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 배연아 선배  23 裴妍雅前辈

?

헐 ㅁㅊ  天哪 疯了

사귀는거야?  在谈恋爱吗?

꺅 😍  啊啊啊 😍




헤질녘 게딱지  黄昏的蟹壳
-11-



살다 보니 김도훈이 제대로 연애하는 것도 다 보고. 최영재는 감회가 새롭다. 그것도 무자비한 헤테로 남성을 꼬셔서... 대단도 하지. 역시 사람은 오래 살고 볼 일이구나. 고작 스물하고 0.9세 정도 더 먹은 주제에 그런 생각을 했다. 아무렴 그럴 만하지 않은가. 고등학생 시절 절절한 짝사랑이나 하다가 성인 된 이래로는 진지한 연애는 염두에도 없이 더럽게 몸 굴리고 다니던, 제 친구지만 별 쓰레기 새끼를 다 보겠다 싶은 행보뿐이었으니.
活着活着就看到金道勋正经谈恋爱了。崔永宰感慨万千。而且还是勾引了一个无情的直男...真是了不起。果然人生还是要活得长啊。他才二十岁出头就有了这样的想法。不过这也难怪。高中时代只会暗恋,成年后就没想过认真恋爱,只顾着到处乱搞,虽然是自己的朋友,但看他的所作所为真觉得是个垃圾。

어쨌든 김도훈 덕에 교내 유명인사였던 두 사람을 모두 만난다. 얼마 전엔 배연아였고, 오늘은 신정환이다. 그것도 김도훈의 애인(으웩) 신분으로. 툭 하면 최영재 찾아와서 울고불고 별 지랄 똥꼬쇼를 다 하더니 기어이 함락시켰구나.
无论如何,多亏了金道勋,我见到了校内的两位名人。前不久是裴姸娥,今天则是申正焕。而且还是以金道勋的恋人(呕)的身份。最英才经常跑来哭哭啼啼闹腾个不停,没想到最终还是把他拿下了啊。


"여기는 내 친구 영재. 나랑 제일 친한 친구야!"
"这是我的朋友英宰。他是我最好的朋友!"


그러니까 님 누구시냐고요......  所以我在问您是谁......

신정환의 팔뚝에 찰싹 달라붙어서 씨발 귀여운 척 입술 삐쭉이는 당신 말입니다. 와꾸 보면 내 친구 김도훈이가 맞는데 저 헤벌레 입 벌어진 덜떨어져 보이는 남자 누구냐고. 내가 아는 김도훈이 맞냐고.
就是你,紧紧贴在申正焕的胳膊上,装可爱地撅着嘴。看脸确实是我朋友金道勋没错,但那个张着嘴巴一脸呆滞的男人是谁啊。真的是我认识的金道勋吗。

신정환은 어지간히 낯을 가리는 타입인지 최영재를 소개 받은 자리에서 처음부터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고저 없는 목소리와 어투로 어색하게 인사를 건네고 악수를 나누는 모든 순간이 로봇 같았다. 최영재도 웬만큼 낯을 가리기로서니 이 사람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신정환과 최영재는 어색해 미칠 노릇인데 중간에 낀 김도훈만 마냥 신난 듯하다. 자기가 아는 두 사람을 소개시켜 주는 자리라 신난 게 다 티가 났다. 평소보다 두 톤은 올라간 목소리며 자와자와 말 많아진 상태 자체가... 꼬리콥터 달린 똥개가 따로 없었다.
申正焕似乎是个相当怕生的类型,从一开始被介绍给崔永才的场合就显得僵硬。他用平淡无波的声音和语气尴尬地打招呼,握手的每一刻都像个机器人。崔永才虽然也算是怕生的人,但觉得自己应该比这个人好一些。申正焕和崔永才尴尬得快要发疯,而夹在中间的金道勋却显得兴高采烈。他介绍自己认识的两个人,兴奋之情溢于言表。比平时高了两个音调的声音,滔滔不绝的话语状态...简直就像一只摇着尾巴的傻狗。

김도훈이 주도하는 대화에 신정환과 최영재는 적당히 대답하면서 시간은 무르익는다. 둘은 평소에 술을 자주 마신다더니 벌컥벌컥 잘도 마신다. 최영재는 두 사람 모르게 은근슬쩍 꺾어 마시고 남은 밑잔을 땅바닥에 몰래 버려가며 말짱한 정신 유지했다. 술을 못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김도훈과 술을 마시다 생긴 버릇이었다. 말술인 김도훈이 드물게 인사불성이 되면 제가 챙겨야 하니 최영재는 늘 맑은 정신이어야만 했다.
金道勋主导的对话中,申正焕和崔永才适当地回应着,时间慢慢流逝。两人平时就经常喝酒,现在也是咕咚咕咚地喝得很痛快。崔永才在两人不知情的情况下悄悄地少喝一些,剩下的酒偷偷倒在地上,保持着清醒的头脑。虽然他酒量不差,但这是和金道勋一起喝酒时养成的习惯。因为金道勋虽然酒量很好,但偶尔也会喝得不省人事,那时就需要崔永才照顾他,所以崔永才总是需要保持清醒。


"도훈아, 근데..."  "道勋啊,不过..."

"응?"  "嗯?"


술기운이 조금 오르는지 뺨이 약간 붉어진 신정환이 조곤조곤 속삭인다. 그럼 김도훈이 신정환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신정환은 커다란 손으로 입을 가린 채 김도훈에게 귓속말을 한다.
申正焕的脸颊微微泛红,似乎有些醉意,轻声细语地低语着。金道勋随即向申正焕那边倾身。申正焕用他那双大手遮住嘴巴,对着金道勋耳语。


"우리 둘 다 남잔데, 사귀는 거... 친구한테 막 말해도 돼...?"
"我们两个都是男生,交往这件事... 可以随便告诉朋友吗...?"

"...머어?"  "...什么?"


푸하하학! 김도훈이 테이블을 쾅쾅 치며 웃는다. 가지런한 치열이 세상을 향해 발사될 기세다. 둘이 찰싹 붙어 귓속말하고 꽁냥대는 걸 흐린눈으로 거르고 있던 최영재가 크게 놀라 막 입안에 털어넣던 소주를 다시 잔에다 뱉어냈다. 읍컥 어머 씨발 깜짝이야. 고심 끝에 물었던 신정환도 머쓱해져서 그냥 눈 뎅그랗게 뜨고 얼어붙어있다.
噗哈哈哈!金道勋拍打着桌子大笑起来。整齐的牙齿仿佛要向世界发射一般。一直用迷蒙的眼神过滤掉两人亲密耳语和腻歪的崔永才大吃一惊,刚刚倒入口中的烧酒又吐回了杯中。呃啊,我的天,吓死我了。经过深思熟虑才开口的申正焕也尴尬得瞪大眼睛,僵在原地。


"형. 얘랑 나랑 진짜 오래됐는데 내가 남자 좋아하는 것도 모를까 봐? 그리고 얘도 게이야."
"哥,我和他认识这么久了,你觉得我会不知道自己喜欢男人吗?而且他也是同性恋。"

"어? 아?"  "咦?啊?"


