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헤테로 커플 새끼들의 삽질에 낀다. 이 모든 게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니 누굴 원망할 수도 없다. 가련한 처지다. 사실 지금 누구 앞에서 삽질이란 말을 입에 올리냐 싶긴 한데.
被卷入疯狂异性恋情侣的蠢事中。这一切都是自己招来的灾难,所以也不能怪罪任何人。真是可怜的处境。说实话,现在在谁面前说"蠢事"这个词都觉得有点不妥。
신정환과 배연아도 남다를 것 없이 평범한 대딩 커플이었다. 어린 남녀가 만난. 뻑 하면 싸웠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맞춰주고 챙겨주는 신정환이 있는데 둘은 도대체 어떤 이유로 싸우는 걸까? 의문은 간단히 풀린다. 역시나 신정환의 혐의는 없었다. 대체로 배연아가 수틀려 지랄하면 신정환은 배연아가 화 풀릴 때까지 쌉치고 있기 때문에 '싸웠다'가 성립되는 것이었다.
申正焕和裴妍雅也不例外,是普通的大学生情侣。年轻男女相遇,动不动就吵架。明明有个事事都迁就照顾的申正焕,他们到底为什么会吵架呢?这个疑问很容易就解开了。果然申正焕并没有过错。通常是裴妍雅无理取闹,而申正焕则一直忍耐等待她消气,所以才会被称为"吵架"。
23 배연아 선배 23 裴妍雅前辈
도훈아 道勋啊
술먹장 ㅠㅠ 내가 살게 喝酒真难受 ㅠㅠ 我来买单
속으로 김도훈은 제가 왜요? 라는 싹바 개털린 생각을 했으나 그런 것에 비해 고분고분 자리에 나갔다. 이것이 사람을 끌어들이는 배연아의 힘이었다. 어쨌든 배연아는 만인의 호감상이었고, 낯가림 맥스의 김도훈의 벽도 허문 사람이니까. 근데 이래도 돼? 남자친구랑 싸웠다고 외간남자 부르는 게 말이 되냐고. 물론 난 게이라서 괜찮긴 한데, 걱정할 만한 사연 생길 일은 제로에 수렴하긴 하는데... 에휴 시발.
金道勋心里想着"为什么是我?"这种完全被打败的想法,但相比之下还是乖乖地走向座位。这就是裴姸雅吸引人的魅力。毕竟,裴姸雅是人见人爱的对象,连最怕生的金道勋的心防都能打破的人。但这样真的可以吗?因为和男朋友吵架就叫来外人,这说得通吗?虽然我是同性恋所以没关系,发生让人担心的事情的可能性也接近于零...唉,该死。
신정환이 이러는 게 답답하다, 저러는 게 서운하다, 그래서 이렇게 행동해버렸다, 그랬더니 신정환이 그냥 가버렸다 하며 쏟아지는 한탄을 한 귀로 듣고 흘리며... 아니 그야 누나가 꺼지라고 했으니까 신정환은 진짜로 꺼졌겠지. 그 형 성격 모르는 것도 아니고... 김도훈은 안주에 손도 안 대고 깡술 마시는 배연아 앞접시에 두부김치 하나 제조해 올려주고 로봇처럼 대강 리액션했다.
申正焕这样做让人觉得很无奈,那样做又让人感到失望,所以就这样行动了,结果申正焕就这么走了,听着她倾诉的抱怨,金道勋一边心不在焉地听着...不,既然姐姐让他滚,申正焕肯定是真的走了。又不是不了解他的性格...金道勋没碰小菜,只是给喝着烧酒的裴妍雅的小碟子里放了一块泡菜豆腐,然后像个机器人一样敷衍地做出反应。
"아 그러니까... 오빠는 맨날 내가 하자는 대로만 하고..."
"啊,所以说...欧巴总是只按我说的做..."
헤어져 分手
"먼저 뭘 하자고 한 적이 없어. 내가 더 좋아하는 것 같고 자존심 상해."
"我从来没有主动提出要做什么。感觉我更喜欢你,这让我的自尊心受伤。"
헤어져 分手
"얼마 전엔 내 친구들이랑 술 마셨는데 이상한 개그 해서 분위기 싸해졌다구. 쫌 창피했어."
"前不久我和朋友们喝酒的时候,我讲了个奇怪的笑话,结果气氛变得很尴尬。我感到有点难为情。"
헤어져 分手
"지금도 연락 한 통 안 하는 거 봐... 못됐어!"
"现在也不给我发一条消息...太过分了!"
헤 어 져 ♥ 分 手 了 ♥
배연아더러 피곤한 여자라 욕하기엔 그녀 역시 꼴랑 스물한 살 먹은 어린아이가 아닌가... 그리고 원래 연애란 그런 것이다. 쓸데없는 걸로 싸우고 울고 또 화해하고. 그들 역시 그렇다. 김도훈이 속으로 백번천번 헤어지라고 저주하고 기도해도 결국 배연아는 신정환 품으로 돌아갈 것이다.
虽然想骂裴妍雅是个疲惫的女人,但她不也只是个二十一岁的小孩吗...而且恋爱本来就是这样的。为了无关紧要的事吵架、哭泣,然后和好。他们也是如此。即使金道勋在心里诅咒祈祷他们分手上百上千次,最终裴妍雅还是会回到申正焕的怀抱。
처음엔 진지하게 이별을 부추기기도 했다. 오로지 나만의 이득을 위해... 오직 나만을 위해. 온리 포 미. 오직 나만. 둘이 헤어지면 나에게도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어서... 그러나 모든 게 헛고생이었다. 커플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더니. 싸웠다 화해했다 깨졌다 붙었다를 한 달에도 몇 번씩 반복하는 평범한 염병천병 커플이더라. 언제나 결국엔 다시 쌍으로 나타나서 김도훈 속 뒤집어놓은 전적이 누적된 결과다. 그러니까 김도훈은 그냥 이 사이에 끼어서 삽질하는 거다.
