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무슨…!” “那是什么…！”

그게 무슨 당치도 않은 소리냐, 순간 화를 참지 못한 태후가 흐 트러지자 하하, 하고 웃는 태왕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那是什么荒唐的说法，瞬间无法抑制怒火的太后愤怒地说道，哈哈，笑着的太王眼中闪烁着锐利的光芒。
“그러나 바삐 가시고자 하니 끝내 잡을 순 없겠지요. 어미를 늘 보고 싶어 하는 아들이, 오늘도 물러서야겠지요. 허나 이것만은 알아두십시오.”
“然而，既然急于离去，终究是无法挽留的。总是想见母亲的儿子，今天也只能退后了。不过请您记住这一点。”
“…무엇을 말입니까.” “…你在说什么。”

제가 태왕에게 휘둘렸음을 깨달은 태후의 고운 얼굴이 설핏 굳 었을 때였다.
我意识到自己被太王操控时，太后的美丽面容微微僵硬。
“아들의 시구문은 닫힌 적이 없습니다.”
“儿子的诗句从未关闭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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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건방진 놈이 감히 어미를 앞에 두고 시구문 따위를 입에 올려? 해화영의 두 눈이 단번에 표독스러워졌다.
这个无礼的家伙竟敢在母亲面前提起诗句？海华英的双眼瞬间变得凶狠。
“이제 그만 가십시오. 고운 얼굴은 원 없이 보았으니.”
“现在请您离开吧。美丽的脸庞我已经看得够多了。”

그러나 태왕 윤건은 더는 들어주지 않겠다는 듯 축객령을 내렸 다.
然而太王尹建似乎不再愿意听取，发出了祝客令。
“성상!” “圣像！”
“태후를 밖으로 뫼시거라!” “把太后带出去！”
태왕은 밖에 시립하고 있던 전 태감을 불러 태후를 쫓아냈다. 태왕의 말장난에 당한 태후가 분을 참지 못해 씩씩대며 전 태감의 뺨을 후려쳤지만 차마 나가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는 악을 쓰며 나가는 태후의 뒷모습이 사라질 무렵, 이를 덤덤한 얼굴로 지켜보 고 있던 왕비 한씨에게 시선을 주었다.
太王召来在外候着的前太监，将太后赶了出去。被太王的玩笑激怒的太后忍不住气愤，狠狠地打了前太监一巴掌，但她终究无法不离开。当她愤怒地走出时，太王用平静的表情注视着她的背影，目光转向了静静旁观的王妃韩氏。
‘이번에 왕비를 앞세워 온 것을 보면 뻔한 일이지.’
“这次带着王后过来，显而易见。”

그는 제대로 고개도 들지 못한 채 가만히 침묵하고 있는 왕비 한씨를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자는 제 모후의 장기말이었는데, 윤건이 판단하기로는 태후의 장기말이라기엔 다소 애매하게 굴 때가 있어 여즉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던 차였다. 사람 보는 눈 이 제법 좋은 재상 을유한이 왕비 한씨를 보곤 속내가 있어 보이 니 조금만 더 두고 보는 게 좋겠다고 하기도 했으니.
他默默地看着低着头沉默不语的王妃韩氏，心中思索着。这个人是他的生母的棋子，但尹建认为，作为太后的棋子，她有时表现得有些模棱两可，因此一直未能下定论。眼光颇为敏锐的宰相柳汉看到王妃韩氏似乎有所隐情，便觉得再观察一段时间会更好。
“태후가 억지로 끌고 온 거라면 가도 좋소. 그게 아니라면, 하 고 싶은 말을 하든지.”
“如果是太后强行带来的，那就可以去。如果不是，那就说出你想说的话。”

하여 그에게 다소 너그럽게 제안한 윤건이었다. 적어도 지금 축 객령을 내리진 않겠지만 적당히 하고 물러가라는 소리였다.
于是，尹建对他提出了一个相对宽容的建议。至少现在不会降下客令，但这是在说适可而止，退一步。
“드릴 말씀이 있사옵니다, 폐하.”
“我有话要对陛下说。”

그런데, 태후가 있을 때는 한마디도 얹지 않던 왕비 한씨가 입 을 열었다.
然而，在太后在场时从不插嘴的王妃韩氏开口了。
“폐하, 꼭 그리하셔야 하는지요.”
“陛下，您真的必须这样做吗？”

전쟁터에서 패전한 왕을 죽이지 않고 살렸다. 태왕이라고 하여 모든 왕을 죽인 건 아니었으니, 별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왕을 영 주로 삼아 제 신하로 만드는 일은 비일비재했으니까. 하여 모두가
在战场上没有杀死战败的国王。称为太王，并不是所有的国王都被杀，所以这并不奇怪。将国王作为领主，成为自己的臣子，这种事屡见不鲜。因此，所有人都
이번에도 그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这次我也认为会这样做。

그러나 지금 이 상황은 어떤가. 한 나라의 왕을 후궁전에 처박 은 것만으로도 부족해서 기어이 모욕을 주려고 한다. 하지만… 아 무리 세상천지 무서울 것 없는 태왕이라지만, 그도 백성의 민심 정도는 살필 줄 알아야 했다. 서로국의 사람들이 아직도 농성 중 인 것도 대처해야 하고.
然而现在的情况如何呢。仅仅把一个国家的国王关进后宫还不够，还要故意羞辱他。但是……即使是无所畏惧的太王，也应该懂得关注百姓的民心。还需要应对互国人民仍在抗议的局面。

자세히 말하지 않아도 왕비 한씨가 하는 말을 알아들은 윤건이 그를 가만히 보았다. 허락도 받지 않아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면 서 하는 말이 아주 맹랑하기 그지없었다.
仔细说不清楚的情况下，王妃韩氏所说的话，尹建静静地听懂了。他没有得到允许，眼睛也没能完全睁开，所说的话显得非常无礼。
“서방이 되어 새신부 초야를 치러주겠다는데 뭐 그렇게까지 염 려를 하시오.”
“西方人要为新娘的初夜操办，何必如此费心呢。”
“폐하, 조금 달리 생각해 보셔야 하옵니다.”
“陛下，您需要换个角度考虑一下。”

이쯤 하면 또 어깨를 움츠리다 적당히 물러설 것으로 생각했던 윤건은 놀란 얼굴로 왕비 한씨의 얼굴을 보았다. 그간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던 왕비가 갑자기 나서는 게 이상하기도 하고 낯 설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 떨떠름하게 물었다.
这时，原本以为会缩起肩膀适当地退后一步的尹建，惊讶地看着王妃韩氏的脸。王妃这段时间一句话都没说，突然主动出击让他感到既奇怪又陌生。他犹豫了一下，迟疑地问道。
“태후가 그리 시켰소?” “太后是这样吩咐的吗？”
“아닙니다.” “不是的。”
“아니긴.” “不是的。”

