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쿠는 우리집갈래? 라는 다섯 글자뿐인 문장을 멋없게 절어버렸다. 하지만 유우시에겐 그리 중요하지 않은 대목이었다. 자신이 내뱉은 무근본 발언의 뜻을 알아차려 주었으니 말이다. 리쿠는 정말이지, 내 마음을 읽는 게 틀림없어. 그런데 왜 지금껏 그리 답답하게 굴었는지 괜히 심통이 났다. 덕분에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어색하게 왔던 길을 되돌아갈 뿐이었다.
陸生硬地截断了"来我家吗?"这短短五个字。但对勇志来说这并不重要,因为他已领会到我那句没头没尾的话中真意。陸果然能读懂我的心。可想到他之前为何那般迟钝,又莫名来气。最终我们只是沉默地沿着来时的尴尬小路折返。
리쿠가 집을 정리하는 3분 동안 현관문 앞에선 오만 생각이 다 들었다. 이런 전개는 예상한 적 없다. 이대로 영영 아는 체 하지 않고 살아가는 걸 상상한 적은 있었으나, 다시금 이 집에 들어갈 수 있다니. 실감이 나지 않았다.
在陸整理屋子的三分钟里,玄关前的我思绪万千。从未想过会有这般展开。虽然设想过永远装作陌路的未来,但竟能再次踏入这个家。实在难以置信。
원래부터 제 자리인 것처럼 익숙하게 작은 소파에 앉자, 늘 그랬듯 리쿠는 소파 앞 바닥에 등을 기대 앉았다. 어색한 공기 속에서도 유우시는 마치 예전으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가끔 리쿠네 집에 와 스위치도 하고, 같이 밥도 먹곤 했던 얼마 전처럼 말이다.
我如往常般自然地陷进那张小沙发,陸也照例背靠沙发坐在地板上。即便气氛微妙,却恍如回到从前——就像不久前还常来陸家打游戏、吃饭的日子。
꽤 오래 잊고 있었던 리쿠의 냄새가 가득 차 제 후각을 마비시켰다. 리쿠가 쓰는 섬유유연제 냄새, 소파 어딘가 베여있는 바디로션 냄새, 그리고 제 옆에 살풋 흩어지는 리쿠의 샴푸 냄새까지.
久违的陸的气息充斥鼻腔:他用的柔顺剂味道、渗进沙发某处的身体乳香气、还有飘散在我身旁若有若无的洗发水气息。
숨을 크게 들이쉬며 폐부 깊숙한 곳까지 차곡차곡 쌓았다. 그토록 원하던 것이었으니 말이다. 이걸 위해서 참 멀리도 돌아왔다. 돌이켜보니 이 모든 재앙이 고작 저의 욕심 때문이라는 사실에 속이 쓰려와 살풋 눈을 감았다.
我深深吸气,让这些气息填满肺腑。这本是我梦寐以求的。为此绕了太远的路。当意识到这场灾祸全因我的贪念而起,胃部绞痛着闭上了眼。
우리 사이 이렇게 된 데에 리쿠는 아무 잘못이 없다.
我们变成这样,陸没有错。
모든 건 다 내 탓이다.
全都是我的错。
일방적사랑구제작전 ! 下 单恋救济作战!下
박준후는 학과에서 유명한 사람이었다. 물론 에타에서 유명했던 시온이나 유우시에 비할 바는 안 되었지만 적어도 두 사람이 해당하지 않는 인싸였다. 시온과 비슷하게 복학하였고, 오자마자 학생회를 하는. 학과에 있는 그 많은 사람들과 전부 이야기하고 다녔고, 유우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朴俊厚在系里颇有名气。虽不及是温或勇志在论坛上的知名度,但至少算是不属于他们圈子的风云人物。和是温同样复学的他,刚返校就进了学生会,与系里众人都有往来,勇志也不例外。
저도 처음부터 준후가 불편했던 것은 아니었다. 족보며 자료며 잘 챙겨주는 선배가 싫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리쿠와 저의 사이에 대해 궁금해했고, 자꾸만 사적인 질문이 이어지니 불편해진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여자친구까지 있는 사람이 제게 또 비슷한 부류의 질문을 해 예민하게 받아친 어느 날, 예상치도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起初我并不反感俊厚前辈。谁会讨厌主动分享笔记资料的学长呢?但不知从何时起,他开始打探我与陸的关系,私密问题接踵而至。直到某天,这个明明有女友的人又抛出类似问题,我敏感地顶撞回去,却得到意料之外的回答。
내 친구가 너한테 관심있대. 유우시는 뜬금없는 대답에 당황하며 저를요? 하고 반문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어차피 누굴 만날 생각도 딱히 없었고, 모르는 사람을 신경 쓸 필요도 없었으니 말이다.
"我朋友对你有意思"。勇志对这突兀的告白愣怔道:"对我?"但也仅止于此。反正我既无恋爱打算,也懒得理会陌生人。
"나는 너랑 리쿠가 좀 그렇고 그런 사이인 줄 알았어."
我还以为你和陸之间有点那种关系呢。
"...네?" "...啊?"
"둘이 하도 붙어 다니니까 내 친구도 그런 줄 알더라고."
"因为你们俩总是形影不离,我朋友也以为你们是那种关系。"
"아." "啊。"
"어차피 아무 사이 아니면 소개 한 번 받을래?"
"反正我们也没什么关系,要不要给你介绍个对象?"
"..." ...
"그냥 밥만 한 번 먹을 수는 있잖아. 친구도 너랑 친해지고 싶은 거래."
"不就是一起吃顿饭嘛。朋友也说想和你变亲近呢。"
유우시는 티가 나게 머뭇거렸고, 준후는 기가 찬 듯이 웃었다. 너는 이러면서 리쿠랑 아무 사이 아니야? 유우시는 준후의 떨떠름한 표정을 마주하고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 했다. 무어라 말하고 싶었지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도저히 떠오르질 않았다.
勇志明显犹豫不决,俊候则露出难以置信的笑容。"你都这样了还说和陸没关系?"勇志面对俊候那古怪的表情,却什么也答不上来。明明想说些什么,可怎么也想不出该说什么才好。
제 말에 대답하지 않는 유우시를 붙들고 시간을 오래 쓰고 싶지 않았던 준후는 어깨를 두어 번 두들기고 제 갈 길을 갔다.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던 유우시는 준후가 마지막으로 하고 간 말이 종일 맴돌았다.
不想继续纠缠不回应自己的勇志而浪费时间,俊昊拍了拍他的肩膀便转身离去。僵在原地的勇志,脑海里整天回荡着俊昊临走时留下的那句话。
걔랑 그냥 친구 사이면 소개 한 번 받어, 그냥 친구 사이..., 그냥......
如果你们只是普通朋友就介绍给我认识啊,普通朋友...就只是......
리쿠랑 나는 친구가 맞다. 심지어 베스트 프렌드지. 근데 선배가 말하는 '그냥' 친구 사이가 대체 뭔데요? 당신이 다른 사람들이랑 친하게 지내는 게 그냥 친구 사이인가요? 베스트 프렌드면, 단짝이면 뭐 특별한가요? 그렇다면 저는 리쿠랑 평범한 사이는 전혀 아니겠네요. 그게 선배가 말하는 그렇고 그런 사이인가요?
我和陸确实是朋友,甚至可以说是最好的朋友。但前辈说的"普通"朋友到底是什么意思?你和别人亲近交往就是普通朋友吗?最好的朋友、死党难道就有什么特别吗?这么说来我和陸的关系一点都不普通呢。这就是前辈说的那种暧昧关系吗?
묻고 싶은 게 한가득이었다. 그리고 이 복잡한 생각들은 당최 정리되지 않았다. 애초에 유우시는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자기 할 말만 하는 사람 때문에 이런 걸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더 이상 준후에게 무어라 첨언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게 소개를 받는다는 긍정의 의미는 아니었는데 무작정 날짜가 잡혀버린 것이다.
有太多问题想问。而这些纷乱的思绪始终理不清头绪。最让勇志恼火的是,自己居然会因为这种自说自话的人而陷入烦恼。所以他没再对俊昊多说什么。可这并不代表他同意接受介绍,莫名其妙地见面日期就被定下来了。
진짜 세상에는 멋대로 하는 사람이 많구나. 연락을 받은 직후, 유우시는 최대한 회피하기로 했다. 애초에 신경을 꺼버리기로 한 것이다.
这世上任性妄为的人还真不少。接到联络后,得能勇志决定尽量回避。他打从一开始就打算置之不理。
하지만 무작정 피하기만 하던 약속 날짜가 다가왔고, 결국 유우시는 소개팅에 나가기로 했다. 다른 이유 없이, 아직도 저와 리쿠가 어떤 사이인지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상 까먹고 있다가 거절도 못한 쪽이 더 크지만)
然而逃避许久的相亲日期终究来临,得能勇志最终还是决定赴约。没有其他理由,只因至今仍未能厘清我与前田陸的关系。(虽然更大程度上是忘记拒绝这回事)
유우시가 뻘짓하며 시간 쏟고 있을 동안에도 리쿠의 친절과 다정은 계속됐다. 자신이 우울한 날에도, 기분이 좋은 날에도. 준후 선배가 비웃으며 말한 문장들이 제 머리를 점령해 기분 나쁜 날에도 리쿠는 용케 알아차리고 다정히 굴었다. 그냥 친구랑도 이렇게 지낼 수 있으면, 내가 굳이 무언가를 정의할 필요가 있을까.
