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화 선배님? 第 64 話 學長?
“스킬인데 말하는 게 꼭 실물이 있는 거 같다?”
「技能說起來,好像真的有實體一樣?」
“있어.” 「有啊。」
“…있어?” 「……有?」
아니 무슨 불이나 얼음 튀어나오는 것도 아니고 대장간이 나온다고? 그런 스킬은 또 처음 듣는다.
不會吧,不是什麼火焰或冰霜噴出來,竟然是鐵匠鋪?這種技能還是第一次聽說。
“정확히는 황금 대장간이 있는 아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적혀 있더라고.”
「確切來說,是寫著可以進入有黃金大鍛造爐的異空間。」
“와…….” 「哇……。」
우와. 뭔데, 그게. 내가 알고 있던 스킬 형식과는 너무 다르잖아.
哇。那是什麼啊,跟我知道的技能形式完全不一樣耶。
‘스킬이라기보단 아이템 쪽에 가까운 거 같은데.’
『與其說是技能,不如說比較像是道具那一類的。』
S급 함정 아이템 과자의 집이라거나 SS급 방어 아이템 침묵의 암실 같은. 둘 다 한참 뒤에나 나오는 특수 아이템이었다.
S 級陷阱道具像是糖果屋,或者 SS 級防禦道具像是沉默的暗室之類的。這兩者都是很久以後才會出現的特殊道具。
하지만 건물 같은 걸 만들어 내는 스킬은 듣도 보도 못했다. 스킬은 기본적으로 무형의 능력이다. 에너지나 원소를 끌어모아 단순한 형체까지는 만들어 내지만, 대장간이라니. 화덕이나 모루 같은 것도 다 있는? 그게 말이 되나.
但是能製造建築物之類的技能,還是第一次聽說。技能基本上是無形的能力。雖然能聚集能量或元素,甚至製造出簡單的形體,但鐵匠鋪這種東西……連火爐和鐵砧都有?這怎麼可能。
“어떻게 들어가는 건데?” 「怎麼進去的?」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 他從座位上站起來問道。
“그냥.” 「就這樣。」
명우가 나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들어가려고 하면 그냥 들어가지는 건가. 일단 피스를 우리에 넣고 삐약이도 소파에 내려놓았다.
明宇向我伸出手。想進去的話就這麼直接進去嗎。先把 Peace 放進籠子裡,然後也把啾啾放到沙發上。
안정성이 살짝 의심되긴 했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한 번은 따라가 봐야지 싶었다. 아직 마지막 보은 적용 시간이 남아 있기도 하니.
雖然安全性有點讓人懷疑,但正因如此,我更想親自去看看一次。畢竟最後的報恩時間還沒到。
“아무나 데리고 들어갈 수 있는 건가?”
「是說,誰都能帶進去嗎?」
“내가 원한다면.” 「如果我願意的話。」
“그럼 도피처로도 쓸 수 있겠는데. 비상식량 같은 거 쌓아 놓을 수도 있으려나?”
「那麼也可以當作避難所用吧。或許還能囤積一些緊急糧食?」
내민 손을 잡으며 말했다. 대장간이 있는 아공간이 안전하다면 만약의 사태 때 훌륭한 피난처가 되어 줄 것이었다.
我一邊握住伸出的手一邊說道。如果有鐵匠鋪所在的異空間是安全的話,那麼在萬一的情況下,將會成為一個絕佳的避難所。
던전 게이트를 통과하는 느낌이 덮쳐들고, 눈앞의 풍경이 변화했다.
穿過地城之門的感覺襲來,眼前的景象開始變化。
커다란 창으로부터 햇살이 스며드는 실내였다. 커다란 가마 안에 흔들리는 불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금빛을 띤 불은 장작은커녕 지푸라기 하나 살라먹지 않고 저 혼자 타오르고 있었다.
陽光透過大窗灑進室內。首先映入眼簾的是大鐵爐中搖曳的火焰。那帶著金色光芒的火焰,連一根柴草都沒燒,卻獨自燃燒著。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나무줄기와 뿌리가 얽힌 벽이었다. 짙은 나무 내음과 불 내음이 서로 뒤엉켜 공기 중을 떠돌고 있었다. 망치와 커다란 집게, 그 밖의 이름 모를 도구들이 걸려 있는 것이 보였다.
與名字不符的是纏繞著樹幹與樹根的牆壁。濃郁的木頭香與火焰味交織,飄散在空氣中。可以看到掛著錘子、大鉗子以及其他不知名的工具。
오래된, 옛날식 대장간이다. 그 가운데의 커다란 모루 위에 꽃다발과 메모 한 장이 놓여 있었다. 뜬금없게도.
這是一間古老的、老式的鐵匠鋪。在中央那座大鐵砧上,放著一束花和一張便條。莫名其妙地。
“…저 꽃다발은 대체 뭘까.”
「……那束花到底是什麼意思呢。」
“글쎄.” 「嗯。」
명우가 모루로 다가가 메모지를 집어 들었다. 뭐라고 적혀 있기는 한데 한글은 아니고 한자나 알파벳도 아니었다. 난생 처음 보는 문자였다.
明宇走向鐵砧,撿起便條紙。上面寫了些什麼,但既不是韓文,也不是漢字或字母,而是我從未見過的文字。
“이거 나한테 보내는 거 같은데.”
「這好像是寄給我的。」
“명우 너한테? 읽을 수 있어?”
「明宇,是寄給你?你能看得懂嗎?」
“음… 환영한다, 후계자여. 그대의 앞날에 불꽃과 쇳물의 축복이 있기를. 이라는데.”
「嗯……歡迎你,繼承者。願你的未來充滿火焰與熔鐵的祝福。就是這麼說的。」
역시 스킬이 아닌 아이템이군. 후계자 어쩌고 하는 거 보니 누군지 모를 선배님이 챙겨 준 모양이었다.
果然不是技能,而是道具。看那什麼繼承人之類的,應該是某位不知名的前輩幫忙準備的。
“내가 후계자라는 거 같은데, 그럼 나 이전에 황금대장간의 주인 스킬을 얻은 사람이 있었던 건가?”