신정환이 삐걱대며 최영재를 바라본다. 그걸 왜 니 맘대로 말하니 도훈아... 존나 아웃팅이야 이거. 사실 좆도 상관없기는 한데. 신정환과 눈이 마주치자 최영재가 어깨를 으쓱인다.
申正焕咯吱作响地看向崔永才。金道勋啊,你为什么擅自说那个... 这简直是出柜啊。其实我一点都不在乎。申正焕和崔永才的目光相遇时,崔永才耸了耸肩。


"왜요. 게이 처음 봐요?"  "怎么了?第一次见到同性恋吗?"

"어? 아니... 두 번째..."  "咦?不对... 第二次..."


크흡. 그때는 김도훈이랑 최영재랑 둘 다 테이블 위로 엎어졌다. 이 형 안 그러게 생겨서 은근히 골 때리는 캐릭터네. 그래. 첫 번째는 김도훈이고 두 번째는 나겠지... 최영재가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신정환만 그들이 왜 웃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서 입술 동그랗게 모으고 멍 때렸다. 왜애애... 술기운 때문인지 원래 그런 건지 매가리 없이 흐물흐물한 목소리다. 신정환과 최영재 사이의 어색한 공기가 조금은 가시는 느낌이었다.
呃。那时金道勋和崔永才都趴在了桌子上。这哥看起来不像,却意外地是个让人头疼的角色啊。对啊。第一个是金道勋,第二个就是我了吧...崔永才耸着肩笑了。只有申正焕不明白他们为什么笑,撅着嘴发呆。为什么啊啊啊...不知是酒劲儿的缘故还是本来就这样,声音软绵绵的没什么力气。申正焕和崔永才之间那种尴尬的气氛似乎稍微缓解了一些。

김도훈이 왜 좋아하게 됐는지 알 것 같기도 하고...
我好像明白了为什么会喜欢上金道勋...

그 뭐랄까. 좀...   怎么说呢。有点...

귀여운 듯?  可爱吗?

고개를 푹 숙이고 끅끅대며 웃어대던 김도훈이 겨우 몸을 일으킨다. 아 배 땡겨. 눈꼬리 끝에 그렁그렁 맺힌 눈물을 손으로 훔치며 숨을 몰아쉰다. 신정환이 그런 김도훈의 뒷덜미를 붙잡고 그런다. 김도훈 씨? 왜 그렇게 웃으셨죠? 저에게도 설명을 좀 해 주시죠. 얼굴을 바짝 갖다붙이고 중얼거리면 김도훈이 또 캭캭 웃어댔다. 신정환한테 애매하게 잡힌 옷이 죽죽 늘어나는데도 그저 즐겁기만 한지 해맑게 웃는 낯이다. 신정환... 마냥 소심한 줄 알았더니 또 편한 사람한텐 저럴 줄도 아나 보네. 최영재의 관찰 레이더가 팽팽 돌아간다.
金道勋低着头,咯咯地笑着,好不容易才站起身来。啊,肚子疼。他用手擦去眼角挂着的泪水,喘着气。申正焕抓住金道勋的后颈说道:"金道勋先生?你为什么笑成那样?也给我解释一下吧。"他把脸凑得很近,低声嘟囔着,金道勋又咳咳地笑了起来。尽管被申正焕抓住的衣服被拉得皱巴巴的,他却似乎只觉得开心,笑容灿烂。申正焕...原以为他一直很腼腆,没想到对熟悉的人也会这样啊。崔永才的观察雷达开始高速运转。

그러다가 문득 웃었다. 아주 연한 미소였다. 좋아 보이네. 그렇게 맘고생을 하더니. 어째선지 최영재의 가슴 한켠의 짐도 덜어지는 듯했다.
突然间,他笑了。那是一个非常淡淡的微笑。看起来不错嘛。经历了那么多心理挣扎之后。不知为何,崔永才感觉自己心里的一块石头也被搬开了。


"나 화장실 좀 갔다올게."  "我去一下洗手间。"

"화장실? 같이 가자."  "洗手间?一起去吧。"

"뭔 소리야? 나 혼자 갈 수 있어."
"什么话?我自己能去。"

"아냐 위험해. 형이랑 같이 가."
"不行,太危险了。和哥一起去吧。"

"뭐래. 영재랑 얘기나 하고 있어."
"胡说。我只是在和英才聊天而已。"


이게 또 개버릇 못 버리고 이런다. 자상한 건지 유난스러운 건지. 언젠가 배연아한테 저래서 기겁하던 김도훈이 이제 딱 배연아 롤이 되어 됐다고 손 내젓는다. 배연아 때부터 신정환의 자상한 개유난에 어느 정도 면역이 생긴 김도훈은 그냥 휘적거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는데, 그 꼴을 모두 지켜보던 최영재만 오만상이다. 입이 떡 벌어지고 눈까리에 혐오가 가득 서린다. 씨발지금뭔소리하는거야...?화장실을왜같이가는데...?
这又是改不掉的老毛病。到底是体贴还是小题大做呢。金道勋曾经因为申正焕对裴渊雅这样而大吃一惊,现在却完全变成了裴渊雅的角色,摆手说没事。从裴渊雅那时起就对申正焕过度体贴的行为有了一定免疫力的金道勋只是随意地站起来离开了座位,而目睹这一切的崔永才却一脸不悦。他目瞪口呆,眼中充满厌恶。卧槽现在在说什么...?为什么要一起去厕所...?

그러나 지랄할 수 없었다. 둘은 오늘 처음 본 사이가 아니던가. 신정환도 최영재도 극강의 낯가림을 자랑하지 않는가. 넉살이나 친화력 같은 걸 가지고 있을 리 만무했다. 김도훈이 중간에서 풀어준 덕에 조금은 나아졌다지만, 그 김도훈이 홀랑 화장실에 가버리고 단 둘이 남게 되자 질식할 듯한 공기가 덮친다. 쓰나미다. 아 잠깐만... 존나 어색한데 지금. 순식간에 착 가라앉은 분위기. 외려 다른 테이블의 대화 소리가 더 크게 들릴 지경이다. 둘의 숨소리까지 들릴 것만 같다. 미친 정적이 찾아든다. 존나 이렇게까지 어색할 수가. 차라리 죽어버리고만 싶다.
然而他们无法发作。毕竟两人今天才第一次见面,不是吗?申正焕和崔英才都不以极度害羞著称。他们不可能拥有厚脸皮或社交能力之类的东西。多亏金道勋在中间调解,情况稍微好转了一些,但当金道勋突然去了洗手间,只剩下他们两个人时,窒息般的空气扑面而来。这简直是海啸。哦,等等...现在气氛真是尴尬得要命。氛围瞬间沉寂下来。反而其他桌子的谈话声听起来更大了。甚至感觉能听到两人的呼吸声。疯狂的寂静降临。怎么会如此尴尬到这种程度。真想干脆去死算了。


"...그, 영재 씨."  "...那个,英宰兄。"

"...말 편하게 하셔도 돼요."  "...你可以跟我说话随意一点。"

"...어, 네. 응. 영재...야."  "...呃,好的。嗯。英才...啊。"

"...네..."  "...好的..."

