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알립니다. 태풍으로 인한 침수 피해 세대에 대한 대책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니 전 세대주 분들은 지금 즉시 관리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종아리까지 물이 차오르는 바람에 반바지 차림이 된 유우시가 자취방 한가운데서 중얼거렸다. 엄마 맨션에서 대책 회의한대. 몰라. 무슨 대책인지 듣고 다시 전화할게. 응.


복도를 나가도 상황은 얼추 비슷했다. 여전히 무릎까지 넘실대는 흙탕물을 헤치고 느릿느릿 걸었다. 막 방송 듣고 나온 듯 몇 집의 현관문이 동시에 열렸다. 대개 짜증스러운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말이 돼? 난 입주한 지 이제 두 달이라고. 확실히 두 달이면 짧긴 하네. 그래도 유우시는 나름 반년 이상 이 맨션에 거주 중이었으니까.


이 맨션은 각 층마다 통로로 연결되긴 해도 A동과 B동, 즉 건물이 두 개로 나뉘었는데 이번 태풍으로 침수된 건 A동 뿐이었다. 관리실 걸어가며 주워들은 바로는 A동 지반이 약하다나 뭐라나. 부실 공사가 원인일 수 있겠다는 말까지 들었다. 부실 공사라니… 그건 좀 무서운데.


도착한 관리실 앞은 어수선했다. A동 주민 아주머니 한 명이 흥분한 듯 날뛰고 있었다. 말없이 앉아있는 남대생 한 명에게 손가락질하며 고래고래 소리쳤다.


“이쪽은 주택 론(대출)이 20년 남았다고요. 저런 학생은 월세 9만엔이죠? 근데 B동이라고 멀쩡하고 이쪽은 침수인 게 말이 돼요?”

“이시카와상 좀 진정하세요. 아무리 그래도 초면에 삿대질은 좋지 않아요.”

“그래요. 그리고 여기 월세 11만엔으로 오른 지 좀 됐어요.”

“지금 논점이 그게 아니잖아요.”


아줌마. 소리 좀 그만 질러요. 시끄러워 죽겠네. 뭐라고요? 이거 진짜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쩔쩔매는 관리인을 사이에 두고 다시 어른들끼리 싸우기 시작했다.
大婶。能不能别嚷嚷了。吵死人了。你说什么?这简直比修罗场还夸张。手足无措的管理员夹在中间,大人们又开始吵起来了。


삿대질 당한 남대생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핸드폰이나 쳐다봤다. 이게 침수 피해 안 입은 세대의 여유로움인가. 유우시가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주민들 중재하느라 바쁘던 관리인이 타깃을 변경해 유우시 쪽으로 다가왔다.
被指指点点的男大学生像没事人似的只顾盯着手机看。这就是没遭水灾住户的从容吗。勇志正呆呆望着那副景象时,忙着调解居民纠纷的管理员突然调转目标朝他走来。


“토쿠노상이죠? A동 302호실.”  "是得能先生吧?A 栋 302 室。"

“네.”  "嗯。"

“지금 상황은 대충 이해했죠? A동만 침수인….”
"现在的情况您大概了解了吧?只有 A 栋被水淹了..."

“네.”  "嗯。"

“이건 우리끼리 하는 이야기인데요.”  "这是只属于我们之间的秘密谈话。"


우리 맨션 일부 호수만 제외하곤 전부 2LDK나 3LDK 잖아요? 거기에 대한 보상으로 정말 골치 아파서요. 일단 길어야 일주일 안에 회복되지 않을까 싶은데…. 딱 일주일만 저 학생 방에서 신세 좀 지면 안 될까요?
我们公寓除了少数户型外基本都是 2LDK 或 3LDK 对吧?作为补偿真的让人很头疼呢。估计最长一周内应该能恢复吧...能不能让我在那学生房间借住刚好一周呢?


관리인의 손 끝이 가리킨 곳에는 방금 전 이시카와에게 극딜 당한 남대생이 있었다. 여전히 무표정으로 누군가와 연락 중인지 핸드폰 키패드를 두드리는.
管理员指尖指向的地方,是刚才被 Ichikawa 狠狠教训过的男大学生。他依然面无表情地敲击着手机键盘,似乎正在和某人联系。


“마에다상?”  "前田桑?"


이름을 불리자 남대생이 고개를 들었다. 찰나에 눈이 마주쳤다. 그쪽이 초 단위로 피해버렸지만. 핸드폰을 손에 쥔 남대생이 성큼성큼 유우시 쪽으로 다가왔다.
被叫到名字的男大学生抬起头来。刹那间四目相对。虽然对方立刻移开了视线。握着手机的男大学生大步流星地向勇志走来。


“토쿠노상 오기 전에 마에다상이랑은 얘기 됐거든요. 둘이 같은 대학이래요.”
"在得能先生来之前,我和前田先生已经聊过了。听说你们俩是同一所大学的。"

“네?”  "啊?"

“토쿠노상도 요 앞 대학 다니죠?”
"得能先生也是前面那所大学的吧?"

“네.”  "嗯。"

“마에다상은 3학년이래요. 토쿠노상은?”  "前田さん是三年级生呢。得能さん呢?"


여전히 자신을 쳐다보지 못하는 남대생을 빤히 응시하며 유우시가 중얼거렸다. 2학년이요. 아직 허락하기도 전인데 관리인이 딱 좋다는 듯 손뼉을 쳤다.
勇志盯着始终不敢直视自己的男大学生,低声嘟囔道:"二年级。"还没等对方答应,管理员就拍手叫好,似乎觉得正合适。


“이번 기회에 친구도 만들고 잘됐네요.”
"趁这个机会交个朋友也不错呢。"

“…….”  “……”

“…….”  “……”


잘된 거 맞을까요? 집이 물에 잠겼는데. 라는 말은 차마 뱉을 수 없었다. 여전히 관리실 앞은 아수라장이었고 관리인은 관리인 나름대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듯해서.
这样真的可以吗?房子都被水淹了...这句话终究没能说出口。管理室前依旧一片狼藉,管理员似乎也自顾不暇地头疼着。


유우시에게서 이렇다 할 반응이 없자 관리인이 측은한 얼굴로 사정했다. 방은 무슨 일이 있어도 원상복구 할 거고요. 보상금 개념으로 다음 달 월세는 안 받을게요. 네? 제발요…. 저보다 한참 어른이 하도 절박하게 애원하니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见勇志毫无反应,管理员露出怜悯的神色恳求道:'房间无论如何都会恢复原状的。作为补偿,下个月房租就不收了。好不好?求您了...'看着这位比自己年长许多的人如此卑微地哀求,他终究不情不愿地点了点头。


바로 표정 고친 관리인이 들고 있던 입주민 명부에 무언가를 메모했다. 대충 해결했다고 체크하는 것 같았다. 그다음은 일사천리였다. 그럼 토쿠노상 당장 생활할 때 필요한 짐만 들고 B동 311호실로 이동하면 될 것 같아요.
管理员立刻换了一副表情,在手中的住户名册上记录了什么。大概是在标记问题已解决。接下来事情进展得很顺利。"那么得能先生,您只需带上生活必需品,现在就可以搬到 B 栋 311 室了。"


“복사한 카드 키는 아까 제가 마에다상한테 드렸죠?”
"复制的门禁卡刚才已经交给前田先生了吧?"

“네.”  "嗯。"

“그럼 두 사람은 이렇게 합의인 거로. 정말 고마워요. 역시 명문대생들은 마음이 넓다니까….”
"那就这么达成共识了。真是太感谢了。不愧是名校生心胸宽广啊..."


얼마나 기뻤으면 학교 올려치기까지…. 관리인이 언제 두 사람에게 관심이나 줬냐는 듯 이시카와 쪽으로 다가갔다. 그러니까 지금 밤이라 건설 회사랑 연결이 안 된다고요. 내일 아침에… 아니 부실 공사일 리가 없다니까요?
高兴得连学校名号都搬出来了...管理员摆出副"什么时候关心过你们"的表情走向 Ichikawa 那边。所以说现在大晚上的联系不上建筑公司。明天早上...不对怎么可能偷工减料啊?


잠시 그 모습에 정신 팔렸을 때였다. 남대생이 유우시의 팔을 가볍게 툭 쳤다. 반사적으로 올려다보니 무표정으로 중얼거린다. 아까 들었지? 311호실로 와. 그 한마디를 끝으로 쌩 가버렸다.
正因那副模样恍神之际,男大学生突然轻戳了下勇志的手臂。他条件反射地抬头,对方面无表情地低语道:刚才听到了吧?来 311 室。丢下这句话就头也不回地走了。


다시 종아리까지 넘실대는 흙탕물을 헤치며 방으로 향하던 유우시가 문득 생각했다. 근데 초면에 왜 반말?
当勇志再次蹚过漫至小腿的泥浆水走向房间时,突然想到:但初次见面为什么用平语?