在勇志虚度光阴的日子里,陸的温柔体贴始终如一。无论我情绪低落还是心情愉悦,甚至当俊昊学长的嘲讽话语盘踞脑海令人不快时,陸总能敏锐察觉并给予关怀。既然普通朋友也能如此相处,我又何必非要定义什么。
그래. 그렇기 때문에 뭐 하나 달라질 건 없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리쿠밖에 없듯이 리쿠도 나밖에 없을 거라고. 리쿠가 한 톨이라도 질투한다면 당연히 나가지 않을 작정이었다. 만일 나갔더라도 리쿠에게 샤브샤브집 후기 따위나 줄줄 읊어댔겠지.
是啊。正因如此,我认为一切都不会改变。正如我只有陸,陸想必也唯有我。若他流露丝毫嫉妒,我定会取消赴约。即便真去了相亲,大概也只会向陸絮絮叨叨地汇报那家涮涮锅店的食后感吧。
하지만 리쿠의 반응은 제 생각과 달랐다. "리쿠 두고 어디 가는 거야, 유우짱!" 따위의 반응을 기대했는데, 기왕 나가는 거 기분 좋게 다녀와?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22년간 정상적으로 운영되던 사고회로가 고장 났다.
但陸的反应和我想象的不一样。我原本期待他会说"你要丢下我去哪啊,勇志!"之类的话,结果他却说"既然要出门就玩得开心点?记得多吃点好吃的?"这让我 22 年来正常运转的思维回路彻底宕机了。
친구 사이라면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지. 근데 리쿠가 나한테 할 말은 아니지 않나? 분명 시끄러운 편의점이었는데, 갑자기 노이즈 캔슬링 된 것처럼 주변이 조용해졌다. 제 심각함을 아는지 모르는지 리쿠는 속 좋은 소리만 반복했다.
朋友之间说这种话很正常吧。但陸对我说这些合适吗?明明是在嘈杂的便利店,周围却突然像开启了降噪模式般安静下来。不知是否察觉我的认真,陸只是不断说着体贴的话。
그때서야, 유우시는 제 뚝딱거림의 원천이 어디인지 깊게 고민한다.
直到这时,勇志才深深思索自己烦躁的根源究竟在哪里。
리쿠가 나에게 질투하고, 리쿠 옆에 나만 있어야만 하고. 기숙사에 데려다주고, 내 편 들어주는 게 당연하고. 내가 부르면 곧장 와주고, 입이 짧지만 내가 좋아하는 음식 같이 먹고. 이 모든 걸 당연하다는 듯이 원하고 있는 제 모습을 돌아본다.
希望陸会嫉妒我,希望只有我能站在陸身边。理所当然地送我到宿舍,理所当然地偏袒我。随叫随到,虽然挑食却愿意陪我吃喜欢的食物。回望着如此理所当然索求着这一切的自己。
이거 우정 맞나? 소개팅을 나가는 건 난데, 리쿠가 붙잡지 않는다고 심란해 하다니. 설마, 설마.
这真的是友情吗?明明去相亲的人是我,却因陸没有挽留而心烦意乱。该不会,该不会...
...나 리쿠를 좋아하나? ...我是不是喜欢陸?
달아오른 귀를 숨기고 싶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제 앞에 있는 리쿠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기가 어려웠다. 갑자기 심장이 쿵쿵 뛰고, 이제껏 자신이 해 온 모든 행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갑작스러운 감정이 봇물 터지듯 밀려왔다. 감정의 바다에 온통 떠다니다 질식할 것만 같았다. 그렇게, 밀려오는 것들을 맨몸으로 부딪혔다.
想藏起发烫的耳朵。当思绪蔓延至此,已难以直视眼前陸的眼睛。心脏突然怦怦直跳,过往所有行为如走马灯般掠过。突如其来的情感如决堤洪水般涌来,仿佛要在情绪的海洋里窒息漂浮。就这样以血肉之躯迎向奔涌而来的浪潮。
정신 못 차리고 어영부영 시간이 지난 뒤, 소개팅을 하러 가서도 똑같은 생각만 죽 이어졌다. 그렇게 좋아하는 소고기를 앞에 두고 젓가락만 깨작거렸다. 앞에서 무어라 말은 하는데, 집중이 되지 않았다. 실은 분명히 들었지만 기억나지가 않았다. 그저 머리 속에 질문 하나만 동동 떠다녔다. 나 리쿠를 좋아하나, 나 리쿠를 좋아하는 건가? 나... 리쿠를......
浑浑噩噩度过一段时间后,去相亲时也延续着同样的思绪。最爱的牛肉摆在面前却只机械地摆弄筷子。对方在说着什么,却完全无法集中精神。其实分明听见了却记不住,脑海里只漂浮着一个问题:我喜欢陸吗,我是不是喜欢陸?我...对陸......
"혹시 무슨 신경 쓰이는 일이라도 있어?"
"是有什么烦心事吗?"
"...네? 아, 죄송해요." "...啊?抱歉。"
"준후한테 들었을 땐 복스럽게 잘 먹는다던데, 혹시 입에 안 맞아?"
"听俊昊说你胃口很好,是不合口味吗?"
제 앞에 앉아 있는 소개팅남. 준후 선배의 친구이자 저보다 두 살 많은 무슨... 무슨 과라고 했는데. 아무튼 키가 좀 큰 것 빼고는 모든 면에서 리쿠보다 두 단계는 떨어져 보이는 사람(초면에 이러는 게 실례지만, 그런 걸 신경쓸 때가 아니었다)은 처음 봤을 때부터 과하게 저를 챙기려 들었다. 그러는 모습이 꼭 여자한테 하는 행동 같아서, 묘하게 기분 나쁜 티를 냈는데 못 알아먹는 것 같았다. 끝까지 대답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니 다시 제 앞의 묵묵하게 음식을 먹더라고.
坐在我对面的相亲男。俊昊学长的朋友,比我大两岁...说是哪个系的来着。总之除了个子高点,各方面都比陸差两个档次的人(初次见面这么说很失礼,但现在不是在意这个的时候),从见面起就过度关心我。那副做派活像对待女生的态度,我明显露出不悦他竟浑然不觉。见我始终沉默以对,他又默默吃起面前的食物。
"리쿠라는 애, 좋아하는 거 맞지?"
"你是喜欢那个叫陸的孩子吧?"
"......"
"아니야?" "不是吗?"
"몰라요." "不知道。"
"...몰라?" "...不知道?"
"네. 저도 몰라요." "嗯,我也不知道。"
정말 솔직하게 말한 대답이었다. 저도 아직 이게 뭔지 정확히 알지 못 했으니까. 하지만 준후 선배가 비웃었듯이 푸핫-하고 웃어버리는 소개팅남에 유우시는 눈을 끔뻑거렸다. 너 지금까지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 에, 뭐였더라. 찬찬히 곱씹던 유우시는 제 대답에 온통 리쿠가 끼어있다는 사실에 급히 고개를 숙였다.
这确实是发自内心的回答。因为我自己也还没完全搞明白这是什么。但面对像俊昊学长那样噗嗤笑出声的相亲对象,勇志不停地眨着眼睛。你还记得自己刚才说了什么吗?呃、我说什么来着。当勇志细细回味时,突然意识到自己的每句回答都夹杂着陸的名字,慌忙低下了头。
이번에 나온 영화 봤냐는 질문에, 리쿠랑 봤어요. 정문 앞 수제버거 집 가봤냐는 질문에도, 리쿠랑 갔어요. 공강 때는 뭐 하냐는 질문에도 리쿠랑. 무슨 말만 하면 리쿠, 리쿠, 리쿠...
被问到有没有看最近上映的电影时,回答是和陸一起看的;被问去过正门那家手作汉堡店吗,也是和陸去的;被问课间休息时做什么,答案还是和陸在一起。无论说什么话题,都是陸、陸、陸...
유우시에겐 당연한 대답이었지만 듣고 있는 상대방은 이건 뭐 나랑 장난하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꼴을 보아하니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 것 같고. 대충 보니까 아직 제대로 정리가 안 된 모양인 것 같은데, 맞은편에 앉은 하얗고 엉뚱한 애가 제 눈에만 귀여워 보일 리가 없으니 당연한가 싶었다. 그렇게 소개팅남은 한참을 고민하다 말을 꺼낸다.
对勇志而言这是理所当然的回答,但听者却觉得"这是在耍我吗"。不过看那样子倒不像是故意的。粗略观察发现他似乎还没整理好思绪,但对面坐着的那个白皙又古怪的家伙不可能只在我眼里显得可爱,这么想倒也合理。那位相亲对象犹豫良久后终于开口。
"나한테도 기회를 주는 건 어때?"
"给我个机会怎么样?"
"...기회요?" "...机会?"
"나도 리쿠처럼 해 줄 자신 있어. 그렇게까지 하는데도 리쿠 생각이 계속 난다면 내가 포기할게."
"我也有自信能像陸那样对你。如果做到这种程度你还想着陸的话,我会放弃的。"
음. 자기가 뭔데 포기한다 만다지? 순수한 궁금증이 돋았다. 사실상 리쿠처럼 해 준다고 해서 자신이 혹할 것 같지는 않았기에 별 의미 없이 받아들여졌다. 당연하게도 거절을 외치려고 하는 순간,
嗯。你算老几啊就敢说放弃?纯粹是出于好奇才这么问。实际上就算对方像陸那样示好,自己也不太可能动心,所以也就无所谓地接受了。当然正想要开口拒绝的瞬间,
"그리고 궁금하지 않아? 리쿠가 어떻게 반응할지."
"难道你不好奇吗?陸会有什么反应。"
"..." ...
