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 / 몇몇 특징을 극대화한 글 / 브금 필수 / 퇴고 안 했음
*积弊文风 / 特征描写拉满 / 务必配乐 / 未经润色





언제 한 번 전 여자친구가 지나가듯 말한 적 있다. 한국인이 사랑을 시작하는 방법이 하여튼 이상해란 말이 나오는 거래. 넌 나한테 그런 적 없어? 난 너 있었는데. 조잘조잘 자기가 느낀 경험담을 풀어놓는 여자친구를 보며 우찬은 내가 그랬어? 아, 귀여워. 하며 연애할 때 으레 남자가 하는 무지성 귀여워 칭찬을 남발했다. 평소 같았으면 맞장구라도 칠 텐데 자신을 그렇게 느낀 적 있냐고 묻는 여자친구의 말에는 해줄 대답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여튼 이상해라는 말을 듣자마자 떠올린 게 이영서라면 좀 이상하지 않는가. 어디 뺨 맞고 싶은 것도 아니고.
想起前女友曾经无意中说过,韩国人开始一段恋情的方式总有种说不出的怪异。她说,别人都这么觉得。 “你没对我这样过吗? 我可是对你有过的哦。” 看着女友叽叽喳喳地倾诉着自己的经历,宇灿只是敷衍地回了句:“我有吗? 哎一古,真可爱。” 恋爱时男人不都这样嘛,无脑夸可爱就完事儿了。 平时他肯定会附和几句,但女友问他有没有让她也感受到这种“怪异”时,他却不知道该怎么回答。而且一听到“怪异”这两个字,脑海里立刻浮现出李英瑞的身影,这难道不奇怪吗? 简直是没事找抽。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는 것은 하나다. 이상하다는 감정이 왜 사랑이지? 알 것 같기도, 모를 것 같기도. 그때의 우찬은 더 고민하기보단 이 더운 날 에어컨 제일 빵빵하게 틀어주는 카페 안으로 들어가기를 선택했다. 여름은 필요 없을 정도로 뜨거운 계절이니까.
但仍然有一个疑问萦绕在心头:为什么“怪异”这种感觉会是爱情呢? 好像明白,又好像什么都不明白。 那时的宇灿并没有深究,而是选择了走进那家空调开得最足的咖啡馆,毕竟在这炎热的夏天,没有什么比凉爽更重要了。 夏天嘛,本就是个热到让人想直接跳过的季节。





하여튼 이상한 이영서  总之,李英瑞这个人,真是有点奇怪。





조우찬과 이영서. 동갑이란 것과 이름에 ㅇ이 들어간다는 것, 굳이 따지면 엠비티아이가 E라는 것 외에는 별 공통점이 없는 둘은 꽤 오래 붙어 다녔다. 같은 아파트 사는 엄마들끼리 친한 게 가장 큰 이유였고 초중고를 같은 곳에 배정받은 게 두 번째 이유였다. 이걸 아쉽다고 해야 할지는 모르지만 대학은 따로 갔다. 이영서가 홀라당 여대에 합격해버렸기 때문이다. 같이 집으로 돌아가며 대학 원서는 어떻게 쓸지 얘기할 때에는 별 말 없던 여대를 덜컥 마지막 날 넣어버린 것도 참 이상했다. 자기 계획대로 안 되면 스트레스부터 받는 애가 전 국민이 달려드는 입시 판에서 변덕을 부린 게 말이 되나. 나중에 이유를 묻자 하는 말이 눈만 또륵 굴리더니.
禹灿和李英瑞。除了同龄、名字里都有“ㅇ”,硬要说的话,MBTI 都是 E 之外,两人没什么共同点,却也黏在一起很久了。最大的原因,是住在同一个小区的妈妈们关系很好,第二个原因,是初中高中都被分到同一个学校。说来有点可惜,大学没能一起去。因为李英瑞一股脑儿地考上了女子大学。一起回家,讨论着大学志愿书怎么填的时候,她也没说什么,却在最后一天突然填了女大,真是奇怪。她明明是个不按计划来就会感到压力的家伙,竟然在全国人民都参与的升学考试中一时兴起,这说得过去吗?后来问她原因,她只是眼珠子滴溜溜地转。




"사실 가고 싶었거든. 후회 없으려고."
“说实话,我其实想去的,不想让自己后悔。”




뭐, 이건 이상하다기 보단 멋있는 일화라고 해야 하나. 영서는 자기가 이루고 싶은 목표가 생기면 꼭 이뤘다. 그게 우찬에게 있어서는 이영서의 무서운 점이자 닮고 싶은 점이기도 했다.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嗯,与其说这事儿奇怪,不如说它更像是个挺酷的“战绩”。 只要英书心里认准了目标,那绝对是说到做到。 在宇灿看来,这既是英书最让人“害怕”的地方,也是他最想学习的地方。 哎,不过这些都不是重点。




"바풍인지 뭔지 이거 왜 하는 거야?"
“这‘바풍’到底是啥玩意儿?搞这玩意儿有啥用?”




기껏 사람 불러놓고 종일 슬라임만 조물거리는 이영서 덕에 침대에 누워 계속 지켜만 보는 것도 힘들었다. 슬라임이 나보다 중요해? 툴툴거리는 우찬의 말에 슬라임을 만지던 영서가 일어나 우찬이 누워있는 침대에 걸터앉았다. 열심히 만지던 슬라임을 우찬에게 넘겨주며 고개를 까딱거리는 게 한 번 만져보라는 것 같았다. 우찬이 건네받은 슬라임을 만지자 영서의 입도 열어졌다.
好不容易把人叫过来,李英书却一整天都在玩史莱姆,我躺在床上看她玩都觉得累了。 “史莱姆比我还重要?” 我嘟囔着,英书这才放下史莱姆,起身坐到我床边。 她把玩得热乎乎的史莱姆递给我,还歪着头,好像在说 “你也试试”。 我接过史莱姆,刚一上手,英书也跟着开了口。




"그거 만지면 아마 스트레스 풀릴 거야."
“摸摸那个,保管你浑身都舒坦了。”


"너 무슨 일 있는 건 아니지."
“你是不是遇到什么事了?”


"있긴 한데 네가 놀랄까 봐."
“倒是有点事……就怕说出来吓着你。”




이정도로 밑밥 깐 적은 없었는데 진짜 큰일이라도 난 걸까 걱정이 됐다. 진지한 얘기일까 몸을 일으키려 하자 영서가 우찬의 어깨를 쭉 밀어 다시 눕혔다. 일어날 필요까지는 없고. 대체 뭔데. 뭐 말하려고 그래.
我好像还没铺垫这么久过,真有点担心是不是要出什么大事了。要说什么正经事吗?我刚想坐起来,英书就把宇灿的肩膀一把按下去,又把他压回床上。“不用起来,” 她说,“到底什么事啊?你想说什么?”




