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사랑하는 사람은 무조건 손해다.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자발적 을이 되어 꼭 피해를 보고야 마니까. 비교적 갑의 입장인 상대가 아무런 의미도 없이 던진 말 한 마디, 사소한 행동 하나에 극복하기 힘든 치명상을 입을 때도 있다. 마치 지금의 유우시처럼. 
爱得更深的人注定是输家。仅仅因为爱的名义就自愿成为乙方,最终必然会受伤。有时候甲方随口的一句话,漫不经心的某个动作,都会带来难以承受的致命伤。就像现在的勇志这样。


유우시는 어딜 가나 을이 될 수 없는 모든 조건을 갖춘 사람이었는데, 어째 리쿠 앞에만 서면 우월한 궁극기를 스스로 전부 해제한 채 그저 발라당 배 까 뒤집는 개냥이 행세나 하게 됐다. 이유는 단순했다. 사랑 받고 싶으니까. 빨리 나 만져. 빨리 나를 예뻐 해. 매일매일 온몸으로 소리쳤는데. 리쿠가 유우시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만큼 사랑을 준 날은 손에 꼽을 정도밖에 안 됐다. 
勇志本是个走到哪儿都注定要当人上人的家伙,可偏偏一到陸面前就自动卸下所有优越技能,活像只翻着肚皮求撸的蠢猫。原因很简单——他渴望被爱。快摸我啊、快宠我啊,每天都在用全身细胞叫嚣着。可陸用勇志想要的方式、给予他期待分量的爱意,这样的日子屈指可数。


그래도 괜찮았다. 유우시는 생각보다 주는 사랑도 즐길 줄 알았고 예상 외의 지점에서 발생하는 리쿠의 애정 난사 럭키 이벤트도 종종 있었으니까. 재밌다고도 생각했다. 하루하루 리쿠 공략법을 연구하고 실험하고 적용해보고. 게임 속 퀘스트 같은 결혼 생활을 했다. 어쩌면 세상에서 제일 깨기 어려운 남편이랑. 
不过也没关系。勇志比想象中更懂得享受被爱的滋味,况且时不时还会触发陸突如其来的爱心暴击这种幸运事件。他甚至觉得挺有意思——每天研究攻略陸的方法,反复实验实践。他们的婚姻生活就像在完成游戏里的支线任务。或许是因为,他嫁给了全世界最难攻略的丈夫。




진짜 대부분은 거의 괜찮았는데. 아무리 이런 유우시라도 마음이 꺾이는 순간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고. 말하자면 리쿠의 예민함 같은 거. 리쿠는 본인이 예민하다고 생각 조차 안 하는 것 같지만.. 유우시는 그 의견에 절대로 동의할 수 없었다. 유우시가 보기에 리쿠는 분명 예민한 사람이었다. 눈치 없는 유우시를 절로 눈치 보게 할 만큼. 
说实话大部分时候都还好。但要说像勇志这样的人从来没有心生动摇的时刻,那肯定是假话。比如说陸那种敏感特质——陸自己似乎完全不觉得有什么,但勇志绝对无法苟同。在他看来,陸分明就是个敏锐到能让迟钝的自己都开始察言观色的人。


신혼 때 한 달에 한 번씩 유우시 본가에 가야 했다. 멀리 사는 것도 아닌데 달에 한 번은 가족모임을 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부모님의 의견이었다. 거리낄 것 없는 유우시는 당연히 오케이하고선 리쿠에게 전달하는 걸 잠깐 깜빡해버렸다. 만나는 당일이 되어서야 불현듯 생각이 나서 나갈 준비 하라고 말해줬더니, 리쿠가 크게 당황했다. 앞으론 달마다 모이재. 하니까 진짜 이상한 표정 했다. 웃지도 찡그리지도 않은 애매모호 승낙 표정. 우리 엄마아빠가 싫은가...? 만약 당장 자다가도 리쿠가 후쿠이 갈래? 하면 묻지도 않고 따라 나설 유우시라서 리쿠 기분이 잘 짐작되지 않았다. 일단 리쿠도 티나게 싫은 내색은 안 했다.
新婚时每个月都得去勇志老家一次。虽然住得不算远,但父母觉得每月一次家庭聚会也不错。勇志当然没意见,只是不小心忘了告诉陸。直到见面当天才突然想起来,让陸准备出门时,陸明显慌了神。"以后每个月都要聚啊..."说这话时他的表情真的很奇怪。既不是笑也不是皱眉的暧昧点头表情。该不会讨厌我爸妈吧...?毕竟要是陸突然说"现在去福井吗?",勇志绝对二话不说就跟着去,所以实在摸不透陸的心思。不过陸倒也没明显表现出讨厌的样子。


달에 한 번도 아니고 어떨 때는 매주 호출 와서 불려다녔다. 리쿠는 취미에도 없던 골프와 낚시를 배워야 했다. 최근에 유학 준비를 시작한 유우시 남동생이 연습한답시고 자꾸만 영어로 말 걸어서 안 그래도 긴장한 리쿠가 뒷덜미 다 적시게 땀 흘린 사건도 있었다. 유우시는 물에 젖은 리쿠 뒷머리 만지작대며 가차없이 동생 처단했다. 닥쳐 오마에. 일본어나 똑바로 해. 리쿠 뒤에 존칭 안 붙이고 자꾸 리쿠, 쿠리 불러대는 꼴이 짜증나서 연타로 꼽 줬다. 어디 감히 나도 안 부르는 애칭을. 
一个月都不到,有时候甚至每周都会被叫去。陸不得不学起了毫无兴趣的高尔夫和钓鱼。最近开始准备留学的勇志弟弟总以练习为借口用英语搭话,搞得本就紧张的陸后颈都汗湿了。勇志揉着被汗水浸湿的陸的后脑勺,毫不留情地制裁了弟弟。闭嘴混蛋,先把日语说利索。看到弟弟不敬语都不加、整天陸啊库里的乱叫,他连环爆栗砸下去——谁准你叫连我都不用的爱称。


유우시 본가 한 번 다녀오면 리쿠는 물 먹은 배터리처럼 제 기능 못했다. 별 말은 안 했지만 딱 봐도 느낄 정도의 예민 아우라를 사방으로 결계 쳤다. 약간, 말걸지마제발조용히있자 상태? 유우시는 오늘 있던 일 되짚으며 조잘조잘 감상 나누고 싶었지만 억지로 꾹 참았다. 좀 지나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每次从勇志老家回来,陸就像块泡了水的电池似的完全不在状态。虽然嘴上不说,但那股生人勿近的敏感气场简直在周围筑起了结界。大概就是"别跟我说话求你了让我静静"的状态?勇志本想絮絮叨叨分享今天的见闻,硬是憋了回去。过了会儿才小心翼翼地开口。


"있잖아, 리쿠. 우리집 가는 거 불편해...?"
"那个...陸,去我家是不是让你不舒服...?"

"...응?"  "...嗯?"

"아니 그럴 수도 있잖아. 주말인데 쉬지도 못하고."
"不是 也可能会有这种情况嘛。明明是周末都没能休息。"

"....."  "......"

"아니야?"  "不是吧?"


유우시는 내심 아니라고 하길 바랬다. 그래서 초롱초롱 눈망울 깜빡거리며 리쿠 허벅지 살살 쓸었다. 
勇志心底里希望他说不是。于是眨着水汪汪的眼睛,手指若有似无地抚过陸的大腿。


"... 솔직히 편하진 않지. 일개 평사원이 주말마다 오너 만나서 밥 먹고 운동하고. 흔한 상황은 아니니까."
"...说实话确实不太自在。区区一个普通职员,每个周末都要跟老板吃饭健身。这种状况本来就不常见。"

"아 그렇구나..."  "啊...原来是这样..."

