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화 병아리반 선생님 (3)
第 76 話 小雞班老師(3)
“조심해, 형.” 「小心,哥。」
유현이가 내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발 앞쪽으로 작은 불꽃이 흔들리고 있다. 피스가 앞발로 팍, 하고 불꽃을 밟아 끈다.
柳賢拉著我的手臂說。腳前方有一團小火焰在搖晃。Peace 用前腳啪地一踩,將火焰踩滅。
언데드 군단은 유현이의 불길에 녹아내렸다. 역시 언데드 상대로는 불이 최고다. 화염내성이 있는 검은 골렘은 문현아가 박살 냈다.
不死族軍團在柳賢的火焰中融化了。果然對付不死族,火焰是最棒的。擁有火焰抗性的黑色魔像則被文賢雅給打碎了。
몰살시키는 데 한 십 분쯤 걸렸을까. 모여 있으니 더 빨리 끝났다. A급 팀이라면 난전을 피하기 위해 군단을 분산시키는 밑작업이 필요했겠지만 압도적인 화력 앞에선 머릿수 따위 무용지물이었다.
大概花了十來分鐘才徹底殲滅。因為他們聚集在一起,所以結束得更快。如果是 A 級隊伍,為了避免混戰,應該會先分散軍團,但在壓倒性的火力面前,人數根本毫無意義。
“이건 무슨 조각상이었을까.” 「這到底是什麼雕像呢?」
받침대만 남아 있는 조각상을 발로 툭 건드렸다. 새겨져 있던 글자도 훼손되어 알아볼 수 없다.
我用腳輕輕踢了踢只剩基座的雕像。上面刻著的字也被破壞,無法辨認。
2층 게이트는 나타났지만 빚쟁이 예림이에겐 마석 주울 시간이 필요했다. 내가 2층으로 가기 전 미리 주위를 안전히 정리해 두기도 해야 했다.
二樓的門出現了,但對於負債纍纍的예림來說,還需要時間撿取魔石。在我上二樓之前,也得先把周圍安全地整理好。
문현아와 성현제가 먼저 올라가고, 나는 남은 셋과 함께 성 안으로 들어갔다. 시간 난 김에 제대로 살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문현아和성현제先行上去,我則和剩下的三人一起進入城堡。因為有空閒時間,想好好仔細查看一番。
“뭔가 알아볼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네.”
「什麼能調查的線索都沒有啊。」
그나마 겉은 멀쩡한 성이었지만 속은 텅 비었다. 벽화도 천장 장식도 각종 조각들도 흔적만 옅게 남아 있다.
城堡外觀還算完好,但裡面卻空蕩蕩的。壁畫、天花板裝飾以及各種雕刻都只留下淡淡的痕跡。
“그러니까 볼 거 없다고 말했잖아.”
「我不是說了沒什麼好看的嗎。」
“다른 곳도 다 이래?”
「其他地方也是這樣嗎?」
“내가 가 본 곳은 전부.”
「我去過的地方都是這樣。」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싶은 대답이었다. 하긴 무언가 있었다면 회귀 전 5년 사이에 말이 나왔겠지.
雖然心裡有點懷疑,但果然還是這樣的回答。話說回來,如果真有什麼東西,應該早在回歸前的五年內就傳開了吧。
‘시스템분들 이야기도 그렇고 명우 선배만 봐도 다른 세계가 있는 건 분명해.’
「系統那群人的事,還有光看明宇學長,就知道一定有其他世界存在。」
던전 속의, 우리 세계와 관련 없는 부서진 도시. 예전에는 별생각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불길하게 느껴진다.
地下城裡,那座與我們世界無關的破碎城市。以前沒什麼特別想法,但現在卻感到不祥。
‘내 정보를 감춰야 하는, 던전과 관련 있는 누군가.’
「必須隱藏我的情報,和地下城有關的某個人。」
설마 그 정체 모를 모 씨를 막지 못하면 우리 세상도 이 꼴 나는 건 아니겠지.
不會吧,如果阻止不了那個身份不明的某某先生,我們的世界也不會變成這副模樣吧。
‘진짜 S급 50명만 모으면 되는 건가. 시스템분들, 믿어도 되는 겁니까, 진짜.’
「真的只要湊齊 50 個 S 級就行了嗎?系統們,真的可以相信你們嗎?」
물방울과 나무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다른 사람은, 특히 사슴은 영……. 하지만 지금의 나로선 다른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일단 믿고 따르는 수밖에.
