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키웠다.   养了条小狗。

진돗개처럼 생겼지만 정통 진돗개는 아닌, 흔히 말하는 진도믹스 혹은 똥개. 
长得像珍岛犬,但不是纯种珍岛犬,是常说的珍岛混血或者土狗。

진돗개의 피가 섞였다고는 믿어지지 않을만큼 아무한테나 꼬리를 흔들고 배를 벌러덩 뒤집어 까던 놈. 밥도 준 적 없고, 산책 한번 시켜준 적이 없는데도 내 주위를 맴돌며 쓰다듬어달라고 애처롭게 낑낑 대던 놈. 함께 오래하자고 이름을 고심하던 사이 너무나도 짧은 생을 살다 먼저 가버린 이름없는 내 똥개.
让人难以相信它有珍岛犬的血统,因为无论对谁都摇尾巴,还把肚子翻过来让人摸。明明没给它喂过饭,也没带它散过步,却总是围着我转,可怜巴巴地哼哼唧唧求抚摸。本想好好给它取个名字,一起长长久久地生活,却没能熬过短暂的一生,早早离我而去的无名土狗。


김대영을 보면 똥개가 생각이 난다. 다정한 눈빛을 준 적도 없고 모난 말만 내뱉는데도 자꾸만 주위를 맴도는 놈. 정을 주면 너도 나를 떠날거지.
看到金垈永,就会想起那条土狗。明明没有给过我温柔的眼神,说出口的也尽是些伤人的话,却总是不自觉地围着我转。如果我付出了真心,你也会离开我的吧。



걔는 동그란 원이었고 모두에게 다정했다. 오시온은 입학하자마자 아웃팅을 당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뾰족뾰족한 네모가 되었다. 걔는 그걸 자꾸 깎아내 둥글게 만들었다. 그것도 모자라 점점 더 원을 좁혀 들어왔다. 주변인들을 모두 함락시키고 최종적으로 오시온만 남겨뒀단 뜻이다. 모두가 걔를 칭찬했다. 사실은 오시온도 안다. 아니까 거리를 두는거다. 발치에서 맴돌던 온기를 잃어본 경험이 있으니까. 걔는 덩치도 커서 고작 발 끝에 한기가 드는걸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게 오시온을 겁 먹게 한다. 마음을 주면 몽땅 가지고 달아나 버릴텐데. 나한테만 배를 까는게 아닌데. 주인의 마음도 모르고 길을 잃은 시선이 자꾸만 똥개를 닮은 그 얼굴에 머문다. 사람 좋은 척, 걔를 치켜올리는 척하는 이름뿐인 선배놈들에게 귀찮은 일을 떠넘겨 받고 있으면서도 싫다는 말 하나없이 허허실실 웃는 얼굴. 
他是个圆,对所有人都很亲切。吴是温入学后就被人公开了性取向。所以为了守护自己的世界,他变成了棱角分明的四边形。他却总是试图削去那些棱角,想把他变成圆形。甚至还不够,还渐渐缩小圆的范围。意思是说,他攻略了周围的所有人,最终只留下了吴是温。所有人都称赞他。事实上,吴是温也知道。正因为知道,所以才保持距离。因为他有过失去在脚边盘旋的温暖的经历。而且他块头那么大,恐怕不仅仅是脚尖感到寒冷那么简单,这让吴是温感到害怕。如果付出真心,他会把一切都带走。又不是只对我一个人露出肚子。不知道主人心思、迷失方向的视线,总是停留在像土狗一样的他的脸上。明明在帮那些装好人、抬举他的所谓前辈们处理麻烦事,却连一句“不愿意”都没有,只是嘻嘻哈哈地笑着。



"야. 니들이 해. 고작 2학년짜리한테 떠넘기지 말고."
"喂。你们自己做。别总是推给一个二年级的。"



그러니까 축 쳐진 눈꼬리가 왜 똥개를 닮아서 괜히 한마디 하고싶게 만드냐고. 날카로운 말에 시끄럽게 떠들던 놈들이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나가버린다. 아마 저러고 나가서 신나게 저를 씹을거다. 오시온 그 게이새끼 무게 잡는거 봤냐면서. 앞에서 해라. 개만도 못한 놈들아.
真是的,为什么下垂的眼角像土狗一样,让人忍不住想说点什么。那些吵吵嚷嚷的家伙们露出了尴尬的表情,然后离开了。大概出去之后会狠狠地嚼我的舌根吧。说吴是温那 GAY 崽子装模作样什么的。有本事当面说啊。连狗都不如的家伙们。



"어....형 감사합니다. 근데 다음부터는 안 그러셔도 돼요. 못 할일도 아니고요."
"呃....谢谢哥。但是下次不用这样了。也不是什么做不了的事情。"

"야. 너 뭐 시간이 남아도냐? 그리고 너 도와준거 아니고 저 새끼들이 지들이 해야할 일 만만해보이는 놈한테 떠넘기는거 꼴보기 싫어서 그런거야."
"喂。你是不是时间多到用不完了?而且我不是在帮你,只是看不惯那群家伙把他们自己该做的事推给看起来好欺负的家伙而已。"

"그러니까요. 그 만만한 놈이 괜찮으니까 그러지 마세요. 괜히 형 평판만 안 좋아지잖아요."
"就是说啊。别去招惹那个好拿捏的家伙,他现在没事了。白白坏了哥你的名声。"



헛웃음이 나왔다. 평판? 내가 평판이랄게 있었나? 하고 싶은 말 다해놓고 뒤늦게 눈치보며 낑낑대는 모습이 우습지도 않다. 바람소리가 날 정도로 거칠게 몸을 돌렸다. 나도 너 싫어.
我忍不住笑了出来。名声?我有什么名声可言?想说的话都说完了,现在才迟钝地察言观色,哼哼唧唧的样子真可笑。我猛地转身,带起一阵风声。我也讨厌你。






*







저렇게 눈치 볼 거면 그냥 말을 걸지. 등을 돌리고 있는데도 느껴지는 뜨거운 시선에 우드락을 자르던 손이 삐끗했다. 
如果这么在意,不如直接搭话啊。即使背对着,也能感受到那灼热的视线,切割瓦楞纸板的手一滑。


"다쳤어요??"  "受伤了吗??"


사태의 원흉이 달려온다. 한참 큰 손으로 자신의 손을 감싸고 이리저리 살펴보는 걸 바라봤다. 평소에도 똥개같은 얼굴이 더 똥개됐다. 표정만 보면 네가 손 다친줄 알겠다. 진짜 똥개는 이갈이한다고 내 손에 입질하기 바빴었는데. 
罪魁祸首跑过来了。他用那双大手,把我整只手都握住,仔仔细细地检查。平时就跟小狗一样的脸,现在更像小狗了。看他那表情,不知道的还以为是他自己手受伤了。想当年,真正的小狗崽子,只会想着磨牙,对着我的手就是一顿啃。


"안 다쳤어."  “我没受伤。”

"형 할 거 많으시면 저 시키세요..."
“哥,你要是有很多事要做,就使唤我吧……”



딱히 그럴 생각은 없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굳이. 워낙 과제도 일도 많은 학과이다 보니 시다해주는게 흔한 일이었지만 자신은 그 누구에게도 부탁한 적이 없었다. 빚을 지기도 싫었고 자신의 마음에 들만큼 잘 하는 사람은 본인뿐이기도 했고. 이런 것들을 구구절절 말하기도 입 아팠다. 그래서 그냥 됐다고 말을 잘랐다. 
我本来没打算那样做。再忙也不想。我们系作业和工作本来就多,互相帮忙是常事,但我从没求过别人。我不喜欢欠人情,而且能让我满意的人只有我自己。这些话解释起来太累了,所以我直接拒绝了。


그래도 김대영은 허구한 날 설계방을 드나들었다. 문지방 닳겠다. 쟤는 남 시다하는게 좋은가. 커팅실력은 나날이 좋아지는거 같긴하다. 우드락을 저만큼 자르면 실력향상이 안 될 수가 없지. 걔는 이 사람, 저 사람한테 부탁받은 걸 끝내고 나면 꼭 자신의 근처를 맴돌았다. 그러다 눈이 마주치면 꼬리라도 흔드는 듯이 헤벌쭉 웃는다. 바보같은 얼굴.
即便如此,金垈永还是天天往设计室跑,门槛都快被他磨平了。难道他就喜欢给人当苦力?不过他的切割技术倒是日渐精进,毕竟都切了那么多泡沫板,想不提高都难。他帮这个人、那个人做完事后,总会在我附近转悠。然后,只要眼神一对上,就跟摇尾巴似的傻笑。真是张蠢脸。


김대영 덕분에 일찍이 오늘치를 끝낸 동기들은 모두 집에 갔다. 아무런 도움도 받지 않는, 시다를 두지 않은 나같은 사람은 며칠 밤을 새가며 해야 끝나는 분량이다. 걔는 아무도 없는걸 확인해 놓고도 돌아가지 않고 설계방에 슬그머니 발을 들인다. 눈이 마주쳤지만 말없이 다시 고개를 돌리면 순식간에 비맞은 똥개가 된다. 그 표정변화를 지켜보다가 몰래 웃었다. 
多亏了金垈永,今天的工作早早结束的同事们都回家了。像我这样什么帮助也得不到,又没有小弟使唤的人,得熬上好几个通宵才能完成这么多的工作。他确认了空无一人后,也没回去,而是偷偷摸摸地走进了设计室。虽然眼神对上了,但如果我什么也不说,只是再次转过头,他就会瞬间变成淋了雨的丧家犬。我注视着他那表情变化,偷偷地笑了出来。


"김대영, 집에 안 가?"  金垈永,你不回家?

"예?....네...그..저 우산이 없어서요.."
"诶?....是...那个...因为没有伞.."

"안 갈거면 이리와서 이거나 좀 잘라봐."
"不想走就过来,把这个切一下。"


사물함에 우산 두고 다니는거 다 아는데. 노력이 가상해서 일을 시키자 신나서 쭐래쭐래 달려온다. 남한테 부려먹어지는게 그렇게 좋은가. 하여튼 희한해. 
明明大家都知道你把伞放在储物柜里。看在你这么努力的份上,就让你干点活吧,还屁颠屁颠地跑过来,真够起劲的。被人使唤就那么爽吗?真是奇了怪了。

커다란 손으로 칼을 쥐고 정확하게 잘라나가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이상하다. 크고 마디가 굵은 손. 괜스레 헛기침이 난다. 
看着他用那双大手精准地挥刀,感觉有点怪怪的。那双手很大,指节粗壮。我不自觉地清了清嗓子。


"잘 하네."  “真不错。”

"진짜요??"  “真的吗??”


뭘 저렇게 좋아한담. 내가 그렇게 칭찬이 박했나. 상대방이 너무 좋아하니 민망하다. 그럼 뭐해. 또 이사람,저사람거 다 해주고 다닐거면서. 기술을 타고났는데 제 손 아낄줄을 모른다. 그렇게 침묵 속에서 한명은 자르기만하고 한명은 붙이기만하는 노동이 시작됐다. 김대영이 이렇게 조용한거 처음 본다. 쟨 맨날 나한테만 저러더라. 그래도 그 정적이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의아할정도로 편안하다. 어둠이 내려앉은지가 한참이지만 우드락은 산처럼 쌓였고 갈 길은 아직도 멀었다. 제 성격에 대충 하는게 될 리도 없다. 어차피 뭘 하든 독하다고 욕 먹는거 완벽하게 해내고 싶다.
他到底有多喜欢啊。我夸他是不是太吝啬了。对方这么高兴,我都觉得不好意思了。那又怎么样。还不是又要帮这个人,帮那个人做这做那的。天生就是干技术的料,却不知道爱惜自己的手。就这样,在沉默中,一个只负责裁剪,一个只负责粘贴的劳动开始了。我还是第一次看到金垈永这么安静。那家伙,总是只对我那样。不过,这种安静并不让人觉得不舒服。反而出乎意料地让人感到舒适。天色早已暗下来,但泡沫板堆积如山,要走的路还很长。以他的性格,肯定不会马马虎虎地应付。反正不管做什么都会被人骂毒辣,那就干脆做到完美吧。


"이제 그만 가봐."  “现在差不多该走了。”

"아직 많이 남았는데요?"  “还剩下很多呢?”

