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상대적인 것이다. 孤独是相对的。
유우시의 세상은 자주 뒤집혔다. 어렸을 때부터 유우시의 부모님이 유동적인 직업을 선택한 탓에 이사가 잦았다. 지금 와서 몇 번이나 이사를 했는지 헤아려 보자면 열 손가락이 모자라도 한참 모자랐다. 어린 유우시에게 결별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어쩔 수 없다는 일이라는 것은 몇 번의 이별 후에야 알게 된 사실이었으므로 상처를 동반했다. 난 가기 싫어요. 엄마랑 아빠만 가요. 친구들이랑 헤어지기 싫어요. 어린 날의 유우시는 울면서 친구들과 떨어지기 싫다며 떼를 썼다. 이별의 아픔은 모서리 같은 것이었다. 만났다가, 헤어졌다가. 많은 헤어짐으로 유우시의 모서리는 점점 닳아갔다. 친구에게 너무 많은 정을 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어느 순간 깨달았다. 상대방을 너무 좋아하면 헤어질 때 아프구나.
勇志的世界总是天翻地覆。由于父母选择了流动性强的职业,他从小就频繁搬家。如今细数起来,十根手指都远远不够。年幼的勇志无法理解离别——直到经历数次后才明白这是无可奈何的事,但伤痕已然留下。"我不要走!爸爸妈妈自己走好不好?我不想和朋友分开!"童年的勇志哭闹着耍赖。离别的痛苦像棱角般尖锐。相遇,分离。在无数次别离中,勇志的棱角逐渐磨损。某天他突然醒悟:对朋友倾注太多感情只会徒增分别时的痛苦。
유우시는 문득 본인이 세상 밖에 있는 방랑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무리가 있었지만 어느 군상에도 끼어들지 못한 채 그들의 주위를 뱅글뱅글 돌았다. 그들에게 다가가진 않은 채 그들이 서로를 위하는 모습을 보며 유우시는 생각했다. 저러다가 떨어지게 되면 더 슬플 거야.
勇志忽然觉得自己像是游离在世间的流浪者。尽管周围人潮汹涌,他却始终无法融入任何群体,只能绕着他们打转。他远远望着人们相互关怀的模样心想:若是靠近后再被抛弃,恐怕会更痛苦吧。
원래 사람들에게 살가운 타입은 아니었지만 어느 순간 먼저 다가가는 것조차 안의 무언가를 깎아내리는 기분이었다. 클리어하는 방법을 모른 채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면 처음으로 돌아가 계속되는 게임과 같았다. 부모님은 일이 바빠 유우시의 학교에서의 사소한 생활까지 챙기지는 못하였으나 유우시를 사랑했으므로 사랑해마지않는 아들이 점점 예전과 같지 않다는 걸 알았다. 전 괜찮아요. 유우시의 부모님은 기특하다는 생각보다는 철이 빨리 들게 된 유리알 같은 아들에게 부채감을 느꼈다. 유우시의 세상은 흑백과도 같았다.
他本就不是热情的性格,但不知从何时起,连主动靠近他人都会产生被掏空般的感受。就像陷入无法通关的游戏,每次清醒时又回到原点。忙于工作的父母虽无暇顾及他在校的琐碎日常,却从儿子"我没事"的乖巧中察觉异样——这颗过早成熟的玻璃心让他们满怀愧疚。勇志的世界仿佛只剩黑白两色。
유우시는 대신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냈다. 주위의 사람들을 나쁘게 만들지도 않으면서 유우시의 마음이 다치게 하지도 않는 방법. 혼자인 것에 익숙해지기였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었다. 유우시는 금방 혼자가 편해졌으며 부모님을 위해 대충 같은 반 아이들과 어울리는 시늉을 했다. 유우시는 어쩌면 본인이 혼자 지내는 데에 재능이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勇志找到了两全其美的生存之道:既不让他人难堪,又能保护自己内心。那就是习惯孤独。人类终究是适应力极强的生物。他很快便觉得独处更自在,只在父母面前勉强维持与同学相处的假象。有时他甚至怀疑,自己或许天生就适合独居。
혹시 친구들이 너를 따돌리니? 是不是朋友们排挤你?