「我好像是繼承者,那麼在我之前,有人獲得過黃金大鍛造廠主人的技能嗎?」
명우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明宇歪著頭問道。
“글쎄다. 각성자 생겨난 지 이제 겨우 3년 됐는데 단순한 선후배도 아니고 후계자 운운하기는 힘들지. 그간 제작된 장비도 하나 없었고. 적어도 우리 사는 세계에는 네가 최초 맞을걸.”
「這還說不準。覺醒者出現才不過三年,說什麼繼承人也太早了,根本不是簡單的前輩後輩關係。這期間也沒製造出任何裝備。至少在我們生活的世界裡,你應該是第一個。」
말하면서 시스템 관리자들을 떠올렸다. 그들 중에 과거 황금대장간의 주인 스킬을 가졌던 사람이 있는 걸까. 그리고 이렇게 다음 대 스킬 소유자를 위해 각종 아이템들을 챙겨 주었고? 그런 것도 가능했냐.
說著,腦海中浮現出系統管理員們的身影。他們之中,是否有人曾擁有過黃金大鍛造廠主人的技能呢?而且還為了下一任大技能持有者準備了各種道具?這種事也有可能嗎?
‘그 사람들 정체가 대체 뭔지. 물어볼 게 갈수록 많아지는군.’
「那些人的身分到底是什麼。想問的事情越來越多了呢。」
그때 명우가 메모지의 뒷면을 돌려 보았다.
那時明宇翻過便條紙的背面看了看。
“여기도 뭐라고 적혀 있는데… 이스무아르?”
「這裡也寫著什麼……伊斯穆阿爾?」
화르륵! 火光熊熊燃起!
“물러서!” 「退後!」
가마의 불이 돌연 높이 치솟는다. 얼른 명우 앞을 막아서려는데 명우 놈이 물러나기는커녕 되레 앞으로 나섰다.
火爐的火焰突然高高竄起。我正想趕緊擋在明宇面前,卻見明宇不但沒有退後,反而更往前邁進。
“유진이 너야말로 물러서! 지금은 네 스탯 등급이 더 낮잖아.”
「尤真你才該退後!現在你的屬性等級才比較低呢。」
…아니, 아직 마지막 보은 적용 중인데. 이걸 말할 수도 없고.
…不,最後的報恩效果還在持續中。這個也不能說啊。
“…나한테 방어막 스킬 아이템 있잖아. 세성 길드장이 준 거.”
「……我有防護罩技能道具啊。是世成公會長給的。」
명우한테 쓸 생각이긴 했지만—
雖然本來是打算給明宇用的——
“어차피 그거 나한테 쓰려고 했을 거잖아.”
「反正那個東西本來就打算給我用的吧。」
…얘가 언제 이렇게 눈치가 빨라졌냐. 하지만 지금 내 스탯은 B급 이상이고 B급 방어막은 딱히 필요 없고…….
…這傢伙什麼時候變得這麼機靈了。可是我現在的屬性是 B 級以上,B 級防護罩根本不需要……。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안 그런 것도 아니지만… 그보다 저것 좀 봐!”
「不是啦,不是那個意思。也不是不那樣……比起那個你看那個!」
말을 돌려 치솟아 오른 불길을 가리켰다. 그것은 어느새 사람과 비슷한 형체를 이루고 있었다. 동글동글한 어린애와 길쭉길쭉한 어른 크기를 몇 번 오가더니 그 중간쯤 되는 모습으로 자리 잡는다.
他轉移話題,指向那竄起的火焰。火焰不知不覺已經形成了類似人的形狀。它在圓滾滾的小孩和細長的成人大小之間幾度變換,最後定格在中間大小的模樣。
이어 완전히 인간과 흡사한 모습이 되었다.
接著完全變成了與人類相似的模樣。
불로 빚어낸 듯한 모습이라 누가 봐도 진짜 인간은 아니었지만. 저것도 아이템인가?
看起來像是用不死之火塑造出來的模樣,誰看了都知道不是普通人類。但那也是道具嗎?
“처음 뵙겠습니다, 주인님.” 「初次見面,主人。」
…말했어?! ……說話了?!
“말을 해?!” 「會說話?!」
명우도 화들짝 놀란다. 말하는 이종족?은 처음 봤다. 시스템분들 제외하고. 그 사람들은 직접 본 적은 없으니까.
明宇也嚇了一跳。說話的異種族?是第一次見到。除了系統人員之外。因為他從未親眼見過那些人。
“저는 창조주의 마지막 숨결에서 태어난 정령 이스무아르입니다.”
「我是從造物主最後一口氣中誕生的精靈伊斯穆阿爾。」
“…정령 같은 것도 있어?”
「……連精靈這種東西也有?」
“…나도 몰라.” 「……我也不知道。」
명우의 물음에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정령이 실제로 있는 거였나. 살라만더니 실프니 하는 정령은 게임이나 소설 같은 곳에서나 등장하지 현실에 진짜 있다는 소리는 들어 본 적 없었다. 정령 소환 스킬 같은 거 지닌 각성자도 물론 없었고.
面對明宇的提問,他左右搖頭。真的有精靈存在嗎?像是火蜥蜴或西爾芬這樣的精靈,只在遊戲或小說中出現過,從沒聽說過現實中真的有。當然,也沒有任何覺醒者擁有召喚精靈的技能。
그런데 갑자기 정령이라니. 뭐야, 저게.
可是突然出現了精靈。那是什麼啊。
우리가 당황해하는 사이 자칭 정령이라는 이스무아르는 무감정한 금색 눈동자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살아 있는 생명체인가?
就在我們慌亂之際,自稱是精靈的伊斯穆亞爾用那雙冷漠的金色眼眸俯視著我們。牠是活生生的生命體嗎?
‘떡잎 스킬 통하려나.’ 「這個天賦技能會奏效嗎。」
확인해 보기 위해 스킬을 썼다. 그런데… 상태창이 나타나질 않았다. 대신 머릿속에 정보들이 떠오른다.
為了確認,我使用了技能。然而……狀態欄並沒有出現。取而代之的是,腦海中浮現出各種資訊。
‘…불의 정령, 무척이나 강하고, 불길을 다루고. 성장은 다 끝난 상태. 계약자는 내 옆에 있는 사람. 아니 이게 뭐야.’