♡ ♡ ♡




남대생 방은 유우시 방과 넓이는 비슷했지만 구조가 조금 달랐다. 신발 벗고 발 딛자마자 신기해서 둘러보고 있었더니 남대생이 타올을 가지고 와 유우시 바로 앞에 깔아줬다. 그제야 흙탕물에 더러워진 다리가 신경 쓰였다. 쭈뼛대는 걸 바로 파악한 남대생이 욕실 문을 열었다. 일단 씻어. 타올은 문고리에 걸어둘게. 또 반말이다.
男大学生的房间与勇志的面积相仿,格局却略有不同。刚脱鞋踏上地板就因新奇而四处打量时,对方拿着毛巾过来铺在他正前方。这才注意到沾满泥浆的双腿。男大学生敏锐捕捉到他的踌躇,唰地拉开浴室门。先洗澡。毛巾我给你挂门把上。又是平语。


씻고 나왔을 때 바닥에 깔끔하게 깔아둔 이불과 베개가 보였다. 남대생은 침대에 앉아 노트북 보기 바빴다. 역시 내가 바닥행이겠지. 이불 위로 다이빙한 유우시가 얼굴을 파묻었다. 새 이불인 듯 좋은 냄새가 나긴 했는데 역시 적응이 안 됐다. 그야 오늘 처음 만난 타인의 집인데 당연하겠지….
洗完澡出来时,看到地板上整齐铺好的被褥和枕头。男大学生正坐在床上忙着看笔记本电脑。果然我还是得睡地板吧。勇志一个猛子扎进被窝,把脸埋了进去。虽然是新被子带着好闻的味道,但果然还是不适应。毕竟今天才第一次来别人家,也是理所当然的事……


뒤늦게 엄마 생각이 나 전화부터 걸었다. 엄마 나 우리 맨션 사는 학생 집에서 신세 지기로 했어. 대신 다음 달 월세는 면제래. 응응. 모르는 사람인데 우리 학교 선배야. 완전 이케맨. 까지 말했을 때 남대생의 타이핑 소리가 멎었다. 너무 크게 말했나 싶어진 유우시가 손으로 입을 가리고 티 나게 볼륨을 줄였다. 응 나중에 또 전화할게.
突然想起妈妈,我赶紧先打了个电话。“妈,我决定住在咱们公寓那个学生家里了。不过下个月的房租可以免了。嗯嗯。虽然不认识,但是是我们学校的前辈。超级帅哥。”说到这的时候,男大学生的打字声突然停了。勇志以为是自己说话太大声,赶紧用手捂住嘴,明显降低了音量。“嗯,我晚点再打给你。”


“죄송해요. 통화 소리가 컸죠.”  "抱歉。我打电话声音太大了对吧。"

“…….”  “……”

“마에다상?”  "前田桑?"


아 뭐야. 다시 보니 남대생은 에어팟 맥스를 끼고 있었다. 아까 분명히 봐놓고 통화하느라 까먹은 게 화근이었다. 소리는 듣지 못해도 자신을 쳐다보는 눈길은 인지한 남대생이 에어팟 맥스를 뺐다. 왜? 하고 묻는다.
啊搞什么。仔细一看那个男大学生戴着 AirPods Max。明明刚才都看见了却因为忙着打电话完全忘了这茬。虽然听不见声音但察觉到视线的男大学生摘下了耳机。干嘛?他问道。


“이름이 뭐예요?”  "你叫什么名字?"

“리쿠. 마에다 리쿠야.”  "陸。前田陸。"

“내 이름은….”  “我的名字是….”

“알아. 아까 관리인이 명부 보여줘서.”
“知道。刚才管理员给我看过名册了。”


토쿠노 유우시 맞지? 유우시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대화가 끝났다고 생각한 건지 리쿠가 다시 헤드폰 끼려다 말고 중얼거렸다. 말 편하게 해도 돼. 리쿠의 옆모습을 빤히 쳐다보던 유우시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리쿠의 시선은 진작 유우시를 떠났지만.
得能勇志对吧?勇志没有回答,只是轻轻点了点头。以为对话已经结束的陸正准备重新戴上耳机,却又含糊嘟囔道:不用这么拘谨。一直盯着陸侧脸的勇志依然没有出声,只是再次点头。虽然陸的视线早就从他身上移开了。


그리고 정확히 20분 후. 리쿠가 참다못해 바닥에 누운 유우시를 흘겼다. 앳된 얼굴로 핸드폰 화면 뚫어져라 바라보는데 거기서 새어 나오는 소리라는 게….
就在整整二十分钟后。陸终于忍不住瞥了眼躺在地上的勇志。那张娃娃脸正死死盯着手机屏幕,而从那里漏出来的声音竟然是…


“흐윽… 아! 안 돼… 나 갈 것 같애….”
"嗯呜…啊!不行…我要去了…"


따위라서.  之类的。


스그 색상 에어팟 맥스를 아예 벗고 유우시 쪽으로 고개를 뺐다. 핸드폰 뒤로 훅 다가온 얼굴에 놀란 유우시가 들고 있던 핸드폰을 놓쳤다. 잽싸게 고개 돌려 얼굴은 피했지만 둔탁한 소리와 함께 쇄골로 떨어졌다. 유우시가 울상으로 쇄골을 마구 문질렀다. 하필 화면이 위로 가게 떨어진 핸드폰에선 여전히 살색의 향연이 이어지고 있었다.
他干脆摘掉那副深色 AirPods Max,转头面向勇志。手机突然被抽走的瞬间,勇志吓得松了手。虽然敏捷地偏头躲开,手机还是沉闷地砸在了锁骨上。勇志哭丧着脸揉搓锁骨。偏偏屏幕朝上落地的手机里,肉色的狂欢仍在继续。


“…놀랐잖아요.”  "…吓到我了啦。"

“나는 옆에 사람 있는데 AV 보는 네가 더 놀라운데.”
"旁边明明有人还看 AV 的你才更让人震惊吧。"

“에? 헤드폰 끼고 있었잖아요.”  "诶?我不是戴着耳机吗?"

“신음이 노캔 뚫던데?”  "呻吟声都穿透降噪了诶?"


죄송해요. 게이 건 반응 안 할 줄 알았어요. 리쿠가 황당하다는 듯 실소를 터뜨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일반 AV도 아니고 남자 신음 터지는 쪽이 더 놀랍지 않나….
抱歉啦。我以为你对 gay 片不会有反应呢。陸荒唐地笑出了声。怎么想都是...明明不是普通 AV 而是男人呻吟的那边更惊人吧...


곧 리쿠 입에서 섬세함 따위 찾아볼 수 없는 질문이 튀어나왔다.
很快,陸的嘴里就蹦出了一个毫无细腻可言的问题。


“너 게이야?”  “你是同性恋吗?”

“…준비 중이에요.”  “…正在准备中。”

“설마 악덕 사무소랑 노예 계약이라도 했어?”
“该不会是和黑心事务所签了奴隶契约吧?”


잠시 눈알 굴리던 유우시가 조금 텀을 두고 리쿠가 말하는 바를 이해하곤 질겁했다.
勇志眼珠转了几圈,稍作停顿才理解陸话里的意思,顿时大惊失色。


“저 게동 찍게 생겼어요?”  "我长得像只发情的蟋蟀吗?"

“아니. 네가 말을 그런 식으로 하니까.”
"不。是你说话的方式太下流了。"

“아니거든요? 사람을 뭐로 보고….”  "才不是呢?你把人家当什么啊..."


남자 만나본 적이 없는데 게동 배우를 어떻게 해요. 이어지는 말이 리쿠를 다소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남자 만나보는 거랑 게동 찍을 수 있는 건 별개의 문제 아닌가? 두 사람이 침묵하자 유우시의 핸드폰 소리가 방을 가득 채웠다. 탁탁. 살끼리 부딪치는 적나라한 소리와 함께 다소 기갈스러운 남자 신음이. 아아… 다메… 이쿠! 이 지랄.
明明连男人都没交往过,要怎么演 GV 啊。接下来的话让陸有些混乱。和男人交往跟能不能拍 GV 根本是两回事吧?当两人陷入沉默时,勇志的手机铃声突然响彻整个房间。啪啪。肉体碰撞的露骨声响夹杂着男人断断续续的喘息。啊...不行...要去了!这该死的。


여전히 침대에서 살짝 고개 빼 저를 내려다 보는 리쿠의 시선과 귀 옆에 놓인 핸드폰에서 나는 적나라한 소리가 좀…. 유우시가 다급히 핸드폰을 도로 쥐고 정지 버튼을 눌렀다. 얼굴은 물론 목과 귀까지 빨개졌다. 그걸 빤히 쳐다보던 리쿠가 알았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陸仍半倚在床沿微微歪头俯视着他,而枕边手机传出的淫靡声响实在有些...勇志慌忙抓回手机按下暂停键,从脸颊到脖颈乃至耳尖都红得滴血。直勾勾盯着他看的陸突然了然地嗤笑出声。


“너 동정이지.”  "“你还是处男吧。”"

“아니거든요. 남자랑만 안 해봤을 뿐이에요.”
"“才不是。只是没和男人做过而已。”"

“왜 남자랑도 해야 하는데?”  "为什么非得和男人做不可?"

“…여자랑 했을 때 잘 안됐어요.”
"...和女生做的时候总是不太顺利。"


그 말인 즉슨 여자 친구는 있었다는 건가. 리쿠가 여자 친구랑 했을 때? 하고 묻자 유우시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리쿠가 기다렸다는 듯 극딜했다.
这句话意味着他曾经有过女朋友。当陸追问"你和女朋友做过吗?"时,勇志没有回答,只是点了点头。陸立刻像等待多时般猛烈吐槽。


“헤 너 최악이네.”  "哈 你这人真是烂透了。"

“고의는 아니었거든요? 저도 잘됐으면 했어요.”
“不是故意的啊?我也希望事情能顺利的。”

“그래서 뒤늦게 게이인 걸 깨달았다?”
“所以你是后知后觉才发现自己是 gay 的?”

