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단속으로 인해서 홍등가의 몇 개 업소는 문을 닫았다. 그래봤자, 다른 용도로 영업 신고를 해서 금방 다시 문을 열겠지만. 어쨌든 몇몇개의 업소는 폐업 처리가 되었는데 유우시가 일하는 곳은 무슨 수작을 부렸는지 용케도 살아 남아 정상 영업 중이었다.
前几天严打导致红灯区几家店都关门了。不过他们改头换面重新申报营业许可后,很快又会开张。总之有几家店彻底倒闭了,但得能勇志工作的店不知使了什么手段,居然幸存下来正常营业着。

얼굴 망가졌다고 당분간 쉬라고 했으면서 유우시는 겨우 이틀 만에 다시 불려나왔다. 대부분 경찰서로 끌려가서 당장 사람이 없으니 너라도 나오라는 말이었다. 시퍼런 멍을 가리기 위해 분칠을 해주는 마담의 화장품에서는 싸구려 냄새가 진동했지만 내색은 못했다. 퍼프가 눈가를 꾹 누를 때마다 통증이 일어나 이를 꽉 깨물었다. 
明明说他脸受伤了让他休息一阵,结果才两天勇志就被叫回来上班。大部分人都被抓进警局,店里缺人手才喊他顶上。老板娘用劣质化妆品帮他遮盖淤青,廉价香精味熏得人发晕,但他只能忍着。粉扑每次按压眼周都疼得他咬紧牙关。


"유우시. 너 앞으로 화장하고 다닐래? 머리도 길어서 완전 괜찮은 거 같은데?"
"勇志啊,以后要不要化妆上班?头发留长点完全没问题呢。"

"뭔 화장이야. 됐어요."  "化什么妆...算了。"

"이리 와봐. 입술도 발라줄게."  "过来,给你涂点唇膏。"


매고 있던 샤넬 백에서 새빨간 립스틱을 꺼낸다. 죄다 싸구려면서 곧 죽어도 백은 샤넬이었다. 남들한테 보이는 게 저렇게나 중요할까. 마담은 허영심이 강한 사람이었지만 유우시는 마담을 향해 손가락질 할 순 없었다. 겉치레는 내가 더 했으면 더했으니까.
她从挎着的香奈儿包里掏出支正红色口红。用的全是廉价货,可包到死都要背香奈儿。在别人眼里就这么重要吗。老板娘虚荣心强,但勇志没资格说她——他自己更爱装腔作势。


"음파 음파."  "啵~啵~"


마담을 따라 입을 움직였다. 입술 사이가 끈적거리며 떨어졌다. 유우시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선 혀를 내둘렀다. 
他跟着老板娘撅嘴。分开时唇瓣黏连出细丝。勇志看着镜中的自己,嫌弃地吐了吐舌头。

이거 완전... 여장한 거 같잖아. 
这完全...就是女装了吧。

언뜻 보면 숏컷한 여자 같아 보이기도 했다. 
乍看简直像留着短发的女孩。


"유우시. 오늘 잘 해봐."  "勇志。今天好好表现。"


당장이라도 입술을 벅벅 닦아내고 싶었으나 얼른 나가보라는 마담의 말에 빨간 조명 밑에 있는 바 스툴에 앉았다. 
虽然恨不得立刻擦干净嘴唇,但在妈妈桑催促下还是匆匆坐到红灯区的高脚凳上。

오늘도 상의와 하의는 걸치지 않았다. 속옷 바람으로 나온 유우시는 다리를 꼬고선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술에 취해 걸어오는 아저씨들, 이미 여자들을 끼고 돌아다니는 사람들. 그중에는 유우시와 같은 남자들도 섞여 있었고 가끔씩 앉아 있는 유우시에게 눈길을 주며 손 키스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유우시는 입가에 경련을 일으키며 스툴을 빙그르르 돌려대기 바빴다.
今天依然没穿上衣和裤子。只穿着内裤的勇志翘着二郎腿打量来往人群——醉醺醺的大叔们,已经搂着女人游荡的客人们。其间也混着和勇志一样的男孩,偶尔有人对坐在凳上的他抛来飞吻。每当这时勇志嘴角就会抽搐,忙不迭地旋转凳面转移注意力。

온 세상이 핑핑. 네온사인 조명이 이리갔다 저리갔다 시야에서 움직였다. 속이 울렁울렁.
整个世界天旋地转。霓虹灯在视野里左右游移。胃里翻江倒海。


"너 화장도 해?"  "你还化妆?"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속이 메스꺼워졌다. 하도 빙글빙글 돌아대니 멀미가 나는 듯했다. 
熟悉的声音让胃部涌起恶心感。转椅转得太猛,晕眩感扑面而来。

아, 정말로 울렁거린다고.  啊,是真的想吐。






"너 화장도 해?"  "你还化妆?"

"...리쿠?"  "...陸?"


하염없이 빙글빙글 돌던 스툴이 멈추었다. 앉아있던 유우시가 이마를 짚으며 엉거주춤 일어나려고 했으나 어깨를 누르는 리쿠의 행동에 엉덩이를 다시 붙일 수 밖에 없었다. 갑자기 유우시의 눈앞에 나타난 리쿠는 경찰복이 아닌 사복 차림이었다. 이틀 만에 또 단속 뜬 건 아니라는 소리다. 손에 쇼핑백을 쥐고서 앉아 있는 유우시를 내려다 본 리쿠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不停旋转的转椅戛然而止。正要撑着手臂踉跄起身的勇志被陸按住肩膀,不得不重新坐稳。突然出现的陸穿着便服而非警服——看来不是来突击检查的。提着购物袋俯视他的陸深深叹了口气。

안그래도 하얗고 빨간 애가 얼굴에 분칠까지 하고 있어. 리쿠는 유우시의 모습을 저 멀리서 발견하고 걸어올 때부터 입을 틀어막았다. 
本来就是个皮肤白皙泛红的家伙,脸上还涂了层粉。前田陸远远发现得能勇志的身影时,从对方走过来的那一刻就捂住了嘴。

속옷 차림일 거라고는 예상은 했다만, 화장은... 씨발... 
虽然猜到会是内衣装扮,但这妆容...操...


