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이유 없이 좋은 사람이 있었다. 왜 좋아하냐고 묻는 다면 정확히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특별히 잘해주지 않아도 마냥 좋은 그런 사람. 별다른 핑계가 필요 없이도 좋은 사람. 그런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유 없이 싫은 사람 역시 존재했다.
世界上就是存在没来由喜欢的人。若问为何喜欢,虽说不清具体理由,但即便没对我特别好也莫名喜欢的这种人。不需要任何借口就喜欢的这种人。有这样的人存在,自然也有毫无理由就讨厌的人。
그래. 没错。
바로 너. 就是你。
교수는 강의실을 돌아다니며 프린트를 한 장씩 나눠주었다. 뒤에 앉아있던 남자가 시온과 유우시 앞으로 자리를 옮겨 몸을 뒤로 돌렸다. 시온은 그 남자 쪽으로 프린트를 돌리자 살짝 올라가는 남자의 입꼬리에 유우시의 얼굴이 저절로 찡그려졌다. 저 놈의 체크무늬. 같은 옷을 색깔 별로 사놓았는지 체크무늬만 보면 이제는 진절머리가 났다.
教授在教室里走动分发讲义。坐在后排的男生挪到吴是温和勇志面前转身。当吴是温把讲义递给那人时,勇志看到对方微微上扬的嘴角,不自觉地皱起脸。那家伙的格子纹。怕不是把所有颜色都买齐了,现在看到格子纹就反胃。
이렇게 누군가를 열렬히 싫어한 적이 또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얼굴에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게 나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질질 길러 눈을 다 찌르는 머리에 맨날 입고 다니는 체크무늬 셔츠가 싫었다. 가끔 말을 더듬는 것도 싫었고, 가끔 눈이 마주치면 바로 눈을 피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싫은 점을 꼽아보자면 사실 굳이 자신의 뒤에 매일 앉는다는 점이 유우시는 제일 싫었다. 그가 왜 싫을까. 글쎄. 어쨌든 그의 이름이 잠시 궁금하다가도 금세 이름조차 알기 싫어졌다.
这辈子还有这么讨厌过谁吗?突然冒出这个念头。要是单纯看脸不顺眼倒还好,可那拖得老长扎眼睛的头发、天天穿着的格子衬衫都令人厌恶。偶尔结巴的样子讨厌,有时对上视线就慌忙躲开的样子也让人不爽。要说最讨厌的,其实是他每天都非要坐在自己后面这点。为什么讨厌他?谁知道。刚产生想知道他名字的念头,转瞬又觉得连名字都懒得知道。
"ㅈ..제가 아까 필기를 못해서 그러는데. 혹시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那...那个我刚才没记全笔记,能不能借我看下?"
유우시를 앞에 두고 시온에게만 친절한 부류는 미안하지만 식상할 정도로 많이 겪었다. 오시온을 등쳐먹으려 하든, 친해지려 하든. 둘 다 싫기는 매한가지였다. 한숨이 나왔다.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눈을 마주하자마자 남자는 다시 유우시의 시선을 급히 피했다. 눈을 피하는 남자에게 향하는 유우시의 눈이 가늘어졌다. 음. 역시 싫었다.
勇志早看腻了这种当着自己面只对吴是温献殷勤的套路。不管是想占吴是温便宜还是套近乎,都同样令人作呕。他叹了口气。和那男人视线相撞的瞬间,对方又慌忙躲开。勇志眯起眼睛盯着躲闪的男人。啧,果然讨厌。
쇼트 블로우 러브 短击爱情
시온 X 유우시 吴是温×得能勇志
오늘 다들 잠깐 5시에 동방에서 보자.
今天大家 5 点整在东方短暂集合一下。
들어가있는지도 잊고 있었던 단체방에서 알림이 울렸다. 순식간에 옆에 뜬 숫자들이 우수수 줄어들었다. 아무도 대답은 하지 않았다. 유우시도 역시 내용을 확인 한 후 전원 버튼을 눌렀다. 시온을 따라 무작정 들어갔던 동아리였지만 어떻게 생각하고 보면 이제 더 이상 동아리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사실상 유령 회원에 가까웠다. 다시 유우시는 전원 버튼을 눌렀다.
