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에 불효 한 번 크게 저지르자 싶었다. 처음은 아닐 수도 있었으며, 이게 마지막이라는 확신 또한 없지만 그래도. 시디즈 의자에 앉아 내내 고민하던 知珉은 결심했다는 듯 짧게 숨을 고쳐쉬고 몸을 일으켰다. 청천벽력 같은 일도 연달아 겪으면 충격이 덜하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기대를 걸어보기로 했다. 부모님의 이해를 바라지는 않았다. 그 정도 양심이 남아 있어서 혼날 각오부터 했던 것도 아니었다.
我想这次就来一次大不孝吧。也许这不是第一次,也不能确定这会是最后一次,但还是。一直坐在 Sidiz 椅子上思考的知珉,像是下定了决心般深吸一口气,站起身来。她抱着一丝侥幸,希望连续经历几次晴天霹雳般的事情后,冲击会减轻一些。她并不期望父母能理解。甚至没有那种良心,预先做好被骂的准备。
책상 구석에 놓인 노트북 위로 여권이 살짝 보였다. 학교에서는 메일이 세 통이나 왔다. e티켓과 비자 사본을 제출하라는 내용이었다. 수강 신청과 기숙사 배정에 대한 안내문도 첨부파일에 넣어줬다. 답장은 번역기를 돌려서 짧게 보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한국에 남게 됐다고. 겸사겸사 항공권도 취소했다. 돈 많은 애인은 이럴 때 쓰는 거라며 旼炡이 예약해준 자리였다. 종강하자마자 보러 갈 거니까 조금만 기다리라면서 제게 안겨오던 모습은 마치 어제처럼 생생하기만 했다. 그랬던 우리가 지금은.
桌角上的笔记本电脑上隐约可见护照。学校发来了三封邮件,要求提交电子机票和签证复印件。附件中还包含了选课和宿舍分配的指南。我用翻译器简短地回复了邮件,说因个人原因将留在韩国。顺便也取消了机票。那是旼炡为我预订的座位,她说有钱的恋人就是用来做这种事的。她抱着我说一放假就去看我,让我稍微等等的样子,仿佛就在昨天一样清晰。曾经那样的我们,现在却...
거실로 향하는 발걸음은 유독 조심스러웠다. 갑작스러운 소식을 알린 이후 집안의 공기가 달라졌다. 묘한 침묵이 곳곳에 가라앉아 있는 것이다. 식탁에서도, 거실에서도, 현관에서도 대화 소리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엄마는 평소보다 부산스럽게 집안일에 몰두했고, 아빠는 새벽에 온 신문을 하루종일 읽고 또 읽었으며, 언니는 아침저녁으로 전화해서 안부를 물었다. 知珉이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교수님과의 상담 끝에 입학 포기서를 쓰는 동안 가족들은 각자 나름대로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走向客厅的脚步格外小心。自从突然宣布这个消息后,家里的氛围变了。一种奇怪的沉默笼罩在各处。无论是在餐桌上、客厅里还是玄关处,都很难听到交谈声。妈妈比平时更忙碌地投入家务,爸爸整天反复阅读清晨送来的报纸,姐姐则早晚打电话询问情况。在知珉辞去兼职工作,与教授商谈后写下入学放弃书的同时,家人们各自以自己的方式接受着现实。
여느 저녁처럼 아빠는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고, 엄마는 그 옆에서 뜨개질을 하다 작게 한숨을 내쉬고 리모컨을 집어들었다. 刘知珉은 잠시 복도 중간에 멈추어 서서 어정쩡하게 발을 굴렸다. 거리를 두고 서 있는 게 나을지, 부모님 가까이 가서 앉는 게 나을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고민 끝에 결국 몇 발자국 더 걸어 부모님 옆으로 다가갔다. 소파 옆 낮은 스툴에 앉으려다 말고 망설이다가 부모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양손은 무릎 위에 공손히 올렸다. 리모컨을 돌려받고 한참동안 채널을 돌리던 부친은 刘知珉을 흘깃 쳐다보았다.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뉴스 소리만이 어색한 정적을 채웠다.
像往常的晚上一样,爸爸坐在沙发上看电视,妈妈在旁边织毛衣,轻轻叹了口气后拿起遥控器。刘知珉在走廊中间停下脚步,尴尬地转动着脚。她不确定是应该保持距离站着,还是走近父母身边坐下。经过一番犹豫,最终她又走了几步,靠近父母。本想坐在沙发旁的矮凳上,却又犹豫了,最后跪坐在父母面前。双手恭敬地放在膝盖上。拿回遥控器后一直在换频道的爸爸瞥了刘知珉一眼。电视里传出的新闻声填补了尴尬的沉默。
"왜 또." 为什么又来了。
한숨이 섞인 질문이었다. 혼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걱정하는 것도 아닌, 무언가 투박하고 착잡하게 들리는 그 목소리에 刘知珉은 더더욱 고개를 숙였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반응이라고 해도 긴장이 되지 않는 건 아니었다. 知珉은 입술을 달싹이다 가까스로 고개를 들어 부친을 바라봤다. 면목이 없을 정도로 죄송한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차일피일 미룰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那是一个夹杂着叹息的问题。既不是责备,也不是担忧,听起来有些粗犷而复杂的声音让刘知珉更加低下了头。即使是某种程度上预料到的反应,也不代表她不紧张。知珉动了动嘴唇,勉强抬起头看向爸爸。虽然这是一件令人无地自容的抱歉之事,但也不能一直拖延下去。
바지춤을 움켜쥐고 속으로 문장을 가다듬던 知珉이 조심스레 운을 띄웠다. 다음주 쯤에 한남동으로 들어가려고요. 사흘 전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일방적인 통보였다. 무모하고,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抓着裤腰,在心里斟酌着语句的知珉小心翼翼地开口了。下周左右我打算搬去汉南洞。这是和三天前一模一样的单方面通知。鲁莽、自私、任性。
"들어간다는 게 무슨 소리야."
"进去是什么意思。"
"旼炡이 네에서…지내기로 했어요." " "旼炡决定…住在我这里。""
말이 끝나자마자 두 사람 사이에는 더 깊은 침묵이 찾아왔다. 부친은 아예 텔레비젼을 끄고 소파 구석으로 리모컨을 치워뒀다. 모친의 손에 들려 있던 뜨개질 거리도 테이블로 옮겨졌다. 그녀는 언젠가부터 무표정한 얼굴로 딸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刘知珉은 다시 고개를 숙였다. 무릎 꿇은 채 바닥만 응시했다.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으나 침묵이 계속되자 知珉이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话音刚落,两人之间陷入了更深的沉默。爸爸干脆关掉了电视,把遥控器放到了沙发角落。妈妈手中的编织物也被移到了桌子上。不知从何时起,她一直面无表情地俯视着女儿。刘知珉再次低下头,跪着只盯着地板。虽然不知道该如何解释,但随着沉默的持续,知珉缓慢地开口了。
"같이 있는 게 맞는 것 같아서요. 당장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그것 밖에 없으니까……옆에서 지내려고요. 죄송해요."
