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화 삐약 (1) 第 52 話 啾啾(1)
당장이라도 돌아보고 싶은 충동을 참는 건 쉽지 않았다. 마치 등 뒤로 다가오는 끼익거리는 발소리를 끝까지 못 들은 척해야만 하는 공포 영화 속 등장인물이 된 기분이었다.
忍住那股立刻回頭看的衝動並不容易。彷彿成了恐怖電影中那個必須假裝沒聽見背後嘎吱作響腳步聲的角色。
‘벽에 붙은 도마뱀은 계속 쓰고 있었고.’
「貼在牆上的壁虎還在繼續用著。」
혹시나 싶어 세성 길드에 도착하기 전부터 약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평소의 나를 알고 있는 유현이도 희미하게 느끼는 정도였으니 성현제가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쉽게 눈치채지 못하겠지. 설마 동생 놈처럼 내 몸에 코 박고 냄새 맡기야 하겠냐.
抱著試試看的心態,從抵達世成公會之前就開始微弱地使用著。連平時了解我的柳賢也只是隱約感覺到一點點,無論成賢帝多厲害,也不會輕易察覺。難不成要像我弟弟那樣,貼著我身體聞來聞去嗎?
“아, 길드장님!” 「啊,公會長大人!」
강소영이 드디어 눈치채고 돌아서고 나서야 나도 뒤를 돌아볼 수가 있었다. 마흔을 코앞에 둔 주제에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퍽 가벼운 차림새로 소매 단추를 푼 셔츠를 반쯤 걷어 올리고 넥타이 같은 것도 없었다. 정말 한가해 보여서 아이고 바쁘신 와중에 여기까지 운운은 차마 못 할 모습이었다.
姜昭英終於察覺過來轉身離開後,我才得以回頭望去。眼前這個快要四十歲,卻看起來比實際年齡年輕許多的男人映入眼簾。他穿著輕便,襯衫的袖扣解開,半捲起袖子,脖子上也沒繫領帶。看起來真是悠閒自在,讓人無法開口說什麼「您百忙之中還特地來到這裡」之類的話。
“건강해 보이니 다행이로군. 걱정 많이 했다네.”
「看起來健康,真是太好了。我可是很擔心呢。」
와, 소름 돋게 상냥한 표정이며 어조구만. 내가 조금만 더 순진했다면 덥석 믿어 버리곤 감격했을지도.
哇,這表情和語氣溫柔得讓人起雞皮疙瘩。如果我再天真一點,說不定會立刻信以為真,感動得要命。
“굳이 나오셔서 안부를 살펴봐 주시다니, 죄송스러울 정도입니다.”
「您特地出來關心我的安危,真是讓人感到過意不去。」
부담되니까 좀 꺼져 줬으면, 이란 속마음을 순화시켜 말했다. 내 말에 성현제가 미소를 머금었다. S급이 다 그렇긴 하지만 잘생기긴 참 잘생겼어. 다가진 놈들 같으니라고.
因為覺得有負擔,所以希望你能稍微離開一下,伊蘭心裡這麼想著,卻說得很委婉。聖賢帝聽了我的話,嘴角帶著微笑。S 級的人大多如此,但他真的是帥得不得了。真是個有本事的傢伙。
“여기까지 왔는데 안 나와 볼 수가 있나. 무엇보다 한유진 군은 내 아이를—”
「都來到這裡了,怎麼可能不出來看看呢。最重要的是,韓有真君是我的孩子——」
“신경 써 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真的非常感謝您的關心!」
시발, 문현아 진짜, 진짜! 내가 이딴 소리 들으며 살아야겠냐! 앙갚음 한번 톡톡히 한다. 젠장, 두고 봐라. 내가 이거 안 갚아 주면 사람이 아니야.
該死,文賢啊,真的,真的!我難道要這樣聽著這種話活下去嗎!一定要狠狠地報復一次。該死,等著瞧吧。如果我不還這個人情,我就不是人了。
그때 내가 소리친 것을 들은 피스가 급히 뛰어왔다. 그리곤 새로 나타난 사람을 빤히 올려다보았다.
那時聽到我喊叫的 Peace 急忙跑了過來。然後直直地抬頭看著新出現的人。
- 끄우웅. - 嗡嗡。
무언가 불안함을 느꼈는지 피스가 내 다리에 바싹 몸을 붙였다. 그 모습을 보고 강소영이 괜찮다며 성현제를 가리켰다.
