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주의 素材主义


누나가 살인청부업자의 타깃이 됐다. 姐姐成了职业杀手的目标。

친누나가 아니었다. 산은 부모가 없었다. 있었는데 자기 허리까지 겨우 오는 어린애 사창가에 팔아넘긴 인간을 부모라 하긴 싫었다. 산은 또래 친구들 학교 다니며 놀이터 정글짐 타고 다닐 때 촌동네 사창가 드나들며 누나들 잔심부름을 했다. 산이는 꼭 고양이 같아. 어떤 누나는 그걸 업소에서 키우는 조용한 반려동물 같다는 뜻으로 말했고 어떤 누나는 자기처럼 웃음 파는 일 시킬 수 있겠다는 뜻으로 말했다. 산은 그걸 중학교 들어가고 나서야 구분할 수 있었다.
亲姐姐不是亲姐姐。伞没有父母。虽然有,但把他卖到妓院的那些人,他不愿称之为父母。当同龄的朋友们上学、在游乐场玩耍时,伞却在乡村的妓院里跑腿。有的姐姐说伞就像一只猫,意思是他像店里养的安静的宠物;有的姐姐则说他可以像她们一样卖笑。伞直到上了初中才明白这些话的区别。

가게는 서울에 있는 본점에서 나온 여기 출신 실장이 가지치기해서 낸 분점이었다. 가게 에이스 바다 누나는 산이 고등학교 들어갈 땐 서울로 보내야 한다고 우겼다. 바다는 아름답고 상냥했다. 산은 천사가 있다면 바다와 같으리라 생각했다. 바다는 산이 자기 동생이나 다름없다고 번 돈 아끼지 않고 산에게 잘 써댔다. 산도 서울엘 가고 싶었다. 하지만 산에게는 발언권 같은 게 없었다.
这家店是从首尔的总店出来的这里出身的经理分出来的分店。店里的王牌巴达姐姐坚持说,伞上高中的时候一定要送到首尔去。巴达既美丽又温柔。伞觉得如果天使存在的话,那一定像巴达一样。巴达把伞当作自己的弟弟一样,不惜花自己赚来的钱对伞很好。伞也想去首尔。但是伞没有什么发言权。

"그럼 제가 본점으로 갈게요. 산이랑 같이요. 매출은 보장해, 언니한테 물어봐요."
“那我就去总店吧。和伞一起。销售额有保证,问问姐姐。”

바다 덕분에 산은 그 손을 잡고 서울 가는 버스에 탈 수 있었다. 바다는 여느 아저씨들에게 그러듯 예쁘게 웃으며 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넌 누나가 꼭 대학 보낸다. 무슨 과 갈지 지금부터 생각해 둬. 산은 그래서 정말 대학엘 갔다. 돈도 안 되는 그림을 그렸다.
多亏了바다,伞才能牵着她的手上了去首尔的巴士。바다像对待其他叔叔们一样,漂亮地笑着,抚摸着伞的头。你姐姐一定会送你上大学的。从现在开始想想你要读什么专业吧。于是伞真的上了大学,画了一些不赚钱的画。

바다가 서른이 되던 해 산은 스물하나가 됐다. 그리고 바다는 살인청부업자의 타깃이 됐다.
바다가三十岁那年,伞二十一岁了。而且바다成了杀手的目标。

"너 누나랑 못 살아. 누나 가야 돼. 누나랑 있으면 너도 위험해."
“你不能和姐姐一起生活。姐姐必须走。如果和姐姐在一起,你也会很危险。”

허접한 작가가 쓴 한심한 드라마 대사 같았다.
像是一个拙劣的作家写的可笑的电视剧台词。

"위험해도 상관없어, 난 누나랑 살 거야."
“即使危险也没关系,我要和姐姐一起生活。”

