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의 8월은 감당하기에 너무 뜨거웠다.
심장이 타 내려갈 것만 같아서. 영원히 오키나와의 8월에 갇혀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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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돌아가시고 무작정 결정한 선택이었다. 삿포로와 오키나와. 추운 것보단 더운 것이 낫다고 생각한 유우시는 오키나와 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한국에선 더 이상 숨통 트일 곳이 없어서. 도망치듯 일본으로 떠났다. 수능까지 치고 나서 엄마가 돌아가셨다. 코에 산소호흡기를 간신히 달고 있던 엄마는 유우시에게 아이팟 하나를 남겨두고 떠났다. 유우시는 가방에 아이팟을 가방에 넣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아 엔화로 교환했다.
유우시는 일본인이지만 한국에서 태어났다. 부모님 두 분이 일본인이셨지만 한국어를 사용했기에 유우시는 일본어를 읽을 줄 몰랐지만 가끔 할머니와 전화해서 떠듬떠듬 말할 줄은 알았고 듣는 것은 잘했다. 그래서 유우시에게 일본행 선택은 그리 어려운 선택이 아니었다. 한국에 동생을 남긴 체 혼자만 구름 위로 떠올랐다. 살기 위함이었다고 애써 변명했다.
오키나와에 도착하자 애니콜의 유심칩을 갈아 넣었다. 할머니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
チウから聞いたよ。沖縄に行ったんだって? 東京に来て私もあなたのお母さんにすごく会いたい。
할머니는 유우시가 일본어를 읽을 줄 모른다는 점을 몰랐다. 휴대폰을 탁 소리 나게 접은 유우시가 가방 안에 휴대폰을 쑤셔 넣었다. 도착하자마자 뜨겁게 내리쬐는 오키나와의 태양이 유우시를 내려다봤다.
오키나와는 교통시설이 열악했다. 나하 공항 앞 택시 정류장에는 유우시를 빼고도 사람들이 복잡하게 줄 서 있었다. 한참을 기다려 택시를 탄 유우시가 의자에서 흘러내리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차탄이요. 차탄에 장기 여행을 간다는 집주인과 연락이 닿아서 그동안만 그 집에 머물기로 했었다. 호텔까지 갈 충분한 돈이 없었던 차에 좋은 숙소를 구했다. 택시한테 잠깐 기다려주세요, 를 말한 유우시가 키를 덜커덕 열어 집 안에 짐만 던져넣은 뒤 다시 택시에 올랐다. 선셋 해변 잇텟쿠다사이.
곧 점심 피크라 사람이 복잡하게 많았다. 가족끼리 바다에서 물놀이를 하거나 서핑 모드를 타거나, 모래사장에 누워있는 사람까지. 짭짤한 바닷바람이 유우시의 볼을 때렸다. 유우시는 흰 컨버스를 벗어두고 양말을 신발 안에 대충 꾸겨 넣은 체 모래를 밟았다. 발바닥에 따갑게 모래가 달라붙었다. 청바지를 종아리까지 말아 올린 유우시가 바다에 발을 담갔다.
햇빛에 빛나는 바다의 윤슬이 유우시의 발을 훑고 지나갔다. 차가웠다. 뜨거운 햇빛은 바다까지 차마 뜨겁게 만들지는 못한 모양이었다. 유우시의 귀에서는 콜드플레이의 픽스 유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모든 게 완벽했지만 어쩐지 무언가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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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신발을 내버려 둔 장소로 돌아가자 유우시의 흰 컨버스가 온 데 간 데도 없이 사라졌다. 당황한 유우시가 모래사장을 무작정 뛰면서 신발을 찾아 나섰다. 어떤 미친놈이 양말까지 든 신발을 훔쳐 가. 고작 그거 뛰었다고 이마에서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유우시가 이마를 닦으며 해변을 거의 다 지났을 때 쯤 누군가가 손에 흰 컨버스를 들고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아노오,
うん?
あの靴…··· 僕の靴··· ということ…··· 一緒に…···アーサーよ
...韓国人ですか?
끄덕끄덕. 아무래도 엉성한 일본어 실력이 뽀록난 모양이었다.
이 신발 제건데?
남자는 한국말을 할 줄 알았다.
신발에 양말 제 양말이에요
신발 사이즈 얼마 신어요?
265요 그쪽은요?
280이요
딱 봐도 280 안 들어갈 것처럼 보이는데
......
신어봐요
남자는 손에 들고 있던 신발을 내려놓곤 발을 옆에다 갖다 댔다. 발에 모래가 묻어서 넣긴 좀 그래요. 발은 신발을 훨씬 튀어나오고도 남았다. 둘 사이엔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만 들렸다. 남자가 미안하다는 듯이 눈썹을 긁으며 유우시를 쳐다봤다. 신발을 주워 남은 한쪽도 유우시에게 넘겨줬다.
미안해요 신발이 똑같아서...
괜찮아요 근데 신발은 어떡하게요
찾아야죠...
남자가 미안하다는 의미로 꾸벅 고개를 숙이더니 등을 돌려 유우시가 온 방향으로 걸어갔다. 유우시는 그 모습을 쳐다만 보고 있다가 따라 걸어갔다. 도와드릴까요? 네? 아니... 싫음 말고. 도와주면 감사하죠. 남자가 웃어 보였다. 입꼬리가 사르르 올라갔다. 모래처럼 부드럽게.
남자의 이름은 마에다 리쿠였다. 리쿠는 그 동안 유우시에게 많은 걸 물어봤다. 일본 사람 같았는데 일본어를 못하는 게 신기했단다. 그에 유우시가 한국에서 태어났다고 답했다. 오. 남자가 신기해하듯 쳐다봤다. 이름은? 토쿠노 유우시. 난 마에다 리쿠. 몇 살? 21살. 에 나랑 동갑? 아, 일본으론 20살. 그럼 난 한국으론 22살인 건가. 응. 리쿠가 어느새 반말을 쓰고 있자 유우시도 자연스레 반말을 했다. 여행 온 거야? 응 며칠? 두 달 정도. 숙소는 어딘데? 차탄에 집 빌렸어. 차탄? 나도 거기 사는데. 리쿠가 또 웃어 보였다.
근데 한국어 배운 거야?
응 배웠다고 해야겠지?
그게 뭔 소리야
전애인이 한국인이었어
유우시가 괜히 물어봤나 고민할 때 쯤 리쿠가 손뼉을 짝쳤다. 아 깜짝아. 리쿠가 대뜸 유우시의 손을 잡고 달렸다. 신발 여기 있었네. 어떤 사람이 옮겼나 봐. 리쿠가 머쓱하게 웃었다. 손에는 자신과 똑같은 흰 컨버스가 들려있었다. 자신을 멀뚱멀뚱 보고 있는 유우시에게 리쿠가 피식 웃음을 건넸다.