"나도 아니까 그냥 가."
“我知道,所以你走吧。”

"내일도 제가 도울게요."  “明天我也帮您。”




오, 몇시간 같이 있었다고 이젠 의문형으로 끝내지도 않고 막 밀고 들어오네. 이날부터였다. 김대영이 거침없어진게. 눈치보는 시늉 집어치우고, 부탁하지도 않은 커피를 사다 바치고, 심지어 취향까지 정확하게 맞췄다. 누가봐도 친해지고 싶다는 티를 팍팍 냈다. 물론 그게 기분나쁘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만 걔가 준 커피를 마신 날이면 카페인이 과했는지 하루종일 뱃속에 나비가 날아다니는 기분이었다. 김대영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오시온이 결이 맞지 않는 동기들에게 스트레스 받고, 남들의 이야기에 속이 허물어져 두통이 이는 날이면 어떻게 알았는지 자연스럽게 물과 약을 대령했다. 두통은 오시온의 오래된 친구나 다름없어 본인도 미처 신경을 쓰지 못 하고 방치하는게 대부분이었는데 어떻게 아는지 항상 알아챘다. 김대영이 오시온의 주위를 맴돌수록 다른사람들은 이 상황을 어색해했다. 우르르 몰려가서 제 험담을 하기도 한거 같은데 고개를 돌리면 제 옆엔 여전히 김대영이 있다. 뒷담화가 안 통하는 타입이거나, 맹해보여도 남자들의 꼴같잖은 서열에서 상위그룹에 속하는 타입이거나. 오시온은 무리에서 스스로 튕겨져나온 열외인간이고.
哦,才一起待了几个小时,现在连疑问句都不用了,直接往里冲了。就是从那天开始,金垈永变得肆无忌惮起来。装模作样地察言观色也扔到一边,没求他买咖啡,他还巴巴地送过来,甚至连我的喜好都摸得一清二楚。谁看了都知道他想和我亲近。当然,我倒也不觉得反感。只不过喝了他送的咖啡,就感觉咖啡因过量,一整天肚子里都像有蝴蝶在飞。金垈永并没有就此止步。吴是温因为和合不来的同期们相处感到压力,被别人的闲言碎语搞得心烦意乱、头痛欲裂的时候,他不知道怎么的,总能自然地递上水和药。头痛对于吴是温来说,就像老朋友一样,他自己都习惯了,经常没注意到就放任不管了,可金垈永却总是能察觉到。金垈永越是在吴是温周围转悠,其他人就越觉得尴尬。他们好像也曾聚在一起说我的坏话,但只要我一回头,金垈永依旧在我身边。要么就是个不吃背后议论那一套的人,要么就是看起来傻乎乎的,实际上却是男人之间那套可笑的等级制度中的上位者。而吴是温,则是自己从群体里弹出来的局外人。

얼추 완성되어가는 모형을 빤히 바라보던 김대영이 형이 만든 집은 거기에 사는 사람을 누구보다 행복하게 만들거같아요, 그런 말을 했다. 입에 발린 칭찬인걸 아는데도 몸이 배배 꼬이고, 안면근육이 굳어서 알맞은 반응을 보이지 못 했다. 
金垈永呆呆地望着差不多快完成的模型,说了句:“哥做的房子,感觉能让住在里面的人比任何人都幸福。” 明明知道是客套话,身体还是不自觉地扭动起来,面部肌肉僵硬,没能做出合适的反应。


"처음엔 질투였는데, 그게 전부 노력이란걸 알고 나니까 마음을 뺏길수밖에 없네요."
“一开始是嫉妒,但当我知道那一切都是努力的结果后,我的心就只能被他夺走了。”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전해오는 말이 완성된 모형에 대한건지 오시온에 대한건지 모르겠다만 진심이 가득 묻은 말에 숨길 수 없는 미소가 피어올랐다. 한가지 확실한건, 넉살하면 빠지지않는 김대영의 웃지 않는 얼굴을 그때 처음 봤고 걔는 웃는 자신의 얼굴을 그때 처음 봤다는 거다. 
不知道他直视着我的眼睛说出的话,到底是关于完成的模型,还是关于吴是温,但那饱含真心的话语,让我无法抑制地露出了微笑。有一件事可以肯定,我第一次看到了向来厚脸皮的金垈永没有笑容的脸,而他,也第一次看到了我笑的样子。


"어? 웃었다."  “咦?他笑了。”


빠르게 표정을 지워봐도 한번 터진 웃음에 씰룩거리는 입꼬리까지 막을 순 없었다. 아, 행님 칭찬좋아하시는구나. 웃는게 그렇게 예쁜데 왜 안 웃어요. 제 별명이 김칭찬자판기니까 저만 믿으세요 하루종일 칭찬해드립니다, 그 애의 무표정은 신기루였다는듯이 어느새 다시 웃는 얼굴로 돌아와 능글맞게 말을 이어나갔다. 더 잘하고 싶어졌다. 부재는 존재를 증명한다는 말이 맞긴 한지 학년이 다르단걸 까먹고 때마다 걔를 찾았다. 습관적으로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가 멋쩍음에 괜히 목스트레칭이나 했다. 김대영은 가랑비처럼 오시온을 천천히 적셨다. 정신차렸을땐 이미 흠뻑 젖은 후였다.
就算迅速收敛表情,也无法阻止因爆笑而抽动的嘴角。啊,行님原来喜欢被夸奖啊。明明笑起来那么漂亮,为什么不笑呢。我的外号可是金칭찬自动贩卖机,相信我,我能一整天都夸你,他的无表情仿佛海市蜃楼一般,转眼又恢复了笑容,油腔滑调地继续说道。更想好好表现了。或许“缺席证明存在”这句话是真的,我总是忘记和他不是同一年级,时不时就去找他。习惯性地把视线转向旁边,又因为尴尬而 괜히 伸了个懒腰。金垈永像绵绵细雨般,慢慢地浸湿吴是温。回过神来的时候,已经湿透了。




*



신경질 나.   真他妈烦。

거칠게 숟가락을 놀렸다. 김대영 주변에는 사람이 차고 넘쳐서 학식만 와도 쟤가 둘러싸인 모습을 볼 수있다. 나한테는 일 있어서 밥 같이 못 먹는다고 했잖아. 밥이 넘어가질 않았다. 그러고보면 애매한 말을 던진 그날을 제외하면 김대영은 저에게 무슨 감정을 가지고 다가오는지 말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김칫국을 장독째로 퍼먹고 있었을지도. 먹던 밥이 턱하고 목에 걸려 넘어가질 않았다. 사람들에게 가려져 보이지도 않는 김대영을 한번 노려보고 그대로 반납했다. 
他粗暴地挥动着勺子。金垈永身边总是人满为患,就算学识渊博的人来了,也能看到他被人群包围的样子。明明和我说有事不能一起吃饭的。我简直食不下咽。这么说来,除了那天他说了些模棱两可的话之外,金垈永从来没有明确地表达过对我有什么感情。说不定我到现在一直在自作多情,把泡菜汤当成酱缸来喝。吃着的饭突然卡在喉咙里,怎么也咽不下去。他隔着人群狠狠地瞪了一眼根本看不清的金垈永,然后直接把饭菜退了回去。


"어? 형!"  “呃?哥!”



저를 발견하자마자 달려오는 커다란 똥개와 그 뒤에서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 인간무리들을 보니 우쭐한 마음이 든다. 오시온의 것과 마찬가지로 제대로 비워지지않은 식판을 그대로 반납하고 옆에서 발을 맞춰 걷는다.
看到大狗一发现我就跑过来,还有后面那些表情不太爽的人类,就觉得爽爆了。像吴是温一样,我把没吃干净的餐盘直接交上去,然后和他并排走着。


"중요한 얘기 하던거 아니야?"  “不是在说重要的事吗?”


턱짓으로 그 애의 뒤를 가리키며 말하자 쑥쓰럽단 듯 뒷머리를 벅벅 헤집는다.
他用下巴指了指那孩子身后,我刚说完,他就不好意思地挠着后脑勺。


"아이, 아니에요. 그냥 같이 여행지 골라주는 거였어요."
"哎,不是啦。就是一起帮他选旅行地点而已。"

"......여행지?"  "......旅行地点?"

"네. 저 다음주에 여자친구랑 3주년이거든요."
“内。我下周和女朋友 3 周年纪念。”



순간 발목이 꺾였다. 여자친구? 오시온이 모르는 이야기였다. 고개를 돌리자 태평하게 아, 형은 모르나. 저 고등학교때부터 만난 여자친구 있거든요. 라고 지껄인다. 과에 소통하는 사람이라곤 김대영 하난데 오시온이 알리가 없다. 머리위로 먹구름이 드리워진다. 정말로 혼자 착각하고 있었네. 나한테 좋은 일이 일어날 리가 없잖아.
瞬间,脚踝扭了一下。女朋友?吴是温不知道这件事。转过头,他若无其事地说,啊,哥不知道吗?我从高中开始就有女朋友了。说什么呢。系里能交流的人就金垈永一个,吴是温怎么会知道。乌云罩顶。真的只有我一个人在自作多情啊。好事怎么会发生在我身上。



"아..."  “啊……”



아무것도 모르고 오늘 학식이 별로라는 둥, 이따 형네집에서 치킨시키자는 둥 조잘거리는 주둥이를 한대만 치고 싶다. 누가 단순히 친해지고 싶은 선배한테 그렇게 굴어, 누가 게이라고 소문난 선배 옆에 딱 붙어서 편들어주면서 오해받을짓 하냐고. 나는 네가 나를...
真想揍他一拳,他什么都不知道,还在那儿叽叽喳喳地说今天的学餐不好吃,一会儿要在哥家点炸鸡什么的。谁会对只是想亲近的前辈那样啊,谁会紧贴着传闻是 gay 的前辈,还帮着他说话,做让人误会的事啊。我希望你对我...





"머리 아파요? 약 줄까요? 저번에 먹다 남은거 있어요. 기다려봐요 물 사올게요."
“头疼吗?要给你药吗?上次吃剩下的还有。你等等,我去买水来。”






네가 정말로 나를 좋아하는줄 알았단 말이야. 이건 네가 나쁜거야.
我还以为你真的喜欢我呢。这都是你的错。





쟤 게이래  听说他是 gay

왜 그 김선배 있잖아, 그 선배한테 먼저 꼬리친거도 쟤라잖아. 안 통하니까 선배 설계도 훔친거래매. 쟤 A받았던 그 모형 그 선배거라던데.  
就说那个金前辈嘛,听说最开始勾引前辈的也是她。没成功就偷了前辈的设计图。听说她得 A 的那个模型也是前辈的。

어쩐지. 그게 일학년 실력이라는게 말이 되냐. 그리고 선배 오래된 여친 있었잖아. 이상하다 싶었어.
我就说嘛。那玩意儿是一年级能做出来的吗。而且前辈不是有个交往很久的女朋友吗。我就觉得奇怪。

아, 좀 그렇지 않냐? 뭐, 동성혐오 이런건 아닌데. 내 주변에 있고 그게 하필 쟤라는게 좀 껄끄럽네. 
啊,是不是有点那个?倒也不是恐同啥的。就是身边有,而且那个人偏偏是他,就有点膈应。





물 사러 뛰어간 김대영의 등을 바라보다 몸을 돌렸다. 이름 모르는 목소리들이 귓가에서 맴돈다. 눈 앞이 흐려지고 세상이 흑백이 되어간다. 점점 빨라지던 걸음은 이내 뜀박질로 변했다.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요새로 들어가 떨리는 손으로 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이불 속으로 숨었다. 요란하게 핸드폰이 울리지만 보고 싶지 않았다. 귀를 틀어막고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나도 알아. 이거 내 피해망상인거. 그렇지만 내가 잘못한게 아니야. 내가 먼저 다가간것도 아니야. 
望着跑去买水的金垈永的背影,我转过身。不知名的声音在耳边萦绕。眼前变得模糊,世界都变成了黑白色。越来越快的步伐很快变成了奔跑。我跑进能保护自己的堡垒,用颤抖的手将门紧紧锁上,然后躲进了被子里。手机响个不停,但我不想看。我捂住耳朵,把脸埋进枕头里。我知道,我知道这都是我的被害妄想。但是,这不是我的错,不是我先靠近的。


쾅쾅-  砰砰——


[형 안에 있어요?]  [在你里面吗?]