"니가 왜 여기 있어?"  "你怎么会在这里?"


유우시의 물음에 대꾸하지 않았다. 아니, 대꾸할 수 없었다는 게 더 정확할 거다. 리쿠는 유우시와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애를 쓰며 손에 든 쇼핑백에서 옷가지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품이 넓은 후드집업과 츄리닝 바지였다. 
没有回答勇志的质问。不,更准确地说,是无法回答。前田陸拼命躲避着与勇志视线相交,开始从手中的购物袋里往外掏衣物——是件 oversize 的连帽开衫和运动裤。

이거 입어. 팔 넣고. 
穿上这个。把手伸进去。

유우시에게 후드집업을 둘러 입혀준 리쿠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지퍼를 끼워주기까지 해 보였다. 이따금씩 배에 손이 스치면 유우시가 잔뜩 움츠려지는 게 보였다. 고등학교때도 지금과 비슷했다. 
前田陸跪在地上,替得能勇志套上连帽衫时,连拉链都仔细地帮他拉好。每当手指不经意擦过腹部,就能看见勇志整个人瑟缩起来。高中时代也是这样。

입술과 입술 사이의 거리는 손가락 한마디, 입을 축이며 들뜬 숨소리를 뱉었던 유우시, 와이셔츠의 단추 하나를 푸르고 틈 사이로 손을 집어 넣었던 때가 떠올랐다. 그때도 지금처럼 잔뜩 움츠려졌지. 생전 처음 느껴보는 생소한 느낌에 유우시는 리쿠를 밀치고 어버버하며 옥상을 벗어났었다. 만약 그때 유우시가 눈 꽉 감고 있었더라면 아마도 둘은 키스했었을거다. 좆망으로 끝났던 결말도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 갔을거고. 뭐, 이제와서 지난 과거를 들추며 가정한다고 한들, 달라지는건 하나 없겠지만.
唇与唇之间只剩一指距离,得能勇志舔着嘴唇吐出灼热喘息的那个下午突然浮现——前田陸解开他衬衫纽扣,手指从缝隙探进去的触感。那时他也像现在这样浑身发抖。面对前所未有的陌生快感,勇志慌乱推开对方逃出了天台。如果当时他紧闭双眼的话,或许两人早已接吻。那个搞砸的结局说不定会走向不同方向。不过现在翻旧账假设这些,终究什么都改变不了。


"바지는 안 입혀줘도 되지?"  "不穿裤子也可以吧?"


손에 억지로 츄리닝 바지를 쥐여주었는데 리쿠의 시선이 유우시의 하얀 다리에 쏠렸다. 의자에 앉아있는 탓에 유우시의 허벅지가 옆으로 퍼져 있었다. 허벅지와 허벅지가 만나 두 다리의 사타구니 쪽은 붙어있었고, 하얀색 팬티 라인의 짱짱한 고무줄은 서혜부로 꽉 조여들어가 있는 상태. 
强行把运动裤塞进他手里时,陆的视线黏在了勇志雪白的大腿上。由于坐在椅子上,勇志的大腿向两侧摊开。大腿内侧紧贴在一起,白色内裤边缘的硬质松紧带深深勒进腹股沟里。

너 일부러 팬티 작은 거 입지? 
你是故意穿这么小的内裤吗?

하, 진짜 존나 야하네. 보자마자 좆이 그대로 발기했다. 
哈,真他妈够骚的。看到第一眼鸡巴就直接硬了。


박스티 입고 오길 잘했다. 큼큼거리며 일어난 리쿠는 벽에 기대어 유우시를 기다렸다. 얼른 입으라는 듯 팔짱을 끼면서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느라 진땀을 빼면서도 유우시의 다리로 시선이 고정되는 건 제어할 수 없었다. 이건 본능이었다. 게다가 상대가 지독했던 짝사랑 상대였으니.
穿着宽松 T 恤来真是明智之举。陸哼哼唧唧地站起来,靠墙等着勇志。他故作镇定地抱着手臂,强装若无其事地冒冷汗,视线却不受控制地黏在勇志腿上——这是本能。更何况对方还是让他魂牵梦萦的暗恋对象。

위아래론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맨 몸에, 꽉 조이는 흰색 팬티, 그리고 하얀 얼굴에 빨간 입술. 사람 새끼라면 저 모습 보고 발기 안 하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上下什么都没穿的赤裸身体,勒得紧紧的白色内裤,雪白脸蛋配着红唇。只要是个人,看到这副模样还不硬起来才叫奇怪。

개씨발새끼는 사람 홀리는 거에 타고난 듯했다. 그러니까 고등학교 때도, 삼 년이 지난 시점도, 지금 당장도.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들지. 
这狗娘养的天生就懂怎么勾人魂魄。高中时是这样,三年后的现在也是,就连此时此刻也是。让人根本没法保持清醒。


"오늘 내가 너 샀어."  "今天我把你买下了。"


리쿠의 말에 유우시가 크게 휘청거렸다. 하마터면 스툴에서 떨어질 뻔 할 정도로. 뭐라고? 눈을 동그랗게 뜬 유우시는 끈적거리는 빨간 입술을 벌렸다. 
前田陸的话让得能勇志猛地踉跄了一下,差点从高脚凳上摔下来。"你说什么?"勇志瞪圆了眼睛,黏腻的红唇微微张开。


"너 경찰이잖아. 이거 불법인데?"  "你不是警察吗?这可是违法的啊?"

"경찰이기 전에 사람인가 보지."  "看来在成为警察之前先是个普通人啊。"

"허?.."  "嗯?.."

"다 입었으면 가자."  "穿好衣服就走吧。"

"어딜?"  "去哪儿?"

