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떠들썩했다. 가지각색의 인간들이 웃고 떠들며 길거리를 휩쓸었다. 유우시는 입에 담배를 물고 그 꼴을 가만히 쳐다봤다. 담벼락에 등을 기대고 서 있다 어쩌면 이곳에 누군가 노상 방뇨를 갈겼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황급히 등을 뗐다. 그렇다고 다시 술집 안으로 들어가고 싶지도 않았다. 결국 쭈그려 앉아 삐딱하게 고개를 기울였다. 
四周喧嚣不已。形形色色的人们笑着闹着席卷街道。勇志叼着烟静静看着这副景象。他背靠砖墙站着,突然想到或许曾有人在此随地小便,慌忙挪开身子。可又不想回到酒馆里。最终他蹲下来歪着脑袋,活像只无家可归的野猫。


아, 너무 지루해서 황당할 지경이다.
啊,无聊得简直要发疯。


해피뉴이어! 유우시는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행인이 저에게 건네는 인사를 무시하고 담배 필터나 질겅질겅 씹었다. 어떻게 하면 조용히 술집에서 빠져나와 집에 갈 수 있을까, 골똘히 머리를 굴리는데 무언가 휙 시야에 침입했다. 라이터였다.
"新年快乐!"醉汉踉跄着打招呼的声音被勇志无视,他只用牙齿碾磨着香烟过滤嘴。正盘算着如何悄悄离开酒馆回家,忽然有东西闯入视线——是只打火机。

유우시가 가만히 고개를 돌렸다. 처음 보는 남자가 빤히 유우시를 쳐다보고 있었다. 키가 크고 까무잡잡한 피부를 한 이케멘. 유우시가 가죽 재킷에 흑청을 빼입은 옷차림을 아래위로 훑고 다시 고개를 돌렸다. 라이터를 쥔 손은 핏줄이 울퉁불퉁하고 마디가 굵었다. 누가 봐도 어른의 손이었다.
勇志缓缓转过头。一个从未见过的男人正死死盯着他看。那是个身材高大、皮肤黝黑的帅哥。当那人上下打量着勇志那身皮夹克配黑牛仔的装束时,勇志注意到对方握着打火机的手青筋暴凸,骨节粗大分明。任谁看了都知道这是双成年男性的手。

그때 달칵, 하고 남자가 부싯돌을 굴렸다. 
就在这时,咔嗒一声,男人滚动了打火石。



"라이터 필요해요?"  "要借火吗?"



저음의 목소리. 유우시는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다 결국 고개를 살짝 숙였다. 볼이 패이고 담배에 불이 붙자 남자가 웃으며 손을 거뒀다. 곧이어 본인도 품에서 담배를 꺼내 물더니 유우시에게 한 뼘 가까워졌다. 라이터를 주머니에 집어넣고 뻔뻔하게 얼굴을 들이민다. 눈썹을 까딱거리는 꼴을 보던 유우시가 웃으며 입을 내밀어줬다. 남자가 그대로 유우시가 물고 있는 담배에 본인의 담배를 붙여 불을 가져갔다.
低沉的嗓音。勇志正沉思着什么,最终微微低下头。当脸颊凹陷处被点燃的香烟照亮时,男人笑着收回手。紧接着也从怀里掏出香烟叼住,向勇志靠近了一掌距离。打火机塞回口袋后,厚着脸皮将脸凑近。看着对方眉毛轻挑的模样,勇志笑着递上自己的香烟。男人顺势将燃着的烟头抵上勇志含着的烟,借走了火苗。



"많이 어려 보이는데, 몇 살?"
"看着挺嫩的,几岁了?"



남자의 물음에 유우시가 눈을 접어 웃었다. 왜요, 많이 어린 건 좀 그래요? 유우시의 질문에 헛웃음을 지은 남자가 담배를 한 모금 깊게 마시고 뱉었다.
面对男人的提问,勇志眯起眼睛笑了。怎么,嫌我太小了?听到勇志的反问,男人苦笑着深吸一口烟吐出。



"아니. 어릴수록 좋지."  "不。越小越好。"



익숙한 듯 틀어지는 고개 각도, 그리고 가까워지는 입술. 뒤로 빼지 않고 가만히 그걸 쳐다보던 유우시가 눈을 감았다. 말캉하게 붙어오는 입술 감촉을 느끼다 뒤늦게 걱정 아닌 걱정을 하긴 했다.
熟悉的角度偏头靠近,以及逐渐贴近的嘴唇。勇志没有后退,只是静静凝视着,然后闭上了眼睛。感受着柔软贴上来的唇瓣触感,他迟来地产生了一种并非担心的担忧。

아, 아직 스무 살 생일 안 지난 건 말해줘야 하나?
啊,难道我还得特意告诉你我二十岁生日都还没过吗?


그게 마에다 히데키와의 첫 만남이었다.
那是与前田秀树的初次相遇。






No Shame  毫无羞耻

리쿠, 유우시  陸,勇志






유우시는 히데키 뒤를 졸졸 쫓아 나간 지 6시간 13분 후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리쿠가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집에 돌아온 게 새벽 1시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히데키와 린이 나타났으니까, 말 그대로 6시간 13분 만이었다. 리쿠가 한숨도 못 자고 거실 소파에 앉아 직접 시간을 카운트했으니 계산은 정확했다.
勇志跟在 Hideki 后面追出去 6 小时 13 分钟后,又回到了家里。陸打工结束回到家是凌晨 1 点,没过多久 Hideki 和 Rin 就出现了,所以准确来说就是 6 小时 13 分钟。陸连一觉都没睡,坐在客厅沙发上亲自计时,这个计算是精确的。

그리하여 아침 7시 30분. 어딘가 상쾌한 얼굴로 뻔뻔하게 돌아온 유우시가 눈에 핏발이 선 리쿠를 발견하고는 멈춰 섰다. 에, 리쿠 일찍 일어났네. 그러더니 손목에 걸고 있는 봉지를 달랑달랑 흔들었다. 노란색 엠 로고가 큼지막하게 박혀 있는 포장지였다.
于是早上 7 点 30 分。勇志带着清爽的表情厚着脸皮回来时,发现了眼睛布满血丝的陸,便停下了脚步。"诶,陸起得真早啊。"他边说边晃了晃挂在手腕上的袋子。包装纸上印着醒目的黄色 M 标志。



"리쿠 몫도 포장해왔어. 맥모닝 먹어."
"陸的份也打包带来了。吃麦满分吧。"



이런 뻔뻔한 자식을 다 봤나. 리쿠가 벌떡 일어나 유우시에게로 향했다. 유우시는 테이블 위에 맥모닝 세트를 꺼내 펼쳐두는 중이었다.
真是没见过这么厚脸皮的家伙。陸猛地站起来朝勇志走去。勇志正从桌上拿出麦满分套餐摊开。



"뭐야, 너?"  "什么啊,你?"