[몸 많이 안 좋아요? 문 열어주면 안 돼요? 아니면 전화라도 받아줘요.]
[身体很不舒服吗? 能不能开下门? 要不然接个电话也行啊。]




현관문에서부터 다시 색채가 채워진다. 귓가를 웅웅대던 소리들이 사라지고 오직 김대영 목소리만을 타고 색의 향연들이 펼쳐진다. 너는 정말로 왜.
从玄关门开始,色彩再次被填满。耳边嗡嗡作响的声音消失,只有金垈永的声音承载着色彩的盛宴。你到底为什么。




*





끝끝내 문을 열지 않았다. 달이 뜨고 나서야 열어보니 문고리에 약과 죽이 걸려있었다. 김대영을 밀어내야하는데 밀어내면 제가 죽을것 같아 마음을 죽였다. 오시온의 마음은 주인을 닮은건지 쉽게 죽지도 않는다. 김대영에겐 갑자기 속이 너무 안 좋아서 그랬다며 사과했다. 걔는 화도 내지 않고 손을 주무르며 요새 자주 그러는거 같다고 병원은 가봤냐고 물었다. 대충 고개를 주억거리며 제 손을 덮는 한참 크고 따뜻한 손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이 정도는 내거해도 되지 않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 정도만. 
最终他还是没有开门。直到月亮升起后打开门,才发现门把手上挂着药和粥。明明应该推开金垈永,可是一推开,感觉自己就要死了,于是狠下心扼杀了这份心意。吴是温的心,大概是像它的主人一样,没那么容易死。他对金垈永道歉,说自己突然觉得很不舒服。他没有生气,只是握着他的手,问他最近是不是经常这样,有没有去医院看看。他含糊地点点头,默默地看着覆盖着自己手的那只又大又温暖的手。至少这样程度,可以占有吧。不要更多,也不要更少,就只有这样。



예민한 오시온은 속이 자주 쓰렸지만 나름 잘 버텼다. 더이상 뾰족한 부분으로 김대영을 찌르고 싶지도 않았고 잘 보이고 싶었다. 걔가 여자친구랑 통화하는걸 들으면 위가 콕콕 아팠지만 웃으면서 좋냐고 놀리는 경지에 이르니, 하루 중 자는시간을 제외하고 모두 김대영과 붙어 지내도 멀쩡한 척 할 수 있었다. 살아서는 득도하고 죽어서는 몸에서 사리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둘이 시시덕 거리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얘 취향을 알아가는게 너무 좋고 행복한데 그만큼 괴롭다. 볼에 닿는 차가운 느낌에 흠칫 놀라 올려다보니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들고 웃는 김대영이 있다. 
敏感的吴是温经常胃灼热,但还算能撑住。他不想再用尖锐的一面去刺伤金垈永,也想好好表现。听到那家伙和女朋友打电话,胃里就一阵阵刺痛,但他也能笑着问他是不是很开心,到了这种程度,一天中除了睡觉的时间,他和金垈永都黏在一起,也能装作没事。活着的时候不得道成仙,死了之后身体里也能烧出舍利子吧。两人嬉笑打闹的时间越长,越了解那家伙的喜好,他越是觉得幸福,但也同样痛苦。脸颊上传来冰凉的触感,他吓了一跳抬起头,看到金垈永拿着冰美式咖啡笑着。



"시험 공부 좀 했어요?"  “考试复习得怎么样了?”

"어어, 그냥저냥. 뭐...너는 데이트 다녀와?"
"哦哦,就那样。 怎么...你约会回来了?"



주둥이를 맞아야 하는건 스스로가 아닐까. 왜 구태여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지. 힐끔 눈치를 보니 김대영의 얼굴이 살짝 흐려졌다가 원래대로 돌아온다. 무슨일 있나?
难道不该自己赏自己一嘴巴吗。 为什么非要提起这种事。 偷偷地看了一眼,金垈永的脸色微微阴沉了一下,又恢复了原样。 发生什么事了吗?


"음, 저도 그냥저냥 뭐. 와 이게 다 외워야하는거에요? 나는 건축법규 선택 안해야지."
“嗯,我也就那样吧。哇,这些都要背下来吗?我可不能选建筑法规。”

"어차피 실무가면 알긴 해야하는 건데 미리 하는게 낫지."
"反正实际工作迟早要了解,不如提前做。"


은근히 말을 돌리길래 똑같이 눈치 없는 척 흐름을 탔다. 아무리 속삭이는 소리여도 힐끔대는 시선이 많아지자 손목을 잡고 열람실 밖으로 이끈다. 
他暗地里转移话题,我就装作没眼色一样顺着他的话头说下去。即便声音很小,偷偷看过来的人也越来越多,他一把抓住我的手腕,把我拉出阅览室。


"형, 살 빠졌어요?"  “哥,你瘦了吗?”

"아니?"  "没有啊?"



천연덕스러운 대답에 대영이 물끄러미 제 손목을 바라본다. 속이 자주 쓰려 밥을 건너뛰고 커피나 아이스크림 같이 넘기기 쉬운것만 먹었더니 살이 빠지긴 했다만, 귀신같네. 못마땅한 표정을 지은 김대영이 그럴줄 알았다며 아까부터 들고있던 종이가방을 흔들어보인다.
面对吴是温若无其事的回答,金垈永默默地看着自己的手腕。因为经常胃痛,所以跳过饭,只吃咖啡或冰淇淋等容易下咽的东西,结果是瘦了一些,真是神了。金垈永露出不满的表情,心想果然会这样,然后晃了晃从刚才开始就拿着的纸袋。


"초밥 사왔어요. 같이 먹어요."  “我买了寿司,一起吃吧。”

"여자친구 주려던거 아니야?"  “不是要给女朋友的吗?”

"형 주려고 사온거예요. 초밥 좋아하잖아요"
"这是给你哥买的。你不是喜欢吃寿司吗?"

"좋아하긴 해. 근데..."  "是喜欢吃。但是……"



휴게실 테이블위로 펼쳐지는 도시락을 쳐다봤다. 저번에 함께 밥 먹으러 갔을때 제가 잘 먹던 초밥들 위주로만 구성된 조합이다. 엉엉 울고 싶은 심정이 된다. 오시온은 초밥 하나를 입에 넣고 울컥하는 마음을 삼켰다. 형, 많이 매워요? 와사비 따로 달라고 했는데 안에도 들어갔나. 장국 마셔봐요. 손에 뱉을래요?
我盯着摆在休息室桌上的便当。上次一起吃饭的时候,都是他爱吃的寿司。我真想嚎啕大哭。吴是温拿起一个寿司塞进嘴里,强忍住哽咽。哥,很辣吗?我明明要了芥末另外放,难道里面也放了吗。喝点酱汤。要吐手里吗?


"넌 안 먹어?"  “你不吃吗?”

"저 오늘 어머니 올라오셔가지고 같이 먹고 왔어요. 형 밥 안 먹었을까봐 왔지. 그 집 솜씨 괜찮길래 포장해서 형 집 냉장고에 넣어놨어요. 저번에 오삼불고기 먹고싶다 했잖아."
“我今天和我妈一起吃饭了。想着哥你可能还没吃饭,就过来了。看那家手艺还不错,就打包了,放你家冰箱里了。你上次不是说想吃辣炒猪肉鱿鱼吗。”


나 얘 진짜 짜증나. 젓가락을 물고 삐쭉해지는 마음을 가다듬는데 그러다 다친다고 조심스럽게 빼낸다. 나랑 사귀어주지도 않을거면서 이러는건 유죄 아닌가. 물론 김대영은 시온이 본인을 좋아하는 것도 모른다. 오시온이 그러길 원했으니까. 제가 아무것도 말하지 않으면 김대영은 영원히 무엇도 알수없다. 
我真是烦死他了。我努力压下咬着筷子嘟嘟囔囔的心情,他却小心翼翼地把筷子拿走,说这样会受伤。明明又不和我交往,这样撩我不算犯规吗?当然,金垈永也不知道吴是温喜欢他。吴是温就是想这样。如果我不说,金垈永就永远什么都不会知道。


"다음에 같이 갈까요? 아니면 종강하고 같이 부산가는건 어때요? 오삼불고기는 아니어도 낙곱새먹으러 가요."
“下次一起去吗?要不考完试一起去釜山怎么样?就算不吃烤五花肉,也去吃烤章鱼小肠虾吧。”

"야, 그런덴 여자친구랑 가야지."
“喂,那种地方不是应该和女朋友去吗?”


그러니까 오시온이 자꾸 여자친구를 들먹이는건 자기방어였다. 스스로에게 되뇌는 거다. 얘는 여자친구가 있어, 네가 넘볼 상대가 아니야. 김대영이 크게 한숨을 쉬었다. 습관적으로 눈치를 봤다. 을도 아니면서 을인척하는 오시온.
所以说,吴是温老是把女朋友挂在嘴边,其实是一种自我防御。他不断地在心里对自己说,他有女朋友,不是你能觊觎的对象。金垈永重重地叹了口气,习惯性地看了看他的脸色。明明不是乙方,却总摆出乙方的姿态,吴是温。


"...사실 저 여자친구랑 헤어졌어요."  "…其实,我和女朋友分手了。"

"갑자기?"  "突然?"

"갑자기는 아니고. 원래 서로 대학 달라지면서 삐걱댔거든요. 잘 붙여보려고 했는데 못 버틴거죠. 이미 한번 깨진게 어떻게 전이랑 같을 수가 있겠어요."
"不是突然这样的。本来互相上了不同的大学就开始有隔阂了。想努力修复,但没能撑住。已经碎过一次的东西,怎么可能和以前一样呢。"


와, 진짜 먹다 체하겠다. 조심스레 젓가락을 내려놨다. 스불재. 그 말 말고는 이 상황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 헤어졌는데 별로 슬프지도 않고 후련한 느낌이 드는 자신이 몹쓸놈 같아서 누구한테도 말을 안했단다. 
哇,真要吃撑了。我小心翼翼地放下筷子。思不爽不取(스불재)。除了这个词,没有别的能形容现在的情况了。他说和人分手了,自己却没什么悲伤的感觉,反而觉得很痛快,觉得自己像个坏家伙,所以没跟任何人说。

형, 더 먹어요. 성인남자가 그거밖에 못 먹는거 좀 문제있어요. 너는 지금 내가 초밥이 넘어갈거 같아 보이니. 헤어진건 난데 형이 왜 곡기를 끊어요. 내가 지금까지 먹은건 뭐로 보이냐. 아아아- 몰라요, 딱 두개만 더 먹어요 대영이 소원. 하지마 징그러
哥,多吃点。成年男人就吃这么点,有点问题啊。你觉得我现在还能吃得下寿司吗?分手的人是我,哥你为什么绝食啊。那我吃到现在的算什么?啊啊啊- 不知道了,就再吃两个,垈永的愿望。别这样,真恶心。




진짜 몹쓸놈은 오시온이다. 헤어졌다는 말에 죽여놨던 것이 다시 고개를 들고 일어난다. 너 누구 마음이길래 이렇게 염치가 없니? 오시온이요! 오시온이요! 진정해, 시온아. 쟤는 게이가 아니야. 며칠전까지 여친있었던 헤테로라고 멍청아. 그걸 떠나서 친한 동생이 이별했다는데 기뻐하는거 사람이 할 짓이니? 아니지. 하지만 사랑에 빠진게 죄는 아니잖아!
真他妈的混蛋是吴是温。一听到分手,原本被我压下去的东西又抬头了。你到底是什么心肠,才能这么不要脸?吴是温!吴是温!冷静点,是温啊。他不是 gay。几天前还有女朋友的直男,你个傻逼。抛开那个不说,朋友刚分手,你就在那儿高兴,是人干的事儿吗?当然不是。但是,陷入爱情难道是罪吗!




*


이별사실을 털어놓은 김대영은 한결 편안한 얼굴로 지냈다. 대신 오시온을 매일 만났다.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의미없이 강을 따라 걸었다. 한마디로 여자친구랑 했던 모든 것을 오시온과 했다. 솔직히 힘들었다. 자신은 침대에 누워지내야하는 집돌이 타입인데 적성에 맞지도 않는 바깥생활을 했더니 기가 쭉 빨려버렸다. 피곤한 얼굴로 골골대는걸 보고 나서야 김대영은 미안하다며 오시온을 집에 넣어줬다. 본인도 함께. 내향인을 집에만 넣어두면 회복되는줄 아는 외향인의 처사였다. 멘헤라 오시온은 반강제로 정신건강에 이로운 생활을 했다. 혼자 누워서 멍때릴 시간도, 땅굴 팔 시간도 없었다. 다른건 알았지만 정말 다른 김대영과 오시온의 차이였다. 
吐露分手事实的金垈永,脸上反而轻松了许多。取而代之的是,他每天都和吴是温见面。一起吃饭、看电影,毫无目的地沿着江边散步。说白了,就是把和女朋友做过的所有事情都和吴是温做了一遍。说实话,他有点吃不消。自己明明是应该躺在床上度日的宅男体质,却硬着头皮过着不适合自己的户外生活,感觉精气神都被榨干了。金垈永看到他一脸疲惫,病恹恹的样子,才感到抱歉,然后让吴是温回了家。本人也一起。这是外向型人格自以为是的做法,以为把内向的人关在家里就能恢复元气。メンヘラ吴是温被迫过上了有益于精神健康的生活。他既没有独自躺着发呆的时间,也没有时间钻牛角尖。虽然知道彼此不同,但这真的是金垈永和吴是温之间最大的差异。

김대영이 헤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졌는지 여기저기서 그걸 핑계로 술자리를 만들어 불러냈는데 걔는 사람좋은 얼굴로 웃으며 금주중이라고 구라를 쳤다. 마냥 예스맨인것 같던 김대영이 자리를 빠지기 시작하자 아쉽다며 다음을 기약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쌓아뒀던 열등감을 표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가령 지금처럼.
金垈永分手的消息好像传开了,他们就以此为借口,到处组酒局叫他出来,而那家伙却装出一副老好人的样子笑着说自己戒酒中,真是扯淡。一直像个好好先生的金垈永开始不参加聚会后,虽然也有人觉得可惜,约他下次再聚,但也有人开始表达积压已久的自卑感。比如现在这样。



"김대영 헤어진거 여친이 바람난 거래매?"
“金垈永分手的理由好像是因为女朋友出轨?”

"대박, 진짜?"  "卧槽,真的假的?"

