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우리의 노래. 你是我们的歌。

금붕어. 金鱼。

발칸의 꽃. 巴尔干半岛的花朵。





 

  네이호우, 명호. 内侯,明浩。


  1997년은 기념비적인 해였다, 라고 쓰면서 나는 이 편지를 시작할 거야.
1997年是具有里程碑意义的一年,我将以书面形式开始这封信。


  기억하니? 你还记得吗?


  1997년엔 다이애나 비와 테레사 수녀가 죽었고 복제양 돌리가 태어났고 패스파인더호가 화성에 착륙했던 해였어. 권투 선수 타이슨이 에반더 홀리필드의 귀를 물어뜯은 것도 1997년의 일이었지. 동남아에서 시작된 금융 위기는 한국까지 덮쳐 여러 회사가 망하거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어. 그뿐 아니라 엘리뇨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상자가 생겨났었지. 1997년은 쌓아올리고 쏟아지고 부서지고 또 넘치면서 모든 것들이 결핍되거나 과잉된 해였다고, 아주 혼란스럽고 불안한 시기였다고, 한 세기의 끝을 향해 휘청대며 달려간 때였다고, 나는 기억해.
1997年是戴安娜王妃和特蕾莎修女去世的那一年,克隆人多莉出生,探路者号登陆火星。1997年,拳击手泰森咬掉了埃文德·霍利菲尔德的耳朵。始于东南亚的金融危机已经蔓延到韩国,许多公司破产或人们失业。不仅如此,厄尔尼诺现象还在世界各地造成了许多人员伤亡。我记得1997年是积聚、溢出、破裂、溢出、缺乏或过剩的一年,是一个非常混乱和不安的时期,一个接近一个世纪末的时期。


  그러한 1997년에 우리는 만났지.
我们相识于1997年。


  오랜 기간의 식민 통치를 끝으로 중국에 반환되었던 1997년의 홍콩에서. 한 곳에서 다른 한 곳으로 걸음했던 위태로운 경계의 선상에서. 우리와 아주 많이 닮아있던 섬과 반도에서. 우리는, 만났어.
1997年在香港,经过长期的殖民统治后被归还给中国。在岌岌可危的边界线上,我从一个地方走到另一个地方。在看起来很像我们的岛屿和半岛上。我们相遇了。


  우리는 어지럽고 덥고 어둡거나 네온이 번쩍이는 방에서 서로 얽힌 채 잠에 들었다 깨어나서는 싸우고 웃으면서 말과 시간, 그리고 마음을 섞었어. 시제가 엉망인 영어와 받침이 뭉그러진 한국어와 성조가 맞지 않는 보통화와 겨우 몇 단어 할 수 있는 광둥어로도 우리는 우리를 이해할 수 있었어. 우리는 우리의 눈을 마주보았고 손가락을 붙들었고 같은 음식을 먹었고 담배를 나누어 피웠으니까. 그곳에서 우리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우리밖에 없었고 우리는 마치 태어났을 때부터 우리였던 것처럼 되고 말았지.
我们在一个头晕目眩、炎热、黑暗、霓虹灯闪烁的房间里睡着了,彼此纠缠在一起,醒来,打架、大笑、交谈、时间和心灵。我们可以用英语、韩语、普通话和粤语来理解我们,我们几乎不会说几个字。我们看着自己的眼睛,握着手指,吃着同样的食物,分享香烟。我们是那里唯一能理解我们的人,我们从出生起就变得好像我们自己一样。


  기억, 나니? 记住了,不是吗?


  1997년엔 아주 많은 일들이 벌어졌지만 우리에겐 우리만큼 중요하고 대단한 일은 없었어. 나와, 민규와, 그리고 너보다 중요한 것도 대단한 것도 우리에겐 없었던 그때. 그 시절.
1997年发生了很多事情,但对我们来说,没有什么比我们更重要和伟大的了。没有什么比我、明玉和你更重要、更伟大的了。那些日子。


  그러니 내가 어떻게 1997년을 오래도록 잊지 아니할 만한 가치가 있는 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겠니.
那么,我怎么能不说1997年是值得长时间不忘的一年呢?


  그렇지 않니, 명호야. 不是吗,明浩?






1/9/9/7




  1997년은 기념비적인 해였다.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콜카타의 마더 테레사가 세상을 떠났다. 복제양 돌리가 탄생하면서 생명 복제를 둘러싼 과학 윤리의 논란이 제기되었다. 미국의 패스파인더호가 화성에 착륙해 또 한 번 우주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아시아에 불어닥친 금융 위기를 대한민국도 피해가지 못하고 국제통화기금의 통치를 받게 되면서 수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무너졌다. 재난은 경제에서 그치지 않고 자연으로까지 확산되어 엘리뇨가 몰고온 기상 이변으로 호주와 인도네시아는 가뭄으로, 페루와 멕시코 그리고 아프리카 동북부는 폭우로 인해 수많은 희생자가 생겨났다.
1997年是具有里程碑意义的一年。英国戴安娜王妃和加尔各答特蕾莎修女已经去世。克隆羊多莉的出生引发了围绕克隆的科学伦理的争议。美国探路者号飞船登陆火星,迎来了另一个太空时代。大韩民国无法逃脱席卷亚洲并受到国际货币基金组织控制的金融危机,导致许多公司和个人倒闭。这场灾难已经从经济蔓延到自然界,厄尔尼诺现象引起的极端天气事件导致澳大利亚和印度尼西亚干旱,秘鲁、墨西哥和非洲东北部的暴雨造成数千人遇难。


  아주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단 한마리 뿐인 신세계의 양이 태어났던, 슬프고도 기특한 1997년에 홍콩은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반환되었다.
1997年,当这么多人死亡,只有一只新世界羔羊出生时,香港从英国回到了中国。


  도겸과 민규가 첵랍콕 공항이 지어지기도 전의 홍콩에 도착한 것은 그러한 1997년의 일이었다.
1997年,Dokyeom和Mingyu抵达香港,当时赤鱲角机场尚未建成。


  춘절이 막 끝난 카이탁 공항은 몹시 혼잡했다. 휴가를 갔다가 돌아온 중국 본토인들과 홍콩 거주 영국인들로 특히 붐볐다. 아직 영국의 통치 아래였던 식민지 홍콩의 막바지, 2월. 기온은 20도 정도였고 습도도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럼에도 도겸은 영어와 표준중국어, 광동어 등이 마구잡이로 뒤섞인 입국심사대를 거치며 목덜미에 엷게 비치는 땀을 닦아야 했다. 도심의 빽빽한 빌딩 위를 곡예하듯 비행하고나서 급커브에 가까운 활주로 진입을 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카이탁 랜딩'이, 평탄치만은 않을 타향살이의 예고인 것만 같아 도겸은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런 도겸의 어깨를 민규가 툭 쳤다. 눈이 마주치자 민규는 씨익 웃었다. 그 웃음에 망설임이나 복잡함은 없었다. 언제나 그랬듯 명쾌했다. 그래서 도겸도 마음을 풀고 웃어보일 수 있었다.
春节刚刚在启德机场结束,非常拥挤。这里特别挤满了度假归来的中国大陆人和居住在香港的英国人。2月,仍处于英国统治下的殖民地香港结束。温度在20摄氏度左右,湿度不太高。尽管如此,当他通过移民检查站时,他还是不得不擦拭脖子上的汗水,这是英语、普通话和粤语的随机混合。臭名昭著的“启德着陆”,涉及杂技般地飞越市中心密集的建筑物,然后以急转弯进入跑道,似乎预示着生活不会一帆风顺,DK无法掩饰他的担忧。明玉拍了拍Dokyeom的肩膀。两人的目光相遇,明玉咧嘴一笑。笑声中没有犹豫或复杂。它一如既往地清醒。所以他能够放松和微笑。


  홍콩행을 결정했던 건 민규가 먼저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곧장 취업 전선에 뛰어들 예정이었던 민규는 어느날 어머니로부터 재혼 의사를 전해받았다. 민규는 그녀의 선택을 기꺼이 응원했다. 상대편 남자에겐 중학생 딸이 있었다. 부녀를 소개받는 자리에서 민규는 이 새로운 가족에 자신의 자리는 있지 않다는 사실을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홍콩의 한인 1세가 작년에 열었다던 한국 식당은 규모가 제법 있다고 했다. 사장의 조카이자 민규의 선배가 홍콩행을 권했다. 그 무렵 한국엔 일자리가 귀했다. 민규는 길게 고민하지 않았다.
明玉是第一个决定去香港的人。高中毕业并拿到厨师执照后,明玉本来打算马上进入就业市场,但有一天,他的母亲告诉他,他打算再婚。明玉很高兴支持她的选择。电话那头的男人有一个上初中的女儿。当他被介绍给父女二人时,明玉接受了自己在新家庭中没有地位的事实。香港第一代韩国人去年开的韩国餐厅说,规模相当大。总统的侄子和明玉的前辈鼓励他去香港。当时,韩国的工作机会稀缺。明玉没想太久。


  도겸이 민규를 따라 홍콩행에 올랐던 것은 학교에 휴학계를 제출하고 나자마자였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작은 식품공장의 상황은 좀처럼 좋아지지 않았다. 결국 공장의 설비를 멈추고 문을 닫게 됐을 때 도겸은 차마 2학년 1학기를 등록할 수 없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했고 누나는 결혼을 미루었다. 학교엔 도겸처럼 집안 사정으로 휴학을 하거나 자퇴를 하는 동기, 선배들이 많았다. 모두가 힘든 시기였다. 그러니 민규와는 달리 별 기술도 없는 학생 신분의 자신에게도 선뜻 자리 하나 내어준다는 곳에 가지 않을 이유가 도겸에겐 없었다.
Dokyeom在明玉向学校提交休学后不久就跟着他去了香港。我父亲的小食品厂的情况并没有好转。当工厂被迫关闭时,他负担不起第二年第一学期的入学费用。我的父亲和母亲不得不寻找新的工作,我姐姐推迟了她的婚姻。在学校里,有很多同学和学长因为家庭情况请假或辍学。这对每个人来说都是一段艰难的时期。所以,与明玉不同,他没有理由不去一个他愿意让座的地方,即使作为一个没有技能的学生。


  이 모든 일이 아시아 금융 위기의 전조라는 사실을 도겸은 아직 몰랐다. 그해 연말 외환 위기를 직격타로 맞은 대한민국 정부가 결국 IMF(*국제통화기금)에 구제 금융을 신청하게 되고 이후 4년간 경제 주권을 빼앗긴 채 그들의 명령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하게 되리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
他不知道的是,这一切都是亚洲金融危机的预兆。我几乎不知道,当年年底遭受外汇危机重创的韩国政府最终会向国际货币基金组织(IMF)申请救助,并在未来四年内被剥夺经济主权,并无条件服从他们的命令。


  그리고 그리할 수밖에 없었고 그랬어야만 했던 비행 끝에 도착한 타국에서 자신의 인생 전반을 결정지을 1997년을 만나게 된다는 사실 또한, 이때 도겸은 알지 못했다. 그저 공항에서부터 느껴지는 한국과 사뭇 다른 홍콩의 공기를 깊게 들이마실 따름이었다.
他几乎不知道,1997年,他将在一个异国他乡相遇,这将决定他曾经和应该完成的飞行之后的人生轨迹。我只是在机场深深地呼吸了一口与韩国截然不同的香港空气。


  홍콩섬 완차이 골목 사이에 위치한 식당의 사장은 장 씨였다. 젊은 나이에 혈혈단신 홍콩으로 건너와 식당의 종업원부터 시작해 본인의 가게까지 일군, 홍콩내 한국인 이민자의 성공신화 같은 사람이었다. 한국이라 쳤을 땐 그리 크지 않은 식당은 홍콩에선 꽤나 큰 편에 속했다. 간판엔 '韓菜館(한채관)'이란 상호명과 함께 'Korean Food Restaurant'라고 영어가 병기되어 있었다. 이곳에서 민규는 사장을 도와 요리의 보조를 담당하게 되었다. 도겸은 홀을 맡았다. 사장을 제외한 직원들 모두 인도네시아나 필리핀 등지에서 온 이민자들이었고 사모마저도 이민 2세대의 광동성 사람이라 식당은 늘 온갖 언어로 북적였다. 도겸은 이내 마이딴(계산서 주세요), 음꿔이(감사합니다), 죠이긴(안녕히 가세요) 따위의 간단한 광동식 표현을 익혔다. 대략의 의사소통은 짧은 영어로도 가능했으나 아무래도 광동어의 쓰임이 컸다. 마음이 급할 땐 자신도 모르게 한국어가 튀어나왔지만 이상하게 생각하는 직원이나 손님은 없었다. 홍콩은 그런 곳이었다.
这家餐厅位于港岛湾仔小巷,店主是张先生。他年轻时来到香港,从一名餐厅员工一路晋升到自己的餐厅,这是一个韩国移民在香港的成功故事。这家餐厅在韩国不是很大,但在香港却相当大。招牌上用英文写着“韓菜館”和“韩国料理餐厅”。在这里,明玉成为了社长的炊事助理。Dokyeom 负责大厅。除了店主,所有员工都是来自印尼和菲律宾的移民,就连他的妻子也是来自广东省的第二代移民,所以餐厅里总是挤满了各种语言。他很快就学会了简单的粤语表达方式,如mai tan(给我账单)、yin quai(谢谢)和joi i gin(再见)。用少量的英语可以进行粗略的交流,但在很大程度上使用了粤语。当我匆忙的时候,韩语单词在我没有注意到的情况下弹出来,但没有一个员工和顾客觉得这很奇怪。香港就是这样一个地方。


  하루종일 불과 물 옆에서 씨름하는 민규와 사람을 상대하느라 지친 도겸이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돌아가는 곳은 식당 건물의 2층이었다. 연립식으로 나누어진 좁은 방마다 직원들이 기거했다. 타국살이의 형편이야 서로 뻔했지만 사실 도겸과 민규는 사정이 좀 달랐다. 장 사장은 5년 내로 셩완 쪽에 식당을 하나 더 낼 계획이었고 그곳을 안심하고 맡길 동향 출신의 직원을 원했다. 그게 도겸과 민규가 홍콩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였다. 도겸과 민규에게 있어 2층의 방은 정식 거주지를 구하기 전까지의 임시 방편에 지나지 않았다. 최소한의 급여로 생활을 해야하는 직원들이 싼값에 얻어 쓰는 방들은 환기가 잘 되지 않았고 여기저기 곰팡이가 슬었고 무엇보다 벌레가 자주 출몰했다. 벌레의 기척에 잠을 설치는 밤이 이어지자 도겸과 민규는 살 집을 구하는 일에 몸과 마음이 간절해졌다.
整天在水火中搏斗的明玉和与人打交道已经筋疲力尽的多妤,带着疲惫不堪的身躯回到了餐厅大楼的二楼。员工被安置在被划分为公寓的小房间里。彼此显然生活在另一个国家,但实际上,Dokyeom 和 Mingyu 的处境不同。张先生原计划在五年内在上环再开一家餐馆,他希望从东海岸来的员工可以放心地离开那里。这就是为什么Dokyeom和Mingyu能够一路走到香港的原因。对于Dokyeom和Mingyu来说,二楼的房间只是一个临时措施,直到他们找到一个正式的住处。不得不靠最低工资生活的员工使用的房间通风不良,到处发霉,最重要的是,昆虫经常出现。夜幕降临,在昆虫的香味中入睡,Dokyeom和Mingyu开始拼命寻找住处。


  땅덩이는 좁은데 인구가 많은 홍콩에선 어딜가나 주거문제가 심각했다. 공공주택 계획을 수립하고 관리하는 정부 부서인 방옥서房屋署에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주택을 배정하고 있었으나 도겸과 민규에겐 해당되지 않는 일이었다. 해당이 된다해도 차례가 오기까지 몇 년은 필요했다. 결국 발품을 팔아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었지만 식당일과 섬살이에 적응을 하느라 그럴 여유는 도무지 나지 않았다.
在地面积小但人口众多的香港,到处都是严重的住房问题。Bang Ok-seo是一个负责制定和管理公共住房计划的政府部门,它正在为低收入人群分配廉租住房,但这不适用于Dokyeom和Mingyu。即使有,也需要数年时间才能轮到你。最后,我别无选择,只能卖掉我的脚,消磨我的时间,但我负担不起,因为我正在适应在餐馆工作和住在岛上。


  낮은 질의 수면으로 인해 얼굴이 핼쑥해진 도겸과 민규에게 카우룽에 있는 몽콕에 가보라고 말한 것은 사모였다. 자신이 아는 사람, 정확하게는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 집을 빌려줄 것이라는 얘기였다. 저 정도면 아는 사람이라고 하면 안되는 거 아니냐. 민규가 중얼거리는 바람에 도겸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잘 몰라. 일단 가. 장 사장에게서 배운 서툰 한국어로 사모는 말했다. 그녀가 광동어로 날려쓴 주소 한 줄만이 도겸과 민규가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전부였다. 그래서 도겸과 민규는 홍콩섬에 정착하고 두 달이 다 되어서야 처음으로 스타 페리를 타러 갔다. 이곳에 막 왔을 무렵보다 기온이 많이 올라 낮이면 30도까지나 되었다. 습도도 나날이 높아져 사람 많은 페리 선착장은 유난히 더웠다. 1898년에 운행을 시작한 스타 페리는 제값을 지불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차등없이 태우고 홍콩섬과 카우룽반도를 오고 갔다. 현지인도, 관광객도, 도겸과 민규 같이 경계 선상에 선 외지인도 구분하지 않았다.
是他的妻子告诉因睡眠质量低而脸色通红的Dokyeom和Mingyu去九龙的旺角。他说,他认识的人,或者更准确地说,是他认识的人的熟人,会租房子。这还不足以说你认识某人吗?明玉嘀咕了一句,Dokyeom也忍不住笑了起来。我不知道。走吧,用她从张先生那里学来的蹩脚的韩语。她用粤语说出的地址只有一行,就是Dokyeom和Mingyu能得到的所有信息。所以直到Dokyeom和Mingyu在香港岛定居近两个月后,他们才第一次登上天星小轮。温度比我刚来的时候要高得多,白天达到30摄氏度。湿度也在一天天上升,拥挤的渡轮码头异常炎热。天星小轮于1898年开始运营,载着任何支付全价的人往返于香港岛和九龙半岛之间。他没有区分当地人、游客或像 Dokyeom 和 Mingyu 这样的外来者。


  몽콕의 산동가山東街와 화원가花園가 교차하는 지점에 그곳이 있었다. '金魚大廈(금어대하)'라고 쓰여 있는 건물은 양 옆의 것들과 별 다르지 않게 외관이 낡고 층수가 높지 않았지만 노란색 페인트칠이 단연 눈에 띄었다. 대하大廈라고 하면 우리식으로 빌딩이나 맨션을 의미했고 금어金魚는 금붕어를 뜻했으니 밝은 노란색 건물의 이름은 금붕어맨션인 셈이었다.
它位于旺角山东街和华园街的交汇处。刻有“金魚大廈”字样的建筑与两边的建筑没有太大区别,外观陈旧,楼层不高,但黄色油漆绝对引人注目。“大廈”一词在韩语中是建筑物或豪宅的意思,“金鱼草”一词的意思是“金鱼”,因此亮黄色建筑的名称是“金鱼大厦”。


  사모가 적어준 주소의 마지막 글자는 광동어 까막눈이라도 읽을 수 있는 '3F'였다. 밖에서 확인한 창문으로 헤아려보건대 건물은 4층 짜리였다. 도겸과 민규는 좁은 입구 안으로 들어섰다. 계단을 중심으로 짧은 복도가 놓였고 양쪽 끝에 현관문이 하나씩 있는 구조였다. 1층의 현관은 건물 외벽으로 나있었다. 가게로 사용되는 것 같았다. 계단은 입구만큼이나 폭이 좁았다. 민규가 먼저 올랐고 그 뒤를 도겸이 따랐다. 완차이에도 사람은 많았지만 여기 몽콕은 그 이상이었다. 골목을 따라 천장 낮은 상점들이 즐비했다. 상인과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어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계단을 마주한 복도의 창문 너머로 광동어가 시끄럽게 쏟아져 들어왔다. 걸쳐진 창살에 막히어 햇빛은 그보다 덜 쏟아졌다. 건물 내부는 대체로 밝은 편이었다. 도겸은 이마에 송글송글 맺히고 턱으로 뚝뚝 구르는 한낮 홍콩의 열기를 부지런히 손등으로 눌렀다. 민규가 입고 있는 셔츠의 등부근이 벌써 젖기 시작했다. 홍콩에 오고 얼마 안있어 완차이의 노점에서 40홍콩달러 주고 산 민규의 셔츠는 요란한 레오파드 무늬였다. 자르지 않고 대충 기른 머리와 어우러져 식당의 조리사가 아니라 꼭 란콰이퐁에 있는 나이트클럽 종업원 같이 보였다. 타고난 외모 탓에 간절함이 없어 살짝 어긋난 민규의 미감을, 도겸은 그런대로 수긍하는 편이었다. 도겸은 아무 장식없이 깨끗한 자신의 하얀색 반팔 티셔츠를 연신 펄럭거렸다.
她写下的地址的最后一个字母是“3F”,即使是黑眼睛的广东人也能读懂。从外面看到的窗户来看,这栋楼有四层楼高。Dokyeom和Mingyu走进了狭窄的门口。有一条以楼梯为中心的短走廊,两端各有一扇前门。一楼的入口大厅通向建筑物的外墙。它似乎被用作商店。楼梯和入口一样窄。明玉先爬了上去,多妍紧随其后。湾仔有很多人,但在旺角,人远不止于此。小巷两旁都是低矮的商店。这里挤满了商人和顾客,通往这里的道路熙熙攘攘。粤语从面向楼梯的走廊的窗户大声涌入。被垂坠的栏杆挡住了,阳光落得更少了。建筑物的内部通常光线充足。他勤勉地用手背按着香港正午的炎热,额头滴着下巴。明玉的衬衫后背已经开始湿透了。抵达香港后不久,明玉在湾仔街边摊上以40港元的价格买下的衬衫上有艳丽的豹纹图案。再加上她没有剪短的头发,她看起来更像是兰桂坊的夜总会员工,而不是餐馆的厨师。明玉的审美意识,由于缺乏急切的缘故,因天生的外表而略显失调,却倾向于接受原样。Dokyeom飘动着他完美无暇的白色短袖T恤。


  이윽고 3층에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려던 민규가 가만 동작을 멈추었다.
终于,明玉来到了三楼,正要敲门,却被他拦住了。


  "왜?" “为什么?”


  한 발 물러서있던 도겸이 물었다. 민규가 제 이마 높이쯤에 위치한 명판을 가리켰다. 숫자가 쓰여 있었다. 201.
Dokyeom问道,向后退了一步。明玉指了指那块牌匾,这块牌匾大约有他额头那么高。上面写着数字。201.


  "엉뚱한데 두드릴 뻔?"
“差不多打错了东西?”

  "아, 여기 2층이구나!" “哦,这里是二楼!”


  영국식으로 표기된 홍콩의 건물 층수는 1층이 아닌 G층부터 시작했다. 그라운드의 G로부터 한 계단 올라가야 비로소 1층이 되는 것이었는데 그런 표기가 익숙지 않은터라 도겸과 민규는 종종 헷갈리곤 했다. 계단을 한 번 더 올라가자 301호가 나왔다. 3F는 4개층 짜리 건물인 '금어대하'의 최상층이었다. 그리고 아래층들과 달리 302호 없이 현관문은 하나뿐이었다.
香港的楼层数,是用英式书写的,是从G楼开始的,而不是从一楼开始的。他必须从地面的G上爬一步才能到达第一层,由于他不习惯这样的称呼,Dokyeom和Mingyu经常感到困惑。又爬了一次楼梯后,我来到了301房间。三楼是四层楼建筑“金鱼草河”的顶层。与较低的楼层不同,没有302房间,只有一个前门。


  "펜트하우스네." “这是顶层公寓。”


  도겸이 우스갯소리를 했다. 민규는 칠이 벗겨진 철제 현관문을 조심성없이 두드렸다. 캉캉캉. 진동이 온 건물을 흔들었다.
Dokyeom开玩笑说。明玉漫不经心地敲了敲剥落的铁门。康康舞。震动震动了整栋大楼。


  얼마간 후 잠금장치가 딸칵- 하고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쿵, 하고 무언가 가볍게 부딪히는 소리도 났는데 그 소리가 뻑뻑한 문을 열기 위한 발길질이 만든 소리였다는 걸, 도겸은 며칠 뒤에나 알게 될 일이었다.
过了一会儿,锁咔哒一声移动了。还有砰的一声和轻微的颠簸声,但那是踢开僵硬的门的声音,直到几天后他才知道。


  "네이호우." “内侯。”


  다소 힘겹게 열린 문 사이로 비스듬히 나타난 남자가 말했다. 중국어 인사말 니하오你好의 광동식 발음이었다. 누군가를 기다렸던 것일까. 남자는 도겸과 민규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슬리퍼 신은 발을 문에 걸며 똑바로 섰다. 뾰족한 어깨가 문틀에 기대졌다. 문고리를 잡고 있던 손은 팔짱을 낌에 따라 품으로 사라졌다. 눈을 거의 가리는 앞머리 아래 코끝에 간신히 걸쳐 쓴 선글라스가 동그랗지 않고 양옆으로 긴 타원형이라 폭이 좁은 얼굴선과 잘 어울렸다. 몸에 걸친 옷은 나이트가운 같은 로브 형태였다. 진한 파란색 바탕에 흰색과 연보라색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도겸은 이 꽃의 이름을 알게 될 것이고, 왜 그 꽃인지도 알게 될 것이고, 로브 자락 아래 드러난 다리가 어디부터 맨다리인지도 물론 알게 되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보다 앞서 남자의 이름과 나이를 알게 될 테지만 우선은,
那个从相当费力地打开的门中以一个角度出现的男人说话了。这是中文问候语Nihao You好的粤语发音。他在等人吗?男人看了看Dokyeom和Mingyu的脸,站直了身子,穿着拖鞋的脚悬在门上。他锋利的肩膀靠在门框上。当他交叉双臂时,一直握着门把手的手消失在他的怀里。他几乎遮住眼睛的刘海下勉强戴在鼻尖上的墨镜不是圆的,而是两侧的长椭圆形,与他狭窄的面部线条相得益彰。穿在身上的衣服是睡衣状的长袍。白色和淡紫色的花朵在深蓝色的背景上盛开。他会知道这朵花的名字,以及为什么会是这朵花,当然他会知道长袍下摆下的裸腿在哪里,但不是现在。在此之前,你会知道这个人的名字和年龄,但首先,


  "What?" “什么?”