윤건이 피식 웃으며 차를 마셨다.
윤건微微一笑，喝了口茶。
“모후께서 엄선하여 보낸 사내가 아닌 다른 사내를 안겠다고
“我不会拥抱不是母后精心挑选的男人。”
하여 대신 말하러 온 것을 알고 있소. 새삼 그대가 내게 투기를 할 리는 없으니.”
我知道你是来代替他讲话的。再说一遍，你不可能会对我心生妒忌。”

그게 아니고서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질 않은가?
那样的话就没有其他解释的方法了，不是吗？
“그러니까 지금, 모후가 보낸 사내를 안다가 죽여라 뭐 이런 말 을 하려고…”
“所以现在，我是想说，杀了那个母后派来的男人……”
“힘을 더 가지셔야 합니다. 폐하께서는 아직 힘이 부족하십니 다.”
“您需要更强大的力量。陛下，您仍然力量不足。”

다 아니 내숭은 그만 떨라는 의미로 말을 꺼냈으나 한씨는 밀리 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또박또박 말할 뿐이었다. 윤건은 내심 놀랐 다. 그가 제게 시집온 뒤로 이렇게 오래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처 음이었기 때문이다. 늘 한두 마디 의미 없는 말만 하다가 도망치 듯 나가버리는 사람이었는데.
我本是想以“别再装了”为意思开口，但韩氏不仅没有退缩，反而更加清晰地说着。尹建心里感到惊讶。自从她嫁给他以来，他们竟是第一次聊得如此久。她一直只是说一两句无关紧要的话，然后像逃跑一样离开。
“…뭐라 하였소?” “…你说什么？”

그때였다. 왕비 한씨가 감히 허락도 구하지 않고 태왕을 보았 다. 태왕 역시 왕비 한씨를 보았다. 늘 어딘가 주눅 들어 있던 눈 에, 기이한 이채가 돌고 있었다.
就在那时，王妃韩氏竟然毫无顾忌地见了太王。太王也看向了王妃韩氏。她那双总是显得有些畏缩的眼睛里，流露出一种奇异的神采。

평소와는 다르다. 태왕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平时与众不同。太王微微皱起了眉头。
“이 궁에는 아직 태후마마의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폐하의 사 람보다도 더. 매일같이 시구문이 열리지 않는 날이 없지만, 그럼 에도.”
“这个宫里还有太后娘娘的人太多了。比陛下的人还要多。几乎每天都有诗句的门没有打开，但即便如此。”
“그래, 그러하지. 당장 왕비, 그대만 하여도 태후의 사람이 아 니던가.”
“是啊，确实如此。立刻就让王妃，你不也是太后的那个人吗。”
윤건의 말에 왕비 한씨는 고개를 젓다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王妃韩氏听了尹建的话，摇了摇头，又低下了头。
“신첩은 태후의 사람이 아니옵니다.”
“奴婢并非太后的的人。”
“허면?” “如果呢？”
“태후의 물건이옵니다.” “这是太后的物品。”
“…” "..."
“태후께서는 신첩의 몸을 이용하여 태왕 폐하의 피를 이은 아 이를 낳게 하였습니다. 그것으로 신첩의 쓸모는 다하였을까요?”
“太后利用我的身体生下了继承太王陛下血脉的孩子。这样一来，我的价值就全用完了吗？”
“…비는 고개를 들어 짐의 눈을 똑바로 보시오.”
“…比恩抬起头，直视着吉姆的眼睛。”

그간 늘 태후의 옆에서 쥐 죽은 듯 앉아 있기만 했던 왕비 한씨 였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무슨 심경의 변화라도 있었던 걸까. 정식으로 떨어진 태왕의 허락에 마침내 왕비 한씨가 숙였던 고개 를 들고 눈을 바로 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망설임이나 두려움 따 위는 보이지 않았다. 아마 이게 원래 왕비 한씨의 얼굴이었을 테 다. 태왕은 가늠하듯 그를 위아래로 홇어보았다.
她一直在太后的身边静静地坐着，像只死老鼠一样的王妃韩氏。然而今天却不同了。难道是心境发生了变化？在正式得到太王的许可后，王妃韩氏终于抬起了低垂的头，直视前方。她的脸上没有一丝犹豫或恐惧。也许这才是王妃韩氏本来的面貌。太王像是在打量她一样，上下打量着她。
“그간 고개를 숙이고 있던 이유가 뭐요.”
“你一直低着头的原因是什么？”

갑자기 심경의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면 그 이유를 알아야 했다. 윤건은 가늠하는 눈으로 그를 훓어보았다.
突然心情发生了变化，他必须知道原因。尹建用审视的目光扫视了他。
“제 아비가 태후의 인질입니다. 하여 참았습니다. 하나뿐인 아 비를 허망하게 잃을 수는 없어서요. 그러나 이젠 제가 낳은, 태제 가 인질이 될 것입니다.”
“我父亲是太后的人质。因此我忍耐了。我不能轻易失去唯一的父亲。然而现在，我所生的，太子将成为人质。”
“그건 이 궁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얘기지. 모후께서는 언 제든 짐을 죽이고 태제를 왕으로 세우고자 하지 않소.”
“这在宫里的人都知道。母后随时都想杀了我，把太子立为王。”

태왕의 대답은 거침없었다. 제 어미가 저를 죽일 거라고 말하는 모습 그 어디에서도 모자간의 애틋함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가 왜 이러는지 모르지 않는 왕비 한씨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제 아들은, 태제만큼은 이렇게 자라게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이제 는 이 두려움에서 벗어나기로 마음먹은 참이었다.
太王的回答毫不犹豫。无论在哪里，都难以找到母子之间的深情。他为什么会这样，王妃韩氏心中不禁叹了口气。为了不让自己的儿子像太子那样成长，她下定决心要摆脱这种恐惧。
“저 역시 자식을 둔 어미입니다. 신첩은 청월목의 태제를 인질 로 잡히게 둘 생각이 전혀 없사옵니다. 하여 마음을 달리 먹었습 니다. 아니… 결심을 조금 이르게 하였지요.”
“我也是有孩子的母亲。妾身绝对不打算让青月木的太子作为人质。因此，我改变了主意。不，应该说是稍微提前下了决心。”
“태후에게서 벗어나기라도 하려고?” “想要摆脱太后吗？”