미안하다는 의미로 집까지 스쿠터 태워줄게. 택시 값 퉁친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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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 노래
알아?
좋아해
그렇구나. 리쿠의 허리를 꽉 안은 유우시가 노래에 맞춰 흥얼거렸다. 엄마가 병원에 있을 때 자주 듣던 노래였다. 해가 점점 내려오기 시작했다. 아까보다 태양이 그리 뜨겁지 않게 느껴졌다. 짭짤한 바닷바람도, 귀를 스치는 노래도, 껴안은 사람의 체온도 다 완벽했다. 빨간 스쿠터가 석양을 배경으로 달리고 있었다.
사실 이 스쿠터 우리 큰 누나 거야
그럴 거 같았어
왜?
열쇠에 키링이...
하하. 그치 키링이 좀 그렇지. 리쿠가 스쿠터에 열쇠를 덜그럭 끼우는데 열쇠 뒤에 달린 별 모양 키링, 헬로키티 키링이 바쁘게 짤랑짤랑 흔들렸었다.
우리 누나들 잔소리가 너무 심해서 여기로 이사 왔거든
정말이지 말이 너무 많아
내가 알아서 하겠다는데 이러쿵저러쿵
너를 그만큼 생각한단 거지.
리쿠가 왼쪽 손으로 툭, 유우시의 허리춤을 쳤다. 어쭈 어른이다 이거야? 나 어른 맞거든. 한국에선 한살 나이 많은 사람한테 오빠라고 한대. 넌 나한테 오빠라고 안 해? 그건 여자가 남자한테 하는 거야, 바보야. 아 맞아. 형? 형이랬어. 그래서 뭐 형이라고 불러줘? 응. 근데 난 오빠가 더 좋다. 뭐래.
리쿠는 웃음이 많았다. 유우시가 별 특별한 말을 안 해도 혼자 실실 웃고 있거나 와핫하고 웃었다. 이번에도 그랬다. 크게 웃음이 터진 리쿠 때문에 스쿠터가 크게 출렁였다. 교통사고 난다고! 깜짝 놀란 유우시가 몸을 리쿠의 등에 딱 붙여 앉았다. 리쿠의 숨소리가 고스란히 귀로 전해졌다. 쿵쿵 뛰는 심장박동 소리도.
오키나와에 온 이유를 못 물어봤어
궁금해?
궁금해
리쿠의 등에 기대 석양이 지는 걸 보고 있자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엄마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리쿠라면 진지하게 들어줄 거 같아서. 이해해줄 수 있을 거 같아서. 고작 만난 지 몇시간 지난 사람이었지만 유우시는 왠지 리쿠를 믿을 수 있었다.
엄마가 돌아가셨어 그래서 삿포로랑 오키나와랑 고민하다가 오키나와에 왔어
오키나와에서 태양이 저무는 걸 보면 엄마 기억도 저물 수 있을 거 같아서
리쿠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유우시는 그것도 좋았다. 리쿠라면 딱히 별 반응을 하지 않을 거 같기도 했다. 오키나와에 도착하고 단 한 번도 엄마 생각을 하지 않은 적이 없는데, 리쿠랑 있을 때는 엄마의 존재를 까먹었었다. 오키나와의 뜨거운 태양 때문이리라.
힘들었겠다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떠나는 사람도 마음이 안 좋았을 거야
난 알아
리쿠가 한참 뒤에 입을 뗐다. 리쿠는 꼭 자신도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온 사람처럼 말했다. 누나들을 놔두고 혼자 이사 와서 그런가. 유우시는 리쿠의 등에 볼을 비비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집 어디야?
저기 흰색 지붕
에 나랑 이웃이네
넌 어딘데?
옆집
차탄은 집에 따닥따닥 붙어있어 집이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긴 했다. 아 저 집 아저씨 여행 간다고 하는 걸 들었어. 아저씨랑 친했어? 아니, 쓰레기 버리는데 엄청 자랑스럽게 캐나다에 간다고 했었어. 아들이 캐나다에 있댔나? 리쿠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배고프지 않아? 아메리칸 빌리지에서 뭐라도 먹고 가자. 내가 사줄게. 리쿠는 즉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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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맛있지?
진짜 맛있어
여기 이사 오고 나서 일주일 동안은 이 집 음식만 먹었어
리쿠가 입 안에 우물우물 씹으며 대답했다. 다람쥐 같았다. 유우시도 리쿠를 따라 젓가락질 했다. 가게 안의 선풍기가 탈탈탈 소리를 내며 시끄럽게 돌아갔다.
리쿠는 선물이라며 유우시에게 아메리칸 빌리지에 팔던 슬리퍼를 사줬다. 그러면서 본인 슬리퍼도 똑같은 것으로 구매했다. 유우시가 핀잔을 줬다. 또 헷갈리려고? 아니 이번엔 신발 사이즈 잘 볼 거야 아메리칸 빌리지의 조명들이 환하게 빛나는 사이로 둘은 똑같은 슬리퍼를 신고 걸어갔다.
아 나 말이야 일본어를 못 읽어
근데 할머니한테서 메시지가 왔어
읽어줘
유우시가 바지 뒷주머니를 쑤셔 애니콜을 꺼내 들었다.
チウから聞いたよ。沖縄に行ったんだって? 東京に来て私もあなたのお母さんにすごく会いたい。
화면을 리쿠에게 보여주자 아이스크림을 쪽쪽 빨던 리쿠가 막대를 이에 깨물곤 어쩐지 어색하게 말했다.
어... 너 일본에 온 거 아신다는데 음, 너네 어머니가 보고 싶으시대 그게 다야
지우가 말했나보다. 유우시는 아직 남은 아이스크림을 깨물어 먹었다. 지우? 응 우리 동생. 일단 답장부터 해. 뭐라고 보내지? 걱정 마시라고 잘 이겨낼 수 있다고. 리쿠가 애니콜을 몇 번 두드리더니 유우시에게 넘겨줬다. 손이 스치듯 닿았다. 닿은 온도가 뜨거웠다. 스친 손끝이 타오르는 거 같았다.
내 전화번호 저장했어
[りく ★彡]
뒤에 별은 나 잊지 말라고
유우시가 멍때리고 있는 사이 리쿠는 저만치 혼자 걸어가 있었다. 야 같이 가. 유우시는 뛰지 않고 걸음을 성큼성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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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누나들 말이야
나랑 엄청 닮았대
나랑 진짜 똑같이 생겼대
유우시 동생은?
우리 동생은... 몰라
동생한테 관심이 없구나. 리쿠가 놀리듯 웃었다. 아 뭐, 그러면 그렇게 닮은 누나들 피해서 왜 도망 왔대. 입술을 삐죽인 유우시가 리쿠를 타박했다. 리쿠는 그저 입꼬리를 올리며 웃기만 했다. 누나들 되게 좋아하는가보다 하고 생각한 유우시가 리쿠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려고 했다.