似乎感覺到什麼不安,Peace 緊貼著我的腿。看到那模樣,姜昭英說沒事,並指向成賢濟。
“걱정하지 마, 피스야. 우리 길드장님이셔. 위험하지 않… 어, 무섭지, 음, 그러니까… 착한… 도 아니고…….”
「別擔心,Peace。我們的公會會長。不是危險的…嗯,會怕啦,嗯,所以…不是好人……」
…이 아가씨, 거짓말 못하는구나.
…這位小姐,果然說不出謊來呢。
“아무튼 좋은 분이야!” 「總之是個好人!」
길드장으로서는 좋은 사람이긴 한가 보다. 피스가 사람 말을 완전히 알아들을 수 있었더라면 저만치 뒷걸음질 치지 않았을까. 하지만 못 알아들으니 무슨 소린가 하고 고개만 갸웃거리고 있었다.
作為公會長,果然是個好人。如果 Peace 能完全聽懂人話,說不定早就往後退了。不過牠聽不懂,只是歪著頭,不知道在說什麼。
“괜찮아. 지금은 같은 편이야. 그러니 가서 놀아도 돼.”
「沒關係的。現在是同一邊的。所以你可以去玩了。」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네만.” 「以後也打算這麼做呢。」
내 말에 성현제가 웃음기를 담아 말했다. 뭘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래. 물론 세성 길드와 척지는 일은 없어야 하지만. 예, 오래오래 좋은 고객으로 남아 주십시오.
聖賢帝帶著笑意回應我的話。說什麼以後也打算這麼做。當然,和世成公會不應該有什麼糾紛。是的,請長長久久地成為我們的好客戶。
“말씀만으로도 안심되네요.” 「光是聽您這麼說就讓人安心了。」
“믿지 못하겠다는 투로군.” 「你這是表示不相信的樣子吧。」
“나름 팍팍하게 살아와서 말입니다.”
「我也是過得挺辛苦的。」
회귀 전 5년을 제외하더라도 평화로운 인생은 아니었지. 애들한테 남겨진 얼마 안 되는 재산까지 노리려 드는 인간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세상 참 팍팍하다니까.
即使不算回歸前的五年,也談不上是平靜的人生。想要染指留給孩子們的那點不多的財產的人,可不止一兩個。這世界真是冷酷無情啊。
“해연 길드장도, 보호하는 것도 좋지만 정보는 제대로 줘야지.”
「海妍,當公會會長也好,保護大家也好,但情報還是得好好給才行啊。」
성현제가 혀를 쯧 차며 고개를 저었다. 이 아저씨도 유현이 험담하려나 싶어 살짝 울컥하긴 했지만, 정보라는 말에 참았다.
成賢帝咂舌搖頭。雖然這位大叔似乎也想說劉賢的壞話,讓人有點不悅,但聽到「情報」兩字,他還是忍住了。
확실히 유현이 놈이 내게 너무 아무것도 안 알려 주긴 했다. 심지어 납치 당사자인데도 이후 처리가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지 하나도 몰랐다. 물어보면 그냥 형이 신경 쓸 필요 없어, 잘 처리되고 있어, 하고 적당히 넘겨 버렸지.
確實,劉賢那傢伙對我什麼都沒說。甚至身為被綁架的當事人,後續的處理情況我一點都不知道。每次問他,他都隨便帶過說「哥你不用操心,處理得很好」。
만약 내가 회귀한 게 아니라 진짜 마수 사육 스킬만 얻은 거였다면, 협상이고 뭐고 동생 놈이 다 알아서 하고 나는 돌아가는 상황을 조금도 파악하지 못한 채 멍하니 갇혀만 있었을지도. 그렇게 생각하니 살짝 소름 돋네.
如果我不是回歸了,而是真的只獲得了魔獸飼育技能,無論是談判還是什麼的,弟弟那傢伙全都自己處理,而我卻一點也沒搞清楚狀況,只是呆呆地被困著。這麼一想,還真有點起雞皮疙瘩呢。
“제 동생이 조금, 답답한 면이 있긴 하죠.”
「我弟弟確實有點讓人感到悶悶不樂的地方。」
“원래는 없네만.” 「本來是沒有的。」
…동생 놈하고 술 한번 더 마셔야 하나. 허구한 날 태클이 들어와. 그놈이나 나나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이 필요하긴 하다 싶었다.
…該不該再跟那個弟弟喝一杯呢。老是被他挑毛病。無論是他還是我,都覺得需要一個坦誠相對的場合。
“괜찮다면 잠시 앉아 이야기라도 나누겠나.”
「如果可以的話,要不要坐下來聊聊?」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나를 보고 성현제가 말했다.