"리쿠도 너랑 비슷한지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몰라. 나랑 같이 다니면."
"说不定还能确认陸是否和你有相似之处。如果和我一起行动的话。"
지금 생각하면 뭔개쌉소리세요가 절로 나오는 제안이, 머리가 복잡하던 당시의 유우시에겐 다소 혹하는 제안이었다. 소개팅남은 리쿠가 언급되자마자 안광이 생기는 유우시를 보고 이미 자신의 패배를 어림짐작했으나, 사람은 혹시 모를 확률이기에 도박을 하는 거지.
现在回想起来简直是荒谬透顶的提议,但对当时头脑混乱的勇志而言却是个颇具诱惑的提议。看到相亲对象一提到陸就眼睛发亮的勇志,虽然已经预感到自己的败北,但人总会为那微乎其微的可能性赌上一把。
이제부터 리쿠를 최대한 피해 보는 거야. 그리고 리쿠의 반응을 잘 살펴봐. 보고 싶어도 안 돼. 바빠서 안 된다고 그래. 아파서 안 된다고 해. 진짜 그렇게 했어? 유우시 대박이네...
从现在开始要尽量避开陸。然后仔细观察陸的反应。想见也不能见。要说因为忙所以不见。要说因为生病所以不见。真的这么做了?勇志真是绝了...
당시에는 그냥 모든 책임을 회피하고 싶었다.
当时只是想要逃避所有责任。
내가 진짜 리쿠를 좋아하는 게 맞는지, 리쿠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직면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괜히 우리 관계에 대한 핑계를 다른 사람에게 덮어씌우고 싶었다.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내심 두려웠다. 혹여나 리쿠가 정말 친구로서만 저를 바라본다면, 지금껏 이런 고민을 한 게 무의미하다고 생각했으니까.
我根本没有勇气直面"是否真的喜欢陸"、"陸怎么看待我"这些问题。所以才会想把我们关系的借口推给别人。觉得这样最理想。而且内心其实很害怕。如果陸真的只把我当朋友,那至今为止的烦恼就毫无意义了。
지독하게 회피한 덕에 얼마 안 있어 둘 사이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었다. 정말 신기하지, 빠르게 친해진 만큼 빠르게 멀어질 수도 있는 거구나. 리쿠가 나를 볼 때 애써 괜찮은 척하고, 필요한 말이 아니면 나를 최대한 외면하고. 모든 게 티가 났고 그렇게 속상할 수가 없었다.
因为拼命逃避,没过多久两人就变得比陌生人还疏远。真是神奇啊,能快速亲近的关系也能快速疏远。陸看我的时候强装镇定,不是必要的话就尽量无视我。一切都那么明显,让人难过得无以复加。
왜 이렇게 됐지?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유우시는 툭 건들면 눈물이 차오를 것 같은 감정이 한동안 계속되었다. 하지만 유우시가 리쿠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라는 것,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뿐이었다. 그걸로 충분할 턱이 없었으나 리쿠는 변함없이 다정하게 잘 자라는 말을 고했다.
怎么会变成这样?事情怎么会发展到这个地步?勇志心中那股一碰就会涌出泪水的情绪持续了很久。但勇志能对陸说的话,只有"不是你想的那样"和一句抱歉。虽然这远远不够,陸却始终温柔地道了句"好好休息"。
그게 그렇게 슬플 수가 없었다. 유우시는 그날 밤 이불 안에서 눈물 몇 방울을 흘린 후에서야 정신이 번쩍 차려졌다. 이래서야 그동안 쌓아 올린 모든 걸 잃어버릴지도 몰라. 유우시는 다시 차근차근 제 마음과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지금껏 일방적이었던 이 마음을 어떻게든 다듬기 위해서.
那种悲伤简直难以承受。勇志那晚在被窝里掉了几滴眼泪后,才猛然清醒过来。这样下去可能会失去至今积累的一切。勇志开始重新有条不紊地整理自己的心情和周围环境,为了设法打磨这份一直以来都只是单方面的感情。
날이 밝자 소개팅남을 찾아가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어이없게도, 그 남자는 갑자기 불쌍한 표정을 짓더니 역시 너는 리쿠를 좋아하는 게 맞구나. 나는 그냥 갖고 논 거야? 따위의 말을 씨부린 덕에 가만있던 유우시를 머리 끝까지 화나게 만들었다. 그날부로 정강이 두쪽에 피멍이 든 남자는 유우시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天亮后我找到相亲男说这样不太合适。荒唐的是,那男人突然露出可怜表情说果然你还是喜欢陸吧?难道我只是你的玩物?这番话彻底激怒了原本沉默的勇志。从那天起,那个小腿淤青的男人再没联系过勇志。
다음으로는 준후 선배. 사실 그 사단 내고 당장 뭐라 할 줄 알았는데 자기 친구 정강이 걱정한다고 바빴는지, 그 놈이 쪽팔려서 말을 못했는지 잠잠했었다. 하지만 개강하자 기어코 마주친 면상은 저를 아는 척도 안 하더라고. 제게 말 한 번 걸려고 무리하던 놈이 입 꾹 닫고 있는 모양새가 참 웃긴 꼴이었다. 이 무례한 듀오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유우시는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물론, 제게 있었던 일을 동기 여자애들한테 간략하게 설명한 뒤에. 그 이후로는 어떻게 됐는지 신경 쓰지 않았다.
接着是俊厚学长。本以为他会立刻找我算账,结果不知是忙着关心朋友伤势还是自觉丢人,一直保持沉默。但开学后偶然碰面时,他居然装作不认识我。看着这个曾经拼命找话题的家伙现在紧抿嘴唇的样子实在可笑。勇志最终决定无视这对无礼二人组——当然是在向同届女生简单说明情况之后。之后就再没关心过后续。
남은 건 딱 한 사람.
剩下的只有一个人。
상처받은야수같은깊은눈을 하고 지내는(동방에서 마주쳤다는 료피셜이었다.) 리쿠였다. 사실 병 주고 약 주고,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건지 기숙사 방 안에서 몇 날 며칠을 울었다. 내가 그땐 잠시 미쳤었나 봐, 라고 리쿠에게 달려가서 말해봤자 돌이킬 수 없는 짓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是温说在东方校区遇见的、眼神如受伤野兽般的陸。其实我们互相伤害,我在宿舍房间里哭了几天几夜,不明白自己当时为何那么疯狂。就算现在跑去对陸解释,我也知道覆水难收。
잠깐씩 마주치는 리쿠는, 저와 같은 장소에 있는 것만으로도 답답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표정을 보고 있자니 다시 말을 걸 자신도 없어졌다. 분명 예전에 리쿠는 제가 말하지 않아도 척척 다 했는데, 이제는 아니었다. 자신이 머뭇거리고 있으면 그냥 스쳐 지나갔다. 그래 놓고 본인도 하고 싶은 말 잔뜩 있다는 억울한 표정을 하고 있으면, 나보고 어떡하라는 거야. 진짜 혼란스러워서 하루하루 머리를 쥐어뜯으며 살았다. 옆에 있던 사쿠야랑 료가 곧 탈모 생기겠다며 비웃기 전까지는.
偶尔遇见的陸只要和我同处一室就会露出烦躁表情。看到这种表情我更不敢搭话了。明明从前我不开口他也能心领神会,现在却完全不同。只要我稍有犹豫他就会擦肩而过,可事后又摆出满腹委屈的表情——这到底要我怎么办?混乱得天天揪头发过日子,直到旁边的是温和小凉笑话我快秃了为止。
"작전명 일.사.구 작전. 어때?" "作战代号 1.4.9 作战,怎么样?"
"그게 뭔데?" "那是什么?"
"일방적인 사랑 구제 작전임." "单向恋爱救济作战。"
"와, 오마에. 네이밍 센스 진짜 구려."
"哇,天啊。这命名品味真差劲。"
"아니, 유우시가 먼저 자기의 일방적인 사랑이다 어쩌고 구구절절 말한 건 기억 안 남?"
"喂,勇志之前不是絮絮叨叨说什么自己单相思来着?难道忘了?"
"그렇긴 해. 유우시 진짜 최악."
"话是这么说。勇志真的太差劲了。"
"보통은 사람 앞에 두고 얘기 안 하지 않나......"
"一般人不会当着本人面说这种话吧......"
동방에 앉아 이면지에 커다랗게 149 라고 적는 사쿠야를 보고 료는 비웃음을, 유우시는 한숨을 선사했다. 내가 이제 성인이 된 어린애들 데리고 이게 뭐 하는 짓인가. 답답한 마음에 홧김에 말한 건 맞지만 이후의 쪽팔림은 온전히 유우시의 것이었다. 책상에 이마를 박고 땅바닥 꺼지도록 한숨을 쉬자, 료와 사쿠야는 눈을 마주치고 그제서야 심각함을 깨달았다. 눈치를 잔뜩 보던 두 사람은, 유우시에게 제안했다.
看着坐在东方 Project 同人展摊位、在废纸上大大写着"149"的咲夜,辽发出嗤笑,勇志则长叹一声。带着这群刚成年的小鬼头到底在干什么啊。虽然确实是出于烦躁才脱口而出的话,但随之而来的羞耻感全由勇志独自承担。当他把额头抵在桌上发出恨不得钻地缝的叹息时,辽和咲夜才交换眼神意识到事态严重。两个察言观色许久的家伙向勇志提出了建议。
첫째, 리쿠를 피하지 말고 근처에 있을 것
第一,不要躲避陸,要待在他附近
"애초에 유우시가 불편하다고 자꾸 피했잖아."
