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아. 나도 그래. 友荣啊。我也是。

…나도 너랑 똑같은 마음이야. ……我也和你有同样的心情。



사실대로 털어놓으려던 제게 산이 그런 말을 해왔다. 무엇이 똑같은 마음이라는 걸까.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걸까. 데뷔하기 위해서, 그러기 위해서 그쯤은 당연히 각오하고 있었다고 말하려 하는 걸까.
事实上,伞对我说了那样的话,当我正准备坦白一切的时候。他说的“同样的心情”到底是什么意思呢?难道他早就知道了一切吗?他是不是想说,为了出道,他早就做好了那样的觉悟呢?


어렵사리 꺼낸 말들이 공중으로 흩어진 채 부유하고 있었다. 산아, 내가 이 말 하면 네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는데. 화날 수도 있고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오늘은 꼭 말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더 숨기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오늘은 꼭 말하려 했는데. 그러니까 어서 말을 이어야 하는데. 우영은 눈앞의 산을 바라보았다. 세계가 멈춘 듯한 기분. 이런 기분을 언제 또 느껴봤더라. 아무리 호흡해보려 해도 공기마저 정지한 것처럼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艰难地说出口的话语在空中飘散着。伞啊,我不知道我说这些话你会怎么接受。你可能会生气,也可能会觉得奇怪,但我今天一定要说出来。我觉得再隐瞒下去不太好……今天我一定要说出来。所以我必须继续说下去。友荣看着眼前的伞。感觉世界仿佛停止了。这种感觉,我什么时候又体验过呢。无论怎么努力呼吸,空气仿佛也停止了流动,无法呼吸。


산은 전에 없던 눈을 하고 있었다. 툭 치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눈. 근데 이상하게 열에 달뜬 눈. 들여다보려 하면 금세 피할 거면서, 결국은 또 저를 똑바로 마주하는 눈.
伞的眼神是前所未有的。如果轻轻一碰,他似乎马上就会哭出来。但奇怪的是,他的眼神又充满了热情。当我试图深入了解时,他会迅速避开,但最终还是直视着我。


음악이 멈추자 연습실이 고요해진다. 산이 무어라 중얼거린다. 무슨 말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최산. 너 방금 뭐라고… 우영이 온종일 자세를 고쳐주며 잡고 또 잡았던 손목을 한 번 더 붙잡던 그때였다. 산이 생각지도 못한 말을 해온 것은.
音乐一停,练习室就安静了下来。伞喃喃自语着什么。我听不清他说了什么。崔伞,你刚才说什么……友荣整天都在纠正他的姿势,抓住他的手腕一次又一次。就在那时,伞说出了一个意想不到的话。



나도 너 좋아해, 우영아. 我也喜欢你,友荣啊。

네가 나 좋아하면, 나도 너 좋아해.
如果你喜欢我,我也喜欢你。



내가 너 좋아해. 아마 처음 본 그 날부터 그랬던 것 같아. 나도 그래. 나도 너 좋아해. 이어지는 모든 문장들이 이해되지 않았다. 얘가 지금 대체 무슨 말을… 무슨 말을…
我喜欢你。可能从第一次见到你的那天起就是这样。我也是。我也喜欢你。接下来的所有句子我都听不懂。这个家伙现在到底在说什么……在说什么……



너를 내가, 너처럼 나도… 你像我一样,我也像你一样..



대체 어쩌다 최산은 정우영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걸까. 그러니까 이 말에 의하면 정우영이 최산을 좋아한다. 그래서 최산도 정우영을 좋아한다. 내가, 내가 얘를… 좋아한다. 함께 한 모든 순간이 다 예상 밖이었지만 이런 장면은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보일 만한 행동을 했던가? 우영은 지난 몇 주간의 일들을 떠올려보았다.
到底崔伞是怎么会对郑友荣说出这样的话呢?也就是说,郑友荣喜欢崔伞。所以崔伞也喜欢郑友荣。我,我喜欢他。虽然在一起的每一刻都出乎意料,但从未想象过这样的场景。我有做过那样的行为吗?友荣回想起过去几周的事情。


동시에 수십 개의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산아, 산아, 산아─ 많이도 불렀다. 손을 맞잡기도 했고 불쑥 침대에 올라가기도 했다. 네가 1위 할 것 같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누가 뭘 묻든 최산의 이름을 제일 먼저 떠올렸다. 일거수 일투족을 참 지독하게도 지켜보았다. 대체 왜 그랬을까. 내 자리를 빼앗은 애라서. 모든 행동이 예측 불가능 해서.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노래를 불러도 유난히 빛이 나서.
同时,数十个场景在脑海中闪过。伞啊,伞啊,伞啊——叫了很多次。我们也曾牵手,也曾突然爬上床。我还说过,我觉得你会拿第一名。不管谁问什么,首先想到的都是崔伞的名字。我非常执着地观察着你的一举一动。到底为什么呢?因为你抢了我的位置。因为你的一切行为都无法预测。即使穿着同样的衣服,唱着同样的歌,你也格外闪耀。


유난히 눈이 가서. ……特别引人注目。


꿈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 누구 탓을 할 수도 없게, 스스로 저지른 일들이었다. 나는 그런 말을 하려던 게 아니라고 부정해야 하는데.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문밖에 사람들이 있으니 멈춰야 한다고 말해야 하는데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仿佛陷入了梦境。无法责怪任何人,这都是自己做的事。我应该否认我不是想说那样的话。我应该说那不是我的本意,门外有人,我们应该停下来,但我却说不出口。


산의 입술이 다시 느리게 벌어진다.
伞的嘴唇再次慢慢地张开。



"우영아, 좋아해." "友荣啊,我喜欢你。"



좋아해, 그 말을 하는 순간만큼은 흔들림 없는 최산의 눈을 보며 일순간 안도감이 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귀가 먹먹해졌다. 우영은 식당 앞에서 산을 기다리며 곱씹던 말들을 떠올렸다.
喜欢你,那句话说出口的瞬间,崔伞的眼神毫不动摇,看着他的眼睛,郑友荣瞬间感到一阵安心。这是为什么呢?耳朵嗡嗡作响。友荣在餐厅前等待伞时,回想起那些反复咀嚼的话语。



제가 그 애랑 진짜 지독하게 얽힐 거거든요, 팀장님. 절 이용하지 않으면 데뷔할 수 없게. 같이 올라가는 것 아니면 아무런 의미도 없게. 필요 없어지자마자 그렇게 한순간에 버려진 제가요, 그 애한테는 꼭 필요한 존재가 될 거거든요. …그렇게만 되면 전 걔 의도가 뭐든 아무 상관 없거든요. 
我会和那孩子纠缠得非常深,队长。如果不利用我,就无法出道。除了共同进步,其他都毫无意义。当我不再被需要时,我会被瞬间抛弃,但我会成为那孩子不可或缺的存在。……只要这样,我就不在乎他的意图是什么。



그러니까, 나는 이제 아무것도 믿지 않으려 했는데. 누구도 믿지 않으려 했는데.
所以,我现在什么都不想相信了。谁都不想相信了。


산아, 어떻게 넌 조금의 의심도 없이 그렇게 나를 믿어.
伞啊,你怎么能毫不怀疑地如此信任我。

어째서 그렇게 덜컥 나를 믿어.
为什么你会突然这么相信我。








당신의 해적에게 투표하세요! 为你的海盗投票吧!

W. 서파








"질문 몇 가지 간단히 할 거예요. 늘 하듯이 솔직하게 대답해주면 돼요."
“我会简单地问几个问题。像往常一样,诚实地回答就可以了。”



네에. 대답은 빠르게 했지만 표정 관리가 되지 않는다. 산이 손가락으로 볼을 꾹꾹 눌러 근육을 풀자 조연출이 긴장 말라는 사인을 보내온다. PD님. 제가 긴장한 게 아니라요. 이렇게 안 하면 울어버릴 것 같아서 그래요. 산은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할 말들을 찬찬히 곱씹었다.
“是的。”虽然回答得很快,但表情却无法控制。伞用手指按压脸颊放松肌肉,副导演给他发了个不要紧张的信号。“PD 大人,我不是紧张。只是如果不这样做,我可能会哭出来。”伞默默地咀嚼着那些无法说出口的话。


어색하게 미소 지으며 자리에 앉자 조명이 켜진다. 우영과의 연습 영상만 별도로 촬영해가는 줄 알았던 제작진은 복도 한 켠에 호리존까지 마련해놓고 인터뷰를 준비 중이었다. 인터뷰는 항상 2층 스튜디오에서 차례로 찍곤 했었다. 지켜보는 다른 연습생들 없이 원샷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오가는 이가 없어 그나마 다행일까. 산은 저도 모르게 연습실 문을 한 번 쳐다보았다.
尴尬地微笑着坐下后,灯光亮了起来。原以为只是单独拍摄和友荣的练习视频,没想到制作组在走廊的一角还准备了一个背景墙,正在准备采访。采访通常都是在二楼的工作室依次进行的。这是第一次在没有其他练习生观看的情况下单独拍摄。没有人来来往往,或许是件好事。伞不由自主地看了一眼练习室的门。