입이 차마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옆집인데 굳이? 나중에 다시 만날 수도 있는 거고... 유우시가 우물쭈물하고 있을 때 리쿠가 먼저 인사를 했다. 리쿠는 작별 인사가 아니었다.
잘 자 그리고 내일... 뭐 해?
아무것도 안 해 계획 없어
그럼 나랑 놀래? 선셋 비치보다 더 좋은 해변 보여줄게
어쩐지 애교를 피우는 말투처럼 들렸다. 보여주께엥~. 유우시가 웃음을 꾹 참았다. 싫어. 어? 꼼질거리던 키링이 리쿠의 주머니 끝에서 뚝 멈췄다. 더 이상 웃음을 참기 힘들었다. 싫다니까. 장난치지 말고. 왜 웃어! 바보 같아서. 유우시가 걸음을 옮기며 리쿠 주머니에 걸린 헬로키티를 쳤다.
내일 봐
유우시는 귀 끝이 빨갛게 달아오른 걸 들키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다. 리쿠는 유우시의 집 문이 닫히는 걸 보고 나서야 발을 뗐다.
집에 들어온 유우시는 그제야 연락처가 자신만 있다는 걸 알았다. 고로 유우시가 먼저 연락해야 됐단 얘기였다. 아까 할머니에게 보낸 답장은 아직 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딸깍딸깍 애니콜을 몇 번 접었다 펼쳤다 하다 간신히 리쿠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메시지 보내기. 뭐라 보내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던 유우시가 문자를 보내곤 애니콜을 저 멀리 던져버렸다.
얼마 안 있어 애니콜에 밝은 불빛이 들어왔다. 리쿠였다.
[나야]
[유우시?]
바로 답장하면 없어 보이려나. 또 한참을 고민하다 보니 5분이 지나있었다. 5분 만에 온 유우시의 답장은 [응]이었다. 리쿠는 바로 답장을 보냈다.
[왜? 내일 너무 기대돼서?]
[뭘ㅐ 아니거든]
[엄청 기대되나 봐 나도^_^v]
[아니라고 몇 시에 볼거야]
[아침 먹고 점심은 나랑 먹어
내가 너희 집 앞에 데리러 갈게]
침대에 누워 고작 메시지 하나에 웃기를 몇 번 반복하다 보니 슬슬 잠이 몰려왔다. 여행 첫날부터 신발 찾는다고 진을 뺐더니 침대에 눕자마자 몸이 나른해지는 걸 막고 리쿠랑 메시지를 했었다. 잠의 한계였다. 리쿠에게 전송을 보내자마자 까무룩 잠이 들었다.
[니가 무슨 남자친구야 그냥 갈게라고 하면 되지]
[윳쨩 설렜구나? 남자친구면 좋겠지 ㅋㅋㅋ]
[유우시 자?]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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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자마자 해가 너무 높게 있었다. 12시를 훌쩍 넘어진 시간, 유우시는 빠르게 이를 닦았다. 이를 닦으며 침대 근처에 떨어진 애니콜을 줍는 것도 까먹지 않았다. 유우시 자? 잘 자. 이후로 리쿠로부터 온 연락은 없었다. 입에 머금고 있던 거품을 뱉고 차가운 물로 세수를 했다. 안 그러면 얼굴이 금방이라도 터질 거 같았다. 옷을 갈아입으며 힐끔 창밖을 내다보자 청바지와 흰 나시를 입은 리쿠가 빨간 스쿠터에 기댄 체 서 있었다. 리쿠는 어제 산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유우시는 어제 리쿠가 사준 슬리퍼를 신었다. 유우시가 가방에서 모자를 꺼내 뒤로 돌려쓰며 대문을 닫았다.
미안 많이 기다렸어?
응
......장난이지?
응
야
얼마 안 기다렸어
리쿠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리쿠가 별이 잔뜩 그려진 헬멧을 건넸다. 얼른 써. 몇 번 타본 스쿠터가 벌써 익숙해졌다. 유우시가 먼저 앉으면 리쿠가 그 앞에 앉았다. 유우시가 리쿠의 허리춤에 손을 올리자 리쿠가 핸들을 두어번 까딱이더니 스쿠터가 출발했다.
가는 길에 맥도날드에 들려 버거를 주문했다. 유우시가 계산했다. 여러 가지로 빚진 거 많으니까. 리쿠는 또 킥킥 웃고 있었다. 다시 출발한 스쿠터는 흘러 나오는 bubbly를 배경으로 달렸다.
you've got me feelin like a child now
cause every time i see your bubbly face
I get the tinglies in a silly place
It starts in my toes
and I crinkle my nose
where ever it goes i always know
that you make me smile
please stay for a while now
just take your time
where ever you go
리쿠가 노래를 거의 다 흥얼거렸을 때 쯤 스쿠터가 천천히 멈추어 섰다. 유우시가 천천히 허리춤에 감긴 손을 풀었다. 아쉬웠다. 더 멀리 리쿠와 같이 달리고 싶었다. 리쿠는 주머니에 한 손을 꼽고 한 손은 햇빛을 가리고 서 있었다. 미야기 해변이야. 여긴 관광지로 별로 안 유명해서 사람들 많이 없어. 확실히 어제 선셋 해변에 비하면 사람이 많이 없었다. 사람이라곤 손잡고 걷는 외국인 커플들과 공원 선택하듯 걷는 동네 주민들.
하늘에는 두터운 뭉게구름들이 펼쳐져 있었다. 리쿠가 유우시의 손을 잡고 모래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마주 잡은 손은 어제저녁과 같이 불타듯 뜨거웠다. 선셋 비치와 달리 리쿠와 맞는 바닷바람은 짜게 느껴지지 않았고 유우시의 뺨을 때리지도 않았다. 조심스레 유우시의 볼을 쓰다듬듯 어루만지고는 불어 나갔다.
여긴 내 은신처
답답하거나 우울할 때마다 여기 와서 종일 앉아있어
그러면 기분이 나아지거든
리쿠는 바다 저 멀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사람의 얼굴은 아니었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사람 같았다. 유우시가 케첩을 쭉 짜 감자튀김을 리쿠 입 안에 넣었다. 그런 표정 짓지 마. 내 표정이 어떤데? 곧 죽을 사람 같아. 하하 그래? 리쿠가 감자튀김을 입 안에서 열심히 씹었다.
리쿠가 햄버거도 크게 입을 벌려 씹을 때 유우시는 아이팟을 이어폰에 연결했다. 한 쪽은 리쿠의 왼쪽 귀에, 한 쪽은 본인의 오른쪽 귀에 꽂아 넣었다. 뭐야? 노래 틀려고. 아이팟에는 엄마가 즐겨듣던 노래가 많았다. How to save a life가 흘러나왔다. 더 이상 아이팟을 껴도 엄마 생각에 슬프지 않았다. 슬픔에 잠식돼 죽을 거 같지 않았다. 오히려 행복했다.
