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선수 T군, 배구 선수 M군과 연애 2년 만에 결별, 루머가 아니라 사실? T군 측에서 먼저 결별 소식을 전했다고 밝혀져....]
[足球选手 T 君与排球选手 M 君恋爱两年后分手,传闻属实?T 君方面率先公开了分手消息....]

ㄴ 에? 이번에도 루머 아님?
ㄴ 诶?这次也不是谣言吗?

ㄴㄴ 루머 아니라잖아  ㄴㄴ 都说了不是谣言啊

ㄴㄴㄴ 기레기말을 어떻게 믿어  ㄴㄴㄴ 怎么相信垃圾记者的话

ㄴㄴㄴㄴ (링크) 토쿠노 쪽에서 입장 기사 냄
不不不不(链接)得能那边发了立场声明

ㄴ 리쿠 군은 아무 말도 없던데
但陸君一直保持沉默呢

ㄴㄴ 트위터 계정 잠기긴 했더라
推特账号好像确实锁了

ㄴㄴㄴ 에, 진짜? 거짓말  诶,真的吗?骗人的吧


 현재, 일본 전역을 뜨겁게 달군 이슈는 명실상부 배구 선수 마에다 리쿠와 축구 선수 토쿠노 유우시의 결별 기사였다. 대중들은 루머 기사에 속았던 적이 빈번했기에, 이번에도 의심부터 하고 봤지만 기사에 이어 빠르게 나오는 유우시가 속한 매니지먼트의 입장과 리쿠의 트위터 계정 비활성화 소식에 의심을 완전히 거둬냈다. 
当前引爆日本全国的焦点新闻,当属职业排球选手前田陸与足球运动员得能勇志的分手报道。虽然大众早已被各种谣言绯闻锻炼出免疫力,这次也习惯性先持怀疑态度,但随后得能勇志所属经纪公司的官方声明与前田陸推特账号的停用消息,彻底打消了所有人的疑虑。


 명백한 공개 연애의 끝이었다. 
这场高调公开恋情的终结已成定局。


-


유우시  勇志

기사 뭐야?  这报道什么鬼?

우리 아직 안 헤어졌어  我们明明还没分手

지겹다며  说着腻了

끝내고 싶다며  说着想结束

리쿠가 원하는 대로 해준 건데
明明是按陸想要的方式做的

이것도 마음에 안 들어?  连这个也不满意吗?

내가 언제 끝내고 싶다고 했어
我什么时候说过想结束了


지겹다고 한 건 미안해  说厌倦了是我不对

그냥  只是

그 순간에 너무 힘들어서 그랬어
那一刻实在太难受才会那样

리쿠만 힘들어?  只有陸觉得难受吗?

나도 힘들어  我也很难受啊

그러니까  所以

서로 사과하고 끝내면 되잖아  互相道个歉然后结束不就好了

왜 기사를 내서 일을 크게 만들어
为什么要发新闻把事情闹大

우리가 이렇게 싸우는 것도 한 두 번 아니잖아
我们这样吵架也不是一两次了

이것도 다 내 탓이야?  这都是我的错吗?

매번 싸우는 것도   每次都在吵架

다 내가 예민해서 그래?  是我太敏感了吗?


 리쿠는 유우시의 답장을 읽고 머리를 큰 손으로 쓸어 넘기며 한숨을 내뱉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지금 자신이 하는 건 꼭 그런 것만 같았다. 깨진 통에 물을 붓고, 고작 손바닥으로 뻥 뚫린 부분을 막아내고 있는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하... 왜 이렇게 말이 안 통하지. 헤어지자고 한 적 없잖아. 왜 헤어졌다고 기사를 내? 이렇게 헤어지는 게 맞아? 나는 아직 유우시 좋아하는데. 
陸读完勇志的回复,用大手捋过头发长叹一口气。简直像往破底的水缸里灌水。此刻自己的所作所为正是如此——往裂开的容器里倒水,却只能用掌心堵住破洞般的徒劳感。哈…为什么就是说不通呢?明明没提过分手啊。为什么要发分手通稿?这样就算分手了吗?我明明还喜欢着勇志啊。


 리쿠는 핸드폰 자판을 두들기며 보낼 말을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했다. 역시, 아무리 생각해봐도 도저히 텍스트로는 전달될 마음이 아니었다. 리쿠는 메시지 화면에서 빠져나와 유우시에게 전화를 걸었다. 띠리링- 띠리링- 뚝. 세 번도 못 가고 뚝 하고 끊긴 연결음이 유우시의 마음을 대신했다. 유우시, 진짜 피하는 버릇 좀 고치라니까. 
陸反复敲打着手机键盘,写了又删。果然,无论如何思考,这份心意都无法通过文字传达。陸退出消息界面,给勇志拨去了电话。嘟——嘟——咔。连三声都没响完就被挂断的忙音,代替勇志给出了答案。勇志,你这逃避的毛病真该改改了。


유우시  勇志

전화 좀 받아줘  接电话啊

목소리 듣기 싫어  不想听你声音

문자로 해  发短信说

문자로 다 못하니까 그런 거잖아
用文字说不清楚才这样的吧

왜 못하는데?  为什么不行?

기록 남기기 싫어서?   不想留下记录吗?


 하... 리쿠는 또 한 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리쿠가 생각하는 유우시의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 상대의 마음을 넘겨짚는 것. 연애 초반에는 그저 귀여웠고, 또 사랑스러웠다. 그냥 그게 유우시였으니까. 귀찮다거나 답답하다거나, 하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었다. 그리고 유우시의 이런 점은 연애 기간이 1년하고도 반년이 지났을 때쯤 진정한 문제로 다가왔다. 
哈……前田陸又一次深深叹了口气。这正是陸眼中得能勇志最大的问题——总爱擅自揣测别人的心思。恋爱初期觉得这种特质很可爱,甚至惹人怜爱。毕竟那就是勇志的本性。从未觉得麻烦或憋闷过。直到恋爱一年半后,这个特点才真正成为致命伤。


-


 서로를 향한 오해가 풀리고, 둘은 다행히 원래대로 돌아가 사랑이 가득한 연애를 했다. 그리고 그런 연애는 둘에게 행복 그 자체였고, 그 행복은 영원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실제로 그랬고, 자신도 있었으니까. 
当彼此间的误会冰释,两人幸运地重归于好,继续着浓情蜜意的恋爱。那段时光本身就是幸福,他们对此深信不疑。事实上也确实如此,毕竟他们拥有着彼此。


 문제가 시작된 건 역시, 또 사소한 오해였다. 리쿠의 주 활동지는 일본. 유우시의 주 활동지는 스페인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시차가 있고 물리적인 거리감이 있었으며 그런 거리감은 자연스레 심리적인 압박감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둘은 평범한 사람들도 아니고, 일본을 대표하는 운동선수였기 때문에 언제나 카메라가 둘을 쫓아다녔고, 수많은 글자들이 그들을 괴롭혔다. 
问题的开端果然又是个微不足道的误会。前田陸的主要活动地在日本,而得能勇志则在西班牙,时差和物理距离自然存在,这种疏离感逐渐演变成心理上的压迫感。更何况他们并非普通人,而是代表日本的国家级运动员,镜头时刻追逐着他们,铺天盖地的文字报道不断折磨着两人。


"리쿠, 너 또 거짓말했지."  "陸,你又撒谎了吧。"

"에? 무슨 거짓말?"  "诶?我撒什么谎了?"