왕비 한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王妃韩氏点了点头。
“폐하께서도 때를 앞당기셔야 합니다. 시간이 많이 없어요. 아 시질 않습니까? 지금 이 어린 태제가 왕위에 오르면 실질적인 왕 이 되는 건 태제가 아닌 태후가 됩니다. 그리되면, 태제는 성인이 되기도 전에 죽을 것입니다. 억지로 후사를 남긴 이후에 말입니 다.”
“陛下也必须提前行动。时间不多了。难道您不明白吗？如果现在这位年轻的太子登基，实际上掌握王权的将不是太子，而是太后。那样的话，太子在成年之前就会死去。强行留下后嗣之后才会如此。”

자식을 종마 취급하는 걸 모를 리 없는 태왕이 웃음을 터뜨렸 다.
太王当然知道把孩子当作种马来对待的荒唐，忍不住笑了出来。
“그래, 짐이 일찍 죽어버리면 짐의 자식 또한 종마가 될 테지. 하하!”
“是啊，吉姆要是早死，吉姆的孩子也会成为种马。哈哈！”

태후 해화영은 종마가 씨를 뿌리는 일까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정도로 독한 이였다. 태제라고 하여 봐줄 일은 없을 터, 만일 윤건
太后海华英是个狠角色，甚至亲自确认种马撒种的事情。虽然是太妃，但绝不会手下留情，如果尹健
이 그와의 싸움에서 패배하여 죽어버린다면 태제는 물론이요, 청 월목의 운명까지 장담할 수 없었다.
如果在与他的战斗中失败而死，不仅太子，连青月木的命运也无法保证。
“폐하께서는 태후의 계략 속에서도 유일하게 살아남아 장성하 신 분이십니다. 하여 신첩은 폐하께 패를 걸어보려 합니다.”
“陛下是在太后的阴谋中唯一幸存并成长起来的人。因此，臣妾想向陛下下注。”
“흐음…” “嗯…”

왕비 한씨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이것조차 태후가 시켜 그저 하는 말일 수도 있다. 태왕의 마음을 열고 신뢰를 받아내면 태후에겐 좋은 일이 될 터이니.
我不知道应该相信王妃韩氏的话到什么程度。也许这句话只是太后让她说的。若能打动太王的心，赢得信任，对太后来说将是件好事。
“짐이 그대를 믿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군.”
“我不知道为什么我应该相信你。”
“본디 신첩의 집안은 별 볼 일 없는 한미한 가문인지라 대단한 것을 증표로 드릴 수는 없사옵니다. 허나…”
“本来我家的家世并不显赫，无法提供什么了不起的证明。不过……”

왕비 한씨가 소매에 숨기고 온 것을 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를 보는 태왕의 얼굴에 의아함이 어렸다.
王妃韩氏将藏在袖子里的东西放在了桌子上。太王看到后，脸上露出了疑惑的神情。
“이게 무엇이오?” “这是什么？”
“태후전의 인장이 찍힌 문서입니다. 보시면, 태후의 쓸만한 장 기말이 되겠노라는 말과 함께 그 대가로 신첩을 왕비로 봉하겠다 쓰여 있습니다.”
“这是盖有太后印章的文件。您看，这上面写着太后认为可以用的良好时机，并承诺将我封为王妃作为回报。”
“…” "..."
“감히 청월목이 굽어살피시는 이 나라 안에서 태왕이 아닌 다 른 이를 섬기겠다 하였으니, 이는 죄인의 증거입니다. 이것을 드 리겠나이다.”
“敢在青月目俯视的这个国家里，宣称要侍奉非太王之人，这就是罪人的证据。我将呈上这个。”
“…진심이로군.” “…真心实意啊。”

윤건은 가만히 손끝으로 종이를 쓸어 보았다. 과연 그의 말대로 이 문서 하나면 한씨 가문을 도륙 내고도 남았다. 만일 태왕이 왕 비 한씨를 이 자리에서 죽이겠다고 하여도 감히 대거리를 하는 자 가 없을 정도였다.
윤건静静地用手指抚摸着纸张。果然，正如他所说，这份文件足以毁灭韩氏家族。如果太王在这里说要杀掉王妃韩氏，恐怕没有人敢反驳。
“과연 이 정도라면 진심을 보였다고는 할 수 있겠군. 그러나 그 대가 짐의 쓸만한 장기말이 된 이후에, 필요 없어진 짐이 이것을 사용하여 그대의 가문을 도륙 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가?”
“果然如果是这个程度的话，可以说是表现出了真心。然而在那代价成为了有用的棋子之后，难道不觉得不再需要的他会利用这个来屠戮你的家族吗？”

왕비는 충분히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王妃似乎早有预料地点了点头。
“무엇이든 폐하의 뜻에 따르겠사옵니다.”
“无论什么，我都会遵从陛下的旨意。”
“…” "..."
“태후의 장기말이 되어 사는 것은 신첩을 수치스럽게 하였으 니,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려 하옵니다.”
“成为太后的棋子让我感到羞耻，因此我想选择一个次优而非最坏的选择。”
“최악과 차악이라… 퍽 재미있는 단어 선택이야.”
“最坏和次坏……真是有趣的词汇选择。”

감히 왕실의 두 상전을 두고 하는 말이 최악과 차악이었다. 그 는 그만큼 왕비 한씨가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는 방증이었다.
敢于在王室的两位大人面前说出最坏和次坏的话，这本身就是对王妃韩氏痛苦日子的有力证明。

태왕은 생각에 잠겼다. 그간 태후의 사람들을 포섭해 보려는 노 력을 할 때마다 쉬이 넘어오지 않아 여간 애를 먹었던 게 아니었 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궁을 비우고 전쟁터를 누빈 탓에 궁은 온 통 태후의 사람들뿐이었다.
太王陷入了沉思。每当他试图拉拢太后的手下时，总是难以如愿，这让他感到非常苦恼。由于长时间离开宫殿，奔波于战场，宫中全是太后的势力。

하여 지난 일 년간 태왕은 솎아내기 작업을 하고 있었다. 태왕
在过去的一年里，太王一直在进行筛选工作。太王
의 사람 하나를 심기 위해서 태후의 사람 셋이 죽어 나갔다. 그럼 에도 태후의 사람은 줄지 않았다. 조무래기 몇을 죽인다 하여 당 장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为了种下一个人，太后的三个人死去了。然而，太后的势力并没有减少。杀掉几个小角色并没有改善当时的局势。