리쿠는 아까부터 말이 없었다. 그냥 햄버거에 코를 박고 먹기만 했다. 좀 천천히 먹어. 리쿠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쩐지 아까보다 표정이 좋지 않았다. 어디 아파? 이번에는 절레절레 젓는다. 리쿠의 귀에서 이어폰을 뺀 유우시가 바다로 향했다. 손을 모아 바닷물을 모은 유우시가 리쿠에게 바닷물을 뿌렸다. 츠메타이! 리쿠가 인상을 찌푸리며 소리쳤다.
유우시가 폭소했다. 찰나의 리쿠의 표정이 너무 웃겼다. 리쿠도 일어나 바닷물을 듬뿍 퍼 유우시에게 뿌렸다. 유우시가 흠뻑 젖었다. 반바지부터 반팔 티까지. 난 그래도 적당히 뿌렸거든. 너도 적당히 뿌리지 말던가. 리쿠가 파란 바다를 등지고 쿡쿡 웃었다. 유우시가 아예 바다에서 리쿠를 향해 물을 뿌렸다. 이건 그냥 수영한 사람이잖아. 리쿠가 울상을 지었다. 네가 먼저 시작했어. 물 뿌린 건 너거든? 더 많이 뿌린 건 너잖아. 우와 너 바보냐? 네가 더 바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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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흠뻑 젖은 채로 옷이 마를 때까지 방파제에 앉아 기다렸다. 머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다. 수건도 안 가져와서 하염없이 옷이 마르기만을 기다렸다. 다행히 얇은 옷이라 옷은 금방 말랐다.
한국에서는 다이스키랑 아이시떼루랑 비슷한 의미야?
그래도 아이시떼루가 의미가 좀 더 무겁지
오 신기하다 일본은 아이시떼루가 엄청 진지하거든
뜬금 없이 리쿠가 물어왔다.
근데 갑자기 왜 물어
그냥 궁금해서
넌 진짜 특이한 거 같아
어디가?
그냥 즉흥적이야 진짜 현재만 보는 사람 미래가 없는 것처럼 구는 사람
그게 토쿠노 유우시 군이 남긴 마에다 리쿠에 대한 평?
리쿠가 머리를 탈탈 털었다. 입가엔 여전히 호선이 띄고 있었다. 유우시는 잠깐 멈칫하다 응, 하곤 대답했다. 다정한 면이 있는 사람이란 평은 남기기엔 남사스럽다고 생각했다. 리쿠도 이건 이상하게 생각할게 뻔했다. 리쿠는 잠깐 하늘을 바라보곤 유우시에게 고개를 돌렸다.
마에다 리쿠가 본 토쿠노 유우시는 언제나 행복했으면 좋겠는 사람
이건 평이 아니고 바램이잖아. 유우시가 인상을 찌푸렸다. 난 이것도 평이라 칠래. 리쿠는 아예 벌러덩 누워 버렸다. 유우시, 너도 누워. 리쿠가 옆을 툭툭 쳤다. 유우시도 이젠 리쿠처럼 과거에 맺혀있지 않겠다 생각했다. 그러려고 오키나와에 온 거니까. 엄마를 잊으려고 오키나와에 온 거니까. 사랑하는 사람을 잊으려고 오키나와에 온 거니까.
깜빡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해는 벌써 저만치 내려가 석양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오키나와의 석양은 실로 아름다웠다.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것까지. 옆에는 리쿠가 웅크려 자고 있었다. 민소매를 입은 리쿠가 추울 까 걱정되어 한쪽 팔로 리쿠의 몸을 감쌌다. 이건 체온을 올려주기 위함이었다. 젖은 옷 입고 자면 감기 걸리니까.
유우시
잠깐 하늘을 보며 한눈판 사이 리쿠가 눈을 떴다. 화들짝 놀란 유우시가 팔을 떼고 아무 일 없던 척 똑바로 일어나 앉았다. 유우시이이. 리쿠가 큭, 웃으며 유우시를 불렀다. 뭐. 유우시는 뒤도 안 돌아봤다. 유우시 이마 난시타노? ......나니모. 하구시타요네? ...아니라니까. 허그 한 거 맞잖아. 리쿠가 뒤에서 유우시를 쿡쿡 찔렀다.
허그했으면 어쩔 건데!
변태
너 걱정돼서 그런 거라니까
헨타이!
리쿠가 읏차, 소리를 내며 앉았다. 여전히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예쁘지. 리쿠가 석양을 가리켰다. 응. 리쿠의 손가락이 유우시의 손가락과 겹쳤다. 누구도 손을 빼진 않았다. 리쿠가 유우시의 손가락을 쓰다듬었다.
해변의 석양을 볼 때마다 심장이 계속 뛰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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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hold me without touch.
You keep me without chains.
I never wanted anything so much
than to drown in your love and not feel your rain.
Set me free, leave me be.
I don't wanna fall another moment into your gravity.
Here I am and I stand so tall,
just the way I'm supposed to be.
But you're on to me and all over me.
빨간 스쿠터는 해가 다 지고 나서야 도로에서 주행을 시작했다. 유우시는 가만히 리쿠에게 기대었다. 쿵쿵 뛰는 리쿠의 심장 소리가 들렸다. 다 마른 옷이 바람에 펄럭였다. 거리에선 gravity가 흘러나왔다. 너의 또 다른 중력에 빠지고 싶지 않아. 가사를 곱씹던 유우시가 리쿠의 허리춤에 찬 팔을 더 깊숙이 끌어안았다.
어제 사고 난다고 뭐라 하던 사람 어디 갔나
리쿠가 또 유우시를 놀렸다.
리쿠 심장 소리 들려
그렇게 붙어있으면 안 뛰던 심장 소리도 들려
유우시가 못마땅하게 리쿠의 등을 쳤다.
한국인이던 전 애인 얘기해줘
...싫어
해줘
그게 왜 궁금해
한국어를 너무 잘해서
빈말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오키나와에 와서 일본어라곤 겨우 네 마디 정도 한 게 다였다. 리쿠랑 종일 붙어 있으니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했는데 그건 리쿠의 한국어 실력이 수준급이어서 그랬다. 유우시는 전 애인도 궁금하던 차 대뜸 물었다. 리쿠는 음음하는 소리를 냈다.
그 사람 한국으로 갔어 얼마 사귀지도 않았어
4달? 비자가 만료 됐다고 했었나...
한국어 선생님이라서 한국어 금방 배운 거야
나이는?
너 말이야 왜 자꾸 궁금해해
너도 이상한 거 궁금해했잖아
내가 뭘?
다이스키랑 아이시떼루
그건 이상한 게 아니잖아
내 기준에선 이상해
유우시의 승이었다. 나보다 5살 많았어. 오 꽤 연상이 취향? 유우시가 장난스레 물었다. 리쿠가 격하게 고개를 저었다. 난 연하가 좋아. 유우시는 리쿠 등에 붙어있던 몸을 뗐다. 쿵쿵거리는 자신의 심장 소리도 리쿠에게 들릴까 봐.
