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우영이랑 최산은 달랐다. 郑友荣和崔伞是不同的。
일단 이과 정우영 문과 최산.
首先是理科的郑友荣和文科的崔伞。
눈이 녹으면 봄이 오고 264 보고 이육사 시인이라고 하고 5! 를 오! 라고 읽는 최산과 눈이 녹으면 물이 되지 산아. 264는 이백육십사. 오! 가 뭐냐. 오 팩토리얼. 하는 낭만 뒤진 이과 놈 정우영.
雪融化了春天就会来 264 说是李陆史诗人 5! 读作 오! 的崔伞 雪融化了会变成水的 伞啊 264 是二百六十四 오! 是什么 오 阶乘 浪漫死了的理科生 郑友荣
낯 하나도 안 가리는 천생 개그맨 정우영과 낯 가려서 남이 먼저 말 걸어서 친해지지 않으면 하루에 세 마디 겨우 하는 최산. 잠 많은 최산과 잘 시간에 뛰노는 정우영.
天生搞笑艺人郑友荣和因为腼腆,如果别人不先搭话就一天只说三句话的崔伞。爱睡觉的崔伞和在他睡觉时间里活跃的郑友荣。
ESFJ랑 INFP. 엠비티아이도 딱 한 글자 같아서 일부러 그릇 하나 깬 철수랑 실수로 그릇 다섯 개 깬 영희 중에서 철수가 더 나쁜 새끼라고 할 때만 통하는.
ESFJ 和 INFP。就像 MBTI 也只有一个字母的区别一样,只有在说故意打破一个碗的哲洙比不小心打破五个碗的英姬更坏的时候才有意义。
둘은 진짜로 하나부터 열까지 다 달랐는데 서로 없으면 죽고 못 사는 듯이 굴었다.
两个人从一到十真的完全不同,但却表现得没有对方就活不下去。
영친 영친 영원한 친구~ 하던 것도 모자란 지 아미쿠스 아드 아라스 우산 크로스 이딴 걸 입에 달고 살았다.
좋게 말하면 아주 좋은 우정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지랄이었다. 유난갑. 강여상이랑 정윤호 송민기는 아미쿠스 아드 아라스 하면서도 맨날 죽일듯이 싸우는 둘을 보고 우산 별거 없네 ㅋㅋ 비웃었다.
好听点说是非常好的友情,难听点说就是狗屁。真是奇葩。姜吕尚和丁润浩、宋旼琦一边说着“朋友之间的争吵”,一边看着每天像要杀了对方似的打架的两人,嘲笑道:“伞和友荣也不过如此嘛,哈哈。”
그럼 둘이 또 죽일듯이 달려든다. 뭐가 별 거 없어. 나 우영이한테 콩팥도 떼 줄 수 있어. 최산 내 반쪽이야. 야! 성 붙이지마. 정 없어. 야 최산~ 성 떼라고 너 진짜 죽을래?
那两个人又像要杀人一样冲了过来。没什么大不了的。我可以把我的肾给友荣。崔伞是我的另一半。喂!不要加姓。没有感情。喂,崔伞~ 把姓去掉,你真的想死吗?
같이 등교하고 같이 하교하고 학원까지 싹 맞추고 진짜 거짓말 안 보태고 순도 100 퍼센트 정우영이 있으면 십중팔구 최산을 끼고 있었고, 최산이 있으면 백이면 백 정우영이 껴들었다.
一起上学,一起放学,连补习班的时间都完全一致,真的毫不夸张地说,百分之百郑友荣在的话,十有八九崔伞也在,而崔伞在的话,百分之百郑友荣也会插进来。
하도 둘만 붙어서 개싸우다가도 사나 사나 웅 영아 영아 애칭까지 부르는 걸 보면 모든 사람들이 적어도 한 번 쯤은 둘의 사이를 의심했다.
因为他们总是黏在一起吵架,但又互相叫对方“伞啊伞啊,友荣啊友荣啊”的爱称,所以所有人至少有一次怀疑过他们的关系。
아 씨발 영이가 뭐야 최산 니 정우영 좋아하냐? 당연하지 우리 산이 나 존나 사랑해.
啊,操,友荣是怎么回事?崔伞,你喜欢郑友荣吗?当然了,我们伞超级爱我。
그럼 또 친구들은 한치 의심없이 정우영 또 시작이다 미친놈. 한마디 했다.
于是朋友们毫不怀疑地说:“郑友荣又开始了,疯子。”
정우영은 감정 표현에 솔직하고 장난으로 아사랑해 그냥 나랑 사귀자 이딴 말 자주 했으니까. 나이 차 쩌는 남동생 있는 것도 그 성향에 한몫했다. 그리고 최산을 포함한 사람들은 정우영 타고난 성정이 그렇다는 오해를 했다.
郑友荣对感情表达很坦率,经常开玩笑说“我爱你,干脆和我交往吧”之类的话。年龄差距很大的弟弟也对他的这种性格有影响。而包括崔伞在内的人们误以为郑友荣天生就是这种性格。
정우영은 고민해도 답 나오지 않는 질문에 대해서는 고민 안 했고, 굳이 필요 없는 짓에 에너지 소모하기 싫어했기 때문에 그 오해를 굳이 정정하지는 않았다. 그냥 내가 잘 치대는 놈 하지 뭐. 그랬다.
郑友荣对那些思考也得不出答案的问题从不费心思,也不愿意在不必要的事情上浪费精力,所以他没有刻意去纠正那个误会。就这样吧,我就是个爱闹腾的家伙。就是这样。
2.
둘의 첫 만남에 대한 기억은 서로 상이하다.
两人第一次见面的记忆是不同的。
정우영은 유명했다. 일단 댄스부에 남자가 현저하게 적기도 했는데, 개중에 잘 추는 애들은 유니콘이었으니까, 정우영이 유명해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郑友荣很有名。首先,舞蹈部的男生本来就很少,而其中跳得好的更是像独角兽一样稀有,所以郑友荣很快就出名了。
일단 첫 번째로 정우영이 유명한 이유는 잘난 얼굴 때문이었다.