"궁금한 거 있는데... 물어봐도 되...나?"
"我有点好奇...可以问一下...吗?"

"...저한테요?"  "...给我吗?"

"아... 어... 좀 그런가..."  "啊... 呃... 有点那个..."

"뭔데요?"  "什么事啊?"

"그...게 있잖아, 그."  "那个...那个,你知道的。"


쪼끔만, 가까이... 드디어 옷 주머니에서 나온 신정환의 한쪽 손이 이쪽으로 가까이 오라는 듯 까딱까딱. 그리고 몸을 살짝 일으켜 맞은편에 앉은 최영재에게로 다가온다. 무슨 질문일지 감도 안 잡혀서 물음표 가득한 표정을 하고 최영재도 몸을 일으켰다. 신정환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러면 신정환은 아까 김도훈에게 귓속말을 할 때처럼 큰 손으로 제 입모양을 모두 가린 채 최영재에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再靠近一点点……终于,申正焕从衣袋里伸出的一只手微微摆动,仿佛在示意对方靠近。然后他稍稍起身,向坐在对面的崔永才靠近。崔永才不知道他要问什么,带着满脸疑惑的表情也坐直了身子。他向申正焕那边倾斜身体。于是申正焕就像刚才对金道勋耳语时那样,用大手完全遮住自己的嘴型,小声地对崔永才耳语道。


"그... 남자끼리는... 어떻게 해?"  "那个... 男生之间... 要怎么做?"

"..."


크게 놀란 최영재가 휘청거리다가 다급하게 테이블을 붙잡았다. 급한 대로 아무데나 잡는 바람에 앞접시며 술잔을 전부 엎질렀다. 어! 신정환은 여기서도 몸에 배인 습관성 친절을 자랑한다. 곧장 옆의 휴지를 뽑아서 흠뻑 젖은 최영재의 손을 잡고 벅벅 닦아준다. 민첩함이 어색함을 이긴 순간이다.
最英才大吃一惊,踉跄了一下,急忙抓住了桌子。慌乱中随手一抓,把前面的盘子和酒杯全都打翻了。哎呀!申正焕在这里也展现了他根深蒂固的习惯性友善。他立即抽出旁边的纸巾,抓住最英才湿透的手,使劲擦拭起来。这一刻,敏捷战胜了尴尬。


"미, 미안..."  "对、对不起..."

"아뇨..."  "不是的..."

"역시 이런 질문은 좀... 그렇겠지..."
"果然这种问题还是有点... 不太好回答啊..."


다시 각자의 자리에 앉는다. 다시 어색해진다. 다시 무거운 공기. 정적을 깬 건 직원을 부르는 신정환의 목소리. 물티슈 좀 가져다 주세요. 그리고 그것을 최영재에게 건네며 힐끔 보내는 눈빛엔 미안함이 가득하다. 순한 사람이구나. 잘생긴 건 말할 것도 없고. 최영재는 신정환에게 건네받은 물티슈로 손과 옷소매를 쓱쓱 닦으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大家重新回到各自的座位。气氛再次变得尴尬。空气再次变得沉重。打破沉默的是申正焕叫服务员的声音。请帮我拿些湿巾来。然后他把湿巾递给崔永才,眼神中充满歉意。真是个温和的人啊。长得帅就不用说了。崔永才用申正焕递来的湿巾擦拭着手和衣袖,陷入了短暂的思考。


"근데요 형."  "但是哥。"

"어?"  "咦?"

"형은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될 텐데."
"哥哥只要安静地待着就好了。"

"...응?"  "...嗯?"

"예?"  "什么?"

"무슨 말이야?"  "你在说什么?"

"형은 아무것도 안 해도 될 거라구요."
"哥哥什么都不用做。"

"왜?"  "为什么?"

"예?"  "什么?"

"왜... 내가 아무것도 안 해...?"
"为什么...我什么都不做...?"

"어... 김도훈이 다 알아서 할 테니까...?"
"呃...金道勋会处理好一切的...?"

"아아... 어? 근데 나 남잔데?"
"啊啊...咦?可是我是男生啊?"

"예?"  "什么?"

"어?"  "咦?"

"김도훈도 남잔데요..."  "金道勋也是男人啊..."


아 그렇긴 하지... 그런가? 어 근데 도훈이 되게 가만히 있던데.
啊确实是这样...是吗?嗯,不过金道勋一直很安静呢。


"...예?"  "...什么?"

"어?"  "咦?"

"뭐라고요?"  "什么?"

"뭐가?"  "什么?"

"아니..."  "不会吧..."

"아 아닌가. 안 얌전했던 것 같기도 하고..."
"啊,好像也不是。感觉我可能不太乖..."


흐음. 제 턱을 가만가만 쓸면서 혼자 생각에 잠기는 게. 이 형의 낯가림이나 부끄러움, 뭐 이런 거의 기준이 뭐지. 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굴다가도 혼자 삼천포로 빠지면 낯부끄러운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중얼거린다. 최영재를 편해하는 건지 불편해하는 건지도 알 수가 없다.
嗯。一边轻轻抚摸着自己的下巴,一边陷入沉思。这哥的羞涩和害羞,或者说这类东西的标准到底是什么呢。明明用细若蚊蝇的声音小心翼翼地说话,可一旦自顾自地跑题,就会毫不在意地喃喃自语一些令人脸红的话。也不知道他是觉得崔永才舒服还是不舒服。


"...진짜 남자끼리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거예요?"
"...你们真的不知道男人之间该怎么做吗?"

"어...? 어... 나... 남자랑은 처음 만나 봐서..."
"呃...?呃...我...我还从来没和男生约会过..."


