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다 꺼진 새벽. 리쿠의 발걸음이 심히 조심스럽다. 까치발을 든 리쿠는 소리를 죽이며 유우시의 방문을 살며시 열었다. 침대에 누워 자고 있는 유우시. 한 번씩 뒤척이긴 하는데 깊은 잠에 든건지 쉽게 깨지는 않을 것 같아 보였다.
所有的灯都熄灭的凌晨。陸的脚步异常小心翼翼。踮着脚尖的陸轻轻地打开勇志的房门,尽量不发出声音。勇志躺在床上睡着了,虽然偶尔翻身,但看起来像是进入了深度睡眠,不容易醒来。


이불 속에 파묻혀 있는 유우시는 무방비한 상태였다. 이맘때쯤 리쿠에겐 성욕이 들끓었다. 유우시의 트렁크를 입에 쑤셔 넣고 자위하는 건 이제 성에 차지 않아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게 됐다. 자고 있는 유우시의 얼굴에 사정하고 싶은 욕구. 밝은 피부에 희고 멀건 액체가 뿌려지는 상상이 몇 날 며칠째다. 긴 속눈썹 사이에 엉겨 붙은 자신의 백탁액을 떠올린다. 유우시가 눈을 깜빡일 때마다 속눈썹 사이에 끈적하게 달라붙어 있을 자신. 그게 도저히 참기 어려웠다. 아까전의 일로 반쯤 정신이 나간 리쿠는 유우시의 침대에 조심스레 올라가 무릎을 꿇었다. 매트리스의 스프링이 움푹 파였지만 리쿠에겐 이미 관심 밖이었다.
被被子包裹着的勇志处于毫无防备的状态。这个时候,陸的性欲已经沸腾。用嘴含着勇志的短裤自慰已经无法满足,他渴望更刺激的事情。想要在熟睡的勇志脸上射精的欲望。想象着白色的液体洒在他白皙的皮肤上,这种幻想已经持续了好几天。想起自己的精液粘在勇志长长的睫毛之间。每当勇志眨眼时,自己的精液粘在睫毛之间,那种感觉让他无法忍受。因为刚才的事情,陸的精神已经半崩溃,他小心翼翼地爬上勇志的床,跪在上面。床垫的弹簧被压得凹陷,但对陸来说已经无关紧要。


입고 있던 바지와 드로즈를 슬그머니 내리고 좆을 유우시의 입 앞에 내밀었다. 2~3cm 정도의 간격. 혀를 내밀면 닿을듯한 거리다. 유우시가 쌕쌕거리며 숨을 뱉을 때마다 귀두 끝이 간지러워 미칠 것만 같았다. 더운 숨이 잔뜩 뱉어진다. 조용한 새벽녘, 탁탁 거리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빠르게 손짓하는 리쿠의 얼굴이 어느덧 새빨갛게 변해가자 리쿠가 조용히 속삭이기 시작했다.
悄悄地脱下裤子和大裤衩,把阴茎伸到勇志的嘴边。距离大约 2~3 厘米,几乎是伸出舌头就能碰到的地方。每当勇志发出轻微的呼吸声时,龟头就会感到一阵痒痒,几乎要疯了。热气呼出。寂静的凌晨,啪嗒啪嗒的声音在房间里回荡。随着陸快速的动作,他的脸渐渐变得通红,开始低声呢喃。


"아....유우....시...."  "啊....勇....志...."


단 한 번도 아저씨를 유우시라고 입 밖으로 불러본 적 없다. 유우시는 이름마저도 그의 쌔끈함에 일조한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냥 개소리다. 그냥. 그냥. 그냥. 너무 좋아하게 되면 이름 하나마저도 갈망하게 되는 거. 그 정도라고 말해두겠다.
从来没有一次叫过他“勇志”。陸觉得,就连名字也增添了他的魅力。其实这只是胡说八道。只是。只是。只是。太喜欢了,连名字都渴望。就这么简单。


"으으...."  "呃呃...."