  남자가 영어를 잘하지 못하고 기분이 그닥 유쾌하지 않다는 사실을 제일 먼저, 도겸은 알게 됐다.
她注意到的第一件事是这个男人的英语说得不好,心情也不是很愉快。







  

  너는 우리 셋 중에 가장 생일이 늦고 체력은 약하고 몸무게도 적게 나가고 목소리마저 작았는데, 너는 우리 셋 중에 제일 겁이 없고 욕을 자주 하고 몸짓은 재빠르고 싸움도 잘했지.
你是我们三个人的最后一个生日,你身体虚弱,体重不足,嗓门很小,但你是三个人中最无所畏惧的,你经常发誓,你的手势很快,你擅长战斗。








  "This is here, right?"
“这里是这里,对吧?”


  라고 말하며 민규는 주소가 적힌 쪽지를 내밀었다. 남자-잠시 뒤에야 알게 되겠지만 1977년생인 도겸, 민규와 같은 나이에 쉬밍하오라는 이름을 가졌으나 이내 서명호라고 민규가 멋대로 부르기 시작할-는 민규의 손에서 종이를 순순히 받아가지 않고 선글라스 너머의 눈을 흘긋 움직여 글자를 읽었다.
明玉拿出一张纸条,上面写着他的地址。这个男人——Dokyeom,出生于1977年,名叫徐明浩,与明玉同龄,但明玉很快就会开始叫他徐善浩——并没有乖乖地从明玉手里接过纸,而是瞥了一眼墨镜后面的字母,读了起来。


  "뭐라고 설명하지? 사모님 이름 대면 알려나? 집 빌리러 왔다는 걸, 뭐라고 해? 렌탈? 렌탈 하우스? 광둥어로 뭐라 하더라. 욱케이(집)? 쥬-(살다)? 야, 민규야. 이거 맞아?"
“你说什么?你想让我亲自知道你妻子的名字吗?我是来租房的,你说呢?租赁?出租屋?他用广东话说了些什么。Ukkei(房子)?Ju - (直播)?嘿,明玉。这是对的吗?

  "나도 몰라. 저기, 뭐냐, Are you landlord? 어, 그러니까, We want to rent a house, 이긴 한데. 아씨, 이도겸. 대학은 네가 갔는데 영어는 왜 내가 하고 있냐. 나 뭐래는 거냐."
“我不知道。嘿,你是什么人,你是房东吗?呃,我的意思是,我们想租房子,但我们赢了。女主人,Ido-gyeom。你上过大学,但我为什么说英语?我在说什么?


  짧은 광동어와 영어를 번갈아가며 말해놓고서 정작 명호의 반응은 보지도 않고 도겸과 민규는 쑥덕거리기 바빴다.
在简短的粤语和英语之间交替,他甚至懒得看明浩的反应,而Dokyeom和Mingyu则忙着蠕动。


  "누구?" “谁?”


  그리고 들려온 어딘가 귀에 익은 단어에 쑥덕거림이 뚝 멈췄다. 물은 건 명호였다. 서로를 향했던 도겸과 민규의 고개가 동시에 명호 쪽으로 돌아갔다.
嘀咕声在他听到的熟悉的话语中停止了。是明浩问的。Dokyeom和Mingyu的头同时转向了明昊。


  "누.구.?" “呵呵。G.?"


  멀뚱한 얼굴의 도겸과 민규를 겨냥해 명호가 다시 한 번 똑똑히 내뱉었다. 한음절씩 끊어서, 입술을 한껏 동그랗게 만들며.
瞄准心烦意乱的Dokyeom和Mingyu,明浩再次开口。一次打断一个音节,使嘴唇尽可能圆。


  "뭐?" “什么?”


  민규가 되물었다. 어딘가 귀에 익은 말은 맞았지만 그 의미를 쉽사리 파악할 수 없었다. 하... 하고 짧게 한숨 쉰 명호가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明玉问道。这些词听起来很熟悉,但我不容易理解它们的意思。工作。。。明浩叹了一口气,撩了撩刘海。


  "둘 중 누구가 살건데?"
“你们谁能活下去?”


  이쯤되니 확신할 수 있었다. 명호가 하고 있는 말은 틀림없이 한국어였다. 다소 조사가 맞지 않고 발음이 둥그렇긴 했지만, 이해 가능한 하나의 완벽한 문장이었다. 하지만 의미를 알 수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도겸과 민규의 눈이 다시 마주쳤다. 얘 뭐래냐. 민규가 눈으로 물었고, 글쎄. 도겸이 고갯짓으로 대답했다.
在这一点上,我确信。明浩说的话显然是用韩语说的。这有点不合时宜,发音很圆,但这是一个我能理解的完美句子。但他不知道这意味着什么。Dokyeom和Mingyu的目光再次相遇。你是什么意思?明玉问道,嗯。Dokyeom点了点头作为回应。






  그러니까, 의미는 이러했다. 명호는 룸메이트를 찾고 있었고, '금어대하'의 꼭대기층은 좁아터진 주제에 홍콩답게 집세가 말도 안되게 비싸서 혼자 부담하기엔 벅찼고, 얼마전까지 세를 반반 내며 동거했던 사람이, 1년 만난 애인이었는데, 격하게 싸운 뒤 헤어지고나서 뒤도 안돌아보고 짐을 챙겨 집을 나가버리는 바람에, 얼마간 남겨진 짐은 모조리 쓰레기통에 처박혔고, 치-씬(아무래도 욕 같았다), 애인과는 침대를 같이 썼지만 새로 구할 룸메이트는 소파베드를 쓰면 될 일이니, 반반은 억울하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알다시피 이곳은 주거지옥의 홍콩이니만큼 집이 있는 쪽이 유리하니까, 얼마간의 불만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을 하긴 했지만, 그러니까 룸메이트라는 건 애초에 한 명으로 충분했던 것인데... 제법 유창한 한국어와 본토 발음의 표준중국어와 도겸 수준의 짧은 광동어 단어가 혼재한 말을 마친 명호는 예상하지 못했다는듯한 얼굴이었다. 설마 군식구가 하나 더 딸려있을 줄이야. 예상치 못한 것은 도겸과 민규도 똑같았다. 집을 빌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 고작 소파베드 하나를 포함한 절반의 공간만을 빌리게 될 것이라곤 생각 못했다. 더구나 그 절반마저도 빌릴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였다. 둘이 써도 좁을 집에, 셋은 가당치도 않아 보였다. 간이벽으로 나뉜 공간에 놓인 침대 위 짝이 맞지 않는 시트와 이불과 베개. 물건의 무게를 간신히 버티고 있는 서랍장은 꽉 닫혀있지 않았다. 베드라는 이름이 과분한 낡은 소파의 스프링은 탄력을 잃은지 오래였고, 전화기와 라디오 카세트가 놓인 협탁 아래엔 말라빠진 화분이 다 죽어가는 중이었다. 주방은 없었고, 화장실은 비좁았다. 탈탈탈 돌아가는 선풍기와 활짝 열어둔 창문 너머의 도시 소음. 홍콩의 낮과 밤, 그 모든 것이 담긴 좁고 어지러운 집.
所以,这就是它的意思。明浩在找室友,《金鱼草河》的顶层很拥挤,房租对香港来说高得离谱,所以他一个人付不起,而一直和他住在一起的人,直到最近,他已经和他在一起一年了,经过一番激烈的争吵,他和他分手了,头也不回地离开了家,于是他把所有的东西都扔进了垃圾桶,他和爱人共用一张床,但他的新室友应该用沙发床。 你可能会觉得这有点无赖,但如你所知,这里是香港,这是一个住宅地狱,所以最好有房子,所以我认为可能会有一些抱怨,但我认为一个室友首先就足够了。在说了一口流利的韩语、带有母语发音的普通话和道教水平的简短粤语后,明浩看起来好像没有预料到。我不认为会有另一名军队成员。出乎意料的是,Dokyeom 和 Mingyu 是一样的。我以为我可以租到房子,但我没想到我只租了一半的空间,包括一张沙发床。此外,目前尚不清楚其中的一半是否可以借用。这是一间两个人住的小房子,三个人似乎不合理。床上不匹配的床单、羽绒被和枕头被简单的墙壁隔开。抽屉柜勉强承受物品的重量,没有紧紧关闭。旧沙发的弹簧,配不上床的名字,早已失去了弹性,床头柜下面装着电话和收音机磁带的枯萎的花盆也快死了。没有厨房,浴室很拥挤。炽热的风扇和敞开的窗户后面的城市噪音。在香港的白天和黑夜,一个狭窄、令人眼花缭乱的房子,包含了一切。







  

  우리의, 집. 我们的家。








  동거 계약은 생각보다 간단히 성사됐다. 일단, 도겸과 민규는 하루라도 빨리 '한채관' 2층의 방을 빼고 싶었다. 이단, 민규는 집세의 50이 아닌 65를 내겠노라 말했다. 더불어 매트리스 하나 깔고 바닥에서 자도 된다는 도겸의 말은 설득력 있었다. 삼단, 사실 명호는 밤에 일할 때가 많았다. 도겸과 민규가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올 시간에 명호는 주로 집 밖에 있을 거란 뜻이었다. 대척점에 있는 서로의 하루 일과를 확인하고나니 일은 쉬웠다. 우선 한 달. 한 달 지내보고 그 다음 일을 결정하기로, 세 사람은 의견을 모았다.
同居协议比我想象的要容易。首先,Dokyeom和Mingyu想尽快腾出他们在寒彩殿二楼的房间。伊森,明玉说他会支付65的租金,而不是50。此外,Dokyeom 关于他可以用床垫睡在地板上的说法令人信服。事实上,明浩经常在晚上工作。当Dokyeom和Mingyu下班回家时,明浩大部分时间都不在家。一旦我们在对立面检查了彼此的日常生活,事情就很容易了。他们三人同意先待一个月,然后再决定下一步做什么。


  돌아온 휴일, 명호의 전 애인만큼 비어진 공간의 두 배 이상 되는 부피가 '금어대하'의 꼭대기층으로 들어왔다.
假期回来后,明浩的前情人进入了“金鱼草河”的顶层,空旷的空间体积增加了一倍多。

  

  역시나 꽃무늬 로브에 슬리퍼를 신고, 선글라스는 끼지 않은 명호가 팔짱을 끼고 서서 도겸과 민규가 가져온 짐을 보았다. 많지는 않았다. 다만 커다란 남자 둘이 좁디좁은 집안을 돌아다니니 그것만으로 꽉 차는 기분이었다. 사람 잘못 들였나. 명호는 이때 이런 생각을 했다고, 나중에 도겸에게 고백했다.
同样穿着花袍和拖鞋,没有戴墨镜的明浩双臂交叉站着,看着Dokyeom和Mingyu带来的行李。没有太多。然而,当两个大男人在狭窄的房子里走来走去时,感觉它已经满了。你误会了吗?明浩后来向Dokyeom坦白,他此时就有了这个想法。


  나이와 성별이 같아서였는지, 집이라는 공통분모를 둔 홍콩살이의 처지때문이었는지, 단 두 번의 만남만에 세 사람은 그런대로 편히 말을 섞게 되었다. 다소 차가워 보였던 것은 인상일뿐, 명호는 생각보다 붙임성 있었다. 자신도 성격이 둥글둥글했고 민규도 어디가서 친화력으로는 지지 않았으니 이 조합이 썩 나쁜 것 같지는 않다고 도겸은 생각했다.
不知是因为他们年龄和性别相同,还是因为都是香港人的共同点,他们三人只见过两次面,就能自如地交谈。只是印象中他看起来有点冷,但明浩比我想象的要友好得多。他性格全面,明玉在亲和力方面也没输过哪里,所以他并不觉得这种组合是坏事。


  "큰가방 눕혀." “放下大袋子。”


  옷가지가 들어있는 짐가방을 정리하고 있는 민규에게 명호가 말했다.
明浩一边整理着一箱衣服,一边对明玉说道。


  "눕히면 자리 차지하잖아. 세워야 공간 덜 쓰지."
“如果你把它放下,它会占用空间。它占用的空间更少。

  "눕히고 그 위에 저걸 올려."
“把它放下,放在上面。”

  "세워놔야 지나다닐 거 아냐."
“你必须把它站起来,这样它就不会通过。”

  "옷 안꺼내? 가방은 장식이야?"
“你不把衣服拿出来吗?这个包是装饰品吗?

  "아." “哦。”

  "나는 그거 뜻이야."
“我是认真的。”

  "그러면 빨리 그렇게 말했어야지."
“那我应该早点说的。”

  "네가 못 알아들었잖아."
“你不明白。”

  "네가 설명을 못했겠지." “你无法解释。”


  마주친 시선 사이에 어쩐지 불꽃이 튀었다. 명호의 눈치를 보며 짐을 옮기던 도겸의 생각이 약간 달라졌다. 이 조합, 정말 괜찮을까. 조금 걱정됐다.
相遇的眼睛之间擦出了火花。看到明浩的眼神,Dokyeom的想法微微一变。我想知道这个组合是否真的好。我有点担心。


  "이건 어디다 놓을까?" “我该把这个放在哪里?”


  도겸이 낑낑거리며 들고 올라온 작은 매트리스 뒤에서 얼굴을 내밀며 물었다. 대답을 고르는 명호의 표정이 영 심각했다. 아무래도 둘 곳이 마땅치는 않았다.
Dokyeom问道,呜地把脸从他捡到的小床垫后面伸出来。明浩在选择答案时表情严肃。无处可放。


  "그냥 둬. 벽에 기대."
“别管它,靠在墙上。”


  명호는 대충 한구석을 가리키더니 간이벽 너머로 갔다. 훌렁훌렁 벗은 로브와 바지가 침대 끝에 던져지는게 보였다. 되돌아온 명호는 로브 대신 블루종을 대충 걸치고, 어느샌가 선글라스도 다시 낀 모습이었다. 발목이 긴 검정색의 척70s 컨버스 끈이 제대로 묶이지 않아 바닥에 닿았다.
明浩粗暴地指了指一个角落,翻了翻墙。我可以看到我脱光的长袍和裤子被扔在床尾。当他回来时,他穿了一件夹克而不是长袍,他的太阳镜又戴上了。脚踝长的黑色 Chuck 70s Converse 表带没有系好并撞到地板上。


  "나간다. 열쇠, 자." “滚出去。钥匙,来吧。


  하더니 명호가 작은 열쇠를 하나 휙 던졌다. 민규가 요령 좋게 그걸 받았다.
明浩向他扔了一把小钥匙。明玉熟练地接过来。


  "어디 가?" “你要去哪里?”

  

  도겸이 물었다. Dokyeom问道。


  "꽁줙-(일)" “繁荣(工作)”


  메탈 레터링이 화려하게 박힌 블루종을 입은 뒷모습이 현관문을 뻥 차더니 금세 사라졌다. 타닥타닥. 마른장작이 타는 것처럼 가볍고 빠른 발소리가 계단을 내려갔다.
后面穿着一件镶有金属字样的夹克,砰的一声撞上了前门,很快就消失了。捻发音。脚步声轻快而迅捷,像干柴一样,从楼梯上下来。


  "쟤는 뭐 저런 꼴로 일을 가냐."
“他会这样工作的。”


  도겸에게서 넘겨받은 매트리스를 벽 한쪽에 기대세우며 민규가 중얼거렸다. 그런 말을 하는 민규의 꼴 또한 범상치 않았던지라(홍콩보다는 아오먼澳门(*마카오)에 걸맞았다) 도겸은 나 참- 속으로 헛웃음 치고,
明玉一边嘀咕着,一边把他从Dokyeom递过来的床垫靠在墙的一侧。明玉说这种话的方式也很不寻常(比起香港更适合澳门澳门),所以Dokyeom在心里笑了笑,


  "그러게." “去吧。”


  하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我回答说。






  1992년에 명호는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들어왔다. 동양의 카스바라고 불리며 악의 소굴로까지 여겨지던 구룡성채九龍城寨가 아직 구룡채성공원九龍寨城公園으로 재개발되기 전의 일이었다. 영국 정부 소속인 홍콩 경찰이 공권력을 행사할 수 없는 홍콩내 유일한 중국 영토였던 구룡성채는, 그렇다고 중국 경찰의 손이 닿는 것도 아니라 완벽한 치외법권 지역이었다. 강력범죄 발생 건수가 대한민국의 10분의 1에 불과한 홍콩을 범죄의 도시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온상지인 이 슬럼 출신의 사장 밑에서 명호는 1995년부터 일했다.
1992年,何明从中国大陆来到香港。这是在九龙城九龙城寨(Kowloon Citadel 九龙城寨)之前,九龙城寨被称为东方的卡斯巴(Kasba),被认为是邪恶的巢穴,被重新开发为九龙城公园九龙寨城公園。作为香港唯一一个隶属于英国政府的香港警察没有官方权力的中国领土,九龙城并不在中国警察的管辖范围内,而是完全的治外法权。自1995年以来,明浩一直为这位来自香港贫民窟的老板工作,香港是犯罪的温床,使香港的暴力犯罪率仅为韩国的十分之一,感觉就像一个犯罪城市。


  몽콕 상해가上海街에 위치한 사무실은 건물의 2층 가장 안쪽에 있었다. 현판엔 '皇帝紋身(황제문신)'라고 쓰여 있었고 주소등기도 해당 업종으로 되어 있었지만 명호는 남의 몸에 그림을 그려주는 일 따위 생전 해본 적 없었다. 느낌이 어떠할지 궁금하여 호기심에 작은 그림을 자신의 몸에 새겨넣은 적은 있었지만 딱 한 번뿐이었다. 명호는 이곳에서 주로 사무실을 지키거나 사장이 일러준 곳으로 배달을 가거나 회수를 하고 물건을 보관했다. 오고가는 대부분이 밀수품 같은 제도 외의 것이었으나 명호는 물건의 정체가 무언지 알려고 한적 없었다. 그저 시키는대로 정확하고 민첩하게 움직일 따름이었다. 그 점이 사장의 마음에 든 것 같았다. 보수는 나쁘지 않았고 불법적인 것 치고 그리 위험한 일도 아니었다. 이 점은 명호의 마음에 들었다. 사장이 다취안大圈(*중국 대륙에서 건너온 범죄자)이란 소문도 있었지만 아무려나. 명호는 차곡차곡 돈을 모아 앞자리가 바뀌기 전에 홍콩을 뜨는 것이 목표였기에 신경 쓰지 않았다.
该办公室位于旺角上海街,位于大楼二楼的最内侧。牌匾上写着“皇帝纹身”(皇帝纹身),地址登记上列出了业务类型,但明浩一生中从未在别人的身上画过画。出于好奇,他想看看会是什么感觉,出于好奇,他在身上刻了一张小图画,但只有一次。明浩通常把他的办公室留在这里,或者去老板让他送货、收货和存放货物的地方。来来去去的大多数东西都在违禁品系统之外,但明浩从不费心去知道这些货物是什么。他只是按照他的吩咐去做,精确而敏捷。这似乎对总统很有吸引力。薪水还不错,对于任何非法行为来说也不太危险。这是明浩的最爱。有传言说总统是大全(来自中国大陆的罪犯),但这还不是全部。明浩并不在乎,因为他的目标是攒钱,在前排座位换人之前离开香港。


  명호의 한국어는 사장을 만나기 전 홍콩에서 처음 일을 같이 했던 사람에게서 배운 것이었다. 부산 출신에 명호보다 훨씬 나이가 많았던 그 남자는 꺼거라고 불리는 걸 무척이나 좋아했다. 명호는 열에 한 번 정도만 남자를 그렇게 불렀고 대부분은 이름을 막 불렀다. 남자는 1994년 한 밤에 침사추이에서 죽었다. 오토바이 사고였다. 특별한 일은 아니었다. 홍콩은 그런 곳이었다.
明浩的韩语是在他遇到老板之前,从他在香港共事的第一个人那里学到的。这个男人来自釜山,比明浩年长得多,喜欢被称为“Geoger”(哥哥)。明镐大约十分之一只叫一个人一次,而且大多数时候他只是直呼他的名字。该男子于1994年晚上在尖沙咀死亡。这是一起摩托车事故。没什么特别的。香港就是这样一个地方。


  이 모든 일들을, 명호가 고작 열다섯 나이에 홀로 홍콩에 왔고, 고향에 남아있는 가족은 없고, 친했거나 알고 지냈던 사람 중 셋의 죽음을 겪었고, 여자 둘과 남자 하나를 사귀어봤고, 너무 깊은 곳까지 내보이면 안된다고 느꼈고, 가고 싶은 그곳에 반드시 가리라고 마음 먹었다던 이러한 모든 일들을, 명호의 인생 전부를, 결국 도겸과 민규도 알게 된다. 언젠간 세 사람 사이에 비밀 같은 건 존재하지 않게 되니까.
所有这一切,明浩的一生,包括他十五岁独自来到香港,他在家乡没有家人,他的三个亲密朋友或熟人的死亡,他两女一男的约会,他不应该表现出太深的感情,他决心去他想去的地方,明浩的一生,以及最终的Dokyeom和Mingyu。最终,你们三个人之间不会有任何秘密。







  

  고작 한 달. 우리가 우리가 되는 데에는 고작 한 달이 필요했어. 나와 민규가 처음 금붕어맨션에 들어갔을 때 우선이라는 조건이 붙었던 첫 한 달은 그야말로 눈깜짝할 새에 지나가버렸고 우리는 그 다음 한 달이 아니라 그냥 한 달 이후, 그 이후를 전부 결정해 버렸지. 한 달 이후는 무한했어. 전부는 모든 것이었으니까. 나는 그때 그렇게 느꼈어. 새벽에 일을 마치고 들어온 네가 침대를 차지하고 있는 나와 민규 사이에 누워 잠을 청했을 때. 바로 그때.
我们只用了一个月的时间就变成了我们。我和明玉刚进金鱼府的时候,第一个月的优先权一眨眼就过去了,我们决定的不是下个月,而是后一个月,之后的一切。一个月后,它是无限的。这就是一切。这就是我当时的感受。凌晨你下班回家,睡在明玉和我之间,他们占据了一张床。








  6월이 되면서 홍콩의 날씨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작열하는 태양과 끓어오르는 공기.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시기였다. 간밤의 열대야 때문인지 일어나보니 민규의 몸이 등을 내보인 채 벽에 한껏 붙어있었다. 이 집에서 그나마 시원한게 시멘트를 발라 세운 간이벽인 탓이었다. 도겸은 축축한 뒷머리를 푸르르 털며 몸을 일으켰다. 침대 시트마저도 꿉꿉해진지 오래였다.
6月,香港的天气转为最差。烈日和沸腾的空气。那段时间,即使我坐着不动,我也大汗淋漓。也许是因为当晚的热带夜晚,他醒来时看到明玉的尸体背露在墙上。这所房子的凉爽是由于水泥墙。Dokyeom甩了甩湿漉漉的头发,直起身子。就连床单也早已磨损殆尽。


  "존나 더워." “好热。”


  아직 자고있는가 싶던 민규가 불평했다. 식지 않은 여름밤의 열기가 민규의 등짝에 달라붙었다.
还在睡觉的明玉抱怨道。夏夜的热气紧贴着明玉的后背。


  "못 잤어?" “你没睡吗?”


  흐아암. 하품 하며 도겸이 물었다.
机 管 局打着哈欠,Dokyeom问道。


  "아니. 존나 잘 잤다."
“没有。我他妈的睡得很好。


  명쾌하게 대답한 민규가 벌떡 일어나더니 침대 아래로 내려섰다. 잠들기 전 꺼두었던 선풍기를 다시 켜고 얼굴을 바짝 들이밀었다. 눈까지 감고 아아아아- 입 벌려 미지근한 바람을 먹고 있는 민규를 두고 도겸은 화장실로 가기 위해 간이벽을 돌아나왔다. 그러자 소파에 구겨져 누운 기다란 몸이 눈에 들어왔다.
明玉回答清楚,跳起来走到床边。我关掉了睡觉前关掉的风扇,把脸放在空中。让明玉闭着眼睛,张着嘴吃着不冷不热的空气,Dokyeom走出了墙,去了洗手间。然后我看到一个长长的身体皱巴巴地躺在沙发上。


  "어라. 명호 있었네." “就是这样。有一个名字。


  간혹 귀가시간이 평소보다 빠를 때면 용케도 좁은 침대에 비집고 올라오던 명호가 어제밤이 덥기는 더웠던 모양인지 평소엔 질색을 하던 소파 쪽잠을 자고 있는 것이 어째 미안해서 도겸은 그에게로 다가갔다. 웅크린 몸이 모로 돌아가 등받이에 앞머리가 흐트러졌다. 그런 명호의 목덜미도 땀으로 얇게 감싸였다. 도겸이 손을 내어 명호의 목과 턱이 이어진 곳을 눌렀다. 살풋한 열기와 함께 물방울이 만져졌다.
有时,当他比平时早回家时,明浩设法挤进了狭窄的床上,他为他感到难过,因为他睡在沙发上,他平时不喜欢,因为昨晚很热,所以Dokyeom走近了他。她驼背的身体转向她的头发,她的刘海凌乱地靠在靠背上。他的颈背也被汗水薄薄地包裹着。Dokyeom伸出手,把手按在明浩的脖子和下巴连接的地方。水滴在温和的热量下清晰可见。


  "명호야. 침대 가서 자."


  명호의 어깨를 살살 흔드는 도겸의 손을 어느새 다가온 민규가 탁 쳐냈다.
明玉拍了拍Dokyeom的手,轻轻地摇晃着明浩的肩膀。


  "냅 둬." “别管它了。”

  "여기서 자면 불편하잖아." “睡在这里很不舒服。”


  반박하는 도겸을 두고 민규가 몸을 굽혔다. 명호의 젖은 등과 구부러진 무릎 뒤에 각각 팔을 넣더니 읏차, 소리 없는 기합만으로 안아들었다. 휘적휘적 몇 걸음 만에 도착한 침대 위에 명호를 눕혔다. 으음, 하고 깰 것처럼 뒤척인 명호는 다행히 눈을 뜨지 않고 그대로 몸을 굴려 민규가 그랬던 것처럼 간이벽에 맨살을 붙였다. 곧 숨소리가 작아졌다.
明玉弯下腰反驳道。他把胳膊放在明浩湿漉漉的后背后面,弯曲膝盖,砰的一声抱住了他们。他把明浩放在床上,走了几步就到了。嗯嗯,他辗转反侧,仿佛要醒过来,幸好他没有睁开眼睛,翻了个身,像明玉一样把裸露的皮肤贴在墙上。很快,他的呼吸变得安静了。


  "얘는 노출증인가. 왜 옷을 안입냐."
“他是个暴露狂。你为什么不穿衣服?