首先,郑友荣出名的原因是因为他那张帅气的脸。
얼굴 잘난 정우영은 성격마저도 좋아서 친구도 많았다. 게다가 공부까지 곧잘했다. 얼마 올라오지 않는 인스타에도 지 셀카 몇 장 없고 전부 그냥 댄스부 단체 사진 뭐 이런 거였다. 그런 게시물들에도 끊임없는 좋아요를 받는 놈이었다.
脸蛋好看的郑友荣性格也很好,所以朋友很多。而且他学习也不错。他的 Instagram 上没几张自拍,几乎全是舞蹈部的集体照之类的。即便是这样的帖子,他也总是能收到无数的点赞。
그 반대로 최산은 고등학교 올라오자마자 폴더폰으로 바꿨고 인스타 페북 다 지웠고. 맘 단단히 먹고 공부해서 그 유명한 정우영을 몰랐다. 그냥 이름 정도만 어렴풋이 아는 게 다였다.
相反,崔伞一上高中就换了翻盖手机,把 Instagram 和 Facebook 都删了。下定决心好好学习,所以不认识那个有名的郑友荣。只是隐约知道他的名字而已。
이과반 아이돌 정우영은 최산을 알았다. 존나 잘 알았다. 최산이 조용히 다닌 거 치고는 은근 시끄러워서. 최산은 지가 조용히 다닌 줄 알지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이 말이었다.
理科班偶像郑友荣认识崔伞。真的很了解。崔伞虽然看起来安静,但其实挺吵的。崔伞以为自己很安静,但完全不是那么回事。
“윤호윤호 오랜만! 민기민기 보고 싶었졍.”
“润浩润浩,好久不见!旼琦旼琦,我好想你。”
같은 반 같이 다니기 시작한 무리 중에 송민기 정윤호랑 친하고.
在同一个班级开始一起走动的那群人中,宋旼琦和丁润浩关系很好。
“야 여상아! 담임이 이따가 밥 먹고 상담 오래!”
“喂,吕尚啊!班主任等会儿吃完饭要找你谈话!”
“어엉.” “呃嗯。”
강여상이랑 아이스크림 먹을 때도 나타났고. 일단 정우영 주변 인물들이 다 최산 관계자였다.
姜吕尚吃冰淇淋的时候也出现了。总之,郑友荣周围的人都是崔伞的关系者。
진짜 정우영만 모르는 사이였다. 真的是只有郑友荣不知道。
“너 쟤랑 아는 사이야?” “你跟他认识吗?”
“누구.” “谁。”
“방금 걔.” “刚刚那家伙。”
“산이?” “伞?”
“이름이 산이야?” “名字是伞吗?”
“엉. 최산. 외자야.” “嗯。崔伞。单字名。”
그리고 최산은 정우영의 취향이었다. 而且崔伞是郑友荣的理想型。
정우영은 최산에 대해서 많은 걸 알았다. 문과 반인 것도, 강여상이랑 같은 반인 것도,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엄청 귀여운 것도.
郑友荣对崔伞了解很多。他是文科班的,和姜吕尚同班,学习很好,非常可爱。
정우영은 일단 최산이랑 같은 방과후 신청을 하고 야자도 신청했다.
郑友荣首先和崔伞一起申请了同一个课外活动,还申请了晚自习。
정우영은 정윤호 강여상은 학원 가고 송민기도 독서실 가느라 아무도 방과후 같이 안 들어 줘서 친한 친구 없는 인프피 최산한테 존나 엉겼다.
郑友荣和丁润浩、姜吕尚去补习班,宋旼琦去自习室,没有人放学后陪他,所以没有亲密朋友的 INFP 崔伞就死缠烂打地跟着他们。
산아 여기 앉아두 돼? 그 말을 시작으로 정우영은 쉴 틈 없이 떠들었다. 너 여상이랑 같은 반이지. 정윤호랑 송민기랑 친구고. 나 걔네 친구. 우영이. 정우영.
伞啊,这里可以坐吗?从那句话开始,郑友荣就不停地说个不停。你和吕尚是同班同学,对吧?你是丁润浩和宋旼琦的朋友。我是他们的朋友,友荣,郑友荣。
그럼 최산은 몰아치는 말들을 들으며 눈 똥그랗게 뜨고 고개 끄덕였다.
那么崔伞听着这些蜂拥而至的话,睁大了眼睛,点了点头。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가상했는지 뭔지 모르겠는데 최산은 바로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다. 최산이 처음 본 정우영은 그랬다. 착하고 말 많고. 겹친구 많고 잘생기고.
为了变得亲近而努力的样子是否可爱我不知道,但崔伞立刻敞开了心扉。崔伞第一次见到郑友荣时就是这样。善良、话多。朋友多、长得帅。
최산은 답지 않게 낯을 안 가렸다. 그냥 편했다.
崔伞不像他平时那样认生。只是觉得很自在。
정우영이 편하게 해주려고 지 딴에 엄청 배려하는 것도 모르고.
郑友荣为了让他感到舒服,自己尽力去体贴他,但他却完全不知道。
최산이 관심 있는 얘기만 족족 해줘서 낯을 안 가린 걸 최산은 아직도 모른다.
崔伞总是谈论他感兴趣的话题,所以他没有感到陌生,但崔伞自己还不知道这一点。
영아영아. 정우영은 금방 반 토막 난 이름이 썩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英啊英啊。郑友荣觉得这个突然被截断的名字还不错。
3.
정우영이 생전 안 들어 가 앉아 있던 야자실에 자처해서 앉으니 친구들은 전부 정우영이 미친 줄 알았다.
郑友荣自愿坐在他从未坐过的自习室里,朋友们都以为郑友荣疯了。
우영아, 우리가 하도 미친놈 미친놈 하니까 진짜 미친 거야?
友荣啊,我们老是说你疯了疯了,你真的疯了吗?
정우영은 뭐래 하고 타격감 제로에 가까운 주먹을 휘둘렀다.
郑友荣说了些什么,挥舞着几乎没有打击感的拳头。
야자실 왜 가? 거기 히터 옆 아니면 난방도 안 돼서 추워 뒤짐. 송민기가 그냥 지랑 독서실 다니자는 거 뿌리쳤다.
为什么去自习室?那里除了暖气旁边,其他地方都不供暖,冷得要命。宋旼琦只是让他跟自己一起去图书馆,他拒绝了。
거기엔 최산 없잖아. 그 말은 삼켰다.