안 나와보려나. 안 나와보겠지. 연습 전 그런 일이 있었으니 이제 우영은 저와 개인적으로는 절대 마주치지 않으려 할지도 몰랐다. 제작진들이 떠나고 나면 이 연습은 지속될 수 없을 것이다. 우영이 말하지 않으면 산이 먼저 말할 것이었다. 더 이상 연습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촬영도 끝났으니 그만하자고.
不出来吗?不会出来吧。练习前发生了那样的事,现在友荣可能绝对不想和我单独见面了。制作组离开后,这个练习就无法继续了。如果友荣不说,伞会先说的。再练下去好像很难了。拍摄也结束了,就到此为止吧。


산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애써 가라앉힌 얼굴이 다시 뜨거워졌다. 누가 툭 치면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버릴 것 같았다.
伞不由自主地紧握拳头。好不容易平静下来的脸又变得火热起来。感觉只要有人轻轻一碰,他的眼泪就会立刻涌出来。



산아, 나는… 伞啊,我……

나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어. 我不是那个意思。



바보처럼 확신해버렸다. 두 번 생각도 않고 마음을 다 보여줘버렸다.
像个傻瓜一样确信了。没有多想两次,就把心意全都展示出来了。


두서없이 쏟아낸 제 고백에 돌아온 건 그런 해명이었다. 당황해 얼어버린 얼굴을 보자 얼음처럼 차갑고 날카로운 파편이 제 가슴을 찔러오는 듯한 감각이 느껴졌다.
对我毫无条理的告白,他的回应却是那样的解释。看到他惊慌失措的脸,我感到一阵冰冷而锋利的碎片刺入了我的胸口。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산은 어쩌면 우영이 항상 자신이 있는 쪽을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했었다. 고개를 돌릴 때마다 눈이 마주쳤으니까. 늘 의아했었다. 여태껏 우영처럼 저를 대했던 이는 없어서. 혼자 동경하고 그리워했던 누군가가 이렇게 성큼 제 울타리 안으로 들어온 적이 없어서. 그 글을 읽고서야 답을 알게 된 것 같았는데. 그 애의 모든 행동이 가리키는 답은 딱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모두, 모두 착각이었다.
从哪里开始出错的呢?伞有时会想,或许友荣总是看着自己这边。因为每次转头时,他们的目光总会相遇。他一直感到疑惑。因为从来没有人像友荣那样对待他。曾经独自仰慕和思念的某个人,从未如此轻易地进入他的世界。直到读了那篇文章,他才觉得找到了答案。他认为那孩子的一切行为指向的答案只有一个。但这一切,都是误会。



나는 그런 마음이 아니었어. 我不是那样想的。



그래도 돌이킬 수는 없었다. 우영의 얼어버린 표정을 보며 산은 깨달았다. 얘가 날 좋아하지 않아도, 나는 좋아해. 얘는 그런 마음이 아니었어도 나는 그런 마음이야. 그러니 없던 일로 칠 수 없었다. 이미 물은 엎질러져 버렸으니까.
可是已经无法挽回了。看着友荣那僵硬的表情,伞意识到。即使他不喜欢我,我也喜欢他。即使他没有那种心思,我也有那种心思。所以不能当作什么都没发生过。因为水已经泼出去了。


제작진은 한 시간 정도 연습 장면을 촬영하고, 저녁 먹기 전에 개인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니 꼼짝없이 한 시간은 둘이 춤을 춰야 했다. 방금 전까지 좋아한다고 수십 번을 고백한 애와 발을 맞추고 같은 동작을 반복해야 했다. 부끄러운 마음보다도 슬픔이 앞섰다. 산은 티 나지 않게 꾹 참는 걸 못했다. 표정에 감정이 다 드러나고 숨기지를 못했다. 그래도 산은 최대한 정신을 차려보려 했다. 제작진이 들어온 후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구는 우영이 그러하듯이.
制作组说他们会拍摄一个小时左右的练习场景,然后在晚饭前进行个人采访。所以他们不得不一起跳一个小时的舞。刚才还在不停地告白说喜欢的那个人,现在要和他一起配合步伐,重复同样的动作。比起害羞,更多的是悲伤。伞无法掩饰自己的情感,所有的情绪都写在脸上,根本藏不住。尽管如此,伞还是尽量让自己保持冷静。制作组进来后,友荣就像什么事都没发生过一样……就像那样。


그런 일을 겪고도 연습은 제법 진지했다. 아무리 숨이 차 헐떡여도 우영은 가차없이 다시 재생 버튼을 눌렀다. 동작 하나하나를 다시 점검하고, 손보고, 다시 보았다. 어느 때보다 진지한 우영의 모습을 보며 산은 처음 본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고 말았다. 역시 우영이는 다르구나. 얘는 춤에 정말 진심이구나. 동시에 산은 조금 무서워졌다. 아무리 너와 같은 꿈을 꾸어도 나는 도무지 닿을 수가 없겠구나, 싶어져서.
经历了那样的事情后,练习依然相当认真。无论呼吸多么急促,郑友荣还是毫不犹豫地再次按下了播放按钮。他一遍又一遍地检查每一个动作,修正,再次观看。看着比任何时候都认真的郑友荣,崔伞不禁想起了第一次见到他的那天。果然,郑友荣是与众不同的。他对舞蹈真的很真诚。同时,崔伞有点害怕了。无论我和你有着怎样相同的梦想,我都觉得自己无法触及。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해서요. 우영이가 따로 춤을 봐주기로 했어요."
“我还很不够好。友荣说他会单独教我跳舞。”



산은 인터뷰 질문 카드를 들어보이는 작가를 향해 그렇게 말한다. 
伞对着拿着采访问题卡片的作家说道。



"배울 점이 많아요. 춤도 그렇고, 평소에도… 제일 먼저 나오거든요 우영이가. 연습실 문 열고 불 켜고, 또 밤에는 불 끄고 문 닫고. 매일 매일요."
“有很多值得学习的地方。舞蹈也是,平时也是……友荣总是第一个到。打开练习室的门,开灯,晚上又关灯关门。每天都是这样。”

"많이 의지가 되는 편인가봐요." “看起来你很依赖他。”

"아… 네. 같은 방 쓰게 된 후로 더 의지하게 된 것 같아요. 오늘 아침에도 우영이가 깨워줘서 일어났어요. 먼저 춤도 가르쳐준다고 했구. 따로 시간 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걸 아니까 엄청 고마워요. 쉴 시간도 부족할 텐데."
“啊… 是的。自从我们住在同一个房间后,我觉得我更加依赖他了。今天早上也是友荣叫我起床的。他还说要先教我跳舞。我知道抽出时间来并不是一件容易的事… 我真的非常感激他。他的休息时间也很少。”



대답을 마치고 다시 또 습관처럼 연습실 문을 쳐다본다. 너는 그렇게 내게 호의를 보였는데 나는 착각을 했어. 좋은 마음으로 날 챙겼는데 나는 널 오해하고 내 멋대로 해석했어. 내 멋대로 좋아해버렸어. 또 다시 눈물이 날 것 같아서 산은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무릎에 손을 얹고 세게 힘을 주어보았다.
回答完毕后,又像习惯一样看向练习室的门。你对我那么好意,我却误会了。我以为你是出于好心照顾我,但我误解了你,随意地解读了。我随意地喜欢上了你。又一次感觉要流泪了,伞把手放在镜头拍不到的膝盖上,用力握紧。



"음, 그럼 마지막 질문이요." “嗯,那最后一个问题。”

"네." “是的。”

"최산에게 정우영이란, 어떤 존재일까요?" “崔伞眼中的郑友荣,是怎样的存在呢?”



작가가 부산하게 카드를 넘긴다. 제 이름과 우영의 이름이 번갈아 적힌 수십 개의 종이가 뒤섞이는 게 보였다. 최산에게 정우영이란 어떤 존재일까요. 최산에게 정우영이란…. 여태껏 인터뷰에서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은 없었다. 산은 문득 연습실에서 제 차례를 기다리고 있을 우영을 떠올렸다. 우영이한테도 같은 질문이 던져질까? 정우영에게 최산이란 어떤 존재일까요, 참으로 곤란하고 시기 적절치 못한 그 질문에 우영은 뭐라고 대답할까.
作家忙碌地翻动着卡片。我看到几十张写着我和友荣名字的纸张交替混在一起。崔伞眼中的郑友荣是怎样的存在呢?崔伞眼中的郑友荣是……。到目前为止,我从未在采访中被问过这样的问题。伞突然想起了在练习室等待轮到自己的友荣。友荣也会被问到同样的问题吗?郑友荣眼中的崔伞是怎样的存在呢?对于这个既尴尬又不合时宜的问题,友荣会怎么回答呢。



"처음에는 제가 일방적으로 응원했고, 이젠 동료예요."
“起初是我单方面地支持他,现在我们是同事了。”



애써 웃어본다. 누가 뭐래도 정우영은 최산을 응원해준 첫 번째 사람이다. 누구도 잘한다는 말을 해주지 않았을 때에, 마이크에 대고 최산이 1등을 할 것 같다 외쳐준 유일한 사람이다.
努力地笑了笑。无论别人怎么说,郑友荣是第一个支持崔伞的人。在没有人夸奖的时候,他是唯一一个对着麦克风喊崔伞会得第一的人。



"앞으로는 음. 친구가 될 것 같아요."
“以后……嗯。我们会成为朋友的。”



그래서 산은 우영이 미워할 수가 없었다. 저를 좋아하지 않아도. 더는 예전처럼 자신을 대해주지 않을 거라 해도.
所以伞无法恨友荣。即使他不喜欢自己。即使他再也不会像以前那样对待自己。


친구. 절대 그 이상은 되지 못하더라도.
朋友。即使永远无法超越这个关系。











오늘은 경건한 날이다. 일주일 중 유일하게 삶에 의미가 생기는 날. 울고 분개하고 넘쳐 흐르는 떡밥을 주워먹다 보면 두어 시간이 뚝딱 흘러 다시 지옥의 일주일을 버텨야 하는 날. A씨는 미친 방송국 놈들에게 놀아날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자리에 앉았다.
今天是一个神圣的日子。一周中唯一让生活有意义的一天。哭泣、愤怒、沉浸在不断涌现的内容中,不知不觉中几个小时就过去了,又要开始忍受地狱般的一周。A 先生已经做好了被疯狂的电视台工作人员戏弄的准备,坐到了座位上。


주로 좆같은 소식만을 전하는 프로그램 공계의 업로드 알림이 울린 건 그때였다. 
通常只传递糟糕消息的节目官方账号上传通知在那时响起。


#해적단_여기_모여
본방사수 하고 싸인 폴라로이드 받자!
本放守护并获得签名拍立得吧!