  헐렁한 민소매에 박서 하나 달랑 입은 명호의 발치에 이불을 휙 덮어주며 민규가 중얼거렸다. 그 모습을 보다가 도겸은 민규의 벗은 등에 대고 티셔츠를 집어던졌다.
明玉一边嘀咕着,一边把毯子扫到明浩的脚上,穿着一件宽松的无袖平角裤。看到这一幕,Dokyeom将他的T恤扔向了明玉赤裸的后背。


  "네가 할 소리야?" “你要这样做吗?”


  허헣 하고 다소 바보 같이 웃은 민규가 티셔츠를 주섬주섬 몸에 꿰었다. 그러면서 긴 다리를 뻗어 발가락으로 이불 끝을 쥐고 명호의 무릎까지 올렸다. 잠결에 명호가 이불을 냅다 발로 걷어차 멀찍이 치웠다. 민규가 선풍기를 틀어 다리쪽에 맞춰두자 몸을 반대로 돌린 명호가 더듬거리며 이불을 찾았다. 이내 두 다리를 쏙 집어넣었다. 이번엔 선풍기 방향을 상체쪽으로 옮기니 명호의 목 아래가 몽땅 이불 속에 감춰졌다. 그런 명호의 미간이 미세하게 찌푸려졌다.
明玉咧嘴一笑,有些傻傻的,把T恤踩在身上。当他这样做时,他伸出他的长腿,把他的脚趾拉到毯子的末端,一直拉到明浩的膝盖。在睡梦中,明浩踢了踢毯子,把它收了起来。明玉打开扇子把它放在腿上,明浩转身摸索着去找被褥。然后他把腿塞进去。这一次,他将扇子的方向转向了自己的上半身,明浩的脖子底部藏在了毯子下面。明虎眉头微微皱起。


  "놀고들 있네. 애 그만 괴롭히고 나갈 준비나 해, 김민규."
“他们在玩。别再骚扰他了,准备离开吧,金珉奎。


  명호의 얼굴에 바람이 가지 않도록 각도를 조절하며 선풍기를 회전 모드로 돌린 민규가 화장실로 쑥 들어갔다. 찰박찰박 씻는 소리가 요란하게 났다. 덕분에 칫솔이 홀딱 젖으면, 명호는 또 성질이나 캭 낼 텐데. 도겸은 한숨을 삼켰다.
明玉调整了角度,不让风吹到明浩的脸上,把风扇调到旋转模式,冲进了浴室。一阵响亮的洗涤声响起。如果他的牙刷弄湿了,明浩会再次发脾气。Dokyeom咽了口唾沫。


  도겸이 보기에, 민규와 명호는 어딘가 잘 맞으면서도 더럽게 안 맞았다. 창가에 붙어 서서 담배 한 대를 나누어 피울 때는 서로 조용하니 평화롭다가도, 민규가 콜록 하고 기침이라도 할라치면 명호는 순식간에 저만치 멀어져 거리를 벌렸다. 나 아프다고 도망가냐. 얼굴에 커다랗게 서/운 하고 써붙인 민규가 좁아터진 집에서 명호 뒤를 쭐쭐 쫓아다니기라도 하는 날에는 전쟁이었다. 몸으로 부딪혀오는 민규의 장난을 받아내는 건 도겸 정도나 되어야 가능 했다. 명호는 금방 지쳐 나가떨어졌다. 얼굴에다 대고 콜록콜록 억지 기침을 해도 너 맘대로 해라 단계였다. 그러다 열이 터치면 명호는 꼭 주먹으로 민규 가슴을 쥐어팼다. 그 시점이 되면 콜록 소리는 억지가 아니고 진짜가 됐다.
在Dokyeom的眼中,明玉和明浩不知何故合拍在一起,但他们并没有肮脏地合拍在一起。他们站在窗边,分享着一支烟,安静祥和,但当明玉咳嗽咳嗽时,明浩迅速飘走,拉开了距离。你是因为我生病而逃跑吗?那天是一场战争,明玉脸上挂着灿烂的笑容,在狭窄的房子里追赶明浩。他花了很长时间才捕捉到明玉身上的滑稽动作。明浩很快就筋疲力尽了。即使你强迫自己对着脸咳嗽,这也是一个你可以为所欲为的阶段。然后,当热浪袭来时,明浩用拳头捏住了明玉的胸膛。在这一点上,电话的声音不是强迫的,而是真实的。


  어쩌다 겹친 휴일에 도겸과 민규가 하루종일 법석을 떨고 난리를 부리면, 라디오 카세트로 틀어놓은 The Cranberries의 Dreams를 들으며 소파에 늘어져있던 명호는 좀 조용히 해! 하고 핀잔을 주었다. 입을 합 다문 도겸과 민규가 눈을 맞췄다가 동시에 명호를 보았고, 그때마다 명호의 얼굴은 참으로 새치름했다. 나 네 눈치 엄청 봐요. 도겸은 바로 꼬리를 내렸지만 민규는 아유, 조용해져서 아주 좋으시겠어요. 라며 말을 꼬았다.
当 Dokyeom 和 Mingyu 在假期整天大惊小怪时,Myungho 正躺在沙发上听着收音机磁带上的蔓越莓之梦,很安静!我捏了他一把。Dokyeom和Mingyu紧闭着嘴,他们的眼睛锁定,他们同时看着明浩,每次明浩的脸都变得酸涩。我真的在看着你。Dokyeom立即放下了尾巴,但明玉说:“Ayu,安静真好。他扭了扭身子。


  어딘가 좀 민규가 까우(개) 같았다면, 명호는 마아우(고양이)에 가까웠다.
如果说明玉有点像狗,那么明浩则更像一只猫。


  그러면서 밥을 먹으러 외출을 할 때면 입을 옷을 고르느라 세월아 네월아 죽이 척척 맞는 건 민규와 명호였다. 도겸이 일찍이 티셔츠에 청바지 입고 머리에 쓸 적당한 모자를 골라도 백 개는 골랐을 시간 동안, 명호는 민규의 바지를 뺏어 입었다. 허리를 조인 벨트 끝이 옆으로 길게 내려왔다. 명호가 즐겨신는 척70s의 아웃솔을 다 덮은 바지단이 바닥에 질질 끌렸다. 그런 명호의 셔츠를 민규는 몇 장이나 입었다 벗었다 했다. 하나같이 색이 요란하거나 무늬가 화려했다. 최종적으로 민규가 선택한 건 사슬과 뱀이 얽혀있는 블랙앤골드 조합의 실크셔츠였다. 태그에 v로 시작하는 명품 브랜드 이름이 수놓아져 있었지만 민규는 브랜드에 대해선 잘 몰랐고, 그냥 엄청나게, 오늘따라 더 나이트클럽 종업원 같다고, 도겸은 생각하면서 민규와 명호에게서 두어 걸음 떨어져 걸었다. 차라리 밤이면 좋았을 것을. 햇빛이 쨍하니 떨어지는 홍콩의 대낮 아래 있기에 민규와 명호는 조금, 그, 상당히, 눈에 띄었다. 선글라스를 껴야 하는 건 저 둘이 아니라 나였어! 하고 도겸은 순간 깨달았다.
然后,当他们出去吃饭时,是明玉和明浩在努力选择穿什么。在Dokyeom选择T恤,牛仔裤和适合他头的帽子的时候,明浩抢走了明玉的裤子并穿上了。腰部收紧的腰带末端垂到一边。明浩喜欢穿的覆盖70年代外底的裤子下摆拖在地板上。明玉好几次穿上又脱下明浩的衬衫。它们都是颜色鲜艳或图案华丽的。最后,明玉选择了一件黑金色的丝绸衬衫,锁链和蛇交织在一起。标签上绣着一个以字母V开头的奢侈品牌名称,但明玉对这个品牌了解不多,他只是离明玉和明浩走了几步,以为他今天只是夜总会的一名女服务员。我希望是晚上。在香港阳光普照的阳光下,明玉和明浩显得格外突出了一点,一点点,很多。要戴上墨镜的不仅仅是他们两个,还有我!他恍然大悟。






  1997년 6월 30일. 자정을 앞둔 쌈써이포의 한 식당에서 도겸과 민규, 그리고 명호는 낡은 텔레비전을 통해 TVB(*홍콩민영방송)가 송출하는 장면을 보고있었다. 작은 점포 밖의 골목으로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갓 나온 비프 샌드위치가 금세 눅눅해질 정도였다. 레몬티를 마시며 텔레비전에 눈을 고정한 명호의 입가로 샌드위치 안에 들어있는 오믈렛 조각이 천천히 다가갔다. 민규가 포크 든 손을 움직여 따뜻하고 노란 달걀로 장난스레 입술을 쿡 건드리자 명호는 입을 벌려 오믈렛을 받아먹었다.
1997年6月30日。午夜前,在三习奕宝的一家餐厅,Dokyeom、Mingyu和Myungho正在看一台旧电视机上播放的TVB(香港商业广播)。一场大雨倾盆而下,洒进了小店外的小巷子里。新鲜制作的牛肉三明治很快就会变湿。喝着柠檬茶,眼睛一直盯着电视,三明治里的一块煎蛋慢慢靠近他的嘴角。明玉动了动叉叉的手,俏皮地用一个温热的黄色鸡蛋碰了碰嘴唇,明浩张开嘴接过煎蛋卷。


  "나 저 사람 얼굴 처음 봐."
“我以前从未见过那张脸。”


  버터 발린 토스트를 우물거리며 도겸이 말했다.
咀嚼着黄油吐司,Dokyeom说。


  "그래서 저 사람 이름이 뭐라더라?"
“那他叫什么名字?”


  그리고 연이어 물었다. 然后他接二连三地问道。


  "찰스." “查尔斯。”


  제 몫의 샌드위치를 해치우고 차가운 밀크티를 빨아 마시던 민규가 대답했다. 그의 말대로 화면 속에 서 있는 사람은 영국의 찰스 왕세자였다. 홍콩섬 완차이에 있는 홍콩컨벤션센터 연단 위에 선 찰스 왕세자가 영국의 아시아 식민 지배를 종결짓는 연설문을 읽어내렸다. 텔레비전 안에서도 폭우는 격렬했다. 600만 홍콩 인구를 향한 연설문은 악천후 속에 이어졌다. 여러분은 새로운 역사의 배를 타겠지만 우리는 여러분을 잊지 않을 것이며... 빗소리가 엄청나서 왕세자의 연설문은 잘 들리지도 않았다. 연설을 마무리한 영국의 왕실 후계자가 연단을 내려갈 때, 그 모습은 이미 흠뻑 젖은 채였다. 유니언잭이 내려가고 홍콩기와 중화인민공화국의 오성기가 올라갔다. 7월 1일이 됐다. 이로써, 영국령 홍콩의 역사는 끝이 났다. 그건 1997년에 일어난 일들 중 손꼽히게 중요한 일이었으나 도겸과 민규, 그리고 명호는 화면이 유니언잭을 품에 받아든 크리스 패튼 총독을 비추자 흥미를 잃고 텔레비전에서 눈을 뗐다.
明玉一边回答,一边狼吞虎咽地吃着三明治,一边啜饮着冰凉的奶茶。正如他所说,站在屏幕上的人是英国的查尔斯王子。查尔斯王子站在香港岛湾仔香港会议展览中心的讲台上,宣读了结束英国在亚洲的殖民统治的演讲。即使在电视上,倾盆大雨也很猛烈。对香港600万人口的演讲是在恶劣的天气下发表的。你将在一艘新的历史船上,但我们不会忘记你......雨声太大了,太子讲话的文字都听不见了。当英国王位继承人结束演讲走下讲台时,他已经浑身湿透了。英国国旗降下,香港国旗和中华人民共和国五星旗升起。今天是 7 月 1 日。英属香港的历史就这样结束了。这是 1997 年最重要的事件之一,但当屏幕显示州长克里斯·巴顿 (Chris Patton) 将英国国旗抱在怀里时,Dokyeom、Mingyu 和 Myungho 失去了兴趣,他们失去了兴趣,将目光从电视上移开。


  "비가 그칠 생각을 안한다."
“我不认为雨会停下来。”


  도겸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깥을 살폈다. 빗줄기 속에 네온이 빛번져 흥건한 노면 위로 반사됐다.
Dokyeom担心地向外看去。霓虹灯在雨中闪闪发光,反射在人行道上。


  "가위바위보 해서 지는 사람이 집까지 뛰어가서 우산 가져오자. 어때."
“如果你玩石头剪刀布输了,就跑回家拿一把雨伞。怎么样?


  민규가 의견을 제시했다. 明玉提出了自己的意见。


  "여기서 전력질주해도 집까지 15분은 걸려."
“即使你从这里冲刺,也需要15分钟才能到家。


  쓸데없이 진지해진 도겸이 거리를 가늠해보며 말했다.
Dokyeom变得不必要地严肃起来,他说,测量距离。


  "그러니까 우리 중에 제일 빠른 서명호가 갔다와야지."
“所以我们最早的人应该去。”


  민규가 등을 쭉 펴며 옆에 앉은 명호의 어깨에 팔을 걸었다. 다 식은 레몬티를 홀홀 마시던 명호가 웬일로 민규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똑같이 허리를 세워 앉았다.
明玉挺直了脊背,把胳膊搭在明浩的肩膀上,坐在他旁边。一直喝着冰冷柠檬茶的明浩,不知为何没有拒绝明玉的抚摸,也一样坐直了身子。


  "집에 우산 없어."
“我家里没有雨伞。”

  "뭐야. 우산이 없어? ...우리 바보 같은 생각한거냐."
“什么?没有雨伞?...你是不是傻了我们?


  샐쭉해진 민규가 입술을 내밀며 툴툴거렸다.
明玉咕哝了一声,嘴唇伸了出来。


  "바보는 민규만. 얘는 도겸이고 나는 쉬밍하오고, 너는 바보."
“只有明玉是个白痴。他是Dokyeom,我是徐明,你是个白痴。


  얼굴색 하나 안바꾸고 명호는 정확하게 짚었다. 푸하, 크게 터진 도겸이 깔깔대느라 등받이 없는 의자에서 굴러떨어질뻔 했다. 결국 비가 소강상태가 될 때까지 세 사람은 식당에 있었다. 눈치를 주는 주인장을 달래기 위해 추가로 음식 주문을 너무 많이 했는데, 너무 많이는 기우였을뿐 민규가 전부 먹어치웠다. 가느다란 빗줄기 아래 홍콩의 밤은 길었고 열대야는 잠깐 몸을 숨겼다. 덕분에 새벽 세 시가 되어서야 도착한 집에서 젖은 몸만 대충 닦고 함께 잠들 수 있었다.
他的脸色一点也没有变化,明浩也没错。噗嗤一声,大爆发差点从无靠背的椅子上摔下来,发出一阵大笑声。他们三个人一直呆在餐厅里,直到雨终于停了。为了安抚主人,他点了太多额外的食物,但太多只是一溜烟,明玉都吃了。在小雨中,香港的夜晚很长,热带的夜晚被隐藏了一段时间。多亏了这一点,我凌晨三点就到了家里,擦了擦湿漉漉的身体,一起睡着了。






  '황제문신'의 일이 없을 때 명호는 간혹 '希臘露台(희랍노대)'란 이름의 간이식당 일을 봐주었다. '금어대하'에서 골목 몇 개를 지나가면 나오는 이 식당은 'Greece Balcony'라고 영어 병기된 상호명과는 달리 그리스 음식을 파는 곳은 아니었다. 흔하게 홍콩식 패스트푸드를 판매했고, 그건 주로 밀크티나 블랙커피나 레몬콜라 같은 음료들과 피자, 샌드위치, 샐러드 같은 스낵류를 포함했다. 명호는 좌석 없이 서서 먹는 것만 가능한 이곳에서 대개 주문을 받고, 음식을 포장하고, 거스름돈을 내주었다. 쿼터 그릭인 사장은 광동어도 영어도 아주 잘했고 명호의 엉터리 광동어나 영어도 제법 잘 알아들었다. 보수는 형편없었지만 명호는 이곳의 일도 꽤 좋아했다.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전조등이 길게 이어져 하나의 빛으로 보이는 것처럼, 제각기 바쁘게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한사람인듯 늘어선 골목을 보는 것이, 특히 좋았다. 아무도 그들의 목적지를 궁금해하지 않았고 누구도 그들의 방향을 지시하지 않았으니까. 이쪽에 시선을 두거나 관심을 갖지 않았으니까. 잠깐 멈춰 선 손님이 다급하게 주문을 하고 돈을 반쯤 내던지듯 건네고 포장한 음식을 받아 서둘러 멀어지는 모습이 명호를 언제나 편하게 해주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고, 명호는 말할 참이었다.
当他不为皇帝工作时,明和偶尔帮助他为一个名为“希臘露台”(希腊古王朝)的简单移植大厅工作。这家餐厅位于金鱼草河(Snapdragon River)的一条小巷里,并不是一个供应希腊美食的地方,这与它的名字相反,它的名字在英语中拼写为“希腊阳台”。它通常出售港式快餐,主要包括奶茶、黑咖啡和柠檬可乐等饮料,以及披萨、三明治和沙拉等小吃。在这个没有座位,只有站着的地方,明浩通常接受命令,拿食物,给零钱。这位四分之一希腊人的老板说得很好的粤语和英语,他能很好地理解明浩邋遢的粤语和英语。薪水很低,但明浩也喜欢这里的工作。特别高兴的是,小巷里排成一排,仿佛是一个人,就像快速行驶的汽车的前灯是一条长长的光线一样。没有人想知道他们要去哪里,也没有人为他们指明方向。我没有注意它。看到一个顾客停了一会儿急点,中途交了钱,收到包装好的食品后匆匆走开了,一直让明浩感到安心,但现在情况不同了,明浩正要说。


  "왜 자꾸 와. 그만 좀 와."
“你为什么一直来,别来了。”


  요즘 들어 걸핏하면 도겸과 민규가 오는 탓이었다.
最近,是因为Dokyeom和Mingyu来了。


  "너는 손님한테 할 소리냐 그게."
“你要对客人说,就是这样。”

  "일 끝나고 이 시간만 되면 배고파서 그래. 야, 민규야. 넌 뭐 먹을래? 나는... 콜라랑 피자 먹어야겠다. 명호야. 나 콜라하고 피자 두 조각."
“我下班后这个时候很饿。嘿,明玉。你想吃什么?我是。。。我要喝可乐和披萨。是明浩。我有可乐和两片披萨。

  "응." “是的。”


  도겸의 주문을 받은 명호가 등 뒤에 있는 냉장고에서 차가운 콜라부터 꺼내 건넸다.
接过Dokyeom命令的明浩,从身后的冰箱里拿出一杯冰冷的可乐递给他。


  "어, 난, 저거. 마카로니 스프랑 땅콩버터 토스트 두 개랑 햄샌드위치 하나하고, 아, 번도 주라. 그리고 아이스 밀크티."
“呃,我想,就是这样。通心粉汤,两个花生酱吐司,一个火腿三明治,哦,还有一个面包。还有冰奶茶。

  "뭐라고?" “什么?”

  

  뒤쪽 주방에서 피자를 받아든 명호가 그걸 도겸에게 내주며 물었다.
明浩问道,他从身后的厨房里拿起披萨,递给Dokyeom。


  "안 듣고 뭐 했어. 마카로니 스프랑 땅콩버터 토스트랑 번. 또 뭐였지, 어, 밀크티..."
“我没听。通心粉汤、花生酱、吐司和面包。

  "민규, 천천히 말하라니까!"
“明玉,慢慢说!”

  "천천히 말하고 있잖아!" “你说话慢了!”


  이제 이 광경도 익숙해진 도겸이 민규와 명호의 가까워진 얼굴 사이로 콜라를 들이밀고 칙, 소리내며 뚜껑을 땄다. 달짝지근하고 톡톡 튀는 탄산이 내뿜는 냉기가 분위기를 일순 환기시켰다.
现在已经习惯了这一幕的Dokyeom将可乐塞到明玉和明浩亲密的脸之间,砰的一声把盖子砸开了。甜美的、爆裂的碳酸的寒意瞬间使气氛焕然一新。


  눈을 쫙 치켜뜬 명호가 민규를 주시하면서 유세하듯 거친 폼으로 음식을 포장하기 시작했다.
明浩瞪大了眼睛,开始把食物包裹得很粗糙,好像他在竞选一样。


  "포장하지 마, 서명호. 먹고 갈 거야."
“别包了,签名。我要吃饭了。

  "누구 맘대로." “谁来决定你。”

  "내 맘대로. 손님 맘대로!"
“随便我。随便你!

  "으으음!(아니!)" “嗯!(不!

  "어, 손, 너 손, 뜨겁잖아!"
“呃,你的手,你的手,好热!”


  대거리 하느라 정신 팔린 명호가 손가락을 뜨거운 스프에 담글 뻔하자 민규가 급하게 손을 뻗어 손목을 잡았다. 다행히 데지 않은 손가락을 확인이라도 하듯 손톱끝까지 훑었다. 그런 민규에게 검사라도 받는 것처럼 명호는 손가락을 쫙 펴보였다. 됐지?
明浩被喋喋不休的喋喋不休分散了注意力,差点把手指浸进热汤里,明玉急忙伸手抓住了他的手腕。幸运的是,我用指尖抚摸着指甲,好像在检查我的手指,手指没有被烧伤。明玉伸出手指,仿佛正在被明玉打量。好?


  "밀크티 뭐, 아이스?"
“什么是奶茶,冰块?”

  "어." “呵呵。”


  언제 왁왁댔냐는듯 평화로워진 두 사람 옆에서 도겸은 남은 피자를 야무지게 입에 넣었다. 아무래도 차가운 콜라가 한 캔 더 필요했다. 홍콩의 9월 밤은 여전히 더웠다.
在两人身旁,他们已经平静了一段时间,DK把剩下的披萨放进了嘴里。显然,我需要另一罐冷可乐。香港九月的夜晚仍然很热。








  텅 빈 새벽의 도로를 질주하는 너에게선, 명호야. 風信子, 발칸의 꽃 향기가 나는 것 같았어. 너의 로브 자락에 흐드러진 히아신스. 지중해의 바람과도 같은 그 꽃의 향기는 시원하고 달고 언제나 싱그러웠지. 속도를 높이며 언제나처럼 The Cranberries의 Dreams를 흥얼거리던 너의 등 뒤에서 나와 민규는 우리의 꿈을 보았어.
你正沿着黎明的空旷之路奔跑,明浩。風信子,闻起来像巴尔干花。风信子在你的长袍下摆。就像地中海的风一样,花朵的香味凉爽、甜美,总是新鲜的。在你身后,当你加快步伐,一如既往地哼着《蔓越莓之梦》时,我和明玉看到了我们的梦。


  그때 너의 꿈에도 우리가 있었을까. 너의 미래에, 우리는 함께였을까.
我想知道我们当时是否在你的梦中。在你的未来,我们会在一起吗?


  그랬을 것이라고, 나는 믿어.
我相信会的。








  '한채관' 일을 마친 후 완차이의 선착장에서 스타 페리를 타면 침사추이 선착장엔 금방 도착했다. 침사추이 선착장에서 걸어가면 MTR 침사추이역까지는 또 금방이었고 도겸과 민규는 보통 그곳에서 췬안 라인을 타고 몽콕역에서 내려 '금어대하'로 걸어갔다. 명호가 '희랍노대'의 일을 하는 날이면 집에 가기 전에 꼭 들러 야식을 사먹곤 했지만 최근 명호에겐 '황제문신'의 일이 많아진 탓에 간이식당으로 출근하는 날이 드물었다.
在韩济阁完成工作后,我从湾仔码头乘坐天星小轮,很快就到达了尖沙咀码头。从尖沙咀码头步行到港铁尖沙咀站只有很短的步行路程,Dokyeom和Mingyu通常从那里乘坐Quan Line,在旺角站下车,然后步行到“金鱼草河”。在明浩为“希腊退伍军人”工作的日子里,他会在回家前顺便买点夜宵,但最近,明浩一直在做“皇帝纹身”,所以他很少去食堂上班。


  침사추이역으로 가기 위해 페킹로드를 따라 걷다보면 17층 짜리 복합건물인 중경重慶빌딩이 보였다. 가까이 가지 않고 왼쪽으로 꺾으면 한코우로드가 나왔는데 바로 그 부근에 맥도널드가 하나 있었다. 24시간 영업을 하는 맥도널드는 '희랍노대'를 대신해 어느덧 도겸과 민규의 훌륭한 야식 파트너가 되었다.
当我沿着北京路走到尖沙咀站时,我看到了重庆大厦,一座17层的建筑群。如果你不靠近就左转,你会来到汉口路,附近有一家麦当劳。全天24小时营业的麦当劳取代了“希腊老带”,成为DK和明玉的夜宵搭档。


  오늘도 도겸과 민규는 어김없이 맥도널드에 들렀다. 계단을 타고 지하로 내려가야 매장이 나왔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조명이 환하고 내부는 시끌벅적했다. 주문을 마치고 자리를 잡기 위해 안쪽으로 들어섰을 때 선글라스가 아닌 안경을 코끝에 걸쳐 쓴 명호가 조그만 문고판 책을 읽고 있었다. 생각지 못한 우연한 만남에 도겸의 얼굴이 활짝 열렸다. 눈도 땡그랗게 커지고 입도 함지박만하게 벌어졌다.
今天,Dokyeom 和 Mingyu 毫不犹豫地来到了麦当劳。我不得不下楼梯到地下室才能去商店。虽然很晚了,但灯光很亮,室内很嘈杂。当我点完菜进去坐下时,鼻尖上戴着眼镜而不是太阳镜的明浩正在看一本平装小书。在意外的偶遇中,Dokyeom的脸瞪大了。他瞪大了眼睛,张大了嘴巴。


  "명호야!" “是明浩!”

   

  매장내 제법 있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쳐다볼 정도로 도겸의 목소리는 컸다. 책에서 고개를 든 명호의 얼굴에도 천천히 웃음이 번졌다. 눈끝부터 피어나기 시작한 망울이 볼을 동그랗게 만들고 눈동자를 물들여 살짝 열린 입술 사이로 마침내 개화해 흐흐흥, 하고 소리가 났다.
他的声音太大了,店里不少人一下子都盯着他看。当明浩从书中抬起头时,笑容慢慢在脸上蔓延开来。从眼角开始绽放的泪水,让她的脸颊变得圆润,染红了她的瞳孔,最后从她微微张开的嘴唇中绽放出来,她做了一个假笑。


  "뭐하고 있었어!" “你在干什么!”