"몰랐냐? 그쪽 학교에서 다른 남자랑 씨씨였다더라. 김대영만 새 된거지."
"你不知道?听说她在他们学校和别的男人搞 CP 了。就金垈永一个人傻了吧唧的。"

"아 솔직히 좀 꼬시다. 김대영 그 씹선비새끼. 지만 정의로운척 오지게 하더니."
"啊,说实话有点爽。金垈永那傻逼伪君子。就他妈的自己装得跟正义化身似的。"

"그 게이새끼?"  “那 gay 崽子?”

"어어, 야 씨발, 저번에 오시온 그새끼 게이라고 남의 설계 훔친새끼라고 너도 조심하랬더니 뭐라는줄 아냐? 진우야 어디가서 말 그딴식으로 옮기지 마. 그거 애초에 시온선배 설계도였고 그 새끼가 시온선배 이용해먹은건데, 게이라는 이유로 시온선배한테 뒤집어씌우고 욕하는 거잖아. 말 조심해.  하,씨 나 좆같아가지고, 내가 그걸 모르겠냐? 게이새끼 욕하는게 뭐가 어떻다고 정의의 사도인척 지랄. 내가 억울해서 토씨하나 안 틀리고 기억한다. 어차피 지도 뭐 바라고 오시온한테 붙어다니는거 아니냐고."
"哎,卧槽,上次不是跟你说了要小心吴是温那个基佬,说他偷别人的设计图吗,你知道他怎么说吗?他说'真宇啊,别在外面乱传话。那本来就是是温前辈的设计图,是他利用了是温前辈,现在因为是温前辈是同性恋,就把脏水泼到他身上,还骂他。说话小心点。'哈,草,我真是操了,我会不知道吗?装什么正义使者,骂个基佬怎么了?我冤得要死,一字不差地记着呢。反正他不也是有所图才黏着吴是温的吗?"



몰랐다. 오시온을 욕하는 사람들이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고 있을줄은. 
我真没想到,那些骂吴是温的人,竟然这么清楚来龙去脉。

그렇구나. 그냥 오시온이 아웃팅 당한 게이니까 욕하기 편해서 알면서도 소문을 정정하지 않고 욕하는 거였구나. 충격을 받긴 했는데 저번처럼 이명이 들린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제 오시온 멘탈을 부술수있는건 김대영뿐이니까. 걔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에 영향을 받았는지 정말로 아무렇지 않았다. 대영이 뒤에서도 시온을 감쌌다는게 기쁘기까지 했다. 결국 또 나를 살리는건 김대영이네. 멀뚱멀뚱 서있다가 돌아갈 타이밍을 놓쳐 신나게 뒷담을 까던 그들과 맞닥뜨렸다. 김대영 동기들. 오시온,오시온 해대며 입에 걸레를 물었길래 내 동기들일줄.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었을까 조마조마해보이는 표정이 역겹다. 그들을 지나쳐 자취방으로 향했다. 
原来如此。只是因为吴是温被曝光是 gay,所以骂他很方便,明知道真相也不去澄清谣言,就只顾着骂他。虽然受到了冲击,但没有像上次那样耳鸣。现在能摧毁吴是温心理防线的只有金垈永了。可能受到了他积极思维方式的影响,我竟然真的毫不在意。金垈永在背后也袒护了吴是温,这让我甚至感到高兴。最终,再次拯救我的还是金垈永啊。我呆呆地站着,错过了回去的时机,和那些正兴高采烈地在背后议论我的人撞了个正着。金垈永的同学们。一口一个吴是温,嘴里像塞了抹布一样,我还以为是我的同学们呢。他们看起来很不安,好像害怕被我听到他们的谈话,真是令人作呕。我越过他们,朝着我的自炊房走去。




비상이다. 김대영한테 사랑받고 싶어.  紧急情况。我好想被金垈永爱啊。




오시온을 힘들게 한건 그 욕심이었다. 사람들이 알면서 저를 욕한것도, 제가 게이라고 밝힌것도 아니고 엄연히 아웃팅 피해자인데 게이라고 욕 먹는것도 아닌 김대영을 갖고 싶다는 욕심. 속이 답답해서 근처 공원을 뱅뱅 돌다가 집으로 향했다. 바닥만 쳐다보며 걷는데 자신의 발 앞으로 커다란 운동화 하나가 멈춰섰다. 
让吴是温感到疲惫的是那份贪欲。不是人们明知故犯地辱骂他,也不是他自己公开是 Gay,而是明明是出柜受害者,却因为想占有金垈永而被骂是 Gay。他觉得心里烦闷,在附近的公园里转来转去,然后才往家走。他只顾着看着地面,却发现一双巨大的运动鞋停在了他的脚前。


"형! 어디갔었어요!!!"  “哥!你跑哪儿去了!!!”

"...김대영?"  "...金垈永?"

"그 새끼들이 뭐라고 했어요? 하, 씨발새끼들이 말귀를 못 알아듣고,"
“那群狗东西说了什么?哈,他妈的,听不懂人话是吧,”



땀으로 젖은 머리와 흐트러진 옷. 누구랑 싸우기라도 한 듯 터진 입술.
汗湿的头发和凌乱的衣服,还有那像跟人打了一架似的破裂的嘴唇。


"너 맞았어?"  "你挨揍了吗?"

"지금 그게 문제예요?"  "现在是说这个的时候吗?"

"그럼 넌 뭐가 문젠데."
“那你又有什么问题?”



화가 나는지 머리를 쓸어올리며 하늘 한번 쳐다봤다가, 한숨 한번 쉬었다가 난리도 아니다. 문제 될건 없었다. 그들이 게이라는 사실을 방패삼아 오시온을 욕하는 것도, 제가 설계를 훔친거라며 오래된 누명을 덮어쓰는 것도 하루이틀이 아니기때문이다. 
他似乎很生气,又是抓头发,又是抬头望天,叹气,简直一团糟。倒也没什么大不了的。毕竟他们拿他是 gay 这件事当挡箭牌骂吴是温,或者硬说他偷了设计,把陈年旧账扣在他头上,也不是一天两天的事了。


"야, 나는 네가 문제같아. 내가 욕먹는게 뭐. 하루이틀이야? 어차피 졸업하면 안 볼 새끼들이야. 너는 지금 이게 그냥 친한 형한테 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냐? 누가 친한 형 밥 안 먹는다고 도시락 사다주고, 두통약 대신 챙겨다니고, 주말마다 같이 영화보고 산책하고 그러는데. 너도 나 게이라고 쉽게 생각하고 떠보는거 아니고?"
"喂,我觉得问题在你。我被骂算什么。又不是一天两天了?反正毕业了也不会再见的家伙们。你现在觉得这样对亲近的哥哥做是对的吗?谁会对亲近的哥哥不吃饭送便当,随身带着止痛药,周末一起看电影散步啊。你是不是也觉得我是 gay,所以轻易地试探我?"

"그렇게 말하면 형 마음이 좀 편해요?"
"这么说,哥你心里会舒服点吗?"

"내 말이 틀렸어? 김대영 나 너 좋아해. 네가 했던 행동들 나한테는 다 플러팅이었고, 나는 속도 없는 새끼라서 네가 미끼를 던지는 족족 걸렸어. 네가 원했던게 이거야? 이제 게이새끼가 좋아한다니까 너도 도망갈거야?"
"我说错了吗?金垈永,我喜欢你。你做的那些事,对我来说都是在勾引我,而我就是个没脑子的傻逼,你抛出的每一个诱饵我都上钩了。你想要的,就是这个吗?现在被一个死基佬喜欢上了,你也要逃跑了吗?"

"형, ㅈ"  “哥,肏。”


화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가려던 김대영의 입이 다물어졌다. 억울한 표정으로 눈물을 뚝뚝 흘리는 오시온때문에. 뭐가 그렇게도 분한지 줄줄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아보겠다고 벅벅 문질러닦다가 안 되겠는지 오른팔을 들어 얼굴을 묻는다. 덜덜 떨며 애처럼 흐느끼는걸 보니 뭐라고 하려던 마음도 사그라든다. 김대영이 처음 보는 솔직한 오시온이었다.
金垈永原本想怒气冲冲地继续说下去,却闭上了嘴。因为吴是温正一脸委屈地掉着眼泪。似乎有什么委屈到了极点,他想忍住那止不住流下来的眼泪,用手背胡乱地擦着,但最终还是不行,抬起右手把脸埋了进去。看着他像个孩子一样浑身颤抖地抽泣,金垈永原本想说的话也消散了。这是金垈永第一次见到如此坦率的吴是温。

김대영은 정말로 마음이 없이 그렇게 행동했을까? 이미 깨져버린 관계였다한들 여자친구보다 친한 형을 우선순위에 두는게 정말 한치의 아무런 의미도 없었을까?
金垈永真的毫无私心地那样做了吗?就算关系已经破裂,比起女朋友,把更亲近的哥哥放在首位,真的没有一丝一毫的意义吗?


"나 너랑 사귀고 싶어. 너 오만 사람 다 좋아하는거 아는데, 나는 다르게 좋아해줬으면 좋겠어. 너한테 특별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네가 나랑 사랑했으면 좋겠어. 나랑만 만나아.."
“我想和你交往。我知道你好像喜欢所有人,但我希望你能以不同的方式喜欢我。我想成为你特别的人。我希望你和我相爱。只和我见面......”


훗날 이불을 차며 후회할 멋없는 고백이었지만 한번 터진 입은 제멋대로 나불거렸다. 골목길에 사람이 없어서 망정이지 동네방네 나 게이요, 소리치는 꼴이었다. 제 옷자락을 쥐고 내뱉는 어린애 투정같은 고백에 대영이 헛웃음을 쳤다. 이거 고백이 맞아? 하얗게 질린 작은 주먹을 감싸쥐며 들썩이는 몸을 당겨 안았다. 
虽然日后可能会后悔得直踢被子,但这毫无情调的告白一旦开了头,就任由它胡说八道了。幸好巷子里没人,不然简直就像在四处宣告“我是基佬”一样。金垈永听着他拽着自己衣角,像小孩子撒娇般的告白,无奈地笑了。这算什么告白啊?他握住那只苍白的小拳头,将颤抖的身体拉入怀中。


"나도 형 좋아하나봐요. 저도 제가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 줄 몰랐어요. 나 오만사람 다 좋아하는거 아니에요. 형한테만 그랬어요. 다른 사람이 아프든말든 알게 뭐야. 내가 형 좋아하는거 나도 지금 알았어. 시온이형, 나랑 만나줘요. 제가 잘 할게요."
“我也好像喜欢上哥了。我也不知道自己会做出那样的举动。我不是对所有人都那样。我只对哥那样。其他人是死是活关我屁事。我现在才知道我喜欢哥。吴是温哥,和我交往吧。我会好好做的。”



이건 김대영도 몰랐던, 이제야 제 행동에 대해 생각해 본 뒤 내뱉는 솔직한 고백. 타이밍이 좋지 못 하지만 감정만은 확실한 진심. 너 나한테 잘하라고 퍽퍽 치는 주먹질이 아프지만 웃음만 나올뿐이다. 고백은 시온이 먼저 했는데 어째 오시온이 고백을 받아주는 사람같다. 오시온은 자기가 을인척 굴지만 김대영은 오시온에게 갑이라는 지위를 부여한다. 그게 김대영의 사랑방식이니까. 
这是金垈永也不知道的,现在才对自己的行为进行思考后吐露的坦诚告白。时机不太好,但感情却是真挚的真心。你让我对你好点,砰砰打过来的拳头很痛,但只会让我笑出来。告白是시온先说的,怎么感觉吴是温像是接受告白的人。吴是温总是装作自己是弱势的一方,但金垈永却赋予了吴是温强势的地位。因为这就是金垈永的爱的方式。


유들유들과 뾰족뾰족, 외향과 내향, 두부와 아랍.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이 연애 시작점을 찍었다. 이 연애는 무탈할 수 있을까. 
软乎乎和尖尖的,外向和内向,豆腐和阿拉伯(食物?)。如此不同的两个人开始了恋爱。这段恋情会顺利吗?