早已忘记还加入过的群组聊天室突然响起提示音。旁边的数字瞬间刷刷减少。没有一个人回应。勇志也确认完内容后按下了电源键。当初是跟着吴是温稀里糊涂加入的社团,但现在想想已经没有任何理由继续待下去了。实际上自己早就是个幽灵成员。勇志再次按下了电源键。
네. 好的。
다시 빠르게 숫자가 줄어들었다. 여전히 유우시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뒤이어 시온이 대답을 하자 핸드폰이 징징댈 정도로 알림이 울렸다. 유우시는 몸을 뒤로 젖히며 팔을 위로 쭉 뻗었다. 역시 넌 너무 인기가 많아.
数字再次迅速减少。除了勇志,依然没有人回答。接着是温回答后,手机嗡嗡作响,通知声响个不停。勇志向后仰身,手臂向上伸直。果然你还是太受欢迎了。
회장이 종이 한 장을 내려놓았다. 축제 부스 참가 신청서. 민석은 종이에 적힌 제목을 확인하고 그대로 내려놓았다. 형. 진짜. 불만 어린 민석의 목소리에 회장은 어깨를 으쓱했다. 돌아가며 동아리원들이 전부 확인하고 나서야 유우시는 종이를 집어 들었다. 벌써 귀찮은 일이 생긴 기분이었다. 끄트머리에 적혀있는 마감 일자는 내일이었다.
会长放下一张纸。是节日摊位参加申请表。民硕确认了纸上写的标题后直接放下。"哥。真的。"民硕不满的声音让会长耸了耸肩。等所有社团成员都确认过后,勇志才拿起那张纸。他已经有种麻烦事要来的预感。末尾写着的截止日期就是明天。
"우리 축제 부스 신청할 건데 메뉴 정해야 돼."
"我们得定下节日摊位的菜单才能申请。"
"아니, 형. 그냥 단체방에다가 말하지 왜 모이라고 한 거에요?"
"不是啊哥,直接在群聊里说不就好了,干嘛非要当面讲?"
"너네가 대답을 안 하니까 그러지 인마. 그리고 빨리 제출해야 돼. 오늘까진데 아무튼 빨리 정하고 집 가게. 어? 의견 좀 내봐. 신입생들이니까 요즘 유행하는 거 잘 알 거 아니야. 잘 팔릴만한 그런 걸로."
"还不是因为你们都不回消息。今天截止了赶紧定下来回家吧?嗯?给点建议啊。你们新生不是最懂现在流行什么吗?挑个肯定好卖的那种。"
유우시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 좋은 의견 있어?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지만 인원이 많으니 오히려 의견이 나오질 않았다. 유우시 또한 의견을 낼 생각은 없어 괜히 옆에 앉은 시온의 손가락을 건드렸다. 구석에서 민주가 손을 반쯤 들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勇志默默点了点头。"谁有好主意?"众人交换着眼神,但人太多反而没人开口。勇志本就没打算提建议,百无聊赖地碰了碰身旁吴是温的手指。角落里的民主半举着手小心翼翼问道。
"안주나 이런 거 팔면 되지 않아요? 대충 냉동으로 되어 있는 거 사 와서 튀기면 되니까."
"卖点下酒菜不就好了?随便买些冷冻的回来炸一下就行。"
"치킨이나 이런 것도 좋다."
"炸鸡之类的也不错。"
"그걸 누가 튀기게? 위험하잖아." "谁要玩那个啊?太危险了。"
"마라나 로제가 인기 많으니까 그런 거 하면 되지 않을까요?"
"Marana Rose 这么受欢迎,做那种事应该没问题吧?"
"오 좋은데?" "哦,不错嘛?"
"이미 유행 다 지나지 않았나? 그리고 만들기 너무 어려워. 몇 시간 내내 해야 하는데 그거 누가 하려고."