  명호의 앞자리에 엉덩이를 붙이며 도겸이 물었다. 명호의 옆에 자리 잡은 민규는 팔을 슬쩍 뻗더니 머그컵에 담긴 내용물을 한모금 마셨다.
Dokyeom问道,把屁股贴在明浩面前。明玉坐在明浩旁边,伸出胳膊,喝了一口杯子里的东西。


  "근처에서 일 했어. 민규, 그거 내 거야."
“在附近工作。明玉,那是我的。

  "아뜨거. 으, 셔. 뭐야 이거. 레몬티?"
“阿特格。这到底是怎么回事。柠檬茶?

  "안 달게 했어. 그러니까 왜 먹어."
“我没有加糖。那为什么要吃呢?


  아직 김이 폴폴 나는 머그컵을 자기 앞으로 끌어당기며 명호는 눈매를 뾰족하게 세웠다. 아예 품에 넣을듯 컵을 쥐고 몸까지 반쯤 돌려 방어 자세를 취했는데도 민규는 목을 쭉 뺀 채 레몬티에다 대고 입김을 후후 불었다. 주문한 메뉴를 가지러 가야 했을 때까지도 민규는 끈질기게 명호의 레몬티를 노렸다.
拉着面前还在冒着热气的杯子,明浩猛地抬起了眼睛。明玉虽然抓起杯子,像是要把它抱在怀里,半转身身作防御姿势,但明玉伸长脖子,吹了吹柠檬茶。即使他不得不去拿他点的菜单,明玉也坚持瞄准明浩的柠檬茶。


  도겸이 나중에 듣기로, 오늘 명호는 사장의 지시로 중경빌딩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중 한 곳에 작은 소포를 배달했다. 문은 아주 살짝만 열렸고 소포를 받으려고 빠져나온 팔은 남자의 것이었는데, 형편없이 말라있었다. 명호는 대수롭지 않게 남자가 돈을 지불할 때까지 소포를 쥔 손에 힘을 풀지 않았다. 어쩐지 쿰쿰한 냄새가 나는 홍콩달러 뭉치가 명호의 손에 쥐어졌다. 막을 새도 없이 문이 닫혔다. 할 수 없이 명호는 문앞에 선 채로 지폐를 셌다. 한 장이 많았다. 명호는 그 한 장의 지폐를 작게 접어 문틈으로 최대한 밀어넣었다. 건물을 나올 때 몇인가 사람들을 마주쳤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다수의 쥐와 벌레가 발치에 스쳐 지나간 사실은 아예 깨닫지도 못했다.
Dokyeom后来听说,今天明浩在老板的指示下,将一个小包裹送到了重庆大厦的一家宾馆。门只是微微打开,逃出来接包裹的胳膊属于一个男人,但非常干燥。明浩没有松开对包裹的控制,直到那个男人付了钱。一沓闻起来像是有什么东西的港元在明浩的手里。门砰的一声关上了,还没来得及停下来。明浩无能为力,站在门前数着钞票。有很多床单。明浩把钞票折成小块,尽可能地从门缝里塞进去。当我离开大楼时,我遇到了几个人,但我不在乎。我甚至没有意识到很多老鼠和虫子已经从我的脚边擦过。


  홍콩 정부는 1993년 중국의 양해 아래 고밀도 슬럼 지역인 구룡성채를 완전히 철거해 버렸지만 중경빌딩은 여전히 그대로 남은 채 온갖 범죄가 암암리에 벌어지는 마굴로서의 명성을 공고히 했다. 중경빌딩을 영어식으로 읽으면 청킹맨션이었다.
1993年,香港政府彻底拆除了中国租界的高密度贫民窟九龙城,但重庆大厦完好无损,巩固了其作为秘密犯罪窝点的声誉。如果你用英文读重庆大厦,那就是重庆大厦。


  명호가 이곳에 배달이나 회수를 가는 일은 아주 가끔 뿐이었다. 최근에야 좀 늘어났다.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민규는 엄청 화를 냈다. 당시엔 답지 않은 민규의 반응이 다소 지나치다고 생각했었지만 그 또한 걱정의 한가지 방식이었다는 걸 도겸은 뒤늦게 알았다. 그리고 그 걱정에 내포된 또 다른 감정은, 그보다 좀 더 뒤에야 알게 되었다.
明浩只是偶尔会去这里送货或取货。直到最近,它才有所增加。明玉后来知道后,非常生气。当时,他觉得明玉的反应有点过分,但后来他才意识到,这也是一种担心的方式。而这种担忧中隐含的另一种情绪直到很久以后才被发现。


  배부른 귀가길에 도겸과 민규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췬안 라인의 열차가 아니라 골목에 서있는 명호의 야마하TZR250였다. 흰색에 붉은색이 칠해진 바이크는 1991년에 출시된 2T 엔진에 40킬로와트 출력 모델이었다. 벌써 3년 이상 탄 녀석에겐 긁힌 자국이 많았지만 더러운 곳 없이 예쁜 몸체를 가졌다. 생활권이 몽콕 주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명호가 바이크를 타는 일은 많지 않아서 도겸과 민규도 녀석을 가까이 할 기회가 그동안은 별로 없었다.
在回家的路上,等待Dokyeom和Mingyu的不是Tsuan Line的火车,而是站在巷子里的明浩的雅马哈TZR250。这辆白色和红色的自行车是 40 年推出的 2 千瓦车型,配备 1991 吨发动机。它被烧了3年多,有很多划痕,但它有一个美丽的身体,没有污垢。明浩的生活区离旺角不太远,他不经常骑自行车,所以Dokyeom和Mingyu没有太多机会接近他。


  "MTR 끝났어. 너네 이거 안 타면 걸어가야 돼."
“港铁结束了。如果你不上车,你就得走路。


  안장에 앉아 핸들을 잡은 명호의 자세는 안정감 있었지만 어딘가 불안해 보였다. 헬멧도 없이 머리카락만 퐁실퐁실 나부끼는 작은 머리통이 특히 그러했다.
坐在马鞍上,握着方向盘,明浩的姿势很稳,但看起来有些不安。对于小骷髅头来说尤其如此,它没有头盔,只有一束头发。


  "셋이 타는 건 불법 아냐?"
“三个人骑车不是违法吗?”


  도겸이 조용하게 물었다. Dokyeom轻声问道。


  "시위도 불법이야. 그만 시위하고 타. 아니면 걸어 갈래?"
“抗议是非法的。停止抗议,继续前进,还是想走路?


  금방이라도 출발할 것처럼 명호가 킥스탠드에 발을 걸었다.
仿佛要离开,明浩踩在了支架上。


  "내 목숨 너한테 맡긴다."
“我把我的生命托付给你。”


  짐짓 비장하게 말한 민규가 먼저 안장 끄트머리에 걸터 앉았다.
明玉先在马鞍边上坐了下来。


  "혼자 죽게는 안할게." “我不会让你一个人死的。”


  픽 웃으며 대꾸한 명호가 도겸에게 턱짓했다.
明浩笑着回答,下巴对着Dokyeom啪啪作响。


  "도겸아." “嘟。”

  "...그으래. 죽어도 같이 죽지, 뭐."
"...就是这样。即使我们死了,我们也会一起死,你知道的。


  큰 결심한 도겸이 명호와 민규 사이에 낑겨 앉았다. 2인용 안장에 셋이 앉기란 다소 벅찬 일이었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했다. 명호는 핸들 잡기 불편함을 감수하고 좀 더 앞으로 당겨 앉았다. 민규는 떨어져 구르지 않을 정도로만 간신히 걸쳐 앉았다. 도겸은 납작하게 끼었다. 오늘도 화려한 용그림이 그려진 명호의 가죽 재킷 등판과 단추를 세 개는 풀어버린 민규의 꽃무늬 셔츠 앞섶 사이에.
Dokyeom在明浩和明玉之间蠕动。他们三个人坐在一个双座的马鞍上有点令人生畏,但他们互相让路了一点。明浩忍受着握住方向盘的不适,坐得更靠前一点。明玉坐了下来,刚好可以防止他摔倒和翻滚。他被压扁了。在明浩的皮夹克背面,上面画着一条华丽的龙,而明玉的花衬衫正面解开了三颗纽扣。


  "꺅!"


  예고 없이 출발하자 도겸이 소리를 빽 질렀다. 그 바람에 명호가 눈을 질끈 감아서 순간 바퀴가 휘청거렸다. 맨 뒤에서 민규는 최선을 다해 도겸의 허리를 끌어 안았다. 그 무지막지한 힘에 다시 놀란 도겸이 도미노처럼 명호의 배 앞에 둔 손을 힘주어 맞잡았다. 아이고. 작게 탄식한 명호가 속도를 높였다. 악, 명호야, 날아간다, 악! 도겸이 연신 소리를 질렀다. 아, 이도겸 시끄러워 귀청 터지겠네! 민규의 목소리는 한술 더 떴다. 11월은 홍콩의 겨울. 제법 차가운 바람이 명호의 온몸을 쓸었을 때, 그 바람은 연이어 도겸을, 그리고 민규를, 그때 그 순간을. 매만지고 멀리 날아가 명호는 하하항, 하고 크게 웃었다. 새벽 두 시의 나단로드는 뻥 뚫렸다. 번잡하고 혼란한 홍콩의 낮과 밤은 그곳에 없었다. 꺼지지 않는 네온이 홍콩의 새벽을 밝혔다. 불빛엔 소리가 없었고, 그러므로 그곳엔 세 사람의 웃음소리만이 유효했다.
当我们突然出发时,Dokyeom尖叫起来。风把他的眼睛挤得紧闭,车轮摇晃了一会儿。明玉从后面用尽全力抱住了Dokyeom的腰。Dokyeom再次被这股巨大的力量所震惊,他像多米诺骨牌一样在明浩的船前紧握着他的手。哦,我的上帝。明浩轻轻叹了口气,加快了速度。邪恶,明浩,飞翔,哇!Dokyeom喊道。哦,好吵,震耳欲聋!明玉的声音又提高了一次。11月是香港的冬天。当一股寒风席卷明浩全身时,它席卷了Dokyeom和Mingyu,然后是那一刻。摸了摸它飞走了,明浩大笑起来。凌晨两点,内森·罗德被刺穿了。香港的喧嚣,白天和黑夜,都不存在。永不熄灭的霓虹灯照亮了香港的黎明。灯光下没有声音,所以只有三个人的笑声是有效的。


  민규가 중경빌딩에 드나드는 명호를 알고 크게 화를 내기 전까지. 서로에게 화가 난 두 사람이 일주일간이나 말을 안해서 도겸의 속만 까맣게 타들어가기 전까지. 배가 고프든 그렇지 않든, 도겸과 민규는 일이 끝나면 꼭 한코우로드의 맥도널드에 들렀다. 거기에 명호가 없어도 괜찮았고 명호가 있으면, 즐거웠다. 셋이 함께 야마하TZR250에 타는 데에는 요령이 붙었고 어느 순간엔 도겸이 먼저, 더 빨리! 하고 명호의 귀에 대고 소리쳤다. 그리고 민규는 웃음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서명호-- 명호야아---
直到明玉发现明浩出入重庆大厦,他非常生气。直到两人互相生气,一个星期没有说话,直到Dokyeom的内心被烧黑了。不管饿不饿,Dokyeom和Mingyu下班后都会去汉口路的麦当劳。它不必在那里,如果有的话,那很有趣。他们三个人一起掌握了骑雅马哈 TZR250 的窍门,有一次,DK 先行了,而且速度更快!他在明浩耳边喊道。明玉惊呼一声,声音里满是笑意。签名 -- Ming Ho Yaa---


  1997년은 빠르게 달려나갔다. 1997年过得很快。








  간혹 그랬지. 이를테면 나와 민규가 한국어로 대화할 때. 말의 속도와 양을 따라잡을 수 없어서 너는 입술을 다물었고 듣지도 않을 것처럼 다른 곳을 보았어. 나와 민규는 그런 너를 내버려둔 채 계속 대화를 이어나갔지. 모국어라는 바꿀 수 없는 유산의 바깥 쪽에 있는 너를 보며 나는 어쩌면 민규와의 결속을 자랑하고 싶었던 건지도 몰라.
有时。例如,我和明玉用韩语说话时,你跟不上你说话的速度和音量,所以你闭上嘴唇,看着别处,好像你不会听到一样。我和明玉撇下你一个人继续说话。看着你母语不可替代的遗产外表,也许我想吹嘘一下我和明玉的缘分。


  그러면 이건 어떨까. 네가 나에게 늘 무장을 해제하고 살가웠다는 거. 누구에게나 일정거리 이상을 두고 관심은 주지도 바라지도 않았던 너는 나와 민규에게만큼은 달랐고, 그 중에서도 나는 너와 손을 잡아도 끌어안아도 하물며 볼에 마구 뽀뽀를 하거나 어리광을 부려도 쉽게 너의 용서를 받아서 민규에게 빈축을 샀어. 그럴 때마다 나는 우쭐했어.
那么这个怎么样?你一直对我无动于衷,对我无动于衷,你和明玉不一样,我和明玉不一样,就算我牵着你的手,拥抱你,亲吻你的脸颊,傻傻的。每次我这样做,我都受宠若惊。


  그리고 형편없이 풀린 너의 운동화 끈을 쪼그려앉은 민규가 엉망으로 묶어줄 때. 합석으로 비좁은 식당에서 항상 민규의 오른쪽에 앉는 너를 볼 때. 민규의 가장 조용한 순간엔 네가 있고, 너의 가장 시끌벅적한 시간엔 민규가 있다는 걸 내가 문득 떠올렸을 때. 비로소 우리는 공평해졌지.
而当明玉蹲下来系好你那双松得厉害的运动鞋时,当我看到你总是在狭窄的餐厅里坐在明玉的右边时,当我突然想起你在明玉最安静的时刻,而明玉在你喧闹的时光里。


  너와 민규의 곁에서 나는 어쩐지 외로웠지만, 동시에 가장 행복했어. 우리에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형태의 마음이 있었으니까. 가족으로, 친구로, 또 연인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마음을 우리에게 쏟아부었던 우리.
在你和明玉身边,我感到孤独,但同时,我也是最幸福的。我们拥有世界上各种类型的思想。作为家人、朋友和爱人。我们全心全意地投入了我们。


  그러한데 누가 감히 우리보다 우리를 더 사랑할 수 있었겠니.
谁敢比我们更爱我们?








  1998년의 춘절 역시 불꽃으로 시작되었다. 불꽃놀이는 크고 작은 규모로 곳곳에서 벌어질 테지만 아무래도 가장 크고 화려한 불꽃은 침사추이 빅토리아하버에서 건너다 보이는 홍콩섬의 해안을 수놓을 예정이었다. 그리고 불꽃은, 이곳에도 있었다. 바로 도겸을 가운데에 둔 양 옆에. 열차 안에서 한껏 낑겨 있다가 파도처럼 쓸려가는 사람들에 섞여 침사추이역에서 내린 도겸은 문득 옆에 있어야 할 게 없다는 걸 깨닫고 당황했다. 급하게 주변을 휘휘 둘러보니 명호는 벌써 저 앞에 성큼성큼, 민규는 아직도 뒤쪽에서 미적거리는 중이었다. 머릿속에서 우선순위를 생각하다가 도겸은, 효율을 따지기로 했다. 힘겹게 인파를 거슬러 올라가 민규의 팔부터 잡았다. 음호우이시!(실례합니다!), Excuse me!를 연신 외치며 민규를 끌고 앞으로 나아갔다.
1998年的春节也是从烟花开始的。大大小小的烟花将到处展示,但最大和最壮观的烟花将在香港岛海岸,从尖沙咀的维多利亚港可以看到。火焰也在这里。就在两边,货物在中间。在火车上蹲了一圈,在尖沙咀站下车,混在像波浪一样席卷而去的人群中,他突然意识到自己无事可做,他吃了一惊。他急忙转了一圈,看到明浩已经大步走在了前面,而明玉还在他身后坐立不安。在脑海中思考优先事项后,他决定权衡效率。他挣扎着爬上人群,先抓住了明玉的胳膊。Mhouishi!(对不起!),对不起!,他拖着明玉往前走。


  "명호야, 같이 가!" “明浩,跟我来!”


  페닌슐라 호텔이 있는 솔즈베리로드의 큰 건널목 앞에 와서야 명호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 신호를 기다리느라 멈춰선 명호의 옆에 도겸이 나란히 섰다.
直到我来到半岛酒店所在的梳士巴利道的大十字路口,我才知道这个名字。他停止了等待信号,站在Dokyeom旁边。


  "여기서 헤어지면 답도 없어."
“如果我们在这里分手,就没有答案了。”


  도겸의 말마따나 이렇게 북적이는 인파 속에서 서로를 놓치면 다시 마주칠 확률은 극히 낮았다. 무선호출기를 호출하거나 메시지를 확인할 공중전화를 찾는 것부터가 불가능했고, 세 사람 모두 PHS(*가정용 무선전화기를 휴대전화처럼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화) 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도겸이 민규와 명호의 팔에 팔짱을 꾹 끼었다. 보행 신호가 바뀌었다.
正如Dokyeom所说,如果他们在如此拥挤的人群中看不见对方,那么再次见面的机会就非常低。不可能打电话给寻呼机或找到公用电话来查看消息,而且这三个人都没有小灵通。Dokyeom双臂交叉在明玉和明浩的手臂上。步行信号已更改。


  "가자." “走吧。”


  양 옆의 두 사람이 마치 제가 업은 업보인 것마냥, 도겸은 비장한 얼굴로 걸음을 떼었다.


  민규와 명호 사이에 불꽃이 튄 지도 벌써 일주일 째였다. 지난 주 한코우로드 맥도널드에서 만나 집까지 바이크를 타고 갔을 때까지만해도 평화로웠던 분위기는 민규가 명호에게 큰소리를 내면서부터 깨지고 말았다. 거기 엄청 위험한 데잖아! 민규가 소리쳤다. 명호가 맥도널드에 들른 날에는 어김없이 중경빌딩에 배달 업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랬다. 다 똑같이 사람 사는 데야. 명호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거기 지명수배범이 얼마나 많은데, 불법체류자도 그렇고, 너 위험한 일 하는 거 아니라며! 얼굴까지 굳힌 민규를 물끄러미 보던 명호가 이내 픽 웃었다. 민규한테나 그렇지 나는 하나도 안 위험해.
明玉和明浩之间擦出火花已经一个星期了。上周在汉口路麦当劳开会和骑车回家之间的平静气氛被明玉对明浩大吼大叫打破了。那里非常危险!明玉喊道。明浩去麦当劳的那天,总发现重庆大厦有送货服务。这和人一样。明浩随口说道。那里有那么多通缉犯,包括非法移民,你不做危险的事情!明浩盯着明玉,脸色僵硬,然后笑了。我和明玉没有任何危险。


  평소 나방이라도 나올라치면 호들갑을 떨며 피해다니는 민규더러 겁쟁이 쫄보 놀리며 손으로 벌레를 턱턱 잡아 밖에 날려보내는 건 명호였다. 그 옆에서 악, 명호야, 손 닦아, 손! 하고 오두방정 떠는 건 도겸의 역할이었다. 공포영화 하나 제 눈 뜨고 보지 못하는 도겸과 민규를 명호는 늘 겁쟁이 쫄보 바보 멍청이 하고 놀렸다. 도겸과 민규는 거기다 대고 발끈하는 법 없이 아, 인정, 그러니까 영화 그만 보자. 하고 천연덕스레 명호를 졸랐다. 그래서 도겸은 이번에도 그냥 명호가 놀리는 것에 민규도 장난으로 받아 넘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민규는 그러지 않았다. 몇 번이나 더 중경빌딩의 위험성에 대해 늘어놓고 슬슬 듣기 귀찮아하는 명호를 괘씸해 했다. 그만해, 민규. 급기야 명호마저 굳은 얼굴로 딱 잘라 말하자 남은 건 소리없는 아우성이었다. 서로 못마땅하게 쳐다보는 눈빛 사이엔 불꽃이 팍팍 터졌고 그 가운데에서 도겸만 어리둥절했다. 그리고 침묵으로 종결된 말다툼의 여파가 일주일이나 계속되자 도겸은 죽을 맛이었다.
平时大惊小怪、避飞扑扑的明玉调侃他是个懦夫,用下巴抓住虫子,让它飞到外面。在他旁边,阿克,明浩,擦手,你的手!大惊小怪是Dokyeom的角色。他总是调侃睁不开眼睛看恐怖片的Dokyeom和Mingyu,说明浩是个懦夫,一个傻瓜,一个白痴。Dokyeom和Mingyu甚至都懒得说了,哦,承认吧,我们不要再看电影了。我说了,乞求一个名字。所以这一次,Dokyeom认为明玉在明浩取笑他时只会把它当成一个笑话。明玉没有。又好几次,他讲到重庆大厦的危险,他都不好意思听了。停下,明玉。最后,连明浩都一脸严肃的说了出来,只剩下一声无声的喧嚣。在彼此不赞成的眼神之间迸发出火花,而火花中间只有Dokyeom。经过一个星期的沉默争论,他快死了。


  "오! 저기, 저기로 가자! 저기가 잘 보이겠다."
“哦!在那里,我们去那里吧!我在那边见。


  옆구리를 꾹꾹 찌르며 앞서 걷는 도겸에게 이끌린 민규와 명호의 다리가 마지못해 움직였다. 민규는 별로 외출할 기분이 아니었고 명호는 불꽃놀이 따위 관심도 없었지만 어쨌거나 오늘의 승자는 도겸이었다. 벌써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섰다. 셋 다 키가 큰 덕에 머리통 하나씩은 불쑥 나와 홍콩섬의 빌딩라인이 한 눈에 들어왔다. 자정까지 앞으로 10분. 불꽃이 터지면 춘절 연휴의 시작이었고 불꽃이 사그라들면 600만 홍콩인들은 각자 가족의 곁으로, 고향으로 돌아가겠지만 도겸과 민규, 그리고 명호는 여전히 '금어대하'의 꼭대기층 좁은 집에 누워 서로의 가족과 고향을 대신할 터였다.
明玉和明浩的腿不情愿地动了动,被走在他前面的Dokyeom吸引住了,挤压着他的身侧。明玉没有心情出门,明浩对烟花也不感兴趣,但赢得胜利的是Dokyeom。我挤过已经坐下的人群。他们三人个子都很高,每人都有一个脑袋伸出来,港岛的建筑线一眼就看出来了。距离午夜还有10分钟。当烟花燃放时,就是春节假期的开始,当火焰熄灭时,六百万香港人将回到家人身边,回到家乡,但Dokyeom、Mingyu和Myungho仍然会躺在金鱼草河顶层狭窄的房子里,取代彼此的家人和家乡。


  "오, 오, 터진다, 터진다. 터지나? 야, 민규야. 보여?"
“哦,哦,它啪,它啪。爆破?嘿,明玉。你看到了吗?

  "터지긴 내 귀청이 터지겠다."
“这会让我的耳朵聋的。”

  "명호야, 나 떨려!"
“明浩,我很紧张!”

  "지금 별로 안 추운데."
“现在不是很冷。”


  어딘가 엇나간 대화를 도겸은 모르는 척 했다. 대신피윳, 하고 불꽃놀이의 시작을 알리는 가느다란 빛줄기를 눈으로 쫓았다. 금세 피유웅 퓨웅 하고 불꽃이 연달아 터져 올랐다. 노란색과, 붉은색과, 파란색하고 초록색이 온통 어우러진 커다랗고 화려한 불꽃이 홍콩의 하늘과 바다에 똑같은 모양을 그리며 피었다.
他假装不知道这次谈话。取而代之的是,他沿着标志着烟花开始的细条纹。很快,一连串的火花爆发了。黄色、红色、蓝色和绿色的烟花以相同的形状点亮香港的天空和海洋。


  "쿵하이팟초이!" “Kung Hai Pat Choi!”


  여기저기서 재산이 불 일듯 불어나라는 뜻의 홍콩식 새해인사가 들려왔다. Happy New Year! 젊은 홍콩사람들이나 서양인들은 영어로도 인사했다. 누군가는 환호하고 더러는 손을 잡고 어디선가 포옹하고 애정어린 입맞춤을 서로의 뺨에 나누거나... 키스하는 사람도 있었다! 1월 1일의 뉴욕도 아닌데!
时不时地,我听到了港式的新年问候,这意味着财富会膨胀。新年快乐!年轻的香港人和西方人也用英语互相打招呼。有的欢呼,有的牵手,拥抱在某个地方,在彼此的脸颊上分享深情的吻......甚至还有接吻者!1 月 1 日甚至不是纽约!


  "얘들아, 새해복 많이 받자."
“新年快乐,伙计们。”


  남의 애정사를 훔쳐 본 기분이라 민규와 명호에게로 애써 눈을 돌린 도겸이 말했다. 난데없이 명호가 얼굴을 기울이더니 도겸의 귓가에 가까운 볼에 뽀뽀를 했다. 잠깐 놀랐던 도겸이 히- 웃고 명호야 우움, 답 뽀뽀를 두 번이나 해줬다. 입술을 떼고 눈이 마주친 명호는 웃고 있었는데 언제나처럼 목을 울려 흐흥, 하고는 몸을 휙 움직여 민규를 향했다. 웃음기 사라진 명호의 뾰족한 눈이 민규를 노려보는가 싶더니 다음 순간 양 손으로 그의 얼굴을 잡았다.
他觉得自己在偷别人的恋情,于是把注意力转向了明玉和明浩。明浩突然歪了歪脸,吻了吻他的脸颊,脸颊靠近Dokyeom的耳朵。惊讶了一会儿后,Dokyeom笑了起来,吻了我两下。扯着嘴唇,眼神交流,明浩微笑着,但一如既往,他的喉咙咕噜咕噜地响着,他猛地将身体向明玉扑去。明浩尖尖的眼睛瞪着明玉,下一刻他就双手捂住了明玉的脸。


  "뭐," “什么,”


  하고 살짝 당황한 민규의 얼굴에서 눈이 커졌다. 그리고 나서 도겸이 목격한 것은 친구로선 그다지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이었다. 힘주어 코 앞까지 민규의 얼굴을 끌어당긴 명호가 그 입술에 키스를 했다. 덕분에 민규는 목을 아래로 쭉 뺀 볼품 없는 꼴이었는데 입술이 한 번 떨어졌다가 다시 닿았을 땐 고개를 똑바로 세워서 이번에 당겨진 건 명호의 머리통이었다. 위로 들린 턱에 명호의 목이 꼿꼿하게 펴졌다. 하필 자신의 시선 일직선상에 놓인 둘의 입술 때문에 도겸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 이건... 이건... 친구로서뿐만 아니라 가족이라고 쳐도 별로 유쾌하지 않은 장면이었다!
明玉有些不好意思地瞪大了眼睛。然后他目睹的是他的朋友不想看到的事情。把明玉的脸凑到鼻子前,明浩吻了吻他的嘴唇。明玉的脖子被拉了下来,但他的嘴唇掉了一次,当他们再次接触时,他的头是直立的,这次是明浩的头被拉了起来。明浩的脖子挺直,靠在他抬起的下巴上。两人的嘴唇顺着他的目光,忍不住叹了口气。这。。。这。。。这不是一个非常愉快的场景,不仅对我们的朋友,而且对我们的家人来说!