*



김대영과 오시온은 자주 싸웠다. 
金垈永和吴是温经常吵架。

서로 너무 달랐기때문이다. 오시온은 저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져주는 척 하는 김대영이 얄미웠고, 김대영은 말없이 덮어두고 넘어가려는 오시온이 답답했다. 그래도 행복하긴 했다. 거절빈도가 늘어났어도 천성이 다정한 김대영은 여전히 인기가 많았다. 주변에 연애사실을 말할 수도 없었고 김대영에게 꼬리표를 달고 싶지도 않았다. 제 욕심이 김대영에게 지워지지않을 얼룩같았다. 그러다보니 오시온은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말을 삼키기 시작했다. 싸우기 싫었다. 대영은 미필이고, 군대도 가야하는데 시간이 아까웠다. 너 왜 아직도 안 갔다왔냐고 윽박지르고 싶었다. 모든게 불안하고, 그냥 내가 우니까 받아준거 아닌가 싶은 마음들이 치고 올라올때마다 꾹꾹 삼켰다. 김대영은 모른다. 이런걸 말하기엔 너무 구질구질해보여 자존심이 상했다. 오시온이 말하지 않으면 김대영은 아무것도 알수 없다. 오시온의 불안을 느끼지만 어떤것도 말하지 않으니 어림짐작하며 안아 달래는 수밖에 없다.
因为彼此太不一样了。吴是温 讨厌金垈永总是随心所欲,却又装作让步的样子,而金垈永则对吴是温 总是默默隐忍、想要蒙混过关感到郁闷。即便如此,他们还是幸福的。即使被拒绝的次数增加了,天性温柔的金垈永 依旧很受欢迎。吴是温 无法向周围人公开恋爱事实,也不想给金垈永 贴上自己的标签。他的私欲仿佛是无法从金垈永 身上抹去的污渍。因此,吴是温 有很多话想说,但都开始吞咽下去。他不想吵架。垈永 还是未服兵役,还得去军队,吴是温 觉得时间很宝贵。他很想冲金垈永 吼:“你为什么还不去当兵?”,每当不安感涌上心头,觉得金垈永 只是因为自己哭才接受自己的时候,他就只能拼命压抑。金垈永 不知道这些。吴是温 觉得说出这些会显得自己太没出息,很伤自尊。如果吴是温 不说,金垈永 就什么都不知道。金垈永 感觉到吴是温 的不安,但他什么也不说,只能猜测着拥抱他,安抚他。





"대영군은 여자친구 있나? 아니면 뭐 여기 마음에 드는 사람은 없나?"
“金垈永有女朋友吗?还是说这里没有喜欢的人?"



아, 교수님 노망나셨나요. 설계방에 들이닥친 교수가 밥을 사겠다고 해서 억지로 따라온 자리였다. 아무리 오시온이라도 교수가 가자는데 뻗댈만큼 사회성이 뒤지진 않았으니까. 근데 이건 말이 다르지.
啊,教授您是老糊涂了吗。设计室里突然闯进来的教授说要请吃饭,所以才勉强跟来了。再怎么吴是温,也不至于没眼力到敢拒绝教授的地步。但这又是另一码事了。


"아니에요. 하하하 저는 아직 생각이 없어가지고.."
“不是的。哈哈哈,我还没考虑过这方面的事呢……”


은근슬쩍 어떤 여자애를 쳐다보는 교수와 아니라는 말 밖에 못하는 김대영, 그리고 얼굴이 붉어져 김대영을 힐끔거리는 그 여자애. 어쩔수 없다는거 안다. 교수가 하는 말인데 거기서 뭐라고 하겠어. 하지만 오시온이 기분이 나쁜 것도 어쩔수 없는거다. 
教授偷偷地瞥着某个女生,而金垈永只能否认,那个女生也涨红了脸,时不时地瞟他一眼。吴是温知道这是没办法的事,毕竟是教授说的话,他又能说什么呢?但是,吴是温心情不好也是没办法的事。


"시온군, 저번 모형 진짜 좋더라고. 이번에 공모전이 하나 있는데 그거 한번 신청해보는게 어떤가? 조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기업에서 여는거긴 한데 그만큼 스펙으로 올리기에 아주 좋아."
“吴是温,上次的模型真不错。这次有个竞赛,要不要申请一下?虽然是出了名条件苛刻的企业举办的,但正因如此,对提升资历很有帮助。”

"아, 감사합니다."  “啊,谢谢。”

"그래그래, 시온군이 올해 3학년이던가? 좋은 인턴자리가 하나 있는데, 어때? 동시에 해볼수 있겠어? 학생인턴이라 아마 일을 많이 시키지도 않을거고 공모전에서 쓸만한거도 많이 배울수 있을거야."
"是是,吴是温今年是三年级吧?有个不错的实习机会,怎么样?能同时做吗?学生实习应该不会让你做太多事,而且也能学到很多能在竞赛中用得上的东西。"

"저야 너무 감사드리죠. 시켜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我当然非常感谢。如果能给我机会,我一定会努力的。"



어색한 웃음만 흘러나왔다. 같이 끌려와서 들러리를 서는 같은 설계방의 다른 학생들이 눈초리가 사나워지는게 느껴졌다. 부러우면 자기들이 나보다 잘 했으면 되는거 아닌가? 오시온의 마음도 여전히 삐뚤어져 있었다. 그러나 김대영과 다른이를 자꾸 엮어서 얄미운 교수일지언정 좋은 자리를 주선해준건 맞았다. 학교를 다니는 와중에 인턴을 해볼 기회를 얻는게 쉬운건 아니니까. 오시온이 억지웃음을 지으며 꾸역꾸역 밥을 밀어넣었다. 
只剩下尴尬的笑容。一起被拉来当陪衬的其他设计室的学生,眼神变得不善,我能感觉到。羡慕的话,自己做得比我好不就行了吗?吴是温的心情依然别扭。但是,就算教授总是把金垈永和其他人扯在一起,让人讨厌,但他安排了好位置倒是真的。毕竟在学校读书期间能得到实习机会并不容易。吴是温勉强笑着,硬生生地把饭往嘴里塞。







"우웨에엑"  “呕——”


웩웩거리는 소리가 집안에 울려퍼졌다. 김대영은 화장실 앞에서 약을 들고 발만 동동 굴렀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빠르게 달라붙어 입가에 약을 대준다. 얼굴이 하얗게 질려 얌전하게 받아먹는게 안쓰럽기만 하다. 
呕吐声在屋里回荡。金垈永拿着药在卫生间前急得直跺脚。听到开门声,他赶紧凑上去,把药送到他嘴边。他脸色苍白,乖乖地吃药,让人心疼。


"좀 괜찮아요?"  “好点了吗?”

"너 때문이야."  “都怪你。”

"저요? 저 오늘은 뭐 잘못한거 없는데."
我?我今天可没做错什么事儿啊。

"교수가 걔랑 엮는거 알면서 왜 가만히 있냐."
"教授明明知道你和他有瓜葛,为什么还无动于衷?"


갑작스런 억지에 김대영도 표정이 굳었다.
突如其来的无理取闹让金垈永的表情也僵住了。



"교수님이 하는 말인데 거기서 제가 뭐라고 해요 그럼."
“教授说的话,我能说什么啊。”

"그냥 사귀는 사람 있다고 하면 되잖아."
"随便说有交往的人不就好了。"

"누구냐고 물어볼텐데요."  "他们肯定会问是谁啊。"

"그냥 얼버무리고 다른 학교 다니는 여자라고 하면 되지."
"就含糊其辞,说是其他学校的女生不就行了。"

"형 여자 아니잖아요. 막상 그런 말들으면 형도 속상할 거잖아요."
"哥又不是女人。真要听到那些话,哥也会难过的,对吧。"

"사귀는 사람 있다고 말 안하는거는 나한테 상처 안 될거 같고? 됐다."
"不说有交往的人,就觉得不会让我受伤吗?算了,操。"

"왜 말을 하다가 말아요. 하고 싶은 말 다 해요."
“干嘛话说一半?想说的都说出来。”

"됐다고. 해봤자 싸우기만 하지 나아지는게 뭐가 있냐고"
"算了。做了也只会吵架,有什么用。"

"왜 나아지는게 없어요. 삼키면 더 나빠지기만 하잖아요. 형 자꾸 나한테 아무것도 말을 안하잖아요."
"为什么没用啊。吞下去只会更糟。哥你总是对我什么都不说。"

"그럼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뭐가 있는데? 너 애인 있는거? 남자인거? 근데 그 사람이 나인거? 아무것도 못 말하잖아." 
"那我能说什么?说你有爱人?还是说对方是男人?但那个人是我?什么都不能说啊。"



미안해요 형, 제가 실언했어요. 오시온답지 않게 빠르게 말을 쏟아내자 품안으로 끌어당겨 토닥이며 김대영이 사과를 건네온다. 그러니까 이런거였다. 김대영은 이런식으로 오시온을 갑으로 만들었다. 방금은 오시온이 억지를 쓴게 맞았다. 연애를 밝힐수 있는것도 아니고 김대영에게 꼬리표라도 붙을까 전전긍긍하는 것도 저면서 그 사실에 대해 화를 쏟아내는 것도 저였다. 스스로도 참 못났다고 생각할만큼 없어보였다. 그런데도 얘는 본인이 먼저 사과를 한다. 잘못한것도 없으면서. 오시온은 김대영의 품안에서 가쁘게 숨을 쉬었다. 미안해. 개미만한 목소리가 김대영의 가슴을 울린다. 그 작은 목소리에 화난 것도 잊고 세상 다 산 노인네마냥 허허 웃는다. 우리형 이제 사과도 할줄아네. 다 컸다.
对不起,哥,我失言了。不像吴是温那样快速倾泻而出的话语,换来的是金垈永将他拉入怀中轻拍安慰,并向他道歉。原来是这样。金垈永就是这样把吴是温捧成了甲方。刚才明明是吴是温在无理取闹。既不能公开恋爱,又怕给金垈永贴上标签而战战兢兢,却又为了这个事实而发火的也是他。他自己也觉得真是丢人,简直一无是处。可即使这样,这家伙还是先道歉了。明明也没做错什么。吴是温在金垈永的怀里急促地喘息着。对不起。蚊子般的声音震动着金垈永的胸膛。那小小的声音让他忘记了生气,像个看透世事的老头一样呵呵地笑着。我们哥现在也会道歉了啊。长大了。



*


으응, 대영아 잠시만, 아,  嗯...金垈永,等等,啊..


김대영은 잘 빠진 허리를 주무르며 두툼한 가슴을 빨았다. 싸우고나면 달려들어서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하는 오시온의 나쁜 버릇. 고쳐야하는데 그걸 거부하지 못 하고 다 받아주는 김대영. 
金垈永揉捏着那线条流畅的腰肢,吮吸着饱满的胸膛。吴是温这家伙,吵完架就喜欢这样扑上来,想要确认彼此的爱意,真是个坏习惯。明明应该改掉的,金垈永却没法拒绝,只能全盘接受。

대영아아아, 나 뒤로 할래, 응? 자세 힘들어어어. 괘씸해서 뒤로 하고 싶다는 말을 무시했다. 시온은 느끼는 얼굴 보여주는걸 좋아하지 않았다. 지금은 딱히 그 말을 들어주고 싶지 않다. 오금을 밀어올리고 강하게 허리를 쳐올렸다. 통통거리며 스스로의 배에 부딪히던 시온의 것이 꿀렁거리며 액을 뱉어낸다. 바르작거리다 멈춰서 입을 벌리고 오르가즘을 느끼는 얼굴에 키스를 퍼부었다. 후희를 느낄 새도 없이 밀어올리던 것을 빼내고 콘돔을 갈아끼웠다. 힘이 빠져 흐늘거리는 몸을 집어들고 저 좋을대로 자세를 바꾼 뒤 다시금 삽입했다. 
金垈永啊啊啊,我想用后面,嗯?这个姿势好累啊啊啊。我无视了他那句因为我不听话所以想用后面的话。吴是温不喜欢露出享受的表情。我现在也不想听他的。我抬起他的腿弯,用力地顶撞他的腰。吴是温的东西撞击着自己的肚子,噗噗地吐出液体。他挣扎了一下停了下来,张着嘴,我亲吻着他达到高潮的脸。还没等他回味,我就拔出还顶着的东西,换了个新的安全套。抱起他无力瘫软的身体,自顾自地换了个姿势,再次插入。

야, 나 지금, 아, 미쳤나봐 김대영, 
喂,我现在,啊,怕是真的疯了,金垈永,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방은 어두웠고 오시온은 흐트러진 채 숨만 색색거리고 쉬었다. 잔뜩 소리를 내질러 목이 탈테니 냉장고에서 물을 챙겨 돌아서는데 코앞에 서있는 인영에 소리를 지를뻔 했다.
不知过了多久,房间昏暗,吴是温衣衫不整,只能听到他粗重的喘息声。嗓子因为叫得太厉害都快冒烟了,他从冰箱里拿了瓶水,刚一转身,看到眼前站着的身影,差点惊叫出声。


"형?"  “哥?”