"这玩意儿不是早就过时了吗?而且做起来也太难了。要花好几个小时,谁愿意干啊。"
요리를 누가 할 지를 언급하자 모두가 입을 일자로 다물었다. 먹고 싶은 것들을 줄줄 언급했지 만들 생각은 하지 않았다. 유우시는 말 없이 눈을 감으며 머리를 뒤로 젖혔다. 이거 꼭 해야 하나. 모두가 같은 생각 중인 듯했다. 시큰둥한 표정을 짓는 유우시의 표정을 확인한 시온은 피아노치듯 유우시의 허벅지를 두드렸다. 왜? 입 모양으로 시온에게 뻐끔대자 시온은 대답 대신 코를 찡긋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누구도 말을 꺼내지 않자 회장은 어르고 달래는 목소리를 냈다.
一提到谁来做饭,所有人都紧紧抿起了嘴。他们滔滔不绝地列出想吃的菜,却压根没考虑过动手做。勇志闭着眼睛,一言不发地向后仰头——这事非干不可吗?看来大家想法都一样。是温注意到勇志兴致缺缺的表情,像弹钢琴似的轻敲他的大腿内侧。"干嘛?"勇志用口型问道。是温没回答,只是皱了皱鼻子摇摇头。见没人吱声,会长终于用哄小孩般的语气开了口。
"매년 나갔단 말이야, 어? 그리고 이미 낸다고 말 해놨으니까 쉬운 걸로 하자. 쉬운 걸로."
"不是每年都去吗?而且都说好要请客了,就选个简单的吧。简单点的。"
"알겠어요." "知道了。"
"그럼 핫도그나 떡볶이 어때요? 자리 모자라도 포장해서 주면 되니까 괜찮지 않나? 꼭 앉아서 먹고 가야 할 메뉴 해야 할 필요는 없잖아요."
"那热狗或者炒年糕怎么样?就算座位不够也能打包带走,不是挺好的吗?没必要非得选必须堂食的菜单吧。"
"괜찮은데? 맛있겠다." "还不错嘛?看起来很好吃。"
"근데 만드는데 시간 너무 오래 걸리지 않아?"
"不过做这个不会太费时间吗?"
"야, 그럼 뭐하게? 어차피 음식 하는 건 다 똑같아. 뭐라도 하긴 해야 하잖아."
"喂,那不然干嘛?反正做饭的流程都差不多。总得找点事做吧。"
누가 어떤 말을 해도 태클이 걸리자 의견을 내는 대신 입을 다물었다. 회의가 끝나지 않을 것 같아 유우시는 말 없이 땅바닥을 바라보며 멍을 때렸다. 쉽게 모이지 않는 의견에 회장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뒷머리를 긁었다. 턱을 괴고 있던 시온은 얼굴에서 손을 떼어내며 입을 뗐다.
无论谁说什么都会被挑刺,大家索性闭口不提意见了。会议似乎永无止境,勇志沉默地盯着地板发呆。面对难以统一的意见,会长尴尬地挠着后脑勺。一直撑着下巴的吴是温终于放下手,开口道。
"일단 한 사람이 계속할 순 없으니까 김치전이나 부추전 같이 만들기 쉽고 빨리 나갈 수 있는 게 좋지 않을까?"
"既然一个人没法一直做下去,不如做些像泡菜煎饼或韭菜煎饼这样简单又容易出手的东西?"
"좋은데요? 그냥 이걸로 할까요?"
"挺好的?要不就这个吧?"
"좋아요!" "喜欢!"
시온의 말에 회장은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지쳤던 터라 모두가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긍정적인 답변에 회장은 신청서를 작성하며 시온의 어깨를 가볍게 밀었다.
听到吴是温的话,会长用力点了点头。大家都累坏了,现场弥漫着全盘接受的气氛。得到肯定答复后,会长边填写申请表边轻轻推了下吴是温的肩膀。
"시온아, 진작 말하지! 이거 써서 낸다? 뭐 할지 자세한 건 단체방에다가 올릴게. 오늘은 다들 집에 가자."
"是温啊,早说嘛!用这个提交对吧?具体安排我会发到群聊里。今天大伙儿都先回家吧。"
"네!" "好!"
"대답만 잘해 대답만. 단체방에서도 이렇게 답장 좀 해주고 얘들아. 어?"
"光会嘴上答应。在群聊里也这么积极回复啊孩子们,嗯?"