  창문이 없는 스타 페리 1층으로 뭉근한 열기의 바닷바람이 들어왔다. 작은 바지선과 예인선이 각자의 항로를 따라 움직였다. 수면에 반사된 태양빛이 따가운지 명호는 선글라스로 얼굴의 반을 가렸다. 그 옆에서 도겸은 허이라우샨許留山에서 산 망고주스 속 젤리를 열심히 오물거렸다. 오늘은 '한채관'의 휴일이었지만 민규는 평소처럼 출근을 했다. 장 사장이 새로 준비중인 메뉴의 연습을 위해서였다. 요란하게 집을 나간 민규 덕택에 늦잠을 자지 못하고 뒹굴거리던 도겸은, 일을 마치고 집에 온 명호가 옷을 세 개 벗고 하나 겨우 입고 얼굴을 씻고 양치를 하고 침대에 털썩 쓰러져 눕자 그 옆에 바짝 붙어 누워 간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눈을 감고 있던 명호가 자신을 향한 뜨거운 시선에 슬쩍 눈꺼풀을 들어 올리면, 결과는 벌써 정해졌다. 명호는 도겸의 간청을 무시하지 못했다.
一阵温暖的海风吹进了没有窗户的天星小轮的一楼。小型驳船和拖船沿着各自的路线行驶。太阳在水面上的倒影灼热,明浩用墨镜遮住了半张脸。在他身旁,他迫不及待地咀嚼着在惠劳山买的芒果汁里的果冻。今天是“韩彩坤”的假期,但明玉照常上班。这是为了练习张先生正在准备的新菜单。因为明玉匆匆出门而辗转反侧的Dokyeom,下班回家后依偎在明浩身边,脱掉他的三件衣服,洗了脸,刷了牙,扑通一声倒在床上,一脸急切。一直闭着眼睛的明浩在直视着他的炽热目光中抬起眼皮,结果已经决定了。明浩无法无视Dokyeom的恳求。


  그래서 명호는 심심하다고 노래를 부르는 도겸의 손에 이끌려 스타 페리에 타게 됐다. 도겸이 망고주스를 내밀었다. 명호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동안 명호에겐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던 완차이의 골목골목을 도겸은 잘도 찾아들어갔다. 도착한 곳은 '한채관'이었다. 홀에 앉아 장부를 보고있던 사모가 도겸을 반겼다. 초면인 명호를 슥 보더니 도겸을 다시 쳐다보았다.
于是明浩在唱着无聊的Dokyeom的带领下,登上了天星小轮。Dokyeom拿出一瓶芒果汁。明浩摇了摇头。与此同时,他设法找到了湾仔的小巷,这并没有给明浩留下深刻的印象。我们到达了Hanchaekan。他的妻子坐在大厅里看着账本,向他打招呼。他瞥了一眼第一张脸明浩,然后回头看了一眼Dokyeom。


  "팡야오(친구)." “方瑶(朋友)。”


  도겸이 소개했다. 명호가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하자 사모가 의자를 손짓했다. 잠깐 앉아있으려니 주방에서 사장이 나왔다. 그 뒤로 민규의 모습도 있었다. 한 손에 식칼을 든 채였다. 입고 있는 셔츠와 합해 놓고 보니 란콰이퐁이 아니라 시부야 출신 막내 야쿠자 같았다. 그나마 얼마 전에 자른 머리카락 덕에 호스트는 면했다.
Dokyeom介绍道。明浩低头打招呼,他的妻子招呼他坐到椅子上。就在我准备坐一会儿的时候,老板从厨房里出来了。在他身后是明玉。他一只手拿着一把切肉刀。结合他穿的衬衫,他看起来像是涩谷最年轻的黑帮,而不是兰桂坊。然而,多亏了刚刚剪掉的头发,主人才幸免于难。


  민규는 새로운 메뉴를 도겸과 명호에게 제일 먼저 시식시켰다. 도겸은 홍콩에 오기 전 먹어본적 있었지만 명호에겐 당연히 처음 보는 음식이었다. 맑은 국물에 밥알과 고기가 둥둥 떠다녔다.
Mingyu是第一个向Dokyeom和Myungho品尝新菜单的人。他来香港之前就吃过,但自然是第一次见到。清澈的汤中漂浮着米粒和肉。


  "부산식 돼지국밥. 맛있을 걸?"
“釜山风味的猪肉包饭。会很好吃的,不是吗?


  기대감 가득한 민규의 눈을 반찬 삼아 명호는 한숟갈 천천히 씹었다. 담백하고 고소하고 맛있는 냄새가 나는 그 음식을, 명호는 한국식 쇠젓가락과 숟가락의 어색함을 참고 부지런히 비웠다. 어느 틈엔가 민규가 술 한 병을 꺼내왔다. 대한민국의 진로사에서 올해 새로 출시한 소주였다. 23도짜리 증류주가 명호 입엔 그냥 음료수 같았다.
明玉眼中满是期待的配菜,明浩缓缓咀嚼了一勺。清淡、可口、香气扑鼻的食物被勤勤恳恳地清空,忍受着韩国铁筷子和勺子的笨拙。有一次,明玉拿出一瓶酒。这是韩国Jinro公司今年推出的新烧酒。23度的蒸馏酒就像是喝到明浩的嘴里。


  일찍 일을 마무리 한 민규까지 합세해 세 사람은 트램을 탔다. 1904년 운행을 시작한 트램은 도시철도 MTR의 개통 이후에도 다행히 폐쇄되지 않고 살아남아 홍콩섬의 북쪽을 횡단했다. '한채관' 바로 근처에 있는 오브라이언로드역에서 탄 2층짜리 트램은 존스턴로드를 따라 서쪽으로 움직였다. 공짜나 다름 없이 싼값을 치르고 탈 수 있는 교통수단치고 트램은 지나치게 훌륭했고 너무나도 홍콩스러웠다. 오래된 상점과 새로 지어진 고층빌딩이 마구잡이로 뒤섞인 도심을 구경하다보면 센트럴을 지나 금세 셩완이었다. 셩완에 입성하면 홍콩 최초의 서양식 식료품 시장인 붉은 벽돌의 웨스턴마켓 건물이 보였다. 도겸과 민규, 그리고 명호는 사이잉푼에서 트램을 내려 다시 완차이로 향하는 반대쪽 트램을 탔다. 2층의 2인석 좌석에 세 사람은 기어이 구겨 앉았다. 음료수 같은 소주 세 잔을 마셔놓고 명호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창가에 앉은 자신을 덮칠듯 명호가 몸을 기대오자, 내 위에 앉아. 하고 도겸은 말했다. 그러면 정말로 명호는 도겸의 무릎 위에 아무렇지 않게 앉은 채로 창문에 얼굴을 딱 붙이고 바깥을 내다보았다. 주빌리스트리트역에서 세 사람은 내렸다. 800미터에 달하는 길이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엔 사람이 많았다.
早早下班的明玉也加入了他们,三人上了电车。电车于1904年开始运营,幸运的是,在港铁开通后幸存下来,并穿越了香港岛北部。双层电车从奥布莱恩路站(O'Brien Road Station)出发,就在Hanchae Pavilion旁边,沿着庄士敦路(Johnston Road)向西行驶。对于免费、廉价的交通工具来说,电车太好了,太像香港了。在经历了一段时间的旧商店和新摩天大楼之后,这座城市很快穿过中环,来到了上环。进入上环后,您会看到红砖砌成的西式市场大楼,这是香港第一个西式食品市场。Dokyeom、Mingyu 和 Myungho 在 Sai Ying Pun 下了电车,然后乘坐对面的电车返回湾仔。他们三人挤在二楼的双座座位上。喝了三杯烧酒后,明浩似乎心情不错。明浩俯下身子,仿佛要扑向他,他坐在窗边,在我身上坐下。Dokyeom说。然后,明浩随意地坐在Dokyeom的腿上,他的脸贴在窗户上,他看着外面。三人在银禧街站下车。中层自动扶梯因其800米的长度而被列入吉尼斯世界纪录,挤满了人。


  "나 이거 처음 타."
“我是第一次骑这个。”


  말을 꺼낸 건 명호였다.
说话的是明浩。


  "진짜? 홍콩에서 몇 년이나 살아놓구?"
“真的吗?你在香港生活了多少年?


  도겸이 물었다. Dokyeom问道。


  "응. 별로. 일이 아닌 곳은 가지 않았으니까."
“是的,不是真的。我没有去任何不工作的地方。

  "조심해, 서명호." “小心,签名。”


  빠른 걸음으로 올라가려는 행인을 피해 민규가 명호의 어깨를 감싸 제 앞에 세웠다. 명호가 뒤를 돌아 민규와 마주섰다. 언덕의 기울기만큼 키가 반전되어, 명호의 시선이 민규보다 약간 높았다. 흐흐흥, 하고 웃은 명호가 그게 마음에 들었는지 자꾸 민규의 정수리를 퐁퐁 매만졌다.
避开试图快速爬上去的路人,明玉搂住明浩的肩膀,站在他面前。明浩转身面对明玉。他的身高和山坡一样颠倒过来,明浩的目光比明玉的目光略高。哼,明浩笑着摸了摸明玉的上衣,好像很喜欢一样。


  "아 진짜, 조심하라니까." “哦,真的,小心点。”


  첫번째 무빙워크가 끝나는 곳에서 민규는 명호의 등허리를 번쩍 안아올려 발이 바닥에서 떨어지게 했다. 덕분에 넘어지지 않은 명호가 제 발치를 살폈다. 검정색 척70s의 끈은 민규가 전에 묶어준 그대로였다. 못생긴 모양의 리본을 보다가, 명호는 그대로 뒤돌아 두번째 무빙워크 앞으로 달려갔다.
在第一步结束时,明玉抓住明浩的腰,将他的脚从地板上拉开。多亏了他,没有摔倒的明浩检查了自己的脚。黑色Chuck 70s的带子和明玉之前系的一样。看着丑陋的缎带,明浩转身跑到第二条自动人行道的前面。


  "꼴찌가 집청소 열 번."
“最后一个把房子打扫十次。”


  짜요加油, 외친 명호가 후다닥 무빙워크를 뛰어올랐다. 도겸이 뭐지, 하고 얼을 타고 있는 사이 하! 헛웃은 민규가 질새라 박차를 가했다. 셋이었으니 둘이 과반수였고, 그렇다면 둘의 선택을 나머지 하나가 거부할 수는 없는 게 규칙이었다.
赵加油,大喊一声,明浩跳上了自动人行道。什么是Dokyeom,当他骑着伯爵哈!明玉嘿嘿一笑,催促道。既然有三个,两个是多数,规则是另一个不能拒绝两个的选择。


  "둘이 짰지!" “你们两个!”


  아닌 걸 알면서도 도겸은 자신의 괜한 억울함을 읍소하며 늦은 출발을 했다. 폭이 넓지 않은 무빙워크위에서 명호는 사람들을 피해 잘도 재빠르게 움직였다. 명호가 입은 하늘색의 타이다잉 티셔츠가 팔랑거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양 옆을 줄잇는 연립주택 창가에 널어놓은 빨래 같기도, 빛바램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홍콩의 투명한 하늘 같기도 했다.
尽管他知道事实并非如此,但他起步较晚,抱怨自己的挫败感。在不宽的自动人行道上,明浩迅速移动以避开人群。他穿的天蓝色扎染T恤飘飘荡荡,像是半山自动扶梯两侧一排联排别墅窗边挂着的衣服,又像是香港晴朗的天空,没有丝毫的时尚。






  민규는 요리뿐 아니라 정리에도 소질이 있었다. 학창시절부터 도겸의 어지러진 주변을 깔끔하게 치워주는 일도 민규는 곧잘 했다. 그런 그의 재능은 '금어대하'의 301호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됐다. 늘어난 사람수만큼 불어난 짐에 좁은 집은 늘 넘칠 것 같았지만, 그 안에서 민규는 자신만의 방법대로 공간을 나누고 자리를 정하고 여유를 만들어냈다.
明玉不仅擅长烹饪,还善于组织。从学生时代起,明玉就擅长收拾Dokyeom周围的烂摊子。他的才华也在第301期《金鱼草狗》中得到了展示。小房子似乎总是随着人数的增加而溢出,但在里面,明玉用自己的方式划分空间,安排座位,用自己的方式创造一个空间。


  "뭐야 그게?" “那是什么?”


  민규의 손에 들려있는 것을 가리키며 도겸이 물었다. 뭐 맛있는 거라도 사올줄 알았더니. 민규의 뒤를 따라 들어온 명호가 뻑뻑한 현관문을 힘껏 당겼다. 뻥 차서 밀고 나갈 때보다야 닫을 때 품이 더 들었다.
Dokyeom指着明玉手里的东西问道。我以为我会买一些好吃的东西。明玉在他身后走了进来,他用力拉了拉僵硬的前门。关闭它比推出它花费的时间更多。


  "금붕어." “金鱼。”


  명호 대신 간단하게 문을 닫은 민규가 봉지를 들어보이며 대답했다. 아래로 길쭉한 봉지엔 물이 가득 담겼고 그 안을 조그만 금붕어 세 마리가 헤엄쳤다.
明玉只是代替明浩关上了门,她举起袋子回答道。下面的细长袋子里装满了水,里面有三条小金鱼游来游去。


  "갑자기 웬 금붕어? 저녁 메뉴야?"
“突然,一条金鱼?是吃晚饭吗?

  "이도겸! 애들이 들어!" “伊多——!听孩子们说!


  제 새끼 품에 끌어안는 어미개처럼 민규는 과장스런 제스처로 봉지를 가슴에 당겨들었다.
像是一只母狗依偎在怀里的小崽子,明玉用夸张的姿态把袋子拉到胸前。


  "뭐 잘못 먹었어? 명호야. 얘 왜 이래?"
“你吃错了什么吗?是明浩。他怎么了?

  "김민규 왕고집 바보 멍청이."
“金珉圭王固执,愚蠢的白痴。”


  하더니 명호는 화장실로 쏙 사라졌다.
然后明浩消失在浴室里。


  "이제부터 얘네를 자식이라고 생각하도록."
“从现在开始,把他们当成你的孩子。”

  "네가 키우려고?" “你要养他吗?”

  "우리가 키우는 거지." “我们正在抚养他们。”


  집에 굴러다니던 투명한 통에 물을 채우며 민규가 말했다.
明玉一边说着,一边把屋子里滚来滚去的透明浴缸里装满了水。


  "명호랑 옷 보러 가는 길에 금붕어 마켓 지나는데 얘네가 너무 예쁘게 생겼잖아. 눈도 동그랗고 몸도 반짝반짝하고. 명호가 싫다는 거 내가 억지로 데려왔으니까 잔말 말고 너도 나 거들어."
“在我和明浩一起买衣服的路上,我路过金鱼市场,它们看起来很漂亮。他的眼睛是圆的,他的身体是闪亮的。我强迫你带我来,如果你不喜欢明浩,所以不要说一句话,你可以帮我。

  "죽은 화분 몽땅 버린지 얼마나 됐다고."
“我已经有一段时间没有扔掉所有的死锅了。”

  "걔넨 명호 혼자 살 때부터 이미 가망없었고, 얘네는 다르지. 너도 있고, 내가 있으니까. 이름은 왼쪽부터 일, 이, 삼이라고 하자. 아니면 하나, 둘, 셋이라고 할까?"
“自从他们独自生活以来,他们一直没有希望,他们是不同的。因为有你,也有我。我们称它们为一、二和三,从左到右。还是一个、两个、三个?

  "야, 민규야. 얘네가 빙글빙글 돌아서 난 벌써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
“嘿,明玉。他们转来转去,我不知道谁是谁了。


  금붕어 이름은 왼쪽부터 (1), (2), (3)이 되었다. 버려진 화분이 살아생전 놓여있던 협탁 아래가 그 애들의 보금자리였다. 먹이를 주고 어항을 청소하는 일 모두 민규는 기쁘게 해냈고, 도겸도 어쩌다가 청소 정도는 거들었다. 금붕어파가 두 명이라서 명호는 반대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명호는 아주 가끔, 간혹가다 한 번, 그 애들에게 먹이를 주었다. 금붕어맨션에서 금붕어 세 마리는 무럭무럭 자랐다. 하지만 어떤 녀석이 인지 인지 인지는, 마지막까지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从左到右,金鱼的名字分别是Yat(1)、Yi(2)和Ssam(3)。床头柜下面放着废弃的花盆,是他们的家。喂食和打扫鱼缸都是明玉乐意做的事情,而Dokyeom恰好帮忙打扫。有两个金鱼成员,所以明浩甚至不能反对。所以明浩每隔一段时间就喂他们,偶尔喂他们。在金鱼府,三条金鱼茁壮成长。但直到最后,没有人确切知道哪一个是 Yat、Lee 或 Ssam。








  명호야. 是明浩。


  1998년 7월이 되어 란타우섬에 최신식의 첵랍콕 공항이 개항하면서 카이탁 공항이 폐쇄되었을 때의 기억이 내겐 선명해. 1992년의 너를, 그리고 1997년의 나와 민규를 홍콩으로 들여보내 주었던 곳의, 그래서 우리가 만날 수 있도록 해주었던 곳의 문이 영원히 닫힌다는 건 참으로 이상한 기분이었어. 우리가 다시 홍콩을 나갈 수 있을까. 들어온 문이 사라졌는데 우리가 과연 이곳을 뒤로 할 수 있을까. 그 의문들은 불안함과 동시에 크나큰 안도감이었다고 나는 생각해. 어쩌면 우리는 홍콩에서 불변할 것이라는 예감. 우리가 우리를 떠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기대.
我对1998年7月的情况记忆犹新,当时最先进的赤鱲角机场在大屿山启用,而启德机场则关闭。1992年把你和1997年我和明玉带到香港,在那里我们可以见面,这种感觉很奇怪。我们还能再次离开香港吗?我们进入的门不见了,我们真的可以离开这个地方吗?我认为这些问题既令人不安又令人放心。一种预感,也许我们在香港会保持不变。期望我们无法离开我们。


  우리가 우리에게, 그리고 1998년의 홍콩이 우리에게 주었던 불후.
1998年,香港赐予我们和我们的不朽。








  홍콩의 한여름을 겪어본 사람은 평생토록 그것을 잊지 못한다.
任何在香港经历过盛夏的人,终其一生都不会忘记。


  '금어대하'가 있는 곳에서부터 골목을 하나 지나면 일명 여인가女人街라 불리는 통채가通菜街가 나왔다. 흔히들 레이디스 마켓이라고도 하는 이곳엔 상점들이 밀집해 있어 현지인과 관광객들로 늘 붐볐다. 옷과 장신구를 파는 한 노천 점포에 매달린 온도계의 수은주가 섭씨 36도를 가리켰다. 아직 오후 두 시. 23시간 만에 최고 기온을 갱신했다. 열대 몬순 기후의 특색을 가진 홍콩의 뜨거운 여름은, 습도 또한 하루종일 80퍼센트를 유지했다.
从金鱼草河所在的地方穿过一条小巷后,您将来到通菜街,也被称为淑女之家。它也被称为女士市场,到处都是商店,总是挤满了当地人和游客。挂在一家出售衣服和珠宝的露天商店的温度计显示,水银读数为36摄氏度。现在还是下午两点,已经记录了23小时以来的最高气温。香港炎热的夏季以热带季风气候为特征,全天湿度保持在80%。


  침대에 대자로 누운 민규가 선풍기의 실낱 같은 바람이라도 느껴보려고 눈을 감았을 때 명호는 담배를 입에 물었다. 히아신스가 그려진 로브가 땀 때문에 살갗에 들러붙어 명호가 움직일 때마다 몸선을 탔다.
明玉脸朝下躺在床上,闭上眼睛感受风扇吹来的微风,而明浩则把一根烟放进嘴里。风信子衬里的长袍因汗水紧贴着他的皮肤,一举一动都骑在他的身上。


  "르어쓰러热死了......" “Le Uh-huh热死了......”


  웬만해선 덥다는 소리를 입 밖에 내지 않는 명호마저 무심코 중얼거릴 정도로 오늘의 더위는 기록적이었다. 결국 로브를 벗어 소파에 던져버린 명호가 간이벽 안으로 들어섰다. 몸피에 비해 지나치게 헐렁한 민소매에 속옷이나 다름없는 박서 한 장 입은 채 명호는 침대 위로 올라갔다. 그 기척에 민규가 몸을 슬금슬금 움직여 자리를 만들었다. 민규의 팔을 베고 누운 명호가 손을 뻗어 라이터를 찾았다. 한참을 물고만 있느라 필터가 침으로 끈적해진 담배에 불을 붙여 빨았다. 짧게 당겨 마시고 천천히 연기를 뱉고 다시 물기 전에 메마른 입술을 혀로 핥았다. 두 번 반복하고 나니 민규의 손이 건너와 이제 막 명호의 입술에 물린 담배를 가져갔다. 한 번 깊게 당기고 명호에게 다시 물려주었다. 손을 떼지 않은 민규가 빠는 타이밍과 뱉는 타이밍에 맞추어 명호의 입술 사이에 필터를 넣었다 뺐다. 손가락을 델 정도로 짧아지자 비어있는 콜라캔에 꽁초를 버렸다.
今天的热度破纪录,以至于就连平时不说自己有多热的明浩也不由自主地嘀咕了一句。最后,明浩脱下长袍扔在沙发上,踩在墙上。明浩没有袖子,对他的身体来说太宽松了,还有一件看起来像内衣的拳击手,他爬上了床。明玉蹑手蹑脚地凑了个地方。趴在明玉的胳膊上,明浩伸手去拿打火机。坚持了很久,我点燃了一支沾满唾液的香烟,吮吸了起来。他喝了一小口,慢慢地吐出烟雾,用舌头舔了舔干裂的嘴唇,然后又咬了一口。重复了两遍后,明玉的手交叉,从明浩嘴里接过了刚刚咬过的香烟。他把它深深地拉了一遍,然后把它还给了明浩。不放手的明玉定时吸吮吐出过滤器,将过滤器在明浩的嘴唇之间进进出出。当它短到可以打个响指时,我把烟头扔进了一个空的可乐罐里。


  자주는 아니었지만 명호는 생각날 때마다 담배를 찾았다. 민규는 고등학생 때 마지막으로 했던 흡연을 홍콩에서 다시 시작했다. 담배를 나누어 피우는 두 사람을 유심히 보던 도겸이 자신도 피워보겠다고 손을 내밀었을 때 명호는 기꺼이 장초를 내주었다. 요령 없이 기침을 해대는 도겸 때문에 민규는 파안대소 했지만, 명호는 그저 작게 웃고 이후로도 종종 도겸에게 담배를 건넸다. 포기한 건 도겸이 먼저였다.
这种情况并不常见,但每当他想到它时,他就会伸手去抽烟。明玉在香港重新开始吸烟,这是他最后一次吸烟是在高中。当一直看着两人共抽烟的Dokyeom提出自己抽烟时,明浩很高兴地给了他一支蜡烛。明玉被Dokyeom漫不经心的咳嗽惊呆了,但明浩只是对他微微一笑,之后不时递给他一支烟。他是第一个放弃的人。


  "어제 이도겸이 그러더라." “昨天他这样做了。”


  한참을 말없이 있던 민규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에도 열기가 묻어났다.
明玉沉默了许久,这才开口。他的声音里有一丝热气。


  "너랑 지랑 물고 빠는 거 봐도 괜찮녜. 가끔 의식 돼서 뜨끔한다고. 너네 물고 빨어?"
“看着你和姬咬吮也没关系。有时我感到清醒和热。你咬人吸吮吗?

  "도겸이 뽀뽀 귀신이잖아."
“他是个接吻的幽灵。”

  "그런가." “我明白了。”


  그러긴 했다. 도겸은 명호한테만 그러는 게 아니라 술이라도 약간 들어갔다하면 민규의 볼도 집요하게 탐을 냈다. 뽀뽀뿐 아니라 포옹, 팔짱, 손잡기, 몸 닿는 거라면 뭐든 좋아했다.
他做到了。Dokyeom 不仅对明浩这样做,而且如果他有一点酒精,他还会无情地吞噬明玉的脸颊。她不仅喜欢亲吻,还喜欢拥抱、交叉、牵手,以及任何她能触摸到的东西。


  "그래서 생각을 해봤는데, 도겸이가 아니었으면 기분 나빴겠지? 당연히? 근데 왜 걔는 괜찮냐, 하면..."
“所以我一直在考虑这个问题,如果不是你,你会心情不好,对吧?自然?可是他为什么没事......”

  "응." “是的。”


  그닥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는듯 명호의 대꾸가 건성이었다.
明浩的回答是漫不经心的,好像他没有注意这个故事。


  "걔는 약간 그런 거 아냐? 강아지, 키우는 개. 귀엽잖아, 맨날 신나가지고. 강아지랑 뽀뽀하는데 기분 나쁠 일이 뭐 있어."
“他不是有点像吗?它很可爱,总是令人兴奋。亲吻狗没有错。

  "...도겸이가 기분 나쁘겠다." "...我会为你感到难过。


  민규도 개 같은데. 이 말은 속으로 삼키며 명호는 소리 내어 웃었다. 몸을 뒤척이다 이내 일어나 앉았다. 민규의 시선이 명호의 움직임을 쫓았다.
明玉长得也像条狗。吞下这些话,明浩哈哈大笑起来。他辗转反侧,然后坐了起来。明玉的目光随着明浩的动作而来。


  "도겸이 언제 온댔지?" “Dokyeom什么时候来的?”


  옷자락을 흔들어 열기를 식히며 명호가 물었다.
晃了晃长袍的下摆让他冷静下来,明浩问道。


  "몰라. 금방 오려나." “我不知道。我很快就会来的。


  집에 있지도 않은 시계를 찾아 고개를 돌리는 민규의 허벅지 위로 명호가 걸터 앉았다. 민규가 고개를 바로하자 얼굴을 내려 그대로 키스했다. 담배 피울 때랑은 달리 금방 입 안에 침이 고였다. 소리가 날 정도로 물고 빨다가 떨어졌다.
明浩趴在明玉的大腿上,转过头去寻找一块甚至不在家的手表。明玉挺直了头,低下脸吻了他一下。与我抽烟时不同,我的嘴巴立即流口水。我咬了一口,吮吸了太多,以至于它发出了声音,然后它就掉了下来。


  "더워......" “好热......”