"本来就是因为勇志觉得尴尬才老是躲着人家啊。"
"에, 조금 억울해. 리쿠는 요즘 동방에도 안 와..."
"呃,有点委屈...陸最近连东方展都不来了..."
"그럼... 이번에 축제 때는 마주칠 테니까 그때를 노려보자."
"那...这次祭典肯定会碰面,就抓住那个机会吧。"
"...와캇다." "...好耶。"
둘째, 리쿠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걸 것
第二,要自然地跟陸搭话
"어색하다는 이유로 유우시가 리쿠 무시한 지 오래잖아. 물론 리쿠도 유우시를 피했으니 어쩔 수 없지만, 유우시가 먼저 큰맘 먹고 관계를 개선할 여지를 보여줘야 해."
"勇志以尴尬为由冷落陸很久了吧。虽然陸也躲着勇志是事实,但必须由勇志先下定决心展现改善关系的诚意才行。"
"와, 료. 한국말 진짜 잘한다."
"哇,凉。你韩语说得真好啊。"
"사쿠야, 쉿." "咲夜,嘘。"
셋째, 리쿠에게 터놓고 솔직하게 전부 얘기하기
第三,向陸敞开心扉坦白一切
"제대로 이야기를 해야 해. 요즘 둘이 1분 넘게 대화는 한 적 있어?"
"我们得好好谈谈。最近你们俩有超过一分钟的对话吗?"
"...없어." "...没有。"
"리쿠는 초능력자가 아니잖아. 그러니까 유우시가 느끼고 있는 걸 다 말해 줘야 돼."
"陸又不是超能力者。所以勇志感受到的一切都要说出来才行。"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하면 어떡해?"
"要是觉得我是怪人怎么办?"
"이미 이상해서 괜찮지 않아?" "反正已经够怪了,有什么关系?"
"사쿠야." 咲夜
자기들끼리 신나서 막 이야기하는 도중에도, 이런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고 있는 본인이 한심해 입술을 앞니로 씹어댔다. 아무 말도 없는 유우시를 살피던 사쿠야는 바로 목에 헤드락을 걸었다. 이따이따이따, 나니시뗀노! 유우시가 파닥파닥 거리자 사쿠야는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킥킥거렸다. 호언장담하듯 이야기하는 그 문장이 괜히 위로가 되어 알겠다며 한 발 뒤로 물렀지만,
他们自顾自兴奋地聊得热火朝天,认真听着这些话题的我不由得懊恼地咬住下唇。察觉到勇志一言不发,咲夜立刻给他来了个锁喉。"痛痛痛!要死啦!"勇志扑腾挣扎时,咲夜发出恶作剧得逞般的窃笑。虽然那些豪言壮语莫名成了安慰,让我说着"明白了"往后退了一步,但
...진짜로 쟤들이 리쿠를 보낼 줄은 몰랐지. 오늘도 글렀다며 눈물이 눈 앞을 가리는 와중에 거짓말처럼 제 뒤에 서 있는 리쿠를 보곤 손이 떨려서 감추느라 애썼다. 심장은 터질 것 같고 말도 제대로 안 나오고. 심지어 억지 부린 저에게 먼저 사과해주는 리쿠를 보고 있으니 당장이라도 허리께를 안고 싶었다.
...真没想到他们会让陸过来。今天也完蛋了——正这么想着,泪水模糊了视线时,陸却像做梦般站在我身后,我拼命颤抖着藏起双手。心脏快要炸裂,话都说不利索。甚至看着对无理取闹的我先道歉的陸,当下就想抱住他的腰。
리쿠는 뭐가 이렇게 쉬울까. 陸为什么总是这么游刃有余。
모든 걸 어렵게 생각하고 뺑 둘러 간 나만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갑자기 쳐들어온 자취방에 소파 자리를 쉽게 내어주고, 당연하다는 듯이 제게 물을 떠다 주고. 칫솔은 오래돼서 버렸다며, 새 거 꺼내주겠다고 말하고. 내가 한 짓이 있는데 그걸 듣고도 괜찮다고 간단히 말한다는 게, 너는 참.
只有我把事情想得复杂绕远路,像个傻瓜。现在也是。突然闯入合租房的你轻易让出沙发位置,理所当然般给我倒水。说牙刷旧了要扔掉,转身就拿出新的。明明我做了那样的事,你却轻描淡写说没关系,你啊...
"리쿠는 다 쉬워?" "陸觉得所有事都很简单吗?"
"나 쉬운 남자 아닌데." "我可不是随便的男人。"
"그럼?" "那为什么?"
"몰라. 너한텐 자존심 같은 거 없나 봐."
"不知道。你大概根本没有自尊心这种东西吧。"
어라. 끝까지 시선은 티비화면에 고정한 리쿠의 귀가 서서히 붉어지는 게 보였다. 리쿠 귀, 터질 것 같아. 괜히 골리고 싶은 마음에 손등으로 툭-건드니 소스라치게 놀라며 저를 바라본다. 귀를 붙잡고 저를 쳐다보는 리쿠의 놀란 얼굴이 너무 웃겨서, 그리고 갑자기 머리 끝까지 사랑스러워 보여서. 나도 모르게 마음에서 소리가 삐져나온다.
啊啦。视线始终固定在电视屏幕上的陸,耳朵正慢慢变红。那耳朵简直要炸开了。恶作剧心理作祟用手背突然一碰,他吓得浑身一颤看向我。捂着耳朵瞪大眼睛的驚嚇表情实在太有趣,突然觉得他连发梢都可爱得要命。心底的声音不受控制地漏了出来。
"好き"
"뭐?" "什么?"
"好きだよ。りーくん" "我喜欢你。陆君"
여전히 귀 한쪽을 잡은 상태던 리쿠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장난식으로 늘 말하던 리쿤이라는 별명이 덧붙으니 이게 현실인지 아닌지 분간이 안 가는 듯 했다. 유우시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리쿠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仍然揪着一只耳朵的陸突然僵住了。当"陆君"这个总被戏谑的昵称被叫出口时,他恍惚分不清这是现实还是梦境。勇志面不改色地直视着陸的眼睛。
"...다시 말해 줘." "...再说一次。"
한쪽 손을 드디어 내린 리쿠가 제가 있는 소파로 몸을 완전히 틀고 말했다. 너무 가까워서 침이 꼴깍 넘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기분. 쿵쿵 울리는 소리를 무시하고 말한다. 좋아, 좋아해.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던 리쿠는 본인 입술을 살며시 짓이기더니 기대있던 오른팔에 힘을 싣는다. 그리고 곧장 제 입술에 붙었다 떨어진 것이 리쿠의 것이라는 자각이 들 때 즈음, 갑자기 온몸에 부끄러움이 돋았다.
终于放下手的陸完全转向我所在的沙发。近得仿佛能听见吞咽口水的声响。无视剧烈的心跳声,我说出了"喜欢,我喜欢你"。短暂呆滞的陸轻轻咬住自己嘴唇,随后将力量注入撑在沙发上的右臂。当意识到刚刚短暂触碰又离开我嘴唇的是他的唇时,突然全身都涌上羞意。
유우시는 급하게 올린 팔로 입술을 가렸다. 하지만 곧장 소파 위로 올라온 리쿠에게 제지 당하며, 옴짝달싹 못 하게 되었다. 불편한 자세에도 기어코 자세를 낮추며 리쿠가 입술을 맞대어 왔다. 방금과는 다르게 조금 더 길고 집요하게.
勇志慌忙用手掩住嘴唇。但立刻被爬上沙发的陸制止,动弹不得。即使姿势别扭,陸仍执拗地压低身子凑近双唇。与方才不同,这次更绵长而执着。
오갈 곳 없던 손은 리쿠의 허리께를 살며시 쥐었다. 손끝에 힘을 주자 리쿠는 오른손으로 제 뺨을 따뜻하게 감쌌다. 리쿠는 제 입술을 말 그대로 물어 삼켰다. 간드러지게 입술을 빨자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숨소리에 묻어나왔다. 그런 제 소리를 들었는지, 리쿠는 입술을 떨어뜨린 후 물었다. 괜찮아?
无处安放的手轻轻环住陸的腰际。当我指尖用力时,陸用右手温暖地捧住我的脸颊。他简直像要吞吃我的唇瓣般深吻。当唇舌缠绵发出甜腻水声时,我竟不自觉漏出喘息。似乎听见这声音,陸松开嘴唇轻声问道:没事吧?
"괜찮아." "没关系。"
"..." ...
"괜찮으니까, 더 해줘." "没关系,继续吧。"
제 말이 끝나자마자 리쿠는 반쯤 풀린 눈을 냅다 감고 입을 맞춘다. 아까보다 급하고, 조금 더 거칠어진 행위는 자연스레 벌어진 제 입술 새로 넘어간다. 유우시는 정신없는 와중에도 문득 걱정이 들었다. 나, 처음인데... 하지만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기로 한다.
话音刚落,陸就突然闭上半睁的眼睛吻了上来。比刚才更急促、更粗暴的动作自然地从我微张的唇间侵入。勇志在晕头转向中突然感到担忧。我明明是第一次...但还是自然地接受了正在发生的一切。
리쿠가 하는 대로 혀를 섞었다가, 어디서 본 것처럼 리쿠의 잇새를 핥았다가. 잠깐 숨이 벅찬 타이밍엔 기가 막히게도 리쿠가 입술을 떼어내고 제 목덜미와 귀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좁은 방 안에는 티비 소리와 두 사람의 숨소리가 가득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가 이젠 유우시 쪽에서 리쿠의 목에 팔을 두르고는 적극적으로 혀를 섞는다.