유우시의 표정에 의아함이 떠올랐다. 선생님의 질문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는 어차피 곧 떠날 거예요. 그럼 친구들은 또 저를 잊겠죠. 유우시는 눈앞의 선생님을 얼마나 오래 볼 수 있을지를 가늠해 보았다. 곧 아버지의 인사철이 돌아올 때가 멀지 않았다. 선생님 또한 지나갈 사람이었기 때문에 유우시는 굳이 대답을 하진 않은 채 입을 다물었다.
勇志脸上浮现困惑。他无法理解老师的提问。"反正我很快又要转学了。朋友们照样会忘记我。"他暗自估算着还能见到眼前老师多久——父亲即将迎来新一轮工作调动。既然终究是过客,勇志最终抿紧嘴唇没有作答。
외롭진 않니? 不会寂寞吗?
그 질문에는 유우시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입술을 달싹였다.
面对这个问题,勇志歪了歪头,嘴唇轻轻蠕动。
왜요? 怎么了?
첫 이별은 심장의 반을 떼어내는 것 같은 충격이었다. 친구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슬픔과 다시 혼자 새 학기로 동떨어진다는 불안감. 이미 친구들은 서로 무리를 형성한 지 오래였으므로 유우시는 적응을 하는데 많은 공을 들여야 했다. 많은 경험 끝에 유우시는 이제 더 이상 이별을 해도 두렵지 않는 법을 터득했다. 오히려 유우시는 이 편이 좋았다. 남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까 걱정하지 않아도, 친구의 마음을 상하게 하진 않았을까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었다. 외롭다는 감정은 유우시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혼자는 생각보다 편했다.
第一次离别如同撕裂半颗心脏般震撼。与朋友分离的悲伤,以及独自面对新学期的惶惑——当勇志发现同学们早已形成固定圈子时,他不得不耗费大量精力去适应。历经多次离别后,现在的勇志已学会不再恐惧分别。他反而更喜欢这种状态:不必担心他人眼光,不必战战兢兢害怕伤害朋友感情。"孤独"这种情绪与勇志格格不入,独处比想象中更自在。
아버지의 역마살이 다른 나라에까지 미칠 줄은 몰랐다. 여행으로조차 고려해보지 않았던 나라였으나 혈기 왕성한 대한민국의 남자 고등학생에겐 일본인이라는 것 조차 조롱거리가 되었다. 빠른 속도로 우다다 내뱉는 말은 알아듣지 못해도 좋지 않은 뜻임은 분명했다. 그들의 말은 배설과도 같았다. 유우시는 오랜만에 이방인이 되었음을 느꼈다. 심지어 언어조차 통하지 않았으니 지옥과도 같았다.
没想到父亲的驿马星竟会波及到异国。这本是个连旅行都未曾考虑过的国度,但对血气方刚的韩国男高中生来说,光是"日本人"这个身份就足以成为嘲弄的对象。那些连珠炮般快速迸出的韩语虽听不懂,但绝非善意的言辞。他们的话语如同排泄物般污秽。勇志久违地体会到了身为异乡人的滋味。连语言都不通的境地,简直如同地狱。
"안녕. 토쿠노 유우시지?" "你好。是得能勇志吗?"
남고에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에 눈을 찌푸렸다. 풀네임을 대한민국에 와서 처음 들어보았다. 걸걸한 사춘기 남학생들의 목소리와는 달랐다. 유우시는 고개를 들었다. 햇살 같은 웃음을 짓고 있는 한 남학생이 있었다. 유우시는 괜히 저 아이도 본인에게 말을 걸었다가 조롱을 당할까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그들은 저 아이에게 호의적이었다. 나긋나긋한 목소리에 싸구려 삼류 영화만 같았던 장면이 전환되었다. 그 아이는 그 말을 하며 눈을 살짝 깜박거렸다. 세상이 뒤집히는 것만 같았다. 여태까지의 이별은 시온을 만나기 위한 과정인 것만 같았다. 일종의 각인이었다. 시온이 제멋대로 인생에 침범해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아 시온이 없는 하루는 상상이 되지 않았다. 시온을 만난 순간 유우시는 다시 외로움을 되찾게 되었다.
听到与男高格格不入的嗓音时,得能勇志皱了皱眉。这全名是他来韩国后第一次听见。不同于那些粗哑的青春期男生嗓音。勇志抬起头,看见一个男生正绽放着阳光般的笑容。他莫名担心那孩子也会像自己一样遭到嘲弄,所幸众人对那孩子都很友善。温润声线让原本像廉价三流电影的场景骤然转变。那孩子说话时轻轻眨了眨眼,世界仿佛天翻地覆。至今所有的离别都像是为了遇见吴是温必经的过程,像某种烙印。想到是温会肆意侵入自己的人生,没有是温的日子简直无法想象。在遇见是温的瞬间,勇志重新找回了孤独。
"きれいな名前だね." "真是个美丽的名字呢。"
내가 이렇게 된 거. 내 잘못만은 아닌 거 알지.