  젖은 입술 사이로 명호가 한숨처럼 내뱉었다. 손바닥에 땀이 비쳐 옷자락을 쥐었을 뿐인데 민규가 능숙하게 그 옷을 벗겼다. 자신이 입고있는 티셔츠도 머리 위로 벗어 던졌다. 명호의 마른 빗장뼈 위에 배인 물기에 민규는 입술을 묻었다.
明浩湿漉漉的嘴唇叹了口气。汗水从他的手掌中渗出,他只是抓住了长袍的下摆,但明玉熟练地把它扯了下来。他把身上穿的T恤扔在头上。明玉把嘴唇埋在明浩干枯的倒钩上。


  "뜨겁지, 민규야......" “好热,明玉......”


  젖은 입술만큼이나 젖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명호의 길어진 눈꼬리를 보다가 민규는 문득, 8월 홍콩의 날씨를 생각했다. 36도의 기온. 80퍼센트의 습도. 뜨겁고 축축한 홍콩. 그보다 더 뜨겁고 축축한, 서명호.
看着明浩细长的眼角,用湿润的嘴唇湿润的声音低声说着,明玉突然想到了八月香港的天气。气温36度。80%的湿度。炎热潮湿的香港。比这更热、更潮湿,这是标志性的问题。


  "어. 녹을 것 같아."
“呃,我觉得它会融化的。”


  열감이 가득 찬 목구멍을 긁듯이 민규는 읊조렸다. 다시 키스한 순간 느껴진 온도는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고융점의 물질이라도 녹여낼 수 있을 것 같았다.
明玉尖叫着,喉咙里满是热气。当我再次亲吻它们时,我感受到的温度似乎能够融化世界上任何高熔点的材料。


  홍콩의 한여름을 겪어본 사람은 평생토록 그것을 잊을 수 없었기에, 민규 또한 영원히 잊지 못했다.
在香港度过夏天的人,都从未忘记过,明玉也从未忘记过。






  도겸이 집에 들어섰을 때 집안의 열기가 이만저만 했다. 탈탈탈 돌아가는 선풍기가 애처로울 정도였다. 열린 창문이 비닐에 한꺼풀 감싸인 것처럼 골목의 소음을 뿌옇게 탈색시켰다. 금붕어가 뽀골, 입을 뻐끔거렸다. 도겸은 간이벽에 기대어 앉은 명호와, 그의 한쪽 다리를 끌어안듯 베고 엎드려 잠에 든 민규를 보았다. 민규의 벗은 등에 올려두었던 손을 들어 명호는 쉿, 하고 입술을 가렸다. 이리 와. 그리고 도겸에게 속삭였다. 도겸은 턱으로 구르는 땀을 닦고 조심조심 침대 위로 올라갔다. 명호의 옆에 등을 대고 앉으니 시멘트에 스민 미약한 서늘함이 등줄기를 타고 온몸에 퍼졌다. 딱 침대 크기만큼만 각도를 벌릴 수 있는 선풍기의 기특한 바람이, 세 사람의 발바닥을 온통 간질였다. 명호의 머리카락에서 은은하게 나는 담배 향기가 좋아서, 도겸은 스르르 그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명호가 아주 조그맣게 가사 없는 노래를 흥얼거렸다. 도겸은 속으로 노래를 따라불렀다.
当他进屋时,屋子里的热度很高。不请自来的粉丝很可怜。小巷的喧嚣渐渐消失,仿佛敞开的窗户被一层塑料包裹着。金鱼咕噜咕噜地叫着,嘴里咕噜咕噜地叫着。Dokyeom看到明浩靠在墙上,明玉脸朝下躺着睡着了,一条腿被抱住了。明玉赤裸的手在他背上抬起,明浩嘶嘶作响,捂住嘴唇。来吧,“他低声对Dokyeom说。他擦了擦下巴上的汗水,小心翼翼地爬上了床。当他背对着明浩的身侧坐着时,一股淡淡的寒意从他的脊椎蔓延开来。风扇的奇异微风,可以倾斜到床的大小,挠痒了他们三个脚的脚底。他喜欢明浩头发上淡淡的烟草味,他把头靠在他的肩膀上。明浩用很小的声音哼了一首没有歌词的歌。Dokyeom跟着他心中的歌唱了起来。


Oh my life is changing everyday
哦,我的生活每天都在变化

나의 인생은 매일 바뀌고 있어
我的生活每天都在变化

In every possible way 千方百计

모든 가능한 방식으로 千方百计

And though my dreams 虽然我的梦想

그리고 나의 꿈들은 还有我的梦想

It's never quite as it seems
它从来都不是看起来的样子

보이는 것과 달라 它不是它看起来的样子

'Cause you're a dream to me
因为你对我来说是一个梦想

왜냐하면 네가 나의 꿈이니까 因为你是我的梦想


  아직도 가사를 외우지 못한 명호 대신에, 도겸은 얼마든지 이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DK代替了仍然无法记住歌词的明浩,可以随心所欲地唱这首歌。


  오늘 있었던 일을 도겸이 전부 다 알 수는 없겠지만, 도겸을 향한 민규의 개에 관한 단상은 얼마 지나지 않아 들을 수 있었다. 그 얘기를 듣고 도겸은 민규를 물어 뜯었다. 은유적 표현이 아니라 실제 그랬다.
他可能不知道今天发生的一切,但没过多久,他就听说了明玉的狗朝他走来。听到这话,Dokyeom咬了明玉一口。这不是一个隐喻,它是真实的。






  몽콕의 가판대에서 판매하는 영국 데일리 익스프레스에 칠레의 독재자 피노체트가 런던의 한 병원에서 입원 도중 전격 체포되었다는 소식이 실렸던 날. 상해가에서 명호는 유니언잭이 등에 그려진 재킷을 입은 채 웬 남자와 시비가 붙은 참이었다. 광동어를 빠르게 쏟아내는 남자 앞에서 명호는 팔짱을 끼고 서서 고개만 까딱 기울였다. 그런 그의 반응이 화를 더 돋우었는지 남자의 두 발이 성큼, 명호에게 가까워졌다. 코앞에 삿대질을 하며 뭐라뭐라 화를 내던 남자가 들고있던 꾸러미를 명호의 발치에 집어던졌다. 명호가 흘긋, 그 물건에 시선 주었다.
在旺角一个摊位上出售的英国《每日快报》刊登了智利独裁者皮诺切特在伦敦一家医院住院期间被捕的消息。在快速滔滔不绝的粤语男人面前,明浩双臂交叉站着,歪着头。也许是他的反应让他更生气了,男人的脚大步向明浩靠近。那个对他大吼大叫,把包裹扔到明浩脚下的男人。明浩瞥了一眼那东西。


  "유레이(Fxxk you)." “Fxxk你。”


  그동안 잠자코 있던 명호가 한마디 했다. 짧은 욕이 기폭제가 되어 남자가 거칠게 명호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순간 명호의 몸이 휘청거렸다.
沉默了一会儿的明浩说了一句话。短暂的侮辱是催化剂,男人猛烈地抓住了明浩的脸颊。有那么一瞬间,明浩的身体摇晃了一下。


  "으아아! 왜 이러세요, 놓고 말하세요, 아저씨!"
“哇!你为什么要这样做,放手吧,伙计!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겸이 명호와 남자 사이에 끼어들었다. 상대는 알아듣지도 못할 한국어로 빠르게 말하더니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도겸의 얼굴이 허옇게 질렸다.
突然,Dokyeom不知从何而来,横亘在明浩和那个男人之间。他用他听不懂的韩语快速说话,紧紧地闭上了眼睛。Dokyeom的脸色变得煞白。


  "Let him go." “让他走吧。”


  이번엔 민규가 나타나 남자의 손목을 잡아 명호를 놓게 했다. 그런 민규의 얼굴도 꽤나 심각하고 긴장됐다. 민규의 악력에 명호를 놓을 수밖에 없었던 남자가 도겸을 피해 옆으로 약간 비켜섰다. 명호와 남자가 어슷한 사선으로 대치했다.
这一次,明玉出现,抓住了男人的手腕,放开了明浩。明玉的脸色也颇为严肃和紧张。无奈只好松开明玉手的男人微微向一旁挪了挪,避开了Dokyeom。明浩和那个男人用一条尴尬的对角线交换了他们。


  "명호야, 괜찮아?" “明浩,你没事吧?”


  도겸이 물었다. Dokyeom问道。


  "나는 괜찮아." “我没事。”


  대답한 명호가 옷매무새를 탁탁 만졌다. 그리고 남자가 집어던진 꾸러미를 주워들었다. 도겸에게 건넸다. 엉겁결에 도겸은 그걸 받아들었다. 명호가 연이은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도겸을 옆으로 살짝 밀었다.
明浩回答说,拍了拍他的衣服。他捡起那人扔给他的包裹。我把它递给了Dokyeom。Dokyeom不情愿地接受了它。明浩以一系列自然的动作将Dokyeom推到一边。


  "저 새끼는 안 괜찮아."
“他不行。”


  묘하게 똑부러지는 발음으로 내뱉은 명호가 잽싸게 남자에게로 거리를 좁혔다. 사정거리 안에 들어선 남자가 명호의 기세에 놀라 약간 주춤했다. 명호의 긴 팔이 위로 훌쩍 올라갔다.
明浩用一种奇怪的直率声音说话,迅速拉近了与男人的距离。射程内的男人微微一缩,被明浩的气势吓了一跳。明浩的长臂猛地向上翘起。


  "악, 서명호!" “哎哟,签名!”

  "야, 서명호!" “嘿,签名!”


  도겸과 민규가 동시에 소리질렀다. 다음 순간 명호는 민규에게 허리를 안긴 채 빙글, 반바퀴 돌아 남자를 등졌다. 이제 명호와 남자 사이에 서있는 건 민규였다.
Dokyeom和Mingyu同时喊道。下一刻,明浩一把抱住明玉的腰,转身背对着男人。现在是明玉站在明浩和那个男人之间。


  "놔." “放手。”


  그러나 놓지 않고 그대로 명호를 달랑 들어올린 민규가 냅다 뛰기 시작했다. 민규의 어깨에 가슴이 걸쳐진 명호가 분한 얼굴로 남자를 노려보았다. 꾸러미를 들고 따라 뛰며 도겸은, 남자를 향해 명호가 정확히 가운데 손가락을 세우는 걸 보았다.
然而,明玉并没有松手,只是抱起明浩开始跳跃。明玉的胸膛搭在肩膀上,一脸怨恨的瞪着男人。拿起包裹跑了过去,Dokyeom看到Myungho对着那个男人竖起了中指。


  노란색의 '금어대하' 앞에서 명호는 민규의 등을 팡 때렸다.
在黄色金鱼草大叶面前,明浩拍了拍明玉的后背。


  "내려." “下车。”


  명령형으로 짧게 말하니 민규가 명호를 내려주었다. 땀으로 흥건한 얼굴을 닦는 민규와 헉헉거리며 숨을 고르는 도겸에 비해 명호 혼자 너무 멀쩡했다. 혹시나 다시 남자에게 뛰어갈까 민규는 땀을 닦으면서도 한 손으론 명호의 손목을 잡고 있었다. 명호는 건물의 입구로 들어갔다. 민규도 덩달아 딸려갔다. 도겸이 제일 마지막으로 따라갔다.
他用祈使句简短地说了几句话,明玉就把他的名字告诉了他。比起擦了擦汗水脸的明玉,和喘着粗气喘着粗气的道京,明浩太安然无恙了。明玉擦了擦脸上的汗水,不知道自己是不是要再跑到男人身边,但他一只手握住了明浩的手腕。明浩走进了大楼的入口。明玉被带走了。Dokyeom 是最后一个紧随其后的。


  소파에 나란히 앉아 숨을 마저 고르며 민규는 상체를 한껏 뒤로 젖혔다. 천장을 향한 얼굴에서 눈이 깜빡깜빡, 촘촘한 속눈썹에서 땀방울이 굴렀다. 그와 반대로 앞으로 엎드려 무릎에 양손을 올린 도겸의 어깨가 오르락내리락했다. 가운데에 앉은 명호는 신고 있는 척70s를 발목을 터는 몇 번의 동작만으로 가뿐하게 벗어 저만치 날려버렸다.
并排坐在沙发上,明玉喘了口气,尽可能地将上半身向后倾斜。他的眼睛眨了眨天花板,汗珠从他浓密的睫毛上滚落下来。相反,他向前倒下,双手放在膝盖上,肩膀起伏不定。坐在中间的明浩假装穿着70年代的衣服,只用了几个脚踝动作就把它脱了下来。


  "대체 뭐지, 서명호? 몽콕 쌈닭인가?"
“这到底是怎么回事,签名?是旺角鸡吗?


  밭은 기운이 가신 목소리로 민규가 물었다. 나름 진지했다. 듣고 있던 도겸이 몸을 들썩거렸다. 이내 빵, 하고 터지더니 깔깔깔 큰소리로 웃었다.
明玉问道,声音露水。这很严重。一直在听的Dokyeom不寒而栗。然后他放声大笑起来。


  "뻑큐했어! 명호, 그 아저씨한테 뻑큐!"
“你!明浩,谢谢你!


  뛰다가 제정신 빠뜨리고 왔냐. 하는 얼굴로 민규가 도겸을 건너다 보았다. 미간이 좁아졌다. 한참을 웃더니 다 웃은 건지 도겸이 목을 가다듬었다. 허옇게 질렸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가 지금은 평소대로 돌아왔다.
你在跑步时失去理智了吗?明玉看向街对面。他的眉头眯了起来。他笑了很久,然后清了清嗓子,看看他有没有笑。他的脸变红了,但现在已经恢复正常了。


  "뭔데, 서명호."


  민규가 재차 물었다. 첫번째 물음과는 원하는 답의 방향성이 약간 달랐다.


  "사장 손님. 내가 배달을 잘못 했다잖아. 난 받은대로 전달만 하는 건데."
“总统先生的客人。我送错了货。我只是在传递我所得到的东西。


  명호가 툴툴거렸다. 이제보니 제법 입술이 부루퉁했다. 단순히 화만 난 게 아니라 억울하기까지 한 것 같았다.
明浩咕哝了一声。现在我看到了,我的嘴唇很丰满。这不仅仅是愤怒,而是怨恨。


  "무슨 물건인데?" “这是什么?”


  물어보며 도겸은 제 옆에 둔 꾸러미를 흔들었다. 크지 않은 물건은 도톰한 크라프트 종이로 싸여있었고 무게도 얼마 나가지 않았다. 겉으로 봐선 내용물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명호가 도겸의 손에서 꾸러미를 가져갔다.
他一边问,一边在我旁边挥了挥包裹。这些小物件用厚厚的牛皮纸包裹,重量很轻。从外面看,很难猜到内容。明浩从Dokyeom手中接过包裹。


  "나도 몰라." “我不知道。”


  서랍장 위에 툭 하고 던졌다. 명호가 재킷을 벗더니 로브를 걸쳤다. 맨발이 침대 밑을 더듬어 슬리퍼를 찾아 신었다. 간이벽 뒤로 완전히 사라진 명호가 침대에 눕는 소리가 들렸다. 도겸이 민규를 쳐다보았다. 민규가 검지로 도겸의 이마를 꾸욱 눌렀다. 발끈한 도겸이 민규의 발등을 뒤꿈치로 찍었다. 윽 소리 낸 민규가 엉거주춤 소파에서 일어나서는 침대 쪽으로 갔다. 연초에 중경빌딩건으로 다툼이 있었던 이후 세 사람 다 명호의 일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 금기까진 아니었지만 어쩌다 보니 굳이 화제로 꺼내지 않았다. 요즘엔 명호가 바이크를 몰고 중경빌딩 근처로 가는 일은 없는 것 같았지만 그는 여전히 배달도 하고 회수도 했다. 가끔은 사무실에서 무언가 가져와서 집에 보관했다. 얼마간 두었다가 때가 되면 가지고 나갔다. 도겸은 그게 무슨 물건인지 전혀 몰랐다.
我把它扔在梳妆台上。明浩脱下外套,穿上长袍。赤脚在床底下摸索着穿上拖鞋。在墙后,他听到了明浩躺在床上的声音,完全消失了。Dokyeom看着明玉。明玉用食指按在Dokyeom的额头上。脾气暴躁的Dokyeom用脚后跟踩了踩明玉的脚背。明玉吱吱叫了一声,从沙发上站起来,走到床边。自从年初重庆大厦发生争吵后,三人就再也没有谈过明浩的事情。这不是禁忌,但出于某种原因,我懒得提起它。如今,明浩似乎没有在重庆大厦附近的任何地方开过自行车,但他仍然送货并取货。有时我会从办公室拿一些东西放在家里。我保存了一段时间,时机一到,我就把它拿出来了。他不知道那是什么。


  "너는 저게 뭔지 아니, 아."
“你知道那是什么,耶。”


  도겸은 협탁 앞에 쪼그리고 앉아 어항 안을 뽈뽈 돌아다니고 있는 금붕어에게 말을 걸었다. 생일 순서대로 , , . 그러므로 제일 잘 생긴 애가 . 제일 큰 놈이 . 제일 납작한 게 . 근데 어떤 애가 제일 잘 생기고 크고 납작한지 알 수가 있어야지.
他蹲在床头柜前,对着蹲在鱼缸里的金鱼说话。按生日顺序,yat,yi,ssam。 所以,最帅的孩子是yat。 最大的一个就是这个。 最平坦的是ssam。 但你应该能够分辨出哪个孩子最帅、最大、最扁平。


  "어라. 그러고 보니 여기 명호도 이네."
“就是这样。想想看,我也被包裹在这里了。


  좀전에 민규가 명호더러 쌈닭이라고 한 게 생각나서 도겸은 어깨를 흔들며 웃다가 엉덩이를 훌훌 털고 일어나 침대로 뛰어갔다. 어쩐지 조용하더라니 키스하고 있는 민규와 명호 사이로 펄쩍 달려들었다.
想起明玉刚才跟明浩说过自己是一只贱鸡,Dokyeom摇了摇头笑了笑,然后摇了摇屁股,跳了起来,跑到了床边。不知何故很安静,所以他跳到了正在接吻的明玉和明浩之间。


  "아씨, 이도겸!" “女主人,伊多——!”

  "배고프다, 밥 먹으러 가자!"
“我饿了,我们去吃饭吧!”

  "먹고 싶은 거 있어, 도겸아?"
“你想吃点东西吗,Dokyeom?”

  "피자!" “披萨!”


  친구의 기대에 부응해줄겸 도겸은 강아지처럼 민규의 볼따구를 와앙 물고 명호의 머리통에 우움 뽀뽀를 해댔다.
不负朋友的期待,Dokyeom像小狗一样啃着明玉的脸颊,在明浩的头上吻了一下。






  발칸반도 남쪽에 위치한 그리스는 겨울에 일조량이 많고 여름에는 비가 오지 않는 지중해성 기후를 지녔다. 어찌보면 연중 9개월 이상 고온다습한 홍콩과는 정반대라고 볼 수 있었다. 다만 12월이 되면 홍콩도 비교적 온화하고 건조한 날씨로 바뀌었다. 겨울밤의 공기를 마시며 명호는 지중해를 떠올렸다.
希腊位于巴尔干半岛南部,属于地中海气候,冬季阳光充足,夏季无雨。在某种程度上,它与香港相反,香港一年有九个多月炎热潮湿。然而,在12月,香港的天气转为相对温和和干燥。呼吸着冬夜的空气,明浩想到了地中海。


  Greece Balcony, '희랍노대'의 간판이 색을 바꿨다. 기존의 하얀색과 파란색의 조합이 그리스를 쉬이 연상하게 했었다면 새로 칠한 붉은색에 초록색은 좀 더 홍콩스런 느낌을 주었다. 최근 명호는 이곳에서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같은 시간에 고정적으로 일했다. 자연스럽게 '황제문신'의 업무량은 축소됐다. 이제 명호가 사무실에 나가는 일은 없었고 가끔 배달과 회수 일만, 사장의 별도 요청에 따라 해주었다. 일의 우선순위를 바꾸면서 수입은 현저히 줄어들었지만 어차피 명호가 돈 쓸 일은 점점 적어졌다. 밥은 도겸과 민규가 먹을 때 거드는 것으로 충분했고, 집세는 3분의1이었고, 새로 옷을 사고싶을 땐 민규가 산 최대 50홍콩달러가 넘지 않는 옷들을 가져다 입었다. 오늘 입고 나온 옷도 민규의 셔츠였다. 어디서 용케 발견했는지. 질리도록 입은 명호의 실내용 로브에 있는 것과 똑같은 꽃무늬가 그려진 분홍색 셔츠를, 민규는 사왔다.
希腊阳台和“希腊人”的标志已经变色。如果说白色和蓝色的组合让我想起了希腊,那么新涂的红色和绿色则让我更有香港的感觉。近年来,明浩从周三到周六都在这里工作。自然而然地,“皇帝纹身”的工作量减少了。现在,明浩从不去办公室,只是偶尔在老板的要求下送货和取货。随着他改变工作重点,他的收入大幅下降,但他可以花的钱却越来越少。米饭足够Dokyeom和Mingyu吃,房租是三分之一,当他们想买新衣服时,他们带来了Mingyu花不到50港元买的衣服。他今天穿的衣服也是明玉的衬衫。你在哪里找到的?明玉买了一件粉红色的衬衫,上面有花卉图案,和明浩疲惫的长袍上的那件一模一样。


  펑신즈风信子. 발칸반도의 꽃. 명호가 언젠가 보게 될 광경, 히아신스의 언덕. 목표한 돈을 다 모으면, 지중해의 그리스로 가는 것이 명호의 드림이었다. 편도행 비행기 티켓을 사고 작은 가방 하나를 들고 선글라스는 잊지 말고. 민규의 분홍색 셔츠를 훔쳐 입고 갈까. 그날의 일을 떠올리자 명호의 기분이 한결 가벼워졌다. 하지만 그날까진 아직 조금 더 있어야 했다. 그 전에 남은 날들이 여기 있었다. 당장 오늘조차 끝이 나질 않았는데. 이제 몇 분 뒤면 일을 마친 도겸과 민규가 다시 생긴 버릇처럼 야식을 먹기 위해 '희랍노대'에 올 것이고 주문을 받은 명호가 내어주는 스낵과 음료를 먹을 것이고 늦게까지 가게를 지켜야하는 명호의 퇴근을 내일이 휴일이란 핑계로 무작정 기다리며 이 작은 간이식당, 그리스의 발코니에 서서 앞뒤 없는 대화를 끊임없이 나눌 것이다. 그리고 오늘 밤, 도겸과 민규는 명호의 미래를 듣게 될 것이다. 왜 그렇게나 명호가 히아신스 무늬를 좋아하는지, 왜 하필 희랍이란 이름의 간이식당에서 일을 하는지, 쿼터 그릭인 사장에게 배운 그리스어 인사말 깔로 브라디와 깔리니흐따의 시간대가 얼마만큼 다른 것인지도. 거기 가서 뭐하려고? 도겸이 물을 것이고, 그냥 지중해를 바라볼 거야. 명호는 대답할 것이다. 혼자 갈 건 아니지? 도겸이 재차 물으면, 흐흐흥, 명호는 소리 내어 웃고 도겸의 볼에 한 번 민규의 볼에 두 번 입을 맞출 것이다.
Feng Xinzhi风信子.明浩总有一天会看到的景象,风信子的山丘。一旦他攒下了他想要的所有钱,他就会去地中海的希腊。买一张单程机票,随身携带一个小包,别忘了带上太阳镜。我应该偷明玉的粉红色衬衫穿上吗?回想起那天发生的事情,明浩的心情就轻松了。但在那一天之前,还有更多的事情要做。这是之前的日子。今天还没有结束。再过几分钟,Dokyeom和Mingyu就会来“希腊”吃夜宵,因为他们已经恢复了习惯,他们会吃点了订单的明浩的零食和饮料,他们会以明天是假期为借口等待明浩下班,他们会站在希腊这家小餐馆的阳台上,聊个不停。今晚,Dokyeom 和 Mingyu 将听到 Myungho 的未来。为什么明浩如此喜欢风信子,为什么他在一家希腊餐馆工作,以及 Kalo Bradi 和 Kalinichta 的时区有多么不同,这是他从四分之一希腊老板那里学到的希腊问候语。你打算在那里做什么?Dokyeom 会问,他只会看看地中海。明浩会回答。你不会一个人去的,是吗?当Dokyeom再次问时,哼,明浩会笑出声来,亲吻Dokyeom的脸颊一次,亲吻明玉的脸颊两次。


  생각지 못했던 명호의 계획에 도겸은 어쩐지 마음이 싱숭생숭하지만 민규는 의외로 의젓하게 실질적인 얘기를 꺼낼 것이다. '한채관'의 셩완 지점이 문을 열면 자리를 잡을 시간이 필요하고 첵랍콕 공항을 통해 또 다른 이국으로 떠나기 전 한국에 한 번 들렀으면 하고 마침내 도착한 그곳에서 우리가 먹고 살려면, 나 그리스 요리 배울까 명호야? 하고 말하는 민규의 미래는 언제나 크기가 클 것이다.
Dokyeom 对明浩出乎意料的计划有些心烦意乱,但明玉对提出实质性问题会出奇地有信心。当“韩彩阁”上环分店开业时,我需要时间安顿下来,我想在韩国停留一次,然后通过赤鱲角机场前往另一个外国,最后到达那里,我们想吃的地方和生活的地方,我应该学习希腊菜吗?明玉的未来永远很大。


  그래서 도겸과 민규는 오늘 밤에는 알지 못한다. 명호의 계획엔 연도의 앞자리가 바뀌기 전, 그러니까, 1이 2가 되기 전, 이라는 아주 중요한 전제가 달려있음을. 그러므로 1999년이 계획의 가장 마지막 타임라인이 될 것임을.
所以Dokyeom和Mingyu今晚不知道。明浩的计划有一个非常重要的前提:在年份的前缀改变之前,也就是在1变成2之前。因此,1999年将是该计划的最后时间表。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우선, 도겸과 민규는 자신들을 반기는 명호의 환한 얼굴을 보게 될 것이다.
但。说完这一切,Dokyeom 和 Mingyu 在迎接他们时会看到明浩明亮的脸庞。


  "민규, 도겸, 안녕!" “你好,明玉,Dokyeom!”