답례로 똑같이 한심한 드라마의 대사를 건넸다. 여전히 아름답고 상냥한 바다는 부러진 팔로 산을 뿌리치고 떠났다. 산의 학교에서 20분밖에 떨어지지 않은 두 칸짜리 방에 바다의 온기는 순식간에 증발했다. 바다는 산의 신이었다. 바다가 그랬다면 이유가 있겠거니 생각하고 꾸역꾸역 수업에 나가 그림을 그리고 레포트를 쓰고 학식을 먹었다. 겨우 3일 지났는데 산은 바다에 영원히 가까워질 수 없어 허우적대는 악몽을 꾸고 짐을 쌌다. 바다를 찾으러, 떠났다.
作为答谢,他也说了一句同样无聊的电视剧台词。依然美丽温柔的바다用断了的手臂推开了伞,离开了。바다的温暖在距离伞的学校只有 20 分钟的两间房里瞬间消失了。바다是伞的神。伞想着바다这么做一定有原因,勉强去上课,画画,写报告,吃学校的饭。才过了三天,伞就做了一个永远无法接近바다的噩梦,收拾了行李。为了寻找바다,离开了。


"예쁜데." “真漂亮。”

아깝다. 우영은 아름다운 사람에게 약했다. 누구든 그럴 것이다.
真可惜。友荣对美丽的人毫无抵抗力。任何人都会这样。

필터 가까이 태운 담배를 아무 데나 던지고 일어났다. 2주째 결근이란다. 이놈의 유흥가 지긋지긋하다. 쭉 기지개를 켰다. 예뻐서였겠지, 우영이 한 번에 바다를 죽이지 못한 이유는. 딱히 다른 마음을 품은 것은 아니었다. 그냥 좀 아깝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죽기에는. 팔이 부러진 채 멀리 가지 못했으리라. 다리를 부러트리면 그 역시 너무 불쌍하다고 여기어 그러지 않았다.
把快烧到过滤嘴的香烟随手一扔,站了起来。已经两周没上班了。这该死的娱乐区真是让人厌烦。他伸了个懒腰。大概是因为她很漂亮吧,友荣没有一次性杀死她的原因。并不是心怀其他,只是觉得这样死了有点可惜。她手臂断了,应该走不远。如果把她的腿也打断,那就太可怜了,所以没有那么做。

모서리가 구겨진 바다의 사진을 눈높이까지 올려 빤 바라봤다. 지인짜 예쁜데, 죽이긴 해야겠고. 쩝. 그때 웬 투박한 손이 휙 사진을 빼앗아 간다.
他把一张边角已经皱了的海边照片举到眼前,仔细地看着。真的是很漂亮啊,但还是得毁掉。啧。这时,一只粗糙的手突然把照片抢走了。

"너지." “너지。”

음? 빈손을 내리고 버릇없는 남자를 바라봤다. 아니, 소년? 뭐가 됐든 찾고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찰랑이는 긴 생머리 대신 싸구려 염색약을 써 상한 머리칼, 도톰한 분홍빛 입술 대신 볼품없이 찢어진 얇은 입술, 맑고 다정한 목소리 대신,
嗯?我放下空手,看向那个无礼的男人。不,少年?不管怎样,他不是我要找的人。取代飘逸的长发的是用廉价染发剂染坏的头发,取代丰满的粉红色嘴唇的是难看地裂开的薄唇,取代清澈温柔的声音的是,

"너 맞잖아, 씨발." “你就是那个,操。”

"뭐가?" “什么?”

대꾸도 하지 않고 남 재킷 옷깃을 잡아 확 연 뒤 안주머니에 넣은 칼 턱짓한다. 너 같은 새끼 처음 아니야. 수도 없이 많이 봤어. 그래서 이쯤에 총이니 칼이니 뭐든 있겠거니 했다. 근데 진짜 있네. 나보다 키도 작고 바보처럼 생긴 이 새끼가, 진짜 우리 누나를 죽이려나 보네. 우영이 살의라고는 요만큼도 없는 얼굴로 픽 웃으며 산의 손 떼어냈다.
大声不响地抓住对方的夹克衣领,猛地一拉,露出内袋里的刀。他冷笑道:“像你这样的家伙我见多了。见过无数次。所以我猜这里会有枪或者刀之类的东西。没想到真的有啊。比我矮,看起来像个傻子一样的家伙,真的打算杀我姐姐吗?”友荣脸上没有一丝杀意,轻笑着把伞的手拨开。

"남친이냐? 연하남? 우와." “男朋友吗?年下男?哇。”

"우리 누나야." “我们姐姐。”

"뭔 누나." “什么,姐姐。”

"누나라고. 내 누나." “姐姐。我的姐姐。”