스치고 싶었다. 이왕이면 닿고 싶었고. 말랑한 입술에 좆을 뭉근하게 문대고 싶어. 간신히 붙잡고 있는 이성의 끈이 끊어질락말락거렸다. 일정 거리를 유지하던 좆이 기어코 2cm 미만으로 내려간다. 2cm... 하아... 좆물이 다 나오네... 1cm... 씨발.... 0.5cm... 좀만... 좀만 더.... 그리고 마침내 0.0cm.
想要触碰。最好是能碰到。想把阴茎轻轻地塞进那柔软的嘴唇里。勉强维持的理智的线快要断了。保持一定距离的阴茎终于下降到 2 厘米以内。2 厘米...哈...精液都出来了...1 厘米...该死....0.5 厘米...再...再一点....终于到了 0.0 厘米。


닿았다. 그리고 물컹했다.   碰到了。然后软软的。


털이 쭈뼛서는 찌릿찌릿한 느낌이 온 몸을 휘감았다. 리쿠가 놀라 황급히 좆을 떼어내었다. 아저씨가. 유우시가. 분명 내 좆을 빨았다.
一阵刺刺的电流感席卷全身,毛发竖起。陸惊慌失措地迅速抽回阴茎。大叔。勇志。他确实吸了我的阴茎。


"아저씨...?"  "大叔...?"


불러도 대답 없다. 감고 있는 눈꺼풀은 여전히 닫혀 있는 상태였고 얼굴에 미동 하나 없어 보였다. 손을 들어 유우시의 눈앞에서 마구 흔들어 보았지만 여전히 평온한 상태다. 잠꼬대였을까. 자다가 순간적으로 혀를 내민 건가. 귀두 끝에 묻혀진 타액이 말라가는 차가운 기운이 생생히 느껴졌다. 
叫了也没反应。闭着的眼睛依然紧闭,脸上毫无动静。伸手在勇志眼前使劲晃了晃,但他依旧平静。是在说梦话吗?还是睡着时无意识地伸出了舌头?耳尖上残留的唾液干涸的冰冷感觉清晰地传来。


"아저씨 자는 거지?"  "大叔在睡觉吗?"


이런 씨발. 너무 놀라서 세우던 좆이 순식간에 죽어버렸다. 
操,太惊讶了,刚硬起来的家伙瞬间就软了。






기껏해봐야 겨우 옷장을 열어두고 트렁크를 입에 쑤셔 박고. 유우시의 사진을 보며 자위를 하는 게 다였던 리쿠가 어떻게 유우시의 방문을 열고 유우시 바로 앞에서 좆을 깔 대범한 생각을 했는지. 그 이유는 백퍼센트 아까전의 일 때문이었다. 여기서 아까전의 일이란 린이 떠나간 이후를 말하며 가로등 불빛 아래서 유우시와 처음으로 키스했을 때를 의미한다. 갑작스레 이뤄진 입맞춤에 리쿠는 뇌가 녹아 내릴 것만 같았다. 입술이 닿은 곳 부터 시작해서 목덜미에 두른 팔과 맞닿은 가슴이 뜨거웠고 하늘색 머플러에 송골송골하게 맺혀있는 방울진 타액이 눅진하게 뺨을 스칠 때마다 부족하다는 듯 유우시의 입술을 삼켰다. 


키스가 끝나면 어떡하지. 고백을 해야 하는 건가. 혀를 섞는 와중에도 다음 상황을 시뮬레이션 했었다. 서로의 혀를 빨고 목젖을 짓누르며 온 몸에 키스마크를 남기는 아빠랑 아들이 어딨겠어. 우린 이제 더 이상 그런 정상적인 관계가 아니니까 고백을 해도 되지 않을까 하며 유우시에게 건넬 근사할 말을 찾고 있었지만. 머릿속은 이미 핑크빛 비상등이 켜져 온통 엉망으로 뒤엉켜버리곤 말았다. 좋아해? 사랑해? 사귀자? 섹스하자? 뭐 부터 말하면 되는 거지? 


아저씨. 우리 키스까지 했으니까... 그때는 내가 술 취해있었던 거고. 지금은 우리 둘 다 맨정신이잖아? 이건 쌍방 맞지? 열 살 차이는 결혼도 많이 하더라. 사실 열 살이면 아저씨도 아니지. 보통은 형이라고도 많이 부른다고 하더라고. 그래도 나 너한테 형이라고 부르기 싫어. 아저씨랑 아빠는 더 싫고. 그냥 유우시라고 부르고 싶어. 그래 유우시. 나랑 사귀자. 내가 많이 좋아해. 정말 정말 좋아해. 린 보다 훨씬 이전에 유우시 널 좋아했어. 사랑해 유우시. 그러니까 나랑 섹스하자. 이거면 되려나.


.

..

...

아니 아니 섹스하자는 빼자. 