그나마 최근 들어선 제법 뱀의 몸통 부분까지는 올라왔다고 생 각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뱀의 목덜미쯤에 있는 왕비 한씨가 제 발로 걸어 들어오다니. 어디 덜떨어진 게 아니라면 당장 받아 들여야 함이 옳았다. 그럼에도 태왕은 순순히 기뻐하지 않고 한 번 더 의심했다. 태후는 교활했다.
最近我觉得自己已经爬到了蛇的身体部分。然而在这种情况下，王妃韩氏竟然自己走了进来。如果不是脑袋有问题，那就应该立刻接受她的到来。尽管如此，太王并没有高兴，而是再次产生了怀疑。太后很狡猾。
“… 임시 동맹을 맺는 거로 하지. 만일 그대가 온전히 내 사람이 되어 그 쓸모를 다하여 짐이 원하는 바를 이루에 된다면 내 그대 의 소원 하나를 들어주도록 하겠소.”
“…我们就暂时结成同盟吧。如果你完全成为我的人，充分发挥你的作用，满足我的愿望，那么我会答应你一个愿望。”

그렇게 윤건의 반쪽짜리 허락이 떨어졌다. 확실히 왕비 한씨는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다.
这样，尹建的半个许可下达了。确实，王妃韩氏是一个值得冒险的人。
“폐하. 신첩이 감히 하나 물어보아도 되겠사옵니까?”
“陛下，微臣敢问一句，可以吗？”

한설이 잠시 고민하다 물었다. 韩雪思考了一下，问道。
“원하는 것이 죽음이옵니까, 모욕이옵니까.”
“你想要的是什么，死亡还是侮辱？”
“…” "..."

앞에 누구인지를 붙이지 않아도 대상은 명백하였다. 태후였다.
面前的人不需要附上任何称谓，身份显而易见。是太后。

태왕도, 왕비 한씨도 알고 있었다. 태왕에게 그 모친이 어떤 존 재인지 말이다.
太王和王妃韩氏也知道。太王的母亲究竟是什么样的存在。
“무엇이든 상관은 없으나 이왕이면 아주 모욕적이고 수치스러
“无论什么都无所谓，但如果可以的话，最好是非常侮辱和羞耻的。”
웠으면 하지.” 我希望如此。

그를 말하는 태왕의 얼굴에는 미소가 어려 있었다. 모친을 향한 애정일랑 조금도 보이지 않는 비정한 모습 그 자체였다. 왕비 한 씨는 잠시 침묵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他谈论太王时，脸上挂着微笑。那是一种对母亲毫无感情的冷酷模样。王妃韩氏沉默片刻，点了点头。
“저 밖에는 아직도 서로국의 백성이라 자처하는 이들이 한데 모여 봉기를 이어 나가고 있사옵니다. 그 시답잖은 움직임에 백성 은 점점 폐하를 원망하고 있기도 합니다.”
“在外面，仍然有自称是互国百姓的人们聚集在一起继续起义。对于这种无聊的行动，百姓们对陛下的怨恨也在逐渐加深。”
“그렇지.” “没错。”

대수롭지 않은 대답이었다. 这只是一个微不足道的回答。
“왕자의 나이가 올해 이제 막 열 살을 넘겼사옵니다. 태왕의 자 리를 물려받는다면, 너무 늦지 않은 때에 진짜 ‘태왕’이 될 수도 있을 나이입니다. 너무 어리지도 않고, 너무 많지도 않으니 수렴 청정(垂簾聴政)을 하기 적당하지요. 헌데 그 정도의 시간이면 태후 가 세상의 모든 권력을 휘어잡기에 딱 적절한 때가 아닐는지요?”
“王子的年龄今年刚刚超过十岁。如果继承太王的位子，正是成为真正的‘太王’的合适年龄，既不太小，也不太大，适合垂帘听政。然而，这段时间对于太后来说，是否正是掌握世间所有权力的最佳时机呢？”

동문서답처럼 들렸으나 본질을 꿰고 있는 대답이었다. 태왕이 민심을 다스리지 못해 백성을 적으로 돌리면 태후가 그를 죽일 명 분 하나를 더 만들어 주는 셈이라는 뜻이었다.
听起来像是东问西答，但实际上是洞察本质的回答。意思是，如果太王无法治理民心，使百姓变成敌人，那么太后就相当于给他多制造了一个可以杀他的理由。

제 어미인 태후, 해화영이 툭하면 비역질이나 해대는 난봉꾼인 윤건을 죽이고 싶어 하는 건 그 역시 모르지 않았다. 수렴청정이 라는 발칙한 꿈을 꾸고 있는 것 역시 알고 있었다.
我的母亲太后，海华英，时常想杀掉那个爱玩弄女人的浪荡子尹建，她对此并不陌生。她也知道自己在做着“垂帘听政”这个大胆的梦。
“하여?” “怎么了？”
“당장은 서로국 일을 서둘러 안정시키시고, 무역항을 개항시켜
“当务之急是尽快稳定彼此的事务，并开放贸易港口。”
야 합니다. 무역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이 꽤 크지 않사옵니 까. 그것을 해내면 폐하께 반기를 들던 이들도 그 명분을 잃을 것 입니다. 그뿐입니까? 이는 백성들이 환영할 일입니다. 하여 서로 국의 일을 마무리 짓는 방법은 서휘의 거취를 제대로 바로잡는 일 입니다. 또한 알지 않으십니까, 폐하의 그 호방한 성정을 불안하 게 여긴다는 게 그들의 명분이라는 것을요.”
必须这么做贸易可以赚大钱 如果我们能做到 那些反对陛下的人就会失去他们的事业 就这些吗？就这些吗？所以，结束国事的方法就是让西翼重回正轨。您也知道，他们对您的宠信感到不安是有原因的。"

나름대로는 아주 단단한 결심을 하고 올린 간언(諫言)이었다. 바깥일을 듣는 게 한정적인 왕비가 이 정도를 알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을지. 게다가 부족한 정보로 이 정도 결론을 내는 게 쉽지 않다는 것도 알았다. 아비의 장점을 딸자식이 그대로 물려받은 모 양이었다.
这是一份我自己下定决心后提出的谏言。作为对外界了解有限的王后，她为了能了解到这一点付出了多少努力啊。此外，凭借不足的信息得出这样的结论也并非易事。我明白，女儿继承了父亲的优点。
“그대의 아비가 학문에 밝고 이치를 깨닫는데 능한 재주를 타 고났다지.”
“你的父亲在学问上很有见识，能够领悟道理。”
“예, 폐하.” “是的，陛下。”
“허나 셈이 어둡고 눈치가 빠르지 못하여 귀족들 사이에서 밀 려나 하마터면 처자식을 굶겨 죽일뻔한 한심한 인물이기도 해. 그 렇지 않소.”
“然而，塞姆性格阴郁，反应迟钝，在贵族之间被排挤，差点让妻儿饿死，真是个可怜的人物。可不是吗。”
“그 또한 맞는 말씀입니다.”
“这也是正确的说法。”