뭐라는 거야, 씨발. 말을 등신같이 해. 여친이면 여친, 친누나면 친누나, 사촌이면 사촌인 거지. 귀를 후비며 산을 지나쳤다. 아름답지 않은 것에는 관심을 주지 않는다. 근데 돌아서자마자 둔탁한 소리가 들린다. 산이 무릎을 꿇었다. 왼손에는 바다의 사진 꽉 쥔 채였다.
你在说什么,操。说话像个白痴一样。女朋友就是女朋友,亲姐姐就是亲姐姐,表姐就是表姐。掏了掏耳朵,走过了伞。我对不美的东西不感兴趣。但是一转身就听到一声沉闷的响声。伞跪下了,左手紧紧握着一张海的照片。

"우리 누나 이쁘지. 근데 착하기까지 해. 진짜 착해. 최바다는 누구 원한 살 사람이 아냐. 너 뭐 잘못 안 거야."
“我们姐姐很漂亮吧。而且还很善良。真的很善良。崔바다는不是那种会结仇的人。你一定是搞错了。”

"....하하." “……哈哈。”

"안 그래 보여도 서른인데, 그렇게 괜찮대도 나 등록금 내주고 용돈 주느라 자기 옷 하나 맘대로 못 사. 우리 누나 죽으면 안 돼. 죽이면, 안 돼."
"看起来不像,但他已经三十岁了。即使他看起来那么好,他也因为给我交学费和零花钱,连一件自己喜欢的衣服都买不了。我们姐姐不能死。不能让她死。"

갑자기 불쌍하게 늘어뜨린 눈썹에 조금 흥미가 갔다. 버려진 고양이 같기도 하고.. 노란색인지 갈색인지 분간 가지 않는 머리칼에 턱 손을 얹었다.
突然对那可怜地垂下的眉毛产生了一点兴趣。看起来像被遗弃的猫……我把手放在那不知是黄色还是棕色的头发上。

"너 근데 왜 나한테 이러냐? 내가 뭔 줄 알고. 내가 니네 누나 뭔 줄 알고."
“你干嘛这样对我?你知道我是谁吗?你知道我和你姐姐是什么关系吗?”

그리 물으니 저 대신 자기가 살의 가득한 눈 치켜뜨고 노려본다.
所以他问道,代替我自己,他瞪大充满杀意的眼睛怒视着。

"너 같은 새끼 처음 아니야. 상판대기 눈깔만 봐도 알아, 그런 새끼인 거."
“像你这样的家伙我不是第一次见了。光看你的脸和眼睛就知道你是那种人。”

아, 존나 억울해서 웃음이 터졌다. 우영이 손을 내려 홀쭉한 뺨을 툭 쳤다. 이상하게 마음에 들어. 아름답지 않은데, 아름답다 느껴진다. 분노를 꾹꾹 눌러 담은 이 얼굴이, 어떻게든 무너뜨리고 싶은 눈동자가, 결핍 가득한 이 아이의 모든 것이.
啊,真是太冤枉了,我忍不住笑了出来。友荣放下手,轻轻拍了拍他瘦削的脸颊。奇怪的是,我竟然喜欢上了这种感觉。虽然不美,但却让我觉得很美。这个充满愤怒的脸,这双无论如何都想击垮的眼睛,这个孩子身上所有的缺陷。

"3천. 3천 가져다주면 안 죽일게. 내가 3천 받았으니까 똑같이 3천 돌려줘야 돼."
"三千。给我三千我就不杀你。我拿了三千,所以你也得还我三千。"

3천? 고작 3천? 사람을 죽이는데 3억도 아니고 3천? 산의 눈빛만 보고도 마음을 알았는지 목까지 꺾으며 웃는다. 최바다한테 뭐가 있어. 최바다는 가진 게 없어. 3천도 아니고 3백이면 최바다 인생 세상에서 지울 수 있어. 그런 말해 주면 정말 울어버릴까? 내 바짓가랑이 붙잡고 머리를 처박을까? 우영은 이렇게 기분이 좋은 건 오랜만이라고 생각했다. 그 어떤 아름다운 것에서 얻었던 쾌락보다 더했다.
3 千?才 3 千?杀一个人居然不是 3 亿而是 3 千?伞的眼神一看就知道他的心思,笑得连脖子都仰了起来。崔바다有什么?崔바다什么都没有。别说 3 千,3 百就能把崔바다从这个世界上抹去。要是这么说,他真的会哭吗?会不会抓住我的裤脚,把头埋在地上?友荣觉得自己好久没有这么开心了,比从任何美丽的事物中获得的快感还要强烈。