"我觉得和你在一起是对的。因为现在我能做的只有这些……我想陪在你身边。对不起。"
늦기 전에 정리해야 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럴 듯한 말을 덧붙이려고 해도, 막상 부모님 앞에 서니 쉬운 단어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조금이라도 빨리 旼炡의 곁에 있고 싶다는 마음이 전부였다. 길고 무거운 적막이 이어졌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아무 말이 없었다. 刘知珉은 손바닥으로 바지를 꾹꾹 눌렀다. 땀이 배어 나오는 것 같았다. 허락보다 용서가 더 쉽다고 하지만 어떤 일이든 정도라는 게 존재했다. 그러니 知珉도 이러한 결정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어가버렸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我曾经认为应该在为时已晚之前把事情理清楚。但即使想要添加一些合理的解释,当我站在父母面前时,连简单的词语都想不起来。我只是想尽快地待在旼炡身边,仅此而已。长久而沉重的沉默持续着。爸爸和母母都没有说话。刘知珉用手掌紧紧按压着裤子。似乎有汗水渗出来。虽然说请求原谅比获得许可更容易,但任何事情都有一个度。所以知珉也无法否认,这样的决定已经越界,而且越得很远。
"학교는 어떻게 하려고."
"学校你打算怎么办。"
"……" " "……""
"그 애 걱정되는 건 알겠는데, 그래서 너는? 유학 안 가겠다고 하면 끝인 거야?"
"我知道你担心那孩子,但是你呢?如果你说不去留学,这事就这么结束了吗?"
"저한테는…旼炡이가 먼저예요." "对我来说...旼炡是第一位的。"
하지만 知珉은 단호했다. 마치 애초에 다른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 묵묵히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부친은 기가 찬다는 것처럼 짤막한 실소를 내뱉었다. 그러다 허공에서 잠시 눈이 마주쳤는데, 知珉은 피하지 않고 꿋꿋하게 제 시선을 받아냈다. 대학교 졸업장에는 아직 잉크도 마르지 않았을 터였다. 여자친구보다 연상이라고 해봤자 저도 이제 고작 스물 넷이면서, 표정은 황당할만큼 다부졌다.
但是知珉态度坚决,仿佛从一开始就不存在其他选择一样。一直默默地听着两人对话的爸爸发出了一声短促的、似乎感到荒谬的冷笑。这时,她们的目光在空中短暂相遇,知珉没有回避,而是坚定地接住了她的视线。大学毕业证上的墨水恐怕还没干透。虽然比女朋友年长,但她自己也才二十四岁,表情却出奇地坚定。
"철없는 소리라고 생각하실 거 알아요. 그래도 저는……나중에 오는 미래나 꿈보다는 지금의 저희가 더 소중해요."
"我知道您会觉得这是幼稚的话。但是对我来说……比起以后的未来或梦想,现在的我们更加珍贵。"
"……" " "……""
"요즘은 국내에서 데뷔하고 해외 갤러리랑 계약하는 작가도 많이 있고, 대학원 진학도 아예 포기하겠다는 게 아니라 그냥 잠깐…미뤄두는 거예요. 유학은 언제든지 다시 준비할 수 있잖아요. 그림도 내년이든 후년이든 시간 내서 충분히 배울 수 있는 거고. 그런데 지금 저는…旼炡이 없으면 안 돼요."
"最近国内有很多艺术家在国内出道后与海外画廊签约,读研究生也不是完全放弃,只是暂时...搁置一下。留学随时都可以重新准备。画画也可以明年或后年抽时间充分学习。但现在我...没有旼炡不行。"
투정처럼 들릴 수 있다는 것을, 철부지 막내가 떼 쓰는 것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눈치는 아니었다. 사실 그보다는 본인의 결정을 다른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더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것 같았다. 부모는 그것이 기특하면서도 속상했다. 미안하면서도 서운했다. 모친은 더 이상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뜨개질 도구를 정리하고 안방으로 들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刘知珉은 멀거니 올려다보았다. 이윽고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거실에는 다시금 답답한 침묵이 흘렀다.
她似乎明白这可能听起来像是在撒娇,可能不过是个不懂事的小孩在耍脾气。事实上,她更像是决定不再在意别人如何看待自己的决定。父母对此既感到欣慰又感到难过,既感到抱歉又感到失落。妈妈不再说话,从座位上站了起来。刘知珉呆呆地望着她整理编织工具然后走进主卧室的背影。不久,传来了关门的声音。客厅里再次陷入了令人窒息的沉默。
기척도 내지 않고 켜진 텔레비전에서는 일기 예보가 나오고 있었다. 내일은 전국이 영하권에 맴돌지만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어가 구름 한 점 없이 맑다고 했다. 刘知珉은 그 소식이 왠지 공허하게 느껴졌다. 소파에서 내려와 리모컨을 만지작거리던 부친은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 여자친구 부모님은 허락하신 거야? 집에서 같이 지내도 된대? 知珉이 대답 대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电视开着,但没有发出任何声响,正在播放天气预报。预报说明天全国气温将徘徊在零下,但由于受高气压影响,天空将万里无云,晴朗无比。刘知珉觉得这个消息莫名地空洞。从沙发上起身摆弄遥控器的爸爸,过了好一会儿才开口。女朋友父母同意了吗?允许你们一起住在家里吗?知珉没有回答,只是慢慢地点了点头。
"너는." "你。"
"…네?" "…什么?"
"너는 괜찮겠어?" ""你没事吧?""
"제가 왜……" " "我为什么……""
"상견례도 안 했는데 벌써 그렇게 그 집에 가서……아무튼 말이야. 새로 마련한 신혼집이 아니고 여자친구네 식구들이 살고 있는 곳이잖아."
"明明还没见过父母,就已经去那个家里……总之呢。那又不是新置办的新婚房,而是女朋友家人住的地方啊。"
처음에는 에둘러 반대하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모님을 어떻게 설득 해야할까, 이번에도 무작정 통보해버리면 되는 건가 잠깐 고민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바보같은 착각이었는지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버지는 知珉을 바라보다가 결국 손을 뻗어 다리를 두어 번 두드렸다. 이십 년 넘게 살 부대끼고 살았던 엄마아빠랑은 또 다른 느낌일 거니까. 어련히 네가 알아서 잘 하겠지만, 우리도 보내는 마음이 편하지는 않아서 그래. 나직한 목소리가 知珉의 어깨를 토닥였다.
起初我以为她们是在委婉地反对。所以我曾短暂地思考过该如何说服父母,或者这次是否也该直接通知她们就好。而意识到这是多么愚蠢的误解,并没有花太长时间。爸爸看着知珉,最终伸出手拍了拍她的腿。因为和一起生活了二十多年的爸妈相处的感觉会不一样。我相信你会处理好的,但我们作为送你离开的父母,心里也不是很踏实。温和的声音轻轻拍着知珉的肩膀。
"옆에서 말린다고 듣겠어 刘知珉이. 낳고 기른 우리가 그걸 모른다고는 못 하지."
"就算旁边有人劝阻,刘知珉也不会听的。养育她的我们不能说不了解这一点。"
"……" " "……""
"생각만큼 쉽지는 않을 거야. 결혼이 뭐 혼인신고만 하면 끝인 줄 알아?"
"这不会像你想的那么容易。你以为结婚只是登记就完事了吗?"
"……" " "……""
"그래도…조금만 고생해. 너무 많이는 말고, 조금만."
"即便如此...再坚持一下吧。不要太辛苦,就一点点。"
담담히 전하는 애틋한 진심이었다. 아랫입술을 깨물던 知珉은 갑자기 천장을 보는 척 상체를 젖히고 눈가를 문질렀다. 괜스레 기침도 두어 번 크게 했다. 북받쳐 오르는 울음을 속으로 삼키며 애써 호흡을 골랐다. 아버지는 리모컨을 들어 티비를 끄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들어가서 쉬어. 나는 엄마 달래러 갈 테니까, 너도 네 여자친구 잘 챙기고. 조건 없이 되물려 받은 사랑은 끝끝내 불효자를 울렸다.