看到我露出不太情願的表情,成賢帝開口說道。
어쩔까. 該怎麼辦呢。
나도 계속 아무것도 모르는 척 있을 생각은 없었다. 평화로운 건물주가 목적이지만 가진 걸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은 해야 하니까.
我也不打算一直裝作什麼都不知道。雖然目標是當個和平的房東,但為了守護擁有的東西,至少得做些努力。
다만 지금은 동생의 눈과 귀가 사방에 깔려 있는 해연 길드 내에 머무는 중이니 허튼짓할 순 없었다. 안 그래도 동생이 나를 살짝 의심하는 눈치였으니까. 미래의 정보상인 도하민을 낚아 오는 건 어렵지 않지만, 내 둥지는 짓고 나서 할 일이지.
只是現在我正待在弟弟的眼線遍佈四方的海淵公會裡,不能亂來。況且弟弟似乎已經開始對我有些懷疑了。要釣到未來情報商人都夏敏並不難,但我的巢穴得先築好,然後再來做這件事。
아직 건물 짓기는커녕 철거도 전이니 세성 길드장님 입으로 조금은 들어 둘까.
還沒開始蓋建築物,連拆除都還沒進行,不如先聽聽世成公會會長親口說說看吧。
“네, 좋습니다.” 「是的,沒問題。」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我帶著一臉什麼都不知道的微笑點了點頭。
* * *
공원 한쪽에 세워진 파고라의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다. 강소영은 다과를 가져오겠다며 떠나갔다. 피스는 성현제가 영 신뢰가 안 가는지 더 놀지 않고 내 무릎 위로 올라와 앉았다. 그래도 전처럼 과하게 달라붙는 기색은 없어 보였다. 산책 나온 게 효과가 있는 모양이었다.
我們移到了公園一角搭建的涼亭桌旁。姜昭英說要去拿點心,便離開了。Peace 似乎對成賢帝還是不太信任,沒有再玩耍,直接跳到我膝蓋上坐下。不過看起來不像以前那樣過度依賴了。看來出來散步還是有些效果的。
“한유현의 근래 행동은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이 많기는 해.”
「韓有賢最近的行為有很多讓人難以理解的地方。」
성현제가 특유의 느긋한 어조로 말했다. 키워드 효과 때문에 애가 살짝 맛이 가긴 했는데, 많이 심한 건가. 그래도 오늘은 밖에 나가게도 해주고, 좀 괜찮아진 거 같은데.
成賢濟以他特有的悠閒語氣說道。因為關鍵字效果,孩子的狀況有點怪怪的,不過應該沒有太嚴重吧。話說回來,今天還讓他出門了,感覺好像好一點了。
“마수 사육 스킬을 얻기 전이라면 모를까, 지금의 한유진 군에게는 얼마든지 자기 세력을 갖추고 키워 나갈 힘이 있지. 자리만 제대로 잡으면 웬만한 거대 길드보다도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네. 심지어 이미 저번 협상을 통해 기반은 갖추었어.”
「除非是在獲得魔獸飼育技能之前,否則現在的韓有真君完全有能力建立並壯大自己的勢力。只要能穩穩站穩腳跟,我認為他甚至能比一般的大型公會還要強大。更何況,他已經透過上次的談判打下了基礎。」
워어, 나를 과대평가해 주시네. 마음만 먹으면 못 할 것도 없긴 하지만.
哇哦,你也太高估我了。雖然說只要下定決心,沒什麼是做不到的。
“하지만 저는 그렇게까지 큰 욕심은 없습니다. 일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기승수의 수요야 점차 줄어들기도 할 것이고요.”
「但是我並沒有那麼大的野心。就像之前說過的,奇勝獸的需求也會逐漸減少。」
내 말에 성현제가 작게 웃었다.
我說話時,聖賢帝輕輕地笑了。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나?” 「你真的這麼認為嗎?」
“…당연히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상급 기승수를 일회용으로 쓰는 미친 짓을 하지 않는 이상은 말입니다.”
「……理所當然不會是那樣吧?除非有人瘋到把高級馭獸師當一次性使用。」
“물론 그런 짓은 아무도 안 하겠지. 하나 상급, 최상급 기승수는 A급, S급 헌터와 비슷한 전력이야. 기승수가 아닌, 팀원으로서, 혹은 아예 몬스터 부대로서도 운용이 가능하지.”