起初,我还认真地怂恿他们分手。完全是为了自己的利益...只为了我自己。只为我。只为我。我以为如果他们分手,我也许就有机会了...但这一切都是徒劳。情侣吵架就像用刀切水一样。他们每个月都要吵架、和好、分手、复合好几次,就是一对普通的烦人情侣。最后总是又成双成对地出现,这就是累积了无数次让金道勋心烦意乱的结果。所以金道勋就只能在他们之间瞎折腾了。
그래서 그냥 장난 반 진심 반으로 주문 외우듯이 속으로만 그랬다.
所以我就半开玩笑半认真地在心里默念,就像背诵咒语一样。
헤어져 ♥ 分手 ♥
둘이서 소주 다섯 병을 세우고 나서야 배연아가 헤롱헤롱 알딸딸해졌다. 술 디지게 잘 마시네. 맞춰주느라 비슷하게 과음한 김도훈도 벌겋게 익은 볼을 하고 딸꾹질을 했다. 울기 직전이던 모습은 어디 가고 텐션 올라가서 김도훈 어깨를 팡팡 치는 배연아를 보며 우는 소리를 냈다. 살려줘...
两人喝完五瓶烧酒后,裴妍雅才开始晕乎乎地微醉。她真是酒量惊人。为了陪她喝,金道勋也喝得差不多,脸颊通红,还打起了嗝。刚才还一副快要哭出来的样子,现在却兴奋地拍打着金道勋的肩膀。看着这样的裴妍雅,金道勋哀叫道:救命啊...
형
여기 후문 할맥이요 这里是后门的炸鸡啤酒套餐
신정환과의 마지막 대화 내용도 이러했다. 일주일 전 또 둘이 싸웠을 때 배연아 픽업 요청한 김도훈의 메시지가 마지막이고, 그것에 답장도 없이 신정환은 겨우 십몇 분 후에 나타났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1이 사라지기만 하고 답은 없었다. 곧 신정환이 오겠지.
与申正焕的最后一次对话内容也是如此。一周前两人又吵架时,金道勋发送的请求接白烟儿的消息是最后一条,申正焕没有回复就在十几分钟后出现了。这次也一样。1 消失了,但没有回复。申正焕应该很快就会来了。
기다리는 동안 만취한 배연아가 김도훈 옆자리로 와 앉아서 손을 조물대고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계속 조잘거린다. 아 대가리 아파... 귀가 멍멍 울린다.
在等待的时候,喝醉的裴妍雅走到金道勋旁边坐下,摆弄着手,把头靠在他的肩膀上。她一直喋喋不休。啊,头好痛...耳朵嗡嗡作响。
"연아야." "道勋啊。"
대충 눌러쓴 캡모자 아래로 사라질 것 같은 흰 소두가 불쑥 들어찬다. 낮은 목소리. 김도훈이 짐짓 놀랐으나 이쪽도 술이 어지간히 취한 관계로 액션이 반박자 느렸다. 배연아는 좀전에 자신이 신정환 욕을 한참 늘어놓은 것도 잊고 해사하게 웃는다. 어! 오빠! 아주 사랑스러운 얼굴이었다.
帽檐压得很低的棒球帽下,突然冒出一个小小的白色脑袋,看起来随时都可能消失不见。低沉的声音响起。金道勋装作吃惊的样子,但由于他也喝得醉醺醺的,反应慢了半拍。裴妍雅似乎已经忘记了刚才还在大骂申正焕,此刻正笑得灿烂。哎呀!欧巴!她的脸蛋看起来非常可爱。
제 품에 안기는 배연아의 팔을 잡아 일으켜세운 신정환이 김도훈에게도 일어나라 고갯짓한다. 아 거 참, 말로 좀 해주면 덧나나... 불퉁한 생각을 하면서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申正焕抓住倒在他怀里的裴妍雅的胳膊,将她扶起来,然后朝金道勋点头示意他也该起来了。啊,真是的,用嘴说一声会死吗...虽然心里这么不爽地想着,但还是从座位上站了起来。
김도훈이 배연아를 슥 본다. 핸드백도 신정환 손에 들려있고 신정환 품에 아주 고개를 처박고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그래서 별 생각 없이 지갑을 꺼냈는데, 신정환이 그걸 보고 김도훈 손을 붙들었다. 아. 아주 잠깐 닿았을 뿐인데 술이 확 깼다. 커다란 흰 손에 잠시간 감싸지는 감각에 뒷목이 달아올랐다. 아 씨... 입술이 마른다, 말라.
金道勋瞥了一眼裴姸雅。手提包被申正焕拿着,她整个人埋在申正焕怀里,神志不清。于是他不假思索地掏出钱包,申正焕看到后抓住了金道勋的手。啊。仅仅是短暂的触碰,却让他瞬间清醒。被那只大大的白手短暂包裹的感觉让他后颈发烫。啊,该死...嘴唇干得要命。
지갑을 든 김도훈 손을 잡아내린 신정환이 계산을 끝마친 후에야 캠퍼스 후문 역전할머니맥주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술에 취한 배연아는 아주 애교가 많구나... 신정환의 판판한 가슴팍에 뺨을 비비적거린다. 신정환은 그런 배연아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주고, 김도훈과 데면데면하게 길 한복판에 서있다. 멀거니.
申正焕拉下了金道勋拿着钱包的手,直到结完账后才得以从校园后门的火车站老奶奶啤酒店里出来。喝醉的裴妍雅变得非常撒娇...她在申正焕平坦的胸口蹭着脸颊。申正焕轻轻抚摸着裴妍雅的头发,与金道勋尴尬地站在路中央。呆呆地。
"고마워." "谢谢。"
"아니에요." "不是的。"
존나 형식적인 대화. 저 형이 내 속을 알기나 하겠나. 좋아하는 남자의 여친 연애 상담 작살나게 해주고 손 쥐여 보내주는 이 기분을.