"나 연애해."  “我恋爱了。”


"뭐?"  “啥?”




여태 연애에 관심도 없던 애가 연애? 생긴 것도 생긴 거라 따라다니는 여자나 남자가 많았던 건 알았지만, 그동안 누구를 사귀거나 하지 않았다. 연애 생각 없냐고 물어보면 네가 알아서 뭐하냐는 대답만 돌아왔다. 뭐 그래도 언젠가는 연애할 거라고 생각은 했어도 그게 지금이 될지는 몰랐다. 아까 눕힌 게 무색하게 들고 있던 슬라임까지 던져버리고 벌떡 일어난 우찬의 이마와 영서의 턱이 부딪쳤다. 아! 꽤 세게 맞았는지 턱을 부여잡고 눈물까지 글썽이는 영서를 보며 우찬은 진짜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만 연속으로 외치고 어디 다친 곳은 없나 확인했다.
之前一直对恋爱没兴趣的家伙,居然谈恋爱了?虽然也知道他/她长得好,追的女生/男生也很多,但一直没见他/她跟谁交往过。以前问他/她有没有恋爱想法,只会回一句“关你屁事”。虽然我也想着他/她总有一天会恋爱的,但没想到会是现在。 刚才才刚把他/她按倒,没想到他/她直接把手里的史莱姆一扔,猛地站起来,结果禹灿的额头和英舒的下巴撞了个正着。“啊!”英舒捂着下巴,疼得眼泪都快出来了。禹灿一个劲儿地说“对不起对不起对不起”,还不停地问她有没有哪里受伤。




"아– 해봐. 입 안 다쳤나 보게. 피는 안 나는 거 같은데."
“啊——张嘴,让我看看。 嘴里没事儿吧? 好像没出血。”




영서가 뭐 그렇게까지 하냐고 뒤로 빼려는 걸 우찬이 아예 영서의 볼을 부여잡았다. 혀라도 씹었으면 어떡해. 조우찬 고집도 이영서 고집만큼 한 고집했기에 영서는 이미 잡힌 마당에 어쩔 수 없이 입을 벌리는 수밖에 없었다. 작게 벌어진 입 안을 꼼꼼히 훑어본 우찬이 크게 다친 곳은 없다는 걸 확인하자 한숨을 내쉬었다.
英书还想往后躲,觉得禹灿有点小题大做了,结果直接被禹灿一把捧住了脸蛋。 “万一咬到舌头怎么办!” 曹禹灿的执拗劲儿,跟李英书比起来也是不遑多让,既然已经被抓住了,英书也只能乖乖张开了嘴。 禹灿仔仔细细地检查了她微微张开的嘴里,确认没什么大碍之后,才长舒了一口气。




"문제 없네. 근데 입술은 살짝 찢어졌다."
“没事儿,就是嘴唇稍微破了点皮。”




안타까운듯 엄지손가락으로 영서의 찢어진 입술 근처를 쓸어내렸다. 으- 아프겠다. 물 흐르듯 이어지는 이 모든 행위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위화감이 생긴다. 영서가 그 모습을 빤히 쳐다보며 제 얼굴을 잡고 있는 우찬의 손을 뗐다.
他好像很心疼似的,用拇指轻轻拂过英书破裂的嘴唇附近。 “哎呦——肯定很疼吧。” 这一连串动作行云流水般自然,反而让人觉得有点不对劲。 英书直勾勾地盯着他,然后拿开了宇灿捧着自己脸的手。




"연고는 있어? 이거 그대로 두면 분명 아플···."
“有药膏吗?就这样放着,肯定会疼的……”


"조우찬."  "赵佑灿。"


"왜."  “干嘛。”


"나 누구랑 연애하는지는 안 물어봐?"
“你就不好奇我跟谁谈恋爱吗?”




우찬이 대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냐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다친 게 중요하지 네 연애 상대가 중요하냐? 이영서한테 관심은 있어도 어떻게 생겨먹은지도 모르는 영서의 연애 상대는 궁금하지도 않았다. 나보다 덜 생겨먹었겠지. 우찬은 자기 객관화가 잘된 사람이었다. 나름 훈훈하다면서 올려치기 당하던 남자애들도 우찬의 옆에 서면 맹한 남자 1이 됐다. 살면서 자신보다 잘생긴 상대는 일반인들 중에서 찾기 힘들었다. 상대가 여자면 애초에 우찬이 어떻게 할 것도 못 됐고.
宇灿一脸莫名其妙,心想这家伙到底在说什么胡话?现在明明是受伤要紧,他的恋爱对象算个屁啊?他对李英书是有那么点意思,但连对方长啥样都不知道,更别提她的恋爱对象了,他才懒得关心。肯定没我长得帅吧。宇灿对自己还是很有自知之明的。那些平时被吹捧为“暖男”的家伙,只要站在他身边,立刻就成了路人甲。这么多年,能在颜值上胜过他的普通人还真不多。当然,如果对方是女的,那就另当别论了,毕竟他也不能把人家怎么样。




"어. 너한테 좀 중요할 텐데."
“嗯?这事儿对你来说,应该挺要紧的吧。”


"뭐 나 아는 사람이라도 돼?"
“怎么,我认识你吗?”


"비슷?"  “差不多?”




조우찬은 그 말에 흔히 말하는 좆됨을 감지했다. 거의 몇 초 만에 자신의 친구들을 다 훑어본 결과 이영서 곁에 있을 만한 남자는 0이었다. 지인까지 확대해봐도 결과는 마찬가지. 얼굴이 괜찮으면 뒤가 좀 구렸고 성격이 괜찮으면 얼굴이 구렸다. 설마 이영서 얼굴 아예 안 보나? 아니 근데 내 친구면서 이영서랑 사귀는데 말을 안 해? 이영서 첫 연애를 그런 이상한 새끼랑 할 거 생각하니 벌써 머리가 아팠다. 잔뜩 얼타있는 조우찬을 보며 영서는 입꼬리를 씰룩였다.
听到这话,赵宇灿顿时感觉大事不妙。几乎在几秒钟内,他把自己的朋友们都过了一遍,结果发现根本没有哪个男的能配得上李英书。就算把熟人范围扩大,结果还是一样。长得好看的,人品就有点问题;性格好的,长相又差了点。难道李英书根本不看脸的吗?不对啊,要真是我的朋友,跟李英书交往了,会不跟我说?一想到李英书的初恋要跟这种奇怪的家伙谈,他就觉得脑壳疼。看着一脸懵逼的赵宇灿,英书嘴角微微上扬。




"이제야 궁금해져?"  “现在才开始好奇了?” (语气可以根据上下文,理解成嘲讽,或者欲拒还迎)


"장난 아니지? 진짜, 진짜 내가 아는 사람이랑 연애한다고?"
"不是开玩笑吧?你真、真的要跟我认识的人谈恋爱?"