"잘해주시는데 내가 살갑게 잘 못해서.. 노력해야지."
"明明被温柔以待...我却总是不知如何回应这份热情..得好好努力才行呢。"

"응..."  "嗯..."


가족이 아니라 오너구나. 리쿠한텐. 울컥 서운함이 올라왔지만 유우시는 혼자 잘 다독였다. 가족 보러 가는데 왜 긴장하고 피곤한 건지 솔직히 하나도 이해 안 되는데... 리쿠가 그렇다고 하니까 받아들였다. 엄마한테 전화해서 당분간 부르지 말라고 했다. 엄마아빠 때문에 리쿠랑 놀 시간 하나도 없다고. 그 이후론 유우시도 본가 잘 안 갔다. 
原来不是家人而是雇主啊。对陸来说。勇志胸口突然涌上酸涩的失落感,但还是独自消化了这些情绪。明明只是去见家人,为什么非要紧张疲惫到这种地步...虽然完全无法理解,但既然陸这么说了也就接受了。他给母亲打电话说最近别叫自己回去了。因为父母的关系连和陸相处的时间都没有。从那以后勇志也几乎不再回老家。




첫 결혼 기념일을 맞이하기 한 달 전. 유우시는 사쿠야와 시온을 소집했었다. 리쿠를 감동의 눈물 쏟게 할 기상천외 로맨틱 이벤트 아이디어 각 3안까지 구상해서 참석 바람. 당당한 유우시의 요구에 시온은 헛웃음 쳤고 사쿠야는 드디어 이 몸이 나설 때냐며 좋아했다. 나름 대의를 품고 결성된 결기 어벤져스는 리쿠가 없을 때마다 유우시 집에 모여 초맥시멈사치화려 이벤트를 그려 나갔다. 
在迎来第一个结婚纪念日的一个月前。勇志召集了 Sakuya 和 Shion。要求每人构思出三个能让陸感动落泪的天马行空的浪漫活动方案并出席。面对勇志理直气壮的要求,Shion 苦笑着,Sakuya 则兴奋地表示终于轮到自己大显身手了。怀着崇高使命成立的"结纪复仇者联盟",每当陸不在时就会聚集在勇志家中,描绘着极致奢华的活动方案。


사쿠야의 상상력은 감히 범인이 쉬이 범접할 수 있는 농도의 역량이 아니었는데, 그게 또 유우시의 취향에 딱 맞아들기까지 해 갈수록 스케일이 장대해졌다. 상상하는 모든 것을 실현할 재력과 시간과 의지. 유우시에겐 차고 넘치게 있었다. 
咲夜的想象力绝非寻常罪犯所能企及,偏偏又完美契合勇志的癖好,规模越发宏大起来。将幻想悉数实现的财力、时间与意志力——对勇志而言简直取之不尽。


리쿠 눈에 안대 씌우고 납치해서 비행기 태운 담에 내리면 일단 리쿠 사진 박힌 열기구 줄 세워서 띄우고 패러글라이더들이 차례로 L,O,V,E를 그리면서 뛰어 내려... 그때 나올 비지엠은 작곡가 하나 섭외하고... 가사를 아예 유우시가 써! 그리고 유우시가 하늘로 날아올라... 연기 뿜는 신발 신고 발로 리쿠 사랑해 그리면서.... 
给陸蒙上眼罩绑架上飞机,着陆后先升起印着他照片的热气球群,再让跳伞队员依次组成 L-O-V-E 字母从天而降...这时候要放的 BGM 得专门请作曲家...歌词干脆让勇志来写!然后勇志穿着喷烟靴子腾空而起...用脚在天空画出"愛してる"的字样...


"사쿠사쿠, 잠깐만;; 좀 오바스기 아냐?"
"咲咲,等等...这有点太超过了吧?"

"에? 뭐가? 이것도 걷어낸 건데요?"
"诶?哪里?这已经是我删减过的版本了"


그나마 객관적 잣대를 가진 시온이 세간의 보편적 가치관을 둘에게 전해줬다. 유우시는 시온이 목에 핏대 세우고 필사적으로 말리는 걸 내내 귀담아 듣지 않았지만 마지막 말엔 공감했다. 일단 리쿠한테 물어 봐. 결혼기념일에 뭐하고 싶냐고. 
好歹持有客观标准的诗音向两人传达了世俗的普遍价值观。勇志虽然全程都没把诗音涨红脖子拼命劝阻的话听进去,但最后一句倒是深表赞同——不如先问问陸吧。问他想在结婚纪念日做些什么。


솔직히 물어 볼 것도 없이 리쿠는 좋아할텐데. 페리 프로포즈도 대성공이었으니까..(유우시는 페리 드론쇼가 먹혀서 결혼에 골인했다고 생각한다) 갑자기 리쿠도 그날을 위해 뭔가 준비 중일 수도 있겠단 기대가 생겼다. 리쿠에게도 특별한 날일 거니까 분명. 그래서 리쿠가 퇴근하자마자 달라 붙어 물어봤다. 리쿠, 담달에 우리 뭐 해?
说实话根本不用问,陸肯定会喜欢的。毕竟连渡轮求婚都大获成功...(勇志至今认为靠渡轮无人机表演才成功结婚)突然又期待起来,说不定陸也在为那天准备着什么。对陸来说肯定也是特别的日子。所以剛等陸下班就黏上去问:"陸,下个月我们怎么过?"


"다음달?"   "下个月?"

"응."   "嗯。"

"아, 결혼 기념일?"  "啊,结婚纪念日?"

"응!"   "嗯!"


역시 뭔가 있는 거지♡ 유우시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리쿠를 올려다 봤다. 
果然有什么安排吧♡勇志用充满期待的眼神仰望着陸。


"글쎄... 뭐 하고 싶은데?" 
"这个嘛...你想做什么呢?"

"나? 리쿠가 하고 싶은(준비한) 거."
"我?陸想做的(准备好的)事。"

"으음, 뭐 갖고 싶은 거 있어?" 
"唔...有什么想要的东西吗?"

"별로?"   "不喜欢?"

"하긴 내가 살 수 있는 것 중에 유우시가 못 사는 건 없으니까..." 
"也是...在我能买得起的东西里,根本没有勇志买不到的吧..."


말투가 어째 수상쩍었다. 이 남자 결혼 기념일이라는 인식만 있을 뿐, 아무 준비도 안 했나 본디요. 유우시 입술이 잔뜩 튀어나오기 일보직전이었다. 착순이 행동하려고 생전 안 하던 리쿠가 벗은 외투 받아주기까지 했는데. 결국 유우시는 손에 들고 있던 리쿠 옷을 바닥에 팩하고 내던졌다. 짜증나. 리쿠가 걸어. 리쿠는 익숙한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젓곤 허리를 숙여 외투를 주웠다.
语气听起来相当可疑。这个男人似乎只记得结婚纪念日这个概念,却什么都没准备。勇志的嘴唇撅得老高,眼看就要爆发了。平时从不主动的陸居然破天荒地伸手接过了他脱下的外套。最终勇志还是把手里攥着的陸衣服"啪"地摔在地上。烦死了。让陸自己捡。陸习以为常似地摇摇头,弯腰捡起了外套。


"뭐가 또 짜증이 나." 
"又是什么惹你不爽了。"

"왜 아무 것도 준비 안 해?" 
"怎么什么都没准备?"

"한 달이나 남았잖아."  "不是还有一个多月嘛。"

"한 달밖에 안 남았지!" 
"只剩不到一个月了好吗!"


또 나만 설레고 나만 진심인가 봐. 리쿠는 하나도 관심 없는데. 그동안 리쿠 몰래 열심히 준비한 만큼 배신감과 실망이 배로 몰려왔다. 이벤트고 뭐고 다 때려치고 리쿠나 팰까? 내숭 말고 진심으로 힘 좀 써? 
看来又只有我一个人在心动、只有我付出真心。陸根本毫不在意。想到这段时间偷偷为陸准备的种种,背叛感和失望感加倍涌来。什么活动什么计划都见鬼去吧,干脆揍陸一顿算了?别装模作样了,给我动点真格啊?