왕비 한씨는 제 아버지를 폄하하는 말에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 았다. 태왕이 지적하는 것은 몹시 타당한 일이었으니까. 아비가 눈치가 없고 쓸데없이 대쪽 같은지라 처자식을 곪겨 죽일뻔한 것 도 모자라, 결국 딸자식까지 태후에게 팔아넘겨야 하지 않았던가. 딸이 불행해지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王妃韩氏对贬低她父亲的话毫不在意。太王所指的确实是非常合理的事情。父亲毫无察觉，固执得像根大棒，不仅差点让妻儿受苦，最终还不得不把女儿卖给太后。女儿的不幸她却浑然不觉。
“달리 말하면 한 번 정한 뜻을 굽히지 않는다는 소리이기도 하
换句话说，就是一旦确定了意图就不会改变
다.” 达。”
“…” "..."
“그대 아비가 온전히 짐의 사람이 된다면 대대로 ${}^{4)}$${}^{4)}$^(4)){ }^{4)} 직위를 유지 할 수 있게 해 주마. 또한, 비에게 별궁을 하나 내릴 터이니 앞으로 긴히 속삭일 일이 있다면 그곳에서 보는 게 좋겠군.”
“如果你的父亲完全成为我的人，我将让他世世代代保持 ${}^{4)}$${}^{4)}$^(4)){ }^{4)} 的职位。此外，我会赐予你一个别宫，如果将来有重要的事情需要私下交谈，最好在那儿见面。”

거래가 성사되었구나. 왕비 한씨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헌데, 윤건이 그를 보는 얼굴이 어딘지 묘했다. 그가 영문을 몰라 바라 보자 비틀린 미소가 태왕의 얼굴 위로 떠올랐다.
交易成功了。王妃韩氏的眼中闪烁着异彩。然而，尹建看着他的脸时，似乎有些奇怪。当他不明所以地望着时，扭曲的微笑浮现在太王的脸上。
“어디, 허면 영민한 부녀가 이제부터 짐을 어지 보필하는지 볼 까.”
“那么，我要看看聪明的父女从现在开始如何侍奉我。”
“…예?”" “…什么？”
“짐은 이미 그를 내자 ${}^{5)}$${}^{5)}$^(5)){ }^{5)} 로 받아들였는데, 비는 어지하여 그자를 쫓아내라 하는가?”
“짐已经将他视为 ${}^{5)}$${}^{5)}$^(5)){ }^{5)} ，难道你要把他赶走吗？”

서휘를 이르는 말이었다. 왕비는 기가 막혀 저도 모르게 헛웃음 을 흘릴 뻔했다. 기껏 다 설득했다 여겼는데 태왕의 고집이 보통 이 아니었다. 혹 다른 마음이 있나 잠시 의심했던 왕비 한씨는 가 까스로 생각을 고쳐먹었다. 사랑하는 이를 품는다고 하기에 태왕 의 기세가 너무 흉흉하지 않은가. 가까스로 마음을 다스린 뒤 입 을 열자, 조금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这是对徐辉的称呼。王后惊愕得几乎不自觉地笑出了声。她以为自己费尽心思说服了他，但太王的固执真是非同寻常。王后韩氏一度怀疑他是否有其他心思，但很快又改变了想法。说是为了爱人，太王的气势却显得过于凶猛。勉强平复了心情后，她开口时，声音微微颤抖。
“폐하… 그는 내자가 될 수 없사옵니다. 사내이고, 전쟁터를 누 비던 왕이질 않습니까… 위험합니다. 마음을 달래주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폐하를 위협할 수 있는 적이 될지도 모릅니다. 신첩은 그 생각만 하면 너무 두려워서…”
“陛下……他不能成为内侍。他是个男人，曾在战场上驰骋的王……这太危险了。如果不安抚他的心，他随时可能成为威胁陛下的敌人。每当想到这一点，我就感到无比恐惧……”
그의 걱정은 타당했다. 일국의 왕비로서도 모자람이 없었다. 그 러나 왕비의 말을 가만히 듣던 태왕은 결국 참지 못하고 코웃음을 치고 말았다.
他的担忧是有道理的。作为一个国家的王后，她并不逊色。然而，静静听着王后的话，太王最终忍不住嗤笑了出来。
“이거야 원…” “这就是原……”

태왕은 놀라 바짝 굳은 왕비 한씨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太王惊讶地俯视着惊愕不已的王妃韩氏，说道。
“내 비의 가녀린 마음이 이토록 약할 줄은 몰랐구려. 새삼 연정 한 자락 없는 부군에게 이런 과한 걱정을 해 주다니. 비, 그대는 그 저 짐이 저지를 짓을 잘 수습하면 되오.”
“我没想到我的纤细心思竟是如此脆弱。居然会对没有丝毫情意的夫君如此过度担忧。妾，您只需妥善处理那件事即可。”
“폐, 폐하.” “陛下，陛下。”
“뭐 하시오? 지금부터 그 예쁜 머리를 굴리려면 시간이 퍽 부족 할 터인데.”
“你在做什么？从现在开始，要想好好动动那漂亮的脑袋，时间可不够用。”

태왕이 허락한 것은 여기까지였다. 왕비 한씨는, 처음으로 태왕 의 배웅 없이 홀로 문밖으로 쫓겨났다.
太王允许的只有到这里。王妃韩氏第一次在太王的送别下，孤身被赶出了门外。

적당한 온도에 말린 꽃잎을 넣은 꾸러미를 넣어 좋은 향기가 나 는 욕탕에 서휘는 편하게 등을 기댄 채 앉아 연죽을 물고 있었다. 양옆으로는 목욕 시중을 들기 위한 나인이 넷이나 달라붙어 목욕 을 돕고 있었다.
在适当温度下干燥的花瓣装入包裹中，散发出良好的香气。浴缸里，徐辉舒适地靠着背坐着，叼着烟斗。两侧有四个女侍在忙着为他洗澡。
“폐하께 안길 때에는 아프더라도 티를 내지 마시고…”
“在陛下面前时，即使感到痛苦也请不要表现出来……”

후궁에게 성은을 받기 전 주의 사항을 일러두는 전 태감의 얼굴 에는 의아함과 두려움이 가득했다. 후궁들만 기거하는 선화궁에 처박힌 지 일 년이나 지나서 미치기라도 한 건가 싶었기 때문이 다.
在后宫接受恩宠之前，前太监的脸上满是疑惑和恐惧。他在思考，自己是不是在仙华宫这个只住着后宫妃嫔的地方待了一年，快要发疯了。