这是一份平静传达的深情真心。咬着下唇的知珉突然假装看天花板,身体向后仰,揉了揉眼角。还故意大声咳嗽了几次。她努力调整呼吸,将涌上来的哭声咽回肚子里。爸爸拿起遥控器关掉电视,先从座位上站了起来。"回去休息吧。我去哄妈妈,你也要好好照顾你的女朋友。"无条件获得的爱最终让这个不孝子哭了出来。
방에 들어가자마자 바닥에 주저앉았다. 다리가 후들거려서 더는 걸을 수 없었다. 공기 한 모금 들이마시는 것조차 가슴이 뻐근했다. 知珉은 벽에 기대어 멍하니 천장만 올려다보았다. 꼭지가 고장난 눈물샘을 애써 가라앉히려고 눈두덩이를 꾹꾹 누르다 금방이라도 목이 메일 것 같아 헛기침을 몇 번 더 했다. 부모님 앞에서만큼은 눈물을 보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 그 전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애정을 발견할 때마다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게 된다. 소매로 눈가를 닦아낸 知珉이 벽을 짚고 몸을 일으켰다.
一进入房间就瘫坐在地板上。双腿颤抖得无法再走动。就连吸一口气都让胸口感到闷痛。知珉靠着墙,茫然地望着天花板。她用力按压眼睑,试图平息那像是坏掉阀门的泪腺,感到喉咙即将哽咽,又清了几次嗓子。她曾下定决心在父母面前不流泪,但每当发现她们丝毫未变的爱意时,她总是毫无防备地崩溃。知珉用袖子擦拭眼角,扶着墙站了起来。
책상 위에서는 진동이 계속해서 울렸다. 핸드폰을 집어들어 확인해보니 부재중 전화가 열 통도 넘게 쌓여있었다. 발신인은 단연 한 사람 뿐이었다. 知珉은 짤막하게 숨을 들이마시고 잠금을 풀었다. 새로운 메시지를 알리는 카톡 알림도 수십 개였다. 어떻게 됐어? 진짜로 말씀 드릴 거야? 분위기는 어때? 처음 몇 개는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점점 고민이 깊어지는 톤으로 문장이 바뀌었다.
桌上的手机不断震动。拿起来一看,已经有十多个未接来电。发信人毫无疑问只有一个人。知珉短促地吸了口气,解锁了手机。提示新消息的 KakaoTalk 通知也有几十条。怎么样了?真的要告诉她们吗?气氛如何?最初的几条只是简单的问题,但逐渐变成了更加忧虑的语气。
많이 혼났어? 별로 안 내켜 하실 수도 있겠다. 그냥 우리 나가서 살래? 아니면 내가 언니네 집으로 들어가도 괜찮은데. 그것도 안 좋아하시려나. 언니. 刘知珉. 내가 지금 갈까? 같이 말씀 드리자. 요즈음은 여기저기에 걱정만 끼치는 스스로가 다소 볼품 없게 느껴지기도 했다. 知珉의 손가락이 액정을 두드렸다. 괜찮아. 잘 끝났어. 거기까지 답장을 보내고 다시 자판을 누를 참이었다. 내일 아침에. 미처 문장을 완성시키기도 전에 화면이 전환됐다. 知珉은 빠르게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핸드폰을 고쳐잡았다.
挨了很多骂吗?她们可能不太愿意。我们要不要搬出去住?或者我可以搬到姐姐家去住也行。她们可能也不喜欢这样。姐姐。刘知珉。我现在要过去吗?一起和她们谈谈吧。最近总是给这里那里添麻烦,感觉自己有点没用。知珉的手指敲打着屏幕。没事。都解决好了。发完回复后,她正准备再次按下键盘。明天早上。还没来得及完成这句话,屏幕就切换了。知珉迅速整理了一下头发,重新拿好手机。
"언니 정말 괜찮,"
"姐姐真的没关系,"
- 어떻게 끝난 건데? 우리 집에서 지내도 되는 거야? 언니네 부모님은 뭐라고 하셨……울었어?
- 结果怎么样了?你可以住在我们家吗?你姐姐的父母说了什么……她哭了吗?
질문을 가득 늘어놓던 목소리에는 금세 물기가 어렸다. 知珉은 화면에 담긴 말간 얼굴을 손가락으로 조심스레 쓸어보다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아까 눈에 먼지가 들어가서 몇 번 비비작거렸더니 이래. 별 일 아니라는 듯 웃어보였으나 旼炡은 속상함을 감추지 못하며 입술을 물어뜯었다.
那个充满问题的声音很快就带上了哭腔。知珉用手指小心地抚摸着屏幕上那张清澈的脸,然后摇了摇头。"不是的。刚才眼睛里进了灰尘,揉了几下就变成这样了。"虽然她笑着表示没什么大不了的,但旼炡却掩饰不住自己的难过,咬着嘴唇。
"안 혼났어. 엄마아빠는 가서 잘 지내라고 하셨는데, 나 혼자 살짝 울컥한 거야."
"我没有被骂。爸爸妈妈只是让我好好过,是我自己一个人有点情绪激动了。"
- 그게 운 거잖아…진짜로 잘 지내라고만 하신 거 맞아?
"那不是运气吗...你真的只是祝我过得好吗?"
"응. 결혼 쉽지 않을 거니까 고생 좀 하래."
" "嗯。结婚不会容易,所以要辛苦一点。" "
- 나 진짜 언니 고생 안 시킬 건데……지금은 이렇게 말해도 못 믿으시겠지. 하긴 나 같아도 못미더워하겠다. 직장도 없고, 대학교도 졸업 안 했고. 어리기만 한 애한테 어떻게 刘知珉을 줘.
- 我真的不会让姐姐辛苦的……虽然现在这么说你可能不会相信。也是,换做是我也会不放心。没有工作,大学也没毕业。怎么能把刘知珉交给一个只会年轻的孩子。
잔뜩 풀이 죽은 채 연거푸 한숨만 내쉬는 모습은 귀여운 한편으로 안쓰럽기만 했다. 객관적으로 따지고 보면 刘知珉은 金旼炡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람인데, 또한 그런 金旼炡도 본인 잘난 것을 충분히 잘 알고 있었는데 고작 刘知珉 때문에 작아진다니. 평생 아쉬움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갔을 旼炡의 자존감이 낮아질 때마다, 뾰족한 죄책감은 知珉의 가슴 한 구석을 쿡쿡 찔렀다.
看着她垂头丧气地不停叹气的样子,既可爱又让人心疼。客观地说,刘知珉根本不及金旼炡的脚趾头,而且金旼炡自己也非常清楚自己有多优秀,却因为刘知珉这样的人而变得渺小。每当旼炡的自尊心降低时——这个一生都不知遗憾为何物,将来也会继续如此生活的人——尖锐的罪恶感就会刺痛知珉心中的某个角落。
- 그런데 솔직히…조금은 억울하기도 해.
但是说实话...我也有点委屈。
"뭐가요?" "什么?"
-두 분 다음으로 이 세상에서 내가 언니를 제일 좋아한단 말이야. 그거는 진짜 자신 있는데, 보여드릴 방법이 없잖아.
-在这个世界上,除了你们两位,我最喜欢姐姐了。这一点我真的很有信心,但是没有办法向你们展示。
"걱정 마. 두어 번만 더 만나면 우리 엄마아빠도 완전 눈치 채실걸."
"别担心。再见几次面,我爸妈肯定就会察觉到了。"
- 아니다…수민 언니도 있으니까 네 번째네. 그래도 한 손 안에는 들어.