얼굴을 가리며 우는 척을 하는 회장에 모두가 웃음을 터트렸다. 장난 아니거든? 제발. 제발 얘들아. 회장은 손을 모아 눈썹을 팔자로 늘어뜨렸다. 네에. 간절한 회장의 말에 동아리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크게 대답을 했다. 가자. 시온은 말과 동시에 유우시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会长捂着脸假装哭泣的样子逗得大家哄堂大笑。"别闹了好吗?求你们了,真的。"会长双手合十,八字眉可怜兮兮地耷拉着。"好~"面对会长恳切的请求,社团成员们点头应和,又齐声大喊。吴是温话音刚落,手臂就搭上了得能勇志的肩膀。
또각 또각. 구두 소리가 유우시와 시온의 앞에서 멈추었다. 의자 밀리는 소리와 함께 앞에 책상 위에 가방이 놓였다. 여기 자리 없죠? 고개를 홱 돌리는 유우시 대신 시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따가 토론 할 때 같이 하려나. 유우시는 속으로 생각을 하며 한쪽 눈을 찌푸렸다. 여전히 새로운 사람은 조금 어려웠다.
咔嗒咔嗒。高跟鞋的声音在勇志和吴是温面前停了下来。伴随着椅子挪动的声响,一个书包被放在了前方的桌上。"这里没位置了吧?"还没等猛然回头的勇志回应,吴是温先点了点头。"可能是想等会儿讨论时一起吧。"勇志眯起一只眼睛暗自思忖,面对新面孔仍有些拘谨。
"어떻게 생각하세요?" "你觉得怎么样?"
"...저도 비슷해요." "...我也差不多。"
"저도요." "我也是。"
토론을 하는 인원이 셋에서 다섯이 되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말을 하는 건 시온 뿐이었다. 시온을 제외하고는 전부 낯을 가리는 탓에 시온은 약간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토론을 이어 나갔다. 거의 자문자답에 가까운 토론에 프린트에 적혀있는 질문지는 시온의 의견으로 빼곡하게 적혀져 갔다.
参与讨论的人数从三个增加到了五个。但说话的依然只有吴是温一人。除了吴是温外,其他人都因怕生而沉默,他只好带着些许困扰的表情继续推进讨论。这场近乎自问自答的讨论中,打印纸上的问题清单渐渐被吴是温的意见填满。
유우시는 난처함에 입술을 깨물었다. 어색한 분위기에 입 안이 바싹바싹 말랐다. 시온은 자신의 의견을 말한 후 돌아가며 다른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어보았지만 앞에 앉은 사람들은 고개만 끄덕였다. 계속 같은 상황이 반복되었다. 프린트는 아직 채워야 하는 질문이 반이나 남아있었다.
勇志尴尬地咬住了嘴唇。尴尬的气氛让他口干舌燥。吴是温发表完自己的意见后转身询问其他人的看法,但坐在前排的人只是点头附和。同样的情形不断重复着。问卷上还留着一半需要填写的问题。
시온의 질문은 유우시에게 향하지 않았다. 일종의 배려였다. 고등학생 때부터 그랬다. 그때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한국어로 떠듬떠듬 말하는 것이 싫어 유우시는 입을 다물었다. 한국어가 능숙해지고 나서도 시온의 배려는 여전했다. 낯을 가려 다른 사람과 말하는 것이 불편했다. 시온의 곁에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어 고칠 필요성이 없었다. 유우시는 속으로 조금 시온을 원망했다. 네가 나를 이렇게 만든 거야. 그러니까 네가 나를 책임져야지.
吴是温的问题没有抛向勇志。这是一种体贴。从高中时代起便是如此。那时勇志讨厌用还不熟练的韩语结结巴巴地说话,索性闭口不言。即便韩语变得流利后,吴是温的体贴依然如故。他生性怕生,与人交谈总觉不适。只要待在吴是温身边,一切问题便迎刃而解,连改正的必要都没有。勇志在心底悄悄埋怨着对方:都是你把我变成这样的。所以你得对我负责才行。
"형은 어때요? 혹시 다른 의견 있어요?"
"哥你觉得呢?有没有其他意见?"
반복되는 상황에 약간 날카로운 시온의 말투가 그 남자에게 향했다. 시온의 물음에 모두의 시선이 남자에게로 쏠렸다. 남자는 잠시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머뭇대다가 유우시 쪽으로 몸을 틀었다.