"믿기 싫음 믿지 말든가."  "不信拉倒。"




와 나 미치겠네. 걔 뭐가 좋은데? 걔 왜 만나? 고백은 누가, 걔 뭐 너한테 잘해줘? 아, 아니다. 그것보다는 일단 누구야. 그것부터 말해.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말에 영서가 귀 아프다며 귀 막는 시늉을 했다. 목소리 왜 이렇게 커. 이럴 거면서 신경 안 쓰는 척을 하고 그래. 웃겨 죽겠네. 말 돌리지 말고 빨리 말해.
哎,我真是要疯了。他到底哪点好?你干嘛要跟他见面?谁先表白的?他,他对你很好吗?啊,不对,先别说这个,他到底是谁啊,先告诉我! 永舒像机关枪一样噼里啪啦地说个不停,吵得我耳朵疼,我连忙捂住耳朵,装模作样地表示抗议。“你声音小点行不行!明明就在意得要死,还装作漠不关心的样子,真是笑死我了。” 我试图转移话题。“别岔开话题,快说!”




"너."  “你。”


"그래, 나 뭐."  “是又怎样。”(带着点挑衅和不屑,甚至可以想象语气上扬,带着点小脾气)


"너라고 내 연애 상대."  “你,就是我恋爱对象。”




어? 그 말과 동시에 우찬의 티셔츠 목덜미가 주욱 당겨졌다. 입술이 짧게 맞닿았다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혀도 섞지 않았고 단순히 입술만 닿았을 뿐인데도 뇌가 정지된 것 같았다. 첫 키스 때도 이 정도로 굳지 않았던 거 같은데 지금의 단순한 입맞춤이 이상하리만치 너무 자극적이라 우찬은 당황스러웠다. 물론 제일 당황스러운 건 제게 입을 맞춘 이영서의 행동이지만. 말도 안 되는 기습뽀뽀를 날린 영서는 태연한 얼굴을 하고 우찬을 바라봤다. 붉게 달아오른 자신의 귀를 모른 채. 이 모습은 아마 지금의 조우찬만이 알겠지 하는 유치한 마음마저 들게 했다.
诶?话音刚落,宇灿的 T 恤领口就被猛地向下拉。嘴唇轻轻碰了一下,发出“啵”的一声。虽然没有舌吻,只是单纯的嘴唇接触,却感觉大脑瞬间死机。第一次接吻的时候好像都没这么僵硬过,可现在的这个简单亲吻却异常刺激,宇灿有点慌了。当然,最让他慌张的还是李英瑞这突如其来的举动。给了他一个莫名其妙的偷袭吻后,英瑞一脸平静地看着宇灿,完全没注意到自己已经红透了的耳朵。这种样子,大概只有现在的赵宇灿才能看到吧,甚至让他产生了一种幼稚的优越感。




"오타니가 만다라트 인생 계획을 세웠다고 수업 시간에 우리도 써보라고 했던 거 기억나?"
“还记得不?大谷翔平那家伙搞了个曼陀罗人生计划,上课的时候老师还让我们也写一个来着。”


"어, 어 기억나."  “嗯…嗯,想起来了。”


"나는 그때 너 적었어. 21살에 조우찬이랑 연애하기."
“我那时候把你写进去了。21 岁,和赵宇灿恋爱。”




우찬은 지금 영서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도통 이해되지 않았다. 만다라트 인생 계획에서 어떻게 조우찬과 이영서의 연애가 이어지는지도 이해할 수 없었고 굳이 왜 21살인지도 이해가 안 됐다.
宇灿现在完全摸不着头脑,不知道英瑞在说什么。他既不明白人生规划曼陀罗图里怎么会冒出赵宇灿和李英瑞的恋爱,也不明白为什么非得是 21 岁。




"왜 21살인데?"  “怎么才 21 岁啊?” (带着一丝惋惜或惊讶的语气)


"20살은 좀 어린 것 같아서 21살로 정했어."
"总觉得 20 岁还是嫩了点,所以就定成了 21 岁。"


"잠시만. 그럼 너 언제부터···."  "等等…那你是从什么时候开始…"




저멀리 도어락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 게 이모가 들어오는 모양이었다. 뭐야, 우찬이 왔었어? 안 그래도 너희 엄마가 너 찾던데. 영서는 잡고 있던 티셔츠를 놓아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떨결에 따라 일어난 우찬이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
远处传来门锁开启的声音,看来是姨妈回来了。“哟,宇灿来啦?正巧你妈还到处找你呢。” 英舒松开了手里的 T 恤,站起身来。 愣愣地也跟着站起来的宇灿,一下子显得有些手足无措。




"엄마. 조우찬 여기 있어. 금방 나간대."
“妈,我是赵宇灿,我在这儿呢。马上就走。”


"잠시만 나 지금 나가라고?"  "等一下,你现在就要我出去?"




우찬이 당황해 영서를 보자 영서는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어깨를 으쓱였다. 지금 문제가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지적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뭐라 말도 못하고 입만 뻐끔거리고 있으니까 영서가 한숨을 쉬었다.
禹灿慌了,眼神求助似的看向英书,英书却耸耸肩,仿佛在说“有什么问题吗?”。现在的问题简直多到爆炸,我都不知道该从哪里开始吐槽了。禹灿想说点什么,却卡在喉咙里,只能张着嘴,半天憋不出一个字。英书叹了口气,那感觉就像是:唉,朽木不可雕也!




"알았어. 부끄러워서 넘기려고 했는데."  “好吧,本来还不好意思想蒙混过关呢。”




우찬은 눈을 감고 가만히 기다리는 영서의 모습에 환장하겠다는 말이 이럴 때 나오는구나 생각했다. 지금 얘 뭐 하는 거지? 원래도 좀 애가 고양이 같아서 이리저리 튀는 공 같은 존재라는 건 알았어도 이 정도일 줄은 미처 몰랐다. 우찬이 가만히 있자 영서가 눈을 감고 있던 눈을 떴다.
禹灿看着闭着眼睛,静静等待的英书,心想:这大概就是让人神魂颠倒的感觉吧!她现在到底在搞什么鬼?虽然早就知道这丫头有点像猫,像个到处乱蹦的皮球,但没想到竟然会是这种程度。禹灿一动不动,英书便睁开了紧闭的双眼。




"원래 헤어질 때 뽀뽀하는 거래."
“不是说,分手的时候都要亲一下的吗?”