“아직 잘 모르겠는데 그런 것 같아요.”
"我还不太确定...但好像是那样。"

“…….”  “……”

“아… 혹시 역겨워요?”  "啊...会觉得恶心吗?"


유우시가 조심스레 물었다. 무표정일 땐 날카로운 인상이라고 생각했는데 꼭 여기서 리쿠가 그렇다고 하면 울어버릴 것 같은 얼굴이었다.
勇志小心翼翼地询问着。面无表情时明明给人锋利印象的他,此刻却露出如果陸说出肯定答案就会当场哭出来的表情。


“아니 전혀?”  "怎么会...完全不会啊?"

“…….”  “……”

“어차피 나도 게이라서.”  "反正我也是 gay。"

“…농담이죠?”  "…开玩笑的吧?"

“어떤 남자가 게이라는 농담을 해.”
"哪个直男会开这种玩笑啊。"


하긴… 유우시가 빠르게 수긍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리쿠의 얼굴을 다시 찬찬히 살폈다. 우리 학교에 이런 사람(게이)이 있었는데 여태 몰랐다고? 그것도 나랑 같은 맨션에? 이거 완전 운명인데. 저절로 눈이 커졌다.
勇志很快接受了这个事实。他强忍着羞耻感,再次细细端详前田陸的脸。我们学校居然有这种人(gay)而我完全没发现?还跟我住同一栋公寓?这简直就是命运啊。他不自觉地瞪大了眼睛。


“사귀는 사람 있어요?”  "你有在交往的人吗?"


생각하는 게 표정에 다 드러나는 것 같아서 리쿠가 피식 웃었다.
前田陸看着对方心思全写在脸上的模样,忍不住噗嗤笑出声来。


“지금은 없는데.”  "现在没有。"

“아 그래요? 근데 잠시만요….”
“啊是吗?不过等一下…”


유우시가 이불을 확 걷고 일어섰다. 좀 엉거주춤한 자세로 욕실로 달려간다. 아까 샤워하고 나왔으면서 또 물을 튼다. 아마 저런 식으로 남의 집 수도세를 축내겠군. 리쿠가 혀를 내두르며 에어팟 맥스와 노트북을 정리했다.
勇志猛地掀开被子爬起来,姿势有些踉跄地冲向浴室。明明刚洗完澡出来却又打开了水龙头。看来是要这样浪费别人家的水费了。陸咂了咂舌,开始整理 AirPods Max 和笔记本电脑。




♡ ♡ ♡




이른 아침부터 A동이 소란스러웠다. 업자들이 물 빼는 작업에 들어갔고, 시공사 직원 몇 명이 정확한 상황 파악을 위해 맨션을 방문한 탓이었다.
一大早 A 栋就闹哄哄的。施工队开始排水作业,几个建筑公司员工也来公寓实地确认具体情况。


그 시각 유우시는 아직 잠에 취해있었다. 토쿠노. 일어나 아침이야. 토쿠노. 몇 번을 불러도 일어날 생각을 않자 보다 못한 리쿠가 이불을 확 걷었다. 돌연 포근한 게 사라지자 유우시가 눈을 부릅떴다. 쌍꺼풀이 굵어져 눈이 확 커졌다. 낯선 배경에 놀라 벌떡 일어난 유우시가 뒤늦게 한숨을 쉬었다. 아 맞다. 며칠 동안 신세 지기로 했었지….
那时勇志还沉浸在睡梦中。"得能,该起床了。得能。"叫了好几遍都没反应,看不下去的陸一把掀开了被子。突然失去温暖包裹的勇志猛地睁开眼,双眼皮褶皱加深显得眼睛更大了。被陌生环境吓到的勇志突然弹坐起来,半晌才长舒一口气。啊对了...说好要在这里借住几天的...


“너 오늘 강의 없어?”  "你今天没课吗?"

“네? 없… 아 있어요.”

“그럼 씻고 준비해. 벌써 열 시야.”
"那快去洗漱准备吧。已经十点了。"

“…네.”  "...好。"


이거 무슨 교관이 따로 없네. 유우시가 속으로만 투덜거리며 욕실로 향했다. 세면대 위에 딱 봐도 새 것 같은 칫솔이 놓여있었다. 마에다상 파란색 칫솔 내가 써요? 하고 묻자 멀리서 건조한 대답이 돌아왔다. 응. 초록색이 내 거야. 유우시의 눈이 초록색 칫솔에 닿았다 떨어졌다. 대답 대신 치약을 묻히고 양치에 집중한다.
这教官也太不靠谱了吧。勇志在心里暗自嘟囔着走向浴室。洗手台上赫然摆着一支看起来崭新得刺眼的牙刷。'前田桑,这支蓝色牙刷我用咯?'他扬声问道,远处传来干巴巴的回应:'嗯。绿色那支是我的。'勇志的视线在绿色牙刷上蜻蜓点水般掠过,没有接话,只是默默挤上牙膏开始专心刷牙。


초록색 칫솔 옆에 파란색 칫솔을 꽂고 나서야 욕실을 나섰다. 로션을 미처 챙기지 못해 리쿠 것을 빌려 썼다. 리쿠는 아침상 차리느라 바쁜 듯했다. 그래도 신세 지게 됐다고 그릇이 두 개 놓인 걸 봤을 땐 살짝 감동했다. 그것도 함바그. 유우시 눈에 금세 생기가 돌았다. 거의 잘 먹겠습니다 외침과 동시에 포크로 함바그를 찍었다.
把蓝色牙刷插回绿色牙刷旁边后,勇志走出浴室。他忘了带乳液,只好借用了陸的。陸正忙着准备早餐,虽然没空搭理他,但看到餐桌上并排放着的两个碗——而且还是汉堡肉盖饭专用碗——时,勇志眼睛瞬间亮了起来。'我开动啦!'他几乎是喊着同时用叉子戳向了汉堡肉。


“함바그는 어디서 났어요?”  "“汉堡肉是哪来的?”"

“어제저녁에 슈퍼에서 세일하길래 샀는데.”  "“昨晚超市打折就买了。”"


어제 사둔 걸 아침에 굽기만 한 것치곤 맛이 꽤 괜찮았다. 육즙을 느끼며 저도 모르게 미소 짓던 유우시가 금세 불신 가득한 눈으로 리쿠를 응시했다.
虽然只是把昨天买的东西早上随便烤了一下,味道却意外地不错。勇志一边感受着肉汁的鲜美,不自觉地露出微笑,随即又用充满怀疑的眼神盯着陸。


“근데요. 왜 나 여기서 지내는 거 허락했어요?”
"不过啊。为什么允许我住在这里呢?"

“아. 다음 달 월세 면제해준다길래.”
"啊。说是下个月房租给我免了。"

“…에 마에다상도요?”  "...前田先生也是吗?"

“당연한 거 아냐? 난 아무 피해 없는데 널 돌봐주기로 했는데?”
"这不是理所当然的吗?我又没什么损失,既然说了要照顾你?"


아 그런가. 빠르게 수긍하다 말고 유우시가 다시 리쿠를 흘겼다. 돌봐주다니 표현이 좀…. 그러다 문득 어제의 대화를 떠올리곤 포크를 내려둔 채 양팔을 엑스자로 교차해 어깨를 짚었다.
啊这样啊。勇志刚想快速点头,突然又用暧昧的眼神扫过陸的脸。说什么照顾不照顾的...这措辞真是...正想着,他突然回忆起昨天的对话,放下餐叉,双臂交叉成 X 形按住了陸的肩膀。


“…혹시 나 어떻게 해보려는.”  “…该不会是想对我做什么吧。”

“…….”  “……”

“농담이에요. 죽일 듯이 노려보지 마요.”
“开玩笑的。别用那种要杀人的眼神盯着我。”

“말해두겠는데.”  “我先把话说清楚。”

“…….”  “……”

“너 내 타입 아니니까.”  “你不是我喜欢的类型。”


함바그 먹으며 ‘우연한 계기로 같은 맨션 사는 학교 선배와 동거하며 사랑에 골인’하는 그림을 잠깐 그려봤던 유우시가 티 나게 당황했다. 마치 고백하지도 않았는데 차인 기분이랄까….
勇志正吃着汉堡,脑海里突然闪过"偶然和住在同一栋公寓的学长同居并最终修成正果"的画面,顿时明显慌乱起来。这种感觉就像还没告白就被甩了一样…

그러나 금세 생각을 고친다. 오히려 잘된 거 아닌가?
但他很快改变了想法。这样不是正好吗?


“…그러면요.”  "…那这样。"

“…….”  “……”

“제가 그거 준비하는 거 도와줄 수 있어요?”
"我可以帮忙准备那些东西吗?"


리쿠가 잘 먹다 말고 헛기침을 시작했다. 뭐가 제대로 걸렸는지 금세 눈이 빨개져선 무슨 사람을 외계 생물체 보듯 본다. 살짝 경멸하는 것 같기도….
陸正吃着饭突然呛到,剧烈咳嗽起来。不知什么东西卡住了喉咙,转眼间眼眶就红了,看人的眼神活像在打量外星生物。还带着几分轻蔑的意味…


“그니까 네 말은… 하자고?”  “所以你的意思是…要做吗?”