那里没有崔伞。那句话他咽了下去。
석식까지 먹고 최산 손 잡고 야자실로 얌전히 끌려 들어가는 거 본 정우영 친구들은 니들 언제부터 친했냐고 한 번. 정우영 진짜 야자실에서 야자 하네 두 번 놀랐다.
吃完晚饭后,看到崔伞拉着郑友荣的手乖乖地被带进自习室,郑友荣的朋友们问他们什么时候开始这么亲密的。郑友荣真的在自习室里自习,大家都惊讶了两次。
정우영은 진짜 최산한테 들러 붙었다. 어딜 가든 따라 돌아다녔다.
郑友荣真的一直粘着崔伞。无论去哪儿都跟着。
최산~ 하고 냅다 안아 버리고. 야자실에서 데이터 다 써가면서 게임 하는 한이 있더라도 꼬박꼬박 출석 도장 찍었다.
崔伞~ 然后猛地抱住了他。即使在自习室里把所有流量都用来玩游戏,也每次都准时签到。
최산 삐지면 잘생긴 웃음 지으면서 사나사나. 하고 볼에 뽀뽀나 쪽 했다. 스킨십에 거리낌 없다는 걸 아는 최산은 처음에만 길길이 날뛰었고 그 뒤부터는 군말없이 손 탔다. 이제는 안 해주면 좀 섭섭할 정도.
崔伞生气的时候会露出帅气的笑容,说着“사나사나”,然后在脸颊上亲一口。知道崔伞对肢体接触毫无顾忌,刚开始他还会大吵大闹,但之后就乖乖接受了。现在如果不这样做,他还会有点失落。
정우영이랑 최산이 아.아.아 하면 또 애들이 옆에서 지랄 진짜 아오 유난 으 시발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걸 즐길 즈음 최산이 그랬다.
郑友荣和崔伞一边啊啊啊的时候,其他孩子们在旁边用那种“真是够了,哎呦,真烦”的表情看着他们,崔伞就这样说了。
[영아ㅜ] [友荣啊ㅜ]
- 와 - 哇
[나 화목 야자 안함 ㅠ]
[我不参加周四晚自习 ㅠ]
- 왜 - 为什么
[학원 생김 ㅜㅜ😢] [学院生活 ㅜㅜ😢]
- ㅇㄷ
정우영은 최산한테 학원 신상 쫙 털더니 바로 다음날 학원 등록했다. 첫 등원도 같이 했다. 진심 유난갑 지랄갑에 더해서 정성갑이었다.
郑友荣把崔伞的补习班信息全都打听清楚了,第二天就去报名了。第一次上课也是一起去的。真的是又夸张又用心。
둘 집도 버스 타고 몇 정거장 안 됐다. 두 정거장 차이. 정우영은 지네 집이 더 가까우면서 꾸역꾸역 최산 집까지 갔다가 다시 버스 타고 집 갔다. 최산을 지가 안 데려다주면 길 잃어버릴 다섯살 애새끼 취급했다.
两人的家坐公交车几站就到了。两站的距离。郑友荣明明自己家更近,却硬是要先去崔伞家,然后再坐公交车回家。他把崔伞当成不送回家就会迷路的五岁小孩一样对待。
굳이 굳이 집에 같이 가고 최산 들어가는 거까지 다 보고 들어갔다. 무슨 남자친구 마냥 그랬다.
他硬是要一起回家,直到看着崔伞进了家门才离开。简直像男朋友一样。
자기 집도 못 찾아 갈 것 같아서 지금 저 지랄을 떠는 건가, 싶어서
自己是不是连家都找不到了,所以才在那儿发疯?
“넌 왜 나랑 같이 가? 내가 집도 못 찾아 갈 거 같냐?”
“你为什么要跟我一起去?你觉得我找不到回家的路吗?”
그러면 那么
“너네 집 앞에 지에스 있잖아.”
“你家前面有个 GS 便利店吧。”
뻘게진 귀로 그렇게 말 했다.
他红着耳朵这样说道。
최산은 정우영 집 앞에 지에스가 있고 싸가지 없을 정도로 붙어 있는 세븐일레븐에 좀 더 들어가면 이마트 24까지 있는걸 몰랐다. 최산은 정우영이 그렇게 말하면서 지에스 들러서 사는 게 지 줄 초콜릿 하나인 것도 의심 안 했다.
崔伞不知道郑友荣家前面有一家 GS 便利店,旁边还有一家非常近的 7-Eleven,再往里走还有一家 E-Mart 24。崔伞也没有怀疑郑友荣说要去 GS 便利店时,买的只是给自己的一块巧克力。
나 배 안 고파. 너나 많이 드셔.
我不饿。你多吃点。
정우영은 정말 다신 없을 순정남이었다.
郑友荣真的是一个绝无仅有的纯情男。
4.
정우영은 애초에 별 생각을 많이 안 했다. 그냥 좋은 게 좋은 거였고. 게이에 편견 없고.
郑友荣一开始并没有多想。只是觉得好就是好。对同性恋没有偏见。
편견 없어서 뒷걸음질 바이가 된 것 같았지만 정우영은 최산을 진심으로 좋아했다. 산아 너 진짜 귀엽다. 그러면 빨개진 얼굴 보는 게 좋았다.
没有偏见,虽然看起来像是退缩了,但郑友荣真的很喜欢崔伞。伞啊,你真的很可爱。然后看到你脸红的样子真好。
정우영은 최산이 지 앞에서 다른 사람이랑 문자 하는 걸 싫어한다.
郑友荣讨厌崔伞在他面前和别人发短信。
왜 자기 앉혀 놓고 계속 다른 사람이랑 노냐는 이유에서였다.
为什么让自己坐在那里,却一直和别人玩。
근데 어이없는 점은 최산이 오라고 한 적이 없다는 거였다. 남들이 보면 글게 우영이 앉혀 놓고 왜 폰하냐. 했는데 최산은 억울했다. 정우영이 허구한 날 최산 쫓아서 카페 눌러 붙어있는 거였다.
但最无语的是崔伞从来没叫郑友荣来过。别人看了会觉得是郑友荣坐下后为什么玩手机,但崔伞觉得委屈。郑友荣天天追着崔伞,赖在咖啡馆里。
누가 보면 내가 따라오라고 협박해서 같이 온 줄. 억울해.