「……火焰精靈,非常強大,能操控火焰。已經完全成長。契約者是站在我身邊的人。這到底是怎麼回事。」
네모난 창에 글자로 쓰이질 않고, 정보가 직접 느껴졌다. 글로 써진 것에 비해 애매하기도 했다. 이 정도 강한 느낌이면 등급이 대체 뭐야? 최소 A는 될 거 같긴 한데. 스킬은 감도 안 잡혔다. 불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 외엔 잘 모르겠다. 그리고, 물리력은 통하지 않는 거 같고.
方形的窗戶上沒有文字,而是直接感受到資訊。比起寫成文字,反而有些模糊。這種強烈的感覺,那等級到底是什麼?至少應該有 A 級吧。不過技能完全感覺不到,除了能自由操控火焰之外,其他都不清楚。而且,物理攻擊似乎也不起作用。
뭐지 이게. 시스템 에러라도 났나.
這是什麼。系統出錯了嗎。
당황하며 내 상태창을 열어 보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심지어 내 상태가 어떤지 느껴지지도, 정보가 떠오르지도 않는다. 등급도 레벨도 스킬도 칭호도. 아무것도 모르겠다.
慌亂中我打開了自己的狀態欄。但這次依然什麼都沒有顯示。甚至連自己的狀態感覺都沒有,資訊也浮現不出來。等級、階級、技能、稱號,全都一無所知。
돌연 불 꺼진 밀실에 내던져진 기분이 들었다.
突然感覺像被丟進了黑暗的密室裡。
“…명우야, 너 혹시 상태창 열 수 있어?”
「……明宇,你能打開狀態欄嗎?」
“상태창?” 「狀態欄?」
명우가 잠깐 멈칫거리더니 이내 두 눈을 크게 떴다.
明宇稍微愣了一下,隨即雙眼大睜。
“아, 안 뜨는데? 각성 취소도 되는 거였어?!”
「啊,沒有跳出來耶?覺醒也能取消嗎?!」
“아니, 나도 안 떠. 그런데 스킬은 써지는 거 같더라. 아마 스탯도 그대로지 싶고. 그냥… 시스템창만 안 뜨는 거 같아. 인벤토리는… 내용물 확인은 불가능하지만 꺼내고 뺄 수는 있고.”
「不,我也沒看到。不過技能好像還是能用。大概屬性也沒變。只是……系統介面好像不會跳出來。至於背包……內容物無法查看,但可以拿出來和放回去。」
마석가루 병을 꺼냈다가 다시 집어넣었다. 원래는 내용물 목록도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것도 뜨지 않았다.
他拿出魔石粉的瓶子,又放了回去。原本還能看到內容物的清單,但現在連那個也顯示不出來了。
“스킬이 없어진 게 아니라면 다행이지만. 이 공간이 이상한 건가?”
「如果不是技能消失了,那就太好了。這個空間是不是有問題?」
“아마도 그런 것 같아.”
「大概是這樣吧。」
아공간이라서 시스템의 영향을 벗어난 건가. …근데 각성 자체가 시스템의 일부 아니었나? 창 같은 게 안 떠도 능력치는 그대로라면, 그럼, 게임 같은 시스템과 각성은 별개라는 뜻인가.
是因為是異空間所以脫離了系統的影響嗎。……不過覺醒本身不也是系統的一部分嗎?如果像劍之類的東西沒出現,但能力值依然不變,那麼,遊戲般的系統和覺醒是分開的意思嗎。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腦袋變得一片混亂。
“이름을 알려 주십시오, 주인님.”
「請告訴我您的名字,主人。」
묵묵히 공중에 떠 있던 이스무아르가 입을 열었다. 아니, 입은 딱 다문 그대로 목소리만 나왔다.
默默地漂浮在空中的伊斯穆阿爾開口了。不,嘴巴緊閉著,只有聲音從中傳出。
“내 이름 말하는 건가? 유명우.”
「你是在說我的名字嗎?李有雨。」
“유명우 님, 창조주께서 준비하신 기초 교육을 받으시겠습니까?”
「有名宇先生,您願意接受創造主所準備的基礎教育嗎?」
“기초 교육?” 「基礎教育?」
“네. 어디까지나 기초 수련으로, 이미 대장장이로서의 숙련도를 충분히 갖추셨다면 받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막 제작의 길에 입문하셨다면 빠른 성장이 가능합니다.”
「是的。這只是基礎訓練,如果您已經具備足夠的鐵匠熟練度,則不必接受。但如果您剛踏入製作之路,這將有助於您快速成長。」
뉘신지 몰라도 후계자 생각하는 마음이 크나큰 친절한 분이신 모양이었다. 나는 저런 선배 없나.
雖然不知道是誰,但看起來是位非常親切、對繼承者抱有深厚期望的人。我真希望有這樣的前輩。
“그럼 당연히 받겠어.” 「那當然會接受了。」
명우의 대답에 이스무아르의 시선이 나를 향해 움직였다.
明宇的回答讓伊斯穆阿爾的目光轉向了我。
“제 불길은 계약자에 한해서만 안전합니다. 열에 대한 저항력이 높지 않다면 화상 또는 소사의 위험이 있습니다.”
「我的火焰只對契約者安全。如果對熱的抵抗力不高,可能會有燒傷或中毒的危險。」
작업실은 괜찮은 건가? 나무로 만들어졌는데.
工作室沒問題嗎?是用木頭做的。
“난 나가 있을게.” 「我會在外面等。」
“그래. 아, 이것도 가지고 가.”
「對了。啊,這個也帶著吧。」
명우가 꽃다발을 들어 내밀었다. 여기 두면 타 버리겠지. 잠시 뒤 나 혼자 원래의 위치, 거실로 돌아왔다.
明宇拿起花束遞了過來。如果放在這裡的話,應該會燒焦吧。過了一會兒,我獨自回到了原本的位置,客廳。
- 삐약! - 啾啾!
소파에 얌전히 앉아 있던 삐약이가 파다닥 일어나며 아는 체를 해왔다. 유리벽 너머의 피스도 꼬리를 살랑인다. 애들 반응을 보니 여기나 아공간이나 시간은 비슷하게 흘러간 모양이었다.