"어디든."  "随便。"


이거 완전 비리 경찰이네. 라며 유우시가 고개를 돌렸다. 꽃무늬 커튼 뒤에서 커튼을 살짝 들추고 훔쳐보고 있는 마담과 눈을 맞추는것 같았다. 입술 색이 똑같은 걸 보니, 마담이 발라준 듯한 모양이었다.
得能勇志转过头嘀咕着"这完全是个腐败警察嘛"。花窗帘后隐约传来布料摩擦声,他抬眼正巧与偷窥的老板娘四目相对。两人唇色如出一辙,想必是老板娘亲手给他涂的。

입이 찢어지도록 웃는 마담은 '오늘은 끝까지 가.'라며 입을 느리게 움직였는데 그게 리쿠의 눈에 보일정도였다. 지금보니까 존나, 싸구려 같긴 하네. 
老板娘笑得嘴角都快裂开,慢镜头般蠕动着嘴唇说'今天要干到底',连前田陸都看得一清二楚。现在再看这女人,真他妈像廉价货。


"너 지금 입술밖에 안 보여."
"你现在只看得见嘴唇了。"


따라오라며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쪼르르 따라오는 듯한 발소리가 잠깐 멈추길래 뒤 돌아보니 유우시는 나오기 전에 벽에 매달려 있는 거울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선, 손등으로 벅벅. 거칠게 입술을 닦아내자 빨간 잉크가 입가 주변에 지저분하게 잔뜩 묻혀졌다. 
他丢下一句“跟上”便率先迈步。身后传来啪嗒啪嗒的脚步声突然停住,我回头时看见勇志正呆望着玄关墙壁上的挂镜。接着用手背狠狠蹭过嘴唇——鲜红唇膏顿时在嘴角晕开,像打翻的印泥般凌乱不堪。

막무가내네, 정말.  真是蛮不讲理啊,真的。







모텔을 데려갈 줄 알았던 모양이었다. 차를 타던 유우시가 어딘가 눈에 익숙한 풍경이 보이자 고개를 획 하니 돌렸다. 리쿠가 데려간 곳은 다름 아닌 유우시의 집이었다. 거미줄이 쳐진 집안에 들어오자, 유우시가 먼저 입을 열었다.
看来他本打算带我去汽车旅馆。正乘车的勇志突然瞥见窗外似曾相识的街景,猛地转过头——前田陸带他来的地方,赫然是勇志自己的家。当两人踏入蛛网密布的屋内时,勇志率先打破了沉默。


"우리 집에서 하자는 거야?"  "你是说在我家做吗?"

"..."

"뭐, 장소는 상관없어. 어디서든 물고 빨고는 할 수 있으니까. 당장 며칠 전에는 길거리에서 고추 빨았었거든. 그때 진짜 좆같았는데. 밖이 아니라서 다행이긴 하네."
"呵,地点无所谓。反正哪儿都能舔能吸。前几天还在街上给人含过老二呢。当时真他妈操蛋。幸好没在户外搞。"


티엠아이을 남발하는 유우시를 보며 리쿠의 얼굴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진짜 개씨발새끼네. 얜 나를 그딴 쓰레기 취급하는 거야? 너 나를 그렇게 몰라? 
看着不断发 TMI 的勇志,陸的脸彻底皱成一团。真是操他妈的狗崽子。他把我当那种垃圾对待?你就这么不了解我?


"하자고 데리고 온 거 아닌데."
"又不是我主动要带你来的。"

"그럼?"  "那你说?"

"너가 그 짓거리 하는게 싫어서."  "我讨厌你做那种事。"


손을 들어 유우시의 입가에 묻은 빨간 잉크를 문대었다. 빨갛게 물든 엄지손가락을 잠깐 내려다보곤 이어서 립스틱이 묻혀진 손가락을 자신의 입술에 쓱- 묻혔다. 리쿠의 행동에 이번엔 유우시의 얼굴이 구겨졌다. 핸드폰 액정을 통해 입술을 확인한 리쿠는 유우시에게 물었다. 
抬手抹去得能勇志嘴角沾到的红色印泥。她盯着被染红的拇指看了片刻,又将沾着口红的手指在自己唇上轻轻一蹭。前田陸这个动作让勇志的脸又皱了起来。陸用手机屏幕当镜子照了照嘴唇,突然开口问他——


"어때, 나 예쁜가?"  "怎么样,我漂亮吗?"

"...아니."  "...不要。"

"그러니까. 하나도 안 예쁜 거 왜 하고 있어."
"所以说啊。干嘛要做这种一点都不漂亮的事。"


그런 거 하지 말라고. 너랑 어울리지도 않을뿐더러 예쁘지도 않은 거 하지 마.
别做那种事。既不衬你也不好看。

구석에 놓여진 물티슈를 들고 온 리쿠가 허리를 굽혀 유우시의 입가를 관찰하듯 꼼꼼히 닦아주기 시작했다. 입술 주름 사이사이에 낀 잉크까지 닦아내는 탓에 유우시의 입술이 실시간으로 부어오르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살짝 열린 입술의 틈 사이로 손이 자꾸만 스칠때마다 분출되려는 충동을 간신히 억누르기 바빴다.
前田陸从角落抽出湿巾,弯腰凑近得能勇志的脸,像在观察什么似地仔细擦拭他的嘴角。连唇纹里渗进的墨水都要抹净的力道,让勇志感觉自己的嘴唇正以可感知的速度肿胀起来。每当陆的手指不经意掠过微张的唇缝时,他都要拼命压抑即将喷薄的冲动。


"됐어. 그만해. 내가 할게."  "够了。停下。我自己来。"

"그래. 너가 좀 해."  "好啊。那你来。"


더 했다가는 이미 입술을 물어뜯었을 거다. 순순히 물티슈를 건네준 리쿠는 유우시에게서 한발자국 물러섰다.
再继续下去的话,恐怕已经要咬破嘴唇了。乖乖递上湿巾的陆从勇志身边退开一步。


"근데 유우시."  "不过勇志。"

"응?"  "嗯?"