水滴和樹木還算可以,但其他人,尤其是那隻鹿,真是……不過以我現在的狀況,也沒別的辦法。只能先相信並跟隨。
믿고 따라야 하는데, 갑자기 현타가 온다.
明明應該要相信跟隨,卻突然感到一陣現實打擊。
…아니 나는 그냥 회귀해서 편하게 살고 싶었는데. 왜 지금 나는 S급들 드글대는 A급 던전에 들어와 있는 거지. 그냥 유현이가 3년만 갇혀 살아 했을 때 응 그럴게 했으면, 음… 5년 후 세계 멸망 엔딩입니까.
……不,我只是想回到過去輕鬆生活而已。為什麼現在我會在充斥著 S 級的 A 級地城裡?如果當初我答應讓柳賢只被困三年,嗯……五年後就是世界毀滅的結局嗎?
날 대신해 줄 사람은 없나? 그걸 물어 볼 걸. 지금은 좀 그렇고 피스랑 적당한 F급 던전 들어가서 물어보자. 설마 나밖에 없진 않을 거야.
有沒有人能代替我呢?應該問問這個才對。現在不太方便,先跟 Peace 一起進個適合 F 級的地城再問吧。應該不會只有我一個人吧。
“형, 왜 그래?” 「哥,你怎麼了?」
“혹시 피곤하십니까?” 「你是不是累了?」
심하게 훼손된 벽화를 한참 멍하게 쳐다보고 있자 유현이와 김성한이 걱정스레 말을 걸어온다.
我呆呆地盯著嚴重毀損的壁畫看著,柳賢和金成漢擔心地開口問我。
“아뇨, 그냥 조금… 음, 조금 피곤하긴 하네요.”
「不,沒什麼,只是有點……嗯,有點累而已。」
내 인생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건지. S급 50명 다 모으고 나면 편해질 수 있을까. 10년 뒤에 시스템 사라지면 특수 스킬 각성일도 손 뗄 수 있을 거고.
我的人生到底會流向何方呢。等我把 50 個 S 級全都收集齊了,是不是就能輕鬆一些了呢。系統十年後消失的話,特技覺醒的事也能放手不管了。
그래, 10년만 참자. 딱 10년만 갈리면 돼.
好,就忍耐十年。只要撐過這十年就好了。
“안색이 안 좋으신데 걸으실 수 있겠습니까?”
「您的氣色不太好,還能走路嗎?」
“그만 구경하고 나가서 쉬자. 피스한테 올라타. 아니, 태워 줄까?”
「別再看了,出去休息吧。騎到皮斯身上。還是,要我載你?」
- 그르릉. - 嗚嚕嚕。
뭐라는 거야. 스탯이 F급일 뿐이지 오늘내일하는 병자인 건 아니다.
你在說什麼啊。只是屬性是 F 級而已,並不是快要不行的病人。
“괜찮습니다. 괜찮아, 걸어 나갈 수 있어.”
「沒關係的。沒關係,我能自己走出去。」
까마득하게 높은 천장을 마지막으로 한 번 올려다보았다.
最後抬頭望了一眼那高聳入雲的天花板。
달려 있었을 장식은 사라지고, 외로이 남은 녹슨 사슬들이 바람에 간간히 운다. 크고 둥글게 뚫린 저 빈 공간에는 스테인드글라스라도 있었을까. 어쩌면 전혀 상상치 못한 독특한 무언가가 설치되었을지도 모른다.
原本應該掛著的裝飾已經消失,只剩孤獨的生鏽鐵鍊在風中偶爾發出聲響。那個大而圓的空洞裡,是否曾經有彩繪玻璃呢?或許也有可能裝設了完全無法想像的獨特物件。
그리고 언젠가는, 네모반듯한 건물과 훼손 된 옥외 광고판을 보며 다른 누군가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總有一天,或許會有某個人,望著方正的建築和破損的戶外廣告牌,心中浮現出與我相似的想法。
…쓸모없는 망상은 이쯤 하자.
…無用的妄想就到此為止吧。
“다 주웠어요!” 「全都撿起來了!」
밖으로 나오자 예림이가 신나게 외친다. 손은 물론이고 얼굴에도 검댕이가 여기저기 묻어 있다. 빚지고 막노동하는 소녀가장이 떠올라 짠해진다. 실제로는 억 단위 부수입 올리고 있는 중이지만.