"린 씨는 자고 있어? 린 씨 것도 있어."
"琳小姐睡着了吗?琳小姐的东西也在这里呢。"

"린 씨고 개나발이고. 뭐냐고."  "什么琳小姐不琳小姐的。到底在说什么啊。"



유우시가 얌전한 얼굴로 리쿠에게 에그 맥머핀을 건넸다. 그걸 받아서 바닥에 집어던져 버리려다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참은 리쿠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유우시가 만족한 듯 제 몫의 베이컨 에그 토마토 머핀을 챙겨 맞은편에 앉았다. 핫케익 위로 버터를 펴 바르던 유우시가 입을 열었다.
勇志一脸乖巧地把鸡蛋麦满分递给前田陸。陸接过餐点正要往地上摔,硬是靠超人般的自制力忍住了,重重跌坐在椅子上。勇志满意地拿起自己那份培根鸡蛋番茄麦满分,在对面的座位坐下。他正往热香饼上抹黄油时突然开口。



"리쿠를 속인 건 정말 미안해. 사과할게."
"骗了陸真的很抱歉。我会好好道歉的。"

"네가 찾아온 건 마에다 린이었다고 했잖아."
"来找你的不是前田琳吗。"

"그건... 아무래도 리쿠는 마에다 씨가 남자를 만났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 같아서. 밝히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정말 미안해."
"那个...我觉得陸应该不知道前田先生和男人交往的事。我觉得不该说出来。虽然不想撒谎,但真的很抱歉。"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일리가 있는 말이었지만 리쿠는 도저히 냉정해질 수 없었다. 뻔뻔한 얼굴로 구라를 치며 제 옆에 며칠이고 붙어 있었다는 사실이 머리에 불을 질렀다. 뜨끈하게 달아오르는 목덜미를 주물럭거리며 리쿠가 턱을 쳐들었다.
冷静想想这话确实有道理,但陸根本无法保持冷静。那张厚颜无耻的脸蛋在自己身边赖了好几天还满嘴谎话的事实,让他脑袋都要冒火了。陸揉搓着发烫的后颈,猛地抬起下巴。



"그래서 말은 전했어?"  "所以话带到了吗?"

"응?"  "嗯?"

"마지막으로 전할 말이 있다며."
"说是有最后的话要转达。"



이와중에 한가롭게 핫케익을 썰어 먹는 모습이 방화범이 따로 없었다. 햄스터처럼 볼록 한쪽 볼이 튀어나와 우물거리는 유우시의 얼굴을 지켜보던 리쿠가 거칠게 콜라를 낚아채 쭉 빨았다. 
在这紧要关头,悠闲地切着热松饼吃的模样简直就像纵火犯一样。前田陸盯着勇志那像仓鼠一样鼓着一侧脸颊咀嚼的脸,粗鲁地抢过可乐猛吸了一口。



"그게 있지."  "是这样的。"



불길하다.   不祥。



"말은 전했는데... 마에다 씨가 받아들이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话已经带到了...不过前田先生可能需要些时间才能接受。"

"뭐?"  "什么?"

"아무래도 여기 좀 더 머물러야 할 것 같아."
"看来得在这儿多待一会儿了。"

"뭐라고??"  "什么?"



유우시는 어느새 베이컨 에그 토마토 머핀과 핫케익을 끝장내고 포장지에서 상하이 치킨 스낵랩을 꺼내 들었다. 대체 몇 개를 포장해온 거냐는 질문이 본능적으로 떠올랐지만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勇志不知不觉间已经消灭了培根鸡蛋番茄马芬和热蛋糕,又从包装袋里掏出上海鸡肉卷。虽然本能地浮现出"你到底打包了多少东西"的疑问,但终究没有说出口。因为还有更重要的事。



"여기에 계속 붙어 있겠다고?"  "你要一直这样黏着我吗?"

"응... 대신 리쿠는 이제 내가 불편할 테니까 나는 마에다 씨 방에서 지낼게."
"嗯...不过陸现在会让我觉得不方便,我就住前田先生的房间吧。"

"뭐라, 뭔?"  "什么,你说什么?"

"걱정하지 마, 진짜 귀신처럼 조용히 지낼 거야."
"别担心,我会像幽灵一样安静地生活的。"



생각해 보니 귀신처럼 조용히 지낸다는 말 자체가 이상했다. 우리 집에 귀신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싫다. 린의 남자친구인 척 뻔뻔하게 이 집에 쳐들어와서는 알고 보니 히데키의 남자친구였다는... 아니, 잠깐. 남자친구가 맞긴 해?
仔细想想,说像鬼一样安静地生活本身就挺奇怪的。我讨厌我家有鬼这个事实。假装是凛的男朋友厚着脸皮闯进这个家,结果发现其实是秀树的男朋友……等等,他真的是男朋友吗?



"너 어디서부터 거짓말인 거야? 스무 살 때 만나서 1년 동안 사귀었다는 건 진짜야?"
"你从哪部分开始说谎的?二十岁认识交往一年的事是真的吗?"

"응응."  "嗯嗯。"

"너... 형이 결혼한 건 알고 있지?"
"你...应该知道哥哥已经结婚了吧?"

"응응."  "嗯哼。"

"근데 여기 계속 붙어 있겠다고? 형한테 대체 무슨 말을 했는데?"
"但你还要继续赖在这里?到底跟哥哥说了什么?"



유우시는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입술을 달싹거리더니 리쿠를 빤히 응시했다. 무어라 할 말이 있어 보이는 눈치였다. 리쿠는 참을성 있게 유우시의 말을 기다렸으나, 돌아온 건 김 빠지는 황당한 답변이었다.
勇志露出了难以捉摸的表情。他嘴唇蠕动了几下,直直地盯着陸看。那双眼睛似乎有话要说。陸耐心地等待着勇志开口,等来的却是一句令人泄气的荒唐回答。



"일주일이면 정리될 거야."  "一周内就能解决。"

"......."

"일주일만 나를 견뎌봐."  "就忍耐我一周吧。"



아니. 견딜 수 없다. 리쿠는 유우시를 내보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잠에서 깬 린이 거실로 나올 때까지도 성공하지 못했다. 유우시를 번쩍 안아서 문밖으로 집어던지려다 린과 정면으로 마주친 후에야 겨우 진정할 수 있었다. 뭐하냐는 질문에 도저히 핑계가 떠오르지 않아 머쓱하게 유우시를 바닥에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유우시가 엉덩이를 탁탁 털고 일어나더니 린에게 공손히 인사했다.
不。无法忍受。陸拼命想把勇志赶出去,但直到睡醒的 Rin 来到客厅都没能成功。正要把勇志抱起来扔出门外时,却迎面撞上了 Rin,这才勉强冷静下来。面对"在干什么"的质问,实在想不出借口,只能尴尬地把勇志放到地上。勇志拍拍屁股站起来,恭敬地向 Rin 行礼。



"안녕하세요, 토쿠노 유유시라고 합니다."  "你好,我是得能勇志。"

"아, 응. 어제 리쿠한테 들었는데 오빠 후배라면서?"
"啊,嗯。昨天听陸提起过,说是哥哥的后辈?"