그런김에 오빠라고 부를 생각 없어? 형이라니까. 네가 오빠라고 부르면 오빠지 뭐가 중요해. 형이라고 바보야.
그 사람한텐 다이스키했어 아이시떼루 했어
유우시가 경찰이 범인 취조하는 투로 물었다. 어떤 대답이 나와도 기분이 석연찮을 거 같긴 했다.
좋아해
리쿠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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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는 동안 둘은 아무 말도 안 했다. 유우시의 집 앞에 멈춘 스쿠터가 탈탈 거리며 배기음 소리를 냈다. 유우시가 다리 한 쪽을 바닥에 닿는 순간 리쿠가 유우시의 반팔을 잡아당겼다. 유우시는 리쿠의 눈을 못 마주쳤다. 애꿎은 땅바닥만 슬리퍼의 앞코로 툭툭차며 왜, 라고 묻기 밖에 못 했다.
우리 집에서 소바 먹고 가
리쿠가 방금까지 유우시가 쓰고 있던 헬멧을 건넸다. 찌르르 울리는 귀뚜라미의 울음이 들려왔다. 유우시는 내려놓은 발을 도로 돌려놨다. 헬멧을 쓰고 이번엔 리쿠의 어깨를 잡았다. 그러자 리쿠가 백미러를 통해 유우시랑 눈을 맞추어왔다.
허리에 둘러
유우시의 집에서 리쿠의 집까진 스쿠터를 타기에도 민망한 거리였다. 정말 눈 깜짝 할 사이면 도착할 거리를, 일부러 리쿠가 빙 돌아갔다. 그걸 알면서도 유우시는 입 밖으로 굳이 말하지 않았다. 한 바퀴를 돈 스쿠터가 그제야 시동을 멈췄다. 헬멧을 나란히 스쿠터 위에 올려놓은 리쿠가 대문을 열고 들어갔다.
리쿠의 집은 딱 사람이 살기 위해 필요한 용품만 갖추고 있었다. 그 외 필요 없는 물건들은 큰 박스들에 담겨 있었다. 곧 떠날 사람처럼. 이사 가는 사람 같잖아. 어? 이삿짐을 아직 안 풀어서 그래. 리쿠가 머쓱하게 웃었다. 식탁에 앉아있어. 그러고 보니 오키나와 와서 사진을 하나도 안 찍었다. 바다 사진 하나 쯤은 찍고 싶었는데. 유우시는 식탁만 톡톡 두드리다 주방에서 우장창 소리를 내는 리쿠를 향했다.
찰칵-.
에 나니?
리쿠는 당황하면 일본어를 썼다.
사진 찍었어
나를?
응 사진을 하나도 못 찍어서
그러면 뒷모습 말고 잘생긴 앞모습을 찍어야지
유우시가 웩,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 뭔데? 웩. 다시 포즈 잡아줄게 찍어봐. 사진을 찍어주지 않으면 요리를 하지 않을 심상이라 유우시가 셔터를 한 번 더 눌렀다. 그제야 리쿠는 만족한다는 듯 다시 요리를 재개했다.
해변 한 번 더 갈래? 너 사진 찍고 싶어 하는 거 같은데
내일?
음... 내일은 안돼 일이 있어
그럼 언제?
한 삼일 후 쯤
그만큼이나 볼일이 있어?
응 아마 집에 없을 거야 그니까 내 생각 말고 자
누가 너 생각한대?
유우시가 입술을 삐죽였다.
-
유우시가 아침에 일어나 문을 열고 나갔을 땐 어제까지만 해도 같이 탔던 빨간 스쿠터가 없었다. 유우시는 삼일 내내 혼자 택시를 타고 미야기 해변으로 향했다. 점심을 챙겨 미야기 해변에서 먹고 노을이 질 때 쯤 돌아오는 것이 루틴이었다. 엄마가 준 아이팟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삼일 내내 빨간 스쿠터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유우시는 빨간 스쿠터가 얼른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그동안 리쿠의 연락도 끊겼다. 솔직히 메시지는 보내줄 줄 알았다. 삼일 내내 리쿠는 단 한마디도 유우시에게 보내지 않았다. 오기가 생긴 유우시도 먼저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혼자서 슈퍼마켓에서 냉모밀 재료를 사 만들어 먹어보기도 했다. 리쿠가 해준 것처럼 엄청난 맛은 아니었지만 그럭저럭 먹을 만 했다. 빨간 스쿠터가 자리를 비우기 전에 사진을 잔뜩 찍어놓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유우시의 애니콜 사진첩에는 리쿠 얼굴만 가득했다.
나흘 째 되던 날 스쿠터의 배기음 소리가 났다. 유우시가 창문을 활짝 열고 들여다보자 리쿠의 뒷모습이 보였다. 흰색 컨버스를 신고 집으로 힘없이 들어가는 모습. 그 뒤로 따라온 차 한 대에서 여자 하나가 따라 들어갔다. 자연스럽게 리쿠의 집 앞에 주차를 하곤 대문을 서슴없이 열었다.
유우시는 삼일 내내 그랬듯 옷을 입고 리쿠가 사준 검은 슬리퍼를 신었다. 택시를 잡기 전에 맥도날드로 가 햄버거 하나를 사곤 선셋 비치로 향했다. 선셋 해변은 언제나 사람들이 붐볐다. 사 온 버거를 한입 물곤 멍하니 해변만 바라봤다. 저번에 먹은 버거만큼 맛이 있지 않았다.
유우시
땀에 흠뻑 젖은 리쿠였다. 삼 일 만에 본 리쿠는 안색이 안 좋았다. 살이 조금 내린 거 같기도. 리쿠도 유우시 옆에 걸터앉았다.
찾았잖아
집에도 없고 미야기 해변에도 없고
리쿠가 핀잔을 주는 투로 말했다. 전화하지. 어쩐지 뚱한 말투였다. 리쿠가 고개를 돌려 바람에 날리는 유우시의 머리를 헤집었다. 낭만이 없잖아. 낭만 타령 좋아하네. 리쿠가 유우시의 태도에 고개를 갸웃 저었다.
기분 안 좋아?
아니
아닌데
집에 들어가던 여자... 누구야
유우시가 말할 수록 고개가 푹 숙어졌다. 목부터 귓등에 열이 오르는 게 느껴졌다. 푸핫, 리쿠가 고개를 왼쪽으로 꺾어 웃었다.
우리 누나야
3일 동안 누나들이랑 있었거든 그랬더니 걱정된다며 집까지 따라서 온 거야
리쿠가 눈에 맺힌 눈물을 닦았다. 푹 꺼진 유우시의 고개는 들릴 줄 몰랐다. 귀가 더 붉게 달아올랐다.
그거 때문에 뚱했어?