좀 부끄럽다. 하하. 그러면서 괜히 소주병을 든다. 쏟아서 비어버린 최영재 잔에 술을 따라주면 최영재는 깍듯이 두 손으로 잔을 들고 술을 받았다. 김도훈은 변기에 빠졌나 왜 이렇게 안 와... 시간은 무르익고 주변 테이블이 더 왁자하게 시끄러워진다. 소란 속에서 최영재가 조용히 신정환을 불렀다.
有点害羞。哈哈。说着随手拿起烧酒瓶。给崔永才倒空的杯子里倒上酒,崔永才恭敬地双手捧起酒杯接受。金道勋是掉进马桶里了吗,怎么这么久还不来...时间渐渐流逝,周围的桌子变得更加喧闹。在嘈杂声中,崔永才轻声叫了申正焕。


"형."  "哥。"

"응."  "嗯。"

"남자끼리는요..."  "男生之间嘛..."


이번엔 최영재가 손짓한다. 까딱까딱. 신정환이 유순하게 몸을 일으켜 최영재에게 홀린 듯이 다가갔다. 최영재의 목소리가 속살거린다. 예쁜 미성이 담고 있는 내용은 신랄하고 적나라했으며,
这次是崔永才做了个手势。轻轻地。申正焕温顺地站起身来,仿佛被崔永才迷住了一般走近。崔永才的声音低语着。那美妙的嗓音所包含的内容却是尖锐而露骨的,


"뭐? 어디에 뭘 집어넣는다고???"  "什么?要把什么东西放到哪里去???"

"어씨발이형이미쳤나"  "哎我操这哥疯了吗"


오늘 들은 신정환의 목소리 중 가장 컸다. 최영재는 놀란 나머지 여지껏 잘 차리고 있던 예의 밥말아 처먹어버렸다. 육두문자 전방에 발사하며 저도 모르게 손으로 신정환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때린 놈은 놀라서 멍 때리고, 맞은 놈은 지가 맞은 줄도 모르고 걍 제가 들은 말이 사실인지 믿을 수가 없다는 표정으로 멍 때린다. 그러다가 둘 다 불시에 차분해져서 자기 자리에 앉았다.
今天听到的申正焕的声音是最大的。崔永才惊讶得把一直保持的礼仪都抛到九霄云外了。他一边爆粗口一边不自觉地用手拍打申正焕的脑袋。打人的人惊呆了,被打的人甚至没意识到自己被打了,只是一脸难以置信自己听到的话是真的。然后两个人突然都冷静下来,坐回了自己的位置。


"..."

"..."

"...술 마실래?"  "...想喝酒吗?"

"네..."  "嗯..."




김도훈은 심란하다.  金道勋心烦意乱。


신정환과 연애에 골인했으니 더이상의 근심이 뭐 있겠냐 싶겠지만. 의외로 양심적이고 순진한 구석이 있는 김도훈에게는 하나의 죄책감이 응어리져있다. 가슴 한켠에 커다란 돌덩이를 올려놓은 것처럼. 애써 외면을 하려 해도 도무지 씻겨지지가 않는.
虽然和申正焕的恋爱已经修成正果,你可能会觉得没什么可担心的了。但对于意外地有良心和单纯一面的金道勋来说,心中却有一个挥之不去的负罪感。就像在胸口的一角放了一块巨大的石头一样。即使努力想要忽视,也怎么都无法洗刷掉。

바로 배연아가 김도훈을 좋아했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신정환과 만나고 있는 도중에.
事实就是裴妍雅喜欢金道勋。而且还是在和申正焕交往的时候。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배연아와도 탈 없이 풀었으니 뭐 그리 신경 쓸 일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냥 신정환이 모른 채 이렇게 살아가는 게 베스트인 것도 같고. 들추는 것은 긁어 부스럼이라는 것 역시도 알지만... 간만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자리에서 술을 한 잔 마시다 보니 괜히 감상적이 된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만큼.
似乎没有什么变化,与裴姸雅的事也已经解决了,好像没什么好担心的。就这样让申正焕不知道地继续生活下去可能是最好的。虽然知道翻旧账只会徒增烦恼...但难得和所爱的人们在美好的场合喝一杯,不禁变得多愁善感起来。足以让人有时间反省自己。


"두 개로는 어림도 없다니까요?"  "两个根本不够啊?"

"세 개가 어떻게 들어가아..."
"三个怎么能塞得进去啊..."

"아니 그럼 그건 어떻게 넣으시려구요?"
"那么您打算怎么放进去呢?"


"무슨 얘기 해?"  "你们在聊什么呢?"


둘이 언제 이렇게 친해졌대. 화장실에서 거울 들여다보며 한참 고뇌하느라 자리를 비운 시간이 꽤 길어졌는데, 둘이 어색해서 죽었으면 어쩌지 같은 걱정은 다 쓸데없는 것이었나 보다. 아주 편안한 투로 조근조근 대화를 주고받고 있는 신정환과 최영재를 보고 김도훈은 웃음이 났다. 대화 내용은 무엇인지 추측할 수도 없었지만. 다만 기척 없이 나타난 김도훈을 보고 신정환과 최영재 둘 다 까무러친 건 찝찝하긴 했다.
他们俩什么时候变得这么亲密了。在洗手间里对着镜子沉思了很长时间,担心他们会因为尴尬而僵住的想法似乎都是多余的。看着申正焕和崔永才用非常轻松的语气亲切地交谈,金道勋不禁笑了起来。虽然他无法猜测他们在聊什么。不过,当申正焕和崔永才看到悄无声息出现的金道勋时都吓了一跳,这让人感到有些不快。


"아무, 아무 얘기도 안 함."
"什么都没说。"

"도훈이 왔어? 우리 이제 갈까? 영재 많이 취한 것 같다."
"道勋来了吗?我们现在走吧?英才好像醉得厉害了。"

"최영재요? 최영재 나보다 술 잘 마시는데."
"崔永才吗?崔永才比我更能喝酒。"

"어 맞아맞아 영재 너무 취해서 집에 갈래."
"哦对对对,英才喝得太醉了,想回家了。"


진짜 하나도 안 취해 보이는 얼굴과 목소리로 3인칭 쓰면서 지랄하는 최영재. 부리나케 일어나 제 겉옷을 챙기는 최영재. 덩달아 일어나서 김도훈의 것까지 챙겨드는 신정환. 뭐야. 왜. 나 더 놀고 싶은데. 더 마시고 싶었는데. 왜애애. 
真的一点都不像醉了的脸和声音,却用第三人称胡言乱语的崔永才。匆忙起身拿起自己外套的崔永才。跟着站起来,连金道勋的外套也一起拿起的申正焕。怎么回事。为什么。我还想多玩一会儿呢。还想多喝一点呢。为什么啊啊啊。



계산을 마치고 나와서 최영재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그, 저는 술에 너무 많이 취한 나머지 먼저 집으로 가야겠습니다. 다들 안녕히. 이상한 말투로 인사를 남긴 채. 
结完账出来后,崔永才像风一样消失了。他说:"我喝得太醉了,得先回家了。大家再见。"留下这句奇怪腔调的话后就离开了。