「當然沒人會做那種事。可是高級、最上級馭獸師的戰力,和 A 級、S 級獵人差不多。不是當馭獸師,而是作為隊員,甚至直接作為怪物部隊來運用也是可能的。」
뭐, 그야 그렇지만. 嗯,雖然是這樣沒錯。
“몬스터 사육은 제압 가능한 범위 이내서만 허용이 될 텐데요. 세성이라 해도 최상급 기승수는 너덧 마리 이상 보유하기 힘들 겁니다.”
「怪物飼養應該只會允許在可控制的範圍內吧。即使是三星級,也很難擁有超過三、四隻以上的頂級騎乘獸。」
테이밍은 몬스터를 무슨 꼭두각시나 로봇처럼 완벽하게 제어하는 스킬이 아니었다. 피스만 봐도 주인의 증표를 내가 가지고 있음에도 투정도 부리고 돌발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馴服並不是能像操縱木偶或機器人那樣完美控制怪物的技能。就算是 Peace,明明我手上有主人的證明,牠還是會撒嬌、偶爾做出突發行為。
테이밍된 몬스터는 주인을 해치지 않으며 무리의 리더 정도로 여기고 따른다. 딱 그 정도였다. 만약 완벽하게 통제하고 부릴 수 있었더라면 테이머가 몬스터 무리 이끌고 던전 공략하는 헌터로 여겨졌겠지. 지금처럼 몬스터 길들여다 분양하는 특수직이 아니라.
被馴服的怪物不會傷害主人,僅僅把主人當作群體的領袖來服從。就只有這麼一回事。如果能夠完美地控制並指揮牠們,馴獸師大概會被視為帶領怪物群攻克地城的獵人吧。不是像現在這樣只是馴服怪物然後分配的特殊職業。
그래서 일반 몬스터든 테이밍된 몬스터든 만일의 사태 때 해당 길드 또는 단체가 제압 가능한 정도로만 보유할 수 있었다.
所以無論是一般怪物還是被馴服的怪物,都只能擁有在緊急狀況時該公會或團體能夠壓制的程度。
“지금은 그렇지. 하나 앞으로는 어떨까.”
「現在是這樣。那以後會怎麼樣呢?」
성현제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成賢帝帶著意味深長的微笑繼續說道。
“한유진 군, 법이란 건 말이야, 나라와 사회가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 것이라네.”
「韓有真啊,法律這東西啊,必須有國家和社會才能存在的。」
“그야, 그렇겠죠.” 「那當然了。」
“처음 던전이 등장하고 오늘날까지, 던전의 수와 난이도는 점점 올라가고 있다네. 아직은 모든 던전을 충분히 관리하고도 여유가 남을 정도지. 얼마 뒤 각성센터가 생기면 좀 더 수월해질 것이고. 하지만 지금 이 여유가 얼마나 더 지속될까. 개인적으로는 길어야 5년. 그 즈음이면, 상당히 많은 것이 변화하게 될 거야.”
「自從迷宮首次出現至今,迷宮的數量和難度一直在逐漸提升。現在還能夠充分管理所有迷宮,甚至還有餘裕。不久之後,覺醒中心成立後,情況會更加輕鬆。但這份餘裕能持續多久呢?我個人認為頂多五年左右。到那時,會有相當多的變化發生。」
…정확한 예상이었다. 물론 내가 아는 5년 후에도 몬스터 사육 제한법은 그대로였다. 하나 생각해 보면 사실 그때는, 법이 바뀔 이유 자체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최상급 기승수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這是準確的預測。當然,即使是我所知道的五年後,怪物飼養限制法依然如故。不過仔細想想,當時其實根本沒有理由去改變法律。畢竟,連最頂級的馭獸師都不存在。
가장 등급 높은 테이머 스킬이 A급이라 상급 기승수조차 드물었다. 능력치 B급 이하 몬스터를 길들인 뒤 성장시켜야 상급 기승수로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모든 몬스터가 등급을 넘어서는 성장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반쯤은 운이었고.
最高等級的馴獸師技能只有 A 級,因此連高級騎乘獸都很罕見。因為必須先馴服能力值在 B 級以下的怪物,然後培育成長,才能成為高級騎乘獸。並非所有怪物都能超越等級成長,所以這其中也帶有一半的運氣成分。
“…그럼 향후, 몬스터만으로 던전 공략을 시도하게 될 수도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那麼,未來有可能只用怪物來攻略地城嗎?」
“그 정도는 아니고 섞이게는 되겠지. 기승수가 아닌 일종의 이종족 헌터로서. 그리고 자네는 S급과 A급 헌터를 계속해서 안정적으로 키워 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될 테고.”