他妈的形式化对话。那哥哥怎么可能了解我的心思。给喜欢的男生的女朋友做恋爱咨询,然后握着她的手送她离开,这种感觉简直要崩溃了。
그럼에도 떠나기 전 김도훈의 손에 숙취해소제 하나 들려주는 것에 녹고 마는 것이다. 지금 말고 내일 아침에 먹어. 하는 목소리까지.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김도훈 호구새끼 다 됐구나. 아아. 제발 둘이 헤어졌으면 좋겠다.
尽管如此,在离开之前,金道勋还是把一瓶解酒药塞到他手里,这让他的心都融化了。甚至还听到他说"现在别喝,明天早上再吃"。不知怎的,他感觉快要哭出来了。金道勋这个傻瓜,你完蛋了。啊啊,真希望他们俩能分手。
헤질녘 게딱지 黄昏的蟹壳
-2-
그래도 둘이 싸우면 좋은 점도 있다.
不过两个人吵架也有好处。
싸움 세 번 중 한 번 정도의 꼴로 신정환에게서 먼저 연락이 왔다. 친구 없는 신정환이 오죽 연락할 데가 없었으면 김도훈에게 연락을 다 하나 싶기는 했다.
大约每三次争吵中就有一次是申正焕先联系的。金道勋心想,没有朋友的申正焕该是多么没有人可以联系,才会主动联系自己啊。
처음엔 까무러칠 뻔했었지. 암. 문자보단 전화파라던 신정환 이름 석자가 김도훈 아이폰 화면 꽉 채워 동동 떠다닐 때 말이다. 생전 카톡 한 통 먼저 하는 일 없는 신정환이 대뜸 전화라니. 심장이 터져버릴 뻔 했었는데. 목소리 벌벌 떨며 삑 나는 목소리로 여보세요, 했었는데. 벌써 새록새록한 추억이 됐다.
起初我差点晕过去。是啊。当申正焕那个平时说比起短信更喜欢打电话的人的名字在金道勋的 iPhone 屏幕上满满当当地跳动时。那个平时从不主动发一条 kakao 消息的申正焕突然打电话来。我的心脏差点爆炸。我用颤抖的声音,带着尖锐的音调说了声"喂"。这已经成为了一段新鲜的回忆。
비록 여친이랑 싸워 속상하다는 이유로 성사된 만남이었고 내내 여친 얘기만 했으나 아무렴 어떤가. 신정환과 술 한 잔 기울일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썅. 낮은 목소리로 담담하게, 조곤조곤하게, 느릿느릿하게 말하는 것들을 꼼꼼히 주워듣다 보면 신정환이 배연아를 얼마나 사랑하는지가 실감되기만 해서 여간 좆같은 게 아니긴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배연아 없이 단 둘이 만나서 대화할 수 있다는 게. 조금 더 가까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 존나 비참.
虽然这次见面是因为他和女朋友吵架而心情不好才成行的,而且一直在谈论女朋友的事,但那又有什么关系呢?能和申正焕一起喝酒就已经让我很开心了。靠。仔细聆听他用低沉、平静、缓慢的声音说话时,就能真切地感受到申正焕有多爱裴姸雅,这确实让人觉得很糟糕...但还是很高兴。能够在没有裴姸雅的情况下单独见面交谈。感觉我们之间似乎更亲近了一些。啊...真他妈可悲。
원체 말이 적은 신정환은 처음 김도훈과 마주보고 앉아 막 술을 까기 시작했을 때까지는 일언반구도 없다. 묵묵히 안주를 주워먹고 김도훈과 제 잔에 차례로 술을 따르고 술을 마시고. 둘이서 한 병 정도를 비우고 나서야 슬슬 입을 열었다.
本来话就不多的申正焕,在刚开始和金道勋面对面坐下喝酒时,一句话也没说。他默默地吃着下酒菜,轮流给金道勋和自己的杯子倒酒,然后喝酒。直到两人喝完一瓶左右,他才慢慢开口说话。
이번엔 꽤 단단히 싸웠나 보다. 김도훈에게도 배연아의 연락이 일절 없었다. 신정환의 표정이 다른 때보다도 훨씬 침울했고, 잔을 채워 털어넣는 속도가 유난히 빨랐다. 평소에도 김도훈이 먼저 운을 뗀 적은 없긴 하지만, 오늘은 더더욱 말 걸기가 힘들었다.
这次看来是吵得挺厉害的。金道勋也完全没收到裴姸雅的联系。申正焕的表情比平时更加阴郁,灌酒的速度也格外快。虽然平时金道勋也不会主动开口,但今天更是难以搭话。
"..."
공습경보 공습경보 空袭警报 空袭警报
좆됐다 씨발 他妈的,完蛋了
지금 신정환의 뺨을 타고 흐르는 게 설마 눈물?
现在顺着申正焕的脸颊流下的难道是眼泪?
"아, 미안." "啊,对不起。"
영화 속 한 장면 마냥 아름답게 한 방울 또륵 흘리더니 허겁지겁 팔뚝으로 무식하게 닦아낸다. 울음을 참는 듯 코끝이 빨개진 채 훌쩍 코 먹는 소리를 냈다. 고개를 숙이고 소주를 따른다. 내리깔린 속눈썹 끝이 촉촉하다.
仿佛电影中的一幕,美丽地滴落一滴泪水,然后慌忙用手臂粗鲁地擦掉。似乎在忍住哭泣,鼻尖泛红,发出吸鼻子的声音。低着头倒烧酒,垂下的睫毛尖湿润着。
좆됐다 진짜... 真他妈完蛋了...