"난 안 예쁜데 넌 좀 예쁜 것 같기도 해."
"我长得不漂亮,但你好像还挺可爱的。"


감상평을 짧게 말하니 유우시의 귓바퀴가 빨개지는 것 같았다. 금방 빨개지네. 한 마디에 귀가 새빨개져선 눈을 부라리는 모습이. 그리고 쏘아대는 폼이 웃겼다.  유우시가 쏘는건 별로 아프지도 않은데... 
简短的评语让勇志的耳廓瞬间泛红。这么快就红了。一句话就让耳朵变得通红还瞪人的模样。那副凶巴巴的样子实在好笑...勇志瞪人根本不痛不痒...


"할 거 아니면 가."  "不想干就滚。"

"싫은데."  "不要嘛。"

"뭐?"  "哈?"

"내가 너 샀잖아. 설마 먹튀하게?"
"我可是买下你了,该不会想白嫖吧?"


재밌다는 듯 웃는 리쿠를 노려보다 유우시는 고개를 저으며 화장실로 뛰쳐 들어갔다. 이번에도 역시 꼬나보는것에서 그칠 뿐이었다. 미소짓는 리쿠는 유우시를 따라 화장실로 들어가 문에 기대어서 유우시의 행동을 지켜봤다.
得能勇志瞪着笑得饶有兴味的前田陸,摇头冲进洗手间。这次也依旧止步于偷窥而已。面带微笑的陸跟着勇志走进洗手间,倚在门边注视着他的一举一动。

유우시는 말라비틀어진 비누를 손에서 열심히 돌려댔다. 다 쓰러져가는 집에서, 심지어 남자 혼자 사는데 클렌징폼이 있을 리 없었다. 거품이 잘 안 나서 한참을 비비는 것 같았으나, 기껏 만들어낸 방울진 거품이 금세 터져갔다. 유우시는 미끌거리는 손으로 얼굴을 더 박박 문질러댔다. 저 정도면 아프겠는데? 싶을정도로. '이거 원래 이렇게 잘 안 지워지는 거야? 아 진짜, 싸구려.'라며 얼굴이 새빨개지게 계속해서 얼굴을 쓸어내렸다. 
勇志使劲搓着手里那块干瘪变形的肥皂。在这间摇摇欲坠的房子里,独居男人怎么可能会有洗面奶。泡沫怎么都打不出来,他搓了半天才勉强弄出点稀薄泡沫,转眼又破灭了。他用滑溜溜的手更加用力地摩擦着脸,力道大得让人怀疑会不会擦破皮。"这玩意本来就难洗干净?靠,真是劣质货。"他嘟囔着,把脸搓得通红,手掌不断在脸上来回刮蹭。


"뭐해?"  "在干嘛?"

"볼게 없어서 너라도 보려고."  "实在没东西可看,只好看看你了。"

"진짜 민망하게..."  "真是尴尬死了..."


화장실 문에 기대어서 자신을 지켜보는 리쿠가 신경에 거슬렸나보다. 꼼꼼히 박박 닦아내던 유우시가 서둘러 물을 틀고 대충 거품을 씻어내기 시작했는데 그 손놀림이 급해보였다. 장발의 헤어스타일 때문일까. 유우시의 앞머리와 뒷머리에 물이 튀겨 축축하게 젖어들어갔다. 이미 다 젖어버린 목이 늘어난 티셔츠는 유우시의 몸이 달라 붙었고 젖꼭지 부근이 톡 튀어나와 있었다. 화장실 타일에 똑똑거리며 떨어지는 물방울들의 소리가 제법 크게 울려댔다.
前田陸倚在厕所门框上监视的视线似乎让他很不自在。原本正仔细擦拭身体的得能勇志突然拧开水龙头,匆忙冲洗起泡沫,动作明显变得急促。或许是长发造型的缘故,飞溅的水珠将他前后发梢都浸得湿透。早已湿透的宽松 T 恤紧贴在勇志身上,乳头部位明显凸起。水滴啪嗒啪嗒砸在浴室瓷砖上的声响格外清晰。


씨발... 또... 이거 대체 언제 가라앉는거야?  
妈的...又...这玩意儿到底什么时候才能消停啊?

유우시는 크게 뭘 하지도 않았는데... 물론 유우시가 좀 젖어있긴 했다만, 반나체 상태를 본것도 아닌데 이런다고? 필시, 물방울 때문일거다. 간혹 때때로 청각이 주는 자극은 시각적인 것보다 더 클때가 있다고 들었다. 그게 바로 지금인가?
勇志明明没做什么大动作……虽然他是有点湿漉漉的,但连半裸状态都没看到就成这样?肯定是那些水珠的缘故。听说有时候听觉带来的刺激会比视觉更强烈。现在就是这种情况吗?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내던 유우시가 볼록 튀어나와 있는 리쿠의 앞섶을 쳐다보았다. 
得能勇志用毛巾擦着脸,目光却落在了前田陸那鼓起的裤裆上。


"그냥 해줄게. 싸."  "我直接帮你弄出来。射吧。"

"난 해달라고 말 안 했는데."  "我又没说要你帮我弄。"

"너 아까부터 서 있었잖아."  "你从刚才就一直站着啊。"


화장실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울리는 유우시의 목소리가 존나 쌔끈했다. 심지어, 해준다고. 싸라고. 말하는데, 씨발... 이 순간부터 제정신이 아니었다.
在厕所这个密闭空间里,得能勇志的声音他妈的大得离谱。更操蛋的是,他居然说帮我弄。要我射出来。妈的...从这一刻开始我就彻底疯了。


썸붕된 사람이 좆을 빨아줄 확률은 과연 얼마나 될까. 게다가 그 책임은 전적으로 유우시에게 있다. 두 사람의 관계에 있어서 리쿠가 갑, 유우시가 을이라는 소린데. 과연 그럴까. 
被钓着的人主动口交的概率到底能有多大?更何况这完全是得能勇志的责任。虽说在这段关系里前田陸是甲方,勇志是乙方。但真是这样吗?