“싫음 말고요. 어차피 조만간 어플 깔아서 찾아볼 생각이었어요.”
“不愿意就算了。反正我迟早会下载交友软件去找别人。”

“그냥 관둬. 나도 어플도.”  “干脆都放弃吧。包括那个软件。”

“…….”  “……”

“하던 대로 게동 보면서 혼자 풀어.”
"像往常一样看着屏幕自己解决吧。"

“왜요?”  "为什么?"

“그게 속 편하잖아. 아우팅 당할 위험도 없고.”
"这样比较轻松啊。又不用担心被人发现。"


요즘 세상에 이상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덧붙이는 말을 들으며 유우시가 어제의 이시카와처럼 손가락으로 리쿠를 콕 짚었다. 이틀 연속으로 삿대질 당한 리쿠가 뭐 하냐는 듯 유우시를 쳐다봤다.
这世道怪人这么多。听着对方补充的话语,勇志像昨天的 Ichikawa 一样用手指戳了戳陸的胸口。连续两天被人这样指着的陸,用"你干嘛"的眼神瞪着勇志。


“그 말 마에다상도 포함이에요?”  "这句话也包括前田先生吗?"

“아니. 난 평범한데.”  "不。我只是个普通人。"

“그럼 그냥 제가 타입이 아니어서 도와주기 싫다는 거네요.”
"那单纯是因为我不是你喜欢的类型,所以不想帮忙对吧?"

“그런 거랑 상관없이.”  "和那种事没关系。"

“…….”  “……”

“제정신인 사람은 어제 처음 만난 사람이랑 오늘 하려곤 안 하지 잘.”
"正常人可不会和昨天刚认识的人今天就上床。"


유우시가 무표정으로 다시 함바그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속으로만 생각한다. 잘생겼는데 진중하기까지. 딱 좋잖아♡ 문제는 리쿠가 자신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아니 어쩌면 그걸 넘어서서 싫어하는 것 같기도….
勇志面无表情地又咬了一口汉堡包。只在心里想着:长得帅还这么沉稳。简直完美♡问题在于陸对自己完全没有兴趣。不,说不定不止是没兴趣...甚至可能讨厌自己...


종일 강의는 뒷전이고 어떻게 하면 리쿠를 꼬실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타입이 아니라는 말은 외모가 마음에 안 든다는 거니까… 미인계나 몸으로 승부 보는 짓은 무모했다. 그렇다고 애교를 부리는 건 또 역효과일 것 같았다. 이쯤 하자 자연스레 그런 의문이 들었다. 애초에 리쿠의 타입은 어떤 사람이지?
整天的课程都被抛在脑后,满脑子只想着怎么才能勾搭上陸。实在想不出什么好办法。"不是喜欢的类型"这种话就说明对方看不上自己的长相...美人计或者靠身体取胜都太鲁莽了。但要是撒娇卖萌的话恐怕又会适得其反。想到这里自然产生了一个疑问:说到底,陸到底喜欢什么类型的人呢?


오후가 돼도 태풍은 지나갈 생각을 안 했다. 고작 7분 거리에 홀딱 젖은 유우시가 맨션으로 들어섰을 때 관리인이 기다렸다는 듯 다가왔다.
直到下午台风也没有要离开的意思。当浑身湿透的勇志走进公寓时,管理员像是等候多时般迎了上来。


“아 토쿠노상 어제는 괜찮았어요?”  "啊得能先生,昨晚还顺利吗?"

“네.”

“아무리 그래도 아예 모르는 친구 집에서 지내라고 하니까 좀… 걸렸거든요.”
"就算再怎么说...突然让我住在陌生人家里还是有点...让人为难啊。"

“아 괜찮아요.”  "啊 没关系的。"

“오늘 오전에 시공사 직원들이 다녀갔는데요. A동 배관 문제래요. 그래서 일단 물을 뺀 이후에 바닥을 철거하고 재공사를 해야 할 것 같다네요.”
"今天上午施工公司的人来过了。说是 A 栋的管道问题。所以得先排水,然后拆除地板重新施工。"

“…에 재공사요?”  "...要重新施工?"


주변에 누가 있는 것도 아닌데 관리인이 유우시에게 바싹 밀착해 속삭였다. 마에다상이랑 사이가 나쁘진 않죠?
明明周围没别人,管理员却紧贴着勇志耳边低语。您和前田先生关系应该不算差吧?


“…네 뭐. 근데 어제 처음 봤으니까요.”
"…嗯算是吧。不过昨天才第一次见面啊。"

“마에다상한텐 제가 일주일이라고 말해두긴 했는데 일단 계셔보세요. 무슨 일 있음 말씀 주시고.”
"我跟前田さん说过要一周时间,总之您先待着吧。有事随时联系。"

“재공사를 하면 얼마나 걸리는데요?”  "重新施工的话要多久?"

“글쎄요… 일주일 안에 해결 안 되는 건 확실해요. 일단… 어 마에다상!”
"这个嘛…肯定一周内解决不了。那个…喂前田さん!"


관리인의 호들갑에 유우시가 돌아봤다. 마침 강의 마치고 돌아온 건지 우산의 물기를 탈탈 터는 리쿠가 보였다. 유우시와 다를 것 없이 우산을 썼음에도 흠뻑 젖은 채로. 관리인이 부리나케 리쿠 쪽으로 다가가 유우시에게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살갑게 인사를 건넸다.
管理员的大惊小怪让勇志回过头。正好看见刚结束课程回来的陸在甩着伞上的水珠。明明和勇志一样打着伞,却还是湿透了全身。管理员急匆匆地走向陸,像刚才对待勇志那样热情地打起招呼。


“마에다상 어제 토쿠노상이랑 지내보니까 어땠어요?”
“前田先生,昨天和得能先生相处得怎么样啊?”

“네? 뭐….”  “啊?这个...”

“토쿠노상 되게 귀엽게 생겼죠.”  “得能先生长得超可爱的对吧。”


이 정도면 거의 중매인 같기도…. 관리인의 말에 힐끔 유우시를 바라본 리쿠가 피식 웃었다. 동시에 유우시가 입술을 삐죽거렸다. 꼭 관리인 말에 공감할 수 없다는 듯 비웃는 것 같아서.
这程度简直像在相亲呢…...管理员话音刚落,陸就斜睨了勇志一眼,噗嗤笑了出来。与此同时勇志撅起了嘴,那副表情活像是在嗤笑——显然无法苟同管理员的说法。


“나 같으면 이것도 운명 같을 거 같은데? 갑자기 귀여운 동생 생긴 그런 기분 안 들어요?”
"要我说啊,这简直就是命运的安排吧?突然多了个可爱弟弟的感觉,难道不心动吗?"

“그것보다 A동 일은 어떻게 됐어요?”
"比起这个,A 栋的事情处理得怎么样了?"


리쿠를 등진 채 유우시를 보며 알 수 없는 윙크를 하던 관리인이 뻔뻔하게 중얼거렸다. 최대한 빨리 원상복구 해준다네요. 리쿠가 고개 끄덕이며 우산을 접었다.
背对着陸的管理员朝勇志眨了眨眼,厚着脸皮嘟囔道。说是会尽快恢复原状啦。陸点了点头,顺手收起了雨伞。


“밖에 비 심하죠. 둘 다 젖었는데 일단 들어가서 쉬어요.”
"外面雨下得真大。都淋湿了,先进去休息吧。"


그 말을 끝으로 리쿠와 유우시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말을 걸고 싶긴 했는데 딱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유우시가 신발과 양말을 벗으며 중얼거렸다. 먼저 씻어요. 마찬가지로 운동화를 벗은 리쿠가 힐끔 유우시를 바라봤다. 정확히는 우산을 쓰긴 했는지 머리는 물론 옷까지 다 젖은 꼴을….
话音未落,陸和勇志便一同踏进电梯。想说点什么,却又找不到合适的话题。刚进玄关,勇志边脱鞋袜边低声嘟囔:"我先去洗澡。"同样在解运动鞋带的陸偷瞄了他一眼——准确说是看他那副模样:虽说打了伞,但从头发到衣服全都湿透...


“그냥 같이 들어가자.”  "干脆一起进来吧。"

“에?”  "诶?"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别想些奇怪的事。"


너 게동을 너무 많이 봤어. 이어지는 핀잔에 유우시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저 그렇게 많이는 안 봤거든요. 그러면서 욕실로 향하는 리쿠의 뒤를 졸졸 따른다.
"你看太多小黄片了。"听到这句责备,勇志撅起了嘴。"我才没看那么多呢。"他嘟囔着,像条小尾巴似的跟着陸走向浴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샤워할 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냥 건전했다. 몰래 본다고 봤는데 사이즈 체크하는 걸 리쿠에게 들킨 점만 빼면 다 괜찮았다. 씻고 나와 다시 바닥에 누운 유우시가 뒹굴뒹굴하다 말고 물었다. 마지막 연애 언제예요? 침대에 앉아 허벅지 위에 올려둔 노트북 켜던 리쿠가 무심하게 대답했다. 몇 달 전.
不知道该不该说是幸运,洗澡时什么都没发生。单纯得很健康。虽然偷看被发现还被他抓到我在目测尺寸,但除此之外都很好。洗完澡躺在地板上的勇志滚来滚去,突然问道:"你上次恋爱是什么时候?"坐在床上打开笔记本电脑的陸漫不经心地回答:"几个月前。"


“왜 헤어졌어요?”  "为什么分手?"