面对重复的状况,吴是温稍显尖锐的语气直指那个男人。随着他的质问,所有人的目光都集中到男人身上。男人露出为难的神色犹豫片刻,最终转身面向得能勇志。
"...유우시 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勇志先生您怎么看?"
"...네?" "...啊?"
갑자기 튄 불똥에 유우시는 눈을 깜박거렸다. 단번에 네 쌍의 눈이 유우시 쪽으로 향했다. 갑자기 시선이 집중되었다. 온 몸의 피가 얼굴로 쏠리는 듯한 착각에 유우시는 고개를 숙였다. 몸이 빳빳하게 굳는 것 같아 책상 아래로 손을 쥐었다 피기를 반복했다. 계속 대답을 하지 않자 분위기가 이상해지는 것 같았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차가워진 유우시의 손 위에 시온의 손이 얹어졌다. 손 끝을 주무르는 손길에 괜히 긴장이 탁 풀리는 기분이 들어 유우시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突然迸溅的火星让勇志眨了眨眼。瞬间四双眼睛齐刷刷转向他。突如其来的视线聚焦让他产生血液全涌到脸上的错觉,不由得低下头。身体僵硬得像块木板,只能在桌下反复握拳又松开。迟迟不答话让气氛变得微妙,可喉咙却像被堵住般发不出声。当吴是温的手覆上他冰凉的手背时,揉捏指尖的触感莫名让紧绷的神经骤然松懈,勇志终于吐出一口绵长的气息。
"다들 다음 수업도 있으실 텐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여기까지만 할까요? 나머지는 제가 채워서 낼게요."
"大家接下来还有课吧?时间不多了,今天就到这里如何?剩下的部分我来补完提交。"
"...네. 감사합니다!" "...好的。谢谢!"
"...네!" "...好的!"
시온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교수는 마이크를 들었다. 제출하고 가시면 됩니다. 교수의 말에 앞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시온에게 목인사를 한 후 빠르게 짐을 싸서 사라졌다. 시온은 앉아 말 없이 남은 질문지를 채워 넣었다. 강의실이 거의 비워질 때쯤 시온은 가방을 챙겨 유우시의 손을 잡았다. 유우시는 잠시 시온과 손을 잡고 있는 게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고민하다가 그만두고 손을 꽉 겹쳐 잡았다.
吴是温话音刚落,教授就拿起了麦克风。"提交完就可以离开了。"听到教授的话,前排坐着的人们向吴是温点头致意后,迅速收拾东西消失了。吴是温默默坐着填完剩余的问卷。当教室几乎空无一人时,他拎起背包握住了勇志的手。勇志短暂犹豫过这样牵手在别人眼里会是什么样子,但很快放弃思考,反而更用力地回握住了那只手。
항상 시온을 귀찮게 하던 사람들이 싫었다. 시온을 빼앗긴다는 유치한 독점욕 때문만은 아니었다. 사실 그것도 맞긴 했다. 하지만 제일 싫었던 건 시온의 시간을 뺏으며 시온을 곤란하게 하는 게 싫었다. 그럴 때면 유우시도 시온이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시온을 돕고 싶었지만 유우시가 할 수 있는 건 멀찍이 서서 시온을 기다리는 것 뿐이었다. 나도 너를 돕고 싶은데. 유우시는 시온에게만 들릴 만큼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我一直很讨厌那些总是烦扰吴是温的人。不仅仅是因为那种幼稚的独占欲——虽然这确实也是原因之一。但最让我厌恶的,是他们夺走吴是温的时间、让他陷入窘境的样子。每当这种时候,勇志也想如同吴是温曾经对自己做的那样去帮助他,可自己能做的只有远远站着等待。
"我也想帮你的啊..."勇志用只有吴是温能听见的细微声音呢喃道。
"...미안." "...抱歉。"
"왜?" "为什么?"
"그냥." "没什么。"
"...뭘 미안해. 이런 걸로 미안해하지 마."