대답도 않고 무릎을 꿇은 오시온이 이미 여러번 사정을 마쳐 축 쳐진 김대영의 것을 입에 물었다. 아직 한창때인만큼 혀가 닿자마자 벌떡 일어난다. 
没等回答,吴是温就跪了下来,含住了已经多次释放、疲软无力的金垈永的肉茎。毕竟还是正值壮年,舌头刚一触碰,那玩意儿就立刻精神抖擞地抬起了头。

"대영이는 정말 중심이 잘 서있는 남자구나."
“金垈永真是个很有主见的男人啊。”

입에서 빼내더니 킥킥대며 하는말이 저거다. 대영이 머리를 긁적이자 하고 싶은말은 끝났다는듯 다시금 입에 넣고 츕츕거리는 소리를 내며 야하게 빨기 시작했다. 고개를 젖히고 시온이 주는 쾌감을 느꼈다. 오시온의 볼을 찌를때마다 불룩 튀어나오는 윤곽이 장관이었다. 야하게 올려다보는 눈동자와 마주한 대영은 더 참지 못하고 뒤통수에 손을 올려 잡고 거칠게 쑤셔박았다. 컥컥대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절대 빼지않고 오히려 김대영 엉덩이를 주무르며 끌어안는 욕심쟁이 오시온. 힘을 주어 목구멍에서 끄집어내자 아쉽다는 듯이 따라나오는 혀를 손가락으로 누르고 다른 손으로는 자신의 것을 흔들었다. 아, 외마디 신음과 함께 대영의 정액이 시온의 얼굴을 뒤덮고 손으로 쑤시며 벌려놓은 입 안으로도 흘러내렸다. 
从嘴里拔出来,他吃吃地笑着,说的就是那些话。金垈永挠了挠头,吴是温似乎想说的话都说完了,又再次含了进去,发出“啾啾”的声音,开始色情地吮吸起来。他仰起头,感受着吴是温给予的快感。每当戳弄吴是温的脸颊时,鼓鼓囊囊凸显出来的轮廓简直是壮观。与那色情地仰视的眼神对视,金垈永再也忍不住,将手放到他的后脑勺上抓住,粗暴地猛插起来。吴是温一边“咳咳”地喘着,一边流着眼泪,却绝对不肯松开,反而还抚摸着金垈永的屁股,搂得更紧,真是个贪心鬼。使劲从他喉咙里拔出来,他似乎很是不舍,舌头也跟着伸出来,用手指按住他的舌头,另一只手则摇晃着自己的家伙。啊,伴随着一声短促的呻吟,金垈永的精液覆盖了吴是温的脸庞,也流进了用手掰开的嘴里。

배부른 토끼마냥 샐쭉 웃는 오시온을 바라보다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안아들었다. 씻으러 갑시다 오시온씨. 
看着像只吃饱的兔子一样得意地笑着的吴是温,金垈永把手伸进他的腋下,一把抱了起来。“走吧,吴是温 xi,我们去洗澡。”




손을 다친 것도 아닌데 하나부터 열까지 김대영의 수발을 받았다. 구석구석 깔끔하게 씻겨주고 심지어 정액이 입에 흘러들어갔으니 뱉으라며 양치까지 시킨다. 커다란 바디용 수건으로 감싸놓고 자기는 조그만 수건하나 허리에 두르고 머리를 말려준다. 혹사당한 몸이 따듯한 바람을 맞자 잠이 밀려온다. 두꺼운 것이 드나든 목이 칼칼하지만 내일 눈을 뜨면 김대영이 알아서 목에 좋다는 것들을 대령할 것이다. 오시온은 이렇게 김대영의 사랑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들이 미치게 좋았다. 꾸벅꾸벅 감기는 눈을 어찌하지 못 하고 대영의 배에 머리를 기대자 드라이기 소리가 멈춘다. 형, 자요? 에궁. 피곤했나보네. 사랑해, 잘자요.
明明手没受伤,却被金垈永从头到脚照顾得无微不至。仔仔细细地洗干净每一寸肌肤,甚至连精液流进嘴里,都要叫他吐出来,给他刷牙。用巨大的浴巾把他裹住,自己只围着一条小毛巾在腰间,帮他吹干头发。被折腾得够呛的身体,感受着温暖的风,困意袭来。被粗大的东西进出的喉咙有些沙哑,但明天睁开眼,金垈永肯定会准备好各种润喉的东西。吴是温就是喜欢这种用眼睛确认金垈永爱意的瞬间,简直要疯了。实在抵挡不住上下点着的脑袋,把头靠在垈永的肚子上,吹风机的声音停了下来。“哥,睡着了吗?哎呦,看来是真的累了。我爱你,晚安。”



다음날, 오시온은 예상대로 눈을 뜨자마자 따뜻한 물을 마시고 도라지차도 마시고 심지어 마라탕 먹고싶다는 의견을 무시당하고 죽을 먹어야했다. 말로는 웅웅 알겠어요 형, 이라고 해놓고 들어준건 하나도 없다. 괘씸한 김대영. 제가 한짓은 생각도 안 하고 오시온은 김대영을 괘씸해한다. 
第二天,吴是温果然不出所料,一睁眼就被逼着喝热水、喝桔梗茶,甚至想吃麻辣烫的提议也被无视,只能吃粥。嘴上说着“好好好,知道了哥”,结果没一件听他的。可恶的金垈永。自己做的那些事儿一点也不记得,吴是温觉得金垈永真他妈可恶。


사이좋게 죽을 나눠 먹은 뒤 저녁에는 꼭 라면을 먹겠다고 손가락 걸고 약속했다. 대영의 과제를 돕기위해 시온이 시다를 자처하기도 했다. 마감 하루 남기고 달려들어 미안하게 생각한다. 진심으로. 애초에 교수가 밥을 산 이유도 마감때문에 고생한다는 명목이었으니까. 저의 책임도 있으니 진지한 표정으로 우드락을 자르고 있으면 못 참겠다는 듯이 입술을 쪼듯 쪽쪽거리며 달라붙는다. 말로는 아이, 나 칼들었다하지만 내심 기분이 좋았다. 과제는 최고점을 받았다. 형 덕분이라고는 하지만 오시온도 안다. 그건 설계가 좋았다. 제가 한거라곤 칼질뿐이니까. 허리아프다고 툴툴대는 오시온 수발을 들며 밤새고 머리를 쥐어짜며 모든걸 쏟아낸 과제를 제출하고 온 김대영은 입에 과자를 여러개 꽂아도 일어나지 못 했다. 
和睦地分食了粥后,勾着手指约定晚上一定要吃拉面。为了帮助金垈永完成课题,吴是温主动担任助手。离截止日期只剩一天才开始赶工,真心觉得抱歉。说起来,教授请吃饭的理由也是因为赶 due 辛苦。既然我也有责任,看他一脸认真地切割优特板,就忍不住凑上去,像小鸡啄米一样亲他的嘴唇。嘴上说着“哎,我拿着刀呢”,心里其实挺开心的。课题拿了最高分。虽然说是托了哥哥的福,但吴是温也知道,那是因为设计得好。自己做的只不过是切割而已。金垈永照顾着喊着腰疼嘟嘟囔囔的吴是温,熬夜绞尽脑汁,提交了倾注所有心血的课题后,嘴里塞了好几个饼干也起不来。


잠에 빠진 애를 깨워 약속한 라면 대신 배달시킨 김치찜을 들이밀었다. 메뉴를 본 김대영이 자기 깨워서 만들라고 하지 왜 시켜먹냐며 미친소리를 했다. 너, 날 굉장히 사랑하는구나.
把睡着的孩子叫醒,用外卖送来的泡菜炖猪肉代替了之前约好的拉面。金垈永看了看菜单,发疯似的说,你叫醒我让我做不就行了,干嘛点外卖。你,真的很爱我啊。



"너 업이라는 애니 알아? 나는 나중에 내가 살 집을 지으면 그렇게 둘만 살수있는 작은 이층집 만들고 싶어. 사랑하는 사람하고 둘이서 모든걸 다 꾸미는거지."
“你知道《飞屋环游记》吗?我以后要盖一栋只够我们两个人住的小二楼,和心爱的人一起,把所有的一切都布置好。”

"어? 나도 그거 좋은거 같아."
“呃?我也觉得那个不错。”

"약간 뭔가 발코니도 있고. 뭔가 한쪽 벽면은 실용성없게 통창인게 좋아. 아무도 안 쓰지만 우체통도 하나 있어야 돼"
"最好带个阳台。还有,一面墙弄成没啥卵用的落地窗。还得有个没人用的邮箱。"

"형, 나는 차고도 넣어줘. SUV 들어갈만큼 크고 외국처럼 창고 역할도 하는"
"哥,给我整一个车库。要大到能停 SUV,还得像国外那样能当仓库使。"

"너도 살게 해준다는 말은 안 했는데? 아, 커다란 강아지도 한 마리 있으면 좋겠어. 진도믹스가 좋을거 같아. 아! 개키울라면 정원이 넓어야 돼"
"我可没说要让你住进来啊?啊,要是能养条大狗就好了。最好是珍岛犬混血。啊!养狗的话院子得大。"

"나 똥개같다며, 형이 그랬잖아. 그럼 내가 강아지 집에서 살게. 아니면 내가 지을테니까 형이 들어와. 라운드 테이블도 정원에 놓자. 우리는 거기 앉아서 커피마시면서 강아지한테 공 던져주고."
“我说我像条土狗,哥你不是这么说过吗。那我就住在狗窝里。要不我来盖,哥你住进来。在庭院里也放个圆桌吧。我们就坐在那儿喝咖啡,然后给小狗扔球玩。”

"오, 나보다 잘 지을수는 있고? 네가 집만 잘 지으면 차는 내가 뽑아준다. 맨날 응원편지도 여기저기에 숨겨놓을게. 매일매일이 이벤트인거야"
"哦,你能比我盖得更好吗?你要是真能把房子盖好,车我给你安排上。每天都给你在各处藏应援信,每天都是惊喜活动。"

"진짜로? 한 이틀정도 놓다가 그만두는거 아니고?"
"真的假的?别是玩两天就腻了吧?"

"어엥? 날 뭘로 보고. 하루하고 그만둘듯."
“啊咦?你把我当成什么人了。好像干一天就会辞职一样。”



킥킥거리며 밥이 다 식도록 말장난을 했다. 영화는 이미 안중에 없었다. 
两人咯咯笑着,光顾着耍嘴皮子,饭都凉了。电影早就抛到九霄云外了。


"과제 모형에 세번째 창문 열어봤어?"
"作业模型上,我开了第三个窗户,你看了没?"

"아니? 그거 형이 잘라준거 아니야? 창문이 열리게 해놨어? 당연히 몰랐지."
"不是吗?那不是哥你切开的吗?把窗户弄成能打开的样子?当然不知道了。"


김대영은 부랴부랴 채점이 끝나 방치된 모형의 세번째 창문을 열었다. 과제에 형식상 다는 창문이 열리게 하는 번거로운 짓을 어떤 미친놈이 하나했는데 옆에 있었다. 큰손으로 작은 창문을 잡고 조심스레 열자 쪽지 하나가 들어있다.
金垈永慌忙地打开了被放置在一旁,已经完成评分的模型的第三个窗户。到底哪个疯子会做这种形式上给作业添麻烦的,让窗户能打开的无聊事啊,结果那个人就在身边。他用大手小心翼翼地握住小窗户,打开后,里面有一张纸条。


[김대영 바보, 사랑해]  [金垈永 你个笨蛋,我爱你]


"아, 이게 뭐야. 진짜 어이없어. 감동적인 편지가 나와줘야하는 타이밍 아니냐고요-"
“啊,这是什么啊。真无语。不应该是出现感人的信件的 Timing 吗?”


오시온은 꺽꺽거리고 드러누워서 허벅지를 팡팡치며 웃었다. 황당하다는 표정 하나 보겠다고 조그만 창문을 붙이고 틈을 내서 그게 열리게하고 그 사이에 쪽지를 넣는 미친 짓을 했다. 정말 슬기롭고 평화로운 대학생활이다. 
吴是温笑得直打嗝,躺倒在地,啪啪地拍着大腿。就为了看他那副荒唐的表情,竟然在小窗户上动了手脚,弄出一条缝,还往里塞纸条,真是个疯子。真是既聪明又和平的大学生活啊。


싸운 날이 늘어나는 만큼 안정적인 관계가 되었고,
争吵的日子越多,关系就越稳定,


"와 김대영 개못생김."  "哇,金垈永真他妈丑。"

"응~ 네 남친."  “嗯~ 你的男亲(男友)。”


김대영은 머리를 빡빡밀고 군대에 들어갔으며,
金垈永剃了个光头就去军队了,


"시온씨 정말 이렇게밖에 못해? 김교수님 추천이라 내가 좋게 봐주고 간단한거만 준건데 이 정도도 못 한다는게 말이 돼?"
"吴是温,你就这点能耐吗?要不是看在金教授推荐的份上,我才懒得照顾你,给你的都是些简单的活,这点都做不好说得过去吗?"