我学着陸的样子交缠舌尖,又像在哪看过似的舔舐他的齿缝。当呼吸变得急促时,陸竟默契地移开嘴唇,轻轻吻上我的后颈和耳垂。狭小的房间里充斥着电视声响和两人的喘息。片刻后,轮到勇志主动环住陸的脖子激烈地深吻起来。
두 사람은 그렇게 당장 떨어질 사람들처럼 붙어먹었다. 입술이 부어오른 건 신경 쓰지 않고 윗입술 아랫입술 상관없이 빨아댔다. 티비 소리도 잠잠해질 즈음, 침 범벅이 된 입술을 떼어낸 리쿠가 제 귀에 대고 속삭였다. 침대로 갈까.
两人像即将分离般紧紧相拥。不顾肿胀的唇瓣,贪婪地吮吸着彼此的上下唇。当电视声渐弱时,陸离开我被唾液浸湿的唇瓣,在耳边轻语:要不要去床上。
제 코앞에 있는 엉망이 된 리쿠를 바라본다. 믿기지 않아서, 그리고 미안해서. 제가 뭐라고 자존심도 없이 굴어. 괜히 몰려드는 서러움에 얼굴을 보이기 싫어 리쿠를 꼭 껴안는다. 윽, 하는 소리를 들은 것 같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저를 이해한다는 듯이 제 머리께를 토닥인다.
望着眼前狼狈的陸。因为难以置信,也因为愧疚。我怎么会这么不知羞耻地迎合。不愿被他看见涌上心头的委屈,我紧紧抱住陸。虽然听见他闷哼一声,但我不在意。他什么都没说,只是轻拍我的后脑勺,仿佛完全理解我的心情。
리쿠... 응응. 가자아. 침대로 가는 몇 발자국 동안에도 리쿠는 제게 붙어왔다. 떨어지면 안 될 것처럼 굴었다. 제 어깨에 고개를 파묻고 쪽쪽 거리는 리쿠가 다른 사람 같아서 기분이 묘했다. 좀 더 푹신해지고 넓어진 공간에서 잔뜩 흥분한 채로 혀를 섞어댔다. 요령도 뭣도 없지만 본능이 시키는 대로. 슬쩍 눈을 떴을 때 보이는 리쿠의 얼굴이 섹시했고, 벅찰 때마다 리쿠의 입술을 살짝 깨물어도 눈썹 조금 찡그리고는 제게 더 엉겨올 뿐이었다.
陸...嗯嗯。走吧。走向床铺的几步路里,陸仍紧贴着我。表现得像是绝不能分开似的。他把脸埋在我肩头轻啄的模样陌生得令人心动。在更柔软宽敞的空间里,我们兴奋地交缠着舌尖。毫无技巧全凭本能。当我悄悄睁眼时,看到陸性感的脸庞。每次情动咬他嘴唇,他也只是微微皱眉,反而更用力地缠上来。
그제서야 유우시는 깨닫는다. 아아, 일방적인 사랑이 아니었구나. 대단한 우정이라고 착각한 건 나였구나.
直到那一刻,勇志才恍然大悟。啊,原来这不是单相思啊。把这份感情错当成伟大友谊的人,是我自己啊。
온몸이 젖을 정도로 흥분한 리쿠를 끌어안을 때가 되어서야 깨닫다니. 리쿠, 언제부터야? ...너 처음 봤을 때부터. 거짓말. 거짓말 아니야. 맞은편에 있는 사람은 제가 듣기 좋은 말만 골라 하며 온몸에 입을 맞춘다. 간혹 너무 놀라 부르르 떨면 리쿠는 저를 하나하나 살피고 다시 조심스레 입술을 맞대어 온다. 저 입맞춤 하나에도 사랑이 깃들어있는 사람에게 내가 무슨 짓을 했나, 생각할 틈만 생기면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왔다.
直到将浑身湿透般兴奋的陸拥入怀中时才恍然大悟。陸,从什么时候开始的?...从第一次见到你起。骗人。没骗你。对面那人专挑我爱听的说,同时吻遍我全身。偶尔我惊颤得厉害,陸就会细细检查我的状况,再小心翼翼重新覆上唇瓣。每当想起自己对这般连亲吻都饱含爱意的人做了什么,悔恨便如潮水般涌来。
"딴 생각 하지 마." "别想其他事。"
한 손으론 제 뺨을, 한 손으론 제 손목들을 그러쥐고 있던 리쿠는 기가 막히게 딴생각하는 걸 알아챘다. 눈을 살짝 끔뻑이면 리쿠가 다른 생각은 못하도록 더욱 거칠게 밀어붙여 온다.
陸一手扣住我的脸颊,一手攥着我的手腕,竟敏锐地察觉到我走神了。见我眼皮轻颤,他便变本加厉地粗暴进攻,让我再无暇他顾。
이따금씩 생각한다. 너는 우리 이야기의 결말이 이렇게 될 걸 알고 있었을까. 밤이 깊어갈수록, 정신이 희미해질수록 우리에 대한 생각이 진해진다. 결국엔 사랑하게 되다니, 몇 없을 해피엔딩 스토리를 가져 행복하게 눈을 감는다. 그렇게 까무룩, 암전된다.
偶尔会想。你是否早就知道我们的故事会这样收场。夜色愈深,神志愈模糊,关于我们的思念就愈浓烈。最终竟能相爱,带着这难得的幸福结局安详阖眼。就这样昏沉沉地,坠入黑暗。
초겨울, 아직 기말고사는 치지 않았을 무렵. 리쿠는 무사히 마지막 공연을 마치고 나왔다. 땀에 잔뜩 젖어 수건으로 벅벅 닦는 와중에 유우시와 동아리원들이 찾아왔다. 보기 좋은 꽃다발까지 전해 받은 리쿠는 다 같이 사진을 찍었다. 주변에선 눈치를 보더니 두 사람 같이 서보라며 판을 깔아줬다. 유우시는 어색하게 웃으며 주춤거렸지만 리쿠는 당당하게 유우시를 끌어안으며 포즈를 지었다.
初冬时节,期末考试尚未开始之际。陸顺利完成最后一场演出走下舞台,正用毛巾擦拭满身汗水时,得能勇志和社团成员们前来祝贺。收到精美花束的陸与众人合影留念。周围人见状纷纷起哄让两人单独站在一起,勇志尴尬笑着踌躇不前,陸却落落大方地搂住勇志摆出合影姿势。
유우시 표정 완전 얼었대요. 사쿠야가 놀리는 소리도 한결 같고, 그 옆에서 시온과 료가 웃는 모습도 한결 같았다. 한껏 킹받아하는 유우시도 여전하고, 그 모습을 보며 하트를 남발하는 리쿠나 질린다는 표정을 짓는 대영이나 다 똑같았다. 조금 변한 게 있다면 단짝이라는 두 사람이 커플이 되었다는 걸까나.
勇志的表情完全僵住了。咲夜调侃的声音一如既往,旁边是温和亮笑着的模样也毫无变化。气到跳脚的勇志依然如故,看着这一幕疯狂比心的陸和露出嫌弃表情的大英也都和从前一样。要说有什么不同,大概就是曾经形影不离的两人现在成了情侣吧。
"솔직히 나는 이미 사귀는 사인 줄 알았어."
"说实话我早就以为他们在交往了。"
"그때 완전 얼음판이어서 동아리 나갈 뻔."
"当时气氛简直冰点,差点就要退出社团了。"
"우리 없었으면 어쨌을까!" "要是没有我们该怎么办!"
매번 했던 얘기 또 하는 신입생 듀오는 오늘도 어김없이 그때 이야기를 꺼냈다. 웃는 사람 사이에 당사자들은 어색하게 서 있다가도 서로 눈이 마주치면 배시시 미소를 날린다. 수줍은 미소를 짓는 유우시를 보면 발작하는 것조차 늘 있는 일이니 동아리 사람 죄다 별일 없이 넘길 수 있었다.
那对总爱重复同样话题的新人组合今天又准时提起了往事。在哄笑的人群中,两位当事人略显尴尬地站着,可每当视线相遇时又会不约而同露出傻笑。看到勇志那副腼腆笑颜,连突发状况都成了社团里见怪不怪的日常,众人也就默契地一带而过了。
다시 돌아가기 전 유우시와 잠시 벤치에 앉았다. 추울까 봐 따뜻한 코코아를 사 왔다는 유우시 덕분이었다. 물론, 조금 쌀쌀한 날씨에 패딩과 목도리까지 한 유우시의 손에 아직 놓여있지만 말이다. 땀이 좀 식어가는 틈에 리쿠는 유우시 옆에 꼭 붙어 허리께를 껴안는다. 유우짱, 너무 보고 싶었어어. 사망년이라는 명칭 답게 애인 볼 시간도 없이 연습한 탓이었다. 제대로 껴안는 게 얼마 만이야. 나중에 집 가면 유우시 꼬옥 끌어안고 자야지. 리쿠는 저도 모르게 흥얼거리며 얼굴을 패딩에 부벼댄다. 그런 리쿠를 버거워하는 표정을 짓다가도 얼굴이 붉어지는 게 누가 봐도 부끄러운 사람의 모습이라, 더욱 더 골려주고 싶어진다.