我变成这样。你也知道不全是我的错吧。
"민석이 어디 갔어?" "民硕去哪了?"
"몰라. 바쁜 일 있다고 먼저 간다던데?"
"不知道。说是突然有急事就先走了?"
"그래?" "这样啊?"
시온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다른 동아리원들에게 곧바로 영상통화를 걸어 짧게 아쉽다는 말을 전했고 동아리 엠티는 싱겁게 끝이 났다. 가만히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시온의 마음이 어떤지 읽어낼 수가 없었다. 어제 한 일은 거의 없었지만 갑작스럽게 벌어진 낙오는 피곤을 동반했다. 시온과 유우시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돌아가는 기차 안은 조용했다. 유우시는 핸드폰을 확인하다가 어깨 위로 톡 닿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돌렸다. 곤히 잠든 시온의 얼굴이 가까이에 있었다. 유우시는 뻣뻣하게 굳어 얼굴을 정면으로 돌렸다. 바지 위에 올려진 손이 달싹거렸다. 유우시는 옆의 시온의 새근거리는 숨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吴是温歪着头给其他社团成员打了视频电话,简短表达了遗憾,社团 MT 就这样索然无味地结束了。没人能读懂他盯着手机时的心情。虽然昨天几乎没做什么,突如其来的落单却让人倍感疲惫。吴是温与勇志之间流淌着沉默。返程的列车里很安静。勇志正查看手机时,突然感到肩膀被轻轻触碰,转头发现吴是温熟睡的脸近在咫尺。他僵硬地转回脸直视前方,搁在裤腿上的手指微微颤动。听着身旁吴是温均匀的呼吸声,勇志闭上了眼睛。
*
어느덧 꽃이 피기 시작했다. 기온이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아침 바람이 차서 봄이 지나가는 걸 그다지 느끼지 못했으나 유우시는 벚꽃이 지고 길가에 꽃이 핀 걸 보고 나서야 정말 봄의 끝자락이라는 걸 깨달았다. 일교차가 컸지만 유우시는 점심엔 더울 걸 알면서도 두꺼운 옷을 걸치고 집을 나서 모자를 뒤집어썼다. 시온과 함께 걷던 거리를 혼자 걷는 게 익숙해지고 있었다. 억지로라도 시온을 곱씹었다. 잊지 않으려 하면 할 수록 시온을 생각하면 아침마다 마음이 텅 빈 것만 같았다. 유우시는 오늘 아침을 떠올렸다.
不知不觉间,花儿已经开始绽放。尽管气温上升,但清晨的风依然带着凉意,让人难以察觉春天正在流逝。直到看见樱花凋零、路边花朵盛开,勇志才真正意识到春天已至尾声。虽然昼夜温差很大,但明知中午会热的勇志还是裹着厚外套出门,反扣着帽子。他渐渐习惯了独自走过曾与吴是温并肩同行的街道。越是强迫自己不去忘记,每当想起吴是温,每个清晨的心就像被掏空般虚无。勇志回想着今晨的光景。
도어락 문이 열렸다가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유우시는 침대에 누워 눈을 깜박였다. 시온은 동아리 엠티 이후로 잘 지내는 듯하다가 유우시가 일어나기 전에 몰래 집을 나가기 시작했다. 아침 잠도 많으면서. 그 덕에 아침 수업에 늦을까 시온을 깨울 필요가 없어졌다. 평소에 깨울 때나 잘 일어나지. 유우시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시온이 없는 집은 고요했다. 도저히 입으로 뭐가 들어갈 것 같지가 않아 유우시는 아침을 먹는 것 대신 침구 정리를 선택했다.