아니야
네네 그러시겠어요
유우시가 리쿠의 등을 철썩 때렸다. 아, 아파. 놀리지 말라니까. 유우시가 잔뜩 붉어진 얼굴로 씩씩 성을 냈다. 유우시 얼굴 노을보다 빨게. 어쩌라고. 부끄러워엉? 그만하라 했다.
-
빨간 스쿠터가 제집을 찾아오고 나서는 둘은 매일 만났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리쿠가 항상 유우시의 집 앞에 빨간 스쿠터에 기대 서 있었고 유우시는 자연스럽게 그 뒤에 탔다. 야자수 사이로 시원한 여름 바람을 맞으며 달렸다. 리쿠와 유우시는 오키나와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사쿠라자카에 가서 밴드의 라이브를 듣기도 하고 아메리칸 빌리지에서 영화도 봤다. 아예 수영복을 입고 해변에서 수영도 했으며 서핑도 배웠다. 사진첩에는 사진이 한 장 한 장 늘어갔다.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었다.
둘의 끝은 항상 미야기 해변이었다. 리쿠는 미야기 해변을 가장 좋아했다. 석양이 지는 걸 보며 손가락을 엉키기도 하고 어깨에 기대 눕기도 했다. 미야기 해변에는 미군 커플들이 많았다. 그들은 미야기 해변을 배경으로 키스를 했다. 그럴 때 마다 리쿠가 엉킨 손가락 사이로 유우시의 손바닥을 간지럽혔다. 유우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키나와의 여름이 절정을 향하고 있었다. 8월의 중순이었다. 여느 때와 같이 빨간 스쿠터를 타고 돌아다니다 마지막 행선지는 미야기 해변이었다. 때마침 해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오키나와는 해가 떨어져도 여전히 더웠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줄줄 나왔다. 바닷바람을 맞고 있으면 그나마 더위가 가시는 듯했다.
둘은 항상 해변에 앉으면 손을 잡았다. 그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지만 서로의 손을 찾아갔다. 손에 땀이 차도 손을 빼지 않았다. 리쿠. 응? 나 일본어 배울까? 갑자기? 그냥... 배우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아니 배우지 마. 나도 한국어는 쓸 줄 몰라. 읽을 순 있잖아. 괜찮아, 나중에 배워. 리쿠는 이상한 데서 고집을 부렸다.
가르쳐 줘
가르쳐주면 되잖아
나랑 있을 건데 일본어를 왜 배워
유우시가 입을 다물었다. 리쿠의 눈이 어쩐지 슬퍼 보여서.
넌 진짜 이상해
유우시가 리쿠의 앞머리를 쓸어 넘겼다.
어떤 점이?
리쿠의 머리를 쓸어 넘기던 유우시의 손이 내려와 리쿠의 볼을 쓰다듬었다.
행복해 보이는데, 꼭...
리쿠가 유우시의 손에 볼을 비볐다.
꼭?
리쿠의 얼굴이 점점 다가왔다. 바닷바람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입을 뻐끔 거리던 유우시의 입술이 굳게 닫혔다. 리쿠에게 대답을 못 해줬다. 오키나와 태양보다 뜨거운 입술이 닿았다.
-
리쿠
우리 집으로 가자
안 돼
왜?
그 집 아저씨 매일 연인이 바뀌었어
그게 무슨 상관이야
진실로 깊고 영원한 사랑이 아니잖아
그게 집이랑 무슨 상관인데
난 그렇게 되기 싫어
유우시는 리쿠의 말을 이해 못 했다. 이해하려고 노력하던 찰나 리쿠의 침대 위로 쓰러졌다. 리쿠가 급하게 입을 맞춰왔다. 아 리쿠, 잠시만. 리쿠는 뭐에 쫓기는 사람 마냥 성급하게 굴었다. 혀가 넘어오고 몸이 뜨겁게 달궈졌다. 유우시, 유우시. 나 여기 있어. 리쿠는 유우시의 이름을 계속해서 불렀다. 읏... 앗. 유우시는 몸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창문을 열어뒀음에도 바람 한 점 들어오지 않았다. 끈적했다. 너무 뜨거웠다. 오키나와는 너무나도 뜨거웠다. 유우시 위에 올라탄 리쿠의 심장박동 소리가 들렸다. 너무 빨랐다.
리쿠 너 심장 너무 빨리 뛰어
좋아서 그래
리쿠에게서 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눈물인지 땀인지 구분이 안 됐다. 울어? 너무 좋아서. 별거로 다 운다. 유우시가 리쿠를 감싸 안았다. 감싸 안자 리쿠의 얼굴이 그제야 보였다. 눈물범벅이었다. 왜 이렇게 울어. 너무... 너무, 너무 좋아서. 리쿠가 유우시의 품으로 머리를 비벼 들어갔다.
나 다음 주 에 또 누나들 만나
이번엔 며칠인데?
모르겠어 일주일 안엔 올 거야
좁은 침대에 삐그덕거리며 비좁게 누워 있었다. 덥고 끈적했지만 좋았다. 누나들 만나서 뭐 하는데? 그냥... 안부 인사 정도. 누나들이 너 엄청 걱정하시나보네... 있잖아 나 형이라고 한 번만 불러주면 안 돼? 이번엔 장난기 없이 진심이었다.
형
리쿠가 고개를 살짝 돌려 다시 입을 맞췄다.
사랑해
리쿠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흘렀다. 다시 한번 입을 맞춰왔다.
나도 좋아해
리쿠가 대답했다.
-
리쿠가 떠나기 전까지 둘은 잠시라도 떨어져 있으려고 하지 않았다. 리쿠가 유우시를 집에 보내주지 않았다. 이에 유우시가 결국 집에서 짐을 싸 리쿠의 집에서 지냈다. 아침이면 빨간 스쿠터를 타고 떠났고 밤이면 좁은 침대에서 삐그덕거렸다. 리쿠는 시간이 지날 수록 눈물이 많아졌다. 그럴 때마다 유우시가 품에서 리쿠를 달래줬다. 형이라면서 눈물이 이렇게 많아서 어떡해.
리쿠가 떠나는 날 리쿠는 빨간 스쿠터를 타고 가지 않았다. 열쇠만 챙겼다. 리쿠는 흰 컨버스와 슬리퍼를 놔두고 다 떨어진 검은색 스니커즈를 신었다. 그러곤 다이스키와 좋아해를 수천번 말했다. 리쿠는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유우시는 뭐든 좋았다. 리쿠는 진심으로 저를 사랑하니까. 택시가 오기 전까지 리쿠는 유우시를 품에서 빼지 않았다. 유우시의 귀에 이름과 좋아해 다이스키만을 반복했다. 울진 않았다.