오시온은 지옥같은 인턴생활을 시작했다. 
吴是温开始了地狱般的实习生活。




*



오시온은 매일 김대영전화만 기다렸다. 할일이 없는건 아닌데 유일하게 기쁨을 주는게 그거라서 그랬다. 오시온은 김대영을 배웅나갈수도 없었고 수료식도 사진으로만 봤고 태극기를 달아주지도 못 했다. 그때부터 속이 문드러졌다. 옆에 김대영이 없어서 그런지 부서진 멘탈회복이 더뎠다.
吴是温每天都在等金垈永的电话。也不是没事可做,只是唯一能让他感到快乐的就是这件事。吴是温没能去送金垈永,结业仪式也只能通过照片观看,也没能为他佩戴太极旗。从那时起,他的内心就开始溃烂。也许是因为金垈永不在身边,他那破碎的精神状态恢复得格外缓慢。

그래도 김대영이 휴가나오면 시온이 가진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됐다. 인턴이라 눈치가 보일텐데 칼퇴를 하고 김대영을 만났다. 그리고 김대영은 기절하는줄 알았다. 오시온이 자기 팔로 걸어다니고 있어서. 교수 소개로 인턴십하는거 아니었던가? 사실은 교수가 오시온 엿 먹이려고 소개해준건가? 사람이 퀭하다 못해 피폐했다. 군인이 얼마나 힘든지 자기도 해봐서 안다며 장어먹이다가 시온이 코피가 터졌다. 장어는 대영이 아니라 시온이 먹어야했다. 
即便如此,只要金垈永休假出来,吴是温所拥有的大部分问题都能解决。明明是实习生,肯定要看人脸色,却还是准时下班去见了金垈永。然后,金垈永差点没吓晕过去。吴是温竟然靠在他的胳膊上走路。不是教授介绍的实习吗?难道教授其实是想坑吴是温?他简直憔悴得不像人样,甚至可以用“颓废”来形容。金垈永说自己也当过兵,知道有多辛苦,就给他喂鳗鱼,结果吴是温直接流鼻血了。看来鳗鱼该吃的是吴是温,而不是金垈永。


"형, 학생이라고 사무소에서 막 무시해? 잡일 혹시 형한테 다 시켜?"
“哥,因为我是学生就在事务所里随便无视我吗?是不是杂活都让你做了?”

"아냐, 잘 해주셔. 그냥 처음해보는거라 어색하고 잘 하고 싶어서 그래."
“不是,他做得很好。只是因为第一次做,所以有点不习惯,想做好而已。”


그렇게 말하면 더 할 말은 없었다. 애인이 남자라는게 들킬까봐 절대 면회를 오지 않는 오시온때문에 대영은 오늘만을 기다렸다. 기나긴 밤을 보내며 회포를 풀 생각이었는데 그렇게 하면 시온이 죽을것 같았다. 누가봐도 무리해서 저를 만나러 온 사람의 몰골이라 집으로 데리고가 뜨끈한 물에 담갔다 빼고 얌전히 재웠다. 오시온은 자기는 피곤이란걸 모르는 사람이라며 눈을 부릅뜨고 버팅기더니 남친 팬티속에 손을 넣은채로 주무르다가 잠들었다. 뒤늦게야 상황을 파악한 김대영은 자는 사람의 손으로 제 것을 문지르며 진한 현타를 맞았다. 빡빡머리를 하고 이러고 있으니 고등학생 시절로 되돌아간 기분이다.  
那样说,我无话可说。因为害怕自己是男人的事实暴露,吴是温从不来探监,金垈永一直只盼着今天。本想着度过漫漫长夜,好好倾诉一番,但那样做吴是温好像会死一样。任谁看,他都是勉强自己来见我的模样,我把他带回家,让他泡了热水澡,然后安静地哄他睡觉。吴是温还瞪着眼睛说自己不知道疲倦,硬撑着不睡,结果手伸进我内裤里,一边揉搓一边睡着了。事后才反应过来的金垈永,任由睡着的人的手揉搓着自己的东西,内心涌起一股强烈的空虚感。剃着个光头做这种事,感觉好像回到了高中时代。


시간은 천천히 흘러 김대영은 일병을 달았고 오시온은 인턴십 마지막 기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일과가 끝나면 전화를 돌려받는 김대영은 학과 소식을 오시온보다 잘 알고 있었다. 
时间缓缓流逝,金垈永晋升为一等兵,吴是温也迎来了实习期的尾声。结束一天的工作后,金垈永总能接到电话,他对学科内的各种消息甚至比吴是温还要了解。


-야 대영아, 그거 들었냐? 김교수가 추천했던 건축사무소 있잖아. 거기 우리과 선배 3명정도 인턴하는데 장난 아니래. 그 독한 오시온이 쓰러져서 입원했댄다
-哎,垈永啊,你听说了吗?金教授推荐的那个建筑事务所。我们系有 3 个学长在那里实习,据说简直不是人待的地方。听说那个毒瘤吴是温都累倒住院了。

"어?"  "啊?"

-미친거 아니냐? 무슨 대학생들을 그렇게 굴려. 그 정도면 지 손으로 직접 하는 일이 없는 수준이던데.
他妈的疯了吗?竟然这样使唤大学生。那程度简直就是自己什么都不干的水平啊。



김대영은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오시온이 말하지 않았으니까. 선임이 눈치를 볼 정도로 표정이 굳어지고 이가 갈렸다. 왜 항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아. 왜. 이를 바득바득 갈며 휴가만을 기다렸다. 지금까지 눈치 못 챈 제가 멍청했다. 사람이 그렇게 기절하듯 자면 왜 그런지 살피기부터 해야지, 짐승도 아니고 성욕에 눈이 멀어서. 스스로를 자책했다. 군대가 뭐라고 저를 이렇게까지 배려하나. 아니 오시온이 저를 배려한게 맞긴한가, 그냥 내가 의지가 되는 사람이 아니니 말을 안 한것은 아닐까. 얼굴이 시커멓게 죽었다. 휴가날짜를 말하지 않고 오시온 집으로 쳐들어갔다. 텅 빈 냉장고, 사람사는 흔적이라곤 오직 침대에 사람이 누웠었다 정도. 언제나 대영이 며칠에 나갈거다 언질을 주니 그 날짜에 맞춰 이것저것 사놓았어서 몰랐다. 이렇게까지 사람냄새 안 나는 집에서 살고 있을줄은.
金垈永是第一次听这个故事。因为吴是温没有说过。他脸色僵硬,咬牙切齿,连前辈都看出了不对劲。为什么总是 什么都不说。为什么。他咬紧牙关,只盼着休假。到现在才察觉,真是个蠢货。人要是像昏过去一样睡觉,就该先看看是怎么回事,自己简直不是人,而是被性欲蒙蔽了双眼。他责备着自己。军队凭什么这么照顾他。还是说吴是温照顾他没错,只是觉得他不是个能依靠的人,所以才什么都不说呢。他脸色铁青。他没有说休假日期,直接闯进了吴是温的家。空空荡荡的冰箱,唯一能证明这里有人住过的痕迹,就只有床上有躺过的痕迹。因为吴是温总是会提前几天告诉金垈永他哪天休假,所以他会配合那个日子买这买那,所以金垈永一直没发现。他竟然住在这么没有人情味的房子里。


퇴근시간을 한참 넘기고서야 퇴근한 오시온은 사무소를 나오자마자 보이는 김대영에 두 눈을 비볐다. 쟤가 왜 여기에? 반가움에 달려가려는데 소장이 저를 붙잡는다.
퇴근시간을 한참 넘기고서야 퇴근한 吴是温은 사무소를 나오자마자 보이는 金垈永에 두 눈을 비볐다. 쟤가 왜 여기에? 반가움에 달려가려는데 소장이 저를 붙잡는다.


"아니, 시온씨 다른 사람 다 퇴근 안 했는데 본인 일 끝났다고 쏠랑 퇴근하는게 말이 돼? 나 원 참, 이래서 MZ들은 안 된다니까. 그리고 왜 나한테 상의도 없이 벽면 길이 수정을 해? 나 무능력한 사람 만들면 좋아? 얼마나 잘나셨길래 윗사람 허락도 안 받아?"
"不是,吴是温 xi 其他人都没下班呢,你工作结束就自己溜了?真是的,所以说 MZ 一代就是不行。还有为什么没跟我商量就修改墙面长度?你把我当无能的人很开心吗?你有多厉害啊,连上司的许可都不拿?"

"죄송합니다."  “对不起。”

"어휴, 내가 김교수님 봐서 참는거지, 어디가서 이런식으로 하면 절대 취업못해. 나니까 이런거 알려주는거야. 기분나쁘게 듣지말고. 가봐."
"哎,要不是看在金教授的面子上我才忍着你,你这种态度到哪儿都绝对找不到工作。也只有我才会告诉你这些。别不高兴。走吧。"



김대영은 오랜만에 눈이 돌았으나 그가 애인의 상사임을 자각하고 꾹꾹 눌러 참았고 오시온은 김대영에게만은 보이고 싶지 않았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들켜 혀를 깨물고 싶었다. 
金垈永久违地怒火中烧,但他意识到对方是爱人的上司,便死死压抑住。而吴是温则恨不得咬断自己的舌头,因为自己最不想让金垈永看到的一面,竟然被他赤裸裸地撞见了。


"언제 왔어? 아, 민망하다. 오늘 내가 실수를 좀 했나봐.."
“什么时候来的?啊,真不好意思。今天我好像有点失误了……”

"왜, 왜 말 안했어요? 회사에서 괴롭힌다고 왜 말 안했어? 형 입원도 했었다며."
"为什么,为什么不说?在公司被欺负了为什么不说?听说哥你还住院了。"

"별거 아니라 말 안했어"  "没什么大不了的,所以没说。"

"그게 어떻게 별게 아니에요. 제가 형 애인인데 별거 아닌말도 저한테 못하면 저는 뭔데요."
"这怎么能是没什么大不了的呢。我可是哥你的爱人,如果连芝麻蒜皮的小事都不能跟我说,那我算什么?"

"이럴까봐 말 안했어. 우리가 왜 시간 아깝게 이런일로 싸워야해? 이미 지나간 일이고, 내가 쓰러졌든 뭘 했든 어차피 너 군대에 있어서 오지도 못 했어. 나 피곤해 제발."
"就是怕这样才没说的。我们为什么要浪费时间在这种事情上争吵?都已经过去了,我倒下也好,怎么样都好,反正你都在军队里,也来不了。我累了,拜托了。"


침묵이 이어졌다. 오시온은 김대영이 저에게 실망하는게 싫었다. 그럴리 없다는걸 알지만, 남들 다 하는거 형은 왜 못하냐, 다들 힘들다, 고작 그거로 군인인 애인한테 투정부리냐 이런 말이 나오기라도 할까봐 무서웠다. 오시온은 이제 김대영말곤 사랑을 하지 못 하게 됐는데, 다정한 김대영을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에 너무 많아서 제 순위가 뒤로 밀릴까봐 두려웠다. 휴가때마다 부모님과 식사하는 김대영, 군대에 들어가도 전화기가 터질듯이 연락이 밀려오는 김대영. 고질적인 습관을 버리지 못 하고 말을 눌러 삼켰다. 꾹꾹 눌러삼킨것들이 겹겹이 쌓여 결국 탈이 났다. 
沉默持续着。吴是温不想让金垈永对他失望。虽然明知不可能,但他还是害怕听到“别人都能做到,哥为什么不行?”、“大家都很难”、“就这点小事,也好意思跟当兵的恋人抱怨?”之类的话。吴是温现在除了金垈永谁都爱不成了,但他又害怕,喜欢温柔的金垈永的人实在太多了,自己的顺位会被挤到后面。每次休假都和父母吃饭的金垈永,即使进了军队,电话也响个不停的金垈永。他改不掉这个坏习惯,把话都咽了回去。那些被用力压下去的东西,一层又一层地堆积起来,最终出了问题。


"우리, 헤어질까요?"  “我们,要分手吗?”

"대영아, 형 힘들어. 그런 말 하지마."
“金垈永啊,哥撑不住了。别说那种话。”

"그러게요. 형, 그렇게 힘든게 어떻게 사랑이에요, 나는 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언제까지 형이 보여주는 것만 보고 들려주는 것만 들어야해요? 형이 먼저 나한테 말해주는게 그렇게 자존심 상해요? 이게 어떻게 사랑이에요. 나는 우리가 사랑이 아닌 것 같아요."
“是啊。哥,这么痛苦怎么能叫爱呢,我对哥一无所知。我要到什么时候才能不只看哥想让我看的、听哥想让我听的?就那么伤自尊吗,非得让我逼着你先开口?这算什么爱啊。我觉得我们根本不是爱。”


이 순간에도 오시온은 회피를 하고 싶었다. 그저 도망가고 싶었다. 끝없는 회피로 이 지경을 만들었으면서. 뒷걸음질 치는 오시온을 붙잡은 김대영이 신발을 벗어 발 앞으로 놔준다. 
此刻,吴是温依旧想逃避。只想逃离。明明就是因为无止境的逃避才落得这般田地。抓住正往后退的吴是温,金垈永脱下鞋子,放到他脚前。

"이거 신어요. 발 까졌잖아."
“穿这个吧,你脚都磨破了。”

"너는 그게 중요해? 너 지금 나한테 헤어지자고 했어. 근데 그게 중요해?"
"你觉得那个重要吗?你现在是要跟我说分手吗?结果你觉得那个重要?"

"네, 그게 중요해요. 헤어지자고 한거 변함없어요. 그래도 형이 아픈건 못 보겠어요. 아직 사랑해서 그래요."
"是的,那个很重要。说分手的事情我不会改变。就算这样,我也见不得你难受。还是因为爱你啊。"

"너 그거 궤변이야. 위선이라고. 네 마음 편하자고 하는 거짓말이야!! 사랑하는데 어떻게 헤어지자고 해!! 질렸으면 질렸다고 해!! 뭐라고 안할테니까 헤어지잔말도 취소하란 말야!!!!"
"你那是诡辩,是伪善!是为了你自己心安的谎言!如果爱着,怎么会说分手!!如果腻了就说腻了!!我不会说什么的,所以把分手的话给我取消了!!!!"