"왜 또 삐졌어어."   "怎么又闹别扭啦——"


혼자 잔뜩 씩씩대고 있었더니 리쿠가 양손으로 불룩한 두 뺨을 감싸왔다. 뜨끈한 손바닥으로 볼을 뭉개면서 오늘부터 준비해보겠다며 웃었다. 치.. 그렇게 잘생기면 화 낼 수가 없잖아. 얼굴 공격 한 방에 쉽게도 녹아 내린 주제에 존심은 있어서 열심히 삐친 척 이어 나갔다.
正一个人气鼓鼓地生闷气,陸突然用双手捧住我鼓起的脸颊。他带着笑意用温热的手掌揉捏我的脸,说从今天开始会好好准备。啧...长这么帅根本让人没法生气嘛。明明被这张脸攻击一下就轻易融化了,却还硬撑着自尊心继续假装闹别扭。


"유우시가 원하는 게 있으면 말을 해줬으면 좋겠어. 나 혼자선 아무리 생각해도 어려워." 
"勇志想要什么的话希望能直接告诉我。光靠我一个人怎么想都觉得好难。"

"...생각을 해보긴 했고?"  "...有考虑过吗?"

"생각했지. 계속 생각하지. 근데 유우시가 뭘 좋아할 지 모르겠어서. 물질적인 걸론 아무 승산도 없잖아." 
"考虑过。一直在考虑。但不知道勇志会喜欢什么。物质方面我根本毫无胜算啊。"

"그런 거 바란 적도 없어."
"我从来没奢望过那些。"

"그러게. 왜 바라는 게 없을까. 있다면 좋을텐데." 
"就是啊。为什么你什么都不想要呢。要是有点欲望该多好。"


리쿠가 손을 떼곤 가만히 유우시를 들여다봤다. 얼굴엔 여전히 웃음기가 감돌았지만 이상하게 좀 슬퍼 보이기도 했다. 유우시는 멀어진 리쿠 손을 다시 끌어 와 이번엔 허리에 얹고 나 안아. 했다. 말이 떨어지자마자 몸이 확 당겨 갔다. 리쿠 어깨에 고개가 파묻혀 먹힌 소리로 말했다. 
陸松开手,静静地凝视着勇志。他脸上仍带着笑意,却莫名透着一丝悲伤。勇志将那只远离的手重新拉回,这次直接环上自己的腰际。"抱我。"话音刚落,身体就被猛地拽了过去。他的脸深深埋进陸的肩膀,声音闷闷地传来。


"나도 리쿠가 원하는 걸 듣고 싶어. 나도 어려워." 
"我也想听陸说出想要什么啊...我也很煎熬。"

"내가 미안."  "对不起。"

"그거 말고."   "不是这句。"

"유우시랑 둘이 있고 싶어. 그거면 돼." 
"就想和勇志两个人待着。这样就够了。"

"결혼 기념일인데? 같이 있는 건 매일 하잖아." 
"今天不是结婚纪念日吗?我们明明每天都在一起的。"

"그게 좋아 난."  "我就是喜欢这样嘛。"

"... 단 둘이 우리만?" 
"...就我们两个人独处?"

"응, 유우시랑 나랑. 우리집에서." 
"嗯,和勇志一起...在我家。"


 그건 진짜 내가 사활을 건 헤비맥시멈 결기 기획안을 수포로 만드는 말이지만... 어쩐지 나쁘지 않아...
虽然这真的会让我赌上性命的 heavy maximum 企划案泡汤...但不知为何...感觉也不坏...


유우시는 그날밤 결기 어벤져스 단체방에 공지 사항 띄웠다. 안건이 사라진 관계로 오늘 부로 길드 해체합니다. 길드원 여러분의 코딱지만한 노고에 심심한 감사를 표합니다. 
勇志那晚在企划复仇者联盟的群聊里发了公告。由于议题消失,即日起解散公会。对各位成员微薄的努力表示诚挚感谢。







유우시가 바라는 건 하나였다. 그냥 지겨울 정도의 관심. 내가 뭘 먹고 뭘 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왜 웃고 왜 울고 왜 게센에서 뽑은 공룡 키링 하나 찾겠다고 지리도 잘 모르는 옆 동네 길거리 헤매이고 있는지. 매번 도저히 이해할 수 없지만 참아보겠다는 표정만 짓지 말고. 너랑은 죽어도 안 맞는데 어떻게든 견뎌보겠다는 태도로 노력하지 말고. 차라리 있는 그대로 말을 해줬으면 했다. 싸우더라도 그 쪽이 오히려 관심인 것 같아서. 
勇志渴望的只有一件事。那就是近乎烦人的关注。我吃了什么看了什么在想什么。为什么笑为什么哭为什么为了扭蛋机里的恐龙挂件在陌生街区迷路也要找。别每次都摆出那副"虽然完全无法理解但我会忍耐"的表情。别用"就算死也跟你合不来但我会勉强配合"的态度努力。宁可你直接说出真实想法。哪怕吵架也好——那反而更像是在乎的表现。


잘 왔는지도 모르는 길을 하염없이 떠돌았다. 낮에 봤던 풍경이랑 사뭇 다른 게 밤이라서 그런지, 잘못 와서 그런지 유우시가 분간하기는 어려웠다. 낯선 길 위에서 그저 바닥만 샅샅이 살피며 공룡 공룡 되뇌었다. 왠지 그걸 못 찾으면... 아무튼 안 될 것 같았다. 
他在连是否走对路都不清楚的街道上徘徊。白天见过的风景在夜色中变得陌生,不知是夜幕缘故还是根本走错了地方,勇志难以分辨。只是蹲在陌生路面上反复摸索,嘴里念叨着恐龙恐龙。总觉得要是找不到的话...反正会有不好的事情发生。


유우시가 고개 숙인 채 한참을 공룡만 찾아 다닐 때 등 뒤에서 이름을 부르는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유우시의 온 신경은 공룡에 가 있어서 대답하지 못했지만. 자꾸 목소리가 가까워졌다.
勇志低着头专心寻找恐龙模型时,背后突然传来熟悉的呼唤声。他全神贯注在恐龙上没能立即回应,但那声音却越来越近。


"앞에 보라고! 위험하잖아!"   "看前面啊!很危险的!"


어느새 따라온 리쿠가 유우시의 오른팔을 확 잡아 당겼다. 빨간 불이 켜진 횡단보도를 두어걸음 앞둔 시점이었다. 쌩쌩 달리는 자동차 소음을 뒤로 리쿠의 헉헉대는 거친 호흡이 더 크게 들렸다. 리쿠 또 화내네. 근데 오늘은 나도 화났어. 유우시가 잡힌 팔을 힘 줘 빼냈다. 
不知何时追上来的陸猛地拽住勇志右臂。他们正站在亮起红灯的人行横道前两步之遥,呼啸而过的车流声里,陸急促的喘息声显得格外清晰。又要被訓了——但今天我也在气头上。勇志用力抽回被抓住的手臂。


"너 지금 차에 치일 뻔했어! 대체 뭐하는 건데?!"
"你差点被车撞到!到底在搞什么啊?!"

"왜 나왔어? 그깟 키링 뭐가 중요하냐며."
"跑出来干嘛?不就一个破钥匙扣有什么大不了的。"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일단 이리 와." 
"你在说什么胡话...!先给我过来。"

"안 가. 공룡 없인 집에 안 가." 
"不要。没有恐龙挂件我就不回家。"

"제발 좀! 다시 사준다고 했잖아!" 
"拜托别闹了!不是说了会给你买新的吗!"