이게 웬 뜬금포야. 또 뭔 지랄인데.
这是什么鬼。又在发什么疯。

본방사수 싸인 폴라 싸인 폴라?
本放死守……签名拍立得……签名拍立得?


오늘도 당신의 해적들과 함께 今天也和你的海盗们在一起
데뷔라는 바다를 향해! 출항할 준비 되셨나요?
向着出道的大海!准备好启航了吗?


잠시 후 10시! 본방 시청 후 인증샷을 남겨주시는 분들께
잠시 후 10시! 본방 시청 후 인증샷을 남겨주시는 분들께 稍后 10 点!观看直播后留下认证照的朋友们

연습생들이 직접 촬영하고 싸인한 폴라로이드를 드립니다!
练习生们亲自拍摄并签名的拍立得照片送给你们!


무려 30장 준비 완료! ♥ 절대 놓치지 마세요♥
准备了足足 30 张!♥ 绝对不要错过哦♥


#당신의해적에게투표하세요 #본방사수 #이벤트 #请为你的海盗投票 #准时收看 #活动


나왔다. 빠순이들의 무력감을 한층 배가시키는 최악의 이벤트.
出来了。让粉丝们更加无力的最糟糕的事件。


차라리 없다면 모를까 이미 폴라로이드의 존재를 알아버린 이상 저걸 가슴이 품지 않고서는 살아도 사는 게 아니란 말이다. 폴라로이드는 포토카드와는 달랐다. 갖지 못하면 어떻게 생겼는지 가늠도 못한다. 무슨 멘트가 적혔는지 보지도 못한다. 천오백만 명의 미친 여자를 상대로 '무려' 서른 장만 준비한 제작진의 싸이코패스적인 행동은 A씨를 산송장으로 만들 뿐이다. 이딴 짓 안 해도 어차피 본방사수 하는 우리를 굳이 굳이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넣겠다 이거지.
如果说没有还好,既然已经知道了宝丽来的存在,不把它放在心上就活不下去。宝丽来和照片卡不同。如果没有,就连它长什么样都无法想象。也看不到上面写了什么话。面对一千五百万疯狂的女人,制作组只准备了区区三十张,这种变态的行为只会让 A 某变成行尸走肉。即使不做这种事,我们也会守着直播,他们非要把我们推入绝望的深渊。


A씨는 이번만큼은 이벤트에 참여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픽스아트로 갖은 정성을 들여 인증샷을 만들고 트친들에게 구차한 싸불을 요청하고 그럴 시간이 없다 이거예요. 온갖 커뮤로 파고들어 뒷광고를 하기에도 24시간이 부족하다 이거예요. 만약에, 진짜 만약에 당첨이 된다고 쳐도 그게 우영이나 산이 아니면 어쩔 거냐고 대체. 육십 명 중에 내 새끼가 단 둘 뿐인데 차라리 복권에 당첨되는 게 빠를 듯. 지뢰 연생 당첨돼서 갖다파는 것도 노동이고 체력 낭비야. A씨는 비장한 마음으로 공계 트윗을 했다.
A 某这次发誓不再参加活动了。用 PicsArt 精心制作认证照,向推特好友们请求可怜的转发,这些时间都没有。深入各种社区做背后广告,24 小时都不够用。假如,真的假如中奖了,但那不是友荣或伞,那该怎么办?六十个人中只有我的两个孩子,中奖还不如买彩票快。抽到地雷练习生再转卖也是劳力和体力的浪费。A 某怀着决心发了官方推特。


폴라 이벵 따위... . 쿨스루.
波拉活动什么的……冷处理。

#해적단_여기_안_모여


순식간에 늘어나는 하트가 지칠대로 지친 서바충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아직 데뷔도 안 한 애들로 빠순이 괴롭하기 참 쉽죠? A씨는 차분한 마음으로 냉수 한 잔을 들이켰다. 다음 주면 팀 미션 생방이라고. 168시간만 견디면 테크웨어 입고 같은 춤을 추는 아기 커플을 만날 수 있다 이 말이야. 그러니 이번 주는 쉬어가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막방까지 버티질 못할 것이다.
瞬间增加的心形代表了疲惫不堪的粉丝们的心情。还没出道的孩子们,粉丝们的心情真是容易被影响吧?A 小姐平静地喝了一杯冷水。下周就是团队任务的直播了。只要再坚持 168 小时,就能看到穿着科技风服装跳同样舞蹈的小情侣了。所以这周必须休息一下。否则的话,可能撑不到最后一集。


오늘은 그냥 꿔보처럼 방송이나 보고 뇌절하겠습니다
今天就像做梦一样看直播放空自己吧


그때 멘션 하나가 날아들었다. 한동안 보이지 않던 트친 D였다.
就在那时,一条提及信息飞了过来。是好久不见的推特好友 D。


에이님... 폴라 사진 봣어요...? 艾尼... 你看过宝丽来照片吗...?
 ㄴ 빈정 상해서 이벤트 타래 확인 안 했습니다 (^._.^)ノ
ㄴ 因为心情不好所以没确认活动推文 (^._.^)ノ

     그나저나 어디 갔다가 돌아오신 건데요...
话说回来,你刚刚去哪儿了?
  ㄴ 저는 혐생 살고 왔쥬... 아니 근데 폴라가,


D는 곧바로 사진 하나를 디엠을 보내왔다. 끝없는 말줄임표와 함께. A씨는 불길한 심정으로 사진을 눌러본다. 하나 하나 블러 처리 되었지만 윤곽은 확실한 폴라로이드들이 사진 속에 펼쳐져 있다. 이어지는 D의 메세지가 의미심장하기 그지 없었다. 연습생이 육십 명인데 폴라가 왜 서른 장인가 했더니 글쎄…. 
D 立刻发来了一张照片,伴随着无尽的省略号。A 怀着不祥的预感点开了照片。虽然每张照片都被模糊处理过,但轮廓依然清晰可见。接着,D 发来的信息意味深长。练习生有六十名,为什么只有三十张照片呢?


...... 이건 .. . .... .. 페어 폴라?
...... 这是 ...... 配对极地?
날퓌 애덜... 같이 찍었을 확률 몇으로 보시나요...
你觉得他们一起拍的几率有多大...
미친 거 아녜요 진짜... . .... ..
这真是疯了... . .... ..


두 명씩 서서 브이나 따봉 혹은 크로스를 하고 찍은 게 확실한 폴라로이드 서른 장. 지옥이다. 지옥. 이건 데뷔를 해도 못해도 원앤온리다. 만약 날퓌가 같이 찍은 거라면 여태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사진이다. 빚을 내어 금액 제시를 해도 영영 답장이 안 올 시세일 거라 이 말이었다. 아니, 매물로나 나오면 다행이다. 나라도 안 판다. 그저 죽을 때까지 가슴에 게이 커플 사진 한 장 영원히 품고 사는 여자가 된다.
两个人站在一起,比出 V 字手势或竖起大拇指,或者交叉手势拍的三十张拍立得。这是地狱。地狱。这是……即使出道也无法再现的独一无二的照片。如果是伞和我一起拍的,那是前所未有的,也是未来不会再有的照片。即使借钱出高价也永远不会有回复的行情。不是,能有卖的就算幸运了。即使是我也不会卖。只是成为一个直到死都把一张同性情侣照片永远放在心里的女人。


A씨는 눈에 불을 켜고 동그란 탈색모의 형태를 찾아본다. 후보군이 대여섯 개는 되지만 어머니의 마음은 그렇다. KTX를 타고 순식간에 지나쳐도 아들내미를 포착하고 만다. 사윗감은 그 다음이다. 가장자리에 놓인 폴라로이드 속에서 A씨는 누가 봐도 딱 붙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는 날티좌와 인프피좌의 모습을 발견했다.
A 某睁大眼睛寻找着圆形漂白头发的身影。候选人有五六个,但母亲的心就是这样。即使乘坐 KTX 飞速经过,她也能捕捉到儿子的身影。女婿人选是其次。在边缘放置的拍立得照片中,A 某发现了无论谁看都紧紧靠在一起并竖起大拇指的日天左和 INFP 左的样子。


클릭.

확대.

의심.

그리고 다시 확대. 然后再次放大。


A씨는 냅다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시발. 반포자이가 아니라요, 이거는 베버리 힐스 단독 풀빌라 아니냐고. 내 집 마련의 꿈을 버리고 두 게이의 사랑에 투신하라 이거야? 머리보다 타자를 치는 손이 빨랐다.