"......안 잡을테니까 뒤로 가지마요. 넘어져. 그만 울고 이거 신어요."
“……我不抓你,别往后退。会摔倒的。别哭了,穿上这个。”


미동도 않는 오시온을 바라보다 무릎을 꿇고 직접 신발을 벗겨낸다. 한참 큰 운동화에 발을 넣어주는 머리꼭지를 바라보며 눈물만 흘렸다. 김대영이 잘못했다고 안 했다. 나한테 상처줘놓고 잘못했다고 안 했어. 미안하다고도 안 했어. 양발에 운동화를 신긴 김대영이 몸을 일으켰다. 한손에는 오시온 손을 쥐고, 한손에는 오시온의 구두를 들고 저는 맨발로 걸었다. 지나는 사람들이 모두 쳐다봤으나 그 시선들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듯이 묵묵히 오시온의 집이 나올때까지 걸었다. 
望着一动不动的吴是温,金垈永跪下来,亲自替他脱掉鞋子。看着那将他的脚塞进大得多的运动鞋里的头顶,眼泪止不住地流。金垈永没有认错,他伤了老子,却连句认错的话都没有。一句“对不起”都没有。金垈永替他穿好两只脚的运动鞋,然后站起身。一只手握着吴是温的手,一只手拿着吴是温的皮鞋,他自己则光着脚走着。路过的人都看着他们,但他似乎感觉不到那些视线,默默地走着,直到吴是温的家出现。


밖에서 손을 잡고 걸은건 처음이었다. 근데 그게 마지막이 되었다. 문 앞에 다다르자 김대영은 말없이 비밀번호를 누르고 오시온의 등을 밀었다. 자신의 발에 신겨진 운동화를 말없이 내려다 보던 시온이 힘없는 목소리를 뱉었다.
在外面手牵着手走路,这还是第一次。但那也成了最后一次。走到门前,金垈永默默地按下密码,推了吴是温的后背一把。吴是温默默地看着自己脚上穿着的运动鞋,用无力的声音说道。


"그래, 그러자. 헤어지자."  “好,就这么定了。分手吧。”


신발을 벗고 김대영 앞으로 돌려놨다. 제 구두를 그의 손에서 가져왔다. 닫히는 현관문 사이로 굳게 다문 입술이 보인다. 을인 척하면서 저 하고 싶은대로만 하는 김대영. 끝까지 헤어지잔말 실수라고, 아니라고 안 하는 나쁜 김대영.
脱掉鞋子,将鞋尖朝向金垈永。从他手中拿回自己的鞋子。透过正在关闭的玄关门,能看见他紧闭的双唇。明明装作是弱者,却只做自己想做的金垈永。到最后都不肯说分手是失误,也不肯否认的坏家伙金垈永。


문이 닫혔다. 도어락이 잠기는 경쾌한 소리가 난다.
门关上了。传来门锁锁上的清脆声音。


거봐, 너도 나를 떠나잖아.  看吧,你也离开了我。






*




"전역 축하한다!! 머리 많이 길었다? 민간인인줄~"
“恭喜退伍!!头发长了不少啊?差点以为是平民了~”

"고맙다."  “谢谢。”


김대영은 예의 그 사람좋은 표정으로 허허실실 웃었다. 오늘부로 김대영은 민간인이다. 오시온의 소식은 모른다. 메신저에 알수없음으로 바뀌고 그대로 소식이 끊겼다. 저와 달리 학과에 소통하는 사람도 없던 사람이다. 가끔 그가 꿈에 나와 원망스러운 눈으로 저를 쏘아본다. 헤어지지 말걸, 수천번 후회했다. 당시의 저는 어리고, 생각이 짧았고, 제가 오시온에게 짐덩어리란 생각이 자신을 짓눌렀다. 오시온은 늘 저를 불안해했고, 자신이 나의 크나큰 얼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고 내게 꼬리표나 오점이 생기는걸 못 견뎌했으니까. 
金垈永还是那副老好人的表情,笑得没心没肺。从今天起,金垈永就是个普通人了。吴是温的消息,他一概不知。他的聊天软件头像变成了“未知”,从此杳无音讯。和自己不同,他几乎不和系里的人交流。偶尔,他会在我的梦里出现,用充满怨恨的眼神狠狠地盯着我。真后悔当初和他分手,我后悔了成千上万次。那时的我还很年轻,考虑不周,觉得自己是吴是温的累赘,这种想法压得我喘不过气。吴是温总是对我感到不安,他觉得自己是我身上的一块巨大的污渍,他无法忍受我因为他而留下任何标签或污点。


"그... 혹시 시온선배 소식 알아?"
“那个… 혹시 吴是温 先辈的消息 你知道吗?”

"너랑 친하지 않았어? 우리야 뭐 건축사무소 인턴 끝나고 정규전환 한다만다 말 많다가 그만뒀다는거밖에 몰라. 아 잠깐. 규영선배!! 선배도 거기서 인턴하지 않았어요?"
“你和他不是很熟吗?我们嘛,只知道他在建筑事务所实习结束之后,关于转正与否的说法很多,最后还是辞职了。啊,等等。 규영前辈!!前辈你也在那里实习过吗?”

"어~ 맞아. 야, 거기 소장 미친새끼야. 어떻게 사는지는 모르겠지만 오시온 그때 장난아니었어. 소장이 무능력의 결정체였는데 아직 학생인 오시온이 지보다 실력있으니까 괜히 갈구고 뺑이치게 해가지고 쓰러지고 입원하고. 근데도 소장새끼 정신 못 차리고 걔 후려치면서 정규직으로 붙잡으려는데 며칠 안 나오더니 갑자기 들이받고 그만두더라. 꽤 됐을걸? 인턴기간 끝나기도 전에 그런거니까. 그 후로 조용히 학교다니다가 졸작은 냈다고 들었는데 졸업식을 안 와가지고. 그대로 소식 끊겼지 뭐, 걔는 동기들중에도 친한애도 없고. 근데 그 능력이면 어디서든 잘 살겠지."
“啊~ 对对。 哎,那儿的所长就是个疯逼。 我不知道他是怎么活着的,吴是温那时候真的惨。 所长就是个无能的集合体,吴是温还是学生,但是比他有实力,他就故意刁难人家,拼命使唤人家,结果给人整到晕倒住院。 但那所长狗东西还是没醒悟,还想 PUA 人家,想用正式员工的位子套牢他,结果他没去几天,突然就爆发了,直接辞职了。 应该过去挺久了吧? 因为那是实习期还没结束的时候。 之后就听说他安安静静地在学校上学,然后交了毕业作品,但是毕业典礼没去。 之后就彻底没消息了,他也没什么关系好的同学。 不过他那能力,在哪儿都能混好吧。”


오시온이 일을 그만둔 시기가 저와 헤어진 시기와 맞물렸다. 인정한다. 안일했다. 사실 전역하고 멀리서라도 형을 볼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제가 오시온에게 전혀 의지가 되지 못 하는 처지곤란한 짐 같아서 헤어져야겠다 마음 먹었고 본인이 먼저 헤어짐을 고했지만 그래도 사랑한다는 말은 진심이었다. 전역을 하고 보여주고 싶었다. 꼬리표가 하나 생겨도 나 잘 살수 있어. 형은 내게 얼룩이 아니야. 증명하고 싶었다. 단단하게 자라서 오시온에게 불안해하지 않는 연애를 주고 싶었다. 털어내지 않고 살다보면 언젠가는 만날수 있을까.
吴是温辞职的时间,和我分手的时机不谋而合。我承认,那时太天真了。其实我曾想过,退伍后就算远远地看看他也好。我当时觉得,自己对吴是温来说,完全是个靠不住的累赘,所以才下决心分手,虽然是他先提出的分手,但我说爱他,是真心的。我退伍后,想向他证明,就算身上多了一个标签,我也能过得很好。哥哥不是我的污点。我想证明这一点。我想变得更强大,给吴是温一段不再感到不安的恋爱。如果我不去摆脱过去,就这样活下去,总有一天还能再见到他吗?


김대영은 쉬지 않고 복학했다. 칼복학. 덜 자란 머리도 어색하고 어린 친구들과 같은 학년이 되는것도 어색했지만 학교로 돌아오면 혹시 오시온의 흔적이 있지 않을까해서. 
金垈永马不停蹄地复学了,卡点复学。没长开的头发看着别扭,和一群小屁孩同级也别扭,但他还是想回学校看看,说不定能找到吴是温留下的一点痕迹。

운 좋게도 그가 썼던 설계방에 배정받았다. 형이 만든 모형을 보고 뭐 저렇게 잘하나 싶어서 질투로 시작된 관계가 사랑이 될줄 몰랐던 그때. 설계방 곳곳에 오시온이 있다. 라꾸라꾸위에서 장난치던 오시온. 남들 다 돌아간 설계방에서 하던 키스. 추억에 젖어 둘러보다 책장 한켠을 비우고 그곳에 자리한 모형을 보았다. 
幸运的是,我被分配到了他曾经用过的设计室。看着学长做的模型,心想怎么能做得这么好,因为嫉妒开始的关系,真没想到会变成爱情。设计室的各个角落都有吴是温的影子。在折叠床上打闹的吴是温,在大家都离开的设计室里做的 KISS。沉浸在回忆里环顾四周,我清空了书架的一角,看着摆放在那里的模型。


넓은 정원에 벽면 하나가 통창으로 구성되어있는 이층집. 이층에는 발코니가 멋드러지게 자리하고 대문 앞에는 촌스러운 우체통이 하나 있다. 옆에는 외국식으로 차고를 크게 짓고, 그 안에 미니카 하나가 들어있다. 정원 한쪽에 놓인 라운드 테이블과 그 앞에 강아지인형.
宽阔庭院里,一整面墙壁都由落地窗构成的二层楼房。二楼有个气派的阳台,大门前则摆着一个老土的邮箱。旁边用外国风格建造了一个宽大的车库,里面停着一辆迷你车。庭院一角放着一张圆形桌子,桌前摆着一只小狗玩偶。


"아 대영아, 너 시온이랑 친했지? 그거 졸작전시 끝나고 자기거 찾아가야하는데 시온이가 안 찾아가더라고. 연락도 안 되고. 폐기하기엔 너무 잘 만들어가지고 후배들 보라고 냅뒀었는데, 네가 좀 전해줄래?"
“啊,垈永啊,你和吴是温很熟吧?那个毕业作品展结束后他自己的东西应该拿走的,但他一直没来拿。也联系不上他。扔掉又觉得做得太好了,就留下来给后辈们看看,你能帮我转告他一下吗?”


물품을 정리하던 조교의 말에 멍하니 모형을 바라봤다. 제 손에 커다란 모형을 들려주곤 할일이 끝났다는듯 자리를 뜨는 조교를 바라보다 다시 천천히 뜯어봤다. 
听着助教整理物品时说的话,我茫然地望着模型。他把巨大的模型塞进我手里,然后像结束了工作一样离开了座位,我望着他的背影,又慢慢地拆开模型查看。

아무래도 나는 형은 따라갈 수가 없나봐. 내가 지었다면 이렇게 멋지게는 못 지었을텐데. 
看来我果然还是追不上哥啊。如果是我来写,肯定写不出这么棒的东西。


오, 나보다 잘 지을수는 있고? 네가 집만 잘 지으면 차는 내가 뽑아준다. 맨날 응원편지도 여기저기에 숨겨놓을게. 매일매일이 이벤트인거야
哦,你能盖得比我好吗?你要是房子盖得好,车我给你安排。每天都把应援信藏得到处都是。每天都是 event。


떨리는 손으로 미니카를 꺼냈다. 차고 안에 들어있는 미니카에는 누구도 관심갖지 않았는지 먼지가 쌓인 다른 구조물과 달리 깨끗하기만 하다. 보통 집 모형에 잘 쓰지 않는 못생긴 SUV 미니어처. 시큰해진 코끝을 쓸고 제 자리로 돌려놨다. 
用颤抖的手取出了迷你汽车。车库里的迷你汽车,似乎谁也没有关心过,与积满灰尘的其他构造物不同,只有它是干净的。通常在房屋模型中不怎么使用的难看的 SUV 迷你模型。我吸了吸鼻子,把它放回了原位。

깔끔한 솜씨로 꾸며진 집을 바라보다가 조심히 내려놨다. 창문이 세개다. 흐려지는 눈 앞을 옷 소매로 벅벅 닦아낸 뒤 세번째 창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형은 여전히 모형에 창문이 열리게 만드는 미친 짓을 했구나.
望着装饰得干净利落的房子,小心地放下了东西。有三扇窗户。用衣袖胡乱擦了擦模糊的视线,小心翼翼地打开了第三扇窗户。哥还是做了这种在模型上开窗户的疯狂事啊。

쪽지를 펼친 대영은 숨을 들이쉬다 입을 막고 소리도 못 내며 울었다.
金垈永展开纸条,深吸一口气,捂住嘴,哭得发不出声音。








[나는 그래도 우리가 사랑이라고 생각해]
[我还是觉得我们之间是爱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