  바로 지금 이 순간에.
就在此时此刻。








  명호야. 是明浩。








  1999년 7월에 지구가 종말할 것이라고 노스트라다무스는 예언했다. 뿐만 아니라 1999년은 천단위 숫자가 1에서 2로 바뀌게 되면 컴퓨터가 2000년이라는 연도를 인식하지 못하여 많은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Y2K(*Year 2000 Problem)에 대한 공포로 세기말적 분위기가 팽배한 해였다.
诺查丹玛斯预言地球将在1999年7月结束。此外,1999 年是世纪末对 Y2K(*2000 年问题)的恐惧之年,这将导致计算机无法识别 2000 年,如果数千个数字从 1 变为 2,则会导致很多问题。


  1999년이 되자마자 도겸과 민규, 그리고 명호도 여지없이 지구 종말에 관한 얘기를 했다. 혜성이 떨어질까? 핵전쟁이 일어나려나? 우주인이 쳐들어 오는 건 아니겠지? 가능하면서도 불가능한 여러가지 원인에 대해서 장난스러운 의견을 내놓았다. 뜬금없이, 우리 죽으면 어떡해? 라며 도겸이 반진심 담아 걱정하면, 그럼 죽는 거지 뭐. 하고 명호는 반어법적으로 걱정을 일축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민규가 크게 웃었다.
1999年一到,Dokyeom、Mingyu和Myungho都开始谈论世界末日。彗星会坠落吗?会有核战争吗?宇航员不会入侵,是吗?他对各种可能和不可能的原因发表了俏皮的评论。突然间,如果我们死了怎么办?如果Dokyeom三心二意地担心,那么他就会死,“明浩讽刺地打消了他的担忧。在旁边听着的明玉哈哈大笑起来。


  어느 날엔가 도겸과 민규가 일을 끝내고 집에 왔을 때 어항 밖으로 나와 바닥에 누워있는 금붕어 한 마리를 볼 수 있었다. 어떻게 탈출했는지 녀석은, 아직 물기 남은 몸으로 작은 숨을 헐떡였다. 민규가 그 애를 감싸 다시 어항에 넣어주려고 했지만 그렇게 할 수 있기 전에 죽어버렸다. 인지 인지 인지 알 수 없었던 녀석의 장례식은 조촐했다. '금어대하' 입구에 놓인 말라비틀어진 화분속 흙에 미처 함께 묻히지 못한 비늘 하나가, 바닥에 떨어져 며칠 더 반짝였다. 두 마리 남은 어항이 어쩐지 쓸쓸해 보여서 도겸은 한 마리 더 데려올까? 물었지만 민규는 잠깐 생각하더니 아니, 하고 대답했다.
有一天,Dokyeom和Mingyu下班回家时,从鱼缸里出来,看到一条金鱼躺在底部。他是怎么逃出来的,他喘着粗气,身体还湿漉漉的。明玉把他包起来,试图把他放回水箱里,但他还没来得及死。我不知道是Yat,Lee还是Sam,但他的葬礼很谦虚。在金鱼草河入口处的一个枯萎的花盆里,一块尚未埋在土壤中的鳞片掉落在地上,又闪烁了好几天。剩下的两个鱼缸看起来有些寂寞,他会再带一个吗?明玉问,明玉想了一会儿,然后回答说:“没有。






  도겸의 머리는 허벅지에, 민규의 머리는 어깨에 얹어져서 명호는 간이벽에 기대 앉은 몸을 꼼짝 못하는 형국이었다. 반쯤 열린 창밖으로 비가 계속 내렸다. 깜빡이지 않는 네온이 빗줄기에 가려 모자이크되었다. 습기에 눅눅해진 이불을 발로 뭉친 도겸이 그 덩어리를 민규쪽으로 밀었다. 좁은 침대 위에서 이불 뭉치만큼 평화에 방해되는 건 없었다. 몸에 닿은 이불 때문에 꿉꿉함이 떨쳐지지 않자 민규가 그걸 다시 도겸에게 넘겼다. 발로 오고가던 패스가 손으로까지 이어졌다.
Dokyeom的头靠在他的大腿上,Mingyu的头靠在他的肩膀上,Myungho一动不动地靠着墙坐着。雨水继续从半开的窗户里淅淅沥沥地流淌着。闪烁的霓虹灯被雨水遮住了,变成了马赛克。Dokyeom把脚踩在潮湿的毯子里,把肿块推向明玉。没有什么比窄床上的一堆毯子更能扰乱和平的了。当他身上的毯子没有动摇他的挫败感时,明玉把它还给了Dokyeom。从他的脚到他的手,传到他的手上。


  "야잇, 김민규." “嘿,金珉奎。”

  "이도겸, 계속 까불어라?" “Ido-gyeom,你想继续下去吗?”


  투닥투닥. 명호를 중간에 놓고 네 개의 팔다리가 퍼득였다.
紧缩。明镐在中间,四肢拍打着。


  "둘 다 앉아!" “两人都坐下!”


  급기야 명호가 목소리를 높였다. 기본 음량도 작은 게. 깜짝 놀란 도겸이 도로 털썩, 명호의 딱딱한 무릎에 머리를 대고 누웠다. 민규도 덩달아 간이벽에 등을 쭉 기댔다. 명호의 어깨에 올린 손등에 턱을 얹고 도겸과 몰래 눈싸움을 했다. 그때 쾅쾅쾅. 누군가 현관을 두드렸다.
最后,明浩提高了嗓门。Dokyeom吓了一跳,向后倒去,把头靠在明浩坚硬的腿上。明玉背靠在墙上。他把下巴放在手背上,搭在明浩的肩膀上,偷偷地和Dokyeom打雪仗。然后跺脚。有人敲了敲前门。


  서로 반발하던 도겸과 민규의 눈빛이 동질의 것으로 바뀌었다. 누구지? 싶은 차에 명호가 몸을 일으켰다. 무릎에서 떨어진 도겸도 일어나 앉았다.
Dokyeom和Mingyu的眼神,原本是排斥的,变成了同质的眼神。谁?明浩振作起来。Dokyeom从膝盖上坐了起来。


  간이벽 밖으로 나간 명호가 문을 뻥, 차서 여는 모습이 침대에선 절반 정도밖에 안보였다.
我只能看到明浩从墙里走出来时踢开了门。


  "네이호우." “内侯。”


  한 밤의 손님에게 명호는 광동어로 인사했다. 첫만남에서 도겸과 민규가 도겸과 민규라는 사실을 몰랐을 때도 명호는 저 인사말을 건넸다.
对于当晚的客人,明浩用广东话向他们打招呼。即使他第一次见面时并不知道Dokyeom和Mingyu就是Dokyeom和Mingyu,明浩也用那个问候向他打招呼。


  잠깐 무어라 대화 소리가 들리더니 쾅, 하고 다시 문이 닫혔다. 손님이 나가면서 닫아주고 간 것인지 뻑뻑한 문을 당기려고 낑낑대는 명호의 기척은 더 없었다. 찰칵. 잠금장치가 걸렸다. 명호는 바로 침대로 돌아오지 않고 소파쪽으로 이동했다. 민규가 침대에서 내려섰다.
谈话中停顿了一会儿,然后门又砰的一声关上了。当明浩试图把那扇僵硬的门关上时,没有抱怨的迹象,也许是因为他在客人离开时把门关上了。折。锁被卡住了。明浩没有立即回到床上,而是走向沙发。明玉从床上走了下来。


  "누구야?" “是谁?”


  소파 앞에 서서 무언가를 들여다보고 있는 명호의 허리를 뒤에서부터 끌어안으며 민규가 물었다. 어깨 너머로 본 무언가는 크라프트 종이에 싸인 꾸러미와 거기에 붙어있는 종이 쪽지였다. 간체자로 쓰여 있어 민규는 읽을 수 없었다.
明玉问道,从后面搂住明浩的腰,他站在沙发前看着什么。我回头一看,看到一个用牛皮纸包裹的包裹,上面贴着一张纸条。是用简体中文写的,所以明玉看不懂。


  "사장 부하." “老板的属下。”

  "...'황제문신'?" “......'皇帝纹身'?”

  "응." “是的。”

  "배달해달래?" “你要我送吗?”

  "아니, 일단 보관만." “不,暂时留着吧。”


  민규를 달고 명호는 어기적어기적 걸었다. 서랍장 위에 꾸러미를 놓고 쪽지는 구겨서 버렸다.
明玉带着明玉,走得很笨拙。我把包裹放在抽屉柜上,把纸条揉成一团,然后扔掉了。


  "조만간 누가 가지러 올 거니까 치우지 말고 둬."
“别收起来,马上就会有人来接。”


  명호가 당부했다.


  "...알았어."

  "도겸이도, 들었지?"

  "알겠어!"


  침대 위에서 도겸이 대답했다. 로브의 깃을 잡아 당긴 민규가 드러난 명호의 어깨에 입술을 묻었다. 내린 비로 촉촉해진 공기가 살갗 사이에 뭉개졌다. 간지러웠는지 목을 움츠린 명호가 뒤를 돌았다. 어깨에서 떨어진 민규의 입술에 입술을 댔다. 민규가 무릎을 명호의 다리 사이로 밀어 넣으며 온몸에 꾹, 힘을 주었다. 민규의 무게를 감당 못하고 명호의 다리가 기우뚱 했다. 무너지기 일보직전의 서랍장에 명호의 허리께가 부딪혀서 덜컹 소리가 났다.
Dokyeom在床上回答道。明玉扯了扯他的衣领,把嘴唇埋在明浩裸露的肩膀上。被雨水润湿的空气挤压在他的皮肤之间。痒痒地咬紧喉咙的明浩转过身来。他把嘴唇贴在明玉的嘴唇上。明玉将膝盖插在明浩的双腿之间,挤压着他的整个身体。明玉的双腿在明玉的重压下摇晃着。明浩的腰部撞上了一个濒临倒塌的抽屉柜,导致它嘎嘎作响。


  "얘들아, 다 보여!" “嘿,伙计们,我都能看到!”


  도겸이 말하면서 양팔을 휘휘 저었다. 너희는 내가 안 보이니? 입술을 붙인 채로 민규가 헣 하고 웃었다. 명호도 목을 울려 웃었다. 소리 되어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 웃음은 민규의 목울대로 꿀꺽 넘어갔다. 겨울비는 밤새 계속 됐다.
Dokyeom一边说着一边挥舞着手臂。你没看到我吗?明玉轻笑一声,嘴唇紧紧抿在一起。明浩在喉咙里笑了起来。他无法让开,笑声顺着明玉的喉咙传了下去。冬天的雨持续了一整夜。








  명호야. 나는 아직도 생각을 해.
是明浩。我还有想法。


  아무리 가는 길이 돌고돌았어도, 갈 수만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하고.
无论这条路有多少曲折,我都希望我能到达那里。








  '한채관'에서 비를 맞고 돌아온 날, 도겸은 감기에 걸렸다. 밤새 기침소리가 멈추지 않아 명호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다음 날에 출근할 수 있었던 건 똑같이 비를 맞고도 멀쩡한 민규뿐이었다. 명호는 간신히 기침을 멈춘 도겸의 옆에서 잠깐 잠에 들었다가 민규가 출근하는 소리에 눈을 떴다. 도겸의 따끈한 이마를 짚어보고 열쇠를 챙겨들었다.
在他从Hanchaegwan下雨回来的那天,他感冒了。咳嗽一整晚都没有停止,所以明浩无法入睡。第二天唯一能去上班的只有明玉,她在雨中仍然毫发无损。明浩在Dokyeom旁边睡着了,Dokyeom设法停止了咳嗽,然后被明玉上班的声音吵醒了。他按了按自己温暖的额头,抓住了钥匙。


  명호가 사온 콘지와 약을 먹고 도겸은 기운을 차렸다. 남은 건 미열뿐이라 침대에 얌전히 누운 채 명호의 보살핌을 만끽했다. 명호는 병간호를 제법 잘했다. 특히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손길이 그랬다. '희랍노대'의 일이 없는 날이라 명호도 출근하지 않고 줄곧 도겸과 뒹굴거렸다.
在服用了明浩买的粥和药物后,Dokyeom恢复了体力。他只剩下轻微的发烧,所以他静静地躺在床上,享受着明浩的照顾。明浩非常善于照顾病人。尤其是抚摸他头的那只手。那天“希腊地带”没有工作,所以明浩没有去上班,一直和Dokyeom一起闲逛。


  "내가 찾아봤는데 명호야. 여기서 그리스까지는 한 번에 가는 비행기가 없대. 중간에 다른 나라에 들러야 하나봐. 한군데만 아니라 두군데, 막 세군데 들러야 할 수도 있댔어. 홍콩에서 출발해서 명호, 네 고향에도 들르고 그 다음엔 한국에도 들르고, 그러고 나서 그리스 가는 비행기가 있으면 좋겠다. 그치."
“我一直在寻找它。没有从这里到希腊的航班。也许我不得不在途中在另一个国家停留。我可能不仅要停在一个,而是两个,也许是三个。我希望你从香港飞到你的家乡,然后飞到韩国,然后飞到希腊。对。


  나란히 누운 채 명호의 손을 만지작거리며 도겸은 말했다. 명호가 도겸의 손가락에 깍지를 끼었다.
他并排躺着,摆弄着明浩的手。明浩把一个豆荚塞进了Dokyeom的手指里。


  "그나저나 명호 너도 그렇고 민규도, 옷취향이 화려해서 너무 튈 것 같은데... 사진 보니까 그 나라는 파랗고 하얗고 그러더라구."
“顺便说一句,明浩和明玉的衣服很漂亮,所以我觉得他们会弹跳得太厉害了......当我看照片时,这个国家是蓝色和白色的。


  아무래도 산토리니 얘기였다. 显然,是圣托里尼岛。


  "그... 용이랑 뱀이랑 사슬 같은 것만 어떻게 좀 안될까? 사람들이 다 쳐다볼 거야... 내가 꽃무늬까지는 뭐라고 안할게."
“那是......我们怎么能不只有龙、蛇和锁链呢?每个人都会盯着你看......我不会告诉你任何关于花艺设计的事情。


  말해놓고 도겸은 눈을 도륵도륵 눈치 보며 굴렸다.
说到这里,他翻了个白眼。


  "겁쟁이 쫄보." “懦弱的丘博。”


  명호가 예의 그 별명으로 놀리듯 도겸을 불렀다. 이내 픽 웃고 도겸의 가슴을 토닥토닥 했다. 도겸은 곧 잠에 들었다.
明浩戏谑地用叶的昵称称呼Dokyeom。然后他笑着拍了拍Dokyeom的胸膛。他很快就睡着了。


  어슴푸레 명호가 집을 나서는 소리가 들렸다. 오랜만에 야마하TZR250의 249cm³짜리 엔진이 점화하는 소리도 들렸다. 바이크가 속도를 내며 나단로드의 대로를 달려가는 소리도 들렸으나 이 모든 건 잠결이었으므로 어쩌면 전부 도겸의 꿈일지도 몰랐다.
我听到了明浩离开家的微弱声音。很长一段时间以来,第一次可以听到雅马哈 TZR249 的 250 cm³ 发动机点火的声音。他能听到自行车在弥敦道的主要街道上飞驰的声音,但一切都在睡觉,所以也许这一切都是一场梦。






  도겸의 꿈이 아닌 현실 속에서 명호는 바이크를 침사추이 페리 선착장 앞에 세웠다. 스타 페리가 입항할 때마다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 사이에서 단 한 명의 누군가를 찾았다. 이윽고 민규의 모습이 나타났다. 웬일로 색감이 차분한가 했더니 도겸이 아끼는 데님 재킷을 입고 있었다. 많은 사람 중 단연 눈에 띌 정도로 훤칠한 얼굴이 곧장 명호를 향했다.
实际上,不是在Dokyeom的梦中,明浩将自行车停在尖沙咀渡轮码头前。天星小轮每次进港,人群中只有一个人涌进来。很快,明玉的身影就出现了。不知为何,我问他颜色是否平静,他穿着他最喜欢的牛仔夹克。他轮廓分明的脸,在人群中脱颖而出,直奔明浩。


  "뭐야, 서명호. 어쩐 일이야. 도겸이는?"
“什么,签名。我不知道该怎么办。Dokyeom呢?

  "잠든 거 보고 나왔어."
“我看到你睡着了。”

  "나 데리러 여기까지 온 거야?"
“你大老远跑到这里来接我吗?”

  "너도 비 맞았잖아."
“你也淋过雨。”

  "난 멀쩡한데..." “我没事......”


  괜히 자신의 이마를 손바닥으로 누르는 민규를 흘긋 보고 명호는 킥스탠드를 꺾었다. 두 발로 바이크의 균형을 잡고 민규에게 눈짓했다. 민규가 명호의 뒤에 앉았다. 두 손으로 안장의 뒷부분을 꽉 잡았다. 출발한 바이크는 속력을 내지 않고 도로를 조심히 누벼 한코우로드 맥도널드 앞에 섰다. 거의 1년만에 오는 곳이었다. 지하로 이어진 계단을 내려가는 명호의 뒤를 민규가 쫓았다.
明浩瞥了一眼将手掌按在额头上的明玉,啪的一声扣住了支架。他用双脚平衡自行车,瞥了明玉一眼。明玉坐在明浩身后。他用双手抓住马鞍的后部。离去的自行车没有加速,而是小心翼翼地在路上穿梭,停在了汉口路麦当劳门前。这是我近一年来第一次回来。明玉跟着明浩走下通往地下室的楼梯。


  명호의 따뜻한 레몬티와 민규의 치킨너겟, 그리고 라지사이즈 콜라가 트레이 하나에 놓였다. 민규의 오른쪽에 명호는 앉았다. 최근 인기있는 칸토팝 가수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명호는 소리도 내지 않고 레몬티를 마셨다. 머그컵을 쥐고 있느라 따뜻하게 달아오른 명호의 왼손이 민규의 오른손을 잡았다. 맞잡은 손이 테이블 아래에서 서로의 무릎 위를 오고갔다. 콜라의 빨대를 빙글빙글 돌리며 민규는 트레이를 덮은 광고 종이를 눈으로 훑었다. 영어 단어야 쉬웠지만 광동어의 번체자는 간단한 글자 외엔 아직도 낯설었다. 그러니 간체자는 더했다. 명호의 모국어를 이루는 그 글자를 민규는 거의 읽을 수 없었다. 다음 달부터는 명호의 언어를 공부해야지, 이때 갑자기 결심이 들었다고 민규는 며칠 뒤에 도겸한테 말했다.
明浩的热柠檬茶、明玉的鸡块和一大瓶可乐放在一个托盘上。明玉的右边,明浩坐了下来。最近,播放了一位受欢迎的粤语流行歌手的歌曲。明浩一声不吭地喝着柠檬茶。明浩的左手,因为拿着杯子而温暖,抓住了明玉的右手。紧握的双手在桌子下的膝盖上来回移动。捻着可乐的吸管,明玉的目光扫过覆盖在托盘上的广告纸。英语单词很容易,但除了简单的字母外,繁体粤语字符仍然不熟悉。因此添加了简化字符。明玉几乎看不懂构成明浩母语的字母。他应该在下个月开始学习明浩的语言,几天后,明玉告诉Dokyeom。


  "내가 배운 중국어 들어볼래?"
“你想听听我学的中文吗?”


  명호의 손을 잡은 자신의 손을 데님 재킷 주머니에 넣으며 민규가 웃었다.
明玉笑着抓住明浩的手,把它塞进了牛仔夹克的口袋里。


  "중국어도 할 줄 알아? 광둥어는 못하면서."
“你会说中文吗?我不会说广东话。


  명호의 지적은 못 들은척 민규는 얼른 말허리를 채갔다.
明玉没有理会明浩的意思,连忙抓起马来。


  "니아이워你爱我." “Niaiwo你爱我。”


  말하며 민규는 반짝이는 얼굴로 명호에게 바짝 다가갔다. 눈꼬리가 길어지며 입술을 뚱하니 내민 명호가 흐음, 하고 그런 민규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说话间,明玉脸上闪着一丝光芒,向明浩走近。眼角拉长,嘴唇抽搐,明浩目不转睛地看着明玉。


  "보통 워아이니我爱你가 먼저 아니야? 민규 공부를 바보 같은 순서로 하는구나."
“先做个wo aini不是很正常吗?明玉:你读书傻乎乎的。

  "문장 아직 안끝났어." “我还没说完这句话。”


  주머니 속에 있는 손을 재차 강하게 잡으며 민규는 명호의 귓가에 입술을 붙였다.
明玉再次握住口袋里的手,将嘴唇贴在明浩的耳边。


  "你爱我 그래서 我爱你."

  "...중간에 중국어 아닌게 있는데."
"...中间有些东西不是中国的。


  하고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명호가 무지 귀여웠다고도, 민규는 며칠 뒤에 도겸한테 자랑했다. 그 얘기를 듣는 도겸의 표정이 어떠했을지는, 뻔했다.
明玉低声说明浩太可爱了,几天后明玉向多基奥姆吹嘘道。Dokyeom听到这句话时的表情很明显。


  도겸이 없어 거리감이 0인 바이크 위에서, 민규는 명호의 허리를 세게 끌어안았다. 숨 막혀, 민규. 명호가 말하는데도 요지부동이었다. 새벽이면 아직 쌀쌀한 겨울의 끄트머리. 민규가 벗어준 도겸의 데님 재킷이 명호의 몸을 감싸 팔랑거렸다. 반팔 티셔츠 한 장 덜렁 입고 바람을 맞은 민규는, 감기에 걸렸다.
站在一辆没有Dokyeom的零距离的自行车上,明玉紧紧地抱住了明浩的腰。气喘吁吁,明玉。即使明浩说话,他也不为所动。黎明时分,冬天结束时仍然很冷。明玉脱下的牛仔外套在明浩的身上飘动。穿着短袖T恤的明玉感冒了。






  셩완 영락가永樂街에 가게자리를 계약하고 온 날 장 사장의 기분은 무척 좋았다. 5년 바라봤던 분점 개점의 계획이 절반이나 앞당긴 1999년 안에 이뤄지게 생겼으니 좋지 않을리 없었다. 오늘 '한채관'은 영업종료 후 셔터를 내리고도 늦게까지 불을 밝혔다. 식당의 모든 직원들이 즐겁게 술잔을 부딪쳤다.
在永乐街胜万永乐街签约的那天,张先生心情很好。1999年实现开设分行的五年计划,这可不是一件好事,1999年是以前的一半。今天,“寒茶亭”即使在百叶窗关闭后也很晚才亮起。餐厅里的所有员工都高兴地碰了碰杯。


  "사장님. 저 진짜 매니저 해요?"
“老板。我真的是经理吗?


  사장이 따라 준 소주 한 잔과 사모가 쥐어준 오이 한 조각을 양손에 들고 도겸이 촉촉해진 눈으로 물었다. 사장이 긍정의 답을 했다.
Dokyeom拿着总统倒的一杯烧酒和妻子给他的一片黄瓜,眼睛湿润地问道。总统的回答是肯定的。


  "충성충성!" “忠诚!”


  감격한 도겸이 단숨에 술을 털어넣자 박수가 쏟아졌다.
激动之余,Dokyeom立刻倒出饮料,掌声此起彼伏。


  "저는 경력자 한 명 꼭 붙여주셔야 됩니다?"
“你真的需要增加一个有经验的人吗?”


  사장의 잔에 소주를 따르며 민규는 말했다. 도겸이 셩완 지점의 홀매니저를 맡게 되면, 민규는 자연스레 주방을 전담하게 될 터였다. 조리를 할 직원들은 더 있겠지만 전부 한국식인 메뉴의 맛을 낼 수 있는 건 민규가 유일했다. 하지만 민규는 셩완 지점 개점이 결정된 후부터 계속해서 사장에게 자신과 동급의 조리사를 뽑아달라 요청했다. 그게 한국인이 됐든 광동사람이 됐든 아니면 아예 다른 나라의 이민자가 됐든 상관없이, 민규는 '한채관'의 한식 조리법을 모조리 공유할 생각이었다. 그래야 민규가 홍콩을 떠나도 괜찮을 테니까. 그래야 마음 편히 첵랍콕 공항으로 갈 수 있을 테니까.
明玉一边说着,一边往社长的杯子里倒了烧酒。如果Dokyeom接任上环分店的大厅经理,明玉自然会负责厨房。做饭的工作人员可能更多,但明玉是唯一一个能带出全韩菜单味道的人。然而,自从决定开设上环分店以来,明玉一直要求店主聘请一位与他处于同一水平的厨师。不管他是韩国人、广东人,还是来自其他国家的移民,明玉都会分享韩彩焕的所有韩国菜食谱。这样一来,明玉离开香港就没问题了。这样,您可以安心前往赤鱲角机场。


  "앞으로 3년. 아아니, 2년 안에 셩완점이 본점 뛰어넘게 해둘게요."
“三年后。不行,我要让盛万店在两年内超越总店。


  그러고 나면 미련없이 홍콩을 떠나기로, 민규는 마음 먹었다.
在那之后,明玉决定无怨无悔地离开香港。


  새벽까지 이어진 회식자리가 파하고, 장 사장은 도겸과 민규에게 식당 2층의 방에서 자고 가라 했지만 둘은 한사코 거절했다. 두 번 다시 그곳에 발 들이고 싶지 않을만큼, 도겸과 민규는 충만한 안락함을 알아버렸다. 좁디좁은 '금어대하'의 최상층이, 이렇게 간절한 적이 전엔 없었다.
一直持续到凌晨的晚宴散了,张总约多基奥姆和明玉睡在餐厅二楼的一个房间里,被他们断然拒绝了。尽管他不想再踏上那里,但Dokyeom和Mingyu知道这种舒适感。狭窄的“金鱼草河”的顶层从未如此急切。


  24시간 운항하는 페리를 타고 침사추이에 내리니 페닌슐라 호텔 주변으로 고요한 불빛만이 홍콩의 새벽을 비췄다. MTR도, 버스도 끊긴지 오래라 도겸과 민규는 몽콕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대로를 따라 직선거리 3킬로미터. 두 사람의 속도라면 30분 정도 걸릴 터였다.
当我们登上前往尖沙咀的24小时渡轮时,半岛酒店周围只有香港黎明的寂静灯光。港铁和巴士早已停运,于是Dokyeom和Mingyu开始向旺角走去。沿主干道直线3公里。按照他们的节奏,大约需要 30 分钟。


  "우와. 벌써 더워지네." “哇。天气已经很热了。


  땀이 비치기 시작한 등의 옷자락을 흔들며 도겸이 말했다.
Dokyeom说着,摇晃着他汗流浃背的长袍下摆。


  "금방 또 열대야 오겠지."
“它很快就会再次成为热带。”


  익숙하다는듯 민규가 말을 보탰다. 주량보다 많이 마신 것도 아닌데 술기운이 오른 몸이 후끈했는지 민규도 연신 가슴춤을 펄럭였다.
明玉像是习惯了似的补充道。他喝的不多,但身体热得明玉胸口一颤。


  "야, 민규야. 나 왜이렇게 취했지. 땅이 나만 흔들려? 바닥이 울렁거리는데?"
“嘿,明玉。我为什么喝得这么醉?地震动静的只有我吗?地板隆隆作响吗?