리쿠는 어제 새벽 닫힌 현관문에 마늘을 집어던지고 린에게 발길질을 당한 후 애써 머리를 쥐어짜 핑계를 생각해냈다. 쟤는... 형의 회사 후밴데, 사정이 있어서 내가 재워줬어. 내가 마늘을 집어 던진 이유는........... 불운을 쫓기 위해서야. 린은 뭔 개소리냐며 리쿠를 몇 번 더 걷어찼지만 도저히 쓸 만한 이유가 없었다. 히데키가 스무 살 남자애랑 사귀었던 거 알고 있었냐는 질문은 할 수 없었기 때문에. 
前田陸昨天凌晨在紧闭的玄关扔了大蒜,被 Rin 踢了几脚后,拼命绞尽脑汁想出了借口。"那家伙...是哥哥公司的后辈,因为有事我才让他留宿的。至于我扔大蒜的原因...........是为了驱赶厄运。"Rin 骂他胡说八道又踹了几脚,但实在找不到更好的理由。毕竟他没法问出"你知道 Hideki 曾经和二十岁的男生交往过吗"这种问题。



"네, 사정이 있어서 마에다 씨 집에서 잠깐 머물기로 했는데요... 괜찮으신가요?"
"是的,因为一些情况,我决定在前田先生家暂住一段时间...您觉得可以吗?"



유우시가 린의 눈치를 살폈다. 리쿠는 간절하게 린을 바라봤다. 이때까지 누나가 유우시를 갖고 놀았다고 오해해서 미안해. 진짜인 줄 알고 속으로 욕 많이 한 것도 미안해. 누나가 충분히 그럴 만한 짓을 저지를 사람이긴 하지만, 아무튼 유우시가 찾던 마에다 씨는 누나가 아니었던 거니까. 진짜 쓰레기는 히데키였어. 필사적으로 린에게 유우시를 내쫓아달라는 눈빛을 보냈지만 린은 정말로 매정한 누나였다.
勇志观察着 Rin 的反应。陸恳切地望着 Rin。对不起,之前误会是姐姐在玩弄勇志。真的很抱歉,我还以为是真的,在心里骂了很多次。虽然姐姐确实能干出这种事,但勇志在找的前田小姐毕竟不是姐姐。真正的垃圾是 Hideki。他拼命用眼神哀求 Rin 赶走勇志,但 Rin 真是个冷酷的姐姐。



"뭐, 나야 여기서 지낼 건 아니니까 상관 없지."
"反正我又不会住在这里,无所谓吧。"

"뭐?"  "什么?"

"소타 집에서 지내기로 했거든. 오후에 데리러 온대."
"说好住在 Sota 家了。下午会来接我。"

"벌써... 벌써 새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这么快...这么快就有新男友了?"

"응? 소타랑은 오늘 100일이야."  "嗯?今天是我和 Sota 交往 100 天纪念日。"



리쿠가 입만 벙긋거렸다. 취소. 매정한 누나가 아니라 미친 바람둥이 쓰레기 누나다. 대체 마에다들은 뭐가 문제지? 한 명은 스무 살 남자애를 갖고 놀다 다른 여자랑 결혼을 하지 않나, 다른 한 명은 새벽에 남자친구와의 여행에서 돌아온 주제에 오늘은 다른 남자와 100일이라고 하지 않나... 얼이 빠진 리쿠의 앞에서 린이 태연하게 에그 맥머핀을 먹기 시작했다. 씨발 사과 취소야. 린 너는 미친 쓰레기가 맞아.
陸只是张了张嘴。收回前言。不是冷酷无情的姐姐,而是个疯批的浪荡婊子姐姐。前田家到底有什么毛病?一个玩弄二十岁男生后跟其他女人结婚,另一个明明刚和男友旅行回来却说什么今天要和别的男人过百日纪念...在魂飞魄散的陸面前,凛若无其事地吃起了鸡蛋麦满分。操他妈的我收回道歉。凛你他妈就是个疯批贱货。


정말 오후가 되자 웬 멀대가 찾아와 린을 데려갔다. 소탄지 쇼탄지 알 바 아니었기에 리쿠는 배웅도 하지 않았다. 린은 신경도 안 쓰고 어제 들고 온 캐리어를 그대로 챙겨 나가버렸다. 린이 나가자마자 리쿠는 다시 유우시를 끌고 집 밖으로 내보내려고 애를 썼지만 유우시는 생각보다 힘이 셌다. 2시간 동안의 실랑이 끝에 진이 빠진 리쿠가 철푸덕, 바닥에 엎어졌다. 유우시가 오리걸음으로 가까이 다가와 리쿠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치우라고 화를 낼 힘도 없어 내버려 뒀다.
到了下午,不知哪来的蠢货把 Rin 带走了。反正不关 Sotanji 的事,陸连送都没送。Rin 也毫不在意,拎着昨天带来的行李箱就出去了。Rin 刚走,陸就又想拽着勇志把他赶出门外,但勇志的力气比他想象的要大。经过两小时的拉扯,精疲力尽的陸扑通一声趴在了地上。勇志摇摇晃晃地走近,把手搭在陸的肩上。连发火叫他拿开的力气都没有,就随他去了。



"리쿠..."  "陸..."

"유우시, 너 정신 차려."  "勇志,你给我清醒一点。"

"왜 그렇게 나를 내보내고 싶은 건데?"
"为什么非要赶我走不可?"

"너를 1년 동안 갖고 놀다 버린 게 린이 아니라 형이었다는 거잖아."
"玩弄你一整年然后抛弃你的不是 Rin,而是你亲哥啊。"

"갖고 논 건 아닌데..."  "不是拿来玩的..."

"너, 씨발, 진짜 정신 차려. 형이랑 너랑 14살 차이야. 형 저번 주에 결혼했다니까? 어제도 신혼여행 갔다가 돌아온 거야."
"你他妈给我清醒点。我跟你差了 14 岁。我上周刚结婚知道吗?昨天才从蜜月旅行回来。"

"그건 나도 알아."  "这个我也知道。"

"근데 넌 여기서 왜 이러고 있어?"
"但你为什么在这里做这种事?"



유우시가 가만히 리쿠의 얼굴을 내려다봤다. 이마에 땀이 주륵, 흐르고 있었다. 유우시는 리쿠가 저의 눈물을 닦아줬던 것처럼, 팔을 들어 소매로 그 땀을 닦아줬다. 히데키와 닮은 듯 전혀 다른 얼굴. 히데키가 스물 다섯이었을 때 이런 얼굴이었을 거라 막연히 짐작한 적 있다. 그건 틀린 생각이었구나. 
勇志静静地俯视着陆的脸庞。额头上汗水涔涔地流下。就像陆曾经为他拭去泪水那样,勇志抬起手臂,用袖口轻轻擦去那些汗珠。那张与 Hideki 相似却又截然不同的脸。他曾经模糊地想象过,Hideki 二十五岁时大概就是这副模样。原来这个想法是错的啊。



"정말 마에다 씨와 끝내야 할 이야기가 있어."
"我确实有些话必须和前田先生做个了断。"

"......."  "……"

"그게 무슨 이야기인지 말할 수는 없어. 거짓말을 해서 널 속여넘길 수도 있겠지만, 그러고 싶지 않아."
"我不能告诉你那是什么意思。虽然我可以用谎言蒙骗你,但我不想那么做。"



유우시가 웃었다.  勇志笑了。



"거짓말로 널 상처 주고 싶지 않아."
"我不想用谎言伤害你。"

"......."