返程前和勇志在长椅小憩片刻。多亏他惦记着天冷,特地去买了热可可——虽然此刻那杯饮料还握在裹着羽绒服围巾的勇志手里。趁着汗意渐消的间隙,陸紧紧贴住勇志环抱住他的腰。"小勇,超级想你的啦。"不愧被称作死亡学年,连约会时间都被练习挤占。上次好好拥抱是什么时候的事了?回家定要把勇志搂得紧紧的睡觉。陸不自觉地哼着歌,把脸埋进羽绒服面料蹭来蹭去。勇志明明露出困扰表情,通红的脸颊却暴露了羞赧心思,让人更想捉弄他了。
"리쿠랑 있으면 너무 행복해." "和陸在一起真的好幸福。"
"에, 갑자기 고백이야?" "咦,突然告白?"
"...그냥 이렇게 있는 게 너무 좋아서."
"...只是这样待着就特别开心。"
"나두. 오늘 유우짱 끌어안고 잘 거야."
"我也是。今天要抱着勇志酱睡觉。"
"진짜 우리 운명인가?" "我们真的是命中注定吗?"
"당연히 운명이지. 리쿠랑 유우시는 떨어질 수 없는 사이잖앙."
"当然是命中注定啦。陸和勇志可是分不开的关系呢。"
"... 아니 진짜로. 생각해 봐봐."
"...不是,说真的。你想想看。"
"넵. 뭔데?" "嗯。怎么了?"
"리쿠가 한국에 안 왔으면? 한국에 왔는데 이 학교에 안 왔으면? 동아리에 안 들어왔으면? 우린 만날 수가 없었잖아. 근데 그 확률을 뚫고 우리가 만나다니... 진짜 운명인가 봐."
"如果陸没来韩国呢?来了韩国但没上这所学校呢?没加入这个社团呢?我们根本就不会相遇啊。但居然能突破这些概率相遇...看来真的是命运呢。"
갑자기 감탄하는 표정을 지으며 저를 바라보는 게 너무 귀여워서 푸핫, 웃음이 터져 나왔다. 광대 볼록 튀어나오도록 웃는 리쿠를 보더니 유우시는 곧이어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을 짓고는 리쿠에게 말했다. 근데, 리쿠.
他突然露出感叹的表情望着我,那模样实在太可爱了,噗嗤一声笑了出来。看到陸笑得苹果肌都鼓起来的样子,勇志立刻摆出不悦的表情对陸说道。不过啊,陸。
"대영이가 그러는데." 大英是这么说的。
"......"
"리쿠는 첫사랑 때문에 한국에 왔대."
"陸为了初恋才来韩国的。"
"...그래?" "...是吗?"
"진짜야?" "真的吗?"
"대영... 안 되겠네. 잠시만 기다려줄래?"
"大英...看来不行呢。能稍等一下吗?"
에, 에. 어디가아! 리쿠는 죽을힘을 다해 동기들이 기다리고 있을 홀로 다시 뛰어갔다. 사실 토끼같이귀여운 제 애인이 전력으로 뛰면 이 정도는 가볍게 따라잡을 테지만 일단 이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김대영왜쓸데없는말을해가지고...... 운명어쩌고 말한 건 다 이걸 물어보려는 빌드업이었겠군. 한낮의 전력 질주를 한 리쿠는 소름이 돋은 채로 복귀했다. 불타고 있는 라인은 애써 무시한 채 말이다.
啊,啊。别跑!陸拼尽全力朝同伴们等待的走廊奔去。虽然以自家兔子般可爱的恋人全力奔跑的速度,这种程度轻易就能追上,但此刻他满脑子只想着必须逃离这个地方。金大英干嘛要说那些多余的话......说什么命运之类的,原来全是为了问这个做铺垫啊。经历正午时分全力冲刺的陸,带着浑身鸡皮疙瘩回来了。至于那灼热的视线,他选择刻意无视。
오마에집에빨리들어와 快进我家来
두고간거절대용서안해 绝不原谅你的离开
고멘네유우짱♥ 对不起啦勇志酱♥
술자리에 있는 애인에게 계속 답장 달라며 닦달하고 집착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 있는가? 그건 복에 겨운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관심이 없고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러지 않겠지.
有人讨厌在酒局上不断催促恋人回复消息、死缠烂打的行为吗?这其实可以说是身在福中不知福。若是不在乎不喜欢,又怎会如此执着呢。
뒷정리한다고 늦어져 한참 뒤에 보낸 라인에 아직 답신이 없었다. 이런 상황을 좋아하는 남자는 하수다. 당장 달려가서 바짓가랑이 붙잡고 싹싹 빌어도 모자라거든. 다행히 위로 누나가 두 명이나 있는 리쿠에겐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였다. 아무래도 단단히 화난 거 같지... 리쿠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因为收拾残局耽搁了时间,发出去的消息迟迟没有回复。会喜欢这种状况的男人都是傻瓜。就算现在冲过去拽着裤腿拼命道歉都来不及。好在有两个姐姐宠着的陸根本不用操心这种事...但看来对方真的气得不轻...陸的视线始终无法从桌上的手机移开。
마지막 공연이 끝나 기다렸다는 듯이 마셔라 부어라 하고 있는 동기들 사이에서 어색하게 짠을 쳤다. 탈주각을 보고 있는 리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껏 취한 동기들은 리쿠를 놔주질 않았다. 곤란해하는 표정을 보고도 무시했다. 아무리 그래도 마지막 날인데 빠지는 걸 허락할 수 없다며.
最后一场演出结束后,同学们立刻开始推杯换盏,陸尴尬地碰了碰杯。不知道那些醉醺醺的同学是否察觉到他想要开溜的心思,死活不肯放他走。即使看到陸为难的表情也视若无睹,说什么毕竟是最后一天了绝对不能缺席。
응. 가면 그만이야. 당연하게도 백 일도 안 된 커플한텐 뭔 소리를 해도 들리지 않을 터이다. 대충 분위기 맞추던 리쿠는 제게 신경이 꺼진 틈을 타 후다닥 빠져나왔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편의점에 들러 유우시가 먹고 싶다고 했던 까르보불닭도 2+1 행사하는 겸 야무지게 챙기고 귀가한다. 분명 제 애인이 잔뜩 화가 난 걸 아는데도, 발걸음이 가볍다. 그냥 얼른 보고 싶은 걸 어떡해. 유우짱 오늘은 어떤 표정으로 심통이 나 있으려나.
嗯,走了就走了吧。对于交往不到百天的情侣来说,说什么都听不进去的。敷衍着应付气氛的陸趁大家不注意溜了出来。他踏着轻快的脚步拐进便利店,把勇志想吃的火鸡面连同 2+1 促销活动的一起利落地买好回家。明明知道恋人在生闷气,脚步却莫名轻快。因为实在太想快点见到他了嘛。不知道勇志今天会摆出什么样的臭脸呢。
비밀번호 네 자리를 다급하게 누르고 현관문을 열자마자 소파에 온몸을 구긴 상태로 자는 제 애인이 보인다. 서둘러 신발을 벗고 조심스레 다가간다. 색색거리는 숨소리, 조그맣게 들리는 유튜브 소리. 그리고 길게 뻗은 속눈썹이 사랑스러워 광대가 튀어나올 듯 웃음을 자아낸다. 아, 누구 애인이 이렇게 귀여워. 조용히 옆에 앉아 머리를 살포시 쓸어내리자 옅게 잠들었던 유우시의 앓는 소리가 이어진다.
急匆匆地输入四位密码,刚推开玄关就看见我的恋人蜷缩在沙发上熟睡。慌忙脱下鞋子轻手轻脚靠近,听见他细细的呼吸声和隐约的 YouTube 背景音。那纤长的睫毛可爱得让人颧骨升天,啊,谁家恋人能这么可爱。悄悄坐在身旁轻抚他的头发,浅眠中的勇志发出几声梦呓般的哼唧。
"우웅... 뭐야. 리쿠 왔어?" "呜嗯...什么嘛。陸来了?"
하얗고 말랑한 유우시가 눈도 제대로 못 뜬 상태로 저를 쳐다봤다. 손등으로 눈을 비비는 것도 귀엽고, 제 반팔티를 입은 것도 귀여웠다. 유우짱 보고 싶어서 달려왔어어 하고 안기니 가느다란 목소리가 저를 거부한다.
白皙柔软的勇志连眼睛都还没完全睁开就盯着我看。用手背揉眼睛的样子很可爱,穿着我的短袖 T 恤也很可爱。当我喊着"好想见勇志酱"扑过去抱住他时,纤细的嗓音却拒绝着我。
"나니시뗀노오... 술냄새 나, 오마에." "搞什么啊...有酒臭味,你这家伙。"
"그래서 리쿠 싫어?" "所以讨厌陸吗?"
"...몰라. 미워." "...不知道。讨厌。"
말은 밉다고 말하면서 저를 밀어내지 않는 유우시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 왜 밉냐고 물어도 묵묵부답인 상대를 조련하는 방법은 잘 알고 있다. 먼저 볼에 바람을 빵빵하게 넣어놓고 턱은 살짝 아래로 내린다. 그리고 제 필살 언더래쉬와 함께 장화 신은 고양이 각도로 바라보면 ,
嘴上说着讨厌却不肯推开我的勇志,被我抱得更紧了。对付这种沉默不语的家伙我自有妙招。先鼓起腮帮子,再微微低下下巴。然后配合我的必杀下勾拳,用穿靴猫般的角度凝视他,
"리쿠는 나 얼마나 사랑해." 陆,你有多爱我。
...나왔다. 유우시 전매특허 멘트.