서휘와 같은 수모를 당했던 이들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왕은 물론이거니와 귀족 자제가 왕에게 납치당해 미동으로 쓰였던 적 도 비일비재했으니까. 그러나 보통 이런 수모를 겪는 이들은 미치 거나 슬퍼하거나, 혹은 두려워하거나 셋 중 하나였다. 그런데 등 을 내보인 채 목욕 시중을 받는 서휘는 셋 다 아니었다. 미치지도 않았고, 슬퍼하지도 않았고, 심지어는 두려워하는 기색조차 보이 지 않았다. 따지자면 그는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遭受与徐辉相同屈辱的人并不在少数。王族当然不必说，贵族子弟被王绑架后也屡见不鲜。然而，通常经历这种屈辱的人要么发疯，要么悲伤，或者感到恐惧，三者之一。然而，徐辉在洗澡时露出背部，接受侍奉，却并不属于这三种情况。他既没有发疯，也没有悲伤，甚至连恐惧的神情都没有表现出来。可以说，他看起来毫不在意。

도대체 무슨 마음을 가지면 이런 태도를 보일 수 있는 걸까, 전 태감은 가만 생각에 잠겼다. 입은 쉴 새 없이 당부할 말을 쏟아 내 면서도 머리가 바쁘게 돌아갔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뭐 하나 시원 하게 맞아떨어지는 감정은 없었다.
到底要抱有什么样的心态，才能表现出这样的态度呢，前太监陷入了沉思。嘴里不停地倾诉着叮嘱的话语，脑海却忙碌地运转着，但无论怎么想，也没有一个情感能够清晰地契合。
“…아시겠습니까? 마마. 이해하셨으면 고개를 끄덕이십시오. 이제부터 폐하께 안기는 그 직전까지는 절대 입을 열어 목소리를 흘려선 아니 됩니다.”
“…您明白了吗，夫人？如果明白了，请点头。从现在开始，直到您靠近陛下的那一刻，绝对不能开口说话。”

전 태감의 말에 휘는 고개를 끄덕이지도, 그렇다고 돌아보지도 않았다. 그 무엄한 모습에 전 태감이 순간 울컥했다. 그러나 애써 마음을 다스렸다. 그래, 이 상황이 고깝기도 하겠지. 사내가 되어 다른 사내에게 안기는 일이 쉬운 일도 아니고 말이다. 그는 짜증 섞인 한숨을 푹 내쉬며 밖으로 나와 밖을 지키고 선 이들에게 말 했다.
他对前太监的话既没有点头，也没有回头。看到他那无礼的样子，前太监一时感到愤怒。然而，他努力平复自己的心情。是啊，这种情况确实让人不快。作为一个男人，依偎在另一个男人身边可不是件容易的事。他叹了口气，带着些许烦躁走了出去，对守在外面的人们说道。
“시구문을 열어두거라.” “把诗句的门打开。”
아무리 생각해도 곧 죽을 운명이었다. 전 태감의 명령에 순간 분위기가 싸하게 가라앉았다.
无论怎么想，都是注定要死的命运。在太监的命令下，瞬间气氛变得冷淡。

태왕은 목욕 후 단장까지 마친 뒤 침전으로 들어와 앉아 있었 다. 그는 무엇이 그리도 즐거운지 아까부터 턱을 괸 채 피식피식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太王在洗澡后整理完毕，走进寝殿坐下。他似乎有什么特别开心的事情，从刚才开始就托着下巴，轻声笑着。

처음에는 다시 본 얼굴이 고까웠는데, 그에게 모욕을 줄 생각을 하니 점차 기분이 썩 나아졌다. 듣기로는 방금 막 몸단장을 받고 있다 하였으니 서휘, 그자가 이곳에 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모양 이다.
起初再次看到他的脸让我感到厌恶，但一想到要给他带来侮辱，心情渐渐好转。听说他刚刚打扮完，要到这里似乎还需要一些时间。
“그래, 명색이 초야인데 어여쁘게 단장해야지.”
“是啊，既然是初夜，就应该好好打扮一下。”

침전 안에는 아무도 없었기에, 그의 혼잣말은 공허하게 흩어졌 지만 태왕은 개의치 않았다. 아무도 듣지 않으면 뭐 어떠랴. 기분 이 이토록 좋은데.
沉淀物中没有任何人，因此他的自言自语空洞地散开，但太王并不在意。没人听到又有什么关系呢。心情如此美好。
“이제야 그 잘난 면상을 뭉개줄 수 있겠구나.”
“现在我终于可以把那张自以为是的脸捏扁了。”

이렇게 즐거울 일을 도대체 왜 잊고 있었는지 모를 일이다.
我真不知道为什么会忘记这么快乐的事情。

그간 타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했을 때, 왕의 태도는 보통 둘로 나뉘었다. 살려달라고 애원하거나 체념하여 모든 것을 포기하거 나. 도망을 갈 수는 없었다. 태왕인 자신이 그렇게 두지 않았으니
在与他国的战争中获胜时，国王的态度通常分为两种。要么是恳求饶命，要么是绝望地放弃一切。逃跑是不可行的。作为太王，他绝不会允许自己这样做。
까. 그러나 이 시건방진 종자들은 감히, 저를 두고 고고함을 유지 하려 했다. 아니, 생각해 보면 내왕은 끝내 왕으로서 존귀하게 죽 기까지 했다.
可。然而，这些傲慢的家伙竟敢在我面前保持高傲。其实，仔细想想，我的确是以王的身份尊贵地死去的。

윤건은 그게 고까웠다. 끝내 싸움에서 진 주제에 그런 태도를 보인 것이. 그는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네가 이긴 건 네가 잘나서가 아니다’라고. 그게 윤건의 무언가를 건드렸다.
윤건对此感到不满。尽管最终在争斗中失败，却仍然表现出这样的态度。他似乎在说：“你赢并不是因为你优秀。”这触动了윤건的某些东西。

이것이 그가 가지고 있는 어떤 열등감의 한 종류라는 걸 스스로 도 알고 있는 윤건이었으나, 사실 그는 여태 그것을 인정하지 않 고 있었다. 실제로 윤건은 전쟁을 모두 승리로 이끌지 않았던가. 전략을 잘 짜고 함정을 파는 일에 능숙했으며 실제로 싸움이 맞붙 었을 때도 밀리지 않았다. 이는 모두가 인정하는 바였다. 서휘와 서령, 그 빌어먹을 두 남매만 제외하고.
这是尹建自己也知道的某种自卑感，但实际上他一直不愿承认。事实上，尹建不是把战争都引向胜利了吗。他擅长制定战略和设下陷阱，实际上在战斗中也没有落下风。这是大家都认可的，除了那对该死的兄妹，徐辉和徐玲。
“하, 대체 그 태도는 뭐였단 말인가.”
“哈，究竟那种态度是什么意思？”