"왜냐면 나도 거짓말을 정말 싫어하거든..."
"因为我也真的很讨厌说谎..."



띡띡띡띡. 유우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비밀번호를 누르는 기계음이 들렸다. 문이 열리고 히데키가 들어왔다. 거실에 널부러진 리쿠와 쪼그려 앉아 그걸 바라보고 있는 유우시. 희한한 광경에 히데키가 잠시 멈춰 섰다. 유우시가 그대로 고개를 돌려 히데키를 바라봤다.
哔哔哔哔。勇志的话音刚落,输入密码的机械音就响了起来。门开了,Hideki 走了进来。客厅里躺着的前田陸和蹲着注视这一切的勇志。面对这奇怪的场景,Hideki 一时停下了脚步。勇志就这样转过头看向 Hideki。



"마에다 씨, 왔어요?"  "前田先生,来了吗?"



리쿠는 자신에게 쉽게 고개를 돌린 유우시의 뒤통수를 바라봤다. 너는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어? 사랑하는 사람을 맞이하는 얼굴을 하고 있을까? 다시 위장이 부글부글 끓는다. 유우시가 끓여준 불닭볶음탕 따위 이미 소화가 다 돼 사라진 지 오래였을 텐데도.
陸望着轻易就转过头去的勇志的后脑勺。你现在是什么表情呢?是迎接心爱之人的表情吗?胃里再次咕嘟咕嘟地翻腾起来。明明勇志煮的火辣鸡炒面应该早就消化完了才对。

그러니까 유우시. 내가 화가 난 건 아무래도 네 거짓말 때문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그건 정말 좆도 상관없는 것 같다고. 어제 새벽 네가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지나쳐 걸어간 게. 그렇게 도착한 게 히데키였다는 게, 그게 원인인 것 같다고.
所以勇志。我生气的好像不是因为你撒谎。那真的他妈的一点都不重要。昨天凌晨你连看都不看我一眼就走过去了。结果你去找了 Hideki,这才是原因吧。

말할 수는... 없다.  说不出口……






아르바이트를 쨌다. 이자카야에서 일한 지 1년이 다 되어 갔지만, 빠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달의 우수직원 상이 있었다면 싹쓸이했을 리쿠가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몸이 안 좋다고 전화하자 사장은 흔쾌히 이틀을 빼게 해줬다. 전화를 마친 리쿠가 방에서 나왔다. 거실 소파에 히데키가 유우시 옆에 딱 붙어 무어라 속삭이고 있었다. 리쿠는 뻔뻔하게 다가가 그 사이에 억지로 엉덩이를 비집고 앉았다. 히데키가 황당한 얼굴로 저를 쳐다보는 게 느껴졌으나 상관 없었다. 제가 집을 비운 동안 두 사람이 이런 짓 저런 짓 하지 못하게 아르바이트를 뺀 것이었으므로, 리쿠는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다.
我翘班了。虽然在居酒屋工作快满一年,但从未缺勤过。如果这个月有优秀员工奖的话,肯定会被他包揽的。当陸用奄奄一息的声音打电话说身体不适时,老板爽快地给了他两天假。挂断电话的陸走出房间,看见 Hideki 正紧贴着勇志在沙发上窃窃私语。他厚着脸皮走过去,硬是把屁股挤进两人中间坐下。虽然能感觉到 Hideki 用荒唐的表情瞪着自己,但根本无所谓——为了阻止自己不在家时这两人搞七捻三,他可是特意翘班的,陸打定主意要全力以赴搞破坏。



"신혼여행에서 왜 갑자기 돌아온 거야?"
"为什么突然从蜜月旅行回来了?"

"아, 회사에 급한 일이 있어서."
"啊,公司有急事。"

"유키 씨는 어디 있는데?"  "Yuki 人在哪里?"

"어... 내가 급한 일이 있어서 잠깐 여기서 머물러야 한다고 했어."
"呃...我说我有急事要在这里暂住一下。"

"형 말고. 형이랑 결혼한 유키 씨는 어디 있냐고."
"不是找你。我是问和你结婚的 Yuki 小姐在哪里。"



히데키는 어쩐지 유우시의 눈치를 살피는 기색이었다. 리쿠 역시 혹시 제 말에 유우시가 상처를 받았을까 봐 걱정됐지만, 돌아서 유우시의 얼굴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았다. 히데키가 티 나게 말을 피했다.
Hideki 不知为何一直在观察勇志的脸色。陸也担心自己的话会不会伤害到勇志,却强忍着没有转身确认勇志的表情。Hideki 明显在刻意回避话题。



"뭐, 잠깐 기다려주겠다고 하더라고. 너 아르바이트 안 가?"
"他说让我稍等一下。你不去打工吗?"

"어, 내일까지 쉬기로 했어."  "啊,明天之前都决定休息了。"

"그래? 왜?"  "是吗?为什么?"



리쿠가 한숨을 쉬고 히데키를 똑바로 쳐다봤다. 암만 사생활이 문란해도 그래도 든든한 가장이라고 생각했다. 나름 착하고 믿을 만한 형이었다고 생각했다... 이 쓰레기 새끼야.
陸叹了口气,直直盯着 Hideki。就算私生活再混乱,他也一直以为对方是个可靠的丈夫。本以为是个善良可信的哥哥...这个垃圾混蛋。



"유우시한테 다 들었어."  "我都听勇志说了。"

"어? 토쿠노한테? 뭘?"  "啊?给得能?什么东西?"



허둥대는 꼴을 가만히 쏘아보며 리쿠가 이를 갈듯 중얼거렸다.
前田陸静静注视着对方慌乱的模样,咬牙切齿般低声呢喃道。



"작년 1월부터 1년 동안 사귀었다며. 유키 씨랑은 6개월 사귀고 결혼한 거 아녔어?"
"听说从去年 1 月开始交往了一年。和 Yuki 小姐交往 6 个月就结婚了不是吗?"

"아, 그거."  "啊,那个。"



아, 그거? 어째 대답이 수상했다. 히데키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리쿠, 우리 둘이서 얘기 좀 할까. 그 말에 리쿠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유우시를 쳐다봤다. 유우시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리쿠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혹시 상처 받았어? 그렇게 묻는 듯한 리쿠의 눈빛에 유우시가 작게 고개를 저었다. 
啊,那个?回答怎么这么可疑。Hideki 勉强挤出一丝笑容,猛地从座位上站起来。陸,我们两个单独谈谈吧。听到这话,陸不由自主地转过头看向勇志。勇志正用难以捉摸的表情静静注视着陸。是不是受伤了?看到陸眼中流露出的询问,勇志轻轻摇了摇头。

리쿠가 소파에서 엉덩이를 떼자 히데키가 손짓하며 제 방으로 향했다. 문을 닫고 심지어 잠그기까지 하더니 리쿠에게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陸從沙發上抬起臀部時,Hideki 示意他跟著自己進房間。關上門甚至還上了鎖後,他將臉湊近到陸面前。



"토쿠노는 여기서 일주일 동안 너랑 있었다는데... 맞아?"
"得能在这里和你待了一周...是真的吗?"

