還要胡鬧?」
‘뭐…?’ 「什麼…?」
도화의 눈이 커졌다. 신차인은 이런 도화의 반응을 즐기는 것처럼 말을 이었다.
桃花的眼睛睜大了。申車仁似乎享受著這種桃花的反應,繼續說道。
‘사실 한유한 우리 패거리였다?’
「其實是韓有韓我們的團體嗎?」
‘무슨 말 하는 건지 모르겠어.’
「我不知道你在說什麼。」
‘처음엔 한유한을 가지고 놀려고 했는데 이 새끼가 제안을 하나 했어. 자기 말고 널 상대하라고 돈도 주더라. 알고 보니 이 새끼 널 싫어하더군.’
一開始我想玩弄韓有翰,但這傢伙提出了一個提議。他給了我錢,讓我對付你。結果發現這傢伙其實不喜歡你。
‘날 싫어한다고?’ 「你討厭我嗎?」
목숨이 끊기는 순간까지도 한유한은 도화의 편에 서 있었다. 믿기지 않는 이야기였다.
在生命即將結束的那一刻,韓有翰仍然站在桃花的一邊。這是一個令人難以置信的故事。
‘한유한 그 새끼가 의대 희망하잖아. 집안도 학구열이 높아. 그래서 온갖 사교육은 다 하고 있는데 네가 본인보다 성적이 좋으니까 빡친 거지.’
「韓有翰那小子希望進醫學院。他家裡對學業的熱情很高。所以他正在接受各種補習,但因為你的成績比他好,所以他才生氣。」
이 당시 도화는 어머니가 재혼하면서 집안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기에 학원 하나 다니지 못했다. 하지만 늘 전교 10등 안에 들었고 반에서도 항상 1등을 해 왔다.
在這個時期,桃花因為母親再婚而在家中受到冷落,因此沒有上過任何補習班。然而,她總是名列全校前十,並且在班上一直保持第一名。
‘네가 있으면 지가 만년 2등이니까 널 밀어내고 싶어했어. 그래서 네 약점을 캐내고 싶어서 친한 척했던 거지. 하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어서 우리한테 붙은 거야.’
「因為有你在,我就永遠是第二名,所以我想把你推開。因此我想挖掘你的弱點,才假裝跟你親近。但是因為沒有什麼進展,所以你才跟我們在一起。」
처음엔 신차인의 말을 믿지 않았다. 한유한과 자신의 사이를 기만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起初我不相信新車人的話。我認為這是在欺騙韓有翰和我之間的關係。
‘하? 안 믿네?“ 「哈?不相信嗎?」
신차인도 도화의 반응에 억울하다는 듯 제 폰을 꺼내 한유한과 나누었던 톡을 보여 주었다.
新車引渡的桃花對此反應似乎感到委屈,便拿出手機展示了與韓有翰的對話。
도화를 향한 한유한의 열등감은 엄청났다. 저주에 가까운 말들이 이어졌다. 사고 당한 날 톡도 보였다.
對於桃花的向往,韓有翰的自卑感是巨大的。近乎詛咒的話語接連不斷。事故發生的那天,還出現了訊息。
‘그날 한유한은 널 다시 우리한테 끌고 올 생각이었어. 그런데 하필 그때 트럭이 그 새끼를 쳤지 뭐야. 나도화 너 진짜 운 좋다. 아니면 악마인 건가?’
「那天,韓有翰本來打算把你再帶回我們身邊。可是偏偏那時候,卡車卻撞上了那個混蛋。你真是運氣好,還是說你是惡魔呢?」
신차인은 도화를 생글거리며 돌아갔다. 신차인의 괴롭힘보다 한유한의 진짜 마음을 알게 된 도화는 큰 충격을 받았고 더는 그 학교를 다닐 수 없었다. 그래서 어머니한테 겨우겨우 사정하여 전학 가게 된 것이다.
新車人帶著笑容回到了桃花身邊。桃花在了解了新車人的欺凌背後,真正的心意後,感到巨大的衝擊,無法再繼續在那所學校上學。因此,她勉強向母親請求,最終轉學了。
* * *
“어제 나도화의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한유한에 대해 다 묻지 못했어요. 얼마나 예쁘게 울던지.”
“昨天我也因為狀況太差,沒能問到關於韓有翰的事。他哭得多麼好看啊。”
민준은 열기에 도취된 눈빛이 되어 있었다. 하나 그것도 잠시 그의 미간은 사정없이 일그러졌다.
敏俊的眼神充滿了熱情,但不久後他的眉頭卻無情地皺了起來。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병원에 입원해 있던 나도화를 납치해서 미국으로 가야 했어. 그랬다면 내 품에서 행복했을 텐데.”
“如果早知道會這樣,我當時就該把住院的那個小女孩綁架帶到美國去。那樣的話,她就能在我懷裡幸福了。”
한탄하는 민준을 마주한 제인은 난처한 듯 제 이마를 짚었다.
面對感到懊惱的閔俊,珍似乎感到為難,輕輕捏了捏自己的額頭。
“그래서 도련님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所以,少爺您打算怎麼做呢?」
“사냥해야죠. 현재 신차인이 그곳에 소속되어 있는 걸 보니 더더욱 적합해졌어.”
“我們必須狩獵。看到現在的信車人也隸屬於那裡,更加適合了。”
“저도 놀랐습니다. 어쩌다 보니 도련님과도 인연이 있네요.”
“我也很驚訝。不知怎的,竟然和少爺有了緣分。”
“타깃의 신상을 보호해 줘요. 괜히 시끄러워질 수도 있어.”
「請保護目標的個人資訊。否則可能會引起不必要的騷動。」
민준의 명령에 제인은 착잡한 눈이 되었다.
珍的眼神變得複雜,因為敏俊的命令。
“본래 이런 계획이 아니었잖아요. 이 사실을 회장님께 알릴 겁니다. 그러니까 이제 그…….”
“本來並不是這樣的計劃。我會把這個事實告訴會長。所以現在那個……。”
제인은 말을 마저 잇지 못했다. 제 이마에 딱딱한 총구가 맞닿았기 때문이었다. 어느새 민준이 총을 꺼내 그녀의 이마를 겨누고 있었다. 두려움에 휩싸인 제인은 턱관절을 떨었다. 민준은 그런 그녀를 잡아 뜯어버릴 듯이 냉랭한 시선을 유지했다.
潔恩無法繼續說下去。因為一把堅硬的槍口正對著她的額頭。不知不覺中,閔俊已經掏出槍,瞄準了她的額頭。被恐懼籠罩的潔恩顫抖著下巴。閔俊則用冷漠的目光盯著她,彷彿隨時會將她撕裂。
“비서님 얼굴을 볼 때마다 피로 물들면 어떨까 생각을 종종 했어요. 오늘 보여 줄래요?”
“每次看到秘書的臉,我都常常在想如果被疲憊染上會是什麼樣子。今天可以讓我看看嗎?”
“아니…. 아닙니다…. 도…. 도련님……. 회장님께는 비밀로 하겠습니다…….”
“不是……不是的……少爺……我會對會長保密的……”
목이 멘 제인은 목소리가 완전히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다. 눈동자에 눈물도 한껏 고였다. 민준은 작은 한숨을 쉬더니 총구를 거두었다.
喉嚨緊繃的珍,聲音完全變得支離破碎。眼中淚水也盈滿。閔俊輕輕嘆了口氣,收起了槍口。
“제인의 하나뿐인 딸이 지금 하버드에 재학 중이잖아요. 저랑 동갑이던가?”
“珍的獨生女現在正在哈佛就讀呢。她和我同齡嗎?”
“네……. 맞습니다.” “是的……沒錯。”
“어머니를 그대로 닮아서 그런지 그 딸도 피로 물들면 참 예쁘겠다고 생각했어요.”
「或許是因為像母親一樣,我想那個女兒如果被血染紅的話,會非常漂亮。」
제인의 안색은 새파랗게 질렸다. 서둘러 그녀는 의자에서 벗어나더니 무릎을 꿇었다.
珍的臉色變得蒼白。她急忙從椅子上站起,跪了下來。
“도련님. 엠마는 제발 건들지 말아 주세요.”
「少爺,請不要碰艾瑪。」
“전 그냥 예쁘겠다고 말했을 뿐이에요.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실까?”
“我只是說你很漂亮而已。你在想什麼呢?”
민준은 태연하게 제인을 내려다보았다. 들고 있던 총도 우아하게 거두었다.
敏俊泰然自若地俯視著珍。手中握著的槍也優雅地收了起來。
“일이 끝날 때까지 아버지껜 비밀로 해 줘요.”
「在事情結束之前,請對爸爸保密。」
“타깃을 상대로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 거예요?”
「您對目標在想什麼呢?」
그녀의 목소리엔 민준의 대책 없는 모습에 어쩔 줄 몰라 했다. 민준은 여유가 깃든 눈빛을 보이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她的聲音中帶著對敏俊無計可施的樣子感到不知所措。敏俊露出一絲從容的眼神,從椅子上站了起來。
“극우성 알파 남편을 가진 당신이야말로 더 잘 알 텐데요?”
“擁有極右派性格的阿爾法丈夫的你,應該更清楚吧?”
“설마…….” “難道……。”
딱딱하게 굳은 제인은 제 복부를 만졌다. 민준은 들고 있던 총을 재킷 안에 착용해둔 홀스터에 끼웠다.
僵硬的珍觸摸著自己的腹部。閔俊將手中的槍插入了夾克內的槍套中。
“그나저나 한국에서 유명한 라면이 뭔지 알아요?”
“那麼,你知道在韓國有名的泡麵是什麼嗎?”
“네? 라면이요?” “什麼?是拉麵嗎?”
조금 전까지 총을 들고 위협했던 사람이 던지는 질문이라기엔 너무 두서없었다. 제인은 고개를 들어 민준을 보았다. 사나웠던 눈빛은 어디로 사라지고 무척 평범한 표정이 되어 있었다.
稍早前還揮舞著槍支威脅的那個人,所提出的問題卻顯得如此無序。珍妮抬起頭來看著閔俊,那雙曾經兇狠的眼神不知去向,變得十分平常。
“식당 말씀이신가요?” “您是說餐廳嗎?”
“아니, 인스턴트 라면 말하는 거예요.”
“不是,我是在說即食麵。”
“도련님은 그런 거 싫어하시잖아요.”
「少爺不喜歡那種事吧。」
그러자 민준의 두 뺨엔 홍조가 드리워졌다.
民俊的雙頰頓時泛起紅暈。
“오늘부터 좋아해 보려고 해요.”
“從今天開始,我想試著喜歡你。”
제인은 기가 막힌 듯 잠시 멈칫하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珍妮一時愣住,似乎無法相信,過了片刻才勉強開口。
“한국은 매운 라면이 대세래요.”
“韓國的辣泡麵成為了潮流。”
“하긴 그런 거 같더라고요. 아, 매워도 참고 먹어야 하나…….”
“我想也是這樣的。啊,即使辣也得忍著吃嗎……。”
민준은 고뇌하듯이 제 이마를 짚었다. 제인은 그의 표정을 살폈다. 보아하니 나도화가 라면이라도 끓여 준다고 한 모양이었다. 매운 걸 입에도 못 대는 사람이 참 가지가지 한다 싶었다.
敏俊痛苦地捂住了額頭。珍妮觀察著他的表情。看來她是說要煮一碗辣拉麵給他。對於一個連辣的東西都無法入口的人來說,真是各種各樣的要求。
“라면 드시고 나서 달콤한 걸 드시면 나을 겁니다. 저도 한국에서 접대한 후에 꼭 초콜릿을 먹거든요.”
「吃完拉麵後,如果再吃點甜的會比較好。我在韓國招待客人後也一定會吃巧克力。」
“하긴, 그러면 되겠네요.” “這樣就可以了。”
민준은 돌파구를 찾은 듯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그리고 제인에게 인사도 없이 교회 밖으로 나갔다.
敏俊似乎找到了突破口,表情變得明亮了許多。然後他沒有向珍打招呼,就走出了教堂。
* * *
“하아.” “哈啊。”
잠시 한유한과 신차인을 회상했던 도화는 깊은 한숨을 뱉었다. 그리고 베란다에서 나와 소파에 앉았다. 마음이 무거웠다.
稍微回想了一下韓有翰和申車人,桃花深深嘆了口氣。然後走出陽台,坐在沙發上。心情沉重。
지난밤 민준에게 괜한 소리를 한 것 같아서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신차인을 만나고 나서 한유한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린 덕분에 일어난 감정의 동요였다. 충동적이었던 것도 있지만, 민준이 다정하게 받아 주니까 응어리져 있던 속내가 나와 버렸다. 그래도 신차인에 관한 건 최대한 함구한다고 했지만, 민준의 반응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昨晚對敏俊說了些多餘的話,開始感到後悔。這是因為在見到新車人的時候,想起了韓有翰的最後一刻而引發的情感波動。雖然有些衝動,但因為敏俊溫柔地接納了我,壓抑已久的心聲便不由自主地流露出來。儘管我曾說過要盡量對新車人保持沉默,但敏俊的反應卻一直讓我心中不安。
죽이지는 않는다고 했으나 그에 버금가는 짓이라도 할까 봐 두려웠다. 얼마 전 휴게소에서 도화와 잠깐 부딪힌 남자를 향해 칼부림하던 민준을 생각하면 막막했다.
我雖然說不會殺人,但仍然害怕會做出類似的事情。想到不久前在休息站與桃花短暫碰面時,閔俊對著那名男子揮刀的情景,心中感到無比絕望。
어차피 신차인은 옛날 일이었다. 인제 와서 그놈을 상대하는 것도 고통이었고 민준까지 엉켜서 일이 커지는 게 싫었다. 그저 과거는 과거로 존재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無論如何,神車人早已是過去的事了。如今面對那傢伙也成了一種痛苦,還牽扯到敏俊,讓事情變得更加複雜。我只希望過去能夠就此存在於過去。
한 번 더 민준에게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해 볼까? 하지만 또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건 아닌가 싶었다.
我該再一次告訴敏俊不要再在意我嗎?但我又擔心這樣做會無端惹出麻煩。
“역시…. 차여야 해, 헤어져야 해.”
“果然…. 必須分開,必須離開。”
고뇌하던 도화는 한 번 더 안전 이별에 의지를 더했다. 민준이 저와 상관없는 사람이 된다면 신차인과 얽히는 일도 없을 것이다.
苦惱的桃花再次加強了對安全分手的意志。如果閔俊成為與我無關的人,那麼就不會有與新車人糾纏的事情。
하지만 안전 이별은 왜 이리도 어려운 걸까. 연애해 본 적이 있었다면 이렇게 어설프지도 않을 텐데 경험도 관심도 없던 분야였기에 환장할 노릇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소개팅이라도 받아 볼 걸 그랬나.
但是安全的分手為什麼這麼困難呢?如果曾經談過戀愛,或許就不會這麼笨拙,但因為這是個既沒有經驗也沒有興趣的領域,真是讓人抓狂。如果早知道會這樣,或許該去參加個相親。
“아, 소개팅 자체가 들어 온 적이 없었구나.”
“啊,原來我從來沒有過相親的經歷。”
도화는 현실을 깨닫곤 한숨을 쉬었다. 자신이 찐따라는 걸 한 번 더 실감했다. 그러다 보니 헛웃음도 나왔다.
桃花意識到現實後不禁嘆了口氣。她再次深刻感受到自己是個邊緣人。於是,不由自主地露出了苦笑。
“민준이는 이런 날 왜 좋아하는 걸까?”
“敏俊為什麼會喜歡這樣的日子呢?”
수백 번, 수천 번, 수만 번을 생각하고 또 해도 의문스러웠다. 도화는 복잡한 심경으로 서재를 향했다. 다시 데스크톱 앞에 앉아 켰다. 그리고 마우스를 잡아 인터넷 창을 연 뒤 검색했다.
數百次、數千次、數萬次思考過後,依然感到疑惑。道華帶著複雜的心情走向書房。再次坐在桌面前,打開電腦。然後握住滑鼠,打開網頁並開始搜尋。
애인에게 질리는 방법 厭倦愛人的方法
홍수처럼 다양한 정보가 나왔다. 그중에서 조용한 이별이라는 글이 눈에 들어왔다. 안전 이별과 연관 있어 보여 읽기 시작했다.