谁看了会以为我是威胁你跟我来的。冤枉。
산이 주둥이 쭉 내밀면 우영이 실실 웃으면서 폴더폰 뺏어갔다.
伞嘟起嘴巴,友荣笑嘻嘻地把翻盖手机抢走了。
그러다 또 친구가 카톡으로 실없는 톡들을 보내면 공기계 들고 입꼬리가 귀에 걸려서 아항항 웃는 최산을 뚱하게 쳐다보며 맨날 시끄럽게 굴었다.
然后,每当朋友通过 KakaoTalk 发来无聊的信息时,崔伞总是拿着手机,嘴角咧到耳边,哈哈大笑,而我则总是面无表情地看着他,吵吵闹闹地抱怨。
“정우영이. 조용히 좀 있어. 내가 그 스무디 사줬잖아. 허니 브레드도.”
“郑友荣。安静点。我给你买了那杯冰沙。还有蜂蜜面包。”
“너 아주 입 찢어지겠다?” “你的嘴巴要裂开了?”
“그랭?” “真的吗?”
“어 완전. 나보다 그게 더 재밌어?”
“哦,完全。那比我更有趣吗?”
허니 브레드를 조금 잘라서 뚱 해져서 있는 정우영 입에 넣어줬다. 이거 먹고 가만히 있어. 하니까 또 뚱한 표정으로 최산을 쳐다봤다.
我切了一小块蜂蜜面包,塞进了郑友荣那张嘟着的嘴里。吃了这个,安静点。然后他又嘟着嘴看着崔伞。
너 나 이렇게 앞에 앉혀 두고 폰만 할 거야?
你就这样把我放在你面前,只玩手机吗?
어이없는 건 최산이었다. 내가 혼자 공부한다고 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굳이 따라온 게 누군데.
荒唐的是崔伞。我明明说了我要一个人学习,不要他来,结果偏偏跟来的就是他。
최산의 어이없다는 따가운 눈빛 공격에 뻔뻔한 정우영은 더 뻔뻔하게 말했다.
崔伞那无语的犀利眼神攻击下,厚脸皮的郑友荣更加厚脸皮地说道。
공부하러 간다며. 왜 폰만 해. 집어넣고 공부해.
你不是说要去学习吗?为什么只玩手机?把手机收起来,去学习吧。
계속 승질 내는 정우영에 알겠다고 알겠다고! 하면서 수학 문제집을 꺼냈다.
继续发脾气的郑友荣,我说知道了知道了!然后拿出了数学练习册。
투덜거리면서 샤프를 쥐고 푸는데 8할을 정우영한테 물어봤다.
一边嘟囔着一边握着自动铅笔写字,有八成的问题都问了郑友荣。
정우영은 거 봐 나 없었음 아주 클났지? 하면서 잘난 척이나 잔뜩 해댔다.
郑友荣得意洋洋地说:“看吧,要是没有我,你们可就惨了。”
아니 이과 전교권이 문과 수학 풀면서 생색 내네. ㅡㅡ 짜증나. 쫀심 상해. 정우영 잘생겼으니까 봐준다.
不是吧,理科全校第一在做文科数学题还显摆。——真烦人。自尊心受伤了。郑友荣长得帅就算了。
얼굴로 겨우 목숨 부지한 정우영은 에어팟 한 짝을 끼고 나머지 한 짝은 최산 귀에 꽂아 줬다. 이거나 들어.
靠脸勉强活下来的郑友荣戴上了一只 AirPods,另一只塞进了崔伞的耳朵里。听这个。
그럼 최산은 허니 브레드를 또 잘라서 지 입에 홀랑 넣었다. 우영아 이거 마이땅.
然后崔伞又把蜂蜜面包切了一块,迅速塞进了自己的嘴里。友荣啊,这是我的。
그리고 영어 설명해 준답시고 예문으로 최산은 너무너무 귀엽고 깜찍하고 이런 예문 만들면 우영이 빤히 쳐다봤다.
而且为了给我们解释英语,举例子说崔伞非常非常可爱和俏皮的时候,郑友荣直直地盯着他看。
“왜. 뭐.” “为什么。什么。”
“귀여워서." “因为你很可爱。”
그럼 최산은 얼굴 쫌 빨개져서 아 뭐래앵 애교 섞인 음성이나 내뱉었다.
那么崔伞脸有点红了,说道:“啊,说什么呢?”带着撒娇的语气。
최산은 칭찬에 면역이 없었다. 정우영이 진짜 귀여워서 귀엽다고 하면 어쩔 줄 몰라 했다.
崔伞对称赞没有免疫力。郑友荣说他真的很可爱时,他不知道该怎么办。
정우영은 그게 더 귀여워서 입꼬리가 귀에 걸렸고. 최산은 정우영이 지 놀리는 줄 알고 너 나 놀리는 거지. 끄치. 아 칭찬해줘도 뭐라 하네. 억울해 죽겠네. 정우영은 민망해져서 그냥 그렇게 얼버무리고.
郑友荣觉得那样更可爱,嘴角咧到了耳朵。崔伞以为郑友荣在取笑他,说:“你在嘲笑我,对吧?哼。” “哎,夸你你还这样说,真是冤死了。”郑友荣觉得尴尬,只好含糊其辞地应付过去。
정우영은 최산이 눈치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郑友荣觉得崔伞没有眼力见真是太好了。
5.
정우영은 최산의 인생에 개입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면서 최산을 이 세상에서 제일 잘 아는 것마냥 굴었다.
郑友荣才刚刚介入崔伞的生活,却表现得好像他是这个世界上最了解崔伞的人。
최산이 지난 18년 간 어떤 사람들과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지도 모르면서 정우영은 최산의 모든 걸 아는 것처럼.
崔伞在过去的 18 年里和什么样的人一起生活,过着怎样的生活,拥有怎样的价值观都不知道,郑友荣却好像知道崔伞的一切。
가장 대표적으로 정우영이 모르는 건 최산이 은근히 눈치가 빠르다는 거였다.
最典型的是郑友荣不知道崔伞其实很敏锐。
정우영은 최산 좋아하는 걸 굳이 숨기지 않았다.