"그래, 형이 결혼하고 이틀 후에 찾아왔어."
"是啊,哥哥结婚两天后就来找我了。"

"너한테 뭐라고 했어?"  "他对你说了什么?"

"뭐?"  "什么?"



황당하다는 리쿠의 얼굴에도 히데키는 어쩐지 다급한 표정으로 한 발자국 더 가까워졌다. 
陸脸上写满荒唐,可 Hideki 不知为何露出急切的神情,又向前逼近了一步。



"이상한 소리, 안 했지?"  "我没说什么奇怪的话吧?"

"이상한 소리? 형이 1월 1일에 스무 살짜리 꼬셔서 실컷 갖고 놀다가 쪽지 한 장 남기고 사라졌다는 이야기? 그게 이상한 소리야?"
"奇怪的话?你是说哥在 1 月 1 日勾搭了个 20 岁的小年轻,玩够之后留了张纸条就消失的故事?这才叫奇怪的话吧?"

"그땐 나도 걔가 스무 살인지 몰랐... 아니, 됐고."
"那时候我也不知道他才二十岁...算了,别提了。"



히데키가 거칠게 손바닥으로 얼굴을 쓸어 내렸다. 제가 쓰레기인 게 밝혀질까 봐 전전긍긍한 반응처럼 보였다. 이럴수록 더 쓰레기 같아 보인다는 건 모르는 걸까? 리쿠가 인상을 찌푸리고 물러나 히데키의 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 
Hideki 粗暴地用手掌抹了把脸,那反应活像生怕自己是个垃圾的事实败露似的。他难道不知道越是这种时候越显得像个垃圾吗?陸皱着眉头退后几步,重重跌坐在 Hideki 的床上。



"네 눈에 내가 진짜 개쓰레기새끼로 보이겠지. 이해해."
"在你眼里我肯定是个彻头彻尾的垃圾混蛋吧。我懂。"

"뭐라는 거야? 내 눈에 그렇게 보이는 게 아니라 형은 객관적으로 개쓰레기새끼야."
"你在说什么?不是我看你像那样,而是哥你客观上就是个垃圾混蛋。"

"토쿠노랑 나 사이에는 좀... 일이 많았어. 복잡해."
"得能和我之间有点...事情挺多的。很复杂。"



리쿠의 경멸하는 얼굴에 히데키가 한숨을 크게 쉬었다.
陸轻蔑的表情让 Hideki 重重叹了口气。



"어쩔 거야? 유우시는 여기 일주일 동안 머물 거라던데."
"怎么办?勇志说要在这里待一周呢。"

"일주일? 이주일이 아니고?"  "一周?不是两周吗?"

"뭐?"  "什么?"



히데키가 문에 머리를 박고 기대 섰다. 이건... 리쿠가 예상한 반응은 아니었다. 뻔뻔한 얼굴로 자신의 쓰레기 짓을 변호한다던가, 착한 형의 얼굴로 주절주절 변명한다던가, 아무튼 그 비슷한 반응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건 암만 봐도 궁지에 몰려 좆됐다를 온 몸으로 외치는 사람의 반응인데. 
Hideki 靠在门上,头抵着门板。这...并不是陸预想中的反应。他本以为对方会厚着脸皮为自己干的垃圾事辩护,或者摆出好哥哥的样子絮絮叨叨地辩解,总之应该是类似这样的反应。但现在这副模样,怎么看都像是走投无路、全身都在叫嚣着"完蛋了"的人的反应。



"형. 일주일이고 이주일이고 다 집어치우고 얼른 정리해서 내보내. 계속 이렇게 시간을 질질 끄는 건 유우시한테도 형수한테도 못 할 짓이야."
"哥。不管是拖一周还是两周,都赶紧收拾收拾把人送走吧。继续这样磨磨蹭蹭的,对勇志和嫂子都太不厚道了。"

"아니... 이게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야."
"不...这可不是那么简单的事。"

"뭔 개소리야?"  "胡说八道什么?"



리쿠가 벌떡 일어나 문에 정수리를 비비는 히데키의 어깨를 잡아 돌려 세웠다. 말이 뇌를 거치기 전에 입으로 튀어나왔다.
前田陸猛地站起来,抓住正用头顶蹭着门的 Hideki 的肩膀,把他转过来。话语未经大脑思考就从嘴里蹦了出来。



"아직도 유우시를 좋아해?"  "你还喜欢勇志吗?"



그 말에 히데키의 얼굴이 완전히 구겨졌다. 두 마에다가 각각 다른 이유로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서로를 쏘아봤다. 리쿠의 눈동자를 빤히 쳐다보던 히데키가 눈썹을 들어 올렸다.
听到这话,Hideki 的脸完全皱了起来。两个前田各自因不同的原因扭曲着脸,互相瞪着对方。一直盯着陸瞳孔的 Hideki 突然挑了挑眉。



"너..."  "你..."

"......."

"토쿠노를 믿지 마."  "别相信得能。"



개소리에 리쿠가 헛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히데키는 진지한 얼굴로 리쿠의 어깨를 꽉 붙잡았다.
前田陸被这胡言乱语逗得苦笑起来。但 Hideki 却一脸认真地紧紧抓住了他的肩膀。



"걜 너무 믿지 말라고."  "别太相信他。"

"됐다, 말을 말자."  "够了,别说了。"

"걔가 나중에 이상한 소리 할 수도 있으니까..."
"那家伙之后可能会说些奇怪的话..."



히데키의 목소리는 거기서 끊겼다. 똑똑. 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귀신 소리라도 들은 듯 히데키가 화들짝 놀라며 리쿠를 놓아줬다. 문 열어봐. 유우시의 목소리였다. 히데키는 잔뜩 얼어 꿈쩍도 안 했다. 너무할 정도로 과잉 반응 아닌가? 리쿠가 히데키를 밀고 대신 잠금장치를 풀었다. 문이 열리자 유우시가 눈을 깜빡이며 서 있었다. 
Hideki 的声音戛然而止。咚咚——门口突然响起的敲门声让他像见鬼似的猛地松开前田陸。"开门。"是勇志的声音。Hideki 僵在原地纹丝不动。这反应是不是夸张过头了?陸推开他,自己解开了门锁。门开时,得能勇志正站在门外眨着眼睛。



"유우시."  "勇志。"

"둘이서 내 얘기 하고 있는 건 아는데, 지금 저녁 먹을 시간이야."
"我知道你们俩在谈论我,但现在该吃晚饭了。"

"어어, 나갈게."  "啊、我这就出去。"



두 마에다가 허둥대며 방에서 나왔다. 먼저 나온 리쿠가 뒤에서 들려오는 속삭임에 온 감각을 곤두세웠다. 유우시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히데키에게 뭐라 중얼거리는 게 들렸다. 알아듣는 게 기적일 정도로 아주 작은 목소리였다. 그러나 리쿠가 제대로 알아들은 게 맞다면...
两位前田手忙脚乱地从房间里出来。率先走出来的陸听到身后传来的低语,全身感官都绷紧了。他听见勇志用几乎微不可闻的声音对 Hideki 嘟囔着什么——那音量小得能听清简直是奇迹。但如果陸没听错的话...