「不會到那種程度,但應該能夠融合。作為非騎乘獸的一種異種族獵人。而且你將成為唯一能夠持續穩定培育出 S 級和 A 級獵人的人。」
이러다 평생 은퇴 못 하게 되는 게 아닐까하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법이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을 왜 못했지. 아니, 그래도 던전 밖에까지 몬스터가 드글거리는 건 불안하지 않냐. 물론 상급 던전이 터져 나가는 것보다야 낫지만…….
這樣下去,難道我一輩子都無法退休了嗎?心中湧起一股不祥的預感。怎麼沒想到法律可能會改變呢?不過,即使如此,地城外面怪物滿坑滿谷,難道不讓人感到不安嗎?當然,這總比高級地城爆滿要好……。
“뭐랄까, 부담스러워지는군요.” 「怎麼說呢,開始覺得有點壓力了。」
“아직 시간은 있으니 천천히 자리 잡아 가면 되네. 무엇보다 비슷한 스킬 소유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자네의 가치는 S급 헌터들보다 더 높으니까. 지금처럼 웅크리고 있을 필요도 없어. 더 멋대로 굴어도 괜찮아.”
「時間還早,可以慢慢找個位置安頓下來。最重要的是,只要沒有擁有類似技能的人出現,你的價值就比 S 級獵人還要高。不需要像現在這樣縮著身子,可以更隨心所欲地行動。」
“멋대로 굴어도 된다고요?” 「可以隨便擺布我嗎?」
“그래. 횡포 좀 부려도 어쩔 텐가. 대체 불가능한 능력인데.”
「是啊。就算有點霸道又怎樣。這可是無可取代的能力呢。」
성현제가 짓궂음을 담아 눈가를 휘었다.
成賢帝帶著調皮的笑意,眼角微微上揚。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해도 돼. 협상한 길드가 아니더라도, 상급 기승수를 보유할 능력이 되는 길드라면 어디든 연락해서 이것저것 요구해도 끽소리 못 할걸?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도. 이미 자네에게 말이라도 한번 걸어 보고 싶어 하는 해외 길드들이 줄을 서 있지. 연락처 하나 줄까? 전화해 보겠나?”
「想做什麼都可以。就算不是談妥的公會,只要是有能力擁有高級騎乘獸的公會,隨便聯絡他們提出各種要求,他們也不會吭聲的吧?不只國內,連海外也是。已經有不少海外公會排隊想跟你搭話了。要不要我給你一個聯絡方式?打個電話試試?」
“…아뇨, 그건 좀.” 「……不,那個有點……」
어느 길드든 연락해서 뭐든 요구하라고? 뭐야, 그게. 내가 상상치 못한 수준의 갑질이다. 역시 갑질도 해본 놈이 잘한다는 건가. 난 그냥 건물 하나 생기는 걸로도 충분히 만족하는데.
不管是哪個公會,都要聯絡他們提出任何要求?這是什麼啊,這種程度的霸凌我根本想像不到。果然,只有親身經歷過霸凌的人才會做得好啊。我只是單純對蓋一棟建築物就已經感到非常滿足了。
“지금 자네의 위치가 그 정도라네. 최상급 몬스터 새끼 받아 놓고 ‘아, 피곤해서 성장 못 시키겠다.’라고 티라도 조금 내 보게. 당장에 길드장 선에서 뭐 필요한 거 없으십니까, 하고 연락 오겠지.”
「現在你的地位就到那個程度了。明明收了最頂級的怪物小子,卻還說『啊,太累了沒辦法培養』,至少也要稍微露出點態度吧。馬上公會長那邊就會聯絡你,問有沒有什麼需要幫忙的。」
아니, 그건 상도덕적으로 좀……. 이 아저씨, 역시 성격 안 좋네. 왜 사람 앉혀 놓고 다양한 지랄갑질 하라고 부추기고 있냐. 협상안에 성실한 사육 운운도 들어가 있어서 자기는 남 일이라 이건가.
不,那樣從道義上來說有點……這位大叔,果然脾氣不好。為什麼要讓人坐著,還煽動他們做各種亂七八糟的事呢。協商方案裡還提到要誠實飼養,難道他覺得這跟自己沒關係嗎。
“이걸 한유현도 모르는 건 절대 아닐 텐데, 그럼에도 새끼 새 품은 어미 새처럼 꽁꽁 감싸고돌려고만 하고 있지.그 녀석답지 않은 태도야.”