"나 펠라 그 이상은 안 해. 섹스 같은 거는 안 한다고 미리 말해두는 거야."
"我最多只做 fellatio,提前说清楚,像 sex 那种事我是不会做的。"

"그럼 그 이전은?"  "那之前呢?"

"이전?"  "之前?"

"키스 같은 거 말이야."  "我是说接吻之类的。"

"그건..."  "那个..."


서 있는 리쿠의 가랑이 사이로 유우시의 무릎이 들어왔다. 동그란 정수리가 눈에 박혀 들어왔다. 유우시가 인상을 구기더니 다시 난감하다는 듯 머리를 탈탈 털어대었다. 길게 자라난 머리칼이 흩날리자, 리쿠가 조심스레 젖어있는 유우시의 머리칼을 부여잡고 뒤로 젖혔다. 정수리 말고, 얼굴을 보여줘야지. 축축하게 손이 젖어들어갔다. 
勇志的膝盖突然顶进站立着的陸双腿之间。圆润的头顶映入眼帘,勇志皱起脸又困扰似地猛甩头发。当飘扬的长发扫过时,陸小心翼翼攥住他湿漉漉的发丝向后捋——该让我看脸才对,不是头顶。手指陷进潮湿发间时,连掌心都沾满了水汽。

리쿠의 엄지손가락이 자꾸만 유우시의 입술에서 배회했다. 살짝 열린 입술 틈 사이로 손이 스치면 리쿠의 목울대가 꿀꺽거렸다. 진짜로... 더는 참기 힘든데.
陆的拇指不断在勇志的唇间流连。当指尖掠过那微启的唇缝时,他的喉结难耐地滚动着。真的...快要忍不住了。


"리쿠, 너 나랑 키스하고 싶어?"
"陸,你想和我接吻吗?"

"응."  "嗯。"


사실은, 니가 내 고추도 빨아줬으면 좋겠어.
其实,我更想让你含住我的老二。


허리를 굽혀서 유우시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맞대었다. 가까웠다. 훅 하고 다가온 리쿠의 얼굴에 유우시가 당황했는지 눈을 이리저리 굴려댔다. 하- 하며 한숨을 내쉬는 유우시의 얼굴이 좋아 보이진 않았다. 한숨을 내쉬는 그 소리에도 벌떡벌떡 섰다. 
前田陸弯下腰,将脸贴近得能勇志的面庞。距离近得能感受到彼此的呼吸。当陸突然凑近时,勇志慌乱地转动着眼珠。看着勇志"哈——"地叹气的表情并不愉快,但光是那声喘息就让他硬得发疼。

화장실이라서. 소리가 존나 울려서. 
因为是厕所。声音他妈的回响得厉害。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나랑 하는 게 그렇게 싫어? 아저씨들하고는 다 했으면서? 난 니가 아다라고 했던 말 안 믿어. 이 얼굴을 보고 세상 어떤 병신이 펠라만 받아. 섹스까지 해야지.
我再也忍不了了。跟我做就那么讨厌吗?跟那些大叔们倒是都做过了?我才不信你说自己是处这种鬼话。看着这张脸,世上哪个白痴会只接受口交。当然要做爱才行。


"키스 같은 건 보통 생략해? 그럼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고."
"接吻之类的通常都省略吗?那就直接进入正题吧。"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유우시는 지퍼를 내리기 시작하는 리쿠의 손을 허겁지겁 말렸다. 잠깐...! 잠깐만 리쿠! 고개를 떨구던 유우시가 머뭇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跪坐在地的得能勇志慌忙按住前田陸正在拉下拉链的手。"等等...!等一下陸!"低垂着头的勇志犹豫着从原地站起身。


"미안... 막상 하려니까 못하겠네."  "抱歉...真要做的时候反而下不了手。"

"뭐?"  "哈?"

"리쿠꺼는 못 빨겠어."  "陸的东西我可嗦不动。"


날 아주 들었다 놨다. 씨발, 나 좆 터질 것 같다고.
把我玩得团团转。操,老子鸡巴都要炸了。

내가 갑이고 개씨발새끼가가 을? 
我是甲方,你个狗娘养的还敢当乙方?

아니, 씨발 그 반대겠지.
不,他妈的反了吧。








경찰서에 신고가 하나 더 들어왔다. 풍기 문란. 빤쓰만 입고 돌아다니는 미친 새끼가 있다고. 
警局又接到一起报案。有伤风化。说是有个只穿内裤到处晃悠的疯批。

아, 유우시. 너 좀... 그래...
啊,勇志。你真是...好吧...

신고가 들어왔으니 출동은 해야겠고, 근데 누군지는 뻔히 알고. 누가 출동할 거냐는 말에 리쿠는 저요! 라고 하곤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제가, 제가, 가겠습니다. 급하게 일어난 리쿠는 캐비넷에서 여분의 경찰복 점퍼랑 바지를 챙기며 경찰서 문을 박찼다. 
既然接到报案就必须出警,虽然心里清楚是谁干的。当被问到谁去现场时,陸猛地从椅子上弹起来喊道"我去!"。我、我去就行。匆忙起身的陸从柜子里抓起备用警服外套和裤子,撞开了警局大门。


진짜 미친 새낀가? 경찰차에 올라타서 시동을 걸 때까지 또라이 새끼라며 중얼거렸다. 신고가 들어온 곳은 홍등가에서 조금 벗어난 위치였다. 왜 거기까지 간 거지? 리쿠는 손톱을 물어뜯었다. 악셀을 지긋이 누르는 횟수가 많아졌다. 분명, 과속이었다.
那疯子到底想干什么?直到爬上警车发动引擎,陸还在咬着指甲咒骂"这疯狗崽子"。报案地点位于红灯区稍偏的位置。为什么要跑那么远?他重重踩下油门的次数越来越频繁。这速度,绝对超速了。


경찰차를 아무렇게나 파킹하곤 내렸다. 골목 안쪽 깊숙이 들어가니 웅크려 있는 살색의 인영이 보였다. 너 진짜 왜 그러는 건데?
警车随意停靠后下了车。走进巷子深处,只见一个蜷缩着的肉色人影。你到底为什么要这样?