생각하면 할수록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 다가, 다 늙어 죽을 날 받아놓은 늙은 사내처럼 오락가락하였다.
越想越觉得烦躁。心情时好时坏，就像一个注定要老死的老头，摇摆不定。
“폐하. 후궁 서씨가 들어가도 되겠사옵니까.”
“陛下，后宫的徐氏可以进来吗？”

그때였다.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밖에서 전 태감의 목소리가 들 렸다. 윤건은 들어오라 이르고는 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른 때는 몰라도, 초야를 치르는 밤에는 항상 마중을 나가던 습관 때 문이었다. 그러다 흠칫 놀라 도로 자리에 앉았다. 이런 배려를 해 줄 이유가 없는 이였다.
就在那时。当我沉浸在思考中时，外面传来了全太感的声音。尹建叫他进来，亲自从座位上站了起来。平时倒还好，但在初夜举行仪式的晚上，他总是有出去迎接的习惯。结果他吓了一跳，又回到了座位上。对方并没有理由给予这样的关照。
“폐하. 후궁 서씨가 들어가옵니다.”
“陛下，后宫的徐氏进来了。”

문이 열리고 전 태감이 허리를 숙인 채 들어왔다. 그의 뒤로는
门打开了，前太监弯着腰走了进来。他的身后是
건장한 체격의 서휘가 속이 훤히 비치는 얇은 옷을 입은 채 들어 왔다.
健壮的徐辉穿着一件透视的薄衣走了进来。
‘저 옷을 만드느라 고생깨나 했겠군.’
“为了做那件衣服，真是辛苦了。”

정작 실제로 초야를 치러주었어야 할 첫날밤에는 가지 않아 보 지 못한 옷이었다. 태왕은 자리에 앉은 채 고개를 치켜들었다.
实际上，应该在初夜时穿的衣服，却没有去见。太王坐在座位上，抬起头。
“꿇어라.” “跪下。”

그의 명령에 서휘는 순순히 무릎을 끓었다.
他的命令下，徐辉顺从地跪了下来。
“…” "..."

이렇게 쉽게 무릎을 끓는다고…? 순간 놀란 윤건이 말을 잃었 다. 서휘는 바닥에 부복한 채 일어나라는 그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만일 윤건이 일어나라 허락하지 않으면, 그는 밤이 새도 록 이 자세로 버텨야 할 것이다.
这样轻易地跪下……？瞬间惊讶的允建失去了言语。瑞辉跪在地上，等待着他的命令让他起来。如果允建不允许他起来，他就得在这个姿势下坚持到天亮。

그렇게 할까 고민하던 윤건은 생각을 바꿔 일어서라 하였다. 서 휘가 천천히 몸을 일으켜 바로 섰다. 그리곤 시선을 내리깐 채 묵 묵히 앞을 지키고 있었다.
这样做的尹建在思考后改变了主意，叫他站起来。徐辉慢慢地站起身来，直立着。然后低着头默默地守在前面。
‘…이건 뭐, 초야가 아니라 호위무사가 앞을 지키고 있는 기 분인데.’
“……这是什么，感觉不是初夜，而是有护卫在前面守护的感觉。”

억지로 그러긴 하였으나, 선화궁에서만큼은 여인만을 안았으 니 이런 장면이 어색하긴 윤건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왠지 여기 서 그런 티를 내면 자존심이 상한다. 애초에 그를 모욕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지, 진정으로 다정하게 안기 위해 만든 자리도 아니질 않은가. 윤건은 습관처럼 여인에게 하던 배려를 하려는 자신을 애
虽然勉强如此，但在仙华宫里，他只拥抱着女人，因此这样的场景对尹建来说也显得有些尴尬。然而，莫名其妙地在这里表现出这种情绪会让他感到自尊心受损。毕竟，这个场合本来就是为了侮辱他而设的，并不是为了真正温柔地拥抱他。尹建习惯性地想要对女人表现出关心。
써 잠재우며 속으로 이를 아득바득 갈았다. 그에게 우습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我心里暗自咬牙切齿，不想在他面前显得可笑。
“앉거라.” “坐下。”

서휘가 앉자, 윤건은 엎어져 있던 찻잔을 뒤집었다. 그리곤 차 를 한 잔 따라주며 말했다. 일견 다정한 듯 보였으나, 조심하지 않 은 탓에 찻물이 여기저기 튀었다.
徐辉坐下后，尹建翻转了翻倒的茶杯。然后倒了一杯茶，开口说道。乍一看似乎很温柔，但由于不小心，茶水四溅。
“그래. 그간 잘 지냈느냐? 궁 생활이 힘들진 않고?”
“是啊。这段时间过得好吗？宫里的生活还算不算辛苦？”
“…” "..."
“사내가 후궁으로 사는 것이 녹록진 않았을 터인데.”
“这个男人作为后宫生活并不容易。”

윤건이 웃음을 꾹 참으며 묻는 말에도 서휘는 대답지 않았다. 혹여 자존심이 상하여 건방을 떠는가 싶어 바라본 윤건은 제가 대 답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允建忍住笑意问的话，瑞辉却没有回答。允建担心他是否因为自尊心受伤而显得傲慢，仔细看着他，才意识到自己并没有允许他回答。
“대답해 보거라. 이제 말을 해도 좋다.”
“回答吧。现在可以说了。”
“그래, 잘 지냈다.” “是啊，过得不错。”

순간 윤건은 할 말을 잃었다.
瞬间，尹建失去了言语。
" …뭐라고 하였느냐?" “……你说了什么？”
“잘 지냈다고 말했다.” “他说他过得很好。”
…내가 지금 무슨 말을 들은 거지. 윤건은 멍한 얼굴로 그를 바 라보았다. 상황 판단은 조금 더 걸렸다.
…我现在听到了什么话呢。尹建面露茫然，呆呆地看着他。判断情况还需要一点时间。
“네가 지금 실성하였느냐? 네 앞에 앉은 이가 누군지 제대로 아 는 게 맞느냐?”
“你现在是失去理智了吗？坐在你面前的人是谁，你真的知道吗？”
“태왕 아닌가. 태왕 윤건.”
“太王不是吗。太王尹建。”
“하…!” “哈…！”