“그냥 성격 차이로.”  "只是性格不合而已。"

“마에다상은 이상형이 어떤 사람인데요?”  "前田桑的理想型是什么样的人呢?"

“연상. 그리고 어리광 안 부리는 사람.”
"年上。而且不会撒娇的人。"

“…….”  “……”


유우시가 벌떡 일어났다. 다시 눈이 마주친다. 뭐 그렇게 보냐는 듯한 얼굴이 잘생겼지만 어딘가 재수 없었다.
勇志猛地站起身来。再次四目相对。那张虽然帅气却莫名让人不爽的脸上,写满了"你干嘛这样看我"的表情。


“지금 그거 나한테 눈치 주는 거죠. 들이대지 말라고.”
"你现在是在给我使眼色吧?暗示我别靠太近。"

“에 어떻게 알았어?”  "哈...你怎么知道的?"

“…저도 마에다상 별로 타입 아니거든요.”
"...其实前田桑也不是我喜欢的类型啦。"

“네 타입은 뭔데?”  "那你喜欢什么类型?"

“연하. 그리고 어리광 부리는 사람이요.”
"年下。还是个爱撒娇的主。"


좀 유치했나 싶어서 눈치를 봤는데… 리쿠가 처웃었다. 그러다가 금세 정색하곤 노트북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예 대화할 가치가 없다는 것 같아서 유우시도 그냥 누웠다.
是不是有点幼稚了...我偷瞄着陸的反应,结果他噗嗤笑了出来。但很快又板起脸,把视线转回笔记本电脑。看来是觉得根本不值得搭理,勇志也索性躺平了。


너무 심심해서 아까 학교에서 검색으로 알아낸 어플을 깔았다. 아마 과제 중일 리쿠에게 허공 질문을 날린다. 마에다상 이거 써봤어요? 대답 없길래 또 헤드폰 끼고 있나 하고 보면 아무것도 없다. 그냥 씹힌 거지 뭐. 짜증 나.
实在太无聊,就把刚才在学校搜到的 APP 给装了。对着可能正在赶作业的陸自言自语道:前田桑用过这个吗?没等到回应,正想着是不是又戴着耳机呢,结果发现人家压根没在听。纯粹被无视了啊。气死。


“네. 제가 알아서 할게요.”  "嗯。我自己会看着办的。"


닉네임? 잠시 고민하다가 유우까지 쳤는데 리쿠가 핸드폰을 빼앗았다. 화면 보더니 어이가 없다는 듯 타박한다. 너 진짜 미쳤구나. 프사를 셀카로 하는 사람이 어딨어. 그러면서 멋대로 남의 핸드폰을 만지길래. 유우시가 뺏으려 팔을 뻗었다가 뜻대로 안 되자 결국 침대 위로 올라갔다.
取什么昵称?正犹豫着刚输入「勇」字时,陸突然抢走了手机。他盯着屏幕露出难以置信的表情,语气带着责备。'你疯了吧?哪有人用自拍当头像的。'说着就擅自摆弄起别人的手机。勇志试图夺回而伸出手臂,发现无济于事后,干脆整个人爬上了床。


“아 내놔요. 왜 지워요. 그거 잘 나왔는데.”

“그러니까 불특정 다수가 보는 공간에 잘 나온 사진을 왜 올리냐고.”
"‘所以才说——凭什么要把拍得好的照片 po 到谁都能看到的公共平台啊。’"

“그래야 나한테 말을 걸죠.”  "‘那样你才会主动找我说话嘛。’"


리쿠가 들은 척도 않고 프로필로 설정한 사진을 지웠다. 아예 어플을 삭제하려는 눈치길래 팔목을 확 당겨봤지만 소용없었다.
陸假装没听见,删掉了设为头像的照片。看他甚至想卸载软件的样子,我猛地拽住他手腕——但毫无用处。


“나한테 왜 이래요? 마에다상이 내 준비 도와줄 것도 아니면서.”
"你凭什么管我?前田先生又不会帮我做准备。"

“무슨 준비?”  "什么准备?"

“남자랑은 안 해봤으니까… 동정은 좀 그렇잖아요.”
"毕竟没和男人做过...总不能带着处男之身吧。"

“그래서?”  "所以呢?"


방금까지 어플 아이콘 있던 자리가 공백으로 바뀌자 리쿠가 핸드폰을 돌려줬다. 여전히 유우시는 침대 위에 있었다. 그것도 리쿠 옆에 바싹 몸을 붙인 채로.
当应用图标的位置突然变成空白时,陸把手机转了过来。勇志依然躺在床上——而且是紧贴着陸的身侧。


“남자랑 키스해보고 싶어요.”  "我想和男人接吻试试。"


리쿠가 옆에 놓인 인형을 건넸다. 유우시가 얼떨결에 그걸 받아 품에 안았다.
陸把旁边的玩偶递了过去。勇志恍惚间接住,将它搂在了怀里。


“좋아하네. 걔랑 연습해.”  "喜欢是吧。那你就跟它练习吧。"

“사람이 아니잖아요. 인형은 혀가 없는데요.”
"又不是真人。人偶哪来的舌头啊。"


솔직히 좀 빡쳤다. 인형이랑 하라니. 남자랑 해본 적 없을 뿐이지 아예 안 해본 것도 아닌데. 욱하는 마음에 질렀다. 그냥 한손으로 리쿠의 뺨을 붙잡고 당황할 틈도 주지 않고서 기습적으로 입을 맞췄다. 살짝 조준이 실패해 입술이 아니라 입술과 뺨 사이 어딘가에 닿아버렸지만.
说实话有点火大。居然让我跟人偶做?虽然没跟男人做过但又不是完全没经验。一股无名火窜上来,我直接单手扣住陸的脸颊不给他反应机会,突然就亲了上去。角度没对准,嘴唇擦过了他唇边和脸颊之间的位置。


그걸 알아차리고 다시 리쿠의 입술에 입 맞췄을 때도 리쿠는 그냥 가만히 있었다. 억지로 하고 그랬다가는 집도 없는데 쫓겨날까 봐…. 미동 없이 한참 그러고 있었더니 리쿠가 유우시의 손을 떼어내며 고개를 뒤로 뺐다.
意识到这点后再次吻上陸的嘴唇时,他还是僵着没动。要是反抗的话...现在连住的地方都没有怕被赶出去...就这样静止了好一会儿,陸突然推开勇志的手,猛地别过头去。


“미안한데 너 진짜 동정이야? 이게 준비야?”
"抱歉...你该不会还是处男吧?这就是你的准备?"

“제대로 하면 싫어할….”  "要是认真做的话...才不会讨厌..."


거잖아요. 마지막 말을 리쿠의 입술이 삼켜냈다. 아까 유우시가 그러했듯 이번엔 리쿠의 손이 유우시의 뺨을 부드럽게 감싸고서 입을 맞춘다. 이번에 한 건 진짜 키스였다. 입술을 마구 빨고 벌어진 입을 가르고 혀끼리 맞대고 비비는 짓. 여자랑 할 때와 차이가 있다면… 좀 먹히는 기분이 들었다. 혀가 너무 깊이 들어와 움찔하며 몸을 뒤로 빼면 기다렸다는 듯 뺨 붙든 손이 유우시를 바짝 당겼다.
话语的尾音被陸的嘴唇吞没。就像刚才勇志做的那样,这次轮到陸的手轻轻捧住勇志的脸颊吻了上去。这次是货真价实的接吻。贪婪吮吸着彼此的唇瓣,撬开齿列后舌尖纠缠厮磨的淫乱举动。和女人做时最大的不同是...有种被压制的感觉。当舌头侵入得过深而令他下意识后缩时,那只原本抚着脸颊的手突然用力将他拽了回去。


남자랑 하는 첫 키스. 그것도 어제 처음 만난 사람이랑. 그 사람 집에서. 온통 질척이는 소리가 났다. 속이 간지럽고 아랫배가 묵직해진다. 하… 너무 좋아. 솔직한 감상이 유우시를 적극적으로 만들었다. 팔을 들어 리쿠의 목을 껴안았다. 리쿠가 고개를 돌릴 때마다 맞닿은 입술 사이로 유우시의 약한 신음이 섞였다. 으응…. 그다지 큰 소리는 아니라 못 들었을 수도 있는데 순식간에 귀가 홧홧했다.
和男人的初吻。而且还是和昨天刚认识的人。在他家里。到处都是湿漉漉的声音。心里痒痒的,小腹变得沉甸甸的。哈…太舒服了。直率的感想让勇志变得主动起来。他抬起手臂环抱住陸的脖子。每当陸转动头部时,相接的唇间就会漏出勇志微弱的呻吟。嗯…声音其实并不大,可能根本听不见,但瞬间耳朵就变得滚烫。


뺨을 감싸던 리쿠의 손이 떨어졌다. 아무렇지 않게 유우시의 허리까지 덮인 이불을 걷고 그새 단단해진 아래의 윤곽을 더듬는다. 동시에 움찔한 유우시가 다급히 고개를 뒤로 뺐다. 제 아래를 더듬는 리쿠의 손을 떼어냈다. 까맣고 핏줄이 도드라져 흉흉한 손을 걷고 나자 티 나게 불룩한 게 보여서 티셔츠를 끌어내렸다. 리쿠가 말없이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유우시의 입가를 엄지로 훔쳐줬다.
覆盖着脸颊的陸的手突然松开了。他若无其事地掀开盖在勇志腰间的被子,摸索着下方已然硬挺的轮廓。勇志猛地一颤,慌忙别过头去,甩开了陸触碰自己下身的手。当那只青筋暴突、显得狰狞的黑手掀开遮挡时,明显隆起的形状一览无余,他赶紧拽下 T 恤下摆。陸沉默地用拇指抹过勇志泛着水光的唇角。


“해달라고 조를 땐 언제고 왜 내빼?”
"求着我做的时候那么积极,现在躲什么?"