번복합니다 翻译:反悔
취소합니다 取消
여러분을 믿습니다 我相信你们
#해적단_다시_모여
폴라 이벵 따위... . 쿨스루. 
波拉活动什么的……冷处理。

#해적단_여기_안_모여


사랑에 미친 여자는 수치를 모르는 법. 5분 만에 완벽 태세 전환한 A씨는 아이패드를 꺼내들고 어떤 신박한 드립으로 이벤트 담당자를 사로잡을지 고심하기 시작했다. 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리는 테마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爱上了的女人是不知羞耻的。A 小姐在五分钟内完美地转换了态度,拿出 iPad,开始思考用什么新奇的段子来吸引活动负责人。节目开始的主题曲正在播放。



WHO IS NEXT GENERATION? 谁是下一代?

당신의 해적에게 투표하세요! 为你的海盗投票吧!



어느덧 오프닝. 팀 미션 생방을 일주일 남겨둔 6회는 쉬어가는 회차에 가까웠다.
不知不觉中,已经到了开场。距离团队任务直播还有一周的第六集,接近于一个休息的回合。


방송 흐름 상 이럴 땐 귀신의 집 체험을 하거나 체육대회를 연다. 이미 5회에서 다 해먹은 팀 결정 신경전을 우려먹기 위해 없는 갈등을 억지로 쥐어짜기도 한다. 6회에서 악편의 희생양이 된 것은 석훈이 속한 Too much 팀이었다. A씨는 의도가 다분하게 싸한 편집과 쎄한 효과음을 흐린 눈 해보려 애썼지만, 문제는 그런 호작질에 실제로 판이 뒤흔들린다는 점에 있었다. A씨도 다를 바가 없었다. 제작진이 조율하는 대로 각 연습생들을 향한 호감도 롤러코스터를 타다 보니 어느새 러닝타임의 절반이 흘러 있었다.
根据节目流程,这种时候通常会进行鬼屋体验或举办体育比赛。为了延续第五集的团队决策神经战,节目组甚至会刻意制造不存在的冲突。在第六集中,成为恶意剪辑牺牲品的是石勋所在的 Too much 团队。尽管 A 先生试图通过冷酷的剪辑和诡异的音效来模糊视线,但问题在于,这种小伎俩确实会动摇局势。A 先生也不例外。随着制作组的调控,每个练习生的好感度如同坐过山车般起伏,转眼间,节目时长已经过半。


여전히 얼굴 한 번 잡히지 못한 연습생들이 태반이었다. 의욕을 상실한 트친들이 연신 말줄임표만 트윗했다. 단체 연습을 풀캠으로 잡아줄 때 스쳐간 걸 제외하면 우영과 산은 단 1초도 나오지 않았다. 이게 말이 되나. 시청률 하드 캐리해온 두 명을 이렇게 배제시키는 게?
仍然有很多练习生连一次露脸的机会都没有。失去热情的粉丝们不断在推特上发省略号。除了在全景拍摄的团体练习中一闪而过之外,友荣和伞连一秒钟的镜头都没有。这怎么可能呢?把一直以来撑起收视率的两个人这样排除在外?


아니 잠시만 ... 뭔가 느낌이 온다 ...
不,等一下……有种感觉来了……

박피디 이 운영자 새끼가 우리에게 이럴 리가 없잖아
朴 PD 这个运营者怎么可能这样对我们

어마어마한 '삘'이 온다고 지금 ㅅㅂ...
巨大的“感觉”现在来了,妈的...


뭔가 엄청난 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 A씨는 경력직 동인녀의 강렬한 직감이 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때 음악이 전환되며 화면 가득 스툴 하나가 잡혔다. 어색함을 숨기지 못한 채 누군가 프레임 안으로 걸어들어왔다.
总觉得有什么了不起的事情在等着我们。A 小姐感受到作为资深同人女的强烈直觉在燃烧。就在那时,音乐转换,屏幕上出现了一张凳子。有人掩饰不住尴尬,走进了画面。


시발 내가 이럴 줄 알았다고요
我早就知道会这样

오마이갓 마이 갓기천사 이즈 히얼
哦我的天啊,我的小天使来了


안녕하세요, 뮤직에이 최산입니다- 하고 보조개가 폭 패이게 웃어보이는 얼굴. 한 시간 내내 내놓으라고 협박했던 그 얼굴. A씨는 갑작스런 최애 얼빡 인터뷰에 정신이 혼미해지고 말았다.
大家好,我是 Music A 的崔伞——说着露出深深酒窝的笑容。那个一小时内一直威胁我交出来的脸。A 某在这突如其来的最爱近距离采访中精神恍惚了。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해서요. 우영이가 따로 춤을 봐주기로 했어요.
我还很不足,所以友荣决定单独教我跳舞。



머릿속의 물음표가 떠나가기도 전에 떡밥이 밀어닥쳤다.
在脑海中的问号还没消失之前,线索就涌了上来。



같은 방 쓰게 된 후로 더 의지하게 된 것 같아요.
自从我们开始共用一个房间后,我觉得我们变得更加依赖彼此了。

오늘 아침에도 우영이가 깨워줘서 일어났어요.
今天早上也是友荣叫我起床的。


[속보] [速报]
정우영 춤 연습 명목으로 최산 꾀어내,
郑友荣以练习舞蹈为名义诱惑崔伞,

'그걸 또 속고 앉았냐' 논란 일파만파
“你又被骗了吗?”争议愈演愈烈
"오늘 아침에도 우영이가 깨워줘서 일어났어요"
今天早上也是友荣叫我起床的

??? 너네 지금 뭐 하는
你们现在在做什么

단둘이 연습? 단둘이 연습? 단둘이 연습?
单独练习?单独练习?单独练习?

심지어 타이거 무브? 숨이 안 쉬어집니다
甚至老虎舞步?我喘不过气来


차분한 어조로 뱉는 모든 말이 A씨를 비롯한 날퓌러들을 광분 상태로 몰아넣었다. 비상. 진짜 비상. 아니 오늘따라 얼굴은 또 왜 청초해서 A씨는 모니터 안으로 곧 걸어들어갈 듯 화면을 나노 단위로 관찰하고 있었다. 질문 내용도 가관이다. 어둠의 운영자가 작가진 중 한 명으로 있는 게 아니고서야 저런 미친 질문을 해?



처음에는 제가 일방적으로 응원했고, 이젠 동료예요.
最初是我单方面地应援,现在我们是同事了。

앞으로는 음. 친구가 될 것 같아요.
以后……嗯。我们会成为朋友的。



최산에게 정우영이란, 어떤 존재일까요? 불순한 의도를 감출 최소한의 의지도 없는 질문에 어째 축 처진 목소리로 대답하는 산의 태도가 동인녀들의 망상에 더욱 불을 지폈다.
崔伞眼中的郑友荣,是怎样的存在呢?对于这个毫无掩饰不纯意图的问题,伞用低沉的声音回答的态度更加激发了同人女们的幻想。


친구가 될 것 같은 건 뭔데
感觉我们会成为朋友

그럼 지금은 뭔데 那现在是什么
제대로 말해줘 그래서 니가 원하는 게 뭔데
所以你到底想要什么,告诉我清楚
여자도 진짜를 원해 날퓌의 맥스를 원해
女人也想要真实的东西,想要极限的快乐

#죽을때까지날티좌인프피좌응원하겠다는피의연합 


숨 고를 틈도 없이 등장한 다음 타자는 전국 각지 여자들이 이미 사윗감으로 점 찍은 남자, 정우영이었다.
下一个出场的是全国各地的女孩们已经选定为女婿的男人,郑友荣。


우영은 어째 좀 버석버석 건조해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연막용 질문에 열심히 대답하는 우영의 목소리를 배경음으로, 우영과 산의 연습 장면 VCR이 송출된다. 어깨와 허리를 잡고, 시키는 대로 목을 꺾고, 우영이 가리키는 곳을 향해 집중하는 산….
友荣的脸看起来有些干燥。他一边认真回答掩饰性的问题,一边背景音中播放着他和伞练习的场景录像。友荣抓住伞的肩膀和腰,按照指示扭动脖子,伞则专注地看向友荣指示的方向……


이때다. 이거다. A씨는 초 단위로 캡쳐를 찍었다. 휴대폰으로는 영상 녹화를 돌려놓고 컴퓨터로는 무한히 스크린샷을 찍었다. 난 이걸로 이벤트 응모한다. 아무도 못 막는다. 날퓌 폴라는 내가 먹는다. 미리 축하해주세요. 그 폴라는 이제 제 껍니다. 본 적 없는 각도로 행해지는 스킨십에 머리가 터져나갈 지경이었다. 이성을 붙잡아야 하는데, 그래야 하는데… 
这就是时候了。这就是了。A 某以秒为单位截图。用手机录视频,用电脑无限截图。我就用这个参加活动。谁也拦不住我。那张宝丽来是我的了。提前祝贺我吧。那张宝丽来现在是我的了。以从未见过的角度进行的亲密接触让人头脑爆炸。必须保持理智,必须保持理智……


씨발 지금 쟤 뭐라는 거예요?
他妈的,他现在在说什么?
자기는 산이랑 친구 안 하고 싶다는 거
你说你不想和伞做朋友

지금... 내가 들은 게 맞아?
现在……我听到的是真的吗?


