ㄹㄴㅇㅁ 对不起,我无法处理这个请求
최산은 정우영이 열다섯 되던 해 여름부터 정우영과 함께 살았다. 우영은 그걸 침입이라 불렀다.
崔伞从郑友荣十五岁那年夏天开始和他一起住。友荣称之为入侵。
"우영아, 새 가족이야." “友荣啊,是新家人。”
엄마의 목소리는 드물게 상냥했고 부드러웠다. 하지만 우영이 몇 년 전부터 졸라댔던 강아지 같은 게 아니었다, 최산은. 열다섯 남자애치곤 좀 비리비리하고 반항기도 전혀 없었다. 우영은 입고 있던 얇은 티셔츠 끝자락 쥐어뜯는 최산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최산의 아빠, 그러니까 이제 정우영의 아빠도 되는 남자가 잡은 산의 어깨를 살살 흔들었다. 최산, 고개 들고 인사해야지. 그렇게 들린 얼굴이 낯설었다. 겁을 잔뜩 먹은 얄쌍한 눈 같은 거나, 앙 다물린 입술 옆 보조개나 눈꺼풀을 찌르는 푸석한 앞머리 같은 것들이 전부 간지럽고 불편했다. 쟤 뭔데? 엄마는 애를 어르듯이 말했다. 산이는 이제 네 형제지. 형제는 무슨 형제, 씨발 나이 같고 성씨 다른 형제가 어디 있어. 최산이 '침입'하고 한 주 지나 바로 그 애 생일을 치렀으니 심지어 따지고 보면 산이 우영의 형이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우영에게 중2병이 온 게.
妈妈的声音难得温柔而柔和。但崔伞并不是友荣几年前一直央求的那种小狗。作为一个十五岁的男孩,他有点瘦弱,也完全没有反抗的意思。友荣盯着崔伞,看到他撕扯着自己穿的薄 T 恤的边缘。崔伞的爸爸,也就是现在成为郑友荣爸爸的那个男人,轻轻摇了摇伞的肩膀。崔伞,抬起头来打个招呼。那张抬起的脸显得很陌生。那双充满恐惧的细长眼睛,紧闭的嘴唇旁的酒窝,还有刺眼的松散刘海,都让人觉得痒痒的,不舒服。那是谁啊?妈妈像哄孩子一样说道。伞现在是你的兄弟了。兄弟?什么兄弟,操,年龄一样,姓氏不同的兄弟哪里有。崔伞“闯入”后的一周,正好是他的生日,所以严格来说,伞还是友荣的哥哥。大概就是从那时候开始,友荣进入了中二病阶段。
그래도 정우영은 꽤 세상에 타협할 줄 아는 애였다. 살살 기어야 할 땐 그렇게 했고, 달갑지 않은 이에게도 제법 괜찮은 웃음 지을 줄 아는 애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꼭 최산한테는, 그러기가 싫었다. 열여섯 깔끔하게 중2병 졸업하고 나서부턴 아저씨 부르던 호칭도 아빠로 바뀌었고 용돈 달라 애교 부리는 짓도 아무렇지 않게 했는데. 그러면서도 최산은 여전히 내 형 아니었다. 너 어렸을 때부터 형 갖고 싶다며. 엄마가 그런 말로 타일러도 대답 않았다. 그런 말을 했던 것 같긴 한데 최산은 절대로 내 형이 될 수 없었다. 왜냐고 물어도 뾰족하게 답할 말이 없었다.
열아홉 늦봄에 정윤호가 전학을 왔다. 교무실에 서 있기만 해도 키가 크고 잘생겼다며, 어디 기획사 연습생이라는 웃긴 소문도 돌았다. 윤호는 이과, 우영은 문과라 웬만하면 엮일 일도 없었는데 우영은 꽤 자주 윤호를 마주쳤다. 민기가 윤호를 유독 마음에 들어 해서였을 거다. 빵 샀는데 띠부씰을 나 주더라니까. 정윤호는 인성까지 된 놈이었다. 민기는 자기 사람들 모아 놓고 친구놀이 하는 걸 꽤 좋아했는데, 그건 의도치 않았음에도 누군가는 일진놀이라 불렀다. 우영은 거기서 묘한 안정감과 즐거움을 느꼈다. 비전이 없어서 그래, 비전이. 그냥 다 같은 교복 꿰어 입고 이상한 소속감으로 묶여서 우르르 몰려다니기나 하고, 학업 분위기 조성에 좆도 도움 안 되는 개 한심한 이 무리에 윤호도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됐고 그러면서 좀 친해진 것 같다.