"술 안 마셨다며, 어제."  "昨天不是说没喝酒吗。"

"응, 안 마셨는데?"  "嗯?我没喝啊?"

"트위터에서 너 술 마시는 사진 봤어."
"在推特上看到你喝酒的照片了。"

"하?"  "哈?"


 리쿠는 잔뜩 풀이 죽은 채 솜사탕 같은 목소리로 얘기하는 유우시의 말을 듣다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게 무슨 소리야? ...말 그대로. 리쿠가 술 마시는 사진, 트위터에서 다 봤다고. 화 안 낼 테니까 솔직히 말해. 리쿠는 유우시의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를 다 듣고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야, 자신은 정말로 어제 술을 먹지 않고 집에만 박혀 있었으니까. 리쿠는 유우시에게 잠시만, 하고 다급하게 말한 뒤 잘 들어가지도 않지만 유우시의 소식을 보기 위해 깔아뒀던 트위터에 들어갔다. 
陸听到勇志用棉花糖般软绵绵的声音说着话,眉头紧紧皱起。这是什么意思?...字面意思。勇志说他在推特上看到了陸喝酒的照片。他不会生气的,让陸老实交代。陸听完勇志逐渐压低的声音,还是没能理解。毕竟,他昨天真的没喝酒,一直窝在家里。陸匆忙对勇志说了句"等一下",然后点开了平时不太看但为了关注勇志而一直登录着的推特。


 하? 뭐야? 리쿠는 처음으로 검색창에 토쿠노, 혹은 유우시가 아닌 리쿠를 검색했고 나온 사진들은 그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분명 자신이었고, 배경에 찍힌 장소 또한 어제 팀 동료들이 갔던 회식 장소였다. 그러니까, 리쿠였지만 리쿠일 리 없는 사진이란 소리였다. 리쿠는 핸드폰 너머로 자신을 부르는 유우시의 목소리도 무시한 채 사진의 진위를 찾아 헤맸다. 마지데? 이게 뭐야? 난 이 자리에 있지도 않았다고. 거짓말이지? 리쿠는 계속해서 스크롤을 내렸고 결국 진실을 찾아낼 수 있었다. 
哈?什么啊?陸第一次在搜索栏里输入的不是得能或勇志,而是自己的名字,跳出来的照片让他震惊不已。那分明就是他自己,背景里拍到的地点也是昨天团队同事去聚餐的地方。也就是说,照片里的人是陸,但绝不可能是他。陸无视了手机那头勇志呼唤自己的声音,只顾着拼命确认照片的真伪。搞什么?这到底是怎么回事?我明明没去过那里啊。骗人的吧?陸不停地往下滑动屏幕,最终找到了真相。


 AI 기술. 현대의 양날의 검이라고 불리는 그 기술이었다. 팀원 인스타에 올라온 단체 사진에 리쿠만 없던 게 아쉬웠던 리쿠의 팬이 만든 AI 합성 사진이었던 것이다. 리쿠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유우시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유우시는 다행히 세상이 많이 발전했네... 하고 반응하며 넘어갔고, 리쿠는 무섭다며 우리는 더 조심해야겠다, 하고 유우시를 달래주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AI 技术。这项被称为现代双刃剑的技术。这是陸的粉丝因遗憾团队 Instagram 上的合照唯独缺少陸而制作的 AI 合成照片。陸抚着胸口向勇志解释情况。勇志庆幸地说"幸好世界进步了很多..."便没再追究,而陸则说着"好可怕,我们得更小心才行",安抚勇志的同时,事情总算告一段落。


 다행히, 오해가 풀렸지만 장거리 연애를 하는 커플들에게 오해란 풀려도 풀리지 않는 어떠한 미스테리 같은 문제라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사실은, 리쿠와 유우시 커플에게는 당연히 해당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유우시만이 리쿠를 의심하는 건 아니었다. 리쿠 또한 유우시를,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유우시의 팀 메이트를 의심했다. 유럽이라 그런지 스킨쉽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었고, 매일같이 자신보다 유우시에 관한 것을 더 많이 서치하는 리쿠에게는 유우시의 팀메이트가 눈엣가시인 게 당연했다. 
虽然误会解开了,但对于异地恋情侣来说,误会就像某种永远解不开的神秘难题。这个事实对陸和勇志这对情侣来说也不例外。更何况,怀疑对方的并不只有勇志。陸同样对勇志——更准确地说,是对勇志的队友心存疑虑。或许因为身处欧洲,他们对肢体接触没什么顾忌,每天搜索勇志相关信息比搜索自己还多的陸,自然把勇志的队友视为眼中钉。


"유우 짱..."  "勇志……"

"응? 왜?"  "嗯?怎么了?"

"...오늘 어땠어?"  "……今天过得怎么样?"

"오늘? 좋았지. 나 오늘 골 넣었어. 물론 프레드가 패스를 너무 좋게 줘서 그런 거지만."
"今天?挺不错的。我进球了。当然主要是 Fred 传得太舒服了。"

"유우 짱, 나 다른 얘기 하고 싶어."
"勇志...我有别的事想说。"

"에, 그래? 음... 그러면 아, 리쿠. 나 세레머니 한 거 봤어? 어제 프레드랑 밥 먹다가 짠 건데, 너무 웃기지 않아?"
"诶?这样啊...嗯...那、啊对了陸。看到我昨天那个庆祝动作了吗?和 Fred 吃饭时即兴做的,超搞笑对吧?"

"...다른 얘기 하자니까."  "...都说了聊点别的。"

"에?"  "呃?"


 뭐, 이런 사소하고도 귀여운 대화였지만 서로의 무드가 안 맞는 대화는 한 두 번이면 충분했다. 서로를 향한 의심과 질투가 깊어지기만 한다면, 속 깊은 대화나 속 맞는 섹스로 해결하면 그만이다만, 길어지기까지 한다면 답은 없었다. 적어도 리쿠와 유우시에게는. 
啧,虽然只是些琐碎又可爱的对话,但彼此情绪不合的对话一两次就足够了。如果对彼此的猜疑和嫉妒越来越深,用交心的谈话或合拍的性爱解决也就罢了,但若持续下去,那就无解了。至少对陸和勇志来说。


-


너랑 싸우는 기록 남기는 게 왜 싫어
为什么讨厌留下和你打架的记录

내가 어디에다가 제보할 줄 알고? 
你以为我会向谁举报?