走到外面,예림興奮地大喊。手上當然,臉上也到處沾滿了煤灰。讓人想起那個負債累累、做粗重勞動的少女家長,心裡不禁感到一陣酸楚。實際上她正賺著數億的額外收入。
“손수건 같은 거 없어?”
「有沒有像手帕之類的東西?」
“그런 걸 왜 챙겨요? 던전 돌다 보면 수건을 박스로 가지고 와도 감당 안 될 때 많은데.”
「那種東西幹嘛帶?在地城裡轉來轉去,帶一箱毛巾回來都應付不過來的時候多了去。」
그야 그렇지만. 물티슈라도 가지고 올 걸 그랬나.
話是這麼說啦。應該帶點濕紙巾來比較好吧。
게이트를 통과해 2층으로 들어섰다. 어둑어둑해진 하늘 아래 1층의 두 배쯤 되는 크기의 도시가 황량한 대지 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1층과 달리 2층은 성벽이나 도시 건물이 비교적 멀쩡한 편이었다. 성벽 밖에는 골렘이, 도시 안으로는 언데드가 득시글해 정석대로 하자면 시가전도 겸하게 되는 곳이지만.
穿過大門,走進了二樓。昏暗的天空下,一座約為一樓兩倍大小的城市矗立在荒蕪的大地中央。與一樓不同,二樓的城牆和城市建築相對完好無損。城牆外有魔像守衛,城內則充斥著不死族,按理說這裡也應該兼具巷戰的特性。
‘다 부숴 놨네.’ 「全都被弄壞了。」
높고 튼튼한 성벽 한쪽이 모래성처럼 폭삭 무너져 있다. 그 너머로 건물째 몬스터를 밀어 버린 흔적이 보인다.
高聳堅固的城牆一側如沙堡般轟然倒塌。那邊還能看到整棟建築被怪物推倒的痕跡。
“수거반 나갑니다!” 「回收隊出發!」
예림이가 한쪽 손을 번쩍 들며 퐁퐁 튕기듯 날아간다.
藝琳一邊舉起一隻手,像彈跳球一樣蹦蹦跳跳地飛了過去。
2층에 먼저 올라갔던 문현아와 성현제가 우리 쪽으로 다가온다. 둘의 모습이 가까워지자 한숨이 절로 새어 나왔다.
先上到二樓的文賢雅和成賢濟朝我們這邊走來。兩人越靠近,嘆息聲便不由自主地溢出。
‘그새 둘이 한판 했네.’
「你們倆剛剛打了一架啊。」
저 망할 인간들 같으니라고. 문현아의 왼쪽 팔 부분 옷이 까맣게 타들어가 있다. 성현제의 머리칼도 거칠게 흐트러진 채다.
那些該死的人啊。文賢的左臂部分的衣服被燒得漆黑。成賢濟的頭髮也凌亂不堪。
A급 하위 던전 일반 몬스터 상대론 스치지도 않을 인간들이니 둘이 붙은 게 틀림없다. 유현이도 그걸 알아챘는지 눈이 가느스름해진다. 무심코 손끝을 움찔하는 것이 저도 시비 걸고 싶어 몸이 달아오르는 듯하다.
A 級下位地城的一般怪物根本不可能碰到的人,兩人一定是打起來了。柳賢似乎也察覺到了,眼神變得銳利起來。無意間手指微微一動,彷彿也想挑釁,身體隱隱發熱。
“현아 씨, 옷이 탔네요?”
「賢雅小姐,衣服燒焦了?」
모르는 척 묻자 문현아가 드러난 팔뚝을 매만진다.
裝作不知道地問,文賢雅撫摸著露出的手臂。
“실수야, 실수.” 「是失誤,是失誤。」
실수는 개뿔이. 哪來的什麼失誤。
“브레이커 길드장님 옷을 상하게 할 만한 몬스터는 여기엔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조심하세요. 제 부탁으로 와 주신 건데 괜히 몸 상하기라도 하시면 면목이 없어집니다.”
「我原以為這裡沒有會弄壞破壞者公會長衣服的怪物,結果看來並非如此。請小心。您是應我的請求才來的,如果不小心受傷了,我可就沒臉見人了。」
A급 몬스터에게 당했냐는 말에 문현아의 눈썹이 삐뚜름해진다.
被說成是被 A 級怪物打敗,文賢雅的眉毛微微皺起。
“형님 너무하네. 고작 A급 쩌리가 내 옷을 태웠겠어? 당연히 저놈이 한 짓이지. 저놈, 저놈.”