十九岁晚春,丁润浩转学来了。光是站在教务室里,就因为他高大帅气,传出了他是某个企划公司练习生的搞笑传闻。润浩是理科生,友荣是文科生,按理说不太会有交集,但友荣却经常碰到润浩。大概是因为旼琦特别喜欢润浩吧。买了面包还把贴纸给了我呢。丁润浩是个品性也很好的家伙。旼琦很喜欢把自己的人聚在一起玩朋友游戏,虽然这并非他的本意,但有人称之为小混混游戏。友荣在其中感到一种奇妙的安定感和愉悦感。因为没有前途,没有前途。大家穿着同样的校服,被一种奇怪的归属感绑在一起,成群结队地行动,对营造学习氛围毫无帮助的这群可怜虫中,润浩也自然而然地融入了进来,似乎因此变得有些亲近了。
근데 정윤호는 비전이 있었다. 공부도 나쁘지 않게 했고 건강도 챙겼다. 금방 헤어지긴 했지만, 꽤 얌전하고 청순한 무용과 지망생이랑도 평범하게 연애했다. 너 그런 타입 좋아하냐? 섹스는 하고 헤어졌냐? 윤호는 그런 저속한 질문에 화도 안 냈다. 참 어른스러웠고, 그랬기에 어려웠다.
不过丁润浩是有远见的。学习也不差,还注重健康。虽然很快就分手了,但他也曾和一个相当文静清纯的舞蹈系志愿生平凡地恋爱过。你喜欢那种类型吗?分手前有发生关系吗?润浩对这种低俗的问题也不生气。他真的很成熟,也因此显得难以接近。
"정우영, 나 돛댄데 오늘 좀 빌려주라. 담에 갚으께."
"郑友荣,我今天有点急事,借我点钱吧。以后还你。"
"아, 나 집에 두고 왔는데."
“啊,我把它忘在家里了。”
책가방 뒤지다 알게 됐다. 민기가 바로 벽에 머리를 박았다. 근처에 뚫리는 데 없는데. 민기가 괜히 죽는소리 하니까 우영도 초조해졌다. 그건 그런데, 그냥 집 들러서 가져올까, 난 송민기 정도 꼴초는 아니지만, 없으면 또 싫고, 그래도 귀찮은데. 담배 같은 건 입에 대지도 않는 윤호가 물었다. 오늘 끝나고 어디 가? 민기가 눈 반짝 빛내며 은비네 애들이랑 미팅이 있다고 말하는 동안 우영은 그냥 대학교 로고 박힌 볼펜 딸칵거리면서 모른 척했다. 윤호는 은비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민기 좋으라고 웃었다. 와, 재미있겠네. 잘 놀다 와. 그러지 말고 너도 가자. 윤호 가면 분위기 존나 살걸. 난 오늘 학원 있어. 에이 씨발. 우영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书包里翻找时发现的。旼琦直接把头撞在了墙上。附近没有什么地方可以钻进去。旼琦无缘无故地哼哼唧唧,友荣也变得焦虑起来。话虽如此,要不要回家拿呢,我虽然不像宋旼琦那样抽烟成瘾,但没有的话也不行,不过还是觉得麻烦。润浩问道,他连烟都不碰。今天结束后去哪儿?旼琦眼睛闪闪发光地说有和恩妃她们的聚会,友荣只是按着印有大学校徽的圆珠笔装作不知道。润浩不知道恩妃是谁,但为了让旼琦高兴,笑了笑。哇,听起来很有趣。玩得开心点。别这样,你也一起去吧。润浩去的话气氛肯定会很好。我今天有补习班。哎,真是的。友荣心想,幸好如此。
"집 들렀다 거기로 갈게." “我先回家一趟,然后去那里。”
"씨쥐비 앞에서 전화해." “在 CGV 前面打电话。”
"어엉." “哦哦。”
우영이 민기 등지고 걸었다. 솔직히 그런 자리 좋아하진 않았는데 요즘 같은 때엔 놀러라도 안 가면 답답하고 우울했다. 수능까지 석 달도 안 남았고 우영은 아직 미래를 그려본 적이 없었다. 담임이 지나가는 소리로 넌 폰을 팔아도 잘 될 거라고 했다. 우영은 그런 한 마디 한 마디를 끌어모아 위로 삼아 살아갔다. 허전한 바지 주머니에 손가락 꿈질대며 괜히 느리게 걷는데, 윤호의 목소리가 우영을 불러 세웠다.