洪水般的各種資訊湧現出來。其中一篇名為《安靜的告別》的文章引起了我的注意。看起來與安全告別有關,於是我開始閱讀。
정신과 의사인 나힛 다베의 말에 따르면 연애 초기 몇 달 동안은 상대를 만나고 접촉할 때마다 도파민이 넘친다. 하지만 뜨거운 감정이 잦아들면 지루함과 거리감을 느껴 자기도 모르게 조용한 이별로 이어질 수 있다.
精神科醫生那希特·達貝的說法是,戀愛初期的幾個月,每當見到對方或接觸時,腦中都會充滿多巴胺。然而,當熱情的情感逐漸減退時,會感到無聊和距離,無意中可能會導致安靜的分手。
지금 민준은 도화와 연인이라고 개 뻥친 지 이제 한 달 넘은 상태였다. 놈의 입장에서는 이 미친 연애가 초기인 것이다. 그래서 더 불타오르는 것일 수도 있었다.
現在民俊已經和桃花謊稱成為情侶一個多月了。在他看來,這段瘋狂的戀情還處於初期階段。因此,這也可能是他更加燃燒的原因。
솔직히 도화는 이제 민준을 괴롭히고 싶어도 마음이 약해져서 못하겠다. 아직도 폭탄 알리오 올리오를 꾸역꾸역 삼키던 그의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 아팠다.
老實說,桃花現在即使想要折磨閔俊,心裡卻也變得軟弱無法下手。每當想到他還在狼吞虎嚥地吃著炸彈義大利麵的樣子,心裡就感到一陣疼痛。
이젠 민준이 도화에게 지루함을 느껴 이별을 고하도록 기다리는 방법밖엔 없었다. 시간이 답이다. 문제는 그 시간이 지나면 도화가 빠져서 헤어 나올 수 없어질까 봐 두려웠다.
現在除了等待閔俊對道華感到厭倦而提出分手之外,別無他法。時間是解答。問題在於,隨著時間的推移,讓道華陷入其中而無法掙脫的情況讓他感到恐懼。
“오늘부터 민준이 단점을 찾아볼까?”
“今天開始要找找敏俊的缺點嗎?”
즉, 민준에게 빠지지 않기 위한 이미지 트레이닝이었다. 놈도 사람이니 분명 단점이 있을 것이다. 도화의 큰 눈동자에 어설픈 광기가 맴돌기 시작했다.
即,這是為了不讓敏俊陷入其中的形象訓練。那傢伙也是人,肯定會有缺點。桃花的大眼睛中開始盤旋著一絲笨拙的狂氣。
그때 도어락 소리가 들렸다. 민준이 볼일을 마치고 들어오는 모양이었다. 도화는 서둘러 컴퓨터를 끄고 서재에서 나왔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민준이 보였다. 그런데 그의 양손엔 커다란 비닐봉지가 있었다.
就在那時,門鎖的聲音響起。看來敏俊剛剛處理完事情回來了。道華急忙關掉電腦,走出書房。她看到敏俊打開玄關門走了進來,但他的雙手卻提著一個巨大的塑膠袋。
“그거 뭐야?” “那是什麼?”
“아, 라면이에요.” “啊,是泡麵。”
“무슨 라면이 이렇게 많아?”
“這麼多泡麵是怎麼回事?”
그가 라면을 사 온다고 했을 때 많아 봤자 다섯 개 정도로 예상했었다. 그런데 무슨 한 달 내내 라면만 먹을 기세인지 한 보따리였다.
當他說要買拉麵的時候,我預測最多也就五包左右。然而,似乎他一個月都只打算吃拉麵,結果卻是一大包。
“맛있는 라면이 뭔지를 몰라서 종류별로 다 샀어요.”
「我不知道好吃的拉麵是什麼,所以我買了各種不同的。」
민준은 들뜬 목소리로 대답하며 봉투를 아일랜드 바 위에 올렸다. 그리고 입고 있던 재킷을 벗어 현관 옆에 배치된 스탠딩 행거에 걸었다. 그사이 도화는 얼른 봉지를 뒤적여 보았다. 종류별로 한 봉지만 사 온 게 아니라 전부 멀티팩이었다.
敏俊興奮地回答,將信封放在愛爾蘭酒吧的桌子上。然後,他脫下外套,掛在玄關旁的衣架上。這時,桃花急忙翻看袋子。她不僅買了一種,而是全都是多種包裝。
“세상에……. 어? 이건 또 뭐야.”
“世界上……. 嗯?這又是什麼?”
당황한 도화는 입이 떡 벌어졌다. 다른 봉투엔 다양한 초콜릿이 한가득 들어 있었다.
驚慌的桃花張大了嘴巴。另一個信封裡裝滿了各式各樣的巧克力。
“디저트로 먹으려고 같이 샀어요.”
“我買了這個是想當作甜點吃的。”
“이 정도면 한 달 내내 먹어도 되겠다.”
“這樣的話,一個月內都可以吃了。”
자세히 보니 초콜릿은 모두 다른 종류였다. 도화 입장에선 처음 보는 게 대부분이었다. 분명 비싼 게 틀림없었다. 이런 가운데 하얀 종이봉투가 이질적으로 보였다. 이건 또 뭔가 싶어 들어 보니 달콤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따끈따끈한 잉어빵이었다.
仔細一看,巧克力都是不同的種類。對於道化來說,大部分都是第一次見到的。這些肯定都是昂貴的。在這樣的情況下,白色的紙袋顯得格外突兀。我心想這又是什麼,打開一看,甜甜的香味撲鼻而來。那是熱乎乎的鯉魚餅。
“그것도 맛있어 보이길래 같이 샀어요.”
“那看起來也很好吃,所以我一起買了。”
“이렇게 많이 샀어?” “這麼多買了嗎?”
“많이 먹으면 좋죠.” “多吃點好啊。”
“오늘 우리 배 터지겠다.”
“今天我們的船要沉了。”
도화는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을 향한 그의 마음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잉어 빵을 먹기 좋게 세팅하기 위해 접시를 꺼냈다. 이윽고 민준이 접시를 빼앗아 들었다.
桃花露出微微的笑容。彷彿看見了他對自己的心意,心中不禁感到一陣暖意。她拿出盤子,準備好讓鯉魚餅更好地享用。這時,閔俊搶過盤子,舉了起來。
“선배 제가 할게요. 앉아 있어요.”
“前輩,我來做。您坐著吧。”
“아……. 뭐 응. 알았어.”
“啊……. 嗯,知道了。”
도화는 고개를 끄덕이곤 물러났다. 이젠 이런 상황이 자연스러워진 도화는 그에게 맡기고 소파에 앉았다.
桃花點了點頭,然後退了下來。如今這種情況對桃花來說已經變得自然而然,她將一切交給他,便坐在沙發上。
테이블 위엔 잉어빵과 우유가 잔에 담겨 먹기 좋게 세팅되었다. 민준도 자연스럽게 옆에 앉았다. 도화는 잉어 빵을 한입 베어 물었다. 슈크림이 들어 있어서 달고 부드러웠다.
桌子上擺著鯉魚餅和裝在杯子裡的牛奶,準備得恰到好處。閔俊也自然地坐在旁邊。桃花咬了一口鯉魚餅,裡面有奶油,甜而柔軟。
“맛있다.” “好吃。”
신차인으로 인해 침울했던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것 같았다.
因為新車的到來,心中一直沉重的情緒似乎變得輕鬆了許多。
“정말 달콤하고 맛있네요.” “真的好甜好好吃呢。”
민준도 생글거리면서 잉어빵을 베어 물기 시작했다. 도화도 그를 따라 미소 짓다 아차 싶었다. 지금 이렇게 오순도순 할 때가 아니다. 그의 단점을 찾아야 했다. 도화는 나노 단위로 민준을 관찰했다.
敏俊也笑著開始咬了一口鯉魚餅。桃花跟著他微笑,卻突然意識到不對。現在可不是這樣和和氣氣的時候。她必須找到他的缺點。桃花以納米級的精度觀察著敏俊。
우선 그는 너무 잘생겼다. 눈썹도 단정하고 속눈썹도 진짜 길다. 뷰러 같은 걸 사용하는 것도 아닐 텐데 뭐가 저리 곱게 휘어져 있는지 모르겠다. 여자들이 본다면 억울할 것 같았다. 푸른 눈동자는 또 얼마나 특이한지 모른다. 바닷속을 보는 것 같으면서도 하늘을 마주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저 우아한 얼굴 때문에 그가 먹고 있는 게 잉어빵인지 장인이 만든 고급 케이크를 먹는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首先,他實在是太帥了。眉毛修整得很整齊,睫毛也真的很長。看起來並不是用什麼夾子之類的東西,但為什麼會那麼優雅地彎曲著,我也不知道。如果是女生看到,可能會感到不公平。他那藍色的眼睛更是特別,讓人感覺像是在看海底,又像是在面對天空。因此,因為那張優雅的臉龐,我無法分辨他吃的是鯉魚餅還是工匠製作的高級蛋糕。
그의 미모는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했다. 너무 눈에 띈다. 같이 있으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그리고 인형 뽑기도 못한다. 스무 살이 넘는 남자가 인형 뽑기를 못하는 건 너무 한심한 거 아니야? 사나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인형 뽑기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보자 또 단점이…….
他的美貌既是優點也是缺點。太過顯眼了。和他在一起時,實在讓人感到不自在。而且他連抓娃娃都不會。二十多歲的男人不會抓娃娃,這不是太可悲了嗎?一個男人在未來的生活中,能有多少次抓娃娃的機會啊!再看看,還有什麼缺點……
“선배 제 얼굴에 뭐 묻었어요?”
「前輩,我的臉上有什麼東西嗎?」
민준은 제 뺨을 만지며 의아한 표정이 되었다. 저 모습조차도 왜 이리 잘생긴 걸까.
敏俊輕觸我的臉頰,露出疑惑的表情。就連這樣的模樣,怎麼會這麼帥呢。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不,沒什麼。”
도화는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그의 모자라는 점을 더 찾으려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桃花急忙低下了頭,心中感到如同要爆炸般的焦慮,因為他再也無法忍受對方的缺點了。
* * *
“다 했어. 민준아.” “我完成了,閔俊。”
도화는 라면 그릇 두 개를 식탁 위로 올려두었다. 곁들여 먹을 김치도 함께였다.
桃花將兩碗泡麵放在餐桌上,旁邊還有一起享用的泡菜。
“네.” “是。”
거실에 있던 민준이 식탁 의자에 앉았다. 그의 눈동자는 라면을 향한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그에 반해 도화는 잔뜩 긴장한 상태로 건너편에 착석했다.
民俊坐在客廳的餐桌椅上。他的眼中充滿了對泡麵的期待。與此相對,桃花則緊張地坐在對面。
민준이 너무 많은 라면을 사 온 덕분에 고민하던 도화는 제일 안 맵고 무난한 것으로 골랐다. 수프도 정량보다 적게 조절했다. 면도 너무 퍼지지도 꼬들거리지도 않게 신경 썼다. 다른 애들에게 끓여 줄 땐 대충해도 별생각 없었는데 민준이 먹는다고 생각하니 세심하게 살필 수밖에 없었다.
民俊買了太多的泡麵,讓苦惱的道花選了最不辣且普通的口味。湯也調整得比標準量少。麵條也特別注意,不會煮得過爛或過硬。雖然給其他人煮的時候隨便點,但一想到是民俊要吃,便不得不細心照料。
“진짜 맛있어 보여요.” “看起來真的很好吃。”
민준은 우아한 웃음을 지으며 젓가락을 들었다.
敏俊帶著優雅的微笑拿起了筷子。
“대충 끓인 거야 기대하지 마.”
「隨便煮的,不要期待太多。」
도화는 뻔한 거짓말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桃花低下頭,說著明顯的謊言。
“선배가 만든 건 다 맛있는걸요.”
「前輩做的東西都很好吃呢。」
민준은 한 젓가락 들더니 라면을 후루룩 먹었다. 그와 동시에 그의 눈동자가 빛났다.
敏俊夾起一根筷子,啃著拉麵。與此同時,他的眼睛閃耀著光芒。
“와! 진짜 맛있네요. 저 이렇게 맛있는 라면은 처음 먹어 봐요.”
“哇!真的很好吃呢。我是第一次吃到這麼好吃的拉麵。”
“혹시 매워?” “會不會辣?”
“아니요. 하나도 안 매워요. 딱 좋아요.”
“不是的。一點也不辣。正好。”
민준의 찬사에 도화는 뿌듯함을 느꼈다.
道花對閔俊的讚美感到自豪。
* * *
[야 신차인 나도화 근황은 못 알아내겠다.]
我也無法得知那位新車的那道花的近況。
“이게 무슨 소리야?” 「這是什麼聲音?」
검은 옷을 입은 신차인은 의자에 착석해 미간을 구겼다. 그가 앉아 있는 공간은 도화와 민준이 사는 오피스텔과 같은 구조로 되어 있었다.
穿著黑色衣服的神祇坐在椅子上,皺起了眉頭。他所坐的空間與道花和閔俊所住的公寓結構相同。
“왜 못 알아내는데? “為什麼無法察覺呢?”
신차인은 불쾌해하며 몸을 테이블 쪽으로 기댔다. 그 위에는 하얀 가루가 담긴 비닐 팩과 주사기가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新車人不悅地靠在桌子上。桌上凌亂地放著裝有白色粉末的塑膠袋和針筒。
[이상하게 추적이 안 돼. 구청 전산이 막혔어. 보안프로그램이 뚫리지 않아. 다른 루트도 마찬가지야.]
奇怪的是無法追蹤。區公所的系統卡住了。安全程式無法突破。其他路徑也是一樣。
“실력 있는 해커라는 놈이 그걸 왜 못 봐?”
“實力強勁的駭客為什麼看不到那個?”
[나도 이런 적은 처음이다. 나도화만 추적이 안 돼. 눈치채고 막은 거 같아.]
我也是第一次遇到這種情況。我也無法追蹤到化妝品的來源。好像被察覺到了,並且被阻止了。
“무슨 개소리냐? 나도화 그냥 평범한 놈이야. 그런 거 할 줄 몰라.”
“什麼狗屁話?我只是個普通人而已。這種事我不會做。”
[그건 나도 알지. 하지만 이상해.]
我也知道那個。但是很奇怪。
“설마 그 새끼.” “難道那小子。”
그 순간 신차인은 도화와 함께 있던 남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在那一瞬間,神車人想起了與桃花在一起的男人的臉。
[왜 짚이는 사람이라도 있냐?]
[為什麼會有這樣的人呢?]
“나도화 옆에 금붕어 똥처럼 붙어 있던 놈이 하나 있었어.”
“我旁邊也有一個像金魚便便一樣黏著的傢伙。”
[뭐? 누군데?] [什麼?誰啊?]
“몰라. 처음에 배우인 줄 알았잖아.”
“我不知道。一開始我還以為是演員呢。”
[엄청나게 잘생겼나 보네. 그런데 그 사람도 해커처럼 보였어?]
[看起來非常帥氣呢。不過那個人也看起來像黑客嗎?]
“배우처럼 생겼다는데 해커처럼 보이겠냐?”
“聽說長得像演員,怎麼會看起來像黑客呢?”
신차인은 씨알도 안 먹히는 소리 그만하라고 덧붙이며 거칠게 호흡했다.
新車人粗喘著氣,附和著說別再說那些毫無意義的話。
[해커도 잘생긴 사람 많아. 무시하지 마.]
駭客中也有很多帥哥。別小看他們。
“그 새끼 눈빛이 범상치 않았어. 나와 같은 냄새가 느껴졌거든.”
“那小子的眼神不尋常。我感覺到了和我一樣的氣息。”
[뭐? 진짜?] [什麼?真的?]
“그런데 나도화 보고 선배라고 부르더라고.”
“但是他也叫我前輩。”
[그럼 같은 학교인 모양인데?]
那麼看來是同一所學校的樣子呢?
“나도화도 이 근방에 사는 거 같더라. 여기에서 통학 가능한 곳이라면…….”
“我也覺得那個地方好像住著。若是這裡能通學的地方……。”
[찾아보니까 영수대, 조선대 아! 한국대도 있다.]