门锁开关的声音响起又消失。得能勇志躺在床上眨了眨眼。吴是温自从社团 MT 后似乎过得不错,开始在勇志起床前偷偷溜出家门。明明早上也很贪睡。多亏如此,勇志不用再担心叫醒他会耽误早课——毕竟平时怎么叫都叫不醒。勇志深深叹了口气。没有吴是温的屋子安静得可怕。实在没胃口吃东西,他选择整理被褥来代替早餐。
새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 시온이 아침에 일찍 나가는 탓에 유우시의 등교 시간 또한 당겨지게 되었다. 유우시의 상단 바에 알람 하나가 떠올랐다. 일교차가 큽니다. 오늘 비 소식이 있습니다. 오늘 비가 온다고 했다. 유우시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맑은 하늘은 비가 올 것 처럼 보이진 않았지만 습관처럼 챙긴 비상 우산이 떠올랐다. 우산 챙겼으려나. 유우시는 입을 꾹 다물다가 고개를 저었다.
听到了鸟鸣声。由于吴是温早上出门早,得能勇志的上学时间也被提前了。勇志的手机屏幕上弹出一条提醒:昼夜温差大。今日有雨。说是今天会下雨。勇志抬头望向天空,晴朗的天空看起来不像要下雨的样子,但他还是习惯性地想到了备用的应急伞。带伞了吗?勇志紧闭着嘴,摇了摇头。
습관처럼 들으러 온 수업이 끝이 났다. 뒤에서 시온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시온이 어디 있는지 쯤은 통달한 지 오래였다. 뒤를 돌아보고 싶은 마음을 참다가 시온이 있는 곳을 힐끔 바라보았다. 아, 보지 말걸. 곧바로 후회가 밀려들어 왔다. 바다를 보며 시온이 웃고 있었다. 손끝이 파르르 떨려 괜히 가방을 쥐어뜯었다. 눈을 감으며 숨을 들이 내쉬었다. 가끔 시온을 좋아한 이후로 시온은 잘못을 하지 않았지만 시온 때문에 불행해지는 날이 생겼다. 최악이다.
习惯性去听的课结束了。身后传来吴是温的声音。即使不回头,也早就对他的位置了如指掌。强忍着回头的冲动,还是忍不住偷瞄了一眼他所在的方向。啊,真不该看的。后悔立刻涌上心头。望着大海的吴是温正在微笑。指尖不受控制地颤抖,只好胡乱揪紧背包带。闭眼深呼吸。自从偶尔喜欢上吴是温后,明明他没有做错什么,却因为他而有了不幸的日子。真是糟透了。
시온이 아침마다 일찍 나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은 지 꽤 시간이 흘렀다. 시온은 가끔 펜을 든 채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아침잠도 많으면서 왜 자꾸 그러는 거야. 유우시는 그런 시온을 보며 정말 자신은 구제 불능이라고 느꼈다. 쟤는 저런 것도 귀엽네. 시온을 보기 힘든 탓에 같이 살아도 같이 사는 것 같지가 않았지만 빈말이라도 내가 집을 나가겠다고 하는 부류의 말은 죽어도 나오지 않았다. 누구 좋아하라고 나가. 유우시는 리쿠가 종종 애인을 친구와 같이 사는 집에 데려오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 말을 듣고 경악했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시온은 그럴 사람은 아니었다.
吴是温放弃每天早上早起出门已经有一段时间了。他经常握着笔打瞌睡,明明很爱睡懒觉却总是这样。得能勇志看着这样的他,觉得自己真是没救了——连这种样子都觉得可爱。因为很少能见到吴是温,即使同住也感觉不到同居的实感,但"我要搬出去"这种话哪怕是客套也绝对说不出口。"谁要为你搬出去啊"。当前田陸说起"有些人会把恋人带到和朋友合住的家里"时,勇志虽然震惊,但怎么想都觉得吴是温不是那种人。
*
요즘 이상한 소문이 들린다. 시온의 행복을 바란다면 거짓이길 바라야겠지만 유우시에게는 살짝 반가운 소문이었던 그런.
最近听到了奇怪的传闻。虽然希望是为了吴是温的幸福而编造的谎言,但对勇志来说却是有点令人高兴的那种传闻。
"몰라. 둘이 헤어졌다는데?" "不知道。听说他俩分手了?"
어쩌면 거짓 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유우시는 한걸음에 동아리로 달려왔다. 이미 사람들은 둘의 소식을 기정사실화한지 오래였다. 바다와 오시온이 헤어졌다고 한다. 유우시는 앞의 친구의 말을 들으며 눈가가 뜨거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也许这只是个谣言——抱着这样的想法,勇志三步并作两步冲向了社团活动室。人们早已将两人的消息当作既定事实:据说吴是温和藤永咲哉分手了。听着面前朋友的话,勇志感到眼眶渐渐发烫。
"이유까진 나도 몰라. 오시온이 헤어지자고 한 것 같던데."