신정환과 김도훈은 술집 앞에 멀뚱히 서서 그 뒷모습을 보고만 있었다.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신정환과 쟤 왜 저래? 하며 작게 중얼거리는 김도훈. 찬바람이 휙 불었다. 으 추워. 김도훈이 몸을 움츠리며 신정환의 팔짱을 꼈다.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온 신정환은 더듬더듬 제 팔을 붙든 김도훈의 손을 내려 깍지를 껴 잡았다. 그리고 징그럽게 제 패딩 주머니 속으로 같이 쏘옥 집어넣었다. 아 따뜻해.
申正焕和金道勋呆呆地站在酒吧前,只是看着那个背影。申正焕似乎理解地点了点头,而金道勋小声嘀咕着"他怎么那样?"。一阵冷风呼啸而过。"呜,好冷。"金道勋缩了缩身子,挽住了申正焕的胳膊。这时申正焕才回过神来,结结巴巴地把金道勋抓住自己胳膊的手拉下来,十指相扣。然后他把两人的手一起塞进了自己的羽绒服口袋里。"啊,好暖和。"


"갈까?"  "我们走吗?"

"응."  "嗯。"


누구 집으로 가지. 김도훈이 머릿속으로 이딴 쓸데없는 생각이나 하는 동안 앞만 보고 걷는 신정환은 무언가 고민이 많아 보였다. 저 작은 머리통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속을 알 수 없는 신정환의 얼굴은 참 오랜만이다. 사귀기 전까지만 해도 저 표정 때문에 죽어라 속이 썩어났었는데. 
去谁家呢。金道勋脑子里胡思乱想的时候,一直盯着前方走路的申正焕看起来心事重重。那个小脑袋瓜里在想些什么呢。看不透内心的申正焕的表情,真是好久不见了。在交往之前,就是因为这种表情让人心烦意乱。

예전엔 신정환의 얼굴도 보지 못하는 사이가 될까 봐 조심스러웠던 거잖아. 근데 우리는 이제... 정정당당하게, 진지하게 만나는 사이잖아. 속으로만 앓고 묻을 게 아니라 충분히 대화하고 털어낼 수 있는 사이 아냐? 그냥 그땐 그랬대 하면서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문제 아닐까? 지금까지 봐온 신정환은 그렇게까지 속이 좁은 사람 같지도 않았고... 얘기해도, 괜찮지, 않을까...
以前不是还担心会变成连申正焕的脸都见不到的关系吗?但是我们现在...是正大光明、认真交往的关系啊。不是只能在心里暗自苦恼的关系,而是可以充分交流、倾诉的关系不是吗?就说那时候是那样的,不就是可以轻松谈论的问题吗?到目前为止我所了解的申正焕也不像是那么小气的人...说出来,应该没问题吧...


"형."  "哥。"

"으응."  "嗯嗯。"

"있잖아... 나 얼마 전에 연아 누나 만났거든..."
"你知道吗...我前不久见到了妍雅姐姐..."

"응."  "嗯。"

"드라마 오디션 합격했대. 아마 그거 곧 방영할 텐데..."
"听说他通过了电视剧试镜。那部剧应该很快就会播出了..."

"응."  "嗯。"

"근데... 형 이거 듣고 너무 기분 나빠하지 마? 그냥 내가 알고도 모른 척 지나치기 싫어서... 형이랑 제대로 얘기하고 그랬구나 하고 말고 싶어서 말하는 거니까..."
"不过...哥,听了这个别太难过好吗?我只是不想明知道却装作不知道...我想和哥好好谈谈,然后说'原来是这样啊',所以才告诉你的..."

"응."  "嗯。"

"...연아 누나가 나 좋아했대..."  "...延雅姐姐说她喜欢我..."

"응."  "嗯。"


변함 없는 억양. 간결한 대답. 고개를 푹 숙이고 조심스럽게 말한 김도훈이 무안해질 정도로. 김도훈은 그제서야 고개를 들고 어안이 벙벙해져 신정환 쪽을 봤다. 여전히 앞만 보고 뚜벅뚜벅 걷고 있다. 김도훈을 보고 있지 않다. 아까와 똑같은 표정과 똑같은 자세로 걸을 뿐이다. 아... 역시 기분 안 좋은 건가. 안 좋은 거겠지. 안 좋겠지 그러면... 그렇겠지. 김도훈이 아랫입술을 꾸욱 물었다.
不变的语调。简洁的回答。金道勋低着头小心翼翼地说话,以至于让人感到尴尬。金道勋这才抬起头,一脸茫然地看向申正焕。申正焕依然只是直视前方,一步一步地走着。没有看金道勋。表情和姿势都和刚才一模一样,只是在走路而已。啊...果然心情不好吗?一定是不好的吧。如果不好的话...应该是这样吧。金道勋用力咬住下唇。


"도훈아. 저기 좀 들렀다 가자."
"道勋啊,我们去那边逛一下吧。"

"어? 어디."  "咦?在哪里。"


갑자기 올리브영은 왜 가는데...  突然为什么要去 Olive Young 呢...

반갑습니다 올리브영입니다 필요한 거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오. 거의 마감 시간에 가까워져 한적한 올리브영에 들어서는 김도훈의 눈엔 의문이 가득하다. 존나 밝고 화장품 냄새 폴폴 나는 올리브영에 들어서서도 패딩 속에서 잡은 김도훈 손을 놓을 생각은 없어 보였다. 직원들이 보면 어떡하려고... 가끔 보면 진짜 게이 김도훈보다 더 대담하다. 김도훈은 그냥 신정환이 이끄는 대로 졸졸졸 따라다녔는데... 왜냐하면 아까 배연아 얘기 하고부터 표정이 계속 안 좋았으니까. 신정환 기분 상했나 눈치 보느라...
您好,这里是 Olive Young,有什么需要帮助的请告诉我。金道勋走进接近打烊时间的冷清 Olive Young,眼中充满疑惑。即使进入了灯光明亮、弥漫着化妆品香气的 Olive Young,申正焕似乎也没有放开握在羽绒服里的金道勋的手的意思。要是被店员看到怎么办... 有时候看起来申正焕比真正的同性恋金道勋还要大胆。金道勋只是乖乖地跟着申正焕的引导走... 因为从刚才谈到裴姸娥开始,申正焕的表情就一直不太好。金道勋担心申正焕心情不好,所以一直小心翼翼地观察着...

그리고 신정환은 곧 한 코너 앞에 멈춰섰다. 고민하듯 잠시 훑어본다. 김도훈은 신정환의 어깨 너머로 그것들을 흘끗 보았다. 뭐지...? 튜브인데. 수분 크림이라도 사려고 하나... 뭐라고 적혀 있지.
然后申正焕很快在一个货架前停了下来。他若有所思地扫视了一会儿。金道勋从申正焕的肩膀后面瞥了一眼那些东西。是什么...?是管状的。难道是想买保湿霜吗...上面写的是什么呢。


바..른...생...각...러...브...  正...确...的...想...法...爱...