"다시는 필요 없어! 지금 사라진 그게 필요해." 
"再也不需要了!我现在就要那个消失的东西。"


리쿠가 그야말로 미치겠다는 얼굴을 했다. 그까짓 싸구려 인형이 뭐라고 이 난리를 피우는지 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것 같았다. 백번 양보해서 유우시가 인형 따위에 깊은 정을 붙이는 소녀감성이었다 쳐도.. 아니 그럴 리가 없었다. 리쿠 눈엔 그저 건수 하나 잡아서 또 유별난 고집을 부리는 철부지 유우시로 보였다. 
陸露出近乎崩溃的表情。那种廉价玩偶到底有什么特别,完全超出了他能理解的范畴。就算退一万步说勇志是个会对玩偶产生深厚感情的少女心家伙...不,绝不可能。在陸眼里,这不过是勇志又一次借题发挥的任性行为罢了。


철부지긴 해도 내가 결혼한 내가 지켜야 할 철부지니까. 잠옷 바람에 슬리퍼 신고 뛰어 나가는데 어떻게 안 따라 나가. 리쿠는 우선 대로변에 서있는 유우시를 도보 안 쪽으로 밀어 넣고 제가 입고 온 외투를 벗어 유우시 허리춤에 둘러 묶었다. 훤히 드러나 있던 유우시 잠옷 바지가 반쯤 가려졌다. 혹여 유우시가 또 돌발로 뛰어 나갈까 불안해 가로수와 제 몸을 사이에 두고 유우시를 밀어 넣었다. 리쿠가 최대한 감정을 누그러뜨린 채 어린아이 달래는 투로 말했다. 
虽然幼稚了点,但这是我作为已婚者该守护的幼稚。穿着睡衣趿着拖鞋就往外冲,叫人怎么能不追出去?前田陸先把站在马路边的得能勇志推到人行道内侧,脱下自己穿来的外套系在他腰间。勇志那完全暴露在外的睡裤总算遮住了一半。担心他又会突然冲出去,陸用行道树和自己的身子夹着他往后退,尽量放软语气像哄孩子似地说道。


"찾더라도 내일 찾자. 밝은 데서. 내가 같이 찾아줄게."
"要找也等明天天亮再找。我陪你一起找。"

"....."   "......"

"일단 오늘은 돌아가자. 응?"
"今天先回去吧。嗯?"

"...."  "......"

"손 잡아. 가자."   "牵我的手。走吧。"


리쿠가 손을 내밀었다. 유우시는 잠깐 말 없이 가만히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지금 저 손을 잡으면 또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다정해진 리쿠가 나를 달래주겠지. 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안고 잠들고. 아침이면 오늘 일은 없던 일이 되겠지. 공룡은 기억 너머로 사라지겠지만. 
陸伸出手。勇志沉默地低头凝视了片刻。如果现在握住那只手,又会像什么都没发生过一样温柔安抚我的陸吧。我们会假装从未有过争执般相拥入眠。等到天亮时,今天的事就会成为不曾存在的过往。虽然恐龙终将在记忆深处消失。


"리쿠, 지금 나 협박해?" 
"陸,你现在是在威胁我吗?"


오늘 만큼은 절대로 그러고 싶지 않았다. 
今天无论如何都不想那样做。


"내가 싫다고 하면? 리쿠 손 안 잡으면? 애초에 그런 가정은 있지도 않잖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없잖아." 
"如果我说不要呢?如果我不牵陸的手呢?这种假设根本就不存在吧。我根本就没有选择的余地。"

"뭐?"   "哈?"

"봐. 지금도. 리쿠 뜻대로 안되니까 바로 화내잖아." 
"看吧。现在也是。事情不按陸的意思来就立刻发火。"

"화내는 게 아니라,"  "不是要凶你,"

"내일 같이 찾아준다는 것도 거짓말이지? 사실 찾을 생각 없잖아. 내일 되면 내가 또 그냥 떼쓴 걸로 흐지부지 넘어가는 거잖아." 
"说明天要帮我一起找也是骗人的吧?其实根本没打算找。等到明天我又会被你随便搪塞过去对吧。"

"유우시."   "勇志。"

"리쿠는 리쿠가 잘 참는다고 생각하지."
"陸总以为自己很能忍。"


촘촘하게 쌓아뒀던 해묵은 감정들이 작은 물꼬를 터주자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那些经年累月层层堆积的情感,一旦被撬开小小的缺口,便如同决堤般倾泻而出。


"뭐든 다 져준다고 생각하지. 다 나한테 맞춰주고 있다고 생각하지. 우리 관계에서 노력하는 건 리쿠밖에 없다고 생각하지." 
"你以为什么都能让着我吗?以为全都是在迁就我吗?觉得这段关系里只有陸在努力吗?"

"갑자기 무슨 말이야." 
"突然说这些干什么。"

"리쿠는 나에 대해 뭘 알아? 리쿠가 한숨 한 번만 쉬어도 그게 또 나 때문일까 눈치 보는 거 알아? 서운한 거 다 얘기하면 나한테 질릴까 봐 맨날 혼자 참는 거 알아? 한 번 질리면 다시는 안 본다고 할까 봐 리쿠가 잘못해도 내가 리쿠 비위 맞추는 거 알고는 있어?"
"陸你了解我什么?每次你叹气我都提心吊胆想着是不是又因为我?明明委屈得要死却总憋着不说,是怕说多了我会腻吧?生怕哪天我嫌烦了就再也不见你对不对?就算是你做错事也得我来哄着——这些你心里其实都门儿清吧?"


유우시는 마치 미리 맞춰 온 대사를 읊는 사람처럼 얘기했다. 언제든 터져야 할 게 터져 나와 막힘이 없었다. 순식간에 몰아붙여진 리쿠는 일순 당황의 빛을 띄웠지만 이내 정색을 하고 반박했다. 
勇志像在背诵提前准备好的台词般流畅说着,那些本该爆发的情感此刻毫无阻滞地倾泻而出。被逼到墙角的陸脸上闪过一丝慌乱,随即板起脸反驳道。


"그러는 유우시는 나에 대해 뭘 아는데? 내가 뭘 좋아하고 뭘 불편해하는지 물어본 적이 있나? 내가 왜 한숨 쉬는지 물어본 적이 있어? 유우시는 뭘 그렇게 잘했는데."
"那你又了解我多少?问过我喜欢什么讨厌什么吗?在乎过我为什么叹气吗?说得自己好像多委屈似的。"


리쿠 목소리에 억눌린 부아가 그대로 묻어났다. 그리고 그건 못지 않게 화가 난 유우시를 자극하는 촉매제 역으로 단숨에 변환됐다. 
陸压抑着怒火的嗓音里泄露了真实情绪。而这同样激怒了勇志,瞬间化作催化剂的角色。


"그렇게 불만이 많은데 여태 어떻게 같이 살았어. 사랑하지도 않는데." 
"既然这么多不满,这些年怎么还能一起生活。明明就不相爱。"

"무슨 비약이야. 그런 말 한 적 없어." 
"什么荒谬逻辑。我从没说过那种话。"

"사랑한다는 말도 한 적 없잖아." 
"可你也从没说过爱我。"


리쿠 눈빛이 순식간에 당혹스럽게 물들었다. 아마 머나먼 기억까지 뒤져 사랑한다고 말한 순간을 찾고 있을 테지만, 무의미한 짓이었다. 유우시는 들은 기억이 없으니까. 
陸的眼神瞬间染上狼狈。他大概正在遥远的记忆里翻找说"我爱你"的瞬间,但这不过是徒劳——因为勇志根本不记得听过这句话。


말이라는 건 이렇게나 힘이 강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 속으로 짐작만 하고 있던 것들이 입 밖으로 나와 형태를 갖추자 전부 외면할 수 없는 진실로 변해 버렸다. 때로는 피하고만 싶은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해야 할 때가 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유우시는 말하기로 했다. 
语言竟有如此强大的力量。那些不愿承认、只在心底隐约揣测的事,一旦化作言语具象成形,就全都变成无法回避的真相。人总有不得不直面真相的时刻,哪怕那真相令人只想逃避。所以勇志决定说出来。