아무리 그래도 첫 고백에 섹스하자는 좀 그렇다. 혼자 너무 앞서 나간 것 같아 서 있는 유우시의 가랑이 사이에 집어넣고 있는, 유우시의 고간을 압박하던 허벅지를 슬그머니 빼내니 실타래처럼 길게 늘어난 타액을 사이에 두고서 유우시가 여우짓을 해댔다.


"왜 빼?"


얼굴은 순진무구한 표정이면서 리쿠의 허벅지를 쓰다듬는 손길이 많이 야하다. 사타구니에서부터 내려오는 손길이 허벅지 안쪽을 주무르다 리쿠의 허벅지를 다시 자신의 두 다리 사이로 억지로 가져다 놓는다. 그리고선 좀 더 몸을 밀착하는데 유우시와의 맞닿는 가슴의 면적이 넓어질수록 유우시의 향수 냄새가 후각을 강타해 머리가 빙글빙글 돌아 어지러웠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혈관을 타고 흐르는 피가 모조리 중심부에 아프게 몰렸다. 


"더 하고 싶지?"


응. 아저씨 나 더 하고 싶어. 발기한 리쿠의 중심부가 유우시의 아랫배를 쿡쿡 찔러대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니 유우시가 장난 섞인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아빠라고 해봐."

"...진짜 싫어..."

"싫으면 말고."


밀착해있던 복부를 슬며시 떼어놓는 행동이 완전 선수다. 이거 완전 아빠콤 있는 여우 맞네. 리쿠는 유우시를 노려보았다. 달싹거리는 입술이 금방이라도 아빠라고 부를 것만 같은 자세였다. 


".....아빠...."

"풉!"

"웃지마."

"그래 아들, 아빠가 천천히 알려줄게."


씨발... 아 아저씨... 여기 밖인데... 유우시가 리쿠의 허벅지 위로 쿵쿵 거리며 엉덩방아를 찧기 시작한다. 리쿠의 허벅지 위로 유우시의 아랫도리가 닿았다 떨어지면 리쿠가 고개를 한껏 뒤로 젖혔다. 


"하으... 이렇게 상대방이 위에서 내리, 으... 찧으면 아들은 위로 아아... 박으면 돼. 콩콩, 읏... 콩하고."

"씨발 진짜..."

"그러면, 아으... 아들 좆에서 물 나올 거고... 기분 으응... 좋아져. 아 구멍은, 하아... 제대로 본 적 있어?"


턱선을 따라 내려오는 목젖이 파르르 떨렸다. 좋아... 존나 좋아... 아저씨... 나 아주 예전부터 아저씨랑 이런 거 하고 싶었어. 당장이라도 입고 있는 바지를 벗겨내고 박아버리고 싶은 충동이 눈앞을 가로 막아 시야가 새까맣게 변해갔다. 더듬거리는 손으로 유우시의 바지 버클에 손을 대려고 하니 유우시가 여유롭게 웃으며 손을 저지한다.


"이거 이거. 또 내 몸에 자국 왕창 남겨 놓을 거 같은 눈빛인데."


입맛을 다시던 리쿠는 개의치 않고 저지 당한 손을 빼내 다시금 유우시의 버클로 손을 뻗었다. 이거 원래 이렇게 잘 안 풀리는 거였나. 아저씨 이것 좀 풀어봐요. 알려준다며. 긴장한 탓인지 리쿠의 손이 자꾸만 버벅거려졌다.


"아저씨 구멍 보게 해주면 안 돼요?"

"저기 사람 지나가. 리쿠."


야외플은 안돼. 라며 턱짓하는 유우시의 시선을 따라갔다. 리쿠와 같은 학교의 교복을 입은 무리. 뽀뽀를 하며 지나가는 커플 한 쌍. 가족들과 외식을 마친 건지 아들내미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이름 모를 아빠의 모습이 순서대로 눈에 보였다. 


"그때 우리 섹스했어요?"

"아니."

"그거 아쉽다."


우리 이대로 괜찮은 건가... 

우리...

이대로...

.

..

...


응 돼. 너무 돼. 막무가내로 리쿠 혼자서 결론에 도달했다. 


"실수."

"응? 뭐라고요?"

"없던 일로 하자고. 리쿠 너도 한번 실수 했고 나도 오늘 한번 실수한걸로 하자는 말인데."


좆 구멍에선 이미 쿠퍼액이 질질 새고 있고 드로즈는 벌써 흥건하게 젖어버렸어. 게다가 나 아저씨 구멍에 좆 박을 생각에 딱딱하게 굳었는데... 유우시의 말에 리쿠의 얼굴이 검게 물들었다. 