마에다. 너 그러다 죽여버리는 수가 있어.
前田。你再这样下去我可能会杀了你。






저녁 식사는 끔찍했다. 절대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이벤트 랭킹 1위에 올리고 싶을 정도였다. 아까 겁 먹은 듯한 모습은 전부 연기였다는 듯, 히데키는 아무렇지 않아 하는 얼굴로 갈아 끼우고 초밥 포장지를 풀었다. 외식할 기분도, 그렇다고 요리할 기분도 아니었기에 결국 저녁은 배달 초밥이었다. 히데키가 익숙하게 유우시 몫의 초밥 포장지를 깠다. 젓가락 포장지까지 대신 벗겨 내미는 꼴이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더 어처구니없는 건 아주 익숙하게 그걸 건네받는 유우시의 태연한 얼굴이었다.
晚餐简直糟透了。这绝对是我最不想再经历的事情,简直可以荣登"最糟糕事件排行榜"榜首。Hideki 刚才那副惊慌失措的样子完全是装出来的,现在正若无其事地拆着寿司包装。既没心情外出就餐,也没心思下厨,所以晚餐最终点了外卖寿司。Hideki 熟练地拆开勇志那份寿司的包装,甚至体贴到连筷子包装都帮忙拆好,这副模样简直荒唐至极。更可笑的是勇志接过寿司时那副理所当然的淡定表情。

마치 연인 사이에 낀 불청객이 된 것 같은 기분.
仿佛成了夹在恋人之间的不速之客。

결국 초밥을 간장에 찍어 유우시의 입 앞에 들이미는 히데키의 행동에 리쿠는 젓가락을 집어던졌다. 그러나 히데키는 꿋꿋하게 버텼고, 결국 유우시가 입을 열어 초밥을 받아먹었다. 리쿠의 젓가락은 초라하게 바닥에 널부러졌다. 리쿠는 짜증을 숨기지 않고 맨손으로 초밥을 집어먹기 시작했다. 그 꼴에 유우시가 부엌에서 젓가락을 챙겨 내밀었다. 
最终,在 Hideki 将蘸了酱油的寿司递到勇志嘴边的举动下,陸扔掉了筷子。然而 Hideki 固执地坚持着,最终勇志还是张嘴接过了寿司。陸的筷子可怜兮兮地躺在地板上。他毫不掩饰烦躁,直接用手抓起寿司吃了起来。看到这一幕,勇志从厨房拿了双新筷子递给他。


도저히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토쿠노를 믿지 말라며 개소리를 지껄이던 히데키가 지금은 왜 유우시를 애인 대하듯 애지중지 하고 있는지, 히데키를 죽여버릴 거라고 중얼거리던 유우시가 지금은 왜 히데키의 손길을 거절하지 않는지. 마치 아까 전 히데키의 방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이 구라였던 것만 같다. 심지어 이제 자야겠다며 두 사람이 나란히 히데키의 방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는, 마치 트루먼쇼의 주인공이 된 것만 같았다.
完全无法理解眼前的状况。刚才还在嚷嚷着"别相信得能"这种鬼话的 Hideeki,现在为什么像对待恋人般对勇志呵护备至;而扬言要杀了 Hideeki 的勇志,此刻又为何不拒绝他的触碰。仿佛之前在 Hideeki 房间里发生的一切都是幻觉。更离谱的是,当两人说着"该睡了"并肩走向 Hideeki 卧室时,我简直像成了《楚门的世界》的主角。



"뭐해?"  "在干嘛?"

"이제 자야지."  "该睡了。"

"왜 유우시가 형 방에서 자는데?"
"为什么勇志要睡在哥哥房间?"



입을 다문 히데키를 대신해 유우시가 나섰다.
由勇志代替沉默的 Hideki 站了出来。



"앞으로 마에다 씨 방에서 지내겠다고 했잖아."
"不是说好要住在前田先生的房间吗。"

"그러니까 왜?"  "所以为什么呢?"

"리쿠는 내가 불편할 테니까..."  "陸是觉得我会不舒服才..."

"안 불편한데?"  "不觉得难受吗?"

"토쿠노는 내 손님이니까 내 방에서 자야지."
"得能可是我的客人,当然要睡我房间。"

"이때까지는 내 방에서 잤어."  "之前都是在我房间睡的。"

"그땐 내가 없었잖아."  "那时候我不在啊。"



이런 씨발.  操他妈的。

마치 엄마 아빠가 둘이서만 자는 걸 질투하는 어린 아들이 된 것 같잖아. 최악이 된 기분이었다. 설명할 수 없는 비참함에 리쿠가 고개를 숙였다. 무엇보다 가장 리쿠를 비참하게 만든 건 히데키의 말이었다. 그땐 내가 없었잖아. 마치 유우시에게 리쿠가 히데키의 대체품이었다는 것처럼 느껴졌다. 더 추락할 곳도 없겠다, 결국 리쿠는 히데키의 방문을 벌컥 열어제끼고 돌아섰다. 
简直就像个嫉妒父母单独睡觉的小屁孩。前田陸感到前所未有的糟糕。难以言喻的悲惨感让他垂下头。最让他痛苦的是 Hideki 那句话——"那时候我不在啊"。这句话让陸觉得自己对勇志而言只是 Hideki 的替代品。已经无路可坠了,最终陸猛地甩开 Hideki 的房门转身离去。



"문 열고 자."  "开着门睡。"

"너 돌았냐?"  "你疯了吗?"






도저히 열불이 나 잠이 안 왔다. 옆방에 뭔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한 동시에 알고 싶지 않았다. 1시간을 머리 쥐어 뜯으며 고민하다 결국 방문을 나섰다. 다른 이유는 없었고, 그저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였다. 물론 화장실은 히데키의 방이 아니라 그 반대쪽에 있었지만, 리쿠는 밤눈이 어두워 방향을 잘못 들고 말았다. 고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굳게 닫힌 히데키의 방문을 본 리쿠가 허공에 주먹질을 했다. 정말로 이 정도까지 추락하고 싶진 않았지만, 몸이 자석에 끌리듯 히데키의 방으로 향했다. 숨까지 멈추고 가만히 그 앞에 멈춰 섰다. 
实在气得睡不着觉。既好奇隔壁房间发生了什么,又不想知道。抓着头纠结了一个小时后,最终还是走出了房门。没有别的理由,只是想去上厕所。当然厕所并不在 Hideki 房间那边,而是在相反方向,但陸因为夜盲症走错了路。他对自己这样辩解道。看着 Hideki 紧闭的房门,陸朝空中挥了一拳。虽然真的不想堕落至此,身体却像被磁铁吸引般走向 Hideki 的房间。屏住呼吸,静静停在了门前。

미친 새끼야, 너 지금 뭐 하는 짓이야?
疯狗东西,你现在在干什么?