- 不对…还有秀敏姐姐,所以是第四个了。不过还是在一只手的范围内。
어쩌면 그럴 수도 있다. 그 마음이 다른 사람 눈에도 보인다면 부모님은 한시름 놓고 상견례를 준비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액정을 쓸어내리던 知珉이 동조하듯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억울할 만 하지. 예쁘고 귀엽고 멋지고 똑똑한 애가 이제는 사랑도 엄청 잘하는데. 旼炡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를 용케 들었는지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주억였다. 덕분에 知珉은 오늘도 깨달았다. 이런 애정을 품는 대가로 미래를 지불해야 한다면, 앞으로의 인생은 물론이고 다음 생의 영혼까지 기꺼이 내어줄 수 있었다.
或许真的可能是这样。如果那份心意在别人眼中也能看到的话,父母可能就会放心,开始准备相见礼了吧。知珉滑动着屏幕,像是附和般自言自语道。确实有点冤枉啊。这么漂亮可爱、帅气聪明的孩子,现在还这么会谈恋爱。旼炡似乎听到了那低沉的声音,紧闭着嘴唇点了点头。多亏如此,知珉今天也再次领悟到:如果要为拥有这样的爱情而付出未来作为代价,那么不仅是今后的人生,就连下辈子的灵魂也愿意毫不犹豫地献出。
- 결혼도 잘 하고 싶었는데……첫단추가 살짝 엇나가버렸다
我本来也想好好结婚的……但第一步就稍微出了差错
"괜찮아. 단정한 것보다 그게 더 취향에 맞아 언니는."
"没关系。比起整洁的,姐姐你更喜欢那种风格。"
- 정말로 동거 허락하신 거야? 설마 언니 집에서 아예 쫒겨난 거 아니지?
- 真的允许同居了吗?不会是姐姐被赶出家门了吧?
분위기 풀 겸 장난을 칠까 했지만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당장에 택시를 잡아타고 집 앞까지 달려올 사람이었기에, 知珉은 나도 막내라서 엄마아빠가 은근히 잘 안 혼낸다고 대답하며 작게 미소지었다. 旼炡은 그럼에도 미심쩍은 눈빛을 거두지 않았다. 오히려 화내지 않을 테니까 솔직하게 말해보라고 재촉하기도 했다. 입술을 달싹이던 知珉이 결국 헛웃음을 터트리다 절레절레 고개를 내저었다.
我本想开个玩笑缓和一下气氛,但如果我真那么回答的话,她肯定会立刻叫辆出租车赶到我家门口,所以知珉回答说我也是家里的小儿子,所以爸妈其实不太会骂我,然后微微一笑。旼炡依然没有收起疑惑的眼神。反而催促说不会生气的,所以请诚实地说出来。知珉嘴唇微动,最终苦笑着摇了摇头。
"여자친구가 집에서 쫒겨났으면 싶어요?"
"你希望你女朋友被赶出家门吗?"
- 바로 주워가기는 할 거지만 그래도 소유권 이전은 확실하게 해야지.
- 虽然会立刻捡走,但所有权转移还是要确认清楚。
"어떻게 확실히?" " "怎么确认清楚?""
- 몰라…고민 중이야. 가진 건 돈 밖에 없는데 刘知珉 꼬실 때처럼 재력으로 어필도 못 하고.
- 不知道…我在烦恼中。我只有钱,但不能像勾引刘知珉那样用财力来吸引她。
"애기는 존재 자체만으로 어필이 돼요. 내 안목이 어디에서 왔겠어, 이것도 다 유전이라니까."
"宝宝仅仅是存在本身就很有吸引力。我的眼光从何而来,这也都是遗传啊。"
- 언니는 나를 너무 좋아해서 객관성이 떨어져.
姐姐太喜欢我了,所以缺乏客观性。
"솔직히 旼炡아. 내 친구들도 너랑 나랑 사귀는 거 알았으면 네가 뭐가 아쉬워서, 알겠어. 농담이야. 아니다, 앞으로는 이런 헛소리도 안 할게. 우리 완전 잘 어울리지. 천생연분이고, 사주팔자부터 부부의 연이라서 결혼할 수밖에 없었던 운명이었던 거지. 旼炡이 너무 좋겠다. 이런 刘知珉을 와이프로 삼고."
说实话,旼炡啊。如果我的朋友们知道你和我在交往,你有什么可遗憾的,我明白了。开玩笑的。不,以后我不会再说这种胡话了。我们真的很般配。我们是天生一对,从命理上就注定是夫妻缘分,所以才不得不结婚的命运。旼炡一定很开心吧。能娶到这样的刘知珉做老婆。
그제야 렌즈를 가린 손가락을 떼어내고 얼굴을 보여줬다. 知珉은 화면 속 旼炡의 볼을 톡톡 두드리다가 넌지시 화제를 돌렸다. 짐은 얼추 다 챙겼어. 주말 지나고 월요일에 바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 바짝 끌어안은 무릎에 얼굴을 올려두고 페이스타임을 하던 旼炡이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知珉에게 대뜸 그런 말을 하는 것이었다. 언니 내가 아까 핸드폰 어디에 뒀지? 남들이 들었다면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겠다고 하겠지만, 실은 知珉도 알지 못하는 게 당연하지만 일단 대답은 착실하게 했다. 침대 위에 없어? 내가 전화해볼까? 旼炡은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다 이내 知珉과 시선을 마주해왔다.
这时她才拿开遮住镜头的手指,露出了脸。知珉轻轻点着屏幕中旼炡的脸颊,然后不动声色地转移了话题。"行李差不多都收拾好了。周末过后,周一应该就能直接入住了。"抱着膝盖做着 FaceTime 通话的旼炡开始环顾四周。然后突然对知珉说道:"姐姐,我刚才把手机放哪儿了?"如果是别人听到这话,肯定会想"为什么要问我呢",但实际上知珉当然也不知道,不过她还是认真地回答了:"不在床上吗?要我给你打电话吗?"旼炡转过头看了看身后,随即又与知珉对视。
- 다음주 월요일 말하는 거야? 삼일 뒤에? 오늘 금요일인데 刘知珉?
- 你说的是下周一吗?三天后?今天是周五,刘知珉?
"너무 일찍 가면 부모님이 별로…안 좋아하시겠지?"
"如果去得太早,父母可能会不太高兴吧?"
- 서운하실 수도……아, 우리 집? 엄마가 언제 올 건지 날짜만 알려달래. 그 날은 약속 안 잡고 일찍 들어온다나 뭐라나. 아빠는 기분 안 풀린 것 같던데 그건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니까 신경 쓰지마.
- 可能会有点失望……啊,我家?妈妈只是想知道你什么时候来的日期。她说那天不会安排约会,会早点回家之类的。爸爸好像心情不太好,但那是她自己的事,你别担心。
"애기는 언니네 부모님이 서운하시겠다고 말한 거였어?"
"你是说宝贝觉得姐姐的父母会感到失望吗?"
知珉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旼炡에게 어색하게 웃어보이며 눈썹을 긁적였다. 언니가 생각해도 좀 그렇지? 엊그제 여자친구 소개시켰으면서 오늘은 아예 그 집에 가서 살겠다고 하고. 애정 어린 타박을 듣고나니 다소 머쓱해졌다. 핸드폰을 왼손으로 고쳐잡은 知珉은 뻐근한 감각을 애써 참아내며 오른팔을 굽혔다 폈다 반복했다.