김도훈은 바짝 굳어버린 몸뚱이 탓에 관절에 기름칠 못한 로봇 마냥 삐걱대는 동작으로 신정환이 따라주는 술을 받는다. 소주를 입에 털어넣으면서도 신정환을 훔쳐봤다. 잔을 털며 젖혀지는 길쭉한 목, 목덜미, 목젖... 썅. 다시 고개를 바로 했을 때 보이는 붉어진 눈가와 물 맺힌 눈동자.
金道勋因身体僵硬而动作生涩,像个关节缺油的机器人一样接过申正焕倒的酒。他一边喝着烧酒,一边偷偷瞄着申正焕。长长的脖子仰起,喉结滚动,脖颈线条优美...该死。当他再次抬头时,看到申正焕泛红的眼眶和湿润的眼睛。
좆됐다 진짜... 真他妈完蛋了...
겨우 울음을 삼키었나 싶던 신정환이 별안간 울컥 토해낸다. 흐윽, 숨 들이키는 소리를 내고선 고개를 푹 떨구고 어깨를 파들파들 떨며 울기 시작했다. 최종 좆됐다 진짜... 김도훈이 결국 고장났다.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한참을 뚝딱거렸다. 물론 신정환도 김도훈이 어떻게 해 주길 바라고 우는 것은 아니겠지만-배연아도 아니고...- 둘이 앉았는데 한 명이 울면 나머지 한 명이 어떤 액션을 취해 주는 것이 인간의 도리니까...
刚以为申正焕勉强忍住了眼泪,他突然又哽咽起来。他抽泣着,深深地低下头,肩膀颤抖着开始哭泣。真的完蛋了...金道勋最终崩溃了。他无法掩饰自己的慌乱,手足无措了好一阵子。当然,申正焕哭泣并不是期待金道勋做些什么——又不是裴演雅...——但是当两个人坐在一起,其中一个人哭了,另一个人采取某些行动是人之常情...
그리고 꼭 인간의 도리가 아니어도 김도훈은 그리 할 수밖에 없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눈앞에서 울고 있다면 가슴이 미어지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김도훈의 짙은 눈썹이 팔자로 처진다. 어쩔 줄을 모르며 발을 동동 굴리고 정처 잃은 손이 허공을 배회한다. 이제 어떤 브레이크가 풀린 듯 멈출 생각도 않고 계속해서 흑흑 우는 신정환의 머리통을 보며 김도훈은 복잡한 기분이 된다.
即使不是人之常情,金道勋也不得不这样做。喜欢的人在眼前哭泣,心痛难耐不是很正常吗?金道勋浓密的眉毛垂成八字形。他手足无措,原地踱步,双手在空中无所适从地游移。看着申正焕像是失去了刹车一般,毫无停止的意思,继续呜咽哭泣的脑袋,金道勋感到心情复杂。
"형..." "哥哥..."
김도훈은 고장난 몸뚱이를 겨우 진정시키고 차분하게 몸을 일으킨다. 맞은편에 앉은 신정환의 옆자리로 몸을 옮겼다. 뭔 사내새끼 둘이 술 마시다 한 명 운다고 이 지랄 떠는 게 오바육바인 건 알다만 아무래도 김도훈은 게이새끼니까... 천천히 신정환의 어깨를 감싼다. 늘 티셔츠에 가려져 김도훈으로 하여금 침을 꿀꺽 삼키게 했던 아주 넓고 딱딱한 어깨다. 손에 감기는 감각이 아주... 크흠.
金道勋勉强平静下来,缓缓地坐起身。他移到坐在对面的申正焕身边。他知道两个大男人喝酒时一个哭成这样有点夸张,但毕竟金道勋是个 gay...他慢慢地搂住申正焕的肩膀。那是一个宽阔结实的肩膀,平时总被 T 恤遮住,每次看到都让金道勋不禁咽口水。现在手掌下的触感真是...咳咳。
"울지 마요..." "别哭..."
어차피 내일이면 화해할 거잖아요 씨발새끼야... 라는 생각도 했지만서도. 애 같은 목소리를 한 주제에 최대한 다정하고 의젓한 어투로 위로의 말을 건넨다. 비스듬하게 고개를 기울인 신정환이 커다란 손가락으로 눈 주변을 덮고 운다. 뱀파이어 공작처럼 우네... 하지만 예쁘다.
反正明天就会和好的吧,你这个混蛋...虽然我也这么想。明明声音像个孩子,却用尽可能温柔成熟的语气说着安慰的话。申正焕歪着头,用他那大大的手指遮住眼睛周围哭泣。像吸血鬼公爵一样哭呢...但是很漂亮。
그래. 너무 예뻐서 문제다. 하얀 얼굴이 더 뽀얗게 질리고 눈과 코끝, 심지어는 귓바퀴까지 붉게 번진 채 눈물 똑똑 흘리는 게. 김도훈이 어깨를 감싸고 끌어당기는 대로 힘없이 김도훈 쪽으로 몸을 반쯤 기대오는 게. 크게 우는 소릴 내지 않고 작게 흑흑.
是啊。太美了反而成了问题。白皙的脸庞变得更加苍白,眼睛、鼻尖,甚至连耳廓都泛着红,泪水一滴滴地落下。金道勋搂住他的肩膀,轻轻拉近,他无力地半靠在金道勋身上。没有大声哭泣,只是小声地抽泣着。
크흠... 咳咳...
목 부근에서 신정환의 호흡이 느껴져서 정말 곤란했다. 신정환이 우는 걸 처음 봐서 당황하고 충격적이라는 감상은 물에 물 탄 듯 흐려지고... 가슴께에 스멀스멀 덩어리지는 건 선명한 욕망이다. 항상 배연아를 사이에 두거나 충분한 거리를 두고 지내는 탓에 이렇게까지 붙어 있을 일이 없었을 뿐더러, 존나 예쁘게 울면서 내 품에 안겨있는(아니다) 신정환과 이렇게 가까이... 아.