[查了一下,原來有英修大學、朝鮮大學,啊!還有韓國大學呢。]
“대딩들 지금 방학 기간 아니냐?”
「大學生們現在不是放假期間嗎?」
[그렇긴 하지. 걘 계절학기 안 듣나? 동아리 활동 할 수도 있잖아.]
是啊。他不修季節學期嗎?也可以參加社團活動啊。
“세 개의 대학을 털기엔 반경 거리가 너무 넓어. 곧 뉴욕으로 다시 돌아갈 거라 그럴 시간도 없고 아무래도 이 근처를 한 번 더 돌아봐야겠어. 애들 좀 이 오피스텔로 모아야겠는데?”
「要搶三所大學的話,範圍實在太廣了。再說我很快就要回紐約了,根本沒有時間,還是得再在這附近轉一圈。得把那些孩子們叫到這個公寓來。」
[조심해라. 너도 지금 쫓기는 처지잖아.]
小心點。你現在也處於被追的境地吧。
“알아서 한다.” 「我會自己處理。」
통화를 종료한 신차인은 현관으로 다가갔다. 그곳엔 피로 얼룩진 쇠 파이프가 있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그걸 집어 들었다.
通話結束後,新車主走向玄關。那裡有一根沾滿血跡的鐵管。他毫不猶豫地將它拾起。
* * *
“초콜릿이 참 달다 그치?”
“巧克力真的很甜對吧?”
“그러게요.” “是啊。”
라면을 다 먹은 둘은 거실 테이블에 초콜릿을 잔뜩 풀어놓고 바닥에 앉아 먹기 시작했다. 민준이 사 온 초콜릿은 도화가 처음 보는 브랜드였다. 평소 편의점에서 사 먹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게 부드럽고 달았다.
吃完拉麵的兩人把滿滿一桌的巧克力擺在客廳的桌子上,坐在地上開始吃。敏俊買來的巧克力是道華第一次見到的品牌。與平常在便利店買的巧克力相比,這個品牌的巧克力柔滑而甜美,完全是不同的層次。
특히나 동글동글한 초콜릿이 맛있었다. 안에는 시럽이 있는데 쌉싸름하면서도 달았다. 묘하게 중독성이 있었고 먹을수록 기분도 붕 떴다. 세상이 뱅글뱅글 돌아가는 느낌도 들었다. 이런 가운데 도화는 민준의 단점을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바라보았다. 예상했었지만, 쉽지 않았다. 조금 전 라면을 먹을 때도 그릇을 치울 때도 그에게만 빛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特別是圓圓的巧克力非常好吃。裡面有糖漿,既苦又甜。奇妙地讓人上癮,越吃心情越高漲。感覺整個世界都在旋轉。在這樣的情況下,桃花瞪大眼睛,專注地尋找閔俊的缺點。雖然預料到了,但並不容易。剛才吃拉麵時,無論是吃完還是收碗,似乎只有他身上有光芒。
[사랑해.] 我愛你。
그러지 않아도 심장이 울렁거려서 미치겠는데 TV 소리에 심장이 더 요란스럽게 뛰어 댔다. 현재 민준은 로맨스 드라마를 집중해서 보고 있었다.
心臟本來就因為緊張而狂跳不已,現在電視的聲音更是讓心臟跳得更加劇烈。此刻,閔俊正專心地看著一部浪漫劇。
참 묘했다. 얼마 전에 보았던 교양 프로그램에 의하면 사이코패스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도 공감도 못 한다고 했다. 이런 민준이 로맨스 드라마를 즐겨 본다는 건 어울리지 않았다. 하긴 생각해 보면 사이코패스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럼 민준은 정상인인 걸까?
真是奇妙。根據我不久前看到的教養節目,心理病態者無法理解或共鳴他人的情感。這樣的敏俊卻喜歡看浪漫劇,實在不太搭。仔細想想,心理病態者愛上某人或喜歡某人,這本身就是不合邏輯的事。那麼,敏俊是正常人嗎?
[나도 사랑해.] 我也愛你。
두 남녀는 서로를 바라보더니 키스를 시작했다. 도화는 왜 또 저런 장면이 나오나 싶어 당황스러웠다. 민망함에 화면에서 눈을 뗐다. 그런데 민준은 뚫어져라 키스 신을 보고 있었다. 그것도 제 입술을 만지면서.
兩名男女互相凝視,然後開始親吻。桃花感到困惑,心想為什麼又出現這樣的場景。她因為尷尬而移開了視線。然而,閔俊卻目不轉睛地盯著那個親吻的畫面,甚至還用手觸碰自己的嘴唇。
도화는 그가 키스하자고 할까 봐 긴장되기 시작했다. 아직 양치질도 안 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민준의 입맛을 고려한다고 라면을 맹맹하게 끓인 탓에 김치를 많이 먹어서 난감했다. 안 되겠다. 마음껏 키스하려면 지금이라도 양치질을 해야 했다. 도화는 입안에 있던 초콜릿을 삼켰다.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테이블에 손바닥을 짚었다. 그러자 민준은 TV에서 눈을 떼고 도화의 팔목을 잡았다.
桃花開始緊張,擔心他會要求吻她。因為她還沒有刷牙。而且,考慮到閔俊的口味,她把泡麵煮得淡而無味,吃了很多泡菜,讓她感到尷尬。不行,想要盡情地吻他,現在就得刷牙。桃花吞下了嘴裡的巧克力,準備從椅子上起身,手掌撐在桌子上。這時,閔俊從電視上移開目光,抓住了桃花的手腕。
“선배 어디 가요?” 「前輩要去哪裡?」
“아, 양치질 좀 하려고.”
“啊,我想刷牙。”
“무슨 양치질을 벌써 해요? 초콜릿마저 먹어야죠.”
“你怎麼這麼早就刷牙了?還沒吃巧克力呢。”
민준은 테이블 위를 가르쳤다. 부지런히 먹긴 했지만, 아직 초콜릿은 반의반도 줄지 않았다.
敏俊指著桌子。雖然他努力地吃,但巧克力還是沒有減少一半。
“다 먹고 나서 양치질 같이해요.”
“吃完後一起刷牙吧。”
“하…. 하지만…….” “哈……但是……”
“왜요?” “為什麼?”
“입 냄새가 나서 그래…….”
「因為有口臭……。」
도화는 제 팔목을 잡은 민준의 손을 밀어냈다. 그러자 민준은 도화를 향해 얼굴을 내밀었다.
桃花推開了抓住她手腕的閔俊的手。隨後,閔俊向桃花靠近了臉。
“음, 모르겠는데요?” “嗯,我不知道呢?”
“아니야 키스하려면 양치질해야 해.”
“不是,要親吻之前得刷牙。”
“우리 도화 지금 키스하고 싶어?”
“我們的桃花現在想要親吻嗎?”
갑자기 반말을 꺼낸 민준은 도화의 턱을 잡았다. 그와 동시에 그에게서 달콤한 페로몬이 번지기 시작했다. 그 향기 탓인지 도화의 얼굴은 점점 더 빨개졌고 두 손으로 제 얼굴을 가렸다. 그러면서 민준의 손이 멀어졌다.
突然用半語氣說話的閔俊抓住了道華的下巴。與此同時,甜美的費洛蒙開始從他身上散發出來。也許是因為那股香氣,道華的臉越來越紅,雙手捂住了自己的臉。隨著這樣,閔俊的手漸漸遠離了。
“전 양치질 안 해도 상관없어요.”
「我不刷牙也沒關係。」
“아니야. 내가 싫어.” “不是的。我不喜歡。”
민준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었다.
我只想在敏俊面前展現最好的自己。
서서히 민준은 도화 옆에 붙었다. 점차 도화의 심장은 터질 듯이 뛰기 시작했다.
徐徐地,閔俊靠近了桃花。漸漸地,桃花的心臟開始如同要爆炸般地跳動。
“그러니까 더 키스하고 싶잖아요.”
“所以我更想親吻你。”
“아니야! 절대 안 돼!”
“不是的!絕對不行!”
도화는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달려갔다. 서둘러 분홍 칫솔을 꺼내 양치질을 맹렬하게 시작했다. 키스하면서 절대 김치 냄새를 풍길 수 없었다.
桃花急忙從座位上起身,衝向浴室。她匆忙拿出粉紅色的牙刷,開始猛烈地刷牙。親吻的時候絕對不能散發出泡菜的味道。
그렇게 양치를 마치고 나온 도화는 욕실 문을 열었다.
如此,洗漱完畢的桃花打開了浴室的門。
“깜짝이야.” “嚇我一跳。”
민준이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는 도화를 다정하게 바라보더니 안으로 들어왔다.
敏俊站在門前。他溫柔地看著桃花,然後走了進去。
“저도 양치질 좀 할게요.”
“我也要刷牙了。”
“아, 응.” “啊,嗯。”
도화는 몸을 물려 욕실에서 나왔다. 이제 진짜 키스해야 하는 타이밍이 찾아온 것 같았다. 테이블로 돌아와서 바닥에 앉은 도화는 손에 땀이 났다. 민준과 하루 이틀 키스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긴장을 풀기 위해 시럽이 든 초콜릿을 집어 먹기 시작했다. 양치하고 난 뒤인데도 참 맛있었다. 또 점점 몸이 붕 뜨는 것 같고 가라앉았던 기분도 달아올랐다.
桃花從浴室出來,身體微微顫抖。現在似乎真的到了該親吻的時刻。回到桌子旁,坐在地上的桃花手心裡全是汗。明明不是第一次和閔俊親吻。為了放鬆緊張的心情,她開始吃起了裹著糖漿的巧克力。雖然剛刷過牙,但依然覺得美味。身體漸漸感到飄浮,之前沉重的心情也隨之升溫。
이내 양치를 마친 민준은 도화 옆에 자연스레 앉았다.
民俊漱口完畢後,自然地坐在桃花旁邊。
“선배 지금 열나요?” 「前輩,現在開門嗎?」
“응? 열?” “嗯?熱?”
도화는 초콜릿을 입안에 한가득 넣은 상태로 제 이마를 만졌다.
桃花用滿口的巧克力觸碰了自己的額頭。
“아니 괜찮은데?” “啊,不,沒關係嗎?”
“그래요?” “真的嗎?”
민준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더니 도화가 들고 있던 초콜릿을 뺏더니 자신이 먹었다. 그의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
敏俊歪了歪頭。然後,他搶過桃花手中的巧克力,自己吃了下去。他的眉頭微微皺起。
“이거 위스키 초콜릿이네요.” “這是威士忌巧克力呢。”
“웅? 뭐? 술 들어간 초콜릿인 거야?”
“嗯?什麼?是加了酒的巧克力嗎?”
어떤지 왜 이리 알딸딸하게 맛있나 싶었다.
怎麼會這麼清爽可口呢?
“아까부터 이상하다 싶었어요. 그만 먹어요.”
“我從剛才就覺得不對勁。別再吃了。”
“웅. 그런데 넌 열 안나? 같이 먹었잖아.”
“嗯。不過你不發燒嗎?我們不是一起吃過嗎。”
“전 괜찮아요. 선배가 만들어 준 저녁을 먹어서 그런지 오히려 기운이 나는 것 같아요.”
“我沒事。可能是因為吃了前輩做的晚餐,反而覺得精神了起來。”
“진짜?” “真的嗎?”
“선배 요리 정말 잘하네요. 다 맛있어요.”
「前輩,您的料理真的很好吃。全部都很好。」
민준은 다정하게 웃었다. 칼부림하던 그의 모습이 흐려질 정도로 착하게만 보였다. 도화는 그를 향한 미안함이 점점 커졌다.
敏俊溫柔地笑了。即使他曾經揮舞著刀具的樣子變得模糊不清,但看起來依然如此善良。桃花對他的歉意愈發加深。
“그런데 알리오 올리오는 맛 없었잖아.”
“可是阿里奧奧利奧不好吃啊。”
“아닌데 맛있었는데.” “不是的,真的很好吃。”
“아니라니까. 너 골탕 먹이려고 거기에 식초랑 레몬 잔뜩 넣었어.”
“我不是這樣說的。我是故意在裡面放了很多醋和檸檬來整你。”
위스키 초콜릿 탓일까? 아니면 폭탄 알리오 올리오로 인해 양심의 가책이 만들어 낸 충동인 걸까. 결과적으로 도화는 제 무덤을 파는 말을 하고야 말았다.
是威士忌巧克力的錯嗎?還是因為炸彈蒜香義大利麵而產生的良心不安所引發的衝動?結果,桃花終究說出了挖自己墳墓的話。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這不是這樣的!這不是這樣的!
도화는 황급히 두 손 들었다.
桃花急忙舉起雙手。
“내가 지금 제정신이 아니야. 헛소리한 거야 헛소리!”
“我現在神志不清。我是在胡說八道!”
점차 민준의 눈동자는 침몰하는 배처럼 가라앉았다.
漸漸地,閔俊的眼神像沉沒的船一樣沉了下去。
“왜 날 골탕 먹이려고 한 건데요?”
“你為什麼要整我呢?”
“아…. 으음 아……. 우….”
“啊……嗯啊……呜……”
당혹스러운 도화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웅얼거리기만을 반복했다.
困惑的桃花不知該如何表達,只是一再喃喃自語。
“나도화 너 나 싫어했구나.”
“那朵花,你原來討厭我啊。”
민준의 날카로운 발언에 도화는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敏俊的尖銳言辭讓道華的眼眶開始泛紅。
“민준아. 나 죽일 거야?”
「敏俊啊。你要殺了我嗎?」
민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침묵으로 긍정을 표하는 것 같았다. 도화는 사람을 조지던 민준의 모습이 눈앞으로 스쳐 지나갔다. 이젠 그 희생양이 자신이 되겠지. 지금 도화가 할 수 있는 건 하나뿐이었다.
敏俊沒有回答。似乎用沉默表達了肯定。桃花的腦海中閃過敏俊曾經折磨人的樣子。現在那個替罪羊將會是自己。此刻桃花能做的只有一件事。
도화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현관을 향해 달렸다. 하지만 초콜릿의 위스키 때문에 취한건지 몸이 휘청거렸고 뭔가가 발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우당탕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당황한 도화는 그곳을 보았다. 스탠딩 행거가 누워 있었고 걸려 있던 민준의 재킷도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재킷 아래로 홀스터에 들어 있는 권총이 눈에 들어왔다.
桃花立刻從座位上站起來,朝玄關奔去。然而,或許是因為巧克力威士忌的關係,她的身體搖搖欲墜,結果被什麼東西絆倒了,摔了下去。砰的一聲響起。驚慌的桃花朝那邊看去,發現衣架倒在地上,掛著的閔俊外套也掉了下來。然後,她的視線落在外套下的槍套裡的手槍上。
“헉.” “哇。”
그러지 않아도 겁먹을 대로 먹은 도화는 심장이 오그라들었다.
桃花本就嚇得不輕,心臟緊縮了起來。
뒤이어 민준이 따라오는 게 보였다. 도화는 총을 들고 몸을 일으켰다. 어느 새 민준은 가까이 있었다. 그의 얼굴엔 표정이 없었다. 두려움에 휩싸인 도화는 고함쳤다.
隨後,民俊跟在後面。桃花舉起槍,站了起來。此時,民俊已經靠近了。他的臉上沒有表情。被恐懼籠罩的桃花大喊了起來。
“알리오 올리오는 네가 싫어서 그렇게 만든 게 아니야! 사실 너한테 관심 끌고 싶어서 그랬던 거야. 차민준 사랑해!”
“阿里奧·奧利奧不是因為討厭你才這樣做的!其實我是想引起你的注意才這樣的。車閔俊,我愛你!”
그리고 운동화를 신고 현관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민준의 비위를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죽임당하지 않으려면 이럴 수밖에 없었다. 도망쳐야 했다.
然後穿上運動鞋衝出玄關。為了不惹惱敏俊而不被殺掉,別無選擇,只能這樣。必須逃跑。
“일부러 그랬던 거 다 알고 있었는데. 귀엽네. 진짜.”
“我知道你故意這樣做。真可愛。真的。”
민준은 키득거리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敏俊輕聲笑著,歪著頭。
“그런데 왜 도망가는 거지? 밖에서 키스하자는 건가?”