知珉对着一脸惊讶的旼炡尴尬地笑了笑,挠了挠眉毛。连姐姐都觉得有点那样吧?前几天才介绍了女朋友,今天就说要去她家住了。听到这充满爱意的责备后,她感到有些尴尬。知珉用左手重新握住手机,努力忍受着酸痛的感觉,反复弯曲伸展右臂。
"소유권 이전 할 거라며. 이제는 첫 번째에 네 이름 있는 거야. 나 완전 너 꺼라고. 그러면 하루라도 빨리 같이 사는 게 맞지. 우리도 가족인데."
"你说过要转移所有权的。现在第一个写的是你的名字。我完全是你的了。那么我们应该尽快住在一起才对。我们也是家人啊。"
- 이거 되게……엄청 그렇다.
这个真的……非常那样啊。
"응? 뭐가요?" "嗯?什么事?"
- 가족…이구나 우리. 내가 학교 끝나고 집에 오면 刘知珉이 있는 거잖아. 아침도, 점심도, 저녁도 같이 먹고. 보고싶을 때 전화 안 해도 되고. 자다가 깨서 새벽에도 막……얘기 할 수도 있고. 뭔가 실감이 안 나는데 실감이 나는 느낌이야. 이걸 어떻게 설명하지? 진짜 되게 이렇게……좋아.
- 家人...我们是家人啊。就是我放学回家的时候,刘知珉会在那里。早餐、午餐、晚餐都一起吃。想见面的时候不用打电话。半夜醒来也可以...聊天。感觉既不真实又很真实。该怎么形容呢?真的很...很好。
"맞아. 좋을 거야. 앞으로도 계속…그렇게 될 거야. 잘할 수 있을 거야 우리."
" "是啊。会很好的。以后也会...一直这样。我们能做好的。""
그것은 어떠한 다짐과도 같은 대답이었다. 쉽지 않은 결혼이라는 것은 知珉도 익히 알고 있었다. 아니, 두 사람이 마주한 현실은 그 누구보다 知珉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쓸쓸한 막막함보다 더 선명하게 다가오는 것은, 한껏 기대에 부푼 모습으로 둘이 함께 하는 내일을 그려보는 旼炡이었다.
那是一个如同承诺般的回答。知珉也深知婚姻并非易事。不,两人所面临的现实,知珉比任何人都更加清楚。但比起那种孤独的茫然,更加鲜明地呈现在眼前的,是满怀期待地描绘着两人共同明天的旼炡。
旼炡이 말로만 표현하던 행복은 조금씩 얼굴 전체로 번져나갔다. 볼 위로 살짝 드러난 홍조, 반짝이는 눈동자, 그리고 입가에 머무는 나른한 미소를 지켜보는 知珉의 입꼬리도 뒤따라 부드럽게 휘어졌다.
旼炡用言语表达的幸福慢慢地扩散到了整张脸上。知珉注视着她脸颊上微微泛起的红晕、闪烁的眼眸以及嘴角挂着的慵懒微笑,自己的嘴角也随之温柔地上扬。
- 혼인신고도 그 날 할까? 어차피 우리 둘이 가서……증인도 필요하구나. 김민우 방 뒤져보면 도장 하나 쯤은 나올 것 같은데. 승아언니가 지금 한국에 있으려나.
- 要不要那天也去办理结婚登记?反正就我们两个去……还需要证人啊。翻翻金民宇的房间应该能找到一枚印章吧。胜雅姐现在在韩国吗?
"증인 두 명이지? 내가 수민이한테 전화해서 허락받고 도장 구하든지 새로 파든지 할게."
"两个证人,对吧?我会给秀敏打电话获得许可,然后找到印章或者重新刻一个。"
- 우리 진짜로 백년해로 해야 돼. 이혼 이런 얘기 나오는 순간 집에서 쫓겨난다, 언니나 나나.
- 我们真的要百年好合。一旦提到离婚这样的话题,不管是姐姐还是我,都会被赶出家门。
마지막 말은 농담인 것 같으면서도 제법 진지했다. 언니 여자친구 법대 나왔다는 것만 명심해. 이혼 소송도 직접 맡아서 할 거라고. 협박을 저렇게 귀엽게 하면 효과가 있을까 싶었지만 知珉은 이번에도 망설이지 않고 대꾸했다. 우리 인생에 이혼이라는 단어는 존재할 수가 없어. 애기 눈에 띄지도 못하게 할 거야. 어딜 감히. 그제야 旼炡은 썩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핸드폰 화면 속 知珉을 쓰다듬는 시늉을 했고, 知珉은 눈치껏 손길에 맞춰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똑바로 앉아서 렌즈를 바라봤다.
最后一句话听起来像是玩笑,但又相当认真。记住,姐姐的女朋友是法学院毕业的。她说她会亲自处理离婚诉讼。我想这样可爱的威胁是否有效,但知珉这次也毫不犹豫地回答道:"在我们的人生中,'离婚'这个词是不可能存在的。我绝不会让孩子看到这个词。怎么敢。"这时旼炡才露出相当满意的表情,假装抚摸手机屏幕中的知珉,而知珉则识相地配合着这个动作低下头,然后又坐直身体注视着镜头。
"월요일에 旼炡이가 와요?"
"星期一旼炡会来吗?"
- 당연하지 바보야. 거기에서 혼인신고 하고 갈 거라니까요.
- 当然了,笨蛋。我说了我们会在那里登记结婚的。
"아, 그랬지." " "啊,是这样啊。" "
- 혹시, - 或许,
"아냐. 엄마아빠 아무 것도 안 필요해. 우리 집 자가고, 아빠 차도 재작년에 뽑았어."
" "不,爸妈什么都不需要。我们家是自己的房子,爸爸的车也是前年买的。" "
- 내가 조만간 두 분 계좌 알아내고 만다.
- 我迟早会查到你们两位的账户。
"애기는 왜 자꾸 사람 꼬실 때 핸드폰 번호가 아니라……아무튼요. 스물 셋이면 용돈 드리는 게 아니라 받을 나이에요 자기야."
"宝贝为什么总是在勾引人的时候不要手机号码呢……总之,二十三岁的话应该是收零花钱的年龄,而不是给零花钱的年龄,亲爱的。"
旼炡은 잘 모르겠다는 듯 능청스레 어깨를 으쓱였다. 어느덧 시침이 10과 11의 중간에 놓여 있는 것을 확인한 知珉은 슬슬 통화를 마무리하기 위해 旼炡의 얼굴을 살폈다. 보통 때라면 저나 旼炡이나 자정이 넘어서야 잠에 들었지만 요근래는 둘 다 취침시간이 부쩍 앞당겨졌다. 旼炡은 평소보다 쉽게 피로를 느꼈고, 知珉은 旼炡이 크게 티를 내지 않아도 기민하게 알아채서 먼저 자러 가자고 나서곤 했다.
旼炡似乎不太清楚,耸了耸肩装作若无其事。知珉注意到时针已经位于 10 点和 11 点之间,为了逐渐结束通话,她观察着旼炡的脸。平时的话,无论是她还是旼炡都会熬到午夜过后才入睡,但最近两人的就寝时间都明显提前了。旼炡比平常更容易感到疲劳,而知珉即使旼炡没有明显表现出来,也能敏锐地察觉,并主动提出先去睡觉。
"언니 그러면 계속 집에 있어?"
"姐姐,那你会一直待在家里吗?"
- 응. 부모님이랑 시간 보내. 맛있는 것도 사드리고, 애교도 부리고…울지는 말고.
- 嗯。和父母一起度过时光吧。给她们买好吃的,撒撒娇...别哭了。
"알겠어, 애기도 회장님이랑 너무 그러지 말고요."