이 빌어먹을 놈이, 지금 감히 짐의 이름을 함부로 입에 올리고 제게 반말까지 해?
这个该死的家伙，居然敢随便提我的名字，还对我说不敬的话？

태왕의 두 눈에서 순간 불꽃이 터졌다.
太王的双眼瞬间迸发出火花。
“이 빌어먹을 종자가 지금 감히, 누구에게 말을 낮추는 것이 냐!”
“这个该死的家伙现在竟然敢对谁低声下气！”

세상에 태어난 이래로 반말이라는 걸 들어 본 적 없는 윤건은 분노와 당황스러움을 동시에 느꼈다. 저를 낳아준 모후조차도 제 게 말을 높였는데, 지금 패전국의 왕 따위가 감히, 감히!
自从出生以来从未听过半语的尹建，感到愤怒与惊慌交织。连生下他的母后都对他说话很客气，而现在一个战败国的国王竟敢，竟敢！
“내가 왜 너에게 말을 높여야 하지?”
“我为什么要对你高声说话？”
“네놈이 지금!” “你这个家伙！”

화를 참지 못한 윤건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서휘의 목을 쥐어 올렸다. 저보다 큰 덩치의 사내를 들어 올리는데도 망설임이 없었 다. 서휘는 목이 졸린 채로도 감정 없는 눈으로 그를 내려다보았 다.
无法忍受愤怒的尹建猛地站起身来，抓住了徐辉的脖子。即使是将比自己更壮的男人提起，他也毫不犹豫。徐辉在窒息中，依然用无情的眼神俯视着他。
“네 누이의 간곡한 청을 거절하지 못한 짐의 잘못이로군. 이렇 게 시건방진 종자인 줄 알았더라면, 네놈이 아니라 네 누이를 끌 고 와 후궁전에 처박아뒀을 터인데!”
“你妹妹的恳求我无法拒绝，真是我的错。如果早知道你是这样一个无礼的家伙，我早就把你妹妹带来，扔进后宫了！”

피가 몰려 서서히 얼굴이 붉어지는 것만 아니라면, 서휘의 표정 은 여전히 무감했다. 켁켁대거나, 살려달라 버둥거리지도 않았다. 그저 윤건의 팔목을 힘주어 꽉 쥘 뿐이었다. 아주 억센 힘이었지 만, 윤건은 개의치 않았다. 잔뜩 흥분하여 목과 이마에 핏대가 섰 다.
如果不是血液逐渐涌上脸庞而变得红润，徐辉的表情依然毫无波动。他没有咳嗽，也没有求饶或挣扎。只是紧紧握住尹健的手腕。那是一种非常强大的力量，但尹健并不在意。他满脸兴奋，脖子和额头上青筋暴起。
“적어도 사내인 네놈보다는 훨씬 나았겠지. 그래, 내가 죽어가 는 이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죄다. 같잖은 동정심에 이런 능욕 을 돌려받을 줄 알았더라면, 진작에 내 너의 사지를 찢어 후궁전 에 처박힌 네 누이에게 던져 줬을 테다!”
“至少比你这个男人要好得多。是的，我无法拒绝一个垂死之人的请求。如果我早知道会因为这种可笑的同情心而遭受这样的侮辱，我早就把你的四肢撕扯下来，扔给被关在后宫的你姐姐了！”

윤건이 악담을 퍼부을수록 서휘의 손아귀 힘은 점점 더 강해져 이제는 무시하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윤건이 아니었더라면, 타고 난 뼈대가 가늘디가는 이였다면 벌써 부러졌을지도 모를 힘에 윤 건이 미간을 팍 찌푸렸다.
随着尹建的咒骂越来越多，徐辉的手握力也越来越强，已经到了难以忽视的地步。如果不是尹建，如果他天生骨架纤细，或许早就折断了。尹建皱起了眉头。
“젠장!” “该死！”

결국 고통을 참지 못한 윤건이 서휘를 바닥에 내던졌다. 힘껏 던진 탓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구른 서휘의 몸 위로 물건이 떨어 졌다. 개중에는 화병처럼 제법 무게가 나가는 것들도 있었다. 멍 이 들 만큼 세게 맞았는데도 서휘는 아픈 신음을 전혀 내지 않았 다. 그저 기침하며 몸을 일으켜 세워 앉을 뿐이었다.
最终忍受不了痛苦的尹建将瑞辉扔到了地上。由于用力过猛，瑞辉的身体发出刺耳的声音滚动着，随后有物体掉落在他身上。其中有些东西像花瓶一样相当沉重。尽管被打得很疼，瑞辉却没有发出任何痛苦的呻吟。他只是咳嗽着，坐起身来。

윤건은 그새 시뻘겋게 변한 손목을 보다 짜증스레 머리 위에 엊 힌 관을 서휘에게 집어 던졌다. 날카로운 관에 얼굴이 긁힌 탓에 서휘의 뺨에서 굵은 핏줄기가 흘렀다.
윤건看着自己已经变得通红的手腕，烦躁地把头顶上的尖锐棍子扔向了徐辉。由于尖锐的棍子划伤了脸，徐辉的脸颊上流下了粗大的血痕。
“네놈이 후궁전에 얌전히 박혀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는데, 그 게 거짓 보고였던 모양이지.”
“我听说你安安静静地待在后宫，看来那是假的报告。”

그게 아니고서야 이리 시건방지게 구느냐는 말에 서휘는 자리 에서 일어서 침상에 가 앉았다. 허락 없이 구는 그 뻔뻔한 작태에 윤건의 두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这不是你所说的那样，居然如此无礼地哭泣，听到这话，徐辉从座位上站起，坐到了床边。对于这种毫无顾忌的行为，尹建的眼中闪烁着火花。
“지금 내가, 네게 말을 낮추어 화가 난 것인가?”
“现在我，是在对你低声下气生气吗？”
“왕비에게는 말을 높인다더니, 이제 보니 그게 거짓인 모양이 로군.”
“王后面前抬高声音，看来这都是谎言。”
“나는 여인에게까지 그리 박한 사내가 아니다. 적국의 왕비라 도 여인이니, 기꺼이 그를 존중할 뿐.”
“我并不是对女人如此吝啬的人。即使是敌国的王后，她也是女人，我愿意尊重她。”
“그러하냐? 그럼 앞으로는 네 입에서 짐을 존중하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해 주마.”
“是吗？那么从今往后，我会让你从嘴里说出尊重我的话。”
“할 수 있겠느냐?” “你能做到吗？”
“어렵지 않은 일이다.” “这并不是一件困难的事。”

윤건의 대답에 서휘는 헛웃음을 흘리곤, 침상에서 일어섰다.
在尹建的回答下，徐辉轻轻一笑，便从床上起身。
“그래, 해 볼 수 있으면 해 보거라. 무운을 빌지.”
“好吧，如果你能做到，就去试试吧。祝你好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