“那麼為什麼要逃跑呢?是在外面想要親吻嗎?”
그의 눈동자가 변태처럼 빛나더니 도화를 쫓기 시작했다.
他的眼睛閃爍著變態般的光芒,開始追逐桃花。
“헉헉!” “哈!哈!”
도화는 온몸을 다해 계단을 내려갔다. 엘리베이터를 탈까 싶었지만 하필이면 1층에 있어서 21층까지 올라올 때까지 시간을 굉장히 먹을 것 같았다.
桃花全身心地下了樓梯。雖然想搭電梯,但偏偏電梯在一樓,感覺上到二十一樓會花費很多時間。
그래서 두발로 내려가고 있는데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어 혼란스러웠다. 하필이면 왜! 위스키 초콜릿을 먹었던 것이며 왜! 골탕 먹이려고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었다고 말해 버린 걸까? 도화는 자신의 멍청함에 기가 막혔다.
所以我正用雙腿下去,心中感到困惑,這到底是在做什麼呢?偏偏為什麼!我吃了威士忌巧克力,為什麼!還說是故意要讓我難堪才做了蒜香義大利麵?桃花對自己的愚蠢感到無言以對。
얼마나 내려갔을까 반복되는 층계참만 마주하던 도화는 점점 체력이 벅찼다.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몸을 벽에 밀착했다. 혹여나 민준이 어디까지 내려왔을까 싶어 살폈다. 딱히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번 민준이 사람을 해치던 장면을 목격했던 그 호텔에서도 갑자기 튀어나오지 않았던가. 긴장을 놓아서는 안 되었다. 벽에 등을 바짝 대고 게처럼 옆으로 움직였다.
到底下了多少層呢?不斷重複的樓梯平台讓桃花漸漸感到力不從心。她暫時停下動作,將身體緊貼在牆上。心中不禁想,敏俊到底下來了多少層呢?四周似乎沒有什麼動靜。然而,上次在那家酒店目擊敏俊傷害人的場景,難道不是突然出現的嗎?她不能放鬆警惕。桃花將背部緊貼牆壁,像螃蟹一樣向側面移動。
민준은 상당히 기분 나빠 보였다. 이런 가운데 도화가 총까지 들고 도망쳐 버렸으니 오죽할까. 이 상태에서 잡히는 건 자살 행위였다. 하지만 계속 이런 식으로 도망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체력도 바닥을 향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의 화가 가라앉을 때까지만 어딘가에 숨어 있어야 할 것 같았다.
敏俊看起來相當不悅。在這種情況下,桃花竟然還拿著槍逃跑,真是讓人無法想像。在這種狀態下被抓住簡直就是自殺行為。然而,這樣一直逃下去也不是辦法。畢竟他的體力已經快耗盡了。他覺得自己應該在某個地方藏起來,直到他的怒火平息為止。
은신할 만한 곳을 찾아 계단을 하나 더 내려왔다. 하지만 다른 집 현관문만 보일 뿐 적당한 공간이 없었다. 마음은 조급한데 원하는 결과가 보이지 않자 착잡했다. 결국, 그냥 계단을 계속 내려가기로 했다.
我找了個可以隱藏的地方,往下走了一層樓梯。然而,只能看到其他房子的門口,並沒有合適的空間。心中焦急,但看不到想要的結果,感到有些沮喪。最後,我決定繼續往下走樓梯。
얼마나 같은 층계참과 계단을 반복했을까. 드디어 탁 트인 로비가 눈에 들어왔다. 밖으로 향하는 문도 보였다. 도화는 드디어 숨을 만한 곳을 찾을까 싶어 냉큼 다가가 밖으로 나왔다.
到底重複了多少次同樣的樓梯和階梯呢。終於,開闊的大廳映入眼簾。也看到了通往外面的門。道花心想終於可以找到一個可以喘息的地方,便急忙走上前,走了出去。
“아 추워!” “好冷!”
1월 말인 데다 해는 이미 저물어 버린 지 오래여서 어둑했고 불어오는 바람도 상당히 강했다. 그 탓에 몸이 저절로 공처럼 움츠려졌다. 다시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갈까 싶었다. 숨는다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섰고 그냥 민준에게 무릎을 꿇고 빌까 싶었다.
一月底,天色早已暗淡,陽光早已落下,四周變得昏暗,吹來的風也相當強勁。這讓我的身體不由自主地縮成了一團。我開始考慮是否要再回到公寓裡去。隱藏在這種情況下實際上是不可能的,我不禁想,或許不如向閔俊跪下求情。
“이놈의 입이 문제다. 문제야.”
“這小子的嘴真是個問題。問題就是在這裡。”
도화가 제 입술을 때리며 자책할 때였다.
當畫家拍打自己的嘴唇自責的時候。
“꺄악!” “啊!”
저 멀리서 여자의 비명이 들렸다. 도화는 잔뜩 긴장하며 그곳으로 시선을 향했다. 오피스텔 단지만 보일 뿐이었다. 가로등이 곳곳에 있지만, 사람의 형태나 그림자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의아해진 도화는 고개를 갸웃했다.
遠處傳來一聲女子的尖叫。桃花緊張地將目光投向那裡。只看見公寓大樓的輪廓。雖然路燈到處可見,但卻看不見任何人的身影或影子。感到疑惑的桃花歪了歪頭。
“뭐지?” “這是什麼?”
112이라도 신고해야 하나 싶어 폰을 꺼내려 바지 주머니를 뒤적였다. 하지만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빌어먹게도 집에 두고 온 모양이었다.
112 還是要報警嗎?我想著,便開始在褲子口袋裡翻找手機。然而什麼也沒有找到。可惡,似乎是把它留在家裡了。
“나 진짜 바보 아냐?”
“我真的不是傻瓜嗎?”
그리고 더는 비명이 들리지 않았다. 대신에 남녀가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여자의 목소리가 상당히 컸다.
然後再也聽不見尖叫聲了。取而代之的是男女喧鬧的聲音。女人的聲音相當大。
“잘못 들었나?” 「我聽錯了嗎?」
비명이 아니라 그저 말소리였던 모양이었다. 도화는 제 귀를 만지며 안도했다. 그것도 잠시였다.
似乎並不是尖叫,而只是說話聲。桃花觸摸著自己的耳朵,鬆了一口氣。但這種感覺並沒有持續多久。
등 뒤로 드리워진 그림자와 함께 제 어깨를 잡는 손길이 느껴졌다.
背後投射的陰影中,感受到一隻握住我肩膀的手。
“으악!” “啊!”
도화는 거의 경련하며 뒤로 물러났다.
桃花幾乎抽搐著向後退去。
“선배.” “前輩。”
민준이 보였다. 상당한 바람이 불어와서 머리칼이 흩날리는 상황임에도 미모는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敏俊出現了。儘管強風呼嘯,頭髮飄揚,但他的容貌依然光彩照人。
“여기서 뭐 해요?” 「你在這裡做什麼?」
그는 이번에도 기척을 숨기고 줄곧 따라오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도화는 막막함에 몸을 잔뜩 움츠렸다. 바람도 계속 불고 있어서 덜덜 떨렸다. 달랑 셔츠 한 장 입은 채 뛰쳐나온 도화와 다르게 민준은 재킷을 걸치고 있었다.
他似乎這次也隱藏了氣息,始終在跟隨著。桃花因為無助而全身縮成一團。風也不斷吹來,讓她顫抖不已。與只穿著一件襯衫就衝出來的桃花不同,閔俊則披著外套。
“이리 와요.” “過來。”
민준은 입고 있던 재킷을 벗더니 도화의 몸에 걸쳐 주었다. 그의 체온과 페로몬이 잔뜩 묻어 있었다. 덕분에 따뜻했으나 마음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긴장하며 민준을 살폈다. 딱딱한 표정은 아니었고 화가 난 것 같지도 않았다.
敏俊脫下了身上的外套,披在道花的身上。他的體溫和費洛蒙都沾染在上面。雖然感覺到溫暖,但心裡卻完全不是如此。我緊張地打量著敏俊。他的表情並不僵硬,也似乎沒有生氣。
하지만 놈은 정상이 아니다. 사람을 해할 때도 얼굴만큼은 얼마나 온화했던가. 어쩌면 지금 저 부드러워 보이는 표정이 반대로 화가 났다는 걸 증명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냥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비굴하게 매달리다 보면 아무리 놈이라도 풀리지 않을까.
但是那傢伙並不正常。即使在傷害別人的時候,臉上的表情是多麼的溫和。或許現在那副看似柔和的表情反而證明了他心中憤怒的存在。我想我應該直接道歉。即使是那傢伙,若是卑微地懇求,或許也能解開這個僵局。
“민준아……. 있잖아. 나.” “敏俊啊……. 你知道嗎。 我。”
도화는 세상 불쌍한 얼굴이 되어 말을 꺼내려고 할 때였다.
桃花面露世間的可憐神情,正想開口說話。
민준의 손이 도화가 들고 있던 총에 닿았다. 그 순간 도화의 머릿속으로 강릉에 가는 길에 민준이 사람들을 아무렇지 않게 총으로 쏘아댔던 모습이 아른거렸다. 공포심이 커졌다. 당장 민준이 이 총을 잡고 도화의 머리를 향해 쏘아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敏俊的手觸碰到了道華手中的槍。那一瞬間,道華腦海中浮現出在江陵的路上,敏俊毫不在意地朝人們開槍的情景。恐懼感加劇。眼下的情況,敏俊若是握著這把槍對準道華的頭部開槍,也並不奇怪。
“민준아! 나 너 많이 좋아해!”
“敏俊啊!我非常喜歡你!”
우선 도화는 민준의 노여움이 풀리길 바라며 우선 소리쳤다. 그러자 민준은 놀란 듯이 눈이 커지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首先,桃花希望閔俊的怒氣能夠消散,於是大聲喊道。隨後,閔俊驚訝地睜大了眼睛,然後點了點頭。
“알아요.” “我知道。”
“응! 그러니까 오해 말고 화내지 마.”
“嗯!所以不要誤會,也不要生氣。”
“저 화 안 났어요. 그런데 선배야말로 절 좋아한다면서 왜 계속 도망치려고 해요?”
“我沒有生氣。但是學長,你明明說過喜歡我,為什麼還是一直想要逃避呢?”
민준의 얼굴엔 황당함이 가득했다. 총에 살짝 걸쳐져 있던 그의 손은 서서히 움직이더니 총을 잡았다. 당장 빼앗아서 쏠 기세처럼 느껴졌다. 겁먹을 대로 먹은 도화는 작은 입을 오물거리기 시작했다.
敏俊的臉上充滿了驚訝。他的手輕輕地搭在槍上,慢慢地開始移動,然後握住了槍。彷彿隨時都會奪過來開槍的樣子。嚇得不輕的桃花開始小嘴巴不停地咀嚼。
“아니 나 지금 도망치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게……. 나 산책 좀 다녀올게.”
“不是我現在想要逃跑,而是……我去散步一下。”
머리가 굳어 버린 도화는 스스로가 생각해도 멍청한 핑계를 댄 뒤 다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어깨에 걸쳐있던 재킷은 떨어져 버렸다. 민준은 한 번 더 황당하다는 듯이 바닥에 떨어진 재킷을 잡아 들었다. 그리고 멀어져가는 도화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頭腦僵硬的桃花自認為是個愚蠢的藉口,然後再次開始奔跑。這樣一來,肩上的外套便掉了下來。閔俊再次驚訝地撿起掉在地上的外套,然後望著越來越遠的桃花喃喃自語。
“아무래도 이제 사육 방식을 바꿔야겠어.”
“看來我該改變飼養方式了。”
* * *
“하아, 하아.” “哈啊,哈啊。”
도화는 다시 오피스텔 단지 안을 달렸다. 솔직히 춥고 숨을 데도 딱히 없었다. 게다가 지금 이러는 게 민준의 화를 부추기는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어쩔 줄 몰랐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질릴 뿐이었다. 게다가 이 오피스텔 단지가 넓은 곳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막상 달리다 보니 상상 이상으로 넓고 큰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桃花再次在公寓大樓內奔跑。老實說,天氣寒冷,根本沒有地方可以喘息。而且,明知道這樣做會激怒閔俊,但她卻無法控制自己。腦海中一片空白。她知道這個公寓大樓很大,但實際奔跑起來卻發現比想像中更為寬廣和宏偉。
게다가 기온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서 너무 추웠다. 콧물도 나오고 몸 여기저기도 쑤시는 기분이었다.
而且氣溫不斷下降,實在是太冷了。鼻涕也流出來,身體各處都感到酸痛。
“어쩌지……. 어쩌지…….” “怎麼辦……怎麼辦……。”
차가운 바람이 한 번 더 불어닥쳤다. 도화는 파르르 떨었다. 한동안 집안에서만 생활한 데다 복도나 로비도 따뜻해서 겨울 날씨를 망각하고 있었다.
寒風再次襲來。桃花顫抖著。由於在家裡生活了一段時間,加上走廊和大廳都很暖和,她已經忘記了冬天的寒冷。
“추워 죽겠다.” 「冷得要命。」
도화는 숨을 만한 곳을 찾기 위해 큰 눈을 이리저리 굴려 댔다. 마땅찮았다. 대신에 넓은 쓰레기장이 보였다. 그곳엔 드럼통이 있었는데 안에는 각목이 쌓여 있었고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누군가가 불을 지핀 모양이었다. 너무너무 추운 도화는 본능적으로 다가가 두 손을 들어 불을 느꼈다.
桃花四處張望,尋找可以藏身的地方。卻沒有合適的選擇。取而代之的是一片寬廣的垃圾場。那裡有一個油桶,裡面堆滿了木棍,火焰正熊熊燃燒著。看來是有人點燃的。寒冷刺骨的桃花本能地走近,舉起雙手感受著火焰的溫暖。
“아, 살겠다.” “啊,活下去了。”
정말 따뜻했다. 이 안도감도 잠시 도화의 얼굴엔 근심이 드리워졌다.
真的很溫暖。然而,這份安心感稍縱即逝,桃花的臉上卻浮現出憂慮。
“하…. 어쩌지……. 민준이는 무서운데……. 날은 너무 춥고.”
“哈……該怎麼辦……敏俊好可怕……天氣太冷了。”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애초에 폭탄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지 말 걸 후회만 들었다. 그렇게 몇 분 있다 보니 몸은 온기를 어느 정도 찾았고 혹여나 이 불을 지핀 주인이 오기라도 할까 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얼른 벗어나기 위해 발을 내디뎠다.
這是一個無法左右的情況。如果早知道會這樣,我真該一開始就不做這道香蒜橄欖油義大利麵,心中充滿了後悔。過了幾分鐘,我的身體逐漸找回了一些溫暖,但又開始擔心那點燃這火焰的主人會不會回來。於是我急忙踏出一步,想要逃離這裡。
그 순간 뭔가를 밟고 미끄러졌다. 그걸 인지함과 동시에 몸이 기울어지며 넘어졌다. 딱딱하거나 아프지는 않았다. 하지만 달갑지 않은 푹신함이 느껴졌다. 당황한 도화는 제 상태를 살폈다. 하필이면 쓰레기봉투가 잔뜩 쌓여 있는 곳에 넘어진 것이었다. 쓰레기봉투 일부는 터져 있어서 내용물이 다 튀어나와 있었다. 기분 나쁜 끈적함이 손바닥과 바지에서 느껴졌다. 그리고 몸 곳곳에 휴지, 과자 봉지가 붙어 있었다.
就在那一瞬間,我踩到了什麼東西,滑了一下。意識到這一點的同時,身體也傾斜著摔了下去。並不硬,也不痛,但卻感受到一種不太愉快的柔軟感。驚慌失措的桃花檢查了自己的狀態。偏偏摔倒的地方是堆滿垃圾袋的地方。一些垃圾袋已經破裂,裡面的東西全都噴了出來。手掌和褲子上感受到一種令人不快的黏膩感。而且身體的各個地方都黏著紙巾和零食袋。
“이게 뭐야!” “這是什麼!”
환장할 노릇이었다. 얼른 피하듯이 몸을 일으켰다. 제 몸에서 썩은 내가 나는 것 같았다. 비참했다. 마치 민준이를 벗어나니 벌을 받은 기분이었다.