" "知道了,宝贝也别对会长太那样。" "
- 몰라. 언니 눈치주면 나가서 살 거라고 했으니까 적당히 삐치겠지.
不知道。因为我说过如果姐姐给我脸色看的话我就会搬出去住,所以她应该只是有点生气吧。
그렇게 말하는 목소리에 미처 지워내지 못한 짜증이 남아 있는 걸 보면 아직 회장님과는 냉전 중인 모양이었다. 知珉은 쓴웃음을 속으로 삼켜내며 침대 끝에 걸터앉았다.
从那个声音中未能完全抹去的烦躁来看,她似乎还在和会长冷战中。知珉强忍着苦笑,坐在了床沿上。
- 내 걱정은 하지 말고 푹 쉬어. 오늘 이래저래 긴장 많이 했을 거 아냐.
别担心我,好好休息吧。今天这样那样的肯定很紧张吧。
"잘 끝나서 괜찮아. 旼炡이도 잘 자고, 언니가 내일 아침에 다시 전화할게."
" "结束得好就没事了。旼炡也睡个好觉,姐姐明天早上再给你打电话。" "
- 그리고 然后
"사랑해." " "我爱你。" "
- 나도 사랑해. 잘 자.
我也爱你。晚安。
"응, 좋은 꿈 꿔요."
" "嗯,做个好梦。""
점멸된 화면을 확인하고 나서야 知珉은 크게 숨을 내쉬었다. 뜨끈해진 핸드폰은 잠시 베개 옆으로 던져두고 침대에 대자로 뻗어 천장을 올려다 보다 지그시 눈을 감았다. 요즈음은 잠깐 넋을 놓고 있다 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가버린다. 이렇다 하게 하는 일은 없는데 괜히 조바심이 났다. 知珉은 마른세수 하듯 손바닥으로 얼굴을 쓸어내리고 베개 쪽으로 몸을 움크렸다.
确认了闪烁的屏幕后,知珉才长长地呼出一口气。她把已经变热的手机暂时扔在枕头旁边,然后四肢伸展地躺在床上,抬头望着天花板,轻轻闭上了眼睛。最近只要稍微走神,一整天就会不知不觉地过去。虽然没有什么特别要做的事情,却莫名感到焦躁不安。知珉像干洗脸一样用手掌擦过脸,然后蜷缩着身体朝向枕头。
충전기를 꽂기 위해 핸드폰으로 손을 뻗었더니 타이밍 좋게 새로운 알림이 떠올랐다. 잠금을 풀고 메시지를 확인한 知珉의 입가에는 금방 나른한 웃음이 부서졌다. 정말 이거면 충분했다. 旼炡만 옆에 있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만약 이 사랑이 끝나지 않을 수 있다면 저는.
当我伸手去拿手机插充电器时,恰好弹出了一条新通知。知珉解锁查看消息后,嘴角立刻绽放出慵懒的微笑。这真的就足够了。只要旼炡在身边,感觉任何困难都能克服。如果这份爱能够永不结束的话,我会。
부부는 나란히 앉아 식탁을 사이에 두고 찻잔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평소와 달리 침묵이 무겁게 부엌을 채우고 있었다. 거실 창밖으로는 밝은 햇살이 스며들었고, 베란다에 화분의 그림자가 바닥에 길게 드리워졌다. 아내는 벌써 세 번째 차를 따라 마시고 있었고, 남편은 한참 전에 읽기를 마친 신문 위에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으로 원을 그리고 있었다. 아침 식사는 평소보다 일찍 마쳤고, 설거지도 끝내고, 이제는 둘 다 할 일 없이 그저 시간만 흘려 보냈다. 햇살이 비추는 거실은 따뜻했지만 두 사람의 마음까지 온기가 닿지는 못했다.
夫妻俩并排坐着,中间隔着餐桌,只是摆弄着茶杯。与平常不同,沉默沉重地充满了厨房。客厅窗外,明亮的阳光渗透进来,阳台上花盆的影子在地板上拉得很长。妻子已经倒了第三杯茶在喝,丈夫则在早已读完的报纸上无意识地用手指画着圆圈。早餐比平时结束得早,洗碗也已完成,现在两人都无所事事,只是让时间流逝。阳光照射的客厅很温暖,但温暖却没能触及两人的心。
그때 방문이 열리고 캐리어를 끌고 나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知珉은 한 손으로 캐리어를 끌고, 다른 손으로는 가벼운 백팩을 어깨에 메고 있었다. 평소보다 신경 쓴 옷차림이 눈에 띄었다. 연한 베이지색 코트는 졸업 전시회 때 입은 것이었고, 단정한 생머리는 어깨까지 부드럽게 내려왔다. 화장도 평소보다 조금 더 신경 쓴 흔적이 역력했다. 차분해 보이려 노력했지만 표정은 어딘가 긴장되어 보였다.
那时门打开了,传来拉着行李箱走出来的脚步声。知珉一只手拉着行李箱,另一只手将轻便的背包挎在肩上。她比平时更加精心打扮的装束引人注目。浅米色的外套是毕业展览时穿的,整齐的直发柔顺地垂至肩膀。妆容也明显比平时更加用心。虽然她努力表现得平静,但表情看起来还是有些紧张。
"가네." "我去了。"
그 한 마디에 여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이미 며칠 전부터 짐작했던 일이었지만, 막상 짐을 챙겨 나오는 모습을 보니 가슴 한구석이 묵직하게 내려앉았다. 언제나 제 품 안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던 막내딸이 제 길을 찾아 떠나는 모습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그녀를 심란하게 만들었다. 아직은 집에서 같이 지내는 정도라고 위안을 삼고 있었지만, 그게 어떤 의미인지는 그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곧 이 아이도 완전히 독립하게 된다. 남은 인생은 새로운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었다.
听到这句话,女人没有说任何话,只是点了点头。虽然几天前就已经预料到这一天的到来,但当真正看到她收拾行李准备离开的样子时,心里还是沉甸甸的。一直以为会永远留在自己怀抱中的小女儿现在要寻找自己的道路离开了,这一幕比她预想的更让她感到不安。虽然现在还只是住在家里的程度,她试图以此安慰自己,但她非常清楚这意味着什么。很快,这个孩子也会完全独立。剩下的人生将与新的家人一起度过。
"다 챙겼어?" "都收拾好了吗?"
여자가 물었다.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눈빛은 그렇지 않았다. 아이가 무엇을 빠트렸을까봐 걱정되는 어머니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났다. 知珉은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서 그녀는 막내의 결심을 읽었다. 이미 결정된 일이었다. 자신과 남편의 반대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을 것이다. 知珉은 어렸을 때부터 한번 마음을 정하면 바꾸지 않는 성격이었으니까.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뜻을 세우면 끝까지 고집하던 아이였다. 유치원 때부터 그랬고, 중학교 때 그림을 그리겠다고 했을 때도, 대학교 때 유학에 가겠다고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번만큼은 다를 거라는 기대는 애초에 없었다.