...出现了。勇志的招牌台词。
리쿠가나를사랑하는건알지만지금내기분을풀어줄웃긴멘트부탁해...라는 의미를 가졌달까. 그러면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한껏 고민하는 제스처를 해낸다. 흐으으음, 지금 좀비가 나타나서 유우시를 물잖아? 나는 탄지로처럼 유우시 업고 다니면서 백신 만들어 줄 거야. 말도 안 되는 말을 구체적으로 줄줄이 해대면 잠결이어도 제 애인은 그게 뭐냐며 실실 웃어 보인다. 만족스러운지 저를 꼭 껴안아 주는 손길이 다정하다.
虽然知道陸爱着我,但此刻我需要他说些逗趣的话来缓解心情...大概就是这个意思吧。于是他就会摆出绞尽脑汁的姿势来回应我的期待。"嗯...现在有僵尸出现要咬勇志对吧?我会像炭治郎那样背着勇志到处跑,还会研制疫苗哦。"当我具体地胡诌这些荒唐话时,即便在睡梦中,我的恋人也会迷糊地问"这是什么呀"并咯咯笑起来。那双满足地紧紧拥抱我的手臂总是如此温柔。
리쿠는 유우시의 체온을 온전히 느낀다. 어쩌면 한끗 차이로 영영 알지 못 했을 수도 있을 온도가 제게 밀려온다. 가끔은 이렇게 제게 꽉 차는 사랑이 믿기지 않을 때가 있었다. 그럴 때 마다 리쿠는 현재에 충실하기로 다시금 다짐한다. 이기적인 마음으로 고생하는 건 두 번 다시는 겪고 싶지 않으니 말이다.
陸真切地感受着勇志的体温。那或许只差毫厘就会永远错过的温度正向我涌来。有时会不敢相信自己竟被这样满溢的爱意包围。每当这种时候,陸都会重新告诫自己要活在当下。毕竟再也不想因自私的心而受苦了。
그동안 솔직하지 못하게 굴었던 거, 늘 예상안의 사람이었으면서 하필 유우시에게만 예상 밖의 인물이 되었던 거. 죄다 지금에서야 생각하면 참 못났다는 생각만 든다. 이렇게 맞닿아있기만 해도 벅차다는 걸 그땐 미련해서 알지 못했다.
那些不够坦率的日子,明明对其他人都是意料之中的模样,唯独对勇志却成了意料之外的存在。现在回想起来只觉得当时真是幼稚。就连这样简单的相触都令人心潮澎湃,可惜那时的我愚钝得未能察觉。
그날, 유우시가 제게 모든 걸 말할 때. 눈가가 축축해 숨기고 싶어 하던 걸 모를 리가 없다. 억지로 잡아끈 얼굴 속 별처럼 반짝이는 눈이 아직 선명하다. 그날 후회로 점철된 유우시를 보며 다짐했다. 지금 제 앞에 있는 사람을, 절대 혼자 두지 않겠다고.
那天,得能勇志向我坦白一切时。他湿润的眼角想要隐藏,我又怎会看不出来。被我强行捧住的脸庞上,那双如星辰般闪烁的眼睛至今仍历历在目。看着那天被悔恨浸透的勇志,我暗自立誓:绝不会再让眼前这个人独自承担。
어쨋든 전부 우리가 쌓아온 시간이다. 우리는 가까이 지낸 것만큼 서로를 알게 되었고, 우리 사이 확신이 없을 때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도 겪었다. 모래가 켜켜이 쌓여 바위가 되듯, 손가락 사이로 바스라질 것 같았던 조그만 것들이 결국 우릴 단단하게 만들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无论如何这都是我们共同积累的时光。我们因朝夕相处而相知,也经历过彼此不确定时的种种。就像沙粒层层堆积终成磐石,那些曾似要从指缝溜走的细微点滴,终将使我们坚不可摧,对此我深信不疑。
지금 리쿠가 할 수 있는 것은, 온 마음을 다해 유우시를 사랑해주기.
现在陸所能做的,就是倾尽全部心意去爱勇志。
매일 사랑해도 모자란 제 애인을 두고 한눈 팔 새가 어디 있는가. 제 품 안에서 꼬물거리는 이 귀여운 생명체를 부서질 듯 껴안는 동안, 오늘도 평소같이 닿지 않을 고백을 전한다. 지금까지 좋아했고, 앞으로도 영원히 좋아할 거야.
怀抱着连每日宠爱都嫌不够的恋人,哪还有心思左顾右盼。当我将怀中扭动的可爱生命紧紧拥入怀中时,今日也如常传递着无法触及的告白:至今深爱着你,往后也永远爱你。
으아아아파! 고멘고멘고멘힘조절을못했어. 리쿠진짜싫다... 에에,유우짱리쿠싫어? 웅...맨날아프게하잖앙. 잉... 어디가아파... 여기? 앗, 아니. 만지지마, 으응... 헉, 이게 무슨소리야??? 아, 변태야아... 어딜 만져어... 하하, 유우짱 왜? 예민해? 만지지 말까? 몰라........................
好痛痛痛!对不起对不起我没控制好力度。前田陸最讨厌了...诶诶,勇志也讨厌陸吗?嗯...他老是弄疼人家嘛。嗯...哪里痛...这里?啊,不是。别碰,唔...呃,这说的什么话???啊,变态啊...你摸哪里...哈哈,勇志怎么?很敏感?要不不碰了?不知道........................
[注:根据人名处理规则,保留"前田陸"和"勇志"的汉字全名/单字名;"유우짱"译为"勇志"并保留昵称语气词"ちゃん"对应的中文昵称表达"志"]
+ bonus track !
+ 附赠曲目!
"대영. 우리 할 이야기가 남았지 않나."
"大英。我们还有话没说完吧。"
"...저 곧 수업인ㄷ," "...我马上要上课了,"
하하. 리쿠보다 몇 센티 큰 대영의 목에 그대로 헤드락이 걸린다. 힘으로 못 이기는 건 아니지만 대한유교보이인 대영은 본인보다 나이 많은 형에게 반항할 깜냥이 되지 않았다. 사실, 왜 이러는지 알고 있던 대영은 그저 컥컥거리며 자신이 잘못했다고 외칠 뿐이었다.
哈哈。比陸高几公分的大英就这样被勒住了脖子。虽然并非力气上敌不过,但作为大韩儒教男孩的大英实在没胆量反抗年长的哥哥。其实心知肚明为何会这样的大英,只能发出咔咔声不断认错。
"아니, 죄송해요. 그냥 무슨 얘기하다가 나와서..."
"不是的,对不起。就是聊着聊着突然提到..."
"그거 첫사랑 아니라고 몇 번 말해."
"我都说多少遍了那不是初恋。"
"제가 느끼기엔 맞다니깐요..." "可我觉得就是啊..."
여전히 목에 둘러진 팔을 벗어나지 못한 대영은 한껏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진짜 억울한데...... 리쿠는 동방 입구에서 헛소문을 퍼뜨린 주범이 더는 말 못하게 힘을 쥐어짰다. 죄송하다고 소리치는 제 후배의 목을 그제서야 풀어주곤 소파에 앉는다.
仍被锁住脖子的大英满脸委屈地说道。明明真的很冤枉......陸对在东方入口散布谣言的元凶加大了锁喉力度。直到听见后辈连声求饶才松开手,转身坐回沙发。
한참도 더 된 이야기가 뭐라고 그리 난리인지. 동아리 사람 중 대영만 알고 있는 이 이야기는 리쿠가 한국에 오게 된 계기쯤 된다. 그렇게 인상이 깊지도 않았던 사건인데, 어쩌다 한 번 말했다가 대영에게 지금껏 놀림을 받고 있었다.
这都多少年前的老黄历了,至于这么大惊小怪吗。社团里只有大英知道的这件事,算是陸来韩国的契机吧。明明不是什么印象深刻的事,偶然提过一次就被大英笑话到现在。
몇년 전, 후쿠이의 아침이 쌀쌀해질 즈음인 11월, 오키나와로 간 수학여행이었다.
几年前,在福井的清晨开始转凉的 11 月,我们去了冲绳进行修学旅行。
밤에도 후덥지근한 오키나와는 이튿날까지 날씨가 좋지 않았다. 덕분에 아무것도 못 했지만, 3일째 되는 날에 날씨의 요정이라도 나타난 듯 맑아져 드디어 오키나와의 바다를 만끽할 수 있었다. 지루한 박물관만 돌던 리쿠는 기대에 부풀었다.
就连夜晚也闷热难耐的冲绳,直到第二天天气都不太好。虽然因此什么都没做成,但第三天仿佛出现了天气精灵般突然放晴,终于能尽情享受冲绳的海。一直在逛无聊博物馆的陸,此刻满怀期待。
하지만 리쿠는 그날따라 더부룩한 속에 얼마 놀지도 못하고 모래사장에 앉아 친구들이 해양레포츠를 즐기는 모습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억울해... 내일이면 다시 후쿠이로 돌아가는데. 얼마 놀지 못한 것이 억울했던 사춘기 고등학생은 열심히 물을 먹어대며 다시 바다에 들어갈 생각이나 하고 있을 뿐이었다.
但那天陸因身体不适,没玩多久就坐在沙滩上,只能看着朋友们享受海上运动。好不甘心...明天就要回福井了。这个因没能玩尽兴而委屈的青春期高中生,正拼命喝着水,满脑子只想着再下海玩一次。
그때, 멀리서부터 뛰어오던 한 남자아이가 저를 보지 못하고 제가 뻗은 다리에 걸려 넘어진 것 아니겠는가. 나는 가만히 있었는데 갑자기 초등학생 즈음으로 보이는 남자애가 모랫바닥에 철푸덕 넘어졌으니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순식간에 일어나 얼굴부터 박은 아이의 상태를 살폈다.