[누나 내가 업자새끼랑 쇼부봤어 돈주면 안죽인대. 그러니까제발좀 집에와]
[姐姐,我和那家伙谈好了,他说给钱就不杀你。所以拜托你快点回家吧。]

나 혼자선 너무 힘들어. 외로워. 살고 싶지가 않아. 누나는 내 신인데. 누나 때문에 살았고 누나 때문에 대학에 갔고 누나 때문에, 3천을 갚을 거고. 사랑이 아니었다. 사랑보다 더 숭고한 거였다. 바다는 산의 엄마였고, 누나였고, 신이었고, 모든 것이었다. 바다는 산이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턴 절대 애프터에 나가지도 않았다. 진짜 모성애 같은 게 생긴 건지 뭔지 아무튼 그랬다. 산은 이 감정이 일방향이 아니라 생각하며, 자신의 모든 것인 바다가 제발 돌아오기를 바랐다.
我一个人太辛苦了。好孤独。不想活了。姐姐是我的神。因为姐姐我才活着,因为姐姐我才上了大学,因为姐姐,我才会还清三千块。这不是爱。这比爱更崇高。바다是伞的妈妈,是姐姐,是神,是一切。바다自从伞上大学后就再也没有去过夜店。也许是因为真的产生了母爱之类的情感,总之就是这样。伞认为这种感情不是单向的,他希望自己的一切——바다能回来。

산은 새벽에는 택배를 나르고 해가 뜨면 커피를 만들었다. 저녁에는 건물 청소를 하고 잠시 눈을 붙였다가 다시 택배를 나르러 갔다. 그걸 겨우 일주일 했는데 죽을 것 같았다. 바다는 아직 연락이 없었다. 메시지 창에는 이제 산의 외침만이 가득했다.
伞在凌晨送快递,天亮后就去做咖啡。晚上他打扫建筑物,稍微眯一会儿,然后又去送快递。才做了一周,他就觉得快要死了。바다还没有联系他。消息窗口里现在只剩下伞的呼喊。

"그거 가지고 되겠어? 그거 가지고 어느 세월에 3천을 모아. 어? 겨우 3천이라고 해도."
“那样行吗?那样什么时候才能攒到三千。嗯?就算是三千也很难。”

그렇지. 택배 나르고 커피 만들고 바닥 닦는 거 갖고 3천을 언제 모으냐. 이자율은 얼마인지 감히 묻지도 못했다. 대출보다 더 무서웠다. 내 목숨 아니고 남의 목숨 걸린 건데도 산은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20분마다 잠에서 깼다. 우영이 퀭한 산의 눈가를 다정하게 쓸어줬다. 어이구, 피곤했겠네.
对啊。靠送快递、做咖啡和擦地板,什么时候才能攒到三千呢。利率是多少,我都不敢问。比贷款还可怕。虽然不是我的命,而是别人的命,但伞还是太害怕了。所以每隔 20 分钟就从睡梦中醒来。友荣温柔地抚摸着伞那布满黑眼圈的眼角。哎呀,一定很累吧。

"누나가 연락이 없어." “姐姐没有联系我。”

"최바다?" "崔바다?"

누나라도 곁에 있으면 덜 힘들 거야. 그런데 안 돌아오잖아. 괜찮대도 죽은 사람처럼 답이 없잖아. 산이 다시금 우영을 노려봤다. 우영은 산 앞에서 수도 없이 지었던 억울한 얼굴을 다시 장착했다. 아무 짓도 안 했어.
姐姐在身边的话会好受一点。但是她不会回来了。即使说没事,也像死了一样没有回应。伞再次瞪了友荣一眼。友荣又摆出了在伞面前无数次露出的委屈表情。我什么都没做。

"너 나 좀 그렇게 쳐다보지 마라. 따지고 보면 내가 갑, 네가 을. 근데 뭐 사람이 나타나기만 하면 아주 그냥 흘겨보느라고 바빠가지고.. 가자미 되시겠어요."
“你别那样看着我。说到底我是甲,你是乙。可是只要有人出现,你就忙着瞪我……你要变成比目鱼了吗?”