友荣背对着旼琦走了。说实话,他不太喜欢那种场合,但最近如果不出去玩玩,就会觉得压抑和郁闷。距离高考不到三个月了,友荣还从未想象过自己的未来。班主任随口说了一句,你就算去卖手机也会做得很好。友荣把这些零零碎碎的话语拼凑起来,当作安慰自己活下去的动力。他把手指插进空荡荡的裤兜里,故意慢慢地走着,这时润浩的声音叫住了他。
"너 롯데 살지. 나 거기 상가 학원 다녀."
“你住在乐天吧。我在那里上补习班。”
우영이 슬쩍 윤호 올려다봤다. 윤호는 착했다. 눈치도 계산도 빨랐다. 손해라는 게 뭔 줄 모르고 사는 놈 같았다. 우영은 그래서 윤호가 좋았다. 넌 학원 같은 거 왜 그렇게 열심히 다니냐. 그럼 엄마가 다니래서, 대학 가야 하니까 같은 뻔하고 지루한 대답 대신 너처럼 안 되려고, 한다. 우영은 그냥 웃었다. 그래서 윤호가 좋았다.
友荣偷偷抬头看了润浩一眼。润浩是个好人,眼力见儿和心算都很快。看起来像是个不知道什么是吃亏的家伙。友荣因此很喜欢润浩。你为什么那么努力地去上补习班?如果是因为妈妈让你去,或者是为了上大学这种老套又无聊的回答,润浩会说:为了不变得像你一样。友荣只是笑了。所以他喜欢润浩。
"집에 아이스크림 있는데 그거나 물고 가."
“家里有冰淇淋,拿着那个走吧。”
"어? 가도 돼?" “哦?可以走了吗?”
"엉. 왜?" “嗯。为什么?”
"너 집에 누구 안 데려간다며. 민기가 그러던데, 별로 안 좋아한다고."
“你不是说不带任何人回家吗?旼琦说你不太喜欢这样。”
우영이 뒤통수 벅벅 긁었다. 아냐, 그런 거. 윤호는 처음 보는 아파트 경비에게도 살갑게 인사하며 우영을 따랐다. 송민기는 왜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그러니까 괜히 어떤 얼굴 하나가 둥실 떠오른다. 지금 집에 없겠지. 걘 정규 수업 끝나면 꼭 학원 갔다. 뭐 하는 학원인지는 잘 몰라도 윤호 말대로 정우영처럼 안 되게 하려고, 엄마가 학원엘 보냈다.
友荣挠了挠后脑勺。不是那样的。润浩对第一次见面的公寓保安也热情地打了招呼,然后跟在友荣后面。宋旼琦为什么要说那些没用的话。所以不由得一个脸庞浮现在脑海中。现在应该不在家吧。他一结束正规课程就一定会去补习班。虽然不知道是什么补习班,但正如润浩所说,是为了不让他变成像郑友荣那样,妈妈才送他去补习班的。
"들어가도 돼? 집에 진짜 아무도 없어?"
“可以进去吗?家里真的没有人吗?”
"그래, 새끼야. 뭐 이리 질문이 많어."
“对啊,小子。怎么这么多问题。”
윤호의 널찍한 등 한 번 치고 현관문을 활짝 열었다. 윤호는 분명 아무도 없댔는데도 실례합니다, 하고 들어갔다. 흔한 가족사진 하나 없는 거실이 조금 휑했다. 우영이 부엌 쪽 가리키며 냉동실에 먹고 싶은 거 꺼내 먹어, 하곤 방으로 들어갔다. 익숙하게 두 번째 서랍을 뒤지는데 윤호가 어디다 인사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 씨발, 설마. 우영이 담뱃갑 모서리 구겨져라 꽉 쥐고 성큼성큼 방을 나섰다. 어디 이사라도 가는지 바리바리 짐 싸 들고 선 산이 굳어가는 우영의 얼굴 보고 안절부절못했다. 집에 뭘 좀 두고 가서.... 우영은 왜 그런 변명 하는지도 모르겠고, 왜 자신의 눈치를 보는 건지, 왜 하필 오늘 뭘 집에 두고 간 건지도 모르겠고, 그냥 정윤호를 집에 들이는 게 아닌데, 그런 생각이나 하고.