내가 싸워봤자  就算我打过架

상대는 당연히 유우시잖아  对手当然是勇志啊

나만 피해 보는 거 아닌데?
就我一个人吃亏是吧?

한 마디도 안 지네  连句话都不说

리쿠는 맨날 그래  陸总是这样

언제까지 나만 져줘야 되는데?  要我忍让到什么时候?


 아, 실수했다. 리쿠는 무심코 보내버린 메시지를 지우지도 못하고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리쿠는 맨날 그래. 유우시가 싸울 때마다 하는 말이었다. 사랑한다고 속삭일 땐, 리쿠가 이래서 좋아, 저래서 좋아, 하고 말해주면서 꼭 싸울 때는 맨날 이렇다며 리쿠를 단정 지었다. 리쿠는, 유우시의 이 말이 너무 싫었다. 유우시는 사랑했지만, 유우시의 말은 사랑할 수 없었다. 내가 언제 그랬는데. 리쿠는 이 말을 영원히 속에 묵혔다. 뱉으면, 정말로 큰일이 날 거 같았으니까. 
啊,搞砸了。陸无意识地咬着嘴唇,连那条误发的消息都没能删除。陸总是这样——每次吵架时勇志都会这么说。当勇志低声说着爱他的时候,会絮絮叨叨说喜欢陸这样那样;可一旦吵架,就总是用"你永远都这样"来给陸下定义。陸讨厌极了勇志这句话。他爱着勇志,却永远无法爱上勇志说这话的样子。我什么时候那样过了——这句话被陸永远咽了回去。要是说出口的话,恐怕真的会闹得天翻地覆吧。


 근데 지금은 아니었다. 참을 수 있었는데, 참지 못했다. 그래, 나 맨날 너한테 져줘. 나 맨날 그랬어. 근데 너는? 리쿠는 실수로, 정말 홧김에 언제까지 자신만 져야 하냐는 투로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그건, 리쿠가 생각하는 최악의 선택이었다. 
但现在不行。本来可以忍住的,却没能忍住。是啊,我总是让着你。一直都是这样。可你呢?陸在气头上不小心发了条消息,质问道凭什么每次退让的都是自己。而这,成了陸做过最糟糕的选择。


-


[축구선수 T군, 인스타 스토리 빛삭? 영상 속에는 유명 배구선수 M군으로 추정되는 실루엣의 남자가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겨져 있어 네티즌 황당...]
[足球选手 T 某,INS 故事秒删?视频中出现疑似知名排球选手 M 某的身影正在跳舞,引发网友热议...]

ㄴ 리쿠 춤 잘 추더라
陸跳舞超带感的

ㄴㄴ 케이팝 아이돌 춤까지 섭렵한 그는 대체...
连 Kpop 爱豆舞都能完美驾驭的他究竟...

ㄴㄴㄴ 리쿠 케이팝도 들어? 
喂喂喂 陸你也听 Kpop 啊?

ㄴㄴㄴㄴ 다들 잊지 마 영상 올린 건 리쿠가 아니라 유우시야...
不不不 大家别搞错 上传视频的不是陸是勇志啊...

ㄴ 솔직히 실수 아닌 거 같은데 www
说真的这怎么看都不像失误吧 www

ㄴㄴ 인정 누가 봐도 대놓고.. 빛삭이라지만 10분 지나고 지웠잖아 www
确实 明眼人都看得出来...虽然秒删但都挂了十分钟了 ww

ㄴㄴㄴ 영상 길이도 스토리 치고 엄청 길었어
不不不 作为短篇故事来说视频长度也太夸张了

ㄴ 유우시 술 먹었나?  勇志喝酒了吗?


 먼저 전쟁을 선포한 건, 다름 아닌 유우시였다. 언제까지 나만 져줘야 되냐는 리쿠의 메시지에 유우시는 끝까지 답장이 없었다. 리쿠의 이어지는 전화도 받지 않았고, 나중에 가서는 아예 번호를 차단한 듯 신호음도 들리지 않았다. 리쿠는 머리만 벅벅 긁을 뿐,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유우시의 답장 없이 결별 기사에 홀로 반박 기사를 낼 수도 없었고, 가장 중요한 건 지금 리쿠는 시즌 중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率先宣战的正是勇志本人。面对陸「难道要我永远单方面认输吗」的讯息,勇志始终没有回复。陸接连打去的电话也无人接听,后来甚至像是被拉黑般连忙音都听不见了。陸只能烦躁地抓着头发束手无策——没有勇志的回应,他连单独发声明反驳分手报道都做不到,更何况现在正值赛季关键期。


 리쿠는 유우시의 스토리 사건을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늦게 알았다. 팀 동료들이 자신을 보며 팔을 위아래로 휘두르길래, 그저 어깨 부상을 조심해서 스트레칭을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고, 출근길에 싸인을 해준 팬이 선물이라며 어떤 케이팝 아이돌의 앨범을 줬을 때도 그냥 요새는 이런 거를 선물하는 게 유행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케이팝을 좋아했던 유우시를 떠올렸을 뿐이었다. 리쿠가 정확히 사건에 대해 인지했던 건 역시, 아나운서와의 인터뷰에서였다. 리쿠 상, 즐겨듣는 노래가 있으신가요? 
陸得知勇志那件事的时间比其他人稍晚了些。看到队友们对着自己上下挥舞手臂时,他还以为只是提醒自己注意肩伤、好好做拉伸。直到某天通勤路上,有位自称粉丝的人递来某 Kpop 偶像专辑说是礼物时,他也只是想着"最近流行送这个当礼物吗?",顺便回忆了下曾经喜欢 Kpop 的勇志。真正让他意识到不对劲的,还是后来与播音员的采访环节。"陸选手,请问您有常听的歌曲吗?"


"에, 갑자기 노래요?"  "诶、突然问歌曲吗?"

"네, 어떤 장르를 들으시나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거 같은데."
"是的,您平时听什么类型的音乐呢?很多观众都很好奇呢。"

"제가 듣는 장르를요? 왜... 아, 저는 옛날 노래를 주로 듣는 편입니다. 특히 시합 전에는 더, 좀 잔잔한 노래를 듣는 거 같아요."
"我听的类型?这个...啊,我主要听些老歌。特别是比赛前,总会听些比较舒缓的曲子。"

"아, 그러면 케이팝 노래는 역시..."
"啊,要说 K-pop 歌曲果然还是..."

"네?"  "嗯?"