"리쿠는 아직 어리잖아."

"뭔 씨발... 나 안 어려요."

"잘 들어."


두 손을 모으고 리쿠의 귓가에 다가가는 유우시의 목소리는 차가운 밤공기를 잔뜩 머금고 있었다.


"아직 린은 모르는 일인데."


귓속말하는 유우시의 입김이 귀를 간지럽혔다. 설마... 리쿠의 동공이 흔들리고 버벅거리던 손이 미세하게 떨려갔다.


"나 결혼하려고."


개씨발좆같은 세상이 다 있다고 생각했다.






아저씨와의 동거생활엔 생활 수칙이 있다. 『유우짱과 쿠리짱의 시무 10조』라고 하는 것인데 A4용지에 적혀진 열 가지 수칙은 유우시와의 오랜 상의 끝에 번갈아 적어 내린 것이다. 그리고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유우짱과 쿠리짱의 시무 10조』

① 설거지는 제때제때 하기

② 청소기는 20시 이전에 돌리기

③ 샤워 후 욕실 청소하고 나오기

④ 빨래 주 2회는 꼭 하기 

⑤ 리쿠의 통금시간 7시 8시 9시 10시 (성인 되면 시간 재조정)

⑥ 히틀러 짓 금지 

⑦ 불만 있으면 바로 말하기 

⑧ 친구 또는 애인 초대 금지

⑨ 여자친구 생기면 말하기

⑩ 좋아하는 사람 생기면 사실대로 말하기

1번은 유우시가 2번은 리쿠가. 다시 말해 번갈아 작성했으면 9번은 유우시 10번은 리쿠가 작성했다는 말이다. 첫 부분은 진짜 생활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적는 느낌이었다. 설거지, 청소기, 욕실 청소, 빨래 등등. 정말 아저씨와 같이 살면서 서로 지켜야 할 것들이었다. 근데 느닷없이 리쿠의 통금시간? 살짝 어이 없었다. 어림도 없이 7시라고 적어놔서 지우고 지우고 지워서 겨우 10시로 늘려 놓았다. 요즘 초딩들도 7시는 무리야. 8시도 무리고. 9시도 무리. 유우시가 약간은 독단적으로 시간을 정하길래 바로 6번에 히틀러 짓 금지라고 써놨었다. 아마 그걸 보고 유우시가 빵 터지며 7번을 적었던 것 같다. 


그리고 8번. 이걸 괜히 적었나 싶기도 하다. 이때부터 실생활에 필요한 생활 수칙이 아니게 됐으니까. 8번을 쓰게 된 까닭은, 시무 10조를 쓰기 일주일 전의 일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예고도 없이 린을 집으로 초대한 유우시가 아니꼬웠다. 거실 쇼파에서 린과 나란히 앉아 넷플릭스를 시청하는 유우시를 보는 게 좆같아 방문을 닫고 침대에 뛰어들어 귀를 하루종일 틀어 막았었던 걸 생각하면 아직도 어질어질했다. 공포영화를 보는지 한 번씩 꺅! 거리는 소리가 방문 틈새를 비집고 들려오면 린이 놀라서 유우시를 껴안고 있는 그림이 머릿속에서 자동 재생됐을 정도였다. 유우시 품에 안겨 있는 린. 놀랐어? 으응. 유우짱 나 무서워쪄. 눈꼬리가 그렁그렁하다가 이어지는 아이컨택. 그러다 버퍼링. 서서히 입 맞추는 린과 유우시. 그리고 몇초간의 일시 정지. 아니야아니야아니야아니야아니야를 시전해도 엿 같은 반복 재생이 무한히 이뤄졌다. 같은 장면이 이백오십사번째정도 반복됐을 때였을까. 억누르던 화가 폭발했다.  씨발! 이라며 귀를 틀어막고 있던 베개를 닫겨 있는 방문에 존나 세게 던졌었더랬다. 


그리고 대망의 9번과 10번. 여자친구? 그딴 거 없다. 나 아저씨 좋아해. 앞으로도 쭉 없을 예정. 그럼 좋아하는 사람은? 그건 더더욱 말하기 어렵다. 사실대로 어떻게 얘기를 해. 아저씨는 여자 좋아하니까... 난 죽어도 말 못해. 자신이 써놓은 것도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게 한심했다. 그러니까 지금 마에다 리쿠는 시무 10조를 완벽하게 불이행 중이었다. 