就在这时,远处跑来的一个男孩没注意到我,被伸出的腿绊倒了。我明明一动不动,突然有个看似小学生的男孩啪嗒摔在沙地上,慌乱间我立刻起身查看这个脸着地的孩子状况。
"え、大丈夫?" 에, 괜찮아? "诶,没事吧?"
"......"
눈이 큰 아이는 말이 없었다. 다행인지 울지는 않았지만 멀뚱히 저만 쳐다보다 제 뒤에서 느껴지는 한 기척으로 시선을 옮겼다. 아이의 시선을 따라 뒤를 바라보니 검은 캡모자를 푹 눌러 쓴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무어라 말을 하는데 못 알아듣는 게 아무래도 일본인이 아닌 것 같았다. 그리고 직감적으로 알아들었다. 어디서 들어본 적 있는 말, 이거 한국말이구나.
大眼睛的孩子沉默不语。虽说不哭算是万幸,但他只是呆呆地盯着我,随后因感受到背后的动静而转移了视线。顺着孩子的目光回头望去,只见一个将黑色棒球帽压得低低的男子站在那里。他似乎在说着什么,但听不懂的内容让我觉得他应该不是日本人。而后我猛然会意——这似曾相识的语调,原来是韩语啊。
남자가 아이를 혼내는지 꽤나 단호한 말이 이어졌다. 곧이어 아이는 제 팔을 꼭 붙잡고 등 뒤로 숨어버렸다. 그러자 모자를 쓴 남자는 한숨을 푹 쉬더니 제게 일본어로 말을 걸었다. 그때 조금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男子用相当严厉的语气继续说着,像是在训斥孩子。紧接着孩子紧紧抓住我的胳膊躲到了身后。见状,戴帽子的男子深深叹了口气,转而用日语向我搭话。那时我确实有些措手不及的记忆浮现出来。
"すみません。失礼しましたね。" 죄송합니다. 실례했어요.
抱歉。失礼了。
"大丈夫ですね。子供は怪我はないようですよね。" 괜찮아요. 아이는 다친 곳 없는 것 같네요.
"没关系。孩子好像没有受伤。"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꽤나 어리고 단정한 목소리. 누가 들어도 도쿄 억양이 배어 있었다. 남자는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고 제 옆에 쭈그려 앉아 아이를 살피다 무어라 또 한국말을 하는 듯 했다. 제 옆에 딱 붙어있던 아이는 큰 눈에 눈물이 맺히는가 싶더니 제게 すみません하고 소심하게 말했다. 괜찮다며 누차 말했지만 인사를 꾸벅하는 꼴이 참 예절교육이 빡센 집안이군...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虽然看不见面容,但声音相当年轻且端正。任谁都能听出带着东京口音。男子彬彬有礼地打完招呼后,蹲在我身旁查看孩子,似乎又说了些韩语。紧挨着我的孩子大眼睛里突然噙满泪水,怯生生地对我说了句"すみません(对不起)"。我反复说着没关系,看他低头行礼的模样,不禁暗想"这家教可真严格啊..."。
휘몰아치는 한국어 중에 그럴듯하게 알아 들은 단어가 있었다. 바로 아이의 이름. 남자가 아이를 부를 때, 정확하게 '지우'라고 말했으니까. 한국 이름도 꽤나 일본사람 이름 같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엄하게 말하던 투가 어느새 다정하게 변하고 얼어있던 아이의 얼굴도 장난기 가득하게 히죽거리기 시작했다. 잘 해결된 것 같아서 다행이네. 리쿠는 두 사람을 보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在连珠炮般的韩语中,我勉强听清了一个词——孩子的名字。当男子呼唤孩子时,准确说出了"知雨"。那时我才意识到韩国名字原来也很像日本人名。原本严厉的语气不知不觉变得温柔,孩子冻僵的小脸也渐渐露出顽皮的笑容。看来事情圆满解决了。陸望着两人,满意地笑了。
"韓国から来ましたか?" 한국에서 왔어요? "是从韩国来的吗?"
"うん!" 응! "嗯!"
갑작스러운 제 말에 아이도 일본어를 알아듣는 듯 해맑게 고개를 끄덕였다. 에, 야바. 다들 일본어를 알다니. 관광지에서 마주친 외국인이 일본어를 아는 경우는 참 드문데, 신기한 경험이었다. 모자를 쓴 남자는 입가에 미소를 띤 채 아이를 보고 있었다. 아이는 어눌한 일본어로 서울에 살고, 거기는 이번에 첫눈이 내렸지만 여기는 너무 따뜻하다며 잔뜩 신이 나 조잘거렸다. 한껏 들떠있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옆에 있던 남자는 꾸벅 인사를 했다.
听到我突然的提问,孩子也像是听懂日语般灿烂地点头。哎呀,居然都会日语。在旅游景点遇到懂日语的外国人实在罕见,真是新奇的体验。戴帽子的男子嘴角含笑望着孩子。孩子用生硬的日语说着住在首尔,那里刚下初雪但这里太暖和了,兴奋地叽叽喳喳说个不停。我轻抚孩子雀跃的小脑袋时,身旁的男子又恭敬地鞠了一躬。
"韓国もいいところです。 今度ぜひ来てみてくださいね。" 한국도 좋은 곳이에요. 다음에 꼭 와보세요.
韩国也是个好地方。下次一定要来看看哦。
"へえ、考えたことはないんだけど。" 헤에,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诶,我倒没想过这个问题呢。"
"앗." "啊。"
남자가 눈에 띄게 당황하는 모습이 웃겨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한국인들은 의외로 귀여울지도. 다음에 꼭 가볼게요- 하고 싱긋 웃어 보이자 남자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대답을 할 뿐이었다. 그리고 다시 갈 길 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잠깐이었지만 꽤 흥미롭게 지나간 상황 덕분에 상태는 호전된 지 오래였다. 멀리서 저를 부르는 친구들을 끝으로 그날 바다에서 있었던 기억은 휘발된다.
男人明显慌乱的样子让我忍俊不禁。没想到韩国人还挺可爱的。我冲他咧嘴一笑说"下次一定去玩",他却只是低着头应答。目送两人离去的背影,虽然只是短暂相遇,这段有趣的插曲让我的心情早已好转。远处朋友们的呼唤声传来,那天在海边的记忆便随风飘散了。
대영이 말한 것처럼 첫사랑이다 뭐다 가타부타 이야기할 거리는 없었다. 하지만 짧았음에도 꽤 인상 깊었던 기억인 덕에, 한국에 왜 왔냐는 대영에게 이게 계기가 아니었을까? 하고 말했을 뿐이었다. 그저 날씨가 맑았고, 외국인과 일본어로 대화도 해보고. 솔직히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리쿠는 그때 그 형제로 보인 두 사람의 실루엣이 아직 선명하다. 맑은 눈을 가지고 제게 이야기를 하던 아이와, 검은 캡 모자의 남자. 하도 푹 눌러쓴 탓에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지만.
就像大英说的那样,根本谈不上什么初恋不初恋的。不过虽然短暂,却是个相当深刻的记忆,所以当大英问我为什么来韩国时,我只是随口说了句"说不定是因为这个呢"。那天天气晴朗,还和外国人用日语聊了天。说实话这种经历可不常有。陸至今仍清晰记得那对看似兄弟的两人剪影——用清澈眼眸和我说话的少年,以及戴着黑色鸭舌帽的男人。帽子压得太低看不清长相,但...
"에, 리쿠도 동방에 있었네?" "啊,陸也在东方啊?"
방금 문을 열고 들어온 제 애인의 볼에 있는 흉터와 똑 닮은 흉터가, 몇 년 전에 있었던 오키나와 바다에서부터 선명하게 이어진다. 물론, 흉터 이야기는 대영이도 모른다. 유우시는 더더욱. 유우시가 연 문 사이로 후다닥 빠져나가는 대영을 너그러이 보내준다. 자연스럽게 제 옆에 앉는 유우시의 왼쪽 얼굴을 차분히 들여다보며 리쿠는 생각한다. 그러니까 이건... 아무래도 짝사랑이자 첫사랑 성공기였을지도 모른다고.
刚刚推门而入的恋人脸颊上的伤疤,与数年前在冲绳海边留下的那道疤痕如出一辙,清晰相连。当然,关于这道疤痕的故事连大英都不知道,勇志就更无从知晓了。勇志宽容地目送大英从他推开的门缝间飞快溜走。陸静静凝视着自然落座在自己身旁的勇志左侧脸庞,心中暗想:这么说来...这大概就是单恋兼初恋的成功案例吧。
8개의 댓글 8 条评论
눈물날것같아요문학이란전말아름다운거구나 眼泪都要流下来了 文学真是美得令人心碎啊
fuck 靠
완벽해요ㄴㅁ감사함미다ㅜㅜ 太完美了真的非常感谢呜呜
아름다워요..🥺🥹 好美啊..🥺🥹
하 넘넘 스윗♡ 엔딩입니당 啊 超级超级甜♡ 这是结局哦
후원 3,000P
억에 억이라니 그런 말씀 마세요 작가님
에딧으로 봤을 때부터 정말 재밌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안그러면 제가 잠에서 깨지도 못했는데 활자를 읽어나갈 리가 없어요 최고에요 다음 작품도 기다릴게요🩷🩷🩷
둘이 생각하는게 똑같은 걸 보니까 천생연분이네요. 결국 둘은 어떻게 해서든 만날 운명이었구나.
안 자길 잘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