乖乖坐在沙發上的啾啾突然拍打翅膀站了起來,像是在打招呼。玻璃牆那邊的 Peace 也搖擺著尾巴。看孩子們的反應,這裡和異空間的時間似乎流逝得差不多。
‘…당장에라도 던전에 들어가 캐묻고 싶다.’
「……真想立刻衝進地城裡追根究底。」
지금은 가 봤자 말 못 한다는 이모티콘이나 날아오겠지만. 그래도 며칠 안 남았지.
現在去的話,大概只會收到「現在說不了話」的表情符號吧。不過也沒剩幾天了。
‘그 전에 유현이 놈 삐친 거 풀려야 할 텐데.’
「在那之前,希望柳賢那傢伙能消氣才好。」
내가 각성센터 일에 끼어들기로 한 것 때문에 단단히 토라진 모양이었다. 어떻게 기분을 풀게 하지, 꽃이라도 갖다 줄까?
看來是因為我決定插手覺醒中心的事,讓他相當生氣。該怎麼讓他解氣呢,要不要送束花過去?
“근데 무슨 꽃이지.” 「可是這是什麼花呢?」
손에 든 꽃다발을 내려다보았다. 큰 꽃송이 다섯에 중간 크기 열 송이 남짓, 그리고 자잘한 꽃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전부 처음 보는 꽃이었다.
低頭看著手中的花束。裡面有五朵大花、十來朵中等大小的花,還有一些細小的花朵。全部都是第一次見到的花。
꽃 종류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 세계 꽃은 아닐 듯했다. 특히 커다란 꽃은 희미하게 반짝거리고 있었다. 작은 꽃 중에 금색은 촉감이 금속처럼 단단하고 차갑다. 꽃잎 한 장 뜯어 보니 진짜 금속은 또 아니었다. 호접란 비슷한 꽃은 간간히 저 혼자… 움직인다.
我不太懂花的種類,但這應該不是這個世界的花。特別是那朵大花,隱約閃著微光。在小花中,金色的觸感像金屬般堅硬且冰冷。我摘下一片花瓣仔細看,卻又不是真的金屬。那朵類似蝴蝶蘭的花,偶爾會自己……動一動。
분명 보통 꽃들은 아닌데, 그렇다고 던전 부산물처럼 설명창이 뜨는 것도 아니고.
明明不是普通的花朵,但也不會像地下城的副產品那樣跳出說明視窗。
예쁘긴 예쁘네. 確實很漂亮呢。
* * *
헌터 협회로부터 각성센터 관련으로 방문 요청이 들어왔다. 예상대로 반응은 긍정적인 모양이었다.
獵人協會針對覺醒中心方面提出了訪問請求。果然反應看起來是正面的。
그야 그쪽에서 손해 볼 건 없으니까.
畢竟那邊也沒有什麼損失嘛。
“세성과 브레이커, 한신 길드장 또한 방문할 예정입니다. MKC는 이번 일에도 제외되었지요.”
「世成和 Breaker,還有韓信公會長也預計會來訪。MKC 這次也被排除在外了。」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며 석시명이 말했다. 내 품에 안겨 있던 피스가 훈련실로 향하는 게 아니라는 걸 눈치채고 고개를 갸웃했다. 역시 천재인가 봐. 층수도 알아보고.
按下電梯按鈕時,石時明說道。他察覺到懷裡的 Peace 並不是要去訓練室,於是歪了歪頭。果然是天才啊,連樓層都知道。
“김성한 헌터 외에 타 길드에서도 경호를 위한 A급 이상 헌터를 보내올 예정입니다.”
「除了金成漢獵人外,其他公會也將派遣 A 級以上的獵人來進行護衛。」
예림이는 레벨업을 위한 던전 공략 중이었다. 그리고 유현이는, 여전히 못마땅해하는 중이라 일부러 오지 말라고 했다. 듣기론 찬바람 쌩쌩 날리고 있다나.
藝琳正在攻略升級用的地城。而柳賢,依舊不滿意,故意說不要來。聽說外面寒風刺骨。
그런 상태로 같이 갔다가 협상 엎어 버리기라도 하면 안 되지. 아무튼 과보호라니까.
那樣的狀態一起去的話,要是把談判搞砸了可不行。總之就是過度保護啦。
“석 팀장님.” 「石隊長。」
김성한과 도중에 합류해 주차장으로 내려가는데 해연 길드원이 난감한 표정으로 석시명을 불렀다. 거의 동시에 석시명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金成漢和我途中會合,一起往停車場走去,海燕公會成員帶著為難的表情叫了石時明。幾乎同時,石時明的手機震動了。
휴대폰 문자를 확인한 석시명이 미간을 좁혔다.
查看手機簡訊後,石時明皺起了眉頭。
“아니, 왜…….” 「不,為什麼……。」
그러고 보니 주변 분위기도 어째 묘했다. 무슨 구경이라도 난 듯 계단을 통해 내려와 기웃거리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說起來,周圍的氣氛也有些奇怪。好像發生了什麼好看的事似的,從樓梯上走下來探頭探腦的人不止一兩個。
“어떻게 할까요.” 「要怎麼辦呢?」
석시명을 부른 해연 길드원이 말했다.
叫了石時明的海妍公會成員說道。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습니까. 한유진 씨.”
「這不是你能做主的事,韓有真小姐。」
“네?” 「什麼?」
“한유진 씨의 경호 담당으로, 세성 길드장이 오셨습니다.”
「作為韓有真小姐的保鏢,世成公會會長來了。」
“…예?” 「……是嗎?」
뭔 소리야 그게. 세성 길드장이 여기서 왜 나와.
什麼話啊,那是什麼。세성公會會長為什麼會在這裡出現。
“아니, 그, S급 헌터가 그렇게 막 움직여도 돼요?”
「不,那個,S 級獵人可以那樣隨便行動嗎?」
유현이랑 예림이 붙이고 다닌 내가 할 말은 아니다만. 아무튼.
雖然我也不是能說什麼,畢竟是和柳賢、藝琳形影不離的人。不過無論如何。
“물론 S급 헌터, 그것도 길드장이 같은 S급 헌터의 길드를 방문하는 일은 극히 드뭅니다. 헌터 길드란 일종의 무력집단인 만큼 기본적으로는 밖에서 약속을 잡지요.”