"집안 꼴이 이게 다 뭐야?"

"내일 치울게요."

"지금 시간이 몇시고?"

"열두 시요."


집안의 분위기가 약간은 삭막하다. 까슬거리는 공기가 아프게 살갗을 찌르는 듯한 느낌이었지만 애써 참아냈다. 괜히 유우시의 얼굴을 보기가 어려워 눈을 피하며 말하는 리쿠는 등 뒤에 있는 사람을 옆으로 끄집어냈다. 


"아 그리고 아저씨. 얘 내 친군데 오늘 우리 집에서 자고 가려고."

"... 여자친구야?"


팔짱을 낀 채 리쿠의 옆에 당돌하게 서 있는 교복입은 여자아이를 바라보는 유우시의 시선이 묘했다. 얼굴 근육이 미세하게 경련을 일으키는 것 같아 보였지만 리쿠가 입술을 삐죽 내밀며 무시했다. 그러자 옆에 서 있던 여학생이 부끄러운 듯 수줍게 대신 대답한다.


"썸이요 썸. 아저씨 썸 알죠? 리쿠랑 아카리랑 썸씽."


불그스레한 광대, 떨리는 목소리, 썸씽이라는 단어에 발음을 굴리며 깜찍하게 윙크까지 해 보인다. 언뜻 보기에도 귀여운 얼굴. 맑고 쾌활한 성격의 아카리는 리쿠에게 팔짱을 풀며 신발을 벗고 자연스레 거실로 향하며 바보처럼 서 있는 유우시에 물음을 던졌다.


"아저씨, 넷플 계정 좀 빌려주시면 안 돼요? 저희 청불 볼 거라서."


대놓고 청불 볼 거라는 청소년의 패기가 하늘을 찌른다. 카랑카랑하고 명랑한 아카리의 목소리를 들은 리쿠가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토해내며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내고 거실로 들어섰다. 쇼파에 앉아 방방거리는 아카리를 보며 멀뚱히 서 있는 유우시를 지나치려 했을 때였다. 유우시가 리쿠의 손목을 붙잡고 손목을 자신의 방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잡힌 손목을 힐끔거리며 내려다보니 유우시의 손등에 핏줄이 울퉁불퉁 솟아있었다. 얼굴은 좀 화가 나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눈이 마주치지 않게 빠르게 훑어내린 얼굴엔 미간이 좁혀져 있었고 까득거리는 잇소리와 하악각이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아저씨 열 좀 받았구나.


"친구 데리고 올 거면 미리 말 해주지."

"아, 깜빡했어요."

"말 해줬으면 내가 준비라도 했을 텐데."

"됐어요. 뭘 준비해. 내가 뭐라고."

"뭐긴... 내가 너 보호자니까."

"보호자는 무슨."


잡힌 손목을 비틀어 빼내며 말하니 유우시의 손이 허공에 떨어졌다. 리쿠의 입에서 생각보다 더 퉁명스러운 말투가 나왔다. 사실 이렇게까지 띠껍게 말할 건 아니었는데 자신도 모르게 개띠꺼운 말투가 새어나온걸 보고 속으로 적잖이 놀라 당황했다. 


상처 받았으면 어떡하지. 계속해서 유우시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던 리쿠가 급하게 눈을 들어 유우시의 검은 눈동자를 쳐다보았다. 


"썸이라며. 잘 될 생각이 있어?"

"글쎄요. 잘 될지도 모르죠."


그러나 눈과 입은 따로 놀아난다. 애틋한 눈빛이면서 입은 뾰족한 가능성을 가진 거짓을 품는다. 이건 허구였다. 


"좋아하는 사람 생기면 말해줘, 리쿠."


모든 게 다 허구. 거짓말이었다.


"네. 언젠가는 말할게요."






아카리는 계속해서 품에 파고들었다. 가슴팍에 얼굴을 비비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리쿠쨔앙. 이라며 아양을 떨어댔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한 번씩 버거워져 아카리를 떼어 놓으려 하다가도 식탁에 앉아 쫀드기를 씹어대며 거실에 있는 자신과 아카리를 노려보는 노골적인 시선에 다시금 아카리를 품에 가두었다. 


"리쿠쨔앙. 우리 마슐 말고 다른 거 보면 안될까?"