女人问道。声音虽然平静,但眼神却不然。她流露出担心孩子可能遗漏了什么的妈妈心情。知珉点着头看向妈妈。从那眼神中,她读懂了小儿子的决心。这已经是既定的事实了。她和丈夫的反对根本没有任何用处。因为知珉从小就有一旦下定决心就不会改变的性格。无论多小的事情,一旦立下志向就会坚持到底。从幼儿园时就是这样,中学时决定要画画时也是,大学时决定要出国留学时也是如此。这次会有所不同的期待从一开始就不存在。
知珉은 캐리어를 현관 쪽으로 끌고 가더니 신발장 앞에 가지런히 세워두고 거실로 돌아왔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거실의 시계 초침 소리만이 그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知珉은 턱 밑까지 올라오는 목폴라 스웨터의 끝을 만지작거리며 눈치를 살폈다. 시선은 끊임없이 바닥과 부모님 사이를 오갔다. 말하고 싶은 게 있는 것 같기도 했고,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는 것 같기도 했다.
知珉把行李箱拖到玄关,整齐地放在鞋柜前,然后回到了客厅。一时间,尴尬的沉默弥漫开来。客厅里只有时钟的秒针声填满了这个空间。知珉摆弄着高领毛衣一直盖到下巴的边缘,小心翼翼地观察着气氛。她的目光不断地在地板和父母之间来回游移。她似乎有话想说,又好像不知道该说些什么。
"진짜 아빠가 안 데려다 줘도 돼?"
"真的不用爸爸送我吗?"
한참 망설이던 그가 입을 열었다. 뭐라도 한마디 해야 할 것 같아서 한 말이었다.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다. 막내딸이 집을 나가는 순간, 그것도 결혼도 하기 전에 여자친구의 집으로 들어가는 이 상황에, 대체 부모는 어떤 말을 전해야 하는지 그들은 알지 못했다. 어색함을 떨쳐내려는 듯 그는 의자에서 일어나 허리를 펴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마치 날씨를 확인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知珉의 표정을 살피고 있었다.
她犹豫了很久才开口。她觉得自己应该说点什么。这种情况对她来说是第一次,她不知道该如何应对。在小女儿离家的这一刻,而且是在结婚前就搬去女朋友家的这种情况下,作为父母到底应该说些什么,她们都不知道。她似乎想要摆脱尴尬,从椅子上站起来,伸了伸腰,望向窗外。看起来像是在确认天气,但实际上她是在观察知珉的表情。
"네. 旼炡이가 데리러 오기로 했어요."
"是的。旼炡说好了来接我。"
知珉의 말에 부부는 서로를 바라봤다. 아내는 무덤덤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속으로는 놀란 눈치였다. 차를 보내준다고 해도 당연히 운전기사만 오겠거니 싶었지, 본인도 그 차를 타고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반면 知珉은 계속해서 두 사람의 표정을 살폈다. 손가락으로는 스웨터 소매를 꾹꾹 누르며 입술을 깨물었다. 어릴 때부터 항상 긴장할 때면 저렇게 손을 가만히 두지 못했다. 이내 知珉이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听到知珉的话,夫妻俩互相对视了一眼。妻子表面上保持着平静的表情,但内心却很惊讶。她原以为即使对方说要派车来,也只会是司机一个人来,没想到她本人也会坐在那辆车里。而知珉则一直观察着两人的表情。她用手指不停地按压着毛衣袖子,咬着嘴唇。从小时候起,每当她紧张的时候,就会像这样手指不停地动。随后,知珉小心翼翼地继续说道。
"자주는 아니더라도……시간 내서 엄마아빠 보러 올게요."
"虽然不能经常来……但我会抽时间来看爸爸妈妈的。"
목소리는 작았지만 또렷했다. 그 말에 남자의 애써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식에게만큼은 질 수밖에 없었고, 특히 막내인 知珉에게는 더더욱 마음이 약해졌다. 그는 대답 대신 일어나 知珉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어깨를 두어 번 토닥였다. 그 움직임에는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담겨 있었다. 서운함, 그리고 조금의 두려움이 뒤섞인 복잡한 심정이었다. 아내는 그런 남편과 딸을 지켜봤다. 다 큰 것 같아도 제 눈에는 아직 어린 막내와 그런 막내를 무탈하게 보내주기 위해 노력하는 남편의 모습. 그 광경은 어쩐지 가슴 한 켠을 아프게 했다.
"추운데 나가서 기다리지 말고, 어디쯤 왔는지 전화라도 해봐."
"天这么冷,别出去等了,打个电话问问她到哪儿了。"
여자는 넌지시 말했다.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그 안에는 딸에 대한 염려가 담겨 있었다. 차가운 날씨에 밖에서 기다리다 감기라도 걸릴까 걱정되었다. 지금까지 그렇게 키워왔듯이, 앞으로도 계속 때론 멀리에서 또 때로는 가까이에서 눈은 떼지 못하고 지켜보게 될 것이다. 부모의 마음은 그랬다.
女人轻声说道。声音平静,但其中包含着对女儿的担忧。她担心在寒冷的天气里在外面等待会不会感冒。就像一直以来那样抚养她长大,今后也会继续时而远远地、时而近距离地注视着她,无法移开视线。这就是为人父母的心情。
엄마의 얘기를 들은 知珉은 입술을 달싹이다가 코트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즐겨찾기에 저장되어 있는 이름을 꾹 눌러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은 바로 끊겼다. 마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听了妈妈的话,知珉动了动嘴唇,然后从大衣口袋里掏出手机。她长按收藏夹中保存的名字拨打了电话。电话铃声立即被接起,仿佛对方一直在等待她的联系。
"애기. 언니는 다 준비했지."
"宝贝。姐姐都准备好了。"
"……" " "……""
"조심해서 오고 있어?"
" "你在小心地过来吗?" "
"……" " "……""
"…응?" " "…嗯?""
상대방의 대답을 듣던 知珉의 표정이 서서히 변했다. 단숨에 굳어진 얼굴로 무언가를 다시 확인하는 듯 물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엄마와 아빠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어떤 사실을 확인한 듯, 혹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이었다. 知珉은 캐리어 손잡이를 슬쩍 붙잡았다. 그 손길에는 아까와는 다른 조급함이 묻어 있었다.
听着对方的回答,知珉的表情逐渐变化。她用突然僵硬的表情,似乎在重新确认什么。然后歪着头,轮流看向妈妈和爸爸。那表情像是确认了某个事实,或者是领悟了什么。知珉悄悄抓住了行李箱的把手。那触碰中带着与先前不同的急切感。
"도착했대?" "她们说她们到了?"
아버지가 물었다. 그는 知珉의 표정에서 무언가 급한 일이 생겼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챘다. 知珉은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신발장 쪽으로 다가가 구두를 꺼내 신었다. 핸드폰은 아직 귀에 대고 있었다. 통화 중인 상대방이 知珉에게 무언가를 더 이야기 하고 있는 듯 했다.
爸爸问道。她从知珉的表情直觉地察觉到发生了什么紧急的事情。知珉尴尬地点了点头。然后走向鞋柜,拿出皮鞋穿上。手机仍然贴在耳边。通话中的对方似乎正在对知珉说些什么。
"밖에 추우니까 안에 계세요. 저는…가봐야 될 것 같아요. 旼炡이네 도착하면 연락드릴게요."
"外面很冷,请您待在里面。我…好像得走了。到旼炡家后我会联系您的。"
知珉이 현관문을 열고 나가려는 찰나, 부부는 서로를 마주보며 눈빛을 주고 받았다. 아이의 행동을 보아하니 무언가 급한 일이 생긴 듯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는 두 사람이 전혀 예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知珉이 갑자기 캐리어를 내팽개치고 대문 쪽으로 뛰어나간 것이다. 구두를 신은 발이 현관 바닥을 가볍게 구르더니 순식간에 그들의 시야에서 知珉의 모습이 사라졌다.