...젤?  ...最小的?


김도훈의 눈이 휘둥그레져서 신정환의 뒤통수를 쳐다본다. 잠시 고민하는가 싶던 신정환은 개중 가장 용량이 큰 것 두 개 정도를 꺼내고, 그 옆에 비치되어 있던 콘돔까지 챙겼다. 그리고 다시 김도훈의 손을 이끌어 계산대로 성큼성큼 향했다. 씨제이 적립 도와드릴까요? 아뇨, 괜찮아요. 그럼 얼 빠져 있던 김도훈이 어? 하고 옆에서 불쑥 튀어나왔다. 적립, 적립할게요. 그리고 지 번호 찍었다.
金道勋瞪大眼睛盯着申正焕的后脑勺。申正焕似乎犹豫了一下,从中挑选了两个最大容量的,还顺手拿了旁边放着的安全套。然后他再次牵起金道勋的手,大步朝收银台走去。"需要帮您积分吗?""不用,谢谢。"这时,一直呆愣着的金道勋突然反应过来,"啊?积分,要积分。"然后输入了自己的号码。


아니 올리브영에 저런 게 팔았다고...? 
什么?橄榄英居然卖那种东西...?

아니 근데...   不是,但是...

왜?   为什么?




그렇구나.  原来如此。

오늘인 거구나.  原来是今天啊。


김도훈의 집도, 신정환의 집도 아니었다.
既不是金道勋的家,也不是申正焕的家。

신정환은 패딩 속에서 김도훈의 손을 더 꾸욱 맞잡으며 걸었다. 후미진 모텔촌으로. 
申正焕在羽绒服里更紧地握住金道勋的手,一起走向偏僻的汽车旅馆区。

그 중에서도 가장 멀끔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호텔 간판을 찾아 들어갔고, 숙박을 잡았다. 카드키를 받고 엘리베이터를 향해 걷는 신정환의 표정엔 큰 변화가 없었다. 원래 제가 알던 신정환이라면 귀가 좀 빨개져 있거나... 좀 머쓱해하거나, 부끄러워하거나,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는 건 김도훈이라 엘리베이터에 나란히 타서도 발끝을 자꾸만 꼼질거리고 신정환 모르게 몸을 베베 꼬았다.
他们找到了看起来最整洁高级的酒店招牌,走了进去,订了房间。申正焕拿到房卡后朝电梯走去,脸上表情没什么变化。如果是金道勋原本认识的申正焕,应该会耳朵有点发红...或者有点尴尬,或者害羞才对。反而是金道勋感到嘴唇干燥,即使并排站在电梯里,也不停地扭动脚尖,偷偷地扭动身体,不让申正焕注意到。

왜 이러니 도훈아 아마추어처럼. 섹스 처음 해 보는 것도 아니고. 이것도 어찌 보면 기다리고 기다리던 날이 아니겠니. 디데이라는 거다. 심지어 신정환이 먼저 이끌었어. 너 드디어 신정환 먹을 수 있는 거야...
怎么了道勋,像个新手一样。又不是第一次做爱。从某种角度来看,这不就是你期待已久的日子吗?这就是 D-Day。甚至是申正焕先主动的。你终于可以吃掉申正焕了...


가지런히 신발을 벗어두고 방으로 들어온 두 사람은 차분히 두툼한 겉옷을 벗는다. 김도훈의 몫까지 받아든 신정환은 옷걸이에 가지런히 걸었다. 평소였으면 아무데나 툭툭 던졌을 것 같은데 왜 이런대. 그리고 김도훈을 힐끔 본다. 둘 다 티는 안 내도 팽팽한 긴장감 같은 게 느껴졌다. 신정환이 가까이 다가온다. 김도훈을 끌어안고 아랫배를 맞대었다. 그리고 입맞춘다. 
两人整齐地脱下鞋子进入房间,平静地脱掉厚重的外套。申正焕接过金道勋的外套,将它们整齐地挂在衣架上。平时的话,他可能会随意地把衣服扔在任何地方,为什么今天这么不一样呢。然后他偷偷瞥了金道勋一眼。虽然两人都没有表现出来,但能感觉到一种紧张的氛围。申正焕走近金道勋,拥抱他,让两人的下腹贴在一起。然后他们亲吻了。

입술이 겹쳐진 건 잠시다. 김도훈이 막 신정환의 목을 끌어안으려 할 때쯤 신정환은 입술을 떨어트렸다. 감싸고 있던 김도훈의 허리를 만지작거리던 신정환이 옅게 웃는다. 먼저 씻을게.
唇瓣相贴只是短暂的。就在金道勋准备搂住申正焕的脖子时,申正焕松开了嘴唇。原本环抱着金道勋腰部的申正焕轻轻抚摸着,浅浅一笑。"我先去洗澡。"

씨바아아아아알... 신정환이 씻는 소리를 들으면서 벌써 아래에 피가 몰리는 것만 같았다. 심장이 펄떡펄떡 뛰었다. 얼마 안 가 뽀얘진 신정환이 축축하게 젖은 머리카락을 하고 모텔의 샤워 가운을 느슨하게 매고 나온 꼴을 봤을 땐... 솔직히 입으로 심장이 나올 뻔했다. 담담한 척하느라 딱 뒤질 뻔했다. 왜 이렇게 긴장이 되는 거야. 왜 이렇게 처음 하는 새끼처럼 초조해하냐고. 왜 이렇게까지 흥분돼서 미치겠냐고. 그런 꼬락서니 들킬까 싶어서 벌떡 일어나 나도 씻고 올게! 하고 욕실로 우당탕 뛰어들어갔다.
我操啊啊啊啊啊......听着申正焕洗澡的声音,我感觉下面已经开始充血了。心脏砰砰直跳。没过多久,当我看到申正焕白皙的皮肤,湿漉漉的头发,松松垮垮地系着汽车旅馆的浴袍走出来的样子......老实说,我的心脏差点从嘴里跳出来。我拼命装作若无其事的样子,差点没把自己憋死。为什么会这么紧张啊。为什么像个第一次做这种事的小屁孩一样焦躁不安。为什么会兴奋到快疯掉。担心被发现这副德性,我猛地站起来喊道:"我也去洗个澡!"然后跌跌撞撞地冲进了浴室。

정신 차려라 도훈아. 마침내 첫날밤이야. 엉망으로 만들지 말자. 몸을 뽀득뽀득 씻고 욕실을 나서기 전, 거울을 보며 양손으로 제 뺨을 한 번 세게 쳤다. 너 지금 존나 섹시해. 잘하자?
清醒点,金道勋。终于到了新婚之夜。别搞砸了。洗完澡,在离开浴室前,他对着镜子用双手用力拍了拍自己的脸颊。你现在他妈的性感爆了。加油,好好表现?