"我也不知道具体原因。好像是吴是温先提的分手。"
헤어진 후 바다의 친구들은 시온에 대해 안 좋게 떠들고 다니는 듯했다. 하지만 시온의 평판이 워낙 좋았으므로 동기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다행이다. 남들이 들을 수는 없을 만한 목소리로 작게 속삭였다.
分手后,海的朋友们似乎到处在说吴是温的坏话。不过由于吴是温的口碑向来很好,同期生们都没太当回事。"幸好。"他用旁人听不见的细微声音喃喃自语道。
"근데 왜 물어봐?" "不过你问这个干嘛?"
얼굴을 구기며 물어보는 친구에게 유우시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 것도 아니야. 유우시는 입술을 깨물었다. 어떡하지. 자꾸 올라가는 입꼬리를 통제할 수가 없었다. 사귄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다소 이른 시온의 이별 소식에 왜 자꾸 웃음이 나는 지 알 수가 없었다.
面对皱眉询问的朋友,勇志摇了摇头。"没什么。"他咬住嘴唇。怎么办啊。嘴角总是不受控制地上扬。明明和吴是温交往没多久就收到分手的消息,却不知道为什么一直想笑。
곧 비가 올 예정입니다.
马上就要下雨了。
끈적한 바람부터 먹구름 낀 하늘까지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요새 일기예보가 잘 맞지 않았다. 날씨 예측이란 참 어려운 일이었다. 강수확률이 높으면 그 만큼 비가 올 가능성이 높아지긴 했지만, 오지 않으면 그 일기예보는 거짓이 되어버린다.
从黏腻的风到乌云密布的天空,天气显得很不寻常。最近的天气预报总是不太准。天气预测真是件难事。虽说降水概率高意味着下雨的可能性更大,但若最终没下,那份预报就成了谎言。
강수확률 60이란 과거의 비슷한 기상 조건에서 100번 중 60번 정도는 비가 내렸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비슷한 조건에서 비가 오지 않았던 경우가 40번 있었다는 말이기도 했다. 강수확률이 60이어도 비가 오지 않으면 0이 되어버리고, 강수확률이 30이어도 비가 오면 나에게는 100이 되어버린다. 마음을 전하는 일 또한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 것 같아도 말을 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모르는. 유우시는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降水概率 60 意味着在过去类似的气象条件下,100 次中有 60 次左右会下雨。但也说明在相似条件下有 40 次并未降雨。即便降水概率是 60,若未下雨对我而言就是 0;哪怕概率只有 30,只要下雨了对我就是 100。我觉得传达心意也是如此。即便心有灵犀,若不开口对方终究不会知晓。勇志掏出了手机。
우산 가져갔어? 你带伞了吗?
이따 너 수업 끝날 때 쯤 비 온대.
待会你下课的时候好像要下雨。
안 가져갔으면 말해. 데리러 갈게.
没带伞的话告诉我。我去接你。
아주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预计将会下非常大的雨。
예상 강수량 20mm 预计降水量 20 毫米
바람 세기 약간 강함(5m/s) 风速稍强(5 米/秒)
시온에게는 끝내 답이 오지 않았다.
吴是温终究没有等到回复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내렸다. 습하고 더운 외부는 눅눅하기까지 했다. 가만히 문 앞에 서 있는 시온을 뒤로 한 채 사람들은 우산을 펼치며 시온의 곁을 지나갔다. 비가 온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었던 것 같은데. 시온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밖을 향해 손바닥을 내밀었다. 순식간에 손가락 끝이 빗물로 젖어 들었다. 금방 지나갈 소나기는 아닐 듯해 그치길 기다리는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시온은 손에 묻은 물기를 가볍게 털어내고 물건들을 전부 가방 안으로 집어넣었다. 가방을 안은 채 빗속으로 뛰어들려는 시온의 팔목을 뒤에서 붙들었다. 시온은 고개를 돌렸다. 왜 답장 안 해? 유우시는 잡았던 손을 떼어내며 우산을 펼쳐 시온 쪽으로 기울였다.