「當然,S 級獵人,尤其是像公會長這樣的 S 級獵人親自造訪另一個 S 級獵人的公會,是極為罕見的。獵人公會本質上就是一種武力團體,基本上都是在外面約定見面。」
석시명이 멈추었던 걸음을 옮겨가며 한숨 섞어 설명했다.
石時明移動著停下的腳步,帶著一聲嘆息解釋道。
“세성 길드장이 해연 길드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니 저번을 포함해 두 번째입니다. 물론 길드장님께서도 세성 길드를 방문한 적은 없습니다.”
「세성公會會長第一次拜訪해연公會,或者說包含上次在內,這是第二次了。當然,公會會長也從未拜訪過세성公會。」
말하자면 남의 구역에 들어간다는 뜻이니까. 등급 차이가 난다면 모를까, 같은 S급이면 꺼려지긴 하겠지.
換句話說,就是進入別人的地盤。如果等級有差距還好說,若是同為 S 級的話,確實會感到忌諱。
“다른 S급 길드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만, 수담에는 한번 찾아가신 적이 있습니다.”
「其他 S 級公會也是如此,不過我曾經去過水潭一次。」
석시명이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수담? 여기도 S급 헌터가 길드장인 길드인데, 무슨 일로 간 거지. 친한가.
石時明壓低聲音說道。水潭?這裡也是由 S 級獵人擔任公會長的公會,究竟是為了什麼事去的呢。是關係很好嗎。
“…덕분에 구속되셨지요. 벌금과 일주일 근신으로 끝났지만 말입니다.”
「……多虧了您才被拘留了呢。雖然最後只是罰款和一週的禁足而已。」
안 친하구나. 뭔 짓 했냐, 동생아. 석시명이 그래서 더더욱 S급 길드장이 타 길드를 개인 방문하는 일은 드물다고 말을 덧붙였다.
你們不熟啊。你到底做了什麼,弟弟。石時明因此更進一步補充說,S 級公會會長親自拜訪其他公會的情況非常罕見。
검문소를 지나 외부인 주차장으로 들어서자 눈에 딱 들어오는 차가 있었다. 특수 제작했지 싶은 잘빠진 차였지만, 그 앞에 서 있는 남자는 차에 묻히긴커녕 배는 더 눈에 띄었다.
通過檢查站,進入外來人停車場時,有一輛車立刻映入眼簾。那是一輛看起來像是特別訂製的帥氣車輛,但站在車前的男子不但沒有被車子掩蓋,反而他的肚子更加顯眼。
…들고 있는 꽃다발은 뭐지.
…手上拿著的花束是什麼。
“연락도 없이 일방적으로 방문하시면 곤란합니다.”
「如果沒有事先聯絡就單方面造訪,會很麻煩的。」
석시명이 정중한 인사 후 말했다.
石時明恭敬地打了個招呼後說道。
“저런. 해연의 업무 체계에 문제가 있는 모양이로군. 한유진 군의 경호를 위한 방문 허가 요청은 분명 오전 중에 들어갔을 텐데.”
「糟糕,看來海妍的工作系統出了問題。韓有珍君的警護訪問許可申請明明應該是在上午就送進去了。」
“예. 분명 A급 이상 헌터가 방문하겠다고, 연락은 받았습니다만.”
「是的。確實收到過說會有 A 級以上的獵人來訪的聯絡。」
석시명이 애써 한숨을 삼켰다. 성현제가 A급 이상 맞지 않냐는 듯 살짝 눈웃음을 지었다. 맞긴 맞지.
石時明努力地吞了口氣。成賢帝似乎覺得不是 A 級以上的話說不過去,微微地帶著笑意。確實是沒錯。
“한유진 군의 안전은 확실하게 책임질 테니.”
「我會確實負責韓有真君的安全。」
성현제가 꽃다발에서 파스텔 톤 푸른색 겹겹의 잎이 풍성한 꽃 한 송이를 빼냈다. 긴 줄기를 뚝, 짧게 쳐내곤 석시명의 가슴포켓에 꽂아 넣는다.
成賢帝從花束中取出一朵層層疊疊、帶有粉彩藍色調的豐盛花朵。他將長長的花莖折斷,剪短後插進石時明的胸前口袋裡。
“걱정 말게나.” 「別擔心。」
석시명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성현제가 이번에는 내게로 시선을 옮겼다.
石時明的嘴角微微顫抖著。不管怎樣,成賢帝這次將視線轉向了我。
아니, 저기 잠깐만요. 不,等一下。
“그럼 가실까요.” 「那我們走吧。」
성현제가 내게 꽃다발을 내밀며, 가볍게 허리를 숙였다. 쓸데없이 그림이 되다 못해 저 뒤쪽의 구경꾼들 사이에서 감탄사가 나올 정도의 모습이라 더 소름이 돋았다.
成賢帝向我遞上花束,輕輕地鞠了一躬。這姿態不僅毫無多餘,甚至在後方的觀眾中引來讚嘆聲,讓人不禁起了一身雞皮疙瘩。
“제 손이, 비질 않아서요.”
「因為我不會掃地。」
내 입꼬리도 석시명 못지않게 바들바들 떨렸다. S급 고객님이니 웃어야지, 하하. 피스 데리고 나오길 정말 잘했다.
我的嘴角也跟石詩明一樣顫抖著。既然是 S 級客人,就得笑啊,哈哈。帶著 Peace 出來真是太好了。
성현제가 아쉬워하는 척을 하며 차 문을 열어 주었다. 이인승이라 조수석이었다.
成賢帝假裝依依不捨地為他開了車門。李仁承坐在副駕駛座。
“아 저는…….” 「啊,我是......」
해연 차량을 타고 가도 됩니다, 라고 말하려는 나를 향해 석시명이 급히, 짧게 고개를 저어 보였다. 그의 눈빛이 수많은 속마음을 담은 듯 복잡하게 흔들린다.
我正想說「你也可以搭海淵的車去」,石始明卻急忙短促地搖了搖頭。他的眼神複雜地閃爍著,彷彿承載著無數的心事。
“…감사합니다.” 「……謝謝您。」
그래, 유현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A급인 김성한의 보호를 받겠다는 건 성현제에게 모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
是啊,除非有柳賢在,不然說要接受 A 級的金成漢保護,對成賢帝來說可能會覺得是一種侮辱。
무려 길드장님께서 직접! 찾아오셔서 손수! 차문까지 열어 주셨건만 F급이 어쩌겠어. 뭐, 최소한 안전은 확실히 보장될 것이다.