"야, 유우시."  "喂,勇志。"

"아..."  "啊..."


리쿠를 발견한 유우시가 부끄럽다는 듯, 벽 뒤에 숨었다. 나한테 이런 꼴을 한두 번 보여준 것도 아니고 아직도 부끄러워? 맨날 이렇게 창피해할 거면 이딴 짓 좀 하지 말지? 숨은 유우시의 손목을 붙잡았다.
发现陸的勇志似乎有些害羞,躲到了墙后。在我面前出这种丑也不是一次两次了,现在还害臊?要是每次都这么难为情,就别干这种事了啊?我一把抓住躲藏的勇志的手腕。


"옷 좀 줘. 입을게."  "把衣服给我。我要穿。"

"너 노출증 있어?"  "你有暴露癖吗?"

"나 엄청 보수적인 사람이야."  "我可是个超级保守的人。"

"지금 니가 그런 말 할 상황이 아닌 거 같은데."
"现在好像不是说这种话的场合吧。"

"아저씨들이 이리로 오라잖아. 팬티만 입고."
"大叔们不是让我过去嘛。只穿着内裤。"

"하기 싫다고 좀 말해."  "不想做就直说啊。"

"어떻게 그래. 내 일인데."  "怎么能这样。这可是我的事。"


씨발, 그 일. 그 뭣 같지도 않은 일. 그 좆같은 일 그만두라고. 
操,那件事。那狗屁不如的事。那屌事赶紧给我停了。

세상 어떤 미친새끼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매춘을 하는데 가만히 있을까. 오지랖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이제는 유우시를 다시 좋아하니 이 정도 오지랖은 부려도 될 것 같았다. 
世界上哪个疯子会眼睁睁看着自己喜欢的人去卖淫还无动于衷。就算被说多管闲事也无可奈何。况且现在又重新喜欢上了勇志,这点闲事总该管得了吧。


"넌 돈만 주면 하기 싫은 것도 다 하나 봐?"
"看来只要给钱,你连不愿意做的事都能全包啊?"


리쿠의 말에 유우시의 눈빛이 사뭇 달라졌다. 잡힌 손목을 거칠게 뿌리치고서 손에 들린 옷들을 뺏어간 유우시는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前田陆的话让得能勇志的眼神骤然一变。他粗暴甩开被抓住的手腕,夺过对方手中的衣物后紧紧抿住了嘴唇。


"내가 준 돈으론 못하겠는 이유는 뭐야? 창 놈이 사람 가리는 것도 아니고. 배 나온 아저씨들보다는 내가 낫지 않아?"
"我给你的钱不够用是什么原因?那混蛋又不是挑人的主儿。比起那些大肚腩大叔,我难道不是更好吗?"

"..."

"아니면 돈이 좀 부족했나?"  "还是说钱不够用?"


창 놈이라는 단어에 유우시가 부들거리며 반응했다. 또 빨개져서.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가는 것 같기도 했다. 상처받았어? 겨우 그 말에? 난 목 끝까지 꼭꼭 잠겨져 있던 너의 와이셔츠 단추를 풀었을때도 상처받았고. 내가 보내는 라인을 싸그리 개무시했을때도 상처 받았었다고. 근데 이 정도로 울면은 억울해. 꼭 내가 잘못한 것만 같잖아.
听到"那混蛋"这个词时,勇志浑身颤抖着作出反应。又涨红了脸。眼角似乎还噙着摇摇欲坠的泪光。受伤了?就为这种话?我解开你衬衫领口紧扣的纽扣时也受过伤。你已读不回我所有消息时也受过伤。但哭成这样太委屈了吧。搞得好像全是我的错似的。

연락이 끊기고 혼자 한달 가까이 열병을 앓았을때 죽어도 널 다시 좋아하지 않겠다고 맘 먹었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다시 또 이렇게 되는데. 
联系中断后独自高烧近一个月时,我发誓死也不会再喜欢你...可这又有什么用呢。到头来还是变成这样。


키스 같은 건 보통 생략해? 
接吻这种环节通常都省略吗?

생략은 무슨. 우리는 다시 처음부터 하나하나 다 하자고.
省略什么。我们要从最初开始,把每个步骤都重新做一遍。


유우시의 턱 끝을 붙잡으니 입술이 덜덜 떨리는 게 보였다. 유우시, 너 떨어? 이런 거 많이 해봤을 거 아냐. 뜨거운 숨결이 리쿠의 입에 닿고 흩어진다. 납작한 유우시의 배를 어루만지니 고개를 뒤로 빼며 뒷걸음질 친다. 
抓住得能勇志下巴的瞬间,能清晰看见他颤抖的嘴唇。勇志,你在发抖?这种事应该很有经验吧。灼热的吐息扑在前田陸唇间又散开。当手掌抚上勇志平坦的小腹时,他猛地仰头后退踉跄了两步。