“…키스만 하자고 했잖아요.”  "...不是说好只接吻的吗。"

“그래서 해보니까 어때. 게이인 것 같아?”
"所以试过之后感觉如何?觉得自己像同性恋了?"


리쿠의 시선을 피한 채 눈 깔고 숨만 뱉어대던 유우시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말고 불쑥 일어났다. 저 욕실 좀 빌릴게요. 그러고는 후다닥 달려간다. 진짜 티 나게. 또 방금 씻고 와놓고 물 트는 소릴 들으며 리쿠가 실소를 터뜨렸다. 그냥 노트북을 정리하기로 했다. 쟤랑 있으면 도무지 과제에 집중할 수 없을 것 같아서.
得能勇志避开前田陸的视线低垂着眼帘,只是不断呼出灼热的气息,最后缓缓点了点头。突然又猛地站起身。"借下浴室。"说完就慌慌张张冲了进去。太明显了。听着明明刚洗完澡又打开水龙头的声音,前田陸忍不住轻笑出声。他决定整理下笔记本电脑。感觉和那家伙待在一起根本没法专注写作业。


잠시 후 욕실에서 나온 유우시가 잽싸게 이불 속으로 숨었다. 리쿠를 등진 채 벽 보고 눕는다. 잘 건가 싶어 불 꺼주려다 말고 리쿠가 유우시를 쳐다봤다.
片刻后从浴室出来的勇志敏捷地钻进了被窝。背对着前田陸面朝墙壁躺下。前田陸本想关灯又停住动作,转头凝视着勇志的侧脸。


“근데 무슨 생각하면서 딸쳤어?”  "话说你刚打飞机时在想什么?"

“…….”  “……”

“나랑 하는 상상?”  "是在幻想和我做吗?"


손으로 하는 거? 아님 좆으로? 까지 말해도 미동 없길래 자나 싶었는데…. 순식간에 새빨개진 귀를 보고 있자니 그냥 실실 웃음만 나왔다.
用手做?还是用鸡巴?话都说到这份上还毫无反应,我还以为他睡着了呢……可看到那瞬间涨得通红的耳尖,就忍不住噗嗤笑出声来。


유우시가 뒤늦게 변명했다.  勇志支支吾吾地辩解着。


“…아니거든요. 진짜 잘생긴 이상형이랑 하는 상상 했거든요.”
"「……才不是呢。我明明在幻想和超级帅的理想型做这种事。」"

“그럼 준비도 상상으로 하지 그래?”
"「那准备工作也用幻想解决不就好了?」"

“안 그래도 앞으론 그럴 거예요.”
"以后本来就会这样的。"


퉁명스레 쏘아붙인 유우시가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썼다. 리쿠의 처웃는 소리를 애써 무시하면서.
勇志闷声顶了一句,把被子猛地拉到头顶。他刻意忽略着陸那声憋不住的低笑。




♡ ♡ ♡




토쿠노. 그만 일어나. 토쿠노. 다음 날 아침도 전날과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딱 하나 달라진 점이 있다면 리쿠가 이불을 걷는 게 아니라 유우시 위에 올라간 자세로 깨웠다는 것 정도. 눈 뜨자마자 눈앞에 사람이 있는 데다 양팔이 결박 당했다는 사실에 놀란 유우시가 기겁하자 리쿠가 장난이었다며 금세 물러났다.
得能。该起床了。得能。第二天早晨几乎重现了前日的情景。唯一不同的是,陸这次没掀被子,而是直接跨坐在勇志身上叫他。当勇志睁眼发现有人压在身上、双手还被制住时吓得浑身一抖,陸立刻笑着退开说只是开玩笑。


아침 식사는 전날 리쿠가 슈퍼에서 산 도시락을 먹었다. 어딘가 굳은 표정으로 밥을 먹던 유우시가 알았다는 듯 쏘아붙였다. 솔직하게 불어요. 내가 타입 아니라는 거 거짓말이죠. 완전 타입이죠. 살기 위해 먹는 사람처럼 반찬 씹고 있던 리쿠가 유우시를 빤히 쳐다봤다.
早餐吃了陸前一天在便利店买的便当。勇志板着脸机械地咀嚼,突然像想通什么似的呛声道:"说实话吧。说什么不是你的菜根本是骗人的。我完全就是你的理想型吧?"正在为生存而进食的陸闻言停下筷子,直勾勾地盯住他。


“웬 자의식 과잉?”  "干嘛这么自我意识过剩?"

“…결국 나랑 하려는 거 다 알아요.”
"...你其实早就知道我想和你做什么吧。"

“계속 무슨 준비 도와달라고 하는 건 넌데?”
"一直说要我帮忙准备的人不是你吗?"

“그건….”  "那个..."

“싫다면 난 안 해. 싫다는데 억지로 하는 건 범죄지.”
"不愿意的话我就不做。强迫不愿意的人可是犯罪啊。"


거기까지 듣고 나자 할 말이 사라졌다. 사실 리쿠 말도 틀린 건 아닌 게 어젠 순전히 자신이 먼저 들이대긴 해서. 괜히 민망해서 고개 숙인 채 밥만 퍼 먹었다. 유우시가 먹는 걸 지켜보던 리쿠가 자기 도시락에 있던 고기 몇 점을 유우시 밥 위에 올려줬다. 그마저 움찔한 유우시가 다시 리쿠를 바라봤다. 별것도 아닌 일에 뺨을 붉힌다.
听到这里突然语塞。其实陸说得没错,昨晚确实是自己先贴上去的。尴尬得低头只顾扒饭。看着勇志吃饭的陸,把自己便当里的几块肉夹到勇志饭上。连这个都让勇志心头一跳,抬眼望向陸。为这点小事就红了耳根。


“자꾸… 나 꼬시려고 하지 마요.”
"别总...想着撩我啊。"

“입맛 없어서 준 것 뿐인데?”
"只是看你没胃口才给你的?"


또 할 말 사라진 유우시가 고기 몇 점을 순식간에 해치웠다. 그리고 리쿠랑 더 대화할 틈도 없이 잽싸게 방에서 나와버렸다.
无话可说的勇志转眼间就消灭了几块肉片。还没等和陸多说上话,就敏捷地溜出了房间。


엄마 미안. 등록금을 실시간으로 까먹으며 진심으로 반성한다. 다만 교수님이 하는 말이 하나도 귀에 안 들어왔다. 그냥 오로지 키스. 키스 생각만 났다. 하긴 그 얼굴에 경험 없을 리가. 괜히 아닌 척했지만 진짜 좋았다. 여태 한 것 중에 단연 제일이라 말할 수 있을 만큼.
老妈对不起。我一边实时消耗着学费一边真心反省。但教授说的话一个字都没听进去。满脑子只想着接吻。那张脸怎么可能没经验。虽然装得很生涩但其实超舒服。可以说是我至今体验过最棒的一次。


그래도 두 번 다시 못 하는 거겠지. 나름 남자로 태어났는데 자존심이 있지. 그렇게 본인 잘난 거 잘 알고 갑질하는 사람 앞에 넙죽 엎드릴 수 있겠냐고. 절대 못 하지. 이젠 죽어도 준비 타령하며 부탁 따위 안 할 거다. 절대로.
不过应该不会再发生了吧。好歹是个男人总有点自尊。怎么可能在那种明知自己很优秀还仗势欺人的家伙面前乖乖躺平。绝对不行。就算死也不会再说什么准备之类的鬼话去求他了。绝对不会。


그 다짐으로부터 n시간 후 유우시는 리쿠에게 또 사정 중이었다. 그것도 아주 절박하게.
这个决心立下 n 小时后,勇志又在对陸求饶了。而且还是非常狼狈的那种。


“…선배 한 번만요. 네?”  “…前辈就一次嘛。嗯?”

“이제 준비는 혼자서 상상으로 하겠다며.”
“不是说好要自己靠想象做准备的吗。”

“선배가 키스 잘하는 것 같아서 진짜 배우고 싶어서 그러는 거예요….”
“因为觉得前辈接吻技术很好…人家是真的想学才这样的啦…”


아까부터 계속 쫓아다니며 닦달했더니 리쿠가 졌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다시 유우시가 리쿠의 영역을 침범했다. 두 사람 다 리쿠의 침대 위에 앉아있다는 뜻이다.
被缠着撒娇了好一阵的陸终于认输般叹了口气。勇志再次侵入了陸的私人领域——此刻两人都坐在陸的床上,这个事实让空气变得粘稠起来。


“그러면 넌 나한테 뭐 해줄 건데?”
"那你准备怎么报答我?"

“뭐 해줬으면 좋겠는데요?”  "你想要我怎么报答呢?"