헬창 마법사 나오는 애니메이션 하나도 재미 없어. 아카리가 뾰로퉁하게 말을 하며 식탁에서 앉아 있는 유우시를 쳐다보았다.


"아저씨. 우리 내년이면 성인이라구요. 알 거 다 아는데 왜 그래요? 꼰대 같이."

"꼰대애?"


청불 영화 시청은 유우시에 의해 완전 무산됐다. 아카리가 가방에 몰래 숨겨 들고 온 아사히 맥주도 유우시에게 빼앗겨 쫀드기와 함께 유우시가 다섯 캔 째 먹고 있는 중이었다. 꼰대라는 말에 발작버튼이 눌린 모양인지 유우시가 들고 있는 맥주를 벌컥 들이킨다.


"아저씨는 화장실도 안 가요?"

"너희가 나 없는 동안 뭐할 줄 알고."


2500cc 나 먹었으면 화장실 갈 법도 한데 유우시는 자리에서 한 번도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다리는 꼬아져 있었고 말투는 어눌해져 눈은 풀려 있는데도 한순간도 자신과 아라키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는 유우시를 보며 리쿠가 한숨을 내쉬며 쇼파에서 일어나 식탁으로 향했다. 앉아있는 유우시는 고개를 들어 리쿠를 말없이 쳐다보는데 그 얼굴이 툭 건드리면 울 것만 같은 표정이다. 


"아무것도 안 할 테니까 화장실 다녀와요." 

"나 못가아. 나 취해써어."


유우시의 겨드랑이에 손을 끼워 넣고 일으켜 세웠지만 다리가 풀리는지 휘청거리며 자꾸만 리쿠에게 넘어진다. 만취네, 아저씨. 혀를 끌끌 차던 리쿠가 결국 유우시를 들춰맸다. 두 다리가 허공에 띄워지자 유우시가 방방거리며 버둥거리길래 리쿠가 유우시의 허벅지와 엉덩이를 더욱 세게 붙잡았다.


"....쟤 보내."

"..."

"나랑 있어."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조용히 중얼거리는 유우시를 보며 화장실로 향하는 리쿠의 보조개가 움푹 파인다. 볼이 아플정도로 파여진 보조개. 무표정이었던 리쿠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곧이어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카리가 뭐하냐고 다가왔지만 신경 꺼. 라고 말한 뒤 화장실 문을 획 하니 닫아 버렸다. 


"아저씨. 제대로 좀 서 볼래?"


비틀거리는 유우시 등 뒤에 딱 붙어 선 리쿠는 유우시의 바지 밴딩에 손을 올렸다. 취한 와중에도 창피한 건 아는 모양인지 유우시가 도리질 치며 리쿠의 손을 붙잡았다.


"리...쿠우...."

"창피해, 아저씨?"


유우시의 귓바퀴가 실시간으로 새빨개지는 게 눈에 보였다. 또 다시 충동이었다. 새빨개진 귓바퀴는 그만큼의 열기를 갖고 있었다. 뒤에서 귓바퀴를 입에 무니 유우시가 앓는 소리를 냈다. 연골에 혀를 집어넣으니 유우시의 어깨가 한껏 올라가며 다리를 부들부들 떨어대기 시작했다.


"내가 벗겨줄게요."


밴딩이라서 그런가. 버클을 풀러 낼 때 버벅거리던 손은 어디 갔는지 찾아볼 수 없었다. 한층 더 수월하게 밴딩 손에 손을 넣은 리쿠는 유우시의 트렁크까지 벗겨내었다. 


"아저씨. 구멍 본 적 있냐고 했지?"

"으응..."

"제대로 본건 지금이 처음. 아저씨 구멍 좁아 보인다."


솟아 오른 앞섶을 유우시의 둔부 사이로 비벼댔다. 트레이닝복이 쓸리는 마찰감이 느껴져 리쿠가 유우시의 귓바퀴를 잘근잘근 씹었다. 


"느껴져? 내 좆 엄청 커졌어요."


넣고 싶어. 들이 박고 싶어. 고개를 푹 숙이고 안절부절못하는 유우시의 턱을 붙잡고 세우니 홍조 띈 유우시의 얼굴과 리쿠의 얼굴이 화장실 거울에 나란히 비춰진다. 


"우리 잘 보이죠? 아저씨랑 나, 이런 사이야. 근데 뭐 씨발, 결혼? 좆까라 그래."

"아아..."

"오줌 쌀래요, 아저씨? 싸봐 아저씨. 괜찮아."