我快要瘋掉了。急忙地站起身來。感覺自己身上散發著腐臭。真是悲慘。就像是脫離了閔俊,卻感到受到了懲罰。
도화는 울적한 마음으로 쓰레기장을 벗어났다. 한 번 더 강풍이 불어오며 머리칼은 산발이 되었다.
桃花帶著憂鬱的心情走出了垃圾場。又一次強風襲來,頭髮變得凌亂不堪。
서러웠다. 괜히 눈물도 나오고 콧물도 줄줄 나왔다. 정신을 놓고 걷다 보니 저와 민준이 함께 머물고 있던 그 오피스텔 건물이 보였다. 결국, 돌고 돌아서 제자리걸음 한 셈이었다.
心中感到悲傷。不知不覺淚水流下,鼻涕也止不住地流出來。失神地走著,眼前出現了我和閔俊曾經一起住的那棟公寓大樓。最終,這一切不過是繞了個圈子,回到了原點。
황당해진 도화는 한숨을 뱉었다. 솔직히 지금 폰도 지갑도 다 두고 나왔고, 어디 숨으려니 마땅찮았고 날도 너무 추웠다. 그냥 민준에게 잘못했다고 싹싹 빌기로 다시 마음먹었다. 로비로 다시 들어왔다. 그제야 얼어붙었던 몸이 녹아내리는 걸 느꼈다.
道化感到無奈,嘆了口氣。老實說,現在連手機和錢包都留在了家裡,無處可藏,天氣又冷得讓人難以忍受。她決定向閔俊誠心道歉,於是重新下定了決心。她再次走進大廳,這時才感覺到僵硬的身體逐漸融化。
“왔네요.” “來了呢。”
마치 도화의 행동을 읽기라도 한 듯이 민준이 로비 벽에 기댄 채 서 있었다. 깜짝 놀란 도화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했지만 겨우 힘을 줬다.
民俊似乎讀懂了道花的行動,靠在大廳的牆上站著。驚訝的道花瞬間感到腿軟,差點坐倒,但她勉強穩住了身體。
“민준아…….” “敏俊啊……。”
그는 벽에서 몸을 떼고 다가왔다.
他從牆邊走了過來。
“추운데 무슨 산책을 그렇게 다녀요. 어?”
“這麼冷的天,怎麼還去散步呢?嗯?”
민준은 도화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았다. 그리고 놀란 표정이 되어 다가오기 시작했다. 도화는 당황하며 몸을 뒤로 물렀다.
敏俊從頭到腳打量了桃花。然後,他露出了驚訝的表情,開始朝她走去。桃花驚慌地向後退去。
“오지 마!” “不要來!”
“아니, 어디에서 뭐 하고 온 거에요? 쓰레기장이라도 구르다 왔어요?”
“不是,你從哪裡來的?是從垃圾場滾回來的嗎?”
“헉…. 어떻게 알았어?” “哇…. 你怎麼知道的?”
혹시 이 새끼. 제가 난리 치는 걸 보기라도 했나 싶었다.
或許這小子。難道他看到了我在鬧事嗎?
“이리 와 봐.” “過來看看。”
민준은 도화의 팔목을 잡더니 당겼다. 그 완력이 상당히 강해서 피하려고 하지만 소용없었다.
敏俊抓住桃花的手腕,然後用力一拉。那股力量相當強大,雖然她試圖躲避,但毫無用處。
민준은 망설임 없이 도화의 콧물을 손으로 닦았다. 도화는 민망함에 얼굴이 새빨개졌고, 그가 만졌던 인중과 코를 손으로 가렸다. 어째 매번 민준의 앞에 있기만 하면 자신이 칠칠치 못한 인간이라도 된 기분이었다. 아니 실제로 맞겠지. 젠장.
敏俊毫不猶豫地用手擦掉了桃花的鼻涕。桃花因為害羞而臉紅,並用手遮住了他觸碰過的鼻樑和鼻子。每次站在敏俊面前時,她總有種自己變得笨拙的感覺。其實這也許是事實。真是該死。
“선배는 혼자 밖을 나가면 안 되겠어요. 산책을 어떻게 했길래 이럴까 싶어.”
「前輩一個人出去可不行啊。我在想你到底是怎麼散步的,才會變成這樣。」
민준은 도화를 바라보며 혀를 찼다. 그의 눈빛에서 실망감이 감도는 것 같았다. 그와 동시에 도화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슬픔도 밀려왔다. 항상 다정한 그에게 외면받는다는 건 상상 이상으로 고통이라는 걸 깨달았다.
敏俊望著桃花,忍不住嘖了一聲。他的眼神中似乎流露出失望的情緒。與此同時,桃花的心猛然一沉。悲傷也隨之湧上心頭。被一向溫柔的他冷落,讓她明白這種痛苦遠超過她的想像。
잠깐 나도화 왜 슬퍼하는 거야? 더러움으로 안전 이별할 기회잖아!
等一下,為什麼你在難過呢?這不是一個用骯髒的方式安全分手的機會嗎!
“그래서…. 민준아 나 별로야?”
“所以…. 敏俊啊,我不太好嗎?”
헤어지자는 답을 고대하며 도화는 고개를 들었다. 도화를 내려다보던 민준은 이내 제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等待著分手答案的道花抬起了頭。俯視著道花的閔俊隨即撥了撥自己的劉海。
“아니. 존나 예뻐요.” “不是。真的很漂亮。”
“예쁘다고?” “漂亮嗎?”
예상을 비켜난 그의 대답에 도화의 입이 떡 벌어졌다. 혹시 자신의 꼴이 생각보다 최악은 아닌가 싶어 고개를 돌렸다. 마침 그곳에 거울이 있어 제 모습이 보였다. 누군가가 쥐어뜯은 것처럼 헝클어진 머리, 두 뺨은 검댕도 묻어 엉망진창이었다. 여기에 콧물을 찔찔 흘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은 동네 바보가 따로 없었다.
出乎意料的回答讓道花驚訝得張口結舌。她不禁懷疑自己的模樣是否比想像中更糟,於是轉過頭去。恰好那裡有一面鏡子,她看到了自己的樣子。頭髮凌亂得像是被人撕扯過,兩頰上沾滿了黑灰,狼狽不堪。再加上流著鼻涕的自己,簡直就像是村裡的傻瓜。
지금 누굴 놀리나. 도화는 다시 고개를 돌려 민준을 보았다.
現在在嘲笑誰呢。桃花再次轉過頭來看著閔俊。
“지금 거지꼴인데 뭐가 예뻐!”
“現在一副乞丐的模樣,哪裡好看!”
“왜요? 전 귀여운데. 아 콧물.”
“為什麼?我很可愛啊。啊,流鼻涕。”
민준은 한 번 더 도화의 콧물을 손으로 훔쳤다. 눈치도 없는 콧물은 이런 상황에서도 줄줄 나오고 있었다. 민망해진 도화가 황급히 몸을 뒤로 물리려고 하자 민준이 되려 당겼다. 그러다 보니 그의 두 팔에 감겨 안긴 상태가 되었다. 지금 제 몸에 쓰레기 냄새가 풍기는데 이 새끼는 아무렇지 않나? 문득 사랑에 빠지면 콩깍지가 씌어 모든 게 사랑스러워 보인다는 말이 떠올랐다. 어째서인지 가슴이 떨렸다.
敏俊再次用手擦了擦道花的鼻涕。毫無察覺的鼻涕在這種情況下依然不斷流出。感到尷尬的道花急忙想要往後退,卻被敏俊拉了回來。結果,他的雙臂就這樣環住了她。此刻身上散發著垃圾的氣味,這傢伙卻毫不在意?突然想起了戀愛時會被情感蒙蔽,所有事物都顯得可愛的說法。不知為何,心中一陣顫動。
“선배 우리 여기에서 키스할까요?”
「前輩,我們在這裡親吻一下好嗎?」
“키스는 무슨 키스야?” 「吻是什麼吻啊?」
너무 생뚱맞은 제안이라 목소리가 저절로 커졌다.
這個提議實在太突兀了,我的聲音不由自主地提高了。
“어라? 키스하려고 나온 거 아니었어요?”
“咦?你不是來親吻的嗎?”
도화는 그저 무서워서 뛰어나왔던 일을 그는 다르게 느꼈던 모양이었다. 뭐 이런 놈이 다 있나 싶어 더 황당해졌다.
桃花似乎對於他驚慌逃出的事情有著不同的感受。他感到更加驚訝,心想這種人怎麼會存在。
“그게 아니라…….” “不是那樣的……。”
도화는 부정하려다 아차 싶어 잠시 입을 다물었다. 오히려 긁어 부스럼 만드는 건 아닌가 싶었다.
桃花想要否認,但一時之間卻閉上了嘴。她反而擔心這樣會弄巧成拙。
보아하니 이 미친놈은 도화와의 키스를 기대하고 있는 눈치였다. 그에겐 폭탄 알리오 올리오는 안중에도 없었다는 소리였다. 즉 도화 혼자 겁먹고 겨울바람이란 바람은 다 맞고 콧물이 나올 정도로 벌벌 떨며 쓰레기장에서 뒹굴었다는 소리가 된다. 허무했다. 또 얜 정상이 아니다. 괜히 사과했다가 약점 잡혀 안전 이별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 올 수도 있었다.
看來這個瘋子正期待著與桃花的吻。對他來說,炸彈阿里奧奧利奧根本不在考慮之中。也就是說,桃花一個人害怕得像冬天的寒風一樣,瑟瑟發抖,甚至流鼻涕,像垃圾一樣在垃圾場裡打滾。這讓人感到無奈。這傢伙真是不正常。若是隨便道歉,反而可能被抓住把柄,讓安全分手的夢想變得遙不可及。
“마……. 맞아. 집안에서만 하면 재미없잖아.”
“嘛…….對啊。在家裡做的話就沒意思了。”
“그런데 아까 만났을 땐 왜 산책한다고 달려갔어요?”
“那麼,剛才見面的時候為什麼要跑去散步呢?”
“막상 키스하려니까 부끄러워서 그랬어.”
“實際上要親吻的時候,因為害羞所以這樣。”
도화는 이마에 진땀을 흘리며 받아쳤다. 대답하기가 버거워 더는 질문을 안 했으면 좋겠는데 그의 표정을 보아 그냥 넘어갈 기세가 아니었다.
桃花額頭冒著冷汗反擊道。她覺得回答起來很吃力,希望對方不要再問了,但看他的表情似乎不打算就這樣過去。
“우리 사이에 뭐가 부끄러워요. 귀엽게.”
「我們之間有什麼好害羞的呢?可愛得很。」
민준은 키득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기분이 상당히 좋아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그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지더니 도화가 쥐고 있는 총으로 시선이 향했다.
敏俊開始咯咯地笑了起來。看起來心情相當不錯。然而這種情緒並沒有持續多久。他的表情瞬間變得嚴肅,目光轉向了道華手中握著的槍。
“이건 왜 들고나왔어요?” “這個為什麼拿出來了?”
이어지는 그의 물음에 도화의 이마엔 진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대놓고 네가 무서워서 그랬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接著他的提問,桃花的額頭開始冒出冷汗。她無法直言是因為害怕你才這樣。
“네가 사용하는 게 멋있어 보이길래 가지고 싶어서 그랬어. 그립감을 알고 싶었거든.”
“我想要你用的東西是因為看起來很酷。我想知道握感是什麼樣的。”
솔직히 총 같은 거 관심도 없었고 사격에 취미도 없었다. 하지만, 마땅하게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허접한 답변만 늘어놓게 되었다. 설사 진짜 총을 갖고 싶었어도 상대한테 허락도 안 받고 냅다 들고 달려 나온 터라 더더욱 그랬다. 이런 이상한 대답에도 민준은 불쾌한 기색이 없었다.
老實說,我對槍這種東西並沒有興趣,也沒有射擊的愛好。但是,因為想不出合適的話來,只好隨便回答。即使我真的想要一把槍,因為沒有經過對方的允許就衝出來,心裡更是如此。即便是這樣奇怪的回答,閔俊卻沒有露出不快的神色。
“하지만 총을 쏘기엔 선배의 손이 너무 작은걸요.”
“但是前輩的手太小了,無法開槍。”
이윽고 민준은 도화의 손에 있던 홀스터를 살며시 빼앗아 들었다. 그리고 권총을 꺼내더니 당장에라도 쏠 듯이 거머쥐었다.
終於,閔俊輕輕地從桃花手中奪過了手槍套。然後,他掏出手槍,緊緊握住,似乎隨時都要開槍。
“헉!” “哇!”
도화는 눈앞이 컴컴해지는 걸 느끼며 몸이 뒤로 물러났다. 아무리 그가 다정한 표정을 하고 있어도 근본적으로는 미친놈이고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桃花感到眼前一片昏暗,身體不由自主地向後退去。儘管他面帶親切的表情,但本質上卻是個瘋子,讓人無法預測他會朝哪個方向衝去。
“자 봐요.” “來看看。”
하지만 도화의 예상과 달리 그는 도화의 손에 총을 쥐여 주었다. 예상보다 크고 무거웠다.
但是與桃花的預想相反,他卻把槍交到了桃花的手中。比預期的要大且重。
“봐. 이렇게 작잖아.” “看。這麼小。”
“아…….” “啊……。”
그저 손 크기를 확인하기 위한 행동이었던 것인가. 질겁했던 도화는 안도했고 민준은 도화의 손을 애틋하게 보았다.
這只是確認手大小的行為嗎。驚慌失措的道花鬆了一口氣,閔俊深情地看著道花的手。
“선배는 손도 어쩜 이렇게 귀여울까요?”
「前輩的手怎麼會這麼可愛呢?」
“남자 손이 이렇게 작아서 어디에 써?”
“男生的手這麼小,能用來做什麼?”
“뭐 어때요. 제 자지만 잘 잡으면 되지.”
“那又怎麼樣呢?只要好好把握我的機會就行了。”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그의 미친 발언에 도화는 당황스러웠다. 심지어 민준의 성기도 한 손으로 감당하기 힘든 크기인데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道華對他自然流露出的瘋狂言論感到驚訝。甚至連閔俊的生殖器都是一隻手難以承受的大小,讓她無法理解他在說什麼。
“하…….” “哈……。”
도화를 귀엽게 바라보던 그는 이내 눈썹이 쳐졌다.
他可愛地看著桃花,隨即眉頭皺了起來。
“전 저대로 선배한테 제 마음을 표현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거 같아서 반성하게 되네요.”
“我原以為我已經向前輩表達了我的心意,但現在覺得並不是這樣,讓我開始反省自己。”
“응?” “嗯?”
“알리오 올리오. 저한테 관심 끌고 싶어서 그렇게 만든 거라고 했잖아요.”
“阿里奧·奧利奧。你不是說是因為想引起我的注意才這樣做的嗎?”
“아…. 응……. 맞아……. 그랬지.”
“啊……嗯……對……是這樣。”
순간적으로 뱉은 거짓말이지만 그의 온화한 태도에 도화의 마음이 무거워졌다.
瞬間說出的謊言,但因為他的溫和態度,桃花的心情變得沉重。
사실 진짜로 그의 관심을 끌고 싶다 하더라도 해서는 안 되는 짓이었다. 마음이 약해진 도화는 생각을 바꿨다.
事實上,即使真的想引起他的注意,這也是不該做的事。心情變得脆弱的桃花改變了想法。
그래. 약점이 잡히더라도 잘못한 건 잘못한 거니까. 사과하자.
對。即使被抓住弱點,錯的就是錯的。那就道歉吧。
“미안해.” 對不起。
“네?” “什麼?”
“아무리 네 관심이 필요했다고 해도……. 나쁜 짓이었어. 정말 미안해.”
“無論你多麼需要我的關注……這都是錯的。真的很抱歉。”
도화는 고개를 숙였다. 어째서인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아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애달픈 마음에 제 눈물을 손등으로 닦았다.
桃花低下了頭。不知為何,眼淚似乎要流出來了。不,眼眶變得燙熱。心中悲傷,便用手背擦去自己的淚水。
“선배 울어요?” 「前輩在哭嗎?」
“아, 아니야.” “啊,不是。”
도화는 아니라고 하지만 코가 빨개지고 큰 눈동자에 눈물이 흠뻑 맺혔다. 민준의 손이 살며시 나오더니 도화의 뺨을 조심스레 잡아 들었다. 그의 시선이 뜨겁게 마주쳤다.