「這件事絕對不是韓有賢不知道,但即便如此,他還是像母鳥緊緊護著小鳥一樣,死死地包裹著不放。這可不像他的作風。」
성현제가 이것만큼은 자신도 잘 모르겠다는 투로 말했다. 그게 키워드가… 양육자가 동일인이다 보니 배로 적용된 거 같아서 말입니다.
成賢帝以一種自己也不太清楚的語氣說道。那個關鍵詞……因為養育者是同一個人,所以好像被加倍套用了。
“제 스탯 등급이 워낙 낮아서 그런 것도 있겠죠. 대대적으로 갑질할 위치에 있다 해도 어떤 미친놈이 덤벼들면 언제든 목이 날아갈 수도 있잖습니까.”
「我的屬性等級本來就很低,這也是原因之一吧。即使身處能大肆欺壓他人的位置,但要是遇到什麼瘋子挑釁,隨時都有可能被斬首不是嗎。」
“그거야 최상급 몬스터 한 마리만 곁에 두면 해결될 일이지 않나. 그렇잖아도 해연의 두 번째 최상급 몬스터 새끼는 자네 보호용으로 쓰는 게 어떨까 하는 의견도 오가는 중이라네.”
「那不就是只要身邊有一隻最頂級的怪物就能解決的事嗎?正好,關於海妍的第二隻最頂級怪物幼崽,也有人提議拿來當作你的保護用,大家正在討論這個意見呢。」
“그렇습니까?” 「是這樣嗎?」
“이것도 말 안 해준 건가. 납치 건으로 책임이 있는 MKC에서 부담할 예정이지.”
「這件事也沒說嗎?關於綁架事件,應該是有責任的 MKC 來負擔才對。」
나한테 좋은 조건이긴 한데 유현이 이 자식, 당사자를 아주 쏙 빼놓는구나. 확정되면 말해 주긴 했겠지만 그래도 미리 귀띔이라도 해주면 어디가 덧나냐.
對我來說條件確實不錯,但那傢伙柳賢,竟然完全把當事人排除在外。雖然確定了應該會告訴我,但要是能事先打個招呼,哪裡會有什麼壞處呢。
“이거 문현아와 비슷한 짓을 하게 된 거 아닌가 모르겠군.”
「這不會變成跟文賢那傢伙做的一樣的事吧。」
내 표정을 본 성현제가 어깨를 으쓱했다. 스킬로 소리 막아 놨었는데 성현제가 알고 있다는 건 문현아가 직접 말한 건가.
看到我的表情,成賢帝聳了聳肩。技能已經封住了聲音,成賢帝知道這件事,是文賢兒親口說的嗎?
“아뇨, 그것과는 좀 다르죠. 제 동생의 행동이 과하다는 건 저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를 걱정해서고, 또 해연을 나오게 되면 간섭 못 하게 될 테니 눈감고 있었지만요.”
「不,這有點不一樣。我也覺得我弟弟的行為有些過頭了。不過他是為了擔心我,而且如果海妍離開了,就沒辦法再干涉了,所以我才睜一隻眼閉一隻眼。」
“한번 제대로 이야기해 보는 걸 추천하지.”
「我建議你好好談一次。」
“예. 반드시 그러겠습니다.” 「是的。我一定會做到的。」
그 밖의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는 사이, 강소영이 다과를 들고 돌아왔다. 겉보기에도 고급스럽고 맛도 훌륭한 과자들이었지만 명우가 만들어 준 것에 비하면 약간 뒤떨어졌다. 대장간 스킬 얻고 바빠질 거 생각하니 또 우울해지네.
在其他各種話題交錯之間,姜昭英端著點心回來了。這些點心看起來高級,味道也很不錯,但比起明宇親手做的來,還是稍遜一籌。想到要學會鍛造技能後會變得忙碌,又不禁感到有些沮喪。
“이건 약소한 성의라네.” 「這只是我一點小小的心意。」
성현제가 보증서 딸린 작은 액세서리함을 내밀었다.
成賢帝遞出附有保證書的小飾品盒。
“소영이로부터 들었겠지만 조만간 신세 지게 될 테니, 잘 부탁한다는 의미로 생각하게나.”
「你應該從小英那裡聽說了,因為不久後我會麻煩你,所以就當作是拜託你的意思吧。」
뇌물인가. 보증서를 보니 무려 S급 아이템이었다. 마력 정수 증가에 B급 방어막 스킬 효과가 붙어 있었다. 와, 스킬 효과 아이템이라니. 특히나 이런 방어막 스킬이면 인기가 높다 못해 돈이 있어도 사기 힘들 정도였다.