知珉正要打开玄关门出去的瞬间,夫妻俩相互对视交换了眼神。看孩子的行为,似乎发生了什么紧急的事情。没过多久,两人完全没有预料到的事情发生了。知珉突然丢下行李箱,朝大门方向跑了出去。穿着皮鞋的脚轻轻踏过玄关地板,转眼间知珉的身影就从她们的视线中消失了。
"쟤 왜 저래?" "她怎么那样?"
남편이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목소리에는 걱정과 당혹감이 뒤섞여 있었다. 아내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남편은 바닥에 쓰러진 캐리어를 바로 세웠다. 무게가 있어 그대로 뒤집힌 채로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知珉을 뒤따랐다. 발걸음은 빠르지는 않았지만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했다.
丈夫带着疑惑的表情说道。声音中混杂着担忧和困惑。妻子也明显一副慌乱的样子。丈夫扶起倒在地上的行李箱。因为有重量,所以一直保持着倒翻的状态。然后和妻子一起跟随着知珉。虽然脚步不快,但明显一副急切的样子。
대문 앞에 도착한 부부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다소 황당하기까지 했다. 반듯하게 주차된 검은색 외제차와 그 앞에 서 있는 두 사람. 한 명은 자신들의 막내딸이었고, 다른 한 명은 며칠 전 집에 다녀간 그 여자아이였다. 知珉의 여자친구. 법대에서 수석을 놓치지 않았다는, 우리나라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재벌가의 막내. 知珉은 본인과 비슷하게 말끔한 옷차림을 한 그 아이의 손을 양손으로 꼭 붙잡고 있었다. 머리는 단정했고, 얼굴은 화장기 없이도 맑은 느낌이었다. 두 사람 서로를 바라보며 무언가 이야기를 주고받는 중이었다. 부부는 대문 근처에 서서 잠시 상황을 가늠했다. 두 사람의 대화 소리가 간간이 들렸다.
夫妻俩到达大门前时,眼前展开的景象令人有些惊愕。整齐停放的黑色进口车,以及站在车前的两个人。一个是她们的小女儿,另一个是几天前来过家里的那个女孩。知珉的女朋友。据说在法学院从未失去过首席位置,是我国排名前三的财阀家族的小女儿。知珉双手紧紧握着那个穿着和自己同样整洁的女孩的手。她的头发很整齐,脸上即使没有化妆也给人一种清爽的感觉。两人相互注视着交谈着什么。夫妻俩站在大门附近,暂时评估着这个情况。两人的谈话声断断续续地传来。
"아니 왜 차에서 안 기다리고 밖에 있어…"
"不是,为什么不在车里等而是在外面..."
"히터 때문에 답답해서 그런 거라니까."
"我说了是因为暖气太闷了。"
"도착했는데 연락은 왜 안 했어. 손 차가워진 거 봐. 감기라도 걸리면 어떡해 애기야."
" "都到了为什么不联系我。看看你的手都冻得这么冷了。要是感冒了怎么办,宝贝。""
知珉의 말에 旼炡은 느릿하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괜찮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자신의 손을 양손으로 감싸쥔 知珉을 운동화로 툭툭 건드렸다. 그 모습은 무척 자연스러웠다. 마치 오랫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知珉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부모님을 바라봤다. 얼굴은 순간 굳었다가 이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부부의 시선이 旼炡에게로 향했다. 대학생 정도로 보이는 앳된 얼굴이었지만, 눈빛만은 또렷했다.
知珉的话让旼炡缓慢地摇了摇头,回答说没关系。然后她用运动鞋轻轻碰了碰双手握住自己手的知珉。这个动作非常自然,就像她们一直以来都是这样的。知珉这才转头看向父母。她的脸一瞬间僵住了,随即露出了尴尬的微笑。夫妇俩的目光转向了旼炡。虽然她看起来有着像大学生一样年轻的脸庞,但眼神却十分清澈坚定。
旼炡이 두 사람에게 공손하게 인사했다. 고개를 숙이는 모습은 살짝 긴장한 것처럼 비추어졌다. 知珉은 당황한 듯 旼炡과 부모님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旼炡向两人礼貌地打了招呼。低头的样子看起来有点紧张。知珉似乎很困惑,目光在旼炡和父母之间来回移动。
"안녕하세요…사실 제가 언니한테 같이 지내자고 했어요. 갑자기 이렇게 데려가서 죄송해요."
"你好...其实是我邀请姐姐一起住的。突然这样把你带走,真的很抱歉。"
"아냐, 죄송은 무슨. 우리도 知珉이가 네 옆에 있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 오는데 차 막히지는 않았고? 밖에서 오래 기다린 거 아냐?"
"不,别道歉。我们也觉得知珉应该在你身边。来的路上没有堵车吧?在外面等了很久吗?"
"방금 왔어요. 진짜 얼마 안 됐어요. 연락 하려고 했는데 언니한테 때마침 전화가 와서……네."
"我刚到。真的没多久。我正想联系你,但姐姐正好打来电话……是的。"
"잠깐 들어왔다가 갈래? 그게 더…불편하려나?"
"要不要进来一下再走?这样会不会...更不方便?"
입술을 달싹이며 눈치 보는 旼炡을 확인한 知珉은 은근슬쩍 걸음을 옮겨 부모님 앞에 섰다. 와중에도 붙잡은 손은 놓지 않고 연신 조물락거리고 있으니 부친은 코웃음을 치며 캐리어를 툭 밀어버렸다.
看到旼炡紧张地抿着嘴唇观察情况,知珉悄悄地移动脚步站在了父母面前。即使在这种情况下,她也没有松开握着的手,一直在不停地摆弄着,爸爸则嗤笑一声,猛地推开了行李箱。
(쓰는 중입니다...아마 조금씩 수정되어서 올라갈 겁니다...생일축하한다 지미나 애기랑 좋은 시간 보내고 있기를 바라며...내년 너희 10주년에는 반드시 완성된 글을 올리도록 할게)
(正在写作中...可能会逐渐修改后发布...祝你生日快乐,希望你和宝宝一起度过美好时光...明年你们的 10 周年纪念日,我一定会发布完成的文章)
17개의 댓글 17 条评论
사람꼬실때 폰번호말고 계좌번호따는 민저이의 스케일이란 ㅋㅋㅋㅋ 하 완성본올라오는것도 너무 기대됩니다.ㅎㅅㅎ
当诱惑别人时,不要电话号码而是要银行账号的民主的手段真是厉害啊ㅋㅋㅋㅋ。啊,非常期待完整版的上传。ㅎㅅㅎ
비가역적 멜로 계속되길 ㅠㅠㅠㅜㅜㅠㅠㅠㅠ
이 녀석들이 나중에 이혼이라니…
선생님 글로 칼윈을 시작했어요
사랑해요 앞으로도 오래 오래 함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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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타 추천할 때 낫미님 글 없는 건 진심 안 웃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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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미님 빼고 칼윈 논하는 거 솔직히 a little 웃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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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칼윈의 신이에요
비멜 제 최애 포타잖아요 사랑합니다 정말로요
저렇게 간 딸이 이혼소송으로 망가져 가는 걸 또 옆에서 지켜보는 부모 심정은 ㅠㅜㅜㅜㅜ하
작가님 제 최애 포타를 🫶
ㅜ ㅜ 살앙훼요 작가님
이 둘이 나중에 이혼을 한다고? 거짓말....................
비멜…🥺 사랑해요ㅠㅠ
연상네 부모님 심정이 어땠을지 ㅠㅠ 솔직히 제일 속상하셨을 분들이지... 감사해요
오늘 내 생일인가?
비멜 내사랑ㅠ
미친(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