「哥你也太過分了。才不會是什麼 A 級小角色燒了我的衣服呢?當然是那傢伙幹的。那傢伙,那傢伙。」
대뜸 털어놓는 것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한껏 지어 보였다.
他露出一副對突然被坦白感到不可思議的表情。
“던전 들어오기 전부터 시비 거시더니, 결국 진짜 싸우셨어요? 일단은 같은 공략 팀으로 온 건데 싸운 게 참도 자랑입니다. 애도 아니고 나이 드실 만큼 드셨으면 기본은 지켜 주셔야죠.”
「從進地城前就開始找碴,結果真的打起來了嗎?明明是同一攻略隊伍來的,居然吵架,真是讓人無言。又不是小孩子,年紀也夠大了,基本的禮貌還是要有的吧。」
“아니, 형님. 들어 봐. 형님은 스탯이 낮아서 잘 모르겠지만—”
「不,哥。聽我說。哥你的屬性點比較低,可能不太懂——」
“스탯과는 상관없죠. 힘겨루기를 하고 싶으시다면 따로 자리를 마련하세요. 오늘은 어디까지나 제 부탁으로 모인 게 아닙니까.”
「這跟屬性點無關。如果想比試力量,請另找地方。我們今天聚在這裡,難道不是因為我的請求嗎?」
아무 트러블 없이 신속하게 끝내고 집에 갑시다, 예?
沒什麼麻煩,迅速結束後回家吧,好嗎?
문현아가 억울하다는 듯 성현제를 노려보았지만 성현제는 시침 뚝 떼고 흐트러진 머리칼을 정리한다.
文賢看起來很委屈地瞪著成賢帝,但成賢帝卻若無其事地整理著凌亂的髮絲。
“형님, 너무 나만 미워하는 거 아냐?”
「哥,你是不是太討厭我了?」
“그럴 리가요, 착각이겠죠. 제가 현아 씨를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사랑합니다, 문현아 씨.”
「不可能的,肯定是錯覺吧。我有多喜歡現雅小姐你知道嗎。我愛你,文現雅小姐。」
“말은 잘하지! 성현제 놈한테도 한 마디 해 줘!”
「嘴巴倒是挺利索的!也跟那個聖賢帝混蛋說句話吧!」
“아, 네. 사랑합니다, 성현제 씨.”
「啊,嗯。我愛你,成賢帝先生。」
“그거 말고!” 「不是那個!」
“아저씨, 저도요!” 「大叔,我也要!」
“그새 마석 다 주웠니. 그래. 너도 사랑한다, 예림아. 우리 유현이도, 성한 씨도. 피스도 당연히 사랑하고.”
「你已經把魔石全撿起來了啊。好。妳也愛著妳,藝琳啊。我們的有賢,也愛著成漢先生。當然還有 Peace 也愛著。」
예림이가 내 팔에 덥석 매달리며 짓궂은 눈빛을 보내온다.
藝琳緊緊抱住我的手臂,露出一抹頑皮的眼神。
“그럼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예요?”
「那麼你最愛的人是誰呢?」
이 녀석 봐라. 看看這傢伙。
“사고 안 치고 말 잘 듣는 사람.”
「不惹事、乖乖聽話的人。」
“저 오늘 착했던 거 같은데!”
「我今天好像很乖耶!」
착한 아이는 남한테 시비 걸지 않는단다. 유현이 넌 또 왜 기대하는 눈빛인 건데. 오늘 제일 사고 안 치고 말 잘 들은 건 역시 피스랑 김성한 씨지.
乖孩子是不會找別人麻煩的。有賢,你怎麼又用那種期待的眼神看著我。今天最沒惹事、最聽話的果然還是 Peace 和金成漢先生啊。
* * *
해가 저물었다. 아직 너른 도시의 반의반도 공략 못 한 채로.
夕陽西下。城市寬廣的一半的一半仍未攻下。
물론 A급 던전 공략 속도치고는 무척이나 빨랐다. 내일 중으로 끝날 것 같으니 이틀도 안 걸리는 셈이다. 만약 여기 있는 S급들에게 전부 기승수가 있었더라면 하루 만에 공략되었지 싶었다.