居然是公會會長親自!來訪,還親手!為我開了車門,可是 F 級的我能怎麼辦呢。嘛,至少安全是絕對有保障的。
차에 올라타자 세성 길드장님께서 꽃다발을 내 무릎에 놓아 주곤 문도 닫아 주셨다. 피스가 앞발로 꽃을 툭툭 쳤다.
一上車,世成公會會長便將花束放在我膝上,然後幫我關上車門。皮斯用前爪輕輕拍了拍花。
“좀… 한가하신가 봐요.” 「看起來……您挺閒的呢。」
성현제가 차에 타고 시동을 걸자마자 더는 못 참고 말했다. 그러자 그가 내 쪽으로 손을 불쑥 뻗었다. 뭐, 뭐.
成賢帝一上車發動引擎,便再也忍不住開口說話。隨即他突然伸手向我這邊抓來。什、什麼。
“한유진 군은 스탯 F이니 안전벨트를 해야지.”
「韓有真同學的能力值是 F,還是要繫安全帶比較安全。」
“그렇, 죠. 깜박했네요.” 「是啊,對不起,剛剛忘了。」
상급 헌터에겐 안전벨트는 필요 없었다. 차만 박살 나지. 성현제를 향해 나직이 으르렁거리는 피스를 쓰다듬어 달랬다. 이내 차가 출발했다.
對於高級獵人來說,安全帶根本不需要。車子倒是會被撞壞。輕聲對著朝聖賢帝低吼的 Peace 撫摸安撫。車子隨即啟動了。
사이드 미러를 흘끗 보니 해연 차량이 바로 뒤따르고 있었다. 한 대는 옆으로 와 붙고 다른 한 대는 뒤쪽에 자리 잡았다.
瞥了一眼後視鏡,海淵的車輛緊跟在後。一輛車靠到旁邊貼近,另一輛則停在後方。
보호받을 만한 처지이긴 해도 이런 상황이 여전히 낯설었다.
雖然算是值得被保護的處境,但這種情況依然讓人感到陌生。
“직접 와주신 건 감사하지만 그렇다고 협상에 플러스되는 건 없습니다.”
「雖然感謝您親自前來,但這並不會對談判帶來任何加分。」
“순수한 호기심과 저번 납치 건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해두지.”
「就當作是純粹的好奇心,以及對上次綁架事件沒能提供什麼幫助的補償吧。」
“MKC 책임인데요, 뭐.” 「這是 MKC 負責的啦,什麼的。」
“덕분에 머잖아 잘라내야 할 정도로 상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도 했고.”
「多虧了這個,我也很快就知道了壞到必須割除的程度這件事。」
MKC 회귀 전보다 빨리 망하려나. 원래도 제일 빠르게 망한 거대 길드였지만.
MKC 會不會比回歸前還要快倒閉呢。本來就是最快倒閉的超大型公會。
“이미 들으셨겠지만 각성 소질을 알아내는 스킬은 각성센터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사용할 겁니다. 기승수 키우는 것만으로도 바쁠 거라서요. 길드들과 협회는 저 빼고 알아서 협의하세요.”
「你們應該已經聽說了,覺醒天賦鑑定技能是用來防止覺醒中心副作用的。畢竟只靠培養奇勝秀就已經很忙了。公會和協會的事,除了我之外,請自行協商。」
“해외에도 나가 주었으면 싶었는데.”
「真希望你也能去海外一趟。」
“지금으로서는 서울도 못 벗어날 판입니다.”
「現在這樣的情況下,連首爾都無法脫身了。」
유현이가 들었으면 세성에다 불 질렀다. 나도 해외까지 나갈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고.
如果柳賢聽到了,肯定會氣得想把世城燒了。我也一點都不打算出國。
잠깐 침묵이 흐르고 신호가 바뀌었다. 멈추었던 차가 앞으로 튀어나간다. 해연 길드에서 협회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몇 분 안 지나서 도착할 텐데.
短暫的沉默後,信號燈變了。停下的車輛向前衝去。從海淵公會到協會並不遠,幾分鐘內就會到達。
‘떡잎 스킬 한번 써볼까.’
「來試試看這個天賦技能吧。」
세계 랭킹 1위라는 헌터의 상태창이 궁금했다. 리에트에겐 바로 들키긴 했지만 지금 성현제는 운전 중이니까 괜찮지 않을까.
世界排名第一的獵人狀態欄讓人好奇。雖然被麗特立刻發現了,但現在聖賢帝正在開車,應該沒問題吧。
내가 계속 흘끔거리고 있지만 딱히 신경 안 쓰는 눈치고. 스킬 써서 상태창 뜨면 창밖의 간판 읽는 척하면서 확인하는 거다.
我雖然一直偷看,但他似乎根本不在意。用技能開啟狀態欄時,就假裝在看窗外的招牌來確認。
다 읽지 말고 그냥 일부만, 빠르게. 눈 최대한 굴리지 않은 채.
不要全部讀完,只讀一部分,快速地。盡量不要轉動眼睛。
스킬을─ 技能─
“아.” 「啊。」
목이 잡혔다. 정확히는, 내 뒷목에 서늘한 손바닥이 닿았다.
脖子被抓住了。確切地說,是一隻冰涼的手掌貼在我的後頸。
- 캬앙! - 咻啊!
피스가 사납게 이를 드러내고, 성현제는 아무 일 없다는 듯 한 손으로 핸들을 움직여 코너를 돌았다. 꽃다발이 발치로 툭, 떨어졌다.
皮斯兇猛地露出牙齒,聖賢帝若無其事地用一隻手轉動方向盤,轉過彎角。花束輕輕地從腳邊掉落。
숨을 짧게 들이마셨다. 그의 엄지가 내 목덜미를 가볍게 눌러 매만진다. 공포 저항 메시지가 눈앞에 떴다.
短促地吸了一口氣。他的拇指輕輕按壓著我的後頸,慢慢撫摸著。恐懼抵抗訊息出現在眼前。
“…피스야, 괜찮아.” 「……Peace,沒事的。」
- 그르르. - 嗚嚕嚕。
젠장, 눈치챈 건가. 하지만 스킬 쓰기도 전인데 어떻게.