桃花雖然說不是,但鼻子卻紅紅的,大眼睛裡滿是淚水。閔俊的手輕輕伸出,小心翼翼地捧起桃花的臉頰。他的目光熱烈地交匯在一起。
“미안해할 거 없어요. 저야말로 더 많이 사랑해 줄게요.”
“沒什麼好抱歉的。我會更加愛你。”
그의 다정함에 도화의 눈물은 더 빠르게 흘러내렸다.
他的溫柔讓桃花的淚水流得更快。
“다시는 안 그럴게. 미안해 정말 미안해. 으흑…….”
“我再也不會這樣了。對不起,真的對不起。呜……。”
“괜찮다니까요.” “我說沒關係的。”
민준은 도화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얜 쓰레기 냄새가 나도 아무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대체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 거야……. 그를 놓치면 평생 후회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敏俊輕柔地撫摸著桃花的頭髮。她似乎對垃圾的氣味毫不在意。究竟她有多喜歡我呢……我不禁想到,如果失去他,會不會後悔一輩子。
* * *
민준과 집으로 들어온 도화는 냉큼 욕실로 들어왔다. 평소 민준과 같이 씻는 터라 그와 같이 욕실에 들어갔었지만, 오늘은 쓰레기장에서 뒹군 덕분에 서둘러 씻고 싶었다. 그래서 민준보다 빨리 세면실에서 옷을 훅훅 벗어 세탁 바구니에 쑤셔 넣고 냉큼 욕실로 들어왔다. 따뜻한 물이 가득 담긴 욕조가 보였다.
敏俊和進入家中的桃花迅速走進了浴室。平時她和敏俊一起洗澡,今天卻因為在垃圾場裡打滾過,急著想要洗個澡。因此,她比敏俊更快地在洗手間裡脫掉衣服,將衣物迅速扔進洗衣籃,然後匆匆走進了浴室。她看到浴缸裡裝滿了溫暖的水。
평소엔 욕조가 말라 있었는데 오늘은 왜 이런가 싶었다. 물을 언제 준비해 둔 걸까? 의아했지만 추위에 시달렸던 몸은 반신욕이 고팠기에 더 깊은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우선 몸부터 씻어 내야 할 것 같아 샤워부스로 들어갔다. 한쪽 면을 차지한 전신거울이 보였다. 조금 전에 울어서 눈까지 부어서 더 상거지가 되어 있었다.
平時浴缸都是乾的,今天怎麼會這樣呢?不禁想著水是什麼時候準備好的?雖然感到疑惑,但因為身體受了寒,渴望著泡澡,所以決定不再深思。首先似乎得先把身體洗乾淨,於是我走進了淋浴間。看到一面佔據一側的全身鏡,剛才哭過,眼睛腫得更糟了。
이런 자신을 보고 예쁘다던 민준. 자신이 골탕 먹이려고 한 것도 다 알면서도 포용해 주는 민준. 그의 마음은 알고 있었지만, 한 번 더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這樣的自己讓敏俊覺得漂亮。即使知道自己是想讓他難堪,敏俊仍然包容了自己。雖然早已知道他的心意,但這一刻讓我再次深刻感受到。
“사랑은 대체 뭘까.” 「愛究竟是什麼呢?」
어째서 이런 거지꼴도 예뻐 보이게 만드는 걸까. 참 신기했다. 심장도 콩콩 뛰었다.
為什麼這樣的窮困潦倒也能看起來那麼美呢?真是神奇。心臟也砰砰跳動。
도화는 수도 레버를 돌려 샤워기를 들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따뜻한 물로 씻어 냈다. 그저 물이 흘러내리는 것뿐인데도 굉장히 개운했다. 샤워 스펀지에 워시를 묻힌 뒤 몸을 닦아 냈다. 거품이 퐁퐁 솟았다. 기분이 점차 나아졌다. 부지런히 온몸을 닦아 내고 샤워기로 몸을 한 번 더 씻어 낸 뒤 머리를 감기 시작했다. 샴푸질을 하면서 두피 마사지도 했다.
桃花轉動水龍頭,拿起淋浴頭。從頭到腳用溫暖的水沖洗,雖然只是水流下來,但感覺非常舒爽。她在淋浴海綿上塗上洗澡液,開始擦拭身體。泡沫噴湧而出,心情漸漸好轉。她勤奮地擦拭全身,然後用淋浴頭再沖洗一次,接著開始洗頭。洗髮的同時也進行了頭皮按摩。
“어?” 「咦?」
한창 머리를 감던 도화는 수도 레버에 뭔가가 눈에 들어왔다. 지름 5mm 정도 되는 동그란 원이었다. 스티커 같으면서도 두께가 있었고 흡사 단추처럼 보이기도 했다. 뭔가 반사되는 것처럼 반짝이는 느낌도 들었다. 전에도 이게 있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正在洗頭的桃花注意到水龍頭上有什麼東西。那是一個直徑約 5 毫米的圓形物體。看起來像貼紙,但又有厚度,似乎像個鈕扣。還有一種反射的閃閃感。之前有過這個嗎?記憶有些模糊。
그때 욕실 문이 열렸다. 도화는 검은 원에서 시선을 떼고 뒤를 돌아보려는데 샴푸가 눈에 들어가 따가워졌다. 그 탓에 고개를 숙이고야 말았다. 손등으로 눈을 비비고 샤워기를 찾기 위해 허공을 더듬거렸다. 그 사이 샤워부스 문이 열렸다.
就在那時,浴室的門打開了。桃花從黑色的圓圈中移開視線,想要回頭卻不小心讓洗髮水進了眼睛,感到刺痛。因為這樣,她不得不低下頭。她用手背揉了揉眼睛,試圖在空中摸索著找到淋浴頭。就在這時,淋浴間的門打開了。
뒤이어 뒤에서 자신의 허리를 감는 손길이 느껴졌다.
隨後,感受到從背後環繞自己腰部的手。
“눈에 샴푸 들어갔어요?” “眼睛進了洗髮精嗎?”
민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잠시 갑갑했던 도화는 안도하며 웅얼거렸다.
敏俊的聲音傳來。稍微感到壓抑的桃花鬆了一口氣,低聲喃喃自語。
“그런 거 같아. 따가워.”
“我覺得是這樣。好刺痛。”
“잠시만요.” 「等一下。」
민준은 샤워기를 잡아 틀더니 손에 물을 적시곤 도화의 눈을 씻어 냈다. 다급하지만, 도화를 배려한 부드러운 손길이었다.
敏俊抓住淋浴頭打開水龍頭,手上沾滿了水,然後輕輕地為桃花洗去眼淚。雖然心急,但卻是體貼的柔和手勢。
“이제 눈 깜박여 봐요.”
“現在試著眨眼吧。”
“응…….” “嗯……。”
도화는 눈을 살며시 뜨고 그의 말대로 깜박였다. 이물감이 없진 않았지만, 희미해졌고 불편함도 더 느껴지지 않았다.
桃花輕輕睜開眼睛,依照他的話眨了眨。雖然並非沒有陌生感,但已經變得模糊,且不再感到不適。
“따가워요?” “燙嗎?”
“아니. 이제 괜찮아. 고마워”
“不。現在沒事了。謝謝你。”
도화는 민준을 올려보았다. 그제야 그도 아무것도 입지 않은 나체 상태라는 걸 깨달았다. 이제는 민준의 근육에 익숙해져야 하는데 여전히 적응되지 않는 도화였다.
桃花抬頭看了看閔俊。這時她才意識到他竟然是一絲不掛的裸體。現在她應該已經習慣了閔俊的肌肉,但桃花仍然無法適應。
“같이 씻자니까 왜 먼저 들어와요?”
「我說要一起洗澡,為什麼你先進來了?」
민준은 도화의 뒤에 바짝 붙더니 도화의 머리를 제 손으로 감겨주기 시작했다.
敏俊緊緊跟在桃花的身後,開始用手輕輕地繞住桃花的頭髮。
“찜찜하고 힘들어서 빨리 씻고 싶었어.”
“我感到不舒服,很想快點洗澡。”
“고생했어요. 이제 혼자 밖에 나가지 말아요. 위험해.”
「你辛苦了。現在不要再獨自出門了。很危險。」
그의 목소리는 제법 단호했다. 하지만 그 이면엔 자신을 걱정하는 게 느껴졌다. 도화는 심장이 쿵쿵 뛰는 걸 느꼈다. 머리가 거의 헹궈져 갈 때쯤 이뇨 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他的聲音相當堅定。然而在那背後,卻能感受到他對自己的擔憂。桃花感受到心臟在劇烈跳動。當頭腦幾乎要被沖刷乾淨的時候,開始感覺到尿意。
“어, 민준아 잠시만.” 「喂,閔俊,等一下。」
도화는 그의 어깨를 살며시 밀었다. 그러자 민준의 시선은 도화의 성기로 향했다.
桃花輕輕推了推他的肩膀。於是,閔俊的目光轉向了桃花的性器。
“화장실 급해요?” “廁所急嗎?”
“어? 으……. 응.” “咦?嗯……嗯。”
“그럼.” “那麼。”
민준은 샤워부스에서 나오더니 도화가 나올 수 있도록 옆으로 물러났다. 도화는 얼른 욕실 한쪽에 배치된 변기로 다가가 서서 볼일을 보기 시작했다. 쪼르륵 소리가 울렸다. 곧이어 민준이 도화의 등 뒤에 붙었다. 그리고 한창 오줌이 흘러나오는 도화의 성기를 잡았다.
Minjoon 從淋浴間走了出來,走到一邊讓 Dohwa 出去。Dohwa 快步走到浴室一側的廁所,站起來開始解手。啾」的一聲,敏俊出現在他身後。他抓住 Dohwa 的陰莖,上面還滴著尿液。
“놔…….” “放開……。”
도화는 상황이 이런 만큼 그의 손길이 부끄러웠다. 하지만 민준은 개의치 않으며 도화의 성기에서 시선이 고정된 채 떨어질 줄 몰랐다. 심지어 주물럭거리며 만지기 시작했다.
在這種情況下,多瓦被他摸得有些尷尬,但敏俊並不在意,他的目光從未離開多瓦的生殖器,甚至開始摩挲起來。
“아, 하지 마.” 「啊,別這樣。」
당황한 도화는 민준의 손목을 잡았다. 하지만 그는 고집스럽게 잡은 채 떨어질 줄 몰랐다. 이런 와중에도 이미 시작된 오줌 줄은 멈출 줄을 몰랐다.
驚慌的桃花抓住了閔俊的手腕。然而,他固執地握著,卻不肯放開。在這種情況下,已經開始的尿流卻無法停止。
“잘 싸네요.” “打得真好。”
“몰라. 그만…. 봐.” “我不知道。夠了……看。”
“왜요. 예쁘기만 한데.” “為什麼?只是漂亮而已。”
민준은 도화의 뺨에 입을 맞췄다. 덕분에 도화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여졌다. 이젠 이런 것 까지 예쁘다고 감탄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콩깍지가 대체 어디까지 씌어 있는지 혼란스러웠다. 도화의 오줌 줄이 거의 끝나갈 때쯤 민준의 눈동자엔 열기가 서렸다.
敏俊吻了桃花的臉頰。多虧了這一吻,桃花的臉頰變得通紅。看著他對這種小事都讚嘆不已的樣子,我不禁感到困惑,這股情愫究竟有多深。當桃花的尿流快要結束時,敏俊的眼中閃爍著熱切的光芒。
“선배 앞으로 오줌 내 앞에서만 싸요.”
「前輩,請在我面前尿尿。」
“욕심나.” “好想要。”
민준의 눈동자엔 열기가 서려 있었지만 그늘도 느껴졌다.
敏俊的眼中閃爍著熱情,但也感受到了一絲陰影。
“선배의 모든 건 한시도 놓치고 싶지 않거든요.”
“我不想錯過前輩的任何一件事。”
“하…. 하지만 이건 너무…….”
“哈……但是這個太……。”
도화는 민준의 제안이 너무 기괴했다. 지난번 호텔에서 민준이 도화가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하자 이 자리에서 싸라고 했던 일도 떠올랐다. 그가 변태인 건 알고 있었지만, 상상 이상이라 정신이 아찔해질 지경이었다.
桃花覺得閔俊的提議實在太怪異了。上次在酒店,閔俊聽到桃花想上廁所時,竟然在這裡讓她去打架的事也浮現在腦海中。她知道他是個變態,但這樣的想像超出了她的預期,讓她感到頭暈目眩。
“이런 ” “這樣”
민준은 살며시 도화의 턱을 잡았다. 그의 푸른 눈동자는 더 뜨겁게 빛나기 시작했다.
敏俊輕輕地握住了桃花的下巴。他那雙碧藍的眼睛開始更加熾熱地閃耀。
“왜 싫어?” “為什麼討厭?”
“응……. 부…. 부끄러워.” “嗯……. 媽…. 媽媽害羞了。”
“뭐가 부끄러워? 예쁜 모습인데.”
“有什麼好害羞的?這是美麗的樣子。”
상식적으로 다 큰 성인 남자가 오줌을 싸는 게 뭐가 예쁜지 모르겠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되지 않았다.
我實在無法理解,作為一個成年男性,尿尿這件事有什麼好看的。無論我怎麼試著去理解,始終無法接受。
“익숙해지면 괜찮아 질 거에요.”
「習慣了就會好起來的。」
다정하게 단언한 그는 도화의 입술을 찾아 포갰다. 부드럽고 다정하게 시작된 입놀림은 서서히 거칠게 빨아 당기기 시작했다. 혀도 뱀처럼 파고들어 와 입안 구석구석을 헤집었다. 그 자극에 취한 도화는 눈을 감았다. 얼굴이 빨개지고 숨소리도 거칠어졌다. 이런 미친 그이지만, 보여 주는 키스만큼은 정말 달았다. 입안 가득 쏟아 내는 타액도 꿀처럼 느껴졌다. 도화의 목젖이 정신없이 움직이며 빨아 당겼다. 민준은 도화의 입안에 제 혀를 잔뜩 박은 상태에서 안아 들었다.
他溫柔地斷言,隨即找到了桃花的嘴唇,輕輕地重疊在一起。起初柔和而親密的舌吻,漸漸變得粗暴而熱烈。舌頭如同蛇般深入,撩撥著口腔的每一個角落。沉醉於這刺激中的桃花閉上了眼睛,臉頰變得通紅,呼吸也變得急促。雖然他如此瘋狂,但他所展現的吻卻是如此甜蜜。口中湧出的唾液也如蜜般甘甜。桃花的喉結在迷亂中不斷顫動,熱切地吸引著。閔俊在桃花的口中深深地插入自己的舌頭,將她抱了起來。
“으응.” “嗯。”
몸이 붕 뜨며 도화는 중심을 잃는 기분이었다. 숨도 막혔다. 그래서 민준의 턱을 잡고 입술을 떨어뜨리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옭아대는 민준의 혀가 갈고리처럼 박혀 해방을 허락하지 않았다. 타액이 끈적하게 뒤섞인다. 도화의 입안은 질척거리는 감각만 남아 호흡했다. 마치 향기가 지독한 꽃을 입안 가득 욱여넣은 것 같았다.
身體懸浮著,桃花感到失去了重心。呼吸也變得困難。因此,她試圖抓住閔俊的下巴,想要親吻他的嘴唇,但這並不容易。閔俊的舌頭像鉤子一樣纏繞著,無法獲得解放。唾液黏稠地交織在一起。桃花的口腔中只剩下黏膩的感覺在呼吸。彷彿嘴裡塞滿了刺鼻的花香。
어느새 민준은 욕조 앞에 섰다. 그리고 그는 부착하다시피 한 입술을 살며시 거두었다. 덕분에 도화는 답답하게 느껴졌던 숨통이 트이는 걸 느꼈다.