"아, 아닙니다. 잔잔한 노래를 즐겨 듣는 마에다 리쿠 상이었습니다. 스튜디오 나와주세요."
"啊、不是的。喜欢听舒缓歌曲的前田陸先生。请到录音棚来一下。"


 에? 리쿠는 여전히 얼떨떨한 채로 마이크를 빼고 아나운서와 인사하며 경기장을 빠져나왔지만, 아직도 질문의 저의를 이해할 수 없었다. 아까 앨범도 그렇고, 요새 케이팝이 유행인 건가? ...유우시도 케이팝 좋아했는데. 리쿠가 그런 생각을 하며 라커룸에 들어갔을 때였다.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 이번에 신인으로 팀에 들어온 막내가 리쿠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리쿠를 보며 춤을 췄다. 에? ...뭐해? 
诶?陸仍有些恍惚地摘下麦克风,和主持人打过招呼后离开赛场,却还是没明白那个问题的用意。刚才的专辑也是,最近 K-pop 很流行吗?...勇志以前也喜欢 K-pop 来着。正当陸想着这些走进更衣室时——「呜嗷~呜嗷~呜嗷~」新入队的新人后辈一看到陸推门进来,就对着他跳起舞来。哈?...搞什么啊?


"...죄송합니다."  "...对不起。"

"에? 아니, 죄송한 게 아니라 뭐해...?"
"诶?不是、你道歉干嘛啊...?"

"아, 그. 선배님들이 시키셔서..."  "啊、那个。是前辈们让我这么做的..."


 푸하하학. 리쿠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완전히 문을 닫자 신인 선수의 뒤에서 팀 동료들이 폭소하며 나타났다. 한 손에는 동영상을 촬영하는 듯한 핸드폰을 든 채로. 쟤 얼 탄 거 봐. 아 진짜 야바, 레전드 영상이다. 리쿠, 너 이 영상까지 퍼지기 싫으면 오늘 회식 참석이다. 리쿠는 민망하고 죄송한 듯 자신의 눈치를 보는 신인과 여전히 배까지 부여잡고 웃고 있는 동료들을 번갈아보다가 말했다. 
噗哈哈哈。看着陸慌慌张张地把门完全关上,新人选手身后的队友们爆笑着现身。有人还单手举着手机像是在录像。快看他那表情。卧槽绝了,这视频绝对能成经典。陸,你要是不想这段视频也流传出去,今晚的聚餐必须来。陸尴尬又歉疚地交替看着打量自己反应的新人和仍笑得直不起腰的队友们,终于开口。


"이 영상까지?"  "连这段也要?"

"리쿠, 너 그렇게 춤 잘 추는지 몰랐잖아."
"陸,我都不知道你跳舞这么厉害。"

"...하?"  "...哈?"

"그나저나, 유우시랑은 완전히 헤어진 거야? 아니지? 헤어졌는데 그런 영상을 스토리에 올릴 리는 없잖아."
"话说,你和勇志真的彻底分手了吧?不是吗?要是分手了怎么可能还在 ins story 发那种视频啊。"


 유우시? 여기서 유우시가 왜 나와. ...스토리? 영상? 이게 다 무슨 소리야. 리쿠는 땀에 흠뻑 젖은 유니폼을 갈아입을 생각도 없이 작은 의자에 걸터앉아 핸드폰을 꺼내 트위터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평소처럼 유우시의 이름을 검색했다. 리쿠는 잠깐 스크롤을 내리다가 핸드폰을 덮고는 작게 웃었다. 이렇게 나오겠다, 이거지? 리쿠는 대충 수건으로 땀을 닦고 바람막이를 걸쳐 입은 채로 라커룸을 빠져나왔다. 
勇志?怎么突然提他。...story?视频?这都什么跟什么。前田陸连被汗水浸透的队服都顾不上换,直接跨坐在更衣室的小椅子上掏出手机点开推特。这次也像往常一样输入了勇志的名字搜索。他随手划了几下屏幕,突然把手机一扣低笑出声。原来是在这儿等着我呢?他草草用毛巾擦了擦汗,套上防风外套就冲出了更衣室。


"어이, 회식 안 오면 영상 올린다!!!!"
"喂,不来聚餐的话我就把视频传上网!!!!"

"올리든지."  "随你便。"


-


 리쿠는 옷을 못 갈아입어서 땀 냄새가 날 거라며, 정중히 팬들의 사인 요청과 사진 촬영 요청을 거절한 후 구단 버스도 타지 않고 급히 택시를 타 최대한 빠르게 숙소에 도착했다. 리쿠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배터리가 얼마 없던 핸드폰을 충전기에 연결하고 그 자리에 선 채로 얼마 전, 비활성화를 탔던 트위터 계정을 다시 활성화했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게시글을 업로드 했다. 
陸因为来不及换衣服会有汗味,礼貌地拒绝了粉丝们的签名和拍照请求后,连球队大巴都没坐就匆忙拦了辆出租车尽快赶回宿舍。他一进房间就立刻把电量所剩无几的手机插上充电器,站在原地重新激活了不久前设为休眠状态的推特账号。然后,时隔许久上传了一条动态。


maeda_riku 운동선수가 부기 빠지는 음료는 왜? 실은, 다음 날 화보 촬영! 추억이다. www
maeda_riku 运动员为什么喝气泡饮料?其实是因为第二天有写真拍摄!真是怀念啊。www


 그리고 리쿠는 핸드폰을 아무 데나 던져놓고, 여유롭게 샤워를 하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갔다. 리쿠는 1시간이 지나고,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화장실에서 나와 핸드폰을 들어 게시글을 삭제했다. 
陸随手把手机扔在一边,悠闲地走进浴室冲澡。一小时后,他顶着湿漉漉的头发用毛巾胡乱擦着走出浴室,拿起手机删掉了那条动态。


 유우시의 전쟁 선포에 리쿠는 팡파레를 불며 화답했다. 
面对勇志的宣战,陸吹响狂欢的小号作为回应。


-


yushi_45 www 코와. 코이츠 다레? 도코가 이케멘?
yushi_45 呜哇。这是恋爱了吗?对方是帅哥?


-


maeda_riku 누가 술을 잘 먹는다고? 하이볼 한 잔 먹고 이름 불러도 못 듣는 것도 잘 먹는 건가 www
maeda_riku 谁说很能喝酒的?连喝杯 highball 都会听不清别人叫名字也算能喝吗 www


-


yushi_45 www 사진 겁나 못 찍음 나는 잘 찍었지?
yushi_45 www 拍照技术烂爆了 我拍得不错吧?