그 물음에 리쿠가 유우시의 얼굴을 가만히 응시했다. 유우시의 이목구비를 찬찬히 훑기 시작하는데… 어쩐지 발가벗겨진 기분에 사로잡혔다. 잠시 고민하던 리쿠가 생각보다 간결한 대답을 내놓았다.
面对这个问题,陸静静凝视着勇志的脸。他的目光缓缓描摹过勇志的五官...不知为何有种被剥光的错觉。犹豫片刻后,陸给出了比想象更简洁的回答。


“손으로 해줘.”  "用手帮我。"

“…네?”  “…啊?”

“왜? 못하겠어?”  “怎么?做不到吗?”


아뇨. 손으로는 해줄 수 있죠…. 말하면서도 좀 얼떨떨했다. 진짜 할 수 있는 거 맞나? 내가? 남자한테 손으로? 경험이 전무해 확신 없이 뱉은 대답이었다.
不是…用手的话可以…。说出口时自己都有些恍惚。真的能做到吗?我?用手帮男人?完全没有经验的情况下,这句回答说得毫无底气。


그거로 충분하다는 듯 리쿠가 다시 입을 맞춰왔다. 또 사람 혼을 쏙 빼놓는다. 혀가 맞닿는 것만으로도 속이 찌릿했다. 또 깊이 들어오는 통에 발 끝에 확 힘이 들어갔다. 으응…. 어눌한 발음이 샜다. 입술 잠시 뗐다가 다시 맞닿는 타이밍에 저도 모르게 속삭였다. 기분 좋아요…. 리쿠가 처음 듣는 눅눅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기분 좋아? 웃음기 섞인 목소리가 어쩐지 저를 귀여워하는 것 같다고… 멋대로 착각하게 됐다. 가슴이 세차게 뛰었다.
陸像是觉得这样就足够了,再次吻了上来。又要把人魂魄都吸走似的。光是舌尖相触就让我腰眼发麻。因为又被深入纠缠,脚趾不自觉地蜷缩起来。嗯呜…漏出含混的鼻音。在嘴唇短暂分离又贴合的时刻,不受控制地轻声呢喃:好舒服…。陸用我从未听过的湿黏嗓音反问:舒服?带着笑意的声音不知为何让我觉得…他好像在宠着我。擅自产生了这种错觉。心脏剧烈跳动起来。


또 섰다. 취한 것도 아닌데 정신이 아득했다. 그 와중에도 유우시는 리쿠를 먼저 챙겼다. 티에 가려 안 보이는 아래를 쳐다보면서 그랬다. 지금… 손으로 해요? 리쿠가 무심한 말투로 중얼거렸다. 아니. 난 안 섰는데?
又站起来了。明明没醉却头晕目眩。即便如此勇志还是先照顾了陸。他低头看向被 T 恤下摆遮住的地方,喃喃道:"现在...要用手帮你吗?"陸用漫不经心的语气嘟囔着:"不用。我又没硬。"


아. 어째서? 유우시의 얼굴이 이보다 빨개질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빨개졌다. 오죽하면 너무 창피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우는 게 더 창피할 것 같아서 꾹 참았지만….
啊。为什么?勇志的脸红到让人觉得不可能更红的地步。羞耻得几乎要哭出来,但想到哭泣会更丢脸,只好拼命忍住...


리쿠가 자신과는 다른 유우시의 아래 사정을 힐끔 살피곤 선심 쓰듯 중얼거렸다. 내가 도와줘? 유우시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아니요. 싫어요.
陸偷瞄着与自己状态不同的勇志下身,故作体贴地低语:"要我帮忙吗?"勇志用力摇头:"不要。讨厌这样。"


“왜?”  "为什么?"

“…마에다상 별로 저 안 좋아하잖아요.”
"...前田桑明明就很讨厌我吧。"

“…….”  “……”

“저 욕실 좀 빌릴게요.”  "我借用下浴室。"


이어지는 전개는 전날과 비슷했다. 또 이불 속으로 다이빙한 유우시가 기다렸다는 듯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썼다. 그러다 곧 이불에 막혀 살짝 잠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있잖아요.
接下来的发展和前一天如出一辙。勇志又钻进被窝里,像是等待已久般把被子拉到头顶。很快,闷在被子里传来他含糊的嘟囔声:我说啊。


“며칠째 바닥에서 자니까 허리 아파요.”
"连着几天睡地板,腰好痛。"

“아. 바꾸자고?”  "啊。要换姿势吗?"

“침대에서 같이 자면 안 돼요?”
"在床上一起睡不行吗?"


그 말에 리쿠가 침대를 살폈다. 크진 않지만 같이 못 잘 사이즈도 아니어서 흔쾌히 수락했다. 곧 유우시가 천천히 침대 위로 올라왔다. 왜 안 어울리게 경계하나 했더니.
听到这话,陸仔细打量了床铺。虽然不大但也不至于睡不下两个人,便爽快地答应了。很快勇志慢慢爬上了床。正奇怪他为何不合时宜地戒备着——


“근데 덮치면 안 돼요.”  "但是不准突然压上来哦。"


눈 마주치는 순간 그렇게 으름장을 놓곤 최대한 바깥쪽으로 눕는다. 리쿠가 황당하다는 듯 웃다 말고 핀잔했다. 너 그렇게 자다가 떨어져. 안 건드릴 테니까 좀 안쪽으로 와. 유우시가 곧바로 받아쳤다. 아니요. 싫어요.
每当四目相对的瞬间,得能勇志就会这样虚张声势地威胁着,然后尽可能往床外侧躺去。前田陸露出荒唐的表情,半途停下笑声责备道:"你这样子睡会掉下去的。我不会碰你的,往里面来点。"勇志立刻回嘴:"不要。我拒绝。"


그저 혀를 차던 리쿠는 다음 날부터 방향을 바꿔줬다. 유우시가 안쪽에서 자고 리쿠가 바깥쪽에서 자도록. 그리고 유우시에겐 정말 일절 손도 대지 않았다.
前田陸只是咂了咂舌,从第二天开始就调换了位置。让勇志睡在内侧,自己睡在外侧。而且真的完全没有碰勇志一下。


매일 진짜로 키스만 했다.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 유우시가 망했다는 듯 투덜거렸다. 마에다상 때문에 이번 시험 망했어요 진짜. 그러면서 풀썩 침대에 눕길래. 그 말간 얼굴을 빤히 바라보던 리쿠가 또 놀려댔다. 웬일로 욕실 안 달려가고? 비 때문에 좀처럼 빨래가 마르지 않아 리쿠의 티셔츠 차림이 된 유우시가 리쿠를 가만히 올려다봤다.
每天真的就只是接吻而已。大约过了一周时,勇志突然像完蛋了似的嘟囔着:"都怪前田先生,这次考试真的要完蛋了。"说着就重重倒在床上。前田陸盯着那张泛红的脸,又开始捉弄他:"怎么今天不往浴室跑了?"因为雨天衣服迟迟不干而穿着前田陸 T 恤的勇志,就这样静静地仰望着他。


“…할래?”  "…要做吗?"


する? 딱 두 글자에 잠시 굳어버린 리쿠가 뒤늦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유우시의 볼을 툭 건드렸다.
要做吗?短短两个音节就让陸瞬间僵住,随后又迟滞地笑起来,用指尖轻轻戳了戳勇志的脸颊。


“왜 반말?”  "为什么说平语?"

“말 편하게 하라며.”  "不是你说要随便点的嘛。"

“그 말 한 지가 언젠데 계속 존댓말 썼으면서.”
"那都什么时候的老黄历了,你这段时间不还一直用敬语。"

“언제 놓든 내 맘이야.”  “什么时候放手是我的自由。”


유우시가 리쿠의 손을 꽉 붙잡았다. 시선을 리쿠에게서 절대 떼지 않은 채로 리쿠의 손을 자신의 아래에 갖다 댔다. 만져줘… 속삭이는 목소리가 어딘가 야했다. 리쿠의 손바닥이 윤곽을 더듬었다. 천 몇 겹을 덧대고 있음에도 쓰다듬는 느낌이 생생하고 손바닥 타고 열감이 느껴졌다. 입술 꾹 깨문 유우시 눈에 금세 눈물이 차올랐다. 리쿠가 혀를 찼다. 뭔 좀 만져줬다고 벌써 갈 것 같은 표정이야 얜….
勇志死死攥住陸的手。视线始终未从陸脸上移开,将他的手按向自己腿间。摸我…沙哑的耳语带着几分下流。陸的掌心摸索着轮廓。即便隔着几层布料,抚触感依然鲜明,灼热温度顺着掌纹蔓延。勇志紧咬的唇边很快泛起泪光。陸咂了下舌。才碰几下就一副要去了的表情啊这家伙….


“너 솔직히 말해.”  “你给我老实交代。”

“뭘?”  “交代什么?”

“혼자서 동영상을 얼마나 본 거야? 다 영상 보고 배웠지.”

“나 진짜 몇 개 안 봤어….”
"我真的没看几个..."