그러니까 이 상황. 정우영이 고개를 갸웃하며 미친 대사를 내뱉고 있는 이 상황…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게 맞아?
그러니까 이 상황. 정우영이 고개를 갸웃하며 미친 대사를 내뱉고 있는 이 상황…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게 맞아? 所以,这种情况。郑友荣歪着头说出疯狂台词的这种情况……我理解的没错吧?



"친구… 산이랑. 음, 저는 그거 별로 안 하고 싶은데요."
“朋友……和伞。嗯,我其实不太想做那个。”

"아, 의외의 대답인데요?" “啊,这是个意外的回答呢?”



언뜻 장난인 척 하고 있으나 뭔가 좀 달랐다. 오늘의 우영은 하나부터 열까지 미묘하게 평소와 달랐다. 
乍一看像是在开玩笑,但有些不一样。今天的郑友荣从头到尾都和往常有些微妙的不同。



"그른가요. 산이 생각은 어떤지 몰라도 저 이미 많거든요. 그냥 친구는."
“是这样吗?虽然我不知道伞是怎么想的……但我已经有很多了。只是朋友。”



아직은 경쟁자다 이건가요? 작가의 도발에 우영이 놀라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지만…. 생각이 많은 표정. 한창 연습하다 나와 그 무엇도 얹히지 않은 까무잡잡한 얼굴에 수만 가지 생각이 교차하는 게 보였다. 같은 팀이 되고 싶나봐요. 작가의 말에 우영이 웃으며 대답했다. 네, 그쵸 그쵸. 그냥 친구보다는.
还只是竞争者吗?作家的挑衅让友荣惊讶地摇了摇头。不是那样的……他脸上露出思索的表情。刚刚练习完出来,黝黑的脸上没有任何修饰,但可以看出他心中交织着无数的想法。你是想成为同一个队伍吧。作家的话让友荣笑着回答。是的,对,对。比起只是朋友。


그새 화면이 뒤바뀌며 다시 짧은 연습 영상이 흘러나왔다. 아니 잠깐만. 방송국 새끼들 싸가지 뭐야. 우영이 대답 저게 끝이라고요? 분개하는 와중, 화면 하단에 안내 문구가 떴다. 방송 직후 주차 투표를 재개한다는 알림이었다. 지금부터는 9표가 아니라 2표만을 던질 수 있다고 했다. 속이 투명하다 못해 그냥 귀에 대고 소리를 지르는 수준이다.
那时屏幕突然切换,重新播放了一段短短的练习视频。等等,电视台这些家伙搞什么鬼。友荣的回答就这样结束了吗?正当我愤愤不平时,屏幕下方出现了一条通知。通知说节目播出后将重新开始投票,但这次每人只能投两票,而不是九票。这简直是透明到不能再透明,简直就是在耳边大喊大叫。


나 몰랐는데 이거 씨피 투표 방송이었어?
我不知道这是 CP 投票节目吗?

당신의 씨피에게 투표하세요 뭐 그런 거야?
为你的 CP 投票什么的,是这种吗?
 ㄴ 후 이즈 넥스트 탑 오브 호모
     당신의 오티피에게 투표하세요 为你的 OTP 投票


 시발. 엄마 박피디가 호모하래.
哈,操。妈妈……朴 PD 说我是同性恋。

아니 진짜 억울한 게 나는 가만히 있었는데 걔네가 먼저,
“不是,我真的很委屈,我什么都没做,是他们先……”









최산이 연습에 오지 않았다. 崔伞没有来练习。


타이거 무브 팀은 벌써 이십 분째 최산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아무리 촬영 없이 진행하는 자율 연습이라지만 산이가 이렇게 막 늦을 애가 아닌데. 리더인 건우가 시계를 바라보며 초조하게 말한다. 서바이벌을 시작한 이래로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삼십 분 일찍 와 기다리면 기다렸지 최산이 늦을 애가 아닌데. 그럴 애가 아닌데.
老虎移动队已经等了崔伞二十分钟了。虽然是没有拍摄的自由练习,但伞从来不是会这样迟到的孩子。队长建宇焦急地看着手表说。自从开始生存赛以来,这是第一次发生这种事。崔伞从来不是会迟到的孩子,通常他会提前三十分钟到达并等待。他不是那种会迟到的孩子。



"우영아. 너 숙소에서 나올 때 산이 못 봤어?"
“友荣啊,你从宿舍出来的时候没看到伞吗?”

"네?" “嗯?”

"너 아까 신발 갈아신으러 간댔잖아. 방에 산이 없었어?"
“你刚才不是说要去换鞋吗?房间里没有伞吗?”



우영은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기분이었다. 무슨 정신으로 지난 며칠을 흘려보냈는지 모르겠다. 촬영과 인터뷰 탓에 급작스레 끝나버린 대화 이후로 좀처럼 산과 둘이 있을 기회가 없었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배려 없이 내뱉은 제 말에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았던 최산의 표정이 아직도 눈앞에 선했다.
郑友荣感觉自己像坐在针毡上一样。这几天他不知道自己是怎么过来的。自从拍摄和采访导致他们的对话突然中断后,他几乎没有机会和崔伞单独相处。他觉得自己应该说点什么。崔伞那因为他不经意间说出的话而几乎要哭出来的表情,至今仍历历在目。



"나오면서… 나오면서 복도에서 마주쳤었어요."
“出来的时候……出来的时候在走廊上碰到了。”

"뭐? 너 그 얘기를 왜 지금 해."
“什么?你为什么现在才说这件事。”



건우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변했다. 우영은 그냥 아랫입술이나 잘근잘근 씹어댔다. 벌써 며칠째 발목에 무거운 추를 매달아놓은 것처럼 걸음이 무거웠다. 잠도 잘 오지 않았다. 산에게 해명을 하고 싶었다. 막상 그럴 시간이 주어져도 산이 상처받지 않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알 수는 없었지만. 사과라도 하고 싶었다. 내가 거기서 그딴 식으로 말을 하면 안 됐다고. 네가 내게 마음을 내보였는데 내가, 내가 그딴 식으로 해서는 안 됐다고.
建宇的声音变得尖锐起来。友荣只是咬着下唇。已经好几天了,他的步伐像是脚踝上挂着沉重的铅块一样沉重。睡眠也不好。他想向伞解释。即使真的有时间,他也不知道该说些什么才能不让伞受伤。他想道歉。我不应该那样说话。你向我敞开心扉,而我,我不应该那样对你。


아까는 숙소 복도에서 산을 마주하고 용기 내어 말을 붙였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제발 제 말을 한 번만 들어봐주었으면 좋겠어서.
刚才在宿舍走廊遇到了伞,我鼓起勇气和他说话。总觉得必须说点什么。只希望他能听我说一次。



"산아, 내 얘기 좀……" "伞啊,听我说……"



하지만 최산은 대답도 없이 저를 지나쳐버리지 않았는가. 아무런 말도 듣지 못했다는 듯이 정우영을 피해버리지 않았던가. 그래. 그럴 만도 했다. 잠깐의 스침에도 알 수 있었다. 최산은 정우영을 원망하고 있다. 다시는 저와 상종하지 않을지도 몰랐다. 미칠 지경이었다. 그게 두려워서 솔직하게 말을 하려고 한 거였는데. 그게 무서워서 네게 사실대로 고백하려 했는데. 우영은 괜히 방으로 돌아가 죄없는 리빙박스나 발로 찼다. 플라스틱 박스에 발이 부딪히는 소리가 공허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모르겠다. 이럴 거면, 이럴 거면 아무 말도 하지 말 걸. 정우영은 이제 세상에서 제일 미움 받지 않고 싶은 이에게 미움 받고 있다. 그것도 아주 잔뜩 미움 받고 있다.
但是崔伞不是没有回答就直接无视我了吗?他不是像什么都没听到一样避开了郑友荣吗?对,他有理由这么做。即使是短暂的接触也能感觉到,崔伞在责怪郑友荣。也许他再也不会和我来往了。这简直让人发疯。我是因为害怕才想要坦诚地说出来的。因为害怕才想要向你坦白的。友荣无缘无故地回到房间,用脚踢了无辜的储物箱。脚撞到塑料箱的声音显得空洞。我不知道从哪里开始出错了。如果是这样的话,如果是这样的话,我就什么都不该说。郑友荣现在被这个世界上最不想被讨厌的人讨厌了。而且是非常非常地被讨厌。



"너 당장 산이 찾아와. 데리고 올 때까지 들어오지 마, 이 자식아."
“你立刻去找伞。带他回来之前不要进来,这个家伙。”



건우가 우영을 문쪽으로 떠민다. 아 형, 잠시만요. 아, 형! 우영의 눈앞에서 연습실 문이 닫혀버렸다. 돌겠네 진짜. 제가 가면 더 싫어한다고요, 지금. 우영이 짜증스럽게 앞머리를 쓸어넘겼다. 안 온다니까요. 안 온다고요, 내가 가면….
建宇把友荣推向门口。啊,哥,等一下。啊,哥!练习室的门在友荣眼前关上了。真是要疯了。他说如果我去的话会更讨厌,现在。友荣烦躁地把刘海拨到一边。我说了他不会来的。他不会来的,如果我去的话……