郑友荣并不刻意隐藏他喜欢崔伞的事实。
솔직한 말로 정우영이 최산 좋아하는 걸 모르는 놈이 없었다. 최산이라고 몰랐을 리가. 그 모든 깊은 애정의 종착지가 자신인데. 정우영은 최산이 눈치 없어서 다행이라고 했지만 남의 미움을 받는 걸 가장 무서워하는 최산은 애정에 대해서만은 기민했다.
说实话,没有人不知道郑友荣喜欢崔伞。崔伞也不可能不知道。所有深厚的感情最终都指向了他自己。郑友荣觉得崔伞迟钝还好,但最害怕被别人讨厌的崔伞在感情方面却很敏锐。
근데 확신이 없었다. 내 멋대로 착각한 거면 어떡해?
但是我没有把握。如果只是我自作多情怎么办?
말마따나 최산 인생에 정우영이 개입한 건 얼마 안 됐고, 이건 정우영 인생에 최산이 낀 지도 얼마 안 됐다는 뜻이었다. 정우영과 달리 최산은 생각이 많았다. 끝의 끝까지 생각했다. 자기는 정우영의 맘을 모르니까.
正如所说,崔伞的人生中郑友荣的介入时间不长,这也意味着崔伞在郑友荣的人生中出现的时间也不长。与郑友荣不同,崔伞想得很多。想到了最后。他不知道郑友荣的心思。
정우영은 그런 최산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정하긴 더럽게 다정했다.
郑友荣是不是真的了解崔伞,还是对他一如既往地温柔。
잠 많은 최산 깨워서 같이 음악실도 가주고 리코더도 빌려주고. 체육복 빌려주고.
总是叫醒爱睡觉的崔伞,陪他一起去音乐室,还借给他竖笛。借给他体育服。
최산이 빌려달라고 할 때 빌려줬으면 이렇게까지 억울하지도 않았다. 최산이 빌려달라고 하기도 전에 최산 반 시간표 달달 외워놓고 쉬는 시간 되자마자 달려와서 책 빌려주고 체육복 빌려주고 리코더 빌려주고.
崔伞要借的时候借给他的话,就不会这么冤枉了。崔伞还没开口要借的时候,我就已经把他的课表背得滚瓜烂熟,一到休息时间就跑过去借书给他,借体育服给他,借竖笛给他。
그러면서 너 안 들고 왔지? 그럴 줄 알았다. 나 밖에 없지? 칭찬 기다리는 똥강아지 되는 거다.
所以你没带来,对吧?我就知道会这样。只有我一个人,对吧?你就是在等着被夸的小狗。
설령 최산이 책이 있다고 해도 정우영이 건네주는 책 순순히 받아 들었다. 갖다준 성의도 있고. 거 봐 최산 너 나 밖에 없지? 당당하게 펴진 어깨도 귀여워서.
即使崔伞有书,郑友荣递给他的书他也乖乖地接过了。毕竟这是友荣的一片心意。你看,崔伞,你只有我吧?他那自信地挺起的肩膀也很可爱。
최산은 만약에 정우영이 저를 친구로만 생각하면 정우영이 적당하게 다정했으면 했다.
崔伞希望如果郑友荣只把他当朋友,那么郑友荣对他就适度地温柔。
싸우다가도 삐진 걸 풀어주는 정우영.
即使吵架也会哄你开心的郑友荣。
최산이 잘못해도 다음날 점심 같이 먹으면서 급식으로 나온 요구르트 양보하는 정우영.
崔伞即使做错了事,第二天中午还是会和郑友荣一起吃饭,把配餐的酸奶让给他。
열두 시에 점심 먹었어도 두시에 밥 먹었으? 문자 보내면 냉큼 달려와서 왕돈까스 한 판 싹 비워주는 정성 가득 정우영.
即使中午十二点吃了午饭,两点也会来吃饭吗?发短信的话会立刻跑来,把一整盘大炸猪排吃得干干净净的,充满真诚的郑友荣。
분명 친구 이상인데 그렇다고 뭐라고 칭하지도 못하고.
明明是朋友以上的关系,但也不能称之为什么。
최산은 이 관계의 정의를 내리지 못했다.
崔伞无法定义这种关系。
6.
심증 뿐인 애정은 선과 선 사이에서 아슬하게 외줄 타기를 한다.
心证般的爱在界限之间摇摇欲坠地走钢丝。
정우영과 최산은 평소대로 싸웠고, 같이 밥을 먹었고, 그 누구도 사과를 안 했음에도 평소같이 영아영아 사나사나, 그랬고.
郑友荣和崔伞像平时一样吵架,一起吃饭,尽管没有人道歉,但还是像平时一样友荣友荣,伞啊伞啊,就这样。
그러면서도 최산은 스킨십에 박해진 정우영에 불만을 쌓았다.
同时,崔伞对皮肤接触方面表现冷淡的郑友荣积累了不满。
정우영 딴에는 좋아하는 사람한테 조심한다 치고 한 짓이겠지만 그거야 허구한 날 스킨십 해대는 정우영이 아니라 다른 사람일 때나 통하는 말이었지, 정우영은 모든 사람에게 엉겼고 최산에게 더 엉겼던 거라.
郑友荣自以为对喜欢的人小心翼翼,但那只是对别人而言才算数,毕竟他天天和别人亲密接触,而他对崔伞更是如此。
정우영은 지금도 엉긴다. 누구한테? 최산 빼고. 모든 친구들한테.
郑友荣现在还是会搞砸。对谁呢?除了崔伞。对所有朋友。
최산은 서운했다. 崔伞感到失落。
분명 처음에 뽀뽀하면 싫어하던 놈은 최산이었는데.
明明一开始讨厌亲吻的是崔伞。
정우영 나쁜 놈. 지가 이렇게 만들어 놓고 홀랑 내빼도 돼?
郑友荣 你这个坏家伙。把我弄成这样就可以溜走吗?
그러면서 사람은 모순덩어리라고. 정우영이 엉겨오면 이번에는 최산 쪽에서 내뺐다.
同时,人类就是矛盾的集合体。郑友荣靠过来时,这次是崔伞躲开了。
정우영한테서 나는 그 시원한 샴푸향이 불쑥 가까워지면 최산은 자기도 모르게 심장이 터질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살려고 하는 짓이었다.