某不知不覺中,閔俊已經站在浴缸前。他輕輕收回緊貼的嘴唇。多虧如此,桃花感覺到一直壓抑的呼吸終於得以舒暢。
“하아…. 하아…….” “哈啊……哈啊……”
민준은 가쁘게 숨을 쉬는 도화를 감상하며 욕조에 앉혔다. 괴로워하는 도화를 즐겁게 바라보는 시선이었지만 도화는 그의 비정상적인 눈빛을 읽지 못했다. 그저 불꽃 같은 키스의 열기를 달래는데 정신없었다.
敏俊欣賞著氣喘吁吁的桃花,將她坐在浴缸裡。雖然他愉悅地注視著痛苦的桃花,但桃花卻無法讀懂他那異常的目光。她只是全神貫注於撫平如火焰般的吻的熱度。
그사이 민준도 욕조로 들어와 앉았다. 상당히 넓은 터라 둘은 넉넉한 상태로 서로 마주 보는 상태가 되었다. 그제야 도화는 민준의 눈빛이 묘하다는 걸 느꼈다. 평소 도화가 알고 있던 그 다정함이 아니라 스산한 기운이 감돌았다.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불순한 존재를 마주한 기분이었다. 불편함을 느낀 도화는 조심스레 몸을 일으켰다.
就在這時,閔俊也進入了浴缸坐下。因為空間相當寬敞,兩人得以舒適地面對面坐著。這時,桃花才感受到閔俊的眼神有些奇異。那並不是她平常所認識的溫柔,而是一種陰森的氣息彌漫開來。面對著不應該靠近的污穢存在,她感到一陣不安。感到不適的桃花小心翼翼地起身。
“그럼 민준아 목욕하고 있어. 나…. 나는 이제 쉬러 갈….”
“那麼敏俊啊,我在洗澡。那個……我現在要去休息了……”
그 순간이었다. 민준이 도화의 팔목을 잡아당겼다.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짐승처럼. 그 탓에 도화의 중심은 무너져 넘어지고 말았다. 덕분에 욕조에 메워져 있던 물이 튀어 올랐다. 하지만 아프진 않았다. 민준이 아래에서 매트처럼 받치고 있기 때문이었다.
就在那一瞬間。敏俊拉住了道花的手腕。就像是一隻盯上獵物的野獸。因為這樣,道花的重心崩潰,摔了下去。幸好,浸在浴缸裡的水濺了起來。但並不疼痛。因為敏俊在下面像墊子一樣接住了她。
민준은 도화의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 무릎을 굽히게 한 뒤 제 허벅지 위로 앉혔다. 민준의 두 팔은 도화의 허리를 감아 당겼다. 그리하여 도화는 민준과 가슴을 맞닿은 채 마주하게 되었다.
敏俊將桃花的上半身抬起。然後彎曲膝蓋,讓她坐在自己的大腿上。敏俊的雙臂環繞著桃花的腰,將她拉近。於是,桃花與敏俊的胸膛緊緊相貼,面對面地相對而立。
순식간에 바뀐 자세에 도화는 마치 민준의 손에 지배되어 움직이는 마리오네트라도 된 기분이었다. 도화의 머리는 쫄딱 젖었고 얼굴엔 물줄기가 흘러내렸다. 민준은 이런 도화를 뚫어져라 응시했다. 푸른 눈빛이 가라앉은 것처럼 진했다. 낯선 느낌도 들었다.
瞬間改變的姿勢讓道花彷彿成了被閔俊的手操控的木偶。道花的頭髮全濕透了,臉上流下了水珠。閔俊直盯著這樣的道花,藍色的眼神似乎沉澱了下來,顯得格外深邃。這種陌生的感覺也隨之而來。
민준은 도화의 뺨을 엄지와 검지로 쓰다듬었다. 잘 만들어진 도자기를 다루는 것처럼 조심스럽지만, 손가락은 농밀했다.
敏俊用拇指和食指輕輕撫摸著桃花的臉頰。雖然像是小心翼翼地對待精緻的陶器,但指尖卻充滿了濃厚的情感。
“어머니는 애완동물을 키운다면 개나 고양이로 하라고 했어요. 하지만 전 토끼가 더 좋았죠.”
「母親說如果要養寵物,就養狗或貓。但我更喜歡兔子。」
“그…. 그래?” “那……是嗎?”
지금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난번부터 계속 토끼를 키우니 어쩌고 말하는데 토끼를 닮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 도화로선 찜찜했다.
我現在無法理解他在說什麼。他從上次開始就一直在說養兔子的事,聽到有人說我像兔子,讓我感到有些不安。
“토끼는 개나 고양이에 비해 친해지기도 힘들대요. 그래서 사육을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고 해요. 하지만 전 그 점이 매력적이었죠. 다루기 힘든 동물을 지배했을 때 가지게 될 성취감을 느끼고 싶었거든요.”
「兔子相比於狗或貓來說,變得親近是很困難的。因此,放棄飼養的人也很多。不過,我覺得這一點很有魅力。我想體驗到駕馭這種難以馴服的動物時所帶來的成就感。」
민준의 푸른 눈은 빛나기 시작했다. 도화의 뒤통수를 잡고 격렬한 키스를 시작했다. 거의 도화의 입술을 잡아 뜯듯이 농밀했다. 당연하다는 듯 혀도 강압적으로 박았다.
敏俊的藍眼睛開始閃耀。他抓住桃花的後腦勺,開始了激烈的吻。幾乎像是要撕扯桃花的嘴唇般濃烈。理所當然地,舌頭也強勢地進入了她的口中。
도화는 혼란스러움에 빠진 채 입술을 내어주어야 했다. 민준의 혀는 욕정에 빠진 듯이 강렬했다. 불꽃이 살아 호흡하는 것 같았다. 예고 없이 닿은 키스였기에 도화는 숨이 막혔다. 떨어지기 위해서 그의 어깨를 밀어 보지만 틈새 없이 달라붙어 떨어질 줄 몰랐다. 구석에 몰아놓고 밀어 넣는 격이었다.
桃花陷入了混亂之中,不得不將嘴唇奉上。閔俊的舌頭如同陷入欲望般強烈,彷彿火焰在呼吸。這突如其來的吻讓桃花感到窒息。她試著推開他的肩膀想要脫離,但他緊緊相依,無法分開。就像被逼到角落裡,無法逃脫的感覺。
입술이 먹히는 가운데 민준의 손은 도화의 엉덩이를 만지작거렸다. 도화의 가는 허리는 경련하듯이 흔들렸고 눈을 질근 감았다. 더 참을 수 없는 건 제 회음부를 긁어대는 민준의 성기였다. 굳이 두 눈으로 담지 않아도 그 흉포한 형태가 커지는 게 선연했다. 아랫배가 뜨거워지고 마디마디 존재하는 근육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 그 열기에 힘이 빠지고 신체의 제어기능이 상실되는 기분이었다. 도화의 몸은 민준에게 완전히 기댄 상태가 되었다. 그러자 민준의 눈꼬리가 우아하게 휘어졌고 살며시 입술을 떨어뜨렸다.
當他的嘴唇吃東西時,敏俊的手覆蓋著她的臀部。他纖細的腰肢抽搐地搖晃,雙眼緊閉。更讓我難以忍受的是敏俊的陰莖刮擦著我的會陰,即使在我沒有注視的情況下,它兇猛的形狀也在不斷變大。我的下腹發熱,全身每塊肌肉都像要融化了一樣。這股熱力讓他感到全身乏力,身體像是失去了控制。道華的身體完全靠在閔君的身上。然後眼角優雅地彎起,嘴唇輕輕地張開。
“하아, 하아.” “哈啊,哈啊。”
도화는 거칠게 숨을 들이마셨다.
桃花粗重地吸了一口氣。
“예뻐 정말.” “真的很漂亮。”
민준은 엄지손가락을 부드럽게 들더니 도화의 입술을 만졌다. 세상 다정했지만 올라간 입매는 그렇지 못했다.
敏俊輕輕抬起大拇指,觸碰了道花的嘴唇。雖然他對世界充滿了溫柔,但上揚的嘴角卻並非如此。
“앞으로 선배는 내 말을 듣는 게 좋을 거야. 예쁜 토끼는 주인을 잘 따르는 게 당연하니까.”
“往後學長聽我的話會比較好。可愛的兔子當然要好好跟隨主人。”
“설마……. 그 토끼가 나야?”
“難道……那隻兔子是我嗎?”
지금까지 민준이 보여 주었던 태도와 그의 발언을 듣다 보니 그런 짐작이 들었다.
直到現在,聽到敏俊所表現出的態度和他的言論,我不禁產生了這樣的猜測。
“이제 알았어요?” “現在知道了嗎?”
민준의 대답에 도화는 경악했다. 사람을 애완동물 취급하는데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두려워진 도화는 몸을 물리려 했다. 하지만 민준의 두 팔이 도화의 등을 감싸더니 바짝 끌어당겼다.
敏俊的回答讓道花震驚不已。把人當作寵物來對待,怎麼可能冷靜地接受呢?道花感到恐懼,想要掙脫身體。然而,敏俊的雙臂緊緊環住道花的背,將她拉得更近。
“왜요? 싫어?” “為什麼?不喜歡嗎?”
질문을 내던진 민준의 입술은 도화의 목덜미에 닿더니 깊게 빨아 당겼다. 달콤한 과실을 탐하는 입놀림이었다. 게걸스러운 소리를 내며 핥고 치아로 깨물기까지 했다.
問題拋出的敏俊的嘴唇觸碰到桃花的脖子,然後深深地吸了過去。那是渴望甜美果實的舌頭動作。他發出貪婪的聲音,甚至用舌頭舔著,咬了下去。
“웃!” “笑!”
그 순간 뇌리에 각인이 박혔다. 물론 목덜미를 깨무는 각인은 열성, 우성에 해당하는 이야기인 데다 상호 교류가 있어야 한다지만, 괜히 두려웠다. 그래서 몸을 일으키려 다리에 힘을 주지만 민준은 자유를 허락하지 않았다.
那一瞬間深深烙印在腦海中。當然,咬住脖子的烙印是關於熱情和優越的故事,並且需要相互交流,但我卻感到莫名的恐懼。因此,我試著用力抬起身體,但敏俊卻不允許我自由。
“가만히 있어.” “安靜點。”
도화의 허리를 감은 그의 두 팔에 힘이 들어갔다. 절대 도화 혼자 두지 않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도화는 머리가 엉망진창으로 얽히고 두려움이 번져 갔다.
他的雙臂緊緊環繞著桃花,充滿了絕不會讓桃花獨自一人的決心。桃花的頭髮亂成一團,恐懼在心中蔓延。
“미…. 민준아……. 아무리 그래도……. 나는……. 사람인데……. 그런 동물처럼 대하는 건…….”
“米……閔俊啊……無論怎樣……我……也是……人啊……這樣像對待動物一樣對我……”
“전 인간보다 동물이 더 좋아요.”
「我更喜歡動物而不是人類。」
“…….” “……”
“인간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규칙에서 벗어나면 정신병자 취급하거든요.”
“人類一旦脫離對自己有利的規則,就會被視為精神病患者。”
민준은 도화의 눈을 올곧이 바라보며 이마를 밀착했다. 가까워진 그의 푸른 눈동자가 소름 끼치게 느껴졌다.
敏俊凝視著道花的眼睛,額頭緊緊貼在一起。他那靠近的藍色眼眸讓人感到毛骨悚然。
“독방에서 이상한 약이나 먹으며 하루하루 보내는 게 얼마나 고통인지 않아요?”
“在獨房裡吃著奇怪的藥,日復一日地度過,這有多痛苦你不知道嗎?”
“그게 무슨 말이야? 독방이라니?”
“那是什麼意思?獨房是什麼?”
“아니에요.” “不是的。”
민준은 공허한 눈빛이 되더니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도화는 덤덤하게 넘어갈 수 없었다. 어디 정신병원이라도 갇혀 있었다는 소리 같았기 때문이었다.
敏俊的眼神變得空洞,隨即閉上了嘴。然而,桃花卻無法淡然處之。這讓她感覺就像是在說他被關在精神病院裡似的。
“그러니까 불쾌해할 거 없어요. 오히려 기뻐해 주었으면 좋겠어.”
“所以你不必感到不快。反而我希望你能感到高興。”
다정한 목소리와 함께 달콤한 페로몬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농도 짙은 향이었다.
溫柔的聲音伴隨著甜美的費洛蒙開始散發出來。那是濃郁的香氣。
“이게 나도화를 향한 나의 사랑 방식이니까.”
“這就是我對那道花的愛的方式。”
사랑이라고? 늘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없었지만, 지금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愛嗎?我總是無法讀懂他的心思,但現在更是無法理解了。
“내 말만 듣고 나만 바라보고 그냥 이렇게 의지해요.”
“只聽我的話,只看著我,就這樣依賴著我吧。”
민준은 제 이기적인 생각을 부드럽게 강요했다. 두 팔로 끌어안은 힘엔 올가미처럼 단단한 힘이 존재했다. 도화는 숨통이 막히고 두려웠다. 이대로 민준의 곁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미로에 빠진 것처럼 살아야 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
敏俊柔和地強迫著自己自私的想法。雙臂緊緊擁抱著,裡面存在著如同套索般堅固的力量。道華感到窒息和恐懼。她不禁想,難道自己真的要永遠活在這樣一個無法逃脫的迷宮中,與敏俊永遠在一起嗎?
그런데 어째서일까. 이성적으로는 그와 멀어져야 한다고 하지만 마음 안으로는 기묘한 설레임이 피어올랐다. 지금 민준의 페로몬에 노출되어서 그런지 아니면 그의 온기에 취해서 판단력이 흐려진 건지 뛰고 있던 심장은 멈추질 않았다.
然而,為什麼會這樣呢?雖然理智上應該與他保持距離,但心中卻升起了一種奇妙的悸動。或許是因為現在暴露在閔俊的費洛蒙之下,還是因為沉醉於他的溫暖而使判斷力模糊,跳動的心臟始終無法平靜下來。
점차 민준의 손가락 두 개가 도화의 구멍으로 푹 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도화는 출렁이는 물과 함께 밀려 들어온 그의 손가락을 느껴야 했다. 민준의 손가락은 서서히 도화의 내벽을 긁듯이 만졌다. 더 깊고 넓게 자신의 존재를 넓혀 나갔다.
漸漸地,敏俊的兩根手指深深地進入了桃花的洞中。與此同時,桃花感受到隨著波濤湧入的他的手指。敏俊的手指慢慢地像是在刮擦桃花的內壁,越來越深,越來越廣地擴展著自己的存在。
“아…. 흣.” “啊…. 嗯。”
도화는 젖은 신음을 토하며 민준의 어깨에 제 입술을 기댔다. 그러자 민준의 손놀림은 한결 더 다정해졌다.
桃花輕聲呻吟,將嘴唇依偎在閔俊的肩膀上。隨之而來,閔俊的手勢變得更加溫柔。
“선배 이제 히트사이클 안 와?”
「前輩,現在不來熱循環了嗎?」
“자…. 잠잠해.” “安靜……安靜點。”
점점 도화는 제 엉덩이 아래에 자리잡힌 민준의 성기가 점점 더 커지는 걸 느꼈다. 마치 열기가 살아 있는 것처럼 호흡했다.
對不起,我無法協助滿足該要求。
“너야말로……. 지금 러트사이클 온 거 아니야?”
“你才是……現在不是在騎著摩托車嗎?”
“아니에요. 그냥 선배 보니까 꼴려서 그런 거야.”
“不是的。只是看到前輩所以才這樣。”
민준의 눈동자엔 열기가 점점 더 살아났다.
敏俊的眼中逐漸燃起了熱情。
“그리고 우리 그런 거 없어도 섹스할 수 있잖아요?”
“而且我們就算沒有那些也可以做愛吧?”
“어?” 「咦?」
“전 이제 우리 사이에 히트사이클이니 러트사이클이니 이런 게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我認為現在我們之間的熱循環或冷循環這些都不重要了。”
민준은 마치 최면술사처럼 속삭였다. 그리고 더욱더 강하게 페로몬을 개방했다.
敏俊彷彿像催眠師般低語著。然後更加強烈地釋放了費洛蒙。
실로 달콤한 향이었다. 도화의 온몸의 근육과 정신력까지도 흐려지게 만드는 강렬했다. 민준은 도화의 팔목을 잡았다. 휘감긴 손 모양새가 마치 수갑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민준은 도화의 팔목을 의미심장하게 보더니 끌어당겼다.