스스로를 자책하면서도 귀를 방문에 갖다 댔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안에서 무언가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둘이 만약 몸을 섞고 있다면... 너 죽고 나 죽고다. 칼이 부엌 어디에 꽂혀 있는지 머리를 굴리던 그때. 
一边自责着一边把耳朵贴在门上。心脏像疯了一样狂跳。里面传来某种声响。要是他们正在交合的话...不是你死就是我亡。正绞尽脑汁回想菜刀插在厨房哪个位置时。



"...고?"  "...是吗?"

"그땐... 어..."  "那时候...呃..."



작게 대화 소리가 들렸다. 유우시와 히데키의 목소리였다. 리쿠가 귀를 문에 더 가까이 붙였다.
隐约传来低声交谈的声音。是勇志和 Hideki 的对话。陸把耳朵更贴近门板。



"일주일로는 안 돼. 이주일만 기다려줘."
"一周不行。等我两周吧。"

"안 돼요."  "不行。"



어쩐지 히데키는 애원하고 있는 듯한 목소리였다. 아까 전 히데키와의 대화가 떠올랐다. 유우시가 이주일이 아니라 일주일만 머문다는 이야기에 당황한 듯한 히데키의 얼굴도. 
不知为何 Hideki 的声音听起来像在哀求。方才与 Hideki 的对话又浮现在脑海——当勇志说要停留一周而非两周时,Hideki 脸上那掩不住的慌乱神情。



"내가 죽을죄를 지었어. 유키는 아무것도 몰라. 그러니까 제발..."
"我犯下了死罪。Yuki 什么都不知道。所以求求你..."

"마에다 씨, 그게 내 잘못인가요?"
"前田先生,那是我的错吗?"



유우시의 목소리는 깃털 같았다. 산뜻한 미성이 리쿠의 귀를 방해했다. 내가 지금 뭘 듣고 있는 거지?
勇志的声音轻若羽毛。那清爽的美声扰乱了陸的听觉。我现在到底在听些什么?



"신혼집을 팔면 유키가 뭐라고 생각하겠어. 다다음주면 내가 다른 곳에서 돈을 마련할 수 있어. 제발 기다려줘."
"要是把婚房卖了,Yuki 会怎么想。下下周我就能从别处筹到钱了。求你再等等。"

"동생들이 사고 쳐서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되잖아요."
"你就说是弟弟们闯祸急需用钱不就好了。"

"그럼 린이랑 리쿠한테는 뭐라고 말하라고?"
"那要我该怎么跟 Rin 和陸说?"

"그게 내 알 바인가요?"  "关我什么事?"



대화가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졌다. 이건... 누가 봐도 돈 받으러 온 일수꾼과 빚쟁이의 대화잖아. 리쿠의 입이 벌어졌다.
对话逐渐陷入迷宫中。这怎么看都像是来讨债的债主和欠债人的对话。陸张大了嘴。



"야."  "喂。"



유우시의 목소리였다. 이제 리쿠는 도저히 유우시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상상할 수가 없다.
是勇志的声音。现在陸已经完全无法想象勇志脸上究竟是什么表情。



"일주일 안에 네가 들고 도망간 내 돈 가져와."
"一周之内把我被你卷走的钱带回来。"

"......."  "……"

"진짜 죽여버리기 전에."  "在我真的宰了你之前。"






아침이 밝자 히데키는 회사에 일찍 가봐야 한다며 피곤한 얼굴로 후다닥 집을 나섰다. 현관까지 나가 배웅을 해준 유우시가 부엌으로 돌아왔다. 리쿠는 유우시가 준비한 너덜너덜한 프렌치토스트를 포크로 찢는 중이었다. 어째 몰골이 엉망이었다. 턱 끝까지 내려온 다크서클을 유심히 살핀 유우시가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컵에 따랐다.
天刚蒙蒙亮,Hideki 就顶着疲惫的脸色匆匆出门,说是要早点去公司。送他到玄关的勇志回到厨房时,陸正用叉子戳着他准备的破破烂烂的法式吐司。不知为何看起来一团糟。勇志仔细打量着陸那快垂到下巴的黑眼圈,从冰箱里取出牛奶倒进杯子。



"리쿠, 먹기 싫으면 그만 먹어도 돼."
"陸,不想吃的话可以不用勉强。"

"……됐어."  "……算了。"



처참한 목소리. 유우시는 눈치가 빨랐다. 숱이 빽빽한 머리통을 내려다보다 금방 고개를 끄덕였다. 너 다 들었구나.
沙哑的声音。勇志很敏锐。他低头看着对方浓密的发顶,很快点了点头。你都听到了啊。



"너무 마음 쓸 것 없어. 이건 마에다 씨와 나 사이의 일이니까."
"不用太在意。这是前田先生和我之间的事。"

"…일주일 안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야?"
"…一周内能解决的问题吗?"



유우시가 웃었다.  勇志笑了。



"리쿠, 마에다 씨의 능력을 믿어봐. 네 생각보다 더 쓸 만한 사람이야."
"陸,相信前田先生的能力吧。他比你想象中更有用。"

"대체 얼만데?"  "到底值多少?"



리쿠가 고개를 들었다. 아주 힘들어 보이는 얼굴을 바라보다 유우시가 어깨를 으쓱였다.
陸抬起头。勇志看着他疲惫不堪的脸,耸了耸肩。

얼마냐고? 네 형이 내가 자는 사이에 들고 나른 돈 말이지? 
多少?你是说你哥趁我睡觉时拿走的那笔钱吗?



"널 상처 주고 싶지 않아."
"我不想伤害你。"



이건 진심이었다. 리쿠에게 너무 많은 거짓말을 해버렸다. 사실 눈치챘겠지만 히데키를 사랑한다는 건 거짓말이야. 흥신소에서 돈 날린 것도 거짓말. 집에서 쫓겨난 적도 없어. 부모님은 히데키의 존재조차 몰라. 알았다면 벌써 히데키는 드럼통에 갇힌 채 바다에 빠졌겠지. 미안하지만 그때 리쿠 앞에서 흘렸던 모든 눈물은 전부 거짓말. 대학교는 다닌 적도 없어. 히데키를 도망치지 못 하게 하려면 이 집에 들어와야 했고, 그래서 너한테 거짓말을 했어. 
这次是真心话。对陸说了太多谎言。其实你早就发现了吧?说爱上 Hideki 是假的,在侦探社浪费钱是假的,被赶出家门也是假的。父母连 Hideki 的存在都不知道。要是知道的话,Hideki 早就被塞进油桶沉入海底了。对不起,那时候在你面前流的眼泪全是演技。大学也根本没上过。为了让 Hideki 无法逃跑,我必须住进这个家,所以才对你撒了谎。