장난으로 한 말인데 금방 수긍하고 눈을 내리 깐다. 푸흐흡. 새어 나오는 웃음을 굳이 참지 않았다. 너 진짜 꼭 고양이 같애. 산은 스물하나였는데 그게 무슨 의미인지 파악할 수 없었다.
开玩笑说的话,他很快就同意了,低下了眼睛。噗嗤。没有刻意忍住溢出的笑声。你真的像只猫。伞已经二十一岁了,但他无法理解这意味着什么。

"한번 알아는 볼게. 내가 찾는다고 나타나진 않겠지만.."
“我会试着去了解一下。虽然我找了也不一定会出现……”

"몸 괜찮은지만.. 팔.... 부러졌었잖아."
“身体还好吗……手臂……之前不是骨折了吗。”

그러게, 두세 달은 있어야 붙을 텐데 곧 여름이네. 제가 부러뜨려 놓고 속 편한 소릴 한다. 그 뺀질한 얼굴 다시 노려보려다 산은 다시 걸레로 창문을 닦았다.
是啊,至少得两三个月才能好,夏天马上就到了。明明是他弄断的,还说得这么轻松。伞本想再瞪那张欠揍的脸一眼,但他又拿起抹布擦起了窗户。

"그런데 네 이름 산 맞아?"
“但是你的名字是伞,对吗?”

".....왜?" “……为什么?”

"그냥, 바다랑 산이라니 웃기잖아. 그럼 최산이야?"
“就是,海和山在一起很搞笑吧。那就是崔伞吗?”

"응. 최산." “嗯。崔伞。”

"최바다가 최 씨라서?" “崔伞是因为姓崔吗?”

"그냥 난 최산이야. 원래부터 그랬어."
“ 그냥 난 최伞이야. 원래부터 그랬어.”

"하여튼 웃겨. 바다랑 산은 절대 못 만나는데.."
"反正很搞笑。大海和伞是绝对不能见面的..."

"바다랑 산이 왜 못 만나, 등신아. 남해 안 가봤냐?"
“海和山为什么不能见面,笨蛋。你没去过南海吗?”

"바다는 흘러가고.. 산은 못 움직여. 그럼 못 만나는 거야~"
“海流动着……山却不能动。所以他们无法相遇~”

씨발 진짜 재수 없게. 산이 들고 있던 걸레를 팍 내던졌다. 학생, 그걸 던지면 어떡해! 살갑게 웃으며 아이 아주머니 죄송해요옹, 하고 걸레를 주워오는 건 우영이다.
“真是倒霉。”伞把手里的抹布狠狠地扔了出去。“学生,你怎么能扔东西呢!”友荣笑着说:“阿姨,对不起哦。”然后捡起了抹布。

"사과해." “道歉。”

"뭔 사과야. 초딩인가." “什么道歉啊。小学生吗。”

"사과해 빨리." “快道歉。”

"..미안." “……对不起。”

그러니 다시 걸레를 받아 든다. 참 나. 산이 기껏 뽀득뽀득 닦은 창문에 몸을 기댄 우영이 팔짱을 끼고 산의 이마에서 흐르는 땀방울 바라본다. 신기해. 재미있고. 귀엽다. 고양이보단 강아지 파라고 생각했는데. 큼큼. 목을 가다듬으니 산이 한숨을 푹 쉰다.
所以他再次拿起了抹布。真是的。伞辛辛苦苦擦得干干净净的窗户上,友荣靠着窗,双臂交叉,看着伞额头上流下的汗珠。真神奇。有趣。可爱。本以为自己更喜欢狗狗而不是猫咪。咳咳。清了清嗓子,伞深深地叹了口气。

"할 일 없어? 너도 닦을래?"
“没事做吗?你也要擦吗?”