"...有什么好抱歉的。别为这种事道歉。"
시간을 확인했다.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 어디를 가기도 그런 시간이었다. 시간도 대충 때울 겸 시온은 근처에 있는 카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유우시는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가자마자 유우시는 위에 떠 있는 메뉴판을 눈으로 훑었다. 하필 메뉴판이 전광판으로 되어있어 뭐가 있는지 읽을 만하면 자꾸 화면이 바뀌었다.
看了看时间,时间有点尴尬,去哪都不太合适。为了打发时间,吴是温用手指了指附近的咖啡馆。勇志点了点头。一进去,勇志就扫视着上方悬挂的菜单。偏偏菜单是电子屏做的,刚看清有什么,屏幕就又切换了。
"뭐 마실래?" "想喝点什么?"
키오스크 앞에 선 시온은 아메리카노를 짧게 눌렀다. 유우시는 고개를 갸웃하며 잠시 고민을 하다가 앞에 붙어있는 언제 붙였는지 모를 포스터를 가리켰다. 계절 메뉴라며 붙어있는 멜론과 수박 음료와 때아닌 크리스마스 장식이 가득 들어간 포스터가 여러 장 뒤섞여 붙어있었다.
站在自动售货机前的吴是温简短地按下了美式咖啡。得能勇志歪着头犹豫片刻,指向前面贴着的一张不知何时贴上的海报。几张混杂着季节限定菜单——蜜瓜西瓜饮品和不合时宜的圣诞装饰——的海报层层叠叠地贴在一起。
"이거 먹어 봤어?" "这个你尝过吗?"
"아니? 이번에 새로 나온 건가?"
"没呢?是新出的款吗?"
"그럼 이거 먹어 볼래."
"那你要尝尝这个吗。"
사람이 많지 않아 금방 진동벨이 빨간 불빛을 내며 울렸다. 시온이 들고 온 쟁반 위의 컵 두 잔 중 한 잔이 몹시 수상했다. 하얀 큰 머그잔에 정체 모를 거품이 띄워진 음료는 묘한 향신료 향을 풍겼다.
人不多,震动铃很快亮起红灯发出嗡鸣。吴是温端来的托盘上两杯饮料中有一杯格外可疑——白色大马克杯里漂浮着不明泡沫的饮品正散发着奇异的香料气息。
괜히 시켰다. 유우시는 음료를 보자마자 후회가 밀려들었다. 뜨거워서 컵을 잡기도 어려웠다. 음료를 앞에 두고 가만히 바라보던 유우시는 시온에게 물었다.
不该点的。得能勇志看到饮料的瞬间就涌起悔意。杯身烫得几乎握不住。他静静盯着面前这杯饮料,突然抬头问吴是温。
"...이거 진짜 내 거 맞아?"
"...这真的是我的东西吗?"
웃음을 참던 시온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믿을 수 없다는 말투였다. 정색을 하는 유우시는 마실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컵을 들고 가서 시킨 메뉴가 맞는지 물었다. 잘못 나왔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맞다는 말에 유우시는 다시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대로 컵을 들고 왔다.
强忍笑意的吴是温点了点头,最终还是笑出了声。那语气仿佛在说"难以置信"。板着脸的勇志看起来完全没有要喝的意思,他拿起杯子去确认点的饮品是否正确。虽然内心迫切希望送错了,但听到没错的回答后,勇志又带着索然无味的表情原样端着杯子回来了。
유우시는 컵을 내려놓고 먼 산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한 번 먹어봐. 맛있을 수도 있잖아. 시온의 한 마디에 유우시는 입을 삐죽거리며 조심스럽게 컵을 들어 올렸다. 한 모금을 마시자마자 얼굴이 구겨졌다. 유우시는 다시 컵을 내려놓았다. 손으로 컵을 슬쩍 구석으로 밀었다. 심지어 고개를 돌리기까지 했다. 시온은 테이블을 부서져라 두드리면서 몸을 젖히며 웃었다.
勇志放下杯子,望着远山。"好歹尝一口嘛,说不定很好吃呢。"在吴是温的一句话下,勇志撅着嘴小心翼翼地端起杯子。刚喝一口就皱起了脸,又把杯子放了下来。他用手把杯子悄悄推到角落,甚至别过了头。吴是温拍着桌子笑得前仰后合,桌面都快被敲碎了。
"...아 근데. 거짓말이야. 진짜 맛있어."