-


maeda_riku 누가 사진을 못 찍는다고? 잘못 봤나
前田陸 谁说拍不了照片的?我看错了吗


-


yushi_45 가브리엘이랑 프레드랑 물놀이 www 오랜만이라 너무 좋다 ^__^
yushi_45 和 Gabriel 还有 Fred 玩水 www 好久没玩太开心了^__^

photo by 프레드 땡큐 ^3^
照片由 Fred 拍摄 谢谢^3^


-


 리쿠의 팡파레 대응 이후, 리쿠와 유우시는 말 그대로 사이버 대전을 벌였다. 초반에는 실수인 척 올리고 1시간, 2시간 뒤 지웠지만 뒤로 갈 수록 실수인 척 하기 컨셉은 갖다 버렸는지 대놓고 올리기 시작했다. 팬들은 그간 본 적 없던 미공개 사진들이 다수 공개되는 바람에 주워 먹기 바빴지만, 리쿠 계정에서 유우시 사진, 유우시 계정에서는 리쿠 사진이 올라와 반대로 주워 먹느라 더 바빴다. 이 때문에 결별 기사는 또 루머였냐, 유우시 입장 기사는 뭐였냐는 말도 나왔지만 한 커뮤니티 글에 의해 결국 커플 싸움에 낀 거였냐라는 반응으로 대중들은 돌아섰다. 
在陸的华丽反击后,陸和勇志简直在网络上展开了一场大战。起初还假装手滑发帖,过一两个小时就删除,但后来连装都懒得装,直接明目张胆地互发对方照片。粉丝们忙着收集大量从未公开过的照片,但更手忙脚乱的是——陸账号发勇志照片,勇志账号发陸照片,两边来回切换着疯狂存图。因此又有人质疑分手新闻是谣言,勇志的立场声明算什么,直到某论坛帖子指出这根本是小情侣吵架,舆论风向才彻底逆转。


[얘네 지금 싸우는 거임]  [他俩现在是在吵架吧]

(사진) (사진)  (照片) (照片)

 언뜻 보면 커플들이 서로 사진 올리는 알콩달콩 꽁냥꽁냥 연애질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주목할 건 사진이 아니라 트윗임. 애초에 ㄹㅋ는 처음 연애 부인할 때 말고는 트위터를 아예 안 했었는데 '으르렁 사건' 이후로 갑자기 폭풍 업로드. ㅇㅇㅅ도 만약에 스토리가 실수였으면 아마 개인적으로 사과하고 끝냈을 텐데 계속 올리는 거 보면 일부러였던 거 같음. 헤어진 건 맞는 거 같은데, 트윗 보면 말투도 좀 살벌하고? 흔히 말하는 저격 ㅇㅇ 그런 거인 듯. 근데 우리는 그냥 사진 뜨니까 좋은 거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서로 팔로잉도 안 하고 있음 www. 대체 왜? 
表面上看像是情侣们互相晒照片秀恩爱的日常,但我们要关注的不是照片而是推文。最初ㄹㅋ除了否认恋情时发过推,之后完全停更,却在"低吼事件"后突然暴风更新。ㅇㅇㅅ要真是手滑发错故事,私下道歉就该结束了,持续发推明显是故意的。分手应该属实,但看推文语气有点杀气腾腾?就是常见的狙击式发文。不过我们只要有新照片看就满足了。最关键的是他俩连互关都没了 www 到底为什么啊?


ㄴ 헤어지든 말든, 싸우든 말든 사진이나 더 올려줘. 사복 유유시 귀하다
分不分手无所谓,多发点私服照片就行。日常造型的ㅇㅇㅅ太珍贵了

ㄴㄴ 인정 www 취한 ㅇㅇㅅ는 더 귀함
附议 www 喝醉的ㅇㅇㅅ更可爱

ㄴㄴㄴ 이 댓글 리구가 보면 이제 안 올려줄 듯
不不不 这评论要是被陸看到的话 他估计再也不会上传了吧

ㄴㄴㄴㄴ 헤어졌다며   不是听说已经分手了吗

ㄴ ㄹㅋ 으르렁은 진짜 케이팝계에 길이 남을 역사다
真的 这声低吼绝对会成为 Kpop 史上留名的经典

ㄴㄴ 일본 배구 선수가 춘 으르렁이 왜 케이팝계에...?
等等 为什么日本排球选手跳的低吼舞会出现在 Kpop 界...?


 그리고 둘의 싸움이 극으로 닿게 된 건, 리쿠의 게시물이었다. 
而将两人矛盾推向极致的,是陸发布的那条动态。


maeda_riku 처음 올리는 셀카 
maeda_riku 首张自拍

노래는 사이고노 아메 듣고 있어용
正在听西野加奈的《最后的雨》呢~


-


야?  喂?

너 미쳤어?  你疯了吗?

차단한 줄 알았는데 트위터는 또 바로 봤나 보네
以为拉黑了结果推特又立刻看到了是吧

말 돌리지 말고  别转移话题

너 미쳤냐고  我问你是不是疯了

미쳤냐고?   疯了吗?

유우시  勇志

물어볼 걸 물어봐  该问的就问啊

그래  好啊

미쳤네  真是疯了

어떻게 목걸이를 뺄 수가 있어?
怎么可能把项链摘下来?

미치지 않은 이상 그럴 수가 없지
除非疯了才会那么做

왜?   为什么?

우리 헤어졌다며  我们不是已经分手了吗

유우시가 그랬잖아  勇志不是说过吗

근데도 목걸이 빼면 안 돼?
但连项链都不能摘吗?

유우시는 내가 싫다고 했던 애들이랑 수영장까지 갔던데
勇志居然和我最讨厌的那些人一起去泳池了

나는 목걸이 하나 뺀 거로 미쳤냐는 소리 들어야 돼?
我就摘个项链而已,至于被说成疯了吗?

야라고 하지 마  别叫我野郎

그런 거로 자꾸 트집 잡지 마
别老拿这种事找茬

야라고 하든 리쿠라고 하든 뭔 상관인데? 
叫"喂"也好叫"陸"也罢 有什么好在意的?

그래  是啊

이제 상관 없지 남이니까  现在无所谓了吧 反正都是外人了

유우시가 나를 마에다라고 불러도 할 말 없지
就算勇志叫我前田 我也无话可说


-


유우시가 나를 마에다라고 불러도 할 말 없지
就算勇志叫我前田 我也无话可说


 나쁜 놈. 미친 새끼. 짜증 나. 죽어버려. 유우시는 차마 타자로는 치지 못 할 말들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뭐? 목걸이 뺀 거로 왜 그러냐고? 그게 그냥 목걸이야? 우리 커플링이잖아. 네가 손에 끼고 싶은데 공 만질 때 느낌 이상하다고 해서 내가 친히 줄까지 사다 줬잖아. 나도 아직 안 뺐는데, 그거는 우리의 사랑인데. 마에다 리쿠, 네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수영장? 내가 진짜 걔네랑 수영장을 갔겠어? 마에다 리쿠 이 바보 새끼. 연애 초반에 가족들이랑 놀러 왔다고 인증샷 보냈던 사진인데, 자기가 기억 못 해놓고 왜 나한테 지랄이야? 진짜 미친 거 아니야? 
混蛋。疯狗。烦死了。去死吧。勇志正低声咒骂着那些连打字都羞于说出口的脏话。什么?你说不就是摘了条项链?那能叫普通项链吗?那是我们的情侣对戒啊。明明是你嫌戴手上打球手感不好,我特意买了项链款。我的都还没摘呢,那可是我们的爱情信物。前田陸,你怎么能这样。游泳池?我他妈真会和他们去游泳吗?前田陸你这蠢货。那是恋爱初期和家人去玩的认证照,自己记不清还冲我发什么疯?是不是脑子有病?