感受到申正焕在脖子附近的呼吸真的很困扰。第一次看到申正焕哭泣,那种惊慌和震惊的感觉就像水中加水一样变得模糊...而在胸口慢慢凝聚的是清晰的欲望。因为总是有裴姸雅在中间或者保持足够的距离,所以从未有过如此贴近的时刻,更别说现在申正焕(不是的)如此美丽地哭泣着依偎在我怀里,这么近...啊。
존나 박고 싶다...... 真他妈想干死他......
하마터면 설 뻔했다. 진짜 기를 쓰고 참았다. 감정 표현도 잘 없는 사람이 무려 슬픔에 젖어 눈물을 뚝뚝 흘리는데 그 옆의 김도훈은 얼마나 파렴치했는가. 위로를 명분으로 등허리 살살 쓸고 제게 가까이 붙은 신정환 체취나 실컷 맡았다. 스스로가 끔찍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사람 마음 맘대로 안 되잖아. 좋은데 어떡해. 이렇게라도 가까이 붙어 있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아느냐고.
差点就笑出声来了。真的是拼命忍住了。一个平时不怎么表露情感的人居然因悲伤而泪流不止,而在他身边的金道勋却是多么厚颜无耻啊。以安慰为名,轻轻抚摸着申正焕的后背,尽情地嗅着紧贴着自己的申正焕的气息。虽然有时也觉得自己很可怕,但人心哪是那么容易控制的啊。喜欢就没办法了。你知道能这样靠近他有多开心吗?
그리고 신정환은 말했다. 然后申正焕说道。
도훈아. 道勋啊。
너 정말 좋은 애다. 你真是个好孩子。
씨발...... 他妈的......
죄책감은 배의 배가 된다. 나는 위로해준답시고 품에 끼고 속으로는 형이랑 하고 싶다는 천박한 생각이나 했었는데. 이것이 죄책감의 첫 번째. 두 번째로는 이런 김도훈의 시커먼 속을 알 리 없는 신정환이 김도훈을 '좋은 사람'이라 칭해 준 것에 있다. 배연아의 반려동물에서 업그레이드 됐네... 일종의 관계 발전이긴 한데 영 찝찝하다. 기분이 언짢았다.
罪恶感会加倍。我本想安慰他,却只是把他搂在怀里,心里却在想着那些想和哥哥做的下流念头。这是第一重罪恶感。第二重是,对金道勋内心的阴暗一无所知的申正焕,却称赞金道勋是个"好人"。从裴姸雅的宠物升级了呢...虽然算是某种关系进展,但总觉得不太舒服。心情变得很不愉快。
그 날은 잠들기 직전까지 불유쾌한 기분이었다. 눈을 떠서도 마찬가지였다. 꿈을 존나 많이 꾼 것 같긴 한데 기억은 하나도 안 나고 온몸이 찌뿌둥했다. 잠을 지리게 설친 거다. 당연스레 컨디션 난조가 뒤따라왔으나 이 굽굽한 기분을 털어내고 싶은 욕구가 더 강했다. 그럴 땐 무어냐? 당연히 술이지.
那天直到睡觉前心情都很不愉快。醒来后也是一样。感觉做了很多梦,但一个也记不起来,全身酸痛。睡得太不安稳了。理所当然地身体状况也跟着变差,但想要摆脱这种郁闷情绪的欲望更强烈。这种时候该怎么办?当然是喝酒啊。
최영재에게 연락했다. 대낮이었다. 최영재네 자취방에서 맥주나 몇 캔 까자고 했다. 맥주 사서 김도훈네 자취방에서 별로 멀지 않은 최영재 자취방 두드리면 머지않아 최영재가 금방 문 열어줬다.
我联系了崔永才。那是大白天。我提议去崔永才的出租屋喝几罐啤酒。买了啤酒后,我敲响了离金道勋出租屋不远的崔永才的出租屋门,不一会儿崔永才就来开门了。
네 캔에 일만이천 원 수입 맥주 까서 콸콸 마신다. 이래 봤자 말마따나 배연아와 신정환은 다시 아무렇지 않게 잘 만날 것이다... 커플 싸움 상담 열심히 해 주는 거 다 쓰잘데 없는 행위라는 건 김도훈도 잘 알고 있다. 그렇게 싸우고 각개전투로 김도훈 불러내서 감정 쓰레기통으로 쓰다가도 다음날이면 지리는 커퀴짓 선보이는 게 벌써 몇 번째냐. 그럼 김도훈은 또 착잡한 표정의 후이나 되는 거고.
开了四罐一万二千韩元一罐的进口啤酒,咕噜咕噜地喝着。不管怎样,正如所说,裴妍雅和申正焕肯定又会若无其事地见面的...金道勋也很清楚,热心帮忙调解情侣吵架都是无用功。他们吵完架后各自找金道勋倾诉,把他当成情感垃圾桶,结果第二天又腻腻歪歪地秀恩爱,这样的情况已经发生多少次了。然后金道勋又只能像后伊一样露出复杂的表情。
삽질하는 김도훈을 보고 최영재가 존나 빠갰다. 늘 김도훈 한정으로 지랄맞은 치와와 새끼 되는 애가 천사같은 얼굴로 꺄르르 웃는다. 여고생 마냥.
看到金道勋在瞎忙活,崔永才被逗得不行。这个平时只对金道勋才会像只发疯的吉娃娃的家伙,此刻却像天使一样咯咯笑着。活脱脱一个高中女生的样子。
"아 진짜 웃기다. 다른 애 물어서 해보려 했는데 서지도 않는다고?"