当郑友荣那清爽的洗发水香味突然靠近时,崔伞不由自主地感觉心脏快要爆炸了,所以不得不为了活下去而做出这样的举动。
정우영은 달랐다. 최산이 자꾸 분위기 이상해지고 신경 쓰이게 이렇게 피하고 숨 흡 들이 마시고 그러니까 자꾸 아 산이가 싫어하는구나, 하고 안 하는 거였는데.
郑友荣不一样。崔伞总是让气氛变得奇怪,令人紧张,他总是躲避和深吸一口气,所以郑友荣就觉得啊,伞是不喜欢的,于是就不再做了。
그 선과 선의 빈틈이 모호해서 작은 오해가 자꾸 빚어졌다.
那条线与线之间的空隙模糊不清,所以小误会不断产生。
국경 같았다. 여기 넘으면 사랑. 여기는 그래도 우정. 둘의 관계는 그랬다.
像国境一样。越过这里就是爱情。这里还是友情。他们的关系就是这样。
그 두 국경 사이에 벽은 없고, 바티칸 시국 마냥 줄만 죽 그어져 있어서 언제라도 발 뻗으면 사랑이고 발 거두면 우정인 애매 모호한 상태.
在那两国之间没有墙,就像梵蒂冈城国一样,只是画了一条线,所以无论何时跨出一步就是爱情,收回一步就是友情,这种模糊不清的状态。
내가 그 선 위에 마음을 놓으면 그건 사랑 위에 놓은 거야, 아니면 우정 위에 놓은 거야?
如果我把心放在那条线上,那是放在爱情上,还是放在友情上?
대답 못 할 질문들. 无法回答的问题。
사랑 위에 놓았다고 해도 우정 위에 놓았다고 쉽게 빚어지는 크고 작은 오해들.
即使说是放在爱情之上,放在友情之上,也会轻易产生大大小小的误会。
최산의 오해는 커졌고, 정우영이 자신을 싫어하나? 까지 생각이 미치자마자 정우영에게 문자 하려고 폰을 빼 들었다.
崔伞的误会越来越深,甚至开始怀疑郑友荣是不是讨厌自己?一想到这里,他立刻拿出手机准备给郑友荣发短信。
정우영은 아까 석식 시간에 이미 오늘 야자 쨀래. 너두 쨀래? 물어 봤다가 산이 안 간다고 하자 그럼 이따가 데리러 올게. 했다.
郑友荣在晚饭时间已经说了今天要逃晚自习。你也要逃吗?问了之后,伞说不去,于是他说那我待会儿来接你。
최산은 자기 혼자 상상하다가 삐진 마음에
崔伞因为自己一个人想象而生气
[나 오늘 심자함] [我今天想睡觉]
하나 보냈다. 发了一条。
[기다려?] [等一下?]
금방 문자 하나 도착했고, 최산은 입 불퉁하게 내밀고 아니 한마디 보냈다.
很快收到了一条短信,崔伞撅起嘴巴,只回了一个“不是”。
정우영은 최산 문자 보자마자 입꼬리에 흐릿하게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아우 우리 산이 또 나 없다고 심심한가 보네. 삐져갖구 이런 문자나 보내고.
郑友荣一看到崔伞的短信,嘴角就开始浮现出淡淡的微笑。哎呀,我们伞又因为我不在而觉得无聊了吧。生气了才会发这种短信。
심자 한다고? 더더욱 기다려야 했다. 최산은 깜깜한데 혼자 집 가는 거 싫어한다. 적어도 정우영이랑 같이 하교 한 이후부터는 그랬다.
你说要打盹?那就更得等了。崔伞不喜欢一个人在黑暗中回家。至少自从和郑友荣一起放学回家后,他就一直这样。
[기다릴게] [等待]
정우영이 그렇게 보내면 최산은 그 문자 받고 입술을 꾹 깨물었다.
郑友荣那么发了信息后,崔伞收到短信后紧紧咬住了嘴唇。
이 자식. 나 이렇게 흔들리게 하네.
这个家伙。让我这么心动。
그래서 최산은 정말로 심자까지 착실하게 하고 열두 시에 야자실에서 나왔다.
所以崔伞真的认真地做完了晚自习,并在十二点离开了自习室。
[어디야?] [你在哪?]
산이 폴더폰 꾹꾹 눌러가면서 타자 쳐서 보내면 정우영이 문자 하나 왔다. 집.
崔伞用力按着翻盖手机打字发送后,郑友荣收到了一条短信。家。
집? 家?
최산이 집? 하고 다시 문자 보내면 ㅇㅇ 하나 왔다. 정우영 왜 이래? 미쳤어?
崔伞:你在家吗?
然后又发了一条短信,只收到一个“嗯嗯”。
郑友荣:你怎么了?疯了吗?
지가 먼저 자기 데리러 온다고 했으면서 열두 신데 집? 최산은 입술을 꾹 물었다.
他明明说过要来接自己的,结果十二点了还在家?崔伞紧紧咬住了嘴唇。
또 나만 바보같이. 생각해 보면 서러울 것도 없는데. 요 며칠 새 정우영이 최산 아껴준답시고 했던 뽀뽀 줄이기 포옹 줄이기가 못내 서운해서 쌓였나?
又只有我像个傻瓜。仔细想想也没什么好委屈的。最近几天郑友荣说要珍惜崔伞,所以减少了亲吻和拥抱,这让我有点失落吗?
정우영이 자리한 최산이라는 사람의 그 조그만 시간이 이렇게 체감 됐다. 아예 없었으면 몰라, 있다가 없으니까.
郑友荣所处的崔伞那个人的那一点点时间就这样被感受到了。如果从来没有过还好,有了又没有了。
눈물 날 거 같아서 입술 불퉁하게 내밀고 입술 꾹 깨물면서 문자 보냈다. 아니, 보내려고 했는데.
眼泪快要掉下来了,我撅起嘴唇,紧紧咬住嘴唇,发了一条短信。不对,是本来打算发的。
“최산!” “崔伞!”
정우영이 뒤에서 어깨 콱 붙들었다.