고등학교때처럼은 못 도망가. 너가 뒷걸음질 칠 수록 내가 다가가면 되니까. 
可没法像高中时那样逃跑了。你每退后一步,我就会向前逼近。

다시 유우시의 턱 끝을 붙잡았다. 유우시는 입술도 말랑말랑하네. 혀를 섞는 소리가 골목 안쪽에서 벽을 타고 웅웅거리며 고막을 무참히 때렸다. 너 키스 잘하는 줄로 알았는데. 엉성하기만 하잖아. 정말, 펠라만 했던 거야? 키스도 안 하고? 입으로만 해줬다며 순결을 들먹거리던 유우시가 떠올라 리쿠가 입을 떼어내었다. 천장에서 내려오던 거미가 만들어낸 거미줄 처럼 투명한 실이 길게, 또 길게 이어졌다. 
又一次抓住得能勇志的下巴。勇志的嘴唇也软绵绵的呢。舌头交缠的声音在巷子里贴着墙壁嗡嗡作响,无情地撞击着鼓膜。还以为你很会接吻呢。这不是很笨拙嘛。真是的,难道只做过口交吗?连吻都不接?想起那个把贞操挂在嘴边、声称只用嘴服务过的勇志,前田陸松开了嘴唇。从天花板垂下的蜘蛛织出的蛛网般透明的丝线,长长地、又长长地连缀着。

이번엔 휘적이지 않았다.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这次没有甩开。就这么放任不管了。


"너한테 다 꼬라박을 테니까."  "我要把你这张脸都操烂。"

"..."

"...나랑 자자."  "...和我做吧。"







엄마처럼은 되지 말아야지.  绝不能变得像妈妈那样。

이건 유우시가 세운 나름의 철학이었다. 집안에 가세가 기운 건 아주 어렸을 적이었다. 보릿고개는 금방 지나갈 거라는 말에, 물을 부을 대로 부은 찰기가 하나도 없는 밀가루죽을 먹으면서도 그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의류 수거함에서 꺼내온 다 헤진 옷을 입으면서도 나아질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한번 기울어질 대로 기울어진 집안은 다시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었다. 유우시의 엄마는 이혼 과정에서 양육권을 치열하게 지켜냈다. 쥐뿔도 없었으면서. 차라리 아빠가 양육권을 가졌다면 유우시의 형편이 좋았을지도 모른다.
这是勇志自小建立的生存哲学。家道中落时他还是个稚童。大人们说饥荒很快会过去,他嚼着连半点黏稠度都没有的面粉糊糊,却对此深信不疑。穿着从旧衣回收箱里掏出来的破布衣裳,也坚信日子会好起来。可一旦倾颓的家运就像再也扶不起的烂墙,连半点重振的征兆都看不见。离婚时勇志的母亲拼死争到了抚养权——尽管穷得连老鼠屎都掏不出来。有时候他想,如果当年跟了父亲,或许境遇会好些。


가진건 몸뚱아리 밖에 없었던 유우시의 엄마는 매춘부가 됐다.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진한 화장을 하고 팬티스타킹의 밴드가 다 보일 정도의 짧은 치마를 입고 다 무너져가는 집에 매번 다른 아저씨들을 데리고 왔었다. 아저씨들의 방문이 잦아질때마다, 그리고 아저씨들의 볼에 새빨간 립스틱 자국이 진하게 남을 때마다 이상하게도 유우시에겐 돈이 생겼다. 
除了这副肉身别无长物的母亲最终做了娼妓。这或许是她命定的轨迹。她抹着艳俗的脂粉,穿着连吊袜带都露在外头的超短裙,把不同男人带回摇摇欲坠的家里。说来讽刺,每当那些大叔造访得愈发频繁,每当他们脸颊上残留的猩红唇印愈发浓艳,勇志口袋里就会莫名其妙多出些钱来。

착하네, 이걸로 맛있는 거 사 먹어. 
真乖,拿这个去买点好吃的吧。

애가 순해, 예쁜 옷 사 입어.
这孩子真乖,买漂亮衣服给你穿。

아저씨들은 유우시에게 현금을 쥐여주곤 했다. 하도 싱겁고 밍밍한 것만 먹어서 그런가. 여태껏 유우시는 자신은 매운걸 못 먹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아저씨들이 준 돈으로 라면을 처음 사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입맛에 맞았다. 입안에 남아있는 자극적인 얼얼함이 좋았다. 옷도 마찬가지였다. 보풀 하나 없는 뽀송한 니트를 입으면 다 무너져가는 집과 매춘부의 자식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였다. 엄마의 신음 소리가 커질 때마다 유우시의 용모는 점점 더 단정해져 갔다. 유우시는 매춘을 일삼는 엄마가 싫었지만 아저씨들한테서 받는 돈은 또 좋았다. 역설적이고 또 모순적이었다. 
大叔们总把现金塞给勇志。或许是吃惯了寡淡无味的食物吧——在此之前勇志一直以为自己不能吃辣。用大叔给的钱第一次买了泡面,意外地合胃口。残留在口腔里火辣辣的刺痛感让他着迷。衣服也是同理。当穿上不起一粒毛球的蓬松毛衣时,几乎能忘记自己是住在破房子里、妓女生的孩子。每当母亲的呻吟声变大,勇志的容貌就愈发端正起来。他厌恶做妓女的母亲,却又喜欢从大叔们手里拿钱。既矛盾又讽刺。


학교다닐때는 더더욱 체면에 신경 썼다. 시궁창인 집안을 숨기면서. 유우시가 마담을 손가락질 하지 못했던 이유다. 자기 분수에 맞지도 않은, 필요 이상의 겉치레를 고집했다. 그래서 그런가 다행히 아무도 유우시의 사정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上学时我更加在意面子。为了掩盖那个糟糕透顶的家庭。这就是勇志不敢对妈妈指手画脚的原因。他固执地坚持着与身份不符的、过度的表面功夫。或许正因为如此,幸运的是没有人察觉到勇志的处境。