當然,以 A 級地城的攻略速度來說,已經非常快了。看起來明天之內就能結束,也就是說不到兩天。如果這裡的所有 S 級都有騎乘獸的話,應該一天內就能攻略完成。
화르륵. 啪嗒啪嗒。
사람 머리통만 한 불꽃이 피어올랐다. 모닥불은 아니다. 그렇다고 가스나 전기불도 아니었다. 소소한 던전 아이템 중 하나였다. 던전 공략 중에 저렇게 대놓고 밝은 불을 피우는 건 몬스터의 표적이 되기 쉬워 금기지만, 지금 이 멤버로는 대형 스피커 빵빵하게 음악 틀고 스포트라이트에 미러볼 돌리며 폭죽을 터뜨려 대도 문제없을 거다.
一團如同人頭般大小的火焰騰空而起。這不是營火,也不是瓦斯或電火。它是眾多地下城道具中的一種。在攻略地下城時,這麼明目張膽地點亮火焰是禁忌,因為容易成為怪物的目標,但以現在這群成員來說,就算開著大型喇叭放音樂、打著聚光燈轉著鏡球、放煙火也沒問題。
그에 더해 텐트도 꺼내 펼쳐졌다. 던전 부산물로 만들어져 인벤토리에 넣을 수 있는 텐트다. 그렇지만 헌터들은 잘 쓰지 않았다. 텐트는 감각을 가리고 바로 빠져나오기도 불편해 혹독한 환경이 아니고선 그냥 침낭 정도나 쓴다.
除此之外,帳篷也被拿出來搭起。這是由地城副產品製成,可以放進背包的帳篷。然而獵人們並不常用。帳篷會遮蔽感官,且要迅速撤離也不方便,除非是在嚴酷的環境下,否則通常只會使用睡袋。
“피곤할 텐데 들어가서 자.”
「你一定很累了,進去睡吧。」
유현이가 작아진 피스를 내 품에 안겨주며 말했다.
柳賢將縮小的 Peace 抱進我的懷裡,說道。
“맞아요, 아저씨는 얼른 주무세요.”
「沒錯,阿叔你快點去睡吧。」
“바깥일은 신경 쓰지 마시고 푹 쉬십시오.”
「外面的事不用擔心,好好休息吧。」
아니, 안 자도 되는데.
不,不睡也沒關係。
“하루쯤은 밤새워도 돼. 피스 훈련시킬 때도 밤새웠는데 뭘 새삼 던전에서 누워 자겠냐. 그냥 빨리 끝내고 나가는 편이 낫지.”
「一天熬夜沒關係。訓練 Peace 的時候也熬過夜,哪會特地在地城裡躺著睡呢。還是快點結束出去比較好。」
“우리는 계속 공략 진행할 거야. 두 명씩 번갈아가며 사냥하고 돌아오는 식으로 하려고.”
「我們會繼續攻略。打算兩人一組輪流狩獵然後回來。」
오가는 거리를 생각하면 그냥 내가 따라 움직이는 편이 나을 텐데. 게다가 하필 두 명씩이냐. 이것들 순순히 몬스터만 잡고 올 거 같지가 않다.
想到來回的路程,還不如我直接跟著走比較好。而且偏偏是兩個一組。這些傢伙看起來可不像會乖乖去抓怪物就回來的樣子。
“그래도 내가 같이 가는 게 빠르잖아.”
「不過我一起去會比較快啊。」
“어두워서 위험해. 그냥 편히 쉬어, 응?”
「天色暗了,很危險。就好好休息吧,嗯?」
유현이 놈이 과하게 상냥한 어조와 표정으로 말한다. 옆을 보니 예림이가 눈을 빛내며 얼음나무 창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문현아는 흠집 난 상의를 어느새 갈아입었고 성현제도 장갑이 바뀌었다.
柳賢用過於溫柔的語氣和表情說著。旁邊的禮琳眼睛閃閃發光,正玩弄著冰樹之矛。文賢雅已經換上了沒有破損的上衣,成賢濟的手套也換了。
작정했네. 下定決心了。
뭐, 솔직히 이만큼이나 내 눈치를 본다는 게 신기한 인간들이지만. 유현이와 예림이는 그렇다 쳐도 나머지 둘은 각성한 이후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고 살아왔을 것이다. 그런 독불장군들이 내 눈앞에서라도 얌전한 게 대단하긴 하다. 그렇지만.
說實話,這些人竟然會這麼在意我的眼色,真是讓人感到不可思議。雖然說有柳賢和藝琳還算了,但剩下的兩個自從覺醒後,應該是完全不在乎任何人的目光才對。這種獨行俠居然在我面前還能乖乖的,確實很了不起。不過。
“그래, 자긴 잘게. 하지만 말이야.”