왜 이래 다신 못 볼 사람처럼
일주일이나 못 보잖아
유우시가 리쿠의 등을 두드렸다. 연락하면 되잖아. 전화도 해. 응... 택시가 뒤에서 클랙슨 소리를 냈다. 떠날 시간이었다. 리쿠가 더듬더듬 입을 맞춰왔다. 좋아한다고 해줘. 다이스키라고 해줘.
사랑해
그거 말고 좋아해
리쿠 좋아해
그제야 만족한 듯 리쿠가 택시로 발을 돌렸다. 리쿠는 울지 않았다. 대신 유우시가 눈물이 났다. 벌써 리쿠가 보고 싶었다.
-
[리쿠 누나들 만났어?]
[응 누나들 잔소리 너무 많아 시끄러워]
[근데 누나들 만나서 뭐해?]
[그냥 여러가지]
[대답 성의없어]
[내가 애인 생겼단 얘기]
[바보]
[부끄러워하지?]
[아니거든]
리쿠는 답장이 느렸지만 꼬박꼬박 답을 해줬다. 전화하고 싶다고 했는데 전화는 안 된다고 했다. 저번과 달리 메시지라도 해서 좋았다. 오키나와에 온 뒤로 리쿠랑 떨어진 건 삼일이 다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랐다. 리쿠와 같이한 것처럼 여기저기를 다니지도 않고 리쿠의 집 안에만 박혀 있었다.
리쿠가 떠난 지 사흘까진 연락이 계속 닿았다. 나흘부터 답장이 4시간을 넘어가야 도착했다. 유우시는 뭐라 하지 않았다. 누나들이랑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을 리쿠가 생각나서. 닷새 재부턴 답장이 더욱 느려졌다. 하루에 온 답장이라곤 아침에 온 답장 하나가 다였다. 엿새에는 또 답장이 잘 왔다.
[밥 먹었어?]
[응]
[나도 잘 챙겨먹고 있어]
[언제 돌아와? 다음 주?]
[난 오늘 파스타 먹었어]
[맛있겠다 이번 주 일요일에 와?]
[응 그것도 좋다]
리쿠의 답장은 어딘가 이상했다. 유우시는 불안해졌다. 불안함을 잊기 위해 유우시는 미야기 해변으로 향했다. 오늘따라 미야기 해변에 사람들이 많았다. 석양이 질 때까지 앉아있지 못 했다. 한 시간가량 앉아있다가 다시 집으로 향했다. 집 앞에는 저번에 봤던 리쿠 누나의 차가 주차 되어 있었다. 유우시의 심장이 쿵쿵 세차게 뛰었다. 리쿠가 돌아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리쿠가 신고간 검은색 스니커즈 대신 리쿠의 신발 사이즈보다 훨씬 작은 신발 두 켤레가 놓여 있었다. 불길했다. 유우시가 집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두 여성은 딱 봐도 리쿠의 누나였다. 닮았다고 하더니 진짜 닮았네. 리쿠의 누나들이 뛰어 들어온 유우시를 쳐다봤다. 둘 다 얼굴에 눈물 자국이 나 있었다. 유우시는 목이 막혔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리쿠는 어디에 있냐고 물어봐야 하는데.
토쿠노 상... 맞죠?
유우시는 고개를 끄덕였다. 누나들의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유우시는 그들이 왜 우는지 알 수 없었다.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알고 싶지 않았다.
리쿠가 이걸 전해달래요
손에는 편지지 한 장과 빨간 스쿠터의 키가 들려있었다.
리쿠... 리쿠는요?
오늘 돌아오겠다고 했는데
어디 있어요?
유우시의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리쿠의 집에 있던 날 중 사람이 가장 많았으나 집은 공허했다. 텅 비어 보였다. 집을 가득 채우는 것이라곤 오키나와의 햇빛 뿐이었다. 누나들은 고개를 저었다. 유우시는 그 고개를 젓는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제야 이해했다.
-
유우시는 리쿠의 집에서 똑같은 흰색 컨버스 두 켤레와 슬리퍼 두 켤레만 챙겼다. 유우시는 멍한 눈으로 헬로키티와 별이 달린 키만 바라봤다. 편지는 뜯지 않은 체 저 멀리 던져져 있었다. 바보야. 키만 주면 어떡하라고. 난 너 없는 빨간 스쿠터는 운전 못 하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손을 뻗어 편지지를 주웠다. 읽을 자신이 없었다. 눈물이 편지지를 적시기 시작했다. 편지지를 뜯자 빼곡하게 글자가 적힌 편지가 들어있었다. 일본어로 적혀 있었다.
유우시가 읽을 수 있는 단어라곤 마지막 문장의 영원히 사랑해 뿐이었다.
오키나와의 8월은 너무 뜨거웠다.
심장이 녹아내릴 만큼. 유우시에겐 감당하기 벅찬 뜨거움이었다.
さようなら。僕が沖縄に来たのは、僕の心臓が止まる前に沖縄の心臓が燃えるような熱さを感じたかったからだ。僕は心臓病なんだ。あと3ヶ月しか生きられないと言われた。だから沖縄に来たんだ。君が僕の心臓の話をするたびに、毎日神に心臓が永遠に動き続けるように祈っていた。沖縄と君は本当にお似合いで、熱かったよ。結局僕の心臓を溶かしたのは沖縄の太陽じゃなくて君だった。君と一緒にいると生き続けたいと思った。君のそばで永遠にときめく心臓を持ちたかった。日本語の「愛してる」には永遠に愛するという意味もあるんだよ。わがままになりたくなかった。ひとり残る君が悲しまないようにしたかったんだ。でも僕は君を愛さずにはいられなかった。愛してる。영원히 사랑해.
162개의 댓글
아눈물나.....
안녕하세요 선생님. . 간만입니다 겨울이 끝나가니 오키나와 종말론이 종종 떠오르는 건 그러려니 했지만 그렇다고 제가 위시를 파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랏는데요 이 글이 떠올라 아무 생각 없이 유튜브에 유우시 검색햇다가 급하게 밀린 거 다 퍼먹고 잇어요 큰일난 거 같아요.. 저 유우시를 잡앗어요 온종일 유우시만 본 지 벌써 6일째랍니다 여러모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러 왓습니다 겸사겸사 글도 다시 보고 질질 짜고 갑니다 이제 제 입덕계기는 오키나와 종말론이네요 종말.. 종말..