"리쿠, 우리 헤어지자."   "陸,我们分手吧。"

 

이제 나도 힘들어. 못하겠어. 나를 사랑하지도 않는 리쿠를 붙잡고 사랑해달라고 발버둥 치는 짓, 이제 내가 먼저 질려버렸어. 나도 기분 더러워. 나도 화가 나. 나도 리쿠를 이해하기 힘들어. 그러니까,
现在我也撑不下去了。我受够了。对着根本不爱我的陸死缠烂打、哀求他施舍爱情这种事...现在连我自己都先感到厌倦。我也觉得恶心。我也愤怒。我也无法理解陸。所以——


"이혼해주세요. 마에다 리쿠 상." 
"请和我离婚吧,前田陸先生。"


내가 지금 리쿠를 버릴 거야. 리쿠가 더 이상은 못 참겠다고 날 떠나기 전에. 내가 먼저. 
我要先抛弃陸。在他受不了要离开我之前,我要先动手。



단호하게 말했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만큼 화났으니 어서 달래보라는 허위성 이별 통보 따위 전혀 아니었고. 진심으로 리쿠를 버리고 싶었다. 리쿠를 사랑하는 마음 같은 거 말 한 마디면 전부 버려질 줄 알았는데.  
本以为自己是斩钉截铁说出口的。不是那种假装生气等着被哄的虚假分手宣言,我是真心想抛弃陸。原以为对陸的爱意只要一句话就能全部舍弃。


왜 바보처럼 줄줄 울고 있는지. 유우시는 자기 자신이 싫어졌다. 아무리 화가 나도 눈물에는 여전히 면역 없는 리쿠가 또 본인 감정은 눌러둔 채 눈물 닦아줬다. 리쿠 맘에 스크래치 내는 쏘 쿨한 이혼 통보 같은 건 이미 물 건너 가버렸다. 허탈해진 유우시는 리쿠 손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우는 걸 택했다.  
为什么像个傻子一样哭个不停。勇志厌恶起这样的自己。明明气得要死,却还是对眼泪毫无免疫力的陸,一边压抑着自己的情绪一边替他擦眼泪。那种在陸心上划出伤痕的冷酷离婚宣言早就被抛到九霄云外。颓丧的勇志选择把脸埋进陸手里嚎啕大哭。







집에 돌아와서 처음으로 각방 썼다. 유우시가 무작정 리쿠 베개 밖으로 패대기치곤 방 문 걸어 잠궜기 때문에 리쿠는 말 걸어볼 틈도 없이 자동 내쫓김 당해야 했다. 순순히 베개를 주워든 리쿠가 계속해서 방 문을 두드렸다. 유우시, 유우시. 
回家后第一次分房睡。勇志二话不说就把陸的枕头扔出房门外,还锁上了门,陸连开口的机会都没有就被自动赶了出来。乖乖捡起枕头的陸继续敲着房门。勇志、勇志。


"내가 미안해. 잘못했어."   "对不起。我错了。"

"....."   "......"

"공룡 진짜로 찾아올게. 거짓말 아니야." 
"我真的会去找恐龙。不骗你。"

"....."   "......"

"말 심하게 한 것도 미안. 다음부턴 안 그럴게." 
"说重话也对不起。下次不会这样了。"

"....."   "......"

"근데 유우시도 이혼하잔 말은 좀 심하지 않아? 아무리 화가 나도," 
"但说让勇志离婚这种话是不是太过分了?就算再生气也不能..."


쾅! 건너편 방문으로 뭐 둔탁한 게 날아와 부딪혔다. 문에 붙어 얘기하던 리쿠는 문짝 전체가 흔들리는 진동을 느끼고 뒤로 물러섰다. 알았어 알았어 유우시는 잘못한 거 없어. 
哐!对面房门突然飞来什么重物砸出闷响。正靠在门板上说话的陸感受到整扇门都在震颤,下意识后退两步。知道了知道了,勇志没有做错任何事。


"나 들어가면 안 돼?" 
"我不能进去吗?"

"....."   "......"

"거실 좀 춥고... 너무 넓은데."
"客厅有点冷...而且太空旷了。"

"....."   "……"

"유우시도 없고."   "勇志也不在。"

"....."   "......"

"아직까지 우는 거 아니지?"
"你该不会还在哭吧?"

"....."   "……"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네. 리쿠는 대답 없는 유우시에게 말 걸기를 포기하고 닫힌 문에 등을 기댄 채 스르륵 주저앉았다. 유우시는 걸핏하면 잘 울었는데, 아까 길에서 울던 모습은 이상하리만치 자꾸 반복재생으로 머리를 맴돌았다. 이혼하잔 소릴 홧김에 그렇게 쉽게 하냐고 혼내주려 했는데. 막말은 질러놓고 먼저 와앙 울음을 터트린 유우시를 달래느라 아무 말도 못했다. 둘 다 슬리퍼 질질 끌며 집에 돌아오는 길에서도 유우시는 계속 울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눈길을 안 줄 수가 없는 꼴이었는데.. 리쿠는 그것보다 어깨까지 들썩이며 흐느끼는 유우시가 신경 쓰였다.
看来是气得不轻。陸放弃了继续搭话沉默不语的勇志,背靠着紧闭的门缓缓滑坐在地。勇志向来动不动就爱哭,可刚才在路上哭泣的模样却异常顽固地在脑海中循环播放。明明是想教训他怎么能轻易说出离婚这种气话,结果自己口不择言后,反倒是勇志先哇地哭出声来,害得自己什么话都说不出来。两人趿拉着拖鞋回家的路上勇志还在抽泣,惹得路人频频侧目…但比起这个,更让陸在意的是哭到肩膀都在发抖的勇志。


오시온이 그랬었지. 유우시는 웬만해선 울지 않는다고. 그럼 여태 내가 봐 온 유우시는 뭐지. 나 때문에 저렇게 잘 울게 된 건가. 잘해줬다고 생각했는데. 울릴 생각 없었는데. 사실 니가 귀엽고 고마울 때도 많았는데. 눈치 보게 한 적 없고 오히려 내가 유우시 비위 맞추는 데에 온 힘을 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걸까. 나 없이 하루도 못 살 것 같던 니가 헤어지자고 할 정도로 내가 너를 힘들게 했나. 아닌데. 저렇게 울리고 싶지 않았는데...
奥西恩曾经这么说过。勇志是那种轻易不会掉泪的人。那我至今见过的勇志又算什么呢?是因为我才变得这么爱哭的吗?明明以为自己待他很好。没想过要弄哭他的。其实你可爱又让人心疼的时候也不少。从没让你看人脸色过,反倒觉得自己拼尽全力在迎合勇志的脾气。难道不是这样吗?那个看起来没我就活不过一天的你,竟然提出要分手...是我让你这么痛苦吗?不是的。我根本不想看你哭成那样的啊...