 유우시는 분에 못 이겨 또 답장 하지 않고 핸드폰을 침대로 던져버렸다. 짜증 나, 진짜 너무 짜증 나. 유우시는 침대로 뛰어들어 베개에 얼굴을 콕 박은 채 침대를 주먹으로 여러 번 내리쳤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뭐가 문제였는지 모르는 건 아니었다. 대화 없이 헤어짐을 기사로 통보했던 자신의 잘못은 정확히 알고 있을 터였다. 물론, 나의 귀여운 질투와 의심이 지겹다고 말했던 마에다 리쿠의 잘못이 없다는 건 절대 아니지만. 유우시는 자신의 잘못을 흔쾌히 인정했다. 그래, 그건 내가 잘못했지. 근데. 
勇志气得又没回复,把手机扔到床上。烦死了,真的烦死了。他扑到床上,把脸埋进枕头里,用拳头狠狠捶了好几下床垫。他并非不知道是从哪里开始出错的,问题出在哪里。他很清楚自己的错误——没有好好沟通,仅通过一条短信就宣告分手。当然,前田陸那句“我受够了你可爱的嫉妒和猜疑”也绝对脱不了干系。勇志爽快地承认了自己的错误。是啊,那是我不好。但是。


 지겨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귀엽다며. 내가 질투하는 것도, 술 먹었냐 안 먹었냐 물어보는 것도 다 귀엽다며.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변해? 너는 사랑이 쉽니? 유우시는 리쿠의 한숨 쉬듯 툭 튀어나온 지겹다는 말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었다. 리쿠에게 처음 들어본 단어였다. 사실, 그 상황에서는 지겹다라는 말에 단순히 화만 났다. 어떻게 네가 나한테 그런 말을 해. 
“腻了?你怎么能说这种话?明明说过我可爱的。说我吃醋的样子可爱,问我喝没喝酒的样子也可爱。人怎么能变得这么快?你觉得爱很容易吗?”勇志被陸那声叹气后突然蹦出的“腻了”狠狠刺伤了。这是他从陸口中第一次听到这个词。其实当时他只觉得愤怒——你怎么能对我说这种话。


 전화를 끊고 곰곰이 리쿠의 말을 생각해보니, 화보다 슬픔이 더 커졌다. 지겨워? 지겹다는 건 하루아침에 드는 감정이 아니잖아. 언제부터 지겨웠는데? 나를 이제 사랑하지 않는 거야? 마에다 리쿠가 나를? ...이거 봐. 전화 끊었는데 바로 콜백도 안 오잖아. 진짜로 변한 거야. 이제 사랑이 식은 거지. 나같이 멀리 떨어져 있고 자주 보지도 못하는 사람보다 옆에 있는 사람이 더 좋아진 거야. 그래도, 어떻게 나한테 지겹다고 말할 수가 있어? 나쁜 새끼. ...지겹대, 나보고. 헤어져야 돼? 싫어, 나 마에다 리쿠랑 헤어지기 싫다고. 근데, 지겨운 거 계속 보면 싫어지는 거 아니야? 마에다 리쿠가 나를 싫어해? 말도 안 돼. 헤어지기 싫은데. 
挂断电话后,细细琢磨着陆的话,悲伤比愤怒更甚。厌倦?厌倦可不是一朝一夕就会产生的感情啊。从什么时候开始厌倦的?已经不爱我了吗?前田陆对我?...你看。电话都挂断了,连个回拨都没有。真的变了。爱已经冷却了吧。比起我这样远在天边、难得一见的人,更喜欢近在咫尺的人了吧。即便如此,怎么能对我说厌倦?混蛋。...居然说厌倦,对我。要分手吗?不要,我不想和前田陆分手。可是,看着厌倦的东西不是会越来越讨厌吗?前田陆讨厌我?不可能。我不想分手。


 결국 유우시는 결별을 택했지만, 리쿠에게 직접 말할 수는 없었다. 진심이 아니었고, 리쿠에게 헤어짐을 고하는 자신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에. 그래서 유우시가 선택한 건 기사였다. 유우시는 그토록 자신들을 괴롭혔던 기사지만, 이럴 때는 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이 선택이 얼마나 큰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지 모르고. 
最终勇志选择了分手,却无法亲口告诉陸。那不是他的真心,他根本不可能对陸说出分手的话。所以勇志选择的是——记者。虽然记者曾经让他们那么痛苦,但这种时候反而派上了用场。他不知道这个选择会引发多么巨大的蝴蝶效应。


-


 어떡하지? 유우시는 홧김에 올렸던 리쿠의 영상이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 지 전혀 몰랐다. 그저, 더 이상 걸려 오지 않는 리쿠의 전화 때문에 맥주 한 캔을 마셨을 뿐이고 그저 우연히 갤러리에 들어갔을 뿐이고, 우연히 눈에 들어온 리쿠의 춤 영상이 너무 웃겨 습관처럼 인스타 스토리에 공유했을 뿐이고, 우연히 그 계정이 비계가 아니라 본계였을 뿐이었다. 유우시가 슬럼프에 빠져있자 리쿠가 벌떡 일어나 유우시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춤을 춰주는, 그런 영상이었다. 
怎么办?勇志完全没想到自己一时冲动上传的陸的视频会引起这么大的风波。他只是因为陸再也没打来电话而喝了一罐啤酒,只是偶然点进了论坛,只是恰好看到陸的跳舞视频觉得太搞笑就习惯性分享到 ins story,又恰好那个账号不是小号而是大号而已。那是段在勇志陷入低谷时,陸突然跳起来为他跳最喜欢的偶像舞步的视频。


 분명 좋았는데. 이때는 지겹다는 말도 안 하고 춰달라고 하면 춰주고, 불러달라고 하면 불러줬는데. 유우시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스토리를 지웠지만, 수천만 팔로워를 지닌 유우시의 스토리를 10분 동안 본 사람보다 안 본 사람을 찾는 게 더 빨랐을 거다. 그리고 전쟁이 시작됐다. 
明明之前还很好的。那时候不会说厌倦,让跳舞就跳舞,让叫就叫。勇志虽然立刻清醒过来删掉了动态,但比起看过他那拥有数千万粉丝的账号动态十分钟的人,找到没看过的人可能更快。然后战争就开始了。