是賄賂嗎。看了保證書,竟然是 S 級道具。附帶魔力精華增加和 B 級防護罩技能效果。哇,居然是技能效果道具。尤其是這種防護罩技能,不只是受歡迎,甚至有錢也難買得到。
액세서리함을 열어 보자 빼앗긴 검은 요정의 이어링과 비슷한 모양의 귀걸이었다. 보석 색만 붉은색으로 다르다.
打開飾品盒,裡面是與被奪走的黑精靈耳環形狀相似的耳環。寶石的顏色只有紅色不同。
“좀 부담스럽네요.” 「有點讓人感到壓力呢。」
“부담스러워야 효과가 있지. 그리고 이건.”
「必須讓人感到壓力,才會有效果。還有這個。」
이어 그가 인벤토리에서 꺼내든 건, 웬 커다란 날개 뼈였다. 살점이 약간 붙은 채 잘 말린 날개 뼈의 등장에 피스가 귀를 쫑긋 세운다.
接著他從背包裡拿出來的是一根巨大的翅膀骨頭。帶著些許肉塊、曬得乾乾的翅膀骨一出現,皮斯立刻豎起了耳朵。
“대부분의 상급 육식형 몬스터는 드래곤 뼈를 좋아하더군.”
「大多數的高階肉食型怪物都很喜歡龍骨呢。」
처음 듣는 소리였다. 내밀어 오는 드래곤 날개 뼈를 피스가 머뭇거림 하나 없이 덥석 깨물었다. 앞발로 당겨 끌어안다시피 하는 걸 보니 무척이나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這是第一次聽到的聲音。面前伸來的龍翼骨,皮斯毫不猶豫地狠狠咬了下去。看到牠用前爪拉過來幾乎是抱住的模樣,顯然非常喜歡。
…성현제 이 아저씨, 생각보다 좋은 사람인지도.
…聖賢帝這個大叔,說不定比想像中還要好人。
“감사합니다.” 「謝謝您。」
솔직하게 고마워하자 성현제가 흥미로워하는 미소를 머금었다.
老實說,讓我們心存感激,成賢帝露出一抹感興趣的微笑。
“한유진 군은.” 「韓有真君呢。」
“예?” 「嗯?」
“앞으로 오래 가까이 지낼 수 있다면 좋겠군.”
「如果以後能長久地親近相處就好了。」
몬스터 키워 줘야 하니까 싫어도 자주 보긴 해야 하는데 뭘 새삼. 저도 뭐 잘 부탁드립니다.
因為要養怪物,所以即使不喜歡也得常常見面,這有什麼好驚訝的。我也請多多指教了。
* * *
아침 일찍, 해연 길드 건물에서 택시로 20분 거리에 있는 F급 던전의 독점 출입증 구매에 성공했다는 메시지가 날아왔다.
一大早,收到一則訊息,說是在距離海淵公會大樓搭計程車 20 分鐘路程的 F 級地城,成功購得獨家通行證。
이틀 전 밤에 신청해 놓았던 던전이었다. 가치가 낮은 F급 던전을 굳이 웃돈 더 주고 독점 입찰하는 경우는 드물었기에 경쟁자는 없었다.
這是兩天前晚上申請的地城。因為價值低的 F 級地城很少有人會加價搶著獨佔投標,所以沒有競爭者。
독점 출입증 구매 완료 메시지를 받자마자 유현이에게 연락해 오늘은 나가지 않고 집에서 쉴 거라고 말해 두었다. 감기 기운이 약간 있어 약 먹고 잠이나 잘 거라는 말에 찾아오겠다고 하는 걸 말리느라 혼났다. 다른 사람들이 알면 귀찮아질 테니 비밀 지켜 달라는 당부도 해두었다.
一收到獨家通行證購買完成的訊息,我立刻聯絡了柳賢,告訴他今天不出門,要在家休息。因為有點感冒症狀,說了會吃藥好好睡覺,他還堅持要來找我,差點沒把他勸走。我也叮囑他別讓其他人知道,免得麻煩,務必保守秘密。
“이런 걸 언제 사 뒀었지.”
「這種東西什麼時候買的啊。」
얼굴 가릴 거 뭐 없나 하고 반쯤 풀다 만 짐을 뒤지자 자외선 차단 모자가 나왔다. 눈만 빼고 천으로 다 가려 주는 게, 절대 얼굴 들킬 일 없어 보였다. 왜 샀지. …아, 1인 시위하고 다닐 때 썼던 건가 보다. 이게 아직 남아 있었네. 씁쓸한 기억을 밀어내며 모자를 챙겼다.