헤 그럼 타고났다고? 이쪽이 더 무서운데…. 그런 말은 삼킨 채로 리쿠가 이불을 걷었다. 곧 기다렸다는 듯 유우시 위로 올라갔다. 유우시가 손을 위로 뻗어 스위치를 찾아 더듬거렸다. 불 끄려는 동작을 알아차린 리쿠가 웃으며 유우시 손을 제지했다. 입술이 닿자 유우시가 바로 리쿠의 목을 껴안았다. 입술 빠는 행위가 그새 몸에 익었다.
前田陸轻笑着扯开被子:"呵,那你是天赋异禀咯?...不过这样反而更可怕呢。"他咽下后半句话,径直跨坐到得能勇志身上。勇志伸手摸索着想要关灯,却被陸笑着按住手腕。当嘴唇相触的瞬间,勇志立刻环抱住陸的脖颈——那些吮吸的技巧,他身体早已无师自通。




♡ ♡ ♡




어쩐지 퀭한 눈으로 리쿠가 아직 훌쩍거리는 유우시의 등을 토닥거렸다. 응응. 내가 미안. 내가 다 잘못했어. 네가 하자고 했어도 하는 게 아니었는데 그치.
陸用带着黑眼圈的眼睛,轻拍仍在抽噎的勇志后背:"嗯嗯...是我不好。都是我的错。就算是你主动要求的,我也不该那样做...对吧?"


같은 문장을 몇 번 반복해서 말했는지 모른다. 처음에는 단순히 아파서 우는 줄 알았다. 중간에 유우시가 아프다고 칭얼거리긴 했는데 울먹이는 얼굴이랑 목소리가 꼴려서. 나름 배려한다고 했지만 부족했던 것 같다고. 뒤늦게 반성해 봤자 이미 엎지른 물을 주워 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不知道把同样的话重复了多少遍。起初还以为他只是因为疼痛而哭泣。中途勇志确实哼哼唧唧喊过疼,但那带着哭腔的脸蛋和声音实在太诱人。虽然自认为已经有所体谅,但似乎还是不够。现在才来后悔,就像打翻的水再也收不回来。


그래도 싫으면 아예 떨어지지 않나? 훌쩍거림은 멎을 줄 모르는데 여전히 리쿠의 허리를 꼭 껴안고 있어서 좀 헷갈렸다. 그래서 좋은 건지 싫은 건지. 고민하고 있으면 또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서 생각을 고친다. 역시 싫은 거겠지. 원래 상상이랑 현실은 다른 법이니까. 남자한테 처음 박히면 당연히 어느 정도 저항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可要是不愿意的话,不是应该直接躲开吗?抽泣声始终停不下来,可陸依然紧紧搂着他的腰,这反而让人有些困惑。所以到底是喜欢还是讨厌?正犹豫着,又听见他呜咽的声音,立刻改变了想法。果然还是不愿意的吧。毕竟想象和现实总归不同。第一次被男人进入时,多少都会有些抗拒的。


“오늘 일은 깔끔하게 잊자. 나도 기억에서 지울게.”
"今天的事就彻底忘了吧。我也会从记忆里删除的。"

“…….”  “……”

“그리고 앞으로 절대 안 건드릴게. 진짜 미안해.”
"而且以后绝对不会再碰你了。真的对不起。"


왜 얘가 꼬셔서 넘어간 건데 사과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인내했다. 어쩔 수 없지 뭐. 그런데 유우시가 조금 더 꽉 리쿠의 품을 파고들었다. 아무리 자제하려고 해도 맨몸으로 이러고 있으니 반응이 안 올 수가 없는데. 맞닿은 아래가 좀 묘했다. 누가 더라고 할 것도 없었다.
明明是被这家伙勾引才沦陷的,现在却要我来道歉?虽然心里这么想着,我还是忍住了。没办法啊。但这时勇志又往陸怀里钻得更深了些。再怎么克制,这样赤裸相贴怎么可能没反应。下身相触的感觉变得微妙起来。谁更情动根本无需比较。


체감상 한 시간 가까이 울기만 하던 유우시가 마침내 입을 뗐다. 있잖아요…. 말 놓기로 한 줄 알았는데 다시 존댓말이다. 죄책감 한 번 뼈저리게 느껴보라는 듯이.
感觉哭了快一小时的勇志终于松开嘴唇。'那个...说好不用敬语的...'结果又变回敬语了。简直像在逼我好好体会这份负罪感似的。


“응.”  "嗯。"

“…나 먹버할 건 아니죠?”
“……你不会是要白嫖我吧?”

“뭐?”  "「哈?」"

“왠지 그럴 것 같아서 울었어요.”
"不知为何就哭了出来。"


리쿠가 넋 나간 표정으로 유우시의 정수리를 바라봤다. 유우시의 뜨거운 숨이 리쿠의 품을 간지럽혔다.
陸失神般凝视着勇志的发旋。勇志灼热的吐息正撩拨着他的胸口。


“…익숙해질 때까지.”  "…直到你习惯为止。"

“…….”  “……”

“계속하고 싶어요. 형이랑.”  "还想继续…和哥哥一起。"


간지러울 만큼 달콤한 목소리를 들으며 리쿠는 확신한다. 얘 남자 안 만나봤다는 거 구라 아닐까. 그도 그럴 게 목소리만으로 반응이 왔다. 완전 밀착해 안고 있으니 안 느껴질 리 없다. 유우시가 뒤늦게 고개를 들었다. 젖고 벌게진 눈으로 리쿠의 의중을 헤아리려는 듯 빤히 보더니.
听着那甜得发腻的嗓音,陸确信了。这家伙说没交过男朋友绝对是骗人的吧。这也难怪——光是声音就让他起了反应。现在整个人都紧贴在他怀里,怎么可能感觉不到。勇志迟滞地抬起头,用湿润泛红的眼睛直勾勾盯着陸,像是要揣测他的心思。


“…에 지금 바로 해요?”  "...要现在立刻做吗?"


한마디로 사람을 쓰러뜨린다.  简直是要人命的情话。




♥ ♥ ♥




“이시카와상. 일단 좀 진정하시고.”  "Ishikawa 先生,请您先冷静一下。"


관리인 야마모토가 방송 듣기도 전에 관리실에 달려온 이시카와를 말리는 사이 리쿠가 걸어왔다. 명부 들고 다가간 관리인이 마치 출석 체크하듯 이름과 호실을 확인했다.
管理员 Yamamoto 还没来得及听广播,就急忙跑到管理室劝阻冲进来的 Ishikawa。这时 Riku 走了过来,管理员拿着名册走近,像点名一样确认姓名和房号。


“마에다상은 B동이죠? B동은 현재 침수 우려가 없는 거로 확인돼서요. 안심하셔도 될 거예요.”
"Maeda 先生是 B 栋对吧?确认过 B 栋目前没有浸水风险,您可以放心。"

“A동 주민들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那 A 栋的居民们怎么办?"

“그 부분은 일단 주민들이 다 모이면 합의점을 찾아서….”
"这部分等居民们都到齐了再协商解决吧……"


리쿠가 별안간 말을 잘랐다.  陸突然截住了话头。


“A동 3층에 후배가 있는데요.”  "A 栋 3 层有个后辈住那儿。"

“네? 이름이 뭔데요?”  "嗯?叫什么名字来着?"


관리인이 명부 뒤적거리는 사이 리쿠가 중얼거렸다. 토쿠노일 거예요. 손가락으로 A동 3층 주민들 이름을 뒤지던 관리인이 得能를 발견하곤 멈췄다. 그러다 속으로만 생각한다. 거예요? 아는 사이는 아닌 건가….
管理员翻找名册时,陸低声嘟囔着。应该是得能吧。正用手指划过 A 栋 3 层住户名单的管理员突然停在"得能"这个名字上。随即暗自思忖:应该?看来不是熟人啊...


“아 있네요. 토쿠노상.”  "啊找到了。得能先生。"

“같은 학교 후배기도 하고 상황 마무리될 때까진 제 방에서 지내게 해도 상관없을 것 같아서요.”
"既然是同校的后辈,在事情解决前住我房间也没关系吧。"

“…에. 근데 토쿠노상이랑 잘 아는 사이는 아닌 거죠?”
"……嗯。不过你和得能先生其实不太熟吧?"

“네. 그래도 선후배인데 친해지면 좋잖아요.”
"是啊。但毕竟是前后辈关系,能变亲近不是很好吗。"


뒤에선 여전히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身后依然不断传来居民们的抗议声浪。

A동 전체가 침수라는 게 근방에 알려져 봐요. 집값에 무조건 영향 미치지. 이거 보상 어떻게 할 건지 확실하게 해야 할 거예요. 나 아는 변호사 선임할 거니까. 아저씨 누군 아는 변호사 없는 줄 알아요? 좀 가만히 있어요. 에 그래도 2028년에 미술관 생기잖아요. 집값 그때 확 오르지 않을까요? 집에 물이 찼는데 미술관이 뭐가 중요해요.
整个 A 栋被淹的消息已经在附近传开了。房价绝对会受影响。这个赔偿方案必须明确。我要请我认识的律师。大叔该不会以为没人认识律师吧?先别急着下定论。不过 2028 年不是要建美术馆吗?到时候房价肯定会涨吧?家里都进水了还管什么美术馆。


관리인이 초췌한 낯으로 웃었다.  管理员憔悴的脸上挤出一丝笑容。


“에… 그럼 일단 토쿠노상 오면 말해보고 그쪽도 승낙하면 그렇게 하죠. 근데 마에다상은 괜찮겠어요? 적어도 일주일은 걸릴 텐데….”
"呃...那等得能先生来了先谈谈看吧,如果那边也同意就这么办。不过前田先生真的没问题吗?至少得花一周时间..."


리쿠가 말끔한 얼굴로 대답했다. 네. 저는 상관없어요.
陸神色平静地回答。嗯,我没关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