"누가 그래?"  “谁说的?”


"그래서 안 할 거야?"  “所以,你不打算亲吗?”




와 미치겠네. 우찬이 머리를 벅벅 헤집으며 이게 현실이 아니고 꿈을 좀 생생하게 꾸는 걸까 싶었지만 저한테 착 붙어서 올려다보고 있는 영서는 너무 진짜였다. 그리고 진짜 미친 건 거기에 또 동해서 허리를 숙여 다시 입을 맞춘 저 자신이었다. 이영서한테서 자주 쓰는 립밤 향기가 났다. 도톰한 아랫입술이 딱 맞게 맞물렸다. 습관적으로 입을 벌리려다가 참았다. 그렇게 짧은 입맞춤을 끝으로 우찬은 결국 어떠한 질문도 못하고 방을 나서야만 했다. 다시 집으로 향하던 우찬은 괜히 제 입술을 핥아봤다. 미끈한 립밤 맛과 영서의 찢긴 입술에서 나온 비릿한 피 맛이 섞였다. 이영서는 조우찬에게 이상함을 넘어서 충격적이었다.
我简直要疯了。我使劲揉搓着禹灿的头发,心想这莫非不是现实,只是我做了一个格外逼真的梦?可是紧紧贴着我,仰头望着我的英书,又是那么的真实。而真正让我抓狂的是,我竟然鬼迷心窍地又一次低下头,吻了上去。英书身上总是带着的那种润唇膏的香味扑面而来。她那丰厚的下唇,严丝合缝地贴合着我的。我差点习惯性地张开嘴,又硬生生忍住了。就这样,一个短暂的亲吻过后,禹灿最终还是没能问出任何问题,只能离开了房间。在回家的路上,禹灿不由自主地舔了舔自己的嘴唇。那是润唇膏的甜腻,混合着英书破裂的嘴唇渗出的,淡淡的血腥味。李英书对于赵禹灿来说,已经不仅仅是奇怪,而是带着冲击性的震撼了。












연애 선언 이후 영서가 우찬의 일상을 다 뒤집어 놓았다. 파워 T에 이은 파워 J였던 영서는 예상치 못한 행동들을 하기 시작했다. 원래라면 잘 오지도 않던 작업실에 불쑥 찾아온다거나 자고 일어났더니 엄마가 문이라도 열어줬는지 어느새 옆에 누워서 빤히 쳐다보고 있다거나 하는. 여자친구의 이영서가 보여주는 모습들이 너무 새로워서 사람이 달라진 건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대체 어디서 배운 건지 이상한 연애 규칙 같은 걸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좀 특이했다.
自从恋爱宣言之后,英书简直把宇灿的生活搅了个天翻地覆。本来就是个“钢铁 T”,现在又加上“计划 J”,英书开始做一些让人意想不到的事情。比如,以前不怎么来的工作室,现在突然就跑来了。或者,早上醒来,发现她像老妈开了门进来一样,不知什么时候已经躺在你旁边,还直勾勾地盯着你看。女朋友李英书展现出的样子太新鲜了,让人怀疑她是不是换了个人。而且,她也不知道从哪里学来了一些奇怪的恋爱规则,真是有点特别。


  1. 무슨 뽀뽀뽀도 아니고 만나면 반갑다고 뽀뽀해야 됐고, 헤어질 때 아쉽다고 뽀뽀해야 됐다. 이건 나쁘진 않고.
    又不是什么幼儿节目,见面了要亲亲,说拜拜了也要亲亲,说是舍不得。不过,这倒也不赖。
  2. 일어나서는 영통을 걸어 꼭 얼굴을 보여줬다. 솔직히 막 일어나 뽀둥한 이영서 얼굴이 귀엽긴 했다;
    她一醒来就跟我视频,非要让我看看她的脸。说实话,刚起床,脸蛋还带着点婴儿肥的李英书,确实挺可爱的。
  3. 첫 키스는 100일째 되는 날 한다. 이건 뭐 로망인가?
    初吻要在交往 100 天的时候献出去,这算什么?浪漫吗?
  4. 데이트할 때 옷은 무조건 맞춰 입고 나간다. 시밀러룩 좋아하는 듯.
    约会的时候,衣服必须得搭着穿才出门,看来 TA 是真喜欢情侣装那种调调。
  5.  호칭은 자기야, 여보, 아기 등 절대 금지. 오글거려서 표정 관리가 안 된다고 한다. 이건 가끔 영서 놀리고 싶어서 아기라고 불러보고 싶기도.
    “亲爱的”、“宝贝”、“小心肝”之类的称呼,绝对禁止!她说太肉麻了,会忍不住翻白眼。我倒是偶尔想逗逗永序,故意喊她“小 baby”试试看。


이 외의 다른 규칙들도 많았지만, 딱히 힘든 건 아니라 상관없었다. 보고 싶은 공연이 있다며 왔다 갔다 하더니 졸렸는지 우찬의 어깨에 기대 잠이 든 영서를 보며 이 기묘한 연애는 언제까지 이어질지 짐작했다. 이영서의 인생 계획에 조우찬이 어디까지 등장할 수 있나. 우찬은 좀 억울하기도 했다. 어떠한 기미도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고백을 해버리는 탓에 제 감정을 돌아볼 시간도 없었고, 고백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기에는 영서를 몰아붙이는 기분이 들어 꺼려졌다. 아 존나 울고 싶다. 산타도 없는데 좀 울어도 되지 않나. 눈을 감고 고뇌하고 있었을까 누가 제 볼을 쿡 찌르는 게 느껴졌다. 보나 마나 이영서였다.
其他的规矩还有很多,但也没什么特别难的,所以无所谓。她嚷嚷着想看什么演出,跑来跑去,结果是困了吧,靠在宇灿的肩膀上睡着了。看着英书,宇灿心里琢磨着,这段奇妙的恋爱到底会持续到什么时候呢?李英书的人生规划里,赵宇灿又能参与到什么程度呢? 宇灿觉得有点冤。一点苗头都没有,突然就告白了,搞得他都没时间好好审视自己的感情。而且,如果细问告白的原因,又觉得好像在逼她,所以就一直没问。 啊,真他妈想哭。圣诞老人都没有,让我哭会儿怎么了?正闭着眼睛苦恼着,突然感觉有人戳了戳他的脸颊。不用看也知道,是李英书。




"자?"  "要吗?"(带着一点试探和暧昧的语气)


"안 자. 눈만 감고 있었어."
“没睡呢,只是闭着眼睛而已。”