"啊真是搞笑。本想问别人试试看,结果连站都站不起来吗?"
"재밌냐?" "好玩吗?"
"존나 재밌지 그걸 질문이라고 하냐? 김도훈이 순애충이라니."
"他妈的太有意思了,你管这叫问题?金道勋居然是纯爱粉。"
"아가리 해라." "闭嘴。"
"김도훈이 고자라니." "金道勋居然是个太监。"
아 씨발..... 이쯤되면 김도훈은 새삼스럽게 또 분개한다. 아니 신정환을 좋아하는 건 좋아하는 거고, 왜 다른 사람한테 서지도 않는 거냐고. 어차피 이루어지지도 못할 텐데 다른 사람이랑 재미라도 봐야 내가 정신 멀쩡히 살아갈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갑자기 너무 분했다. 사실상 남자이기만 하면 오는 남자 안 막고 가는 남자 안 잡고 화끈하게 살던 제 인생 다 어디 가고 김도훈 고자라는 망언을 듣고 있어야 하는지.
啊,他妈的.....到了这个地步,金道勋又一次愤怒地意识到。喜欢申正焕是一回事,为什么对其他人都硬不起来呢。反正也不可能实现,跟其他人玩玩乐乐才能让我保持精神正常不是吗。突然感到非常愤怒。实际上,只要是男人就来者不拒,潇洒地过着自己的生活,现在这一切都到哪里去了,为什么要听到金道勋是阳痿这种胡言乱语。
"야." "喂。"
"뭐." "什么。"
"하자." "我们开始吧。"
"뭘." "什么。"
"나랑 하자 최영재." "跟我在一起吧,崔永才。"
"뭔 소리야." "什么意思啊。"
"하자고." "我们开始吧。"
"아 씨발" "啊 他妈的"
김도훈이 별안간 최영재에게 돌진했다. 김도훈이 말하는 '하자'의 목적어가 가늠도 안 되던 최영재는 봉변을 당한다. 자신을 바닥에 밀어 눕히고 지체 없이 올라타는 김도훈의 눈에 맛이 가있었다. 꼴랑 맥주 두 캔 마시고 취할 리도 없는 새끼가 왜 이러는 거냐고 미친. 최영재가 버둥댄다.
金道勋突然向崔永才冲去。崔永才还没来得及猜测金道勋所说的"做"的宾语是什么,就遭遇了不测。金道勋将他推倒在地,毫不迟疑地骑了上去,眼神中带着一丝疯狂。崔永才挣扎着,心想这家伙不过喝了两罐啤酒,怎么可能醉成这样,真是疯了。
"미친 씨발 이 개새끼가 뇌에 화상을 처입었나"
"这个疯狂的混蛋脑子是不是被烧坏了"
부랄 친구한테 거부감도 없는지 무자비하게 입술 들이밀던 김도훈 대가리를 후린 최영재가 강하게 몸을 일으켰다. 쉽게 나가떨어지지 않으려고 달라붙는 김도훈과 한참을 엎치락뒤치락 좁은 자취방을 굴러다녔다. 180의 장정들이 엉켜서 굴러다니니 어수선하기 짝이 없었다...
崔永才狠狠地打了一下毫不顾忌地往朋友胯下凑嘴的金道勋的脑袋,然后用力站了起来。金道勋为了不轻易被甩开,紧紧地抱住他,两人在狭小的出租屋里你推我搡地纠缠了好一阵子。两个一米八的大男人纠缠在一起滚来滚去,场面一片混乱...
미친놈아 진정 좀 하라고!! 마침내 김도훈을 아래에 깔고 올라앉은 최영재가 헉헉대며 숨을 고른다. 자꾸 발버둥치는 김도훈의 어깨를 큰 손으로 겨우 짓눌러 제압했다. 땀이 삐질삐질 났다.
疯子快冷静点!!金道勋终于被最英才压在身下,最英才骑在他身上喘着粗气。他用大手勉强按住金道勋不停挣扎的肩膀,制服了他。汗水不停地往下滴。
어 근데 哦 但是
김도훈이 울었다. 金道勋哭了。
존나 못생기게. 丑得要命。
"..."
병신 새끼...... 傻逼王八蛋......
최영재는 제 무게로 누르고 있던 김도훈의 몸통 위에서 내려왔다. 그 옆에 대충 주저앉아서 묵묵히 남은 맥주나 마셨다. 꼴에 자존심은 상하는지 지 얼굴 다 가리고 소리 죽여 우는 김도훈이 끅끅거리는 걸 들으면서.
崔永才从压在金道勋身上的姿势下来了。他随意地坐在旁边,默默地喝着剩下的啤酒。听着金道勋捂着脸,压抑着哭泣声,似乎是自尊心受到了伤害。
한참 울던 김도훈이 겨우 진정하고 침대 밑에 몸을 옹송그리고 앉아있다. 최영재가 가져다준 두루마리 휴지를 둘둘 뽑아 눈물콧물을 닦는다. 미친새끼 다음에 올 때 휴지 사와. 자취생의 소중한 휴지를 막 쓰네. 말은 툴툴거리며 하면서도 다 털어 쓰고 나동그라진 휴지심 치워줬다.
金道勋哭了好一阵子,终于平静下来,蜷缩着坐在床底下。他用崔永才带来的卷纸擦拭眼泪鼻涕。"疯子,下次来的时候记得买纸。随便用别人的宝贵卷纸。"嘴上抱怨着,却还是用完了纸,还把用完的纸筒收拾好。
진동. 震动。
23 배연아 선배 23 裴妍雅前辈
김도훈이 울리는 핸드폰을 멀거니 바라본다. 최영재도 봤다. 액정에 뜬 이름을 보고 최영재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냥 뒤집어주려던 찰나에 김도훈이 핸드폰을 가져갔다.