  "나도 좀, 오랜만에 마셔서 그런가."
“也许是因为我好久没喝酒了。”

  "명호가 침대에서 쫓아내겠다. 내가 소파에서 잘게. 네가 바닥에서 자."
“明浩会把你踢下床的。我睡在沙发上。你睡在地板上。

  "매트리스 내다버린지가 언젠데. 너는 소파에서 자. 나는 명호랑 침대에서 잘 거야."
“我已经有一段时间没有扔掉床垫了。你睡在沙发上,我和明浩睡在床上。

  "그게 과연 네 뜻대로 될까?"
“这对你有用吗?”


  얄밉게 히 웃으며 도겸이 말했다. 민규도 딱히 부정은 못했다. '금어대하'가 있는 골목으로 꺾기 전에 도겸은 멈춰섰다.
Dokyeom微微一笑说道。明玉也无法否认。在拐进金鱼草所在的小巷之前,Dokyeom停了下来。


  "으. 나 아무래도 속이 안좋아. 시원한 거라도 사올래. 너 뭐 마실래?"
“呃,我感觉不舒服。我会给你买一些很酷的东西。你想喝什么?

  "난 괜찮은데, 지금 문 연 데가 있겠냐."
“我没事,但现在有空位吗?”

  "어디라도 있겠지. 먼저 올라가. 이따 문 열어주고."
“任何地方。先上去。待会儿我给你开门。


  말한 도겸이 열쇠를 던졌다. 작은 금속의 열쇠를 가뿐히 공중에서 챈 민규가 골목으로 들어섰다. 도겸은 술냄새가 섞인 숨을 후, 내뱉고 아직 영업중인 간이식당이 있길 바라며 반대쪽으로 걸음했다. 도겸은 이 결정을 아주 오랫동안 후회했다. 아주 처절하게, 오래도록.
他把钥匙扔了。明玉从空中的小金属中抽出钥匙,踏入了巷子。他呼出一口闻起来像酒精的气息,走到另一边,希望有一家小吃店还在营业。他后悔这个决定很长一段时间。绝望地,很长一段时间。







  

  명호야. 나는 한 번도 그 순간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은 날이 없었어. 내가 음료수를 사기 위해 골목을 나서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민규가 혼자 금붕어맨션에 올라가지 않았더라면. 아니 그날 나와 민규가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우리가 늘 그랬듯 침대에 나란히 누운 채 실없는 얘기를 나누다 잠에 들 수 있었더라면.
是明浩。没有一天我不后悔那一刻的决定。要是我没有走出巷子去买饮料就好了。所以如果明玉没有一个人上金鱼府的话。不,要是明玉那天没有喝酒就好了。因此,如果我们能像往常一样并排躺在床上,在入睡前胡说八道就好了。


  그랬다면 우리가 우리를 잃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까.
如果我们有,我们岂不是迷失了自己?


  그랬을까, 명호야. 我想知道是不是,明浩。








  도겸이 음료수를 찾아 홍콩의 새벽을 헤매고 있을 동안 민규는 '금어대하'의 철제 현관문 앞에서 애를 쓰고 있었다. 열쇠가 구멍에서 헛돌았다. 이상하네. 왜 안되지. 속으로 중얼거린 민규가 몇 번이나 더 열기를 시도한 끝에야 문이 열렸다. 민규가 연 것은 아니었다. 문 사이로 얼굴을 빼꼼 내민 남자가 잠이 가득한 얼굴로 뭐라뭐라 말했다. 잘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어딘가 낯이 익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한두 번 얼굴 마주친적 있는 아랫집 남자였다.
当Dokyeom在香港的黎明中徘徊寻找饮料时,Mingyu正在金鱼草河的金属前门前挣扎。钥匙在洞里旋转。这很奇怪。为什么不呢。明玉喃喃自语,又试了几次才把门打开。这不是明玉的开场白。男人把脸探进门里,睡眼惺忪地说了些什么。我不太了解他,但他看起来很眼熟。当我想到它时,是我见过一两次的下议院的人。


  "음호우이시(미안합니다)..." “对不起......”


  사과와 동시에 현관문이 닫혔다. 201라고 쓰인 명판이 눈에 들어왔다. 진짜 취했나. G부터 시작하는 홍콩식의 층수를, 처음 왔을 때 이후론 헷갈린적 없었는데. 괜히 멋쩍어진 민규가 뒷머리를 흩트렸다. 한층 더 오르기 위해 층계를 밟았다.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나더니 성급한 발소리가 났다. 어느 나라 말인지 알 수 없는 말소리도 몇 마디 이어졌다. 무슨 일인가 싶어 민규가 고개를 들어 위쪽을 보았을 때, 남자 두 명이 어지럽게 발을 구르며 층계참에 나타났다. 이내 계단을 두세 개씩 뛰어내려 민규의 곁을 스쳤다. 어깨를 부딪친 민규가 벽으로 붙어서며 눈가를 찌푸렸다. 남자들이 건물을 나갔다. 골목을 달음질 치는 소리가 건물의 외벽을 통해 전해졌다. 뭔가 서늘한 생각이 민규의 뒷덜미를 간질였다.
在他道歉的同时,前门关上了。一块写着数字201的牌匾引起了我的注意。你真的喝醉了吗?自从我第一次来的时候,我就对从G开始的港式地板没有感到困惑。明玉摸了摸后脑勺。我踩上楼梯爬得更远。突然,砰!一阵急促的脚步声传来。有几句话我分不清他们在说哪个国家。明玉抬头一看是怎么回事,这时两个男人出现在着陆处,头晕目眩地跺着脚。然后他跳下了两三层楼梯,从明玉身边掠过。明玉撞了碰肩膀,皱着眉头撞在墙上。这些人离开了大楼。穿过小巷的声音可以透过建筑物的外墙听到。一个令人不寒而栗的念头在明玉的后脑勺上挠痒痒。


  '금어대하' 3F엔 2호가 없었다. 집은 하나뿐이었다. 그 집에 있는 사람도 한 명뿐이었다. 활짝 열린 현관문 안으로 민규는 천천히 들어섰다.
“金鱼草河”3楼没有2号。只有一栋房子。房子里只有一个人。明玉缓缓地走进敞开的前门。


  명호는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기다란 로브 자락이 시트 밖으로 빠져나와 히아신스가 쏟아졌다. 벌어진 가운 아래 드러난 맨다리는 가지런했다. 천장을 보고 똑바로 누운 명호의 배 위에 얹어진 두 손이 미약하게 오르내렸다. 숨소리가 작았다. 두 눈이 느리게 깜빡였다. 젖은 손으로 옷자락을 잡았다가 금세 놓았다. 짝이 맞지 않아 색깔과 무늬가 제각각이던 시트와 이불과 베갯잇이 지금은 같은 색을 띄었다. 명호의 배에서부터 이어진 붉은색은 어딘가 비릿하고 축축한 느낌을 훅 내뿜었다. 다가간 민규가 침대에 올랐다.
明浩躺在床上。长袍的下摆从床单上滑落,洒下了风信子。他光秃秃的双腿在他敞开的长袍下整齐划一。望着天花板,他放在直立的肚子上微微起伏。他的呼吸变得闷闷不乐。他的眼睛慢慢地眨了眨。他用湿漉漉的手抓住衣服的下摆,迅速松开。过去不匹配、颜色和图案不同的床单、羽绒被和枕套现在都是相同的颜色。从明浩肚子里流出的红色,散发着腥味和潮湿的感觉。明玉走过去,爬上了床。


  "명호야...?" “是明浩吗......?”

  "하... 아끼는 옷인데..." “呵呵......这是我最喜欢的衣服......”


  명호는 속삭이듯 말했다. 민규가 명호의 뺨을 만졌다. 살짝 흔들린 얼굴에서 눈동자가 옆으로 움직여 민규와 눈을 맞추었다. 명호의 두 손등을 붙잡은 민규의 손도 금세 빨갛게 젖었다. 힘이 꽉 들어갔다. 명호가 순간 헉, 하고 작게 숨을 삼켰다.
明浩低声说道。明玉摸了摸明浩的脸颊。他的脸微微颤动,目光移向一边,与明玉的眼神交流。明玉的手在抓住明浩的手背时迅速变红。电源很紧。明浩喘了一会儿气,微微吸了一口气。


  "서명호..." “签名......”

  "민규야..." “是明玉......”

  "뭐야, 뭔데 이거..."
“什么,这是什么......”

  "내일, 내일 민규야... 지중해 보러 가자..."
“明天,明天明玉......我们去看看地中海吧......”


  말하며 명호는 웃었다. 이렇게나 작고 조용한 웃음인 주제에, 이만큼이나 예쁠 수 있냐고 민규가 도겸에게 말한적 있었던가.
明浩边说边笑。明玉有没有问过他,这么小的、安静的笑,他能不能这么漂亮?


  명호의 눈이 잠깐 감겼다. 가느다란 숨이 입술 사이를 맴돌았다.
明浩闭上眼睛一会儿。他的嘴唇间萦绕着一丝气息。


  그리고 도겸은 여기서부터 기억한다. 열린 문이 이상했다. 옆옆 골목까지 가서 겨우 사온 콜라캔이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무기처럼 틀어쥐었다. 도겸이 현관 안으로 들어섰을 때, 눈물 범벅인 민규가 애처롭게 입을 벌렸다.
这就是他记得的地方。敞开的门很奇怪。我走到小巷里,拿起一个塑料袋,里面装着一罐可乐,这是我刚买来的武器。当Dokyeom踏入门厅时,泪流满面的明玉可怜兮兮地张开了嘴。


  "도겸아... 119... 아니, 999에, 빨리, 제발..."
“嘟......119...不,到999,快点,拜托......”

  "민규야." “是明玉。”

  "제발......" “拜托......”


  도겸이 손에서 놓친 콜라캔이 바닥을 데구르르 굴렀다. 민규의 울음소리가 집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기억은 아주 단편적으로, 조각조각 부서진 채 도겸의 머릿속에 남는다. 엎어진 소파와, 기어이 무너진 서랍장과, 넘어간 협탁 아래 넘친 어항. 물을 잃고 바닥에서 헐떡이는 두 마리의 금붕어. 명호의 이름을 계속해서 부르는 민규가 있고, 도겸은 피에 흠뻑 젖은 명호를 보았다. 그의 얼굴은 거짓말처럼 적요하고 말도 되지 않게 깨끗하여, 도겸은 도무지 자신의 기억을 믿을 수 없었다.
他手里漏掉的可乐罐在地板上滚了滚。明玉的哭声响彻屋子。而记忆仍然留在Dokyeom的脑海中,支离破碎。一张翻倒的沙发,一个倒塌的抽屉柜,以及一个被打翻的床头柜下溢出的鱼缸。两条金鱼失水,在地板上气喘吁吁。明玉不停地喊着明浩的名字,多基奥姆看到明浩浑身是血。他的脸像谎言一样平淡无奇,干净得难以形容,以至于他几乎不敢相信自己的记忆。






  기경(*모터사이클을 탄 경찰)이 몰고 온 이륜차의 경광등이 내는 소리가 화원가와 산동가의 골목에 가득 찼다. 곧이어 나타난 구급차 소리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아닌 새벽에 무슨 소란인가하여 잠에 들었던 홍콩 사람들이 저마다 얼굴과 몸을 내밀었다. 노란색 건물 근처로 구경꾼들이 몰려들었다. 비행기 유도등과의 혼동을 피하기 위하여 깜빡이지 않는 홍콩의 네온 속에 사이렌 조명이 빛을 더했다. 그래서 그곳은 모두 붉었다. 열린 창문을 통해 들어온 붉음이 301호의 벽과 바닥을 온통 칠했다.
一辆由民警骑着摩托车驾驶的两轮车的警示灯声,充斥着华源街和山东街的小巷。再加上不久后出现的救护车的声音,这纯粹是混乱。取而代之的是,在凌晨因骚动而睡着的香港人露出了他们的脸和身体。围观者聚集在黄色建筑附近。为了避免与飞机引导灯混淆,警笛灯为香港闪烁的霓虹灯增添了光彩。所以它都是红色的。红色从敞开的窗户进来,涂抹了301房间的墙壁和地板。


  이후의 일은 흐릿했다. 좁은 계단을 앞다투어 올라온 구급대원들이 명호를 이동식침대에 옮겼다. 미약한 생명 반응을 확인하며 구급차에 태웠다. 사이렌을 요란하게 울리며 구급차는, 24시간 운영하는 응급실이 있는 홍콩섬 완차이의 덩자오젠 병원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카우룽반도에서 홍콩섬까지 가는 해저 자동차 터널 안에서 민규가 명호의 몸을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아 의료진들이 애를 먹었다. 명호의 늘어진 몸은 민규의 품에 단단하게 안겼고, 엉엉 울며 도겸이 두 사람을 팔로 감싸 안아 누구도 셋에게 손을 대지 못했다. 민규와 도겸의 사이에서 명호의 마지막 숨이 흩어졌다. 반도도 섬도 아닌 곳에서 명호는 죽었다. 바다 한가운데서, 그렇게 죽었다.
接下来发生的事情是朦胧的。医护人员冲上狭窄的楼梯,把他抬到婴儿床上。检查了微弱的生命反应,我把他送上了救护车。警笛声响起,救护车迅速驶向香港岛湾仔的邓肇镇医院,该医院设有24小时急诊室。在从九龙半岛到港岛的海底汽车隧道里,明玉抱着明浩的身体不肯放手,惹得医护人员挣扎。明浩下垂的身躯紧紧地搂在明玉的怀里,道妤搂着两人,控制不住地哭了起来,不让任何人够到他们三人。在明玉和Dokyeom之间,明浩的最后一口气消散了。在一个既不是半岛也不是岛屿的地方,明浩死了。在海中,就这样,他死了。






  '금어대하' 301호에서 물건을 훔쳐 달아난 불법체류자 둘은 며칠 뒤 중경빌딩의 마사지 업소에서 체포되었다. 가짜 신분증을 사기 위해 돈과 맞바꾸었던 물건의 행방은 추적할 수 없었다. 불법물을 유통한 죄목으로 '황제문신'의 사장은 중국 본토로 추방되었다. 그가 정말 다취안이라면 고향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천벌일 터였다. 그런 일까지 벌어지게 만든 물건이 대체 무엇인지, 크라프트 종이로 싸인 조그만 꾸러미에 무엇이 들어있었는지, 도겸과 민규는 끝까지 몰랐다. 나중에 경찰이 무어라 설명해주었지만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两名偷窃金鱼草河301室货物后逃跑的非法入境者,数日后在重庆大厦一家按摩院被捕。无法追踪用钱购买假身份证的物品的下落。由于分发非法材料,“皇帝纹身”的所有者被驱逐到中国大陆。如果他真的是大全,在家乡等待他的将是神罚。到底是什么原因导致了这样的事情发生,或者用牛皮纸包裹的小包裹里装的是什么,Dokyeom和明玉直到最后才知道。后来,警察向我解释了那是什么,但我什么都不记得了。


  명호는 화장되어 바다로 갔다.
明浩被火化并被送往大海。


  도겸은 이후로 아주 오랫동안 그날의 일을 상상했다. 명호의 눈이 되어. 명호의 입술과 손과 발이 되어. 로브를 입고 창가에 선 명호는 담배를 입에 문다. 노천상점이 모두 문을 닫아 사막처럼 조용한 골목을 내다 보며 연기를 폐 속으로 끌어당긴다. 명호는 기다린다. 아무리해도 오지 않아서 침대에 눕는다. 꿈을 노래한다. 외우지 않은 가사 대신 허밍을 잇는다. 노크소리가 난다. 일어나 앉는다. 열쇠 안 가지고 갔나. 바보 멍청이. 역시 내가 없으면 안되지. 그리스에 꼭 데려가야겠어. 흐흐흥 웃으며 문으로 간다. 대충 꿰어 신은 척70s의 앞코로 철제 현관문을 걷어찬다. 왜 이렇게 늦게 와, 말하지 못하고 웃음을 감쳐문다. 열린 문 너머에 있는게 도겸과 민규가 아니라는 걸 알았을 때, 어떤 생각을 했을까.
他想象了很长一段时间的那天发生的事情。成为明浩的眼睛。它变成了明浩的嘴唇、手和脚。明浩穿着长袍站在窗边,嘴里叼着一支烟。所有的露天商店都关门了,你眺望着像沙漠一样安静的小巷,把烟雾拉进你的肺里。明浩等待着。无论我怎么努力,它都没有来,所以我躺在床上。歌颂梦想。哼哼,而不是你没有记住的歌词。有敲门声。坐起来。你没带钥匙吗?愚蠢的白痴。毕竟,你不能没有我。我得带他去希腊。他微笑着走到门口。他用一个粗缝制的 70 年代夹头的鼻子踢了踢钢制前门。你怎么这么晚了,你什么都说不出来,还掩饰着你的笑声。当他发现敞开的门的另一边不是Dokyeom和Mingyu时,他是怎么想的?








  지중해 앞 너의 미래에 나와 민규가 있었을 거라고 기대하는 건 나의 이기적인 욕심이지만 이해해줄 수 있지?
期望在地中海前方的未来会有我和明玉是我自私的贪婪,但你能理解吗?


  응, 명호야? 咦,是明浩吗?








  1999년이 끝나기 전에 민규는 첵랍콕의 문을 열고 홍콩을 나갔다.
1999年底前,明玉打开赤鱲角的大门,离开了香港。






  명호를 보내고 완전히 무너진 민규를 지켜보는 것은 도겸에게 있어 또 다른 절망이었다. 세 사람 중 한 사람이 빠져나간 공간은 한도 끝도 없이 움푹 패여 그 어두운 고랑에서 민규는 점점 침잠해 갔다. 말하지 않고 웃지 않고 현재도, 미래도 생각하지 않았다. 민규야... 도겸이 간절하게 애원할 때만 잠깐 얼굴을 돌려 눈을 맞추었다. 그럴 때마다 매번 새로운 눈물이 뚝뚝뚝 민규의 얼굴을 적셨다. 엉뚱한 곳의 문을 열려고만 하지 않았다면... 조금만 일찍 왔었더라면... 도겸만큼이나 처절한 후회가 칼날이 되어 민규의 목구멍을 헤집고 올라왔다. 그건 명호를 찔렀던 것보다도 어쩌면 더 날카로웠다. 명호야. 명호야. 명호야. 민규는 매일 같이 이름을 불렀다. 민규의 심장을 제외한 나머지 기관의 역할을 자신이 대신해 줄 때, 도겸도 이름을 불렀다. 명호야.
送走明浩,眼睁睁地看着明玉彻底崩溃,是Dokyeom的又一次绝望。三人中一人逃出的空间无限空洞,明玉正沉入黑暗的沟壑之中。他不说话,不笑,不考虑现在或未来。是明玉...只有当Dokyeom拼命恳求时,他才转过脸来,进行眼神交流。每一次,新的泪水都从明玉的脸上滴落下来。要是我没有试着在错误的地方开门就好了......要是我早一点来就好了......苦涩如Dokyeom的悔恨化为一把刀,割开了明玉的喉咙。它可能比刺伤明浩的那把更锋利。是明浩。是明浩。是明浩。明玉天天呼唤他的名字。当他接手明玉除了心脏之外的器官的角色时,Dokyeom 叫了他的名字。是明浩。


  명호야. 是明浩。






  민규는 그리스에 가기로 결정했지만 도겸은 함께 가지 않는 쪽을 택했다. 민규의 편도행 비행기 티켓 위에 놓인 종이 쪽지를 도겸은 보았다. 잘 알고 있는 글씨체가 쓰여 있었다. 날렵하고 가느다란 명호의 글자였다.
明玉决定去希腊,但多基奥姆选择不和他一起去。Dokyeom看了看明玉单程机票上的纸条。它是用熟悉的笔迹写的。它光滑而纤细。


  맞아 我爱你 그래서 你爱我.


  두 가지 언어가 뒤섞인 바보 같은 문장이었다.
这是一个混合了两种语言的愚蠢句子。






  2000년 X월 XX일. XX/XX/2000号文件。


  미 서부 해안에서 알래스카 항공의 MD-83이 추락해 88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기 몇 시간 전, 도겸은 홍콩컨벤션센터에 있는 카페 창가 자리에 앉았다. 커다란 창밖으로 바다 건너 카우룽반도가 보였다. 도겸은 민규로부터 어제 막 도착한 엽서를 가방안에서 꺼냈다. 그리스의 올리브 나무가 빼곡한 앞면과 국제우편소인이 찍힌 뒷면. 메시지는 터무니없이 짧았다.
在阿拉斯加航空公司MD-83飞机在美国西海岸坠毁,造成88人死亡的几个小时前,DK坐在香港会议展览中心一家咖啡馆的窗边。透过大窗户,我可以看到大海对岸的九龙半岛。Dokyeom从昨天刚到的包里掏出明玉的明信片。正面种满了希腊橄榄树,背面盖有国际邮戳。这个消息短得离谱。


  To. 我哋


  어떼이(우리). 수신인만 적어놓은 민규의 지금. 아직은 써내려갈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가 없는 민규의 오늘.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나야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을까. 그곳의 날씨는 어떠한지. 음식은 입에 맞는지.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지중해의 색은 얼마나 파란지. 민규가 그런 이야기를 써부쳐올 날이, 올까. 도겸은 작게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종이와 펜을 꺼내어 한 글자씩, 적기 시작했다.
Eotay(乌里)。明玉现在只剩下收件人写下来了。明玉今天没有新故事要写了。需要多长时间才能听到这个消息?那里的天气怎么样?食物很可口。近距离接触地中海的颜色是多么的蓝。不知道明玉会不会写出这样的故事。他微微呼出一口气。他拿出笔和纸,开始一次写下一个字母。


  네이호우, 명호. 内侯,明浩。








  1999년이 끝나면서 명호야, 우리가 기대했던 것처럼 세상이 멸망하는 일은 없었어. 종말은 허황이었지. 끝이 난 건 나의 소년기였고, 종말을 맞이한 건 우리의, 우리만의 시절일 뿐이었어. 1977년에 태어나 2000년이 되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어른이 될 수 있었어. 너를, 그리고 민규를 잃고 나서야 될 수 있는 어른 따위, 내게 그 무슨 소용이 있을까. 너는 영원히 1999년에 머무를 테고, 민규는 평생 1999년을 벗어날 수 없을 텐데. 나 혼자만 2000년으로 뛰어넘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어.
随着1999年的结束,明浩,世界并没有像我们希望的那样结束。世界末日是一场闹剧。我的童年结束了,只有我们自己的日子结束了。我出生于1977年,直到2000年我才能够长大成人。失去你和明玉后,做个大人对我有什么好处?你永远停留在1999年,明玉一辈子都逃不出1999年。自己跳回2000年有什么意义?


  명호야. 우리는 너를 아주 많이 사랑했어. 나는 그래서 1997년을 영영 잊지 못할 거야. 나와 민규가 홍콩의 지독한 습도를 손등으로 닦아내며 한 발 한 발 올랐던 3F의 계단을. 빛이 꺼진 알전구에 몸을 던지던 날벌레의 날개소리를. 힘을 주어야 겨우 열리곤 하던 문 뒤에서 나타난 히아신스를. 코끝에 걸친 선글라스 너머 흰자가 깨끗한 커다란 눈과 작게 벌어진 입술 사이로 보이던 가지런한 이와 네이호우你好 광둥어를 말하던 목소리, 그 모든 것이 아직 존재했던 그 1997년을 말이야.
是明浩。我们非常爱你。我永远不会忘记1997年。我和明玉一个接一个地爬上三楼的楼梯,用手背擦拭着香港可怕的潮湿。一只飞虫的翅膀发出的声音,它把自己扔进了一个已经关闭的灯泡里。一扇风信子从一扇门后面出现,这扇门过去只能用力打开。1997年,当他干净的大眼睛和分开的小嘴唇之间可以看到他鼻尖上的墨镜的白色,以及说广东话的声音时,所有这些都还在。


  우리가 신발을 벗지 않은 채 침대와 소파 위를 뛰어다니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바베큐 소스가 묻은 구겨진 지폐를 컨페티처럼 흩뿌렸던. 활짝 열린 창문 앞에서 너와 민규가 키스를 하면서 눈을 감은 나의 손을 동시에 꽉 잡았던. 한코우로드의 맥도날드에서 포장해온 감자튀김은 눅눅했고 너의 로브 자락에선 레몬 콜라 향기가 났던.
我们在床上和沙发上跑来跑去,不脱鞋,唱歌跳舞,散落着沾有五彩纸屑等烧烤酱的皱巴巴的钞票。你和明玉在敞开的窗户前接吻,紧紧握住我的手,同时闭上眼睛。你从汉口路麦当劳带出来的炸薯条湿透了,长袍的下摆闻起来像柠檬可乐。


  우리의 1997년과 1998년과 1999년 그 전부를.
我们所有的 1997 年、1998 年和 1999 年。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我怎么能忘记?


  명호야. 끝내 부치지 못할 이 편지를 나는 너에게 쓰고 있어. 지중해를 낀 발칸반도의 온순한 기후 아래 네가 편안히 잠자고 있기를 나는 바래. 흐드러지게 피어난 히아신스 사이에 우뚝 선 민규가 다시 웃음 짓기를, 나는 바래. 나는 여전히 이곳에 있어. 우리의 홍콩에, 21세기를 앞둔 여기 2000년에. 더이상 우리가 아닌 혼자일뿐이지만, 나는 괜찮아. 더는 울지 않을게.
是明浩。我给你写了这封信,我不能寄给你。我希望你在地中海巴尔干半岛温和的气候中安然入睡。希望明玉高高耸立在盛开的风信子中,再次露出笑容。我还在这里。在2000年,在21世纪之前,在我们的香港。只是我们不再是我们了,但我没事。我不会再哭了。


  너는 우리를 아주 많이 사랑했으니까.
因为你非常爱我们。




p.s. 너는 우리의 노래. 금붕어. 발칸의 꽃.
p.s. 你是我们的歌。金鱼。巴尔干半岛的花朵。

나와 민규의 20세기. 我和明玉的20世纪。








1/9/9/7 完











<13.67>, <언더독스>에서 여러가지 빌려왔습니다. <중경삼림>, <타락천사>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13.67>,<언더독스>借自 .<중경삼림>,<타락천사>灵感来自


다소 불친절하고 불편한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정교열윤문은 언젠가(X)틈틈이(O) 할게요...
感谢您阅读这个相当不友善和不舒服的故事。我会在某个时候(X)和时不时地(O)做校对......