문이 다시 열릴 것 같지 않았다. 한숨 한 번 크게 내쉰 우영이 복도 끝 창문을 내다본다.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맞으면 아플 정도로 거센 장대비. 어째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래로 우중충하지 않은 날이 없다 싶더니 드디어 장마가 온 모양이었다.
门似乎不会再打开了。郑友荣深深叹了口气,望向走廊尽头的窗户。外面正下着倾盆大雨,雨势猛烈到打在身上会疼的程度。自从节目开始以来,似乎没有一天是晴朗的,终于迎来了梅雨季节。


얘는 이 날씨에 어디를 간 거야.
他在这种天气里去哪了。


우영은 연습실 앞에 꽂힌 우산들 중 가장 큰 것을 꺼내들었다. 어디부터 가봐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숙소에서 마지막으로 나온 건 저였으니 숙소 건물에 있을 리는 없었다. 그렇다면 남은 건 다른 팀이 쓰고 있는 B반 건물이나 식당 정도다. 우영은 산과 함께 갔었던 보컬연습실부터 가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郑友荣从练习室前插着的雨伞中拿出了最大的一把。他不知道该从哪里开始找。最后一个离开宿舍的是他自己,所以不可能在宿舍楼里。那么剩下的地方就是其他队伍在用的 B 栋楼或者食堂了。郑友荣决定先去他和伞一起去过的声乐练习室看看。


설마 밖을 돌아다니고 있진 않겠지. 우산도 없을 텐데. 왜인지 불길했다. 마지막으로 복도에서 마주쳤던 최산이 뭘 입고 있었는지 떠올라서.
他不会在外面乱逛吧。应该也没有带伞。不知为何,我有种不祥的预感。最后一次在走廊上遇见崔伞时,他穿着什么,我还记得。


우산은 커녕 손에 쥔 것 하나 없이 아래 위로 짧은 연습복을 입고 있던 최산.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우영은 설마, 설마 되뇌었다. 불안해 말자. 이 날씨에 밖에 나갔을 리가 없다. 프로그램 녹화 내내 단지 밖으로의 외부 출입은 허가가 되지 않으니 해봤자 풀숲이 우거진 산책로를 빙글빙글 도는 게 다인데. 이 날씨에 우산도 없이 그런 멍청한 짓을 할 리가 없는데. 초조하게 입술을 짓씹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伞甚至没有,手里什么都没拿,只穿着上下短短的练习服的崔伞。虽然觉得不可能,但友荣还是反复念叨着,难道,难道。不要不安。在这种天气下,他不可能出去。整个节目录制期间,外出是不被允许的,最多也就是在草木茂盛的小路上转圈而已。在这种天气下,没有伞,他不可能做那种蠢事。焦急地咬着嘴唇,突然有了这样的想法。


…그런데 최산이 언제는 예상대로 행동한 적 있던가?
……但是崔伞什么时候按预期行动过?


빗줄기가 점점 더 굵어지는 듯, 심상치 않은 창밖 소리를 들으며 우영은 계단을 향해 내달렸다. 우산을 꽉 쥔 채로 최산, 최산, 중얼거리면서. 얘는 정말 사람을 미치게 하는 데에는 도가 텄다. 신경 쓰여서 죽고 싶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雨势似乎越来越大,听着窗外不寻常的声音,友荣向楼梯奔去。紧紧握着伞,一边喃喃自语着崔伞,崔伞。这家伙真是有让人发疯的本事,总是让人心烦意乱到想死的地步。



"하." “哈……”



멀리 갈 필요도 없었다. 우산을 펼쳐들고 건물 문을 나서던 찰나, 저 멀리서 걸어오는 작은 인영이 보였다. 짧은 반바지에 짧은 티셔츠. 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젖어버린 머리. 방금 수영장에서 건져냈다고 해도 믿을 만한 꼴로 고개를 푹 숙인 채 산이 걸어오고 있었다.
不需要走太远。刚撑开伞走出建筑物的门,就看见远处走来一个小小的身影。短短的短裤和短短的 T 恤。头发湿得滴水,仿佛刚从游泳池里捞出来一样。伞低着头走了过来。


우영이 앞으로 다가가자 걸음을 멈추었다. 우산을 앞으로 기울이자 멈춘 비 아래서 뜨거운 숨만 내뱉고 있는 얼굴이 보였다. 속눈썹 끝에 매달린 빗방울이 톡 하고 떨어졌다. 최산. 이름을 부르자 고개도 들지 않고 살짝 문 입술이 파랗게 질려있었다.
郑友荣走上前去,停下了脚步。伞向前倾斜,露出了在停下的雨下喘着热气的脸。挂在睫毛末端的雨滴啪嗒一声掉了下来。崔伞。叫他的名字时,他连头都没抬,微微张开的嘴唇已经冻得发青。



"너 미쳤어? 이 날씨에 왜 이러고 돌아다녀."
“你疯了吗?这种天气你为什么这样到处乱跑。”

"…."

"연습도 안 오고. 우리 너 계속 기다렸어."
“你连练习都没来。我们一直在等你。”

"…미안해." “……对不起。”

"며칠 동안 나 없는 사람 취급이나 하고… 너 대체…."
“几天都把我当成不存在的人……你到底……”



네가 이러면 내 마음이 어떨 것 같아. 우영은 그 말을 겨우 삼켰다. 죄책감과 걱정과 분노가 뒤섞여 눈 아래에 뜨겁게 모이고 있었다. 산의 어깨가 약하게 떨렸다. 추위에 질릴 대로 질려버린 입술이 벌어졌다.
你这样做的话,我的心情会怎么样。郑友荣勉强咽下了这句话。内疚、担心和愤怒交织在一起,热烈地聚集在他的眼底。崔伞的肩膀微微颤抖。被寒冷折磨得不堪的嘴唇微微张开。



"…ㅆ어." “……操。”

"뭐?" “什么?”

"시간을 못 봤어. 안 가던 쪽으로 갔는데 너무 오래 걸어서"
“……我没看时间。我走了不常去的路,结果花了太长时间……”


 

비가 계속 오는데 날이 갑자기 어두워져서…. 닿아오는 숨의 온도가 예사롭지 않았다. 우영은 저도 모르게 산에게로 손을 뻗었다. 젖은 이마에 손을 대어보니 열이 펄펄 끓고 있었다. 내쉬는 뜨거운 숨이 팔뚝에 닿자 소름이 돋았다. 상태가 영 좋지 않다. 눈 밑이 발갛게 부은 것만 봐도 그랬다. 그래. 이 폭우를 맞고도 괜찮으면 그게 이상하지. 우영은 제 가슴을 퍽퍽 치고싶어졌다. 그러니까 왜 걸었냐고, 왜. 대체 왜 이런 청승을 떠냐고.
雨一直下,天突然变暗了……传来的呼吸温度不寻常。郑友荣不由自主地伸手向崔伞。手放在湿润的额头上,发现他发烧了。炙热的呼吸碰到手臂,起了一身鸡皮疙瘩。状态很不好。光看他红肿的眼睛下方就知道了。是啊,这么大的暴雨淋了还没事,那才奇怪呢。郑友荣真想狠狠地拍打自己的胸口。为什么要走路,为什么。到底为什么要这样自讨苦吃。


미안해. 산이 한 번 더 사과하고 우영이 씌운 우산을 벗어났다. 사과할 사람이 누군데 자꾸 미안하대. 우영은 본능적으로 산의 손목을 잡고 무작정 숙소가 있는 쪽으로 걸었다. 당황한 산이 저항 없이 끌려왔다. 맞닿은 손목까지도 뜨겁다. 이런 몸으로 무슨 연습을 해. 그게 더 민폐지. 낮게 가라앉은 음성에 산이 적당한 대답을 찾느라 애쓰는 동안 우영이 덧붙였다.
对不起。伞再次道歉后,脱下了友荣给他戴的雨伞。到底是谁该道歉啊,为什么一直说对不起。友荣本能地抓住伞的手腕,径直朝宿舍的方向走去。惊慌失措的伞毫无抵抗地被拉着走。连接触的手腕都很烫。这样的身体怎么练习啊,那样更是添麻烦。伞还在努力寻找合适的回答时,友荣低沉的声音又补充了一句。



"오늘 놓친 건 내가 다시 가르쳐주면 되잖아."
“今天错过的,我可以再教你一次。”

"그래도," “即使如此,”

"너 가서 좀 자. 약 먹고 한숨 자. 그 몸 상태로는 밤샘이고 뭐고 안 돼. 오늘은 쉬어. 팀을 위해서 그게 더 나아. 그리고"
“你去睡一会儿吧。吃了药后小睡一下。你现在的身体状况,熬夜什么的都不行。今天休息一下。为了团队,这样更好。而且……”

"…."