밤새도록 머릿속을 부유하는 유우시 때문에 리쿠는 결국 밤을 꼴딱 샜다. 동이 터올 때 즈음 왼쪽 턱 아래에서 욱신한 치통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이 겹친 탓이라고 생각했다.
因为满脑子都是勇志飘浮的身影,陸整夜都没合眼。天蒙蒙亮时,左下颌开始隐隐作痛。他想着这大概是压力与睡眠不足双重作用的结果。




"유우시, 나 다녀올게."   "勇志,我出门了。"


밥 챙겨 먹고 있어 이따 전화할게. 
记得好好吃饭 晚点给你打电话。


자는지 깼는지 모를 유우시는 여전히 답이 없었다. 출근 러시아워를 앞두고 더 지체하기도 뭐한 리쿠는 찝찝한 마음으로 집을 나서야 했다. 
不知道是睡着还是醒着的勇志依然没有回应。眼看上班高峰就要到了,再耽搁也不是办法,前田陸只能怀着复杂的心情出门。


출근 전 현관은 항상 헤어지기 싫어하는 유우시와의 츄- 의식을 치르는 곳이었는데.. 언제나 등짝에 착 붙은 유우시를 억지로 떼어내고 겨우 엘리베이터를 탔었는데... 같이 출근하는 날은 만원전철 타보고 싶다는 유우시를 데리고 전철역까지 걸어갔었는데... 두 정거장도 못 가서 내리겠다고 난리치는 바람에 결과적으론 택시 출근 하게 됐었고...
上班前的玄关总是要和黏人的勇志进行告别吻仪式...每次都要把像膏药一样黏在背上的勇志硬扯下来才能勉强赶上电梯...有次带着说要体验早高峰电车的勇志走去车站...结果连两站都没撑到就闹着要下车,最后只能打车去上班...


곱씹어보니 재밌는 일이 많았다. 아쉬운 게 있다면 그땐 그 모든 걸 피곤하게 느꼈었다는 것. 리쿠는 이제야 그 일상들이 좀 그리워졌다. 다시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细细回味才发现有这么多趣事。要说遗憾的话,就是当时只觉得这一切都很麻烦。直到现在前田陸才开始怀念起那些日常。要是能重来一次的话,他觉得自己一定能做得更好。


유우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화도 불통이었다. 문자로 해야 하나. 좀 치사하긴 하지만... 리쿠는 유우시가 미리보기만 하고 기독 표시를 안 해줄까 봐 일부러 장문으로 문자 보냈다. 다행히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고 꼬박꼬박 잘 읽혔다. 
勇志不知在想什么,电话也打不通。要不发短信吧。虽然有点卑鄙...陸担心勇志只看预览不点已读,故意发了长篇大论。幸好没出所料,对方一字不落地全看完了。


퇴근 후엔 해결해야 할 큰일이 남아 있었다. 공룡 찾기. 솔직히 찾을 거라는 기대가 아예 없는 상태라 막막하긴 했다. 그래도 리쿠는 뺑이치기로 마음 먹었다. 그것만 있으면 유우시가 다시 웃어줄 것 같아서. 어제 울던 모습이 하루종일 아른거려서 좀 힘들었다. 웃게 해주고 싶었다.
下班后还有件大事要解决——找恐龙玩具。说实话完全不抱希望,确实很头疼。但陸还是决定跑遍全城去找。只要找到它,勇志应该就能重新露出笑容。昨天他哭泣的样子一整天都在脑海里挥之不去,让人心疼。真想让他开心起来啊。


세상에는 리쿠의 의지 만으로는 되지 않는 일이 너무나 많아서. 가로등이 켜지고 해가 다 질 때까지 밤거리를 서성여도 공룡 코빼기조차 보이질 않았다. 사실 당연한 거였다. 찾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은 리쿠가 인상을 찌푸리고 숨을 골랐다. 유우시가 좋아하는 트럭 타코야키나 포장해서 집에 가야 할 것 같았다. 
这世上单凭陸的意志无法达成的事实在太多。路灯亮起,直到太阳完全西沉,他在夜晚的街头徘徊,却连恐龙的影子都没见到。这本就是理所当然的——怎么可能找得到呢?浑身被汗水浸透的陸皱着脸调整呼吸。看来该去买份勇志喜欢的卡车章鱼烧打包回家了。





설마 가출하고 없으면 어쩌나.. 내심 걱정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근데 퇴근하는 리쿠랑 거실에서 딱 마주친 유우시가 후다닥 방으로 도망가려고 했다. 본능적인 순발력으로 냅다 뛰어 유우시 옷자락을 잡아챈 리쿠가 손에 든 타코야키 박스를 흔들었다. 같이 먹자. 
该不会离家出走了吧...心里正担心着,看来是我想多了。但下班回家的陸正好在客厅撞见勇志,对方慌慌张张就想逃回房间。陸凭着本能反应一个箭步冲上去揪住勇志的衣角,手里拎着的章鱼烧盒子晃了晃。一起吃吧。


"싫어. 안 먹어."   "不要。不吃。"

"맛있을텐데. 유우시가 좋아하는 데서 사 온 거야." 
"很好吃的。特意从你喜欢的那家店买的。"

"... 그럼 그것만 내놔." 
"...那、那就只把那个给我。"

"에에? 나 오늘 한 끼도 안 먹었는데?" 
"诶诶?我今天一顿饭都没吃呢?"

"왜? 이 시간까지 뭐하다 왔는데?" 
"怎么?这个点才回来都干嘛去了?"

"비-밀."   "秘——密。"


유우시 얼굴이 단번에 일그러졌다. 저러다 또 울까 싶어 놀란 리쿠는 곧바로 말을 덧붙였다. 이거 먹으면서 얘기해 줄게. 
勇志的表情瞬间扭曲起来。陸生怕他又要哭出来,慌忙补充道:边吃这个边跟你说吧。


리쿠가 뾰로통한 유우시를 식탁에 앉히고 식기를 셋팅했다. 아무래도 다 못 먹고 남기겠지 싶어 절반만 덜어가려는데 뭐하냐는 물음이 들렸다. 덜지 말고 다 가져 오라고. 냉장고에 있는 매운 소스도 꺼내 오라고 했다. 오시온이 가져다 준 한국 대표 상품이었다. 리쿠는 라벨부터 까맣고 빨갛고 정신 나간 닭대가리 그려진 그것을 보기만 해도 질색했다. 유우시, 밤에 그건 좀.. 속 괜찮겠어? 유우시는 대답도 않고 손짓으로 재촉했다. 시끄럽고 빨랑 가져 와. 
陸把板着脸的勇志按在餐桌前摆好餐具。想着他肯定吃不完要剩饭,正准备只盛一半时听到质问声。别减量全都盛过来。还让把冰箱里的辣酱拿出来。那是 Oshion 带来的韩国代表特产。陸光是看到那个黑底红字印着疯癫鸡头图案的标签就直犯怵。勇志,晚上吃这个...胃真的没问题?勇志没回答只是不耐烦地挥手催促。吵死了快点拿来。


"배고팠어? 물도 좀 마셔가면서 먹어." 
"饿坏了?边吃边喝点水。"

"나도 이게 첫 끼야." 
"我也是今天第一顿。"

"에-에?!"   "诶——?!"


하도 급하게 먹길래 이상하다 생각하긴 했지만... 리쿠는 최근 들어 가장 크게 놀랐다. 유우시가 밥을 안 먹었다니. 나보다 더 좋아하는 게 밥 아니었나? 체했을 때도, 장염에 걸려도 밥으로 걸린 병 밥으로 이겨낸다며 밥대밥 싸움하던 유우시였는데... 리쿠는 진심으로 반성했다. 유우시가 얼마나 속상해 했는지 마음 깊숙이 뼈저리게 실감했다. 
虽然觉得他吃得这么急有点奇怪...但陸最近受到了最大的冲击。勇志居然不吃饭了?他不是比我更喜欢吃饭的吗?就算是消化不良,得了肠炎,也总说"用饭来治饭病"而坚持吃饭的勇志啊...陸发自内心地反省了。他深切体会到勇志有多么伤心。


"유우시. 그날은 내가 심했어. 사과할게."
"勇志。那天是我太过分了。对不起。"

"... 이제 소용 없어. 우린 이혼할 거니까." 
"...现在说这些没用了。我们要离婚了。"

"난 하기 싫은데?" 
"可我不想离呢?"