그러나 유우시 역시 거짓말을 싫어한다는 건 백퍼센트 진심이었다. 히데키는 유우시와 만나는 동안 밥 먹듯 거짓말을 해댔지만 그걸 알고도 그냥 넘어가 준 건 별 이유 없었다. 스무 살 1월 1일, 끔찍이도 재미 없던 거리에서 저를 웃게 만들어준 대가? 솔직히 히데키와 진지하게 만난 것도 아니었고, 아무튼 그럭저럭 괜찮은 잠자리 상대였으니까. 히데키의 거짓말이 대체 어디까지 뻗어갈지 지켜보는 것도 나름 재밌었다.
但勇志讨厌谎言这点绝对是真心实意的。虽然 Hideki 在和勇志相处期间谎话连篇,但明知如此却选择纵容他也没什么特别理由。二十岁那年的元旦,在无聊透顶的街头逗我笑的代价?说实话和 Hideki 也算不上认真交往,反正就是个还不错的床伴罢了。看着他的谎言究竟能编到什么地步,倒也别有趣味。

그러나 히데키는 유우시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짓을 두 개나 저질렀다. 그게 유우시가 직접 히데키를 직접 찾아온 이유였다. 
但 Hideki 却犯了两件勇志绝对无法容忍的事。这正是勇志亲自找上门来的原因。

하나는 리쿠에게 들켜버렸지만, 나머지 하나는 말해줄 생각 없다. 정말로 상처 주고 싶지 않았으니까.
其中一件被前田陸发现了,但另一件我可不打算说。因为真的不想伤害到他。



"형이 스무 살 어린애 갖고 놀다 돈 들고 튄 사기꾼이라는 것까지 다 안 마당에… 상처는 안 받아."
"连他是个二十岁小鬼都敢骗、卷钱跑路的诈骗犯这种事都知道了...我怎么会受伤呢。"



글쎄. 유유시는 고개를 비틀어 턱을 괴었다. 망나니 두 마에다 아래 마지막 마에다. 너는 보기보다 순진하고 다정하지. 처음 보는 낯선 남자를 쉽게 집안에 들여줬고, 그 남자가 거짓으로 흘린 눈물에 마음 쓰여 했어. 형이 남의 돈 들고 튄 쓰레기라는 사실을 알고 한숨도 못 잤지? 지금도 대신 돈을 갚아주려고 하는 거잖아.
这个嘛。陸歪着头用手托住下巴。前田家那群疯子底下最后的小少爷。你比看起来天真又心软呢。初次见面的陌生男人就轻易带回家,还为对方假惺惺的眼泪操心。知道哥哥是卷走别人钱财的垃圾后整夜睡不着吧?现在还想替他还钱不是吗。

이럴까봐 너에게 거짓말을 했던 건데.
我就怕会这样才对你撒谎的。


짧게 한숨을 쉰 유우시가 우유가 담긴 컵을 내밀었다. 
勇志轻叹一声,将装着牛奶的杯子推了过来。



"리쿠, 다 먹고 한숨 자. 엄청 피곤해 보여."
"陸,吃完睡会儿吧。你看上去累坏了。"

"유우시."  "勇志。"

"네가 걱정돼."  "我担心你。"



리쿠는 그런 유우시를 빤히 바라보다 순순히 우유를 마셨다. 꾸역꾸역 토스트를 끝장내고 방으로 들어갔다. 따라 들어간 유우시가 리쿠를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턱 아래까지 올려줬다. 리쿠가 멍한 눈빛으로 유우시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손을 들어 눈을 감겨준 유우시가 다정하게 가슴을 토닥였다. 한숨 푹 자. 이틀이나 날밤을 새운 리쿠가 오래 지나지 않아 잠들었다.
陸呆呆地望了这样的勇志一会儿,乖乖喝下牛奶。囫囵吞枣地解决掉吐司后走进卧室。跟进去的勇志将陸按倒在床上,把被子拉到他下巴处。陸用恍惚的眼神仰望着勇志。伸手替他阖上眼皮的勇志温柔拍了拍他胸口。好好睡吧。熬了两天通宵的陸没过多久便沉入梦乡。

까무잡잡한 피부와 자느라 순해진 눈매, 곧게 뻗은 높은 콧대 등등을 살피다 유우시가 리쿠의 뺨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히데키를 처음 만났던 날을 떠올렸다.
黝黑的皮肤、因睡意而柔和的眼神、高挺笔直的鼻梁……勇志端详着这些,轻轻抚摸了前田陸的脸颊。然后他想起了第一次遇见 Hideki 的那天。


골목에서 입술을 부비다 정신 차려보니 호텔 안이었다. 가죽 재킷을 벗어 던지고 유우시의 위에 올라탄 히데키가 급하게 유우시의 바지 버클을 풀었다. 히데키의 머리를 쓸어올리며 허리를 든 유우시가 문득 질문했다.
在巷子里唇齿交缠,回过神来时已在酒店房间。Hideki 脱下皮夹克随手一扔,跨坐在勇志身上,急不可耐地解着他的皮带扣。勇志抚弄着 Hideki 的头发抬起腰,突然发问。



"이름이 뭐예요?"  "你叫什么名字?"

"이름?"  "名字?"

"저기요라고 할 순 없으니까."  "总不能一直叫你'喂'吧。"



히데키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유우시가 고민 중인 히데키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자마자 히데키는 유우시의 머리칼을 쥐며 읊조렸다.
Hideki 的苦恼并没有持续太久。当勇志把脸埋进正在苦恼的 Hideki 双腿之间时,Hideki 立刻抓住勇志的头发呻吟起来。



"마에다 리쿠. 그냥 마에다라고 불러."
前田陸。就叫我前田吧。



네 형은 네 이름을 대고 1년 동안 나랑 뒹굴었어… 그래 놓고 천만 엔을 들고 튀었고. 수틀리면 너에게 뒤집어씌우고 외국으로 도망갈 준비 중이었다고. 넌 히데키가 그럭저럭 봐줄 만한 쓰레기라고 생각하지? 천만에. 히데키는 희대의 씹새끼다.
你哥用你的名字跟我鬼混了一年…然后卷走一千万日元跑了。不爽的话就准备栽赃给你然后逃到国外去。你以为 Hideki 是那种会随便放过垃圾的人吗?想得美。Hideki 可是个彻头彻尾的混蛋。

이래도 상처 안 받을 수 있겠어?
这样也不会受伤吗?


그래서 유우시는 진실을 감췄다. 리쿠의 마음에 흠집 내지 않기로 했다. 보기보다 가족을 애틋하게 여기는 리쿠가 굳이 형에게 배신당했다는 사실을 알 필요는 없지 않을까.
所以勇志隐瞒了真相。他决定不让陸的心里留下伤痕。比看起来更珍视家人的陸,没必要知道被哥哥背叛的事实吧。

이건 아량이다. 이름을 도둑맞은 리쿠에게 건네는 위로. 저를 집에 들여보내 준 호의에 대한 보답. 아무리 연기였다 하더라도 내가 흘린 눈물을 닦아준 친절에 대한 성의. 아침마다 맛없는 밥을 꾸역꾸역 먹어준 다정함에 대한 고마움.
这是宽容。是对被偷走名字的陸的安慰。是对允许我进入家中的好意的回报。即使只是演戏,也是对擦去我流下的泪水的温柔的诚意。是对每天早上勉强咽下难吃的饭菜的体贴的感谢。

아마도.  或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