리쿠의 나머지 손이 유우시의 좆을 농밀이 주무른다. 백허그 하듯 안겨 있는 유우시를 보며 머리가 띵하니 울려댔다. 기둥부터 쓸어내리니 유우시가 간지러운 듯 고개를 입을 벌리며 침을 질질 흘려대자 턱 끝을 붙잡고 있는 리쿠의 까무잡잡한 손에 투명한 침들이 타고 흘러 내려갔다.


"위에도 물이 많고 아래도 물이 많아. 알고 있어?"

"흐으... 그만해. 리쿠. 나 정말 쌀 거 같아."

"싸도 되는데. 어릴 땐 아저씨가 나 오줌싸는 거 다 봐줬잖아."

"나가줘... 리쿠."


축축해요. 아저씨. 리쿠의 말에 유우시가 못 버티겠는지 입술을 짓이긴다. 아아. 입술은 깨물지 말고. 유우시의 입술이 덜덜 떨리는 것을 본 리쿠가 품에 가둔 유우시에게서 물러섰다. 치골에 손을 얹으며 한 발 뒤에서 보는 유우시의 뒤태는 섹시했다. 갈비뼈가 튀어나왔을 정도로 말랐으면서 엉덩이는 또 보기 좋게 살이 올라 있다. 


"봐주는 거예요. 알죠?"

"너 못됐다."

"못되긴.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아저씨가 더 못됐지."


타액으로 번지르르한 검지손가락이 다시금 유우시의 척추뼈를 따라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간다. 목덜미 뒤에 있는 목뼈부터 시작해 날개뼈 사이를 지나 등줄기에 나 있는 뼈마디를 하나하나 어루만진다. 그리고 바지에 감춰져 있던 전과 달리 드러난 엉덩이골을 지분거린다. 진짜 당장이라도 들이 박고 싶은데... 나 마에다 리쿠, 존나 성인군자 아님? 리쿠가 벌떡 자신의 서있는 좆을 아프게 눌렀다. 


"난 이거 실수 아닌데. 이것도 실수라고 치부해버릴 건가?"

"..."

"...아카리 보낼게요."

"..."

"나도 아저씨랑 같이 있고 싶어."






갓 중학교를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덥수룩하게 자라 나 있던 리쿠의 머리를 직접 잘라주겠다던 유우시는 주방 가위를 가져와서 직접 잘라주겠다고 설쳐댔었다. 됐다고 발버둥을 쳤으나 그 당시 유우시의 힘을 이길 순 없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당연하다시피 개좆망. 비대칭이 된 앞머리를 보고 꽤 오랫동안 울었더랬지. 


그래도 그때 유우시가 머리카락을 잘라주겠다고 머리를 만져줄 때마다 뒷덜미와 몸이 빨갛게 달아올랐던 것 같다. 앞머리가 잘려져 나가 바닥에 떨어질때맘다 코 앞에 있는 유우시의 얼굴. 유우시는 리쿠의 검은 머리칼과 가위 끝에 몰두되어 있었지만, 리쿠는 유우시의 눈을 쫓느라 정신이 빠져있었다. 


아저씨. 눈이 되게 예쁘다. 

리쿠가 내 눈에 담겨져 있어서 그래.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했었는지 모른다. 그저 의식의 흐름대로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낸 어린 시절. 리쿠가 유우시의 눈가를 어루만졌던 그때 유우시의 말을 듣고 깨달았다. 눈치 좆도 없는 멍청한 알바생. 나 그런 아저씨를 좋아하나봐. 라고. 리쿠의 볼이 붉게 물들었던 건 그때부터였다. 


린의 잠수는 꽤 오래 이어졌다. 한 달을 예상했는데 이게 웬걸. 한 달 하고도 이 주째 아무런 연락이 없는 듯 싶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유우시는 린의 싸대기 이후 직장을 제외하곤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집에서만 생활하는 유우시는 밀린 집안일을 열심히도 해댔다. 먼지 쌓여있는 구석 구석을 청소기로 밀고 걸레질까지 하며 나름대로 집안을 광내기에 바빴다. 그러나 청소는 대개 리쿠의 몫이었다. 유우시보단 깔끔한 성격인지라 보통 리쿠가 맡고 있었다. 