셀프정신병먹방
사랑은자해가아닐까
띠발오키나와당장가서빨간스쿠터대여해야해
진짜 사요나라 보자마자 심장이 아프면서 눈물 쏟게되… 일본에서 사요나라는 이제 더 이상 안 보는 (못 보는) 사람한테 하는 거라 배웠어서 사요나라 보자마자 진짜 끝이구나… 를 깨닫고 하염없이 눈물만 쏟게 되…
원래 읽은거 또읽기 절대못하는데 이건 영원히 돌려봄.. ㅈㄴ명작이다 이건문학이에요
함께 있으면 계속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하…..어떳하면 좋지 진짜 일상생활하다가 자꾸 생각나서 눈물이 나요
젠장
혹시 이 글 읽기 전에 댓글창을 본다면 꼭 꼭 꼭 비지엠 무조건 다 들으면서 보세요,,,,진짜눈물광고ㅏㅇ상태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요 진짜 명작 띵작 미친거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슬퍼요 🥺😭
개처우는중
진짜이거 한 nn번째 읽는데
볼때마다 눈물나요,,
스토리도 스토리인데 비지엠이 너무 좋아서 자꾸 생각나는 글이에요🥹 글만 읽는데도 오키나와의 뜨거운 태양이 느껴지고 바다소리가 들려요…♡
아제발구라라고해줏[요 이건구라야 왜이런시련이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아진짜그만해
어제라방에서애들이오키나와언급한거보자마자 바로오키나와에서의뜨거웟던쿨과융아생각나서 또다시보러왓습니다… 샤갈ㅜㅜ볼때마다가스미.아프다심장저림
아...............
그냥볼때마다울게됨
오늘먹빵은오키나와종맗론마시겟먹겠씀다
僕が望んだのは活字で書かれた「愛してる」じゃなかったんだよ
지금까지 10번정도 봤는데요..볼때마다 펑펑 울어요 두 사람의 뜨거웠던 오키나와.....언젠가는 꼭 오키나와 미야기 해변에서 돈노와이를 들어야지
오엠지 이거 뭐야
브루노마스의 Die with a smile 같이 들어보세요
흐윽...흑..끕....흐...흐엉....흡..끋....엉엉....흐윽...흑..끕....흐...흐엉....흡..끋....엉엉....흐윽...흑흐윽...흑흐윽...흑..끕흐윽...흑..끕....흐...흐엉....흡..끋....엉엉.......흐윽...흑..끕....흐...흐엉....흡..끋....엉엉.....흐...흐엉....흡..끋....엉엉......끕....흐...흐엉...
ㅅㅂ.....영원히 사랑해 나도
아니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리쿠….돌아온다고 해
뭐가 그렇게 슬퍼서 다들 그러시는 거지? 제가 한번 체험해보겠습니다.
어떳ㅅ신가요
악몽입니다.
레전드정신병원 입원
힘들어요
wish “이 순간의 심장 소리와”
리쿠 파트 들을 때마다 떠올라서 미치겠네요
아안돼ㅠㅠㅠㅠ편지에서 눈물이멈추질않아😭😭😭😭😭
고양이랑자고있는데울어서고양이도망가버림존나처울어ㅛ다…
이거 너무 슬퍼요우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
회사에서 읽음 사연있는 여자됨
몇번을 봐도 축축해지는 베개가 증명해주는 작품.
죽고싶다..
영원할 사랑을 3개월 만에 모두 쏟아내고 떠난 리쿠 같아서… 눈물이 뚝뚝 흐른다…🥺🥺
말도않됌……
어아아걱ㅜㅜㅜㅜㅜㅜㅜㅠ아악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아아아아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아아아아어아어아아아아악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울엇어요…진짜….🥹
너무해너무해너무해너무해이러는게어딧어…………
이거 짖짜 다시봐도 명작이다
정말 순수한 사랑 그대로 잘 느껴져서 더 슬퍼요 ㅠㅠ 이런 작품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아니야 아니야 이럴 순 없어 차라리 내 심장을 가져가...ㅠㅠㅠ 매일 신에게 심장을 영원히 계속 움직이길 기도 했다는데 왜...ㅠㅠㅠ 거짓말 같아서 지금 몇번이나 돌려보고 있는데 진심 몇번 봐도 개 슬프다...ㅠㅠ
3개월 내내 둘이 꼭 붙어있었다는게 너무 좋아 매일매일 꼬옥 같이 있었다는게 너무 맘이 좋아 리쿠의마지막이 행복할 수 있어서
그냥 차라리 제가 대신 죽으면 안돼요?? 저 지금 너무 힘든데
이건아니야
새해첫포타로 또 읽으러왔어요…..정말……사랑이뭐길래 그 짧은시간동아 이 아이들을이렇게 만든걸까요…….아….1월1일부터눈물흘리는여자가되……
하…평생 글 써주세요…사랑해요…
말은 안 나오고 눈물만 나옴 흑를르긓ㄱ
아………아아아아ㅏㅇ….아아아…아….아……..ㅠㅜㅜㅠㅠㅜㅠ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자체적으로 저에게 오키나와종말론읽기라는
크리스마스선물을 주었습니다
마음이 아리면서도 따갑네요..
오늘도 잘 읽었어요
아딘짜눈물나요어케진짜
진짜울고싶다이새벽에마음한켠이아려요
저 이거 읽고 오키나와 갓다왓는데 풍경볼때마다 눈물 흘럿어요
아 눈물나 진자
글너무이뻐요,,
눈가 촉쵹 강아디 댓어요 ....
다 참았는데 편지에서 오열함 진짜
이게진정한사랑이구나.........
진짜..진부한 알페스성 소설이 아니라…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되는..그렇기에 끊임없이 가슴이 아파오는….그런 명작임…개인적으로 소설 읽을 때 머릿속으로 소설의 이미지가 상상되면 정말 명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써…글 읽는 모든 순간 오렌지빛 석양지는 바닷가가 보이고, 흰거품이 넘실대는 파도 내음이 느껴지고, 새벽에 찌르르거리는 풀벌레 소리가 들려와요….진짜 너무 아름답고 소중한 글임….갠적으로 콜바넴이랑 비슷한 분위기라고 느꼈는데 제가 너무 좋아하는 분위기?..랄까….작가님 제발 글 계속 써주세요…이런 글을 지금 본게 너무 후회됨…..사랑해요작가님 ㅜㅠ..
하ㅜㅜㅜㅜㅠㅜㅜㅜ너무 술퍼서 많이 울우서 눈 퉁퉁부운 만두가 되.
몇 번을 읽어도 항상 눈물이 나네요..🥲🥲
아...... 아........ 일본어 읽는데 눈물이ㅜ
…………..
하제발아니길빌었는데..
심장 얘기가 많았던 것이 다 복선이었다니…번역을 누르자마자 눈물이 터져나왔어요 좋아하지 말고 영원히 사랑해라
아 진짜 예상은 햤는데 그래도 아니 안히 퓨ㅜ 새벽에 배게 축축씌ㅠㅠㅜ
베개축축해짐
그리고나는죽엇다
(박수)
오늘 뜬 사진 보고 오키나와 종말론 생각나서 또 왔어요....
아니 ㅅㅂ 하…. 내심장을녹인건오키나와의햇빛이아니라너엿다니 아니 하…… 아
저붕괴됏어요
와구라겟지…
아…
갓난아기처럼울다
와 진짜 이 새벽에 펑펑울었네요🥹🥹🥹🥹ㅠㅠㅠㅠ
번역 보고 그대로 울어버림
하지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