"있잖아. 나 배고파."  “跟你说,我饿了。”




공연 보기 전에 간단하게 먹었더니 배고픈 모양이다. 영서는 우찬이 대충 먹을만한 식당을 찾으러 지도 앱을 켜자 졸린 눈은 그새 어디 가고 옆에 착 붙어 식당 리스트들을 꼼꼼하게 훑어봤다. 아마 저 헤이트 파프리카인지 파스타 가게에 가자고 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손으로 콕 찍은 곳은 우찬의 예상대로였다. 이렇게까지 오래 붙어 다니면서 식성부터 취향까지 다 아는데 왜 그 고백은 예상하지 못했을까. 그게 또 먹혀서 웃기기도 하고.
看来是演出前随便吃了点,现在就饿了。英书打开地图 App,想找个宇灿能随便对付一口的餐厅。刚才还困得睁不开的眼睛,一下子精神了,紧挨着他,仔细地浏览着餐厅列表。估计又要说去那家讨厌的辣椒意面店了。果不其然,她用手指戳的地方,正如宇灿预料的那样。都这样形影不离这么久了,从饮食习惯到兴趣爱好都摸得透透的,怎么就没料到她会告白呢?而且自己居然还吃这一套,想想也挺好笑的。


연애를 하다 보면 헤어져야겠다는 타이밍이 오는데 그 대표적인 예시 하나가 밥 먹는 것도 꼴 보기 싫어 보일 때란다. 그와 반대로 밥 먹는 것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면···. 영서는 먹는 걸 유독 좋아했는데 특히 밀가루 관련된 음식에는 좋아 죽었다. 그 작은 몸에 어찌나 음식이 들어가는지 먹는 거 보면 신기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볼이 빵빵해질 정도로 식전 빵을 먹는 영서에게 제 몫의 빵까지 넘겨주었다.
谈恋爱嘛,总有那么个时候,让你觉得该分开了。最典型的信号就是,看对方吃饭都觉得碍眼。反过来,要是光看 TA 吃东西就觉得心情好,那…… 英书特别喜欢吃,尤其对各种面食,简直爱到不行。那么小个儿的人,真不知道怎么装下那么多东西,看她吃东西都觉得神奇。这次也一样,英书腮帮子鼓鼓囊囊地塞满了餐前面包,我直接把自己的那份也推给她了。




"많이 먹어."  多吃点儿。




고맙다며 배시시 웃는데 그 모습이 퍽 귀여웠다. 이영서 먹는 모습이 싫어질 날이 올까? 우찬은 자신이 무당도 아니고 미래를 볼 수는 없지만 이건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럴 일은 없다.
她笑眯眯地道谢,那模样真是可爱极了。我尹英书吃东西的样子,会有让我厌烦的一天吗?禹灿又不是什么神婆,没法预知未来,但这件事他可以肯定——绝不可能。












사귀는 사이에는 한강 데이트는 필수라며 데이트 계획표까지 보낸 영서의 카톡에 하던 작업도 올스탑 하고 데이트 갈 준비를 했다. 작업실에 놀러 온 민준이 그런 우찬의 모습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交往的情侣,汉江约会是标配啊。看着英书发来的,连约会计划表都准备好的 KakaoTalk,禹灿立马停止了手头的工作,开始准备约会。来工作室玩的闵俊看到禹灿这副模样,直摇头。




"그렇게 좋냐?"  “就这么喜欢啊?”


"갑자기 개소리야."  "突然放什么狗屁呢。"


"네 전여친들 보면 울겠다."  "让你那些前女友们看到了估计得哭死。"




저번에 그 뭐야 지민이? 아, 현주였나. 걔가 너 작업실만 들어가면 틀어박혀서 나오질 않는다고 우리한테까지 디엠 엄청 보냈잖아. 그게 뭐? 그래서 헤어졌잖아. 그래 이 미친놈아. 걔네는 그렇게 너한테 안달 나서 연락하다가 헤어진 건데 이번에는 연락 한 통에 작업도 안 하고 가니까 하는 말이지. 중얼중얼 뭐라고 말하는 민준을 무시하고 밖으로 나갔다. 와 날씨 미쳤네. 구름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온통 하늘이 파란색으로 쨍한 날씨였다. 덥긴 해도 비는 안 오겠네. 영서가 보낸 계획표에는 비가 올 때 갈만한 장소가 없었던 게 생각나 벌써부터 뜨끈해지는 정수리에도 불만이 없었다.
上次那个,叫智敏?啊,不对,是贤珠。她不是一直跟我们发私信抱怨,说你俩只要一进你的工作室,她就得一个人孤零零地待着,你俩半天都不出来吗?怎么了?所以才分手的啊。对啊,你这个疯子。她们之前那么对你魂牵梦绕,不停地联系你,结果还不是分手了。我就是因为这次人家只联系了你一次,你就连工作都不顾直接走了,才这么说的。 我没理会嘟嘟囔囔的民俊,直接走出了门。哇,这天气绝了。万里无云,天空蓝得耀眼。虽然热了点,但至少不会下雨。想起英书发来的行程表里没有雨天备选方案,我连被太阳晒得发烫的头顶都觉得没那么讨厌了。


미리 마중 나가 있으려고 발걸음을 재촉했건만 늦는 걸 싫어하는 영서는 약속 시간 10분 전부터 나와 있었다. 흰색 원피스를 레이어드해 청바지랑 같이 입었는데 꽤 잘 어울렸다. 처음 보는 옷인데 샀나. 대충 드레스코드만 전달 받은 우찬은 제 흰 티랑 청바지 한 번 힐끔 봤다. 이 정도면 무드 비슷하네.
我赶紧加快脚步,想提前去接她,但最讨厌迟到的英书早在约定的十分钟前就到了。她穿着白色连衣裙,叠搭在牛仔裤外面,还挺好看的。第一次见她穿这件衣服,是新买的吗?我只是大概知道了个着装要求,低头看了看自己身上的白 T 恤和牛仔裤。嗯,感觉和她的风格还挺搭的。