「好啦,你去睡吧。不過說真的。」
내가 이 방법까지는 안 쓰려고 했는데.
我本來不打算用到這個方法的。
“딱 몬스터만 잡아. 딴짓 하지 말고. 예림이 너도. 다른 두 분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팀원들끼리 싸운 흔적이 보인다면.”
「只抓怪物。不要分心。예림,你也是。其他兩位也是一樣。如果發現隊員之間有打架的跡象。」
한숨 한 번 삼키고 말을 이었다.
吞了口氣後繼續說道。
“유명우 헌터에게 이를 겁니다. 제가 싸우지 말라고 혀가 닳도록 말했는데도 무시해서 스트레스로 잠도 못 자고 위도 아프고 눈물도 좀 날 거 같고. 덕분에 화병 났다고, 저 인간 때문에 죽겠다고 이마 싸매고 한탄할 겁니다. 그럼 아주 국물도 없을 거예요. 방송 다 보셨죠? 대기실에서의 일도 들었죠?”
“我會告訴有名宇獵人的。我怎麼說他別打架,他都不聽,結果我因為壓力睡不著,胃也痛,眼淚都快流出來了。多虧了他,我得了鬱悶症,因為那個人快要死了,我會捂著額頭抱怨。那樣他就一點好處也沒有了。你看完直播了吧?也聽說了休息室裡的事吧?”
처음에는 무슨 농담인가 싶던 얼굴들이 점점 굳어져 간다. 기승수는 이미 계약이 되어 있지만 명우는 다르지. 명우야, 미안하다, 잠깐만 호가호위 좀 하자.
一開始還以為是什麼玩笑,臉色卻逐漸凝重起來。奇勝秀已經簽約了,但明宇不一樣。明宇啊,抱歉了,先讓我逞逞威風一下。
“아니, 아저씨. 전 아직 장비 제대로 갖추지도 못했는데. 창 하나뿐인데.”
「不,不是的大叔。我還沒把裝備準備好呢。只有一把槍而已。」
“그럼 안 싸우면 돼. 팀원들과 사이좋게 지내렴.”
「那就不要吵架了。要和隊友們好好相處喔。」
“그냥 가볍게 겨뤄 보자는 거지 싸움까지도 안 갈 텐데.”
「只是輕鬆比試一下而已,應該不會打起來的。」
“동생이라고 예외 없다.” 「就算是弟弟也沒有例外。」
가볍게는 무슨 가볍게. 내가 랭킹전 한두 번 본 것도 아니고, 십에 팔구는 끝까지 가지 못해서 안달인 인간들이 S급이었다. 딱 10분 둘이 놔둔 걸로 옷이 탔는데 아예 따로 멀리 떨어지면 어디까지 갈지 상상만으로도 골이 아프다.
輕鬆?哪有輕鬆的事。我又不是只看過一兩次排名戰,那些十次裡有九次都無法堅持到最後的人,都是 S 級。兩個人只對打了整整十分鐘,衣服就燒破了,如果真的分開遠距離對決,光是想像他們能打到哪一步就讓人頭痛。
“아, 그리고 선의의 밀고자에겐 저도 선의를 내어 보이겠습니다. 만족하실 만큼요.”
「啊,還有對於善意的告密者,我也會展現出善意。讓你們感到滿意為止。」
짜고 증거 인멸할 수도 있으니 덧붙여 두고 텐트로 들어갔다.
因為可能會串通毀滅證據,所以我補充了一下,然後走進帳篷裡。
- 갸르릉. - 咕嚕嚕。
“그래, 그래. 피스야. 오랜만에 같이 자자.”
「好啦,好啦,Peace。好久不見,一起睡吧。」
역시 우리 피스가 제일 착하다.
果然我們的 Peace 最善良。
* * *
생각보다 푹 잠들었다가 눈을 뜨자,
比想像中睡得更沉,睜開眼睛時,
[SS급 스킬, ‘살벌한 병아리반 선생님’ 획득!>ㅁ<]
[SS 級技能,「兇狠的小雞班老師」獲得!>ㅁ<]
메시지창이 둥둥 떠 있었다. 아니 이게 뭐야… 근데 이거…….