"내가 이딴 거 도와줘도 너 3천은 힘들다니까. 그러지 말고 내가 시키는 일 해."
“我帮你这个也很难赚到三千。别这样,听我的话做事。”

의심부터 하고 본다. 우영이 바람 빠지는 소리 내며 명함 내밀었다.
先怀疑再说。友荣发出一声泄气的声音,递出了名片。

"내 친구가 하는 데야. 창문 닦는 거에 두 배는 준다. 그래도 모자라지만 일자리 있음 또 소개해줄게. 일단은 여기로 가."
“我朋友在那儿工作。擦窗户的工资是两倍。虽然还是不够,但如果有工作机会,我会再介绍给你。先去这里吧。”

정윤호. 왜인지 믿음직한 이름이다. 산이 명함을 뒷주머니에 쑤셔 넣고 고개를 까닥였다. 안 그래도 여긴 노동 대비 급여가 별로였다. 근데 왜 이렇게 잘 해줘? 햇살이 너무 밝아 묻고 싶은 말을 차마 묻지 못했다. 우영도 아마 제대로 답하지 못했을 거다. 느이 누나처럼 몸이나 팔라느니 아님 나처럼 사람 패서 돈 벌라느니 같은 제안 왜 못하고 몇 달간 연락 않던 윤호에게 연락해 일자리 있냐 물어본 건지, 알 수가 없어서.
丁润浩。为什么这个名字让人觉得可靠呢?伞把名片塞进后兜,点了点头。这里的工资本来就不高,为什么对我这么好?阳光太刺眼,他没能问出口。友荣大概也答不上来吧。像你姐姐那样卖身,或者像我这样打人赚钱的建议,为什么不提呢?几个月没联系的润浩,为什么突然联系问有没有工作,真是搞不懂。

정말 알지 못하는 걸까? 애써 외면하는 걸까. 우영이 발밑의 꽁초들 뭉개다가 쪼그려 앉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번엔 창문 말고 계단 손잡이를 열심히 닦는 산의 동그란 뒤통수를 가만 바라본다. 우영도 사람이니 마음이 약해지는 때가 있다. 아름다운 것을 마주할 때와.. 얇은 살갗 아래 갈비뼈 안, 심장까지도 궁금해 알아보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 누군가 열심히 닦았을 유리문 슬쩍 열고 머리통만 들이밀었다.
真的不知道吗?还是在故意回避呢。友荣碾碎脚下的烟蒂,从蹲着的地方站了起来。这次,他静静地看着伞认真擦拭楼梯扶手的圆圆后脑勺。友荣也是人,有时也会心软。当面对美丽的事物时……当在薄薄的皮肤下、肋骨内、甚至心脏里,产生了想要了解的好奇心时。他轻轻推开某人辛苦擦拭过的玻璃门,只探进了脑袋。

"최산! 나 간다." “崔伞!我走了。”

가든지 말든지. 쌍꺼풀이 예쁘게 진 무심한 눈으로 슬쩍 우영 내려다본다. 예쁘다? 내가 예쁘다는 말을 썼네, 저놈한테. 하하.
去也好,不去也罢。用那双漂亮的双眼皮眼睛冷冷地瞥了一眼友荣。漂亮?我竟然用漂亮这个词来形容那家伙。哈哈。

"나도 돈 벌러 감. 누구 죽이는 거 아님. 오해하지 말라고."
“我也去赚钱了。不是去杀人。不要误会。”

인사도 안 해주나. 쩝, 돌아서려는데 저번처럼 붙잡는다. 이번엔 무릎이 땅바닥에 부딪히는 소리 대신, 경계심이 적지만 뚱한 목소리다.
连招呼都不打吗。啧,正要转身时,他像上次一样抓住了我。这次没有膝盖撞到地面的声音,取而代之的是带着些许警惕但有些不满的声音。

"그 산 아니야." “不是那个伞。”

"뭐?" “什么?”

"바다랑 산 할 때 산이 아니라, 우산 산이야. 내 이름."
“不是大海的‘山’,而是雨伞的‘伞’。这是我的名字。”

"우산?" “友荣?”

"그래. 비 올 때 쓰는 거."
“对。下雨时用的。”

친절하게 우산을 드는 시늉까지 한다. 사뭇 진지한 그 얼굴에 또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알았다. 우영은 산과 함께면 자꾸 웃는다. 최산의 심장은 어떤 색일까. 어떻게 생겼을까. 다른 이들은 궁금해하지 않을 것을 궁금해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亲切地做出举伞的样子。看到他那一本正经的脸,我又笑了。对了,我知道了。和友荣在一起时,我总是忍不住笑。崔伞的心脏是什么颜色的呢?它长什么样子呢?我好奇着别人不会好奇的事情,继续迈步向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