暴雨倾盆而下。潮湿闷热的室外甚至变得黏腻不堪。人们撑开伞,从静静站在门前的吴是温身边经过,将他抛在身后。似乎没人听说今天会下雨。吴是温忧心忡忡地朝外伸出手掌,转瞬间指尖就被雨水浸透。看样子这场骤雨不会很快停歇,干等毫无意义。他轻轻甩掉手上的水珠,把所有东西塞进包里。正当他抱紧背包准备冲进雨幕时,有人从后面抓住了他的手腕。吴是温转过头。"为什么不回消息?"得能勇志松开钳制,将撑开的伞倾向他那边。
"우산 안 가져왔으면 말하라고 했잖아. 나 가져왔다고."
"不是说了没带伞要告诉我吗。我带了。"
"......"
"왜 그렇게 쳐다봐?" "干嘛那样盯着我看?"
"......" “……”
"같이 쓰자." "一起用吧。"
"됐어." "不用了。"
시온은 복잡한 표정을 짓더니 그 말을 끝으로 몸을 돌려 빗속으로 뛰어들었다. 우산을 쓰더라도 옷이 다 젖을 것 같이 거세게 내리는 비에 시온의 셔츠가 순식간에 젖어 들었다. 야, 오시온! 뒤에서 유우시의 외침이 들렸지만 시온은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앞만 보며 빠르게 걸었다.
吴是温露出复杂的表情,说完这句话便转身冲进雨中。即便撑着伞也会被淋透的暴雨中,他的衬衫瞬间湿透。"喂,吴是温!"身后传来得能勇志的喊声,但他头也不回地快步向前走去。
오시온! 같이 가자고! 유우시는 우산을 들고 시온을 따라 뛰며 외쳤지만 시온은 앞만 보고 걷고 있었다. 비가 세차게 떨어지는 소리에 들리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목소리를 높여 다시 물었다. 시온은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고 시온을 따라잡은 유우시는 시온의 머리 위에 우산을 씌웠다.
吴是温!一起走吧!勇志撑着伞追着是温喊道,但是温只是目视前方继续走着。也许是雨声太大没听见,勇志提高声音又问了一遍。是温依然没有回答,追上来的勇志将伞撑在了是温头顶。
"너 도대체 왜 그래?" "你到底怎么回事?"
"왜 그러냐고? 몰라서 물어?"
"干嘛这样?不知道才问你的啊?"
"어. 몰라. 너 요즘 왜 그러는 건데?"
"嗯。不知道。你最近到底怎么回事?"
시온은 입술을 달싹거리며 복잡한 표정을 짓다가 다시 빗속을 향해 뛰쳐나갔다. 빠르게 뛰는 탓에 시온을 따라잡기가 힘들어 유우시는 우산을 내팽개치고 시온의 뒤를 쫓았다. 유우시의 옷 또한 빠르게 젖어 들어갔다. 척척한 빗물이 둘에게로 떨어졌다. 아! 뒤에서 외마디 비명이 들렸다. 비명과 동시에 시온은 그 자리에 멈춰 뒤를 돌아보았다. 시온을 따라잡으려 뛰다가 발을 헛디뎌 넘어진 유우시의 무릎과 손이 까져 빗물과 섞여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괜찮아? 그렇게 이름을 불러도 응답하지 않은 채 가던 시온이 한걸음에 달려왔다. 아스팔트에 피부가 벗겨져 까슬까슬한 상처를 보며 시온은 제가 더 아픈 듯한 표정을 지었다. 빗물 덕에 피가 번져 상태가 심각해 보였다. 유우시는 상처를 보는 시온을 바라보았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가 들렸다.
吴是温咬着嘴唇露出复杂的表情,突然又冲进了雨里。他跑得太快,勇志根本追不上,干脆扔下雨伞追了上去。雨水很快浸透了勇志的衣服,冰凉的雨滴砸在两人身上。啊!身后传来一声短促的惊叫。听到叫声的瞬间,吴是温猛地停住脚步回头——只见勇志为了追他跑得太急绊倒在地,膝盖和手掌都擦破了皮,血水混着雨水不断往下淌。"没事吧?"刚才怎么叫都不回头的吴是温一个箭步冲了回来。看到柏油路上擦破的伤口皮肉翻卷,他疼得仿佛伤在自己身上似的皱起脸。雨水冲刷下血迹晕开,伤势看起来更严重了。勇志望着为自己伤口揪心的吴是温,耳边只剩下淅淅沥沥的雨声。
"병원 갈까? 많이 아파? 그대로 두면 흉 질 것 같은데..."