訊息視窗飄浮著。這是什麼啊……不過這個……。
‘사슴새끼구나.’ 「是小鹿呢。」
사슴새끼 칭호 스킬 이름 좀 못 짓게 해 주세요.
請不要再取什麼「小鹿寶寶」這種稱號技能名稱了。
* * *
- 삐약. - 啾啾。
□□□□□□□은 작게 울었다. 오랫동안 아빠가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는 고작 이틀째였지만 □□□의 어린 감각으로는 무척이나 길게 느껴졌다.
□□□□□□□輕聲哭泣著。爸爸已經很久沒出現了。實際上才過了兩天,但以□□□□的稚嫩感官來說,卻覺得漫長無比。
- 꺄아! 꺄악! - 噫啊! 啊啊!
“블루야, 안 돼! 착하지, 이리 와!”
「布魯,別這樣!乖,過來!」
해연의 A급 헌터가 천장 전등갓에 매달린 어린 그리폰을 향해 손을 뻗는다. 한유진으로부터 주인의 증표를 받았지만 아직 어려서인지 아무리 다독여도 얌전히 있질 못한다.
海妍的 A 級獵人伸手向吊在天花板燈罩上的幼年獅鷲獸。雖然從韓有珍那裡收到了主人的證明,但可能因為還年幼,不管怎麼安撫都無法乖乖待著。
블루를 억지로 붙잡아 천장에서 떼어 낸 헌터가 시무룩 쳐져 있는 털 뭉치를 돌아보았다.
強行抓住 Blue,從天花板上扯下來的獵人轉頭看著那團垂頭喪氣的毛球。
“삐약아, 왜 그래. 배고파?”
「啾啾,怎麼了?餓了嗎?」
- 삐이. - 嗶——。
□□□은 파닥거리며 소파에서 뛰어내렸다. 종종종 느린 걸음으로 향한 곳은 다름 아닌 한유진의 침실이었다.
□□□掙扎著從沙發上跳了下來。蹣跚著慢慢走去的地方,正是韓有珍的臥室。
- 삐약삐약! - 啾啾啾!
“문 열어 줄까?” 「要不要我幫你開門?」
열린 문 사이로 들어간 □□□이 작은 머리를 꺾어 침대를 올려다보았다. 파닥파닥 뛰자 헌터가 □□□을 들어 침대 위에 내려놓아 준다.
□□□從開著的門縫中鑽進去,歪著小腦袋仰望著床。掙扎著跳動時,獵人將□□□抱起,輕輕放在床上。
“아빤 없어요. 내일쯤 올 거야.”
「爸爸不在。應該明天會來。」
- 삐야. - 啾啾。
□□□은 텅 빈 침대 위에 풀썩 주저앉았다. 헌터는 그런 새끼 새를 안쓰럽게 바라보다가 방을 나갔다. 꺅꺅대는 소리가 또다시 시끄럽게 들려온다.
□□□無力地癱坐在空蕩蕩的床上。獵人憐憫地望著那隻小鳥,然後走出了房間。尖叫聲再次喧鬧地傳來。
- 삐삐 삐이. - 嗶嗶 嗶—。
없다. 沒有。
- 삐약삐! - 啾啾啾!
없다. 불러도 안 온다. □□□은 파닥대며 다시 일어났다. 없으면 찾자.
沒有。叫也不來。□□□□掙扎著又站了起來。沒有的話,就去找吧。
- 삐약! - 啾啾!
아빠! □□□은 힘차게 외쳤다. 그리고 부족한 힘을 끌어내려 애썼다. 만약 한유진이 지금 이곳에서 □□□의 상태창을 확인했다면 놀라운 변화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爸爸!□□□□大聲喊道。然後努力地調動著不足的力量。如果韓有真現在在這裡查看□□□□的狀態欄,肯定會看到驚人的變化。
‘□□□□□□ 성장 후 습득’이,
「□□□□□□ 成長後習得」是,
‘공간의 지배자(L) 획득’으로 뒤바뀐다.
「空間的支配者(L) 獲得」隨之改變。
- 삐익!! - 嘟嘟!!
그리고, 然後,
- …삐야. - … 啾啾。
실패했다. 역시 부족하다. 배도 고파졌다. 무척이나.
失敗了。果然還是不夠。肚子也餓了。非常餓。
- 삐약… 삐약삐약삐약!! - 啾啾... 啾啾啾啾!!
상태창은 원래대로 돌아가고 □□□은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狀態欄恢復原狀,□□□開始淒涼地哭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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