該死,難道被察覺了嗎。但還沒用技能呢,怎麼可能。
“경호원으로 오신 줄 알았습니다만. 설마 MKC의 뒤를 따르려는 건 아니시겠지요.”
「我還以為您是來當保鏢的呢。難道不會是想跟蹤 MKC 吧。」
색조 옅은 눈이 가늘게 웃었다. 뒷덜미에 닿아 있던 손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간다. 반사적으로 등받이에서 몸을 떼자, 내 등을 쓸어 달래듯 토닥이곤 손을 거둔다.
淡色的眼睛微微彎起。觸碰後頸的手慢慢往下移。當我本能地從椅背上移開身體時,那隻手輕輕撫摸我的背,彷彿在安撫,然後收回了手。
“우리 둘 다 아무 짓도 하지 않았지. 그렇지 않나, 한유진 군.”
「我們倆都什麼都沒做,對吧,韓有真君。」
“…그랬죠.” 「……是這樣的。」
설마 내가 무언가 하려고 한 걸 감으로 알아차린 걸까. 더럽게 예민하시네.
難道他是憑直覺察覺到我想做什麼了嗎。真是敏感得要命。
역시 S급 헌터에게 떡잎 스킬을 쓰는 건 싸움 걸 때가 아니고선 자제해야겠다. 특히 성현제 저 인간한테는 두 번 다시는 안 써. 더러워서라도 안 쓴다.
果然對 S 級獵人使用初階技能,除非是挑起戰端,否則還是得克制。尤其是對那個聖賢帝,絕對不會再用第二次。就算髒了也不會用。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헌터 협회에 도착했다. 얼른 차에서 내려 뒤도 안 돌아보고 석시명 일행과 합류했다.
沒過多久,車子就抵達了獵人協會。我趕緊下車,連頭都沒回,就和石時明一行人會合了。
돌아갈 때는 해연 차 타고 가야지. 반드시.
回去的時候一定要坐海妍的車。絕對要。
* * *
빨대 끝에 얼음이 잘그락, 휘저어졌다. 음료를 쪽 빨아 마시며 창 너머 오가는 행인들을 바라보았다.
吸管末端的冰塊叮咚作響,被攪拌著。我吸了口飲料,透過窗戶望著來來往往的行人。
헌터 협회는 내 조건을 받아들이고 적극 협조까지 해주기로 하였다. 다만 그 전에 확실한 증거를 요구해 왔다.
獵人協會接受了我的條件,並且決定積極配合。不過他們事先要求我提供確鑿的證據。
“얼음 섞어 마셔도 되는 거예요?”
「可以加冰塊一起喝嗎?」
어쩌고 프라페를 받아 온 예림이가 내 앞에 놓인 컵을 바라보며 물었다. 내가 마시고 있던 음료는 다름 아닌 마나 포션이었다.
拿著某種法拉菲的藝琳看著我面前的杯子問道。我正在喝的飲料正是魔力藥水。
“별 상관없지 않을까.” 「應該沒什麼大不了的吧。」
“색 보니 오렌지 맛 같은데. 슬슬 질릴 때 안 됐어요?”
“看顏色像是橘子口味的吧。差不多該膩了吧?”
“질려.” 「膩了。」
안 질릴 리가 있냐. 원래도 먹을 만한 정도지 맛있는 건 아니었는데, 물처럼 마셔 대려니 슬슬 힘들다.
哪有不膩的道理。本來就只是能吃的程度,並不算好吃,現在像喝水一樣喝下去,漸漸感到吃不消了。
한숨을 삼키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吞了口氣,環顧四周。
B급 이상 특수 초기 스킬 소유자를 찾기 위해 유동 인구가 많은 대로변 1층 카페를 통으로 빌렸다. 예림이 외에도 A급 헌터 하나, B급 헌터가 셋 있었다. B급 헌터 한 명은 예전에 카페 알바 했었다면서 이런저런 음료를 만들어 주었다.
為了尋找 B 級以上特殊初期技能持有者,租下了人流眾多的大馬路一樓整間咖啡廳。除了예림之外,還有一名 A 級獵人和三名 B 級獵人。其中一名 B 級獵人以前在咖啡廳打過工,便幫忙調製各種飲料。
솜씨가 제법 좋은 게 그쪽 적성이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手藝相當不錯,讓我覺得那方面或許是你的專長。
“…커피에 마나 포션 섞어 먹어 볼까.”
「……要不要試著把魔力藥水加進咖啡裡喝喝看。」
“더럽게 맛없을 거 같은데요. 차라리 진짜 오렌지 주스에 부어요. 찐하게.”
「感覺會超難喝的啦。不如直接倒真正的柳橙汁進去吧。濃一點的。」
“오렌지 맛이 질려… 사과도.”
「橘子味吃膩了……蘋果也是。」
“그럼 수제 마나 포션 같은 거 주문해 보는 건 어때요?”
「那麼試著訂做手工魔力藥水怎麼樣?」
“그거 좋은 생각이네.” 「那是個好主意。」
비싸겠지만 이대로 이삼 일만 더 퍼마셨다간 질리다 못해 토해 버릴 것 같다.
雖然很貴,但再這樣喝個兩三天,恐怕會膩到想吐出來。
“장비를 마력 위주로 도배할까. 마나량 자체가 적으니 너무 자주 마셔야 하잖아.”
「要不要把裝備全都堆在魔力上呢?因為魔力值本來就少,這樣不就得太常喝魔力藥水了嗎?」
근데 또 그러기엔 갑갑하고. 심지어 여름이었다. 투덜거리며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길을 따라 오가는 행인들이 눈에 들어왔다.
但這樣做又覺得悶悶不樂。更何況還是夏天。他嘟囔著,再次將視線轉向窗外。沿著路來來往往的行人映入眼簾。
증거만 내놓으면 되니 아무 특수 스킬이라도 상관없었지만, 그러기엔 또 스킬이 아까웠다. 그래서 현재 목표는 B급 이상 특수 스킬 소유자였다. 물론 A급 이상 스탯 소유자도 놓칠 순 없고.