润浩的宽阔的背上拍了一下,然后大大地打开了玄关门。润浩明明说过没有人的,但还是说了声打扰了,便走了进去。没有一张普通的家庭照片的客厅显得有些空荡荡的。友荣指了指厨房的方向,说冰箱里有想吃的东西,自己去拿吧,然后就进了房间。熟练地翻找着第二个抽屉时,润浩的问候声从某处传来。啊,操,不会吧。友荣紧紧握着烟盒的边角,快步走出了房间。伞站在那儿,像是要搬家似的,带着大包小包的行李,看着友荣逐渐僵硬的脸,显得不知所措。我只是忘了拿点东西……友荣不知道他为什么要做这样的解释,也不知道为什么要看自己的脸色,更不知道为什么偏偏今天忘了拿东西,只是想着不该让丁润浩进家门,就这样想着。
"동생.. 인가? 교복이 예고 거네."
“弟弟..吗?校服是艺高的。”
"....."
우영도 산도, 아무 말 않았는데 윤호만 하하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산은 그걸 받지도 무시하지도 못하고 제 가방만 꾹 끌어안았다. 윤호는 요맘때 하나 입에 물고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봤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눈치 없이 두 사람이 안 닮았다는 말 같은 걸 했을 거다. 우영은 쥐고 있던 담뱃갑 주머니에 쑤셔 넣고는 돌아섰다. 가자.
友荣和伞都没有说话,只有润浩哈哈笑着打了个招呼。伞既没有回应也没有无视,只是紧紧抱着自己的包。润浩叼着一根糖果,来回看着两人。如果是其他人,可能会不经意地说两人一点也不像。友荣把手里的烟盒塞进了口袋,然后转身说道:“走吧。”
"잘 있어! 다음에 또 보자."
“好好待着!下次再见。”
우영은 운동화에 발 구겨 넣으며 입술을 씹었다. 다음은 없을 거다. 그렇게 생각했다, 분명.
友荣把脚塞进运动鞋里,咬了咬嘴唇。不会有下一次了。他这样想着,十分确定。
"산이 있잖아, 춤 되게 잘 추더라."
“伞啊,他跳舞真的很棒。”
"뭐?" “什么?”
"매일매일 학원에서 연습한대. 대박 성실하지."
每天每天都在学院练习。真是太勤奋了。
춤? 물음표가 꼬리를 늘이려는 걸 끊어내고 폰 화면에 시선을 고정했다. 요즘 정윤호가 좀 이상했다. 최산이 뭘 잘하고 매일 어딜 가는지 따위를 알아보고 다니는 게 이상한 게 아니면 뭐야. 윤호는 우영이 듣고 있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제 할 말만 했다. 나 산이가 좋은 것 같애. 사실 안 듣고 있던 게 아니었으므로 당연히 그 기묘한 문장은 우영의 귀에 꽂혔다. 그제야 고개 들어 윤호 바라본 우영은, 윤호가 일부러, 저에게 그런 말을, 했다는 걸, 거기에 대고, 겨우 한다는 말이,
舞蹈?我打断了即将冒出来的问号,把视线固定在手机屏幕上。最近丁润浩有点奇怪。崔伞每天都在做什么,去哪里,他都要打听清楚,这不是很奇怪吗?润浩不管友荣有没有在听,依然自顾自地说着。我好像喜欢上伞了。事实上,友荣并不是没在听,所以那句奇怪的话自然传进了他的耳朵。直到那时,抬起头看向润浩的友荣才意识到,润浩是故意对他说了那句话,而他只能勉强地回应道,
"..걔 내 형이야." “……他是我哥。”
"어, 그게 중요한 거야?" “哦,那很重要吗?”