 유우시는 설마, 리쿠가 맞대응 해올 지 전혀 몰랐다. 그저, 연락이 오면 사과를 해야지. 그리고 진정한 대화를 하는 거야, 하고 생각했을 뿐 비활성화 시켰던 계정까지 친히 활성화를 시켜 자신의 사진들을 풀며 디스를 해올지 전혀 상상도 못했다. 유우시는 처음 리쿠의 게시글을 봤을 때 잘못본 줄 알았다. 그래, 그저 AI 기술을 쓴 어떤 사진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트윗 속 사진은 너무나도 익숙했고 마에다 리쿠라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사진이었다. ...미쳤구나. 
勇志完全没想到,陸会这样反击。他只是想着等对方联系过来就道歉,然后好好谈一谈而已,根本没想到对方会亲自激活已经停用的账号,放出那些照片来公开 diss 自己。初次看到陸的帖子时,勇志还以为自己看错了。是啊,他原以为只是用了 AI 技术的某张照片。但推文里的照片实在太过熟悉,那是只有前田陸这个人才可能拥有的照片。……真是疯了。


 유우시는 리쿠에게 당장 연락할까 하다가, 금방 말았다. 그거보다 더 좋은 생각이 났기 때문에. 나는 실수였지만, 너는 고의잖아. 내가 더한 거 올려도 너 할 말 없어. 유우시는 이런 마음으로 리쿠와의 전쟁에 임했다. 누구의 승리인지는, 대중들의 판단이었다. 
勇志刚想立刻联系陸,却又停住了。因为他想到了更好的主意。"虽然我是无心之失,但你是故意的吧?就算我做得更过分,你也无话可说。"抱着这样的心态,勇志投入了与陸的战争。至于胜负,就交由大众来评判了。


-

 

유우시  勇志

또 피하는 거야?  又要逃避吗?

내가 언제 피했어  我什么时候逃避过

리쿠 메시지에 바로 대답할 정도로
像会立刻回复陸消息的那种程度

나 그렇게 한가한 사람 아니거든?
你以为我这么闲吗?

이번 주까지 쉬는 날인 거 알아
我知道这周都是休息日

어떻게 알아?   你怎么知道的?

리쿠 아직도 나 좋아하지?  陸,你现在还喜欢我吗?

안 그러면 어떻게 아는데?  不然怎么会知道呢?


 아, 망해따. 유우시는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마음에 들어 하지만, 이렇게 욱하는 성격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욱하는 마음에 뱉은 말이 여기까지 와버렸으니, 좋아하는 게 더 이상할 수도 있다. 리쿠가 나를 좋아하겠냐고. 이런 애를 누가 좋아해. 리쿠도 어이없을 거야.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는데, 이렇게 물어보는 게. 아, 진짜 유우시 바보. 바보야. 으으으. 
啊,完蛋了。勇志明明深爱着对方的一切,却唯独讨厌自己这样易怒的性格。气头上脱口而出的话竟发展到这种地步,再说什么喜欢也太可笑了吧。陸怎么可能还喜欢我?这种家伙谁会要啊。陸肯定也觉得莫名其妙吧。明明是我先提的分手,现在又这样追问。啊,勇志真是笨蛋。大笨蛋。呜呜。


당연하지  当然啊

나는 헤어지는 거에 동의한 적도 없어
我从来就没同意过分手


 하? 유우시는 시간이 조금 지나고 온 리쿠의 답장에 눈알이 빠지는 듯 핸드폰 화면을 들여다봤다. 당연하지? 동의? ...하아? 유우시는 곧바로 메시지 화면을 빠져나와 리쿠에게 전화를 걸었다. 모시모시?
哈?勇志盯着手机屏幕,眼珠子都快瞪出来了——前田陸隔了好一会儿才回复的消息。当然同意?...哈啊?勇志立刻退出聊天界面,直接给陸打了电话。摩西摩西?


"...유우시?"  "...勇志?"

"리쿠다."  "是陸啊。"

"...내가 전화할 땐 한 번을 안 받아주더니. 역시 제멋대로네."
"...我给你打电话的时候一次都不接。果然还是这么任性呢。"

"...고,"  "……嗯,"

"그래서 좋아."  "所以很喜欢。"

"하? 웃기지 마."  "哈?别开玩笑了。"


 유우시는 순간적으로 오랜만에 듣는 리쿠의 목소리와(물론 인터뷰 영상들을 다 봤으니 당장 어제도 들은 거 같았지만) 좋다고 다정하게 말해오는 리쿠에 당황해서 또 츤츤한 답변을 내뱉었다. 아, 또 망해따. 나도 좋다고 해야 하는 건데. 제멋대로라서 미안하다고. 그래야 되는데.
勇志在听到陸久违的声音时(虽然采访视频都看过,感觉昨天才听过似的),面对突然温柔说着"喜欢"的陸,慌乱间又脱口而出傲娇的回应。啊,又搞砸了。明明该说我也喜欢的。对不起我总是这么任性。本该这么说的。


"유우시."  "勇志。"

"...응."  "...嗯。"

"나랑 헤어지고 싶은 거 진짜야?"
"你是真的想和我分手吗?"

"..."  "......"

"에, 이거를 고민한다고?"  "哈?你居然在纠结这个?"

"...헤어지고 싶지 않아."  "...我不想分手。"

"응, 나도."  "嗯,我也是。"

"..."  "......"

"근데 왜 나한테 말도 없이 결별 기사 냈어?"
"但为什么连招呼都不打就发分手声明?"

"그건..."  "那个..."

"유우시한테 지겹다고 말한 건 사과할게. 그때 여러 가지로 힘들 때라, 그래도 그러면 안 되지만. 그날 이후로 사과하려고 했는데, 유우시가 나 차단해서 연락할 길도 없고."
"对勇志说厌倦了是我的错。那时候各方面压力太大,但这不是借口。那天之后就想道歉的,可勇志把我拉黑了根本联系不上。"

"차단 딱 하루만 했는데..."  "才拉黑一天就..."

"하긴 했네."  "确实做了呢。"

"...고멘."  "...抱歉。"


 리쿠는 낮은 웃음소리를 내다가 말을 이었다. 게다가, 그 영상은 솔직히 너무하지 않아? 나는 일주일 뒤에나 알았다고. ...그건, 진짜 실수였어. 알아, 일부러였으면 나 비행기 타고 스페인 갔지. 오면 어쩔 건데...
陸发出低沉的笑声继续说道。而且那段视频也太过分了吧?我是一周后才知道的。......那真的是个失误。你知道的,要是故意的我早就坐飞机逃去西班牙了。要是你来了怎么办...


"에, 갔으면?"  "喂,已经去了吗?"