金道勋呆呆地看着响个不停的手机。崔永才也看到了。看到屏幕上显示的名字,崔永才皱起了眉头。正当他想把手机翻过来的时候,金道勋拿走了手机。
"...여보세요." "...喂。"
진짜 존나 병신 새끼. 최영재가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아주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숨소리가 조금 성나 보이기도 했다.
真他妈是个傻逼。崔永才带着不满的表情深深地叹了口气。他的呼吸声听起来有些恼怒。
"응... 잘 됐네. 응. 그러게 금방 화해할 거면서. 다행이네. 응. 지금? 아아. 알았어."
"嗯...那太好了。嗯。就说嘛,这么快就和好了。真是太好了。嗯。现在吗?啊啊。知道了。"
통화가 끊어진 핸드폰을 가만히 문지르던 김도훈이 크응. 크게 코 한 번 먹는다. 얼마나 울었는지 그새 눈이 팅팅 부었다. 그 옆에서 뒤로 몸을 젖힌 채 바닥 짚고 다리를 덜덜덜 떠는 최영재. 여전히 심기 불편한 표정이다.
金道勋轻轻摩挲着通话结束的手机,深深地吸了一口气。不知道哭了多久,眼睛已经肿得厉害。在他旁边,崔永才向后仰着身子,双手撑地,双腿不停地颤抖着。他的表情依然显得心情不悦。
"간다. 고맙다." "我走了。谢谢。"
"야." "喂。"
몸을 일으키는 김도훈의 손목을 붙들며 답지않게 낮게 깔린 목소리로 그랬다. 가지 말지.
金道勋正要起身时,申惟抓住了他的手腕,用一种不像他平常的低沉嗓音说道:"别走好吗?"
김도훈도 답지 않게 은은하고 착한 미소를 짓는다. 대답 없이 잡힌 손목을 비틀어 빼냈다. 그리고 웅얼거리듯 다시 한 번 고맙다, 이 지랄 하고 최영재의 자취방을 빠져나갔다.
金道勋也一反常态地露出了温和善良的微笑。他没有回答,只是扭动手腕挣脱了被抓住的手。然后他嘟囔着再次说了声谢谢,就这么离开了崔英宰的单身公寓。
"도훈~!" "道勋~!"
오늘도 명랑한 배연아. 멀리서 처덕처덕 걸어오는 김도훈을 보고 우다다 뛰어왔다. 김도훈의 목을 끌어안으며 달랑 매달린다. 여기가 미국도 아니고 인사가 왜 이렇게 화끈하냐. 생전 없던 유교적 잣대를 들이민다. 저 뒤에서 천천히 걸어오는 신정환은 역시나 배연아가 김도훈에게 치대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今天也是活泼开朗的裵妍雅。看到远处慢悠悠走来的金道勋,她飞奔过去。一把搂住金道勋的脖子,整个人挂在他身上。这里又不是美国,打招呼怎么这么热情啊。突然冒出了平时没有的儒家标准。在后面慢慢走来的申正焕似乎完全不在意裵妍雅对金道勋的亲昵举动。
그래. 또 화해했구나. 예상했잖아. 다시 이렇게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올 거라는 걸.
是啊。你们又和好了。我就知道会这样。一切都会回到原来的样子。
뭐 겨우 한 번 신정환이 울기까지 했다고 뭐가 특별히 달라질 줄 알았니. 순진한 김도훈아.
什么啊,仅仅因为申正焕哭了一次就以为会有什么特别的变化吗。天真的金道勋啊。
"우리 뭐 먹을까? 도훈이가 먹고 싶은 거 먹자!"
"我们吃什么好呢?吃金道勋想吃的吧!"
"나는 아무거나 상관없는데." "我什么都无所谓。"
"그래? 그럼 내가 먹고 싶은 거~"
"是吗?那我想吃的东西~"
피자 어때 피자? 피맥 먹자. 날씨도 좋은데 이럴 땐 야외에서 피맥이야~ 그 피자집 갈까? 아니면 포장해서 맥주 사고 캠퍼스에서 노상 깔까? 그래도 되나? 언제나처럼 맑은 목소리로 조잘거리는 배연아. 그리고 팔랑팔랑 앞서 걸어나간다.
披萨怎么样?吃披萨配啤酒吧。天气这么好,这种时候就该在户外吃披萨喝啤酒啊~要去那家披萨店吗?还是打包披萨买啤酒在校园里野餐?那样行吗?裴妍儿像往常一样用清亮的声音叽叽喳喳地说着,然后蹦蹦跳跳地走在前面。
조금 침울한 얼굴로 그 뒷모습을 바라본다. 인기척이 느껴졌다. 뒤처져 걸어오던 신정환이 김도훈의 옆에 나란히 선다. 팔뚝이 조금 스친 것도 같다. 이전보다 함께 걸을 때의 거리가 많이 좁혀지긴 했다.
带着略微沮丧的表情注视着那个背影。感觉到有人靠近。落在后面走来的申正焕站到了金道勋的身边。手臂似乎轻轻擦过。比起以前,他们一起走路时的距离确实拉近了不少。
"도훈아." "道勋啊。"
"네." "好的。"
"어제 잘 들어갔어?" "昨天回去还顺利吗?"
어제가 다 꿈 같다. 신정환이 울고, 가까이 붙어 위로해주고, 추접한 상상을 하고. 조금 전까지 친구에게 당신들처럼 한탄하며 울었다는 걸 알까.
昨天的一切都像是一场梦。申正焕哭了,我靠近他安慰他,还有那些肮脏的想象。他知道我刚刚还像你们一样向朋友倾诉并哭泣吗?
"화해해서 다행이에요." "很高兴你们和好了。"
"고마워." "谢谢。"
어제도 고마웠구. 신정환이 김도훈과 마주보며 옅게 웃는다.