郑友荣从后面紧紧抓住了他的肩膀。
우리 사니 놀랐으? 我们的伞吓到了吗?
실실 웃는 정우영의 장난 섞인 말투에 상황 파악 덜된 최산 뇌가 굴러갈 동안,
在郑友荣带着笑意的玩笑口吻中,崔伞还没完全搞清楚状况
“뭐야?” “什么?”
“…….” “……”
“너 울어?” “你哭了吗?”
최산 눈에서 눈물이 뚝 뚝 떨어졌다.
崔伞的眼泪一滴一滴地落下。
아까까지만 해도 흐릿한 시야가 맑아지자마자 정우영의 당황 가득한 얼굴이 눈에 들어찼다.
刚才还模糊的视野一清晰,郑友荣满是慌张的脸就映入眼帘。
7.
대역죄인 정우영은 고개를 들라. 大逆罪人郑友荣抬起头来。
사건의 전말은 그랬다. 事情的经过是这样的。
정우영이 심자 하는 야자실이랑 그냥 야자실이랑 헷갈려서 열시 쯤 피방에서 애들 다 내쫓을 때 어슬렁어슬렁 기어 들어와서 야자실 앞 벤치에 앉아 있었는데, 열한 시 오십칠분 쯤에 심자실이 오층에 있는 거 생각 나서 계단 올라가는 중에 최산 문자 받고 장난 치려고 집 갔다고 한 거였다.
郑友荣搞混了自习室和普通自习室,晚上十点左右,当他把网吧里的孩子们都赶出去时,他慢悠悠地走进来,坐在自习室前的长椅上。大约在十一点五十七分时,他想起了自习室在五楼,于是在上楼梯的过程中收到了崔伞的短信,便开玩笑说自己已经回家了。
정우영 평소 성격이면 충분히 할 만한 장난이었는데.
郑友荣平时的性格,这样的玩笑完全做得出来。
최산은 정우영 얼굴 보자마자 너무 놀래서 눈물 넣을 새도 없이 흘려버린 거고.
崔伞一看到郑友荣的脸,就吓得眼泪都来不及流就掉了下来。
그리고 정우영이 우냐고 하자마자 엉엉. 놀랬잖아 멍청아. 어엉엉. 죽을래 진짜? 엉엉엉.
然后郑友荣一问是不是在哭,就开始哇哇大哭。吓死我了,笨蛋。哇哇哇。你真的想死吗?哇哇哇。
정우영은 급한대로 야자 감독 쌤한테 인사시키고 사나 사나……. 내가 미안해 내가 죽일 놈이야. 그러면서 학교 앞 편의점 테이블에 앉히고 잽싸게 들어가서 스크류바 두 개 사 왔다.
郑友荣急忙向晚自习监督老师打了招呼,伞啊伞啊……对不起,是我的错,我真是个混蛋。然后把他安顿在学校前面的便利店桌子上,迅速进去买了两根螺旋冰棍。
등 두들겨주고 미안 미안. 응? 하면서 스크류바 까주고.
拍了拍背说对不起对不起。嗯?然后剥开了螺旋冰棒。
나 진짜 개빡쳤어. 我真的气炸了。
응응 미안……. 한 대 때려 진심이야.
嗯嗯,对不起……打我一拳,我是认真的。
최산은 그냥 입술만 댓발 내밀었다. 손에 들린 스크류바나 입에 댔다. 정우영이 자꾸 지 후드집업 소매 끌어다가 최산 눈가 톡톡 쳐서 눈물 닦아 주는 거에 또 설레 갖고 최산 또 가만히 손이나 탔다.
崔伞只是嘟起了嘴唇。他把手里的螺旋冰棍放到嘴边。郑友荣不断拉他的连帽衫袖子,轻轻拍打崔伞的眼角,帮他擦眼泪,这让崔伞心动不已,崔伞也只是静静地握住了他的手。
그러다가 최산이 정신 차리고 정우영 다시 노려봤다.
然后崔伞清醒过来,再次瞪了郑友荣一眼。
“너 나한테 왜 잘해줘.” “你为什么对我这么好。”
“엉?” “嗯?”
“내가 심자 한다고 뻗대고 그랬는데도 왜 다 받아줘. 너 원래 이래? 나 좀 울었다고 아이스크림까지 홀랑 갖다 바치고!”
“我说我想睡觉,你还坚持接受。你本来就这样吗?我哭了一会儿,你就把冰淇淋都拿来了!”
에이씨 안 머거! 먹던 스크류바 손에 들고 무릎에 올려 놓으면 정우영이 녹아 빨리 먹어. 했다. 그러는 지는 손도 안 댔다. 니나 먹어 니나. 그러면서 스크류바 손수 까주면 정우영이 그거 먹으면서 또 웃었다.
哎西,不吃了!吃了一半的螺旋冰棍拿在手里,放在膝盖上,郑友荣说快点吃。可是他自己却一口都没吃。你自己吃吧你自己吃。说着,他亲手剥开螺旋冰棍,郑友荣吃着那个又笑了。
“뭘 웃어.” “笑什么。”
“너 왜 울었는데.” “你为什么哭了。”
정우영은 최산이 고작 심자 안 기다리고 먼저 갔고 그거에 서운해도 좀 삐지고 말지 울 애가 아닌 것도 알았고, 아까 놀라서 운 것도 아닌 걸 알았다.
郑友荣知道崔伞只是没等他就先走了,虽然有点失望也有点生气,但他知道伞不是那种会哭的孩子,也知道刚才伞不是因为害怕才哭的。
그래서 방긋방긋 웃으면서 최산의 대답을 기다리자 최산이 머뭇거렸다. 말하기 쪽팔려서. 니가 갑자기 뽀뽀 안 해서 서운했다고 어떻게 말해. 그냥 고백을 하는 거였다.
所以当我微笑着等待崔伞的回答时,崔伞犹豫了。因为说出来太丢脸了。怎么能说你突然不亲我让我感到失望呢。只是表白而已。
“말 안 해 줄 거야?”
“不会告诉我吗?”
“너 왜 요새 선 그어?”
“你最近为什么划清界限?”
“……선? 내가?” “……伞?我?”
또 또 저 금시초문이라는 얼굴을 보다가 입술이나 꾹 깨물었다.