有沒有什麼可以遮臉的東西呢?我翻找著半解開的行李,結果找到了一頂防曬帽。除了眼睛之外,全用布料遮住,看起來絕對不會被認出臉來。為什麼會買這個呢……啊,應該是以前一個人示威時戴的吧。這個竟然還留著呢。我把苦澀的回憶推開,收好帽子。
조금 이르긴 해도 여름 초입이니 쓰고 다녀도 아주 이상해 보이진 않을 것 같았다.
雖然有點早,但既然是初夏,戴著走應該不會顯得太奇怪。
게이트석은 인벤토리에 잘 넣어 두었고 장비도 충분하다. 비록 정수 증가뿐이지만. 포션도 넉넉하고 비상식량은 안 가져가도 되겠지. 도중에 안 나오고 공략한다 해도 지금 내 등급이면 한 시간 안팎으로 끝날 것이다.
傳送門石已經妥善放入背包,裝備也足夠了。雖然只是增加精華而已。藥水也很充足,應該不需要帶緊急口糧。即使途中沒有出現,直接攻略的話,以我現在的等級,大約一小時左右就能結束。
‘숲 환경이었지.’ 「是森林環境呢。」
던전 입찰 페이지의 설명으로는 던전 내부는 작은 숲이며 나오는 몬스터는 이끼원숭이였다. 원거리 공격 스킬이 없으면 좀 까다롭긴 하나 4미터짜리 촉수가 있으니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보스 몬스터는 숲 끝에 자리 잡은 연못 속의 거대 거북이었다.
地城競標頁面的說明中,地城內部是一片小森林,出現的怪物是苔蘚猴。若沒有遠程攻擊技能會有些棘手,但因為有 4 公尺長的觸手,應該能迅速解決。首領怪物則是棲息在森林盡頭池塘中的巨大烏龜。
나무를 타고 다니는 날렵한 원숭이도 그렇고 방어력이 뛰어난 거북이도 그렇고, F급치고는 난이도가 높았다. 그래서인지 E급 이상 포함 팀에게 공략을 권한다는 주의 사항도 덧붙어 있었다.
靈巧地在樹上攀爬的猴子,還有防禦力出色的烏龜,對於 F 級來說難度都不低。或許因此,還特別附註了建議由 E 級以上的隊伍來攻略的注意事項。
여유 되면 공략하고 나올까. 독식하면 독점 출입증 산 돈 메꾸고도 남으니.
有空的話就攻略一下再離開吧。獨佔的話,連買獨家通行證的錢都能賺回來還有剩。
- 그르르릉. - 嗚嚕嚕嚕。
모자 챙겨서 거실로 나오자 어제 받은 용의 날개 뼈를 갉작거리던 피스가 목을 울리며 총총 뛰어왔다. 외뿔 주위를 긁듯이 쓰다듬어 주곤 달래듯 말했다.
戴上帽子走到客廳時,正在啃咬昨天收到的龍翼骨頭的 Peace 發出咕嚕聲,蹦蹦跳跳地跑了過來。我像是在撫摸獨角獸周圍般輕輕撫摸牠,然後安撫地說:
“아빠 잠깐 나갔다 올 테니까 집 잘 보고 있어. 오래 안 걸릴 거야.”
「爸爸要出去一下,妳好好看家。很快就回來的。」
- 끼웅. - 嗚嗚。
“가구는 적당히 부수고.” 「家具就適度地砸壞吧。」
명우는 저녁에나 돌아오겠지만 혹 모르니 피스를 거실에 풀어놓고 낮잠 잘 거라고 말해 두었다. 만약 내가 자느라 연락 못 받으면 집에 바로 들어오지 말고 기다려 달라고. 피스가 착하긴 해도 스탯 F급과 함께 두기는 불안하니까.
明宇雖然要到晚上才會回來,但以防萬一,我告訴 Peace 先在客廳放開,然後去午睡。如果我睡著沒接到電話,就不要直接進家門,請他等一下。Peace 雖然乖巧,但和屬性 F 級的在一起還是讓人不放心。
“다녀올게.” 「我出門了。」
따라오려 들면 어쩌나 걱정되었지만 다행히 피스는 중문을 넘지 않고 얌전히 앉아 나를 바라보았다. 착하기도 하지.
雖然擔心牠會跟過來,但幸好 Peace 沒有越過中門,乖乖地坐著看著我。真是乖巧呢。
자, 그럼 이제 무사히 빠져나가기만 하면 된다.
好了,現在只要順利脫身就行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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