只要拿出證據就行,所以任何特殊技能都無所謂,但那樣一來技能又太可惜了。因此目前的目標是擁有 B 級以上特殊技能者。當然,擁有 A 級以上屬性者也不能錯過。
하지만 아직은 한 명도 발견하지 못했다.
但是到目前為止還沒有發現一個人。
“또 C급이네. 듣기 좋은 달변.”
「又是 C 級。說得真動聽。」
“앗, 저 사람 맞죠? EVS 중학 강사인데 유명해요. 확실히 강의가 귀에 쏙쏙 잘 들어오더라고요. 학원가에서 러브콜도 엄청났다던데.”
「啊,那個人對吧?是 EVS 中學講師,很有名呢。講課確實聽得很入耳呢。聽說在補習界收到的邀約也非常多。」
적성 찾아간 셈이구나. 算是找到了適合自己的路吧。
“의외로 C급까지는 꽤 있네요. D급은 더 많지 않았어요?”
「意外地 C 級的還蠻多的呢。D 級不是更多嗎?」
“응. E급 이상은 거의 절반쯤 되었고.”
「嗯。E 級以上幾乎有一半左右。」
내 말에 예림이가 고개를 갸웃했다.
聽我這麼說,예림歪了歪頭。
“스킬 E급 이상이면 헌터 자격증 나올 텐데, 각성자 중 헌터 비율은 1퍼센트 정도라고 했잖아요.”
「技能 E 級以上應該會拿到獵人資格證吧,之前不是說覺醒者中獵人的比例大約只有 1%嗎?」
“그야… 지금까지의 각성자는 대부분 전투 관련 스킬을 지녔으니까?”
「那是因為……到目前為止的覺醒者大多擁有與戰鬥相關的技能吧?」
아침에 잠깐 살펴본 것으로는 아직 확신할 순 없지만 사람들의 적성은 대부분 전투가 아니었다. 그동안 C급 아래는 별생각 없이 지나쳐서 비율도 굳이 계산하지 않았지만, 생각해 보면 사실 당연한 결과였다.
早上稍微看了一下,雖然還不能確定,但大多數人的天賦並非戰鬥。過去對 C 級以下的人都沒多想,也沒特別計算比例,但仔細想想,這其實是理所當然的結果。
백 년 전쯤이면 모를까, 현대인 중에 싸움에 소질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게다가 우리나라는 아직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반백년이 넘게 평화로운 편이었다. 그러니 군대에서 말고는 제대로 된 무기를 손에 쥘 일도 별로 없었다. 양궁이나 검도, 사격 등의 선수가 아니고선 취미로 끝난다. 흔한 취미도 아니고.
大約一百年前還說得過去,現代人中有多少人天生適合打架呢?況且我們國家也不是還在內戰,已經超過半個世紀的和平時期了。所以除了在軍隊裡,幾乎沒有機會真正拿起武器。除非是射箭、劍道、射擊等運動員,否則也只是當作興趣而已。這也不是什麼普遍的興趣。
“사람들의 반 이상이 평범보다 더 나은 재능을 가졌다면, 그중 전투와 관련된 재능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많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
「如果超過一半的人擁有比普通人更優秀的才能,那麼其中與戰鬥相關的才能比例會有多少呢?我想不會太多。」
“하긴 직업만 봐도 극소수죠.”
「說到底,光是職業就已經是極少數了。」
예림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藝琳點了點頭。
“억지로 전투 관련 각성을 시켰으니 FF가 대부분일 수밖에. 스탯 F야, 현대인의 운동 부족은 유명하잖아.”
「強行喚醒與戰鬥相關的覺醒,結果大多是 FF 也沒辦法。屬性是 F 啊,現代人缺乏運動這點可是出了名的。」
F등급이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쯤으로 세분화 되었다면 F마이너스도 수두룩했을 거다.
如果說 F 等級細分到正負零左右,那麼 F 負等級肯定也多得不得了。
“새삼스럽지만, 세상에는 자신의 가치를 까맣게 모르고 묻히는 사람이 정말 많았구나.”
「雖然說得有點突然,但世上真的有很多人完全不知道自己的價值,默默被埋沒了啊。」
아까 지나간 C급 초기 스킬 소유자도 평범하게 각성센터를 거쳤다면 F~E급 전투 보조 스킬 정도나 나왔겠지.
剛才那位經過 C 級初期技能者,如果只是普通地通過覺醒中心,頂多也只能獲得 F~E 級的戰鬥輔助技能吧。
“저기 저 회사원, 노래 관련 스킬 같은데 C급이네. 저번 방송국 갔을 때 가창력 좋다는 가수도 몇 봤는데 그중 한 명의 초기 스킬이 저거랑 똑같더라.”
「那邊那個上班族,好像是跟唱歌有關的技能,只有 C 級耶。上次去電視台的時候,也看到幾個唱功不錯的歌手,其中一個人的初期技能跟那個一模一樣。」
“진짜요?” 「真的嗎?」
예림이가 흥분하며 내가 가리킨 남자를 바라보았다.
예림興奮地看著我指著的那個男人。
“가서 말해 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데뷔하라고!”
「不是應該去跟他說嗎?叫他出道啊!」
“연예인은 노래 잘하는 것만으론 힘들지 않냐.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싫어할 수도 있고.”
「藝人光是唱得好不就很難了嗎?也有人可能不喜歡站在人前。」
나도 별로 안 좋아한다.
我也不是很喜歡。
“그래도 모르고 사는 것보단 낫죠.”
「不過總比不知道還好。」
프라페를 쭉 빨아들인 예림이가 문득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吸著冰沙的禮琳忽然用擔憂的眼神看著我。
“근데요. 이렇게 E급 이상이 많으면 아저씨가 힘들어지는 거 아녜요? 백 명 중 50명을 도와줘야 할 판인데.”
「可是啊,如果這麼多 E 級以上的人,阿叔你不會很辛苦嗎?明明得幫助一百人中的五十人呢。」
“당연히 내가 다 못 하지.”
「當然我不可能全部都做得到。」
어떻게 그걸 혼자 다 떠맡겠냐. 몬스터 키우랴 사람 키우랴 몸이 서넛 있어도 모자랄 거다.
怎麼可能一個人全都扛下來。養怪物養人,就算有三個身體也不夠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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