"응."  "嗯。"

"유우시한테 딱밤 한 번 때리고 안아줬겠지. 보고 싶었다고."
"肯定先弹了勇志一个脑瓜崩再抱住他吧。说着好想你之类的。"


 이거 봐. 마에다 리쿠가 나를 싫어하는 건 말이 안 된다니까? 얘 나를 엄청 좋아해. 맨날 나만 리쿠를 좋아하는 거 같지만 진짜는 이렇다고. 유우시는 전화로 얘기해서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올라가는 입꼬리에 힘을 줬다. 유우시는 헛기침을 한 번 뱉고는 말을 이었다. 근데, 진짜 목걸이는 왜 뺐어? 그거는, 솔직히 너무 서운해. 내가, 내가 결별 기사 낸 거는 맞지만... 계속 나 좋아하고 있다면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나도 그거는 안 뺐는데... 
你看。说前田陸讨厌我根本不合理吧?这家伙超喜欢我的。虽然总像只有我在单相思,但真相是这样哦。勇志用电话说完后,嘴角不自觉上扬,庆幸能这样沟通。勇志轻咳一声继续道:但是,为什么真把项链摘了?这个...说实话很受伤。虽然我...我确实发了分手声明...但明明还说喜欢我的,怎么能这样?我那条都还戴着...


"아, 그거 빼서 손에 꼈지."
"啊,那个摘下来戴手上了。"

"에?"  "呃?"

"핸드폰 든 손에."  "握着手机的手。"

"하?"  "哈?"

"다른 사진들 보면 찍혔을 텐데. 못 봤어?"
"看其他照片的话应该拍到了吧。没看到吗?"


 아니, 당연히 못 봤지. 그 사진 보자마자 리쿠한테 욕하느라 바빴는데... 유우시는 약간 뻘쭘한 마음에 볼을 긁적였다. 아니 그러면 그렇다고 말하면 되는데, 왜 속을 긁어. 리쿠 역시 미친 건 맞아. 유우시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가 말했다. ...못봤어. 그래? 지금이라도 알았으면 됐지. 유우시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문자로 대화할 때보다 생각보다 아무렇지도 않은 리쿠의 목소리에 괜히 괘씸해서 말을 던졌다. 리쿠, 왜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아? 
不,当然没看到。刚看到那张照片就忙着骂陸了...勇志有点尴尬地挠了挠脸颊。明明直接说清楚就好,干嘛要戳人心窝。陸果然是个疯子。勇志撅起嘴唇嘟囔道。......没看到。是吗?现在知道也不迟。勇志正点着头,突然对電話里若无其事的陸感到莫名火大,脱口而出:陸,你怎么能这么无所谓?


"응?"  "嗯?"

"문자 보낼 때는 완전 차갑게 말하더니."
"发短信的时候明明冷冰冰的。"

"아,"  "啊,"

"다 거짓말이었어?"  "全都是骗人的吗?"

"아니, 다 진심인데."  "不,全都是真心的。"

"...근데 왜?"  "...但为什么?"

"그냥, 유우시 목소리 들으니까 화낼 생각이 사라지더라."
"光是听到勇志的声音,怒气就莫名消散了。"

"...에?"  "...哈?"

"너무 오랜만이기도 하고, 유우시는 내 인터뷰 영상 찾아봤겠지만(어이.아니거든) 유우시는 인터뷰도 잘 안 하니까, 옛날 영상만 찾아보고."
"毕竟太久没见了,虽然勇志大概翻过我的采访视频(喂。才没有啦)但他很少接受采访,只能找到些老视频。"

"..."  "......"

"옛날 유우시 목소리랑 지금은 완전 다르니까. 오랜만에 들어서 너무 좋네."
"现在的勇志声音和从前完全不同。隔了这么久再听到,真的好开心。"


 유우시는 또 한 번 볼을 긁적였다. 역시, 나보다 리쿠가 더 나를 좋아해. 이게 변할 리가 없지. 물론,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勇志又一次挠了挠脸颊。果然,陸对我的喜欢比我更深。这点永远不会变。当然,虽然有点害羞就是了。


"...수영장 사진은,"  "...那张泳池照片"

"알아, 그거 거짓말이잖아."  "我知道,那根本就是骗人的吧"

"에? 아는데 왜 화냈어. 리쿠, 죽을래?"
"哈?明明知道还发什么火。陸,想死吗?"

"아니, 유우 짱이 먼저 거짓말했잖아. 나는 장단 맞춰준 거야."
"才不是,明明是勇志先撒谎的。我只是配合演出而已"

"웃기고 있네. 너, 진짜 미친 거 같아. 나는 그거 때문에,"
"真是可笑。你简直疯了。我怎么会因为那种事,"

"고멘고멘. 그래도, 유우 짱도 내가 걔네한테 질투하는 거 알면서 그렇게 올린 것도 잘못 있잖아."
"对不起对不起。但是勇志你也知道我会吃醋,还故意那样发照片,也有不对吧。"


 유우시는 리쿠의 콕 찌르는 말에 또 한 번 입술을 삐죽였다. 초반에는 말싸움도 드럽게 못하던 리쿠가 왜 이렇게 말을 잘 하지... 유우시는 헛기침을 몇 번 하다가 말했다. 아무튼, 지겹다고 한 거 사과했으니까 봐줄게. 
勇志被陸尖锐的话语刺得再次撅起嘴唇。明明刚开始连吵架都不会的陸,什么时候变得这么伶牙俐齿...勇志假装咳嗽了几声才开口。总之,我说厌倦了是我不对,原谅我吧。


"응, 그리고?"  "嗯,然后呢?"

"..."  "......"

"유우시."  "勇志。"

"나도, 대화 없이 기사 낸 거 미안해."
"我也很抱歉没沟通就直接发了新闻稿。"

"응, 괜찮아. 사과해줘서 고마워. 아, 유우 짱 보고 싶다."
"嗯,没关系。谢谢你道歉...啊,好想见勇志啊。"

"...나도."  "...我也是。"


 유우시는 계속해서 몸을 배배 꼬며, 리쿠와 그 이후로 2시간 동안이나 전화했다. 둘 중 하나는 새벽이었을 텐데도. 다행히, 둘은 전화 이후 결별 기사가 나기 전으로 돌아왔고 유우시가 속한 매니지먼트는 꽤 시간이 지난 정정 기사를 발표했다. 당연히, 대중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물론, 대부분이 커플 싸움에 끼는 것도 힘들다는 반응이었다.
勇志不停地扭动着身体,和陸打了整整两小时电话。明明其中一人那边应该已是凌晨。所幸通话结束后,他们回到了绯闻爆出前的状态,而勇志所属经纪公司也在很久之后发布了更正声明。当然,公众反应相当冷淡——多数人表示懒得掺和情侣吵架这种事。


-


yushi_45 오랜만에 일본!! 역시 고향이 좋다 ^~^
yushi_45 好久没回日本了!!果然还是家乡好啊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