욕실 문이 열리기 무섭게 앞에서 기다리기라도 한 건지 신정환이 불쑥 가까이 다가왔다. 자연스럽게 김도훈의 마른 허리를 감아 품안 가득 끌어당긴다. 김도훈이 머리 위에 대충 올리고 나왔던 수건이 바닥으로 툭 떨어진다. 어, 잠깐만... 무어라 말을 꺼내기도 전에 입술이 맞물렸다.
浴室门刚一打开,申正焕就好像早已在门外等候一般突然靠近。他自然而然地搂住金道勋纤细的腰,将他紧紧拥入怀中。金道勋随意搭在头上的毛巾啪嗒一声掉在地上。呃,等一下...还没来得及说出口,双唇就已经紧紧相贴。

치약 맛이 난다. 신정환의 젖은 머리카락에서 김도훈 것과 똑같은 냄새가 났다. 아, 머리, 안 말렸는데... 입술이 떨어지는 틈마다 맘에도 없는 소리를 했다. 그럼 신정환은 우습다는 듯 콧김으로 흐흐 웃더니 김도훈의 입술을 더 크게 베어물었다. 으음. 김도훈이 낮게 신음하며 샤워가운 안쪽으로 드러난 신정환의 가슴팍 위로 손을 올렸다. 신정환은 분명 말랐는데 이쪽에 양감이 제법 있는 것이 의외였다.
尝到了牙膏的味道。申正焕湿漉漉的头发散发出和金道勋一模一样的气味。啊,头发还没吹干呢...每次嘴唇分开时,他都会说些违心的话。申正焕似乎觉得很好笑,从鼻子里发出轻笑声,然后更用力地咬住金道勋的嘴唇。嗯...金道勋低声呻吟着,将手伸进申正焕浴袍里裸露的胸膛上。申正焕虽然很瘦,但这里意外地有些丰满。

푹신한 침대 위로 쓰러진다. 두 사람의 무게만큼 삐걱대며 가라앉는다. 마르지 않은 머리카락 덕에 시트가 금세 축축하게 젖어들었다. 김도훈의 윗입술을 아프지 않게 깨문 신정환이 흰 손으로 김도훈의 까맣고 숱 많은 머리카락을 넘겼다. 드러나는 잘생긴 눈썹과 불거진 이마뼈로 입술을 옮긴다. 쪽 쪽. 입술이 붙었다 떨어지는 소리가 남사스러웠다.
两人倒在柔软的床上。床因承受着两人的重量而发出吱嘎声并微微下陷。未干的头发很快就让床单变得潮湿。申正焕轻轻咬住金道勋的上唇,不至于弄痛他,然后用白皙的手拨开金道勋浓密的黑发。他的嘴唇移向露出的英俊眉毛和突出的额骨。啾啾。唇瓣相触又分开的声音显得有些暧昧。

김도훈은 무릎을 세워 제 위에 올라탄 신정환의 중심부를 은근히 건드렸다. 샤워 가운의 틈으로 맨무릎에 열감이 닿았다. 김도훈의 뾰족한 무릎이 닿자 신정환이 낮게 앓으며 김도훈의 귓전에다 뜨거운 숨을 뱉었다. 그리고 귓구멍으로 뜨겁게 혀가 밀려든다. 몸이 파르르 떨렸다. 몰랐는데, 김도훈은 귀가 좀 예민한 듯했다. 신정환도 그새 그걸 간파했는지 집요하게 김도훈의 귀를 핥고 빨아댔다.
金道勋竖起膝盖,轻轻触碰骑在他身上的申正焕的敏感部位。浴袍的缝隙中,赤裸的膝盖传来热度。当金道勋尖锐的膝盖触及时,申正焕低声呻吟,在金道勋耳边呼出灼热的气息。然后,滚烫的舌头探入耳孔。身体微微颤抖。金道勋没想到,自己的耳朵似乎有些敏感。申正焕似乎也察觉到了这一点,执着地舔舐吮吸着金道勋的耳朵。

으, 흐으... 신정환 괴롭힌다고 세웠던 무릎이 양쪽 다 들려 어쩔 줄을 모르며 움츠러든다. 신정환의 혀, 호흡, 질척거리는 소리. 모든 게 자극이었다. 귀가 새빨개진 김도훈이 몸을 비틀었다. 제 위에서 가슴팍을 맞붙여오는 신정환 가운의 끈을 풀어냈다. 아. 언제나 김도훈을 감탄케 했던 뽀얗고 탄탄한 맨몸이 드러난다. 
呃,呼...申正焕折磨他的时候,原本竖起的双膝都抬了起来,不知所措地蜷缩着。申正焕的舌头、呼吸、湿润的声音。一切都是刺激。耳朵变得通红的金道勋扭动着身体。他解开了压在自己身上、胸膛紧贴着的申正焕的浴袍带子。啊。总是让金道勋惊叹的白皙紧致的裸体显露出来。


"형, 으응, 귀 좀, 그만..."
"哥,嗯,耳朵,别..."


그럼 혀가 미끄러져 턱을 타고 내려온다. 잘빠진 턱선과 턱주가리의 끝까지 얄쌍하게 세운 혀가 닿았다. 뱀 같아. 김도훈의 샤워 가운을 젖히고 드러난 옆구리로 손을 넣었다. 허리 아래로 팔을 집어넣어 몸을 들어올렸다. 맨몸끼리 틈없이 맞닿는다. 피부가 뜨거웠다. 화상이라도 입을 것처럼. 
然后舌头滑下来,沿着下巴滑动。纤细的舌尖轻轻触碰着棱角分明的下颌线和下巴尖。像蛇一样。金道勋的浴袍被拨开,手伸进了裸露的侧腰。手臂从腰部以下穿过,将身体抬起。赤裸的身体紧密相贴。皮肤滚烫,仿佛要被烫伤一般。

신정환이 김도훈의 목덜미까지 입술을 대고 오물거리기 시작했다. 그때쯤 김도훈은 또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 아, 배연아... 아까 배연아 얘기 때문에 기분 안 좋아 보였는데 이런 식으로 대충 넘겨도 되나... 신정환의 입술이 열리고 뜨끈한 혀가 닿아 몸은 솔직하게 반응하는데도 번뇌에 휩싸인다. 신정환이 입술을 모아 여린 살을 빨아당겼다. 
申正焕将嘴唇贴在金道勋的后颈上,开始轻轻啃咬。这时,金道勋又开始胡思乱想。啊,裴渊啊...刚才因为提到裴渊的事情,他看起来心情不太好,就这样敷衍过去真的可以吗...尽管申正焕的嘴唇张开,温热的舌头触碰到皮肤时身体诚实地做出了反应,但内心仍然充满了烦恼。申正焕将嘴唇合拢,吮吸着那片柔软的肌肤。


"형, 형..."  "哥,哥..."