昨天也很感谢你。申正焕看着金道勋,淡淡地笑了。
아. 예쁘다. 啊。真漂亮。
짜증나. 真烦人。
김도훈은 밸도 없지. 金道勋真是不讲道理。
그런 생각을 하며 알게 모르게 낯을 구겼는데 문득 신정환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아. 너무 표정 관리를 못했나. 즉각적인 반응에 김도훈이 혼자 찔려서 다시 표정을 풀고 입을 감쳐물었다. 그럼에도 신정환의 얼굴은 그대로다. 조금 놀란 듯 관찰하는 듯. 크게 뜬 눈으로 김도훈을 빤히 본다. 뭐지.
正当他这么想着,不知不觉间皱起了眉头,突然申正焕睁大了眼睛。啊。是不是表情管理做得太差了。金道勋因为这个即时的反应感到有些尴尬,赶紧放松表情,抿起嘴唇。尽管如此,申正焕的表情依然没有变化。似乎有些惊讶,又像是在观察。他睁大眼睛直直地盯着金道勋。这是怎么回事。
신정환의 고개가 기울여진다. 더 가까워진다. 어? 어? 여전히 김도훈을 관찰하듯 동그랗게 뜬 눈. 당황한 김도훈이 얼굴을 뒤로 뺐다. 그럼 그만큼 신정환이 가까이 다가왔다. 뭐야. 뭐야. 뭐야뭐야뭐야. 왤케 가까워. 신정환이 손을 들어올린다. 커다란 손이 가까워졌다. 의중을 알 수 없어 당혹스러움을 숨기지 못하는 김도훈이 기어이 눈을 질끈 감았다.
申正焕的头微微倾斜。距离更近了。嗯?嗯?眼睛依然圆睁,仿佛在观察金道勋。慌乱的金道勋把脸往后缩。申正焕就跟着靠得更近了。怎么回事。怎么回事。怎么回事怎么回事怎么回事。为什么靠得这么近。申正焕抬起了手。那只大手越来越近。无法猜透他的意图,金道勋无法掩饰自己的困惑,终于紧紧闭上了眼睛。
감은 눈두덩이 위로 손가락이 닿는다. 느긋하게 문지른다. 그 이상의 것은 없었다. 그제서야 김도훈이 힐끔 눈을 뜬다. 신정환의 얼굴이 코앞이다. 헉. 김도훈은 차라리 다시 눈을 질끈 감고 싶은 기분이 된다.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이 무방비하게 바로 앞에 있다면 누구라도 이런 기분일 것이다.
手指轻触闭着的眼睑。慢慢地揉搓着。仅此而已。金道勋这才微微睁开眼睛。申正焕的脸就在眼前。哎呀。金道勋反而想再次紧闭双眼。如果喜欢的人的脸毫无防备地出现在眼前,任谁都会有这种感觉吧。
신정환이 느릿느릿 엄지로 김도훈의 눈두덩이와 눈가를 매만졌다.
申正焕慢慢地用拇指抚摸着金道勋的眼睑和眼角。
"울었어?" "哭过了吗?"
심장이 철렁. 어떻게 알았지. 어떻게 안 거야.
心跳漏了一拍。他是怎么知道的。他怎么会知道呢。
"눈이 좀 부은 것 같은데."
"眼睛好像有点肿。"
걱정하는 눈빛. 걱정하는 손길. 아.
担忧的眼神。担忧的触碰。啊。
형 진짜 나쁜 사람이다.
哥哥真是个坏人。
그걸 또 기가 막히게 알아 볼 건 뭐람. 김도훈은 괜히 까칠해진다. 답도 없는 병신 새끼 심보가 된다. 나랑 만나 줄 것도 아니면서, 나랑 사귀어 줄 것도 아니면서 왜 이렇게 다정해. 이딴 속 좁은 생각. 왜 이렇게 살펴 나를. 왜 이렇게 나를 자세히 봐주냐고. 김도훈이 고개를 뒤로 빼며 신정환의 손을 쳐낸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몸을 팩 돌려 먼저 걸어가는 배연아의 뒤를 쫓았다.
他还能那么敏锐地察觉到这一点。金道勋无缘无故地变得暴躁起来。他的心态变得像个无可救药的混蛋。既然不会和我约会,也不会和我交往,为什么还要这么温柔。这种狭隘的想法。为什么要这样关注我。为什么要这样仔细地看着我。金道勋把头往后仰,打开申正焕的手。没什么。他转身跟上了先走一步的裴妍雅的背影。
고작 얼굴 보고, 고작 첫사랑과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첫눈에 반한 것치곤 사랑이 깊어지는 게 분했다. 왜 점점 더 좋아지는 거야. 가능성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나를 바라봐주는 것도 아니고. 알면 알수록 여자친구를 너무너무 사랑한다는 사실만 견고해져서 비참한 기분이 가중되는데도 왜 포기가 안 되느냐고. 또 울 것 같았다. 김도훈은 잘 울지 않는 편이었는데도.
仅仅因为看到脸,仅仅因为像初恋的理由就一见钟情,却让人恼火的是爱意越来越深。为什么会越来越喜欢呢?明明没有可能性,也不是在看着我。越了解就越清楚他非常非常爱女朋友这个事实,虽然这让人感到更加悲惨,但为什么就是无法放弃呢?又要哭了。明明金道勋不是个爱哭的人。
와중에 신정환의 손가락이 닿았던 곳들이 죄다 화끈화끈했다. 속 없이 가슴이 동동 뛰었다. 김도훈을 걱정스레 바라보는 눈빛이 자꾸 아른거려서. 속이 메슥거렸다.
与此同时,申正焕的手指触碰过的地方都火辣辣的。心脏不由自主地砰砰直跳。申正焕担心地看着金道勋的眼神不断在脑海中闪现。胃里翻江倒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