그러다 햇빛이 뜨거웠는지 파스텔톤 양산을 쓰고 있던 영서의 곁으로 다가가는 웬 남자가 보였다. 하는 꼴을 보니 번호라도 따는 것 같은데 저 미친 자신감은 뭐지? 순수하게 감탄이 나왔다. 사람이 저 정도 자신감이면 뭔 일이든 성공하겠다. 물론 그 성공이 이영서 번호 따기는 아니고. 당연히 영서가 거절할 거라 생각하고 다가가는데 남자가 고맙다며 고개를 꾸벅하고 떠나는 게 아닌가. 어느새 옆으로 온 우찬을 보며 영서가 팔을 뻗어 양산을 씌어줬다. 왔어? 없던 그늘이 생기자 살 것 같다는 마음과 동시에 아까 그건 뭐지? 하는 어이없음이 동시에 생겼다.
刺眼的阳光下,我看到有个男的撑着把花里胡哨的阳伞,凑到英瑞身边。看那架势,八成是想搭讪要电话号码吧?这人哪儿来的这么爆棚的自信?我真是纯粹地佩服了。人要是自信到这份儿上,干啥事儿都能成!当然,这个“成”肯定不包括成功要到李英瑞的电话号码。 我本来以为英瑞肯定会拒绝他,结果那男的居然还道了声谢,点头哈腰地走了? 我还没反应过来,禹灿已经走到英瑞身边了,英瑞顺势把阳伞撑到他头上,娇滴滴地说:“你来啦?” 瞬间,我感觉自己像是从地狱到了天堂,凉快多了!但同时,心里又冒出一种哭笑不得的感觉:刚刚那是啥情况啊?




"아까 남자 뭐야?"  “刚刚那个男的是谁啊?”


"번호 물어보더라."  “直接问我要电话号码了,真是的。”


"준 거야?"  “给啦?”


"주긴 줬는데··· 네 번호 줬어."
“是给了是给了……不过,也把你的号码给他了。”




맹랑한 대답에 헛웃음이 나왔다. 그런 우찬을 아는지 모르는지 영서는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며 가방에서 꺼낸 휴대용 선풍기를 틀어 우찬의 달아오른 뺨에 바람을 보냈다. 아직까진 이 인공적인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져 가만히 바람을 맞았다. 가끔가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나 카톡이 오던데 번호를 팔고 다닌 범인이 제 여자친구인 이영서라니. 어느 정도 열을 식혔을까 앉을 자리를 찾기 전에 돗자리나 먼저 사려고 주위를 훑었는데 저 멀리 편의점 하나가 보였다. 
这小妮子鬼灵精怪的回答,让我哭笑不得。她倒好,好像完全没察觉到我的无奈,一脸担忧地从包里掏出个迷你小风扇,对着我发烫的脸颊猛吹。这人造风吹在脸上,总算感觉凉快了些,我也就乖乖享受着。 最近老有些陌生号码打来电话、发来消息,我还纳闷是谁到处卖我的号码,结果罪魁祸首竟然是我的小女友李英书! 稍微降了降温,我寻思着先买个野餐垫,再找地方坐下。四处张望了一下,远远看到一家便利店。




"저쪽에 편의점 있다. 저기서 돗자리 사자."
“那边有家便利店。去那儿买个野餐垫吧。”


"응."  “嗯。”


"가방 줘. 내가 들게."  “包给我,我来拎。”




왼쪽 어깨에 가방을 메고 걸어가는데 키 차이 때문인지 양산이 계속 불편하게 우찬의 머리를 쳤다. 양산도 내가 들게. 그렇게 양산을 건네받으려는데 어딘가 뚱한 저 얼굴. 삐칠만한 일이 뭐 있지? 하다가 잊고 있던 게 생각났다. 만나면 반갑다고 뽀뽀하기. 이제는 어색함이라곤 없었다. 아랫입술을 약하게 깨물며 입 맞추자 순간 굳어버린 영서의 어깨를 살살 어루만졌다. 조우찬의 머릿속에는 첫 키스는 100일부터라는 말이 박혀 있었으므로 더 이상의 진도는 나가지 않았지만 아쉬움은 매한가지였다. 입술이 떼지기 무섭게 퍽 옆구리로 날아든 작은 주먹이 매서웠다.
我单肩背着包往前走,可能是因为身高差,雨伞老是不听话地碰到禹灿的脑袋。 “伞给我来撑吧。” 我说着就要去接伞,却发现他一脸不高兴的样子。 发生什么事,让他闹小情绪了? 我这才想起之前说好的,见面要亲亲。 现在我们之间早就没了什么尴尬。 我轻轻咬着他的下嘴唇亲上去,英书瞬间就僵住了,我便轻轻地拍着他的肩膀安抚他。 曹禹灿的脑子里还刻着“初吻要从交往 100 天开始”的念头,所以没敢再进一步,但心里的小小失落感,我们俩都一样。 嘴唇刚一分开,一个粉拳就毫不留情地招呼到了我的腰上,真够狠的。




"와악. 야 나 방금 숨 못 쉼."
“哇啊… 刚刚差点没把我憋死。”


"엄살 부리지 마."  “别装蒜了。”




제 짐도 다 던져두고 뚜벅뚜벅 편의점으로 돌진하는 이영서를 보며 조우찬은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결국 크게 웃어버렸다. 이영서는 귀엽다. 
看着李英瑞头也不回地把行李全扔下,噔噔噔地冲向便利店,赵宇灿实在没忍住,噗嗤一声笑了出来,最后干脆放声大笑。李英瑞真是太可爱了。


주말이라 그런지 이 더운 날에도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제대로 된 장마가 시작되기 전 피크닉을 즐기려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았다. 서울숲도 사람 많으려나. 다음에는 서울숲으로 가봐야겠다 생각하며 미리 시켜둔 치킨을 입에 넣었다. 영서가 데이트 전 보낸 계획 중 하나, 치맥하기. 영서는 치킨을 더 맛있게 먹어보겠다며 따릉이까지 빌려 미친 듯이 한강 뺑뺑이를 돌았다. 옆에서 같이 타는 우찬만 죽을 맛이었다. 데이트 하는데 이렇게 전력으로 자전거 타는 사람 처음 봤다.
可能因为是周末吧,明明这么热的天,人还是多得像下饺子一样。感觉大家都赶在梅雨季正式开始前,抓紧时间享受这最后的野餐时光。不知道首尔林现在人会不会也很多呢?我一边想着下次一定要去首尔林看看,一边把提前点好的炸鸡塞进嘴里。这是英书约会计划中的一项:炸鸡啤酒。为了更美味地享用炸鸡,英书甚至租了共享单车,在汉江边疯狂地骑了好几圈,简直是不要命了。可苦了在旁边陪她一起骑的宇灿,估计心里在想:活这么大,还没见过哪个女的约会的时候这么卖力地蹬自行车的。


시간이 지나 어영부영 자리를 찾다가 운 좋게 그늘진 땅바닥을 발견해 돗자리를 깔아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영서는 돗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휴대용 선풍기로 땀을 식히고 있다가도 우찬이 먹여주는 치킨을 군말 없이 쏙쏙 챙겨 먹었다. 역시 순살로 시키길 잘했다. 차가운 맥주캔 주위로 물기가 잔뜩 생겨 미끄러웠다. 미끄러워서 떨어뜨리지 않게 휴지로 감싼 맥주를 영서에게 건넸다. 
时间一晃,差点没找到个好地儿。 幸亏运气好,发现一块阴凉的空地,赶紧铺上野餐垫,不然真要命。 英书一屁股坐在垫子上,用迷你风扇猛吹,好不容易才缓过劲儿来。 接着又乖乖地张嘴,吃着宇灿喂过来的炸鸡块。 还是点的无骨鸡块明智啊!冰镇啤酒罐周围全是水汽,滑溜溜的。 我赶紧用纸巾包住,免得她手滑,然后递给了英书。




"고마워. 너무 맛있다."  “谢谢,真好吃。”




역시 치킨과 맥주의 조합은 틀린 적이 없다. 
果然,炸鸡配啤酒,这搭配就没掉链子的时候!