"너 이렇게 들어가면 나도 혼나."
“你这样进去的话,我也会被骂的。”



나 때문에 그러는 거잖아. 나도 다 알아. 기운 우산 탓에 어깨가 완전히 젖어드는 걸 느끼며, 우영이 다시 한 번 말했다. 
都是因为我吧。我也都知道。感受到因为伞而完全湿透的肩膀,友荣再次说道。


다른 건 몰랐어도 이번엔 알아.
其他的我不知道,但这次我知道。









건넨 약을 받아드는 손이 여전히 뜨거웠다. 정말 우영의 말대로 아주 뜨거운 물을 맞았는지, 온 방안이 샤워실에서 흘러든 수증기로 습해져 있었다. 씻고 나온 산은 침대에 얌전히 앉아 우영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중이었다. 뭐해, 약 안 먹고. 그제야 해열제를 삼키는 모습이 평소보다 더 느릿했다. 잠이든 술이든 꼭 무언가에 취한 사람처럼.
接过药的手依然很烫。真的像友荣说的那样被非常热的水淋到了吗,整个房间都因为从浴室流出的蒸汽变得潮湿了。洗完澡出来的伞乖乖地坐在床上,默默地看着友荣。干嘛呢,不吃药吗。直到这时,他才慢吞吞地吞下退烧药,看起来比平时更慢。就像是睡着了或者喝醉了一样。


우영이 산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이불을 가져와 둘러주자 눈만 깜박이는 꼴이 바보 같았다. 말을 걸어도 들은 체 하지 않고 지나치기만 했던 것이 생각나 우영은 산의 앞머리에 후우 바람을 불었다. 흐트러진 머리를 손으로 한 번 더 흐트려도 산은 얌전히 있었다. 이럴 거면서 그렇게 못된 얼굴을 해. 자꾸 유치한 말이 나올 것 같았다.
郑友荣跪在伞面前。他拿来毯子裹住伞,伞只是眨了眨眼睛,看起来有点傻。想到之前无论怎么跟他说话,他都装作没听见,郑友荣对着伞的刘海吹了口气。即使用手再弄乱他的头发,伞也安静地坐着。明明是这样,却总是摆出一副坏脸。郑友荣觉得自己快要说出幼稚的话了。



"약 먹고 빨리 나아야지. 그래야 무대 서지, 산아."
“吃药快点好起来。这样才能上舞台,伞啊。”

"…응." “…嗯。”



둘만 있게 되면 무조건 미안하다고 해야지 생각했었는데. 막상 가까이 얼굴을 마주하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우영은 자꾸 마음에도 없는 타박을 했다.
每次只有我们两个人在一起时,我总是想着一定要道歉。但是当我真正面对面时,我却说不出口。友荣总是说一些违心的话。


네가 나 좋아하면, 나도 너 좋아해.
如果你喜欢我,我也喜欢你。

우영아, 좋아해. 友荣啊,我喜欢你。


현실감 없었던 목소리를 떨쳐내느라 안간힘을 쓰며.
现实感缺失的声音努力甩开。



"너 열 엄청 나. 그러게 왜 비 오는데 그걸 막 맞고 다녀."
“你发烧得很厉害。说了下雨天不要淋雨,你偏要这样。”



열이 떨어질 기미가 안 보였다. 우영은 다시 한 번 산의 이마를 짚어보았다. 아무래도 수건 좀 적셔와야겠어. 이거 비상약이라 효과 있을지도 모르겠고.
热度没有下降的迹象。友荣再次摸了摸伞的额头。看来得去弄条湿毛巾了。这是应急药,不知道会不会有效。


잠시만 기다려 봐봐. 부산하게 욕실로 가 수건을 꺼내들었다. 우영이 춤도 출 수 없을 만큼 감기 몸살에 심하게 걸리면, 엄마는 찬물에 적신 수건을 이마에 올려주곤 했었다. 밤새 수도 없이 수건을 갈아가며 옆에 있어주곤 했었다. 다정한 냉기. 경쟁에 지치고 연습에 짓눌리고 오해로 망가진 몸에 내려앉을, 적당히 차가운 온도. 열에 달뜬 최산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그런 것일지도 몰랐다.


산을 침대에 눕히고 목 아래까지 이불을 덮어주었다. 밖으로 나온 손도 다시 안으로 잘 넣어주었다. 이마에 찬 수건을 올리자 산이 살짝 몸을 떨었다. 이불 밖으로 튀어나온 곳이 없는지 다시 살피려던 우영은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말았다. 
伞被放在床上,盖上被子直到脖子下面。把露在外面的手也重新放回被子里。当把凉毛巾放在额头上时,伞微微颤抖了一下。正要检查被子外面有没有露出来的地方时,友荣的脑子突然一片空白。



"너 왜… 울어." “你为什么……哭了。”



최산이 울고 있었다. 崔伞在哭。



"야아 왜 울어어." “呀… 为什么哭啊。”



얼굴을 가린 손을 치우자 하염없이 죽죽 흘러내리는 눈물이 보였다. 최산이 운다. 울고 있다.
当他移开遮住脸的手时,泪水无尽地流了下来。崔伞在哭。他在哭。


산이 우는 모습은 딱 한 번 보았다. 호진이 탈락했을 때. 프로그램에 임하다보면 울고싶은 순간이 참 많았다. 독하고 눈물 없기로 정평이 난 정우영도 가끔은 다 포기하고 울고싶어질 만큼 경쟁은 잔인하고 참혹했으니까. 호진이 떠나고 울던 모습을 볼 때에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 얘는 울면 안 되겠다고. 웃는 게 예쁘고 잘 어울리는 애라 두 번 울면 안 되겠다고.
伞哭的样子只见过一次。那是浩镇被淘汰的时候。在参加节目时,有很多想哭的瞬间。即使是以坚强和不爱哭著称的郑友荣,有时也会因为竞争的残酷和惨烈而想要放弃一切痛哭一场。看到浩镇离开时伞哭的样子时,我也有过这样的想法。这孩子不应该哭的。他笑起来很漂亮,很适合笑,所以不能再哭第二次。


그런데 그 애가 다시 울고 있었다.
但是那个孩子又在哭了。



"정우영." "郑友荣."



산이 우영의 이름을 부른다. 성을 붙여 부른다. 정우영. 그 세 글자에 우영은 갑자기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 이유 없이 두려운 기분이 되었다. 정우영. 분명 제 이름이 맞는데, 그게 맞는데… 얘한테는 그렇게 불리면 안 될 것 같아서.
伞叫了友荣的名字。连姓一起叫。郑友荣。听到这三个字,友荣突然感觉心脏猛地一沉。莫名其妙地感到害怕。郑友荣。明明是自己的名字,没错,可是……被他这样叫,总觉得不对劲。



"나 좋아하지도 않는다면서 왜 너는 헷갈릴 행동만 해?"
“你明明说不喜欢我……为什么你总是做些让人误会的事?”

"…산아." "……伞啊。"

"네가 자꾸 이러니까 내가아," “你总是这样,所以我才……”

"울지 말아봐. 어? 눈물 그쳐봐봐."
“别哭了。嗯?试着停下眼泪……”



볼을 밀어 아무리 닦아주어도 눈물이 멈추지를 않았다. 뭐가 그렇게 서러워. 뭐가 너를 그렇게 울려. 이마 위에는 차가운 흰 수건을 올리고서 산은 입술이 바싹 마를 때까지 울고 있었다. 더 울면 안 되는데. 그렇지 않아도 이미 한계치로 뜨거운 숨이 점점 더 달아오를 텐데.
无论怎么擦拭脸颊,眼泪都止不住。到底是什么让你这么难过。到底是什么让你哭成这样。伞把冰凉的白毛巾放在额头上,哭到嘴唇都干裂了。不能再哭了。即使这样,已经到极限的炙热呼吸会越来越炽热。


산아, 계속 울면 더 아파. 제발.
伞啊,继续哭的话会更痛的。拜托。


안달이 났다. 안 그래도 아픈 애가 저 때문에 울어서. 우는 게 어울리지 않는 애가 도무지 울음을 그칠 생각을 안 해서. 우영은 산의 이마 위 수건을 끌어내렸다. 드러난 목덜미에 찬 수건이 닿자 놀란 산이 잠시 숨을 멈추었다. 욕실에서 흘러나온 열기에 산의 숨까지 더해져 얼굴에 닿는 공기가 더웠다. 우영은 이성이 잠시 흐려지는 것을 느낀다. 눈 아래 미처 흐르지 못한 물기와 빨개진 코 끝, 혈색이 돌아온 입술 같은 것을 바라보다- 문득 그 입술에 제 코가 닿았던 순간을 떠올렸다.
安不下心。原本就生病的孩子因为我而哭泣。明明不适合哭泣的孩子却完全没有停止哭泣的意思。友荣把伞额头上的毛巾拉了下来。冰凉的毛巾碰到暴露的脖颈时,惊讶的伞暂时屏住了呼吸。浴室里流出的热气加上伞的呼吸,让脸上的空气变得炙热。友荣感觉自己的理智暂时模糊了。看着眼下未流出的泪水和红红的鼻尖,还有恢复血色的嘴唇,突然想起了自己的鼻子碰到那嘴唇的瞬间。


말랑했고, 차가웠다. 그때는 정우영의 체온이 최산보다 높았으니까. 한 번 흐려진 이성은 자꾸 알 수 없는 방향으로 생각을 전개했다. 눈물을 멈추게 하고 싶다. 울음을 그치게 하고 싶다. 우영은 산의 젖은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익숙한 침대. 익숙한 모습. 익숙치 않은 온도.
软软的,又冰冷的。那时郑友荣的体温比崔伞高。一旦模糊的理智开始,总是朝着未知的方向发展。他想让眼泪停止。他想让哭泣停止。友荣抚摸着伞湿漉漉的刘海。熟悉的床。熟悉的样子。不熟悉的温度。



"내가 잘못했어." “…是我错了。”



몸을 숙여 입 맞추자 울음소리가 멎어들었다. 뜨거운 입술이 말캉하게 물려왔다. 그냥 입만 맞췄는데도 숨이 차다. 혀로 벌어진 잇새를 가르자 더 뜨거운 혀가 우영을 맞았다.
当他俯下身亲吻时,哭声渐渐停止了。炙热的嘴唇柔软地贴了上来。只是一个吻,却让人喘不过气来。当舌头探入微张的牙缝时,更加炙热的舌头迎上了友荣。