"啊不过...骗你的啦。真的超好吃。"
"아니, 맛 없다며?" "不是说难吃吗?"
"아니야. 장난친 거야. 맛있어. 맛있어. 한 번 먹어봐 진짜."
"才不是。开玩笑的。超好吃。真的超好吃。你尝一口嘛。"
유우시는 컵을 시온에게 들이밀며 한 입만 마셔보라고 사정을 했다. 맛없다며? 아니야. 진짜? 어. 유우시는 다시 마시는 시늉을 했다.
勇志把杯子硬塞给吴是温,央求他尝一口。不好喝吗?不是啦。真的?嗯。勇志又假装喝了一口。
"먹어봐. 진짜 괜찮아." "尝尝看。真的没问题的。"
"진짜 맛있어? 그럼 유우시 너는 다시 와도 이거 시킬 거야?"
"真的好吃吗?那勇志你下次来还会点这个吗?"
"어. 어." "嗯。嗯。"
고개를 격하게 흔드는 유우시에 시온은 못 이기는 척 유우시의 음료를 한 입 마셨다. 컵을 내려놓자 유우시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시온을 바라보았다.
看着用力点头的勇志,吴是温佯装无奈地喝了一口他的饮料。刚放下杯子,勇志就用亮晶晶的眼神直勾勾盯着她看。
"어때?" "怎么样?"
"괜찮은데?" "还行吧?"
재미없어. 들리라는 식의 불평에 시온은 웃으며 토로했다. 사실 맛 없어. 시온은 뒤늦게 얼굴을 찡그렸다.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는 유우시의 볼에 보조개가 뾱 올라왔다. 가져온 얇은 빨대로 한참을 음료를 휘휘 젓던 유우시는 턱을 괴다가 시온에게 물었다.
无聊透顶。面对这种故意说给旁人听的抱怨,吴是温笑着吐露真言。其实难吃死了。他后知后觉地皱起脸。得能勇志满意地笑着,脸颊上噗地陷出酒窝。用带来的细吸管搅动饮料许久的勇志突然支着下巴,向吴是温发问。
"아까 그 사람이랑 친해?" "刚才那个人跟你很熟吗?"
"누구?" "谁啊?"
"맨날 우리 뒤에 앉는 사람 있잖아."
"就是总坐我们后面那个人。"
"아, 재진 형?" "啊,是宰振哥?"
"형?" "哥?"
형이라는 단어에 순식간에 기분이 나빠졌다. 그 남자의 이름도 처음 들었다. 그새 둘이 연락 중인 건가. 시온이 만든 단체방에는 처음 인사 이후로 아무런 말이 오가지 않았다. 언제 형이라고 부를만한 사이가 됐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형은 무슨 형이야. 호칭 하나에 기분이 땅바닥으로 처박혔다.
听到"哥"这个称呼的瞬间,心情立刻变差了。那个男人的名字也是第一次听说。难道他们俩一直在联系?吴是温建的群组自从初次问候后就再没消息。什么时候熟到能叫"哥"了?真让人不爽。什么哥不哥的。一个称呼就让我的心情跌到谷底。
"아니 별로 안 친해." "不,其实不怎么熟。"
"그래?" "嗯?"
"응. 왜?" "嗯。怎么了?"
"...아니야." "...才不是。"
안 친한데 왜 형이라고 부르는 거야? 짜증이 치밀어 올랐지만 어떤 대답이 나올지 몰라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되게 별로다. 굳은 표정 관리가 어려웠다. 이 정도는 말해도 되지 않을까. 유우시는 허벅지 위로 주먹을 말아쥐었다. 잠시 고민을 하다가 그만두었다. 그렇지만 기분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혼자 열심히 이야기하던 시온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又不熟干嘛叫我哥?虽然烦躁得直冒火,但不知道对方会怎么回答,只好敷衍地点了点头。真够烦的。我差点绷不住表情。这种程度总可以抱怨吧。勇志在大腿上攥紧拳头,犹豫片刻又松开了。但心情依然糟糕。独自滔滔不绝的吴是温声音渐渐低了下去。
"일어날까?" "要起来吗?"