"要去医院吗?很疼吗?就这样放着的话可能会留疤的..."
"어. 그래 안 괜찮아. 많이 힘들었어."
"嗯。是啊,一点都不好。真的很辛苦。"
"...업어줄까? 업힐래?" "要背你吗?想让我背?"
"아니, 그것보다 할 말 있어."
"不,在那之前我有话要说。"
시온은 가만히 유우시의 말을 기다렸다. 유우시의 말을 기다리는 짧은 순간에 시온에게는 오로지 숨을 몰아 내쉬는 유우시의 숨소리와 빗소리만 들렸다. 세상에 시온과 유우시, 둘만 남겨진 기분이었다.
吴是温静静地等待着勇志开口。在这短暂的等待中,吴是温耳畔只回荡着勇志紊乱的喘息声和淅沥雨声。恍若天地间只剩他们二人。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알지."
"你知道我喜欢你吧。"
"...유우시. 잠시만..." "...勇志。等一下..."
허를 찔린 표정이었다. 절대 몰랐을 리가 없지 네가. 시온은 허허실실 좋아 보이는 사람 같지만 기민했다. 유우시는 남들은 모르는 시온의 날카로운 점들을 말하진 않았지만 알고 있었다. 시온이 귀찮거나 싫을 때 대충 사람을 대하는 방법이라든지. 그런 가시들을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다. 그리고 유우시는 시온이 바다에게 저를 대하는 것처럼 마냥 다정하게 대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내가 네 마음을 더 잘 알아 시온아.
他露出了被戳中要害的表情。你不可能不知道的。吴是温看起来是个随和开朗的人,实则敏锐异常。勇志虽未明说,但早就察觉到了别人看不到的吴是温那些锋利之处——比如当他觉得麻烦或厌烦时敷衍人的方式。可这些尖刺,我一次都没感受过。而且勇志也清楚,吴是温从不会像对大海那样,毫无保留地对我温柔以待。我比谁都懂你的心思啊,是温。
"너도 이제 순순히 인정해." "你现在也该乖乖承认了。"
"뭐를?" "什么?"
"나 좋아하는 거. 너도 나 좋아하잖아."
"你喜欢我。你也喜欢我的吧。"
"...아니야." "...才不是。"
"아니, 너는 나 좋아해." "不,你就是喜欢我。"
"......"
몇년을 참아 낸 마음이 터지면서 같이 눈물이 터져 나왔다. 눈가를 손바닥으로 닦아내며 생각했다. 비가 와서 덜 우는 것처럼 보일 테니 다행이다. 눈가와 코끝이 벌게지기 시작했지만 유우시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压抑多年的情感决堤而出,泪水也随之奔涌。他用手掌抹去眼角的湿润,暗自思忖:幸好下着雨,看起来应该没那么像在哭吧。尽管眼眶和鼻尖已开始泛红,勇志却莫名涌起这样的念头。
"세상에 어떤 친구가 우리처럼 지내 시온아."
"世上哪有朋友像我们这样相处的 是温啊。"
"......"
"난 이제 네 옆에서 친구로 만족하긴 싫어."
"我已经不满足只做你身边的朋友了。"
말을 마친 유우시의 손끝이 덜덜 떨렸다. 가만히 유우시의 말을 듣던 시온은 귀와 코가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시온은 어깨를 들썩거리며 숨을 거칠게 내쉬며 말했다.
勇志说完后指尖不住颤抖。静静听着的吴是温耳尖和鼻头都涨得通红。他肩膀微微耸动,喘着粗气说道。
"나한테 왜 그러는 거야." "你为什么要这样对我。"
시온의 얼굴을 보며 유우시는 확신했다.
望着吴是温的脸,勇志确信了。
"나 보고 어떡하라고...!" "你让我怎么办啊...!"
이 애매한 관계를 끝날 때가 되었다고. 그리고 저 다정한 겁쟁이를 위로해 줄 때가 되었다는 것도.
是时候结束这段暧昧的关系了。也是时候安慰那个温柔的胆小鬼了。
시온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눈물 때문에 거친 숨을 내쉬며 유우시를 바라보았다. 유우시는 확신이 들었다. 시온의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이 빗물이 아니라 눈물이라는 확신이. 시온을 더 기다려주기엔 시온을 좋아한 시간이 너무 길었다. 유우시는 바닥에 던져놓았던 우산을 다시 들고 와 시온에게 내밀었다.