리쿠를 만난 건 고등학교 때였다. 그리고 리쿠는 단정한 유우시의 모습에 반했다. 물감이 번지듯 스며들며 다가오는 리쿠에게 설레었던 건 맞았다. 심지어 어떨 때는 유우시는 리쿠를 생각하면서 몽정까지 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했다. 리쿠가 좋아하는 건 다 거짓말인데. 나 아무것도 없는데. 우리 집 와보면 너 내가 싫어질걸? 리쿠가 스킨쉽을 시도할 때마다 성관계를 하던 엄마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아서 밀어냈다. 
遇见前田陆是在高中时代。而陆确实被得能勇志那端正的模样所吸引。面对像颜料晕染般逐渐靠近的陆,勇志的心跳加速并非错觉。甚至有些时候,勇志想着陆的模样还会梦遗。但随着时间流逝,不安开始蔓延——陆喜欢的都是假象。我根本一无所有。要是你来我家,肯定会讨厌我吧?每当陆试图肢体接触时,勇志总会想起与男人交媾的母亲而将其推开。


그때쯤, 유우시의 엄마는 성병으로 죽었다. 사망 사인도 매독. 요즘 시대에 성병으로 누가 죽느냐지만, 유우시의 엄마는 돈이 없어 몸을 그대로 방치시켰다. 치료할 수 있는 1기, 2기를 넘어 신경매독까지 간 거다. 게다가 몸이 망가졌는데도 계속해서 아저씨들이랑 섹스를 했으니 상황이 더 악화했을 거다.
那时候,得能勇志的妈妈死于性病。死亡原因也是梅毒。虽说这年头谁还会因性病而死,但勇志的妈妈没钱治病,只能任由身体恶化。从可以治疗的一期、二期拖到神经性梅毒。更糟的是,明明身体已经垮了,她还继续跟那些大叔们做爱,情况自然越来越严重。

혼자 남겨진 유우시는 다 쓰러져가는 집안에서 몸을 웅크렸었다. 
被独自留下的勇志在摇摇欲坠的屋子里蜷缩着身体。

유우시 답장 좀 해. 내가 싫어서 그런 거야?
勇志,回我消息啊。是因为讨厌我才这样的吗?

잠수타는거 나 진짜 싫은데  我他妈最讨厌冷暴力了

너 진짜 씨발새끼인거 알지?  你他妈就是个狗杂种知道吗?

너가 좋아하는 단정하고 깔끔했던 애는 없어. 애초에 처음부터 그런 애는 없었던 거야. 한마디로 리쿠 너는 나한테 속았던 거지.
你喜欢的那个干净利落的男孩根本不存在。打从一开始就没有那种人。说白了前田陸,你只是被我骗了而已。

리쿠에게서 온 라인에 답장하지 않았다. 엄마가 죽었으니 돈을 주던 아저씨들도 뚝 끊겼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벅찼다. 솔직히 말하면, 그때 유우시에게는 영원하지 않는, 언제 사라질지도 모를 순간의 감정보다는 당장 눈 앞에 닥친 현실이 더 급했다. 그래서 리쿠와 연락을 끊었다.
我没有回复陸发来的 LINE 消息。妈妈死后,那些给钱的叔叔们也突然断了联系,未来该如何活下去让我喘不过气。说实话,对当时的得能勇志而言,比起不知何时会消失的短暂感情,眼前迫在眉睫的现实才更紧迫。所以我切断了和陸的联系。


불행은 유전으로 대물림된다.  不幸会通过遗传代代相传。

가난이 면죄부가 되진 않는다는 걸 알고 있지만 어렸을 적부터 보고 배운 것이라곤 이것밖에 없었다. 엄마랑 똑같이 생겼다는 말을 홍등가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들었다. 모자가 둘 다 몸 파는 신세라니... 기분이 더러웠다. 
我知道贫穷不是免罪金牌,但从小耳濡目染的只有这些。第一次踏进红灯区时,就听人说我和妈妈长得一模一样。母女俩都沦落到卖身的地步...真让人作呕。


섹스는 절대로 안 해요.  我绝对不做爱。

엄마처럼 되고 싶진 않았다. 성병에 걸려서 죽고 싶진 않았다. 홍등가에 몸 팔러 온 새끼가 무슨 말이냐며 유우시를 못마땅하게 쳐다보던 마담은 담배를 피고 있었다. 빨간 립스틱이 묻은 흰색 담배를 뻑뻑. 싼 티가 줄줄 흘렀다. 나도 저렇게 될까?
我不想变得和妈妈一样。不想染上性病凄惨死去。"来红灯区卖身的小贱货装什么清高"——妈妈桑叼着烟打量勇志时满脸嫌恶。沾着红色唇印的白色烟嘴一明一灭,廉价烟丝簌簌掉落。我也会变成那样吗?

줄담배를 피던 마담은 한참 뒤에 빨간 입술을 열었다. 
那位抽着细长香烟的女士过了许久才缓缓启开红唇。


너 옷 입지 말고 팬티만 입고 돌아다녀. 사람들 꼴리게 꽉 끼는 흰색 팬티로.
你就别穿衣服只穿内裤到处晃吧。要那种让人血脉偾张的紧身白色内裤。

너무 조건이 센 거 같은데...
条件是不是太苛刻了...

어쩌자고 그럼?  那你想怎样?

키스도 안 하고 싶어요.  连吻都不想接。


리쿠의 얼굴이 떠올랐던 건 우연이 아니었다. 밀치지 말걸 그랬다. 도망치지 말걸.
前田陸的脸浮现在脑海并非偶然。真不该推开他的。更不该逃走的。

성매매 업소에서 키스도 안 하고 섹스도 안 하는 새끼는 필요 없다며 재떨이에 담배를 끄는 마담을 붙잡으며 말했다.
"在卖淫场所,连亲嘴都不肯、做爱也不干的崽子根本没用",他一把抓住正往烟灰缸里掐灭烟头的妈妈桑说道。


두개든 세개든 입으로는 할게요. 
两个也好三个也好,我都用嘴来。

얼굴도 반반하기도 하고, 죽은 니 엄마 봐줘서 알겠다고 하는거야. 
脸蛋还算标致,看在你死去的妈妈份上,我就答应了吧。


자리에 도로 앉은 마담은 담배를 하나 더 태웠었다.  
重新落座的老板娘又点燃了一支烟。

싸구려 천지였다.   满眼都是廉价货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