고개를 끄덕였다. 시온 때문에 기분이 상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 재진이라는 남자가 싫었다. 제 맘도 모른 채 그와 친해 보이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다가도 유우시는 제가 미성숙한 것 같아 한숨이 터져 나왔다.
我点了点头。并不是因为吴是温而心情不好。只是单纯讨厌那个叫재진的男人。看到他一副自来熟的样子就让我不爽。可转念一想,勇志又觉得自己这样显得很不成熟,不由得叹了口气。
집에 오는 내내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자꾸 손이 스쳐 먼저 손을 잡으려다가 그냥 말았다. 집에 도착하고 바로 충전기에 핸드폰을 연결했다. 충전이 된다는 표시를 확인 한 후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 물기를 덜 제거해 유우시의 머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다. 머리를 수건으로 거칠게 털자 바닥에 물이 튀었다. 드라이기를 가지고 방으로 가려다가 시온의 방문 앞에서 발이 멈추었다.
回家的路上一直弥漫着尴尬的气流。手总是无意间相碰,想主动握住却又作罢。到家后立刻把手机插上充电器,确认充电指示灯亮起后径直走向浴室。没擦干的水珠从勇志发梢滴落,他用毛巾粗暴地揉搓头发,水花溅在地板上。正拿着吹风机要回房时,脚步却在吴是温的房门前停滞。
뚱한 표정으로 시온의 방문을 열었다. 유우시가 올 것이라 예상 하지 못했던 시온은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보다가 유우시와 눈이 마주치곤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시온의 위에 유우시는 무작정 누워 살을 치댔다. 여전히 표정엔 불만이 가득했다. 시온은 당황해 가만히 누워있다가 유우시를 팔로 감싸 안아 껴안은 채 천천히 몸을 좌우로 흔들었다. 샤워 후의 뜨끈한 온기가 느껴졌다.
面无表情地打开了吴是温的房门。没想到勇志会来的吴是温正躺在床上看手机,与勇志四目相对的瞬间放下了手机。看着一脸茫然的吴是温,勇志不由分说地压上来蹭着他的身体,脸上仍写满不悦。吴是温愣愣躺着,突然用胳膊环住勇志的腰,就这样抱着他轻轻左右摇晃。刚洗完澡的温热体温透过衣料传来。
유우시는 고개를 올려 시온을 올려다보았다. 바로 위로 얼굴이 보였다. 그래. 이게 문제였다. 얼굴만 봐도 풀리려 하는 게. 가만히 있던 유우시는 시온을 살짝 밀어냈지만 밀리지 않았다.
勇志抬起头,仰望着吴是温。那张脸近在咫尺。没错,问题就出在这里——光是看到这张脸就让他防线崩溃。静止不动的勇志轻轻推了推吴是温,对方却纹丝不动。
"짜증 나." “烦死了。”
"......" “……”
"다른 사람이랑 친하게 지내지 마."
"别跟别人走得太近。"
시온의 옆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말이 되지 않는 말이었다. 그래도 말을 하니 속이라도 시원했다. 동시에 후회가 되었다. 시온은 가만히 생각하다가 유우시의 이마를 톡 손가락으로 건드렸다.
想到吴是温身边围着那么多人,这话确实不合时宜。但说出口后心里反而畅快了些,同时又有些后悔。吴是温静静思索片刻,突然用指尖轻轻弹了下勇志的额头。
"난 너 말고 친한 사람 없어."
"我除了你没有亲近的人了。"
거짓말. 입이 다물어졌다. 유우시는 눈을 감으며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骗人。嘴唇紧闭。勇志闭上眼睛,只是轻轻点了点头。
2개의 댓글 2 条评论
점점 상대방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관계가 되는 것 같아 너무 좋아요˘͈ᵕ˘͈... 재진인지 뭔지는 내가 처리할테니 둘은 알콩달콩 썸연애만 하렴. . .♡
能渐渐向对方表露心意的感觉真好呢˘͈ᵕ˘͈...那些杂七杂八的事我来处理,你们只管甜蜜暧昧地搞暧昧就好...♡
아 달콤해..♡ 이제야 좀 제대로 썸타는 것 같네
啊好甜..♡现在才有点正经暧昧的感觉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