又一次看到那张一脸茫然的表情,他不禁咬紧了嘴唇。
아 또 눈물 날 거 같애.
啊,又要哭了。
“……너 나 좋아해?” “……你喜欢我吗?”
최산은 그렇게 물으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서 정우영의 표정을 알지 못 했다.
崔伞低着头问道,看不到郑友荣的表情。
정우영은 몇 초 가만히 있다가 그랬다. 산아.
郑友荣静静地待了几秒钟,然后说道:“伞啊。”
다정하게 불린 이름이 간지러워서 산은 소름이 돋을 거 같았다.
被温柔地叫到名字让伞觉得起鸡皮疙瘩。
“너 지금 쪽팔리지.” “你现在很丢脸。”
거절인가? 최산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것도 모르는 정우영이 웃음기 가득한 말투로 말을 이어 나갔다.
拒绝吗?崔伞的心脏砰地一声掉了下来,而郑友荣却毫不知情,依旧笑着继续说道。
“나도 쪽팔린 얘기 해 줄까?”
“我也讲个丢脸的事给你听吧?”
“…….” “……”
“우리집 앞에도 지에스 있어. 세븐일레븐도. 그 뒤로 가면 이마트 24도 있고. 나 그냥 너 데려다 주고 싶어서 너랑 맨날 같이 집 간 거야. 너 알아?”
“我们家门口也有 GS25。还有 7-Eleven。再往后走还有易买得 24。我只是想送你回家,所以每天都和你一起回家。你知道吗?”
최산 고개가 휙 들렸다. 미친놈 아니야 진짜?
崔伞猛地抬起头。真是疯子吗?
“나 방과 후에서 너랑 얘기하던 딘 노래 있잖아. 그거 나 그 전전날부터 벼락치기 한 거야. 티 안 났어? 나 딘 노래 디 밖에 모르는데. 나머지 그냥 다 뒤죽박죽이어서 그냥 너 말 맞장구만 쳤었는데.”
“你记得放学后我们聊的那首 Dean 的歌吗?其实我是在前两天才临时抱佛脚学的。你没看出来吗?我只知道 Dean 的那首《D》。其他的我都搞混了,只是随便附和你说的话。”
“…….” “……”
……왜? ……为什么?
“너랑 친해지려고.” “想和你亲近。”
그니까 왜. 所以为什么。
최산이 곧장 울 것 같은 눈으로 정우영을 보자 우영은 피식 웃었다.
崔伞用快要哭出来的眼神看着郑友荣,友荣轻笑了一声。
“나 너 좋아해서.” “我喜欢你。”
최산은 다시금 눈물을 꾹 참으려 눈에 힘을 줬다.
崔伞再次用力忍住眼泪。
자꾸자꾸 시야가 흐릿해져서 아 진짜 짜증나 정우영……. 중얼거리면서 후드티 소매로 눈가 박박 닦는 최산을 보고 정우영이 깜짝 놀라면서 손을 뗐다.
总是视线变得模糊,啊,真的好烦人,郑友荣……。崔伞一边嘟囔着,一边用连帽衫的袖子擦拭眼角,看到这一幕的郑友荣吓了一跳,连忙松开了手。
야야야 아파 그러면. 呀呀呀,疼啊,那样。
정우영이 짜증날 정도로 잘생긴 얼굴로 빤히 쳐다봤다.
郑友荣用令人恼火的帅气脸庞直勾勾地盯着。
아씨……. 오늘따라 왜 저렇게 더 잘생겼지?
小姐……今天怎么比平时更帅了呢?
정우영은 대답 재촉마저도 한 마디 없었다.
郑友荣连催促回答的话都没有说一句。
“대답 지금 할 필요는 없는데 나중에라도 해. 삼 년 뒤에라도. 연락 끊겨도 꾸역꾸역 찾아내서 해.”
“现在不需要回答,但以后一定要回答。哪怕是三年后。即使失去联系,我也会拼命找到你,得到答案。”
정우영 딴에 많이 봐준 걸 알아서 정우영이 내미는 손가락에 순순히 새끼 손가락을 내 줬다. 도장 복사 싸인 코팅까지 하고 나서야 정우영이 일어났다. 가자. 데려다줄게.
郑友荣知道他已经给了我很多机会,所以当他伸出手指时,我乖乖地伸出了小指。盖章、复印、签名、覆膜之后,郑友荣才站起来。走吧,我送你回去。
정우영은 마치 아까 그 고백이 별 거 아니란 듯이 막차 겨우 타서 최산 집 앞에서 내렸다.
郑友荣好像刚才的告白没什么大不了的似的,赶上了末班车,在崔伞家门前下了车。
평소와 다를 바 없어서 최산은 또 꼼지락거렸고, 정우영은 최산을 꽉 안았다.
平时没什么不同,所以崔伞又开始动来动去,郑友荣紧紧地抱住了崔伞。
“내일 봐.” “明天见。”
정우영은 떨어지기 싫어서 최산을 더 꽉 끌어 안았다.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郑友荣不想分开,于是更紧地抱住了崔伞。希望时间能停下来。
최산이랑 한 시도 떨어지기가 싫다.
崔伞一点也不想和他分开。
내일 보는 거야. 내일 등교할 때 일찍 나와. 너 얼굴 빨리 보게. 정우영은 최산 어깨에 뺨을 꾹 누르다가 새빨간 최산 귀를 보고 웃음이 다시금 터졌다.
明天见。明天上学的时候早点出来。我想早点看到你的脸。郑友荣把脸颊紧紧贴在崔伞的肩膀上,看着崔伞通红的耳朵,又笑了起来。
“떨려 산아? 귀가 왜케 빨개.”
“紧张吗,伞?你的耳朵怎么这么红。”
“죽을래? 너 집 빨리 가. 이 자식아.”
“想死吗?你快点回家。这家伙。”
정우영이 뒤로 걸으면서 나 진짜 간다? 나 간다? 나 가? 한 열댓번 말 하면서 사라지고 최산은 정우영이 안 보일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주저 앉았다.
郑友荣一边往后走一边说:“我真的走了?我走了?我走了?”说了十几遍后消失了,崔伞站在原地直到看不见郑友荣才坐了下来。
정우영 미친 거 아니야? 郑友荣,你疯了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