『유우짱과 쿠리짱의 시무 10조』에는 명확하게 주어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 (리쿠가) 설거지는 제때 제때 하기. (리쿠가) 청소기는 20시 이전에 돌리기. (리쿠가) 샤워 후 욕실 청소하고 나오기. (리쿠가) 빨래 주 2회는 꼭 하기. 여태껏 (리쿠가) 였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낑낑거리며 빨래더미를 건조기에서 빼내는 유우시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리쿠가 불쑥 말을 건넸다.


"트렁크 입을 때 안 찝찝해요?"

"찝찝?"

"아니. 안 찝찝하면 말고."


혹시 알고 있을까 떠본 거였으나 전혀 영문도 모른다는 대답이 들려왔다. 아저씨 트렁크에 내 정액 묻혀 놨었는데... 진실은 말 못하고 목구멍에 가시 걸린 듯 꾹꾹 눌러지고야 말아버린다. 


"자 여기, 네 타이 여기 있네. 얼른 매고 학교 가. 지각하겠다."

"매줘요."


리쿠가 웃으며 머리통을 유우시에게 들이미니 타이를 쥐고 있는 손이 구부려진다. 


"아빠. 매줘요."


능글맞게 웃는 리쿠에겐 필살 단어가 생겼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내뱉지 않을 거라는 단어가 이렇게 필살기가 되다니. 아빠콤이 있는 여우에게 데미지 100을 일으키는 단어. 리쿠의 말에 유우시가 콧방귀를 끼더니 타이의 끈을 둘러 매준다. 순간 하늘색 머플러를 매주던 자신이 떠올라 리쿠가 배시시 웃는다.


"나랑 마주치기 싫어서 하는 쓸데없는 청소 그만하고요."

"쓸데없다니?"

"어차피 내가 다시 다해야 해. 먼지가 그대로야."

"아니거든..."

"됐고. 아빠. 뽀뽀해줘요."


오리입술을 내밀고 마음속 스톱워치를 켰다. 십초. 이십초. 삼십초. 그러다 쪽. 물렁한 입술이 맞닿았다 떨어진다. 


"나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요."


리쿠의 말에 유우시의 입꼬리가 묘하게 씰룩거린다.


"좋아해. 사랑해. 사귀자. 섹스하자."


핑크빛 비상등으로 인해 엉망으로 나열되는 고백이 멋 없지만 괜찮았다. 눈치 좆도 없는 유우시 조차 다 알아들을 것만 같은 말들뿐이라서.


"결혼 하지 마. 유우시."






트렁크가 젖어있는 경우가 허다했다. 입을 때 살펴 보니 끈적한 액체가 아래 천에 묻혀 있는 게 눈에 보였다.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아보니 시큰한 향이 났다. 가끔씩 리쿠의 방에서 나는 냄새와 같았다. 혀를 대고 살짝 핥으니 비릿한 맛이 났다. 귀여운 녀석... 이라며 망설임 없이 트렁크에 두 다리를 넣고 허리 끝까지 올렸다. 끈적한 액체에 닿는 좆. 일부러 앞섶을 쓰다듬은 적도 있었다. 점차 부풀어 오르는 앞. 한동안 하지 않았던 것이지만 유우시는 최근 리쿠를 상대로 몽정까지 한 적도 있었다. 


꿈에서 리쿠가 어땠더라. 내 입에 좆을 가져다 대고 딸을 쳤지. 그러면 내가 혀를 내밀고. 그러다 구멍을 벌리고. 그리고 내 안으로 들어오고. 유우시는 꿈에서의 리쿠의 모습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작은 움직임 하나마저도 눈에 선명했고 짙었다.


그러니 지금 이 상황은 절호의 기회였다. 술에 취해 있는 리쿠. 그 위에 올라타 리쿠의 좆을 빠는 건 지금껏 바래왔던 상황이었다. 좆을 몇번 물고 빠니 비몽사몽 하는 와중에도 사정을 한다. 트렁크에 묻혀진 정액을 핥아 내릴 때보다 더 말도 안 되는 쾌감이었다. 유우시가 입가 주변에 잔뜩 묻은 사정액을 닦지도 않고 혀로 빨아냈다. 


"리쿠. 내 몸 달지? 더 빨아도 돼."


유우시 몸의 생겼던 키스마크와 잇자국. 리쿠의 입에 젖꼭지를 물렸다. 


"쪽쪽 빨아봐. 리쿠."


그러니까 리쿠가 올라탄 게 아니었다. 유우시가 올라탄 거지. 눈치 좆도 없는 멍청한 리쿠는 여전히 모르겠지. 애초에 처음부터 비정상적인 접근이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