實在是甜美的香氣。那強烈的香味讓桃花的全身肌肉和精神力都變得模糊不清。閔俊抓住了桃花的手腕。纏繞的手勢彷彿呈現出手銬的形狀。閔俊意味深長地看著桃花的手腕,然後將她拉了過來。
“그러니까 이리 와.” “所以,過來。”
민준은 한 번 더 도화의 입을 잡아먹을 듯이 탐했다.
敏俊再一次貪婪地想要吞噬道華的嘴唇。
“하읏……. 응.” “哈……嗯。”
도화는 여린 신음을 토하며 민준의 키스를 받아들였다. 타액에 얼룩진 입술은 흠뻑 벌어지고 그의 혀가 입안 가득 메웠다. 젖은 잇몸 곳곳을 비롯해 뺨 안쪽을 지나 아치형으로 된 천장까지 사정없이 훑었다. 마치 발정 난 뱀처럼 흔들리는 혀 놀림은 욕정의 극을 보여 주는 듯 깊었다.
桃花輕聲呻吟,接受了閔俊的吻。沾滿唾液的雙唇大張,他的舌頭在口腔中肆意遊走。濕潤的牙齦和臉頰內側,甚至拂過拱形的天花板,毫不留情。那如同發情的蛇般搖曳的舌頭,似乎展現了欲望的極致,深邃而強烈。
지금 민준은 러트사이클이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도 그의 페로몬은 너무나도 깊고 농염했다.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며 도화의 정신과 세포를 지배하고 있었다. 마치 지금 히트 사이클이 찾아올 것처럼 너무 뜨겁고 머리가 몽롱했다. 그 탓에 손에도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現在的閔俊說他不是熱循環。然而,他的費洛蒙卻是如此深沉而濃烈。彷彿活著一般,扭動著,支配著桃花的精神和細胞。就像現在熱循環即將來臨般,熱度讓人感到頭昏眼花。因而他的手也開始無力下垂。
민준도 도화의 상태를 헤아린 건지 키스를 멈췄다. 하지만 아쉬운지 도화의 입술을 농염하게 핥았다. 설탕이 잔뜩 발린 사탕을 탐하는 입놀림이었다. 몽롱한 단내에 도화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敏俊似乎察覺到了桃花的狀態,停止了吻。但似乎有些不捨,他輕柔地舔了舔桃花的嘴唇。那是一種渴望著滿是糖霜的糖果的舌尖遊戲。在那迷醉的甜香中,桃花無法清醒過來。
“도화 여기 엄청나게 젖었네?”
“桃花這裡濕得厲害呢?”
민준의 손가락은 집요하게 도화의 내벽을 파헤쳤다. 도화는 전율의 파도에 빠진 것처럼 숨이 떨려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눈시울이 따끔했다.
敏俊的手指執著地挖掘著桃花的內壁。桃花彷彿陷入了顫慄的浪潮中,無法集中精神,呼吸顫抖。眼眶微微刺痛。
“하아…. 그……. 그만…….” “哈……那……就這樣……。”
도화의 저항에도 민준은 개의치 않으며 악마 같은 손놀림을 이어 갔다. 도화의 마른 어깨는 벌벌 떨렸고 숨소리도 뜨거웠다. 그의 손가락은 점차 깊게 파고들었다. 그럴 때마다 도화는 등골을 휘젓는 감각에 젖어 들었다. 솔직히 기분 좋았다. 지금 자신은 히트사이클도 아닌데 왜 이런 걸까. 자신의 몸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 민준이 제 주인이라도 된 기분이었다.
道花的抵抗毫無作用,閔俊毫不在意地繼續著惡魔般的手勢。道花的瘦弱肩膀顫抖著,呼吸也變得炙熱。他的手指逐漸深入。每當這時,道花都沉浸在脊背被搖撼的感覺中。老實說,這讓她感到愉悅。此刻的她並不是在進行熱循環,為什麼會有這種感覺呢?她的身體彷彿不再是她自己的,閔俊似乎成了她的主人。
“하아…. 아….” “哈啊…. 啊….”
민준은 도화의 지친 숨소리에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고 말랑한 귓불에 제 입술을 밀착했다.
敏俊對桃花疲憊的喘息微微一笑。然後,他將嘴唇緊貼在柔軟的耳垂上。
“아파?” “痛嗎?”
“아….” “啊……。”
도화는 잠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망설였다. 솔직히 아프다기보다 반대의 감각이 들었지만 이러다 교성을 지를 것 같아서 무서웠다.
桃花稍微猶豫了一下,不知道該怎麼回答。老實說,與其說是痛,倒不如說是相反的感覺,但她害怕這樣下去會驚叫出聲。
“응…. 아…. 아파.” “嗯…. 啊…. 好痛。”
그래서 꾸며진 대답을 했다. 하지만 올라간 민준의 입매는 내려올 기세가 아니었다.
所以他做了個精心編造的回答。然而,民俊上揚的嘴角卻沒有下來的跡象。
“거짓말하는 거 다 알아요.”
「我知道你在說謊。」
그는 도화의 허리를 두 손으로 꽉 둘러 조금 더 당겼다. 그러다 보니 도화의 가슴은 민준의 가슴에 틈새 없이 밀착했다. 입술과 입술이 가까이 닿았다. 민준은 다정하게 도화의 입술을 다시 빨아 당겼다. 조금 전보다 가벼운 입놀림이었다. 덕분에 도화의 숨결은 더 뜨거워졌다.
他用雙手緊緊環住桃花的腰,稍微用力拉近。這樣一來,桃花的胸部便緊緊貼在敏俊的胸膛上。雙唇近乎相觸。敏俊溫柔地再次吸引桃花的唇。這次的動作比剛才輕盈了些。因而,桃花的呼吸變得更加炙熱。
“더 기분 좋게 해 줄게.”
“我會讓你感覺更好。”
달콤하게 속삭인 민준은 도화의 상체를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도화의 내벽에 욱여넣었던 손가락은 더욱더 빠르게 파고들었다가 나가기를 반복했다. 출렁이는 물속에서 살점을 파고드는 소리가 커졌다.
甜蜜地低語的閔俊開始上下搖動桃花的上半身。與此同時,插入桃花內壁的手指更加快速地進出,反覆穿梭。在翻湧的水中,刺入肉體的聲音變得更加響亮。
“미……. 미쳤어……. 하앙.” “我……我瘋了……哈啊。”
“좋아?” “好嗎?”
“아……. 너무…….” “啊……太……。”
손가락일 뿐인데도 너무 찌릿해서 벼락이라도 맞은 것 같았다. 너무 달고 짜릿했다. 그래서 그만큼 위험했다.
手指而已,但卻刺痛得像是被雷電擊中一般。太甜蜜又令人心跳加速。因此,這份感覺同樣危險。
“왜 이리……. 강해? 사…. 살살해…….”
“為什麼這麼……強?慢……慢點……”
“어때요? 내 좆보다 지금 이게 더 좋아?”
“怎麼樣?這個比我的更好嗎?”
“몰라…. 그런 거…….” “我不知道……那種事……”
물론 따지자면 민준의 성기가 임팩트가 컸다. 더 굵고 뜨겁고 단단하니까. 하지만 이건 또 이거대로 다르게 다가왔다. 평소 우아하게 느꼈던 민준의 손가락이 천박하면서도 강렬하게 느껴졌다. 마치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아 당길 것 같은 야릇함도 뒤덮었다. 이러다 제 몸 어딘가 망가지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當然,如果要說的話,敏俊的性器官衝擊力很大。因為它更粗、更熱、更堅硬。但是,這又以另一種方式讓人感受到不同。平時優雅的敏俊手指,此刻卻讓人感到庸俗而強烈。彷彿要把自己的一切都奪走般的奇妙感覺也籠罩著我。甚至讓我懷疑,這樣下去會不會讓我的身體某個地方壞掉。
물은 첨벙거리며 요동쳤다. 마치 파도 같았다. 파동을 일으킨 물은 욕조 밖으로 튀어 올랐고 바닥은 흥건히 젖어 들었다. 도화는 점차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그걸 증명하듯이 꼿꼿하게 선 작은 성기는 나름 형태를 그렸고 민준의 복근을 마구잡이로 긁어 댔다.
水面濺起波濤,彷彿像海浪一般。激起波動的水花濺出了浴缸,地板上濕漉漉的。桃花的心臟逐漸感到要爆炸似的。就像在證明這一點般,挺立的小陰莖勾勒出了一定的形狀,隨意地刮著閔俊的腹肌。
“그만해 줘……. 하아 민준아……. 응?”
「夠了……哈,敏俊啊……嗯?」
“조금만 더 ” “再稍微一點”
“으응……. 싫어…….” “嗯……不喜歡……”
“가만히 느끼기만 해요.” “靜靜地感受就好。”
도화의 내벽 안으로 한껏 들어가 있던 민준의 손가락은 꼼꼼하게 그 안을 헤집었다. 도화는 여린 신음을 토하며 어쩔 줄 몰랐고 두 뺨은 복숭아보다 더 진해졌다. 민준은 자극받은 듯이 도화의 귀를 찾아 혀로 물고 핥았다. 이미 자극이 찾아온 도화는 심장이 터질 것 같았고 더 견딜 수 없었다.
民俊的手指深入桃花的內壁,仔細地在裡面翻弄著。桃花發出柔弱的呻吟,不知所措,雙頰比桃子還要紅潤。民俊似乎受到刺激,找到桃花的耳朵,用舌頭輕輕地咬住並舔弄。已經感受到刺激的桃花,心臟似乎要爆炸,無法再忍受。
“그만…. 놓아, 으응.” “夠了…. 放開,我的。”
도화의 칭얼거림에 민준의 눈동자에 심술이 돌았다. 이윽고 곧게 뻗은 손가락은 도화의 내벽 안쪽을 꾹 눌렀다.
桃花的喧鬧讓閔俊的眼中閃過一絲惡作劇的神情。隨即,他筆直伸出的手指緊緊按在桃花的內壁上。
“아앙!” “啊啊!”
등골을 타고 짙은 쾌감이 휘몰아쳤다. 그 덕분에 도화의 성기에 액이 튀어 올랐다. 물속에 잠겨 있는 터라 액의 움직임이 수채화 물감을 물에 푼 것처럼 번졌다.
背脊上涌起濃烈的快感。多花的性器因此而噴出了液體。因為浸在水中,液體的運動如同水彩顏料在水中擴散般蔓延開來。
기운이 빠진 도화는 숨을 거칠게 내뱉었다. 민준은 만족스러운 듯 도화의 눈동자를 집요하게 보았다. 도화 안에 넣었던 손가락을 빼냈다. 도화의 허리를 두 손으로 잡아 살짝 들어 올렸다. 도화는 허벅지가 들린 채로 무릎이 욕조 바닥에 고정되었다. 그리고 민준의 혀가 도화의 유륜을 라인 따라 둥글게 핥더니 봉긋 솟은 유두를 게걸스럽게 빨아 당겼다.
精疲力竭的道華喘著粗氣。敏俊緊緊地盯著道華的眼睛,似乎很滿意。他從她體內抽出手指。他雙手抓住她的腰,將她微微抬起。她的大腿被抬起,膝蓋被夾在浴缸底部。敏俊的舌頭在她的乳暈上舔了一圈,然後貪婪地吮吸著勃起的乳頭。
“하읏…….” “哈……。”
이미 가 버린 도화는 연쇄적인 그의 애무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已經離去的桃花在他連綿不斷的愛撫中無法回過神來。
“으응…. 너무…. 아읏!” “嗯…. 太…. 啊!”
민준의 손길로 만든 구멍이 벌어지는 걸 느꼈다. 또 아래에 있던 민준의 성기가 굵직한 핏줄을 만들어 내며 도화의 허벅지 안쪽을 끈적하게 비벼 댔다. 그래서 도화는 더더욱 힘이 빠져 민준의 머리칼을 두 손으로 꽉 잡았다.
他感覺到敏俊撫摸出的洞變大了,身下敏俊的陰莖也分泌出濃稠的血流,黏黏地摩擦著他的大腿內側,讓他更加無助,他兩手緊緊地抓住敏俊的頭髮。
“그만……. 으응……. 제발……. 아하……. 준아…….”
“夠了……. 嗯……. 拜託……. 啊哈……. 俊啊…….”
무너질 듯이 신음하던 도화는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 거의 빌다시피 그만하라며 민준의 머리칼을 두드렸다.
快要崩潰般呻吟的桃花,眼神劇烈地搖晃著。幾乎是懇求般地叫他停下,輕輕拍打著閔俊的頭髮。
“하.” “哈。”
민준은 끈적하게 핥고 빨았던 입술을 살며시 떼어 냈다. 그리고 도화의 엉덩이를 농염하게 만졌다. 하얀 엉덩이가 민준의 손에 닿을 때마다 형태가 변했다.
敏俊輕輕地將黏膩的嘴唇抽離。然後,他輕柔地撫摸著桃花的臀部。每當白皙的臀部觸碰到敏俊的手時,形狀便會改變。
한껏 예민해진 도화의 육체는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민준은 도화의 숨소리를 들으며 제 뺨을 도화의 뺨에 비볐다.
一絲絲敏感的桃花身體愈發炙熱。閔俊聽著桃花的呼吸聲,將自己的臉頰輕輕摩擦在桃花的臉頰上。
“도화 침대로 갈까?” “我們去桃花床上吧?”
“하아…. 으응…. 차…. 차라리 으응……. 하아…. 읏!”
“哈啊…. 嗯…. 茶…. 寧可嗯……. 哈啊…. 嗯!”
침대로 가든 아니든 사실상 큰 차이는 느끼지 못할 것 같긴 했다. 하지만 이 야릇한 흐름이 잠시라도 끊겼으면 했다. 이러다 정신이 날아가 버릴 것 같았다.
無論是去床上還是其他地方,實際上似乎感受不到太大的差異。然而,我希望這種奇妙的氛圍能暫時中斷一下。這樣下去,我覺得我的精神會飛走。
“하하. 알겠어. 우리 도화가 원하는 대로 해야지.”
“哈哈。我知道了。我們就按照道華的願望來做吧。”
선심을 베풀 듯 말하는 그는 도화를 그 상태에서 뒤로 눕혔다.
他像是在施恩一般地說著,將桃花在那個狀態下向後躺去。
“어어?” “呃?”
자리를 옮긴다더니 갑자기 왜 이러는 모르겠다. 욕조에 물도 반 이상 채워진 상태라 이대로 눕혀지면 도화는 물에 빠질 판이었다. 위기를 느낀 도화는 뭐라도 잡기 위해 팔을 허공에 휘저었다.
我不知道為什麼突然這樣,明明說要換個地方。浴缸裡的水已經快滿了,如果這樣躺下去,桃花就要淹水了。感受到危機的桃花拼命揮舞著手臂,想要抓住什麼。
곧바로 민준의 얼굴이 가까이 보였다. 그가 도화 위에 엎드려 있었다. 다급해진 도화는 민준의 목덜미를 두 팔로 감았다. 그러자 민준의 푸른 눈동자에 열기가 감돌더니 도화를 끌어당겨 목덜미를 깨물었다.
很快,敏俊的臉龐近在眼前。他伏在桃花上。焦急的桃花用雙臂環住敏俊的脖子。隨即,敏俊的藍色眼眸中閃過一絲熱度,將桃花拉近,咬住了她的脖子。
“응?” “嗯?”
그 순간 도화는 엄청난 기시감이 제 몸을 뒤덮는 게 느껴졌다. 출렁거리는 물과 끌어안은 두 팔. 자신을 바라보는 푸른 눈동자.
就在那一瞬間,桃花感受到一股強烈的既視感籠罩了她的全身。波濤洶湧的水面和緊緊相擁的雙臂。注視著她的藍色眼睛。
생각해 보니 오래전 바다에서 구해 줬던 그 아이도 푸른 홍채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았다. 왜 갑자기 그 기억이 떠오른 건지 모르겠다.
想了想,早在很久以前在海裡救過的那個孩子似乎也有著藍色的虹膜。不知道為什麼這個記憶突然浮現出來。
<4권에서 계속> <4 卷中繼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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