뛰어노는 애들, 귀여운 강아지,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우찬은 평온함을 느꼈다. 여기서만큼은 다들 걱정 없이 즐거워 보였다. 끝없는 작업에 지쳐있던 우찬에게 필요한 힐링이었다. 게다가 제 옆에는 영서가 아기새마냥 열심히 치킨을 받아먹고 있었고 더운 날씨긴 했지만 아직까지 마시던 맥주도 시원했다.
孩子们嬉戏打闹,小狗摇着尾巴撒欢儿,人们脸上都洋溢着幸福的笑容,宇灿身处其中,感受到了一种久违的平静。仿佛只有在这里,大家才能卸下所有的烦恼,尽情享受快乐。对于一直埋头苦干、疲惫不堪的宇灿来说,这简直就是一场及时雨般的治愈。更何况,他的身边还坐着像小鸟一样,正卖力啃着炸鸡的英书。虽然天气有些闷热,但手中冰镇的啤酒,还是透着丝丝凉意。




"너 그 인생 계획표 있잖아."
“你之前搞的那个人生规划表啊……”


"어."  “呃。”


"난 거기에 어디까지 있어?"  “我…我在你心里到底算什么?”




영서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비밀로 할래. 너무 다 알려주면 재미 없잖아. 우찬이 남은 맥주를 탈탈 털어 마시며 어느새 시간이 훌쩍 흐른 휴대폰 시간을 봤다. 영서의 계획대로라면 여기서 쫑이 나서 집으로 가야 했지만 우찬은 알려주지 않기로 했다. 일종의 심술이라고 보면 심술이었다.
英书犹豫了一下,摇了摇头。“还是保密吧。要是全告诉你,就没意思了嘛。” 宇灿把剩下的啤酒一饮而尽,看了看手机,不知不觉时间已经过去很久了。照英书的计划,现在应该结束回家了,但宇灿决定不告诉她。说是一种恶作剧,倒也确实是恶作剧。


하루 계획이 들어맞으면 즐겁고 틀어지면 스트레스 받는 이영서. 그리고 인생 계획에 우찬을 적은 이영서. 물론 영서가 아무리 계획 중시 인간이라고 하더라도 좋아하지 않은 상대한테 사귀자는 말을 하지 않을 건 안다. 알지만, 머리로는 알아도 서운한 감정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괜히 죄 없는 맥주캔을 꾸깃 구겼다.
伊英瑞这人吧,一天计划要是顺顺利利就乐得屁颠屁颠的,稍微出点岔子就压力山大。更要命的是,她的人生规划里,竟然还有个叫禹灿的家伙。 当然啦,就算伊英瑞再怎么是个计划控,也不可能随随便便跟不喜欢的人说“我们交往吧”。道理我都懂,可心里就是忍不住泛酸,你说气不气人? 真是的, 只能对着无辜的啤酒罐一顿“蹂躏”, 压榨它, 忍痛割爱地把它捏成一团烂铁。


연인이 아니라고 해도 친구로 지냈던 시간이 워낙 길었던 탓에 한 번 대화를 시작하면 끊기지 않았다. 우찬이 웃기지도 않은 장난을 쳐도 질색하다가 똑같이 아재 개그로 받아치는 이영서. 영서가 카메라를 불쑥 들이밀어도 늘 그렇듯 예쁜이 웃음을 짓는 게 조우찬이 하는 일이었다. 결국 한참을 떠들다 우찬은 자신이 모른 척 속이려고 해도 속일 수 없는 시간이 되어버렸다. 파랗던 하늘이 이제는 붉게 물들었다. 뉘엿뉘엿 해가 지기 시작했다.
就算不是恋人,毕竟也做了那么久的朋友,一旦开始聊天就停不下来。禹灿就算开些不好笑的玩笑,李英书也会先嫌弃一番,然后用更老的梗反击回去。英书突然把镜头怼过来,赵禹灿要做的,也只是像往常一样露出迷人的笑容。结果,聊了半天,时间还是变成了禹灿想装作不知道也无法忽略的样子。湛蓝的天空已经被染红,夕阳开始西下。




"벌써 7시도 더 넘었네. 가자, 너 집 가야 되잖아."
“都七点多了,走吧,你还得回家呢。”


"지금 안 가도 돼."  “现在不去也没事哦。”


"어? 진작 갔어야 할 시간 아니야?"
“咦?你早该走了吧,都到点了?”


"알고 있었어. 그냥 가기 싫어서 안 간 거야. 너랑 있는 거잖아."
“我知道啊。我就是不想走才没走的。跟你在一起呢。”




지금 그 말이 우찬에게 어떻게 들리는 지 알까? 일렁이는 노을빛에 붉게 물든 영서는 이번에도 평온해 보였다. 늘 감정이 요동치는 건 우찬이었다. 제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나란히 손 크기를 재보고. 보통 여자들보다 손이 큰 영서였지만 우찬의 손과 같이 있으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런 영서를 보며 우찬은 괜히 마른 입술을 축였다. 아까 마신 맥주 기운이 지금에서야 올라오는 것 같았다. 와 이걸 내가 내 입으로 말하게 된다고? 사람 일은 모른다지만 이 정도로 모르기 쉽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영영 말할 기회가 없을 지 모른다는 생각에 저지르기로 했다.
她知道自己说的话,现在听在宇灿耳里会是什么感觉吗?在波光粼粼的夕阳下,被染成一片绯红的英书,看起来依旧平静。总是情绪起伏不定的,反而是宇灿。她把头靠在自己的肩膀上,并排着比量两个人的手的大小。英书的手比一般女生要大,可和宇灿的手放在一起,就显得没那么大了。看着这样的英书,宇灿莫名地舔了舔干燥的嘴唇。似乎刚刚喝下去的啤酒,这会儿才开始上头。 哇,这种话竟然要我自己亲口说出来?虽然说世事难料,但也没想到会这么让人措手不及。不过,想到如果现在不说,也许以后就永远没机会了,宇灿还是决定豁出去了。