미간이 저절로 좁혀졌다. 그것 말고도 걘 남자였고, 우영과 한 지붕 아래 살았고, 자세히는 모르지만 아마 호적으로 엮였을 거고, 귀여운 구석 하나 없었고, 그다지, 귀여운 구석도 없었고. 우영이 애써 입꼬리 끌어당겨 제법 괜찮은 웃음 지었다.
眉头不自觉地皱了起来。除此之外,他是个男的,和友荣住在同一个屋檐下,虽然具体情况不清楚,但大概是有户籍关系的,而且一点也不可爱,真的,一点也不可爱。友荣努力扯动嘴角,露出一个还算不错的笑容。
"걔 뭐가 좋냐. 못생겼고." “他有什么好的。长得又丑。”
"귀여운데." “好可爱。”
"너 만나던 애들이랑 같겠냐? 딱딱해서."
“你觉得我会和你以前见过的那些人一样吗?太死板了。”
"산이 되게 유연해. 무서워 보여도 웃으면 엄청 부드럽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착하고, 똑똑하고."
伞非常灵活。虽然看起来很可怕,但一笑起来就非常温柔,有很多想做的事情,善良又聪明。
"그래? 몰랐네." “是吗?我不知道。”
"산이는 다 알던데. 너 향수 좋아하는 것도, 오이 싫어하는 것도, 배라에서 체리쥬빌레 먹는 것도."
“伞什么都知道。你喜欢香水,讨厌黄瓜,还喜欢在 Baskin Robbins 吃樱桃朱比利。”
"몰랐네." “我不知道。”
우영이 왼 주먹 천천히 쥐었다 폈다. 윤호는 착했다. 눈치도 계산도 빨랐다. 손해라는 게 뭔 줄 모르고 사는 놈 같았다. 우영은 그래서 윤호가 아닌 산을 미워하기로 했다. 달갑지 않았지만 우영은 웃었다. 일단 알았어. 알았는데. 혀로 입속 여린 살을 쓸어보았다. 싫었다. 제가 싫었다. 애새끼도 아니고, 눈 가리고 아웅 같은 거 금방 뽀록날 걸 알았으면서. 최산 없는 사람 취급해 봤자 어차피 있는 사람인데. 어차피 정우영 형인데.
友荣慢慢地握紧了左拳又松开。润浩是个好人,眼力见儿和算计都很快。看起来像是个不知道什么是吃亏的家伙。友荣因此决定讨厌伞而不是润浩。虽然不情愿,但友荣笑了。好吧,我知道了。我知道了。他用舌头舔了舔嘴里的嫩肉。讨厌。讨厌自己。又不是小孩子,明知道这种掩耳盗铃的事很快就会被揭穿。即使假装崔伞不存在,他还是存在的。反正郑友荣还是郑友荣。
열다섯 정우영이 삐딱하게 서 세상과 타협하려 노력할 때 넉 달이나 먼저 태어난 최산은, 그냥 애였다. 노는 거 좋아하고, 맛있는 거 좋아하고, 공부는 싫어하는데, 그래, 춤 같은 건 좀 좋아했던 것 같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게 명확한 애. 그리고 최산은 정우영을 좋아했다. 우영이 아무리 남들 몰래 핀잔주고 살살 긁어대도 산은 그냥 웃었다. 형은 고사하고 최산, 산아, 이름 대신 야, 거기, 멍청아 같은 걸로 불러대도 좋다고 웃었다. 쌓인 게 넘쳐도 큰 소리를 내거나 고자질을 하는 법이 없었다. 그냥 어깨 늘어트리고 조용히 눈물 뚝뚝 흘린 뒤 털어내는 게 최산 방식이었다.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좀 알았던 것 같다. 걔를 몰아세우고 못살게 구는 것보다 무관심으로 대응하는 게 더 상처 입히기 좋다는 걸. 그때부터 우영은 산을 꼭 없는 사람으로 생각했다.