"아."  "啊。"


신정환이 급하게 입술을 뗀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김도훈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봤다. 고작 입술 좀 곳곳에 닿았다뿐인데 흥분해서 울망해진 눈이 존나 꼴리게 생겼다. 그래도 신정환은 상스러운 속마음을 누르고 젠틀하게 말했다.
申正焕急忙松开嘴唇。然后抬起头,静静地注视着金道勋的脸。仅仅是嘴唇轻触了几处,却因兴奋而变得湿润的眼睛看起来该死的诱人。尽管如此,申正焕还是压抑住内心粗俗的想法,温和地开口说道。


"미안. 목에다 남기는 거 싫어하나?"
"对不起。你不喜欢在脖子上留下痕迹吗?"

"어...? 아니, 그게 아니고..."
"呃...?不,不是那样的..."


목에,  脖子上,

목에 남겼었구나... 아 꼴려.
在脖子上留下了痕迹啊... 啊,真让人兴奋。

아니아니. 이게 아니라.  不不。不是这样的。


"형... 아무렇지도 않아?"  "哥哥...你真的没事吗?"

"뭐가? 아."  "什么?啊。"

"..."

"아니... 사실 너무 긴장돼. 토할 것 같아."
"不是... 其实我太紧张了。感觉要吐了。"

"...어?"  "...咦?"


뭔소리여  什么意思啊


"아니 그게 아니고. 배연아..."  "不是那样的。裴渊啊..."

"연아?"  "妍雅?"

"응."  "嗯。"

"연아 왜?"  "延雅,为什么?"

"..."


이 형...  哥哥...

안 듣고 있었구나...  原来你没在听啊...

김도훈의 눈꼬리가 대번에 삐쭉해진다. 감히 내 말을 안 듣고 있었어? 그런 김도훈의 표정을 보자마자 좆됐음을 감지한 신정환이 눈동자를 데로록 굴렸다. 어음... 연아... 연아 뭐랬더라... 눈썹 앞머리를 긁적거리며 중얼거린다. 그런다고 애초에 듣지도 않았던 게 떠오르겠냐고 이 바보 신정환. 김도훈이 손을 뻗어 신정환의 볼을 꼬집었다. 아야야... 또 별로 아파 보이지 않는 매가리 없는 목소리다.
金道勋的眼角立刻变得尖锐。你竟敢不听我说话?申正焕一看到金道勋的表情就意识到自己完蛋了,眼珠子滴溜溜地转。呃...妍儿...妍儿说什么来着...他一边挠着眉毛前端一边嘟囔着。就算这样做,你这个傻瓜申正焕,本来就没听到的东西怎么可能想得起来呢?金道勋伸手掐了掐申正焕的脸颊。哎呀呀...又是那种听起来并不怎么痛的无力声音。


"연아 누나가 형 만나던 도중에 나 좋아했대. 기분 어때? 괜찮아?"
"听说延雅姐姐在和哥哥约会期间喜欢上了我。感觉如何?没事吧?"


뾰로통해진 김도훈은 행여 신정환 기분이라도 상할까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던 처음과 달리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틱틱 내뱉었다. 기분 어때? 이 지랄. 좆같으면 뭐 어쩔 거냐는 식으로 꼬라보며 말했다. 신정환은 그 말을 듣고 그냥 눈을 끔뻑거린다. 김도훈에게 잡힌 볼 쭈욱 늘어난 채로.
金道勋撅着嘴,不像一开始那样小心翼翼地说话生怕伤到申正焕的感受,而是以一种无所谓的态度嘟囔着。"感觉怎么样?这么糟糕。如果感觉很糟糕你能怎么办?"他斜眼看着申正焕说道。申正焕听到这话只是眨了眨眼睛,脸颊仍被金道勋捏着拉长。


"그게 왜?"  "那是为什么?"

"어?"  "咦?"

"괜찮아. 이미 헤어졌잖아."  "没关系。我们已经分手了。"

"진짜?"  "真的吗?"

"너는 이제 나랑 만나는 거고."
"你现在是在和我约会了。"

"...오."  "...哦。"

"혹시 너도 연아 좋아했어?"  "你是不是也喜欢过妍儿?"

"아니 나 호모라니까 뭔 소리야 진짜."
"不是,我说我是同性恋,你听不懂吗,真的。"

"아야야."  "哎呀呀。"


그만 잡아당겨. 내 볼 떨어져. 이번엔 진짜 좀 아팠는지 한쪽 눈을 찡그리고 그런다. 그리고 김도훈은 감정기복 좆돼서 또 몽글몽글한 기분이 된다. 의외다. 소심한 구석이 있는 신정환이라면 솔직히 이 얘기 듣고 토라지거나 마음에 담아두고 땅굴 팔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이백 배로 더 호쾌하고 쿨하다. 진짜 뭐 어쩌라는지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대답하는데, 그게 어찌나 기쁘던지.
别再扯了。我的脸颊要掉下来了。这次似乎真的有点疼,他皱着一只眼睛说道。金道勋的情绪又开始波动,心里再次涌起暖暖的感觉。出乎意料。如果是胆小的申正焕,老实说听到这话可能会生气或者把它藏在心里暗自难过。但他比预想中爽快和酷多了两百倍。他用一副真不知道该怎么办的表情回答,这让金道勋感到非常高兴。

김도훈은 행복한 마자용 표정을 짓다가 신정환의 뒤통수를 끌어당겨 뽀뽀를 했다. 진짜 무식하게 갖다박았는데도 앙증맞은 소리가 났다. 쪽. 쪽. 쪽쪽쪽. 뭐야아. 얌전히 뽀뽀당하던 신정환이 바람 빠지듯 웃고는 양손으로 김도훈의 뺨을 쥐고 찐하게 입술을 눌렀다. 꾸우욱. 그러면 김도훈이 혀를 낼름 내밀었다. 동시에 눈을 뜨고 시선을 맞춘다. 온도는 금세 달아올랐다. 
金道勋露出幸福的马扎容表情,然后拉过申正焕的后脑勺亲吻他。虽然亲得很粗鲁,却发出了可爱的声音。啾。啾。啾啾啾。什么啊。原本乖乖被亲吻的申正焕笑得像泄了气,双手捧住金道勋的脸颊,深深地吻上他的嘴唇。嗯~。然后金道勋伸出舌头。同时睁开眼睛,四目相对。温度瞬间升高了。


하던 거 마저 해도 되나?
可以继续做刚才的事吗?

으응.  嗯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