"있잖아."  “你知道吗。”


"응?"  “嗯?”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 사랑이래."  “当你开始觉得有点不对劲的时候,那就是爱了。”




좀 더 생각하고 내뱉었어야 하는데 무작정 튀어나온 말이라 이건 뭐 개연성도 없고 등신 같았다. 이렇게만 말하면 뭐 어쩌라고 조우찬. 속으로 질책하고 있는데 이영서는 그 말에 눈꼬리가 휘어져라 웬일로 소리까지 내며 웃기 시작했다.
哎,真是的,话没过脑子就秃噜出来了,这话说得没头没尾的,蠢死了。我心里暗骂自己, 조우찬 你这说了跟没说一样。可没想到 이영서 听了这话,竟然笑得眼睛都弯了起来,还难得地发出了声音。




"갑자기 뭐라는 거야 진짜. 하여튼 웃겨."
“这家伙突然又在说些什么啊,真是的。不过,也太逗了吧。”




질문이 제대로 가지 않았는데 대답이 제대로 돌아왔다. 살면서 데이트든지 놀러 오든지 한강은 질리도록 왔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모든 게 새로웠다. 여기저기 웅성거리며 말하는 사람들, 조금씩 불어오는 바람, 바람 속에 섞인 한강 물 냄새까지. 어느 하나 특별한 거 없는데 분명 그럴 텐데.
问题都没好好发出去,回答倒是挺像模像样的。 以前总觉得,不管是约会还是出来玩,汉江都来得腻歪了,现在却感觉一切都新鲜得很。 各处熙熙攘攘的人群,微微吹拂的晚风,风中夹杂着汉江水的气息…… 好像没什么特别的,明明应该就是这样才对。


우찬은 이상하다고 하면 뭐 사랑이다 이런 건 아직도 모르겠지만, 그냥 이영서 옆에 계속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영서의 인생 계획표 끝에 조우찬이라는 이름이 있길. 영서가 만지작거리던 제 손을 움직여 깍지를 끼었다. 땀이 난 손바닥도 불쾌하지 않을 여름이란 거 존재하는 거구나. 여름이 좋다는 영서를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우찬에게 여름은 이제 영서였다. 이상한 영서의 이상한 고백이 이상한 조우찬을 만들어냈다.
要说爱啊情啊的,禹灿可能还是懵懵懂懂,但他就是想一直待在李英书身边。希望英书的人生规划表最后,能写上“赵禹灿”这三个字。他动了动英书摆弄着他的手,和她十指紧扣。原来夏天这种汗津津的手心也不会让人觉得不爽的季节,是真实存在的啊。他现在才终于理解了英书为什么那么喜欢夏天。对禹灿来说,夏天现在就是英书了。英书那奇奇怪怪的表白,造就了一个奇奇怪怪的赵禹灿。









하여튼 이상한 이영서 마침  总而言之,这奇怪的李英书,真是的……







+영서의 이상한 커플 규칙  +英瑞的怪异情侣守则



어린 애들 사이에서든 어른들 사이에서든 가장 핫한 주제는 사랑이었다.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해본 초등학생끼리 서로의 연애 로망을 털어놓으며 도파민을 쌓기도 했다. 그날도 시험까지 치르고 방학을 앞두기 전 옹기종기 모여서 떠드는 시간이었다.
无论是小屁孩之间,还是大人堆里,最火爆的话题永远是爱情。没谈过正经恋爱的小学生,凑在一起聊着对恋爱的各种幻想,那感觉,简直是纯粹的多巴胺轰炸!那天也一样,刚考完试,快要放假了,大家就这么一拨一拨地凑在一起,七嘴八舌地聊开了。




"난 고백할 때 진짜 꽃 주면서 할 거야."
“我跟你说,我表白的时候,必须得是捧着真花去,那才叫有诚意!”


"와 이 새끼 로맨티스트야."  “哇,这小子挺会啊,够浪漫的嘛。”


"요즘 누가 꽃 주냐?"  “现在谁还送花啊?”




그러다가 점점 만약에 연애를 한다면 이란 주제가 타고 타고 넘어가 스킨십까지 얘기가 나온 것이다. 영서는 딱히 궁금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혼자 있기는 싫어 구석에 앉아있었다.
后来话题越来越歪,从“如果谈恋爱会怎么样”一路聊到“亲密接触”了。英书倒也不是特别好奇,但又不想一个人待着,就默默地坐在角落里听着。




"너넨 사귀면 여친 남친이랑 손 언제 잡을 거임?"
“你们要是谈恋爱,打算啥时候跟对象牵小手啊?”


"뽀뽀는?"  “亲亲呢?”


"야 만나고 헤어지면 뽀뽀하는 거지."
“喂,见面和分别的时候不都得亲亲嘛。”


"뽀뽀무새네 완전. 조우찬 너는?"  “你完全就是个亲亲复读机啊。赵宇灿你呢?”




자신한테 화살이 돌아온 우찬은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며 잡아뗐지만 꼭 짓궂게 놀리는 애는 존재했다.
禹灿这家伙,明明是自己捅的篓子,被问起来就装傻,说什么“我怎么知道”,真是个欠收拾的家伙。就跟那种专门爱捉弄人的小屁孩一样,让人牙痒痒。




"야 첫 키스, 첫 키스는?"
“哎,初吻呢,初吻怎么样?”


"100일?"  “一百天?” (语气中带着疑惑,像是反问)




그때 당시 장수 커플 기준이 100일이었기에—그 시절에는 50일도 오래 간 거였다—나름대로 회피한다고 뱉은 대답이었다. 우찬이 이런 얘기는 재미없다며 그냥 마피아나 하자고 결국 주제를 돌렸지만, 누군가의 머릿속에는 그 말이 콕 박혔다는 게 문제였다.
那时,情侣们能交往 100 天都算得上是“长寿”了——搁在当年,能谈 50 天都算久的了——我那回答也算是一种变相的回避。宇灿觉得这话题没劲,嚷嚷着要玩**Mafia**(黑手党游戏),硬是把话题岔开了。问题是,有个人却把我的话给听进去了。




'100일 첫 키스.'  “百日纪念初吻。”




과거의 조우찬이 미래의 조우찬의 무덤을 판 것이란 사실은 아마 영영 모를 얘기다.
也许,过去的赵宇灿永远也不会知道,是他亲手为未来的自己掘了坟墓。






영서의 이상한 커플 규칙 마침
英瑞这奇怪的情侣守则,总算是结束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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