"내가 하고 싶어." 
"我想要。"


타코야키 두 개씩 입에 넣어서 양 볼이 빵빵해진 유우시 귀엽다. 리쿠는 이런 생각이나 했다. 
勇志把两个章鱼烧同时塞进嘴里,脸颊鼓得像小仓鼠一样可爱。陸不禁这样想着。


"헤에. 언제 할 건데?" 
"哼嗯~什么时候做嘛?"

"내일."   "明天。"

"진짜? 내일?"   "真的?明天?"

"... 아니. 모레..." 
"...不。后天..."


이거 봐, 귀엽다니까. 리쿠는 새어 나오는 웃음을 헛기침으로 가까스레 막았다. 지금 웃어선 절대 안 된다는 걸 그간의 기혼 경력 데이터가 재빠르게 감지했다. 
快看这个,超可爱的对吧。陸硬是把快要溢出的笑声憋成一声假咳,多年婚姻经验的数据雷达立刻发出警告——现在笑出来就完蛋了。


"리쿠 더 안 먹어?"  "陸不多吃点吗?"

"응. 유우시 많이 먹어."  "嗯。勇志多吃点。"

"맛있는데... 입맛 없어?"  "明明很好吃...没胃口吗?"

"배불러. 그리고 이가 좀 아프네."
"吃撑了。而且牙齿有点疼。"

"왜? 어디 봐 봐."  "怎么了?让我看看。"

"사랑니 나오는 거 같아... 어제부터 아팠어."
"好像是智齿长出来了...从昨天就开始疼。"


젓가락을 내려 놓은 유우시가 씹던 것도 멈추고 심각한 얼굴로 리쿠 입안을 들여다 봤다. 치과 의사도 아니고 본다고 뭘 알겠냐만은... 리쿠는 하란대로 얌전히 입 벌려줬다. 치아만 봐선 모르겠는지(당연하다) 리쿠의 양 뺨을 붙잡고 양감을 비교하던 유우시가 고개를 끄덕이며 결론을 내렸다. 응 리쿠 왼쪽 볼이 부었어. 치과 가야겠다. 
勇志放下筷子,连嘴里咀嚼的动作都停了下来,一脸严肃地检查起陸的口腔。明明不是牙医,看了又能知道什么...但陸还是乖乖听话张开了嘴。光看牙齿似乎无法判断(这是当然),勇志捧住陸的双颊比较着两侧触感,最后点点头得出结论:嗯,陸左脸肿了。得去看牙医。


"같이 가 줘."  "陪我去嘛。"

"내가 왜?"  "凭什么要我去?"

"나 이렇게 아픈데 혼자 보내게?"
"我都疼成这样了你还让我一个人去?"

"왜 안 하던 짓이야?"  "怎么突然做这种反常的事?"

"아픈 사람한테 이혼하잔 소리나 하고."
"对着病人说什么离婚的话。"

"진짜 할 거라니까? 리쿠 내 말을 뭘로 들어?"
"你是认真的吗?陸 你把我的话当什么了?"

"이혼은 뭐 혼자 하나. 내가 안 해 줄 건데."
"离婚这种事一个人怎么行。我可不会帮你。"


유우시는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뱉었다. 어제 좀 많이 울었다고 약발이 길게 가는 모양인데... 어차피 저러다 다시 원래의 무신경 리쿠로 돌아올 거 다 알아 이젠. 여태 그것도 모르고 속았던 기분이라 분해졌다. 갑자기 혼자 내적 분노 끌어오른 유우시가 탱크톱 차림으로 나란히 앉은 리쿠 팔뚝을 세게 꼬집었다. 맘 같아선 힘껏 깨물어주려다 말았다. 
勇志像是觉得荒唐般嗤笑出声。看来昨天哭得太凶后劲还挺大...反正迟早又会变回那个没心没肺的陸,这点他现在可清楚了。想到之前居然被这种把戏骗到,突然就火大起来。自顾自燃起怒火的勇志穿着背心,狠狠掐了一把并排坐着的陸的手臂。差点就要用力咬下去又忍住了。


"스읍, 기껏 저녁까지 사다 바친 보답이 이거야?"
"哈啊?我特意买好晚饭送来的报答就这?"

"되게 유세 부리네. 더러워서 안 먹어."
"装模作样给谁看。脏死了不吃。"

"그러기엔 이미 없어 유우시."  "已经来不及了...勇志。"

"... 리쿠도 같이 먹었잖아."  "...陸不也一起吃了吗。"

"먹었지. 유우시 반의 반 정도."
"吃了啊。不过只有勇志那份的一半不到。"

"재수 없어. 진짜 짜증나."  "烦死了。真的火大。"

"선물 주려고 했는데. 유우시 착한 아이 아니라서 못 받겠네."
"本来想送你礼物的。可惜勇志不是乖孩子,所以收不到了呢。"

"어린 애 취급하지 마. "
"别把我当小孩子看。"

"선물 뭔지는 안 궁금하고?"  "不想知道礼物是什么吗?"

"... 응."  "...嗯。"


꼬집힌 팔뚝을 여태 문지르던 리쿠가 진짜 안 궁금해? 정말? 그랬다. 말은 필요 없다고 하면서 시선은 왜 등 뒤로 숨긴 내 손이야.. 유우시는 정말 순진해서 귀엽네... 리쿠는 아까부터 자꾸 웃음이 나왔다. 줄까 말까 하면서 더 놀리고 싶었지만, 이 이상 뜸 들였다간 이미 빼꼼 나와 있는 승질머리만 자극할 것 같았다. 지금은 웃는 모습이 보고 싶으니까. 리쿠는 손에 들고 있던 걸 유우시 눈 앞으로 가져갔다. 쨘. 직접 소리도 냈다. 
前田陸揉着被捏红的手臂,你真的不好奇吗?真的?明明说着不需要解释,为什么视线却躲躲藏藏...勇志真是天真得可爱呢...陸从刚才起就忍不住想笑。犹豫着要不要给他时更想继续捉弄他,但再拖下去恐怕会刺激到对方已经冒头的坏脾气。因为现在更想看他笑起来的模样。陸把手里拿着的东西突然举到勇志眼前。锵——还故意配了音效。


"에... 안 좋아하네."  "诶...不喜欢啊。"

"아니 이걸... 진짜 다시 사 온 거야?"
"等等这个...真的是特意重新买的?"

"이거 후쿠이 기념품이야. 하루 만에 어떻게 샀겠어."
"这是福井纪念品啦。怎么可能一天内买到。"

"그러니까. 근데 이게 왜 있지?"
"所以说...但这东西为什么会在这?"

"내가 다시 찾아온다고 했잖아."  "我不是说过会再回来的吗。"

"그게 진짜라고...?"  "那是真的...?"

"응. 진짜."  "嗯。真的。"


빨리 더 좋아해 봐. 웃어 줘 봐. 그런 마음으로 리쿠는 찾아 온 공룡 인형을 좌우로 흔들었다. 유우시 짱, 공룡 짱 다시 집에 왔어요. 이제 잃어버리지 말고 아껴주세용. 답지 않게 귀여운 목소리도 내며 유우시를 웃겨주려고 했는데. 또 뭐가 잘못됐는지 유우시가 울먹거리고 있었다. 리쿠는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르겠어서 머리만 긁적였다. 이게 아닌가. 
快点更喜欢我嘛。笑一个嘛。怀着这样的心情,陸左右摇晃着找来的恐龙玩偶。'勇志酱,恐龙酱又回家啦。这次可别再弄丢了要好好珍惜哦~'他还故意用不符合形象的可爱声线想逗勇志开心。但不知哪里又搞砸了,勇志又开始抽泣起来。陸不知所措地挠着头。这样不对吗。


"왜 또 울어... 울지 마..."
"怎么又哭了...别哭..."

"이거 찾느라 늦은 거야?"  "你是因为找这个才迟到的吗?"

"응..."  "嗯..."

"뭐야 진짜..."  "搞什么啊真是..."