吴是温一句话也说不出来,只是含着泪水喘着粗气望向勇志。勇志确信了——顺着吴是温脸颊滑落的不是雨水,而是眼泪。他已经喜欢吴是温太久,实在等不下去了。勇志捡起先前扔在地上的伞,重新撑开递向吴是温。
"...이거 쓰고 가." "...把这个写了再走。"
이미 둘 다 흠뻑 젖은 지 오래였지만 우산을 펴 받지 않는 시온에게 다시 내밀었다. 시온은 우산 손잡이를 잡고 있는 유우시의 손을 겹쳐 잡으며 말했다.
两人早已浑身湿透,但勇志还是再次将伞递给了不愿撑伞的吴是温。吴是温握住伞柄时,顺势覆上勇志的手背轻声道。
"...너 그러면 또 사라질 거야?"
"...你又要消失了吗?"
"뭐?" "什么?"
"저번처럼 사라질 거야?" "这次也会像上次一样消失吗?"
유우시는 땅바닥을 바라보며 눈을 깜박거리다가 눈을 찌푸리며 말했다.
勇志盯着地面眨了眨眼,随后皱眉说道。
"너 하는 거 봐서." "看你做的好事。"
시온은 우산을 든 채로 비를 맞으며 저를 두고 사라지는 유우시를 바라보았다.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유우시가 저를 피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었다. 저를 두고 떠나는 유우시를 보는 건 상상보다 더 아픈 일이었다. 시온은 일주일 전을 떠올렸다.
吴是温撑着伞站在雨中,望着丢下自己离去的勇志。眼泪怎么也止不住。当勇志躲开自己时未曾体会到的情绪翻涌而来——看着他决绝离开的背影,竟比想象中还要痛彻心扉。雨水顺着伞骨滑落时,吴是温突然想起七天前的那个夜晚。
'...유우시.' '...勇志。'
'......'
'유우시, 자?' '勇志,醒了吗?'
사실 시온도 할 말이 많았다.
其实吴是温也有很多话想说。
12개의 댓글 12 条评论
와… 진짜 너무너무 좋아요 ㅠㅠㅠ 숀윳 입문 글입니다 ㅠㅠㅠ 저 다정한 겁쟁이를 위로해 줄 때가 되었다는 것도. >> 이 문장에서 진짜 맘이 쿵했어요. 최고 ㅠㅠ
哇…真的超级超级喜欢 ㅠㅠㅠ 这是《ショートブロウラブ5:영》的入坑文啊 ㅠㅠㅠ 是时候该安慰那个温柔的胆小鬼了。>> 这句话真的让我心头一震。太棒了 ㅠㅠ
太好看了老师🥹什么时候还有下一篇
선생밈......... 제 심장 고쳐주세요 얼른 와주세요 제발.....😭😭😭😭😭
老师 nim.........快来救救我的心脏吧求求你了.....😭😭😭😭😭
영님 평생 기다릴 수 있어요 제발 계속 이어주세요ㅜㅜ
英哥我可以等你一辈子求求继续更新吧呜呜
선생님 언제 오세요 오실 때까지 저 숨 참습니다
老师什么时候来呀 在您到来之前我会一直屏住呼吸
생각 보다 더 빨리 고백을 해서!! 너무 좋아요!!ㅠㅠㅠㅠ
没想到这么快就告白了!!太开心了!!呜呜呜
할 말 많은데 왜 아직도 안 하는거죠 선샘님...??🥹 내일 팬미팅만큼 궁금해요....🥹🥹✨️
어카너ㅜㅜ 이 헤게 조아요....
아악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심 ㄹㅈㄷ;;;; 미쳐버릴것같아요 심장이 너무 아파
기다렸습니다........ 맘고생 스타트ㅠㅠㅠㅠㅠㅠㅠ
等得好苦啊......心碎模式启动呜呜呜呜呜
삽질이 너무 달콤해요ㅜㅜ 진짜 ㄹㅈㄷ편이다 맘고생할 오시온 생각하니깐 심장이 터질거같아요
虐得也太甜了吧呜呜 这集真的绝了 想到要受情伤的吴是温 我心脏都要炸裂了
서로 좋아가지 막 우는데 저는 너무 좋아요... 아 미안해
互相喜欢到不行的时候...我真的好开心...啊对不起
근데 좀만 더 삽질해줄수있어..? 不过能再帮我多挖会儿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