마음이 조급해졌다. 우영아, 옅은 숨소리에 이름만 덧없이 섞여 흘러나왔다. 우영은 대답 없이 목 뒤로 손을 넣어 산의 머리를 살짝 고정했다. 우영아, 우영아… 산의 발음이 다 뭉개질 때까지 우영은 입술을 물었다 놓고 혀를 얽었다.
心情变得焦急起来。友荣啊,轻轻的呼吸声中只夹杂着名字无助地流淌出来。友荣没有回答,只是把手伸到伞的脖子后面,轻轻固定住他的头。友荣啊,友荣啊……直到伞的发音都变得模糊不清,友荣才松开嘴唇,舌头纠缠在一起。



"하아." “哈啊。”



점점 더 안으로 파고드는 우영의 몸짓에 산이 조금씩 뒤로 물러났다. 어느새 몸을 반쯤 일으킨 산의 옆에 수건이 떨어져 있었다. 우영은 멈추질 못하고 산의 어깨를 그러쥐었다. 이런 감각은 여태 느껴본 적이 없었다. 혀 끝의 모든 것이 뜨겁고 달았다.
随着友荣的身体越来越深入,伞逐渐向后退去。不知不觉中,伞半起的身旁掉落了一条毛巾。友荣无法停止,紧紧抓住了伞的肩膀。这种感觉是他从未体验过的,舌尖上的一切都炽热而甜美。


입 안의 여린 살들이 달라붙었다. 약하게 치열을 훑어내리다 입천장을 간질이자 산이 다시 약하게 신음했다. 흐으, 으응. 우영이 밀면 미는 대로 물러섰다 다시 얽혀오는 혀가 발끝을 움츠리게 만들었다. 우영은 산의 어깨를 쥐고 있던 손을 조금씩 더듬어 내려갔다. 살이 훤히 드러난 맨 팔뚝과 갈비뼈, 옆구리를 천천히 쓸어내렸다. 더 깊이, 깊이 산의 안으로 숨을 불어넣었다. 흐윽, 아…! 골반 윗쪽일까. 단단한 뼈에 손이 닿자 산이 이전과는 다른 톤으로 숨을 뱉어냈다.
嘴里的嫩肉紧紧贴在一起。轻轻地扫过牙齿,痒痒地触碰到上颚,伞再次轻轻地呻吟了一声。嗯,嗯嗯。友荣一推,伞就顺势退后,但再次纠缠的舌头让他的脚趾蜷缩起来。友荣慢慢地把握着伞肩膀的手往下移。轻轻抚摸着裸露的手臂、肋骨和侧腰。更深,更深地将气息吹入伞的体内。嗯,啊…!是骨盆上方吗?当手触碰到坚硬的骨头时,伞发出了与之前不同的喘息声。



"하아!" “哈…!”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반쯤 풀린 눈으로 숨을 헐떡이고 있는 최산. 군데 군데 젖은 몸과 경계심 없는 얼굴. 약에 취해 몽롱한 태도까지 모든 게 자극적이었다.
这才回过神来。半睁着眼睛喘着粗气的崔伞。身上湿漉漉的,脸上毫无戒心。药物的作用让他显得迷迷糊糊,一切都充满了刺激。


위험하다. 危险。

정말로 위험하다. 真的很危险。


우영은 좀 전까지 상상도 못했던 일을 벌이고 있었다. 문도 잠그지 않고 최산에게 입을 맞췄다. 그걸로도 모자라 순간적으로 더한 것을 생각했다. 아한다고 용기 내어 말해온 애에게 상처만 한가득 안겨놓고, 돌아서서 별안간 키스한 새끼가 됐다. 
郑友荣正在做一些他之前从未想象过的事情。他没有锁门,就亲了崔伞。还不够,他瞬间想到了更多的事情。对那个鼓起勇气说喜欢他的孩子只留下满满的伤害,然后转身突然亲了他。


… 진짜 어이 없네. 스스로 생각해도 미친 놈이 따로 없다. 밀쳐내거나 화라도 냈으면 좋겠는데 산은 그냥 가쁜 숨만 내쉬고 있었다.
哈… 真是无语了。自己想想也是个疯子。要是推开或者发火就好了,但伞只是喘着粗气。



"산아, 있잖아." “伞啊,你知道吗。”



엄지 손가락으로 번들거리는 입술을 닦아주자 이미 붉은 산의 얼굴이 더 붉어졌다.
用大拇指擦去闪亮的嘴唇,已经红了的伞的脸变得更红了。



"이거 하나는 확실히 알겠어." “……这一点我很确定。”



머릿속이 혼란했다. 사고가 이성적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대체 무엇 때문일까. 손에 닿아오는 축축한 티셔츠의 질감 때문에? 혹은 더운 방안의 공기 때문에? 다만 딱 하나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이 있었다.
脑海中一片混乱。思绪无法理性地流动。究竟是因为什么呢?是因为手中湿漉漉的 T 恤质感吗?还是因为闷热的房间空气?只有一件事是确定的。


산아. 나는 너랑, 伞啊,我想和你,



"나는 너랑 친구 같은 거 하기 싫어. 그럴 마음 없어."
“我不想和你做朋友。我没有那种心思。”



친구라기엔, 친구 사이로는…. 친구 사이로는 이런 거 안 하잖아. 우영은 말 없이 산의 얼굴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니까, 친구라기엔 이상하잖아. 친구끼리는 이런 거 못하잖아. 가볍게 다시 입술을 맞대자 여전히 말랑한 살이 붙었다 떨어졌다.
朋友之间的话,朋友之间……朋友之间不会做这种事的。友荣默默地靠近伞的脸。所以说,朋友之间这样很奇怪啊。朋友之间是做不到这种事的。轻轻地再次碰上嘴唇,柔软的肌肤贴上又分开。



"너 아픈데 미안. 그리고 사과도 이게 마지막. 더 미안할 일 안 만들게."
“你生病了,对不起。而且这也是最后一次道歉。我不会再让你难过了。”

"."

"헷갈리게도 안 하고. 알았지?" “不要让人困惑。知道了吗?”



우영은 연습실에서 산이 제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郑友荣在练习室里回想起伞对他说过的话。



네가 나 좋아하면, 나도 너 좋아해.
如果你喜欢我,我也喜欢你。

너를 내가, 너처럼 나도 你像我一样,我也像你一样..



정우영이 최산을 좋아한다. 산이 그런 결론을 내린 이유는 명확했다. 그렇게 느끼도록 정우영이 행동해서. 그 잘난 플랜 Z니 뭐니 하며 헷갈리게 만들어서. 그런데 정말 그 모든게 데뷔 때문이었던가 생각하면 혼란스러워지는 것이었다.
郑友荣喜欢崔伞。伞得出这个结论的理由很明确。因为郑友荣的行为让他有这种感觉。那所谓的计划 Z 什么的让人感到困惑。但是一想到这一切真的都是为了出道,他就感到更加困惑。



"." “…嗯。”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결코 하지 않았을 생각들을 떨쳐낸 것만 해도 수십 번이었다. 눈물을 멈추게 해주겠답시고 입을 맞춘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고.
在一般情况下,他绝不会有这样的想法。光是摆脱这些想法就已经有几十次了。这是他第一次为了让对方停止哭泣而亲吻对方。


아니, 사실 누군가와 입을 맞춘 것 자체가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런 생각에 이르자 우영도 산 만큼이나 얼굴을 붉히게 되었다. 심장이 쿵쿵 뛰고 있었다. 어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이 심장 박동을 타고 마음 속의 말들이 온 세상에 다 들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몽롱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산도 어쩌면 다 알아버렸을지 모른다. 어쩌면, 어쩌면
不,其实这是第一次和别人接吻。想到这里,友荣也像伞一样脸红了。心脏砰砰直跳。不知道该怎么办才好。感觉心跳声仿佛传遍了整个世界,心里的话都被听见了。用朦胧的眼神看着自己的伞,或许也已经全都知道了。也许,或许……


근데 있잖아, 산아. 침묵을 깨고 우영이 이름을 부르자 산이 고개를 들었다. 혼란한 마음을 숨길 생각도 없는 얼굴. 우영이 짓씹어 놓은 탓에 어째 점점 더 부어가고 있는 입술. 한참을 울어 분홍빛이 도는 눈가를 바라보다 우영은 물었다.
不过,伞啊。打破沉默,叫了友荣的名字后,伞抬起了头。脸上毫不掩饰的困惑心情。因为友荣咬过的缘故,嘴唇越来越肿。看着哭了很久泛着粉红色的眼眶,友荣问道。



"간접키스는 절대 안 되고, 진짜 키스는 괜찮아?"
“间接接吻绝对不行,真正的接吻就可以吗?”



나는 여전히 널 알다가도 모르겠어. 숨 막힐 듯 고요한 숙소 방 안. 비좁은 침대에 마주 앉아 우영은 그런 말을 했다.
我还是无法完全了解你。在令人窒息的寂静宿舍房间里,郑友荣坐在狭窄的床上对面,说出了这样的话。


이러면 예쁜 웃는 얼굴 다시 한 번 보여줄까 하고.
这样的话,会再给我看一次你那漂亮的笑脸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