"유우시가 소중하다고 했으니까..."  "因为你说过勇志很重要..."


사실 그걸 소중하게 여겨줘서 나도 좋았어. 이제야 말하지만. 리쿠가 쑥스럽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제서야 유우시도 웃었다. 
其实你能珍惜它我也很开心。现在才说出口。陸害羞地笑着说。这时勇志也笑了。


하루만에 컴백홈 한 공룡 짱을 애틋하게 품에 안아 준 유우시가 감격의 눈으로 리쿠를 바라봤다. 어제 타코야키 트럭에 줄 서 있다가 빠트린 걸 주인 아저씨가 주워서 보관하고 있었다는 슈퍼 럭키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줄까 했지만... 리쿠는 그냥 영원히 봉인하기로 했다. 땀 흘리며 찾아 다닌 것도 사실이고. 유우시가 제게 크게 감동한 이 순간을 그냥 만끽하고 싶었으니까. 
勇志用感动的眼神凝视着前田陸,将那只离家一天就被找回的恐龙玩偶紧紧搂在怀里。他本想告诉陸那个超级幸运的背后故事——昨天在章鱼烧摊排队时不小心弄丢,结果被摊主大叔捡到保管了起来...但陸决定永远封印这个秘密。毕竟他确实为此汗流浃背地四处寻找过。此刻他只想好好享受勇志被深深打动的这个瞬间。


"이래도 이혼할 거야? 공룡도 찾아 왔는데?"
"连恐龙都找回来了...这样还要离婚吗?"

"몰라."  "不知道。"

"나 오늘도 거실에서 자?"  "今晚我...还是睡客厅?"

"... 리쿠 맘대로 해."  "……陸,随你便吧。"


마음대로? 그럼 이래도 되나? 유우시 앞으로 불쑥 얼굴을 들이민 리쿠가 씨익 웃었다. 코끝이 맞닿아 숨결이 교차되는 거리였다. 유우시에게선 이렇다 할 부정의 말이 없었다. 살살 코끝을 부비던 리쿠가 이내 고개를 꺾어 입술로 다가갔다. 
随我?那这样也可以吗?前田陸突然把脸凑到勇志面前,咧嘴一笑。鼻尖相触的距离里,彼此的呼吸都交错在一起。勇志没有说出任何拒绝的话。当陸轻轻蹭着鼻尖时,突然偏头将嘴唇贴了上去。


근데 닿은 건 말랑하고 불닭 맛 나는 유우시 입술이 아니라 땅바닥을 나뒹굴었던 공룡 짱의 털오라기. 희미하게 타코야키 냄새도 나는 털뭉치를 느끼고 눈을 뜬 리쿠가 물음표를 띄우고 유우시를 쳐다봤다. 귀가 빨개져선 공룡만 조물딱 거리던 유우시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얘기했다. 양치하고...
但触碰到的不是勇志柔软火辣的嘴唇,而是地板上恐龙玩偶的绒毛。闻到带着章鱼烧气味的毛团,陸困惑地睁开眼看向勇志。耳尖通红的勇志正摆弄着恐龙玩偶,用细若蚊呐的声音嘟囔道:先刷牙...


"불닭 먹어서 안 돼.. 리쿠 사랑니 아파."
"不能吃火鸡面...陸的智齿好痛。"


아 좀 참기 힘든데. 말로 형용하기 힘든 사랑스럽다는 감정이 물밀듯 밀어닥쳐와 리쿠의 전신을 휘감았다. 뜨겁게 달군 돌덩이를 한 입에 삼켜낸 것처럼 갑자기 명치 부근이 쓰라리고 뜨거웠다. 뭐가 됐든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감정과 감각이 동시에 눈을 뜬 듯 온 몸이 찌릿거렸다. 도저히 가만 있기 힘들었다. 뭐라도 해야 했다. 그래서 화장실로 걸어가는 유우시를 뒤에서 끌어 안고 토해내다시피 말했다. 유우시, 좋아해... 
啊...快要忍不住了。难以言喻的怜爱之情如潮水般涌来,将陸的全身紧紧包裹。就像生吞下一块烧红的炭火,胸口突然又痛又烫。某种无法自控的情感和知觉同时苏醒,全身都泛起细密的战栗。他再也无法保持静止,必须做点什么——于是从背后一把抱住正走向洗手间的勇志,几乎是呕吐般挤出那句话:勇志...我喜欢你...


유우시는 말이 없었지만 결국 양치하기도 전에 먼저 리쿠에게 키스하는 걸로 모든 답을 다했다. 그날 밤 리쿠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유우시의 고백 리플레이 요청을 한 번도 거절하지 않고 전부 응해줬다. 밤이 긴 계절이었는데 사랑하는 연인들에겐 짧게만 느껴졌다. 
勇志没有说话,但最终在刷牙之前先吻了陸,用这个吻回答了一切。那天晚上,陸一次也没有拒绝勇志不断重复的告白回放请求,全都答应了。那是个夜晚漫长的季节,但对相爱的恋人们来说却显得格外短暂。





리쿠가 날 좋아하는 거지 난 이제 아니야. 초반엔 비싸게 굴더니 콘돔 세 개 쯤 묶어 버릴 때 대뜸 사랑한다고 난리가 난 유우시였다. 리쿠에겐 익숙한 모습이라 응, 나도. 하면서 땀에 젖은 몸을 토닥거렸다. 그렇게 좋아할 땐 언제고. 갑자기 또 무슨 생각을 했는지 이상한 소릴 했다. 이혼은 보류한 것일 뿐, 기각이 아니라면서. 우린 여전히 잠정적 이혼 상태라나 뭐라나. 
陸现在喜欢我了吧?不,现在不是了。刚开始还装得挺高冷,结果用了三个套子就突然说爱我得能勇志简直疯了。对陸来说这场景太熟悉了,他边说着"嗯,我也是"边拍打对方汗湿的身体。明明刚才还那么热情,突然又不知想到什么开始胡言乱语。说什么离婚只是暂缓不是驳回,我们现在还是临时离婚状态之类的。


"꼭 이 상황에 그런 소릴 해야겠어?"
"非得在这种时候说这种话吗?"

"섹스한다고 해서 다 풀렸다는 건 아니란 말야."
"做爱又不是万能的解药。"

"알겠어. 내가 더 잘하면 되잖아."
"知道了。那我更卖力不就行了。"

"어떻게 잘할 건데?"  "你打算怎么个卖力法?"

"일단 지금 잘 세웠어. 유우시 안에 잘 들어가고 싶어."
"已经好好地立起来了。好想进到勇志里面去。"

"...리쿠 변태."  "……陸 变态。"


양손을 엑스자로 가슴팍을 가리며 베베 꼬고 있는 유우시 위에 올라탄 리쿠가 말랑한 볼살을 살짝 깨물었다. 이혼은 이제 금지어야. 두 번째는 진짜 화낼 거야. 흐흥... 미심쩍게 웃는 유우시가 리쿠 귀에 대고 속삭였다. 리쿠 하는 거 봐서♡
前田陸跨坐在用双臂在胸前比着 X 字形、别扭扭动着的得能勇志身上,轻轻咬住他软乎乎的脸颊肉。离婚现在可是禁语哦。再说第二次我真的会生气。哼哼...勇志露出可疑的笑容,贴着陸的耳朵低语。因为看到陸在做了嘛♡




















나이 설정  年龄设定

리쿠 27   陸 27 岁

유시 26   勇志 26 岁


흐흐 리쿠님 사랑니가 돋아나셨다구요  嘿嘿~陸大人长智齿了呢

한 번의 기회를 얻은 마에다리쿠 눈물의 사랑꾼 도전기는 남편 합격 시리즈로 이어집니다 모두모두 감사해요
前田陸含泪求爱的挑战实录将通过《合格丈夫》系列继续呈现 感谢大家的支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