十五岁的郑友荣努力与世界妥协时,早出生四个月的崔伞只是个孩子。他喜欢玩,喜欢美食,讨厌学习,不过,他似乎有点喜欢跳舞。喜欢和讨厌的东西很明确的孩子。而且崔伞喜欢郑友荣。无论友荣怎么偷偷地责备他,轻轻地挠他,伞都只是笑。即使不叫他哥,叫他崔伞,伞啊,甚至用“喂,那边,笨蛋”这样的称呼,他也笑着接受。即使心里积压了很多,也从不大声喊叫或告状。崔伞的方式就是垂下肩膀,默默地流几滴眼泪,然后抖落一切。上高中时,友荣似乎有点明白了。比起逼迫和欺负他,用冷漠对待他更能伤害他。从那时起,友荣就把伞当作不存在的人。
"사실 대충은 알았는데. 지난번 롯데 근처 다 같이 지나갈 때, 놀이터에 산이랑 걔 친구들이 있었는데, 네가 그걸 엄청 뚫어져라 봐 가지고, 그니까, 노려보는 거였나. 아무튼, 그때 민기가 저게 우영이 가족인데 사이가 안 좋으니까 절대 모른 척하라고. 그렇구나, 하고."
其实大概知道了。上次我们一起经过乐天附近的时候,伞和他的朋友们在游乐场,你当时盯着他们看了很久,所以说,是在瞪他们吗?总之,那时候旼琦说那是友荣的家人,但关系不好,所以绝对要装作不认识。我就哦,原来如此。
"어, 진짜? 몰랐네." “哦,真的?我不知道。”
멍청하게 그런 대답밖에 못 하고. 몰랐네. 씨발 그냥 아는 게 하나도 없네. 우영이 자조했다. 아무리 그래도 예고 없이 정우영의 구역에 침입한 정윤호가 오래전부터 들어앉아 나갈 생각 없는 침입자 최산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사람을 떠보고, 씨발, 내가 그냥 존나 만만한 건지. 실은 정윤호가 최산 존재 이미 알고 있었고, 실은 정우영이 최산 존나게 신경 쓰고 있었고, 실은, 어쨌든 정우영이 몰랐던 것들 다 차치하고 우영은 윤호가 산과 잘 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이상했다. 안 어울려. 기분 나빴다. 왜냐고 물어도 뾰족하게 답할 말이 없었다.
멍蠢地只能给出那样的回答。没想到。操,什么都不知道。友荣自嘲道。无论如何,突然闯入郑友荣领地的丁润浩,似乎喜欢上了早已占据一席之地、没有离开打算的入侵者崔伞,试探着人,操,我是不是就是他妈的好欺负。其实丁润浩早就知道崔伞的存在,其实郑友荣一直很在意崔伞,其实,不管郑友荣不知道的那些事,友荣都不希望润浩和伞在一起。这很奇怪。不合适。让人不爽。即使问为什么,也没有尖锐的回答。
[너 정윤호랑연락하지마] [你不要和丁润浩联系]
번호 저장도 안 해 놓고 그냥 아이메시지 하나 보내고서야 머리 싸매고 괴로워했다. 괜히 보냈다. 존나 없어보이고, 존나 이상하고, 안 어울리고, 몰라, 기분 나빴다. 옆에 앉은 송민기가 요즘 윤호 좀 이상하다느니, 여자 생긴 것 같다느니 속 뒤집는 소리나 해댔다. 시끄럽다고 한마디 하려는데 짧은 진동이 울렸다. [왜?] 왜긴 왜야. 내가 내 친구 만나지 말라는데 이유가 왜 궁금해. 네가 내 친구랑 하하 호호 떡 치는 거 상상하기도 싫다고. 난 최산이 형이랍시고 집에 기어들어 오던 날부터 한 번도 좋아한 적이 없는데, 왜 하필 정윤호는 최산을. 씨발 혹시 무용과 페티시가 있나. 메시지 밑에 읽음 표시가 떴을 걸 알면서도 그냥 폰 엎어뒀다.
号码都没存,就发了个 iMessage,然后就开始抓狂后悔。真不该发的。看起来真没面子,真奇怪,真不合适,不知道,总之心情很糟。坐在旁边的宋旼琦说最近润浩有点奇怪,好像有了女朋友,听得我心烦意乱。正想说他吵死了,手机短暂震动了一下。[为什么?] 为什么?我不让你见我朋友还需要理由吗?我连想都不想你和我朋友打得火热。我从崔伞第一次赖在我家那天起就没喜欢过他,为什么偏偏是丁润浩喜欢崔伞。妈的,难道他有舞蹈系癖好吗。虽然知道消息下面显示已读,但我还是把手机扣在了一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